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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적 고정관념 깬 로맨틱 코미디

    성적 고정관념 깬 로맨틱 코미디

    MBC 월·화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첫 회 시청률 14.4%(TNS미디어코리아 조사)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방송 6회만에 23.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보다도 더 특기할 만한 것은 이 작품이 ‘논쟁적 문화코드의 집결판’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드라마’라는 장르가 한 시대 문화의 리트머스지와 같은 것이라면 ‘커피프린스 1호점’은 여러 면에서 우리 문화의 성숙도를 드러낸다.먼저 ‘팜므 파탈’에 대한 시선을 들 수 있다. 완벽한 외모에 성격도 좋고 실력도 뛰어난 화가 한유주(채정안). 능력있고 당당한 모습이 일본영화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에서 나나난 기리코가 연기한 지각있는 예술가 도코를 연상시킨다. 이들은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는 ‘알파걸’에 속한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팜므 파탈의 모습도 보여준다. 이제까지의 영화·드라마들에서 팜므 파탈이 보통 남성을 유혹해 치명적인 상황으로 몰고가는 악녀 정도로 그려졌다면, 이들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능동적인 삶을 사는 진정한 여성 실력자들로 묘사된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기 위해 남장을 한 여성 고은찬(윤은혜)은 ‘미소년’으로 통한다. 드라마 시작 전후로 터져나오는 보도들도 앞다퉈 윤은혜 캐릭터의 중성적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할머니의 맞선 압박을 피하기 위해 게이 행세를 하는 최한결(공유)은 어떤가. 은찬이 여자라는 사실을 아직 눈치채지 못한 채 한결은 자신이 은찬에게 끌리는 것을 고민한다.7회 방송분에서는 병원 정신과까지 찾게 된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씻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는 우리 사회 성관념과 성적 논쟁이 한결 더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졌음을 보여준다. 가부장적인 홍사장(김창완)이 시대 감각이 뒤떨어지는 ‘꼰대’로 그려지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금까지 드라마들에서 중년 남성이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현실의 반영으로 여겨졌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젊은 사람들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문제 요인으로 간주된다. 이밖에 노선기(김재욱)가 일본에서 만난 여자친구를 찾으러 한국까지 날아온 것은 어학연수나 유학 등으로 국제 연애가 활발한 시대상을 반영한다. 또 한결이 취중에 얼떨결에 예랑(민서현)과 모텔에서 함께 투숙하고, 연인인 한유주와 최한성(이선균)도 집에서 잠자리를 함께 하지만, 이에 대해 ‘두 사람이 잤느니 안 잤느니’ 하는 논쟁은 일지 않는다. 혼전 동거 논란이 들불처럼 타올랐던 4년 전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시절만 떠올려 봐도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커피프린스 1호점’은 개방적인 이성관계나 동성애 코드를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장치로 사용하되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예전에는 이런 소재 자체가 화제가 됐지만 요즘은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부고] ‘5·18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씨 별세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수배자’인 윤한봉 민족미래연구소 소장이 27일 지병인 폐기종으로 5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전남 강진 출신인 윤 소장은 1974년 전남대 농대 축산과에 재학중 ‘민청학련 사건’과 ‘긴급조치’ 위반 등으로 투옥과 제적을 되풀이했다.‘민청학련 조작 사건’ 당시엔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1년 만에 석방된 뒤 광주지역 청년운동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그는 다시 79년 10월 긴급조치 위반으로 붙잡혀 석달 동안 모진 고문을 당했다.5·18 때는 신군부로부터 배후 주동자로 지목받아 전국에 수배돼 11개월 동안 도피하다가 81년 4월 무역선 화장실에 몸을 싣고 미국으로 밀항했다. 윤 소장은 밀항 후 미국 워싱턴주 벨링햄 등지에서 활동하며 민족학교를 세웠고, 미국·일본·유럽 등에 ‘한청련’ 등의 운동단체를 결성해 해외에서 민주화운동을 펼쳤다.‘살아남은 자의 부채 의식’ 때문에 미국 망명 중 의도적으로 미국 생활에 적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1993년 수배가 풀리면서 귀국했다. 귀국 후에는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에게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후 5·18기념재단 설립을 주도하고, 들불야학 열사기념사업회 등도 이끌었다. 윤 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신경희(46)씨가 있다. 장례는 민주화운동을 했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해 30일 오전 민주사회장(4일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의 빈소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062)220-3352.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책꽂이]

    ●한국의 가면극(전경욱 지음, 열화당 펴냄)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꾸며 상연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슬람 지역을 제외하면 가면은 전 세계에 넓게 분포돼 있으며, 그 기원은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귀신을 쫓기 위해 혹은 양반 계급의 풍자를 위해 가면을 이용한 연희가 널리 행해졌다. 양주별산대놀이,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은율탈춤, 진도다시래기 등 13개의 가면극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책은 가면극의 지역적 분포와 특징, 놀이꾼, 중국과 몽골 등 타 문화와의 연관성, 대사의 형성원리, 극적 형식 등을 살폈다.2만 3000원.●역대 미국 대통령 41명의 위트 리더십(박봉현 지음, 오름 펴냄) 레이건 대통령은 취임 초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려는 한 미친 청년으로부터 저격을 받았다. 다행히 총탄은 심장으로부터 1인치 벗어났지만 상태는 위중했다. 수술실로 들어가기 전 레이건은 아내 낸시에게 이렇게 농담을 했다.“여보, 내가 그만 (총알을) 피하는 것을 잊었소.” 이 말은 원래 잭 뎀프시라는 복서가 세계챔피언 결승전에서 지고 나서 아내에게 한 말로,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유머다. 미국 대통령에게 유머와 위트는 정치판에서 적과 맞서기 위한 세련되고 우아한 무기다.1만 3000원.●제왕지사(보양 지음, 김영수 옮김, 창해 펴냄) ‘맨얼굴의 중국사’‘추악한 중국인’ 등을 통해 중국사를 뼈아프게 비판한 저자가 중국 제왕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저자는 중국의 역대 제왕 559명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천수를 다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요임금으로 불리는 이방훈이다. 유교의 사서에는 이방훈이 사위인 요중화(순임금)에게 선양하고 하늘에 올랐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죽서기년(竹書紀年)’등 유교의 영향에서 벗어난 사서들은 요중화가 장인 이방훈의 제위를 찬탈했으며 이방훈은 감금된 채 죽어갔다고 증언한다. 저자는 제왕 27명의 비극적인 죽음을 통해 중국 사서의 위선을 파헤친다.2만 3000원.●공리주의(존 스튜어트 밀 지음, 서병훈 옮김, 책세상 펴냄) 영국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는 ‘인간은 태생적으로 고통을 싫어하고 쾌락을 추구한다.’는 인간관에서 출발한다. 밀의 공리주의는 앞선 세대의 쾌락적 공리주의와 차별화된 최대 다수의 행복을 강조한다. 공리주의는 서구 근대화에 큰 영향을 끼친 이론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발전시켜 만인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4900원.●세계 4대해전(윤지강 지음, 느낌이 있는 책 펴냄) 기원전 480년 그리스 테미스토클레스 제독의 살라미스 해전,1588년 드레이크 제독의 칼레 해전,1592년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1805년 넬슨 제독의 트라팔가 해전 등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해전들의 전개 양상과 배경을 살폈다. 한산도 해전은 임진왜란 7년 전쟁중 가장 중요한 전투. 한산도 해전의 승리로 일본은 보급품을 지원받지 못해 발이 묶이고 전국에서 의병들이 들불처럼 일어나게 된다. 이순신은 23번의 해전에서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은 ‘군신(軍神)’이다.1만4800원.●한권으로 이해하는 중국 차문화(이진수 지음, 지영사 펴냄) 중국 차의 역사, 차나무, 중국차의 분류, 중국의 명차, 다구, 차 우리기와 차 마시는 법도, 중국 소수민족의 차 등을 원색 사진과 함께 다뤘다. 저자는 원불교 나포리 교당 주임교무이자 원광디지털대 차문화경영학과 교수.2만원.●태양의 나라, 땅의 사람들(유화열 지음, 아트북스 펴냄) 페루 미술 기행서. 도예를 전공한 저자는 남미 미술 가운데 특히 페루 미술에 빠져 한달간 페루를 누볐다. 저자는 페루의 역사와 전통, 문화가 빚어낸 결정체인 페루 미술은 성실하고 정직하며 여러 문화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킨 혼혈성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페루 수도 리마를 시작으로 쿠스코, 마추픽추, 티티카카호 인근 도시인 푸노, 지상회화로 유명한 나스카 등을 찾아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한다.1만 5000원.●얽힘(아미르 액젤 지음, 김형도 옮김, 지식의풍경 펴냄) 수학자인 저자(매사추세츠 주 벤틀리 칼리지 교수)가 양자역학의 태동기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의 논쟁을 설명한 책. 양자역학 세계에서 얽힘이란 우주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입자가 수수께끼 같이 서로 연결돼 있어 그것들 중 하나에 무슨 일이 일어나면 순식간에 다른 것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컫는 말.1900년 막스 플랑크는 에너지가 진동수에 따라 크거나 작은 불연속적인 꾸러미 형태로 나온다는 것을 밝히고 이 물질을 양자(quantum)라고 불렀다.1만 5000원.
  •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자랑스런 역사 한획”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자랑스런 역사 한획”

    민주적 헌법을 두고도 숨어서 민주주의를 그리워해야 했던 시절.20년 전 6월이었다.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12일 참으로 오랜만에 서울시청앞 광장을 찾았다. 당시 항쟁 지도부의 상임집행위원에서 지금은 6·10항쟁 20주년사업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이 되어 그 당시를 떠올렸다. 하루 뒤인 13일은 전두환 정권이 일체의 개헌논의를 금지하고 ‘체육관 선거’로 권력을 세습하겠다는 ‘4·13호헌조치’를 발표한 날이다.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고문정권 물러가라.”는 분노의 외침이 정국을 뒤흔들자 군사정권이 ‘구국의 결단’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들불처럼 일어난 국민들은 길고 어두운 군사독재의 밤을 뒤바꿔놓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4·13 호헌조치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군사정권과의 타협은 불가능하다는 결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87년 5월18일, 광주항쟁 7주년을 맞아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가 열렸던 서울 명동성당. 당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김승훈 대표가 떨리는 목소리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은 조작됐다.”는 한 장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인천사태 배후조종 혐의로 구속된 민통련 이부영(전 열린우리당 의장) 사무처장이 화장지에 깨알같이 정황을 적어 사제단에 넘겨준 내용이다. 사제단의 폭로는 전국의 ‘호헌철폐 독재타도’ 함성에 불을 붙였다.6·10항쟁을 이끈 지도부인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가 결성되는 계기가 됐다. 우리 역사를 뒤흔든 3대 항쟁은 4·19와 5·18,6·10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4·19와 5·18항쟁에는 지도부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도부를 먼저 구성한 것은 민주화운동의 ‘진화’였다. 유 집행위원장은 국본에서 기록의 임무를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부산지역 국본 집행위원장이었다. 국본 결성식을 치르기로 한 87년 5월27일 아침. 장소도, 시간도 정할 수 없었다. 종로골목에 숨어 대기하고 있던 참석자들은 형사들의 감시를 따돌리고 ‘향린교회’라고만 적힌 쪽지를 서로에게 건네주며 이동했다. 무사히 결성식을 치른 지도부는 전두환 정권이 노태우씨를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세우기로 했던 6월10일 맞불을 놓기로 결정했다. 슬로건은 ‘호헌철폐 독재타도’였다. 유 집행위원장은 박종철 사건 이후 유인물을 나르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따야 했고, 유치원에 다니던 두 아이들은 ‘운동권’ 엄마를 둔 덕에 셀 수 없이 많은 끼니를 마른 라면으로 떼워야 했다며 잠시 목이 멨다. 해직교사, 운동권 작가, 민가협 활동가 유시춘은 온갖 집회의 선언문을 쓰고, 교도소를 오가며 수많은 동지들을 면회하는 데 청춘을 바쳤다. 그는 거사 당일인 6월10일, 성공회 대문을 박차고 나오는 길에 곧바로 연행됐다. 남대문서와 구로서, 청량리서를 거쳐 시경 대공분실로 끌려가면서 밤이 깊도록 군부독재에 정면으로 맞서는 시위현장을 목격했다. 마치 “어두운 방을 가르고 들어오는 칼날 같은 빛을 본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눈앞 이익 급급한 정치권은 6월정신 배신 운전자는 경적으로, 여성들은 스카프로 항쟁의 물결에 동참했다. 그것은 군부독재체제의 파열음이었다. 그는 6월 항쟁과 결혼 10주년 기념일을 감옥에서 보냈지만 직선제 개헌 쟁취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바쳤던 국민들의 힘으로 긴 고통을 이겨냈다고 한다. 그가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40여명의 소회를 원고지 6000여장 분량으로 정리하는 기록사업에 몰두하는 까닭이다. 이제 성년을 맞은 6월항쟁. 남아 있는 마음의 빚이 있을 법도 하다. 그는 당시 범야권이 사실상의 승리를 거두고도 후보 분열로 지지율 36%짜리 여당 후보에게 결국 정권을 내줘, 군부독재의 합법적 연장을 가져왔다는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4·19와 5·18뒤에는 5·16과 신군부 출현이라는 즉각적 반동이 있었다.”면서 “6월항쟁 이후에는 그 누구도 역사를 되돌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절차적 민주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자부심으로 들렸다. 그러면서 “당시 항쟁의 적자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승리의 기억을 갖고 있는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국민을 보지 않고 눈앞의 이기심에 갇혀 난맥상을 초래하는 자체가 6월 정신을 배신한다는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e권력’ 포털 대해부] 포털, 대선 주도권 다툼 여론조사 연기 해프닝

    [‘e권력’ 포털 대해부] 포털, 대선 주도권 다툼 여론조사 연기 해프닝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포털 업계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선 투표 전날 밤 정몽준 의원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 당시 들불처럼 일었던 인터넷 토론을 목격한 포털들은 이번 대선이 주도권 다툼을 가르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야후코리아가 먼저 ‘대선 포문’을 열었다. 국내의 초창기 포털 시장을 장악했다가 네이버·다음 등 토종 업체에 밀린 야후코리아는 대선을 활용해 옛 영화를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너무 서두른 끝에 1차 여론조사를 발표하지 못하는 미숙함도 드러냈다. 야후코리아는 ‘희망! 2007년 대선’ 사이트를 통해 후보 정보, 동영상 인터뷰, 뉴스, 토론방 등 대선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생산·유통시키고 있다. 야후코리아 김진수 이사는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먼저 사이트를 열었고, 공정성 유지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포털은 아니지만 최근 동영상 UCC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판도라TV는 지난 16일 ‘2007년 대통령 선거 동영상 UCC대전’(2007.pandora.tv)을 개설했다.15명의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UCC 채널번호를 부여했다. 예비후보들의 UCC는 캠프에서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홍보 동영상이어서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UCC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광고수익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포털이나 UCC 전문업체는 UCC 본질 왜곡 여부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네이버, 다음,SK커뮤니케이션즈 등 대형 포털들은 물밑에서 전략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선 관련 특별 웹페이지 개설을 오는 5월 이후로 미루면서 대선 관련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대선이 지난해 독일 월드컵 이후 누리꾼들을 포털로 흡인할 수 있는 최대의 이벤트임에 틀림없지만 섣불리 판을 벌였다가는 정치적인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 탓이다. 포털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사회적인 시선도 부담이다. 네이버 채선주 홍보실장은 “이번 대선은 포털이 얼마나 믿을 만한 서비스인지를 검증하는 시험대”라면서 “공정하게 누리꾼들이 원하는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SK커뮤니케이션즈 오영규 이사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우리는 대선을 정치가 아닌 비즈니스로 볼 뿐이며, 정치적으로 치우치면 누리꾼들이 일거에 빠져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샷] 제주도에 분 저가회원권 바람

    한때 골프 파라다이스로 불리던 제주도 내 골프장들에서 소리없는 총성이 울리고 있다. 국내 최대의 골프장 그룹인 레이크힐스 제주가 회원가입 5년 만기를 맞아 회원들에게 원금을 되돌려 주고 3000만원 저가회원 모집으로 돌아섰다. 정규회원 3000만원 모집은 1990년대 이후 국내 최초이고,2억∼3억원 하던 회원권을 최저가에 모집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뿐만이 아니다. 이미 크라운CC가 500만원 저가의 주중회원권을 모집 중에 있다. 주중 3만 9000원, 주말 6만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현실 경영을 받아들이고 있다. 수도권 주중회원권의 경우 1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제주도 500만원 회원권의 출현은 업계에 파장을 몰고 올 게 뻔하다. 사실 레이크힐스의 3000만원 회원권 모집은 향후 제주 골프장들의 경영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동안 제주도 골프장은 국내 명코스 1,2위를 배출할 만큼 가치와 명성이 컸다. 하지만 현재 20여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고, 올 한 해 6개 골프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앞으로 15개 골프장이 더 생기게 돼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심각한 경영 위기가 예고된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크힐스의 저가정책은 발빠른 운영의 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2억∼3억원 하는 회원권 골프장에 견줘 더 나은 평가를 받는 이 골프장은 타 골프장 회원권 이탈까지 이끌어 낼 수도 있다. 회원을 2000명 이상 모집하면 부킹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레이크힐스 측은 주말 이용률이 회원의 5%밖에 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최근 제주도는 매년 골프장 평균 이용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공급 과잉에다 항공과 숙박 비용이 만만치 않고, 날씨마저 변덕스러워 골퍼들은 줄지어 해외로 발길을 돌린다. 이 두 골프장들이 댕긴 저가회원권 불씨가 제주 전역에 들불처럼 퍼질지는 더 두고봐야 한다. 그러나 회원권의 거품이 지나치다는 불만이 날로 팽배해져 가는 지금 골프장 저가회원권의 등장은 현실을 반영한 가격대인지 아닌지를 떠나, 향후 국내 골프장업계가 한번쯤 자신들을 뒤돌아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만은 분명하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휘~영청 밝은 달 소원빌러 갈까

    휘~영청 밝은 달 소원빌러 갈까

    “머리 위에 보름달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고 세상은 충분히 아름답고 황홀하고 슬프고 유감한 것이다.”-김동리 ‘만월’ 중. 정월대보름(4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묵은 나물에 오곡밥 해먹고 달구경 간다는 날. 커다란 보름달을 보며 소망을 빌어본 지가 얼마나 됐을까. 이미 오래전 도회지의 밤은 맑고 깨끗한 칠흑빛을 잃어버렸다. 쏟아지는 달빛에 온몸을 적시며 쥐불놀이를 할 만한 뒷동산엔 아파트 단지가 빼곡하게 들어섰고, 도심 마천루 사이로 얼굴을 내민 보름달은 화려한 네온사인에 제 빛을 잃은 채 옹색한 표정으로 서둘러 지고 만다. 4일 전국에서 달이 뜨는 시간은 오후 6시40분 전후. 달과 불의 축제가 벌어지는 전국의 달맞이 명소를 소개한다. 묵은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개인적인 의식을 갖기에 더없이 좋은 곳들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강물에 비친 월색-여주 강월헌(江月軒) 남한강의 아름다움을 가장 여실히 볼 수 있다는 6각형의 정자. 여주 신륵사 옆 남한강변 절벽위에 서있다. 먼 옛날 이곳에서 나옹화상과 목은 이색이 강물에 비치는 달빛을 보며 정담을 나누었다는 기록이 전해 온다. 달빛을 받아 희게 빛나는 강변 모래사장과 검푸른 강물, 그리고 안기듯 다가서는 여주평야 등의 비경이 봄바람에 실려온다. 낮에는 남한강과 맞닿은 봉미산 자락에 마치 연꽃처럼 자리잡고 있는 신륵사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밤에는 여주대교 아래 백사장에서 대보름 축제가 열린다. 여주군청 문화관광과 (031)887-2869. # 다섯개의 달-강릉 경포호 하늘의 달과 호수에 비친 달, 파도에 어른거리는 달, 술잔 속의 달, 그리고 연인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다섯개의 달이 뜬다는 곳. 교교한 달빛아래 밀회를 즐기던 연인들의 희롱소리에 놀란 물새들이 검은 호수 위를 수놓으며 날아가고, 멀리 해송위에 휘영청 걸린 보름달은 한폭의 수묵화를 그려낸다. 남대천에서는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 낮에는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 한마당 행사와 관노가면극 등이 열린다. 망월제(望月祭)는 해가 질 무렵 시작된다. 망월제례를 비롯, 망우리 돌리기, 달집에 소원글 써 붙이기,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용물달기 등 새해 소망과 풍요를 기원하는 각종 민속놀이가 흥을 돋운다. 행사뒤에는 음식을 나눠 먹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임영민속연구회 (033)651-0886. # 달빛의 애무에 취한 밤-부산 달맞이고개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 송정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달맞이 고갯길은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의 와우산 능선을 열다섯번 돌아 넘는다고 해서 예로부터 15곡도(曲道)라고 불렸다. 달맞이길을 넘어 송정해수욕장-수산전시관-해동 용궁사-기장군 대변항을 잇는 해안관광도로는 드라이브 코스의 백미. 이름만큼 고운 청사포 등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는 해안가 마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달맞이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해월정. 오른쪽으로는 부산시내와 대보름 행사가 열리는 해운대 백사장의 현란한 불빛이 넘실대고, 정면으로는 달빛을 받은 해송들의 늘씬한 각선미가 관능으로 꿈틀댄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달맞이 온천축제가 열린다.4일 열리는 ‘오륙귀범’재현행사와 달집태우기가 하이라이트. 오륙귀범은 만선의 기쁨을 안은 어선들이 오륙도를 지나 해운대로 돌아오는 모습을 일컫는다. 해운대구청 관광문화과 (051)749-4733. # 달뜨는 산-영암 월출산 이름 그대로 달이 뜨는 산. 매월당 김시습이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서 뜬다.’고 했던 호남 5대 명산 중 하나다. 기암괴석 사이로 떠가는 달과 구름의 모습에서 선계(仙界)에 다다른 황홀감을 맛볼 수 있다. 예로부터 독특한 생김새로 칭송이 자자했던 곳. 너른 평야지대에 불끈 솟아오른 바위산은 금강과 설악의 암봉과는 또다른 맛을 안겨준다. 달은 동쪽 바위봉우리 너머로 떠오른다. 안전상 해가 지기 전에 하산해야 한다. 월출산 주변에서 펼쳐지는 달맞이 행사를 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할 듯. 영암군청 문화관광과 (061)470-2224. # 장엄한 일몰과 월출-서산 간월암(看月庵) ‘밤이면 바다에 달이 뜨고 달빛이 흐른다.’해서 이름지어진 암자.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바라보던 중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물이 빠지면 걸어서 들어갈 수도 있다. 건물 자체는 옹색하지만 앞에 펼쳐진 드넓은 서해바다를 뜨락으로 삼고 있다. 일몰 또한 장관인 곳. 무학대사가 이성계에게 진상했다는 어리굴젓이 유명하다. 정월 대보름에는 굴의 풍년을 기원하는 굴부르기 군왕제가 열린다. 간월암 종무소 (041)664-6624. # 오름 위에 걸린 달-제주 들불축제 가축방목을 위해 해묵은 풀을 없애고, 해충을 없애기 위해 겨울철에 불을 놓았던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들불놓기와 제주고유의 전통민속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관광상품화한 축제. 불(火)·말(馬)·달(月)·오름(岳) 등을 소재로 삼았다.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3일 열리는 오름불놓기. 달집태우기에 이어 오름 정상에서는 화산분출쇼와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오름 전체가 불타오르면서 장관을 펼친다. 행사장소는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제주시 공원녹지과 (064)728-3592.
  • [열린세상] 의미라는 묘약/차동엽 신부

    오스트리아 출신 정신과의사 빅터 프랭클이 겪은 이야기이다. 그는 어느날 새벽 2시경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착 가라앉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그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프랭클인가요?” “그렇습니다만…….”“밤 늦게 죄송해요. 그러나 전 살 힘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다고요. 그래서 지금 죽으려고 제 손에 약을 한움큼 갖고 있어요. 전 이제 죽어요.” 프랭클은 ‘어떤 경우에도 자살할 필요는 없다, 죽을 각오로 노력하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라며 다급하게 부인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그녀는 프랭클의 말대로 자살을 미루는 대신 지금 좀 만나자고 했다. 프랭클은 허락하고 그녀를 기다리면서 몹시 궁금해했다. 도대체 어떤 말이 그녀로 하여금 자살할 마음을 멈추게 했을까? 그 여인을 만난 프랭클은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저는 선생님이 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제가 자살할 마음을 바꾼 것은, 생판 모르는 여자가 밤늦게 전화해 죽겠다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데도 전혀 싫은 기색 없이 애쓰시는 선생님을 생각하니, 이런 사람이 있는 세상이라면 아직은 살아볼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즈음 가수 유니, 탤런트 정다빈 등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 소식을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사로잡혀 있을 때 불현듯 떠오른 일화이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필자는 오늘날 한국사회에 들불처럼 번지는 ‘자살신드롬’에 대한 근원적인 처방을 발견한다. 자살은 요즈음 한국사회가 앓고 있는 심각한 병리현상이다. 현재 5분에 한명씩 자살을 시도하며 45분에 한명씩 자살한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국민건강위원회가 내놓은 ‘자살예방 보고서’에 따르면 그 원인으로서 과외와 학업, 부모로부터의 질책, 취업문제,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꼽는다. 그러나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외적 요인보다 우울증이란 내적 요인에 주목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도 우울증이 없으면 자살하지 않고 반대로 우울증이 있으면 사소한 충격에도 쉽게 생명을 끊는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우울증을 정신질환이 아니라 고혈압처럼 약물로 치료해야 하는 뇌질환으로 본다. 하지만 필자는 우울증의 묘약으로 ‘의미’를 꼽고 싶다. 누구든지 자기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면 삶에 대하여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마련이다. 긍정적인 사고는 우리에게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뇌내 모르핀을 분비시켜 준다(졸저 ‘무지개 원리’ 참조). ‘의미’를 심리요법에 도입한 사람은 빅터 프랭클이다. 그는 20세기 전반기 세계 심리학계의 요람이던 오스트리아 비엔나학파의 제3대 거장으로서, 제1대 지그문트 프로이트, 제2대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계승해 완성했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로 보았다. 아들러는 ‘쾌락을 향한 의지’를 인정하면서 그 심층에는 ‘권력에의 의지’가 있다고 보았다. 프랭클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원초 욕구는 다름아닌 ‘의미에의 의지’라고 주장했다.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로서, 쾌락에의 의지, 권력에의 의지를 지닌 것도 사실이지만 보다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욕구는 ‘의미를 향한 욕구’라는 것이다. 앞의 두가지가 충족되어도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인간은 행복할 수 없고 앞의 두 가지가 결여되어도 의미를 향한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미란 무엇일까? 관계에서 발견되는 존재의 보람을 말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 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 이런 느낌과 생각들이 ‘의미’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필자는 남을 기쁘게 해 주고, 절망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 의미를 발견한다. 사실 진정한 의미는 이런 것들보다 훨씬 큰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일들에도 분명코 의미가 있다. 스스로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아보자. 절망한 이웃에게 의미를 발견하도록 따뜻한 관심을 베풀어 주자. 의미가 나를 행복하게 하고, 사회를 우울증이라는 고질병에서 구해 줄 것이다. 차동엽 신부
  • [2007 월드 포커스] (9) 재앙 키우는 지구 온난화

    [2007 월드 포커스] (9) 재앙 키우는 지구 온난화

    올해 지구촌은 온난화 현상에 그간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 따른 값어치를 톡톡히 치러야 할 것 같다. 유사 이래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이고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과 이로 인한 기아·질병 확산 등 ‘온난화 재앙’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한 교토의정서에조차 참여하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동안 재앙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량을 국가별로 나누는 교토 의정서의 후속조치를 놓고 지구촌 ‘남·북갈등’과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교토 의정서 이행과 후속 조치 싸고 힘겨루기 선진국들은 한국 등 아시아국가와 개도국에 더 많은 의무를 지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가별 환경 분담량이 현안이다.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린 12차 기후변화협약 총회는 온실가스 의무 감축 대상·비율을 놓고 유럽 선진국과 개도·후진국간에 책임을 미루는 장소가 됐다.2008년까지 확정할 예정이던,‘2013년부터 감축해야 할 온실가스 비율과 범위’를 둘러싼 진통이 향후 기후협약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5년 동안 선진국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나라는 독일(17%)과 영국(14%), 프랑스(1%)뿐이다. ●온실가스 사상 최대규모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의 미셸 자로 사무총장은 지난해 말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 농도가 2005년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으며 계속 증가 추세”라고 대책을 촉구했다. 식량대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신시아 로젠츠바이크는 “농작물 수확 감소 등 지구온난화 재앙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보고서에서 “2050년쯤 아시아에서 10억명 이상이 물부족에 처하는 등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위험은 수자원 부족이며 남아시아에선 금세기 말에 농작물 생산량이 10%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수호 고갈과 사막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염병 확산도 비상 질병의 확산도 온난화가 불러온 불청객이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해 여름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덴마크 등 발트해까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독일 조사 결과, 발트해 10곳 가운데 9곳 이상에서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이 발견됐다. 이 병원균은 멕시코만 해역에서 주로 서식한다. 지난 여름 북유럽에선 소 청설병(靑舌病)이 처음 보고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폴 엡스타인 박사는 “말라리아, 뎅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등 열대성 질병이 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선단체인 크리스천 에이드는 금세기 말까지 아프리카 서부 사하라지역에서 1억 8000만명의 사람들이 말라리아로 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사회단체인 세계발전운동(WDM) 베네딕트 사우스워스 대표도 “해마다 16만명이 기후 변화와 관련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온난화에 따른 해안 범람과 식수 부족으로 2억명의 환경 난민이 발생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를 전했다. 그렇지만 대안 마련에는 게으르다. 화석연료 대체를 위한 미국의 에너지 개발 연방예산은 지난해 30억달러로 1979년의 77억달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생물학자 카밀 파미슨 교수 연구팀은 70종의 개구리가 멸종했으며 펭귄, 북극곰 등 추운지역 서식동물 200여종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10년쯤 뒤로 잡았던 현상들이 앞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린란드 빙상(氷床)은 지난 2003∼2005년 사이에 해마다 1000억t씩 녹아내렸고 남극과 북극 빙하, 유럽의 알프스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 그 사이에도 중국과 인도의 화석연료 사용량은 계속 늘어 중국은 2009년 미국에 앞서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될 전망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분석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어린이책꽂이]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캐서린 패터슨 글·이다희 옮김, 비룡소 펴냄) 세살 때 엄마에게 버려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던 주인공 질리가 새 위탁모와 함께 살면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동화.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뿌리내리지 못하는 아이의 심리를 잘 그렸다. 저자는 스웨덴 린드그렌 문학상 수상자. 이 상은 어린이 인권에 앞장선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추모해 만든 상이다. 초등3년 이상.7500원. ●동학농민운동 가까이(서찬석 글·이재순 그림, 어린른이 펴냄) 1894년 한손엔 죽창을 들고 또 한손엔 횃불을 밝히며 탐관오리와 외국세력을 몰아내기 위한 농민들의 외침이 시작됐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와 강원도 지방에서 농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들불처럼 번져나간 것. 동학농민운동을 다큐 동화로 생생히 재현했다. 초등4년 이상.8000원. ●꼬불꼬불 문자 이야기(수잔 뷔키에 글, 엘렌 뮐러 그림, 남윤지 옮김, 문학동네 펴냄) 세계에는 6000여개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고, 우리가 모르는 정말 많은 수의 문자들이 사용되고 있다. 아랍어나 인도어는 낙서인지 글자인지 구분도 안될 정도. 중국·키릴·인도·아랍·라틴문자 등 세계의 대표적인 다섯가지 문자를 다뤘다. 초등3년 이상.1만 1000원. ●생명이 들려준 이야기(위기철 글·이희재 그림, 사계절 펴냄) “어린이는 어른이 되기 위해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자라서 어른이 될 뿐. 얘들아, 얘들아, 천천히 자라 어른이 되렴.” 부모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토담이에게 삶을 사랑하는 법을 일러주는 창작동화 모음.8000원.
  • [카시오월드오픈] 위풍? 허풍~

    18홀 한 라운드에서 단 1개의 버디없이 9오버파, 아마추어에서나 나올 4개홀 ‘줄보기’, 그리고 102명 출전 선수 가운데 꼴찌에서 두번째인 101위. 이쯤 되면 영화 ‘친구’의 명대사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란 말이 터져나올 법도 하다.‘천재 소녀’에서 ‘1000만달러의 소녀’로 이름을 바꾼 지 13개월 남짓. 그동안 수차례 겪은 ‘성대결’에서의 뼈저림은 17세 소녀가 감당해 내기는 더 이상은 무리다. 올해 6번째 도전에 실패한 뒤 억지로 지어내는 웃음 뒤엔 과연 어떤 생각이 숨었을까. 미셸 위가 23일 일본 고치현 구로시오골프장(파72·7235야드)에서 벌어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월드오픈 1라운드에서 극심한 샷 난조로 9오버파 81타를 쳐 출전 선수 102명 가운데 101위에 그쳤다.11오버파 83타로 102위인 오토 모도미치(일본)가 아마추어 선수이기 때문에 사실상 맨 꼴찌다. 컷 통과 기준선이 이븐파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올해 6번째 도전한 미셸 위의 남자대회 컷 통과는 이미 물 건너간 상황. 따라서 한동안 잠잠하던 ‘남자대회 불가론’은 또 들불처럼 퍼질 것으로 보인다. 존디어클래식에서는 열사병으로 중도 하차하기도 한 미셸 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1타가 모자라 아깝게 컷 통과에 실패, 혹시나 하는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수준 이하’의 기량을 드러내며 꼴찌의 수모를 당해야 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부동산 정책라인 교체] ‘3인방 사의’ 여·야 환영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14일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자 여야는 모두 환영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3인방’의 사표로 들불처럼 타오르는 민심이 가라앉길 기대했으나, 야당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노동당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도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3인방’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차제에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의 입안에 관여했던 인사들은 마땅히 거취를 표명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차제에 이병완 실장도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부동산 안정대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짧게 논평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HAPPY KOREA] “선진국 어메니티式 개발을”

    농어촌에 새로운 희망찾기 바람이 들불처럼 일고 있다. 거점별로 살맛 나는 지역(마을)을 만들자는 흐름도 그중 하나이다. 19일 전남도청에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농어촌의 현실과 새로운 주거공동체 도입, 정부의 예산집행 효율성 제고, 바람직한 모델안 등이 나왔다. 주제 발표자는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조상필 선임연구위원, 문영훈 행자부 살기 좋은 지역팀장, 박시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발전연구센터장이다. ●추진배경 조 위원은 “전남은 해마다 3만 6000여명이 떠나고 있고 빈집이 전체 농촌주택의 3%(1만여채)”라며 “농어촌의 현실극복과 삶의 질 향상, 지역공동체 복원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전남도의 행복마을 조성은 안성맞춤이라고 주장했다. 문 팀장은 “지금 2000명도 안되는 면 단위가 전국에 170개(2000년기준)나 된다. 때문에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국민의 삶의 질 제고와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핵심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전남만의 매력인 어메니티(인생을 쾌적하고 안락하게 만드는 것) 자원화가 농촌개발의 핵심”이라고 힘줘 말했다. 어메니티는 가꾸어지는 것으로 선진국의 농촌개발 대흐름이라는 점도 중시했다. ●주안점 조 위원은 “재정투자와 복지정책 효율성, 주민복지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는 정부 각 부처가 펴는 농어촌개발사업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정책효과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팀장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주도하고 정부가 뒤에서 미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중앙정부에서 농어촌을 재창조할 종합계획을 마련 중이고 현재 8개 부처 120개 세부정책들을 통합·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박 센터장도 지역의 자율과 자기책임, 중앙과 지자체, 지역사회의 협력을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그는 “행복마을 가꾸기를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유형으로 보고 면 소재지에 문화·복지시설 등을 집중해 지역사회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람직한 모델제시 조 위원은 “삶의 질 향상과 농어촌 공동체 복원으로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정의했다. 의료·복지·교육·문화·환경·주택을 갖춘 새로운 소득창출 기반의 정주공간을 지향하는 것이다. 전남도의 행복마을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다. 문 팀장은 “행자부는 이미 살기 좋은 지역모델로 교육형 등 9개를 보급했다.”며 “연말까지 전국에서 30개 시범지역을 선정,3년 동안 한 곳에 20억원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농촌 공간의 집적화는 시대사명이지만 주민의사를 존중해 천천히 끌고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나아가 “공무원들의 책임감과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지원사업을 최대로 활용해야만 지자체는 바라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4) 호남 첫 자립교회 목포 양동교회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4) 호남 첫 자립교회 목포 양동교회

    멀리 유달산이 바라보이는 전남 목포의 구시가지인 양동 127 언덕배기에 오똑하니 서있는 석조건물 양동교회(담임 목사 정기대·등록문화재 제114호).1910년 신자들이 유달산의 돌을 옮겨다 세운 호남지역 최초의 자립교회다. 개항기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 전진기지로 부각된 목포에서도 가장 먼저 복음을 전한 호남의 중심적인 신앙유산. 지금은 목포 신시가지가 번성하면서 기독교 신앙의 중심도 자연스레 옮겨갔지만 100여년간 원래 자리에서 옛 모습을 잃지 않은 채 복음을 전해온 양동교회의 신앙적 자부심은 여전하다. 개항기 대부분의 교회들이 그랬던 것처럼 목포에 기독교 신앙의 씨앗을 뿌린 것도 역시 선교사였다.‘양동교회 100년사’ 등 기록에 따르면 1893년 미국 남장로회 선교부 소속 선교사 몇몇이 호남지역 선교기지를 낙점하기 위해 군산 무안반도 등지를 오가며 전도활동을 한 것이 이 지역 개신교 전파의 시초다. 남장로회 선교부는 당시 들불처럼 번진 동학혁명의 기세에 잠시 활동을 멈췄지만 세상이 안정되면서 전남 나주를 선교기지로 만들기 위해 배유지·하위렴 목사를 파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나주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세력이 강했던 곳. 당연히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닥쳤고 선교사들이 나주 신앙터 건립을 위해 사들였던 부지를 팔아치우고 옮겨온 곳이 바로 목포다. 당시 목포에는 이미 바깥에서 들어온 신자들이 퍼져 살고 있었기 때문에 선교사들이 활동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1897년 지금의 양동교회 자리인 만복동에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양동교회의 시작이다.1년 만에 신자가 30여명이나 생겨났으며 1906년에는 당회를 구성하면서 신자가 200여명으로 늘었다. 신앙의 씨앗을 뿌린 배유지 선교사는 1905년 광주로 떠나 양동교회의 건립은 보지 못했다. 지금의 양동교회 건물을 세운 것은 1909년 당회장으로 청빙된 조선예수교장로회 평양신학교 졸업생 윤명식 목사. 조선인 목사가 담임 목사를 맡은 것은 당시 한국 전체에서 네번째, 호남지방에선 처음이었다. 윤 목사는 당시 돈 7000원을 들여 그 이듬해 마침내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06평 규모의 교회를 세워놓았다. 신앙의 씨앗은 미국인 선교사가 뿌렸지만 교회는 한국인 목사와 신자들이 직접 올려세운 호남지역 최초의 자립교회인 것이다. 교회 본당 건물의 주춧돌과 외벽 석재들은 모두 교인들이 유달산에서 직접 날라다 썼다고 한다. 교회에 들어서면 정면 오른쪽에 ‘이곳은 목포에 복음의 씨가 뿌려진 맨 처음 터’라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1986년 처음으로 목포지역 교회가 모두 모인 가운데 드린 부활절 연합예배후 선교100주년 기념으로 세운 선교기념비다. 함석 지붕을 인 교회 본당은 원래 사방의 크기가 똑같은 정방형으로 세워졌으나 1982년 교회 정문 앞에 있던 종각을 헐고 본당 정면에 종탑을 들이는 바람에 앞쪽 공간이 조금 늘어나 125평의 규모가 되었다. 종탑 머릿돌엔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는 성경(이사야 56장)구절이 새겨져 있다. 본당 출입문도 원래는 양측에 두 개, 정면에 두 개가 있었는데 종탑을 세우면서 지금은 세 개만 남아있다. 네 개의 문을 만든 것은 남녀 신자들이 각각 다른 문을 통해 드나들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이 출입문의 위쪽 부분이 모두 태극 문양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이하다. 등나무 넝쿨이 태극 문양을 가리는 바람에 일제 경찰들의 눈을 피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신자들은 귀띔한다. 당시 교회를 세운 목사와 신자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예배에 꾸준히 참석하는 신자는 300명 정도. 양동에서 대를 이어 사는 고령층 교인들이 많지만 신앙처를 바꾸지 않은 채 오래도록 적을 두고 있는 인근 지역의 신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신자 수와 교세를 감안할 때 목포 지역 350개 교회 가운데 차지하는 위상은 20위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양동교회 제21대 담임 정기대(44) 목사는 “초기와 달리 양동교회의 역할이 분산됐지만 목포 주민들과 교인들 사이에선 한국인 목사를 담임으로 모신 호남 최초의 자립교회이자 신앙 중심으로서의 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kimus@seoul.co.kr ■ 목포의 3·1운동… 그 중심에 선 교인들 1919년 3월 독립만세운동이 전국으로 퍼져 나갈 때 목포에서도 20일과 4월 8·9일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만세시위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4월8일의 이른바 ‘4·8 만세운동’은 목포의 3·1운동으로 불리며, 이 만세운동의 중심에는 양동교회가 있었다. 당시 청년·시민들의 시위 움직임에 호흡을 맞춰 3월1일 이전부터 별도의 만세시위운동을 준비해온 기독교인들은 바로 양동교회의 주요 신자들. 장로였던 곽우영을 비롯해 집사 서기견·서화일, 정명여학교(양동교회가 세운 미션스쿨) 한문교사였던 강석봉이 그들이다. 당시 매일신보 등 기사에 따르면 정명여학교 학생들을 동원한 기독교인들은 이날 새벽부터 태극기와 독립선언문을 집집마다 돌린 뒤 ‘대한독립만세’라고 쓴 플래카드를 앞세워 시가지에서 일제히 시위를 시작했다. 시가가 순식간에 사람들로 뒤덮였고 시위에서 체포된 80여명이 경찰서에 끌려가 심한 구타와 고문을 겪었다. 특히 양동교회 집사 서기견은 시위 현장에서 일경의 칼에 맞은 상처와 혹독한 고문 탓에 출감 직후 사망했다. 검거된 시위자 중 40명이 보안법·출판법 위반으로 1∼3년의 징역을 언도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일 오후 1시15분쯤에 목포 창평정 근처에서 별안간 4명의 야소교학교 여생도가 몰려나오며 손에 한국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것을 경관이 잡아 본서로 인치하였는데….”(4월11일자 매일신보)/“8일밤에 야소교 경영의 여학교 졸업생 약 40명이 운동을 개시하였으나 관헌이 출장하여 제지하고 주모자를 잡았다더라.”(4월12일자)/“목포는 지난 8일 이래로 불온한 형세가 되어 각 상점은 오전 중에 철시하고 그 이튿날 9일에도 오전중 폐점하였는데, 양일간에 관헌의 활동으로 선동자 20여명을 포박하고 일변 군대가 오는 등….”(4월14일자) 특히 20일자 기사는 “금월 8일 이래로 소요사건에 관계된 남궁혁·김영주·곽우영·서화일·배치문…외 32명은 경찰서 취조를 마치고 17일에 검사국으로 넘어왔는데, 당일은 조선인 군중이 약 1000명이나 재판소에 모여서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며, 검사국 취조를 마치고 감옥으로 넘어갈 때에는 울음소리가 자자하며 일시 목불인견의 비극을 이루었더라….”라고 기록해 당시 시위사건과 관련한 목포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만세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양동교회에 가해진 일제의 탄압과 그로 인한 교인·가족들의 희생과 고난도 당연히 비례했다.
  • [오늘의 눈] 인문학의 위기에는 행동으로/조태성 문화부 기자

    ‘인문학의 위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회에서는 물론, 활자문화의 최신유행을 반영해야 할 신문사에서조차 외면받는 게 인문학이라 솔깃하다. 그렇다 해서 선뜻 손 내밀어 붙잡기도 조심스럽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어떤 이슈가 제기됐을 때 온갖 반론과 공격이 이어지면 여론도 그런 쪽으로 꺾여 간다. 현 정부가 제시했던 4대 개혁입법이 대표적인 예다.‘대한민국 정체성론’의 덫에 걸려 무력해졌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었다.‘사학법’이다. 전교조 교사들이 사학을 접수한다는 선동에도 불구하고 사학법 개정에 대한 여론조사는 줄곧 압도적인 지지였다. 왜? 바로 체험의 힘이다. 사학재단의 중·고등학교를 거친 보통사람들은 ‘그 때 그 시절 그 경험’을 온 몸에다 새기고 있고 아이들도 보내야 한다. ‘인문학의 위기’를 선뜻 손 내밀어 붙잡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인문학을 전공한 대학생은 도대체 대학에서 무엇을 배웠고 배운 것을 어디에 써먹고 있을까. 사학법 반대론만큼이나 위기론이 와닿지 않는 것은 가슴을 울리는 자기 성찰이 보이지 않아서다. 위기론이 계속되면 교육부 같은 곳에서 돈을 내놔 학자나 연구소나 대학을 지원할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은? 교육부총리 산하에 인문학위원회를 만들고, 인문학진흥기금을 조성해서 인문학자에 대대적인 지원을 한다면 빈사상태라던 인문학 열기가 들불처럼 일어날까. 인문학이 쓸모없지만은 않다는 희망은 이번 위기론에서 아주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그동안 경쟁을 통한 도태라는 1차원적 시장논리만이 한국사회의 과제인 양 주장하던 매체들이 시장논리 때문에 망해간다는 인문학자들의 절규만큼은 앞다퉈 다룬다는 사실이다. 안 팔리는 학문, 망하는 게 당연하다 할 법도 한 데 그렇다. 맞다. 한 시절 옆구리에 끼고 다니던 영어 원서처럼, 그럴싸한 액세서리로서의 인문학은 여전히 그리고 영원히 쓸 만하다. 그렇지 않다고 하려면, 인문학자들이 먼저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조태성 문화부 기자 cho1904@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3) 개혁 드라이브

    [인디아 리포트] (13) 개혁 드라이브

    |뉴델리·첸나이 이석우특파원|공기업 민영화, 보다 손쉬운 해고가 가능한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부에 대한 정보요구권 확대, 국가농촌고용보장법(NREGB) 실시, 빈곤 가정에 대한 연간 100일 이상의 일자리 제공 의무화…. 인도가 연일 개혁 프로그램으로 들썩이고 있다. 집권 국민회의당이 시동을 건 ‘개혁 드라이브’ 때문이다. 집권당의 일상업무를 총괄하는 V 나라야나사미 사무총장은 이를 “21세기에 맞게 나라의 틀을 바꿔나가는 개혁작업”이라고 표현했다. 경제적으로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사회적으로 불평등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관료 권한을 줄이는 반면 일반 대중들의 권리와 역할을 강화해 이를 기반으로 개혁정치를 밀어붙이겠다는 태도다. ●인도식 발전모델 실험 올 안에 4개 가량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하고 흑자 국영기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재무장관의 공언 등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나라야나사미 총장은 “인도 실정에 맞는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위한 정책과 개혁 프로그램이 하나씩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특구 등에서 보다 손쉬운 노동자 해고”를 추진하는 그도 전국적인 노조조직인 INTUC 사무총장 출신이다. 노조에 정치기반을 둔 3선 의원인 그조차 외자유치 확대와 수출 증대 등 성장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회의당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 온 알케이 아난드 상원의원은 이것이 요사이 집권당의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탄력붙은 개방, 사회 전 영역으로 집권당의 개혁실험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점을 받고 있다. 델리대 K 순드람 교수는 “인도국민당(BJP)로부터 5년만에 정권을 되찾아온 국민회의당이 각종 개혁을 통해 탄력붙은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권후 3년 연속 7.5∼8%대의 경제성장률, 미국과의 관계강화를 중심으로 한 전방위 외교정책 강화, 개방정책 및 외국자본 유치 확대, 고질적인 관료 비능률에 대한 수술 등 실용정책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다. ●만만치 않은 저항도 이와함께 국민회의당은 여성에 대한 재산분할권 강화, 하층 카스트에 대한 대학입학 및 공직 할당비율 확대 정책 등을 통해 사회 균형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외계층과 여성 표를 의식한 조치라는 보수진영의 반발도 적지 않다. 지난 3월 하층민에 대한 입학 할당제 확대를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이 뉴델리, 뭄바이 등에서 들불처럼 번진 것처럼 저항도 만만치 않다.S.K 아로라 공보부 차관은 집권당의 실험은 덜컥거리면서도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고 평했다.“인도에서 하루 1달러 미만을 버는 절대 빈곤층이 2억 7000만명은 된다. 성장정책만으론 부족하다. 빈곤계층을 줄이는 시도도 함께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창출에 중점 연정파트너와 일부 유권자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집권 국민회의당이 일련의 개혁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은 5∼7%대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앞으로 6∼7년 동안 5∼7%대 성장은 문제없다. 그러나 해마다 700만명씩을 더 취업시켜야 하는 일자리 창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집권당의 고충이다. 경제성장률을 조금이라도 높여 일자리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집권당은 복지부동의 비효율적인 관료들을 흔들어 깨우고, 성장과 함께 빈곤 계층을 줄이면서 성장속에서 저소득층의 불만과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만만치 않은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고 첸나이 SRM대학의 T. P 간센 총장은 평가했다. jun88@seoul.co.kr ■ “규제 공화국 오명씻고 꾸준한 개혁 성과” |뉴델리 이석우특파원|미국상공회의소 부소장인 라시미 티와리 박사는 “미흡하지만 외국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5년 전에 비해 생각지 못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관료들의 느린 결정과 업무 정체로 ‘인디아 코스트’란 말이 나올 정도의 ‘규제공화국’의 오명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1991년 옛 소련식 경제에서의 탈피를 선언한 이후 정권은 여러차례 바뀌었지만 전체적으로 개혁방향과 정책은 일관성을 갖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외국 투자가 늘고 있는 것도 정권은 변해도 정치적 격변은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오랜 소련식 경제체제가 가져다 준 폐해를 몸소 겪은 인도인들은 이를 역사적 교훈으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티와리 박사는 개혁실험 뒤에는 젊은 세대의 급성장과 카스트 제도의 점진적인 붕괴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대도시에선 카스트의 위력이 급감하고 있다.”면서 배우자를 찾을 때도 카스트보다 재력과 직업 등을 앞세우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흔들리는 카스트 제도 뒤에는 정보기술(IT) 등 산업화의 진전으로 인한 부의 이동이 있다.“IT산업에 종사하는 젊은 세대와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벌어들인 부와 부의 이동이 인도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 중 하나다.”란 설명이다. jun88@seoul.co.kr ■ 군소정당 입지 강화 연립정권 한계 넘을까 |뉴델리 이석우특파원|프라데시 자바데카 인도국민당(BJP) 대변인은 다음 선거에선 정권을 되찾아 올 것으로 자신했다. 뉴델리 중심부 아소카 거리의 BJP 당사에서 만난 자바데카 대변인이 주장하는 정책들은 집권 국민회의당과 별 차이가 없이 느껴진다. 개혁개방과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빈곤계층을 대변하고, 최대 지지층은 젊은 세대이고…. 제1야당으로 집권 국민회의당의 라이벌인 BJP는 인도 정치에서 폭풍의 핵이다. 인구의 80%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 BJP는 힌두교 정당이다. 철저하게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는 네루의 정치이념을 국민회의당이 이어받아온 데 반해 BJP는 힌두교 우위를 강조하며 종교간 불협화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BJP는 힌두 우월주의 과격단체 RSS의 지원을 받고 있다.3000여명이 사망한 1992년 아요디아의 이슬람사원 공격사건 배후에 RSS가 연루돼 있다. 국민회의당의 알케이 아난드 상원의원은 “80년대 이후 BJP가 종교감정과 카스트를 정치적으로 이용했고 종교와 카스트, 지역주의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BJP는 1984년 국회의원 2명을 배출한 뒤 급성장,1991년에는 117명으로 세를 넓혔다. 1885년 성립, 인도독립의 주체 세력으로 인도를 이끌어왔던 국민회의당은 쇠퇴했고 힌두 근본주의 운동 힌두트바(Hindutva)는 확산됐다. 아난드 의원은 “1990년대 이후 종교, 지역, 계층간 골이 더 깊어졌고 단일정당에 의한 연방정부 구성이 어렵게 되고 지역군소정당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지적했다.BJP 등 정치세력이 종교와 카스트를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난이다. 90년대 이후 국민회의당이나 BJP나 할 것 없이 절대과반수 득표에 실패, 지역군소정당들의 협조를 얻어 연합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정치불안정을 가져오고 있으며 인도 도약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고 있다.2004년 5월 정권을 탈환한 국민회의당 역시 20여개 정당과의 연합을 통해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 등 만모한 싱 정부의 개혁조치가 최근 보류된 것도 원내 협력파트너인 좌파정당들의 제동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싱 정부의 개혁드라이브 성패는 향후 이들 좌파정부의 협력관계에 달려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jun88@seoul.co.kr
  • 미국에 신종 님비 “성범죄 이웃 싫어요”

    “성범죄자를 이웃으로 맞대고 살 수 없다.” 택지개발 업체가 성범죄자 축출을 조건으로 택지를 분양하고 성범죄자가 이웃에 없는 주택들만 매물로 올리는 인터넷 매매 사이트가 등장하는 등 성범죄자 거부 분위기가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성범죄 경력있는 이웃을 거부하는 이같은 신종 ‘님비’(NIMBY) 현상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에 본부를 둔 ‘I&S 투자그룹’은 캔자스주 레넥사에서 154개 택지를 분양하면서 ‘성범죄자 퇴출’을 선언, 인기를 얻었다. 이 회사는 입주 희망자들에게 성범죄에 관련돼 유죄 평결을 받으면 이사를 떠날 때까지 매일 1500달러(약 150만원)씩 벌금을 물리는 내용의 규약을 내세워 분양 택지 150개를 순식간에 팔아치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관련 규약이 수요를 부추겨 택지 판매가 3∼4배나 늘었다.”면서 “올 가을 250여개 택지도 같은 방법으로 분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텍사스주의 테일러 굿먼은 ‘성범죄자 없는 소유물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표방한 웹사이트 ‘블록 와처 닷컴’을 구축, 주택 매물 가운데 반경 800m 이내에 성범죄자로 등록된 이웃이 없는 집만 골라 게재하고 있다. 이런 사적 규제 노력은 성범죄자들이 학교나 놀이터 부근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한 주·시 정부 차원의 법률이나 조례들을 보완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조지아·인디애나·네브래스카·미시시피·사우스다코타 등 15개주와 수백여개 도시들은 성범죄자의 거주를 제한하는 법률·조례들을 갖고 있다. 미국에선 올들어 위스콘신 등 14개주가 아동 성범죄자에게 발찌와 페이저를 채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감시토록 하는 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등 성범죄에 대한 처벌 및 예방 대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성범죄자의 80%가 자기가 아는 사람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 (7)‘헛공약’ 표로 심판을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 (7)‘헛공약’ 표로 심판을

    ‘예산에서 80조원을 만들겠다.(한해 예산 5조원)’ ‘151층 빌딩을 2010년까지 짓겠다.(부지 매입도 안됨)’ 이처럼 ‘묻지마’ 식이나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허풍을 떠는 공약(空約)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그동안 선거공약은 말잔치였다. 백과사전식 나열이나 약속 불이행 등으로 불신을 자초했다. ●실현성 없는 헛공약 전북도가 내놓은 새만금타워 건립은 경제적 타당성과 활용계획 등을 서둘러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강원도는 사업비(1조 7000억원) 조달방안도 없이 동해안 미항 조성계획을 내놨다. 인천시는 2010년까지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151층짜리 빌딩을 세우겠다며 미국 투자사와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매립공사를 하더라도 2009년에나 끝나고 건물공사도 3년 넘게 걸린다. 대구시는 달성군에 1조 9000억원을 들여 2015년까지 테크노폴리스를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확보한 국비와 시비는 고작 4000억원에 불과하다. 부산시는 예산이 5조원 가량인데도 80조원이 넘는 부산발전 2020 비전과 전략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는 이러한 헛공약이 아닌 ‘제대로 된 참공약을 실천하자.’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시민단체와 언론계가 중심에 서고 주요정당과 후보자들이 가세하면서 한국형 정책선거 운동으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후보별 공약 분석 23일 발표 지난 달 1일 서울에서 ‘5·31 스마트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추진본부’가 출범했다.16개 시·도별로 지역추진본부가 결성되거나 될 예정이다. 후보자들의 헛공약 사례를 모아 발표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돕는다. 스마트(SMART)란 공약분석 지표다.S는 구체성,M은 측정가능성,A는 달성가능성,R은 적절성,T는 달성 가능성을 말한다. 추진본부에서는 시·도별로 후보자들의 공약을 수집해 스마트 지표대로 분류작업에 들어갔다. 유문종 공동집행위원장은 “16개 시·도별로 각당 후보자들의 공약을 오는 16일까지 접수한다.”며 “23일 16개 시·도와 기초단체 20개를 포함해 30∼40개 자치단체별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후보자들의 난립으로 노인표가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노인층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인건강이나 사회복지사업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전남도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유권자(150만명)의 20.6%인 31만명이다. 전남지사로 나선 열린우리당 서범석 후보측은 시·군진료소를 사이버진료소로 바꾸고 섬진강과 탐진강에 친환경 실버타운을 만들어 분양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준영 후보측은 모든 읍·면에 목욕탕 설치와 노인복지타운, 건강마을 조성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매니페스토를 실천한다 해도 현행 선거법상 후보자들이 홍보물 12면에다 모든 것을 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알릴 수 있는 방법이 한정돼 있어 선거법 개정 여론도 드세다. 매니페스토 운동의 성패는 결국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유권자는 투표로 말해야 한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儒林(586)-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22)

    儒林(586)-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22)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22) 물론 연산군 이후부터 조선 전국에서 농민봉기들이 창궐하기 시작하였던 것은 무능한 관료들과 부패한 양반사회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염증 때문이었으나 특히 임꺽정의 난은 몰락한 농민과 백정, 천민들이 규합하여 지배층의 수탈정치에 저항, 전국을 위기에 몰아넣었던 대사건이었던 것이다. 물론 임꺽정이 본격적으로 민란을 일으킨 것은 이듬해인 명종13년(1559년)이었다. 조정에서 파견한 개성의 포도관 이억근(李億根)을 잡아 죽임으로써 한때는 개성까지 점령하였으나 이 무렵 벌써 임꺽정이 일으킨 민란의 불길은 요원(燎原)의 들불처럼 번져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위기감을 이미 두 차례나 명나라의 사신으로 다녀온 정사룡은 하늘이 자연재해를 통하여 군주를 비롯한 인간에게 내리는 경고로 파악하고 이에 대해 ‘어떻게 하면 천지가 제자리에 서고 만물이 잘 자라나게 될 것인가.’라는 준엄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현제판에 걸린 시험문제를 모두 베낀 율곡은 천천히 제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뜻밖의 시험문제로 우왕좌왕하고 있는 다른 유생들과는 달리 율곡은 이미 시험문제를 본 순간 집사의 의중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지난 1년간 스승 퇴계를 통해 주자의 성리학에 정진하고 있었던 율곡이었으므로 율곡은 써야 할 답안의 내용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율곡은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을 안정시켰다. 문장의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보였지만 율곡은 심호흡을 하고 써야 할 문장의 첫머리를 궁리해 보았다. 그 무렵 종이는 매우 귀한 것이었으므로 과거시험을 볼 때에는 거자들이 스스로 준비하여 시관으로부터 ‘과거답안지로 인정한다.’는 표시를 받은 종이만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이러한 표시가 없는 종이에 답안을 작성하면 실격 당하는 것이 당연하였으므로 거자들은 문장이 틀리거나 첨삭할 때에도 다른 종이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장이 틀리면 붓으로 이를 지우고 다시 고쳐 쓸 수는 있었으나 자연 시험지가 지저분해짐으로써 채점관에게 나쁜 인상을 주어 감점당할 우려가 있었던 것이었다. 차츰 처음의 떠들썩한 소요도 가라앉고 거장 안은 답안을 쓰는 유생들의 정적으로 숙연해졌다. 아침이 지나자 해가 떠서 날씨가 다소 풀려 따뜻해졌다. 율곡이 앉았던 자리의 은행나무 위에서 사금파리 같은 노란은행잎이 떨어져 내렸다. 오랜 침묵 끝에 마침내 율곡은 결심한 듯 눈을 떴다. 그러고는 붓에 먹을 듬뿍 묻혀 종이 위에 답안을 쓰기 시작하였다. “竊謂萬化之本 一陰陽而已 是氣 動則爲陽 靜則爲陰 一動一靜者 氣也 動之靜之者 理也” 이율곡 일생일대의 최고의 명문장, 천도책은 그렇게 시작된다. 훗날 명나라로 건너가 중국학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해동의 주자’라고 일컬을 만큼 율곡의 천재성을 드러낸 천도책의 첫 문장이 마침내 시작되었던 것이다.
  • 하버드가 지배한다/리터드 브래들리 지음

    1636년, 미국 독립보다 140년 앞서 하버드대학교가 문을 연다. 이후 7명의 대통령,3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해 명망있는 정치가, 대법관, 학자, 예술가 등을 배출하며 세계 지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한다. 하버드는 이같은 물리적 가치를 넘어 ‘정신의 제국’이란 평가를 받아왔다.1960년대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 들불처럼 번진 반전운동과 흑인 인권운동의 핵이었으며, 널찍한 하버드 야드 중앙에 세워진 메모리얼 교회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하버드의 의지를 상징한다. ●서머스, 400대1 경쟁률 뚫고 총장에 하지만,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하버드에 대한 ‘진실’은 지금도 유효할까?‘하버드가 지배한다’(리처드 브래들리 지음, 문은실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는 하버드에 대한 지금까지의 인식에 강력한 의문부호를 던지며 하버드가 전통적 상식 밖으로 달음질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 책이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에 프리랜서로서 글을 써온 저자는 예일대에서 학부를 나와 하버드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마치 잘 짜여진 다큐멘터리를 진행하듯 하버드 외피속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세계로 여겨지던 하버드는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변화하게 되었는가? 책은 그 변화의 핵심 인물로 로렌스 헨리 서머스 현 하버드대 총장을 지목한다. 래리 서머스란 이름으로 더 친숙한 그는 젊은 시절 하버드에서 최연소 종신교수직을 따내고 미래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까지 언급되었던 인물. 하지만 돌연 워싱턴의 경제전문가로 진로를 바꾼 뒤 재무부 장·차관을 거쳐 지난 2001년 10년 만에 하버드로 돌아온다.400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돌아온 서머스는 하버드에 매머드급 돌풍을 몰고 왔다. 10년간의 ‘워싱턴식’ 게임이 하버드에서 시작된 것. 책에 따르면 하버드엔 이제 외곬같은 ‘착한 교육’은 없다. 오로지 경쟁 속에서 세계 초일류 대학 정수리에서 낙마하지 않기 위해 서머스는 이렇게 주장한다. 시대의 트렌드, 생명공학에 투자하라. 찰스강 인근에 자리잡은 하버드를 올스톤 구역까지 확대해 하버드 제국을 건설하라. 커리큘럼을 바꾸고, 세계화에 발맞춰 세계 각국에 하버드 분교를 설립하라. 하버드는 지난 4년간 그야말로 엄청난 지각변동을 겪게 된다. 보통 15∼20년인 총장 재임기간을 고려해볼 때 하버드의 변화는 누구를 총장으로 앉히고, 누가 지배하느냐에 따라 결정적 영향을 받는다. ●“학생·교수 본분에 돌아가 성과 만들라” 지금 하버드 교정에선 반유대주의를 인정할 수 없고, 한갓 회의주의에 빠진 인종·종교 관련 문제에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학생과 교수의 본분으로 돌아가 오로지 경쟁, 그리고 성과를 만들어 내라는 것이 서머스의 강력한 논리다. 이 논리를 거부하는 학생이나 교수는 버텨낼 수 없다. 총장에게 길들여지거나, 아니면 일찌감치 하버드인이기를 포기하거나,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다. 인종 종교 사회문제 등에 적극적이었던 미국흑인학과 교수 코넬 웨스트는 학생들을 선동하고, 수업에 소홀하다는 서머스의 트집에 첫번째 희생양이 된다. 서머스의 동갑내기로, 서머스보다 1년 앞서 종신교수직을 따냈던 하버드 학부 학장 해리 루이스도 축출된다. 교육에 대해 ‘속도 줄이기’를 요구했던 그는 2003년 서머스가 베네딕트 그로스를 학부 학장에 앉혀 완벽한 ‘서머스계’ 인사를 감행한 후 자진 사임의 형식으로 하버드에서 완전히 밀려난다. 극심한 경쟁과 성과주의 압박은 학생도 마찬가지. 공부벌레로 불려지는 하버드 학생들은 90년 이래 16명이나 하버드의 새로운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몸뚱이를 해체하는 극단적 방법, 즉 자살을 택했다. ●‘서머스계 인사´ 감행 반대교수들 축출 학교가 배움의 전당이라는 숭엄한 권위 보다는 각종 데이터로 수치가 매겨지는 산술의 공간으로 변모해 간다는 저자의 우려는 의미심장하다.‘속도만능’‘성과만능’의 시대를 교육이 거리낌 없이 좇아가야 하는지,21세기 교육의 자화상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1만 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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