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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보다 확률높아 출사표”/경선출마 한영수 부총재

    ◎“강택민 키운 등소평” 비유로 JP압박/끈질긴 정치이력 들어 들러리론 반박 자민련 한영수 부총재는 JP(김종필 총재)에게 중국의 등소평이나 이란의 호메이니가 되라고 요구했다.JP는 당권을 장악해 대통령 후보경선에 나선 자신을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처럼 키워달라는 것이다. 「대주주」인 JP에 도전하는 한부총재가 5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출마 이유는 『JP보다는 내가 대선에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시간이 지나면 자신에 대한 당원과 대의원들의 기대도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민련의 정대철」같은 들러리가 아니냐는 시각에는 5선에 이르기까지의 「끈질긴 이력」을 들어 반박했다.80년 신군부 출범시 가칭 민한당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고,92년 대선때는 DJ(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 경선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끝임없는 도전세력인 한부총재는 그러나 『JP와는 끊을수 없는 협력관계』라고 말했다.JP의 측근들은 JP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할 망정 분란의 모습을 보여주는 한부총재를 내심 못마땅해 하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은 한부총재의 도전 뒤에는 구신민계 출신 지구당위원장들이 있고,주류파와 갈등관계인 대구·경북지역과의 연대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일단은 주목된다.
  • 축제를 기다리며(송정숙 칼럼)

    메모도 없이 맨손으로 성큼성큼 걸어나와 열정적이고 설득력있는 수사학으로 『미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펼치는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모습은 그가 받고있는 도덕적 의혹같은 것을 뛰어넘게 한다.은발의 노신사 슈미트 전 서독총리가 8순의 노인이라기에는 너무도 맑은 총기와 온화한 친화력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한 충고를 들려주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지성의 빛나는 분위기는 그것만으로 축복이다.우리도 언젠가는 옛시대의 정치적 묵은때를 벗고 탄탄한 지적무장을 한 지성을 정치지도자로 가지게 되기를 고대해 왔다. 요즈음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다.비명을 올리며 쓰러지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생업이 어려워 마음들이 스산해서 대권경쟁자들이 이렇게 설치는 일에 고운눈이 안가는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나라를 잘 다스려보겠다』는 다짐으로 머리를 조아리는 그들을 이모저모 훑어보며 저녁시간을 보내는 일은 무의미하지 않다. 특히 여당의 경선후보는 너무 여럿이어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난립의 혼선이 걱정이고 마침내 이전투구의 모양을 띨터인즉 큰일이라는 것이다.『용은 커녕 지렁이도 안되는』후보가 키재기를 한다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다.여론주도층은 물론,이제는 대중의 비평안도 어찌나 발달했는지 무작위로 들이대는 마이크앞에서도 당당하고 준열하다.이 똑똑한 국민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얼마전까지 여당의 이런 경선모습을 구경하리라는 상상을 하지 못했었다.우선 여야간에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나도 한번 나서보겠소』하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도 「어른」의 한말씀이면 기가 죽어 물러나는 「가부장」적 구도의 경선이 더러 있었을 뿐이다.고작해야 재수에 재수를 거듭하며 「용못된 한」을 벼르는 우두머리를 둘러싸고 들러리서는 유사경선을 보았을 뿐 완전한 자유분위기에서 제각기 달리는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국민 비평안목 높은 수준 여론도 적응훈련을 미처 못했을 것이다.여론은 오히려 마지막에 가서 실세가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결판나는 방식의 후보지명방식을 쓰지말라고 진작부터 경고했었다.지금은 그일을 까맣게 잊은듯 「난립」을 비아냥거리고 있다. 아뭏든 우리에게는 처음인 이 경선후보들의 토론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괜찮다.공화정의 광장정치를 뿌리로 가진 서양사람들처럼 풍부하고 자연스런 제스처가 동반된 감동적 연설에까지는 아직 못갔어도 복모음 발음이 잘 안되거나 술부가 긴 문장을 읽는 일이 서툴러 듣는 이를 불안하게 하는 경선후보는 없어 보인다.여러 수를 거듭하여 논리도 억양도 싫도록 들어 기억하고있는 기성도 아니어서 신선하고 들을 맛이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여 건국한 대통령,경제발전으로 민족의 삶을 개선한 대통령,단임실현으로 독재의 고착화를 극복한 대통령,시민의 민주혁명을 수렴한 대통령,문민정부를 출범시켜 정치개혁을 이룩한 대통령……』ㅡ.보수주의를 표방하지않는 후보라도 전직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당당하게 전개할 수 있는 콤플렉스가 없는 세대들이다. 게다가 첨단장비의 연출이 볼거리를 더욱 다양하게 한다.주자의 아내들을 영화배우처럼 클로즈업시키는 대형화면,토론자의 배당시간을 조절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사회 데스크의 「특수장치」,재미있고 새로운 소도구들이 동원되고 있다.이런 대선산업의 특수도 일고 있는 것이다. 부인들은 또 어떻게 그리 기품도 있고 교양도 있어 보이는지 첨단기기의 영상에 투영되기에 어색하거나 모자라보이는 사람이 없다.대선주자의 아내쯤 되면 이만큼은 세련되는 모양이다. ○투명·당당한 경선이 되길 「무슨무슨 심」의 권위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는 대선시간표대로라면 이런 것은 즐길수 없었을 것이다.『용은 커녕‥』이라는 비아냥도 좀 성급한 일이다.동구앞 수심깊은 연못에서 천년묵은 영험한 구렁이가 여의주를 물고 하늘에 오르는 전설속에서 용은 태어난다.용이란 승천의식을 치러야 비로소 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용으로 태어나지는 않는다.대선을 꿈꾸며 『나도!』를 표명한 상태의 경선주자들은 아직은 「용」이 아니다.그중의 하나가 용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처음부터 모두를 「용」으로 부른 것은 언어의 인플레였다.그러니 『지렁이 운운』의 폄하는 부당하다. 그러나,그러나 꼭 한가지 걱정은 남는다.투명하고도 당당하고 깨끗하게 진행되는 축제로서의 대선이 끝끝내 유지되어야 한다는 일이다.경선결과에 불복하여 밖으로 튀어나가 볼썽사나운 짓을 벌이는 일 같은 것은 안보았으면 좋겠다.고품질의 아름다운 기술력에 준하는 이벤트로 끝끝내 즐길수 있었으면 좋겠다.영상을 달구는 토론의 열기에 취해가며 유권자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일이다.
  • 포괄적 뇌물죄/여 “환영” 야 “불복”/한보판결 여야반응

    ◎여­“고질적 정경유착 폐습 근절 계기로”/야­“야에만 가혹… 몸통은폐 들러리재판” 2일 한보사건 선고공판에서 정치인들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된 것과 관련,여권은 고질적인 정경유착 풍토나 잘못된 정치자금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반면 야권은 승복할 수 없다는 자세를 취했다. ○…신한국당은 전두환 노태우 전직대통령에 이어 현직 의원에게도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됨으로써 당에서 적극 추진중인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었다.특히 정치인과 기업간 정치자금 수수관행은 물론 정치인들의 고비용 지출관행도 함께 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홍준표 의원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적절한 판결』이라면서 『국회의원의 본회의나 국정조사활동도 포괄적인 국정간여로 인정한 이번 판결로 소속 상임위나 대가성 여부에 관계없이 국회의원의 정치자금 수수관행에 일대 혁신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권은 「한보몸통」을 은폐한 「들러리재판」으로 규정하며 승복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특히 동교동계의 맏형 권노갑의원이 예상보다 무거운 5년형을 받은 탓에 국민회의측의 반발이 더 거셌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피고인 가운데 한보몸통은 없다』며 『정치검찰의 편파수사와 끼워넣기 기소에 희생된 권의원에 대한 가혹한 선고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율사의원들로 구성된 권의원 변호인단은 성명에서 『판결의 재량권 일탈로 승복할 수 없다』며 항소방침을 밝혔다.당 「한보편파수사 진상조사위」도 『검찰이 표적기소와 표적수사로 일관했다』고 반발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한보측 피고인들의 형량은 가볍고 정치인들은 무거운 것이 특징』이라고 꼬집었다.
  • 국민회의 경선의미 살려야(사설)

    제1야당인 국민회의의 대통령후보와 총재를 뽑는 5·19전당대회가 박두하면서 당내 경선 열기가 서서하 달아오르는 모습이다.후보·총재선거에 모두 출마한 김대중씨와 이에 도전하는 정대철(후보) 김상현씨(총재)간 삼파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번 경선에 우리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승패를 떠난 것이다.김대중씨의 사당이나 다를바 없다는 소리를 듣는 국민회의에서 김대중씨에 대한 도전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정치발전을 위해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씨에게 도전한 정·김 양씨는 야당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주창하며 김대중씨가 추진하는 자민련과의 내각제 연대를 반대하고 있다.이들 3자 사이에는 연령·배경,그리고 추구하는 목표에서 비교적 뚜렷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 그런대로 괜찮은 대결구도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이번 경선이 꺼져버린 야당의 당내 민주주의와 활기를 부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과거 유신독재 시절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일깨워준 것이 야당의 지도부 선출 경선이었다.아이로니컬하게도 3김시대 이후 사라진 「민주 야당」의 모습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운 향수처럼 남아있다.물론 국민회의로서는 사당적 이미지와 지역당 체질을 벗는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만일 국민회의의 이번 경선이 요식행위에 그친다면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김대중씨에 대한 권위 손상을 이유로 주류측이 경선 열기를 죽이려 들어서도 안되겠지만 승산이 없다는 이유로 비주류측이 들러리를 서는 것으로 자족해서도 안될 것이다.서로 최선을 다해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는 바요,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다. 국민회의의 경선은 대선을 앞둔 여야당 가운데 처음 치르는 경선이라는 점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무엇보다도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과정과 합리적 결과를 내놓아 국민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우리는 자민련에도 이런 경선바람이 불어 야권 전체에 새 활기가 일기를 바란다.
  • 이 대표 “동요 일시적” 수습 자신감

    ◎주내 초·재선의원·상임고문 만나 단합 호소/청문회 끝나면 곧바로 경선국면 전환 복안 「한보리스트」를 둘러싼 정치권의 기류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 12일 이회창 대표위원의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신한국당내 대립양상이 소강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이다.그러나 야권은 검찰수사의 조기 종결 움직임에 반발하며 이대표에 대한 집중포화로 전선의 확산을 꾀하고 있다.지난 12일 당내 4·5선급 중진의원 10여명과 회동한 직후 김영삼 대통령을 면담한 이대표는 14일 당내 3선급 의원 15명과 조찬 모임을 갖고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의 진화에 열을 올렸다. 이대표는 정치인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말 이전에 초·재선의원,당 상임고문과도 만나 당내 일각에서 재기된 「음모론」에 쐐기를 박고 단합을 호소할 작정이다.이어 이대표는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민생정책에 당력을 모은뒤 다음달 청문회정국이 끝나는대로 경선국면으로 전환,위기돌파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대표의 시국수습 시나리오는 민주계의 동요가 일시적인 현상일뿐 향후 정국에서 그다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에 깔고 있다.특히 이대표는 김수한 국회의장과 김명윤 상임고문,김덕룡 서석재 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한보정국으로 야기된 오해와 격앙된 감정을 풀어나갈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민주계는 이날 민정계 중진인 김윤환 고문이 검찰에 소환되자 『수사를 지켜보자』며 정치적 음모설을 한가닥 접어두면서도 세과시를 위해 조만간 여의도에 공동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여전히 불씨를 품고 있다. 야권도 이대표와 여권 핵심에 대한 견제와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특히 이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정치권 수사의 조기 종결을 건의한 사실이 밝혀지자 『검찰수사에 대한 명백한 정치외압』이라며 공세 수위를 드높였다.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정치인 수사가 김현철 살리기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을 엄중 경고한다』면서 『이대표는 검찰 수사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 검찰/여론 부담… 정치인 수사 속앓이

    ◎당사자들 강력 반발… 뇌물성여부 캐기 어려울듯/수뇌부선 현철씨 문제와 연계 사법처리 움직임 정치인 33명을 공개 수사하겠다고 천명한 검찰이 「칼질」을 하기 전부터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겉보기에는 비리 정치인들을 무더기로 옭아 매 검찰 조직의 성가를 높일수 있는 호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그리 편치 못하다. 무엇보다 수사 결과 어느 정도의 「작품」이 나올지가 고민이다.현재로서는 정태수 총회장과 정치인 사이에 오간 돈이 뇌물임을 밝혀내라는 여론에 부응할만한 수사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확실한 물증이 없는데다 정총회장 등 한보 관계자들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치인들이 선거자금이나 정치자금으로 받았다거나 아예 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뇌물성 여부를 캐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자칫 정치인들에게 해명의 자리를 마련해 면죄부를 주었다는 등 「들러리」를 섰다는 비난을 받을수도 있다. 일부 정치인들의혐의사실을 밝혀내 형사 처벌할 수 있더라도 사법처리의 규모와 강도 등 수위를 결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연루 정치인들 가운데 대권 예비주자 등 여·야 중진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수사결과에 따라 정치권의 대폭발을 불러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사법처리되는 의원은 형평의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검찰 수뇌부에서는 정치인들의 사법처리 규모 및 강도를 김현철씨 처리문제와 연계해 결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주목된다.검찰의 고위관계자는 『정치인 수사 결과 여하에 따라 현철씨를 둘러 싼 여론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아직도 곱지만은 않다는 것도 부담이다.『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로 수사하겠다』는 공언에도 불구하고,검찰이 자율적인 수사 의지보다는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수사에 나섰다는 비난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특히 연루 정치인들이 33명이라는 검찰 발표 이후에도 일부 보도나 풍문을 통해 50∼60명 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검찰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 문학과 지성사의 문고 「소설속의 철학」

    ◎국내외 명작 48편속의 철학적 의미/「무녀도」·「떠도는 말들」 등의 내면의미 탐구/불가분의 양자간 「사이좋은 대화」를 시도 가까운듯 하면서도 뜻밖에 서먹서먹한 것이 문학과 철학의 관계.어찌보면 인문학의 종형제같지만 철학은 차가운 회색두뇌뿐이라거나 턱없이 혈기 방장한게 문학이라며 서로 헐뜯기도 한다. 문학과지성사의 「문지 스펙트럼」문고로 나온 「소설속의 철학」은 멀고도 가까운 문학과 철학의 만남을 주선하는 책이다.지은이는 전주한일대와 부산대 철학교수인 김영민(38)·이광주씨(44).이들은 고전부터 현대까지 국내외 명작소설 48편에 깃든 철학적 의미를 읽어내면서 문학과 철학이 밉든 곱든 한 밧줄에 얽힌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재확인시켜 준다. 철학자들이 썼지만 철학의 낯 세우기나 이론풀이를 위해 문학을 들러리 삼는 것은 이 책의 목적이 아니다. 본격 비평이나 문학사적 순위매김을 일삼지도 않는다.지은이들은 스스로를 「작가와 더불어 글쓰는 자들,그 손가락들」이라고 규정하며 철학과 문학의 사이좋은 대화를시도한다.소설속에 묻혀있는 철학의 씨앗을 싹틔워 주거나 철학적 사유의 낭떠러지에서 소설의 날개를 빌리는 등 다리를 놓는 것이다. 김동리의 「무녀도」에는 잘 알려진 주요인물 세명이 등장한다.신들린 무당 모화와 예수교도가 된 아들 욱이,벙어리 귀머거리인 배다른 딸 낭이가 그들.소설을 읽던 철학자는 「이들중 누가 철학자일까」라는 물음으로 자연스레 이끌린다.피타고라스는 올림픽 축제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쟁취하려고 뛰는 사람,축제마당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모든 것을 묵묵히 지켜보는 사람 세종류가 있는데 이중 마지막 사람이 철학자』라고 했다.지은이는 영혼구원의 목표를 추구한 욱이,인생을 한판 푸닥거리굿으로 살아간 모화,모든 것을 그림으로 남긴 낭이를 피타고라스의 세모델에 차례로 대응시킨다.전말을 관조하고 증언하는 이가 철학자라면 낭이가 이에 가장 가깝다는 것. 전화선 너머의 실체없는 말들에 시달리는 한 자서전 대필자를 그린 이청준의 「떠도는 말들」은 언어와 의미,이름과 실체가 서로를 떠나 유령처럼 겉돌게 된현대를 꼬집고 있다.지은이는 데리다의 어려운 개념인 「차연」이 이름이 또다른 이름을 지시할뿐 영원히 실질에 가닿지 못하는 이런 상황을 일컫는 것이라며 「양치기소년」들로 가득찬 현대사회를 비판한다. 이밖에 김승옥의 「무진기행」은 사르트르의 실존적 대자와 만나고 최인호의 「타인의 방」엔 마르크스의 소외와 물화가 깔려있으며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푸코의 지식의 권력과 잇닿는다. 「돈키호테」「주홍글씨」부터 엔도 슈사쿠,쿤데라의 「느림」,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등 서양문학까지 꼼꼼히 챙겨 읽은 철학자들의 문학에 대한 애정이 돋보인다.
  • 노동법 여·야 절충 왜 틀어졌나

    ◎정리해고요건 등 세부쟁점에 “좌초”/협상결과 책임질 지도부없어 눈치보기/3당총무,시행령없는 노동법 유보요청 노동관계법 개정을 위한 여야간 절충이 결렬됐다.28일 새벽까지만 해도 합의안 도출이 낙관적이었다.쟁점사항이던 정리해고제,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무노동 무임금 원칙 등에도 대체적인 합의를 봤었다. 그런데 하오들어 갑자기 틀어졌다.형식적인 이유는 세부조항의 조문화작업 때문이었다.예컨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의 경우,5년 유예하고 노조기금 조성에 합의했으나 누가 기금을 조성하고 면세혜택을 주는냐 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정리해고제도 2년 유예한다는 골격은 만들어졌으나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인수합병 등을 포함할 지는 놓고 논란을 벌였다. 그래서 여야 국회의장과 정책위의장,총무단 등이 만나 정치적 절충을 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그러자 국민회의 이해찬 정책위의장이 이긍규 환경노동위원장에게 『실익이 없으므로 1주일 연기하자』고 요청했고 이위원장도 현실적으로 28일 본회의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결렬을 선언했다.환경노동위 신한국당 간사인 이강희 의원도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느냐』며 수긍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여야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인 듯싶다.국회의장이나 정책위의장들도 정치적 절충을 거부했다.이긍규 위원장은 결렬을 선언하면서 『노동관계법을 관철시키려는 주체는 있으나 이를 받아들일 주체는 없다』고 했다. 환경노동위 신한국당 김문수·권철현 의원 등도 지도부가 최종 결론을 짓지 못하자 『우리가 무슨 들러리냐』고 불만을 토로했다.야당측은 『신한국당 당직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결정권도 없는데 무슨 논의를 하느냐』고 했다.재계나 노동계로부터 강력한 불만을 사고 있는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선뜻 받아들일 여야 책임자가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1일부터는 지난 연말 처리된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그러나 신한국당 서청원·국민회의 박상천 총무 등은 『시행령이 마련안됐기에 노동관계법 개정안 유보되고 따라서 법의 공백상태는 있을수 없을 것으로 안다』며 오는 8일까지 단일안을 만들기로 합의했다.서청원 총무는정부에 법시행 유보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에 앞서 이해찬 정책위의장과 진념 노동부장관은 이날 새벽 3시부터 6시 30분까지 단독회동을 갖고 노동관계법 조정을 시도했다.여기에서 정리해고제는 노개위 공익안대로 허용하되 시행은 2년 유예하고 「무노동 무임금」은 선언적 의미로 문구를 완화하는 잠정 합의안이 나왔었다.따라서 지금까지의 논의사항은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됐으나 개정의 기본틀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 자민련 대여대응 “혼선”/당무회의서 “대화”·“투쟁” 갑론을박

    자민련은 22일 당무회의에서 여당과의 대화와 투쟁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김종필 총재도 『대화에 응하라』고 했다가 국민회의의 강경방침을 전해듣고 『대화도 투쟁의 수단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등 다소 혼선을 빚었다. 정상천 부총재는 『여당의 들러리로서 대화의 장에 나가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으며 이인구 의원은 『임진왜란 직전 일본에 다녀온 통신사들의 얘기가 달랐던 것처럼 두총재의 말이 다르지만 우리 총재가 정확히 본 것 같다』며 강화된 투쟁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철언 부총재는 『이제 국민은 극한 대결보다 대화와 타협을 원하고 있다』며 『총무회담 등의 대화에 응하면서 투쟁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대화론을 폈다. 그러자 오용운 전 의원은 『대화를 하게 되면 「무효화」라는 투쟁목표부터 바꿔야 한다』고 반발했으며 이원범 의원은 『날치기가 적법하다고 하는 신한국당과 어떻게 대화가 가능하느냐』고 일관된 대여투쟁을 강조했다. 정석모 부총재는 『무효화도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이므로 당장 총무회담을열어야 한다』고 했으며 이긍규 의원은 『대화로 하되 무효화를 위한 의제를 찾아야 한다』고 절충안을 제시했다.이정무 총무는 『절차상 하자를 포함한 논의라면 대화를 거부할 필요가 없다』고 대화쪽에 무게를 실었다.
  • 신한국 「위천공단」 간담회 취소

    ◎PK의원들 “들러리 서란 말이냐” 볼멘소리 「위천공단」이 갈길바쁜 신한국당의 발목에 또다시 「족쇄」를 채웠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지역 주민간의 「생존권」싸움으로 비화된 위천공단 문제에 대해 당정의 최종방침이 「낙동강 수질개선을 전제로 한 연내 공단지정」쪽으로 기울자 당내 PK지역 의원들의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급기야 23일 이홍구대표위원 주재로 60명에 가까운 당소속 TK·PK지역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조찬 간담회가 돌연 취소되는 등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자 지도부는 곤혹스런 표정이다. 당초 이날 간담회는 조만간 당정협의를 거쳐 연내에 「위천국가공단 조성 및 낙동강 수질개선 종합계획」(가칭)을 발표하기에 앞서 절차상 「당론수렴」이라는 모양새를 갖추려는 차원이었다.그러나 PK지역 일부 의원이 「TK끌어안기」에 「가중치」를 둔 당정안에 반발,『들러리나 서란 말이냐』며 불참의사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심상찮은 분위기를 느낀 지도부는 임시국회가 여당단독으로 소집되는 날 괜스레 불협화음을 연출해 전력을 소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서둘러 간담회를 취소했다는 후문이다.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으로 그렇잖아도 부담스런 신한국당의 연말 「봇짐」이 더욱 무거워진 셈이다.
  • 민주당의 국익공조(사설)

    민주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비준안의 반대당론을 바꾸어 찬성키로 했다.야당이 국익이 걸린 안건을 당리를 위한 볼모로 삼는 행태를 스스로 지양하고 여당과의 정책적 공조를 선택한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우리정치에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민주당의 용기있는 결단을 우리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민주당이 과거같으면 들러리라는 뒷말을 들었을 여당과의 정책공조를 결정한 것은 문민시대로의 변화이외에도 OECD 가입이 국익과 시대흐름에 비추어 당연한 것이라는 명분때문일 것이다. 그런점에서 한국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OECD 가입협상결과를 지지해줄 것을 OECD 회원국외교사절을 대표해서 요청한다는 주한 영국대사의 발언을 주목하면서 우리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나라체면을 생각해 대승적자세로 OECD 가입안처리에 협조해주기를 거듭 당부한다. 민주당의 비준안지지결정이 12석의 의석으로 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한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라 하더라도 소모적인 정쟁을 지양하고 국익을 위한 정책대결을 벌이는 새로운 정치의 첫걸음으로받아들이는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정당간 정책공조는 국리민복의 정책정치라는 당위나 21세기 무한경쟁시대의 대비라는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안된다.정치적 공조는 권위주의정권과의 투쟁으로 효용이 끝났다.보스들의 대권을 위한 정치공조는 소모적 정쟁과 국론분열만 가져올 뿐이다.대통령제와 내각제,대북노선의 색깔 등 이념과 노선의 차이가 대조적인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공조가 당리와 정치적이해의 확대에 골몰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야당은 오히려 사안별 정책적 공조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그중에서도 자민련이 정치공조에서 벗어나 그런 촉매적 행보에 나선다면 정치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다.정당이 소속의원들에게 당론의 강요보다 독자적투표를 허용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검토해야할 때다.
  • 파키스탄 탁실라:하(세계 문화유산 순례:11)

    ◎거대한 수투파엔 혜초의 숨결이… 그 넓은 고원지대 탁실라의 옛 이름은 탁사실라(Taksasila)다.탁사는 석기를 만들 때 쓰는 돌이고,실라는 도시를 의미했다.굳이 의역하면 「돌의 도시」라고나 할까.탁사실라라는 고유명사는 1918년에 발굴한 은판,새김글씨(명문)에서 확인되었다.은판에는 다르마르지카(Dharmarjika)라는 새김글씨도 함께 나와 탁실라 근본을 밝히는데 도움을 주었다. 탁실라의 유명한 수투파(불탑)유적 가운데 하나인 다르마르지카는 은판 새김글씨에 나오는 고유명사 그대로다.은판은 오늘날 다르마지카로 부르는 수투파 유적에서 실제 출토되었다.유적은 탁실라박물관 동쪽 냇물 건너에 있다.수투파 다르마르지카는 아주 거대했다.두 층의 원형돌기단위에 쌓아올린 수투파는 우리나라 경주 천마총만큼 크고 높아서 야산처럼 보였다. 그 수투파 가장자리 공간을 좀 비워두고 자리잡았던 예불당들이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수투파 원둘레 바깥을 따라 빙 돌아간 예불당 건물터들은 정연했다.그 잔영에 불과한 것이었지만,수투파 뒤뜰에는 승려들이 살았던 돌담벽 승방들이 벌집마냥 들어앉았다.촘촘한 승방들을 몇차례나 손가락을 펴고접어 헤아리다 그만두었다.그까짓 폐허를 헤아려 무엇하랴.불교가 융성했던 시절,독경소리가 요란했을 다르마르지카에는 정적이 흘렀다. 다르마르지카는 마우리아왕조의 아쇼카왕시대 유적으로 보고 있다.그의 치세기(BC 269∼232년)에 부처의 사리를 봉안한 수투파 1만8천기를 쌓았다고 한다.물론 전설적 기록이기는 하나,다르마르지카에서 아쇼카왕의 불심을 보았다.다르마르지카를 문자대로 해석하면 「왕의 사원」이다.과연 왕의 사원다운 다르마르지카는 탁실라의 또다른 수투파유적 쿠나라스 등과 더불어 그 위용을 자랑했다. 탁실라고원의 불교역사는 퍽 오래되었다.이는 자울리안산 높은 언덕에서 오랜 세월을 버티어온 사원유적 자울리안(Jaulian)역사를 들추어 보면 알 수 있다.간다라지방을 먼저 정복한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렉산더가 그토록 깊고넓은 인더스강을 기어이 건너 자울리안을 공략하지 않았던가.서력기원이 아직 멀기만 했던 BC 325년쯤의 일이다.아쇼카왕 이전에 벌써 불교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올리브나무가 무성한 계곡을 따라 한참을 올라갔다.그러고 나서 만난 돌계단을 다시 올라 자울리안에 다달았다.절집 승가람마가 분명한데,여기 사람들은 자울리안대학이라 부르면서 인도 나란다에 비유했다.불교교리나 경전은 물론 다른 여러 학문을 가르친 교육기관이 자울리안이라는 것이다.그래서 정복자 알렉산더는 점성술,수학,의학 따위의 학문적 지식과 심지어는 병법까지 자울리안에서 빼내갔다. 자울리안은 돌을 쌓아 만든 석조건축물 가람이다.가람 자리가 산등성이라서 그런지,앞뜰은 옹색했다.몇 걸음을 걸어서 뜰을 비켜서자 수투파를 봉안한 불당이 나왔다.메인 수투파를 중심으로 키 작은 수투파들이 옹기종기 들러리를 섰다.진흙반죽에다 작은 불상들이 들어갈 감을 조각하여 말린 뒤 대개 세층으로 쌓아올린 수투파는 걸작의 예술품들이었다. 불당에서 승방을 향한 골목 한쪽으로 작은 방들이 따라 붙었다.석굴이 연상되는 방에 불상이 띄엄띄엄 좌정했다.홀로 앉은 이들 불상은 단독불상이 출현한 1세기말 이후 작품일 것이다.그러나 온전한 불상이 거의 없다.어떤 테라코타 불상 하나는 머리가 달아났는데,배꼽이 뚫려있다.성치 않은 손가락을 집어넣으면 깨끗이 낫는다는 속설때문에 배꼽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비록 목이 달아난 부처일지라도 이타행만큼은 실천하는 모양이다. 「왕오천축국전」을 쓴 신라의 승려 혜초(AD704∼787년)도 그 옛날 자울리안을 다녀갔다.이 책에 기록한 탁사국은 탁사실라일 것이다.그는 책에 쓰기를,「탁사국에 가면 절도 많고,승려도 많다」고 했다.구도여행에 지쳤던 혜초가 하룻밤 발을 뻗고 누웠을 승방도 자울리안 어디인가에 있을 것이다. 해거름에 탁실라박물관 근처 레스트하우스로 돌아왔다.저녁식사 카레라이스에 앞서 요구르트와 쌀가루를 섞어만든 죽 키르가 식탁에 올랐다.고타마 싯달다가 고행에서 나오자,한 처녀가 그에게 바쳤다는 유미죽이 연상되었다.「대장엄경」에 나오는 이 이야기를 릴리프로 표현한 탁실라 출토품 불전도가 탁실라박물관에 있다. ◎여행 가이드/이슬라마바드서 약 40㎞/승용차 하루 전세 한화 3만원 고대유적이 광범위한 지역에 널린 탁실라는 파키스탄 라발핀디현에 속한다.수도 이슬라마바드로부터 40㎞,현소재지 라발핀디에서는 35㎞가 떨어져 있다. 고대의 불교유적과 도시유적 말고도 국립탁실라박물관이 있기 때문에 하루일정으로 돌아보기가 어렵다.그래서 탁실라에서 숙박을 하든가,아니면 이슬라마바드를 거점으로 유적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탁실라박물관 바로 앞에 레스트 하우스가 있으나 소규모다. 이런 현지사정을 고려해서 이슬라마바드에 묵는 사람이 많다.이슬라마바드에서 탁실라를 왕복하는데 드는 승용차대절비는 기름값을 포함,하루 40달러(한화 3만원정도).이슬라마바드에는 국제체인의 관광호텔과 국영호텔 등 숙박시설이 많다.문의는 인더스 가이드(전화 92­42­872975).
  • 돌 열세만회 마지막 기회/클린턴­돌 내일 TV토론

    ◎돌,클린턴 대북한정책 실패에 초점/이라크 등 외교실정 집중 공격 예상 미 대통령선거전의 종반 진입을 알리는 제1차 TV토론회가 6일 하오 9시(한국시간 7일 상오 10시) 민주당의 클린턴 미 대통령과 공화당의 보브 돌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동부지역 코네티컷주의 핫포드에서 열린다.투표일(11월5일)을 꼭 30일 남기고 일요일밤에 TV 생중계로 열리는 이 토론회는 1억명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줄곧 일방적 우세를 지켜왔다.8월 중순 공화당 전당대회를 전후해 잠깐 돌 후보에게 2∼7% 차로 추격당했을 뿐 이후 25%에서 13%에 이르는 두자리수 리드가 변함없이 유지됐다.53%대 36%가 4일의 CNN조사 수치. 돌 후보에겐 토론회가 열세만회의 거의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다.특히 이제까지 유세전에서 크게 부각되지 못했던 외교정책 문제를 토론회를 통해 이슈화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미 유권자들은 교육이나 범죄문제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여기며 세금삭감,균형예산 등 경제부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조사됐다.외교분야는 그동안 클린턴 대통령의 인기 수치를 높이는 덤이나 들러리 정도로 취급되는데 그쳤다.그러나 지난달의 이라크공격을 계기로 외교정책이 서서히 쟁점사항으로 부상했다. 돌 후보는 3일 토론회 전 마지막 유세를 몽땅 클린턴 대통령의 「외교 실정」 공격으로 할애했다.클린턴의 외교적 승리,성과는 TV화면용에 불과할 뿐 실제론 실패 투성이란 것이다.돌이 꼽는 클린턴의 외교실패작 중엔 「당연히」 북한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3일 유세전에서 돌의 비난 수위는 공화당 정강과 마찬가지로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맺은 94년 제네바 기본합의의 무효화 선언까진 이르지 않았다.미국인 세금으로 중유,원자로건설 재정지원이란 「뇌물」을 바쳐 불확실한 북한의 핵동결 약속을 얻어냈다는 것이다.유세전 추이로 보아 토론회에서 이와 비슷한 논전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나아가 최근의 긴박한 한반도 상황을 주시하면 제네바 기본합의 자체를 문제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 김상현 국민회의의장에 이철승씨,따끔한 한마디/「흙사랑」오찬모임서

    ◎“후농은 DJ와 짠것 아니다”/차라리 대선후보 생각말라” 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의장의 행보는 전방위다.여야는 물론 정치권 안팎을 가리지 않고,나라 바깥도 주저하지 않는다.모두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총재와 일전을 불사하기 위해 지지폭을 넓히는 차원이다. 그는 지난 10일 서울 신문로 설렁탕집에서 「흙사랑」회원 10여명과 점심을 함께 했다.80년대 민주화투쟁 시절 이 부근 「흙다방」을 「아지트」로 하던 옛 동지들이 만든 모임이다.이 자리에는 야권 원로인 소석 이철승씨도 합류했다. 김의장은 느닷없이 소석에게 따끔한 훈수를 듣게 됐다.한 참석자가 전한 대화 내용이다.『후농(김의장의 아호)은 리틀DJ(김대중 총재)가 아니냐.옛날 비서실장도 하고.생각이 같은 사람이 서로 대권후보로 나선다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자네가 (결국 DJ 밑으로)기어들어가는 게 아니냐.서로 짜고 하는 것 아니냐.그러려면 시작도 하지 말라』 김의장은 펄쩍 뛰었다.그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끝까지 해볼 생각이다.두고 봐달라』고 전의를 불태웠다.김의장은 자신이 절대 DJ의 들러리가 아님을 강조하면서 옛 동지들의 힘도 기대했다.
  • 대학신문 폭력시위 “옹호”/한총련,학보사 장악·조종 의혹

    ◎북 통일논리 여과없이 수용/일반학생에 좌경논리 전파 위험성/본지 최근 대학신문 분석결과 「한총련」의 연세대 점거·시위 사태와 관련,대학신문들이 정부 당국과 언론에 과격 시위의 책임을 떠넘기는 등 반성은 커녕 살상까지 저지른 해당 학생들의 행위를 옹호하기에 급급하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신문들의 편집방향이 한총련에 의해 조종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특히 북한식 통일논리를 여과 없이 수용함으로써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다수의 선량한 학생들을 현혹시켜 자칫 좌경화의 그릇된 이념적 편견을 갖도록 할 위험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서울신문사가 최근 발행된 각 대학의 신문을 분석한 결과 『정부당국과 일부 언론들이 똘똘 뭉쳐 통일을 염원하는 청년학생들의 행위를 매도하고 한총련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특히 『이 번 사태의 책임은 강경진압을 부추긴 정부에 있으며 언론이 들러리를 섰다』고 공격했다. 지방 J대 신문은 『경찰이 연세대 이과대·종합관 건물을 봉쇄하고 음식물 반입을 막는 한편 안전귀가 요청을 묵살한 채 폭력진압을 자행했다』고 경찰에 책임을 돌렸다. 이 신문 사설은 『경찰과 정부가 학생들의 연세대 행사 이후에 「전원 검거」「총기 사용 불사」라는 극히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비상적인 작전을 펼쳤다』며 『과거 군사정권 때도 이번처럼 학생들을 「때려 잡겠다」는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방의 J대 신문은 『정부의 진압앞에 학생들의 방어수단은 화염병과 쇠파이프,돌멩이밖에 없었다』며 폭력시위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서울 S대 신문은 『계속되는 학생운동의 탄압이 절정에 이르고 있고 폭력진압과 권언유착·인권유린이 행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 신문에는 전국 19개대 대학신문 기자 일동 명의로 된 「엄마,왜곡·편파보도 해방구에서 미쳐 날뛰는 보수언론이 안쓰러워요」라는 광고가 실려 이들의 시각을 반영했다. 서울의 또 다른 S대신문은 사설에서 『숨죽이고 관망하기에는 닥쳐올 사태가 너무 급박하다』며 『다시 한번 조직화에 나서 탄압을 막아낼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있다. 서울 K대와 S대 신문도 학생들의 과격한 행위는 접어둔 채 경찰의 진압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그러나 같은 대학생활을 하다가 전경으로 입대,시위 진압과정에서 대학생이 던진 돌에 맞아 숨진 고 김종희 상경의 순직사실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서울의 S여대와 T대는 대학신문이 한총련 관련기사를 너무 일방적으로 두둔하며 다루었다고 판단,배포를 금지시켰다. S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러한 보도 경향에 대해 『대부분의 대학 신문들이 한총련과 관련이 있으며 편집방향도 배후조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선량한 학생들이 오염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사직당국에서는 한총련의 친북활동을 뿌리뽑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대학 내부에서는 대학신문에 보도되는 내용처럼 별다른 변화 없이 한총련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일부 대학신문의 사설은 학생들의 행위를 비판하면서 학생운동의 새 방향을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울 D대학 신문은사설에서 『이제 더 이상 학생운동이 천덕꾸러기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일깨운 뒤 『편협하고 경직된 이념과 독선만이 학생운동의 정체성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닌 만큼,학생대중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국민들의 우호적 관심과 동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향목표와 행동방식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KBS 「열린 음악회」/「국민정서 순화」에 효과 있나

    ◎「21세기 문화광장」 31일 토론회서 논의/일련의 「성공증후군」에 유사프로 범람/일부 출연 로비… 들뜬 분위기 조성도 KBS­1TV의 「열린 음악회」는 국민의 정서순화에 순기능을 하는 프로그램인가,역기능을 하는 프로인가. 「음악을 통해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어려운 작업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영방송 KBS의 위상을 한껏 높인 「열린 음악회」.그러나 최근 제작비 협찬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이 프로그램에,클래식음악을 대중가요의 들러리로 전락시키고 사회를 들뜨는 분위기로 몰고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예술비평가그룹인 「21세기 문화광장」(대표 탁계석)은 오는 31일 하오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국제회의실에서 「방송음악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열린음악회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토론회를 개최한다. 탁계석 대표는 미리 내놓은 발제문에서 『대중·상업 취향의 「열린음악회」가 성공하면서 일련의 증후군이 생겨났다』면서 이벤트성 음악회와 MBC 「청소년 음악회」와 같은 유사 프로그램의 범람,클래식음악가들의 연주기회 불균형 등을 예로 들었다. 탁씨는 『운동장에서 손뼉을 치며 즐기는 스트레스 해소식의 「열린 음악회」는 방송매체의 위력에 힙입어 대중들의 정서를 들뜨는 쪽으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또 『이 음악회에 출연하기 위해 일부 음악가들이 로비를 하는 현상도 빚어진다』고 폭로하면서 『이 와중에 기업들의 클래식음악 지원은 더욱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태 한국방송비평회 총무이사는 『일반 시청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던 「일요초대석」,「토요예술무대」,「국악춘추」등 클래식프로그램들이 모두 없어지고 요즘 방송에는 대중가요 중심의 대형쇼 프로그램들만 번성한다』고 했다.사색적이고 감상적인 음악을 즐길 기회는 애초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제갈 삼 한국음악교육협회 부산지부장은 『일본 NHK방송은 클래식대 대중 음악의 비율이 17대14이지만 KBS는 1대7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방송은 이제 「신나고 흥겹고 시원한 자극만을 주는 음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 음악회」 김경식PD는 『불특정 다수 대상의 「열린 음악회」는여러 계층을 수용하는데 그 뜻이 있고 클래식음악가들이 가수들과 섞여 노래한다고 해서 품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PD는 또 『요즘의 클래식음악회는 강사·교수를 지향하는 일부 음악가들의 개인용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열린 음악회」 레퍼토리는 가족구성원들 모두가 알만한 노래와 음악으로 채워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국민회의­자민련/안기부 방문 명암

    ◎DJ­대북문제 토론 등 대단한 의욕 보여/JP­“들러리 싫다” 불참… 당직자들만 보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8일 상·하오에 각각 내곡동 안기부 청사를 방문했다.북한의 최근동향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권령해 안기부장 주재로 만찬도 겯들여졌다. 그러나 김대중(DJ)·김종필(JP)두총재의 안기부 방문은 당이미지 만큼이나 차이가 났다.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방문을 돌연 취소,김복동 수석부총재 등 당직자들을 보냈다.반면 김대중 총재는 대북문제를 놓고 안기부 관계자들과 토론을 벌이는 등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 이런 두총재의 입장차이는 대선전략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DJ는 역대 대선때마다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색깔론 시비」로 일격을 당했다고 생각한다.DJ의 이번 방문은 88올림픽 직전 이후 8년만이다.자신에 덧칠해진 「색깔론」을 최대한 희석시키려는 계산이 깔려있음직하다.여기에 안기부 간부들과의 토론을 활용,자신의 전공과목인 「통일」문제에 대해 탁월한 식견을 발휘함으로써 「통일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보여준다는 복안도 깔려있는 듯 싶다. JP는 방문부터 DJ가 성사시킨 후 자신을 끼어넣은 「구색맞추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따라서 안기부를 잘알고있기 때문이라는 취소이유 설명과 달리 이미지 개선을 노리는 DJ의 「들러리」 역할은 피하겠다는 것이 JP의 생각인것 같다.
  • 올림픽 종목선택 신중히 하자(해외사설)

    올림픽 시작 1백주년을 기념한 이번 애틀랜타올림픽은 역대 대회중 가장 많은 종목과 메달수를 기록했으며 가장 많은 나라가 참가한 대회로 추켜세우고 있으나 선수의 기록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문제는 종목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늘어나 올림픽정신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있다.또 개별적인 경기성과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결론부터 말하면 앞으로의 올림픽은 종목선택에 보다 신중한 선별이 있어야 할 것이다.쉬운 예로 올해 추가된 비치발리볼과 산악자전거등을 보자.주말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는지는 몰라도 이 종목들이 육체성과의 절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이스베스티야지는 올림픽게임들이 미국중심적이고 세계 여느 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종목이 많으며,심지어는 캘리포니아 주민도 들어보지 못한 종목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또 올림픽경기에 있어 그 서열이 의심스러운 스포츠도 있다.야구와 농구·축구 등이 그것이다.이들 종목에게는 올림픽이상으로 중요한 다양한 대회가 있다.올림픽에 있어서 이러한 경기들은 들러리에지나지 않는다. 또 팀별로 겨루는 경기는 다소 본래취지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필드하키·야구·핸드볼·수중폴로 경기등은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극적 효과와 강렬함에 있어 1대1로 겨루는 경기,즉 필드·트랙경기·수영·다이빙·체조·역도·레슬링경기에 비견될 수 없다.전통적으로 훌륭한 스포츠를 제외하고 종목수를 줄인다면 올림픽 경기종목 축소지향자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일단 4년에 한번씩 양궁이나 펜싱을 TV에서 보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만 간추려내는 좋은 제안이 있다.이동할 때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이를테면 요트경기나 사이클등은 다른 범주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좋을 것이다.공을 사용하는 것도 재고되어야 한다.고대 그리스식 정신을 되살릴 수 없다면 올림픽은 할 필요도 없다.
  • “2심서 승부” 장기적 전략/변호인 2번째 사임계 제출 배경

    ◎피고인들에 불리한 증인 신문은 일단 피해/재판 공정성에 흠집내려는 정치적 계산도 12·12 및 5·18사건의 변호인 6명이 29일 25차 공판에서 또 다시 전격 사임했다.황영시 피고인 등의 변호인들이 사임함으로써 막바지까지 파행으로 거듭 얼룩졌다. 지난 8일 전두환·노태우 피고인의 이양우 변호사 등 8명이 사퇴한 데 이어 두번째다. 변호인단의 사임은 앞으로의 재판을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변호인단은 사퇴 이유를 일단 재판부에 떠넘겼다.정영일 변호사 등은 『재판부가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들은 채택도 하지 않고,채택한 증인들도 신문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더욱이 최규하 전대통령을 비롯,기왕에 채택한 44명의 증인들을 모두 취소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전·노피고인 변호인단의 사퇴이유와 상통한다.그들은 『주 2회 공판이 이뤄지지 않아 변론권 보장이 어렵고 재판부가 유죄의 예단을 갖고 형식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며 사퇴했었다. 그러나 변호인의사임에는 보다 현실적인 압박감이 크게 작용했다.사실관계가 이미 충분히 드러난 만큼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증인들의 신문을 피해가겠다는 뜻이 숨어있다. 법조 주변에선 변호인들이 더 이상 얻을 게 없어 「사석처리한 것과 다름없다」며 대수롭지 않게 본다. 정치적 이유도 있다.재판이 정치적인 목적과 필요에 따라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공정성에 흠집을 내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25차례의 공판 과정에서 변호인단의 불참과 퇴정,사퇴 파동이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증인신문에서 이뤄졌다는 대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장기적인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전·노피고인의 변호인단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1심을 포기하고 2심에 전력 투구하기 위해 사퇴한다』고 덧붙였다.어차피 1심에서는 중형을 피할수 없는 만큼 여론이 가라앉은 뒤 2심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이다.정치적 타협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의중이 깔려있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의 인권보장을 외치면서도 8월5일의 결심공판에서 최후변론을 포기하는 자기모순을 드러냈다.역사적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협조하기보다는 정치적 공세와 재판부 발목잡기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재판부 역시 변호인들의 사퇴로 또 다시 상처를 입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오는 8월5일의 검찰 구형과 19일의 재판부 1심 선고도 변호단의 대거 불참으로 다소 김이 빠지게 됐다.재판 진행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를 부담으로 떠안게 됐다.〈박선화 기자〉
  • 최저 투표율(외언내언)

    19일 실시된 전주시장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역대 선거사상 가장 낮은 17.7%를 기록했다는건 다소 충격적이다.어느 나라건 지방선거의 투표율,특히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낮게 마련이지만 이번 경우는 좀 심한것 같다.당선자인 국민회의소속 양상렬 후보는 4만4천79표를 얻어 66.1%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이처럼 낮은 투표로 인해 결국 총유권자(37만6천5백88명)의 11.7% 지지 밖에 얻지못한 시장이 되어 앞으로 시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번 전주시장 보선투표율은 지금까지의 최저치인 65년 11월 서울 10지구(서대문구 일부지역) 제6대 국회의원 보선의 20.8%를 31년만에 경신한 것.지난해 6·27 지방선거 당시 전주시장 선거의 68.2%,금년 4·11총선의 61.9%에 비하면 무려 50.5%,44.2%포인트가 각각 낮아졌다. 이웃나라 일본의 보선투표율이 평균 17∼35%에 머무르고 있다는걸 생각하면 그렇게 놀랄 일은 못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이번의 투표율 10%대 급락은 아무래도 국민의 정치불신에서 비롯된 무관심의 반영인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번 보선의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국민회의측은 『날씨가 30도를 넘고,그것도 평일에 누가 투표를 하러 나가겠느냐』고 말한다.또한 『이번 선거를 하나마나한 선거로 몰고간 신한국당의 무공천이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한다.그러나 같은날 같은 전주지역인 덕진구 조촌동 시의회 보궐선거 투표율이 39.9%에 달한걸 보면 이러한 국민회의측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여당이 공천자를 내지 않아 투표율이 떨어졌다는 주장은 그럴싸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들러리가 없어 하객이 적었다는 이야기 밖에 안된다.전주보선을 하나마나한 싸움으로 만든건 엄밀히 말해 지역주의다.투표율 저조의 원인은 승자가 누구인지를 뻔히 내다보이게 한 지역주의에 있었던 것이지 여당의 무공천을 탓할게 아니다.전주보선 투표율은 우리 정치가 타기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또 한차례 보여주었다.〈김호준 논설위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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