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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은선 “등정 강행하겠다”

    여성 산악인 오은선(43·블랙야크) 대장이 히말라야 13번째 8000m 봉우리 등정을 강행하기로 마음을 바꿨다.파키스탄 스카루드에 머물고 있는 오씨는 23일 후원사인 블랙야크와의 전화통화에서 “24일 발토로 산군(山群)에 위치한 가셔브룸 1봉(8080m)으로 출발하겠다. 국내에서 관심이 큰 만큼 기회를 놓치기 싫다. 정상에 오르고 싶지만 가셔브룸 1봉이 받아 줄 수 있는 만큼만 순응하며 어느 때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쇠약해진 심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고, 올해 잡아 놓은 등반 계획을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낭가파르바트에서 실족사한 고미영씨에 5시간 앞서 정상을 밟은 오씨는 애초 곧장 가셔브룸 1봉으로 갈 작정이었지만, 사고 뒤 베이스캠프(4300m)에서 멈춰 구조작업을 도왔다.오씨의 가셔브룸 1봉 등정은 다음달 3∼5일쯤 결판날 전망이다. 성공하면 여성으로선 세계 최초의 8000m 14좌 완등에 안나푸르나(8091m)만 남기게 된다. 오씨는 9월 안나푸르나에 올라 대단원을 장식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4좌 완등은 세계 산악계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이벤트에 불과한 데다 알피니즘에 어긋나고, 검증 시스템이 없는 허구라며 무리한 등정 강행을 우려하고 있다. 장비업계의 마케팅을 등에 업은 채 오직 정상이 목적이어서 쉬운 코스로 가거나 헬기를 이용하고 물량으로 밀어붙여 봉우리 수를 늘리는 등정주의(登頂主義)로, 같은 정상을 가더라도 더 난해한 미지의 코스를 최소의 인원과 장비로 극복해 가는 등로주의(登路主義)를 위배한다는 얘기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벽 짚고 공중회전… ‘진짜’ 스파이더맨

    ‘무늬’만이 아닌 ‘진짜’ 스파이더맨이 인도에 나타났다. 인도 카르나타카주에 사는 조티 라즈(22)는 장비의 도움 없이 벽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려 ‘진짜 스파이더맨’이라고 불린다. 라즈가 자주 ‘애용’하는 곳은 경사 90도, 높이 91m의 흙벽이다. 그는 마치 손이 벽에 붙은 듯, 높은 곳에서 아찔한 묘기를 보인다. 두 발로 버틴 채 거꾸로 매달리거나 벽에 붙어 공중회전을 하기도 하는 그의 모습은 영화 속 스파이더맨과 놀랄 만큼 닮아있다. 사람들은 그가 두 팔로만 지탱한 채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을 숨죽여 바라보는 한편 신기함을 감추지 못한다. 처음 그가 벽을 탔을 때에는 주로 아이들이 몰려와 구경했지만, 지금은 먼 곳에서도 그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 만큼 유명인사가 됐다.  공사장에서 일하다 우연히 이 ‘기술’을 터득하고 연마해왔다는 조티는 “벽을 오를 때에는 어떤 안전장치도 쓰지 않는다.”면서 “나는 높은 곳에서도 전혀 공포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꿈은 고층 빌딩이나 고산(高山)을 맨 손으로 오르는 것”이라며 “열심히 연습해서 세계 최고의 등반가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화마당] 골드미스의 재평가/장유정 극작·연출가

    [문화마당] 골드미스의 재평가/장유정 극작·연출가

    지난 일요일 저녁 우연히 ‘골드미스가 간다’는 프로그램을 보던 중이었다. 평소, 이십대 초반 같은 싱싱함은 아니나 삼십대의 우아함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연예인들이 단 한 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맞선을 보기 위해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밀고 당기던 것이 경쟁이 붙으면서 격렬해졌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동물적으로 보여 손발이 다 오그라들었다. 저렇게 예쁘고 능력 있어 봤자 결국 나이 차면 별 수 없다는 카메라의 적나라한 시선이 같은 여자로서 묘한 열패감마저 느끼게 했다. 일본 드라마 ‘어라운드 40’에서 보면 싱글로 꽤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정신과 여의사가 나온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행복지수를 부정하고 의심한다. 제발 남자 좀 만나라고 애걸하는 아버지와 미혼의 불안정함을 걱정하는 새어머니, 은근히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기혼자 친구들. 그녀는 지금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외침은 믿어주는 사람 하나 없이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 올 뿐이다. 현재 KBS에서 방영되고 있는 ‘결혼 못하는 남자’의 장문정의 경우도 별로 다를 게 없다. 제아무리 부족한 것 없이 잘난 여성도 애인 없는 마흔이라면 불행할 게 분명하다는 편견이 곳곳에 묻어난다. 어쩌다 그들은 사회적 성공여부와는 상관없이 속으론 오직 독신생활을 청산할 궁리나 하고 있을 거란 오해를 받게 된 것일까. 문제는 그들의 여성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데 있다. 그들이 커리어우먼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보다는 남자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측면이 더 부각된다. 그들이 일터에서 이뤄낸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외로움에 허덕이는 모습이 더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다 보니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과적으로는 저 혼자 쓸쓸하게 늙어가는 불쌍한 잉여인간으로 저평가되는 것이다. 그러나 매스컴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실제는 다르다. 그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며 열정적이다. 일만 열심히 하는 것뿐 아니라 자기를 계발하고 투자하는 데도 게으르지 않다. 암벽등반에서부터 재즈감상까지 인터넷 동호회를 꽉 잡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골드미스다. 또한 그들은 적극적인 프로슈머로서 여러 다양한 제품생산에 기여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이 새로 구매한 물건의 장단점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 비판함으로써 제품개발과 유통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다. 구두나 화장품 같은 여성용품뿐 아니라 전자제품과 자동차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그들은 새로운 소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와인을 마시고 여행을 하고 소설책을 사고 공연을 본다. 단순히 소비만 하는 차원이 아니다. 문화를 만들고 움직인다. 눈에 띄는 일례로 뮤지컬을 들 수 있다. 뮤지컬을 소구하는 가장 두꺼운 관객층은 바로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중반의 여성들이다. 프로듀서들은 그들의 취향에 맞추어 배우를 캐스팅하는 정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대변해 줄 작품을 기획 제작할 정도다. 삶은 드라마와 달라서 마음 속까지 읽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겉으로는 씩씩한 척해도 속으로는 시집 못 가 안달났을 거란 예상은 그야말로 추측일 뿐이다. 골드미스는 일은 잘하고 돈은 많지만 결국 외로운 노처녀가 아니라, 30대 이상 40대 미만 미혼 여성 중 학력이 높고 사회적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기성취욕이 높으며 자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계층을 말한다. 그들을 평가하는 잣대가 오직 결혼의 여부가 아니라 좀 더 객관적이고 다양한 잣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장유정 극작·연출가
  •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석달새 네차례 高峰 등정… 기록경쟁이 ‘무리’ 불렀다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석달새 네차례 高峰 등정… 기록경쟁이 ‘무리’ 불렀다

    여성 산악인 고미영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한국 고봉등정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여기에는 한국인 특유의 강한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희망이 있는가 하면 스폰서 등으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 강행군도 감내해야 하는 절박감도 있다. 반대로 스폰서가 있기에 고봉등정이 가능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들의 꿈인 고봉 등정의 실태와 문제점, 대안 등을 생각해 본다. 지난해 8월1일 히말라야 K2봉에 오른 뒤 하산하던 도중 한국인 산악대원 황동진 대장은 동료 2명과 함께 추락사했다. 당시 목숨을 잃은 황 대장 일행은 눈사태 때문에 얼음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2004년 5월에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에 올랐던 박무택 대장 등 3명이 정상을 정복한 뒤 하산하다 해발 8700m 부근에서 조난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이번에 발생한 산악인 고미영씨의 사망을 포함하면 2000년 이후 8000m 이상의 고봉을 등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는 모두 5번이며, 7명이 숨졌다. 산악인들은 고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계기로 고봉등정의 속도전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고봉 등정에는 적응과정이 필요한데 짧은 주기로 등반을 하면 정상 과정을 생략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사고가 난다는 것이다. 한 산악회 간부는 “현재 14좌 완등경쟁을 벌이는 해외의 여성 산악인들은 겔린데 칼텐브루너(39·오스트리아), 에두르네 파사반(36·스페인)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이 10~15년의 기간 동안 한해 등정하는 고봉은 1~2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고씨는 최근 2년간 한해에 무려 3~4개의 고봉 정복에 나섰다. 남성 산악인의 경우 알피니스트(고봉 등정 산악인)가 연간 오를 수 있는 8000m봉의 한계점을 최대 4개 정도로 본다. 1년에 평균 2개의 고봉을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서울산악연맹 서우석 안전대책위원장은 “세계 첫 14봉 완등자인 라인홀트 메스너 역시 한 시즌(1년)에 3개봉을 등정한 게 최고 기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씨의 경우 지난 5월부터 3개월 만에 4개봉에 올랐다. 2006년 등반을 시작한 지 만 3년도 안 돼 11개봉을 올랐다. 14좌를 완등하면 최단기간(8년) 등반기록을 세우는 영광까지 앞두고 있었다. 무리한 속도전은 전통적인 등정 방식과 배치되는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씨는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를 헬기로 이동하고 현지인들이 미리 구축해 놓은 캠프를 거쳐 올라가는 등 속도전에 주력했다. 기록과 상관없이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찾아 등산의 즐거움을 찾는 등로(登路)주의자들은 이번 사태를 상업적 마케팅이 부른 대표적인 참사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산악구조대 구은수 총무는 “직업산악인과 프로모션사 간 윈윈효과를 무턱대고 나무랄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직업 등반가에 대한 국내 지원이 미약한 만큼 후원업체의 부담감을 줄이면서 원정대를 꾸릴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대한산악연맹 이의재 사무국장도 “우리나라 여성 산악인들이 경제적인 지원을 받으며 고봉 등정에 나선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국 여성들의 정신력이 강해 2년새 12봉 완등에 성공했지만 뒤엔 후원사의 상업적 경쟁도 자리한다.”고 꼬집었다. 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천성관 후보자 “자녀 교육위해 위장 전입” 스타강사라도 궁합 맞아야 비만은 부전자전? “제니퍼 로페즈 생일파티 의뢰도 받았어요”
  •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도전정신 강한 맏언니였는데…”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도전정신 강한 맏언니였는데…”

    “미영이는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히말라야의 칼날능선에서 끝내 생을 놓아 버린 산악인 고미영씨의 사망 소식 앞에서 가족과 지인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오열했다. ●“이달초 건강히 잘있다 전화” 가족들은 13일 고인의 셋째 언니 고미란(46)씨의 서울 잠실 집에 모여 눈시울을 붉혔다. 고씨의 부모 고재은(83)·최부산(68)씨는 식음을 전폐한 채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오빠 고석균(44)씨는 “지난 3월 히말라야 등정을 떠난 이후에도 1~2주에 한 번씩 위성전화를 했다. 이달 초 마지막으로 통화했을 때만 해도 ‘건강하게 잘 있다.’고 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남4녀 중 막내였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고 강했던 동생이 주검으로 돌아온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오빠는 “평소에 ‘만약 내가 죽으면’ 같은 얘기는 입 밖에도 안 꺼냈다. 조심하라고 해도 항상 ‘내가 왜 죽어?’라며 되받아치는 아이였는데…” 하며 가슴을 쳤다. 가족들은 지금 히말라야에 비가 와 헬기를 통한 구조가 지연되고 있지만 시신을 수습하면 현지에서 화장해 16일쯤 서울 국립의료원에 빈소를 차릴 계획이다. 전북 부안 선산에 놓을 묘비도 주문했다. ‘히말라야 11좌 등정 산악인 고미영’이 묘비의 문구다. 오빠는 “미영이의 유골이 오면 절반은 선산에 뿌리고 나머지는 오은선씨와 김재수 대장에게 고산(高山)에 뿌려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다. 그게 미영이의 뜻일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후배 여성 산악인의 우상”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소속의 산악인 이명희(36·여)씨에게 고씨는 바람막이 같은 존재였다. 이씨는 “도전정신이 강한 맏언니이자 우상 그 자체였다.”며 연신 울먹였다. 이씨는 “언니의 최종 목표는 히말라야 8000m 14개좌 등정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후배들과 함께 험난한 암벽코스를 택해 높은 산을 정복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했다. 이씨는 “언니가 8000m 14좌 등반을 마친 뒤 후배들과 함께 높은 봉우리에 오르고 싶다고 말한 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함께 꾸기로 한 꿈을 시작도 못 했는데 이렇게 가버리면 언니 우리는 어떡해.”라며 목놓아 울었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고미영씨 사고로 본 한국 고봉등정] 대책은 없나

    산악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에서 유명을 달리한 고미영(42) 대장의 사고에 대해 “불확실성에 대한 탐험가의 무한도전도 좋지만 기록경쟁에 휘둘리는 상황을 사실상 방관하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는다. A씨는 13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가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고난도 등반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를 간과할 경우 불상사의 우려를 안고 등반하게 된다는 얘기다. 짧게는 대학 때부터 고봉(高峰)을 오르는 데 기초적인 경험을 쌓아야 최고 난이도의 산악을 오를 수 있는 근력과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예컨대 8000m가 넘는 최고봉 등정을 위해서는 대규모 원정대에 연습생 신분으로 거리별 경험을 차례로 해야 한다고 A씨는 덧붙였다. 반면 고씨는 클라이밍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수였지만 고산 등반에선 2006년 히말라야 6위 봉우리인 초오유(8210m) 등정으로 단박에 첫발을 내디뎠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외국의 경우 한번 등정에 짧아도 50일 이상, 길면 3개월이 걸릴 정도로 충분한 시간을 두는 것도 곱씹어 볼 만하다. 해발 2500m 정도부터 산소 부족으로 생기는 고산 증세는 베테랑 산악인에게도 위협적이기 때문. 그래서 하루 400∼500m씩 고도를 높여 베이스캠프까지 걸어가고, 6000∼7000m까지 올라가 고산 적응을 충분히 한 뒤 정상 공격에 나선다. 지난 3월에 출국한 오씨와 고씨도 이같은 방법으로 5월에서야 정상에 섰다. 그러나 한 번 정상에 선 뒤에는 별도의 고산 적응이 필요 없다. 이 때문에 이들은 첫 등정 성공 뒤 베이스캠프로 내려와 다음 목표의 베이스캠프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단축했다. 김남일(47) 서울산악연맹 청소년위원장 겸 구조대장은 “고씨가 올해 안에 14좌를 모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뒤늦게 시작했지만 경쟁자들을 따라잡으려고 어려운 일을 꿈꾼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산악연맹 이의재 사무국장은 “히말라야 등 고봉에 도전하는 연간 150~160명을 지원하기는 벅찬 현실”이라면서 “고씨나 오씨와 같이 최고 난이도의 기술과 장비를 동반하는 경우 안전에 유의하라는 당부 말고는 딱히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천천히 음미하며 등반을 해야 하는데 스포츠처럼 경쟁하다 보면 무리가 따른다.”는 산악인 허영호(55)씨의 말은 자연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진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낭독의 발견(KBS1 오후 11시30분) 세계 등반 역사에 한국의 이름을 당당히 새기며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낸 산악인이 있다. 1982년 히말라야 마칼루를 시작으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해온 남자. 7대륙 최고봉과 3극점(남극, 북극, 에베레스트) 등정이라는 기록을 이룬 산악인 허영호가 낭독무대에서 도전의 시간을 함께해온 책을 꺼내든다. ●1 대 100(KBS2 오후 9시) 1대100 사상 최고 실력의 100인. ‘1대100’, ‘퀴즈대한민국’, ‘우리말 겨루기’, ‘도전골든벨’, ‘장학퀴즈’ 등 각종 퀴즈의 달인들이 전격출연한다. 이중 최고의 상금을 차지할 절대 퀴즈왕은 과연 누가될까? 1인으로는 제일기획 박용민 PD, ‘우리말 겨루기’ 16대 달인 박제경 주부가 도전한다. ●태희 혜교 지현이(MBC 오후 7시45분) 미선과 종신 부부의 신혼집 오피스텔에 진을 친 아이돌 연습생들은 가수 데뷔를 시켜주지 않으면 집에서 나가지 않겠다고 진상을 부린다. 한편, 성웅은 연습생들의 사장인 선경을 도와주기 위해 이들의 가수 데뷔 자금을 몰래 투자하기로 결심하고 종신을 찾아가는데…. ●백세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 할리우드 스타의 몸매 비법, 아헹가 요가. 육체 훈련을 통해 마음공부를 하는 아헹가 요가는 줄리아 로버츠, 멕 라이언 등 할리우드 미녀 스타들의 몸매 비법으로 유명하다. 인도 최고의 요가 수행자 아헹가의 한국인 제자 현천 스님의 안내에 따라 올바른 자세 교정법과 몸매를 가꾸는 요가를 배워 본다. ●공부의 달인(EBS 오후 10시40분) 4살 때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11살 때 어머니와 헤어져 자란 성민제군. 하지만 부모 없이 자라는 손자가 안타까웠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민제군이 꿈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3년간 성일고등학교 전교 1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4년 장학생으로 합격하기까지 민제군은 어떻게 공부해 왔을까?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요즘 접시 위에서 꽃을 만나는 일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레스토랑 주방장과 감각적인 주부들이 화초의 다채로운 꽃잎들로 요리에 우아함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예쁜 꽃이라고 무작정 먹어서는 안 되는데 살충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꽃 자체에 독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 고미영씨는 누구

    고미영씨는 누구

    11일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에서 하산하다가 조난당한 고미영씨는 오은선(43·블랙야크)과 함께 국내 여성 산악인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두 사람은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세계 첫 등정이라는 기록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각각 11개와 12개를 올라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고미영은 낭가파르바트 정상에 오른 후 소속사를 통해 “남은 3개 봉도 안전하게 등정해 대한민국 여성의 기상을 전 세계에 떨치겠다.”며 14좌 등정에 강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1991년 코오롱 등산학교를 통해 산악에 입문한 고씨는 자그마한 체구(160㎝·48㎏)로 고산 등반에 도전하기 전에는 국내 여성 스포츠클라이밍의 1인자로 활약했다. 1995년 대한산악연맹대회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2002년 대한민국 산악상(등반 부문)을 받았고, 2003년에는 제12회 아시아인공암벽등반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했다. 그러다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6047m) 등정을 계기로 높은 산에 관심을 보였고, 2006년부터 고산 등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농림부 공무원 출신인 고씨는 첫 히말라야 등반에서 “고소(高所)에 대한 두려움 증세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고산(高山) 체질”이라는 권유에 따라 고봉 등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2006년 10월 히말라야 초오유(8201m) 등정에 성공하고 나서 2007년 5월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를 정복했다. 그해 국내 여성 산악인 최초로 8000m급 봉우리 3개를 연속 등정하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에는 해발 8163m의 히말라야 마나슬루를 무산소 등정했다. 베이스캠프를 출발한 지 이틀 만에 산소 호흡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르는 데 성공했다. 올해에는 히말라야 마칼루(8463m), 칸첸중가(8586m), 다울라기리(8167m)를 이미 올랐다. 이번에 낭가파르바트(8126m)까지 오르면서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개 봉우리 중 11개 등정에 성공한 것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14좌 완등 꿈 이루지 못한채…고미영씨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서 하산중 실족사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여성 산악인 고미영(42·코오롱스포츠)씨가 악명 높은 히말라야 ‘칼날 능선’에서 조난된 뒤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번 사태는 무리한 등반이 빚은 사고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주 파키스탄 대사관은 12일 밤 “고씨가 이끄는 등반팀과 오늘 위성전화로 통화했다. 등반팀은 고씨가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현지 구조팀이 헬기를 동원해 13일 시신을 운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등반팀은 대사관 측에 장례절차 및 시신 운구 등 문제를 상의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고씨의 장례 및 시신 이송 등 문제는 고씨 가족들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이후 협의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며 “태국을 거쳐 이슬라마바드로 들어오는 비행편이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에 있는 만큼 이르면 내일, 또는 수요일께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씨는 10일 오후 5시30분쯤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해발 8126m) 정상 정복에 성공한 뒤 캠프4에서 휴식을 취하고 이튿날 캠프3를 거쳐 캠프2로 하산하던 중 11일 오후 7시쯤 ‘칼날 능선’으로 불리는 해발 6200m 지점에서 실족하는 사고를 당했다. 고씨가 조난된 낭가파르바트는 파키스탄 북동부와 인도 접경 지역인 히말라야 산맥 서쪽 끄트머리에 있다. 수직에 가까운 경사 탓에 에베레스트(8848m) 남서벽, 로체(8516m) 남벽과 함께 3대 고난도 루트로 꼽힌다. 지금까지 31명의 희생자를 내기도 했다. 세계 최초로 여성 산악인의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을 앞둔 고씨는 오은선(43·블랙야크)씨와 함께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고씨는 최고봉 14개 가운데 11개를 짧은 기간에 올라 1993년 시작한 선배 오은선씨를 뒤쫓았다. 오씨는 고씨보다 하루 앞선 지난 10일 낭가파르바트에 올라 12좌 등정을 마쳤다. 고산 등반을 시작한 지 만 3년도 안 된 고씨가 본인의 목표대로 2011년 14좌를 완등한다면 최단 기간(8년) 완등 경신이 기대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리가 멀고 험한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한 시즌에 잇달아 공략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며 줄곧 우려를 표시해 왔다. 여기에 소속 후원사의 마케팅 경쟁과 언론사의 취재 경쟁도 위험 가중에 한몫했다. 코오롱스포츠와 블랙야크(동진레저) 등은 임직원을 현지로 보내 원정대 지원에 나섰고, 언론을 상대로 한 홍보전에 열을 올려 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직접 만들고 느끼며 창의력 키우세요”

    “직접 만들고 느끼며 창의력 키우세요”

    보고, 듣는 것 만으론 부족하다. 아이가 직접 만들고, 체험하면서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력을 키우길 원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공연과 놀이, 전시와 교육 등을 결합한 복합 프로그램이 붐을 이루고 있다. 여름방학에 가볼 만한 행사들을 소개한다. 국립극장은 27일부터 31일까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어린이예술학교’를 운영한다. 연극체험교실 ‘우리들의 이야기, 연극이 되다’는 연극과 춤을 기본으로 열린 사고와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뒀고, 움직임교실 ‘몸으로 말하기’ 는 춤, 미술, 음악이 어우러지는 통합적 예술체험 프로그램이다. 사다리연극놀이연구소가 매년 여름 운영하는 연극놀이교실은 연극을 통해 창의력과 발표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유아반과 초등반으로 나눠 20일부터 8월15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8일부터 8월21일까지 어린이 여름방학 무료 미술 특강을 마련한다. 놀이를 통한 워크숍 형식의 미술 체험수업으로 그림을 감상하고, 조형물을 직접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17일까지 인터넷으로 접수받아 무작위 추첨한다. 삼성미술관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패밀리워크숍 ‘동그라미를 찾아요’를 21일부터 8월16일까지 운영한다. 백자 달항아리, 분청사기, 데미안 허스트 등 동서양 미술과 건축을 쉽고 재밌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다. 21일 크라운해태 사옥 1층 갤러리 쿠오리아에서 선보이는 ‘미술관이 마법에 걸렸어요’는 미술과 연극을 합친 통합미술체험극이다. 마녀로부터 과자로 만든 미술관을 지키기 위해 마술사와 요정이 미술관을 모험하며 다양한 양식의 현대미술을 소개한다. 8월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에서 열리는 ‘와글와글 미술관’도 연극, 퍼포먼스가 결합된 체험 전시회다. 빛과 색을 주제로 한 아동극 ‘모네씨 안녕하세요’등이 전시관에서 공연된다. 9월27일까지. 과학 체험전도 있다. 덕성여대 유아교육과 연구팀과 갤러리 잔다리가 함께 만든 ‘빛을 쏘는 꼬마 과학자’가 18일부터 8월23일까지 갤러리 잔다리 어린이교육장에서 열린다. 지킬 박사의 요술액자, 몬스터 그림자 등 빛의 반사라는 과학적 현상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장난감 자동차를 유독 좋아하는 아이를 둔 부모라면 10일부터 8월23일까지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되는 어린이자동차과학 체험전 ‘키즈 모터쇼’를 놓치지 말자. 자동차 운행 원리에 관한 지식과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운전 체험까지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Let’s Go]정선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Let’s Go]정선의 숨겨진 매력 속으로

    ‘강원랜드 오셨죠? 얼른 역 창구로 가서 돌아가는 기차표 끊어 놓으세요. 진짭니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역 화장실 한 쪽 벽에 쓰인 낙서다. 실제로 이 말을 흘려 듣지 않은 이는 최소한 집까지 돌아갈 수는 있었을 것이다. 설령 지갑에는 천원짜리 한 장 남아 있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1960~70년대 강아지도 돈을 물고 다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흥청거리던 석탄산업 역군들의 도시가 아니었다. 갓난애기 기저귀 빨래에서도, 수도꼭지에서 흘러 나오는 물에서도, 탄광 새벽작업조 출근길 한쪽 풀더미에 맺힌 아침이슬에서도, 어디를 둘러봐도 검은 탄가루가 묻어나던 진회색의 도시 또한 아니다. 또한 1980년 4월 누구는 폭동이라고 불렀고, 또 누군가는 항쟁이라고 불렀던 암울했던 ‘사북 사태’의 흔적 역시 이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지금 정선은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곳곳에 식당과 매점, 여관, 사우나, 전당포, 차량정비센터 등이 밤새워 불을 밝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카지노로 대표되는 강원랜드다. 누군가에게는 대박의 희망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빈털터리의 쓰라림으로 남아 있는 강원랜드. 그러나 정선을 카지노로만 즐기려 한다면 절반 이상의 매력은 놓치는 셈이다. 정선에서 뚜벅뚜벅 걸으며 즐길 거리는 너무나도 많다. ●레일바이크와 농촌체험 어때요 정선군 남면 남동리 ‘개미들 마을’이 있다. 지장천이 굽이치는 마을 곳곳에 뿌려진 옥수수 밭고랑마다 개미들이 기어다니고 그 개미들보다 이곳 사람들이 부지런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농촌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지장천에서 유유히 노니는 송어, 미꾸라지를 잡아볼 수도 있고, 971m의 그리 높지 않은 백이산에서 원시의 자연을 만끽해 볼 수도 있다. 마을 뒷산처럼 보이지만 백이산에 발걸음을 들이면 동굴탐사와 암벽등반, 트레킹 등 고산준봉 못지않은 원시림에 들어선 듯 풀잎 하나, 나무 한 그루, 온갖 멧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콘크리트에 지친 도시인들을 편안케 한다. 마을 한 바퀴를 돌며 푸근한 산천을 보게 해주는 트랙터 유람차가 개미들마을의 명물이다. 트랙터에 나무로 만든 유람용 달구지를 매달았다. http://gemi.mygohyang.net (033)591-4141 또한 레일바이크는 예약하지 않으면 탈 수 없을 만큼 각광받는 정선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에 이르는 철로 위를 2인용 또는 4인용 철로 바이크로 달린다. 오르막길이 없어 자전거보다 힘들 게 없다. 살짝만 페달을 밟아도 금세 기본 속도를 내준다. 힘들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밟고 다른 이들은 노추산, 송천계곡. 오장폭포 등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면 된다. 예약 관련 문의는 정선군청(033-560-2361~3)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 겨울 스키 천국이었던 백운산은 여름을 맞아 또다른 천국이다. 40여종의 야생화가 지천에 피었다. 노랑벌꽃, 수염패랭이꽃, 루핀, 데이지 등 사람의 손에 의해 뿌려진 야생화들이지만 자연스레 색색의 군락을 이루며 하얗게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마운틴 탑에서 야생화를 한껏 즐긴 뒤 2.2㎞의 레일 위에서 즐기는 알파인코스터는 하이원 스키장을 한여름에도 찾아야 할 이유를 설명해 준다. 오르락 내리락 아찔함을 즐기는 알파인코스터는 한 번에 1만 5000원(어른)이다. 그러나 절정으로 치닫는 야생화를 즐기기 위해 굳이 곤돌라를 타야 할 필요는 없다. 백두대간의 전경을 만끽하면서 약 1시간 30분 오르면 해발 1426m의 백운산 정상 마천봉에 도달한다. 등산로 주변에는 봄에는 엘레지, 오랑캐꽃, 등근풀제비꽃 등이, 여름에는 개쑥부쟁이, 개불알꽃, 노루오줌, 개망초 등 다양한 꽃이 형형색색 옷을 입어 가히 천혜의 산책로다. ●‘식객’ 속 운암정의 고풍스러운 환생 운암정이 10일 문을 연다. 드라마 ‘식객’을 촬영했던 세트장을 아예 전통음식점으로 차린 것이다. 혹시라도 김래원(식객의 주인공 성찬 역)을 좋아해서 그의 흔적을 찾고자 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비록 이름은 빌려 왔지만 드라마의 명성을 빌려온 것이 아니라 원작(만화)에서 얘기하는 전통 음식의 복원 공간으로서 자리매김됐기 때문이다. 원작 만화 속 ‘운암정’이 전통 궁중음식을 재현하는 곳이라면 현실 속 운암정은 한정식과 궁중음식의 중간쯤 된다. 궁중음식의 대중화를 꾀하기 위한 ‘준(準) 궁중음식’이라고 해야 할까. 이를 위한 노력은 눈에 쉬 드러나지 않아도 여러 형태로 묻어난다. 10년된 된장, 고추장 및 20년된 간장에 햇장을 섞었고 미네랄과 유기산, 핵산이 풍부한 장을 쓴다. 또한 5년 동안 간수를 뺀 소금, 버섯, 새우, 멸치가루 등 천연 조미료 만을 사용했다. 여기에 음식 재료의 성격에 맞춰 식기도 맞춤형으로 준비했다. 메뉴는 가장 저렴한 한우육회골동반(궁중 비빔밥)이 3만 5000원이니 결코 싸지는 않다. 지난밤 카지노에서 대박이 터지지 않았을지라도 큰 마음 먹고 한 번쯤 즐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여름철 보양음식은 운암정의 야심작이다. 3년 전부터 식용이 허용된 오소리를 주재료로 한 ‘소웅보양진상’(16만원)과 도축되기까지 유황을 6㎏ 이상 먹여서 키운 ‘진짜 유황오리’로 만든 ‘홍삼유황오리진상’(12만원)은 운암정이 한껏 힘을 준 최고급 음식이다. ●“강원랜드 슬기롭게 즐기세요” 카지노는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영업을 한다. 일확천금의 꿈으로 대박을 노리다가는 쪽박찬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현금카드는 아예 집에 두고 가라. 또한 현금은 본인이 몽땅 써버려도 감내할 수 있을 만큼만 지갑에 넣고 가라. 혹시 행운의 여신이 자신에게 붙어 어느 만큼 돈을 땄다면 카지노 입장 시간이 5분이 됐건, 30분이 됐건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그리고 딴 돈은 불로소득인 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기분 좋게 써라. 처참하게 돈을 잃는 사람은 크게 두 부류다. 처음에 돈을 딴 사람들과 그 잃은 돈을 만회하려는 사람들이다. 다시 한 번 명심하자. 카지노는 돈을 따러 가는 곳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러 가는 곳이다. 게다가 강원랜드라면 카지노 외에도 매력이 즐비하지 않은가. ●여행수첩 ▲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경부·중부고속도로(신갈·호법분기점)→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를 타면 영월 지나 정선에 도착한다. 태백선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고한역까지 하루 일곱 차례 다닌다. ▲먹을 거리 정선 고한읍내에서 자동차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로 알려진 함백산 만항재(1330m)를 오르다 보면 정상에 거의 다와서 왼쪽으로 ‘함백산 토종닭집’이 있다. 대표메뉴 토종닭 백숙과 닭볶음탕이 맛있다. (033)591-5364. 글 사진 정선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도시와 산] (13) 전남 영암 월출산

    [도시와 산] (13) 전남 영암 월출산

    한반도 서남단 평야지대에 돔구장처럼 솟은 전남 영암의 월출산(천황봉·809m)은 근육질 남자처럼 위풍당당하다. 기가 넘쳐나 불꽃처럼 치솟은 젊음의 산이요, 웰빙 산이다. 조선시대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월출산을 ‘화승조천(火昇朝天)의 지세’, 즉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를 내뿜는 기상이라고 적었다. 월출산은 맥반석으로 쓰이는 화강암으로 된 바위산이다. 맥반석은 원적외선을 방출, 약석으로 불린다. 천황봉에서 만난 50대 회사원은 “울산에서 영암 대불산업단지로 출장 올 때는 꼭 월출산에 올라 기를 받는다.”고 말했다. 영암에서 500년마다 ‘큰 인물이 난다.’는 속설을 입증하듯, 얼마 전 사람 모습과 똑같은 큰 바위 얼굴이 발견됐다. ●기를 받자 경제난으로 먹고살기 팍팍해지자 “월출산 기를 받아 일어서자.”는 지역 주민들로 도갑사와 천황사 주차장이 북적거렸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려는 단체 등산객이 많았다. 간혹 사업운, 합격운 기원자도 있었다. 가파른 산길을 오가며 손바닥으로 바위를 짚을 때마다 기가 팍팍 전해졌다. 오치선(54) 영암문화원 사무국장은 “관선 때 영암 부군수들은 새벽에 꼭 월출산에 올라갔다. 1000번 오르면 군수로 승진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웃었다. 광주 출신인 강박원(71) 광주시의회 의장은 관선 영암 부군수와 군수까지 지냈다. 그는 “군수 퇴임 때 군 산악회에서 100회 천황봉 등반 기념패를 줬다.”고 말했다. 영암읍에서 태어난 김일태(64) 영암군수는 산 중턱 도로(천황사~기찬랜드·5㎞)를 날마다 오간다.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은 천황봉에 오른다고 직원들이 말했다. 천황봉으로 오르는 4개 산길 가운데 절경을 감상하려면 천황주차장~바람폭포~천황봉~구정봉~억새밭~도갑주차장(8.8㎞·6시간)이 좋다. 천황사 앞에서 만난 김겸옥(59·축산업)씨는 “이상하게 천황사에 왔다 가면 일이 잘 풀리더라.”고 말했다. ●월출산은 알아야 보인다 월출산 사진작가이자 ‘영암관광지킴이’ 회장인 박철(55)씨는 “월출산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일갈했다. 월출산은 인물상과 동물상, 구상과 비구상으로 된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감상법을 모르면 머리만 어지럽다는 것이다. 월출산은 한 마리 용이 동쪽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천황봉을 머리로 해서 구정봉과 향로봉·노적봉이 몸통이고, 주지봉과 문필봉이 꼬리이다. 머리 쪽에는 사자봉·장군봉·천황봉이 자리해 웅장하고 시원시원하다. 월출산의 비경을 가장 잘 보여주는 광암터도 장군봉 쪽이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니 놀란 물레새, 멧비둘기들이 풀썩거렸다. 바윗돌 틈새에 뿌리를 박은 동백, 조릿대 군락지는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줬다. 바람폭포 위에서 눕다시피 자라는 노송이 애처롭다. 바람폭포에서 약수를 들이켜고 고개를 젖히니 사자봉 능선에 걸친 책바위가 위태롭다. 아주머니들이 “어머, 영락없이 책을 펴놓은 바위야. 곧 떨어질 것 같아.”라며 서둘러 휴대전화로 찍었다. 통천문의 가파른 계단(250개)을 지나니 천황봉이 펼쳐졌다. 월출산 12경 가운데 제1경답게 바위 형태가 기기묘묘했다. 산 아래 드넓은 들판이 푸른 바다처럼 울렁거렸다. 천황봉에서 바라본 서쪽 능선인 구정봉과 향로봉, 남쪽 능선(강진 쪽)인 사자봉은 천상이 빚어놓은 예술 조각품들이었다. 천황봉에서 도갑사 쪽으로 내려가면 남근석과 바람재, 구정봉이 나오고 영암 큰골 쪽에는 마애여래좌상(국보 제144호)이 중생들을 반겼다. 미왕재 억새밭을 지나면 어느새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의 해탈문(국보 제50호)에 들어선다. 전판성(50) 영암군 공보계장(영암군산악회장)은 “월출산은 올라올 때 피곤해도 내려올 때 심신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월출산은 독창적 문화의 산실 영암사람들은 “독창스런 월출산 바위들을 보노라면 월출산 자락의 문화 예술적 창조성이 뛰어난 연유를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암문화는 월출산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고 월출산 자락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월출산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월출산 주지봉 아랫마을인 군서면 구림리에서 왕인 박사가 태어났다. 그는 일본 천황의 초대로 논어와 천자문을 가르쳐 일본 아스카문화의 시조가 됐다. 왕인박사 탄생지에서 4월에 열리는 왕인문화축제에는 일본인들이 몰려온다. 구림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대동계는 지금도 전통을 잇고 있다. 희한하게도 무등산이나 지리산 정상을 천왕봉이라 하고 월출산은 천황봉이라 불린다. 그래서 영암에서는 왕인박사가 일본 천황제도를 만들지 않았나 추론하기도 한다. 한국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827~898년)국사도 구림리에서 왕인박사 서거 500년 여만에 탄생했다. 도선국사의 탄생설화에서 구림(鳩林)이 나왔다. 또 가야금 산조 창시자인 악성 김창조(1856~1919년), 조선 문필가인 고죽 최경창(1539~1583년) 등이 있다. 조훈현 국수, 가수 하춘화, 워낭소리를 만든 이충렬 감독도 있다. 영암(靈岩)이란 지명도 월출산의 구정봉에 있는 동석(動石·흔들바위)에서 기원했다. 높이 1m에 둘레는 열 아름쯤 되지만 몇 명이 흔들어도 똑같이 움직인다. ‘신령스러운 바위’라는 뜻에서 월출산 아랫마을을 영암으로 불렀다는 것(동국여지승람). 영암은 고대국가인 마한 문화의 중심지로 옹관묘와 출토된 유물 등을 전시한 마한문화공원이 시종면 옥야리에 있다. 월출산은 영암읍, 군서면, 학산면, 강진군 성전면을 품는다. 영암사람들은 “천황봉 등 산세가 깊은 북쪽에서는 인물이, 향로봉 등 아기자기한 남쪽에서는 재력가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강진 출신인 김재철(73) 동원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손오공 바위… 사랑 바위… 說~ 說~ 說~ 전설의 고향 “월출산은 등산하는 산에서 관광하는 산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박철(55) 영암 관광지킴이회장은 거듭 강조했다. 월출산 사진전시회를 10여차례 연 그는 “영암은 월출산이란 보석 중의 보석을 가지고 있다. 월출산 바위는 스토리텔링(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것)할 게 너무 많아 중국과 국내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061-473-5210)의 이종형(48) 공원행정팀장은 “5~11월 2, 4주 토·일요일에 ‘월출산의 기암괴석을 찾아서’라는 해설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월출산은 중국인들이 좋아할 만하다. 중국 작가 오승은이 쓴 ‘서유기’는 중국인들이 즐겨 읽는다고 한다. 주인공인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가 타는 말이 나온다. 천황봉 아래 300m에는 삼장법사가 가부좌를 틀고 면벽수행을 하는 바위가 있다. 손오공 바위는 구정봉 밑 북쪽에 거대한 석상으로 스승 삼장법사를 쳐다본다. 저팔계 바위는 천황봉에서 구정봉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쪽에 돼지처럼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사오정 바위는 바람재에서 구정봉쪽으로 100여m 떨어진 등산로 아래에 있다. 또 월출산은 기의 산이다. 청춘남녀의 뜨거운 사랑으로 에너지가 넘쳐 생명력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천황봉과 구정봉 사이에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고 뜨겁게 포옹하는 사랑바위(애무바위)가 있다. 옆에는 남근바위가 힘차게 솟아 있다. 공교롭게도 이 바위 끝에는 5월이면 철쭉이 분홍꽃을 피워내 웃음을 자아낸다. 운무에 휩싸인 채 월출산 심장 지점에서 사랑을 나누는 사랑바위가 황홀하기만 하다. 남근바위 건너편에는 여근바위(음혈)가 있다. 등산로를 따라 500m쯤 가면 향로봉 아래 만삭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15m쯤 되는 석상인데 만삭이 된 산모가 굽어보는 형상이다. 영암읍에서 천황사지구는 하루 5번, 도갑사지구는 3번씩 군내버스가 오간다. 영암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전국플러스] 제주, 한라산 백록담서 서예대회

    한라산을 예찬하는 서예 휘호 대회와 시 낭송 행사가 오는 27일 한라산 백록담 동릉 정상에서 열린다. 제주도는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라산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2주년 기념일인 이날 오전 11시 백록담 정상부근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또 가로 180㎝, 세로 50㎝ 크기의 ‘추억의 메모판’ 5개를 설치해 등반객들의 등산 소감을 받은 뒤 성판악 전시실에 전시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도는 한라산을 예찬한 서예작품 16점을 모아 한라산 어리목 탐방안내소에 이달 말까지 전시하고 있다.
  • [현장 행정] 강북구 ‘삼각산(북한산)’ 도시 브랜드화

    [현장 행정] 강북구 ‘삼각산(북한산)’ 도시 브랜드화

    ‘인구 34만 2000여명, 면적 23.6㎢’ 삼각산(북한산)의 정기를 내려받은 강북구가 지역 이미지를 브랜드화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지역 명산인 삼각산을 축으로 역사와 문화를 강조하기 위한 노력은 단순히 지방자치단체의 창의적 활동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강북구에 따르면 삼각산 제이름 찾기로부터 촉발된 이미지 브랜드화 움직임은 다른 지자체는 물론 학계, 시민단체로부터 벤치마킹 모델로 호평받고 있다. 지역의 특화된 이미지를 한단계 격상시켜 지역축제와 행사로 발전시킨 뒤 이를 지역경제와 연결시키는 발전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다시 부르는 삼각산 지역 이미지 브랜드화는 삼각산에 초점이 모아진다. 강북구는 앞서 한강을 축으로 한 ‘강의 문화’를 ‘산의 문화’로 되돌려 놓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강남 중심의 경제·문화활동을 강북으로 옮기겠다는 포부다. 이는 삼각산 제이름 찾기운동이 단초가 됐다. 삼각산은 고려 성종 때부터 사용해온 북한산의 고유 이름. 하지만 일제시대 행정구역 개편을 거치며 북한산으로 이름이 대체됐다. 치과의사 출신의 김현풍 구청장은 “민족정기를 바로잡겠다.”며 개명을 추진했고, 이 영향으로 다양한 정부 문서나 언론에서도 북한산 대신 삼각산이란 이름을 쓰고 있다. 강북구는 이를 위해 지난해 범국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인터넷 서명운동을 통해 12만 5000여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12월 삼각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관련 세미나에는 250여명의 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삼각산에서 지내온 고유의 단군제례에 의미를 부여했다. 강북구 관계자는 “서울시 지명위원회에 상정한 뒤 중앙 지명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완전히 이름을 바꾸는 게 최종목표”라고 밝혔다. 덕분에 강북구에는 유난히 삼각산과 관련된 행사가 넘쳐난다. 삼각산 축제, 삼각산 우이령 마라톤, 삼각산 국제산악문화제, 삼각산 맨발걷기 및 산상음악회 등이다. 삼각산 축제는 매년 10월3일 개천절에 삼각산 일대에서 열린다. 6000여명의 주민이 모여 옛 단군제례를 재현한다. 매년 4월 열리는 삼각산 진달래 축제와 삼각산 국제산악문화제는 음악회와 등반, 놀이가 어우러진 축제들이다. 삼각산 축제의 정점은 지난봄에 4회째를 맞은 삼각산 우이령 마라톤대회다. ●삼각산축제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져 이 같은 강북구의 노력은 다시 찾고 싶은 삼각산 만들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삼각산 해맞이, 우이령 맨발걷기대회, 문화탐방교실 외에도 테마공원 조성, 우이령 명상 숲길 조성, 관광휴양단지 개발, 행복맛집 지정 등이 추진됐다. 구 관계자는 “관련 축제로 한해 1200만명의 관광객이 삼각산을 찾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미 관련 행사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북구는 지역 내에 자리한 손병희·이준·신익희 등 16명의 순국선열 묘역을 기념공원화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2006년 재선된 지방선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면서 “공약은 반드시 지켜야 할 주민과의 약속인 만큼 앞으로도 세밀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네팔 여성에게 필요한 건 자립”

    “네팔 여성에게 필요한 건 자립”

    “네팔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자립입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하자센터와 서울시 대안교육센터가 주관하는 ‘2009 서울 청소년 창의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6월 초 서울을 방문한 ‘스리 시스터스 트레킹 여행사’ 대표 러키 체트리(43)는 이렇게 말했다. 이틀 동안의 제주도 올레 트레킹을 마치고 서울로 온 직후라 피곤할 법도 한데 10일 서울에서 만난 체트리는 검게 그을린 구릿빛 피부만큼이나 강인했다. 남성 중심 사회인 네팔에서 온갖 비웃음과 악담, 불신을 헤쳐 나가며 사업체를 이끌어 가는 강단이 엿보인다. ●여성 전문 산악 트레킹 회사 설립 스리 시스터스 트레킹 여행사(www.3sistersadventure.com)는 체트리가 1994년부터 네팔 서북부 포카라에서 여성 여행자를 위한 여성 가이드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한 트레킹 전문회사. 인도에서 대학을 나오고 전문 등반 가이드 훈련을 받은 체트리였지만 처음(1993년)엔 게스트하우스와 식당의 주인이었다. ‘여자가 무슨 산을’이란 사회적 관념을 깨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온 한 여성이 그의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산에서 남자 가이드의 성추행으로 힘들었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고는 여동생 2명과 함께 회사 설립을 강행했다. 그는 네팔 여성들에게 트레킹 기술, 가이드 지식, 영어회화, 암벽 등반, 긴급의료조치 등을 가르쳐 히말라야 전문 가이드를 키워 낸다. 지금까지 600여명을 교육시켰고 그중 150명과 일하고 있다. 그는 “남성 가이드가 우리 돈 1만 5000원을 받을 때, 여성 가이드는 희소성 덕분에 2만원을 받는다. 또 네팔 여성들의 월평균 수입이 50달러에 불과한 데 반해 여성 가이드들은 200달러를 번다.”고 말했다. ●‘착한 산행’으로 빈곤탈출 도와 여성 가이드와의 산행이 입소문 나기 시작하자 회사 설립 5년 만인 1999년부터 그의 회사는 미국의 CNN, 영국의 BBC 보도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4년 그는 사회적 기업 육성기관인 ‘아쇼카 재단’으로부터 사회적 기업가로 선정됐고, 상복이 터졌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빌 클린턴 재단, 그리고 올 초엔 다국적 스포츠기업인 나이키로부터 ‘세상의 기준을 바꾸는 사람들상’ 등을 받았다. 유엔에서는 빈곤과 여성문제의 해결, 관광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이야기할 때 그를 대표적 사례로 들고 있다. 세상은 왜 네팔의 작은 여행사 대표인 체트리에게 주목하는 것일까. 그는 공정여행(Fair Travel·착한 여행)을 주도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공정무역(Fair Trade·착한 무역)이 커피 등을 재배하는 현지 농부들에게 제대로 된 가격을 지불해 그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자는 운동이라면, 공정여행도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다. 현재 여행사업은 관광객이 쓰는 돈의 70~85%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현지 공동체에는 단지 1~2%만 남는다. 네팔 정부에 따르면 네팔에서 2만 5000명의 여성이 성매매에 종사하고, 해마다 1만 5000명의 네팔 시골 여성들이 매춘부로 인도에 팔려 나간다. 만약 히말라야를 오르기 위해 네팔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돈이 1~2%가 아니라 20%가 현지에 남게 된다면, 불행한 네팔 여성들의 삶을 좀더 개선할 수 있다. 체트리는 “현지 공동체의 발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인들의 빈곤을 개선하는 데 관광객의 돈이 사용되도록 변화시키자는 것이 공정여행”이라며 “그것은 단순한 빈곤의 개선이 아니라 인권의 개선이자 세계를 더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트레킹 가이드 교육을 받는 여성들은 두 부류다. 하나는 직업을 얻기 위해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다. 어떤 것도 그에게는 소중하다. ●산간지역 소액대출 사업 실시 여성 가이드 교육에서 더 나아가 요즘 체트리는 산간지역 여성들의 자립을 위해 소액대출 사업을 시작했다. 또 산간지역 청소년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공정여행을 확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내가 여행사를 통해 얼마의 돈을 버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 회사를 통해 여성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네팔의 낙후된 지역이 얼마나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사회적 기업가 체트리의 활약은 공정여행 가이드 책인 ‘희망을 여행하라’(임영신 등 지음, 소나무 펴냄)를 통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체트리의 진솔한 삶이 담겨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우리집 레시피] 도시락

    [우리집 레시피] 도시락

    1년에 한두 번은 남편 회사에서 전사적인 등반대회를 합니다. 보통 단체로 도시락을 주문하거나 대표로 한 사람이 맡아서 식사준비를 한다고 하던데, 저는 아직 달콤한 신혼인지라 예쁜 도시락을 준비해 봤습니다. 실은 제가 임신 7개월이거든요. 남들보다 배가 좀더 많이 나온 편이라 새벽부터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만만치는 않은 일이었지만, 새벽 일찍 나가는 남편을 위해서 그리고 아빠를 생각하는 엄마 마음이 뱃속의 아이에게도 전해져 좋은 태교가 될 것 같아 기쁜 마음에 도시락을 쌌습니다. ●롤 샌드위치 재료 식빵, 치즈, 슬라이스햄, 크래시앙, 오이, 당근, 소스(마요네즈+머스타드소스+꿀+피클 다진 것) ●만드는 법 1) 소스를 만든다(마요네즈와 머스타드 비율은 2대1로, 꿀을 살짝 추가하고 피클을 잘게 다져서 함께 섞어준다). 2) 식빵은 가장자리를 제거하고 밀대로 밀어 준다. 3) 치즈와 슬라이스햄을 2분의1 크기로 잘라 한 입으로 먹기 좋게 만든다. 오이와 당근은 채 썰고 크래시앙은 2~3등분해서 세로로 자른다. 4) 도마에 랩을 깔아놓고 밀대로 밀어 놓은 식빵을 올린 다음 소스를 바르고, 재료를 올려서 돌돌 말아 준다. ●주먹밥 재료 마일드팜, 오이, 당근, 게맛살, 양파, 소금, 후추, 진간장, 참기름, 통깨, 베이컨, 슬라이스햄, 달걀. ●만드는 법 1) 마일드팜, 오이, 당근, 게맛살, 양파를 잘게 다져서 준비하고 올리브유에 소금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해서 볶는다. 2) 양푼에 밥과 함께 볶아준 재료들을 섞어 주면서 진간장으로 간을 한다. 약간 싱겁게 해야 나중에 베이컨이나 햄으로 주먹밥을 싸줄 때 간이 맞는다. 3)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주먹밥을 만든다. 4) 베이컨과 슬라이스햄으로 주먹밥을 싼 뒤 끝부분을 계란 푼 물에 살짝 담갔다가 달궈진 프라이팬에 올려 노릇노릇 돌려 가면서 굽니다. ●식사 후 반응 완성된 도시락을 보고는 “내가 내조의 여왕을 아내로 모시고 산다.”며 양손 엄지손가락을 치켜 듭니다. 회사 동료분들도 도시락을 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않으셨다네요. 다들 하나씩 맛을 보느라 정작 신랑은 많이 못 먹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아내 칭찬에 더 배가 불렀다고 합니다. 임신 중이라 비록 몸은 좀 힘들었지만 남편 어깨에 한층 더 힘을 실어 주고 감동을 안겨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안순영(30·전북 익산시 어양동 주공5차아파트) 자신만의 요리 레시피에 사연을 담아 사진과 함께 청정원 홈페이지(www.chungjungwon.co.kr) 가입→ 숟가락 라이프 →식탁이 있는 풍경에 올려주신 뒤 채택되신 분께는 10만원 상당의 청정원 선물세트 및 종가집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 태백산 철쭉제 하루 남았어요

    ‘분홍빛 철쭉꽃과 푸른 주목나무를 따라~.’ 강원 태백산에서 펼쳐지는 ‘태백산 철쭉제’가 7일까지 다채롭게 펼쳐진다. 해발 1567m의 태백산 정상에는 군락을 이룬 철쭉이 아름드리 주목나무와 어우러져 장관이다. 올 철쭉제는 대규모 등반대회와 태백 고원지대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금대봉 트레킹을 비롯한 체험 위주 행사와 각종 이벤트가 마련된다. 외지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중국기예단 공연과 금강산예술단 등 차별화된 공연도 선보인다. 메인 프로그램은 백두대간MTB라이딩(6일 오후1시·당골광장), 팔도사투리경연대회(6일 오후 4시·당골광장), 인공암벽등반대회(6~7일 오전 8시부터·도립공원내 인공암벽장), 태백산등반대회(7일 오전 9시부터)가 차례로 이어진다. 공연프로그램으로는 뿌리예술무용공연이 6일 오전 11시부터 당골광장 메인무대에서 열린다. 또 록공연과 벨리댄스공연, 해동검도시범과 7080콘서트, 칠선녀퍼포먼스, 평양민속예술공연이 이어진다. 전시프로그램으로는 야생화전, 철쭉포토존, 수석전, 종이모형작품전, 찾아가는 국립박물관, 태백관광사진 전시회가 마련돼 있다. 가족과 연인, 동료들이 함께 체험하며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체험프로그램에는 매직버블과 관광객 장기자랑, 곰취 잎 가면 만들기, 허브 모종 나눠 주기, 카지노게임, 이동동물원 등이 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SBS스페셜<1592 침묵의 거북선>(SBS 오후 11시20분) 경상남도가 거북선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나섰다. 최첨단 장비와 최고의 탐사팀이 만나 2003년 거북선의 실체를 찾기 위한 1년 간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1%의 가능성을 찾아 나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가슴속 거북선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는다.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30분) 고미영은 세계 최초로 여성 산악인 14좌 완등을 목표로 삼고, 지난 2006년부터 히말라야를 등반 중이다. 2009년 3월, 고미영은 자신의 히말라야 14좌 레이스 중 여덟 번째인 마칼루로 떠났다. 2009년 3월 19일부터 5월 17일까지 약 60일 간의 등반 과정에 동행해 마칼루 등반의 생생한 과정을 함께한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탤런트 박윤배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옹기를 만들러 울산 외고산옹기마을로 출동한다. 메기병장 개그맨 이상운은 부안땅 오디 수확 부름을 받고 7~8년생 뽕나무와 씨름한다. 또 ‘사랑과 전쟁’의 단골 불륜녀 민지영과 이시영이 2만여마리 비단잉어 보금자리로 출동한다. ●2009 외인구단(MBC 오후 10시40분) 외인구단의 첫 승리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혜성은 엄지가 동탁과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다. 어떻게든 엄지의 모습이 보고 싶어 집 앞으로 찾아가지만 동탁과 함께 있는 모습에 돌아서고, 엄지의 회사로 찾아가 엄지를 만난다. 다음 날 혜성은 경기에 나가지 않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45분) 1999년 12월 30일 모두가 잠든 고요한 새벽. 영국 옥스퍼드 샤이어의 한 저택에서 한 남자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피를 흘리고 쓰러진 남자는 놀랍게도 비틀스의 멤버였던 조지 해리슨이었다. 그런데 이같은 그의 암살 사건에는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찬란한 유산(SBS 오후 10시) 2호점으로 찾아온 환은 다짜고짜 은성의 팔을 잡고는 옥상으로 끌고 간다. 진지한 표정의 환은 지금까지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없었다며 이제는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뜻밖의 말에 놀라서 환을 보는 은성에게 환은 할머니 회사를 절대로 안 뺏기겠다며 비장하게 이야기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돼지 특허 출원. 돼지가 발명품이라는 것일까? 몬산토 사의 연구진은 돼지의 유전자 특허를 위한 작업에 여념이 없다. 특허 문제가 곧 효력을 갖게 되면, 농민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키우고 있는 돼지의 유전자 정보에 관한 특허가 특정 기업에 있다는 이유로 사육이 금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나눔 바이러스 2009]메이크어위시재단·에쓰오일 주최 희망나눔캠프

    [나눔 바이러스 2009]메이크어위시재단·에쓰오일 주최 희망나눔캠프

    지난달 30일 제주 한라산 어승생악. 산등성이에서 바라본 오월의 하늘은 티없이 맑았다. “와아~”하는 함성과 함께 그 위로 파란색과 흰색 풍선이 두둥실 떠올랐다. 백혈병, 소아암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 14명과 가족들이 소원을 쓴 종이를 붙여 띄운 풍선이다. 이들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에쓰오일이 주최한 ‘희망나눔캠프’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올해로 3년째 개최되는 이 캠프는 난치병 환아(患兒)와 가족들을 위해 마련됐다. 병원에만 있느라 통 바깥 나들이를 하지 못하는 어린이와 어머니는 물론이고, 부모님의 관심 밖에 밀려 있는 형제자매들의 정서적인 지지를 위한 캠프다. 박은경 메이크어위시재단 사무총장은 “난치병 가족들은 투병활동, 경제적 문제 못지않게 심리적인 문제도 매우 많다.”면서 “등산, 승마 등 평소에 해보지 못한 야외활동을 하며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족간의 갈등이 저절로 해소된다.”고 전했다. 이번 캠프는 지난달 29~31일 제주에서 열렸다. 난치병 환아와 어머니, 18세 미만의 형제자매 1명씩 모두 42명의 난치병 가족들이 한라산 등반과 말타기, 공룡랜드 방문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체험했다. 메이크어위시재단은 그동안 집안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한 환아 부모님의 결혼식을 마련해주고, 예쁜 방을 갖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등 아픈 아이들의 요술방망이 역할을 했다. 이번 행사에는 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꿈을 이뤘던 아이들 중 기초생활수급권자 가정 등 형편이 넉넉지 않은 아이들을 골라 초대했다. 저녁에는 가족에게 상장 수여하기, 클레이점토로 액자 만들어 선물하기 등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이어졌다. 캠프 둘째날인 30일 오후 진행한 말·카트라이더 타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 행사였다. 경직성 사지마비로 목발을 짚고 다니는 강민석(9)군과 누나 수진(12)양도 얼굴에 함박웃음을 띠며 즐거워했다. 어머니 유은자(43)씨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이렇게 가족끼리 나올 기회가 거의 없죠. 아이들도 그렇고, 저도 소아마비 3급이라 움직이는 게 힘들거든요. 만날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저렇게 돌아다니고 웃는 걸 보니까 저도 좋네요.”라고 유씨는 무척 기뻐했다. 경직성 사지마비는 유전병이라 아버지도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돈 벌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유씨가 아픈 몸을 이끌고 미용실에서 간간이 일하는 돈과 정부보조금으로 네 식구가 생활한다. 게다가 아이들까지 아프다 보니 유씨 가족은 경제적 문제와 투병 생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유씨는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심리상태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어요. 저도 한때 우울증이 왔고요. 이번 캠프로 조금이나마 저희 식구의 행복을 되찾았어요.”라고 말했다. 제주 특산물인 옥돔 정식을 먹고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진행한 행사는 ‘상장 수여하기’.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손수 쓴 상장을 수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어머니들은 환아들에겐 “어려움을 잘 견디고 엄마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형제자매들에게는 “투정 안 부리고 동생·오빠를 잘 돌봐줘서 고맙다.”고 상장을 줬다. 의젓하게 상장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에 몇몇 어머니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2007년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유세진(11)군의 어머니 박남순(41)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상장, 씩씩한 상. 위 어린이는 힘든 병원 생활을 잘 견디고 엄마 옆에 있어주었기에 이 상장을 줍니다. 상장, 예쁜이 상. 이름 유은영. 위 어린이는 항상 밝은 미소를 보여주고, 엄마 속마음을 알아주는 예쁜 딸이기에 이 상장을 줍니다.”라고 상장을 읽던 박씨는 이내 목이 메는 듯했다. “처음엔 애들 안 보는 데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남한테 나쁜 짓 안 하고 부부가 열심히 일한 것밖엔 없는데 왜 하필이면 나한테 이런 불행이 닥치나 하는 생각에서요. 그런데 세진이와 은영이가 잘 견뎌주고, 오히려 제 걱정을 해주는 속깊은 모습을 보면서 저도 많이 힘을 내게 됐어요.”라며 박씨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또 이번 캠프를 통해 요즘 사춘기를 겪고 있는 맏딸 은영(13)이도 챙길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박씨는 말했다. 제주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코리안 루트’ 열어 에베레스트 등정 의미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티베트 이름 초모랑마)에서도 ‘악마의 벽’으로 통하는 남서벽에 세계 세 번째로 루트를 열어 정상을 밟은 박영석(46·골드윈코리아 이사) 대장의 쾌거는 어느 정도 의미를 지닐까.    ●남서벽 루트 등정 성공한 세 번째  지난 2003년 5월22일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이는 116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1953년 5월29일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세르파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첫 등정에 성공한 뒤 1988년까지 정상을 밟은 이가 200명이 안 됐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파인 셈. 장비의 첨단화 덕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정상을 밟을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온 것이 사실이다.1988년 이전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2003년 5월22일 하루에만 116명이 정상을 밟은 것은 그만큼 정상 정복이 쉬워졌다는 반증이 된다.  지난해 등반 시즌이 끝날 때까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이는 4109명이었다.박 대장처럼 두 차례 이상 밟은 경우도 한 차례로 쳤을 때는 2700명이다.1953년부터 1988년까지 35년 남짓 동안 200명이 안 됐던 숫자가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새 3800여명으로 불어난 셈이다.  하지만 박 대장이 코리안 신 루트를 개척한 남서벽은 달랐다.1975년 영국의 크리스 보닝턴 팀,1982년 옛소련 팀 외에 이곳을 통해 서릉에 올라 정상을 딛고 선 경우는 27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박 대장은 1977년 고(故) 고상돈이 한국인 최초로 등정에 성공한 이후 20여개의 에베레스트 등정 루트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인이 연 루트를 통해 정상을 밟았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베이스캠프(5364m)에서 박영석 원정대와 함께 지낸 동아일보 기자에 따르면 이번 봄시즌에 40여개 등반대는 거의 모두 네팔 쪽의 노멀 투트(남동릉)를 통해 정상 도전에 나섰다.남서벽을 택한 원정대는 박 대장 원정대가 유일했다.  그렇게 남동릉을 거쳐 정상에 오른 40여개 원정대 가운데 영국인 라눌프 피엔스(65)가 있다.피엔스는 남극과 북극에 에베레스트까지 올랐다.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최고령 영국인과 첫 영국인 연금 생활자로 기록됐다.지금까지 최고령 등정자는 네팔인 민 바하두르 세르찬으로 76세였다.  피엔스는 2005년 심장에 이상을 느껴 포기하고 지난해에도 탈진으로 아쉽게 물러선 데 이어 세 번째 도전 만에 쾌거를 이뤘다.  영국 BBC의 피엔스 등정 동영상을 보면 박영석 원정대가 오른 남서벽의 위용이 드러난다.    ●하켄 60개 자일 3500m “순도 100%의 신루트”  보통 기존 루트와 절반 이상 겹치면 ‘변형 루트’로 공인받는데 박영석 루트는 남서벽의 서쪽 편을 따라 100% 새롭게 길을 내 순도가 높은 새 루트를 뚫었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캠프2(6500m)부터 캠프5(8400m)까지 하켄(암벽이나 빙벽을 등반할 때 바위나 얼음에 박는 큰 쇠못)을 60여개 박았고 자일 3500m 가량을 연결했다.원정대는 카트만두로 돌아가 네팔 관광부에 등정 사진과 비디오,각종 등반기록을 보여주면서 브리핑을 하게 된다.보통 사나흘 뒤에 네팔 관광부는 등정 인증서를 내주면서 신 루트 개척과 정상 등정을 공인한다. 20일 새벽 0시40분(한국시간 오전 3시55분) 캠프5를 출발해 오후 3시 정상을 밟은 박영석 원정대는 5시간을 하산,남동릉 루트의 캠프4(7800m)에서 잠을 잤다.당초 21일에 베이스캠프까지 하산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19시간 50분을 걸은 피로를 풀 겸 캠프2(6500m)에서 휴식을 취했다. 박 대장은 21일 오후 무전기를 통해 “낙석이 총탄처럼 날아왔고 대원들이 입은 원피스(상하 일체의 고산등산복)는 칼날같은 돌부리에 창호지처럼 찢어졌다.지금 걸을 때마다 원피스 속에 있던 오리털들이 풀풀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히말라야 14좌에 모두 코리안 신루트를 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10년 뒤면 56세가 되는데 훌륭한 후배들을 믿고 뜻을 이루고 말겠다는 집념을 밝힌 것. 박 대장은 정상 눈밭에 1993년 두 번째 도전에서 목숨을 잃은 남원우 안진섬,2007년 세 번째 도전에서 눈사태에 희생된 오희준 이현조의 사진들을 올려놓고 하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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