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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6’ 이시대의 만능코드인가 / 서울대 한상진교수 ‘386세대, 그 빛과 그늘’ 출간

    어른들은 코끼리를 잡아먹은 보아 구렁이를 모자로 보았지만,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때묻지 않은 마음을 지니고 있었기에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맑은 눈의 ‘어린 왕자’.암울했던 80년대,가파른 역사의 현장을 헤쳐온 대학생이라면 일단 그런 말을 들을 만하다.오로지 대학,아니 ‘일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유보한 삶을 살아온 그들인 만큼 그 생각의 울타리란 옹색하고 역설적으로 순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60년대생을 우리는 흔히 386세대라고 부른다.386세대란 말은 이미 시대의 유행어가 됐다.참여정부에 들어서는,권력의 이미지와 중첩되는 양상도 보인다.386세대,그들은 누구인가.아쉽게도 그 실체를 규명할 만한 자료나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80년대 ‘시대 리포트' 34편 묶어 때마침 386세대의 어제와 오늘,그 내면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 한 권 나온다.서울대 사회학과 한상진(사진) 교수가 엮은 ‘386세대,그 빛과 그늘’(문학사상사).다음 주중에 출간될 이 책은 386세대의 실체를 바로 보는 데 적잖은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80년대 서울대에서 ‘사회학개론’을 강의하던 한 교수는,수강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리포트를 작성하도록 했다.그렇게 해서 81년부터 9년동안 받은 게 모두 2400여편.20년 이상 이 보고서를 보관해오던 한 교수는 그중 ‘80년대’의 시대적 상황과 ‘청년기’의 내면을 극명하게 드러낸 34편의 글을 가려내 책으로 묶었다.그는 이 글들을 ‘생애사적 보고서’라고 부른다.이 보고서가 물론 386세대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80년대의 민중문화를 통해 386세대가 어떤 가치관을 획득했고 실천했으며,또 사회에 확산시켰는가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책에 실린 글들은 때로는 설익은 의식을 드러내지만,한 시대의 보편적인 고뇌와 사회현상을 증언한다.진정(국제경제학과 82학번) 전인능력계발 이사의 글.“최근 TV가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었다.내 머릿속도 흑백의 시대가 물러가고 컬러의 시대로 바뀌었는가.나는 아직도 고정관념이라는 흑백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의 말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적 의미를갖는다.흑백의 이분법이 아직도 우리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흑색과 백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는 청색도 회색도 녹색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참다운 지식인의 사명이라고 결론짓는다. ●희망과 우려의 동의어 ‘386' 위종욱(정치학과 87학번) 한샘학원 강사는 일그러진 우리의 교육현실을 짚었다.“우리는 초등학교 때 착하고 바르게 살며 서로 돕고 살라고 분명히 배웠다.하지만 이것은 중학교에만 들어가도 마치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처럼 진부해지고 우리는 서로간의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지상목표인 우리 교육현실에 대해 그는 “대입 수험생의 4분의3은 4분의1의 대학 합격자를 위해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들러리를 서는 셈”이라고 지적한다.우리가 남다른 일류지향 교육열로 이만큼 나라 모양을 만들었지만,결국은 그로 인해 오늘의 총체적인 ‘교육파국’을 맞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386세대.그들은 그 이름 하나 때문에 미화되기도 하고 매도당하기도 한다.오늘날 ‘386’이란화두는 무분별하다고 할 만큼 넘쳐난다.사회의 ‘진실’을 보고자 하는 그들의 순수한 열망은 마땅히 귀하게 여겨야 한다.그러나 지나친 의미부여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그것이 자칫 ‘386 결정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386’은 희망과 우려의 동의어다. 김종면기자 jmkim@
  • ‘총선 다수黨에 총리지명권’ / 강재섭·서청원 논쟁

    ‘내년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한 당에 총리 지명권을 주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이 한나라당 당권 주자간에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서청원(사진 오른쪽) 의원은 28일 총선 승리후 총리·조각권 확보 등 국정주도론을 다시 강조했다.그는 대전 대덕구 개편대회에서 “더 이상 노무현 정권의 불안한 국정운영에 모든 것을 맡기기 어려워졌다.”면서 “비판과 견제라는 야당의 영역을 뛰어넘어 국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국정을 챙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재섭 의원은 이날 자료를 내고 “노 대통령과 서 의원의 주장은 책임정치라는 대통령 중심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정체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강 의원측은 “내각에 참여하자는 주장은 노무현 정권에 들러리라도 서서 권력에 동참하겠다는 패배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운기자 jj@
  • NBA / 뉴저지 ‘여유만만’

    “팀 던컨(샌안토니오 스퍼스)도 더크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도 두렵지 않다.” 일찌감치 미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뉴저지 네츠의 제이슨 키드가 27일 “어느 팀이 올라오길 바라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여유만만하게 답했다.지난달 플레이오프가 시작될 때만 해도 뉴저지의 우승을 점치는 이는 거의 없었다.전문가들은 강팀이 즐비한 서부콘퍼런스에서 살아남는 팀이 결국 챔피언 반지를 낄 것으로 예상했다.지난 4년 동안 동부팀은 항상 챔프전의 들러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뉴저지는 플레이오프 내내 상큼한 속전속결로 힘을 비축한 반면 서부의 두 팀은 혼전 속에서 너무 많은 힘을 소진했다. 뉴저지는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밀워키 벅스를 4승2패로 누르고,2회전에서는 보스턴 셀틱스를 4전 전승으로 제압했다.콘퍼런스 결승에서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를 4경기만에 요리했다. 반면 챔프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샌안토니오는 2회전에서 최강 LA 레이커스와 사실상의 결승전을 치렀다.댈러스와의 콘퍼런스 결승에서 3승1패로 앞서 있지만 4경기 모두 혈투였다.뉴저지의 첫 챔프 꿈을 밝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농구 이렇게 하는 거야”/ 가넷·아이버슨등 스타선수들 NBA 플레이오프서 맹활약

    ‘농구는 혼자하는 운동(?)’ 한창 열기를 뿜는 미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를 유심히 보면 품게 되는 의문이다.NBA가 어떤 무대인가.NBA 코트에서 땀 한 방울이라도 흘려보는 것이 농구 선수들의 꿈일 정도다.더구나 플레이오프에 오른 팀의 선수들이라면 이미 ‘농구 달인’이나 다름없다.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기라성 같은 동료 선수들을 들러리로 세우고 원맨쇼를 펼치는 ‘왕별’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정규리그에서 6차례나 트리플 더블을 작성한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은 지난 23일 LA 레이커스전에서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그는 농구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슛을 선보이며 35점을 쏟아부었고,리바운드도 자그마치 20개를 잡아냈다.레이커스의 ‘원투 펀치’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도 가넷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앨런 아이버슨(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은 지난 21일 뉴올리언스 호니츠전에서 무려 55점을 넣었다.역대 플레이오프에서 55점 이상을 넣은 선수는 마이클 조던,릭 배리,찰스 바클리,윌트 체임벌린,엘진 베일러뿐이다.그는 “림이 마치 바다처럼 보였고,거기에 바위를 던지는 느낌이었다.”고 당시의 슛감각을 말했다. 동부콘퍼런스 8번시드 올랜도 매직의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는 톱시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의 1차전에서 43점을 몰아넣으며 파란을 연출했으며,24일 아쉽게 패한 2차전에서도 팀의 77점 가운데 46점을 혼자 넣는 괴력을 보였다. ‘어시스트 왕’ 제이슨 키드(뉴저지 네츠)는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 2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최고의 포인트가드임을 입증했다. ‘독일병정’ 덕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는 지난 20일 팀 득점(96점)의 절반에 가까운 46점을 퍼부었고,보스턴 셀틱스의 폴 피어스도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1차전에서 40점을 쓸어 담는 원맨쇼를 보여줬다.농구가 양팀 5명씩이 출전하는 경기가 맞는지 의심을 갖기에 충분한 요즘 NBA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방사성폐기물·양성자가속기 유치 추진”/ 주민 1080명 서명 청원서 제출 김태빈 장흥군의회 의장

    전남 장흥군의회가 24일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과 양성자가속기 사업의 동시 유치를 전제로 부지 타당성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청원서를 지역주민 1080명의 이름으로 산업자원부에 제출했다.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의 후보지 자치단체가 이 시설이 혐오시설이라며 반대 일색인 주민들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는 상황이어서 청원서 제출이 주목을 끈다.김태빈(58) 장흥군의회 의장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주민들이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청원서를 낸 계기는. -지난 15일 방사성폐기물 관리장과 양성자가속기 사업을 병행해 추진한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의원들 사이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이 사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론화됐다.장흥군은 재정자립도가 10.7%로 전국 기초자치단체(238개) 가운데 꼴찌를 달리고 있다.후보지로 내세운 용산면 상발리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방사성폐기물 관리장 후보지 6곳 가운데 하나로 지정했던 곳이다.지난 22일 이곳 출신 군의원이 청원을 발의해 유치효과 등을 분석했다.군 의원 10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타당성이 있다면. -그동안 용산면 주민들은 방사성폐기물 관리장 유치를 둘러싸고 찬·반으로 엇갈려 갈등을 빚어왔다.부지조사에서 적지라고 나오면 군민 전체 여론을 물어 사업 유치에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만약 적지가 아니라면 이번 기회에 주민갈등을 푸는 기회로 삼겠다. 반대여론도 만만찮을 텐데. -현재는 사업부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요청한 수준이다.양성자가속기 사업은 연간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고 해서 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을 발전시키고 주민들에게 부가가치를 줄 수 있는 일이라고 보고 의회차원에서 추진하게 됐다. 집행부의 의견은. -일단 집행부는 영광군이나 전북도 등 다른 지역의 움직임을 들어 “혹 들러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태도다.하지만 수순을 밟아 주민 여론조사를 하고 이를 통해 지역발전론이 대세가 되면 집행부도 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와 같은 길을 갈 것으로 믿는다. 주민들이 1000여명이나 서명했는데. -후보지인 용산면 상발리 주민 대다수인 150여명을포함해 관산·장흥읍 이장과 주민,일부 번영회·새마을지회 대표 등 모두 1080명이 부지 조사 청원에 찬성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
  • 회계개혁 “무늬만 급진적”

    15일 확정된 정부의 회계제도 개혁방안은 선진국을 능가하는 제도 도입에도 불구하고 각종 예외조항을 통해 빠져나갈 구멍을 열어둠으로써 ‘무늬만 급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정부는 “아무리 좋은 개혁도 기업이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해명한다. ●복수감사 받으면 회계법인 교체의무 면제 회계법인 의무 교체는 초안에 빠졌다가 공청회때 ‘난타’를 당해 확정안에 추가됐다.기업과 회계법인이 서로 짜고 분식회계를 자행 또는 묵인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화벽으로,미국 등 선진국도 아직 도입하지 않은 제도다.학계와 시민단체는 그나마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복수 감사를 받을 경우 등 예외를 인정해준 대목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참여연대 김상조(金尙祚)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회계법인 한 곳을 들러리로 세우거나 회계법인들끼리 서로 암묵적으로 공조할 위험이 있다.”면서 “결국 정부가 회계법인의 로비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김 소장은 “회계법인 교체 예외허용권을 갖고 있는 감사위원들도 집단소송의 대상에 포함시켜 예외조항이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재정경제부 당국자는 “분식회계가 적발되면 공동감사를 한 회계법인들이 민·형사 연대책임을 지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회계법인 컨설팅 병행 사실상 허용 회계법인이 동일기업에 대해 ‘감독(감사)도 하고,일감(컨설팅)도 받는’ 모순된 영업행태를 원천 금지하자는 방안은 끝내 채택되지 못했다.회계법인들이 거세게 반발해서다.결국 ▲재무제표 대리작성 ▲내부감사 기능총괄 ▲사실상의 경영행위 등 감사업무와 상충될 소지가 큰 사안에 대해서만 컨설팅을 금지하도록 했다.초안보다도 크게 후퇴했다.감사기능 수행에 필요한 부수업무 컨설팅만 허용하고 있는 미국과 비교해도 상당히 후한 편이다.정부와 업계는 “외국과 달리 국내 회계법인들은 컨설팅 수입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이를 막게 되면 줄도산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시민단체는 “감사업무를 맡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컨설팅을 할 수 있다.”며 업계의 ‘헐리우드 액션’(과장된 몸짓)’이라고 일축했다.어떤 형태로든 컨설팅을 맡게 되면 피감 기업의 요구에 약해져 부실감사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다. ●회계감독위원회 신설은 재경부 반대로 무산 금융감독위원회는 미국처럼 회계법인을 감리하는 별도기구를 신설하자고 주장했으나 재경부가 반대해 민간조직인 공인회계사회에 맡기기로 했다.재경부측은 “미국 회계감시위원회나 우리나라 공인회계사회나 별반 차이가 없어 옥상옥”이라고 반대이유를 설명하는 반면,금감위측은 “금감위 조직의 비대화에 대한 견제”라고 해석했다.김상조 소장은 “전경련에게 삼성을 감시하라고 맡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공권력이 있는 기구가 (회계법인 감독을)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열린세상] 야만으로의 회귀

    미국의 패권주의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미대륙을 정복한 조상들의 후예답게 그들은 전세계를 초법적인 헤게모니 싸움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이 싸움판에서 인간은 보이지 않는다.초강대국이 필요로 하는 전리품만이 소중할 뿐이다.국제법이니 국제기구니 하는 것들은 강대국의 놀음을 방지할 의지도 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놀음판을 그럴싸하게 포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문명은 아주 노골적으로 야만의 얼굴을 드러낸다.마치 약육강식의 동물사회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그것이 인간의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인 것처럼 야만으로의 회귀를 강요한다. 야만속에서라도 살아남으려면 그 싸움판의 심부름꾼 노릇일망정,아니면 들러리 역할일망정 열심히 떠맡아야 할 판이다. 노무현 정부의 파병 결정은 바로 이에 해당된다.그런데 이 싸움판은 이라크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결코 아니다.우리의 일상 자체가 그 싸움판과 유사한 게임의 틀 속에 갇혀 있다. 야만으로의 회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서구의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한 근대문명의 역사가 예고해온 것이었다.이미 1940년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 대표적 인물인 호르크하이머는 파시즘이 이성의 자기 파괴와 이로 인한 새로운 야만상태를 드러낸 것으로 간파했다.그는 ‘이성의 종언’을 고하면서 도구적 이성을 비판했다.근대문명은 이성을 주로 실용적 도구로 간주하고 효용성만을 중시해온 결과 이성이 비판의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사유를 사유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오늘에 와서 우리의 이성은 보다 더 철저하게 효용성,유용성,계산가능성에 복종하면서 목적달성을 위한 도구,지배의 도구로 기능한다.여기서 질적인 것이나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배제되기 십상이다.개인의 삶과 국가의 경쟁력은 모두 수치로 측정되며 이성의 능력은 바로 그 수치를 달성하는 데에 집중 투자된다. 그 수치가 왜 절대적 목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도 필요도 없다.우리의 사고와 이성은 단지 그 목적을 위한 도구로만 간주되기 때문이다.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경제적·정치적 지배의 독점구조가 심화될수록 도구적 이성을 더 적극 가동시키는 일만이 중요해질 뿐이다. 미국의 부시 정부는 바로 도구적 이성의 절대명령과 그 게임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폭력적 방편으로 전쟁을 불사한 집단이다.이 전쟁은 우발이 아닌 필연으로,불가항력이 아닌 치밀한 기획과 선택의 산물이다.나치즘이 수백만의 유태인들의 목숨을 필요로 했다면,21세기의 아메리카니즘은 수많은 아랍인들을 그 제물로 요구했다. 나치즘을 타도한 승전국으로서 20세기의 강자가 되었던 미국은 이제 초강자로 거듭나기 위해 또 다른 치욕의 역사를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다.설사 미국이 승전을 하더라도,또 이라크 국민이 철권통치를 제거시킨 ‘해방군’으로 미군을 환영한다고 하더라도,이라크 공격의 역사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다. 미국이 이러한 역사에 대한 반성을 하는 대신에 오히려 그 명분을 인정받게 된다면,우리의 역사는 구제불능의 야만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런데 애초에 미국의 횡포에 제동을 걸었던 나라들조차도 이제 와서는 이라크의 전리품을 챙기는 일에 열중한다는 소식이다.보통 사람들은 기름값이 떨어지고 주가가 올라가고 경기가 살아나는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라크 전쟁의 득실을 따지는 것,그것이 우리들의 생존전략에 미치게 될 파급효과를 따지는 것만이 의미 있는 과제처럼 떠오른다. 이라크 전쟁이 끝난들,도구적 이성이 요구하는 그 게임의 규칙은 우리들의 일상을 생존의 전쟁터로 지속시키고 있다.그렇다면 이처럼 인간의 삶이 ‘전쟁터’가 되어버린 까닭은 무엇이며,우리는 과연 이를 불가피한 것처럼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일까? 이 영 자 카톨릭대 교수 사회학
  • ‘글로벌’ 회생 가능할까...해외채권 만기연장 여부가 변수

    SK글로벌이 19일 채권단의 공동관리 결정으로 한가닥 ‘회생’의 희망을 찾게 됐다.하지만 해외채권 관리,채권단간 불협화음 등 난제가 산적해 있어 아직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불만스러운 제2금융권·해외은행 이날 채권단협의회에서는 국내 은행 중심으로 일처리가 되는 데 대해 ‘비(非)주류’측의 불만이 쏟아졌다.앞으로 채권기관간 합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한 투신사 관계자는 “운영위원회가 은행들 위주로 구성돼 (우리와 같은)나머지 채권기관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아랍계 은행 UBAF 관계자는 “분식회계 기업에 대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안건 상정 자체에 반대하기도 했다. ●추가 대형부실 없을까 채권단이 지금까지 확인한 부채는 8조 5000억원.하지만 실사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게 마련인데다 종합상사의 특성상 회계가 불투명하게 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부실규모가 지나치게 커질 경우,채권단은 현재 가닥을 잡은 ‘구조조정촉진법 적용을 통한 기업 정상화’가 아니라 ▲법정관리 ▲청산 등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도록 종용받을 수도 있다. ●해외채권 만기연장 ‘걸림돌’ SK글로벌의 CP(기업어음)를 보유하고 있는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미 채권 회수에 나선 상태다.지난 17일 만기도래한 CP 2600만달러에 대해서는 지급보증을 섰던 국내은행들이 대신 지급했다.하지만 SK글로벌의 미국 현지법인이 발행한 CP 1억 1500만달러 중 3000만달러가 21일 만기도래하는 등 오는 7월7일까지 줄줄이 만기가 예정돼 있다.채권단 관계자는 “SK글로벌의 현지법인이 해외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채무 중 30%가 국내금융기관이 대거 참여한 ‘신디케이트론’이어서 이 부분은 상환이 유예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신디케이트론은 일정비율 이상의 채권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회수를 할 수 없는데 국내 금융기관의 비중이 높다.그러나 북핵 문제 등으로 해외금융기관들이 신용공여한도를 축소할 움직임이어서 해외 채권단의 상환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김유영기자
  • 특별기고/ ‘48체제’ 닫히고 ‘02체제’ 열렸다

    냉전의 빙하 속에 갇혀 있었던 애국 에너지가 청아한 애국가 선창소리,자원입대를 위해 미국에서 달려온 국민대표를 포함한 이색적인 국민대표들과 함께 입장한 제16대 대통령과 함께 폭발하였다.쌀쌀하지만 결코 맵지 않은 봄바람도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을 가득 메워 한반도 자연의 대표단 역할을 당당하게 수행하고 있다.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은 당면한 위기에 대한 긴장감을 압도하는 희망과 비전으로 가득 찼다.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사의 서두를 평화와 번영으로 가는 길과 폭력과 침체로 떨어지는 갈림길에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으로 열었다.당면한 북핵 위기,무한경쟁의 세계로의 개방 압력,안보위기와 경제위기가 겹쳐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장밋빛 미래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냉엄한 현실을 확인하는 출발이 오히려 믿음직스럽다. 갈림길에서의 올바른 선택은 지식과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험하지만 보람 있는 길을 택하려는 에너지가 동반되어야 한다.평화와 번영이라는 길로 나아가기위해서는 국민참여가 절대적인 것이다.참여에는 물론 고통분담이 따른다.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와 더불어 살기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자고 취임사에서 밝히고 있다. 냉전과 남북분단 단정 수립으로 출발한 1948년의 ‘48체제’가 공과 과의 자기 사명을 다한 채 막을 내리고 ‘02체제’가 들어선 것이다.냉전시대는 남을 죽여야 내가 살았고 존엄을 말하기에는 생존이 너무 급했다.애국심은 독점되었고 모든 사람은 한두 명의 주인공을 위한 들러리에 불과하였다.애국 에너지를 감금한 상태에서 제2의 개항,제2의 강화도 흑선이 출몰한 상태나 마찬가지인 글로벌리제이션의 파고를 이길 수는 없었다.남들은 국민국가를 새로운 애국 에너지로 다지고 있었다. 블레어 영국 총리는 쿨 브리타니아를 호소했으며 프랑스는 르몽드라는 신문을 중심으로 문화적 예외를 강조하면서 자본만의 세계화를 막는 지성과 지혜의 방패를 마련하고 있었다.민주화가 무조건의 탈 규제와 시장 만능주의로 오해되고 오랜 민주화투쟁을 통해 탄생한 정권이 부패의 회전문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냉전의 철벽은 요지부동으로 보였다.민주화와 공동체 애국심은 냉소의 대상이 되는 것 같았다. ‘02체제’는 언 땅 밑에서 준비되고 있었다.집에서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민주주의를 위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마른 자리를 버리고 어둡고 험한 길을 택하는 사람들은 줄을 이었다.민주화운동의 긴 장정이 왜곡되고 좌절되고 더 나아가 남들의 냉소거리가 될 때도 우직하게 그 자리를 지킨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우직해서가 아니다.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이 땅을 버리고 이민을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생존만을 위해 인간됨을 포기할 수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현실에 지치고 실망하였지만 그들은 그들이 만든 공간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고 혼자가 아니라는 확인만으로 그들의 감금된 에너지는 폭발하였다.그것은 초여름 붉은악마의 함성으로,한겨울 촛불 시위로,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을 만들기 위한 행진과 토론으로 이어졌다.2002년은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져 제 스스로 ‘02체제’의 꽃봉오리를 피운 것이다.노무현 대통령은 ‘02체제’의 꽃봉오리 중의 하나이다. 우리 앞에 놓인 개혁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일 각오를 해야만 ‘02체제’의 꽃봉오리를 활짝 피워 아름다운 사람 꽃이 피어나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각오와 결의,긴장이 함께한 출발이었다. 이 정 옥 대구 가톨릭대 교수 위클리솔 편집위원장
  • ‘W이론’ 여전히 유효한가/‘세계 첫 제품’ 개발… 가격결정권 가져야

    독자기술 없는 2등은 도태될 뿐 다단계 직렬회로 결재라인 큰 문제 ‘W이론' 여전히 유효한가 한국식 기술개발·상품기획 착수를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우리나라 제품과 기술의 설땅이 좁아진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10여년전 우리사회를 풍미한 ‘W이론’의 주창자,서울대 산업공학과 이면우 교수를 만나 국내 기술개발과 산업의 향방을 진단해봤다.이 교수는 이상일 경제부장과의 대담을 통해 “우리만의 신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창출하고 가격 결정권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고 기업과 오너,CEO들의 분발과 기업구성원들의 자기혁신을 강조했다. ●이 부장 W이론이 발표된 지 11년이 지났는데 사회 각 분야에 얼마나 접목됐다고 보시는지. ●이 교수 10년 전과 달리 기업들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단계까지는 왔지만 진도는 크게 나가지 못했습니다.지난해 6월 월드컵이 W이론의 징표라는 신문 칼럼도 있었는데 여기에 동감합니다.신바람이 났고,비전이 있었고,솔선수범하는 매스컴,국가,국민이 있어서 잘 승화됐습니다.한국인은 사냥개 같은 민족입니다.먹이를 찾기까지는 ‘개판’이지만 일단 먹이를 찾으면 질주합니다.반면 일본은 사역견(犬)같은 나라입니다.시키는 일은 잘하지만 우리와는 다릅니다. ●이 부장 대우전자 하이터치팀에서도 일하셨는데 대우 붕괴로 W이론의 적용 결과도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 아닙니까. ●이 교수 하이터치팀은 미국,일본에 없는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을 만들겠다고 시작한 겁니다.하지만 막상 팀을 맡고 나서 좌절감이 컸습니다.사실 대기업 총수나 사장들과 얘기를 많이 해보면 가장 큰 기술개발의 애로점은 “아이디어는 좋다.그런데 시장 성공사례가 없다.”며 거절당하는 것입니다.‘한번도 판적이 없다.’ ‘가격을 정할 수 없다.’는 이유도 들었습니다. ●이 부장 대우가 망했는데,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시나요. ●이 교수 한마디로 말해 제조업으로 세계시장에서 돈벌 생각이 없었습니다.잭 웰치 등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1등 제품으로만 승부를 걸었습니다.그러나 우리 대기업은 한정된 시장에 금융,제조,보험까지 다 있습니다.제조업은 금융업의 들러리였던 셈입니다.제가 지적했던 ‘화전민 마을의 잡화상’이 바로 이런 겁니다. ●이 부장 대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 교수 1975년부터 기술특허료 등의 지출이 74년에 비해 4배 늘었습니다.70년대 중반에 산업현장에 가보면 똑똑한 엔지니어들이 공정 설계회로를 개선하다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어요.일본기업들은 “당신들이 우리 부품,설비를 쓰는데 맘대로 고치면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한 거죠.그들은 성장기미가 보이면 부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우리를 꼭두각시로 만들었습니다.창의력의 싹을 자른 것입니다.우리 기업들은 순응했고 ‘기술은 사오는 것’이라는 게 경영철학이 됐죠. ●이 부장 지금도 기업들이 기술개발은 뒷전이란 말인가요. ●이 교수 재작년에 삼성그룹 사장단 모임에 초대된 적이 있습니다.그때 고위 경영자에게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아직 삼성은 respect(존경)를 운운할 처지가 아니다.전 세계 반도체·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이 신제품을 만든 뒤 다른 기업이 따라온 사례가 있으면 하나라도 말해달라.골고루 2등이지 않느냐.독자제품도 없다.마쓰시타는 2등이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다.소니는 한정된 분야에서 항상 1등이다.1등만이 존경의 대상이고,2등 중에는 간혹 존경의 대상이 있을 뿐이다.그러니 돈벌이에 재능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존경은 좀 성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장 독자적인 기술개발이 병행되지 않는 2등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얘기인가요. ●이 교수 기업은 2등 입지를 구축했을 때 가장 견제를 받습니다.고스톱 2등 해서 돈 따는 사람 있습니까? 2등까지 갔다가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2등까지는 승승장구하는데 2등이 되는 순간,몇 방 맞으면 하나같이 사라집니다.축구로 말하면 문전까지는 잘 가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역습당해서 지는 겁니다.자전거·봉제·가발·목재 등이 그랬고,앞으로 철강·반도체·전자·자동차도 사라질 산업들입니다.그래서 기술개발이 중요합니다. ●이 부장 기술개발도 경영혁신과 맞물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교수 90년대 중반에 대기업들이 경영혁신을 했는데,시험시간에 커닝을 하다가 이젠정신이 혼미해져 학번·이름까지 베끼는 형국입니다.대기업 중역실 화이트보드에 한때 잭 웰치의 이름이 적혀있지 않은 데가 없을 정도였죠.그래서 내가 자청해서 세미나를 했습니다.“당신들 잭 웰치처럼 경영혁신하려고 하느냐.현재 1등이거나 가까운 장래에 1등 가능성이 없는 것은 없애버리겠다고 했는데,당신들 공중분해되려고 하느냐.그거 반쯤만 해도 견디지 못한다.하필이면 왜 이걸 베끼느냐.잭 웰치는 최선봉에서 머리 흩날리며 가는데 급하면 오너 본인이 나서야 한다.”고 말해줬습니다.정부나 기업의 문제점은 혁신의 대상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부장 요즘 기업 오너나 CEO들도 적극 나서고 있지 않습니까. ●이 교수 아닙니다.총수가 말로만 그렇지 뛰지 않습니다.총수가 직접 나서야 다른 사람도 움직입니다.그렇지 않으면 혁신이 아니고 목표달성에 급급하게 돼있습니다.결재라인이 직렬회로로 돼있는 것도 문젭니다.이게 블랙홀 회로죠.어느 대기업은 결재라인이 26단계나 된다고 하더군요.제가 말한 ‘꽃마을회의’(여러 부서의 담당자가 꽃모양으로 둘러앉아 하는 회의)의 문제점도 이런 겁니다. ●이 부장 최근엔 결재단계가 많이 줄지 않았나요. ●이 교수 단계가 준 건 사실이지만 이젠 ‘결재단계마다 심사숙고,그리고 장고(長考)’로 들어갑니다.입력은 있는데 출력이 없습니다.부서대표들끼리 회의해도 생산부서는 양산,판매쪽은 매출목표 달성을 사수해야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결국 반복된 회의끝에 서로 달성가능한 범위의 목표만 정하는 ‘딜’(Deal)을 합니다.반면 잭 웰치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인텔의 앤디 글로브는 한 기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눈독을 들입니다.의사결정이 빨라질 수밖에 없죠.그런데 우리는 뒤에서 (총수가)원격조종하고 튀는 직원을 두더지 때리듯 하니 효율은 없습니다. ●이 부장 그렇다면 기업들은 현장에서 W이론을 어떻게 응용해야 하나요. ●이 교수 기술개발의 패턴을 한국식으로 바꿔야 합니다.처음부터 한국식으로 하기에는 달리고,기술동향 상품기획까지만 할 수 있으면 ‘우람한' 기술도 우리가 창조한 것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아이템별로연구를 하면 단가가 떨어져서 그 중 핵심 몇 개는 우리가 가질 수 있죠.작게는 특허,크게는 산업표준을 정하는 것이지요.앞으로 이걸 못잡으면 무슨 짓을 해도 헛발질하는 꼴이 됩니다. ●이 부장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 교수 앞으로 우리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세계 최초의 신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사실은 ‘국산화 개가’라는 용어 때문에 망한 겁니다.이젠 세계시장을 창출해야 합니다.가격경쟁력이 아니라 가격결정권이 중요합니다. 정리 김성수기자 sskim@kdaily.com ◆W이론이란 이면우 교수가 쓴 ‘W이론을 만들자’(1992년 발간)는 기업경쟁력 강화와 창의성 제고를 강조한 책으로,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W이론은 한국형 산업문화 발전전략으로 요약되며,통칭 ‘신바람이론’으로 더 알려져 있다. W이론은 외국 경영이론과 다른 논리를 전개한다.미국 제조업의 발전을 가져온 X이론은 종업원이 수동적이라고 전제한다.그래서 직무의 표준화,감독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Y이론은 사람은 적당한 동기가 주어지면 능동적,창의적으로 일한다고 본다. 일본의 Z이론은 일본식 품질향상과 원가절감 등을 유도한 이론이다. 이런 미국의 X,Y이론,일본의 Z이론과 달리 W이론은 한국인의 심성에 맞게 신바람이 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W이론에서 첫째,‘보이는 걸 포기하고 보이지 않는 걸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우리 산업은 모방에서 벗어나 ‘무주지(無主地)선점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둘째,‘변화할 것과 변화하지 않을 것을 명백히 구분해야 한다.’우리는 변하는 걸 쫓아가는 경향이 있음을 경고했다. 셋째 ‘빠른 것만 보려고 애쓰지 말고 느린 것을 자세히 보라.’자동차산업,산업의 동력화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돼 모든 산업분야로 확산된 점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W이론은 학계·산업계 등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지만 대기업 등에서 거의 실행되지 않아 효과가 없었다는 비판도 있다. 김성수기자 ◆이면우 교수는 ●약력 ▲1945년 황해도 개성 출생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 졸업 ▲미국 미시간대 산업공학과 박사(인간공학) ▲1988년미시간대 최우수 박사동창상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현재) ▲저서:‘W이론을 만들자’‘신사고이론’‘‘신창조이론’ 등 이면우 교수는 대학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선 ‘산학 협동교수’이다. 그는 ‘W이론’발표이후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5000여곳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한 차례 강의료로 5000만원을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어 공기업과 일반기업으로 절반씩 나눠 50군데만 강의를 나갔다. 책 인세만으로도 1200만원씩 40일동안 들어왔다. 이 교수는 98년부터는 교수 겸 사업가로 두 인생을 살고 있다.3개의 벤처사업에 손을 댔다. ‘머리 땋는 기계(braid magic)’와 ‘페이퍼 매직’(종이조립품) 등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자신의 특허만도 수백건에 달한다.지난해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태아의 상태를 알려주는 ‘하이맘’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6개의 벤처제품을 더 개발해 9개를 채운 뒤 사업에서 손을 떼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김성수기자
  • 검찰 봐주기 수사 논란/김방림·주진우의원 불구속기소

    검찰이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수사해 온 국회의원 2명을 동시에 불구속기소해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朴榮琯)는 17일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전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씨로부터 청탁 등과 함께 1억원을 받은 민주당 김방림 의원을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알선수재의 경우 받은 돈의 액수가 5000만원 이상이면 보통 구속사안이어서 ‘봐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이에 대해 검찰은 ▲돈을 전달했다는 사람 외에 김 의원과 진씨는 돈을 주고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현역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는 이유를 내세워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노량진수산시장 입찰비리에 연루된 한나라당 주진우 의원도 입찰방해 혐의로 이날 불구속기소했다.주 의원은 2001년 7월 노량진수산시장 입찰 때 자신의 지배력 아래 있는 K유통과 들러리 업체인 W사를 동원,공정한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그러나 수협에 입찰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부분은 무혐의 처분했다.한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설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車東旻) 역시 민주당 설훈 의원이 별다른 물증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설 의원을 불구속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새정부 행정개혁 과제] ④ 위원회

    대통령직 인수위는 최근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 방침을 밝혔다.간판만 내걸고 활동을 하지 않는 ‘식물위원회’를 비롯해 기능 중복으로 예산낭비와 비효율을 야기하는 위원회들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조직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형식적인 운영 현재 정부의 각종 위원회 수는 모두 364개.이 가운데 일부 위원회는 최근 3년 동안 회의를 2번밖에 하지 않은 ‘무늬’만 위원회도 있다.자문위원회 중에는 ‘종자위원회’ ‘송아지생산안정사업 심의위원회’ ‘산림사업용 종묘가격 심의위원회’ ‘문서감축위원회’ 등 이름도 생소한 위원회들도 있다. 중앙부처 관계자들조차 “아직까지 제2 건국위원회가 살아 있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일부 위원회의 존재는 미미하다.어떤 위원회는 회의기록도 남기지 않는 무책임한 운영을 하고 있다.행자부가 나서서 운영실적이 저조한 위원회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하지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위원회가 많다.기능을 다하면 위원회를 자동폐기하도록 한 ‘위원회 일몰제’가 지난 98년 도입됐지만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자문위원회의 형식적 운영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광웅(金光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위원회 운영의 중요 목적인데도 형식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내실있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능중복 및 부처갈등 일부 위원회의 경우 행정적 수요보다 정치적 명분이 고려되다 보니 기존의 위원회와의 기능 중복으로 행정낭비를 부추기고 있다.고충처리위원회 관계자는 “국민고충위의 기능과 인권위의 기능이 중복되기 때문에 위원회 통합 문제가 제기됐지만 결국 인권위가 독자적으로 출범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비리 공직자와 행정기관의 부패행위 등을 다루는 부패방지위원회의 업무도 사실 검찰이나 감사원의 역할과 상충되다 보니 이들 기관간에 보이지 않게 ‘힘겨루기’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권한의 한계 법적·제도적 한계와 관계 부처의 ‘입김’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는 위원회를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지적이다. 공무원 인사업무와 관련,현재 기획 부문은 중앙인사위,인사집행은 행정자치부로 이원화돼 있다.그러나 법령제안권이 없는 한 인사위는 행자부의 직·간접 통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법령제정권이 없는 위원회가 법령을 제·개정하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사권이 없는 부패방지위원회도 결국 검찰의 ‘처분’에 따라 웃고 우는 신세다.지난해 차관급 고위공직자 3명의 비리사건에 대해 검찰에 재정신청을 하고 돈을 줬다는 증인도 확보했지만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독립성 확보 및 책임강화가 관건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대통령이나 총리 직속기구인 위원회들은 최종 인사권자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위원회 고위직 간부들 가운데 일부 낙하산 인사들까지 있어 위원회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독립기구인 위원회의 간부들도 임기보장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실제로 중앙인사위,부방위,인권위 위원장 등은 임기가 3년으로보장돼 있음에도 정권교체와 동시에 ‘용퇴’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를 놓고 남모르게 고민 중이다. 충분한 사전 준비없이 위원들이 각종 위원회에 참석해 ‘들러리’를 서다보니 부실 정책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황윤원(黃潤元) 행정연구원장은 “위원회의 최종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책임 한계가 모호하다.”면서 “위원들의 책임있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kdaily.com ★전문가 제언 새 정부는 향후 정부조직개편을 할 때 위원회 조직부터 정비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분위기 쇄신과 공약실천 차원에서,새로운 국가과제나 역점시책의 집행을 위해,정권유지를 위한 지원세력 확보를 위해 위원회 조직을 남발해 왔다.위원회는 ‘작은정부’의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장 손쉽게 조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처·청’과 같은 계층조직이 해야 할 업무를 위원회의 이름으로 위장전입시키는 것도 위원회 증설에 한몫을 했다.중앙인사위,부패방지위,공정거래위,노사정위,금감위 등은 사실상 계층조직 형태를 갖추어야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는 집행기구들이다. 위원회는 정부 조직개편을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면피용 위원회’에서부터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노후화된 ‘식물위원회’,전관예우 차원에서 설치된 ‘명함용 위원회’,대기발령자들을 대기시키고자 만들어진 ‘정류장위원회’,전임자의 고귀한 뜻을 해치지 않기 위해 유지되는 ‘예우용 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난삽하기 이를 데 없다.학술적 분류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 정부조직은 ‘위원회공화국’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지만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위원회는 늘 개혁의 뒷전에 밀려나 있었다.설립목적이 이미 달성됐거나 존립필요성이 없는 위원회,운영실적이 낮아 존치의 필요성이 없거나 현대적 조직형태인 팀제나 네트워킹 등 임시관료 체제로 대체할 수 있는 위원회는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또 유사위원회들은 통합해야 한다.그러나 반드시 위원회는 불필요하다는 전제는 금물이며,소위 행정위원회 중에서도 사실상 집행업무를 하는 조직은 과감하게 계층조직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작위적인 조직축소보다는 수혜자의 편익증진을 위해 필요한 정부조직임에도 위원회와 같은 기형으로 만들지 않는 정부조직 개편의 용단이 필요하다. 황윤원 한국행정연구원장
  • 장이모 감독 무협물 ‘영웅’ 中인민대회당서 시사회

    국회의사당에서 영화시사회와 기자회견이 열린다면? 우리라면 꿈도 못 꿀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가능하다.지난 14일 베이징의 심장부인 톈안먼 광장 서쪽에 위치한 인민대회당에서는 1000명에 가까운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영웅’의 시사회와 기자회견이 있었다.장이모우 감독과 아시아최고 스타 양조위·장만옥·이연걸·장즈이 등 제작·출연진 16명은 거의 국민 영웅이었고,외신기자들은 ‘대중국 만세’를 선포하는 듯한 이 행사의 들러리 같았다. ●자화자찬… 국가행사 같은 기자회견 기자회견장은 칼과 방패로 무장한 ‘진(秦)나라 군사’200여명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주최측은 한 체육대학에서 최정예만을 선발해 군대를 구성했다고설명했다.벽을 모두 둘러싼 스틸사진 앞에서 이들이 외치는 “風(풍),風,大風(대풍),大風…”이라는 구호는 큰 홀을 삼킬 듯했다. 더 놀라운 것은 기자회견 내용.사회자는 “진시황이 통일을 이뤄 지금의 중국이 있다.”면서 “중국의 역사와 미를 완벽하게 재현한 최고의 영화”라는 장황한 찬사를 늘어놓았다.중국기자들의 질문도 가관이어서 “촬영·연기·연출 모두 뛰어난 데 특히 주안점을 둔 게 뭐냐.”는 식으로 물었다.이에 장 감독이 “중국의 섬세함과 훌륭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대답하자 박수를치는 등 자화자찬 일색이었다.게다가 통역도 없이 중국어로 진행돼 외신기자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 채 그들만의 잔치를 지켜봐야 했다. ●장이모,중국정부에 백기 들다 중국 5세대를 대표하는 장이모 감독은 ‘붉은 수수밭’‘국두’‘귀주이야기’‘인생’등으로 칸·베니스영화제에서 잇따라 상을 받은 거장.1990년대중반까지는 검열 때문에 중국 정부와 불편한 관계였지만,최근 영화에서는 중국 현실을 긍정적으로 그려 이제는 정부 지원을 받기에 이르렀다. 영화평론가 김영진씨는 “중국 5세대 감독들은 예전에는 영화제용 영화를만들었고,지금은 정부가 좋아하는 영화를 찍는다는 이유로 젊은 감독들에게비판받고 있다.”면서 “‘영웅’역시 중국정부의 입맛에 맞아서 국가적인지원을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아울러 “6세대 감독들은 여전히 심한 검열때문에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영웅’은 장이모가 처음 도전하는 무협영화.춘추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황제가 되려는 야심을 품은 진나라 왕 영정(훗날의 진시황)과 그를 죽이려는자객들 이야기다.무명(이연걸)·파검(양조위)·비설(장만옥)은 왕을 향해 다가가지만 국가 안정을 위해 영정의 존재가 필요함을 깨닫고 결국 암살을 포기한다는 줄거리다. 뛰어난 영상미와 색채의 상징성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과소평가할 수 없는작품이지만,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내용과 압도적인 물량·인력 투입으로 엮어내는 거대한 스케일은 분명 ‘위대한 중국’에 초점을 맞추었다.할리우드의 미라맥스가 수입해 전세계에 배급되는 이 영화에,중국이 아시아사상 최대 규모인 제작비 3500만달러를 전액 투자한 이유를 알 만하다. ●스타 배우와 유명 감독…뭘 말하고 싶었나 공동 기자회견 전날 따로 가진 인터뷰에서 장 감독은 “어릴 때부터 무협영화를 좋아해 꼭 찍어보고 싶었다.”면서 “무(武)보다는 협(俠)을 강조해 사람의 도리를 그렸다.”라고 의도를 밝혔다.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신화를 이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기적을 바라지는 않지만 영화산업에 공헌하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다. ‘화양연화’에 이어 또 비운의 연인이 된 양조위와 장만옥은 “우리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한다.”며 팀워크를 과시했다.“말 없이 고통 속에 사는 ‘영웅’의 파검이 내 성격에 맞는다.”는 양조위는 고독이 서린 이미지 그대로였다.‘여장부답게’ 사자머리로 나타난 장만옥은 “‘열혈남아’에서비로소 연기에 눈을 떴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배우로서의 욕심을 보여줬다. 생각보다 귀여운 외모의 이연걸은 “좋은 폭력도 있다는 것이 영화의 주제”라고 액션배우다운 해석을 내렸다. 아시아 최고 스타들과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특급 감독의 만남.과연중국 정부가 바라는 대로,전세계에 중국의 힘을 알리고 돈도 끌어모을 수 있을까. 20일 현지 개봉을 시작으로,국내에서는 내년 1월말쯤 진나라 병사의함성이 울려퍼질 예정이다. 베이징 김소연특파원 purple@
  • TV 리뷰/ 오락프로 ‘童心 들러리’ 안된다

    반에서 인기 최고인 ‘매너남’ 현진이와 그를 좋아하는 ‘깜찍이’ 신애.어느날 다른 여자아이들과 친하게 어울리는 현진이를 본 신애는 너무 자존심이 상한다.신애는 결국 현진이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고 거짓말을 한다.지난 8일 방송된 MBC ‘오 해피데이’(일 오전 10시10분)의 ‘러브스토리 아이 좋아’코너의 한 장면이다. 최근 TV 오락 프로그램들을 들여다보면 어린이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끄는프로가 대폭 늘어났음을 금새 눈치챌 수 있다.MBC의 ‘오 해피데이’ 말고도 같은 방송사의 ‘전파견문록’,SBS ‘좋은 친구들’의 ‘작은 사랑’코너….7개국의 어린이들이 모인 유치원을 소재로 한 이야기(‘오 해피데이’의 ‘세상에 하나뿐인 유치원’),유치원생들의 짝짓기(‘좋은 친구들’의 ‘작은사랑’),어른들의 동심 엿보기(전파견문록의 ‘앙케트 눈높이 100’)등 프로그램에 따라 아이템도 각양각색이다. 이가운데 MBC ‘오 해피데이’는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가장 많이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아기들의 보행기시합인‘달려라 보행기’,어린이들이 선생님으로 나오는 ‘병아리 특강’,‘러브스토리아이 좋아’등등.‘달려라 보행기’의 경우,시청자게시판에 참가하고 싶다는 어린이와 보호자의 글들이 줄을 이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어린이들을 출연시키는 이같은 오락 프로그램은 안방극장에 홍수를 이루는연예인들의 그렇고 그런 개인기와 입담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일단 차별화된다.시청자들도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귀여운 아이들의 재롱이 너무 사랑스럽다.”“갑자기 어린 시절 첫사랑이 보고 싶어졌다.”등 다양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어린이 참여 오락프로의 양 증가가 곧바로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의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이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모두 어른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남자 어린이들의 장기자랑과 꽃다발 구애,그리고 이어지는 여자 어린이들의 ‘선택’등을 보면서 시청자들이떠올리는 것은 흔한 청춘 남녀의 짝짓기 프로들에서 보여지는 ‘게임의 법칙’이다. 순수한 어린이들을 직접 참여시켜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원래 의도는 좋아 보인다.그러나 동심을 기성세대의 눈높이로 재단해 상업화하고 있지않은지 숙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프로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단순히 어른들의 눈길을 끄는 도구로 전락하거나,일회성 심심풀이의 수단이 된다면 프로그램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그보다는 어린 출연자와 시청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오염되지 않은 감동만들기에 치중해야 하지 않을까. 채수범기자 lokavid@
  • 극한의 수용소에서 얻은 ‘행복’/노벨상작가 임레’운명’완역출간

    개인이나 집단에 있어 ‘행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며 어떻게 얻어지는 것일까. 단란한 가족과 풍족한 재화,저택과 고급 차를 갖고,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일까.아니면 수용소에 갇힌 사람이 힘겨운 노동,지루한 점호를 끝내고 마침내 잠자리에 들거나,부상으로 채석장의 힘겨운 노동 대신 병상에 누워있는것은 어떤가.또 아우슈비츠의 굴뚝을 쳐다보며 ‘나는 아직 살아있다.’는안도감에서 얻는 행복은 어떤가. 이런 문제를 다뤄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헝가리 작가 케르테스 임레의 대표작 ‘운명(소르슈탈란사그·Sorstal ansag,박종대ㆍ모명숙 옮김,다른우리)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출간됐다. 악명높은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 강제수용소의 실상을 15살 소년 죄르지의눈을 통해 그려낸 작품은 지금까지의 ‘고발’ 일변도에서 벗어나 ‘행복’이라는 역설적 시각으로 수용소에서 겪었던,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고통과 굶주림,학살의 진실을 말하고 있다.‘극한의 수용소에 과연 행복이 존재했을까.’라는 세계인의 물음에 대해 그는 강제수용소에 부여된 악명의 ‘탈신비화’를 통해 처절한 진실의 모습을 그려 보이고 있다. 탈신비화는 죄르지의 수용소 체험과 그가 내뱉는 말을 통해 구체화된다.수용소행 열차를 타고 가면서 보이스카우트의 모험을 생각하는 그는 “부헨발트 수용소를 좋아하게 되었다.”거나 “이 아름다운 강제수용소에서 더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한다.그가 수용소를 전전하며 느끼는 이런 행복감,세상을 향해 갖는 어리석기까지 한 신뢰는,참담하고 극적인 스토리를 기대하는 독자들을 화나게 하기도 한다.그러나 임레는 끝까지 독자들의 이런 취향이나 기대에 대꾸하지 않는다. 임레는 ‘운명’에서 특별히 비극성을 강조하거나 도덕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 않고,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순진한 소년의 시선을 끝까지 지켜낸다.이런 점에서 ‘운명’은 처형장으로 끌려가던 남자주인공이 어린 아들에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는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임레는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쉰들러리스트’보다 진실에 부합하는 작품”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그는 노벨상 수상이 확정된 뒤 독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나는 독자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 심재억기자
  • 우즈 ‘이번만은‘스킨스게임 부진 설욕 별러

    “이번만큼은 반드시 1등이다.”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드마크골프클럽(파72·7068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미프로골프(PGA) 스킨스게임(총상금 100만달러)을 앞두고 타이거 우즈가이를 앙다물었다.골프라면 천하가 다 알아주는 ‘황제’가 각오를 다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스트로크면 스트로크,매치플레이면 매치플레이,어느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든 항상 우승후보이고,항상 기록을 세워야 직성이 풀리는 우즈지만 스킨스게임에서 만큼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스킨스게임에 초청돼 경기를 치렀지만 번번이 남 좋은 일에 들러리만 섰다. 특히 지난해는 최악이었다.역시 같은 골프장에서 치러진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즈는 그레그 노먼(호주),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 등과 겨뤘다.우즈를 제외한 다른 3명은 ‘한물 간 노장들’로 전문가들은 우즈의 독주를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노먼이 대회 사상 최초로 상금 100만달러를 싹쓸이하는 동안 우즈는 첫홀에서 노먼과 비겼을 뿐 이후 단 한 홀에서도 우세를 보이지 못했다. 빈 손으로 돌아간 건 몽고메리와 파르네빅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그들은 막판까지 노먼을 견제하며 접전을 펼쳐 전혀 도움이 안된 우즈와 비교됐다. 올해 우즈가 마주칠 상대들도 만만치 않다.우즈에 이어 PGA 상금랭킹 2위를 달리는 필 미켈슨과 노련미가 돋보이는 마크 오메라,프레드 커플스 등이다. 언제나 2인자인 미켈슨 정도는 ‘위세’로 누른다 해도 노장 오메라와 커플스는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스킨스게임의 귀재’로 평가받는 커플스가 큰 벽이다.그는 '95·'96·'99년 등 세차례나 이 대회 정상에 오른 화려한 경력이 있다.오메라도 98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스킨스게임을 풀어가는 방법을 안다.과연 스킨스게임에만 나서면 초라해지는 ‘황제’가 이번에는 위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번 대회는 하루에 9홀씩 이틀간 펼쳐진다. 곽영완기자
  • 평범한 학생은 公교육 ‘들러리’/교육개발원 학교교육 평가

    현재 고교는 지나친 입시중심의 교육으로 대입진학 준비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평가에서 나왔다.또 고교에서는 우수학생에게 초점을 맞춘 수업으로 많은 학생은 ‘들러리’를 서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29일 전국의 초·중·고 100개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종합평가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개발원은 이날 서울 교총 강당에서 평가 보고회를 가졌다. ◆고교 창의적 사고를 키우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은 드물다.대부분이수능 대비를 위한 교과서 내용 전달과 해설,단순 반복 학습,‘밑줄 쫙’ 수업이 진행된다.대학 진학을 학교의 최우선 책무로 여긴다.수준별 수업은 형식적인 반 편성에 그치고 있다.수준별 교재 사용이나 수준별 평가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우수학생 중심의 수업으로 많은 학생들이 ‘들러리’를 서는 실정이다.전공이 아닌 과목을 담당하는 ‘상치(相馳)’ 교사로 인한 수업의 질 문제가 우려된다. ◆중학교 창의성이나 탐구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내용 재구성·수업기술 개발·교사의 수업 장악력 제고 등에 많은 연구 및 보완이 필요하다. 학생 자치활동이 학교정책에 반영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형식적이다.학교 및 교사 주도로 의사결정에 그치는 경향이 짙다.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을위한 치밀한 계획과 지원체제도 요구된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교를 증축해 학급 수보다는 학교 수를 늘려 규모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또 교육의 연속성 차원에서 교장과 교감의 잦은 교체도 삼가야 한다. ◆초등학교 학교 교육의 내용과 형태가 거의 똑같다.때문에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이어렵다.민주적인 분위기보다 훈육적인 분위기 속에서 교육이 이뤄진다.교과이외의 교육도 창의적인 교육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교육지원 활동은 학교 실태와 지역 특수성을 반영하는 데 미흡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PGA ‘100만弗 대박’

    “PGA 투어는 끝났지만 대박행진은 남아 있다.” 이번 주 골프 마니아들은 사상 최대의 대박행진을 보는 재미에 푹 빠지게됐다.4명씩 출전해 100만달러를 놓고 치르는 격전이 2개나 펼쳐지기 때문이다. 하나는 27일 새벽 하와이 포이푸베이골프코스에서 개막돼 28일까지 36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펼쳐지는 미프로골프(PGA) 투어 그랜드슬램이고,다른 하나는 30일부터 역시 이틀 동안 캘리포니아주 랜드마크골프클럽에서 치러지는 PGA 스킨스게임. 100만달러를 놓고 4명이 겨루는 대회가 거푸 치러지는 것은 아무리 상금규모가 치솟고 있는 PGA 무대라 해도 흔치 않은 일이다.물론 출전 선수들도 최정상급들이다. PGA 메이저 대회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그랜드슬램엔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저스틴 레너드,데이비스 러브3세,리치 빔 등이 자격을 얻었다. 그랜드슬램의 원래 목적대로라면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석권한 우즈,PGA챔피언십 우승자 빔,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 등이 출전해야 하지만 엘스가 기권하는 바람에 지난 97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레너드와 같은해 PGA챔피언십 우승자 러브3세가 포함됐다. 우승상금만 40만달러이고 2위에 25만달러,3위에 20만달러,4위에게도 15만달러가 돌아가는 상금잔치.사상 최초로 여섯번째 이 대회에 출전하는 우즈의 5연패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미리 정해진 상금을 나눠 갖는 게 못마땅하다면 이어서 펼쳐질 스킨스게임을 기대하라. 역시 우즈가 출전하고 필 미켈슨,마크 오메라,프레드 커플스 등이 나설 이대회는 그야말로 한푼도 못 건질 수도 있고,100만달러 모두를 한 사람이 가져갈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노장 그레그 노먼(호주)이 연장 접전 끝에 사상 최초로 100만달러를 모두 휩쓰는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과 함께 들러리를 선 우즈로서는 올해 노먼이 안 나오는 게 고마울지 모르지만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게 스킨스게임의 묘미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드라마 외주제작, 무늬만 외주?

    최근 방영을 시작한 KBS2 수목드라마 ‘장희빈’의 제작을 둘러싸고 이 드라마 외주제작사인 이스타즈 김모 대표가 연출자인 KBS 한모 PD의 머리에 상처를 내는 등 양측이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이어 KBS가 김 대표에게 촬영지역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내리자 한국PD연합회 측은 크게 반발,“기형적인 외주정책이야말로 이번 PD구타 사태의 구조적 원인”이라면서 “외주제도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 사건을 계기로 프로그램 외주제작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외주제작사? 캐스팅브로커? PD·연기자·개그맨·작가를 대거 거느리거나 혹은 섭외력이 뛰어난 제작사가 드라마나 각종 쇼·오락 프로그램의 제작사로 자림매김했다.문화개혁시민연대가 올들어 공중파 3사에서 방영한 드라마를 조사한 결과 50%가 외주제작이며,그중 68%가 특정 5개사(총 25개사)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론 외주제작이 많지만 국내 실정상 실질적인 외주는 불가능하다.팔 곳이 한정되다 보니 외주사는 방송장비 등 하드웨어에 대한투자는 물론 노하우가 있는 전문인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외주사를 애용하는 이유는 뭘까? 방송사들은 자체 제작의 경우 출연료를 회당 최고 200만원으로 제한했다.때문에 외주사에 하청을 주면 같은 예산을 들여 더 비싼 연예인을 쓸 수 있다.하청업체는 방송사에게서 받은 제작비에서 부족분은 협찬을 통해 메운다.드라마에 부쩍 간접광고(PPL)가 판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송사의 자중지란 ‘장희빈’의 경우 KBS가 자체 기획해 PD·카메라맨 및 각종 방송장비를 제공한다.단 ‘제작비 00만원 한도’를 전제로 ‘누구를 캐스팅해 올 수 있는지’를 여러 외주사에 물어,‘같은 값에 더 비싼 연예인’을 데려온 이스타즈를 외주사로 선정했을 뿐이다.이쯤 되면 외주하청이라고 보기도 어렵지만 명목상으론 방송사 PD가 외주제작사로 파견되는 형태로 촬영이 진행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송사 PD들은 ‘우리가 외주에 들러리냐.’라는 성토를 쏟아낸다.방송사 PD가 외주사 사장에게서 매를 맞는 것으로 그 전락한 위상이 여실히 입증됐다.MBCTV 제작1국(드라마국)PD들은 최근 열린 자체 총회에서 드라마 외주가 지나치게 많고,그 선정 과정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고 덧붙였다.한 관계자는 “드라마 기획을 국장 라인에서 전권으로 결정하고 PD들은 수동적으로 제작하는 존재로 전락했다.”면서 “음험한 비밀주의와 독단적 전횡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시대착오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기본 틀 재정비되어야 방송위원회가 방송법에 근거해 마련한 고시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업자는 전체 프로그램의 33%이상을 외주제작으로 편성해야 한다.다양한 독립제작사들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육성해 독과점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문제는 외주사에게 ‘원-소스,멀티-유즈’의 경쟁력이 없다는 것.미국 등 선진국처럼 작품 하나를 만들어 이곳저곳 팔 채널이 많지 않다.고액의 스타를 섭외해 주는 브로커 정도의 위상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외주제작 제도가 정착하려면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외주 종류를 정하기보다법적으로 유형별 외주제작 인정기준이 있어야 한다.”면서 “외주사들이 연합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법적인 근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 KBS 2TV ‘특별한 선물’ 비난/ 김용만·박수홍 프로 ‘빛좋은 개살구’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 KBS 가을 개편에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2TV 새 프로그램 ‘김용만·박수홍의 특별한 선물’(수요일 오후11시5분)이 지난 30일 첫 방송된 뒤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잔뜩 부풀려놓은 프로그램이 너무 빈약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진은 당초 이 프로그램의 주력 코너인 ‘보고싶어요!’에서 ‘다시 봐도 믿기지 않는 진기한 필름,아무도 갖고 있지 않은 필름’을 공개한다고 밝혔었다. 이 코너는 일반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50명이 두 팀으로 구성된 패널들로부터 각각 추천받은 필름중 한 쪽을 선택해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북한 사자와 호랑이의 싸움,농협 여직원이 강도 잡은 사건,아나운서가 코피 흘린 사건 등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진부한 화면 일색이었다.더우기 양 팀 패널들이 자기 팀의 것을 내보내기 위해,‘우리 것이 더 재미있다.’며 목청을 높이는 등 내용보다는 분위기 띄우기에 치중해 ‘시청자 우롱’이라는 성토마저 일고 있다. 네티즌 한 모씨는 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서 “호랑이와 사자의 결투나,여직원이 강도를 잡은 화면은 방송에서 수차례 봤는데 뭐가 사상 최초이고 신기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 장면에 게스트들이 그토록 야단인 것은 볼썽사납다.”고 비난했다. 또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시청자 참여 버라이어티쇼’로 자랑해놓고 시청자를 들러리 세웠다.”며 불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패널들이 추천한 VTR에 대한 입담을 늘어놓은 뒤 일반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한 팀의 것을 선정하는 것이 ‘시청자 참여’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첫 방송이 나간 뒤 PD들에게 미공개된 장면이 담긴 필름을 제출할 것을 권유했다.”면서 “앞으로는 시청자로부터 제보받은 희귀하고 기발한 내용의 필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변명은 어색하다.공영 방송이 내보내는 프로그램은 학교 학예회가 아니다. 정기 개편에서,철저한 준비도 갖추지 못한 미완의 프로그램을 공중파의 중요 방송 시간대에 편성한 것은 아무래도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볼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주현진기자 j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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