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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사내가 ‘발가벗고’ 도둑질을 하는 까닭은

    “사내가 발가벗고 도둑질을 하는 까닭은? 뭐,말할 필요도 없이 ‘일’을 신속하게 끝내기 위해서겠죠.” 중국 대륙에 한 남성이 발가벗거나 사각 팬츠만 입고 남의 집을 짓쳐 들어가 도둑질을 하는 것은 물론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까지 하다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이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옌핑(延平)구에 사는 한 사내는 새벽에 발가벗거나 트렁크만 입고 남의 집에 들어가 돈이나 물건을 훔치거나 예쁜 여성이 있으면 성폭행까지 하는 ‘변태 도둑’이 붙잡혀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고 중국법원(中國法院)망이 6일 보도했다. 중국법원망에 따르면 ‘변태 도둑X’은 천웨이타이(陳爲泰).그는 지난 2005년 5월21일 새벽 1시쯤 난핑시 라이저우(來舟)진의 한 회사 기숙사에 몰래 들어갔다.그것도 사각 팬츠 바람으로….이때 마침 동탕하고 화사한 모습의 랴오(廖·여)모씨가 천지를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랴오씨의 아리잠직한 모습을 보자마자 천은 마치 망치를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 속이 하얗게 비는 바람에 물건을 후무리려는 생각은 아예 잊어버렸다. 곧바로 사추리가 뜨거워지며 불두덩이가 달아오르는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곧바로 그녀의 배에다 칼을 들이대며 “조용히 해라.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조용히 속삭였다.깜짝 놀란 라오씨는 반항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첫번째 ‘작업’에 성공한 천은 자신감으로 충만했다.이 바람에 그는 양경장수 노릇보다는 여성 싱글들의 기숙사를 먹잇감으로 눈을 돌렸다.이를 위해 동분서주했다.그 결과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불과 3개월도 안된 짧은 기간에 모두 7건의 강절도와 성폭행을 자행하는 ‘혁혁한’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천은 창문을 넘어들어가거나 IC카드를 이용해 문을 따고 들어가 현금과 물건을 훔치거나 아리따운 여성이 있으면 욱대겨 성폭행을 저질렀다.이 때문에 라이저우진 일대 여성들은 엄청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같은 천의 범죄 행각으로 사회 문제화하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난핑 공안(경찰)당국은 ‘변태 도둑’ 검거에 총력전을 펼쳤다.하지만 그는 공안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미 중남부 구이저우(貴州)성으로 범죄 무대를 이미 옮겨버린 뒤였다. 이미 구이저우성으로 범죄 무대를 옮겼다는 첩보를 입수한 난핑 공안당국은 곧바로 구이저우성에 TF팀을 급파,구이저우성 공안당국과 공동 범인 색출에 나섰다.이 덕분에 난핑 공안당국은 천의 덜미를 잡았다. 푸젠성 난핑시 옌핑구 법원은 천웨이타이에게 여성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폭력과 협박을 통해 성폭행을 자행한 혐의로 강간죄,불법으로 남의 물건을 점유한 죄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현장 행정] 마포구 용강동사무소 ‘멘토링 프로그램’

    [현장 행정] 마포구 용강동사무소 ‘멘토링 프로그램’

    “자, 이 지도를 보고 한강아파트를 가는 방법을 설명해볼까.” 학생이 더듬더듬 영어로 답한다.“음….Go straight along this way and turn left at the second corner….” 한쪽에서는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학생이 책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고 고민 중이다. “소금물의 농도는 소금의 양을 물의 양으로 나눈 것이니까, 농도를 12%로 높이려면….” 지난 2일 마포구 용강동사무소.2층 곳곳에서 소곤소곤 소리가 들린다.16명의 학생들이 둘씩 짝을 지어 뭔가를 끄적이거나 중얼중얼 외우고 있다. 사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학원이나 개인과외 부럽지 않은 교육을 하겠다는 홍익대 영어·수학교육과 학생들과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중·고등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는 멘토링 현장이다. ●철저한 개인 과외로 성적 쑥!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이면 용강동사무소는 오후 9시까지 불을 환하게 밝힌다. 대학생과 중·고등학생이 1대1로 짝을 이뤄 영어·수학 교습을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홍익대 영어·수학교육과 동아리 학생들이 멘토(조언자)로, 지역내 20개 중·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11명의 학생이 멘티(조언을 받는 사람)가 되어 지난 4월6일부터 1대1 교습을 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진정한 멘토의 의미를 살려 수업을 하지 않는 날에도 아이들에게 안부 문자나 격려 전화를 걸어 교감을 쌓아나갔다. 서먹해하던 아이들이 점차 마음을 열었다. 한시간 먼저 와 공부를 하고, 눈병이 걸려도 수업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지난 중간고사에서 아이들의 성적이 평균 20점 가까이 올랐다. 성적에는 별로 관심없던 아이도 “이번에는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하다.”면서 기말고사를 벼르고 있다. “마음에 드는 언니한테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섭섭하다.”면서 뾰로통하던 송찬송(18·서울여고 3)양은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투지’를 다졌다. 교재에 설명을 가득 적어놓은 장명원(16·서울디자인고 1)양은 “영어성적이 부쩍 올라 기분 좋다.”면서 활짝 웃어보였다. 멘토들도 열심이다. 영어교육과 동아리 회장인 조연항(21)씨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면서 우리도 실습경력을 쌓고 있는 셈”이라면서 “여름방학에는 2시간씩 수업을 늘리고, 지친 아이들에게 활력을 주는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모두가 동참하는 멘토링 멘토링 프로그램은 지난 3월 홍익대 영어교육과 학생들이 용강동사무소에 제안을 해 이루어졌다.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역내 20개 중·고등학교에서 추천을 받았다. 총30명 중 성적보다는 의지를 따져 11명을 선발했다. 실력에 맞출 수 있도록 철저한 1대 1 교습이 원칙이다. 학습 수준이나 방식은 가르치는 대학생의 몫이다. 세 차례 결석을 하면 면담을 해 계속 할지를 묻기도 한다. 다른 아이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면담을 받은 아이는 있지만, 빠진 아이는 없다. 매월 말에는 학생별로 학습 진도 테스트를 통해 꾸준히 성적을 관리한다. 지역사회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구청 가정복지과는 교재를 제공했고, 한국마사회 마포지점은 특별교재를 구입하는 데 협조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매월 15만원의 야식비를 냈다. 훈장을 자처하는 유병홍 용강동장은 “성적을 높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 주고 싶다.”면서 “이 멘토링을 계기로 동사무소가 학습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50% 내신안’ 사실상 철회] 학교·학부모 “언제 또 바뀔지 불안”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내신 실질반영비율 단계적 확대’ 합의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고교 교사와 학부모, 수험생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여전히 불안해했다. 반면 정부와 대학들은 진일보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 삼성고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류재혁(46) 교사는 “교육부가 준비 없이 밀어붙이다가 스스로 물러난 꼴”이라면서 “지금껏 실질반영률이라는 계산법이 없었는데 갑자기 들이대니 대학이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계적으로 내신반영률을 올린다는 것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결국 몇 년 뒤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 정도로는 혼란을 진정시키지 못하며 정확하게 수치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혜화여고 3학년 담임인 박기호(48) 교사도 “워낙 자주 바뀌기 때문에 추상적인 합의안에 동요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도 동요하지 말고 수능은 수능대로 내신은 내신대로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친다. 또 언제 바뀔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동덕여고의 한 교사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표현은 안 하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면서 “학년 초 발표한 요강에 따라 준비를 해왔는데 갑자기 흔들려 당황스럽고 어느 쪽이든 하루빨리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원장은 “실질반영비율을 줄이겠다는 원칙은 환영한다. 대학의 자율 선발권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구현옥(49)씨는 “수험생들은 내신을 중심으로 공부해 왔는데 대학에서 반발하고 정책을 바꾸려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만 줄 뿐”이라면서 “타협이 이뤄졌다지만 신뢰가 안 간다. 기존 교육부 방침을 대학에서 따르는 것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18·구미 금오여고 3)양은 “우리 때부터 내신이 중시된다고 해서 고입 때부터 학교를 낮춰 갔고, 내신 중심으로 공부를 했다.”면서 “결국 대학의 요구대로 수능반영 비율이 늘어난다는 소린데, 정말 화가 난다. 이제 와서 어떻게 할지 갑갑할 뿐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부는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교육부와 대학이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됐고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다. 교육부는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교육부가 원칙을 버리고 대학에 항복한 것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학 입학처장들도 대체로 환영의 뜻을 보이며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합의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 이번 입시 갈등이 풀릴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임일영 이경주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길섶에서] 장마와 빈대떡/이목희 논설위원

    장마철을 맞아 “소주·막걸리에 빈대떡이 먹고 싶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한 TV프로에서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음향전문가를 찾아가 빗소리와 빈대떡 부치는 소리의 파장을 비교해봤다. 아주 흡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때문에 빗소리를 들으면 빈대떡이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떠오른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모아 비와 빈대떡의 함수관계를 분석한 신문기사가 있었다. 저기압이 강해지면 공기의 울림이 적어 음식의 향기가 날아가지 않아 식욕이 증진된다고 했다. 사람 기분을 좋게 하는 영양소를 가진 밀가루와 헛헛함을 달래주는 기름을 본능적으로 찾게된다는 해석도 있었다. 재미있으면서도 “글쎄?”라는 의문이 든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비가 줄기차게 올 때 드는 생각의 첫번째가 “또 비야?”라는 짜증이었다고 한다. 비가 와 농사일을 쉬거나 용돈이 없으면 집에서 오순도순 부침개를 부쳐먹던 습성이 정답 아닐까. 따뜻한 전통에 과학의 잣대를 들이대 빈대떡의 낭만을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본인 유학생 사가와 준코가 ‘학점을 빌미로 대학 강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충격적인 발언은 우리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 사회에 일상화된 성희롱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누구나 ‘성희롱’이라는 말에는 분노하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정작 현실은 다르다. 피해자는 소문이 날까 쉬쉬하고 가해자는 당당하게 무용담을 늘어놓는 뒤틀린 현실은 우리네 직장과 학교 등에서 일상화된 지 오래다. 성희롱을 당했던 끔찍했던 경험담과 함께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등 성희롱과 관련된 남성·여성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 봤다. ●주관적인 성희롱 잣대 ‘대략난감’ 지난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취업 재수생 소모(34)씨는 전 직장에서의 기억에 몸서리가 쳤다. 부서 회식에서,‘킹카’라 불리던 회사 동기가 한 동료 여직원에게 지난해 인기를 모은 한 노래 제목을 인용하며 “가슴이 예뻐야 여자죠.”라고 말하자 “당근이죠.”라며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소씨가 분위기를 맞춘다며 “엉덩이까지 예쁘면 금상첨화 아닌가?”라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소씨는 “당시 그 여직원이 저를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며 난리였죠. 그 친구가 다른 동료 직원을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한 말에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 모멸감을 느꼈어요.”라면서 “그 여직원이 ‘넌 못 생기고 매력도 없으니까 나한테 성적인 농담 따윈 꺼내지도 마라.’라며 비웃는 것 같았거든요.”라고 말했다. 간접적이긴 해도 그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같다는 것이 소씨의 주장이다.“‘장동건이 뚫어져라 쳐다보면 ‘생유(고맙다는 뜻)’고 내가 쳐다보면 ‘소송’하겠다.’는 말인데…. 어떨 때 보면 여자들은 ‘주관’이라는 잣대를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들이대는 것 같아요.” 대학원생 최모(27)씨는 남자들의 성격을 걸고 넘어지는 일부 여자들을 볼 때마다 성희롱을 당한다는 느낌이 든다고.‘남자가 난쟁이 똥자루만 해가지고, 밴댕이 소갈딱지까지’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남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끊임없이 주입하려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에서 여대생이 졸업 작품으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꿇고 자위 행위를 하는 조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됐었다죠. 만약 남학생이 여성이 자위하는 조각상을 만들었다면 여자들이 가만 있었을까요.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성희롱일 텐데요.” ●남자들도 성희롱에 분노한다 오는 8월 미국 유학을 떠나는 문모(30)씨는 아직도 떠오르는 ‘아찔한(?)’ 기억이 있다.2002년 제대를 한 뒤 놀이공원에서 허드렛일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30대 초반 여성 두 명과 한 조가 됐는데 이미 결혼한 ‘아줌마’들이라 문씨는 누나처럼 따랐다. 이들도 “꼭 친동생 같다.”며 문씨를 살갑게 대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누나’들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한 아줌마가 가끔씩 “허벅지가 진짜 굵은 걸 보니 힘 정말 잘 쓰겠네.”라며 문씨의 허벅지를 손으로 움켜쥐면 다른 아줌마 역시 “그래? 나도 한번 만져 보자, 진짜 살결이 영계 같아 좋네.”라며 맞장구를 치곤 했다. 고민 끝에 문씨는 상사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야, 그 미시 언니들 예쁘기로 소문났는데 고맙다고 해야 되는 거 아냐? 그 언니들한테 내 것도 굵다고 전해 드려.”라는 상사의 어이없는 답변에 결국 ‘GG(젊은이들 사이에 ‘항복하겠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게임용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들은 원래 남동생 허벅지를 막 만지기도 하고 그러나요. 그때는 제가 어려서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성희롱이 꼭 여자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어떤 남자들은 ‘남자가 여자한테 성희롱·성추행당했다.´고 하면 되레 부러워하던데 이런 안이한 태도가 남성을 피해자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봐요.” 얼마 전 결혼한 회사원 한모(32)씨는 직장에서 들려오는 ‘새신랑’이라는 호칭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이제 결혼했으니 알 건 알아야 한다.”며 몇몇 여자 상사들이 한씨에게 들려주는 노골적인 성담론(?)이 무척 귀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눈썹이 진한 게 밤에 일 잘하겠어.”라거나 “와이프를 위해 틈틈이 운동하고 마늘을 많이 먹으라.”는 얘기는 재미삼아 들어줄 만하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아내를 만족시키는 노하우’나 ‘밤에 차로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 같은 것까지 미주알고주알 설명할 때는 민망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라고. “아마 저도 결혼을 했으니 이른바 ‘한팀’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남자들한테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얘기를 나이 차가 많다고는 해도 여자들에게까지 들어야 하나요? 한국 사회가 직장 상사에게 싫은 내색 하기 쉽지 않다는 걸 잘 알텐데 알아서 자제해 주면 좋겠어요.” 회계사 박모(29)씨는 지난해 출근길에 실제 ‘성추행’을 당했다. 승객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2호선에서 박씨 바로 앞에 서 있던 여자가 자신의 팔에 가슴을 밀착시켰던 것. 흠칫 놀란 박씨가 혹시나 오해를 살까봐 재빨리 손을 치우려 했지만 오히려 여자가 몸을 더욱 심하게 밀착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고. 결국 승객으로 가득 찬 지하철 안에서 박씨는 천장만 바라보며 상황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하도 화가 나서 인터넷에서 법조문을 찾아보았는데 성폭행의 경우 남자는 아예 대상이 안 되더군요. 여자는 남자를 강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성범죄와 관련해선 때로는 남자가 역차별받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직장 그만두게 만드는 성희롱의 악몽 남자 동료들이 많은 회사에 다니는 6년차 김모(30·여)씨에게 성희롱은 일상이다. 회식 자리이나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듯하면서 손을 잡거나 은근슬쩍 어깨에 손을 얹는 ‘스킨십형’은 보통이고 허리에 팔을 쓰윽 감는 ‘노골적인 성희롱형’ 상사도 적지 않다. 김씨가 발끈하기라도 하면 상사들은 ‘뭘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받아넘긴다. 언어 폭력도 견뎌야 한다. 지난달 부서 회식에서는 40대 중반의 상사가 빨간 블라우스를 입은 김씨를 보더니 “여자가 빨간 옷을 입는 것은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볼 때 ‘(잠자리를) 하고 싶다.’는 의미라던데….”라며 농을 걸어왔다. 화기애애하던 회식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김씨는 “그런 건 아니고 아침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 전환할 겸 입었어요.”라고 받아넘겼다. 하지만 찜찜하고 분한 마음은 가슴 한켠에 고스란히 남았다. 김씨는 “사회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부분들도 이제는 웃어 넘기는 경우가 많아졌어요.”라면서 “물론 정도가 심할 땐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죠. 아니면 좋아서 가만히 있는다고 생각하는 정신 못 차리는 남자들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회사원 송모(30·여)씨는 첫 직장에서 있었던 끔찍(?)했던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모 은행의 지점에서 일하던 송씨는 어느날 회식을 마친 뒤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탔다. 마침 비슷한 방향에 사는 지점장이 “걱정되니 집까지 바래다주겠다.”며 택시에 동승했다. 지점장은 송씨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지만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현관문에 들어가는 걸 봐야 마음이 놓인다.”면서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탄 지점장은 갑자기 송씨에게 키스를 하려 했다. 송씨가 두 팔로 밀쳐내면서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따지자 지점장은 능글맞게 “네가 너무 예뻐서….”라고 말했다. 송씨가 “지점장님 딸이 이런 일 겪는다고 생각해 보세요.”라며 화를 내자 지점장은 “난 딸 없으니까 괜찮아.”라며 뻔뻔하게 나왔다. 마침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이 타서 위기를 넘겼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러내린다. 은행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지점장과 마주칠 때마다 소름이 끼쳤던 송씨는 결국 석 달 만에 힘들게 들어간 은행을 그만두고 직장을 옮겼다. ●‘준코형’ 성희롱도 대학가에 만연 대학생 박모(25·여)씨는 대학 강사가 학생을 노린 이른바 ‘준코형’ 성희롱에 시달렸다.2005년 ‘영국민중생활사‘란 과목을 듣다가 자신의 귀를 의심할 만한 내용을 듣곤 했다. 40대 중반의 강사는 틈나는 대로 “여러분도 다 성경험이 있겠지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한국 여자들은 마늘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잠자리) 힘이 좋다.”는 등 수업과 전혀 관계없는 음담패설을 하곤 했다. 한 여학생이 강사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지 않자 “네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까 남자 친구가 없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고. 당시 수업을 듣던 10여명의 여학생들뿐 아니라 일부 남학생도 “여기가 미국도 아닌데 강사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수군거리기 일쑤였다. “대학 강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준코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어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학생에게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자격미달의 강사가 아직도 학생들에게 그런 이야기로 수업을 진행해 여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거라고 생각하니 아찔해요.” 현재 전업 과외교사로 활동중인 조모(30·여)씨는 학생들의 성희롱도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중·고교 남학생은 물론 초등생들까지도 자신을 ‘여자’로 보고 성적인 발언을 내뱉어 당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그룹과외 도중 한 학생이 “선생님 첫 경험 얘기해 주세요.”라고 말을 던지면 나머지 학생들이 박장대소하며 수업 ‘판’을 깨거나 쉬는 시간에 자기들끼리 조씨의 몸매 이야기로 열을 올리는 일도 있다고. “학생들이 나를 성적인 대상으로 여긴다고 느껴질 때가 당황스럽죠. 특히 제가 못 듣는 줄 알고 자기들끼리 성적 농담을 하면 부끄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직장생활 10년차인 최모(36·여)씨는 우리 사회가 ‘성희롱 왕국´ 아니냐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편다. 섹시바 등 길거리만 나가도 여성을 상품화하는 업소가 즐비하고 ‘베트남 처녀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같은 현수막에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여자로 살면서 한두 번 성희롱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여자들이 직장에서 뭔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만 하면 곧 ‘그 여자 성적으로 문란하다더라.’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기도 해요. 얼마 전 직장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았는데,‘서로 사랑하세요.’라는 어처구니없는 강사의 결론으로 끝을 맺었어요. 전문가·일반인 모두 진일보한 성 인식이 필요하다고 봐요.”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에이 재수없네” 성폭행녀 마주쳐 잡힌 中사내

    “에이,재수 더럽게 없네.며칠만 더 잠수하고 있었어도 붙잡히지 않았을 텐데….” 중국 대륙에 한 30대 남성이 물건을 훔치려고 들어갔다가 자고 있는 여성을 보는 순간 사악한 마음이 생겨 성폭행으나 이튿날 길거리서 마주치는 바람에 덜미를 잡혀 주변 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판위구에 살고 있는 한 30대 남성은 저녁때 물건을 후무리기 위해 가정집에 들어갔다가 자고 있는 여성의 고혹적인 모습에 반해 성폭행하는 데는 성공했으나,그 이튿날 성폭행 피해 여성과 길거리서 마주치는 바람에 붙잡혔다고 신식일보(信息日報)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건의 장본인은 후난(湖南)성 헝양(衡陽)시 출신의 천(陳·30)모.지난 2006년 11월18일 오후 6시쯤,천은 남의 물건을 훔치기 위해 한 한골의 가정집에 몰래 들어갔다. 집에 들어간 후무릴 물건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천은 거실 소파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주인 리(李)모씨를 본 순간은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해사한 외모의 리씨가 잠 자는 모습이 너무나 어여쁜 탓에 도둑질할 생각마저 잃고 한참을 쳐다보기만 했다. 물실호기(勿失好機·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그는 그녀가 자고 있는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가지고 있던 칼로 들이대며 욱대겼다.“꼼짝마라.내 말을 듣지 않으면 뱃구레에 맞창이 나는 것은 물론,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잠자다 잠을 깬 리씨는 너무 겁이 난 나머지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자신의 욕심을 채운 천은 곧바로 도망쳐 나온 까닭에 ‘완벽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사건 다음날인 19일 저녁때쯤 전날의 ‘기분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레이양시 중심가서 어깨를 활짝 펴고 걸었다.하지만 이게 웬일인가.원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맞닥뜨린 것이다. 반면 성폭행당한 아픔을 달래기 위해 바람을 쐬러 거리에 나온 리씨는 한 게임방에 ‘늠름하게’ 서있는 남자를 얼핏 봤다.그런데 그 남자는 어디서 많이 본 듯 익숙한 얼굴이었는데 누군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한참을 생각해 보니 어제 자신을 성폭행한 바록 그 남자가 분명했다. 이에 조용히 그곳을 벗어나 공안(경찰)당국에 신고하는 한편 큰 소리로 “성폭행범 잡아라.”라고 소리쳐 주변에 몰려든 군중들이 합세해 도망치는 천을 붙잡았다. 천은 그러나 공안 당국에서 당일 리씨를 성폭행한 일이 없는 것은 물론 사건 현장에도 가지 않았다고 완강히 버텼다.이에 공안당국은 DNA검사를 했고 그결과 그가 성폭행한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판위구 인민법원은 천에게 강간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에이 재수없네” 성폭행녀 마주쳐 잡힌 사내

    “에이,재수 더럽게 없네.며칠만 더 잠수하고 있었어도 붙잡히지 않았을 텐데….” 중국 대륙에 한 30대 남성이 물건을 훔치려고 들어갔다가 자고 있는 여성을 보는 순간 사악한 마음이 생겨 성폭행으나 이튿날 길거리서 마주치는 바람에 덜미를 잡혀 주변 사람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판위구에 살고 있는 한 30대 남성은 저녁때 물건을 후무리기 위해 가정집에 들어갔다가 자고 있는 여성의 고혹적인 모습에 반해 성폭행하는 데는 성공했으나,그 이튿날 성폭행 피해 여성과 길거리서 마주치는 바람에 붙잡혔다고 신식일보(信息日報)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사건의 장본인은 후난(湖南)성 헝양(衡陽)시 출신의 천(陳·30)모.지난 2006년 11월18일 오후 6시쯤,천은 남의 물건을 훔치기 위해 한 한골의 가정집에 몰래 들어갔다. 집에 들어간 후무릴 물건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천은 거실 소파 위에서 잠을 자고 있는 주인 리(李)모씨를 본 순간은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해사한 외모의 리씨가 잠 자는 모습이 너무나 어여쁜 탓에 도둑질할 생각마저 잃고 한참을 쳐다보기만 했다. 물실호기(勿失好機·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그는 그녀가 자고 있는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가지고 있던 칼로 들이대며 욱대겼다.“꼼짝마라.내 말을 듣지 않으면 뱃구레에 맞창이 나는 것은 물론,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잠자다 잠을 깬 리씨는 너무 겁이 난 나머지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자신의 욕심을 채운 천은 곧바로 도망쳐 나온 까닭에 ‘완벽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사건 다음날인 19일 저녁때쯤 전날의 ‘기분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레이양시 중심가서 어깨를 활짝 펴고 걸었다.하지만 이게 웬일인가.원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맞닥뜨린 것이다. 반면 성폭행당한 아픔을 달래기 위해 바람을 쐬러 거리에 나온 리씨는 한 게임방에 ‘늠름하게’ 서있는 남자를 얼핏 봤다.그런데 그 남자는 어디서 많이 본 듯 익숙한 얼굴이었는데 누군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한참을 생각해 보니 어제 자신을 성폭행한 바록 그 남자가 분명했다. 이에 조용히 그곳을 벗어나 공안(경찰)당국에 신고하는 한편 큰 소리로 “성폭행범 잡아라.”라고 소리쳐 주변에 몰려든 군중들이 합세해 도망치는 천을 붙잡았다. 천은 그러나 공안 당국에서 당일 리씨를 성폭행한 일이 없는 것은 물론 사건 현장에도 가지 않았다고 완강히 버텼다.이에 공안당국은 DNA검사를 했고 그결과 그가 성폭행한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판위구 인민법원은 천에게 강간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교육부, 내신정책 경직성 버려라

    전국입학처장협의회 회장단이 올해 입시에서 내신 실질반영 비율을 50%까지 높이라는 교육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그제 ‘회장단 의견’이라는 건의문에서 “정부는 실질반영 비율을 확대함에 있어 각 대학의 입장차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밝혔다. 서울·경인 지역 입학처장협의회 회장단도 비슷한 건의를 그 전날 냈다. 이들의 요구는 간단명료하다. 교육부가 내신 지침을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강요하지 말라는 것이다.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에서 시작된 내신 가이드라인 거부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결과다. 각 대학 입학처장의 생각은 어디건 크게 다르지 않다. 내신이나 수능·논술 등의 다양한 전형을 활용해 학교 특성에 맞춘 자율적 선발방식을 택하겠다는 의미다. 수시는 내신을 중시하고 정시는 수능을 중시하는 방식을 비롯해 대학마다 다른 전형 방법이 있으니 그것을 인정해 달라는 아주 단순한 요구일 뿐이다. 교육부의 경직된 ‘50% 가이드라인’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생들에게 혼란만 안겨준다는 게 대다수 학교의 고민이다. 그래서 주요 사립대가 논란이 된 내신 3∼4등급까지의 만점처리 방안을 검토 대상에서 제외할 뜻을 비추고, 서울대도 1∼2등급 만점처리를 내년도 입시부터 바꾸겠다고까지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내신 갈등은 이쯤에서 접어야 한다. 대학들의 흔들리는 입시안과 이로 인해 빚어진 학생·일선고교의 혼란은 모두 제재라는 칼을 쥔 교육부의 내신 가이드라인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가 필요하지만 내신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하고도 지고지선의 수단인 양 들이대는 것은 교육정책 부재를 자인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더이상 교육현장의 ‘내신 피로’가 커지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야 한다.
  • [여성&남성] “고달픈 직장생활 성별 바꾸고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은 자신의 성별과 다른 성별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순간만은 남자였다면, 혹은 여자였다면 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반대의 성이 갖고 있는 ‘이점’ 때문일 것이다. 어떤 때는 묘한 라이벌이 되기도 하고, 다른 때는 협력을 통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하는 남과 여. 직장인들에게 ‘이럴 때 직장에서 내 성별이 바뀌었으면…”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솔직한 고백을 들어봤다. ●“눈치 안 보는 생리 휴가를 쓰고 싶다.” 여직원이 대부분인 화장품회사에 다니는 김모(30)씨는 여자가 되고 싶은(?) 경우가 셀 수 없이 많다. 무엇보다 여직원들이 한달에 한번 생리 휴가를 쓸 때 그렇다. 김씨는 “아무 눈치 안 보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휴가는 생리 휴가뿐”이라면서 “생리 휴가를 간 직원 일까지 내게 몰릴 때에는 정말 나도 여자였으면 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 팀별로 진행하는 일을 할 때, 여직원들이 가사일이나 집안 행사 등을 이유로 야근에서 빠지면 화가 날 때도 많다. 김씨는 “과도한 업무에 허우적거리다 보면 남자에게 강요하는 책임감이 너무 무거워 여자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남자 상사들이 자신에게는 상소리를 섞어서 화를 내면서 여직원에게는 조용조용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여자의 위대함’을 느끼기까지 했다. 나중에 사석에서 그 상사에게 남녀를 차별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여직원에게는 ‘젠틀’하게 보이고 싶다.”는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다고. ●“회식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여자동료 부러워.” 김씨는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여전무죄 남전유죄(여자는 전부 무죄고, 남자는 전부 유죄다)’라고 느낄 때가 정말 많다.”고 힘없이 말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유모(31)씨는 회식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여자 동료를 볼 때 가장 부럽다고 한다. 그는 “학원의 특성상 회식은 밤 12시 이후에 시작해 아침 6∼7시에 끝난다.”면서 “여자 동료들이 새벽 3시쯤에 너무 늦었다며 일어나면 너무 피곤한 마음에 나도 여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것처럼 떠들던 학생들이 미모의 영어 선생님 수업에선 고분고분해질 땐 여자로 변신해버리고 싶을 정도다.”면서 “여학생들은 편하다고 여선생님을 원하고 남학생들은 예쁘다고 여선생님을 좋아하니 진퇴양난”이라고 전했다. 신문사 기자인 김모(28)씨는 수습기자 시절에 깐깐한 남자 취재원을 만나면서 ‘차라리 여자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만나본 남자 취재원들은 남자인 자신은 귀찮아하면서도 여기자에게는 편안하게 이야기하면서 정보를 잘 주곤 했다는 것.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여기자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화를 내지만, 나는 분명히 그렇게 느꼈다.”며 “한번은 사건이 있는데 왜 안 오냐며 오히려 취재원이 찾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건 취재차 출장을 가서 숙소를 줄 때 여기자는 1인 1실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너무 피곤한 몸으로 비좁은 방에 끼여 잘 땐 여자가 되어 넓은 방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고 고백했다. ●“여자로 태어나 여름에 반바지 입고 출근하고 싶다.” 건설회사 인사부에 다녔던 윤모(31)씨는 여직원들이 편하게 옷을 입고 다닐 때 가장 부럽다고 했다. 자신은 한여름에도 목을 꽉 죄는 넥타이를 매야 하는데 여자들은 시원한 치마에 심지어는 슬리퍼까지 신고 다닌다는 것. 윤씨는 “내 목에서 땀띠가 날 때, 여직원들의 시원한 목에는 목걸이만 빛난다.”면서 “다음 생애는 꼭 여자로 태어나 여름에 반바지와 샌들을 신고 회사에 나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일부 여직원들은 조용한 회사에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까지 내는 자유(?)를 누린다.”면서 자신은 예전에 “남성 샌들을 신고 회사에 나갔을 때 상관이 ‘당장 샌들 뚫린 부분 다 메워오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회사에 다니는 이모(31)씨는 여직원들이 군대 같은 위계질서를 파괴할 때 그도 ‘여자로 태어날 걸’하는 생각을 했다. 이씨는 “자신은 상사가 이야기하면 우선 ‘예’하고 대답하고 뒤에서 ‘이건 아닌데’하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한 마디도 못한다.”면서 “여직원들이 상사의 말에 반대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땐 통쾌하면서도 그들이 부러워지면서 내 자신이 안쓰럽다.”고 답했다. 그는 “그 외에도 남자들은 음식을 시키는 것까지도 상사의 눈치를 보는데 여직원들은 약속이 있다며 상사의 식사 제안 자체를 거부할 때는 스스로 너무 작아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1)씨는 ‘눈물’이라는 무기(?)를 볼 때마다 ‘여자로 태어나지 못한 게 한’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이씨와 라이벌 관계인 동기 A씨는 한마디로 능력 있는 여직원이다. 그러던 어느날 A씨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큰 실수를 했고, 미안하기는 하지만 이제 그에게 기회가 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A씨는 상관 앞에서 갑자기 눈물을 흘렸고, 그것을 본 상관은 용기를 내라며 A씨의 실수를 덮어 주었다. 그는 “내가 울었더라면 금새 프로젝트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을 것”이라면서 “여자는 최후의 믿을 만한 보루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철없는 남자들 제대로 혼내주고 싶어” 웨딩컨설턴트 김모(27)씨는 한 달에 한 두번 남자가 되고 싶은 ‘그날’이 온다. 결혼을 앞둔 커플들을 상담하다 ‘어처구니 없는’ 남자들을 마주치기 때문이다. 컨설팅 비용을 깎아볼 요량으로 무조건 시비를 걸거나 배 나오고 다리 짧은 본인 ‘디자인’은 생각지 않고 “의상 디자이너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되냐?”며 호통치는 남성들은 애교로 봐줄 만하다. 철도 들기 전에 결혼하는 탓인지 “결혼정장을 꼭 미키마우스 연미복으로 만들어달라.”고 떼쓰는 20대 초반 ‘어린이’나 “지금 결혼할 사람과 헤어질테니 나와 만나지 않겠냐?”며 몰래 김씨에게 전화하는 ‘선수’들을 만날 때는 정말 ‘난감’하다고. “왜 꼭 ‘최홍만’ 같은 남자가 되려 하냐고요? 철없는 남자들 한 번 신나게 때려주고 싶어서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그런 놈들은 맞아야 정신 차린다니까요.” 이동통신회사에 다니는 최모(30)씨는 지금껏 타고난 외모로 여러 남자를 울리며 살아왔던 탓에 남자를 우습게 생각했다. 하지만 2005년 결혼 뒤부터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한국에서 여자가 직장을 다니며 아이까지 키운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지만 사업가인 남편은 ‘업무’를 핑계로 도와주는 시늉조차 안 하고 있다. 주말에도 밤늦게까지 바이어를 만난다며 술자리로 향하는 때가 많아 사실상 집안일에 손을 놓은 상태다. 며칠 전에는 군대 동기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100만원짜리 영수증을 가지고 들어와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도 남자가 되어서 ‘업무’를 핑계삼아 집안일에서 완전히 손 놓고 가끔씩 100만원씩 화끈하게 ‘질러’보고 싶어요. 남편이 꼭 지금 내 역할을 맡아 직장과 가사일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끔찍한지 느껴야 해요.” ●“여자라서 불리한 것들이 너무 많아” 컨설팅 회사에 다니는 박모(29)씨는 대학시절 연예계 관계자들로부터 수차례 ‘러브콜’을 받았을 만큼 훌륭한 외모를 지녔지만 운전 중 내뱉는 여러 표현들은 그의 ‘남성호르몬 과다분비’현상을 잘 설명해준다. 언젠가 꼭 정계에 진출하겠다는 박씨는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남성들과 아예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서운할 때가 많아 ‘남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가령 상사가 남자 동료들에 비해 덜 어려운 작업만 할당해 주거나 같은 실수에도 남자 직원에 비해 덜 혼낸다고 느낄 때 ‘배려’라기보다는 ‘역차별’같다는 생각이 들어 서운하다는 게 박씨의 생각이다. 밤새 술을 마시고 부스스한 머리로 출근한 남자 직원에게 “업무상 접대 받느라 힘들었겠다.”며 걱정해주는 반면, 똑같은 상황에서 출근한 박씨에게는 되레 “새 남자 생겼나보다.”며 수근대는 소리만 들려와 무안했다고.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과정을 수료 중인 강모(30)씨는 과도한 병원 업무에 시달리다 최근 아이를 유산했다. 물론 병원에는 임신한 사실조차도 알리지 못했다. 살인적 업무 스케줄에 시달려야 하는 인턴 실습생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달가워할 교수가 많지 않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유산 뒤 강씨가 한 일은 그저 집에 돌아와 남편과 함께 눈물짓는 일이 전부였다고. “주변 친구들이 ‘만약 미국이었으면 당장 병원을 상대로 소송해 거액의 배상금을 받았을 것’이라며 분개하지만 저한테는 그런 말이 하나도 위안이 안 돼요. 그런다고 현실이 바뀌나요? 한국에는 여자에게 너무 불리한 것들이 많아요. 그저 ‘차라리 이럴 때는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허망한 생각으로 속상함을 달랠 수밖에요.” ●“나도 남자들과 ‘2차’가고 싶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골드미스’ 김모(35)씨는 조금 색다른 이유로 남자가 되고 싶을 때가 있다. 남자들만 공유하는 행동들을 보면서 가끔씩 소외감을 느껴서다. 이를테면 쉬는 시간 남자들끼리만 몰려나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온다거나 저녁 퇴근길에 개고기를 먹으러 나갈 때 등이다. 물론 ‘같이 가자.’고 말해도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아예 묻지도 않고 자기들끼리만 움직이는 것을 보면 자신이 아직도 동료들과 완벽하게 ‘한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서운한 게 사실이라고. “직장생활 초기에는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들을 보내고 남자끼리만 ‘2차’에 가려는 것도 서운했어요. 지금이야 그 이유를 대강 짐작은 하지만 그래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자 동료들과 늘 넘지 못할 ‘선’ 같은 게 존재한다고 느껴지면 차라리 나도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섹스 걱정하는 섹스업자들

    섹스 걱정하는 섹스업자들

    춘화도가 판을 치고「섹스」에 관한 갖가지 인쇄물이 범람한다. 매춘부가 득실거리고「섹스」 영화가 흥미를 돋우며 오가는 행인의 발걸음을 유혹한다. 어디가나「스트립·쇼」요, 음탕한 요지경이 즐비하다. 이 모든 것이 부족하다면 출연한 배우들이 벌이는 실제의「섹스」장면을 구경할 수도 있다. 세계 최대의 도시「뉴요크」의 일면이다. 세계적 적선 지대로 각종「에로」물 범람 42번가. 이곳은 한때 미국 연극 음악의 중심을 이루었던 문화의 거리였지만 지금은 음탕하고 선정적인「섹스」장사의 소굴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지금 이곳엔 유명한 미국의 연극연출가「지그필드」의 연극도,「거슈윈」의 음악도,「프레드·애스테어」의 노래도 없다. 미국의 매춘과 변태성「섹스」각종「에로」물의 중심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추악하게 생긴 암소지만 젖이 풍부하다』- 누군가 부동산「브로커」가 이 지역을 두고한 말이다. 정화되어야할 사회적 적선 지대이면서도 좀처럼 정화시키기 힘드는 이곳의 생리를 풍자한 말이다. 거리는 24시간 쉴새없이 살아움직인다. 24시간을 쉴새없이 살아 움직이는 거리 영화관은 단지 4시간을 쉴 뿐이고 거리의 음식점은 문을 닫는일이 없다.「타임즈」 광장 주변엔 세계적 구미에 맞추는 각종 값싼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화려한「네온·사인」불빛에 진열된 갖가지 상품들은 어수룩한 손님, 관광객들의 손을 기다리고「레코드」점에선 쉴새없이 광란의 음악을 거리로 쏟아낸다. 창녀며 주정뱅이 거지 소매치기들이 어슬렁거린다.「뉴요크」에서 가장 노련한 경찰관들의 순찰이 쉴새없이 오간다. 득실거리는 매춘부「섹스」영화 번창하고 이곳을 번창하게 하는 최대의 물주는 3「달러」이상으로 팔리는 노골적인「섹스」사진을 수록한 20~30「페이지」짜리「에로」잡지. 그보다는 훨씬 비싼「핍·쇼」(도색물 구경거리), 훌렁 훌렁 벗어 제치는「스트립·쇼」 전문「클럽」과 소위「성인 영화」라고 하는「섹스」영화 등이다. 매춘부 손가방을 든「샐러리맨」관광객 등의 단골이 붐비며 이 거리는「뉴요크」에서도 가장 비싼 부동산(땅·건물)에 대한 사용료를 부담하고도 남을만큼 강한「섹스·붐」을 탄다. 대부분의 고객은 남자들이며 근무시간이 끝나고 퇴근의「러시·아워」가 시작되면 손님은 쏟아져 들어오고 밤이 되면 흥청대기 시작한다. 인쇄된「섹스」물과 함께 번창하고 있는 것은 각종「섹스」의 실연이다. 「섹스」극을 실연하는 외설 스타도 등장해 유서깊은 극장가였던 이곳의 새로운「스타」로 등장한 것은「버니」와 「클로드」라는 이름의 젊은 한쌍. 「버니」는 19살,「클로드」는 23살. 2개의「클럽」에서 각각 하루 8회씩「쇼」를 한다. 그들이 엮어내는「쇼」의 내용은 언제나「아파트」에 돌아온 직업여성이 도둑에게「섹스」를 강요당하는 내용. 복면을 한 도둑은 그녀에게 권총을 들이대고 옷을 벗으라고 위협하며 벗은 몸으로 춤을 추게하고 마침내는 그에게 사랑을 바치도록하는 일종의 변태적인「섹스」도둑극이다. 그래도 현재의 규제법을 얼마간 지켜 실제로 성관계를 갖는 것까지는 연출하지 않지만 그대신 성관계 과정을 묘사하는 신음소리와「모션」은 취한다. 『우리는 이것이 현대 풍자극의 전통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클로드」의 말이다. 「브로드웨이」가 가지를 뻗고 새끼를 쳐나가듯 42번가도 번식을 하고있다. 24번가「클럽 ·오기」는 어떤 면에서는 42번가의「섹스·무드」를 앞지르고 있다. 성교를 포함하는 실연의「섹스·쇼」를 보여준다. 이곳은 생긴지 14주 간만에 14번이나 경찰의 단속을 받아 문을 닫았었다. 4가지의「섹스」극을 공연하는데 경찰의 제재가 있으면 문제가 된, 지나치게 노골적인 것 한편만 잠정적으로 중지시키고는 재빨리 다시 문을 연다. 현행 미국법의 맹점을 최대로 이용하고 있다. 도색물에 관한 대통령직속위원회의 건의대로 성인들에 관한 도색물규제를 완전히 철폐한다면 42번가의 면모는 급격히 달라질지도 모른다. 현재 이곳의「섹스」장사꾼들은 그렇게 된다면 각종「섹스」인쇄물이나「쇼」등의 값이 싸질 것이고 또 신비감이라든가 외설물을 읽고 본다는「드릴」감이 없어져 지금처럼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珍> [선데이서울 70년 10월 25일호 제3권 43호 통권 제 108호]
  • 靑·우리·李·朴측의 4각 움직임

    靑·우리·李·朴측의 4각 움직임

    한나라당의 대선경선 후보 검증공방이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청와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정조준’하고 열린우리당이 이를 측면지원하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은 맞고소 등 법적 대응은 물론 ‘국민저항권’행사방침까지 내비치며 반격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측도 이 후보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자신들에 대한 공격일 가능성을 경계하며 범여권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양측의 ‘퇴로 없는 격돌’이 대선정국에 어떤 부메랑을 가져올지 공방전에 나선 인사들의 입장을 살펴본다. ■청와대 문재인 비서실장 “李후보 어떤 반성도 안해”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인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문 실장은 15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에게 명백한 명예훼손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후보가 어떤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이 후보측 두 대변인을 고소했다. 문 실장은 이날 천호선 대변인을 통해 “한 나라의 국정 최고 책임자가 되겠다는 후보가 이렇게 해선 안된다.”면서 “잘못된 일이 있으면 책임있게 사과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정직한 지도자가 가져야 할 바른 자세”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맞고소 방침을 밝힘에 따라 당분간 문 실장은 청와대의 ‘전사(戰士)’로서 이 후보측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가 청와대와 맞대결을 벌이면서 박근혜 후보를 따돌리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어 문 실장이 이끄는 대통령 비서실의 행보가 주목된다. 문 실장 명의로 된 고소장은 이날 오후 법무비서관실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됐다. 형법 307조 제2항인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문 실장은 고소장에서 “이 후보의 대변인인 박형준·진수희 의원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법에 따라 엄벌에 처해 달라.”고 밝혔다. 고소 방침은 문 실장이 주재한 상황점검회의에서 정해졌고, 민정수석실 등을 통해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 대상에서 이 후보를 뺀 것은 전략적 고려로 보인다. 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혹시 이 후보가 다른 발언을 할지 예의주시할 예정”이라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 이명박캠프 이재오 “盧대통령이 고소 당해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15일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분노의 화살’을 날렸다. 이 후보측은 노 대통령과 청와대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섰다. 두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한다. 범여권과 당내 경쟁자인 박근혜 후보측이 제기해 온 각종 의혹의 예봉을 피하려는 게 첫째다.‘한나라당 대선주자=이명박’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겠다는 복안이 둘째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고소를 당해야 할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이어 “청와대가 고소를 하면 우리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맞고소를 비롯해 모든 준비를 해놨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은 정권연장 세력과 새로운 정권의 교체를 원하는 세력 간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며 “권력이 어떻게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고 그들의 정권을 연장하려고 하는가에 대해 그동안 모아둔 증거자료를 모두 공개할 수밖에 없다. 선택은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가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적 행위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격으로 이 전 시장을 고소하겠다는 것은 정권 연장을 위한 또 하나의 국민 속이기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청와대가 고소를 해오면 맞고소할 것이고,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모든 증거 자료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면서 “광풍이 불면 흔들릴 수 있어도 쓰러지지는 않는다. 올 연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리더엔 엄격한 잣대 필요”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정부 10년이 지나면서 사회·도덕적 기준이 새롭게 정립된 만큼 한국을 이끌 리더에게는 엄격한 (검증의)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정 의장은 이어 “한나라당 대선후보에게도 같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책임있는 리더로 키워야 한다.”고 검증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정 의장은 이와 함께 “한나라당 후보들은 각종 의혹에 대해 낱낱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히는 게 그들의 책무”라면서 “이런 것을 정쟁으로 몰아 자신들의 허물을 덮으려고 하는 작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민주 후보에게는 이런 기준,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과거의 기준을 들이대서는 안된다.”고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나섰다. 장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후보간 공방이 흠결 감추기 행사로 끝난다면 국민 알권리 차원과 대통령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서 우리가 혹은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며 “한나라당은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력 후보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투명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원내대표는 전날 “두 후보와 관련해 중요한 자료들을 갖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미 제기된 것도 있고 아직 제기 안된 것도 있다.”며 보유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박찬구 이종락기자 ckpark@seoul.co.kr ■ 박근혜캠프 홍사덕 “靑·李싸움 국민시선 뺏어” 박근혜 후보측도 캠프 좌장격인 홍사덕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전면에 나섰다. 범여권의 적극적인 검증 공세가 ‘성동격서’식으로 이명박 전 시장보다는 박 전 대표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현 국면을 그대로 둘 경우 어렵게 포착한 ‘승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곁들여져 있다. 당 후보 검증의 한 축인 언론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기 위해 청와대가 나섰다는 것이다. 홍 위원장은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이 어려운 본선을 틀림없이 이길 사람이 누구인가 언론의 검증을 지켜보는데 노 대통령이 뜻밖의 상황을 연출하면서 시선을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국민의 시선을 빼앗는 데 하루, 이틀은 성공했지만 (노 대통령의) 의도가 국민에게 알려졌으니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찾는 국민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박근혜 안정후보론’을 부각시키려 했다. 노 대통령측과 박 캠프가 연대해 이 후보를 공격한다는 이 후보측 주장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고, 야비한 꾀를 내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말인 것 같다.”면서 “천하의 박근혜가 무엇 때문에 경선 뒤 함께할 이 후보를 골탕먹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지훈 한상우기자 kjh@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적 명성얻은 큰무당 김금화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적 명성얻은 큰무당 김금화씨

    1983년 10월 아웅산테러사건이 발생하기 1년여 전, 그러니까 1982년 봄 어느날이다. 한 전직 장관(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부인이 지인 소개로 용하다는 무당을 서울에서 만났다. 부인의 남편은 다름아닌 외무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올라 있었다. 무당은 부인에게 “염려말라. 가만히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일러두었다. 그러면서 말미에 “요즘 들어 국상(國喪)이 자주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원혼을 풀어야 한다.”는 말을 뱉었다. 며칠 후 무당의 말대로 전직 장관 부인 등을 포함, 몇몇 지인들이 서울시내 모처에 모여 고 박 전 대통령 부부의 원혼을 달래는 굿을 조용히 치렀다.(이때 지난해 작고한 사진작가 김수남씨가 무당옷을 빌려 입고 유일하게 외부인으로 참석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무당은 전직 장관 부인한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장관 지명에서 자신의 남편은 탈락되고 대신 이범석씨가 신임 외무장관이 됐다는 것이었다. 목소리에는 약간 서운함이 담겨 있었다. 그러자 무당은 “변명 같지만 전화위복이 될 테니 두고 보라.”고 위로했다. 해가 바뀌어 1983년 9월. 무당은 매년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생일날(음력 8월18일)에 주위 친한 사람들을 일부 초청, 점을 봤다. 그런데 이날따라 뭔가 이상했다. 무당은 “버마(미얀마) 가면 안 되는데, 버마 가면 정말 안 되는데!”라고 하며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뱉어냈다. 한달 뒤인 10월7일 밤, 무당은 대통령이 죽는 꿈을 꾸었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건 개꿈이야, 개꿈!”하면서 남쪽을 향해 침을 퉤퉤 내뱉었다. 공교롭게도 이튿날 아침 아웅산테러라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대통령은 위기일발로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이범석 외무장관을 포함,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수행원 17명이 사망했다. 인간의 운명을 ‘재천’이라고 할 때 몇 가지 흥미로운 상황이 떠올려진다. 첫째, 당초 전직 장관 부인의 뜻대로 남편이 외무장관에 발탁됐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결과적으로 보면 무당의 말대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둘째, 무당이 ‘버마’를 운운한 점, 또 ‘대통령꿈’을 꾸고 벌떡 일어나 미얀마가 있는 남쪽을 향해 침을 뱉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어쨌든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운 좋게도 살아 돌아왔다. 운명의 조화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역사적인 사건을 앞두고 신(神)의 전주곡 같은 기묘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특히 삶과 죽음이 피범벅이 된 끔찍한 사건일수록 그 뒷얘기는 더욱 신기하게 다가온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살아온 60년 이 시대의 큰무당, 인간문화재 만신 김금화(金錦花·77)는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가는 곳마다 숱한 일화를 뿌린다. 작두 타며 신을 만나는 그야말로 이승과 저승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뭔가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는 17세 때에 처음 신과 만났으니 올해가 꼭 60년째가 된다. 한때는 혹세무민이라는 이유로 핍박과 설움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한국인’이 됐다. 그가 세계 여러 나라에 갈 때마다 단연 ‘인기캡’으로 관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국내에서 서해안풍어제(무형문화재82-2호) 굿판을 벌일 때도 많은 외국팬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그는 2년 전 강화도 북쪽 해안가에 3000여평의 부지를 마련해 무속체험장인 ‘금화당’ 간판(글씨는 ‘도올’이 썼다.)을 내걸었다. 서해안풍어제 굿판을 벌이기에도 좋고 고향인 황해도 연백땅을 바라보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서울 이문동의 서해안풍어제연구소와 금화당을 오가며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신과 가까이에서 ‘경계적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주 이문동 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소박한 한복차림에 활짝 웃으면서 반긴다. 평범하고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머니와 다를 바 없었다.‘금화당’ 얘기를 먼저 꺼냈더니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뉴욕·워싱턴·LA 공연을 비롯, 유럽 각지의 해외공연을 수십차례 다니면서 무속 체험장 같은 공간을 꼭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여러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줘 뜻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으로도 소문이 퍼져 최근에는 세계 연극평론가 70여명, 외국 신문사 기자, 천주교 수녀들이 다녀갔다고 귀띔했다. ●무속박물관이 내 꿈 아울러 여력이 되면 무속박물관을 세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200여년된 탱화 등 우리 무속사 연구에 가치가 있는 귀중한 사료들을 다수 소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1931년 황해도 연백군 석산면의 아들이 귀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자동생을 본다는 뜻에서 처음에는 ‘넘새’라는 이름을 가졌다. 나이 다섯에 남동생이 태어나자 이름을 ‘금화’라 했다. 그의 신기는 어릴 적부터 신통방통했다. 열살 무렵에는 아이들과 놀면서 시퍼런 낫을 맨발로 타고 올라가 춤을 췄다. 또 어느 집에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고, 임신한 사람을 보면 아들인지 딸인지 알아맞혔다. 열일곱살되던 정월 대보름날 밤이었다. 시름시름 무병을 앓던 그가 달맞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개울을 건너려 하자 무수한 별들이 머리 위에 쏟아져내렸다. 한참 동안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일어났다. 이때부터 ‘신의 딸’이 됐다. 그러자 외할머니가 신 어머니가 돼 금화의 허주굿(온갖 잡신을 몰아주는 굿)을 해주었다. 금화는 이어 내림굿을 하면서 작두를 탔다. 열아홉살되던, 즉 6·25직전 어느날었다. 금화는 하늘에서 시커먼 먹구름이 뚝뚝 떨어지고 달구지가 피묻은 옷가지를 싣고 가는 광경을 보게 된다. 물론 신의 계시였다. 당시 북한에서는 무당을 반동분자로 취급했던 터였다. 나라에 큰 난리가 날 것을 안 금화는 숨어다녔으나 자주 붙잡혀 온갖 고초를 겪었다. “전쟁 초기에는 북한군인들이 찾아와 피란간 사람들의 명단을 대라며 윽박지르더군요. 반동으로 몰리자 마을 원두막에 앉아 혼자 인공기를 만들며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9·28수복 직후에는 남한 군인들이 와서 빨갱이 노릇한 사람의 명단을 대라고 하더군요.‘너는 무당이니 다 알지 않느냐.’고 하면서 목에 총을 들이대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지요.” ●올해 일어날 일은 비밀 결국 우여곡절을 겪으며 난리 중에 인천으로 피란오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새마을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질 때에는 굿을 할 수가 없어 많이 울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참석, 우수상·공로상·개인상·단체상 등을 싹쓸이하면서 당당한 민속예술인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그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것은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장의 초청공연이 계기가 됐다. 이때 작두 타는 모습 등을 비롯, 한국의 토속 샤머니즘을 선보여 많은 관중을 불러모았고 이후 매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해외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올해 큰 사건은 없느냐고 하자 “그건 천기누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회가 너무 빠르다. 순리대로 가야 하며 남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9월 금화당에서 무녀인생 60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의 안녕을 비는 큰 굿판을 벌일 예정이니 그때 구경 오라고 당부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1년 황해도 연백 출생. ▲46년 외할머니에게 허침굿(허주굿), 내림굿, 솟을굿을 받음. 방수덕·권만신에게 대덕굿, 철물이굿, 배연신굿, 대동굿 등 전수. ▲82년 한·미수교100주년기념사업 문화사절단으로 방미. ▲84년 미국 하와이주 인간학연구위원회 및 하와이대재단 초청공연, ▲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서해안배연신굿·대동굿 기능보유자 지정. ▲95년 김금화대동굿(연강홀) ▲2000년 서해안풍어제보존회 이사장
  • 안타까운 순직…주먹 휘두른 상관

    ■ 안타까운 경찰관 지난 한달 동안 서울경찰청 산하 경찰관 4명이 잇따라 순직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후폭풍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동료들의 비보가 이어지자 경찰의 사기는 더욱 땅에 떨어졌다. 10일 서울경찰청 경무과 후생반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서울청 경무과에 근무하던 이모(39) 경정이 위암으로 숨졌다. 지난달 15일에는 K경찰서 경비·교통과 허모(35) 경장,22일에는 S경찰서 수사과 김모(41) 경사가 나란히 직장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모두가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 초반의 경찰관들이어서 아쉬움은 더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Y경찰서 백모(57) 경감이 정년 퇴직(6월30일)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뇌출혈로 숨져 동료들과 유가족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서울청은 내부 규정에 따라 경찰관들과 일반직, 기능직 공무원 등 2만 4800명의 급여에서 각각 5000원씩을 공제해 1인당 1억 2400만원의 ‘공동부조금’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순직한 동료들처럼 대부분의 경찰들은 경찰을 천직으로 여기며 묵묵히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한다.”면서 “최근 김승연 회장 사건으로 인해 경찰이 한꺼번에 매도당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직 경찰관 수는 한달 평균 1명 정도였지만 5월에 4명이 각종 지병으로 순직했다.”면서 “장례를 치른 뒤 공무원연금관리공단과 순직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주먹 휘두른 상관 이택순 경찰청장의 퇴진 논란과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수사팀에 대한 인책 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사이버경찰청 직원 전용 자유발언대가 상급자의 폭행을 고발하는 글로 또다시 들끓고 있다. 이면에는 상급자에게는 관대하고 하급자에게는 엄한 감찰에 대한 불만이 오롯이 녹아 있다. 그동안 숨죽여 왔던 하위직 경찰들의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경찰 내부 전산망에 “지난 4월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 차단근무 동원 당시 서울 K경찰서장이, 버스에서 내리는 직원 2명이 모자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얼굴 등을 폭행했다. 감찰에서도 이 사실을 묵인했다.”는 글이 올랐다. 당시 서울청 감찰계에서는 서장이 폭행 사실을 시인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서장이 당사자들에게 충분히 사과를 하고 마무리한 사안인데 다른 경찰서 직원들이 이를 또다시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원칙도 없는 감찰,XXX 같은 감찰’이라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서울 S경찰서 A경사가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서장을 찾아갔다가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관례적으로 넘어갔던 경미한 수준의 (상급자) 폭행에 대해 하위직 경찰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보복폭행 수사 감찰과 관련, 감찰이 하위직에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고위직에는 관대하다는 인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결과 수용… 남은 임기 민생 주력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노무현 대통령의 참평포럼 발언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해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향후 정쟁으로 요동칠 정국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선관위의 결정이 내려진 만큼 노 대통령이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남은 임기를 국민 경제와 민생안정에 주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근거없이 상대후보 비난 지나쳐”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노 대통령이 자신이 속한 정당의 승리를 위해 도와달라고 말하는 정도라면 눈감아 줄 수 있지만 별다른 근거도 없이 상대 정당 후보나 집권 가능성에 대해 감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대통령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직무를 수행하면서 각종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만큼 그것을 이용해 상대편을 폄하하기 시작하면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성낙인 서울대 법대교수는 “이번 선거법 위반 논란은 행정수도 이전·탄핵 등 참여정부 출범 이후 끊임없이 이어져 온 대통령과 야당간 ‘권력투쟁’의 연장 선상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성 교수는 “대통령도 정치인인 만큼 공적인 자리에서 ‘집권당을 지지해 달라.’는 주장은 할 수 있지만 한나라당 특정 후보에 대해 ‘이래서 안 된다.’는 식으로 발언해 낙선 운동을 펼친 것처럼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면서 말했다. 그러나 김승환 전북대 법대 교수는 “헌법에는 의사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만큼 노 대통령의 발언에 저속하고 품위없는 단어와 내용이 있다고 해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 논란은 정치적 논쟁 수준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이지 지금처럼 법적 해석 영역으로 끌어들여 일을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위정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국장은 “애초에 노 대통령이 정치적인 역할보다는 행정부 수반으로서 맡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기를 마무리짓는 시점에서 국민경제 및 정국 안정에 충실해야 하는데 정치 행위에 너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공직자 정치발언 금지는 문제” 이창수 새사회연대 대표는 “현행 선거법이 모든 공직자의 정치적 발언을 금지해 놓은 것 자체는 문제가 있다. 선관위도 실정법 테두리 내에서만 판단을 한 것 같아 다소 아쉽다.”면서도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발언은 정무적 수위를 조절하지 못하고 국민통합을 저해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대통령이나 선관위 모두 헌법기관”이라면서 “헌법기관인 대통령이 또 다른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의해 중립의무 위반으로 제약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답답한 노릇”이라고 꼬집었다. 성민현(28·경기 파주시)씨는 “대통령도 자기 발언을 할 수 있지만 수위라는 게 있는데 이번 발언은 국민 감정상 높았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송효은(26·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는 “노 대통령에게만 야당과 언론에서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면서 “발언 수위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관위까지 나서서 이렇게 일을 크게 벌릴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강국진 류지영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에고 신토닉/육철수 논설위원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은 후세 학자들에 의해 거의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 비비안 그린은 저서 ‘권력과 광기’에서 그 근거를 상세히 써놓았다. 그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유년기와 사춘기에 물질적으로 어려웠고, 가족관계에서도 박탈감을 겪었다.”고 했다. 애정이 없고 불안정하며 굴욕적인 사춘기를 보낸 결과,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이에 대한 보상을 얻으려고 권력을 추구했으며, 이를 악용했다는 것이다. 히틀러 같은 독재자들은 이제 없다. 학자들이 지금 어떤 정신분석을 들이대도 뭐라고 변명조차 못한다. 세상이 좋아진 덕분인지, 요즘 정치·심리학자들은 시퍼렇게 살아 있는 권력자들도 봐주지 않는다. 권력자가 뭔가 좀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면 가차없이 정신분석을 시도한다. 저스틴 프랭크는 2년 전 미국 부시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소상히 분석했다. 그는 ‘부시의 정신분석’이란 책을 썼는데, 부시가 주의력이 부족하고 과잉행동장애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력 한 번 잡으면 이렇게 혹독한 정신·심리분석을 당하는 일쯤은 감내하고 각오해야 하는 세태가 됐다. 나라 안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 좀 이상하다며 시끄럽다. 노 대통령이 며칠 전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한나라당과 대선 예비주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한 게 발단이다. 한나라당 쪽에서 “대통령 주치의를 정신과 의사로 해야 한다.”고 반응했는데, 이는 약과다. 어느 정신의학자는 노 대통령의 정신상태가 ‘에고 신토닉(Ego syntonic)’이라고 했다. 조금만 못마땅해도 쉽게 감정을 폭발하고, 다른 사람들은 불편해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정신상태라는 것이다. 정신분석에 노 대통령의 성장과정, 애정결핍, 비주류 피해의식, 열등감, 권력욕 등 당사자가 듣기 싫은 소리는 모조리 동원한 느낌이다. 특정인의 정신과 마음은 그 일부가 언행으로 표출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머리와 심장을 직접 들여다 보지 않는 한, 진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원인 제공도 문제지만 언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걸핏하면 정신장애로 몰아세우는 것도 결코 제정신은 아닌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親盧 ‘참평포럼’ 해체하고 기자실 통폐합 중단해야”

    “親盧 ‘참평포럼’ 해체하고 기자실 통폐합 중단해야”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5일 ‘참여정부 평가포럼’을 ‘노무현당’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기자실 통폐합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범여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참평포럼에 대해 “말이 참평포럼이지 ‘친노포럼’이 아니냐. 즉각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대선개입’과 ‘좌파정권 10년 실정’을 비판하며 시작한 연설은 집권 비전을 제시하며 정권교체 의지를 천명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그는 참여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가 120조원이 늘어 345조원으로 상승하고, 세금이 58.6% 증가했다며 통계수치를 인용해가며 여권을 공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범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없이 여태껏 몸담았던 당을 나가고 당을 없애고자 하는 것은 책임지지 않으려는 배신행위”라면서 “명분 없이 오직 지역주의 부활만 목표로 하는 정계개편을 중단하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개입 논란과 관련해서는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깊이 개입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선 관련 선거법을 손질하고 4월 국회에서 이월된 국민연금법과 사학법, 로스쿨법, 반값아파트법, 반값등록금 등은 표결을 통해서라도 처리하겠다.”며 6월 임시국회 대책을 설명했다. 이어 “대선에서 우리는 시대착오적 좌파를 제외한 어떤 세력과도 힘을 합쳐 ‘선진화 세력연대’를 추진하고, 집권 뒤엔 공공부문 개혁, 성장을 통한 분배경제, 성장형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마치 집권여당 대표의 연설처럼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실패한 참여정부 5년’이라면 몰라도 ‘잃어버린 10년’은 잘못됐다.”고 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논란과 관련,“정치적 논쟁에 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고 논평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6국)] 2007 한·중아마바둑슈퍼대항전 개최

    [제17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본선 2회전(6국)] 2007 한·중아마바둑슈퍼대항전 개최

    제10보(116∼124) 한·중 아마바둑의 최고수를 가리는 2007 한·중아마바둑슈퍼대항전이 오는 8월부터 중국을 순회하며 펼쳐진다. 이번 대회는 9월9일 거행되는 이세돌 9단과 뤄시허 9단의 초청대국과 더불어 진행된다. 중국의 신랑망, 한국의 사이버오로 등 양국의 인터넷대국사이트에서 각각 16명의 대표를 선발한 뒤, 중국의 베이징, 우한, 창사를 순회하며 각국의 우승자를 가린다. 또한 각국의 우승자는 남방장성에서 한·중대항전을 벌인다. 한·중대항전의 최종 우승자에게는 8만위안, 준우승자에게는 3만위안의 상금이 주어진다. 백이 116으로 민 것은 다소 의외의 한 수.<참고도1> 백1로 선제공격을 하는 것이 제일감으로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물론 실전의 진행으로도 흑은 여전히 괴롭다.119로 씌운 것은 최강의 반격수단. 중앙 백대마를 몰아치며 자연스레 상변과 중앙의 흑대마를 수습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그러나 120이 허영호 5단이 보아둔 날카로운 맥점으로 당장 흑의 응수가 궁하다. 좌상귀 쪽 백이 워낙 철벽이라 흑은 끊기는 순간 곤란해진다. 허영호 5단은 다소 느슨하게 두는 척하다가도 어느 순간 비수를 들이대며 온소진 3단을 압박하고 있다. 123은 일종의 응수타진. 흑의 주문은 <참고도2> 백1로 받아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흑2로 늘고 백이 3으로 끊었을 때 뒷맛이 달라진다.124로 젖히자 중앙 흑7점의 생사가 풍전등화와도 같다. 최준원 comos5452@hotmail.com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평지의 저편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은 더할 나위 없이 강파르다. 인내나 포용 따위와는 함께 할 수 없음을, 산은 제왕의 권좌처럼 거칠 것 없이 솟아오른 능선으로 말한다. 낮게 깔려 있는 평야의 중앙, 산은 하늘을 향해 비수라도 들이대듯이 홀로 솟구쳐 있다. 그러나 산은 그렇게 생뚱맞게 홀로 솟구친 것이 아니다. 넓은 평야가 땅 밑으로 힘을 모아 이곳에 이르러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받아 오른 것. 이 땅의 지심(地心)이 월출산을 만들었다. 달뜨는 산 월출산의 원래 이름은 ‘달나산’. 달을 낳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때는 월내악, 고려 때는 월생산(月生山)이라 했다. 이 산의 북쪽과 서쪽 발치에 사는 영암 사람들에게 달은 언제나 사자봉, 매봉,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이 불꽃처럼 솟아오른 ‘달나산’ 위로 떠오른다. 1988년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접해 있다.812.8m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영암벌 들판 한가운데 웅장하게 솟구쳐 있는 모습 때문에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았다.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설악산, 금강산, 북한산, 속리산 등 여러 명산의 절경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은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국보 13호 극락보전이 있는 무위사, 국보 50호 해탈문이 있는 도갑사, 구정봉 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국보 144호) 등의 문화재도 월출산의 자랑이다. 봄에는 도갑사 입구의 벚꽃길이 아름답고, 여름철에는 금릉경포대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특히 가을 월출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란 별명처럼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사랑을 받는다. 미왕재 주변 억새밭과 겨울철 상고대 핀 산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바람재∼구정봉∼억새밭∼도갑사’ 코스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월출산의 주능선을 밟는 대표적인 종주 코스다. 천황사에서 도갑사 쪽으로 가는 방향이 조망도 뛰어나고, 문화재관람료도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산을 오른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까지는 오름길이 가파르다. 그리고 가파른 오름 길마다 급경사의 쇠사다리가 놓여 있다. 통천문을 통과해 오르는 천황봉 정상은 넓은 암반으로 되어 있고 조망이 좋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쉰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정상부는 어느 산이나 빨리 지나가는 게 예의다. 천황봉에서 내려가는 길 곳곳에 전망 좋은 바위 쉼터가 있으므로 좀 더 다리품을 판 뒤에 쉬는 것이 좋다. 통천문 오르기 직전과 천황봉 아래 남근바위 지나 있는 바람재에서 금릉 경포대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바람재를 지나면 베틀굴을 가기 직전에 구정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곧장 향로봉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오랜 시간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힘이 빠질 즈음이지만 월출산에서 베틀굴과 구정봉을 보지 않는 것은 후회할 일이다. 구정봉 아래 마애여래 좌상을 보려면 500m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억새밭이 아름다운 미왕재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이곳에서 도갑사까지는 계곡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총 산행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 글 이영준 사진 김도훈(월간 MOUNTAIN기자) # 여행정보 영암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갈낙탕을 들 수 있다.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로 만든 탕인데, 영암의 별미로 꼽힌다. 영양탕을 대신할 만큼 건강식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으며 맛이 진하다. 학산면 독천리에 갈낙탕과 세발낙지 음식점이 많으며 영암군은 앞으로 이 지역을 낙지거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갈낙탕으로 유명한 집은 독천식당 064)472-4222, 영명식당 472-4027 등이 있다. 하눌타리가든에서는 생오리 소금구이와 토종닭 양념불고기와 닭육회를 맛볼 수 있으며 식사 후 나오는 흑임자죽 맛이 일품이다.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평지의 저편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은 더할 나위 없이 강파르다. 인내나 포용 따위와는 함께 할 수 없음을, 산은 제왕의 권좌처럼 거칠 것 없이 솟아오른 능선으로 말한다. 낮게 깔려 있는 평야의 중앙, 산은 하늘을 향해 비수라도 들이대듯이 홀로 솟구쳐 있다. 그러나 산은 그렇게 생뚱맞게 홀로 솟구친 것이 아니다. 넓은 평야가 땅 밑으로 힘을 모아 이곳에 이르러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받아 오른 것. 이 땅의 지심(地心)이 월출산을 만들었다. 달뜨는 산 월출산의 원래 이름은 ‘달나산’. 달을 낳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때는 월내악, 고려 때는 월생산(月生山)이라 했다. 이 산의 북쪽과 서쪽 발치에 사는 영암 사람들에게 달은 언제나 사자봉, 매봉,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이 불꽃처럼 솟아오른 ‘달나산’ 위로 떠오른다. 1988년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접해 있다.812.8m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영암벌 들판 한가운데 웅장하게 솟구쳐 있는 모습 때문에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았다.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설악산, 금강산, 북한산, 속리산 등 여러 명산의 절경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은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국보 13호 극락보전이 있는 무위사, 국보 50호 해탈문이 있는 도갑사, 구정봉 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국보 144호) 등의 문화재도 월출산의 자랑이다. 봄에는 도갑사 입구의 벚꽃길이 아름답고, 여름철에는 금릉경포대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특히 가을 월출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란 별명처럼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사랑을 받는다. 미왕재 주변 억새밭과 겨울철 상고대 핀 산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바람재∼구정봉∼억새밭∼도갑사’ 코스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월출산의 주능선을 밟는 대표적인 종주 코스다. 천황사에서 도갑사 쪽으로 가는 방향이 조망도 뛰어나고, 문화재관람료도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산을 오른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까지는 오름길이 가파르다. 그리고 가파른 오름 길마다 급경사의 쇠사다리가 놓여 있다. 통천문을 통과해 오르는 천황봉 정상은 넓은 암반으로 되어 있고 조망이 좋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쉰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정상부는 어느 산이나 빨리 지나가는 게 예의다. 천황봉에서 내려가는 길 곳곳에 전망 좋은 바위 쉼터가 있으므로 좀 더 다리품을 판 뒤에 쉬는 것이 좋다. 통천문 오르기 직전과 천황봉 아래 남근바위 지나 있는 바람재에서 금릉 경포대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바람재를 지나면 베틀굴을 가기 직전에 구정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곧장 향로봉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오랜 시간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힘이 빠질 즈음이지만 월출산에서 베틀굴과 구정봉을 보지 않는 것은 후회할 일이다. 구정봉 아래 마애여래 좌상을 보려면 500m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억새밭이 아름다운 미왕재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이곳에서 도갑사까지는 계곡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총 산행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 글 이영준 김도훈(월간 MOUNTAIN기자) # 여행정보 영암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갈낙탕을 들 수 있다.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로 만든 탕인데, 영암의 별미로 꼽힌다. 영양탕을 대신할 만큼 건강식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으며 맛이 진하다. 학산면 독천리에 갈낙탕과 세발낙지 음식점이 많으며 영암군은 앞으로 이 지역을 낙지거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갈낙탕으로 유명한 집은 독천식당 064)472-4222, 영명식당 472-4027 등이 있다. 하눌타리가든에서는 생오리 소금구이와 토종닭 양념불고기와 닭육회를 맛볼 수 있으며 식사 후 나오는 흑임자죽 맛이 일품이다.
  • [김승연회장 보복폭행 혐의 수사] “서로 네탓만” 손발 안맞는 경찰수사

    [김승연회장 보복폭행 혐의 수사] “서로 네탓만” 손발 안맞는 경찰수사

    경찰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특별수사팀’을 꾸린지 1주일이 넘었다. 겉으로는 숨가쁘게 달려온 듯하지만 김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물증’을 찾아내지 못하는 등 안팎에서 수사력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늑장수사로 어려움을 자초한 경찰이 ‘자중지란’에 휩싸인 꼴이다. ●논현동 병합 수사 놓고 내부 갈등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압수수색 영장신청 사실이 사전 유출되는 등 주요 정보가 언론에 새나가면서 서울 남대문서와 서울경찰청, 경찰청 사이에 미묘한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근본 원인은 늑장수사에 대한 책임 소재 공방에 있다. 갈등에 불을 지핀 것은 주상용 경찰청 수사국장. 경찰청은 그동안 이택순 경찰청장이 “언론보도 이전에 이 사건을 보고받은 바 없다.”며 선을 그은 뒤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었다. 늑장수사에 대한 비난도 서울경찰청과 남대문서에 미루는 모양새였다. 주 국장은 3일 남대문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KBS에 보도된 2년 전 김 회장의 논현동 술집 종업원 폭행 의혹까지 수사해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희곤 남대문서장은 “내가 수사 책임자다. 국장은 정확한 지식이 부족하고 현장에 대한 감도 없다. 강남서에서 논현동 사건을 하든 말든 우리는 이 사건에 집중해서 끝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주 국장(치안감)이 비록 상급자이지만 수사 책임자인 장 서장(총경)과 조율하지 않고 기정사실화해 언론에 흘린 데 대해 발끈한 것이다. 경찰 조직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일반인이 보기에는 장 서장이 ‘항명’한 듯 보이지만, 수사 지휘계통에 있지 않은 경찰청장의 참모 격인 주 국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의욕 과잉에 발목, 수사 장기화 우려 경찰은 지난달 27일 이 사건을 내사하던 남대문서 2개팀에 2개팀을 더 추가하고 서울경찰청 형사과와 광역수사대 20명을 투입해 44명의 수사팀을 편성했다. 당시 홍영기 서울경찰청장은 “단순 폭력 사건인 만큼 2∼3일 안에 마무리지을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무리는커녕 당초 1일쯤으로 예상됐던 사전구속영장 신청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2005년 김 회장이 강남구 논현동의 주점에서 종업원을 술병으로 폭행했다는 의혹마저 병행 수사한다는 것이 경찰 수뇌부의 방침이어서 김 회장에 대한 수사는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보복폭행 사건 발생 이후 40일이 넘도록 ‘저속운행’을 하던 경찰 수사는 특별수사팀 가세로 ‘과속운행’에 나서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로드맵을 짜놓고 수사를 진행시킨다기보다는 좌충우돌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지난달 29일 재벌 총수를 폭력 혐의 피의자로 소환하고 밤샘 조사에 대질신문까지 했지만 김 회장의 혐의 내용을 입증할 만한 소득을 얻지 못했다. 김 회장의 둘째 아들도 중국에서 귀국 당일(30일) 소환했지만 역시 성과는 없었다. 피의자를 코너에 몰아넣을 확증도 준비하지 못한 채 김 회장 부자의 소환조사라는 ‘그림’에만 집착했던 경찰의 자충수였다. 최고의 변호인단과 전략을 수립한 김 회장 측이 입단속과 증거물 정리를 한 뒤 출두해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경찰은 깨뜨릴 만한 증거를 들이대지 못했다. “사건 당일인 3월8일 오후 7시 이후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는 김 회장의 알리바이를 깨기 위해 수사팀은 1일과 2일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김 회장 자택의 CC(폐쇄회로)TV와 차량 GPS(위성항법장치)는 깨끗(?)했다. ●오판 책임 일선에 묻나? 오히려 잇따라 정보가 유출되면서 ‘경찰 내부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의혹마저 일었다. 여기에 경찰청의 조기 감찰 소식이 전해지자 일선 경찰들은 동요했다. 경찰청은 “첩보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한 발 뺐고, 첩보를 입수해놓고 오판(?)했던 서울경찰청 수뇌부는 수사가 늦춰진 책임을 일선으로 떠넘기려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경찰은 “수사에 전력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감찰 운운한다면 누가 신바람이 나겠느냐.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이라는 정서가 파다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사가 벽에 부딪히자 검찰은 경찰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지휘를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더 이상 수사가 지지부진해 검찰의 과도한 수사지휘를 받게 된다면 그동안 수사권 독립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경찰로선 너무 큰 대가를 치르는 셈이다. 임일영 정서린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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