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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도시 메리다·욱스말(세계 문화유산 순례:20)

    ◎자연과 조화된 장엄한 피라미드군…/연못·우물 중간크기 저수시설 「세노테」/찬란한 문명 원동력/언덕·산세 최대이용 피라미드·궁성 건축/마야인 지혜에 감탄/마법사 피라미드 높다란 외벽에 기하학적 무늬 가득 멕시코 남동부 유카탄 반도는 마야문명의 중심지다.그리고 스페인이 식민지문명을 처음 심은 지역이기도 했거니와,초기 한국이민사가 기록한 「에네켕 농장」도 이 반도에 있다.그래서 카리브해로 둘러싸인 유카탄은 신비감과 호기심을 안겨주었다. 멕시코시티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40분쯤 걸렸을까.유카탄 반도의 주도인 메리다(Merida)에 닿았다.인구 70만의 중소도시답게 한적하고 여유로웠다.그런데 주민들을 만나고 나서 퍼뜩 정신이 들었다.하나같이 머리가 크고 목이 짧아 키가 작달막할수 밖에 없는 주민들이 낯설었기 때문이었다.인상은 아주 선량했다.이들이 바로 고대 마야족의 혈통을 간직한 마야유카탄족이었다.마야문명의 순수성과 원시성이 절로 엿보였다. 유카탄에 와서 느낀 궁금증의 하나가 강이 드물다는 사실이었다.마야인들은 과연 인류문명의 생성근원인 물을 어떻게 조달했을까.그러나 의문은 이내 풀렸다.연못과 우물의 중간크기쯤 되는 세노테(Cenote)라는 저수시설이 그 해답이었다.마야인들은 현명하게도 세노테를 이용한 관개기술을 일찍 터득했다.세노테는 바로 풍요로운 마야문명의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유카탄 지역 마야유적지 곳곳에서 세노테가 발견된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했다. 메리다 시내를 빠져나와 남쪽으로 70㎞쯤 차를 달린지 그리 오래지 않아 욱스말(Uxmal)을 알리는 푯말이 나타났다.욱스말은 인근의 마야판·치첸이차와 함께 후기 고전기 마야문명의 중심지다.기원(AD)700년∼1100년 사이의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또 간혹 기원전(BC)3∼4세기의 유적도 발굴됐다.욱스말 유적지는 크게 「마법사의 피라미드」와 수도원,공놀이 유기장인 후에고 데 펠로타(Huego de Pelota),엄청나게 크다는 뜻을 가진 「그란 피라미드」,궁성터 등으로 나누었다.욱스말 유적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마법사의 피라미드」가 눈에 들어왔다.마법사들끼리 놀음을 해 게임에 진 마법사가 하루만에 지었다는 그럴듯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피라미드 뒷면의 경사가 급한 계단을 따라 정상에 올랐다.오른쪽으로 당시 제사장들이 살던 수도원이 보이고,왼쪽으로는 후에고 데 펠로타가 한눈에 들어왔다.그리고 사라진 문명의 위대성을 그 잔영으로나마 보여주는 여러 궁성터와 피라미드들이 죽 늘어섰다. 「마법사의 피라미드」외벽면에는 기하학적 무늬가 가득했다.이와 함께 물과 풍요를 상징하는 신착(Chac)이 휘어진채 삐죽 튀어나왔다.그 벽면을 따라가다 아치형 문을 거쳐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섰다.이 아치형 문은 흔히 알려진 둥근 모양이 아니라 지붕이 뾰족하고 각이 진 것이 특이했다.아치형 문 안쪽에는 누군가 살았을 법한 한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 있다.그러나 좁은데다 창문과 화장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미루어 사람이 산 방으로 보기는 어려웠다.그렇다면 마법사나 신이 거처한 공간으로 덮어두어야 더 신비로울 것이다.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테오티와칸에서와 마찬가지로 머리장식 크리스테리아 흔적이 뚜렷이 남아있다.여기서 5m쯤 밑으로 내려가면 마치 입을 크게 벌린듯한 모양의 문이 또 나타났다.신의 입을 닮은 문이라고 했다.그러니까 인간들은 이 문을 거치면서 신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영광을 체험했던 것이다. 「마법사의 피라미드」를 내려와 너른 광장에 닿았다.광장 주위에 사제들의 거처 수도원이 자리했다.현재 발굴작업이 한창 진행중인 수도원 옛 건물마다에는 테오티와칸에서도 보았던 풍요를 상징하는 상상속의 뱀 릴리프가 벽면을 빼곡히 메웠다. 후에고 데 펠로타로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후에고 데 펠로타는 마야인들의 생활상을 살필수 있는 또다른 유적이었다.높이 4m 길이 34m의 높다란 벽이 폭 10m쯤 되는 뜰 양쪽으로 늘어섰다.벽면에는 트럭바퀴처럼 생긴 커다란 돌고리가 달려 있다.당시 마야인들은 어깨와 엉덩이로 고무공을 튀겨 이 고리를 통과시키는 놀이를 했다는 것이다.게임의 승자는 신의 은총을 받았다.그러나 손으로 공을 던져도 좀처럼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이 역시 마야문명의 수수께끼 같은 것이었다.후에고 데 펠로타는 메소 아메리카 문명권에서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모두를 지녔다. 왕족들이 살았다는 궁성터에는 지금 3개의 건축물만이 우뚝했다.그중 2개는 10여m 높이의 돌담위에 서있고,하나는 평지에 버티고 있다.평지의 건물은 아마도 부속건물이었을 것이다.궁성터를 보면서 한가지 궁금증을 지울수 없었다.명칭은 궁성이지만 반드시 왕이 존재했었느냐는 것이다.지금까지 발견된 마야문명 유적 어디에서도 당시에 왕이나 왕족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그렇다면 궁성터에는 누가 살았을까.의문 투성이의 마야유적지는 빠져들수록 불가사의할 뿐이었다. 욱스말 유적은 자연조건이 최대한 활용됐다.그것은 마야인의 지혜이기도 했다.언덕이나 산세(산세)를 그대로 이용,피라미드와 궁성을 지었다.마야인들은 자연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문명을 발달시켰던 것이다.욱스말은 지금으로 말하면 대도시다.근처 10∼100㎞ 이내에 카바(Kabah)·사일(Sayil)·슬라팍(Xlapak)·랍나(Labna)등 위성도시까지 거느리지 않았던가.이들 도시들은 신성한 길 혹은 하얀 길을 의미하는 삭베라는 교통로로연결됐다. 욱스말은 일종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였다.그러나 세노테로도 감당하기 힘든 물 부족 현상과 치첸이차라는 새로운 도시의 발달로 쇠퇴해 버렸을 것이다.마야의 구도시 욱스말,아직도 오늘을 살고있는 작달막한 마야유카탄족들에게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인지도 모른다. ▷여행가이드◁ 메리다 시내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웬만한 호텔들이 모두 관광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며,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욱스말 유적지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유적지에 들어가려면 입장료(16페소)와 문화진흥기금(10페소)를 합해 26페소(미화 4달러)를 내야하며,유적지 안에서 다시 14페소(미화 2달러)를 지불해야 한다.카바·사일 등은 대부분 10∼20페소.단 일요일은 무료다.식사는 메리다 시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갖가지 멕시코 요리는 물론 메리다 특유의 음식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수 있다.
  • 어린이 외상 응급처치/김석화(전문의 건강칼럼)

    현대의학의 발달로 각종 전염병을 비롯한 질병은 감소하고 있으나,최근 경제 및 문화생활의 향상으로 사고를 당할 위험이 오히려 늘고 있다.특히 어린이가 사고로 외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 외상의 원인으로는 교통사고와 넘어진 경우가 가장 많고,2∼4세의 아이가 가장 흔하게 다친다.사고당시에 보호자가 옆에 있는 경우가 절반이 넘는다. 다친 부위는 얼굴이 가장 흔하고,다음으로 사지다.집안에서 다치는 경우가 더 많고,나이가 들수록 집밖의 사고가 늘며 놀이터와 집의 계단이나 대문에서 다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얼굴이나 손의 상처에 피가 나면 우선 깨끗한 수건이나 타월로 상처를 눌러 피가 나오는 것을 막는다.피가 나오는 것을 닦아내면 오히려 출혈이 계속될 수 있다.피를 멈추게 하면서 어린이를 병원으로 옮겨 치료한다. 땅에 넘어쳐 다친 경우,상처에 흙이 들어가기기 쉽고 이물질이 상처에 박힌 채로 오래 놓아두면 검은 자국으로 남게 되어 수술로 제거해야되므로 다친후 수시간내에 빨리 제거해야 한다.파상풍에 대한 예방치료도 해야한다. 얕은 상처는 실로 꿰매지 않고 소독된 외과용 테이프를 1∼2주일 상처에 붙이면 흉터가 덜 남게 된다.깊은 상처는 상처 주변의 죽은 조직을 잘라 내고 곱게 꿰매면 비교적 눈에 덜 띄는 흉터로 남을 수 있다. 상처를 꿰매지 않고 아물리면 흉터가 크게 남고,만약 상처가 곪게 되면 흉이 피부보다 튀어 올라와 결국 흉터 수술과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필진이 바뀝니다◁ 전문의 칼럼 필진이 오늘부터 김석화 서울대병원 소아성형외과과장,이승규 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과장,김광원 삼성의
  • 「Think Quest」 2회대회 열려

    ◎“세계 청소년 인터넷 실력 겨룬다”/12∼18세 학생­코치 팀 이뤄/월말까지 신청… 웹페이지 제작/5분야 시상… 총상금 100만불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팀을 이뤄 웹페이지 제작능력을 겨루는 국제인터넷경연대회인 「Think Quest」 제2회대회가 열린다. 미국의 Advanced Network & Services,Inc가 주최하는 총1백만달러의 장학금과 상금이 걸린 이 대회는 앞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수단으로 자리잡을 인터넷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고취시키고,서로 다른 학생과 학교간의 공동작업을 통해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는 학습에 필요한 흥미로운 도구와 재료를 개발할 기회를 제공하기위해 마련된 것이다. 참가대상은 대학생을 제외한 만12세에서 18세까지(1997년1월31일 기준)의 학생이며,학생 2∼3명과 선생님,혹은 학교나 학부모가 인정하는 코치 1∼3명이 한팀을 구성하여 출품작을 만들어 7월31일까지 제출해야한다. 인터넷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협동심 항목이 평점의 25%를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지역의 다른학교 학생이나 코치들로 팀을 만들수록 좋은 점수를 받게 된다. 과학과 수학,예술과 문학,사회과학,스포츠와 건강,기타 등 5개분야로 나눠 수상작을 선정하며 대상의 경우 선수 2만5천달러,코치 5천달러,학교 5천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시상식은 11월25일 워싱턴의 Think Quest Open House에서 열리며 수상자의 왕복 항공권과 숙식비도 주최측에서 제공한다. 참가희망자는 이달 31일까지 출품할 웹페이지에 대한 주제와 개념을 정리한 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일단 팀을 구성한 뒤 국내 스폰서인 안테크컨설팅(02­3452­8828:atcoh@chollian.dacom.co.kr)이나 홍익미디어CNC(02­3272­6622: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ID hongikci)에 연락하여 참가 절차를 밟으면 된다. ThinkQuest서버(http://www.advanced.org/thinkquest)를 방문하면 대회진행에 관한 자료와 지난 대회 출품작,선정기준 등 자세한 정보를 얻을수 있다.
  • 미·일·불·독 선진4국 경쟁력 분석

    ◎정확한 미래예측 기술개발로 시장개척 ◇미­인플레 2%·금리 연 3% 수준 제조업 임금 독·일보다 낮아 ◇일­직무수행 따른 보상·제재 엄격 비효율 제거 등 5대개혁 추진 ◇불­연구개발 세계선두 자임 생명공학에만 15억프랑 투자 ◇독­기업생존차원 기술개발 박차 노사협력 고비용 저효율 제거 ▷미국◁ 미국은 6년째 경기확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기적인 침체기 도래를 걱정하는 견해가 별로 없다.그보다는 80년대 말까지 40년동안 경쟁국에 잃어왔던 입지를 90년대부터 차근차근 회복하고 있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일류 대기업들은 경영혁신으로 10년전보다 인력이 감소했지만 경제 전반에선 4년전에 비해 1천만개 이상의 새 일자리가 창출됐다. 제조업의 시간당 급여(상여금 및 고용주부담 복지혜택포함)가 18달러로 독일의 31달러,일본의 23달러보다 적으며 유럽에 비해 고용주의 고용재량권이 훨씬 폭넓게 보장된다.경쟁력 향상의 가장 중요한 요인인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3%에 육박하던 60년대엔 못미치나확실한 증가세로 돌아섰다.대신 임금상승은 완만한 상태를 유지해 평균 실질임금이 20년전 수준을 밑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인플레는 2%대에 묶여 60년대 케네디 행정부이래 최저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경기확장 국면임에도 인플레 조짐이 없고 이자율이 낮아 금융비용 부담이 적다.기업 단기대출의 실질이자율은 연3%선.저축률은 여전히 낮으나 경기활성화 지표인 기업의 내구재 투자율이 국민총생산 대비 11%대로 35년래 최고에 달했다. ▷일본◁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로부터는 일본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나오곤 한다. 「일본으로부터는 열이면 열,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배워야 한다」는 말을 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우리와 비슷하네.순발력이 없는 것 아냐」라고도 말한다.전자는 기업인들로부터 자주 듣게 되고 후자는 단기 체류자나 여행자들에게서 많이 듣는다. 아마도 일본·일본인·일본사회를 파고 들면 파고 들수록 일본의 경쟁력이 눈에 보이게 되는 때문일 것이다. 지난 80년대 풍미했던 「일본인 우수론」의대표적 저서인 「저팬 애스 넘버원」에서 에즈라 보겔은 일본의 장점으로 「지식 습득의 시스템,관료제와 민간의 자주성,집단의 단결력을 중시하는 정치,기업과 사원의 일체감에 의한 기업활동,기회균등에 의한 교육,권리로서의 복지제도,시민협력에 의한 방범체제」 등을 지적했다.일본의 경쟁력은 개별 기업단위를 넘어 사회전체가 갖는 위와 같은 특질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비서구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주적인 근대화를 이룩했고 침략과 만행도 저질렀으며 전후에는 10여년만에 부흥의 길로 접어들었다.여기에는 지도자들의 구실이 크게 작용했다.국민들도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직무 수행에 따른 보상과 제재 또한 엄정하다.기업들은 정확한 미래예측과 이에 대비한 기술개발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심도 크지않다. 그러나 일본도 최근에는 집단주의·폐쇄성·이중성 등이 관료부패와 비효율을 야기하고 있어 이의 시정을 위한 행정개혁 등 5대개혁이 주창되고 있다. ▷프랑스◁ 미국과 프랑스는 몇해전 에이즈 진단시약 개발을 누가 먼저 개발했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미국이 먼저 개발했다고 주장해 법정싸움까지 비화했다가 미국이 중도에 두손을 들었다. 이 싸움은 첨단 의학 개발에서 프랑스가 세계 최고임을 입증한 한 사례가 되었다.의학및 약학 분야 뿐아니라 연구개발(R&D)에 관한한 프랑스는 세계 선두를 다툰다. 프랑스의 연구개발은 철저히 중앙정부의 주도와 지원아래 이뤄진다.「태양왕」 루이14세 이후 구축된 강력한 중앙집권의 역사 탓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연구개발 분야의 투자는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지난해 10월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 3대방침이 발표됐다. 프랑스의 연구개발 지원은 4대 전략부분에 집중된다.즉 생명공학분야에 5년간 15억프랑(2천4백억원),화학분야에 17억프랑(2천7백20억원)이 지원되고 이밖에 미생물분야,유전자분야 등에도 많은 지원을 제공한다. 연구개발의 첨단기지는 국립과학센터(CNRS),국립농업경제연구소(INRA),국립의료 및 과학연구소(INSERM) 등.이런 연구기관에 대해 재정지원을 6%에서 20%로 3배이상 늘리기로 했다. ▷독일◁ 유럽 최대의 자동차제조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사의 자회사인 아우디는 적자덩이리였다.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룹의 효자로 변신했다. 아우디는 새 자동차 모델 개발에 열중했고 이 전략은 그대로 적중한 탓이다.95년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23.9%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이 회사 데멜 사장이 밝히는 96년 예상성장률은 200%다. 독일의 경쟁력은 이처럼 기업들의 생존차원의 꾸준한 경쟁력 강화에 있다.중소기업인 콜프 슈엘회사는 전형적인 섬유업체.섬유산업이 사양길을 걷자 심사숙고끝에 직종변경을 시도했다. 식탁보및 침대보 생산으로 과감한 방향전환을 한 것이 이제는 연간 매출을 4배로 늘리는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독일의 다른 섬유업체는 여전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노력도 경쟁력에 한몫을 하고 있다.지난 한햇동안 연일 독일 신문에 오르내리며 화제가 됐던 회사는 보일러업체 비스만.이회사는 인건비 압박을 견디지 못해 공장을 체코로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근로자들이 3년동안 임금동결을 선언하고 회사재생에 나서 고용연대를 맺었다.독일의 경쟁력은 기업과 근로자들에서 나오지만 높은 임금과 사회보장비는 여전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연극인 박정자(인물탐구:102)

    ◎출연작마다 대히트… 한국 연극의 자존심/타고난 목소리·정열적 연기로 「천의 얼굴」 창조/무대인생 34년… 침묵만으로도 관객을 숨죽여 83년 8월 실험극장이 여름무대에 올렸던 연극 「신의 아그네스」를 관람한 연극배우 박정자는 닥터 리빙스턴 역할에 은근히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매춘부이자 알코올중독자인 아그네스와 종교적 기적으로 그녀를 구원하려는 수녀원장, 종교의 무지와 어리석음속에서 아그네스를 구해내려는 정신과 의사 리빙스턴 등 세 역할중에서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인 리빙스턴은 장렬한 휴머니티를 발산할 수 있는 색다른 연기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무렵 KBS와 MBC에서 이 연극을 라디오드라마로 만들면서 그에게 출연요청을 해왔을때 양쪽 책임자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근엄한 「미리엄 수녀원장」을 그에게 맡겼다. 4년전 실험극장이 「신의 아그네스」를 리바이벌하면서 그에게 출연을 제의해오자 그는 『나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가』를 물었고 연출을 맡은 윤호진은 당연히 「수녀원장」이라고 대답했다. ○「위기의…」서 완벽 변신 그는 연출자에게 『나는 왜 수녀만 해야하느냐, 내가 하고싶은건 닥터』라고 건의해보았다. 그러자 윤호진은 『그렇다면 수녀원장은 누가 하겠는가, 닥터 리빙스턴은 누구나 할수 있지만 미리엄은 아무나 할수 없다』고 받아넘겼다. 이처럼 박정자의 이미지는 재치있고 이지적이며 흐트러짐이 없는 요조숙녀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고집불통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불굴의 의지와 강인한 인간상」이 그의 연기패턴으로 굳어져 버린지 오래다. 그러기전 그는 극단 산울림이 소극장 개관 1주년 기념으로 막올린 「위기의 여자」에서 「모범적인 주부」「헌신적인 아내」「희생적인 엄마」라는 미명하에 남편을 「한낱 월급장이」로 몰아붙이는 이기적이고 히스테리컬한 여성의 속성을 유감없이 창조해낸적이 있었다. 시몬느드 보봐르 원작의 이 연극은 86년 8월, 뜨거운 한여름에 시작됐으나 장사진을 이루는 관객들로 극장은 즐거운 비명을 올렸고 한달공연에서 1주일 연장, 다시 연장을 되풀이 한끝에 5개월간의 장기공연으로그는 새로운 연기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극단 자유의 대표 이병복씨는 분장실로 찾아와서 『정말 잘했다』고 그를 격려해 주었고 자유에서 크고 자란 배우를 객원출연으로 변신시킨 임영웅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않았다. 물론 이 역할도 우연히 얻어진 것은 아니다. 임영웅씨는 인생에서의 성공을 사랑과 결혼으로 저울질하려는 한 평범한 가정주부가 그의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데서 비롯한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과 배신의 파장을 그린듯이 누벼 나갈 이모셔널한 연기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때 이제까지의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를 벗고 복합적이고도 미묘한 여성적 연기에 도전하고 싶었던 박정자는 『나는 위기의 여자가 될수없겠느냐』고 임영웅씨에게 물었다. 연출자는 처음에는 『박정자라는 배우는 여성의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박정자의 다양한 연기의 가능성은 어쩌면 여성의 변덕스러운 갈등변환을 절묘하게 끌어낼 수 있을것 같은 예감』에 그에게 주역인 모니크역을 내주었고 그대신 그의 「오만과 정열을저온으로 낮출것」을 부탁해 마지않았다. 연기에 몰입하면 「극과 극을 넘나드는 자유분방과 야생마처럼 분출하는 에너지」가 불처럼 폭발해 버릴 것을 우려해서다. 막이 오르자 매스컴은 그의 신선한 변신을 다투어 조명했다. 그는 과연 「불같기도 소슬바람같기도한 섬세하게 계산된 연기」로 주변의 노파심을 잠재워버렸다. 그가 무대에서 우뚝 솟아 눈부신 빛을 발하는 이유는 작품에 대한 엄밀한 이해와 준엄한 탐구정신, 그리고 극예술이 지닌 무한한 깊이에 철저하게 빠져들어 「사실주의와 부조리극을 폭넓게 넘나들고 항상 새로움과 창조성」을 찾아내는데 있다. 「위기의 여자」를 본 한수산이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된다. 『그의 장점은 한치도 소홀함이 없는 완벽한 대사의 전달, 유려하고도 감동적인 연기의 호소력, 빗겨가는 조명을 받고 서있을때의 긴 침묵속에서도 관객의 숨소리를 죽게하는 힘』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확실한 캐릭터를 지니면서도 역할에 따라 묵직한 울부짖음으로 관객의 가슴에 녹슨 못을 박는가하면 호수의 수면같은 속삭임으로 듣는 이의 정감에 물비늘이 일게 하는 마력같은 묘미를 지니고 있다. 이른바 「세상을 알만큼 알고 인생을 살만큼 산 배우가 시간의 체에 걸러서 보여주는 원숙함」일 것이다. 박정자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집안의 1남 4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3살되던해 아버지를 여의고 여장부같은 어머니 김진옥 여사 밑에서 자라면서 극단 신협의 단원이던 오빠(박상호)를 따라 극장출입을 한것이 어릴때부터 배우의 길을 예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상대방을 압도하는 장중한 목소리와 자신도 모르게 역할의 내면에 파고드는 집착은 지령을 내리는 북조선 고위 여간부, 타협을 모르는 형무소 여간수, 신들린 무당, 악녀, 마녀, 촌부, 과부, 변덕스럽고 수다스러운 백작부인에서 파란과 고초를 이겨낸 지사의 현처등을 종횡무진으로 연기해내었고 그의 연기가 무대에서 현란하게 교직되는 순간은 「연기는 두뇌가 아닌 가슴으로 한다」는 미국의 명배우 줄리아 말로의 말을 그대로 실감시킨다. 「신의 아그네스」를 장기공연한 적이 있는 손숙은 『저 불같은 열정으로 어느날 무대에서 활활타서 산화하지나 않을까. 그와 함께 공연을 하면 느슨하게 풀린 신경이 팽팽하게 조여지고 긴장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흐트러지기 쉬운 장기공연때도 그는 빈무대에 나와 한치도 연습에 소홀함이 없이 관객들에게 「언제나 첫 장면, 언제나 새 얼굴을 보여야한다」는 각오를 철저히 지킨다. 나이들수록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배우 캐서린 헵번처럼 「영원한 무대의 영혼」으로 남기위해 그는 「좋은 작품 좋은 연출 좋은 상대역 그리고 반드시 좋은 관객이 있어야만 그 배우의 무대가 빛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릴때부터 극장 출입 그는 평소 차분하고 점잖은 편이다. 또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이세상에서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쟤고 이를 관리하는 성의가 대단하다. 자신을 따르는 팬을 위해 연말에는 5천장이 넘는 카드를 직접 써서 우송하는가 하면 박정자를 후원하는 모임인 「꽃봉지회」를 만들고 89년에는 「아직은 마흔네살」이라는 음반을 출반하여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되돌리는 것등이 그렇다. 72년에 결혼한 CF감독 이지송씨(50)와의 사이엔 남매가 있다. 「위기의 여자」에서 그가 맡았던 모니크의 대사중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은 결국 옳건 그르건 자기방식대로 살게 마련이니까요.나는 아직 마흔 네살이고 저 굳게 닫힌 문뒤에는 어떤 형태일지 모르지만 내 미래가 있다는 걸 나는 굳게 믿고 있어요』 미래의 문이란 두말할 것도 없이 그의 삶이자 숙명인 연극이며 한결같이 늠름하고 든든한 대형배우의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보면 이병복씨의 지적대로 「박정자는 우리 연극의 텃세이자 자존심에 틀림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연보 ▲1942년 인천 소래 출생 ▲61년 진명여고 졸업, 이대 신문학과 입학, 대학극 「페드라」 출연 ▲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 입사, 극단 실험극장 「팔려가는 골동품」으로 데뷔, 「악령」「담배내기」 출연 ▲66년 극단 자유창단멤버 「따라지의 향연」 출연 ▲79∼현재 「국군의 방송 5분 실화극」 출연이후 5천회이상 방송중 ▲89년 「아직은 마흔네살」 출반▲92∼현재 한국배우협회 부회장 ▲94년 10월부터 실험극장 「오늘의 명배우」시리즈 「11월의 왈츠」 장기공연 및 뉴욕 LA공연 ▲97년 1월 일본 스바루극단 초청 도쿄서 1인극 공연 예정 「대머리 여가수」(69년) 「그 여자 사람잡네」(78년) 「위기의 여자」(86년) 모노드라마 「웬일이세요, 당신」(88년) 「굿나잇 마더」(90년) 「무녀도」 「그 자매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91년) 「신의 아그네스」(92년) 「햄릿」 「내사랑 히로시마」(93년) 2백50회에서 3백50회 공연기록외 1백여편과 영화 출연 수필집 「사람아, 그건 운명이야」(예음·93년) 동아연극상(70·71·85년) 백상예술대상(70·81·85년) 서울신문문화대상(71년) 서울극평가그룹상(85년) 한국연극예술상 대종상 여우조연상(75·84년) 영희연극상(79년) 이해랑연극상(96년)외 다수
  • 15세이상 22.7% 편두통에 시달려

    ◎남성·10대가 비교적 많고 나이 들수록 감소/서울대병원 노재규 교수팀 남녀 2,500명 조사 우리나라 15세이상 남녀 5명가운데 1명은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과 비교해볼때 우리나라는 남성과 10대에서 편두통환자들이 많았고 10명가운데 7명은 최근 1년간 두통을 앓은 적이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교수팀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15세이상 남녀 2천5백명을 대상으로 1차 전화조사를 실시한뒤 두통증세가 있다고 응답한 3백80명에게 별도로 2차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화설문조사대상자 2천5백명가운데 68%인 1천7백1명이 최근 1년간 두통을 앓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22.7%(5백68명)는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편두통유병률을 연령별로 보면 남녀 모두 10대가 32%로 가장 높았고 20대 28%,40대 23%,30대 21% 50대 15%순이었다. 편두통을 앓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남성(21%)에 비해 여성(24.3%)의 비율이 더 높았다. 두통경험자도 남성(63%)보다 여성(72.9%)이,지역별로는 서울거주자(72.3%)가 많았다. 조사결과 특히 외국과 비교할때 우리나라에서는 편두통환자가 남성과 10대에서 비교적 많았고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 교수는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남성과 10대에서 편두통환자가 많은 것은 직장생활과 학업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소설가 이청준(작가를 찾아:6)

    ◎“문학은 「불쟁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70∼80년내 검열 피하려다 내 글도 복잡해져/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덴 유리/신작 「축제」는 치매로 세상 떠난 팔순모모 초상치른 애기/창작의 고통은 천형 같아… 판소리 동화로 풀어쓰며 소일 그가 곁에 있다.그러나 어느 순간 저만큼 가 있다.분명히 함께 얘기하고 있었는 데….그러나 갑자기 야릇한 미소로 입꼬리를 치켜올리는 그.그와의 대화는 역광으로 거멓게 죽은 사진속 얼굴을 알아보는 일처럼 애를 닳게 만들었다.건너야 할 못이 왜그리 깊은지.「병신과 머저리」에서의 형,「이어도」의 천기자,「눈길」의 노인….자기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작가 이청준은 아무리 작은 일에도 허투루속을 내주지 않았다.그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그와의 대화도 꼬인 미로를 찾듯 양파껍질 벗기듯 진행됐다. 아파트1층에 자리잡은 이청준씨의 거실에선 베란다 창을 통해 만개한 4월의 백목련이 내다보였다.나른한 봄의 적막.이게 거추장스러운 듯 그는 슬며시 먼저 말을 꺼냈다.첫화제는 역시 신작 「축제」.소설을 쓰는동안 임권택감독이 영화화를 병행했다 해서 말그대로 화제가 됐던 작품.영화개봉일에 못미칠세라 그는 4월중순까지 꼼짝없이 원고에 매달렸었다. ○「서편제」멤버 재집결 『재작년 연말 우연히 임감독을 봤어요.인젠 유행을 좇아다니기보다 인생을 정리해보는 영화를 해야 겠다더군요.지나가는 말로 그해 11월 팔순노모 초상치른 얘기를 했는 데 이사람이 흥미를 보이더라구요.어머니를 두번 장사지내게 될 것 같아 껄끄러웠지요.한데 임감독이 「죄짓는 일 않겠다」해서…』 제법 알려진 얘기지만 작가의 노모는 말년에 치매를 앓았다.마침 임감독의 노모도 치매로 고생중이었다.작년 나온 작가의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는 치매노인의 죽음을 손녀딸의 눈으로 아름답게 그려본 동화.이를 테마로 육상효가 시나리오를 쓴 오정해 주연의 영화가 크랭크인했다.이래저래 「서편제」의 멤버들이 다시 모인 셈. 『영화와 조절을 해야 했기에 작품도 시간순으로 죽 써내려갈 수 없었지요.그래서 편지형식을 택했어요.임감독에게 매번 편지로 자료를주는 거지요.영화진도에 맞춰 보충도 할 수 있고 먼젓번 글에 해석도 달 수 있게끔 말이에요』 아버지를 일찍 여읜 작가에게 어머니는 곱건 밉건 유일한 근원이었다.지독한 가난의 부끄러움,게자루를 짊어진채 찾아든 친척집,젖은 속옷을 몰래 말리는 열적음….작품에 나타나는 이같은 사연들이 모두 어머니 체험의 변형이다.그는 늦게 어머니에게 빚이 많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축제」엔 노모의 중요한 패물로 비녀가 나와요.시집올 때부터 간수해온 이 비녀를 잃어버리곤 어머니는 걷잡을 수 없이 치매에 빠져들지요.한평생 부끄러움을 걸어잠근 이게 없어지면서 삶의 빗장이 풀려 그만 정신이 흩어져버리는 겁니다』 어머니의 물림인 부끄러움은 그에게서 섬세한 자의식으로 개발됐다.이 희귀한 자의식은 그 우울하던 70˘∼˘80년대 그를 당대의 대표작가로 만들었다.당시 그는 고도의 우회를 통해 시대를 꼬집은 지적인 작품들을 썼다.「소문의 벽」「비화밀교」「당신들의 천국」같은. ○실존과 사회 화해 모색 『억압이 심한 사회일수록 우화가 성하는법입니다.검열을 피하려니 내 소설들도 알게 모르게 복잡해졌어요.안된 말이지만 그런 점에서 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데 유리하다는 말도 수긍이 갑니다.문학이란 불행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지요』 의사소통의 기초인 말이 사람들사이에 혼선을 일으키는 현실을 비꼰 「언어사회학 서설」연작도 당시의 작품이다.그런가하면 이때 그는 응어리진 한을 소리를 통해 해원하려는 「남도사람」연작도 썼다.이청준의 가장 아름다운 단편에 속하는 「선학동 나그네」「서편제」가 여기 들어있다.두 연작은 마지막 단편에서 하나로 합쳐져 실존과 사회와의 화해를 꾀한다.그렇지만 이는 모두 지난 연대의 작품 아닌가. 인터뷰도중 초인종이 울리고 20대 여성 가스검침원이 찾아들었다.그는 작가집의 계량기를 체크하곤 집주인의 이름을 확인한다. 『이…창준이요? 그게 아니라 이청준이라구요』 영화 「서편제」쯤은 봤겠지만 그는 원작자인 작가를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작가 스스로 『이젠 많이 행복해진 것 아니냐』고 하는 시절,사람들이 점점 문학을읽지않는 요즘,작가는 아직도 화해를 모색하는 소설을 쓸까.그렇지 않으면 다른 관심사가 있는지.그는 넌지시 웃었다. 『20∼30대 때는 고전을 읽을 때「이것밖에 못했어? 난 이보다 나은 글 쓸 수 있을거야」했지요.그런데 나이들수록 소설쓰기가 고통스러워지더군요.창작에 따르는 노동이 어떨 때는 천형 같아요.그래서 긴 글을 탈고한 요즘은 한박자 쉴겸 아이들 글을 쓰고 있어요.수궁가·흥보가 같은 판소리 다섯마당을 동화로 풀어보는 거지요.판소리는 들을 수록 예술형태로 보태고 뺄 것이 없는 데 이를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이 좋은 것을 누리게 하려면 어릴 때부터 접촉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완벽주의자답게 성기지만 멈추지 않고 그는 작업계획을 세워간다.그런걸 보니 「고통」을 말하지만 이 대작가가 쉽게 붓을 놓을 성 십지는 않다. ○“판소리는 완벽한 예술” 작가의 집을 나서자 기우는 햇살이 따가웠다.어두운 실내에서 나온 탓인지 흐린 빛에도 금새 눈이 시렸다.이 시린 햇빛을 말한 작가의 작품 「눈길」이 있었다.집안이 망해 다섯칸집을 팔아야 했던 어머니.도시에 유학중이던 중학생 아들은 눈치를 채고 귀향한다.하지만 어머니는 아무일도 없는 듯 돌아온 아들을 그집에서 밥먹이고 재운다.새주인에게 사정해 하루 집을 빌린 것.이튿날 새벽 눈길을 걸어 아들을 차부에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오다 마을어귀에서 주춤하는 어머니.더이상 돌아갈 집이 없어서가 아니다.햇살이 너무 눈에 시려서,시린 눈에 맑간햇살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라는 것.『이청준이 아니라 그의 고향과 어머니가 썼다』는 어떤 이의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적절한지 몰랐다.〈손정숙 기자〉 □연보 ▲1939년 전남 장흥군 대덕면 진목리에서 출생 ▲6세때(44년)막내동생과 맏형,8세때(46년)아버지 등 유년시절 잇단 가족의 죽음을 체험,심층정서에 큰 흔적이 남음 ▲광주서중(54년)광주일고(57년)졸업.서울대 독문과(60년)입학 ▲대학 1학년때 겪은 4·19는 그의 문학에 원형적 틀을 제공.평론가 김현과는 4·19세대의식으로 평생 긴밀한 문학적 연계. ▲4학년때 「사상계」신인문학상에 「퇴원」이 당선돼 등단(65년)졸업과 동시에 사상계 입사(66년)10여년간 근무 ▲대표작 「병신과 머저리」「별을 보여드립니다」「매잡이」「이어도」「당신들의 천국」「서편제」「눈길」「황홀한 실종」「잔인한 도시」「선학동 나그네」「새와 나무」「시간의 문」「비화밀교」「키작은 자유인」「인간인」 등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등 수상.
  • 보건사회연 「’95국민건강실태」 조사

    ◎성인 58.8% “운동 전혀 안한다”/병으로 2조4천억 생산 손실/남 12.8­여 1.2% “매일 술마셔”/여성흡연 늘고 남자는 감소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8일 발표한 「국민건강실태」는 평균수명이 늘어남에도 건강하게 장수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말해준다.그 내용을 요약한다 ▷질환◁ 유병률과 만성질환이 늘어나고 있다.전체 질환에서 만성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69.1%나 된다.92년엔 55.4%였다.소화성궤양 및 위염·관절염·충치·고혈압·당뇨병 등 5대질환이 만성질환의 43.4%.감기와 배탈 등 급성질환이 주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병 때문에 반나절이상 쉬어야 하는 「활동제한일」은 1인당 연간 365일이다.역시 만성질환 탓이다.20대는 2·6일,30대는 3.9일,40대는 5.5일이다.50대는 11일,60대는 20.1일이나 된다. 이로 인한 생산성 손실이 국내 총생산(GDP·95년 약 3백조원)의 0.8%인 2조4천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진료대기시간·교통비·직간접간호비용 등을 합치면 1%를 넘는다.GDP의 5%안팎인 직접의료비를 감안하면 손실은 엄청나게 불어난다. ▷흡연◁ 흡연율이 줄고 있으나 선진국보다는 여전히 높다.1인당 담배소비량이 1백48갑에서 1백43갑으로 감소하며 흡연율이 35.5%로 다소 낮아졌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보고한 세계의 평균흡연율 30%를 웃돈다. 남자의 흡연율은 70.8%에서 67.7%로 낮아졌다.반면 20대의 흡연율은 는다.남자가 30.4%에서 35.5%로 다소 증가한 반면 여자는 1.4%에서 5%로 3.3배가 됐다. 상습적으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시기는 평균 남자 22세,여자 30세.남자는 91.7%가 30세 전에 담배를 시작했다.20대에서 급증한 뒤 60대에서 뚝 떨어진다.여자는 60대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일찍 피운 경우는 호기심에서,늦은 경우는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에서 비롯됐다.30대이후에 담배를 배운 여성의 60%는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다. 15세이상 남자의 흡연율 61%는 일본의 59.8%와 비슷하나 미국 28.6%와 영국 29%의 2배이상이다.독일 36.8%,프랑스 38%보다도 월등히 높다. 흡연율이 높은 집단은 20∼30대 남자와 전문대졸이상·기능직·독신 등이다.흡연량이 가장 많은 계층은40대 남자다. 흡연자가 만성호흡기질환에 걸리는 비율은 3.4%로 비흡연자 1.6%의 두배이상이다.40∼69세는 각각 5.2%와 2.5%로 나이가 들수록 흡연자의 유병률이 높다.성인의 60%이상이 「흡연과 음주는 법으로 금해야 한다」고 답했다. ▷음주◁ 음주도 줄고 있다.남이 권할 때 아주 조금 마시는 경우를 제외한 음주율은 1백명당 35.5%.89년은 49.3%였다. 남자의 12.8%,여자의 1.2%는 매일 술을 마신다.술을 마시는 사람만 따지면 남자의 24.8%와 여자의 7.7%가 매일 마신다. 50대 남자의 경우 매일 마시는 비율이 22.3%로 매우 높다.15∼19세인 청소년의 음주율도 9.6%로 이들의 21.8%는 한차례에 2홉들이 소주를 2병이상씩 마신다.과음의 빈도가 가장 높은 층은 60대 남자다. 과음을 반영,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10만명당 24.1명이다.일본 13.9명,미국과 영국은 1.4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만성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29.6명으로 일본(13.8명)과 미국(10.9명)·영국(6.2명)에 비해 높다. ▷식사와 운동◁ 아침 결식이 89년 26%에서 95년 34.6%로 높아졌다.불규칙한 식사는 35.2%에서 47.6%로,간식을 하는 인구는 45.6%에서 77.5%로 높아졌다.비타민 등 영양제를 먹는 인구도 31%나 된다. 1주일에 최소 2회이상,20분이상 건강에 유익한 운동을 하는 인구는 6.2%뿐이다.운동을 하지 않는 비율은 시보다 군이,남자보다 여자가 높다.행정·사무·판매직보다 농업·기능직이 운동을 덜 한다. 잠자기 전에 칫솔질을 하는 성인은 절반(55.5%)정도,아침식사 후 이를 닦는 사람은 62.8%다. 금연,절주,적당한 수면,규칙적인 운동,적당한 체중유지,간식을 피하는 것과 규칙적인 아침식사 등 7가지 건강행위중 6가지이상을 실천하는 인구는 1.6%뿐이다.
  • 과소비 막는 비자금 한파(사설)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파문으로 일부업종의 경기가 크게 침체하는 등 한파를 겪고 있음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대형승용차를 비롯,고가의 가전제품 의류및 귀금속 등의 판매량을 보면 수입품이나 국산 가릴 것 없이 줄고 있으며 송년 모임으로 연말 특수를 누려온 호텔 룸살롱 고급요식업소의 고객도 예년같지 않다는 것이다.해외여행자수도 예년의 연말에 비해 줄어드는 등 여행사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자금사건으로 정경유착 단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고소득 상위계층의 사치성 소비행태에 대한 지탄분위기가 고조됨으로써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또 사회일각에서는 비자금 한파가 경기전반에 악영향을 주어 내년도 국가경제운용을 어렵게 할 것이란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각은 지나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며 사치성 업종의 경기가 냉각되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의 소비패턴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착되게끔 유도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왜냐하면 우리 경제의 민간소비증가율은 지난 89년을 고비로 소득증가율을 웃돌기 시작했고 과소비행위는 고치기 힘든 관행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이번 기회에 근검절약하는 가계운용의 지혜를 발휘,소비건전화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고 정부는 특히 제조업관련 중소상공업체 지원을 강화해서 생산적인 산업활동을 적극 뒷받침하는 등 전체 경기의 퇴조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대기업들도 고가외제품의 수입판매에 의한 이윤취득에 열을 올리기 보다는 기술혁신을 통한 신제품개발로 수입대체효과를 얻고 국제경쟁력도 높이는 진취적 경영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일반 서민의 근로의욕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국제수지악화·저축률하락·소득계층간 위화감 확대등의 경제사회적 해악을 퍼뜨리는 과소비,사치성소비풍조는 줄어들수록 좋다.
  • 42번째 시집 「시간의 속도」 출간 원로시인 조병화씨

    ◎“흐르는 시간 앞에선 누구나 나그네지요” 조병화 시인(75)이 마흔두번째 시집 「시간의 속도」를 융성출판사에서 펴냈다.서울 혜화동 로터리에 위치한 시인의 작업실에서 어느덧 트레이드 마크가 된 파이프 담배에 눌러쓴 베레모 차림의 시인을 만났다. 『창작시집과 시선집·수필집을 합쳐 여태 펴낸 책이 백여권쯤 될겁니다.한데 쌓으면 내 키보다 커질 거예요』 평생 특정 유파에 휩쓸리지 않고 삶자체의 물음에 충실했던 시를 자랑삼는 시인이지만 이번 시집엔 유한한 삶의 조건앞에 혼자 던져진 이의 목소리가 유독 쓸쓸히 울린다. 「먼 곳」 『그렇게 느끼는 것뿐인진 모르지만 나이들수록 시간은 더 빨리 흘러요.흐르는 세월앞에선 누구나나그네지요』 그는 이번 시집에 수채시화 네편을 포함,컷도 직접 그려넣었다.작업실에 아크릴 물감을 상비해두고 수시로 펜과 바꿔잡는다는 그는 이미 수차례 전시회와 시화전을 가진 「경력」화가.『그림을 그리고 나면 금세 시상이 떠오르고 시를 쓰면 자연스레 시화가 따라나온다』며 다음번엔 컬러시화집을 낼 계획도 세워뒀다. 『시를 흔히 열정적인 젊은이용으로만 보기 쉬운데 시야말로 노인들에게 종교이상의 위안을 주는것』이라며 『내 시가 바로 그런 손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지은이의 노안엔 어린애같은 웃음이 번졌다.
  • “고희 넘어 찾은 조국 가슴벅차”/55년만에 귀국한 정돈기씨

    ◎조총련과 40년 관계 끊고 고향위해 헌신 『나이가 들수록 고국이 그리워지는 것은 너나 할것없이 같은 마음일 겁니다.20대의 창창한 나이에 고향을 떠나 일흔이 넘어 다시 고국을 찾고 보니 실로 감개무량합니다』 해외동포모국방문회(회장 강영훈)가 해외동포 모국방문사업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재일동포추석모국방문단」으로 55년만인 29일 낮 12시 김포공항을 통해 고국땅을 밟은 정돈기(75) 이일순(62)씨 부부는 비행기 트랩을 내리면서 설레는 가슴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날을 생각하면 보릿고개가 먼저 떠오릅니다.그런데 막상 조국땅을 밟고 보니 말로만 듣고 TV에서만 보던 조국의 모습에 가슴 벅찰 뿐입니다.한편으로는 지난 세월이 다소 후회스럽기도 하군요』 경북 구미시 원평동이 고향인 정씨는 1940년 우연히 돈벌이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1950년 조총련에 가입한뒤 일본 니가타현 조선인상공연합회 이사장(75년)·회장(87년)등을 역임하며 조총련에 깊이 관여해 왔으나 최근들어 재일동포 민단으로 전향할 결심을 하고 입국했다. 『조총련에 가입한 것은 순전히 사업상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조총련에 대한 회의가 들뿐더러 이 길이 제가 갈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고향을 찾아 추석성묘를 지낸뒤 하루 빨리 일본으로 건너가 조총련과 손을 끊고 민단에 들어가 마지막 여생을 조국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게 정씨의 소박한 꿈이다. 『물론 조총련의 협박이나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겠죠.사업을 하는 네 아들이 있지만 개의치 않습니다.나이든 제가 무슨 미련이 있겠습니까』 『일개 구미면이 구미시로 바뀌었으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는 정씨는 『해외동포모국방문후원회가 마련한 행사에 참석한 뒤 서울에 사는 누님과 구미시에 살고 있을 남동생 정민기(70)를 만나 하지 못했던 그동안의 얘기를 마음껏 나누고 조카들과 함께 놀러도 갈 작정』이라고 말했다.
  • “러 정부 이양문서의 「공백」메웠다/서울신문의 소 문서 발굴 의미

    ◎스탈린 역할 「부차적 아닌 주도」밝혀줘/「역사원형 찾아내기」두드러진 언론역할 지난해 6월에 김영삼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옐친 대통령으로 부터 6·25남침전쟁에 관한 기록 문서들을 받아온 일이 있다.정부는 그것들을 모두 공개했다.우리의 현대사에서 우리 운명에 가장 결정적이며 가장 비극적인 작용을 했던 6·25전쟁의 원인에 대한 왈가왈부의 오래된 논쟁은 그 문서들에 의해 일단락을 지을 수 있었다.남침전쟁의 숨은 설계자로 지목되었던 구소련이 실제로 전쟁의 시작에서 휴전에 이르기까지를 지휘했음이 밝혀졌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우리가 넘겨받은 문서가 6·25남침전쟁의 전모를 다 밝혀주는 것은 아니었다.모든 역사적 사실이 다 그렇겠지만 캐고 들면 들수록 더 의심나고 더 알고 싶은 대목이 줄줄이 떠오르게 마련인 것이다.특히 그때 러시아가 우리쪽에 넘겨준 문서들은 주로 그들 외무부 관련 문서들로서,그것도 그들이 적당히 골라서 넘겨 준 것이어서 세밀하게 파고들면 들수록 몇갈래의 관련 문서 또는 부속 문서의 열람의필요를 낳게 하는 것들이었다. 뿐만아니라 구소련이란 나라가 공산당 일당독재의 나라였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사실들은 당중앙위원회나 그 정치국에서 결정·재단되게 마련이어서 6·25전쟁의 본질에 접근하자면 아무래도 당문서의 발굴이 필수였다.소련공산당은 없어졌다해도 주요문서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모스크바의 한구석,구공산당 중앙위원회 문서보관 서고에 그것들은 있다. 뿐만 아니라 6·25란 전쟁에 관한 준비 및 진행상황이 군부 몰래 이루어질 수는 없다.어떤 무기의 어느 만큼의 수량이 북한으로 넘어갔으며 어느 수준의 어느 만큼의 실제 병력이 북한군의 배후를 떠받치고 있었는가.또 미군이나 한국군 포로들의 어느 부분이 소련영토로 연행되었는가.6·25남침전쟁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명 또한 필수다.소련의 붉은 군대는 러시아 연방 군대로 바뀌었지만 붉은 군대 시절의 주요 문건들은 고스란히 보관되어 있다.모스크바의 교외,하루 거리의 조그마한 고을에 있는 군 문서보관 서고에 그것들은 있다. 소련이망하고 러시아로 바뀌자 많은 나라들이 지난 70년간 감추어진 역사의 진실을 찾아나섰다.구소련의 외무부 문서,당문서,군부 문서들 속에서 자기 나라와 관련된 부분을 찾기위해 러시아 정부당국과 교섭하기 시작한 것이다.이에 이르러 옐친은 하나의 꾀를 생각해 냈다.정부의 문서보관소들에 각국과의 관계에 있어서의 중요한 문서들을 골라 대통령부 문서보관소로 이송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93년중에 이 작업은 끝났다.그래서 오늘날 어느 나라든 소련과 관련된 역사를 복원하자면 크렘린궁의 대통령부 문서보관소와도 교섭을 잘 해야 한다. 우리는 작년에 옐친이 넘겨준 6·25문서가 기대에 차지 못한다.해서 실망한 일이 있다.그래서 러시아에 대해 당및 군의 문서도 공개하라고 소리 높이 요구한 일이 있다.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런 성질의 일이란 요구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호락호락 받아줄 수 있는 일은 아니다.필요한 쪽이 파고 들어가서 필요한 기록을 발굴해 내야 한다.이웃나라 일본은 5명의 전문가를 모스크바대사관에 상주시켜 필요한 역사의 원형을찾아내는 일을 전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신문이 이일을 맡고 나서 대통령부문서보관소와 당및 군의 문서보관소를 뒤져 벌써 9백50여건,총 3천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6·25관련 문서들을 발굴해냈다.대견스럽고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관점도 바로 섰고 취지도 바로 잡힌 취재였다.문제는 자료의 해석이다.미국측 자료나 우리측 자료및 북한측 자료와 등거리 동일 시야 속에서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미국이 6·25때 북한에서 노획한 방대한 양의 자료는 워싱턴의 공문서보관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신문이 발굴한 자료들은 요즘 지면을 통해 소상히 알려지고 있지만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작년의 외무부 문서들이 6·25의 전쟁 책임에서 스탈린의 역할이 부차적이었다는 해석을 낳게 했었는데 비해,이번의 문서들은 그것이 스탈린에게 더큰 책임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물론 연재가 끝나야 더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겠으므로 앞으로의 연재에 큰 기대를 걸면서 서울신문의 일대 취재에 경의를 표한다.
  • 유권자들/후보자 종교 얼마나 중시하나

    ◎「리써치 앤드 리써치」,전국성인남녀 6백명 설문/기독교신자·여성·학력 낮을수록 민감/백중지역에서는 종교가 중요한 변수 오는 6월이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되고 내년 4월에는 국회의원선거가 잇따라 실시될 예정이다.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종교를 얼마나 중요시 하는가에 대한 여론 조사결과가 최근 밝혀져 흥미를 끌고있다. 조사전문기관인 리써치 앤드 리써치사가 전국 성인 남녀 6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를 할때 불교나 천주교 신자보다는 기독교 신자들이 후보자의 종교를 중시하고 특히 여성과 학력및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종교에 민감하게 반응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48.1%가 「후보의 종교는 전혀 중요하지않다」고 대답했고 22.8%가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해 전체의 70.9%가 종교와 투표를 별개의 것으로 여기고 있었지만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다」는 응답도 28% 였다. 후보자의 종교를 중요시한다는 응답은 여자 응답자의 35.6%를 차지,남자응답자의 19.6%에 비해 월등히 높고 응답자의 학력이 낮을수록 높아 중졸이하에서는 54.3%가 중요시하는데 비해 대졸 이상에서는 20.8% 만이 중요시하고 있다. 또 월 소득 1백만원이하 응답자의 35.3%,50대 이상의 40.7% 가 중요시한다는 응답을 하고있어 소득이 낮고 나이가 들수록 투표할때 종교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으로 볼때 후보자의 종교는 정치적 식견이 그다지 높지않은 유권자나 일부 계층에게는 후보자의 인품이나 자질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후보자의 「종교가 나와 달라도 투표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7.1%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고 92% 는 「상관없다」고 답했다. 이 중 종교를 가진 응답자만으로 볼때는 8.6%가 「종교가 다르면 찍지 않겠다」고 응답하고 91%는 「종교가 달라도 상관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14.8%가 「종교가 다르면 찍지 않겠다」고 해 불교의 5.4%에 비해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후보자와의 종교적인 차이로 지지를 거부하는 유권자가 7.1%라는 사실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14대총선에서는 서울의 경우 5% 내외로 당락이 결정된 지역구가 적지않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백중지역에서는 종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때문이다.
  • 수면장애/“나이와 비례… 다른 질병 유발”

    ◎50대이후 「수면 다원검사」 바람직/취침중 호흡기 등 생리변화 정밀측정/발작땐 잠 습관 고치고 약물·심리치료 『잠 때문에 고통받는 50대이후 중년들은 수면(수면)다원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이는 인간 생존기간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수면에 대한 과학적 접근노력이 결실을 거두면서 나온 가장 최신의 의학적 결론이다. 과거에는 잠을 단순히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보았지만 요즘들어 수면은 매우 복합적인 생리현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데 이어 각종 수면단계에 대한 판독법까지 확립되기에 이르렀다.특히 수면학이 현대의학의 중요한 예방·치료술로 자리잡은 90년대 이후의 연구결과 수면장애는 나이가 들수록 늘어날 뿐 아니라 다른 질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명돼 중년들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지금까지 수면장애와 상관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진 질병의 영역은 신경정신과·이비인후과·호흡기내과·신경과·성형외과·치과등이지만 계속 관련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확인된 수면장애는 60여종.크게는 ▲불면증 ▲수면과다증 ▲수면각성주기장애 ▲초수면장애등 4가지로 분류된다. 불면증은 잠이 너무 안오거나 자주 깨며 또는 너무 일찍 잠이 깨는 질병.또 수면과다증은 잠이 너무 많이 오거나 저녁에 충분히 잤는 데도 낮에 심하게 졸리는 경우로 수면무호흡증이 대표적이다.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도중 1시간에 5차례 정도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것으로 숨이 차서 깊이 잠들지 못하며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흔히 가위눌림을 겪게 된다.주로 코골이를 심하게 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며 기억력및 성기능 장애,우울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이밖에 수면각성주기장애는 해외여행이나 교대근무 등으로 수면리듬이 깨질 때 생기며,초수면장애는 몽유병·야경증·악몽등의 증세를 말한다. 수면다원검사란 취침중의 뇌파와 안구운동·턱및 다리 근전도·호흡기 움직임·심전도·흉복부의 호흡운동·산소포화도·음경팽창도·혈압등의 복합적인 생리변화를 측정,이같은 수면장애를 찾아내는 방법.검사에만 보통 7∼8시간이 걸리며 검사후 환자 1명에 1천쪽 분량의 막대한 데이터가 나온다.따라서 이 검사는 기존의 전산화수면분석기의 정확도가 50%를 밑도는 것과 달리 확진이 1백%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검사를 통해 수면장애의 종류가 결정되면 치료는 의외로 쉽게 이뤄진다. 최근 국내 대학병원중 처음으로 전문 수면다원검사실을 개설한 서울대병원 정도언교수(신경과)는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면 다양하면서도 자세한 정보 검색이 가능,구체적인 치료법을 곧바로 설정할수 있다』고 말했다.예를들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되면 중추신경자극제나 산소마스크등을 사용해 졸지 않게 할수 있으며 수면발작의 경우 항우울제등의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즉시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정교수는 특히 불면증환자가 수면제를 계속 복용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수가 많으므로 우선 수면습관부터 교정하고 정신적인 문제가 원인일 때는 심리치료를 함께 해야 완치될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서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는 곳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고려대 안암병원,전남대병원등 3곳에 불과하지만 점차 대학병원을 중심으로확산될 것으로 전문의들은 점치고 있다.수면의학을 주도해 온 미국의 경우 공인된 검사시설이 2백50곳에 이르고 있으며 90년대 이후 수면학 전문의가 5백50명이나 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 폭리 건강식품(외언내언)

    로얄젤리 효모 화분가공식품에서 스쿠알렌 케일 알로에와 개구리 달팽이 뱀에 이르기까지….사람들이 흔히 선호하는 건강식품들이다. 알레르기성 체질을 개선하는데 화분이 얼마나 큰 효력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증명할수는 없다.그러나 건강해지기 위해선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가리지않고 먹는다.돈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비싸고 구하기 힘들수록 건강에 강력한 효력이 있다고 맹신한다. 여기에 과대광고가 부추기고 나선다.「장수의 비약」「체중조절의 신기원」「노화 방지」「정력 강장」등은 업자들이 만들어낸 미사여구임에도 소비자는 분별없이 덤벼든다. 보약은 물론 자연건강식품이라 할지라도 누구에게나 고르게 효험이 있는건 아니다.특수한 체질이나 질병이 있는 사람이 소문만으로 이런 식품을 먹었을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역효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뱀·개구리를 생식했을때 이들 동물이 갖고 있는 기생충이 인체에 들어와 언어장애나 간질병을 유발한 의학계의 보고도 있다. 어느 식품이나 영양가를 지니고 있기때문에 특정식품만이 건강식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단지 어떤 식품이든 잘먹으면 약이 되지만 전혀 반대로 독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임어당은 「음식과 약에 관하여 」란 글에서 『중국인은 음식물을 영양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또 음식을 약과 구별하지도 않는다.몸에 좋은 것은 약이기도 하고 음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라고 쓰고 있다. 작년 한햇동안 1백40개사에서 수입한 건강보조식품은 1천6백50여건.보사부 조사에 따르면 3천2백원짜리 꽃가루제품을 37배가 넘는 12만원을 받은 예도 있다. 「건강」이라면 이성이 마비될 정도인 소비자의 우매를 틈탄 장삿속이다.건강식품에 대한 올바른 지도,또는 수입가에 대한 적정가 허가방안,식품에 대한 섭취방법과 부작용등의 기재사항을 부착,소비자들이 더이상 놀아나지 않게 보호해주는 방법을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 뉴코아·현대 영업전략

    ◎뉴코아 김동석상무/일류상품 구비… 「고가」 지양/새고객 확보 판촉행사 등 주력 『바겐세일의 기본취지는 무엇보다 고객들에게 봉사한다는 점입니다.마진이 줄어드는데 따른 경영상 압박이나 평상시 매출이 감소되는 다소의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1년에 4차례 정도 실시하는 정기 바겐세일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뉴코아백화점 김동석 상무이사는 백화점 경영이란 기능이 다른 여러 집단이 모여 펼치는 하나의 예술이라고 평가했다. 『뉴코아는 중저가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백화점이란 인식이 널리 퍼져있습니다.그것은 사실입니다.그러나 싼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을 중저가로 공급하는 판촉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든 때문입니다.정규브랜드를 똑 같이 할인해 파는 바겐세일은 우리에게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하나의 판촉행사에 불과합니다』 빈틈없는 업무 추진과 치밀한 인사관리로 업계에 정평난 김상무의 경영철학은 「일류주의」다.18년간 근무했던 삼성맨 시절에 익힌 몸가짐일지 모른다.그러나 본인은 극구 『이제 뛰어든지 6년밖에 안된 유통업이야말로 파고들면 들수록 어려운 분야』라고 겸손해 한다.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이 들어와 모두 만족하고 나갈수 있어야 하는 곳이 백화점입니다.그만큼 대중적인 장소란 얘기죠.우리 백화점이 다른 백화점들과 차별화하는 영업전략이 바로 이점입니다.양질의 일류상품을 구비하지만 눈에 띄게 고급스럽고 고가인 것들은 지양합니다』 유통시장 완전개방이 미칠 여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구비해 누구나 편히 드나들수 있는 분위기로 고객을 맞는다면 다국적 유통기업도 그리 겁날 것은 없다』며 『소비자들 역시 우리 기업이 살아야 국가경제도 산다는 의식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현대 박중삼이사/지역주민성향 우선 고려/고객 구매동향·수요 따라 대응 『현재와 같이 각 백화점들이 똑 같은 브랜드의 상품을 같은 할인폭으로 판매하는 바겐세일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이는 백화점마다 독자적인 가격정책을 갖고 모든 상품의 판매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특정매입체제가 국내 백화점업계에 뿌리내리지 못한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유통업 그것도 백화점 계통에서만 잔뼈가 굵어온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박중삼이사는 최근 우리나라 백화점업계 매출액의 바겐세일 의존도가 심화되는 경향을 우려했다. 『요즘들어 소비자들 사이에 「신상품을 일찍사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가는 사실을 절실히 느낍니다. 재고부담을 안고 백화점에 들어와 있는 거래선들이 세일시기를 빨리하고 물량도 늘리는데 그 일차적인 원인이 있고 백화점 입장에서도 이를 무시할수 없다는게 부차적 요소입니다.결국 신상품 가격이 세일을 의식해 실제보다 높게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96년 유통시장의 완전개방을 눈앞에 둔 국내 백화점업계의 앞날은 결코 장미빛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거래선들이 재고부담을 떠안는 식의 영업관행으로 인해 백화점들은 편한 장사를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우리 백화점들이 새로 태어나려면 고객 구매동향과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모든책임을 떠안고 판매해야만 합니다』 이렇듯 백화점이 자체역량으로 독자적인 가격정책을 펼수있을 때 백화점간의 차별화가 진행되고 바겐세일로 인한 폐단도 줄어들 것이란게 박이사의 지론이다.『백화점을 따라 상권이 형성되던 때는 지나갔고 지금은 지역주민들의 성향에 맞춰가는 새로운 판촉전략이 필요할때』를 강조했다.
  • 연극 「사랑을 찾아서…」 최부장역 최용민씨(인터뷰)

    ◎“연기매력에 푹 빠져 사업·배우 이중생활” 연극이 좋아 하던 일도 잠깐 「팽개쳐두고」 10여년만에 「연극 외도」를 「감행」한 한 중소기업사장이 있다.지난 5일부터 연우소극장(744­7090)에서 공연되고 있는 「사랑을 찾아서」(김광림작·연출)에서 최부장역을 맡은 최용민씨(40).연극이 주는 넉넉함과 푸근함을 잊을 수 없어 가족의 만류도 뿌리치고 사업가와 연극배우로서의 「이중생활」을 두달넘게 사서 하고 있다. 『2년전 경기고 연극반 출신들이 모인 화동연우회 창단공연때 소품과 진행을 맡은게 연극과 다시 인연을 맺은 계기였습니다.그땐 연극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라구요.틀에 매이지 않고 좋아하는 일속에 푹 파묻혀 심신의 여유가 있어 보이고,이게 바로 사람사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그가 말하는 연극의 매력이다. 연세대 불문과 재학시절 불어연극을 해본뒤 지난 79년 뉴욕 유학시절 오태석씨가 유학생들을 모아 「춘풍의 처」를 무대에 올릴때 출연했었다.그리고 작년 화동연우회 2회공연인 「열개의 인디언인형」에서 암스트롱 박사역을 맡았던 것이 그의 연극경력의 전부다.그러나 올초 김광림씨로부터 출연제의를 받고 『한번 해볼까』 지나가는 말로 해본 것이 그만 가슴속에 묻어둔 불씨를 지피고 만 것이다.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분장실에서 대사연습을 하는 그의 모습은 숙연해보이기까지 하다.『이번 무대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수록 담담해지려고 애쓴다』는 말로 자신을 가다듬는다.『공연결과를 두고봐야겠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 무대에 서고싶다』는 그는 연출가겸 연극배우인 누나외에 탤런트 이낙훈씨가 외삼촌으로서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을 실감케한다.
  • 두 전대통령 조사여부 최대 쟁점/국정조사 여·야의 걸림돌 뭔가

    ◎시한·방법등 초반부터 이견… 격돌 불가피 여야가 율곡사업등에 대한 국정조사 착수에 원칙적으로 합의,그동안 맴돌기만 하던 국정조사활동이 이뤄지게 됐다. 12·12,율곡사업,평화의 댐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는 이로써 기정사실로 굳혀진 셈이지만 앞으로의 활동이 얼마만큼 구체화될지는 미지수이다. 최대 걸림돌인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조사여부등 각론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의 팽팽한 대립으로 실제 활동과정에서 난관에 부딪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민자·민주 양당은 국정조사계획서 채택을 위한 임시국회 소집에 합의,본격적인 국정조사활동을 사실상 선언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국정조사 활동에 일단 착수하는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조사가 실제로 활동에 들어가려면 소위에서 조사계획서가 작성된 뒤 상임위 전체회의에 이어 본회의에서 통과되어야 한다.그러나 소위에서 여야의 합의로 조사계획서가 통과될 경우 상임위 전체회의와 본회의에서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소위에서의 여야간 절충이 실질적 조사착수를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야는 그동안 국정조사계획서 작성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사대상의 범위 및 방법 대상 등을 놓고 갑론을박하며 시간을 끌어왔다. 민자당은 조사사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민주당은 포괄적인 조사원칙만을 적시,조사계획서를 작성하자고 맞섰다. 그러나 민자당의 적극적인 수용의사 표명으로 조사계획서 작성문제는 양당의 의견을 절충하는 선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대통령 조사문제와 관련,여야는 초보단계에서는 건드리지 않고 넘어갈 공산이 크다.민주당은 이 문제를 처음부터 물고 늘어지다가는 조사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듯한 눈치이다. 민자당도 전직 대통령문제가 아니라면 국정조사를 굳히 피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대구동을및 춘천지역의 보선을 앞두고 야당에게 정치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데다 개혁의지의 후퇴라는 부담감도 의식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국정조사에착수할 경우 첫 단계에서는 이들 사건의 관계자에 대한 조사와 서류검토작업이 우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주변 수사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산을 내심 품고 있다. 본격적인 조사활동과정에서는 조사의 방법 및 범위·대상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조사의 핵심은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조사여부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민주당으로서는 명분과 실리 모두를 고려할 때 어정쩡하게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다. 여야는 또 조사활동의 시한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자당은 조사활동의 시한을 오는 9월 10일 소집되는 정기국회때까지로 계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정기국회에 들어가더라도 국정감사와 병행해서 규명작업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정조사 문제는 보궐선거 이후 활동이 본격화될수록 여야간의 공방전으로 점차 뜨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소외계층 복지(신한국 원년:18)

    ◎저소득층도 인간다운생활 영위/근로능력없는자 기본생계비 보장/과감한 「결단」통해 기초부터 다질때 노인 장애인 저소득계층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나라. 바로 이러한 나라를 복지국가라고 한다면 복지국가로서의 1차적목표는 이들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회보장제도를 마련하는데 있다.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경우 정확한 복지실태조사는 아직 인구센서스 정도에 불과하고 장애자의 경우는 아직 그 수조차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고 보면 현재의 우리나라는 걸음마 수준의 복지국가에 불과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제기획원과 보사부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생활패턴과 의술발달등에 힘입어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는 10년안에 일본·스웨덴등과 같이 인구 10명당 65세 이상의 인구가 3∼4명에 이르는「노인국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인구의 1%정도인 4백만명으로 파악되고 있는 장애인은 절반 이상이 직업이 없으며 교육·취업·의료등 기본적인 욕구마저 해결할 수 없는데다 정부의 정신적·재정적 뒷받침 또한 변변치 않아 장애인들은 이중적고초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복지현실과 추세에 비춰 볼 때 소외계층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배려는 바로 새 정부의 존립이유이자 의무가 아닐 수 없다. 복지정책과 관련,김영삼차기행정부가 지향하고자 하는 것은 취약계층에 대한「기본적 생활보장」이다. 다시말해 소외계층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유로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복지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다. 우선 저소득층의 생활안정을 위해서는 근로능력이 「없는」계층과 「있는」계층으로 나눠 근로능력이 있는 집단에 대해서는 융자절차간소화,이자율의 하향조정을 통해 생업자금의 융자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자녀교육비를 현행 실업계 고교에서 인문계고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지원한다고 약속했다. 근로능력이 없는 계층에 대해서는 생계비지급을 가급적 현물에서 현금지급으로 개선하되 지급수준을 전국 도시근로자 최저생계비수준까지 끌어 올려 기본생계비를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노인들에 대해서는 현재 월1만원에 불과한 노령수당 지급범위및 지급액을 대폭 인상하고 고령층의 취업알선을 위해 92년기준 60개소에 불과한 노인능력은행의 설립을 96년까지 3배인 1백80개소로 늘려 잡았다. 경로당등 노인여가시설도 현재 1만8천개에서 96년까지 2만4천개소로 확장하며 특히 나이가 들수록 각종 노인질환및 질병감염률이 높아짐을 감안,96년까지 무료노인 요양시설을 20개소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장애인에 대해서는 저소득및 취업이 불가능한 영세장애인에 대해서는 마찬가지로 생계비 또는 생업자금 융자를 대폭 올려 지급하고 특히 교통안전대책등 후천적 장애발생 억제에 행정력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해서는 유휴인력 활용방안의 하나로 장애인 직업훈련원을 확충,전문기술교육을 실시한 뒤 직업을 알선하고 현존하는 장애인고용촉진법의 강력한 시행으로 이들의 사회적 활동을 적극 보장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복지전문가들은 이같은 보장책도 새 정부의 획기적인 「결단」이 없이는 과거 「정책개발­예산부족­시행보류」식의 복지정책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염려한다. 즉 이전의 장애인복지법,장애인고용촉진에 관한 법률,노인복지법 개정안등이 대부분 발효되거나 시행시점에서 예산사정등을 이유로 애써 마련한 정책들이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65세이상에게 지급하는 노령수당이 최근에야 생색내기용으로 지급되기 시작했고 장애인의 의무고용 경우도 기업과 사회인식의 부족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아예 「부담금」으로 때우기 일쑤다. 사회복지전문요원 확충과 관련,지난해에는 보사부가 85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경제기획원이 이를 받아들였는데도 정치적인 이유로 집권당이 이를 삭감해버린 일까지 있었다. 선거때마다 어김없이 쏟아지는 소외계층에 대한 공약들.새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공약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이미 법률로 정한 복지정책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예산의 확보와 행정체제를 과감히 정비하는 등 복지행정의 개혁에 더 역점을 둬야한다는 지적이다.
  • 유해산소론/전세계적 연구 활발/질병·노화과정 설명

    ◎서울대 국제학회서 학자 13명 논문발표/인체 에너지생성때 생긴 산소화합물/제거되지않으면 암·성인병 발생요인 사람이 늙고 병들어 죽는 매커니즘을 설명해주는 최신이론 「유해산소병인론」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체의 질병유발요인을 밝혀주는 유해산소론은 19세기말 세균감염론,20세기중반의 이상면역반응설에 이어 지난 70년대 중반에 새롭게 등장,암을 포한한 성인병은 물론 죽음에 이르는 노화까지 설명해주는 이론으로 밝혀지면서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노화학회와 한국독성학회 주최로 최근 서울대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는 한국·미국·일본등 6개국 13명의 학자들이 참가,유해산소에 관한 최신역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유해산소란 인체내의 산소가 물로 환원되는 에너지대사과정에서 산소가 필요한만큼의 수솔흘 얻지 못해서 생기는 산소화합물. 이 화합물은 반응성이 매우 강해서 제거되지 않으면 결국 인체에 손상을 주게 된는데 에너지를 생성하는 한 항상 수반되는 반응이다. 이날 독일 뒤셀도르프대학의 시즈교수는 유해산소가 인체안에서뿐만 아니라 외적요이늬즉 각종 약물,화합물 방사선 및 환 관경오염물질등에 의해서도 발생,유전자의 손상을 가져온다고 밝혔다.따라서 산소를 사용하는 우리 인체는 불가피하게 늘 내적,외적으로 유해산소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 미국 텍사스대학의 소할교수는 『생체는 산소를 이용할 때 반드시 유해산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산소소비가 많은 동물일수록 수명이 짧다』면서 운동량을 늘리거나 체온을 높여 산소소비를 증대시킨 결과 동물수명이 훨씬 단축되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소할교수는 또 『나이가 들수록 유해산소량은 늘어난다』며 이를 제거하고 수명을 연장하는데 항산화제를 투여해 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해산소는 심근경색 뇌졸중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메커니즘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스크립연구소의 베이비어박사는 세균에 감염됐을 때 혈액내 백혈구가 활성화되어 유해산소를 생성,조직파괴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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