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들불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우도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1000㎏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목사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 12억
    2026-03-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8
  • ‘님을 위한 행진곡’ 시발지...광천 시민아파트 보존 될 듯

    ‘님을 위한 행진곡’ 시발지...광천 시민아파트 보존 될 듯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산실인 광주 서구 광천동 ‘광천 시민아파트’가 주변의 대규모 재개발로 한때 철거 위기를 맞았으나 지역사회가 힘을 보태면서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서구, 천주교 광주대교구, 광천동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과 협약을 체결하고 4자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시민아파트 보존에 협력하기로 했다. 시는 아번 협약에서 시민아파트 ‘나동’ 보존 및 광천동 성당 들불 야학당 복원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서구는 사업시행인가 등 행정처분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또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광천동 성당 교리실 복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키로했다. 조합은 이런 입장을 조합원에게 알리고 총회에 상정 논의할 방침이다.들불야학은 배움에 목마른 노동자와 함께 공부하고 세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1978년 8월 설립됐으며, 광천동 천주교성당 교리실에서 시작해 학생 수가 늘어나자 인근 시민아파트로 학당을 옮겨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시민아파트는 5·18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가 거주한 곳으로, 박용준 등과 함께 5·18 당시 최초의 민중언론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곳이다. 또 민주화의 상징곡이 된 ‘님을 위한 행진곡’의 사연도 이곳에서 시작됐다.1980년대 박관현 전남대 총학생회장, 김영철 5월항쟁 기획실장 등도 시민아파트에서 활동했다. 5·18의 역사적 공간인 시민아파트는 지역 최대 규모인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구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 그 자리엔 53개 동 5611세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광주시와 천주교 광주대교구 등의 협력으로 시민아파트 3개 동 중 ‘나동’을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역사적 공간인 시민아파트 보존에 필요한 모든 행정절차를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5월 항쟁’ 이끈 ‘투사회보’ 손글씨 재탄생한다

    1980년 ‘5월 항쟁’을 이끌었던 ‘투사회보’를 직접 쓴 고(故) 박용준 열사의 ‘손글씨’가 ‘디지털 글씨체’로 재탄생한다. 국가보훈처는 제41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들불 열사’ 7인 중 1명인 박용준 열사를 조명한다고 16일 밝혔다. 보훈처는 이번 기념식에서 그의 필체를 디지털 글꼴인 ‘투사회보체’로 제작해 기념식 대표 글꼴로 사용한다. 당시 박 열사는 침묵하거나 왜곡하는 기존 언론을 대신해 ‘투사회보’라는 민중 신문을 만들었다. 투사회보는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시민궐기대회를 안내하고, 중고등학생들에게 무기를 소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계엄군이 탱크를 몰고 돌고개까지 진격했다며 항쟁 참여를 독려하며 단합을 강조하며 항쟁을 이끌었다. 박 열사는 프린터나 복사기도 없던 시절 한 자 한 자 손 글씨를 써가며 광주의 참상을 알렸다. 들불야학 교사였던 박 열사는 윤상원 열사가 초안을 쓰면 등사지에 옮겨 적었다. 고아였던 그는 보육원을 나와 인쇄소에서 일을 배워 누구보다 글씨를 잘 써 필경을 맡았다. 박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광주 YWCA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지기 전까지 투사회보를 9차례 발행했다. 그는 들불야학에서 하루에 많게는 5000장의 투사 회보를 만들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신군부에 의해 모든 언론이 철저히 통제됐던 당시 광주시민들에게 유일한 소식지였던 ‘투사회보’라는 민중신문을 직접 손글씨로 작성한 박 열사의 글씨체를 되살리기 위해 시민 모금을 시작한다. 투사회보를 직접 작성한 박 열사의 글씨를 보전해 5·18을 겪지 않은 세대와 함께 오월 정신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박용준체’는 투사 회보 첫 발간일인 5월 21일에 맞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광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반려동물 동반 여행 천국’ 선언한 전북

    전북이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발 빠른 변신에 나섰다. 새로운 여행 트렌드인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로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전북도는 14개 시·군과 함께 반려동물 동반 여행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홍보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반려동물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는 임실군이다. 임실군은 들불 속에서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의견(義犬)’ 설화가 전해지는 ‘오수면’을 반려동물 산업 메카로 조성한다. 임실군은 반려동물 국민 여가 캠핑장, 반려동물 특화농공단지 클러스터, 펫 추모공원 등을 조성해 반려 산업 선점에 나섰다. 또 80억원을 투입해 오수 의견 관광지 12만여㎡에 반려동물 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펫 카페, 반려동물 놀이터, 반려동물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도 전북을 ‘2021년 반려동물 동반 여행 시범 선도 특화사업 지역’으로 지정해 전북도의 반려동물 여행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임실군은 6월부터 의견 관광지에서 반려견과 함께 ‘차박 캠핑’이 가능한 관광상품도 선보인다. 섬진강 발원지인 진안군 데미샘 자연휴양림은 공립자연휴양림 중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객실을 운영한다. 데미샘 휴양림은 37㎡형 8인용 한옥 1동을 반려동물 동반 출입 전용으로 지정했다. 이 휴양림은 반려동물과 함께 즐기는 힐링 숲(1500㎡)을 조성하고 숙박시설도 2동으로 늘릴 계획이다. 순창군의 전북도 산림박물관의 실내·외 모든 시설도 반려동물에 전면 개방된다. 임실 오수 등 도내 6곳에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안심 걷기 길(일명 눈치 보지 마시게 길)이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하반기부터 반려동물 동반 캠핑 여행 상품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동반 여행 에티켓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기업들 “성과급 더 올려줄게” 불만 달래기…중소기업 “이제 그만 좀 해라” 상대적 박탈감

    대기업들 “성과급 더 올려줄게” 불만 달래기…중소기업 “이제 그만 좀 해라” 상대적 박탈감

    “다른 회사는 연봉·성과급 더 주는데 우린 왜 안 올려줍니까.” 최근 대기업 곳곳에서 직원들의 급여 인상 요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재계 서열 2위 현대자동차그룹에선 급여 인상을 위한 사무직 노조를 결성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이들은 일제히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썩 곱지만은 않다. 회사가 요구를 들어주면 상대적 박탈감은 또 다른 기업의 직원에게로 들불처럼 번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의 성과급 논란은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이 2배 늘었는데 성과급은 전년과 같이 연봉의 20%만 지급한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게임·정보기술(IT) 업계의 ‘연봉 인상 도미노’가 기름을 부었고, 대한항공과 호텔신라 경영진의 ‘나 홀로 연봉 인상’까지 드러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대기업들은 부랴부랴 급여 인상을 약속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LG전자는 올해 연봉을 역대급 상승률인 9.0% 올리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2013년 이후 최대치인 7.5% 인상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만들고 지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더 보상할 방안도 마련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사정이 딱해진 중소기업 직원을 중심으로 “이미 억대 연봉에 가까운 재계 서열 최상위 대기업 직원들이 배부른 소리한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중소 건설사 직원 이모(40)씨는 “지난해 임금협상을 통해 성과급을 다 받아 챙겨 놓고, 또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느냐. 얼마나 더 받아야 만족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차 직원들은 지난해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 인센티브 150%와 격려금 120만원을 지난해 연말까지 이미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견 화학기업 직원 김모(39)씨도 “게임·IT, 자동차, 항공 등 기업 업종과 업태가 서로 다르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제각각이어서 기업별 급여 상승률이 다른 게 정상인데,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높고 ‘비대면의 일상화’ 덕을 톡톡히 본 게임·IT 업계를 기준으로 너도나도 급여를 올려달라 떼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급여 인상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급여 인상으로 회사 측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수록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고, 앞으로 노사의 임금협상에서 노조 측의 임금 인상 요구가 더 거세져 파업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연봉 올려달라” 요구에 백기 든 대기업… 중소기업 직원은 “배부른 소리 하네”

    “연봉 올려달라” 요구에 백기 든 대기업… 중소기업 직원은 “배부른 소리 하네”

    “다른 회사는 연봉·성과급 더 주는데 우린 왜 안 올려줍니까.” 최근 대기업 곳곳에서 직원들의 급여 인상 요구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재계 서열 2위 현대자동차그룹에선 급여 인상을 위한 사무직 노조를 결성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이들은 일제히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썩 곱지만은 않다. 회사가 요구를 들어주면 상대적 박탈감은 또 다른 기업의 직원에게로 들불처럼 번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의 성과급 논란은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이 2배 늘었는데 성과급은 전년과 같이 연봉의 20%만 지급한다고 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게임·정보기술(IT) 업계의 ‘연봉 인상 도미노’가 기름을 부었고, 대한항공과 호텔신라 경영진의 ‘나 홀로 연봉 인상’까지 드러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대기업들은 부랴부랴 급여 인상을 약속하며 달래기에 나섰다. LG전자는 올해 연봉을 역대급 상승률인 9.0% 올리기로 했고, 삼성전자도 2013년 이후 최대치인 7.5% 인상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만들고 지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에게 더 보상할 방안도 마련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사정이 딱해진 중소기업 직원을 중심으로 “이미 억대 연봉에 가까운 재계 서열 최상위 대기업 직원들이 배부른 소리한다”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중소 건설사 직원 이모(40)씨는 “지난해 임금협상을 통해 성과급을 다 받아 챙겨 놓고, 또 성과급 인상을 요구하느냐. 얼마나 더 받아야 만족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차 직원들은 지난해 노사합의에 따라 경영 인센티브 150%와 격려금 120만원을 지난해 연말까지 이미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견 화학기업 직원 김모(39)씨도 “게임·IT, 자동차, 항공 등 기업 업종과 업태가 서로 다르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제각각이어서 기업별 급여 상승률이 다른 게 정상인데,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높고 ‘비대면의 일상화’ 덕을 톡톡히 본 게임·IT 업계를 기준으로 너도나도 급여를 올려달라 떼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급여 인상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급여 인상으로 회사 측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수록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고, 앞으로 노사의 임금협상에서 노조 측의 임금 인상 요구가 더 거세져 파업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금요칼럼] 한글파일과 워드파일/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한글파일과 워드파일/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대학에 있다 보니 학생들의 각종 보고서를 받는데, 요즘 한글파일이나 워드파일의 비율에 유의미한 변화를 느낀다. 10년쯤 전만 해도 워드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4~5년 전부터 워드파일 제출이 차츰 늘더니, 최근 1~2년 사이에는 ‘급증’하는 추세다. 이번 학기에는 마침내 40%를 넘어섰다. 이공계가 아니라 인문계 학생들의 현황이다. 이제 워드가 한글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문득 한 20년쯤 전의 일이 떠오른다. 당시 한글파일을 수호하자는 일종의 ‘민족운동’이 온라인에서 들불처럼 일었다. 최근의 ‘동학개미운동’과도 얼추 흡사했다. 한글을 마이크로소프트(MS)사에 넘겨줄 수 없으니 국권을 수호하자는 정서가 어필하면서 운동을 성공시켰다. 거의 망해 가던 한글파일을 되살렸다. 하지만 세월이 또 흘러 국제화가 가일층 심해지면서 젊은 세대일수록 워드를 선호한다. ‘민족’과 ‘국제화’라는 두 개의 틀이 또다시 이 땅에서 ‘평화적으로 충돌’하는 전환기적 국면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 봤다. 가장 큰 이유는 호환성 문제였다. 요즘 급증하는 맥북 사용자라면 거의 다 워드를 쓴다. 맥북에서는 한글파일 편집이 안 되거나 여러 차례 변환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다. 아이패드에서도 워드가 문서 작성과 편집에 적합하다. 또한 PDF에서 워드로 변환하기는 쉬운 데 비해 한글로 변환하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으며 있더라도 글자가 많이 깨진다. 요컨대 컴퓨터 사용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워드파일의 호환성이 압도적으로 좋아졌다. 워드 프로그램과 뷰어는 거의 모든 기기와 운영체제(OS)에서 기본으로 제공한다. 웹상에서도 호환성이 좋아 어디서든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 한글 프로그램 자체의 불편함도 큰 이유다. 워드는 MS사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엑셀, 파워포인트와 같은 자사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반면 한글은 그런 호환성이 떨어져 문서 작업 시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엑셀의 표를 가져오면 다 깨져 버린다. 파워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의 도형을 그리기도 어렵다. 엑셀과 파워포인트를 사용하는 학생이라면 이 작은 불편함을 크게 느낀다. 한글은 발매 초기부터 독자적인 내부 규격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기기, OS,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그램 등 모든 부분에서 호환이 불편한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바로 이 점도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에게는 크게 와닿는 부분이다. 워드는 모든 기기나 웹상에서 접근성이 뛰어나므로 (실제로 가격에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글은 불법이 아닌 한 구매해야 하므로 유료라고 인식한다. 본질은 호환성이지만 사용자의 비용 문제 인식도 중요하다. 현재 대학 1, 2학년은 밀레니엄 세대다. 한글을 살리자는 ‘한글개미운동’ 즈음에 태어났으니 그들에게는 조선 시대처럼 머나먼 옛날이야기일 뿐이다. 고등학교에서 배운 게 있어 ‘민족’을 가슴에 품고는 있지만 편리성과 효율성을 앞세운 문화적 선택에는 주저함이 없는 신세대다. 이들은 한국인이자 이미 글로벌 지구인이다. 국내 산업을 무조건 개방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조속히 개방해 국제 경쟁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해방 후 가장 먼저 개방된 분야는 아마 대중음악과 영화일 것이다. 미국의 융단폭격을 받았다. K팝과 K영화의 글로벌 약진을 70년 개방의 역사를 빼고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한글이란 소프트웨어보다는 그 문서에 담을 콘텐츠가 훨씬 더 중요하다. 한국사 분야도 마찬가지다. ‘국학’이라는 이름으로 나라의 보호를 받는 학문분과일수록 국제 경쟁력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계급장 떼고 국제적 링에 올라 제대로 싸워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인터뷰]동아제약 면접자 “폭로 넘어, 성차별 인정받기 위해 싸운다”

    [인터뷰]동아제약 면접자 “폭로 넘어, 성차별 인정받기 위해 싸운다”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이 공론화된 이후 국내 대형 게임사 면접에서도 여성 지원자에 대한 ‘사상검증’ 면접이 있었다는 폭로가 등장하는 등 많은 여성들이 면접 등 취업준비 과정에서 겪는 성차별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서지현 검사가 직장에서 겪은 성범죄 피해를 고발하고 나선 이후 여성들이 비슷한 경험을 봇물터지듯 쏟아낸 ‘미투(#MeToo)’ 운동과 비슷한 양상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4일 면접 당사자인 20대 A씨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친화 기업인 척···” 불매운동 이끌어내 A씨는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하반기 공채 1차 면접에서 군 경험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다른 남성 면접자들과 달리 ‘군대를 가지 않았으니 월급을 적게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군대에 갈 생각이 있느냐’와 같은 질문을 들었다. A씨는 몇 달 뒤 유튜브 프로그램 ‘네고왕’에서 동아제약이 생리대를 홍보하고 여성친화 기업으로 칭찬받는 모습을 봤다. 그는 “동아제약에서 성차별을 겪고 왔는데, 프로그램에서는 ‘여성친화 기업인 척’하는 모습에 화가 나 성차별 면접 경험을 밝히는 댓글을 달았다”고 했다. 이후 A씨의 사연은 공론화돼 동아제약 불매운동을 이끌어내는 등 파장이 커졌다. 지금은 폭로를 넘어 면접에서 성차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 계속 싸우는 중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채용 최종합격자 4명 중 3명이 여성이라며 성차별 논란을 반박했지만, A씨에게 동아제약이 여성을 몇 명을 뽑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A씨는 “지난해 제가 동아제약 면접을 봤던 그 30분 동안 성차별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A씨는 동아제약에 A씨가 받은 질문이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질문이 아니라, ‘성차별적’ 질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요구한 상태다. 아무리 몇 백 명 규모의 회사라도 성차별에 대해 조심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문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다른 기업의 조직문화 개선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서다. A씨는 “현재 다른 직장도 있고, 제약업계에서 일을 하지 않는 등 싸울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제가 당장 취직이 절박해 문제 제기도 못 하고 속으로 삭히는 다른 여성들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들이 변하지 않 듯…내 일상 달라지지 않아” A씨는 동아제약 이전에도 두 번의 면접에서 성차별을 경험했다. 지난 2019년 하반기 면접을 봤던 외국계 기업에서는 A씨의 이력서를 쭉 훑어본 후 “남자들 기 많이 죽이고 다녔겠다”고 말했고, 또 다른 외국계 금융사에서는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그 때마다 A씨는 단호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왔지만, 혹시 ‘후폭풍’이 있지 않을까, 업계에 소문이 나 다른 곳으로 이직하기 어렵지 않을까 무서웠다. 그러나 A씨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때의 경험들이 지금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A씨는 “두 번 자리를 박차고 나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저는 일상에 아무 영향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로 출근하고, 퇴근 후엔 취미로 기타를 치고 가끔 친구들과 만나 맥주 한 잔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악성 댓글도 A씨의 의지를 꺾지 못 했다. A씨는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의 자료를 모아 고소를 준비 중이다. 악플러들에게 벌금 얼마라도 대가를 치르게 하거나, 합의를 원한다면 합의금을 받아 저소득층 여학생을 위한 생리대 기부사업에 보내기 위해서다. 피해를 폭로한 후 일상이 망가지고, 2차 가해에 시달리는 전형적인 ‘피해자다움’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A씨는 “아무리 악성 댓글을 달아도 내 삶에는 지장이 없고, 이렇게 피해자다움을 탈피한 여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마지막 글을 준비 중이다.들불처럼 번진 연대…싸움은 계속된다 A씨의 성차별 면접 경험이 공론화된 이후 동아제약 불매운동과 더불어 자신의 성차별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A씨는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지금까지 말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A씨는 폭로 이후 기업정보 업체 잡플래닛에 비슷한 성차별 면접 후기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그는 “잡플래닛에 성차별을 당했다는 리뷰가 달리면 과연 여성 인재들이 지원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기업들이 이제는 여성을 차별하면 회사와 조직의 발전에도 좋지 않고, 여성 소비자의 마음도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여성들에게는 “계속해서 부당한 성차별 경험을 말하고 공유해야 정부에서도 사회 문제라는 것을 인지하고, 대책이 발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함께 해준 여성들에게 감사하고, 계속해서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씨의 싸움은 앞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동아제약은 A씨에게 문자로, 유튜브 댓글로 사과했지만 ‘불쾌한 질문’, ‘성차별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질문’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A씨는 이를 두고 “해당 질문이 성차별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A씨가 바라는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상징적 차원에서 고용노동부에 이 사건과 관련한 민원을 넣었다. 12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아제약 사건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회의에 참석한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구제 절차 등 대책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15일 시민단체 13곳이 참여한 채용성차별공동행동은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아제약의 공식적인 사과와 채용성차별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A씨는 “이 사건이 국가 기관을 통해 명백한 성차별이라는 것을 인정받고, 더 나아가 국회에서 사건이 논의되면서 관련 법안을 보완하고, 필요하면 기구도 신설하는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인도로 달아난 미얀마 경찰들 “내가 발포 명령 거부한 이유”

    인도로 달아난 미얀마 경찰들 “내가 발포 명령 거부한 이유”

    “시위대를 향해 쏘라는 지시를 들었다. 난 그들에게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 명령에 반발해 인도 북동부 미조람주로 넘어가 숨어 지내는 나잉(가명·27)을 비롯한 여러 명의 미얀마 경찰관, 그 가족들을 영국 BBC 인도 기자가 어렵사리 만나 생생한 증언을 들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얀마 서부의 한 마을에서 9년째 말단 경관으로 복무했던 나잉은 지난달 말부터 시위가 격렬해지자 두 차례나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명령을 어기고 달아나곤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상사에게 못하겠으며 난 국민들 편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군부는 몰려 있다. 그래서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잉은 인터뷰하는 도중 휴대전화를 꺼내 아내와 다섯 살과 6개월 된 두 딸을 집에 남겨두고 왔다며 사진들을 보여줬다. 그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 경관은“군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뿐인 무고한 사람들을 내 손으로 죽이거나 다치게 할까봐 겁이 났다. 우리는 군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시킨 것은 잘못됐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인도 접경지역인 북서부 캄파에서 경찰로 복무한 타 펭(27)이 “경찰 규정상 시위대를 저지할 때는 고무탄을 쏘거나 (실탄은) 무릎 아래만 쏴야 하는데도 죽을 때까지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로이터 통신도 이날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시킨 뒤 반발하는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해 지금까지 60명 이상이 사망했다.BBC 기자가 미얀마 경관들을 만난 곳은 국경으로부터 16㎞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이들은 유혈 사태 초기에 이곳으로 피신한 사람들인데 미얀마에 들불처럼 번지는 시민불복종운동(CDM)에 가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다만 경관들이 말하는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현지 관리들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100명 이상이 미조람주로 탈출했다고 말한다. ?(가명·22)이란 경관은 군부가 정부를 전복한 날 밤에 인터넷이 차단되고 그의 경찰서 근처에 군 초소가 설치된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동료 경관과 짝을 이뤄 군인들과 한 대도시의 길거리를 순찰했는데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명령을 들었지만 거부했다고 털어놓았다. “군인 간부가 우리에게 5명 정도 밖에 안되는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라고 명령했다. 난 사람들이 두들겨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무고한 이들이 피를 흘렸다. 내 양심 상 그런 사악한 행동에 가담할 수 없었다.” 경찰서를 몰래 빠져 나온 그는 모터바이크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그레이스(가명·24)란 여자 경관은 BBC 특파원이 만난 미얀마 경찰 출신으로 인도 망명을 희망하는 두 여성 중 한 명이었다. 군인들이 채찍과 고무총탄을 사용하고 최루가스를 어린이들도 포함된 시위대에 발사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그들은 우리가 군중을 해산시키고 우리 친구들을 체포하길 원했는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우리는 경찰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제 시스템이 바뀌었다. 우리는 경찰 일을 계속할 수 없다.” 가족들을 남겨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심장이 아주 좋지 않다고 했다. 부모님들이 많이 걱정하지만 자신과 같은 미얀마 젊은이들은 이 나라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미얀마 군부는 이들을 송환해달라고 요청했다. 두 나라의 우호 관계를 위해 그렇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미조람주 수석장관은 인도에 도착하는 이들에게는 임시 보호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연방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BBC 특파원은 경찰 뿐만아니라 한 가게 주인도 만났다. 미얀마 당국은 그가 온라인 반정부 활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는 “이기심으로 달아난 것이 아니다. 이 나라의 모두가 걱정스럽다. 안전을 위해 이곳에 왔다. 이곳에서 운동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에야 미얀마 군부의 시위대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미얀마의 우방인 중국을 포함해 15개 이사국이 전원 찬성한 이 성명은 이날 오후 의장성명으로 공식 채택된다. 의장성명은 결의안 바로 아래 단계의 조치로 안보리 공식 기록에 남는다. 영국 주도로 작성한 초안에 비해 상당히 후퇴했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영국이 회람한 초안에는 ‘쿠데타’라는 단어를 사용해 이를 규탄하고, 유엔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수정된 성명에서는 이런 내용이 빠졌다. 미국 재무부는 미얀마 군정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가족을 제재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두 성인 자녀와 이들이 장악한 기업체 6개에 대해 미국 내 자산 동결, 거래 금지 등 제재를 내린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이 제재를 부과한 직후 트위터로 “영국도 추가 제재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얀마 정권이 권력 남용과 인권 침해로부터 이익을 얻어선 안 된다는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사진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 오세훈 “LH와 똑같은 SH의 마곡지구, 시장되면 감사할 것”

    오세훈 “LH와 똑같은 SH의 마곡지구, 시장되면 감사할 것”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8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발 집단투기는 예견된 참사였다며 이를 막을 방법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코로나 정국에도 LH발 투기 사태가 블랙홀처럼 모든 사회적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면서 “성난 민심이 들불처럼 번지자 당정청이 나서 정부합동조사단을 꾸려 국토부와 LH 직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겠다며 조기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투기소굴인 LH는 이름도 지번도 유출하지 말라며 직원들 입단속에 나서는 등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LH 직원들의 투기가 불거지자 국민의 시선은 LH와 똑같은 권한, 직무를 수행하는 서울시 SH(서울주택도시공사)를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직무상 얻은 정보를 이용한 광범위한 투기가 LH 뿐이겠냐는 국민의 의심은 어쩌면 당연하고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모든 사태의 궤적을 추적해 보면 SH 공사 사장에서 LH 공사 사장으로, 다시 국토부 장관으로 승승장구한 정치교수 출신 변창흠이라는 인물이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서울시 주택정책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바로 박원순 전 시장과 SH 공사 사장이었던 변창흠 현 국토교통부 장관이라고도 했다. 오 후보는 그 이유로 서울의 발산지구와 마곡지구를 들었다. 이 두 지역은 오 후보가 서울 시장 재임시절 분양과 지구 지정을 한 곳이고 마곡지구는 보상도 이미 마친 곳이었다. 분양원가 공개를 한 발산지구는 평당 분양가가 600만원이었지만, 박 전 시장과 변 전 SH사장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한 마곡지구는 분양원가 항목 축소 등을 하면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평당 분양가가 1200만~2000만원에 육박했다고 오 후보는 강조했다. 평당 건축비는 지난 10년간 불과 200만원이 올랐다며 감정가 조작이나 이권이 개입했을 수 있다고 오 후보는 추측했다. 서울시장이 되면 취임 직후 감사를 통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오 후보는 “사실 이제 서울은 마곡지구를 끝으로 대규모 택지 개발이 불가능하다”면서 “분양원가공개, 후분양제를 더 강화하고 모든 공공재개발·재건축에서의 투자금지원칙, 투명한 과정공개 등으로 SH공사 직원들의 부정행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직원들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은 보안각서 작성, 부당이득의 2~3배 환수 등 철저하게 단계별로 관리하면 된다고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저격’ 홍준표 “이재명, 연애도 무상으로 하셨던 분이니” 女 스캔들 소환

    ‘저격’ 홍준표 “이재명, 연애도 무상으로 하셨던 분이니” 女 스캔들 소환

    여배우 김부선씨와 ‘불륜 스캔들’ 논란 언급“이재명 ‘기본시리즈’, 무상시리즈이름만 바꾼 재판에 불과, 허경영식 공약”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8일 차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야심차게 밀고 있는 ‘기본소득’·‘기본대출’·‘기본주택’ 등 기본 정책 시리즈에 대해 “무상시리즈의 이름만 바꾼 것”이라면서 “국민을 현혹하는 허경영식 공약”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홍 의원은 “연애도 무상으로 하는 분이니 말릴 수는 없다”며 과거 배우 김부선씨와 이 지사 간 스캔들을 언급하며 이 지사의 공약을 저격했다. “국가 재정 능력 한계치인데 코로나정국 이용해 무상시리즈로 국민 현혹” 홍 의원은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지사의 기본시리즈는 10여년전 좌파 진영에서 들불처럼 퍼져 나갔던 무상시리즈의 이름만 바꾼 재판(再版)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무상시리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낙마시켰던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시행했던 ‘무상교복’ 등 일련의 진보 진영의 정책을 의미한다. 홍 의원은 무상시리즈 원조 격인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전 대통령)는 원유를 팔아 산업에 투자하지 않고 정유 공장조차 없이 무상 시리즈를 계속 하는 포플리즘 정치를 했다”면서 “원유가 폭락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고 자국민 10%가 해외 탈출한 참혹한 베네수엘라를 만든 일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재정능력이 한계치에 달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코로나 정국을 이용해 또다시 무상시리즈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국가혁명당 대표) 허경영식 공약은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이 지사를 겨냥해 “하기사 연애도 무상으로 하는 분이니 말릴 수는 없다”면서 “더 이상 국민들을 현혹하는 기본 시리즈를 안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꼬집었다.홍준표, 2018년에도 도지사 선거 때도“李, 워낙 무상 좋아하니 불륜도 무상” “여배우 스캔들 거짓말, 도지사 자격 없다” 홍 의원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재임 시절인 2018년 6월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에도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을 거론하며 이 후보는 자격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홍 의원은 “여배우 스캔들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 어떻게 1300만 경기도민의 대표가 될 수 있느냐”면서 “이 후보가 워낙 무상을 좋아하니 불륜도 무상으로 했다는 ‘무상 불륜’ 의혹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후보의 경쟁 상대였던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정봉주 전 의원, 주진우 기자, 방송인 김어준씨 등이 김부선씨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며 양심 선언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김부선씨는 2016년 “성남에서 총각 행세하는 61년생 정치인. 부끄럽고 미안하지도 않느냐”며 이재명 지사에게 속아서 교제했다고 폭로한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2018년 도지사 선거 당시에도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씨 이제라도 부끄러운 것을 알고 사과한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면서 “속을만큼 지겹게 속았다. 나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고, 이재명의 거짓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혀 급하지 않다”고 주장했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배구계→연예계” 들불처럼 번지는 학폭…독일은 ‘삼진아웃’ [이슈픽]

    “배구계→연예계” 들불처럼 번지는 학폭…독일은 ‘삼진아웃’ [이슈픽]

    학교 폭력 논란, 배구계 넘어 확대이재영·이다영, 국가대표 자격 박탈삼성화재 박상하, 학폭 인정하고 은퇴야구계·연예계로도 번져…사회문제로경찰청장 “학교 폭력, 철저·신속 조사”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교 폭력 논란이 체육계를 넘어 연예계 등으로 확대되며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앞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쌍둥이 자매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고, 이후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배구협회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학폭 논란은 남자 프로배구로도 번졌다. OK금융그룹 심경섭·송명근 선수에게 학폭 피해를 당했다는 폭로가 올라왔다. 두 사람은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OK금융그룹은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이들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지난 19일엔 삼성화재의 베테랑 센터 박상하에 대한 학폭 폭로도 나왔다. 박상하는 처음엔 학폭 사실을 부인했으나, 지난 22일 구단을 통해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범했다. 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교 재학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에 책임을 지고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학폭 논란은 야구계로도 번졌다. 지난 21일 야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프로야구 투수 두 명에 대한 학폭 의혹이 제기됐다. 두 투수가 속한 2개 구단은 “최근 제기된 학폭 의혹에 관해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는 혐의를 부인한다”고 전했다. 두 투수에 앞서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를 향한 학폭 의혹도 제기됐다. 한화 구단은 “최근 소속 선수 학폭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사실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학폭 폭로는 연예계까지 번졌다. 배우 조병규를 시작으로 (여자)아이들 수진, 가수 김소혜, 세븐틴 민규, 진해성, 배우 박혜수, 김동희 등 며칠 사이 연이어 학폭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현재 이들은 학폭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 조치 등을 취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학폭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지난 22일 김창룡 경찰청장은 “학교 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학교와 긴밀하게 협의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하겠다”며 “교육부 등과 협의해 학교폭력이 더 생기지 않도록 예방, 선도, 상담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올해 학교폭력 대책을 이미 수립했고 곧 시행단계에 접어든다”며 “올해에는 비대면 수업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 비대면 하에서의 학교폭력을 예방할 방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폭력 등 체육 분야 부조리를 근절할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학폭 예방 모범국’ 독일, 가해자 부모도 기소 학폭 예방 모범국인 독일의 사례를 보면 삼진아웃제를 택하고 있다. 학폭이 발생했을 때 1차로 가해 학생 부모가 학교에 불려가 담임교사와 상담하고 2차로 교장과 상담해야 하며 세 번째 적발되면 가해 학생이 전학 혹은 퇴학 처분된다. 가해자 부모 또한 기소될 수 있고 피해자가 학교 직원을 상대로 소송할 수도 있다. 독일은 경찰을 학교로 보내 아이들에게 학폭 예방 교육을 하는 예방책도 운영하고 있다. 또 학교에 전문 상담교사를 상주시켜 학생들이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게 한다. 미국은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다. 1994년 제정된 연방법에 따라 마약과 총기를 소지했으면 예외 없이 법적으로 처벌한다. 교육 선진국으로 알려진 핀란드는 ‘키바 카울루’(따돌림에 맞서는 학교)라는 국가 주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대표 수업은 역할극으로, 역할극 참가 학생들이 따돌림을 간접 경험하고 따돌림 학생을 도울 방법과 근절 방법 등을 고민하고 토론하는 게 핵심이다. ‘이지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던 일본은 가해자 처벌에 초점을 맞춘다. 일본은 2013년 집단 괴롭힘을 당한 학생이 극단선택을 한 뒤 괴롭힘방지대책추진법을 제정해 만 14세 이상 가해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오전 6시까지 맞았다” 이번엔 박상하 학폭 폭로…“사실 부인”(종합)

    “오전 6시까지 맞았다” 이번엔 박상하 학폭 폭로…“사실 부인”(종합)

    남자배구 박상하 제천중 동창 폭로글“입학식 다음날부터 지옥 시작됐다납치하듯 데려가 돌아가며 집단폭행”구단 측 “박상하, 가담한 적 없다고 부인”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박상하 선수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학폭 폭로가 잇따라 나와 논란이 된 프로배구에서 또 다른 ‘학폭 미투’가 터진 것이다. 19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박상하 삼성화재 선수 이야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박상하와 충북 제천중 동창이라고 밝힌 A씨는 “시골에서 제천중학교로 입학했는데 입학식 다음날부터 지옥이 시작됐다”며 시골에서 왔다는 이유로 박상하와 그의 친구들로부터 ‘왕따’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그만하면 안될까’라고 하니까 폭행 수위와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떠올렸다. 학교 끝나고 버스정류장에 있는데 납치하듯이 아파트로 데려가 교복을 벗기고 돌아가면서 집단 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정신없이 맞는데 운동 끝나고 박상하도 와서 사정없이 때려서 기절했다가 오후 4시부터 오전 6시까지 맞았다”며 “아직도 트라우마 때문에 괴롭다”고 호소했다. 이어 “코뼈 골절, 앞니 2개 나가고 갈비뼈 금 가서 한 달 병원 생활하고 학교 갔는데 다들 교내 봉사활동으로 징계가 끝난 걸 알고 어이없고 분해서 죽어버리면 편할까 생각했었다”고 썼다. A씨는 “사과를 받고 싶지도 않다”며 “그냥 이렇게라도 글을 써서 마음 속 응어리를 덜어내면 그 뿐이라 생각해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구단은 “박상하가 면담에서 ‘해당 학교 폭력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좀 더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박상하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단은 게시글 작성자와 대면 면담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상하와 면담하고 박상하가 재학했던 학교에 관련 내용을 질의해 1차 확인을 했다고 설명한 삼성화재 측은 “엄중함을 인식하고 명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학폭 가해자, 강도 높은 징계 받아야” 요구 거세 앞서 프로배구에서는 여자부 흥국생명의 이재영·이다영과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송명근·심경섭이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등의 폭로가 잇따라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중학생 시절 동료 선수들을 지속해서 괴롭힌 것으로 드러나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무기한 뛸 수 없는 징계를 받았다. 송명근·심경섭도 고등학교 시절 학폭 과거가 드러나면서 자발적으로 더는 경기에 나오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배구계 학폭 사태’가 들불처럼 번지며 “학폭 가해자 선수는 강도 높은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데… 제주 들불축제 불 지핀다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데… 제주 들불축제 불 지핀다

    축제 실시간 중계·드라이브인 방식 도입하루 인원 제한·예약제에도 우려 목소리“작년에도 취소… 도민들 사기 진작 절실”“축제 며칠로 경제 효과 의문” 의견 분분코로나19 사태로 전국에서 봄축제가 줄줄이 취소됐지만 제주는 축제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는 ‘2021 제주들불축제’를 다음달 8일부터 14일까지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연다고 15일 밝혔다. 제주들불축제는 소와 말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새해 첫 정월대보름 액막이와 소원기원 의례를 재현한 축제로 1997년 시작됐다. 2015~2018년 4회 연속 정부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됐고, 2019년과 지난해에는 문화관광체육부의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취소했지만 올해는 관광산업 지원과 도민 사기 진작 등을 고려해 2년 만에 축제를 열기로 했다. 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올해 들불축제에 비대면 온라인, 드라이브인 등 방역을 강화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다. 새별오름 방문인원은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고 오름 불놓기 등 야간 행사는 차량 400대로 제한했다. 오름 불놓기 참가자는 예약을 받아 선정하고 축제장에서 음식물 섭취도 전면 금지한다. 13일 오후 7시로 예정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는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한다. 축제 기간 새별오름 트래킹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 지역예술인 공연무대, 청소년 페스티벌, 도민 노래자랑, 들불 토크쇼 등도 열린다. 시 관계자는 “완벽한 방역체계를 마련해 안전한 축제를 준비 중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축제 기간 참가 인원을 축소하거나 입장이 전면 불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민 A씨는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것도 아닌데 인원을 제한하고 드라이브인으로 한다고 해도 꼭 축제를 열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차라리 축제 예산으로 어려운 곳을 도울 수는 없나”라며 되물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축제 참여 인원을 제한한다고는 하지만 이 시기에 꼭 축제를 강행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또 며칠간의 축제가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제한적이지만 축제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의근 제주국제전시컨벤션센터 사장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는 더 골병이 들게되고 코로나19 극복도 요원하다”면서 “방역을 빈틈없이 준비해 제한적이지만 지역 축제는 물론 각종 단체의 회의와 세미나,전시행사 등도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데… 제주 들불축제 불 지핀다

    안심하기엔 아직 이른데… 제주 들불축제 불 지핀다

    축제 실시간 중계·드라이브인 방식 도입하루 인원 제한·예약제에도 우려 목소리“작년에도 취소… 도민들 사기 진작 절실”“축제 며칠로 경제 효과 의문” 의견 분분코로나19 사태로 전국에서 봄축제가 줄줄이 취소됐지만 제주는 축제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는 ‘2021 제주들불축제’를 다음달 8일부터 14일까지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연다고 15일 밝혔다. 제주들불축제는 소와 말 방목지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구제하기 위해 늦겨울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방애)와 새해 첫 정월대보름 액막이와 소원기원 의례를 재현한 축제로 1997년 시작됐다. 2015~2018년 4회 연속 정부지정 우수축제로 선정됐고, 2019년과 지난해에는 문화관광체육부의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취소했지만 올해는 관광산업 지원과 도민 사기 진작 등을 고려해 2년 만에 축제를 열기로 했다. 시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올해 들불축제에 비대면 온라인, 드라이브인 등 방역을 강화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다. 새별오름 방문인원은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고 오름 불놓기 등 야간 행사는 차량 400대로 제한했다. 오름 불놓기 참가자는 예약을 받아 선정하고 축제장에서 음식물 섭취도 전면 금지한다. 13일 오후 7시로 예정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 불놓기는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한다. 축제 기간 새별오름 트래킹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 지역예술인 공연무대, 청소년 페스티벌, 도민 노래자랑, 들불 토크쇼 등도 열린다. 시 관계자는 “완벽한 방역체계를 마련해 안전한 축제를 준비 중이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축제 기간 참가 인원을 축소하거나 입장이 전면 불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민 A씨는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것도 아닌데 인원을 제한하고 드라이브인으로 한다고 해도 꼭 축제를 열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차라리 축제 예산으로 어려운 곳을 도울 수는 없나”라며 되물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축제 참여 인원을 제한한다고는 하지만 이 시기에 꼭 축제를 강행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또 며칠간의 축제가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제한적이지만 축제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의근 제주국제전시컨벤션센터 사장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으면 지역 경제는 더 골병이 들게되고 코로나19 극복도 요원하다”면서 “방역을 빈틈없이 준비해 제한적이지만 지역 축제는 물론 각종 단체의 회의와 세미나,전시행사 등도 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들불처럼 번지는 러시아 민주주의 시위, 지지한다

    러시아에서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다. 독일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회복한 그는 푸틴 정부의 탄압이 예상됐음에도 지난 17일 러시아로 귀국해 체포됐다. 지금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과거의 반(反)정부 시위와 양상이 다르다. 지난 23일 주말 시위에는 전국 100여개 도시에서 최대 30만명이 참가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반정부 활동이 드문 세바스토폴, 케메로보 등과 영하 50도 혹한의 시베리아 야쿠츠크 시민들까지 광장으로 뛰쳐나왔다. 특히 시위 참가자의 40% 이상이 첫 참여자이며 중산층 다수가 포함된 점도 심상치 않다. 시위자들은 “러시아는 나의 집, 나는 두렵지 않다”고 외쳤다. 경찰은 무력 진압에 나서 3000명 이상을 연행했으나 시위대는 이번 주말인 30~31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나발니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푸틴 대통령과의 취임 후 첫 통화에서 나발니 구금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다음달 초 모스크바를 찾아가 나발니 구금에 대해 항의할 예정이다. 러시아 국민과 국제사회가 이처럼 분노하는 이유는 푸틴 정권이 노골적으로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비웃기 때문이다. 독살 시도 의혹도 모자라 자발적으로 귀국한 야권 지도자를 대놓고 구금하는 것은 최소한의 인도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비판받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러시아 국민의 용기 있는 행동을 전폭 지지하며, 무력 진압에 몰두하는 푸틴 정부에 민주적 시위를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다시금 주목받은 세계 최대 불법 영상 사이트 ‘폰허브’(Pornhub)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불법 성착취 영상의 심각한 유통 실태를 조명한 보도 이후 폰허브는 일부 영상을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엔 피해 여성 40명이 폰허브의 모회사 마인드기크(Mindgeek)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성착취 영상을 통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서울신문은 마인드기크 고소장을 직접 분석해 어떤 혐의인지 살펴봤다. ●구글·아마존 등 이어 방문자 8번째로 많아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인기 있는 포르노그래피 사이트다.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2019년 폰허브 전체 방문 횟수는 약 420억회, 하루 평균 1억 1500만회에 달했다. 2019년 미국에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인증받지 않고도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다운로드도 자유로워 연간 1000만개 이상이 유통됐다. 한국 이용자 수도 적지 않다. 불법 사이트라 직접 접속은 불가능하지만, 우회 통로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n번방’ 사건이 알려졌을 때도 피해자들의 영상이 폰허브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앞서 NYT는 실제 피해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성착취 영상이 폰허브에서 얼마나 규제 없이 유통되는지 짚었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플랫폼 내 자체 모니터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탓에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은 전 세계를 떠돌았다. 실태가 알려지자 비자와 마스터 등 대형 카드사는 부랴부랴 폰허브 내 결제 서비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고, 폰허브는 “유해 콘텐츠 확산을 막겠다”며 전체의 75%에 달하는 비인증 영상을 삭제했다. 문제는 폰허브 사이트 한 곳만 바뀌는 걸로는 들불처럼 번지는 온라인상 피해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폰허브 모회사 마인드기크는 현재 100개 이상의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포르노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독점하는 셈이다. 지난달 15일 여성 40명이 마인드기크를 상대로 인당 최소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영상 안 찍으면 집에 못 간다” 협박 이들의 소송을 상세히 살펴보기 전에 걸스두폰(Girls Do Porn)이라는 업체부터 알아야 한다. 걸스두폰은 2007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마이클 프랫과 매슈 울프, 안드레 가르시아 등이 운영한 일종의 성매매 기업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옆집 소녀’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18~22세의 소녀들이 처음으로 이 비디오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식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변호인단은 43쪽에 달하는 고소장을 통해 이들의 범죄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악랄하게 이뤄졌는지 나열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걸스두폰은 온라인에서 단순 모델 광고인 것처럼 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모집했다. 포르노라는 걸 안 뒤 여성들이 주저하면 온라인에 영상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미가 아닌 호주나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개인 소장용 DVD 영상이라고 꼬드겼는데, 프랫과 울프가 뉴질랜드 악센트가 있어 피해자들은 이 말에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이들은 돈을 주고 가짜 모델까지 고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영상 유출을 우려하면 가짜 모델이 자신의 경험인 척 온라인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고 답변하게 한 것이다. 계약서를 쓸 때는 강요와 협박이 이어졌다. 촬영 현장에서 계약서를 주고 다 읽어 보기도 전에 서명하라고 했고, 촬영 중 여성이 특정 성행위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거나 집에 보내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긴장을 풀어 준다는 명목으로 미성년자에게도 술이나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이들이 이 같은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700만 달러(약 184억원) 이상이다.이들의 범죄는 이미 법원에서도 일부 판결이 났다. 2016년부터 피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시작됐고, 2019년 10월 프랫과 울프, 가르시아 3명은 강제, 사기 및 강압에 의한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으로 형사 기소됐다. 울프와 가르시아는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고, 프랫은 멕시코로 탈출해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고등법원은 지난해 1월 울프 등이 피해 여성 22명에게 1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폰허브 폐쇄 청원에 210만명 동참 변호인단은 이런 피해 사실과 함께 어떻게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범죄를 묵인하고, 나아가 이를 이용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마인드기크는 2011년부터 걸스두폰과 계약을 맺고 판매, 마케팅, 영상 유통 등을 관리했다. 그런데 고소장에 따르면 마인드기크는 이르면 2009년, 늦어도 2016년부터 걸스두폰이 사기, 강요,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걸 알고 있었다. 변호인단은 “걸스두폰의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에 사기 등에 관한 상세한 불만 사항을 보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혐의를 알고 있었지만 영상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수익 창출에 썼다고 주장했다. 마인드기크는 2019년 10월 걸스두폰 관계자들이 체포돼 법정으로 넘겨지자 그제야 영상을 삭제했다.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의 조치가 너무 늦다며 “영상 삭제 시점에 걸스두폰은 이미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성착취 영상 산업의 독재자 격인 거대 회사가 이 같은 불법 영상 유통을 방관하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2015년 한 해에만 4억 6000만 달러(약 4976억원)가 넘는다. 특히 마인드기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소송을 하는 건 처음이라 바이스 등은 “앞으로 불법 영상 유통 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하며 성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음란물 산업은 여성의 ‘동의’하에 촬영됐다는 명목으로 거의 처벌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10년 이상 음란물 제작자에 대해 심각한 기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2008년 폴 F 리틀이 수차례의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징역 3년 10개월에 불과했다. 온라인 권익 단체인 사이버 시민권 이니셔티브의 회장인 매리 앤 프랭크 마이애미대 교수는 “음란물 업계의 많은 여성이 그동안 유사한 강압과 불만을 얘기했지만, 누구도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포르노 관련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기도 한 그는 걸스두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법원 판결에 대해 “(영상 촬영 과정에선) 엄청나게 많은 사기와 강압이 벌어진다”며 “앞으로 수사기관 등에서 이런 사례에 대해 조사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시민단체 등에서도 마인드기크와 폰허브 사이트 폐쇄를 놓고 계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 성착취 반대 단체인 트래피킹허브가 대표적이다. “폰허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들에게 인신매매 방조 책임을 묻자”는 국제 청원에 올해 1월 기준 21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한국 여성들 역시 다수 참여했다. 트래피킹허브 설립자인 라일라 미켈웨이트는 “이윤을 위해 강간, 학대, 인신매매당하는 데서 개인을 보호하는 건 ‘검열’이 아닌 필수적인 인권 보호”라며 “폰허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입을 닫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소녀들 협박해 찍은 성착취물… 年 5000억원 챙긴 포르노 재벌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다시금 주목받은 세계 최대 불법 영상 사이트 ‘폰허브’(Pornhub)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동·청소년에 대한 불법 성착취 영상의 심각한 유통 실태를 조명한 보도 이후 폰허브는 일부 영상을 삭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이번엔 피해 여성 40명이 폰허브의 모회사 마인드기크(Mindgeek)를 상대로 4000만 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성착취 영상을 통해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서울신문은 마인드기크 고소장을 직접 분석해 어떤 혐의인지 살펴봤다.●구글·아마존 등 이어 방문자 8번째로 많아 2007년 개설된 폰허브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인기 있는 포르노그래피 사이트다.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2019년 폰허브 전체 방문 횟수는 약 420억회, 하루 평균 1억 1500만회에 달했다. 2019년 미국에선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아마존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에 이름을 올릴 정도였다. 인증받지 않고도 영상을 올릴 수 있고, 다운로드도 자유로워 연간 1000만개 이상이 유통됐다. 한국 이용자 수도 적지 않다. 불법 사이트라 직접 접속은 불가능하지만, 우회 통로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텔레그램 성착취 ‘박사방’, ‘n번방’ 사건이 알려졌을 때도 피해자들의 영상이 폰허브에서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앞서 NYT는 실제 피해 여성들의 인터뷰를 통해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불법 성착취 영상이 폰허브에서 얼마나 규제 없이 유통되는지 짚었다. 누구나 쉽게 영상을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할 수 있고, 이에 대한 플랫폼 내 자체 모니터링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탓에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된 영상은 전 세계를 떠돌았다. 실태가 알려지자 비자와 마스터 등 대형 카드사는 부랴부랴 폰허브 내 결제 서비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고, 폰허브는 “유해 콘텐츠 확산을 막겠다”며 전체의 75%에 달하는 비인증 영상을 삭제했다. 문제는 폰허브 사이트 한 곳만 바뀌는 걸로는 들불처럼 번지는 온라인상 피해를 막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폰허브 모회사 마인드기크는 현재 100개 이상의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포르노 사업을 전 세계적으로 독점하는 셈이다. 지난달 15일 여성 40명이 마인드기크를 상대로 인당 최소 1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영상 안 찍으면 집에 못 간다” 협박 이들의 소송을 상세히 살펴보기 전에 걸스두폰(Girls Do Porn)이라는 업체부터 알아야 한다. 걸스두폰은 2007년부터 2019년 10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마이클 프랫과 매슈 울프, 안드레 가르시아 등이 운영한 일종의 성매매 기업이다. 이들은 ‘아마추어 옆집 소녀’를 콘셉트로 내세우며 “18~22세의 소녀들이 처음으로 이 비디오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식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여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변호인단은 43쪽에 달하는 고소장을 통해 이들의 범죄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악랄하게 이뤄졌는지 나열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걸스두폰은 온라인에서 단순 모델 광고인 것처럼 해 수백 명의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모집했다. 포르노라는 걸 안 뒤 여성들이 주저하면 온라인에 영상이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미가 아닌 호주나 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개인 소장용 DVD 영상이라고 꼬드겼는데, 프랫과 울프가 뉴질랜드 악센트가 있어 피해자들은 이 말에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이들은 돈을 주고 가짜 모델까지 고용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 영상 유출을 우려하면 가짜 모델이 자신의 경험인 척 온라인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고 답변하게 한 것이다. 계약서를 쓸 때는 강요와 협박이 이어졌다. 촬영 현장에서 계약서를 주고 다 읽어 보기도 전에 서명하라고 했고, 촬영 중 여성이 특정 성행위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거나 집에 보내 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했다. 긴장을 풀어 준다는 명목으로 미성년자에게도 술이나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이들이 이 같은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1700만 달러(약 184억원) 이상이다. 이들의 범죄는 이미 법원에서도 일부 판결이 났다. 2016년부터 피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송이 시작됐고, 2019년 10월 프랫과 울프, 가르시아 3명은 강제, 사기 및 강압에 의한 성매매와 인신매매 등으로 형사 기소됐다. 울프와 가르시아는 체포돼 재판을 받고 있고, 프랫은 멕시코로 탈출해 지명 수배 명단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고등법원은 지난해 1월 울프 등이 피해 여성 22명에게 1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폰허브 폐쇄 청원에 210만명 동참 변호인단은 이런 피해 사실과 함께 어떻게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범죄를 묵인하고, 나아가 이를 이용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마인드기크는 2011년부터 걸스두폰과 계약을 맺고 판매, 마케팅, 영상 유통 등을 관리했다. 그런데 고소장에 따르면 마인드기크는 이르면 2009년, 늦어도 2016년부터 걸스두폰이 사기, 강요, 협박 등을 통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한 걸 알고 있었다. 변호인단은 “걸스두폰의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에 사기 등에 관한 상세한 불만 사항을 보내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마인드기크가 걸스두폰의 혐의를 알고 있었지만 영상을 내리지 않고 오히려 이를 수익 창출에 썼다고 주장했다. 마인드기크는 2019년 10월 걸스두폰 관계자들이 체포돼 법정으로 넘겨지자 그제야 영상을 삭제했다. 피해자들은 마인드기크의 조치가 너무 늦다며 “영상 삭제 시점에 걸스두폰은 이미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성착취 영상 산업의 독재자 격인 거대 회사가 이 같은 불법 영상 유통을 방관하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2015년 한 해에만 4억 6000만 달러(약 4976억원)가 넘는다. 특히 마인드기크를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소송을 하는 건 처음이라 바이스 등은 “앞으로 불법 영상 유통 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하며 성산업 전반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음란물 산업은 여성의 ‘동의’하에 촬영됐다는 명목으로 거의 처벌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연방 당국은 10년 이상 음란물 제작자에 대해 심각한 기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2008년 폴 F 리틀이 수차례의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징역 3년 10개월에 불과했다. 온라인 권익 단체인 사이버 시민권 이니셔티브의 회장인 매리 앤 프랭크 마이애미대 교수는 “음란물 업계의 많은 여성이 그동안 유사한 강압과 불만을 얘기했지만, 누구도 여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포르노 관련 다큐멘터리를 공동 제작하기도 한 그는 걸스두폰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법원 판결에 대해 “(영상 촬영 과정에선) 엄청나게 많은 사기와 강압이 벌어진다”며 “앞으로 수사기관 등에서 이런 사례에 대해 조사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에서도 마인드기크와 폰허브 사이트 폐쇄를 놓고 계속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제 성착취 반대 단체인 트래피킹허브가 대표적이다. “폰허브를 폐쇄하고 운영자들에게 인신매매 방조 책임을 묻자”는 국제 청원에 올해 1월 기준 210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한국 여성들 역시 다수 참여했다. 트래피킹허브 설립자인 라일라 미켈웨이트는 “이윤을 위해 강간, 학대, 인신매매당하는 데서 개인을 보호하는 건 ‘검열’이 아닌 필수적인 인권 보호”라며 “폰허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입을 닫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코로나發 ‘공권력 암흑기’… 뉴욕 하루 1.2명 숨져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 뉴욕시 등 미국 대도시에서 살인과 총기사건 등 강력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난과 공권력과의 충돌을 부른 인종차별 시위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현재까지 뉴욕시에서 2011년(515건) 이후 가장 많은 447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범죄도시’로 불렸던 뉴욕은 적극적인 범죄 예방 조치로 2017~2018년 살인사건이 300건 미만으로까지 줄었지만, 올해 다시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뉴욕에서 1000여명의 경찰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등 공권력이 마비된 틈을 타 강력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올해는 경범죄가 다소 줄었지만, 살인사건과 자동차 절도, 빈집털이 등의 범죄가 급증했다. 뉴욕시의 범죄 통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집계된 주거침입 절도 사건은 1만 4932건에 이르러 지난해(1만 553건)보다 4000건 이상이 더 발생했다. 더밋 셰아 뉴욕시경(NYPD) 수사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보다 더 암흑기였던 때는 없었다”고 상황의 심각함을 전했다. 이 같은 범죄 급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격변과 연관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지난 5월 말부터 들불처럼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영향도 크다.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고, 8월에는 총기사건이 급증했다. NYT는 “여름이 되면서 봉쇄령과 경제난으로 인한 좌절감이 거리로 터져 나왔다”면서 “총기 사건이 두 배로 늘었고, 대부분 코로나19 감염률과 실업률이 심각한 지역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도 올해 총기사건 사망자가 1824명 발생해 전년(896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루 1.2건 살인 일어나는 뉴욕…코로나·시위가 만든 ‘공권력 암흑기’

    하루 1.2건 살인 일어나는 뉴욕…코로나·시위가 만든 ‘공권력 암흑기’

    코로나19가 휩쓴 2020년 뉴욕시 등 미국 대도시에서 살인과 총기사건 등 강력범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난과 공권력과의 충돌을 부른 인종차별 시위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현재까지 뉴욕시에서 2011년(515건) 이후 가장 많은 447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거 ‘범죄도시’로 불렸던 뉴욕은 적극적인 범죄 예방 조치로 2017~2018년 살인사건이 300건 미만으로까지 줄었지만, 올해 다시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뉴욕에서 1000여명의 경찰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등 공권력이 마비된 틈을 타 강력범죄가 증가한 것으로, 올해는 경범죄가 다소 줄었지만, 살인사건과 자동차 절도, 빈집털이 등의 범죄가 급증했다. 뉴욕시의 범죄 통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집계된 주거침입 절도 사건은 1만 4932건에 이르러 지난해(1만 553건)보다 4000건 이상이 더 발생했다. 더밋 셰아 뉴욕시경(NYPD) 수사국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보다 더 암흑기였던 때는 없었다”고 상황의 심각함을 전했다. 이 같은 범죄 급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격변과 연관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미국의 경우는 지난 5월 말부터 들불처럼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영향도 크다.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고, 8월에는 총기사건이 급증했다. NYT는 “여름이 되면서 봉쇄령과 경제난으로 인한 좌절감이 거리로 터져 나왔다”면서 “총기 사건이 두 배로 늘었고, 대부분 코로나19 감염률과 실업률이 심각한 지역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도 올해 총기사건 사망자가 1824명 발생해 전년(896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특히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책임론의 여파로 면책특권 제한과 예산 삭감 등 경찰개혁 요구가 분출하며 경찰은 더욱 위축됐다. 경찰의 대응력이 떨어지며 범죄 해결률도 감소했다. NYPD의 올해 2분기 강력범죄 해결률은 26.3%로 지난해 같은 기간(35.8%) 대비 9.5% 포인트 하락했다. 셰아 국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찰들을 대신해 투입된 경찰들이 종종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수사를 하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위기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위기

    장마가 유난히 길던 지난여름 나는 20세기 말에 본 차이밍량 감독의 영화 한 편을 떠올리곤 했다. 영화 속 도시에는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어둠 속으로 자꾸 몸을 숨긴다. 영화평에는 세기말, 고독, 우울이라는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2020년 한국의 여름도 비와 바이러스와 고독과 우울이 결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 무렵 우연히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짙은 잿빛으로 드러난 땅의 맨살 위를 들불처럼 달리는 선홍색 불꽃과 피어오르는 희뿌연 연기가 비현실로 보이는 광경. 영구동토층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이미 녹았다가 얼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는 시베리아의 산불을 찍은 사진이었다. 너무 자주 언급돼 이제는 위기보다 일상이 돼 버린 지구온난화의 얼굴이었다. 과학자가 아니라도 사람들 대부분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해결 방법도 안다. 간단하고 유일한 방법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은 고심한 끝에 북극에서 녹고 있는 얼음 대신 유리 가루(이산화규소)를 뿌려 태양 광선을 반사하자는 응급 처방을 내놓는다. 아직은 공장도 자동차도 비행기도 멈추지 않으며, 당장은 화석연료, 전기, 음식, 어떤 에너지 소비도 줄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지난봄에 타고 다니던 낡은 차를 없앴다. 호기롭게 결단을 내렸으나 허전함과 무기력감에 시달렸다. 마음을 달래려고 신차 모델이며 중고차 가격을 검색하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자동차 판매량은 약 40~50% 늘었다. 혹시나 대중교통에서 전파될지도 모를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가용 구입이 늘었으리라고 추측한다.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위기의 일부’가 돼 버리는 이와 같은 상황을 여전히 ‘위기’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산업혁명 이후 문명은 성장, 생산, 소비라는 가치를 고수하며 달려왔다. 역설적인 것은 끊임없이 지구의 위기를 경고해 온 과학기술이 생태 파괴의 문명을 이끌어 온 주역이라는 사실이다. 과학기술은 주로 소비 욕망 창출을 위한 도구적 이성으로 기능한다. 모든 욕망이 원래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건 아니다. 모니터 속 신형 테슬라를 보기 전까지 나에게 빨간 전기 자동차에 대한 욕망은 없었다. 욕망은 대부분 새롭게 태어난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욕망이 새로운 기쁨이 되는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 여기저기서 플라스틱 오염, 여섯 번째 대멸종, 호르몬을 파괴하는 POPs, 핵폐기물 같은 단어들을 만나면 위기가 아니라 이미 엄청난 재난 속에 내가 들어와 있음을 실감한다. 정치, 사회, 생태 문제들이 모두 뒤엉킨 실타래로 단단히 얽혀 있다. 어느 하나를 잡아당겨 매듭을 푼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우울한 얘기 좀 그만해요!” 늘 내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식구가 타박한다. “그렇게 종말이 두려우면 뭐든 막을 수 있는 일을 하면 되잖아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게 생활하는 5억명이 배출하는 탄소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나는 다만 이렇게 쓴다. 최근에 번역을 마친 책은 로마제국의 몰락 과정을 다룬 것이었다. 급격한 기후 변동과 팬데믹을 겪으면서 로마인들이 종말론에 사로잡히게 됐다는 내용이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그러나 흔히 상상하듯 파멸이 임박했다는 의식이 사람들을 절망과 불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의식은 혼란스러운 시대에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했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파멸이 임박했다는 의식일지도 모른다. 모든 역할과 책임을 과학기술에 떠넘긴 채.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