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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북구 예비사회적 기업 세계 3대 디자인상 수상

    성북구에 위치한 서울형 사회적기업이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받았다. 사회적기업으로는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로 성북구가 꾸준히 사회적기업을 지원해 일군 영예라는 평가를 듣는다. ●친환경 종이컵에 티백용 홈 만들어 26일 구에 따르면 관내 예비 사회적기업인 ㈜에코준컴퍼니는 ‘오리지널그린컵’을 앞세워 세계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인 독일 ‘2012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존 테이크아웃 종이컵 디자인에 ‘V’자 홈을 줘 티백 손잡이가 컵 안으로 말려들어가는 불편을 해소한 제품이다. 100% 생분해되는 옥수수전분, 독일의 RoHS(유해물질 제한지침) 인증마크를 받은 잉크, 재사용이 가능한 컵 홀더, 커피 포대를 업사이클한 컵 슬리브 등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區, 사업개발비 지원·판로 알선 앞서 구는 에코준컴퍼니의 사업성, 제품의 우수성,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등에 공감해 지난해 10월 서울형 사회적기업 지정 직후부터 사업개발비를 지원하고 판로를 알선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펼쳐왔다. 이에 올해 초 에코준컴퍼니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와 오리지널그린컵 판매계약을 맺었다. 옥수수전분을 소재로 만든 포크, 나이프, 스푼은 미국 수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에코준컴퍼니는 이 같은 성과들을 통해 당초 올해 목표 매출의 400% 이상을 달성하는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배 구청장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신생 업체들을 계속 발굴, 견실성장을 지원해 사회적기업으로 발전시키고 그들에게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與 “北소행 부정하는 정치세력 있어” 野 “유가족 슬픔과 고통에 깊은 위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26일 천안함 사건 2주기를 맞아 일제히 논평을 내고 희생자들을 추모했지만, 사건을 대하는 여야의 입장은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북한 소행을 부정하는 이들이 총선을 통해 국회에 들어가면 무슨 사건을 일으킬지 두렵고 불안하기 그지없다.”며 야권에 공세를 폈다. 이상일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부 관계자와 외국 전문가들이 합동조사를 통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고, 그에 대한 물증을 제시했는 데도 ‘눈으로 보지 않아 못 믿겠다’고 하는 이들이 정치권에 적잖게 있다.”며 “소위 ‘진영 논리’에 빠져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이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논란을 일으킨 일명 ‘고대녀’ 김지윤씨의 ‘제주 해적기지’발언도 거론하며 “우리 해군을 해적에 비유하면서도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는 이들이 이성과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한다고 보는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통합진보당은 희생자 추모에만 초점을 맞춘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맞대응 대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천안함 사건 2년이 되었지만 가슴 속에 자식을 묻은 부모님들과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은 가실 줄을 모른다.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북한과 안보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언급으로 보수층을 자극해 보름 앞으로 다가온 4·11총선에 영향을 줄까 조심하는 분위기다. 한편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2주기 추모식’에는 여야 대표가 나란히 참석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천안함 용사 46명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강력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화해 협력,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안보에 통일 이슈를 결부시켰다. 장세훈·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봄철 불청객 천식

    [Weekly Health Issue] 봄철 불청객 천식

    봄은 생동의 계절이라지만 그런 봄이 두려운 사람도 있다. 천식 환자들이다. 봄이 되면 병증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질환의 대표 격인 천식은 꽃가루 등 특정 알레르겐이 흡입돼 기도에 흡착되면서 시작된다. 이 순간부터 몸은 격렬한 이상반응을 보여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진다. 증상은 심각하며 발작적이다. 꽃가루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곰팡이나 담배 연기 등 생활 속 모든 인자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의료인들은 천식을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질환’으로 분류한다. 이런 천식에 대해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이상표 교수에게 듣는다. ●천식은 어떤 질환인가 천식은 폐와 기관지에 발생하는 만성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기도가 특정 유발 인자에 노출되면 붓거나 과도한 점액이 생기는 염증이 유발되거나 기도를 둘러싼 근육이 긴장돼 조임으로써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진다. 이런 천식에는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도 함께 작용한다. 즉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외부의 유발 인자에 노출돼 기관지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천식 발작이다. 물론 여기에 작용하는 환경 요인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이나 비듬, 곰팡이 등이 대표적이다. 비(非)알레르기성 유발 인자로는 기관지를 자극하는 흡연, 대기오염, 찬바람 등이 꼽힌다. ●천식의 유병률 및 최근의 발생 추이는 세계적으로 3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천식 환자는 최근 들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연령도 가리지 않는다. 유병률은 국가와 인구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도시 지역에서 더 흔하며 특히 소아 환자의 증가 폭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천식 환자는 약 230만명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0.37%에 이르며 이 중 9세 이하의 소아 환자가 39.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역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해 2005년 2.3%이던 것이 2008년에 3%로 늘었다. ●이런 추이 변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국내의 환경성 질환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천식도 마찬가지다. 환경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지만 여기에는 환경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관여한다. 여기에 관여하는 가장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요인은 대기오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일반적인 천식의 증상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증상은 숨 쉴 때 나는 쌕쌕거리는 소리, 즉 천명음과 가슴 답답함, 야간이나 이른 아침의 기침 등이다. 이 밖에 야간에 지속되는 기침, 격렬한 활동 중이나 직후의 호흡 곤란, 이런 증상으로 잠이 깨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치료를 위해서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적극적으로 피하는 회피요법과 약물치료를 주로 적용한다. 그러나 회피요법은 한계가 있어 약물치료에 의존하는 게 일반적이다. 약제는 형태에 따라 흡입제, 경구제, 주사제 등으로 구분하는데 특히 흡입제는 숨과 함께 들이마셔 약물을 기도와 폐에 직접 전달하므로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가장 일반적으로 쓰인다. 실제로 국제천식기구(GINA)와 국내 치료 지침에도 흡입용 스테로이드 제제를 1차 치료제로 권장하고 있다. 이유는 만성 염증 질환인 천식 치료에 스테로이드가 상대적으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천식 치료 및 조절에 사용되는 약제는 크게 완화제(증상 개선제)와 조절제로 구분한다. 완화제는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약제로, 신속하게 기도를 열어주므로 빨리 증상을 완화시켜야 할 때 사용한다. 다시 말해 증상이 갑자기 심해질 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응급 약물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완화제를 적게 쓰는 상황이라면 천식이 잘 조절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이런 완화제와 달리 조절제는 장기간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약제로, 증상이 없을 때도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흡입용과 조절제의 장점을 묶은 복합제도 많이 쓰이는데 임상 보고를 보면 이런 복합제가 스테로이드 용량을 늘리는 것보다 폐 기능 개선이나 발작 감소 등 증상 조절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할 때는 완치보다 조절, 관리 개념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천식은 잘만 관리하면 어떤 만성질환보다도 경과가 좋다. 이 때문에 천식은 치료 목표도 임상적인 증상 조절 및 유지를 통해 일상적인 생활에 제약을 받지 않게 하며 증상 악화와 폐 기능 감소, 이상반응 등 향후 예상되는 증상을 미리 차단함으로써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둔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효과적인 증상 조절이 어렵다. 이런 경우 증상 발현 횟수가 느는 것은 물론 증상이 갑자기 악화돼 입원을 해야 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식과 관련한 정책상의 문제는 없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천식 등 만성질환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우리 나라의 천식 입원 환자는 인구 10만명당 101.5명으로, OECD의 51.8명에 비해 2배가량 많았다. 이는 천식환자의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만성질환은 1차 치료 영역에서 잘만 관리하면 입원 사례가 크게 주는 질환이다. 알다시피 천식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 만큼 안정적으로 조절을 유지하는 환자라면 1차 치료기관에서 치료도 하고 관리를 받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천식은 제대로 조절·관리하지 않으면 결석, 결근이 잦아 정상적인 생활에도 지장을 주게 되며 운동과 수면 등 일상적인 활동에도 심각한 제약이 따른다. 당연히 환자의 사회생활과 일상적 업무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등 사회적 손실이 적지 않으므로 치료와 관리를 시스템화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적 함정 탐지 7분만에 격침… “도발땐 즉각 응징”

    적 함정 탐지 7분만에 격침… “도발땐 즉각 응징”

    “사격 3분 전!” 지난 21일 오후 1시 15분 경기 평택항으로부터 서쪽으로 81㎞ 떨어진 목덕도 인근 해상. 해군 2함대 소속 영주함 갑판에서는 구명조끼를 입은 장병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함장의 지시에 따라 함은 우측으로 180도로 돌고 76㎜ 함포가 가상의 적함을 정조준했다. 고속정이 끌고 가는 가상 적함은 배에서 5.3㎞ 떨어진 해상 구조물. “10, 9, 8, 7…”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곧바로 굉음과 함께 76㎜ 함포가 불을 뿜었다. 그 뒤를 이어 40㎜ 함포와 326기관총이 가세했다. 멀리 물기둥이 솟아올랐고, 뱃머리에는 매캐한 화약냄새가 가득했다. 표적은 물기둥과 더불어 멀어져 갔다. 오후 3시 13분. 수중에서 은밀하게 기동 중인 물체가 탐지됐다. 함장은 다시 총원 전투배치를 명했다. 장병들의 긴장된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가상의 적 잠수함을 향한 공격 명령이 떨어지고 함미에서는 폭뢰가 투하됐다. 10여초 후 강한 폭발음과 함께 15m 높이의 물기둥이 솟았다. 함은 32노트(시속 59㎞)의 빠른 속도로 해역을 벗어났다. 해군의 훈련이 달라졌다. 해군 2함대는 오는 26일로 다가온 천안함 폭침 2주기를 맞아 연평도 동남방 약 72㎞ 목덕도 근해에서 대함 및 대잠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천안함과 동급 함정인 1200t급 초계함(PCC) 영주함과 570t급 유도탄 고속함(PKG)인 지덕칠함과 조천형함 등 총 3척이 참여했다. 영주함은 1999년 1차 연평해전 당시 천안함과 같이 작전해역에 투입됐다. 해군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 이후 이같이 실전적인 훈련을 꾸준히 반복하고 있다.”며 “2함대 장병들은 그날의 철저한 응징을 위해 도리어 북한의 도발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초계함의 대잠수함 훈련은 접촉, 식별, 추적, 공격의 4단계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음탐사가 미식별 잠수함을 탐색하고 해군 작전사령부에 우리 측 잠수함인지를 확인한다. 미식별 잠수함이라고 판단되면 해군은 교전규칙과 상급부서 지침에 따라 이를 분쇄하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 모든 과정이 7~8분 내에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대잠수함 작전에는 폭뢰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배에 부착된 음향탐지장비(소나)를 운용하는 음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영주함의 음탐사인 신세윤(37) 상사는 18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영주함에서는 음탐사 4명이 2명씩 짝을 이뤄 4시간 교대근무를 한다. 4시간 동안 바닷속 소리를 쉬지 않고 듣는 셈이다. 신 상사는 “바닷속 잡음은 생물소음도 있고 함정의 소음도 있다. 음파를 보내서 돌아오는 소리로 물체를 식별하는 셈”이라며 “일반적으로 잠수함의 소리는 돌고래 소리와 비슷해 식별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것은 훈련 내용뿐만이 아니다. 배 안 곳곳에는 장병들의 전의를 불태우는 각종 표어들이 붙어 있다. ‘46용사 지킨 바다, 내 몸 바쳐 영해 사수’ ‘전우는 가슴에 묻고, 적은 바다에 묻는다’ 등 구호가 가득하다. 보기만 해도 전의가 불타오른다. 함장인 홍정안(43) 중령은 “우리의 영해를 침범하는 어떠한 적도 일거에 격침시킬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10시간 동안의 항해를 마치고 평택항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후 7시.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있었으나 내일을 준비하는 장병들의 표정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았다. 평택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요즘 뜨는 이색 SNS 톱3

    요즘 뜨는 이색 SNS 톱3

    우리나라 국민의 46.6%인 2070만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SNS 대명사인 페이스북의 전 세계 이용자는 8억명, 트위터는 5억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SNS의 전부는 아니다. 지역이나 음악, 사진 등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이색 SNS들이 인기몰이 중이다. 이용자들에게 주목받는 3개의 특색 있는 SNS를 소개한다. [저스팟]강남역·부산 등 지역 기반 저스팟은 같은 공간 속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지역기반 SNS. 일상의 순간(spot)을 사진(snap)으로 공유(share)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필터로 멋진 사진을 쉽게 올릴 수 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도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다. 가로수길, 강남역, 서울, 부산, 경기 등 지역별 실시간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라고 한 인기글은 HOT 버튼을 눌러 모아 볼 수도 있다. [패스]일상 남기는 스마트 일기장 스마트한 일기장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듣는 음악, 있는 곳, 함께 있는 사람 등 하루의 소소한 일상을 함께할 수 있는 SNS다. 최대 150명의 친구와 언제 일어나고 자는지, 아름다운 고품질의 사진과 비디오 등을 공유할 수 있다. 또 ‘좋아요’ 버튼만 있는 페이스북과 달리 ‘싫어요’ 등 5가지 표정으로 상대방과 공감할 수 있다. [핀터레스트]이미지로 관심사 표현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미지 기반의 SNS. 자신의 관심사를 텍스트로 표현하는 대신에 한 장의 이미지로 남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큰 특징은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종류별로, 또는 제품의 가격대별로 분류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진 관련 SNS를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강추’로 통한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현장행정] 마포구 성메작은도서관 ‘놀토 인기프로그램’

    [현장행정] 마포구 성메작은도서관 ‘놀토 인기프로그램’

    “얘들아, 조금 있으면 식목일이니까 씨앗이 주인공인 동화를 읽자. 끝나면 화분도 만들고 씨앗도 심어 볼 거야.” 마포구 성산2동에 있는 성메작은도서관의 한 열람실. 영어 동화 읽기 시간이 되자 아이 10여명이 선생님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 든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 주고 있는 선생님은 아이들보다 고작 5~6살 많은 중학생들이라 주변을 놀라게 했다. 바로 이곳에서 영어 동화 읽어 주기 자원봉사를 하는 신세정(15·성사중3)양과 민승기(14·성미산학교 중2)군이다. 신양과 민군은 월 한 차례씩 토요일이면 이 도서관을 찾은 동생들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준 다음 책놀이를 함께 한다. 21일 마포구에 따르면 성메작은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언니가 읽어 주는 영어동화, 책놀이’는 3년째 이어지는 도서관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별도 홍보를 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이 열리는 날이면 15명 안팎의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몰려들어 언니·오빠가 들려주는 얘기에 넋을 뺀다. 특히 도서 선정에서부터 책놀이 프로그램 기획, 수업 진행 등 전 과정을 두 학생이 직접 맡아 대견하다는 말을 듣는다. 주로 아이들과 함께 영어 동화책을 읽은 뒤 책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캐리커처를 그리거나 관련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년째 봉사하고 있는 신양은 “도서관 회원인 엄마를 따라 도서관을 다니다가 이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동생들에게 영어 지식을 나눠 주고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민군도 도서관 동아리 회원인 어머니를 따라 도서관을 찾다가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었다. 서유원 성메작은도서관장은 “두 학생이 책임감을 갖고 하다 보니 한 번 왔던 아이들이 계속 오거나 소문을 들은 부모님들이 숱하게 아이에게 참여를 권한다.”며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으로 아이들이 토요일마다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메작은도서관은 주5일제 수업 시행에 발맞춰 이 프로그램을 월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고 자원봉사 중학생도 늘렸다. 한편 마포구는 ‘토요일은 도서관 가는 날’을 운영하고 있다. 성메작은도서관을 비롯해 관내 도서관 9곳에서는 독서토론, 영화보기, 그림책 읽어 주기 등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내놓아 인기 ‘짱’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좋은 아부 나쁜 아부/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열린세상] 좋은 아부 나쁜 아부/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선거가 다가오니 또 민심을 유혹하는 공약들이 판치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거나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는 정책들이 정확한 계산이나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마치 정치적인 판단 하나로 결정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도 10년, 20년 후에 아무런 후유증이 없는 것처럼 발표된다. 평상시에는 가려운 곳 하나 제대로 긁어주지 못하다가 왜 이 시기에만 이러는지 답답하다. 정치라는 것이 아무리 선거로 결판난다고 해도 이렇게 무책임해도 좋은지 모르겠다. 칭찬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아부’라는 말이 있다. 아부는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이 동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된 성질이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잘 대해 주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하에 행동하는 것이 아부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사람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 특징을 갖는 유전자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아부는 뇌에서 세로토닌 농도를 올린다. 세로토닌은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이므로 아부를 들으면 자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리처드 스텐걸의 ‘아부의 기술’을 보면 아부에는 선의에서 나온 아부와 악의적인 아부가 있다고 했다. 이 말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은 프랜시스 베이컨이라고 한다. 선의의 아부는 구체적인 동기 없이 사실이나 진실을 단순하게 과장하여 칭찬하는 경우고, 악의적인 아부는 상대방을 속이고 기만해 자신이 이득을 취하려는 아부다. 전자가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선물’이라면, 후자는 대가를 바라고 한 ‘뇌물’로 비유했다. 필자가 보기에 아부에는 여섯 종류 이상이 있다. 첫 번째, 다른 사람의 능력을 고양시켜 주는 ‘능력 개발용’ 아부다. 주눅이 들었거나 자신의 능력을 잘 모르는 후배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하는 선배와 같은 경우다. 선의의 아부 중에서도 최고다. 두 번째, 좋은 분위기를 위해 좋은 말을 하는 경우다. 잘 보여서 승진을 하겠다거나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단란한 분위기를 위한 ‘친목도모용’ 아부다. 덤으로 상사나 친구가 자신을 좋아해 주면 금상첨화다. 사회적인 융화를 위해 적절히 사용될 수 있다. 세 번째, 상점 등에서 손님에게 옷이 잘 어울린다고 얘기해 주는 ‘생계형’ 아부다. 듣는 사람도 그 정도는 가려서 들을 줄 안다. 네번째부터 질이 나빠진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 실제 생각과는 다르게 덮어 놓고 좋은 말을 하는 경우다. 한마디로 감언이설로, 이익을 위한 목적이기에 ‘출세 지향형’ 아부다. 더 안 좋은 것은 음해를 포함한 ‘다른 사람 밟고 가기형’아부다. A라는 사람이 상사에 대하여 안 좋은 말을 하고 다니는데 특별히 상사를 위하는 척하면서 이 내용을 상사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마지막은 악의적인 거짓말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사기형’ 아부라 하겠다. 있지도 않은 사실 또는 불가능한 계획으로 상대방의 관심과 호감을 사고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얻는 경우다. 아부는 학교·회사를 포함한 모든 사회에 존재한다. 아부는 어떤 의미에서 사회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주변 사람의 평판을 곧 자기의 가치로 아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칭찬에 목말라 하고 아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럼 정치에 등장하는, 지켜지지 않는 공약은 위의 아부의 분류 중 어디에 속할까? 아무리 봐도 좋은 형태의 아부는 아니다. 만일 순진한 생각에 이 공약들이 가능할 것 같아서 주장했다고 해도 분위기를 띄우려고 한 것은 아닐 테니 ‘출세 지향형’ 아부에 해당할 것이고, 만일 불가능한 것을 알고서도 했다면 가장 질이 안 좋은 ‘사기형’ 아부에 해당하겠다. 이런 아부에 매번 속아 넘어가는 국민도 문제지만 장밋빛 전망과 화려한 미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아부하는 사람들이 정도를 지키는 것이 옳다. 사실 최선의 아부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헛된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최선의 아부를 해 보시라.
  • 통일신라때 제사용 우물서 ‘인신공양’ 있었다?

    통일신라때 제사용 우물서 ‘인신공양’ 있었다?

    신라와 통일신라의 수도였던 경북 경주는 땅만 파면 골동품이 나온다고 했다. 1998~2000년 경주국립박물관 부지 내에 건물 간 지하 연결통로를 짓기 위해 땅을 파 들어갈 때도 그랬다. 갑자기 지하에서 돌무덤이 나온 것이다. 돌무덤을 위로부터 발굴해 들어가기 시작하자 우물이 나왔다. 그렇게 8~9세기에 폐쇄된 우물 2개를 발굴했다. ‘우물 1’에서는 놀랍게도 작은 인골이 나왔다. 경주박물관 학예사들은 잔뜩 긴장했다. 키 130㎝에 다소 기골이 큰 7~10세의 소년(녀)으로 추정되는 인골이었다. 이 우물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과연 이 소년(녀)은 우물에서 사고사를 당한 것일까? 혹 인신공양은 아니었을까? 만약 인신공양이었다면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은 오는 5월 6일까지 8~9세기 통일신라 시대의 우물과 그 우물 속의 유물을 통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타임캡슐을 열다-색다른 고대 탐험’ 특별전이다. 통일신라인들의 속살거리는 이야기를 듣는다고나 할까. ‘우물1’에서는10살로 추정되는 소년뿐만 아니라, 개와 고양이 등 동물뼈와 물고기뼈 등 2200여점이 출토됐다. 동물 뼈로는 소와 말, 사슴, 멧돼지, 토끼, 두더지, 쥐 등의 포유류뿐만 아니라 오리나 까마귀, 꿩, 매 등의 뼈도 출토됐다. 물고기 뼈로는 상어, 잉어, 복어, 대구, 숭어 등이 나왔다. 이들 동물과 물고기 뼈를 통해 통일신라인들이 무엇을 키우고, 먹었는지 유추할 수 있었다. 두더지와 쥐, 개구리, 뱀과 같은 뼈도 나왔지만, 이것은 애초 우물에 넣은 것이 아니라 나중에 들어간 ‘이물질’로 추정됐다. 주둥이가 깨진 토기와 복숭아씨도 다량으로 나왔다. 우물 1, 2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김현희 국박 학예연구사는 “우물 주변에서 제사를 지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물, 물고기 뼈 등은 제물로 보이고, 7~10세 추정의 소년(녀)도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우물의 위치가 경주 월성(통일신라시대 왕궁으로 추정)의 남쪽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소년(녀)이 사고사를 당했다면 왕족이거나 귀족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소년(녀)이 사고사를 당했더라도 우물 속에 둔 채 폐쇄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 소년(녀)을 즉시 꺼내 매장을 했을 것이다. 따라서 소년(녀)은 제의적 희생물일 가능성이 크고, 신분도 하층민일 것으로 추정된다. 송의정 국박 고고역사부장은 “신라 성덕대왕 신종(에밀레종)을 만들 때 아이를 공양했다는 설화를 보건대 당시에 인신공양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학예사는 “이들 우물은 식수를 제공하던 평범한 우물이 아니라 제사를 지내는 특수한 성격의 우물”이라고 했다. 이런 유추는 ‘우물 2’에서 ‘용왕’(龍王)이 새겨진 목간이 나오면서 힘을 얻었다. 우물 앞에서 기우제를 지내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제사용 특수 우물의 존재는 경주 월성 서남쪽에 있는 전 인용사지 유적의 우물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 우물에서도 다량의 동물뼈와 깨진 토기, 복숭아씨가 출토됐다. 깨진 토기와 복숭아씨는 옛날부터 나쁜 것을 물리치는 용도로 사용됐다. 따라서 8~9세기 극심한 기근이 자주 발생하고, 역병도 자주 돌았다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등 사료에 비춰볼 때 왕실 차원에서 대규모 우물 제사가 이뤄졌을 것이란 얘기다. ‘타임캡슐~’ 특별전으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경남 창녕 말흘리에서 발굴된 ‘손잡이 향로’다. 2003년 창녕군은 도로공사를 하던 중 고려·조선시대 건물터를 발견하자 공사를 중단하고, 발굴을 요청했다. 발굴단은 놀랍게도 신라시대 때 땅에 묻은 쇠솥(퇴장유구 쇠솥)을 발견했다. 쇠솥에서는 금장을 두른 손잡이 향로 등 500여점의 금속공예품이 나왔다. 송 고고역사부장은 “손잡이 향로는 불교 공양도구로 성덕대왕 신종의 조각이나 석굴암 십대제자상에서 주로 확인됐지만, 실물이 없었다.”면서 “발굴조사를 통해 최초로 확인된 유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손잡이 향로가 중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말흘리 유적 덕분에 한반도에서 기술을 전수한 것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던 삼성미술관 리움의 손잡이 향로도 한국유적으로 국적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경찰·검찰 갈등의 해법/표창원 경찰대 교수

    [시론] 경찰·검찰 갈등의 해법/표창원 경찰대 교수

    경남 밀양에서 검사가 폭언과 함께 수사 축소를 요구했다는 한 경찰관의 고소가 경찰과 검찰 두 기관의 감정싸움을 넘어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검찰은 경찰이 자체 감찰을 진행 중이던 경찰관 뇌물 수수 의혹 사건을 직접 수사하겠다고 나섰다. 두 권력 기관이 서로의 비리나 과오를 찾아내고 단죄한다면 더욱 청렴하고 투명해질 테니 국민과 사회에 유리하지 않을까. ‘감정’과 ‘조직 이익’, ‘권력 작용’ 이 세 가지 요인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맞는 말이다. 그동안 수사권을 둘러싸고 두 기관이 다투고 서로 물어뜯는 와중에도 경찰청장이 함바집 업자에게서 거액의 뇌물을 받고 검찰 고위 간부들이 건축업자로부터 돈과 자동차와 향응을 제공받아 온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두 기관이 인권과 국민 이익을 내세우지만 결국 자기 기관 이익을 더 중시한다고 여론은 의심한다. ‘진정한 악’, ‘거악’이라고 할 수 있는 권력적 비리에는 사이 좋게 눈감고 경쟁적으로 권력자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국민들은 혀를 찬다. 지능적인 범죄자들은 두 기관의 갈등을 이용해 법망을 벗어나고 있고 마약과 폭력 조직들이 다시 활개를 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법과 정의가 살아 있다’고 믿는 국민의 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적 ‘정의 수호’ 기관인 경찰과 검찰이 감정싸움이나 벌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문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정치’다. 권력이 집중된 사법 괴물이 돼 버린 검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비아냥을 듣는 경찰 모두 왜곡된 정치 권력이 만든 역사의 사생아다. 건국 이래 줄곧 수사권을 둘러싸고 두 기관이 싸울 때마다 충성 경쟁을 시키거나 조정과 중재를 내세우며 농락한 것도 정치 권력들이다. 최근의 노무현, 이명박 두 정부 역시 ‘사법개혁’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크게 외쳤다가 결국은 ‘당사자 간 합의’라는, 세계가 놀랄 시정잡배식 해결 방식을 내밀어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했다. 99% 성실하고 헌신적인 경찰과 검찰의 일꾼들이 1% ‘정치 검찰, 정치 경찰’과 ‘비리 검찰, 비리 경찰’의 허물을 덮어쓰고, 원치 않는 그들의 보호막이 돼 국민의 불신과 지탄을 직업병처럼 안고 사는 이 상황은 하루빨리 타개돼야 한다. 미국 법무부 청사 외벽에는 ‘오직 정의만이 사회를 지탱한다’(Justice Alone Sustains Society)라는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다. 가난한 나라들도 안정되게 사회가 유지되는데, 상대적으로 부유한 우크라이나,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등은 ‘정의가 무너져’ 국민의 저항 앞에 붕괴된 최근 사례들만 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현명한 국민들은 해법이 뭔지 안다. 경찰이나 검찰 모두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제 식구를 감싸며 사회비리와 연결돼 있다고 의심한다. 수사와 기소 및 법 집행 권한을 독점한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해야 하지만, 역시 지나치게 비대하고 권력이 집중된 경찰에 수사권을 주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느낀다. 경찰, 검찰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지 ‘수사권 나눠 갖기’, 혹은 ‘조정’을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수사기관이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 효율성에 대한 신뢰를 받고 있는 외국의 사례 역시 지천이다. 이들 중 어느 나라에서도 ‘두 기관끼리 싸워서’ 혹은 ‘권력의 중재하에 합의해서’ 개혁이 이루어진 예는 없다. 영국의 왕립위원회나 미국의 대통령 사법개혁위원회처럼 국회나 정부가 구성한 ‘전문적이고 중립적이며 신뢰받는 조사위원회’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바람직한 개선안을 만든 뒤, 이에 대한 양 기관의 의견을 받아 최종적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감시하에 이해관계자의 저항과 로비를 막고 차단해야 한다. 사법개혁과 검경 갈등 해결은 새로 구성될 국회와 정부에 던져진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인 과제다. 우리 사회의 법과 정의 구조가 바로 서지 않으면 경제도, 교육도, 복지도, 국방도 왜곡되고 썩어 결국 국민적 분노와 저항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 [19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 안. 교탁 앞에서 열심히 수업을 하고 있는 선생님 옆에 개 한 마리가 앉아있다. 올해 첫 발령을 받고 선생님이 된 시각 장애인 강신혜씨와 그의 안내견 미래다. 세상의 편견을 깨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신혜씨.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그의 조금 특별한 수업을 함께한다. ●삼국지(KBS2 밤 12시 35분) 손견이 죽자 어린 손권은 강동의 사자를 자처해 유표를 찾아가 화친을 청하고, 아버지 손견의 시신을 되찾아 온다. 장안으로 천도한 동탁은 이유의 제안으로 황위에 오를 계획을 짜고 조정 대신들을 불러 모은다. 한편 동탁의 무자비한 살육에 복수를 다짐하던 왕윤은 초선에게 접근하는 여포를 보면서 초선을 통한 복수를 계획한다. ●일일연속극 오늘만 같아라(MBC 밤 8시 15분) 미호를 오해한 춘복은 제멋대로 관둔다고 여겨 언짢아한다. 이 일로 인해 춘복과 지완은 미호의 문제를 두고 크게 다투고, 지호는 사라진 미호를 찾아 헤맨다. 한편 크리스티나는 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아동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걱정에 빠진다. 준태는 자신이 진짜 고발자라는 상엽의 고백을 듣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6시 30분) 가수 이승철은 두 눈을 모두 적출해야 할지 모른다는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다. 그와 한국의 후원자들은 카디자가 한국의 앞선 의술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았다. 5개월 후 차드에서 다시 만난 카디자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범한 날들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 소원(EBS 오전 6시 30분) 2012년 2월, 대구공업대 호텔항공학과를 4.0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72세 영주 할머니가 있다. 일흔이 다 되어 시작한 공부인 만큼 할머니의 열의는 누구보다 높았다. 할머니는 졸업과 동시에 취득한 여행안내사 자격증과 수준급의 외국어 실력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관광 통역 안내를 해주고 싶다는데…. ●명불허전(OBS 밤 10시) 노래로 마음을 다독여주는 가수 김도향의 고난과 역경, 그리고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들을 담담하게 전한다. 어린 시절 외동아들로 자유롭게 컸던 그는 집 근처 영화관을 다니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영화판에서 힘겹게 생활을 꾸리다가 군대 동기와 투코리언스를 결성해 가수의 길에 들게 된 사연을 전한다.
  • [Weekly Health Issue] 헬리코박터와 위장 건강

    [Weekly Health Issue] 헬리코박터와 위장 건강

    강력한 위산이 분비되는 위에서도 세균이 살 수 있을까. 이 간단한 듯 보이는 의문에 답을 구한 것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였다. 호주의 베리 마셜 박사팀은 위에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라는 세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 헬리코박터가 문제다. 위에 기생하며 곳곳에 상흔을 남긴다. 위염과 위궤양을 유발하는가 하면 위암과의 상관성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국내 성인 10명 중 7명이 가졌으며, 위염과 위궤양,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헬리코박터와 위 건강에 대해 소화기 전문병원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부원장으로부터 듣는다. ●먼저, 헬리코박터균의 실체를 설명해 달라 호주의 병리학자 워런과 마셜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의 유문(파일로리) 부위에 사는 나선형(헬리코)의 균(박터)으로, 크기는 2∼7×0.4∼1.2㎛ 정도의 섬모를 가진 막대균이다. ●헬리코박터는 체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가 이 균은 위 점막의 점액층 바로 밑, 즉 위의 상피세포 표면에 붙어살며, 스스로 독소를 배출해 기생하는 부위의 위세포를 손상시킨다. 위염이나 위·십이지장궤양, 위암 등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헬리코박터는 어떻게 검사, 진단하는가 헬리코박터를 검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혈액검사로 핏속의 면역반응을 살피는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은 감염을 확인할 수 있지만 멸균된 후에도 상당 기간 양성반응을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일명 ‘CLO검사’로 불리는 유리에이스 검사도 있다. 헬리코박터는 강한 요소 분해효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 조직이 요소를 분해하는 정도를 보면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위의 특정 부위에서만 조직을 채취하므로 전체 상태를 살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위 내시경으로 조직을 채취해 세균을 배양하거나 직접 세균을 관찰하거나 날숨을 채취해 헬리코박터의 존재 여부를 알아보는 요소 호기검사법도 있다. 위에 헬리코박터가 있으면 요소를 분해하면서 암모니아를 만드는데, 이때 생성되는 탄산가스를 측정해 헬리코박터의 유무를 파악한다. 이 검사법은 내시경 없이 시행하는 간편하고 정확한 방법으로, 치료 후 멸균 여부를 파악하는 데 적합해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된다. ●헬리코박터가 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달라 헬리코박터가 위장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물론 헬리코박터를 가졌다고 모두 위장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나 위염·위궤양·위암의 발생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감염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 위염을 유발하고, 이어 위 점막이 위축되는 위축성 위염을 거쳐 위의 점막세포가 소장이나 대장의 세포처럼 변하는 화생성 변화로 이어진다. 위축성 또는 화생성 위염이 있으면 위산 분비가 줄고, 이 상태에서 심해지면 위암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또 헬리코박터는 위·십이지장궤양 등 소화성 궤양도 유발한다. 실제로 위·십이지장궤양 환자들은 대부분 이 균에 감염돼 있으며, 균을 없애면 궤양도 낫고, 재발률도 크게 낮아진다. 역학연구에 따르면 헬리코박터에 감염이 된 사람은 위암 발생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적어도 2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도 1994년에 헬리코박터를 ‘확실한 발암인자’로 규정했다. ●국내 헬리코박터 보균율은 얼마나 되며, 특징적인 추이는 무엇인가 헬리코박터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됐을 만큼 흔하며, 특히 한국을 비롯, 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와 인도·아프리카 등지의 감염률이 높다. 국내의 경우 전 국민의 46.6%, 성인의 69.4%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점차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젊은 층 감염률은 현저히 감소하는 추세이며, 이런 상태라면 머지않아 미국처럼 감염률이 3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한국인이 특히 헬리코박터에 취약한 이유가 따로 있는가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즉, 국이나 찌개 등을 함께 떠먹거나 음식물을 씹어서 아이에게 먹이는 등의 식습관이 헬리코박터 감염을 높이는 요인일 수 있다. ●헬리코박터가 감염되는 경로를 짚어 달라 헬리코박터가 어떤 경로를 통해 감염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입을 통해 들어와 위 점막에 기생하는 것은 확실하다. 또 위 속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는 위액이 식도를 타고 역류할 때 함께 따라나와 음식을 함께 먹을 때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도 있고, 입맞춤을 할 때 전파될 수도 있다. 헬리코박터는 대부분 아동기에 주로 감염되는데, 감염 경로는 유아나 유치원 등에서의 집단생활과 가족, 특히 어머니로부터의 수직감염이 주요 경로로 보인다. ●헬리코박터는 어떻게 치료하는가 우리나라처럼 헬리코박터 감염이 흔하고, 위암이 많은 상황에서는 헬리코박터 보균자라고 무조건 치료를 권하지는 않는다. 소화불량증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면 내시경을 통해 원인을 살핀 뒤 의사와 상의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단, 위·십이지장궤양 등의 병력이 있거나 위암 내시경수술 후, 위 임파종이 있는 경우라면 헬리코박터 치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헬리코박터는 보통 1∼2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치료가 되며, 위산이 있어야 생존이 가능한 특이한 균이어서 위산억제제를 같이 먹으면 치료 효과가 더 좋다. 흔히 재발을 걱정하지만 성인에서 치료 후 1년 안에 재발할 가능성은 2∼3%로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헬리코박터와 유산균의 상관성에 대한 견해도 밝혀달라 프랑스 파리 11대학의 세르뱅 박사팀은 1998년에 실시한 실험에서 헬리코박터 보균자에게 7일간 항생제 치료를 하면서 유산균을 투여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유산균 투여 그룹에서는 87%의 헬리코박터가 사라졌지만, 유산균을 투여하지 않는 그룹에서는 70%만 사라졌다. 연구팀은 유산균이 만들어내는 박테리오신이란 물질이 헬리코박터의 성장을 억제할 뿐 아니라 헬리코박터가 위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비하는 우레아제라는 요소 분해효소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많은 임상실험에서도 위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산균이 체내에서 헬리코박터 활동을 억제하고 재감염률을 떨어뜨린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주말 영화]

    ●라카와나 블루스(KBS2 토요일 밤 12시 15분) 벤 산티아고 허드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라카와나 블루스’. 뉴욕 라카와나 왓슨가 32번지에는 유모 혹은 엄마로 통하는 레이철이 운영하는 하숙집이 있다. 레이철은 오갈 데 없이 내몰린 흑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을 도우며 살아간다. 어린 루벤은 부모가 이혼한 후, 엄마 에일린이 생활비를 벌려고 웨이트리스 일을 하게 되면서 하숙집 방에 혼자 방치된다. 이를 보다 못한 레이철은 에일린을 설득해 루벤을 돌봐 주기로 한다. 엄마가 멀리 떠나 버린 후에도 루벤에겐 레이철이 있어 전혀 슬프지 않다. 레이철의 하숙집에는 모두 사연이 있는 흑인들이 모여 있었다. 루벤은 이들을 통해 인종차별의 아픈 과거와 전쟁이 남긴 상처, 연인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을 배워 나간다. 한편 어른이 된 루벤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하지만 레이철의 사랑 덕분에 사람들이 진정한 공동체의 울타리를 마련했음을 느끼게 된다. ●맨발의 청춘(EBS 일요일 밤 11시) 건달인 신두수는 거리에서 깡패에게 핸드백을 빼앗기게 된 여대생 요안나를 구해준다. 요안나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러 두수의 아파트에 찾아오고, 신분 차에도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빠져든다. 대사의 딸인 요안나는 레슬링장에서 첫 데이트를 하며 난생 처음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험을 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던 두수는 요안나가 즐겨듣는 클래식을 들어 보거나, 잠들기 전 성경책을 읽어 보며 자신을 변화시켜 간다. 요안나는 두수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면서 두수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안한다. 하지만 취직을 부탁하기 위해 요안나의 어머니 친구와 만난 자리에서 두수는 모욕을 당하게 된다. 자신의 처지를 깨닫게 된 두수는 위악적인 태도로 요안나에게 거리를 두게 된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강동서 강력반 꼴통 형사 강철중.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건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 하지만 15년차 형사생활에 남은 거라곤 달랑 전셋집 한 칸이 전부다. 형사라는 직업 때문에 은행에서 전세금 대출받는 것도 여의치 않다. 잘해야 본전, 잘못하면 사망 혹은 큰 장애를 입을 수 있는 힘든 형사 생활에 넌더리가 난 그는 급기야 사표를 제출한다. 때마침 한 고등학교에서 터진 살인사건 때문에 그의 사표 수리는 미뤄지고, 이번 사건만 해결하면 퇴직금을 주겠다는 반장의 회유에 말려들어 귀찮은 사건 현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살인사건은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죽은 학생의 지문이 얼마 전 강동서 담당에서 일어난 도축장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칼에 남은 지문과 같다는 사실을 밝혀내는데….
  • ‘막장’가족의 잔혹한 삶과 사랑

    요즘 하도 막장드라마가 많아서 웬만한 상황에는 꿈쩍하지 않을 줄 알았다. 책장을 넘기면서 ‘우선멈춤’이라는 말이 읽는 이에게 하는 걸까 생각하는 순간에 맞닥뜨린다. 다음 장면으로 가기 전에 우선 멈춤. 그리고 마음 단단히 먹고 읽어 내려가야 할 거라고. 책 속에 어떤 상황이 펼쳐지든 끝까지 버티면, 작가가 왜 ‘이래야’ 했는지 더 확실히 이해된다. ‘악어떼가 나왔다’, ‘오즈의 닥터’, ‘사소한 문제들’ 등 전작에서 잔혹한 사회의 일면을 드러낸 안보윤(31) 작가는 장편소설 ‘우선멈춤’(민음사 펴냄)에서도 여전히 그 표현방식을 유지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 모두 마음 편하게 대할 수가 없다. 자신의 폭력성으로 상대를 상처 입히고, 또 상처 입는다. 고등학생 해정은 첫 시험-비록 쪽지시험이지만-에서 나쁜 인상조차 주고 싶지 않았다. 거실에서 초등학생 동생 해수는 일본 애니메이션 ‘철콘 근크리트’를 보면서 키득댄다. 평범하다, 여기까지는. 기업 사장 아빠가 찜질방에서 딸만한 여자아이를 더듬다가 지구대에 끌려가고, 사람들에게 ‘변태새끼’라는 말을 듣는 것을 목격한 뒤로 모든 게 꼬였다. 해정은 위로가 필요해 만나기 시작한 30대 회사원 박기영과 모텔을 드나든다. 해수는 ‘변태 아들’이라는 따돌림과 학대에 못 이겨 반년째 학교에 가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엄마는 젊은 애인과 여행 중이다. 해정에게 가족은 ‘조건부 임시 동거인’일 뿐이다. 이들뿐인가. 박기영의 모친 순임은 산파인 할머니에게 배운 기술로 불법 낙태를 일삼는다. 해수의 상담교사 선주는 순임과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각자, 또 한데 모이는 매순간에 머리가 띵해진다. 과연 이런 것들을 나열하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더 상세하게 묘사했다가 걷어내는 작업을 몇 번 거쳤다.”는 작가는 자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마치 경험한 듯한 세밀한 표현에 대해서는 “우리는 요즘 매시간 폭력에 노출되면서 간접적 폭력을 경험하지 않았는가.”라고 되묻는다. “우리에게는 자기제어가 필요해요. 해정의 아빠가 여자를 만질 때, 순임이 아이를 꺼낼 때, 기영이 해정을 때릴 때, 우선멈춤을 해야하지만 보통은 끝장이 나서야 멈추게 되죠. ‘잠깐만요!’ 외쳐야할 그 순간들을 쓰고 싶었습니다.” 낙태를 돕는 순임 할머니의 일은 결국 아들에게 버림받는 순임을 만들었고, 성추행을 일삼은 해정 아빠는 두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다. 자신의 핏줄조차 성가신 존재이기만 했던 선주 역시 악행이 들통났다. 아이를 가진 해정을 죽도록 팬 박기영도 어느 모텔에서 해정을 기다리다가 경찰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잠깐만’이나 ‘우선멈춤’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업보’다. “그게 네 업보야.”로 끝난다면 작가는 단지 세상을 팍팍하게 보는 사람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작가가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세련된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런 극단적인 장면들 속에서 지켜내야할 가치를 끄집어 보여줄 줄 안다는 데 있다. 경찰서에 모인 가족들 사이에서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있는 해수와 등 뒤에 닿는 뜨거운 아기 숨결이 나쁘지 않다고 느끼는 해정을 만나게 되는 순간, 극도로 잔혹하고 긴장된 세상에서 한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1만 1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화려한 한류 뒤 나는 배곯는 가수다

    화려한 한류 뒤 나는 배곯는 가수다

    지난달 9일 흥미로운 증권사 리포트가 발표됐다. LIG투자증권 정유석 애널리스트는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의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의 5인조 아이돌 그룹 빅뱅이 올해 콘서트로만 380억원을 비롯해 음반·음원 120억원, 광고 50억원 등 총 780억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YG의 또 다른 축인 4인조 여성 아이돌 2NE1의 올 매출액은 콘서트 150억원, 음반·음원 50억원 등 총 300억원으로 추정됐다. 공교롭게도 다음 날 청년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이 ‘청년뮤지션 생활환경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인디 음악인 221명의 생활수준을 설문조사했더니 고정수입이 월평균 69만원이었다. 1인 가구 최저생계비(2012년 55만 3354원)에도 못 미치는 월소득 50만원 이하도 38%나 됐다. 200만원이 넘는 사람은 9%에 불과했다. 77%의 인디 음악가들이 음악활동 외에 강습·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현 정부 들어 짙어진 사회 양극화의 그늘이 대중음악계, 나아가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 남미까지 한류와 K팝이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의 지원과 언론의 관심은 아이돌 그룹 위주의 K팝에만 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는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1년에 20개 레이블을 선정해 1000만원을 직접 지원하는 등 창작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정책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창작지원은 실종된 상황이다. 당장 영화를 찍고, 음반을 녹음할 돈이 없는데 좋은 작품을 만들어 오면 유통과 홍보를 돕겠다는 성과주의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형기획사들의 대대적인 투자와 더불어 음악적 깊이와 폭을 더한 아이돌 그룹의 음악이 음반·음원시장을 잠식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경력 12년차인 고구려밴드의 리더 겸 보컬리스트 이길영(40)씨는 요즘 KBS의 밴드 오디션프로그램 ‘톱밴드 시즌 2’(시즌 1은 신인밴드 발굴 프로그램이었지만 올해부터 기성밴드에도 문호 개방) 출전을 고민 중이다. 골수팬들이 듣는다면 뒷목을 잡을 일이다. 객원보컬로 덴마크에서 열리는 월드뮤직페스티벌에도 참가했고, 일본과 타이완 등에서도 공연을 했던 그다. 2000년 강원도 속초에서 결성된 고구려밴드는 우리네 정서를 제대로 담아낸 록밴드다. 국악기 한두 개를 섞어 놓고 퓨전 운운하는 뮤지션들과는 출발부터 다르다. 스스로의 음악을 ‘(정선)아라리록’이라고 부른다. 어쩌면 그들의 음악이야말로 ‘한류’의 참뜻에 부합할지도 모른다. 2004년 창작국악경연대회 금상을 받으면서 그들만의 음악세계를 인정받았다. 정규앨범 두 장을 비롯해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장기하와 얼굴들, 크라잉넛이나 노브레인 등 상업적으로 ‘뜬’ 밴드를 논외로 한다면, 홍대 밴드 중 살림살이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지금은 지자체 행사에서 300만~400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단계까지 올라왔다. 그런데도 서울에서 가장으로, 생활인으로 버텨 내기란 쉽지 않다. 음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멤버당 연간 1000만~15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씨는 최근 고향 정선의 정선문화회관 음악감독으로 옮겼다. 물론 4대 보험이 되는 정규직은 아니다. 다른 멤버들은 서울에서 레슨을 하거나 세션 등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이씨는 “지난 10년, ‘아라리록’을 하는 밴드로 명예를 지키자는 약속은 지켰는데 지금은 정말 힘들다.”면서 “음반·음원시장을 아이돌과 대형기획사가 독식하는 상황에서 공중파를 타지 못한 뮤지션은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살아남을 수 없다. 오죽하면 우리가 ‘톱밴드’ 출전을 고민하겠나. (경연의) 중간단계까지 버티면 지금보단 낫겠다 싶은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내 직업은 가락시장 품걸이 입네다”

    “내 직업은 가락시장 품걸이 입네다”

    15일 새벽 5시 30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쌀쌀한 새벽바람을 뚫고 수레가 딸린 오토바이가 질주하더니 트럭 뒤에 멈췄다. 털모자에 낡은 항공점퍼를 입은 남성은 익숙한 동작으로 싣고 간 채소 상자를 트럭으로 옮겼다. 5분도 채 안 돼 수십 개의 박스가 트럭에 실렸다. 얼굴에서는 땀이 흘렀다. 가락시장을 누비는 ‘품걸이’ 이춘석(50·가명)씨다. 품걸이는 가락시장에서 출하되는 과일, 채소 등을 오토바이나 손수레로 트럭까지 실어 나르는 짐꾼이다. 이씨는 4년 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왔다. 중국에 아내와 6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9시간 일하고 있다. 일당은 8만~10만원, 한 달에 평균 180만~200만원을 번다. 150만원을 중국의 가족에게 송금하고 있다. 나머지는 단칸방 월세와 생활비로 쓴다. 낮에는 내내 잠만 잔다. 밤낮이 바뀐 생활이 벌써 4년째다. 이씨는 “힘은 들지만 가진 게 몸뚱이뿐이라 짐 나르는 일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가족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버틴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 다른 ‘품걸이’ 이수호(48·가명)씨는 새터민이다. 6개월 전 중국 옌볜에서 왔다. 일거리를 찾아 떠돌다 가락시장에 발길이 닿았다. 청과물 가게에서 일당 8만원에 일하기로 했다. 그러나 6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능숙하게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억울했지만 차마 항변도 못 했다. 이상한 소문이라도 나면 이 바닥도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가게로 일자리를 옮겼다. “어차피 뜨내기 일용직이지만 약속한 돈이나 줬으면 좋겠다.”며 아쉬워했다. 가락시장의 품걸이는 10여년 전만 해도 대다수가 한국인이었으나 2000년대 들어 중국동포나 새터민으로 바뀌었다. 90% 이상이 중국동포 등 이주노동자들이다. 상인들은 “이들은 언제든 보따리를 쌀 수 있기 때문에 정규직으로는 채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때문에 품걸이는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는다. 서울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각 상회가 야간에 개별적으로 고용해서”라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도 다반사다. “굼뜨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며 거친 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따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약속한 일당을 안 주는 일도 허다하다. 노동 사각지대인 셈이다. 고용노동부 외국인력정책과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 사업주는 혹시 불법 체류자일까봐 신고를 꺼린다.”면서 “아직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품걸이가 없으면 가락시장은 돌아가지 않는다. 올스톱이다. 40년 가까이 채소를 중개해 온 윤모(62)씨는 “거칠고 힘든 일을 하는 그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면서 “불법 체류자라며 홀대만 할 게 아니라 품걸이 일 자체를 양성화해 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도록 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인기·이영준기자 ikik@seoul.co.kr
  •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유종필 관악구청장

    [서울신문TV와 함께하는 구정 인터뷰] 유종필 관악구청장

    “도서관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좌우명을 가진 유종필 관악구청장의 도서관 사랑은 특별하다. 매일 도서관을 찾는 ‘마니아’다. 최근엔 인문학 분야 베스트셀러인 ‘세계 도서관 기행’ 증보판까지 내놨다. 15일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증보판에 대해 “틈날 때 취미로 쓴 글을 모았다.”고 겸손해하면서 “책을 펴낸 지 2년이 넘어 짬짬이 자료를 보탰다.”고 소개했다. 책은 국회도서관장 시절 세계 첫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도서관에서부터 미국, 일본, 프랑스 등 14개국 50여개 도서관을 다녀온 뒤 기록한 여행기다.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도서로 뽑힌 데다 ‘올해의 출판인상’을 받기도 했으니 선거철이면 쏟아지는 정치인들의 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를 듣는다. 유 구청장은 대형 도서관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숨은 작은 도서관도 꼼꼼히 돌아봤다. 주택을 매입해 개설한 동네 도서관, 책 읽는 곳을 넘어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 된 작은 도서관 등을 벤치마킹해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놨다. 유 구청장 취임 이후 관악구 도서관은 4개에서 17개로 늘었다. 관악산 입구 시(詩) 도서관, 중턱에 자리한 숲속 도서관 등은 관악구만의 특색을 뽐낸다. 이를 임기 중 40개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서비스 질을 높이고 다양한 콘텐츠도 개발했다. 다른 도서관 자료를 빌려 볼 수 있는 상호 대차 서비스 확대, 책 대신 특별한 경력을 가진 사람을 대출해주는 ‘리빙 라이브러리’ 등은 구민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 페스티벌’을 주민 주도로 진행했다. 올해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연내에 작은 도서관 1곳을 건립하고 장서 관리를 전자칩(RFID) 방식으로 바꾸고 ‘어르신 자서전 쓰기 사업’도 벌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민주, 노원갑 ‘나꼼수’ 김용민 공천에 찬반 논란

    민주, 노원갑 ‘나꼼수’ 김용민 공천에 찬반 논란

    민주통합당이 14일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인 시사평론가 김용민씨를 서울 노원갑에 전략공천한 데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노원갑은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이 재기를 노리며 다져 온 지역구로, 이달 초 김씨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언급될 때부터 ‘지역구 세습’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날 김씨의 공천을 최종 결정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도부 간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나꼼수에서 이야기하면 공당이 다 들어 줘야 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적지 않았지만 ‘젊은 층이 공감하는 나꼼수 멤버를 공천하는 게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정 전 의원이 직접 김씨를 추천했다는 점과 주춤한 민주당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려면 나꼼수 지지층을 흡수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당 고위 관계자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10대부터 50대까지 나꼼수를 안 듣는 사람이 없다. 정치에 무관심한 2030세대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폭발력이 굉장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노원갑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서울신문이 직접 이 지역 주민들을 만나 본 결과 50대 이상은 김씨를 아는 사람이 적었고, 나꼼수를 한 번씩은 들어봤다는 20~40대도 나꼼수 멤버를 일일이 기억하진 못했다. 월계2동에 거주하는 박치현(20)씨는 “김씨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외부에서 전략공천해 당선되는 것보다 월계동에 대해 좀 더 아는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카센터를 운영하는 임종길(46)씨는 “나꼼수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는데 김씨를 여기에 공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지역에서 몇 년간 노력해 온 예비후보들을 사장시키고 전략 공천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예비후보들은 김씨의 전략공천 소식이 전해지자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한 예비후보는 “정 전 의원이 사면복권되면 김씨를 사퇴시키고 보궐선거에서 복귀하겠다는 꼼수로 보인다.”며 “민주사회에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8일 민주당 중앙당사에 몰려가 “노원갑이 정봉주의 사유지냐.”며 항의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씨 스스로 정치인의 자질을 보여야 나꼼수의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공천을 받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폭로뿐만 아니라 대안도 제시해야 하는데 나꼼수는 그동안 폭로만 해 왔다.”며 “구체적인 정책 제시로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전문가는 “자신이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 논란은 꼬리를 물 것”이라면서도 “정 전 의원을 직접 공천해도 지역구 세습이다. ‘세습공천’ 논란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난 지금의 정치가 김용민보다 몇 배는 더 웃기다. 그의 출마를 지지한다.”며 “그가 자신의 것을 잃더라도 우리의 것을 얻게 해 주리라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김씨는 유권해석을 거쳐 나꼼수에 계속 참여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는 “문제가 안 된다면 나꼼수를 그만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현정·이범수기자 hjlee@seoul.co.kr
  • [지역인재 육성 필요…학원규제 땐 경기위축…지자체 어긋난 ‘교육지책’] 학원에 기대고…

    [지역인재 육성 필요…학원규제 땐 경기위축…지자체 어긋난 ‘교육지책’] 학원에 기대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인재 육성과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 유명학원 강사까지 초빙, 과외수업에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수업을 찾아 다른 지역 명문고로 진학하는 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6억원을 들여 이달부터 서울 종로학원, 허브에듀학원과 손잡고 내년 2월까지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 오전 등 매주 총 4시간씩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대상은 관내 5개 남녀 일반계 고교생으로 학년별로 상위 5% 성적 우수학생 240명이다. 남학생들은 충주고, 여학생들은 충주여고에 모여 1년 동안 언어, 외국어, 수학, 논술수업을 받게 된다. 학생들은 연간 25만원만 부담하면 4과목을 다 듣을 수 있다. 제천시는 인문계고 4곳에서 추천받은 성적 우수자 101명과 중학교 6곳에서 시험으로 뽑은 3학년 31명을 대상으로 4개 과목 주말심화 학습반을 만들었다. 강의는 서울 종로학원 강사진이 맡는다. 중3 학생은 매주 토요일 제천 평생학습센터에서, 고교생은 매주 금·토요일 제천고와 제천여고에서 남녀로 나눠 수업을 듣는다. 시간당(50분 수업) 강사료는 20만원에서 30만원 사이다. 학생 부담은 없다. 2008년부터 성적상위 20% 이내 인문계고 학생들을 위해 주말 유명 학원 강사를 초빙해 보강수업을 진행해 온 전북도는 올해는 중학교까지 이 사업을 확대한다. 현재 시·군별로 공고를 내 올해 수업을 진행할 학원을 물색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이 수도권과 광주지역 소재 학원들이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예산을 들여가며 학원강사를 투입하는 것은 인재 유출로 인해 낮아진 명문대 진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충주는 해마다 전체 중3 학생 2700여명 가운데 30여명이 청주 과학고, 공주 한일고, 전주 상산고 등 인근의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로 떠나고 있다. 중3 학생이 1800여명인 제천은 올해 14명이 다른 지역의 우수학교로 진학했다. 전통 명문인 충주고의 경우 SKY(서울대·고대·연대) 진학생이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6명으로 줄었다. 제천고는 2009년 6명이 SKY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겨우 2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유명 강사들의 특별수업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생 간 위화감 조성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오산시는 이런 비판 때문에 2010년 시작한 고교생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1년 만에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 김정수 인재육성담당은 “일부에서 부작용을 걱정하지만 취지를 공감하는 이들이 더 많다.”면서 “제천시는 하위 90%에 해당되는 학생들의 성적이 30% 이상 향상되면 1인당 1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동기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크라잉넛’ 등 인디 1세대밴드 합동공연

    ‘크라잉넛’ 등 인디 1세대밴드 합동공연

    EBS ‘스페이스 공감’은 14~15일 밤 12시 35분 ‘옐로우 몬스터즈’ ‘3호선 버터플라이’ ‘크라잉넛’의 합동무대에 이어 독특한 분위기의 그룹 ‘한음파’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다. 14일 방영되는 옐로우몬스터즈, 3호선 버터플라이, 크라잉넛의 합동무대는 미국 순회공연 직전 국내에서의 마지막 공연이다.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 5개 도시를 순회하는 동안 이런저런 페스티벌과 클럽 투어를 벌이면서 해외진출을 모색해 왔던 프로젝트 ‘서울 소닉’은 올해에는 인디 1세대 밴드를 모았다. ‘조선펑크’를 외쳤던 ‘크라잉 넛’, 그런지와 펑크 록을 내세운 ‘3호선 버터플라이’, 델리스파이스·마이앤트메리·검엑스 등 유력밴드 출신 멤버들이 모인 펑크밴드 ‘옐로우 몬스터즈’ 등은 완벽에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들은 이번 국내 프리투어 공연을 마치고 북미행 여정에 올랐다. ‘2012 서울소닉 북미투어’는 9일부터 4월 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오스틴·로스앤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공연을 벌인다. 16일 오스틴에서 열리는 영화·음악 축제의 쇼케이스에도 참가한다. 15일 방영되는 ‘한음파’는 사이키델릭록으로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는 밴드. 처음 결성된 것은 1990년대 후반으로, 2001년 ‘한음파’라는 동명의 앨범을 냈으나 이내 활동을 중단했다. 그 뒤 2007년 재결성했다. 이때부터 ‘상이한 음악적 요소들을 대담한 음향적 비전으로 구현해 낸 실험성’이 높이 평가받았다. 2009년 발표한 공식 1집 ‘獨感’(독감)도 묵직한 음악성을 갖췄다며 극찬받았고, 2010년 내놓은 ‘잔몽’도 호평받았다. 그 뒤 앨범 ‘키스 프롬 더 미스틱’(Kiss from the Mystic)이 3월 발매된다. 여기서 한음파는 자신들만의 장기라 할 수 있는 정교함, 긴장감, 비장한 사운드 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을 듣는다. 한음파의 대표곡뿐 아니라 최신곡까지 모두 들을 수 있는 자리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지역인재 육성 필요…학원규제 땐 경기위축…지자체 어긋난 ‘교육지책’

    지역인재 육성 필요…학원규제 땐 경기위축…지자체 어긋난 ‘교육지책’

    학원에 기대고… 수도권 유명강사 초빙 놀토 등에 심화 학습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인재 육성과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수도권 유명학원 강사까지 초빙, 과외수업에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수업을 찾아 다른 지역 명문고로 진학하는 지역의 우수 학생들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6억원을 들여 이달부터 서울 종로학원, 허브에듀학원과 손잡고 내년 2월까지 금요일 야간과 토요일 오전 등 매주 총 4시간씩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대상은 관내 5개 남녀 일반계 고교생으로 학년별로 상위 5% 성적 우수학생 240명이다. 남학생들은 충주고, 여학생들은 충주여고에 모여 1년 동안 언어, 외국어, 수학, 논술수업을 받게 된다. 학생들은 연간 25만원만 부담하면 4과목을 다 듣을 수 있다. 제천시는 인문계고 4곳에서 추천받은 성적 우수자 101명과 중학교 6곳에서 시험으로 뽑은 3학년 31명을 대상으로 4개 과목 주말심화 학습반을 만들었다. 강의는 서울 종로학원 강사진이 맡는다. 중3 학생은 매주 토요일 제천 평생학습센터에서, 고교생은 매주 금·토요일 제천고와 제천여고에서 남녀로 나눠 수업을 듣는다. 시간당(50분 수업) 강사료는 20만원에서 30만원 사이다. 학생 부담은 없다. 2008년부터 성적상위 20% 이내 인문계고 학생들을 위해 주말 유명 학원 강사를 초빙해 보강수업을 진행해 온 전북도는 올해는 중학교까지 이 사업을 확대한다. 현재 시·군별로 공고를 내 올해 수업을 진행할 학원을 물색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부분이 수도권과 광주지역 소재 학원들이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예산을 들여가며 학원강사를 투입하는 것은 인재 유출로 인해 낮아진 명문대 진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충주는 해마다 전체 중3 학생 2700여명 가운데 30여명이 청주 과학고, 공주 한일고, 전주 상산고 등 인근의 특수목적고나 자율형 사립고로 떠나고 있다. 중3 학생이 1800여명인 제천은 올해 14명이 다른 지역의 우수학교로 진학했다. 전통 명문인 충주고의 경우 SKY(서울대·고대·연대) 진학생이 지난해 12명에서 올해 6명으로 줄었다. 제천고는 2009년 6명이 SKY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겨우 2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유명 강사들의 특별수업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생 간 위화감 조성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오산시는 이런 비판 때문에 2010년 시작한 고교생 심화학습 프로그램을 1년 만에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 김정수 인재육성담당은 “일부에서 부작용을 걱정하지만 취지를 공감하는 이들이 더 많다.”면서 “제천시는 하위 90%에 해당되는 학생들의 성적이 30% 이상 향상되면 1인당 1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나머지 학생들의 학습동기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학원 눈치보고… 시·도의회 ‘심야교습 제한’ 수년째 상정 못해 정부가 추진 중인 ‘학원 심야교습 제한’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전국 시·도의회가 학원단체 등의 눈치를 보면서 관련 조례안 상정을 수년째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6월부터 학생의 건강·수면권 보장과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학원의 심야 교습 시간을 오후 10시까지 제한할 것을 각 지자체에 권고하고 있다. 그 결과 서울과 경기, 광주, 대구 등 4곳은 정부의 방침대로 오후 10시까지로 학원운영시간을 제한했다. 나머지 12개 지역의 학원 교습 제한 시간은 밤 9시부터 12시까지 제각각이다. 지역 가운데 전남, 인천, 제주, 경북의 경우 초·중학생은 최대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는 반면 고교생은 밤 12시까지 허용하는 등 학원운영 시간을 초·중·고교생별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충남, 강원, 울산 등은 학원영업 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를 올 상반기 상정할 방침이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부산, 대전, 충북, 전북 등 4곳은 상정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대다수 시·도의회가 심야 교습 시간 제한에 소극적인 것은 학원단체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학원단체는 심야 교습 시간을 밤 12시에서 10시까지로 제한할 경우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밤 10시까지 학원운영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시교육청이 2010년 제출한 ‘학원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심사를 3년째 미루고 있다. 학생 건강권 보호와 학업부담 감소, 사교육비 절감 등을 위해 조례를 개정하자는 ‘조례 개정 찬성론’과 학원강사들의 일자리창출, 상가들의 공실 발생 우려 등 지역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개정 불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는 사이 이 지역에서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의 경우, 밤 12시까지 학원을 다니느라 건강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경남도의회는 2010년 10월 도교육청에서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자고 한 조례를 자체 수정해 밤 12시까지 허용하는 현행 안으로 심의 의결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오는 6월쯤 초·중·고교별로 차등 제한하는 개정조례안을 다시 도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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