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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태국은 지금 ‘할류’ 열풍

    ‘아름다운 해변, 불교 신앙이 서려 있는 사원과 왕궁의 나라’. 아시아 동남쪽으로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태국은 서구 영화계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이다. 줄담배를 피우는 33세,66kg 노처녀가 미남 변호사와 플레이보이 직장 상사 사이를 오가며 사랑의 줄다리기를 한다는 것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 르네 젤위거를 할리우드 톱 스타로 부상시켜준 이 소재는 2부 ‘열정과 애정’이 공개되면서 두꺼운 ‘지방층’을 갖고 있는 여성의 애정 편력기(?)에 다시 한번 관심을 쏟게 만들고 있다. 미모의 인턴 유혹 때문에 브리짓과의 결혼을 망설이고 있는 런던의 유능한 변호사 마크(콜린 퍼스). 이 틈바구니를 하이에나처럼 노리고 비집고 들어온 사나이가 다니엘(휴 그랜트). 마크와 다툰 뒤 심사가 불편한 브리짓을 위해 다니엘이 제안한 것이 태국으로의 여행. 코끼리 탑승과 그림 같은 절경이 돋보이는 타일랜드 관광을 통해 두 사람은 밀어를 나누게 된다. 동양의 신비를 간직한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태국은 뛰어난 산수(山水)로 인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려는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단골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장소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비디오 게임 중독자인 미국 청년 리처드(리어나도 디캐프리오). 그가 방콕 호텔에서 의문의 자살을 한 남자의 방에서 입수한 지도를 갖고 오지로 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사건을 다룬 것이 대니 보일 감독의 ‘비치’(2000년). 카오 야이 국립 공원(Khao Yai National Park)을 비롯, 크라비(Krabi), 피 피 레 섬(Phi Phi Leh Island), 푸켓(Phuket) 등 오염되지 않은 쪽빛 바다 풍경은 태국만이 갖고 있는 천혜의 절경을 유감없이 보여준 본보기가 됐다. 태국을 언급할 때 떠오르는 영화가 율 브리너 주연의 ‘왕과 나’(1955년). 1862년. 영국 출신의 중년 여성 안나(데보라 카)가 시암(오늘의 태국) 왕국의 가정 교사로 입국해 여성을 무시하는 완고한 왕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지만, 왕가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서서히 왕과 여인 사이에 끈끈한 친분 관계를 맺게 된다. 개화된 왕이 안나의 권유로 무도회에서 함께 춤을 출 때 흘러 나왔던 ‘Shall We Dance’는 뮤지컬 명곡으로 자리잡고 있다. 경쾌한 남성들의 휘파람 소리가 전쟁의 비극을 다소나마 감소시켜준 ‘보기 대령의 행진곡’으로 유명세를 얻은 작품이 ‘콰이 강의 다리’(1957년). 타이 서부에 위치한 콰이강은 현지에서는 ‘Khwae Noi’로 알려져 있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의 테나세림 산지에서 발아돼 칸차나부리에서 매클롱강에 합류, 타이만으로 흘러 들어간다.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서도 태국은 단골 배경지.‘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1974년)에서는 방콕과 팡 느가(Phang Nga)가 배경지로 등장한다. 매스컴 재벌이 오보를 통해 3차 대전을 일으켜 세계 정복을 획책하려는 것을 진압한다는 ‘네버 다이’(1997년)에서는 본드와 본드걸의 숙소로 방콕 웨스틴 반야 트리 호텔(Westin Banyan Tree Hotel)이 등장해 영화 공개 후 관광 특수를 누렸다. ‘친구’‘챔피언’을 히트시켰던 곽경택 감독, 장동건 주연의 신작 ‘태풍’은 해군 특수장교와 바다를 떠도는 해적단의 대결을 묘사한 해양 액션물. 이 영화도 해적단의 실감 나는 활동상을 묘사하기 위해 태국 해안에서 현지 촬영 중이어서 태국 로케이션 열풍에 일조하고 있다.
  •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저는 늘 꿈꿨습니다. 특별한 주말, 꿈같은 주말을 말입니다. 그래서 상하이를 택했습니다. 금요일 밤, 일상을 툭 털어버리고 출발해 48시간의 무한자유, 꿈같은 주말을 원하는 20∼30대 직장인에게 상하이가 최고 인기로 뜨고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상하이의 매력은 3가지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밤거리, 배가 모자라 못 먹을 만큼 값싸고 맛있는 요리,‘짝퉁’이지만 세계의 명품시장 구경까지. 저의 꿈같은 상하이 2박3일, 함께 가시죠. 기사를 정신없이 마감하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갔습니다. 도대체 상하이가 어떤 곳인지 날씨가 어떤지 인터넷에서 한번 검색을 하지 못하고 옷가지만 챙긴 배낭을 달랑 메고 말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밤 10시 비행기를 타고 중국시간 밤 10시45분에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차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거든요. 혼자 하는 여행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일행중 제일 예쁘고 착하게 생긴 이종선, 혜련자매와 여행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녀들은 든든한 보디가드가 필요했고 저는 말동무가 필요했으니까요. 첫째날 ●상하이의 첫날밤 4성급 동방항공호텔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호텔방에 들자마자 그냥 엎어져 잠든 저로선 별 인상적인 것이 없었습니다. 아침 8시30분 종선자매를 2층 뷔페식당에서 만나기로 해 내려가 보니 다들 “새벽엔 추웠다.”고 말하네요. 난방이 거의 안 돼요. 따뜻하게 입고 잘 옷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날 ●상하이, 내가 왔다! 아침을 먹으며 ‘본격호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언니 종선(28)씨는 삼성 SDS 교육사업팀에 근무하는 직장인, 동생 혜련(24)씨는 삼성전자 공채에 합격한 예비직장인이랍니다. 미팅하는 분위기 오래간만이네. 게다가 언니 종선씨가 인터넷을 뒤져서 일정을 짜 가지고 온 게 아닙니까. 저는 보디가드이니까 자매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로 했지요. 교통비는 반반씩, 식사는 셋이서 똑같이 나누어 내기로 했어요.(이건 제게 유리한 조건임다. 왜냐 저는 좀 많이 먹는 편이거든요.) 09:40 처음 간 데는 ‘섹쉬한 불상’이 있다는 옥불사(玉佛寺·위포쓰)였어요. 호텔에서 5분 정도 택시로 갔는데 기본요금 10위안. 우리 돈으로는 1400원. 택시비 정말 싸네. 옥불사는 입장료 10위안. 경내에 들어서자 화려하고 현란하게 채색된 여러 불상들과 커다란 향에 연기를 피우며 연신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사람들, 무슨 광신도 집단같은 분위기. 어느 틈엔가 동생 혜련씨가 향을 사서 들고 절을 하고 있었죠.“우리 언니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가게 해주세요.”종선씨의 기원도 똑같았어요.“제 동생 소원, 꼭 들어주세요.” 저렇게 ‘따블’로 기도하면 바로 실현될 것 같네! 미얀마에서 가져온 옥(玉)으로 만들었다는 유명한 옥불상은 5위안을 더 내야 볼 수 있답니다.‘정말 왕서방이네….’ ‘거금’을 투자하고 봤습니다. 다음 스케줄은 예원(豫園·위위안)이랍니다. 택시(30위안)로 20분정도 갔을까. 어느 틈에 종선씨가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다는 빙탕후루(산사나무의 열매인 산사자에 설탕물을 입힌 것) 하나를 3위안 주고 샀어요. 한입 베어 물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바로 뱉더군요.“아저씨 드실래요?”제게 내밀기에 덥석 받아들었죠. 단단히 마음을 먹어서 그런지 시큼한 것이 먹을 만합니다. 예원은 명대 고위관료였던 반윤단(潘允端)이 부모님을 위해 18년 동안 지었다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입장료가 있어요.30위안. 자매는 정원 가운데서 중국 정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죠. 공주옷을 입고 말입니다. 세련된 멋쟁이들도 관광길에선 다소 유치한 듯? 하긴 그게 여행의 맛이지. 11:40●너무 너무 맛있는 만두 11시40분, 종선씨가 예원앞의 남상만두점으로 이끌었어요. 예원 앞에는 예원상장(豫園商場·위위안상창)이란 시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집이 바로 남상만두점입니다. 소룡포(샤룽바오)라는 상하이 만두로 유명한 집.1층에는 8위안에 무려 16개나 만두를 준다. 테이크아웃. 그러나 우리는 1시간이나 기다려 2층 테이블에 앉아 품위있게 먹는 쪽을 택했다. 메뉴판을 보니 온통 한자뿐. 도대체 뭐가 뭔지 알수가 없네. 하지만 이때 구세주처럼 종선씨가 나선다. 인터넷에서 번역해온 자료를 꺼내더니 종업원과 “헤이 음 원(one), 노 노 디스 원”하며 콩글리시와 보디랭기지로 접선을 시도했다. 역시 여행 전, 철저한 준비는 필수. 일단 8가지 종류의 만두가 나오는 세트메뉴(50위안)와 남상만두(40위안)를 주문했다. 푸짐하게 나오는 만두에 덥석 젓가락을 들이대는 혜련씨의 손을 찰싹 치고 우선 사진을 찍었다. 조그만 만두 하나를 수저에 올려놓고 만두피를 살짝 찢었다. 안에 있던 육수가 흘렀다. 채썬 생강을 간장에 찍어 만두와 같이 한입에 쏘옥. 세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오직 먹기만 할 뿐. 정말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14:00 ●살아 움직이는 황포강과 남경동로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이제는 상하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러 금무대하(진마오다사)88층 관람대로 갔다. 택시로 10분소요,13위안. 입장료 50위안. 건물의 높이가 해발 420.5m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빌딩이랍니다.88층 전망대에 우체국도 있더군요. 내려와서 10분 거리에 있는 황포공원으로 갔습니다. 상하이의 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황포강. 화물선들이 석탄이며 목재를 싣고 가는 황포강의 모습은 도시가 살아있음을 실감케 합니다. 나이 탓인지 다리가 무척이나 아파오는데 가녀린 여인들은 무쇠다리를 가진 듯 씩씩했습니다.“스타벅스에서 커피나 한잔!”제 제안으로 겨우 앉을 수 있었습니다. 강변에서 맛있는 커피, 예쁜 자매와 수다를 떨었죠. 황포강을 건너 외탄(外灘·와이탄)으로 건너가기 위해 5분 떨어진 수상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수상버스는 배를 일컫는 말로 요금은 2위안.1위안짜리 동전 2개를 넣고 타야한다.12분마다 1척씩 다닌답니다. 드디어 상하이 최대의 번화가인 남경동로(南京東路)를 걸었습니다. 보행자도로에서 예쁘게 생긴 관광전차를 2위안 주고 탔습니다. 관광전차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는데 사고가 나지 않는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었어요. 19:00 ●니들이 ‘게’맛을 알아 어둠이 짙게 깔리고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도대체 저 가녀린 여인들은 정녕 철인이란 말인가. 자존심을 죽이고, 약간 비굴한 웃음을 띤 채 말했다.“저기 어디 가서 저녁 먹으며 쉽시다. 다리 안 아파요?” 15분이나 뭔가를 찾아헤매던 자매는 “저기야, 저기!” 마치 그녀들은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럼 뛰어갔어요. 황하로(黃河路) 해산물거리에 있는 대부호해선주루(大富豪海鮮酒樓)에 들어갔습니다. 고맙게도 외국인을 위해 음식사진 메뉴판이 있더군요. 종선씨는 아주 신이 났어요. 그렇게 ‘상하이 게’ 타령을 하더니..“일단 게는 한마리씩 시키고 또 요리는….”상하이 게요리(다라시에), 돼지고기와 파에 춘장으로 볶은 경장육사(京醬肉絲·징장러우쓰), 탕수육과 비슷한 탕추리지(糖醋里脊)를 시켰어요. 일단 게찜이 나오는데 좀 한심하더군요.“에게, 이렇게 작아?”그러나 작은 게딱지를 떼자 노오란 살이 가득 들었고 입에 넣으니 고소한 것이 그만이더군요. 몸통만 먹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앉아 있으니 종선씨는 “다리를 이렇게 해서 살을 빼먹는 거야.”라며 시범을 보이듯 작은 게를 구석구석까지 참 알뜰하게 먹는 겁니다. 게 한마리에 50위안, 요리는 보통 20위안정도. 20:00 ●상하이는 밤이 좋아 그렇게 알차게 놀러다녔는데도 시계를 보니 겨우 저녁 8시. 황포강 주변의 야경을 보러 다시 택시를 탔어요.10위안.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바꿔입은 동방명주, 오로라빌딩, 금무대하 등이 정말 볼 만합니다. 한 30분 걷다가 ‘상하이의 청담동’인 신천지로 이동. 또 택시비 10위안. 정말 말 그대로 신천지. 재즈바부터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이브 카페 등이 오히려 서울보다 더 그레이드가 높아 보였어요. 그래선지 맥주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이네켄 작은 병이 50위안. 그래도 기분은 내야지, 건배. 밤 11가 넘으니 다리가 너무너무 아팠어요. 자매를 설득하다 안 되자 제가 나서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호텔까지 택시비 32위안. 씻자마자 침대에 푹 빠져버렸어요. 셋째날 ●영원하라 대한민국 오늘은 ‘간단하게’ 돌아다니자는 종선씨. 임시정부청사에 가고, 샤부샤부를 먹고, 양양시장에서 쇼핑하고, 발마사지 받고,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공항으로. 정말 ‘간·단·하·게’, 일정을 브리핑하더군요. 10:00임시정부청사까지 택시비 10위안. 주택지 안에 있어 택시기사도 헤매고, 결국 사람들에게 물어 간신히 찾았습니다. 입장료 15위안. 먼저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에 대한 10분짜리 영상물을 보았습니다. 청사의 역사, 윤봉길의사, 이봉창의사, 김구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상하이 여행이 단지 놀고먹는 여행이 아니라는 의미가 새삼 가슴에 와닿더군요. 각각 50위안씩을 기부함에 넣었습니다. 중국식 샤부샤부 화과(火鍋·훠궈)를 먹으러 회해중로(淮海中路 188번지)에 있는 태매(泰妹·타이메이)란 식당으로 갔어요. 한국에서 먹는 샤부샤부와는 다르더군요. 하나의 냄비가 반이 갈라져 있어 매운 맛과 순한 맛의 육수가 담겨있어요. 소고기, 어묵, 버섯, 배추, 오징어, 당면, 두부 등 14접시를 시켜 먹었어요. 맛있고 싼 것, 그것이 상하이 여행의 매력입니다. 셋이 실컷 먹고 140위안을 냈습니다. 13:00●‘짝퉁’이 더 좋아 상하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명품’구경을 위해 양양복식 예품시장(시앙양 스창)으로 갔어요. 입구부터 삐끼들이 난리네요. 발음도 안 되는 한국말로 “어니 시계 와치, 오메가 로렉스”하며 집요하게 따라 붙는다. 제가 험악한 인상을 쓰며 “부야∼우”(필요없다)라고 해도 겁먹는 사람이 없네요. 인상이 너무 좋아도 탈이야.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명품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캘빈클라인 팬티부터 롤렉스 시계, 루이뷔통 가방 등 대단합니다. 싸긴 정말 싸네요. 이젠 구경도 귀찮고 다리도 아프고 만사가 귀찮네.“저기요, 이제 마사지 받으러 가죠.” 14:00●여행의 마무리는 발 마사지 발마사지 70분에 50위안. 편안한 의자에 앉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어, 시원하다.”라는 말이 나온다. 잠시 뒤 여자 마사지사가 들어와 발을 주물러 줍니다.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 잠이 솔솔. 금방 1시간이 지났어요. 몸이 날아갈 것 같아요. 16:20●시속 430㎞로 달려보고 룽양루(龍陽路)역에서 자기부상열차가 출발. 푸둥 공항까지 30㎞인데 약 시속 430㎞로 달려 7분이면 도착한다네요. 정말 대단하지요.50위안. 비행기표를 보여주면 40위안. 드디어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인천공항에 저녁 9시40분에 도착했어요. 아, 예쁜 아내가 있는 서울로 왔구나. 블루여행사(www.bluetravel.co.kr,02-514-0585)가 상하이 2박3일 주말여행 상품을 34만 8000원(공항세 포함)에 판매하고 있다. 이름하여 ‘상하이 몽’. 도쿄와 홍콩에 이어 중국 상하이의 주말 밤도깨비 여행상품이다. 금요일 저녁 퇴근한 뒤 밤 10시 비행기로 상하이에 가서 이틀동안 여행을 하고 일요일 밤 9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프로그램이다. 항공과 4성급 호텔만 묶은 패키지로 상하이에서 일정은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자유여행이다. 정보를 많이 갖고가는 만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자! 2006독일월드컵] (2)세대교체 미룰 수 없다

    ‘바꿔 바꿔.’ 한국축구대표팀에 대한 전면적인 ‘물갈이’ 요구는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둔 시점에서 느닷없이 나온 게 아니다. 이미 2차 예선 과정에서 약체팀을 상대로 여러 차례 실망스러운 내용을 보여 이대로 가면 본선 진출이 어렵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사실 ‘세대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축구전문가나 팬들이 지적해 왔던 부분. 독일월드컵을 대비해서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곧바로 이뤄져야 했지만 시기를 놓친 측면도 크다.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에서 요하네스 본프레레(네덜란드)로 사령탑이 바뀌면서 선수 파악을 하는데 시간이 흘렀고, 월드컵 4강 멤버들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라 선뜻 ‘메스’를 들이대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2차예선이 끝나자마자 대한축구협회 게시판에는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의견이 다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젊은 피’를 수혈, 치열한 주전 경쟁을 유도해 최종예선을 극대화된 전력으로 치러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몰디브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미드필더 김두현(22·수원)을 비롯, 골키퍼 김영광(21·전남) 수비수 조병국(23·수원) 미드필더 김동진(22·FC서울)과 김정우(22·울산), 공격수 조재진(23·시미즈) 등 20대 초반 신진들이 대표적 기대주들이다.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급부상한 박주영(19·고려대)을 발탁,‘골가뭄’을 해갈해 주기를 바라는 팬들도 많다. 2002년 거스 히딩크 전감독이 지명도는 떨어졌지만 가능성을 보였던 송종국 김남일 박지성 등을 과감히 주전으로 발탁, 신화를 일궜던 전례도 있다. 김호 전 대표팀 감독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실력 위주의 선수 선발이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후보 선수들에게도 미래를 만들어갈 기회를 반드시 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물갈이 폭. 내년 2월 최종예선 1차전까지는 8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전권을 주고, 시간도 상대적으로 충분했던 히딩크 때와는 다르다. 판을 너무 크게 흔들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그래서 나온다. 김주성 협회 전문위원은 “세대교체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위험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면서 “서서히 변화를 줘야 한다.”고 했다. 결국 어떻게 대표팀의 신·구 조화를 이뤄 최상의 시너지효과를 낼지가 ‘본프레레호’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성스러운 암소신화/드위젠드라 N 자 지음

    성스러운 암소신화/드위젠드라 N 자 지음

    요즘 정치권에서는 ‘정체성’이란 단어가 유행이다. 그런데 선험적으로 주어진 정체성이란 게 있을까. 혹은 누가 일률적으로 정할 수 있을까. 그런 식으로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폭력이 아닐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이라면 인도 델리대학 역사학과 교수 드위젠드라 N 자(Jha)의 ‘성스러운 암소신화’(이광수 옮김, 푸른역사 펴냄)는 꽤 흥미로운 책이 될 듯하다. ●참고문헌 목록 100쪽 넘어 ‘인도 민족주의의 역사만들기’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이 책은 ‘인도답다.’의 간판격인 암소숭배가 착각에 지나지 않음을 논증하고 있다. 논증은 일일이 증거를 들이대는 우직한 방식이다.180여쪽 분량의 본문을 떠받치기 위해 고고학적·역사학적 각주해설과 참고문헌 목록은 100쪽이 넘게 이어진다. 자 교수는 인도문화 형성기인 베다시대(BC 1500∼BC 600년) 초기를 다룬 문헌 ‘리그베다’에서 200∼300 마리 정도의 소를 한꺼번에 죽여 제사지냈다는 광범위한 자료를 찾아낸다. 물론 베다시대 말기부터 살생금지를 주장하는 일부 문헌이 나타난다. 이 때쯤 등장하는 불교와 자이나교는 살생금지를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암소가 신성해서가 아니라 유목생활이 농경생활로 바뀌면서 소, 특히 새끼를 낳는 암소를 무더기로 죽이는 것이 비경제적이었기 때문이다. 현대 인도에서도 암소는 유유자적 노니는 게 아니라 밭을 갈고 수레를 끈다. 인도의 연간 쇠고기 생산량은 놀랍게도 114만t에 이른다. 자 교수는 “암소 여신도, 암소를 모신 사원도 존재한 적이 없다. 뭐라고 말하든지 (암소숭배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당연한 결론에 이른다. 남은 의문은 ‘누가 왜?’이다. 대답은 인도의 식민지배 경험, 이슬람교 국가인 파키스탄과의 카슈미르 분쟁,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자라난 광적인 힌두민족주의다. 사실 역사해석이 현재와 밀접한 연관이 있고 필요에 따라 변형되기도 한다는 게 아주 새로운 시각은 아니다.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홈스봄이 ‘만들어진 전통’이란 책을 엮어낸 1983년 이래 서구에서는 근대국가라는 개념 자체가 상징조작으로 이뤄졌다는 연구서가 쏟아져 나왔다. ●인도선 출판 거부당해 그럼에도 이 책이 예사롭지 않은 까닭은 자 교수가 책을 쓰기 전후의 상황 때문이다. 자 교수는 옛 조상들이 쇠고기를 먹었다는 사실을 논증한 학자에게 ‘마르크스주의자’라는 딱지가 붙는 상황에 분개해 이 책을 썼다. 그러나 인도 내 출판은 거부당했고 힌두민족주의자들은 온갖 소송과 협박으로 자 교수를 압박했다.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규정한 뒤 상대를 마르크스주의자로 몰아가는 게 낯선 풍경만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에게 다소 낯선 인도역사를 다루고 있어 술술 읽히지 않는 게 흠.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월드이슈-中·日 영토분쟁] “아시아 패권다툼”…자원분쟁으로 확산

    [월드이슈-中·日 영토분쟁] “아시아 패권다툼”…자원분쟁으로 확산

    지난 10일 중국 원자력잠수함이 오키나와 인근 일본 영해를 침범, 일본이 중국에 공식사과를 요구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돼 중·일 갈등이 국제적 쟁점으로 다시 부상했다. 중국이 16일 서둘러 실수로 침범한 사실을 시인하고, 유감을 표명하며 일단락됐지만 분쟁이 재연될 소지는 다분하다. 중국과 일본간 영토분쟁의 핵심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이다. 특히 양국간 경계해역에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개발을 둘러싼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 문제 등의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 패권을 둘러싼 라이벌 의식도 뿌리가 깊다. 역사교과서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동남아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까지 양국은 사사건건 충돌을 계속하고 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중국과 일본은 1970년대부터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충돌을 계속해 왔다. 게다가 양국간 경계해역에서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단순한 영토분쟁 차원을 벗어나 자원분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동남아 지역은 물론 아시아 지역 경제나 정치적 패권을 놓고도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둘러싼 갈등은 양국간 역사문제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댜오위다오 분쟁 중국과 일본간 영토분쟁의 핵심은 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분쟁이다. 올 초에도 두 나라가 이 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었다. 갈등의 1차적인 씨앗은 석유자원이다.5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이 섬에서 1970년대 석유 매장이 확인되면서 양국간 영토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 모두 역사적인 근거를 들이대며 영유권을 주장한다. 중국 시민단체 회원들은 지난 20년 동안 수시로 센카쿠열도에 상륙해 시위를 벌여왔다. 양국간 갈등이 고조된 지난 3월에는 중국인 7명이 이곳으로 이동,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강력히 대응, 해안경비대가 이들을 모두 체포해 오키나와까지 압송 조사한 뒤 강제추방하는 초강수로 맞섰다. 이후 센카쿠열도분쟁은 일단 수그러진 분위기다. 지난 70년대 말부터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에 대해 “다음 세대가 이 문제를 풀도록 하자.”던 중국이 태도를 바꾸자 일본도 강수로 맞선 것이다. ●춘샤오 유전, 자원확보분쟁 가열 동중국해의 중국·일본 중간수역에서 벌어지는 천연가스 확보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중국의 춘샤오(春曉) 천연가스전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다. 일본과의 경계해역에서 불과 5㎞ 떨어졌다. 중국은 이미 1986년 해저지질조사를 통해 일본과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중간지점을 넘어서까지 엄청난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되어 있음을 파악했다고 일본은 본다. 일본측은 사실관계를 중국측에 문의하는 한편 상세 데이터 제출을 재차, 삼차 요구했으나 중국은 공동개발 제안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과 중국 정부는 99년부터 ‘해양법문제에 관한 중·일 협약’ 체결 협상을 시작했지만 이것도 진전이 없다. 따라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7월부터 중간선의 일본측 해역에서 천연가스 및 석유 매장량 파악을 위한 자체 지질조사를 진행해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부터 네덜란드 로열 더치 셸과 공동으로 춘샤오 가스전을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얼마전 로열 더치 셸이 철수를 결정, 이 과정에 일본이 개입했다는 설이 제기되면서 양국간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섬이냐, 바위냐도 팽팽한 갈등 두 나라는 또 동중국해 EEZ 설정과 관련, 오키노도리시마를 놓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도쿄에서 남쪽으로 1700㎞ 떨어진 일본의 최남단 영토로 폭·높이가 불과 몇 m인 바위섬이다. 일본은 이를 섬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바위’라고 반박한다. 국제해양법에서 섬은 경제수역 설정의 근거가 되지만 바위는 못되기 때문이다. 이런 양국간 영토분쟁은 자칫 무력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양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 9월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한 세가지 시나리오를 마련, 대비하고 있을 정도다. taein@seoul.co.kr
  • 이수호 민주노총위원장 인터뷰

    전공노의 총파업이 사실상 끝난 가운데 민주노총은 오는 26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또다른 파장이 예상된다.16일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향후 투쟁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정부가 전공노 파업에 대해 강경대응하고 있는데. -정부의 태도가 너무 강경 일변도다. 정부의 입맛대로 법안을 제시해놓고 강요만 할 뿐이다. 정부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들이대면서 노동에 관한 국제기준은 편한 대로 해석한다. 이런 이중적 태도가 불신을 자아낸다. 우리는 전공노 결정에 힘을 보탤 것이다. 총파업 대신 평화적 해결방안은 없나.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밖엔 없는 것 같다. 올 상반기 노사관계에서 직권중재, 공권력 투입 등으로 정부와 자본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 이런 상황에서 악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으니 어찌 가만히 두고만 있겠는가. 정부의 비정규직 법안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결여됐다는 점이다.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서는 차별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노동 유연화를 앞세워 파견법 확대적용, 파견기간 연장 등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산·고착화시키려 하고 있다. 향후 한국노총·전공노 등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전공노 사무실의 압수수색, 경찰력 동원 등 물리적인 탄압에 대해 한국노총과 공동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다. 양대 노총은 하부조직 단위부터 연대가능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머지않아 단일노총 시대가 열리도록 신뢰를 쌓아가겠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한나라 주류·비주류 ‘4대입법’ 또 파열음

    한나라당 주류와 비주류의 물밑 기(氣) 싸움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 이후 국회 등원 여부와 관련해 치열한 격론을 벌인 데 이어 열린우리당이 추진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한 대응방향을 놓고 또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르면 17일부터 정책의총을 잇달아 열어 여당이 추진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에 대한 당론 확정 작업에 착수한다. 그동안 4대 입법의 위헌 소지를 들어 입법철회를 주장해 왔으나 열린우리당이 이미 법안을 제출한 마당에 철회만을 주장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보다 구체적 반대 논리나 대안 모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주류 “대응 미숙땐 지도부 퇴진” 압박 비주류측은 지난주부터 잇따른 모임을 갖고 ‘4대 입법’ 관련 대응책을 모색하는 한편 4대 입법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응이 미숙할 경우 지도부 퇴진 등 불신임을 추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비주류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의 홍준표 의원은 “당 지도부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며 “4대 입법 처리를 앞두고 지도부의 리더십을 거론하는 것이 적전분열로 비쳐질까봐 더이상 문제삼지는 않겠지만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성향 의원모임인 ‘자유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방호 의원도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국정을 내팽개친 상황에서 야당이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데 지난번 국회 파행과정에서 보여준 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한마디로 기대 이하였다.”면서 “지도부가 4대 입법 처리과정에서도 우왕좌왕한다면 더이상 믿고 따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자유포럼은 최근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보수진영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물밑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당내에선 “자유포럼의 지도부 비판은 딴살림을 차리기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류 “지도부 흔들기는 해당행위” 반발 이에 대해 주류측에선 “국민 여론을 무시한 채 강경투쟁만 주문하고 있는데 결국 그렇게 해서 당이 얻는 것이 무엇이냐.”며 “비주류의 대책없는 지도부 흔들기는 선봉에 선 아군의 등에 총구를 들이대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주류의 공세를 ‘해당 행위’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주류측은 지난 주말 잇따른 모임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형오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당직자 10여명과 골프회동을 가지는 등 전에 없는 ‘스킨십’을 보여주고 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건망증 도둑

    혼자사는 여성의 원룸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은 뒤 달아났던 초보강도가 범행장소에 놓고 간 지갑을 다시 찾으러 갔다가 쇠고랑을 찼다. 지난달 25일 오전 9시30분쯤 정모(33)씨는 전주시 서신동 S원룸 A(44·여)씨의 집에 미리 들어가 집으로 들어서는 A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소리 지르지 않으면 해치지는 않겠다. 있는 돈을 모두 내놓으라.”며 위협했다. A씨는 차분하게 “귀중품은 모두 차안에 놓고 왔다.”고 말하고 자동차 열쇠를 건넸다. 정씨는 바로 A씨의 손·발을 전선으로 묶고 스타킹으로 재갈을 물린 뒤 밖으로 뛰어나가 주차된 승용차에서 현금과 상품권 등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겨 그대로 달아났다. 그러나 달아나던 정씨는 5분 뒤 지갑을 A씨집 화장실에 놔두고 온 것을 알고 고민에 빠졌다. 결국 A씨의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 정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이날 새벽 4시30분쯤 A씨 집에 들어와 화장실에 숨어 4시간가량을 기다리다 용변을 봤다. 그 과정에서 거치적거리는 뒤춤의 지갑을 화장실 선반 위에 놓아뒀던 것. 경찰은 “도둑질을 하러간 집에서 용변을 보면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었던 것 같다.”며 어이없어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⑤학연따라 지연따라

    [공직문화를 바꾸자] ⑤학연따라 지연따라

    “정부 인사에서 혈연·지연·학연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것은 한국사람에게 김치를 먹지 말고 살라는 것과 같다.” 미국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살펴보려고 지난 9월 워싱턴을 찾았던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당시 언론사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연줄을 배격하고, 균형잡힌 인사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지만, 역설적으로 공무원 사회에서 학연·지연이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나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직사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정지역·특정고교 출신이 실세로 급부상하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TK(대구·경북)·PK(부산·경남)라는 말이 일반 명사화한지 오래됐고, 경북고·경남고·경복고·광주고·전주고 등 집권자나 그 주변의 실력자가 나온 특정학교 출신들이 정권교체와 맞물려 한껏 세를 누려왔다. 때문에 공무원도 지역이나 학교를 중심으로 뭉쳐왔고, 이런 현상은 고위직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지역색 기승… 승진에 큰 영향 사회부처의 A서기관은 “공무원 조직은 누가 수장이 되느냐에 따라 본인의 신분도 엄청나게 바뀐다.”면서 “특히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공직사회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부처의 B서기관도 “부처의 경우, 장관의 출신지에 따라 부서장·국장·과장까지 영향을 받는다. 인사관련 부서에서 알아서 기는 셈”이라면서 “장관과 같은 지역 출신을 인사부서에서 지역배려라며 알아서 요직에 앉히는 관행도 수십년 동안 지속돼 왔다.”고 인정했다. 겉보기엔 다같은 공무원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천갈래 만갈래로 헤쳐 모이고 있다.▲중·고교·대학·대학학과 ▲출신지역·고향 ▲고시·비고시 ▲출신 근무부처 ▲출신 군경력 등 굵직굵직한 구분 기준만 들이대도 10여개는 족히 된다. 그나마 1970년대 후반 고교평준화가 된 이후 명문고의 의미가 사라지면서, 이른바 특정고교를 중심으로 한 학연은 주로 1∼3급 정도에만 해당되고,4급 이하에서는 많이 사라진 게 다행일 정도다. 하지만 지역을 연고로 한 모임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런 지역색은 승진 등 인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줄서기’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인사 때마다 뒷말이 무성하고 루머로 엉뚱한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1급으로 승진한 사회부처의 C씨가 대표적인 경우. 고시 선배들을 제치고 승진한 그는 청와대의 한 실력자와는 고교 동기동창, 행정부의 최고위층과는 대학 학과 동기동창이다. 업무능력만 보면 ‘승진’을 하고도 남을 만하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런 배경(?)탓에 “줄이 좋아 덕을 본 게 아니냐.”는 일부의 시샘을 감수해야 했다. ●노동·복지·농림부 호남인맥 강해 학연만 놓고 보면 ‘엘리트’들의 총집합 장소인 재정경제부의 경기고 동문이 대표적. 그러나 고교평준화 이후 세력을 크게 잃어 가고 있고, 참여정부 들어 주변을 의식해 소모임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지역에 기반을 둔 신흥 명문고교 출신들의 공직 입문이 늘면서 새로운 소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는 주요 보직국장에 서울고 인맥이 있다. 국장 이상만 7명이나 되는데다, 핵심보직으로 꼽히는 주미 상무관을 선·후배가 서로 돌아가면서 맡는 기연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부는 광주일고 인맥이 눈에 띈다. 업무 특성상 보건복지부는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출신이, 농림부는 서울 농대 출신들이 많다. 이 세 부서는 모두 호남인맥이 강한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정권 차원에서 호남인력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또 고시출신이 오기를 꺼려 다른 부처보다 ‘비고시’출신들의 파워가 센 편이다. 대전청사 철도청의 경우, 철도고·철도대 등 철도관련 학교 출신들과 호남인맥이 주류을 이루고 있다. 법조인들은 서울대 출신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소수정예’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특정고교 중심의 모임이 많은 편이다. 한 지방 명문고 출신 법조인들의 경우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3륜’이 매월 정례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모임을 통해 각종 정보를 교류하고 친목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하며, 각종 인사청탁이 이뤄지기도 한다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귀띔이다. ●재향경우회 회원 120여만명 경찰내 지연모임은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대표적. 회원수 총 120여만 명의 조직을 가지고 있다. 전체 회원중 정회원(퇴직경찰관, 퇴역 전·의경) 105만명, 명예회원(현직 경찰관 및 전·의경) 15만명이다. 시·도 중심의 지부는 19개로 지방경찰청 단위를 중심으로 하고, 지회(경찰서 단위) 269개, 분회(파출소 단위) 2323개로 실로 방대한 조직이다. 사회복지·봉사활동, 회원 상부상조 및 협동정신 함양을 목적으로 활동하지만 실제로는 지역별 친목 성격이며, 선거철이면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김성수 강충식 유영규기자 sskim@seoul.co.kr
  • [오늘 美대선] 막바지 유세 이모저모

    [오늘 美대선] 막바지 유세 이모저모

    미국 대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양 진영은 빡빡한 일정을 초인적으로 소화하면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후보들은 최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는 데 자신이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가시돋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부시,“대테러전 수행의 적임자”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31일과 1일 접전지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 등지를 방문한 뒤 고향인 텍사스에 머물며 선거를 지켜보기로 했다.1일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커트 실링과 함께 나선 오하이오 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전력을 다해 대테러전을 수행해야 하고 우리의 신념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면 나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쿠바계 이민자들을 겨냥, 피델 카스트로의 퇴진을 위해 압력을 넣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원들도 민주당이 너무 왼쪽으로 치우쳤다고 생각한다면 나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딕 체니 부통령은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케리는 이라크에서 싸우고 있는 우리 병사들에게 등을 돌렸다.”면서 “케리는 전시에 걸맞는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선거 총책인 칼 로브는 “케리 후보가 이기려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미네소타를 모두 이겨야 한다.”며 승리를 장담했다. ●케리,“안보 위해 즉시 내각 구성” 민주당 후보 존 케리 상원의원은 31일 위스콘신과 디트로이트 등지에서 유세를 펼쳤고 1일 플로리다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친다. 그는 위스콘신주 애플턴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야만인들’이라고 부르면서 자신이 부시 대통령보다 더 능률적이고 강하게 테러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국가안보를 위해 신속하게 내각을 구성하는 등 최대한 빨리 일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다짐했다.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35년간 외교·안보문제를 다룬 경험이 있다.”면서 경륜을 강조했다. 부통령 후보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체니 부통령이 케리 후보를 비난한 것에 대해 “체니 부통령은 말장난과 공허한 약속 외에 미군을 지키기 위해 뭘 했나.”라고 맞받아쳤다. 밥 슈럼 고문은 “사람들은 케리 후보가 최고 사령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접전 속 부정행위 논란 가열 정치평론가 데이비드 거겐 하버드대 교수는 “누가 권총을 들이대면서 이번 대선의 승자를 맞히라고 하면 ‘차라리 방아쇠를 당겨라.’고 하겠다.”라고 푸념했다. 월가의 한 시장분석가는 “누군가 승자가 나오기만 하면 된다.”면서 지난 대선처럼 선거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동안 주가가 폭락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경합이 치열한 주에서 부정행위가 빈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학생 4000명이 자기도 모르게 주소가 바뀌고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이의가 제기됐다. 위스콘신주에서는 ‘밀워키 흑인유권자 연맹’이라는 유령 단체가 “올해 어떤 선거든 한번 투표한 사람은 이번 대선에서 투표할 수 없다.”는 전단지를 뿌렸다. 장택동기자 외신 taecks@seoul.co.kr
  • 스타들의 입영전후

    스타들의 입영전후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잊혀진다.’는 말은 연예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말이 아닐까. 특히 신체 건장한 일부 남성 연예인들이 갖은 병명을 들이대며 군대라는 곳에 제발로 걸어 들어가지 않으려는 것을 보면 그렇다.2년이란 공백은 한창 인기가도를 달리는 이들에게 너무도 긴 세월이다. 그러나 군대는 결코 ‘무덤’이 아니었다. 국방의 의무를 충실하게 마치고 오히려 연예계를 씩씩하게 행보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연예인들의 병역 기피가 도마 위에 오를 때마다 또 다른 차원에서 거론되는 이름들이 있다. 바로 차인표, 서경석, 이휘재, 홍경민, 이훈 등등. 이들은 모두 인기라는 달콤함을 맛볼 무렵 군입대라는 ‘입에 쓴 약’을 달게 받아 먹은 스타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수많은 TV연예정보프로그램들을 통해 몇몇 스타들의 군생활이 중계되다시피 해 잊혀지기는커녕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전기를 맞기도 했다. 차인표가 그런 경우. 늦깎이로 데뷔해 트렌디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는 후속작 대신 군대를 선택했다. 그가 상대적으로 고령(?)이라는 점과 연인 신애라가 있었기에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은 그의 군생활은 이미지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가 만약 인기에 연연해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면 ‘천태산’(MBC ‘영웅시대’)이란 인물을 맡지는 못했을 것이다. 서경석도 연착륙한 케이스. 방송으로 돌아오자마자 MBC ‘타임머신’ MC 자리를 꿰찼다. 결혼 직후 입대한 탤런트 이훈도 현재 MBC와 KBS를 오가며 입담을 뽐내고 있다. 새달 말 제대를 앞두고 있는 가수 홍경민은 민감한 시기에 방송에 복귀하는 터라 더욱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연예인들의 병역기피가 오히려 그의 컴백에 ‘윤활유’가 된 셈. 그의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은 특히 남성팬들로부터 큰 갈채를 받고 있다. 이처럼 군대는 앞을 길게 내다본 사람들에겐 영광이요, 근시안을 가진 이들에겐 뼈에 사무친 후회와 한탄으로 남았다. 새달 군입대를 통보받은 송승헌, 한재석, 장혁 등은 드라마 출연 무산으로 ‘민폐’를 끼쳤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이미지에 스스로 먹칠하는 ‘이중고’를 자초했다. 가수 유승준도 ‘패가망신’을 스스로 부른 대표적인 경우. 군입대를 약속해 놓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 병역기피 의혹으로 한국 입국 자체가 금지됐다. 결혼과 출산이 더이상 여배우들의 멍에가 아니듯 군대가 남자 연예인들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일 수 없다. 최근 병역 파동을 계기로 군입대가 이미지 유지 또는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홍보수단으로 자리잡아가는 느낌이다. 원빈, 이동건 등 톱스타들이 앞다투어 군입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제대뒤 뜬 스타 윤영준 두려웠다. 일찍이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을 통해 아역배우로서 입지를 다졌고,‘공룡 선생’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얼굴도 알렸는데….26개월이란 공백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 공백을 메우는 데는 두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아픔도 컸다. 당시 함께 출연했던 절친한 친구(이정재)가 그 기간동안 일약 스타로 떠올라 화려한 조명을 받는 것을 그저 내무반에 앉아 지켜봐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한다. 그 잊혀짐의 시간들이 오히려 연기자로서 한단계 도약하는 데 둘도 없는 약이 됐으니…. 연기자 윤영준(29)처럼 요즘 회자되고 있는 연기자들의 병역문제가 가슴에 와닿는 배우는 없을 것 같다. 그는 최근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는 극중 한기주(박신양)의 비서로, 앞서 ‘태양의 남쪽’에서는 나이트클럽 사장 용태(명로진)의 부하로 나오는 등 ‘의리의 사나이’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여세를 몰아 얼마 전 방영된 MBC 베스트극장 ‘그림자놀이’에서 주인공을 꿰찼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위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섭외도 줄을 이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실 저도 군 입대를 비켜가기 위해 별 짓을 다했어요. 하지만 결국 연기자를 믿는 시청자에게 서운함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죠. 인기는 언제라도 다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굳게 믿었거든요.” 그는 ‘당시 군대를 면제 받고 연기생활을 계속 해왔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을 하면,‘아역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에 짓눌린 채 더 큰 고민의 날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단다. 중1때 아역배우로 데뷔한 그는 20살이 되자마자 군에 입대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아무도 ‘연기자 윤영준’을 기억해 주는 이가 없었다. 이후 5년여 동안을 ‘일반인 윤영준’으로 지내야 했다.“제 스스로 최면을 걸었죠.‘이건 나의 옛 이미지를 씻고 새로운 차원의 연기자로 도약하기 위한 일종의 ’전화위복의 시간들’이라고요.” 그의 판단은 옳았고, 이후 아역 출신 연기자로서 흔치 않은 ‘대기만성형’ 성인 연기자로 우뚝 섰다. 올해로 연기 데뷔 17년째인 그는 나름대로의 연기철학을 가지고 있다.“연기는 바로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기자의 경험이 드라마 캐릭터에 녹아들 때 물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거든요.” 자신만의 연기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가령 26세의 남자 역할을 맡으면,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제가 태어나서 26살까지의 경험들을 작문하듯 정리하죠. 그리고 ‘드라마는 그 26살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연기톤을 잡아가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대사, 행동 하나 하나에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죠.” 그는 팬들의 사랑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에서는 현재 98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LONG RUN 배우 윤영준’이란 그의 팬카페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군입대 당시부터 지금까지 저를 잊지 않고 격려해 주신 분들이죠. 연기자는 팬들과 함께 커나간다는 것을 하루에도 열두번씩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자문위원 칼럼] 언론이 ‘진짜 국감’ 시작하라/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3주 동안 진행됐던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올해 국감은 어느 때보다 정책국감·대안국감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의원의 3분의2가 초선인 데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기존 국감활동과의 차별화를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도를 통해 느낀 국민들의 체감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듯하다. 우선 초반부터 역사교과서 편향 공방과 국방위의 군사기밀유출 논란으로 정쟁의 장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주에는 여당의 ‘4대 개혁입법’ 발표와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라는 대형 이슈에 밀려 국감은 거의 실종되고 말았다. 그동안 우리 언론의 국정감사 보도는 정치인들의 폭로성 의문제기를 사실 여부에 대한 비판적 검토 없이 기사화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치쇼에 가까운 공방을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함으로써 언론의 본질적인 의무라 할 수 있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았다. 올해 국감에서도 역사교과서 공방을 비롯한 몇 가지 사안에서 일부 언론은 이런 모습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국감 초기, 국감장이 이념논쟁의 소용돌이에 빠지며 파행으로 치달을 때 보여준 서울신문의 보도 자세는 주목할 만하다. 서울신문은 11일자에 ‘국감-정책은 없고 공방만 있다’를 주제로 3면에 걸친 기획기사를 내놓았다. 이 기획은 구태를 답습하는 국회의원들을 비판하며 정책중심의 국감활동을 촉구했는데 국감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는 데 기여한 바가 컸다는 생각이다. 역사 교과서 논란과 관련해서도 전국 20개 고교 역사교사들의 견해를 직접 들어보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조사로 ‘별 문제가 없음’을 이끌어내 이념 편향 논란을 잠재우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서울신문은 매일 2개 면을 국감지면으로 고정 배치했는데 상당히 효율적으로 운영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요 이슈를 담은 ‘국감 초점’이나 ‘국감하이라이트’는 피감기관의 답변이나 해명도 충실히 전달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보도자료들을 기자의 해석 없이 ‘국감플러스’로 단신 처리해 자칫 홍보로 흐를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한 것도 사려 깊었다.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농어민 등 서민과 관련된 상임위에 소홀했다는 점이다. 서울신문이 보도한 국감기사 130건(‘뉴스플러스’등 단신기사 제외)가운데 여성위 및 농수산위와 관련된 기사는 한 건도 없었고 환경노동위 관련 기사는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어느 사안보다 공론화가 필요한 WTO협상, 방사성 폐기물 관리시설, 성매매특별법, 노동문제 등을 다루는 상임위에 대한 지면할애에 인색했다. 내용면에서 질의 답변에 대한 확인 취재나 검증이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문장에 있어서도 ‘따졌다 지적했다 질타했다 주장했다’ 형태의 차용기사가 많았다. 이렇듯 단순 중계형태의 기사는 독자들의 정보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회감시의 기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경형 칼럼 ‘수시 국감으로 바꾸자’(10월14일자)에서도 지적했듯이 국감제도를 일회성 행사가 아닌 보다 내실 있는 행정부 감시의 수단으로 전환할 때라는 의견이 많다. 사실 피감기관은 국정감사를 무사히 넘기면 되는 몸살감기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국감은 끝났지만 언론의 후속보도가 더욱 절실해 진다. 국감에서 드러난 쟁점들에 돋보기를 들이대기를 바란다. 진짜 감사는 이제부터 언론이 시작해야 할 것이다. 문제를 지적한 의원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당국의 처리 방식은 어떤지를 지속적으로 추적 보도하는 감시가 필요하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사업팀 차장
  •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아Q정전’ ‘광인일기’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 루쉰(1881∼1936). 그는 모든 억압과 허위에 맞선 자유인이었다. 불의에 저항했고 집단의 패권주의를 비판했다. 타협을 몰랐으며 논쟁을 함에 지칠줄 몰랐다. 그래서 그는 늘 외로웠다. 소수자의 편에 섰던 만큼 숱한 ‘적’들에 둘러싸여 사면팔방에서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루쉰은 그것을 거뜬히 이겨냈다. 정신이 항상 깨어 있었기 때문이다. 루쉰은 그렇게 시대를 밝힌 영원한 프로메테우스의 불로, 신(新)중국 제일의 성인으로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각인돼 있다. 이런 상황은 루쉰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90년대 이후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런 루쉰이 살아 생전에 봉건 유물, 허무주의자, 타락 문인, 변절자로 욕을 먹었고 심지어 사후에까지 비굴하고 낯두꺼운 소인배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루쉰 역시 상갓집 자본가의 개니, 서구의 똘마니니, 기생충이니, 살진 머리통이니, 새대가리니 운운하며 상대에게 욕을 퍼부었다니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루쉰은 화려한 수식어에 묻혀 그저 ‘교조적’으로 숭앙돼온 존재란 말인가. ‘루쉰, 욕을 하다’(팡시앙뚱 지음, 장성철 옮김, 시니북스 펴냄)는 바로 이런 ‘욕’을 전면에 내세워 루쉰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책에 따르면 루쉰이 글 속에서 드러내놓고 욕을 퍼부은 사람만 100명이 넘는다. 루쉰 연구가이자 작가인 저자는 “루쉰은 다른 무엇이기에 앞서 한 명의 ‘전사’였고, 그 다음이 작가, 그리고 학자였다.”고 말한다. 책은 루쉰이 언어학자 전현동, 문필가 임어당, 사상가 호적, 시인 곽말약, 역사학자 고힐강 등 당대의 지식인 15명과 벌였던 설전을 소개한다. 루쉰은 수많은 사람과 논쟁을 벌이며 욕을 먹고, 또 먹은 만큼 되돌려줄 줄 아는 인물이었다.‘페어플레이는 뒤로 미루어야 한다’라는 글은 루쉰의 그런 기질을 잘 보여준다.“사람을 무는 개라면 전부 패도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 놈들은 먼저 물 속에 처넣어야 하고, 그런 다음 다시 두들겨 패야 한다.‘페어플레이’ 정신을 보편적으로 시행하려면 적어도 ‘물에 빠진 개’라는 자들이 인간다움을 띨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쉰은 신해혁명 이래 오랜 투쟁을 거치며 얻은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당시 상황에서 ‘페어’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에 대해 임어당은 훗날 ‘타구석의(打狗釋疑)’라는 글에서 “사건의 추이는 나로 하여금 루쉰 선생의 ‘무릇 개는 먼저 때려 물에 빠지게 한 뒤에 다시 두들겨 패야 한다.’는 말을 더욱 신앙하게 만들었다.”며 탄복조로 “루쉰 선생이 귀신을 비추는 신기한 거울로 한번 비추자 온갖 추태들이 낱낱이 드러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 루쉰의 욕에는 중국 사회에 대한 애정과 미래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다는 얘기다. 연세대 중문과 유중하 교수는 “루쉰이라는 인물은 한마디로 ‘독종’ ‘글 싸움꾼’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찍이 하나의 신, 즉 마오쩌둥과 함께 또 다른 신으로 추앙되기도 한 루쉰의 이런 면모가 과연 그의 본연의 모습일까. 이 책은 자칫 유명인에 대한 가십거리나 제공하는 호사취미의 책으로도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욕을 다루는 태도는 범상치 않다. 루쉰이 생전에 논적들과 주고받았던 욕을 중심으로 그가 어째서 욕을 했는지,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떤 내용의 욕을 했는지 충실한 배경자료들을 들이대며 그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밝힌다. 욕이라는 주제를 통해 당시의 시대와 역사를 읽어낸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루쉰이 활동한 1920∼30년대는 ‘욕’이 난무한 시대였다. 세상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암흑과 혼돈, 갈등과 모색의 시기에 누군들 격분하지 않을 수 있으랴.‘문학투사’ 루쉰이 당대 지식인들을 향해 던진 투창과 비수는 세상에 대해 제대로 욕을 할 줄 모르는,‘욕하는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도 타산지석이 될 만하다. 이 책은 욕이야말로 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거울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3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재경부 국·과장 실적하위 10% ‘보직 퇴출’

    잭 웰치식 ‘10% 퇴출’이 공직사회에도 도입된다. 재정경제부는 내년부터 다면평가결과 맨하위 10%에 든 국·과장은 보직에서 퇴출시킬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사(GE) 잭 웰치 전 회장이 도입했던 방식이다. 재경부 국·과장 자리가 80여개인 만큼 해마다 국·과장 8명이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는 셈이다. 물론 1년간의 재충전 기회를 통해 ‘패자부활전’에 나설 수도 있다. 어느 부처도 시도하지 않은 파격방안이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탄력근무제’(개인사정에 맞게 출퇴근시간 탄력조절)가 그러했듯이, 재경부가 도입하면 전 부처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공무원 스스로가 이른바 자신들의 ‘철밥통’에 메스를 들이대는 일이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그 바람을 다른 부처도 아닌, 자존심 세고 콧대높기로 정평난 ‘모피아’(옛 재무부의 영문약칭인 모프를 마피아에 빗댄 말)가 일으키고 있다.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의 대한생명 인재개발원 강당. 김광림 차관에서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전체 재경부 직원의 3분의1(210명)이 참석한 가운데 혁신 워크숍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다면평가 결과 맨하위 10%에 든 국·과장은 보직을 박탈하자.”고 제안했고, 대부분이 찬성의사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현재 상급자만 주고 있는 ‘근무평점’을 동료와 하급자도 주는 다면평가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더 이상 순혈주의를 고집하지 말고 외부전문가를 과감히 채용하자.”는 민감한 주장도 나왔다. 거시경제 분석이나 공보 등 외부 전문가가 더 적임인 자리는 개방하자는 얘기다. 임성균 혁신담당관은 “하위 10%에 든 국·과장은 1년간 교육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줄 방침”이라면서 “한 차례 내부토론을 더 거쳐 확정안을 마련,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인간에 대한 고찰’ 다룬 영화2편

    ‘인간에 대한 고찰’ 다룬 영화2편

    인간이란 무엇인가.이 근원적인 질문에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하기는 힘들다.영화 ‘콜래트럴’(Collateral·15일 개봉)과 ‘21그램’(21Grams·21일 개봉)은 결코 풀리지 않는 인간이란 존재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작품들.둘 모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물의 외양을 띠지만,알맹이는 서로 부딪치는 인간들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드라마다. ●15일 개봉 ‘콜래트럴’ 마이클 만 감독의 ‘콜래트럴’은 할리우드 간판스타 톰 크루즈가 비정한 킬러로 변신했다는 대목에 일찍부터 관심이 쏠렸던 범죄스릴러다.그러나 영화는 톰 크루즈의 개인기에 승부수를 국한하지 않았다.‘히트’‘인사이더’‘알리’ 등 선굵은 드라마로 정평난 감독은 할리우드 오락영화의 기본양념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살인행각이 이어지는 범죄극이면서도 사건 자체의 역동성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부각시키는 데 연출의 주파수를 맞췄다. 리무진 렌탈사업이 꿈인 로스앤젤레스의 택시운전사 맥스(제이미 폭스)는 빈센트(톰 크루즈)라는 젊은 남자를 태운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에 빠진다.하룻밤 동안 택시를 전세내겠다는 빈센트의 요구대로 시내를 돌지만,곧 엄청난 사실에 맞닥뜨린다.말쑥한 외모로 가장한 빈센트는 마약조직에 고용된 청부살인업자.마약조직에 불리하게 증언한 증인들과 담당 여검사(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없애는 게 임무다. 장르의 통념을 뒤엎는 영화의 화법은 매우 독특하다.범인을 추적하거나 사건의 진실을 더듬는 과정에 핵심을 담는 여느 범죄스릴러들과 달리,주인공의 신분 등 으레 결론부에서 노출될 비밀들을 일찌감치 털어놓고 드라마를 풀어간다. 도덕과 윤리관이 확고한 평범한 소시민 맥스는,삶에 대한 냉소로 살인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선택한 빈센트의 범행현장에 강제동행하게 된다.몰디브섬 사진을 보며 기껏 상상속 휴가나 즐기는 맥스,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인생에 대한 환멸에 찌든 빈센트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 아찔할 만큼 극적이다.극단적인 두 인물의 캐릭터를 끊임없이 충돌시키는 영화는 그 파열음 속에서 두 남자 중 어느쪽이 삶의 진실에 더 가까운가를 관객들에게 저울질하게 만든다.후반부로 갈수록 감상드라마의 색채가 짙다.거대도시 로스앤젤레스의 밤이 영화의 배경(영화는 24시간 동안의 사건을 그렸다).타인에게 철저히 무관심한 비정한 도시공간이 감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스릴러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가수,제작자로도 재능이 많은 제이미 폭스의 담백한 소시민 연기가 톰 크루즈 이상으로 오래 기억될 만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1일 개봉 ‘21그램’ 사람이 죽는 순간 줄어드는 무게인 21g.결국 삶을 유지시키는 건 고작 초코바 한 개의 무게인 21g에 불과하다는 의미인가.영화 ‘21그램’은 그 참을 수 없는 인간 존재의 가벼움에 렌즈를 들이대는 작품이다.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폴(숀 펜)과 임신하고 싶어하는 아내 메리,두 딸과 남편 마이클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주부 크리스티나(나오미 와츠),범죄자였던 과거를 반성하며 종교에 귀의한 잭(베네치아 델 토로)과 그를 내조하는 아내 마리엔.별스럽지 않은 세 가족이 인간의 가벼움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의 잔혹한 실험대에 올랐다. 영화 속에서 이들이 얽혀드는 과정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파편적으로 그려진다.도대체 왜 이렇게 힘들어하고,서로 엇갈려가며 한자리에 존재하는 걸까.초반부에서는 스토리의 갈피를 잡기 힘들지만,스릴러영화를 보듯 관계와 사건의 정황을 머릿속에서 꿰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윤곽이 또렷이 잡힌다. 이들을 엮게 된 건 잭이 일으킨 우연한 교통사고였다.이 사고로 크리스티나의 가족이 모두 죽고,폴은 마이클의 심장을 이식받아 새 생명을 얻는다.이제 크리스티나는 마약 없이는 살 수 없고,폴은 누군가의 죽음으로 살아났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잭 역시 죽인 아이들 생각에 자신의 아이의 눈조차 쳐다보지 못해 집을 떠난다.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닥쳐온 사건이 운명처럼 옭아매고,지울 수 없는 상처로 각인돼 괴로워하는 이들.그 어쩌지 못하는 삶의 가벼움 앞에서 우리는 과연 인간의 위대함을 노래할 수 있을까.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잔혹한 선고처럼 들린다.겨우 21g으로 아둥바둥 살아갈 뿐이라는.그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겸허해지는 것밖에는 없다. 시간적 순서를 무시한 편집은 삶의 우연성을 강조하는 데도 제격이다.잦은 핸드헬드와 거친 질감의 화면 역시 삶 속에 새겨진 상처의 결을 잘 살려냈다.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숀 펜 등 연기파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을 영화.‘아모레스 페로스’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가 감독을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행자위 서울시청

    [국감 하이라이트] 행자위 서울시청

    6일 서울시청 본관 3층 회의실은 종일 한치의 양보 없는 설전으로 불을 뿜었다.서울시의 행정수도 이전반대 시위를 둘러싼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여야 의원들과 이명박 시장의 치열한 3각 공방은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서울시 ‘관제데모’의 증거자료라는 공문을 들이대며 이 시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상공세를 폈다.이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정면으로 반박하다가도 슬쩍 비켜서기도 하는 등 강온전략으로 여당의원들의 예봉을 피해갔다.한나라당 의원들은 같은 당적의 이 시장을 전방위로 엄호하면서 여당과 설전을 벌였다. 공방은 우제항 의원이 “최근 서울시의 ‘관제데모’ 동원 의혹을 입증하는 5건의 서울시 및 일부 구청의 문건을 입수했다.”며 서울시가 일부 구청에 보낸 공문을 내놓으면서 달궈졌다.서울시 행정국장이 지난달 17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수도이전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출범식’과 관련해 부구청장들에게 보낸 이 문건에는 “직접 관심을 갖고 구별로 200여명씩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 조처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 의원은 “관제데모의 명백한 증거”라며 “위증 혐의로 수사 의뢰를 할 수 있다.”고 압박했고,이 시장은 “만일 사실이 아니라면 (우 의원은)공문서 위조가 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관제데모 논란이 격화되면서 공방은 수도이전 문제로 옮겨갔다.열린우리당 노현송 의원은 “한나라당이 충청권을 의식해서 신행정수도특별법에 찬성했다.”며 한나라당 지도부의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이에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수도이전 반대물결이 커지니까 권력과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이 시장은 “대통령이 (신행정수도로) 내려간다면 실질적인 천도”라며 “국민이 설마 옮기겠느냐고 생각하다가 법이 통과되는 것을 보고 ‘큰일이다’ 싶어 나선 것”이라며 주장했다.이어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수도”라며 수도이전 국민투표를 제안하는 등 역공을 펴기도 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국기를 흔드는 답변을 사과하고 속기록에서 삭제하라.”(강창일),“관제데모가 사실이라면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의 도덕성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홍미영)이라며 발끈했다.이 시장 역시 노무현 대통령을 거론하며 물러서지 않았다.“대통령도 ‘공무원이 말 안듣는다.’고 했듯이 시에서 (동원)하라고 해도 반대하는 구청도 있다.”고 반박했다. 공방에서는 조선과 고려의 역사까지 언급됐다.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은 “조선시대 정조가 뒤주에서 죽은 아버지의 묘소를 수원으로 옮기며 서울에 있는 집요한 보수·수구세력을 극복하려 했다.”며 “정조가 수원에 성을 쌓은 게 18세기 말로,만일 성공했다면 일본의 메이지유신보다도 70년 앞서 서양문물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정조가 수원으로 수도를 옮기려고 한 것이나,고려시대 묘청이 개성에서 평양으로 수도를 이전하려 한 것 모두 실패했다.”며 “역사상 새로운 나라가 서거나 집권세력이 교체될 때나 천도 시도가 있었지,번성기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응수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시장 지키기” 금융정책라인 ‘당당 新관치’

    ‘이헌재(경제부총리·6회)-윤증현(금융감독위원장·10회)-최중경(재경부 국제금융국장·22회)·김석동(재경부 금융정책국장·23회)’으로 이어지는 금융정책 라인업에는 공통점이 있다.시장의 힘을 존중하지만 무질서는 용납하지 않는다는 소신이다.이를 밀어붙이는 카리스마도 있다.이 때문에 이들에게는 ‘신(新)관치 사단’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이 라인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시장의 질서가 잡혀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시장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옛(舊) 관치의 폐해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교차한다.시장과의 충돌 조짐이 엿보이는 ‘중소기업 대출 처리문제’는 신관치의 변별성을 가늠짓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관치라고? 우리에게도 할말은 있다” 현 금융팀은 자신들의 시장철학이 부정적 어감이 강한 ‘관치’라는 한 단어로 매도되는 것을 마뜩잖아한다.과거 관치가 ‘정부 입맛대로 길들이기 위한 시장 비틀기’였다면,지금의 관치는 ‘최소한의 시장 지키기’라고 강변한다.이 부총리의 주장.“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진단했지만 내 진단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불완전하긴 해도 웬만한 위험은 가급적 시장이 해결하도록 놔둬야 한다.그러나 그 위험이 시스템을 위협하거나 시장을 농락할 때는 (정부가)가차없이 개입한다.” 이 부총리와 색깔이 비슷하면서도 다소 달라 ‘이란성 쌍생아’로 불리는 윤 금감위원장 역시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들이 기업을 등쳐먹는다.”며 금융시장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질타한다.김석동 재경부 금융정책국장도 “1년 미만 단기 기업대출 비중이 73%를 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은행이 아니라 단자회사나 전당포”라고 신랄하게 성토한다. 최근 들어 ‘관치’가 아니라 ‘관리’라며 ‘물타기 표현’을 시도하고 있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관치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도 현 금융팀의 공통점이다.김 국장은 “시장에 들어갈 때는 신속하면서도 단호해야 한다.”며 이 부총리에게 ‘사사한’ 관치 노하우를 공공연히 강조하기도 한다.‘LG카드 처리’가 후유증이 심했던 것도 “어설프게 관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환율방어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은 최중경 국장은 “정부도 시장의 한 참여자”라며 “이를 부인하면 서로(정부·시장)가 피곤해진다.”고 주장한다.환차익을 노리는 국내외 투기세력에 “대한민국 관료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맞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中企처리가 시험대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현 금융팀이 공과를 떠나 역대 어느 팀보다 시장친화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역설적인 평가를 내렸다.반면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현 금융팀은 색깔만 강할 뿐 개혁 마인드가 약해 시장의 퇴출기능을 제대로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현장의 목소리도 엇갈린다.한 금융계 인사는 “전임 이정재 금감위원장이 부드러우면서도 소리없이 이 부총리를 보좌했다면 지금의 라인업은 너무 강(强)-강(强) 일색”이라고 우려했다.또 다른 인사는 “한때 시장에서 ‘금감위원장은 축구경기 시청중’(이 전 위원장이 축구광임을 빗대어)이라는 냉소가 돌았던 적이 있다.”면서 “시장이 어떤 의미에서건 당국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한 국책은행장은 “시장의 위계질서가 잡혀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너무 강하게 찍어누르면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라면서 “중소기업 대출문제만 하더라도 당국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하게 하니까 애초 대출심사 때 종전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가뜩이나 돈이 남아돌아 걱정인데 멀쩡한 기업의 대출금을 회수하는 은행이 어디 있겠느냐.”고 공박했다.시장을 앞세워 시장 위에 군림하려 드는 오만함마저 엿보인다는 얘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與·野 또 ‘제식구 감싸기’ 징계안 따로 상정

    20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는 여야가 ‘제식구 감싸기’로 8시간 동안 대치를 계속했다. 결국 열린우리당 김한길 의원과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의 징계안은 ‘윤리심사안’이라는 한 단계 낮은 수위로 ‘변칙 상정’됐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김 의원 윤리심사안을,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김 의원 윤리심사안을 따로 상정한 것이다. 이날 윤리특위는 ‘남의 식구’만 ‘벌주는’ 식으로 일단 매듭됐지만 17대 국회가 외치던 ‘새 정치’는 또다시 공염불로 끝났다.개혁을 표방한 이번 국회도 “윤리적 자정 능력이 없다.”는 세간의 비난을 면할 길이 없다는 지적이다. 당초 이날 회의는 최근 골프장 경비원 폭력사태로 구설수에 오른 김태환 의원과 한솔 조동만 전 부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한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다룰 예정이어서 정치권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오전 10시30분쯤 전체회의가 열리자마자 양당은 상정 대상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다.열린우리당은 김태환 의원만 심사하자고 주장했고,한나라당은 두 의원 모두 대상이라고 팽팽히 맞서면서 회의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은 “김태환 의원 건은 명백히 다른 사람을 건드린 것이기에 당연히 윤리특위에 회부해야 하지만,김한길 의원의 경우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어서 17대 윤리특위에서 다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측은 “김한길 의원은 정치적으로 1억원을 사용했다고 인정했고,그것이 국회의원이 지녀야 할 윤리와 도덕적 업무에 위배되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있는 마당에 국회법이라는 잣대만 들이대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폈다.한나라당 간사인 서병수 의원은 “당 대표가 김태환 의원을 문책하고 본인이 대국민 사과까지 한 부분도 참작했으면 한다.”고 감쌌다. 회의가 원점을 맴돌면서 양당은 간사 협의 등을 가졌지만 논란만 벌였고,오후에는 대변인 등을 통해 서로의 주장만을 되풀이하는 등 구태를 재연했다. 열린우리당 소속인 김원웅 위원장은 “곧 전체회의를 열어 일정을 논의하고 논란이 된 부문은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법 제47조에 따르면 윤리특위는 ‘국회 스스로의 권위를 유지하고,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국회상을 정립하기 위해’ 설치됐다. 이종수 김준석 기자 vielee@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뒤통수 맞은 배달의 기수

    음식을 주문한 뒤 배달온 종업원을 흉기로 위협해 상습적으로 돈을 빼앗은 30대가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원 속초에 사는 이모(32)씨는 지난 7월4일 오후 5시30분쯤 공중전화로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이웃동네인 교동 A아파트로 자장면 두 그릇만 배달해 달라며 거짓 전화를 걸었다. A아파트에서 기다리던 이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배달원 B군(19)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11만 3000원을 빼앗았다.이씨는 지난 6월 말부터 비슷한 수법으로 2차례에 걸쳐 배달원 2명으로부터 30여만원을 강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주문이 많이 밀리는 시간에는 배달원이 비교적 많은 돈을 갖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시간을 고르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고 말했다.강원 속초경찰서는 11일 이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행자부 ‘러플린 딜레마’

    “법에 예외를 둘 수도 없고,그렇다고 국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고….” 행정자치부가 요즘 고민에 빠졌다.2년 계약에 4년 연장 조건으로 지난 7월 부임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버트 러플린(54) 총장 때문이다.교육공무원으로서 총장·부총장 등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 및 공개 대상자이고 ‘KAIST 총장’ 러플린도 당연히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문제는 러플린 총장이 여느 총장과 다르다는 점이다. 알려진 대로 그는 MIT를 졸업한 뒤 리버모어연구소-스탠퍼드대학을 거쳐 지난 1998년 노벨상까지 받았던 거물급 양자물리학자다.기초과학연구의 열악함과 이공계 기피 등으로 고민하고 있던 우리 과학계가 특별히 초빙한 인물이다.이렇다 보니 기껏 모셔와놓고 국내법을 들이대며 ‘재산을 공개하라.’고 무턱대고 요구하기엔 어려운 면이 있다. 더욱이 러플린 총장의 가족과 재산은 미국에 있다.영구적으로 한국에 사는 것도 아닌데 미국에 있는 가족의 재산까지 등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설사 러플린 총장이 직계존비속 재산을 모두 등록·공개하겠다고 해도 가족과 재산에 대한 개념과 문화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실무작업에 들어가면 만만찮은 장애물이다.동시에 그런 절차까지 모두 러플린 총장이 받아들이더라도 검증할 방법이 없다.공직자윤리법은 재산등록 뒤 1개월 실사기간을 거쳐 공개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법에는 예외조항이 없다.애초 외국인 발탁과 같은 사태를 상정해보지 않은 채 만든 법이기 때문이다.다행히 러플린 총장은 일단 해외체류 등의 사유를 내세워 재산등록시한을 연장해둔 상태다.또 국내법을 준수하겠다는 뜻까지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행자부는 ‘총장 본인의 한국 내 재산’에 대해서만 등록·공개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다.행자부 관계자는 “국익을 위해 기껏 모셔온 분인데 오히려 국익을 해치는 결론을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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