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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다저스 푸이그, 계속 말썽부리다 결국…

    LA다저스 푸이그, 계속 말썽부리다 결국…

    난폭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의 ‘악동’ 야시엘 푸이그(24)가 운전대를 놓는다.사촌을 운전사로 쓰기로 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10일(한국시간) 스탠 캐스틴 다저스 사장과 인터뷰를 통해서 이렇게 보도했다. 캐스틴 사장은 ESP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푸이그가 사촌을 기사로 고용해 당분간은 운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데뷔 전부터 난폭운전으로 악명이 높았다. 다저스 산하 더블A 팀인 채터누가에서 뛰던 지난해 4월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부근에서 속도 위반으로 체포됐다. 당시 푸이그는 최고 속도가 50마일(약 80㎞)로 제한된 도로에서 97마일(156㎞)로 차를 몰았다. 푸이그는 지난해 12월 말에도 플로리다 고속도로에서 제한속도 70마일(약 112㎞)을 넘겨 110마일(약 177㎞)로 달리다 경찰에게 붙잡혔다. 이때 어머니가 함께 타 있어 경찰로부터 “어머니까지 다치게 할 셈이냐”는 훈계를 듣는 장면이 보도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당시 캐스틴 사장은 “더블A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빅리그에 올라와서 같은 짓을 했다가는 세간의 이목을 피하지 못한다고 푸이그에게 얘기했었는데 다시 과속운전을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빠른별’ 정민성 갑작스러운 은퇴…막눈·갱맘은 어쩌라고

    ‘빠른별’ 정민성 갑작스러운 은퇴…막눈·갱맘은 어쩌라고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로게임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윈터 2013~2014시즌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CJ 프로스트의 중단 라이너 ‘빠른별’ 정민성이 10일 은퇴를 선언했다. 정민성은 팀 페이스북 팬페이지 영상을 통해 선수 생활을 마치게 된 감회를 전했다. “팬 여러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전하게 됐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한 정민성은 “개인적으로 후회되고 아쉬운 일도 많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배운 것도 참 많고, 느낀 것도, 깨달은 것도 많다”며 “넘칠 정도로 과분한 사랑을 주신 팬 여러분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동영상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정민성은 “이성적인 판단보다 감성적인 판단이 먼저여서 자존심도 셌고 남들의 충고를 잘 안 듣는 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발전이 더뎠다. 미드 라이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잃고, 게임에 대한 흥미와 열정도 사라지면서 프로로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많이 부끄럽게 생각하고 후회도 되고, 팬들에게도 죄송하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활동해오면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정민성은 “끝까지 나를 믿고 응원해 주신 수많은 팬 분들께는 죄송스러운 마음 밖에 없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건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프로로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부담감 때문에 승리에 대한 기쁨이나 패배에 대한 슬픔에 무뎌졌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차분히 설명했다. 정민성은 마지막으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감사한 분들이 많다. 온게임넷, 라이엇 게임즈를 비롯한 게임 관계자 분들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정말 감사 드린다. 기자 분들도 언제나 좋은 기사를 많이 써주셨기 때문에 감사 드린다. CJ 사무국 분들도 많이 바쁘실텐데 선수들을 위해 부족한 게 없는지 하나하나 신경 써주셨다.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강 감독님, 이 코치님, 손 코치님 모두 감사 드린다. 팀의 막내였던 내 짜증을 다 받아준 팀원 형들에게도 고맙다. 프로스트와 블레이즈는 정말 내가 사랑하는 팀이다. 많이 응원할 테니 팬 여러분들도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팬 분들이 있어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좋은 팬들이 많았고, 운도 좋았다.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팬 분들께 정말 감사 드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 동안 너무 감사했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정민성은 2011년에 데뷔해 2012년 아주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서머에서 팀을 우승으로 끌고갔다. 이어 롤드컵 시즌2 준우승을 기록, 2012 대한민국 e스포츠대상에서 ‘올해의 미드라이너’에 선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국내 첫 장애인 전용 사진관 연 나종민씨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국내 첫 장애인 전용 사진관 연 나종민씨

    “좋아하는 것을 하면 재미가 있고 그것을 더 개발하면 약간의 돈도 따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성세대들도 분명 좋아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너무 돈에 매달리기 때문입니다. 1년 돈벌이 안해도 큰일 일어나지 않습니다.” 바라봄사진관 나종민(51) 대표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전용 사진사다.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들의 사진을 찍어 준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24일에는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장애인 단체에서 일하는 한 여성이 묵직한 하얀 돼지저금통을 들고 서울 마포구 양화로 8길 17-25 그의 사무실로 찾아온 것이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향하는…. 우리가 아닌 모두를 아우르는 바라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는 저금통에는 500원짜리 동전 1000개가 들어 있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나 대표는 “내가 하는 작은 일이 이렇게 울림으로 돌아오다니”라며 감격했다. 그가 장애인 사진관을 구상하게 된 것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애인 체육대회에 자원봉사 갔다가 한 어머니가 사진관에서 왔냐고 물어 자원봉사라고 답한 게 계기가 됐다. 어머니는 장애인을 둔 집에는 변변한 가족사진 한 장 없다며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가족사진에 어울리는 표정을 잡는 데 품이 많이 들어 사진관에서 장애인들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바로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오랫동안 고민해 오던 것도 취미와 사회공헌의 접목이었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고 준비 기간을 거쳐 2012년 1월 서울 성북구 동서문로 돈암초등학교 인근 건물 1층에 스튜디오를 차렸다. ‘바라봄’이라는 간판을 붙였다. ‘봄’을 영어로 쓰면 ‘BOM’이 아니라 ‘VOM’(viewfinder of mind)이다. ‘마음을 바라보는 카메라 창’이라는 뜻이다. 같은 해 3월 인터넷 모금을 통해 300만원을 모으고 장애인 단체의 신청을 받아 30가구의 사진을 찍었다. 지금까지 소아마비, 다운증후군, 자폐아 등 모두 100여 가족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장애인 가족 사진 찍기는 이만저만 어려운 게 아니다. 자폐아의 경우 사진관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꺼린다. 설사 들어왔다 해도 조명 앞에 서지 않으려 한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기도 한다. 장애인들과 눈길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부모들의 얼굴도 찡그러지고 좋은 사진은 물 건너간다. 이 때문에 사진 찍는 것보다 대화를 통해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200~300번 셔터를 눌려야 한다. 1~2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얼마 전 80대 노모가 60대 소아마비 환자인 아들과 함께 사진관을 찾아왔다. 어머니는 노령연금으로,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각각 지낸다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의 얼굴은 맑고 깨끗했다. 비밀은 곧 밝혀졌다. 사진을 찍고 난 뒤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어머니는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에게 기부를 하며 살아온 이야기를 두런두런 했다. 오히려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왜소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그의 베풂은 마음이 담긴 답례로 돌아온다. 하얀 저금통은 물론 고가의 장애인 전용 의자를 받기도 했다. 스마트폰에는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 “너무 기쁘네요”라는 문자가 연신 날아온다. 그의 아들도 아버지를 본받았다. 명문 대학에 들어간 아들은 돈 받고 가르치는 과외는 하지 않겠다며 고교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후배 2명을 추천받아 무료로 학과 공부를 지도해 주었다. 그는 “나눔이 아들에게 전염됐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1963년생에 82학번인 그는 베이비붐 세대의 막내다. 그는 정보기술(IT) 업계에 21년 종사해 오다 2007년 은퇴했다. 직장인으로서는 한창 때인 45살이었으니 승진, 성공, 출세의 사다리에서 일찍 내려온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영업능력을 발휘,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장에 올라 샐러리맨들이 부러워하는 억대 연봉을 받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회의를 느꼈다. 낙천적, 긍정적 성격이지만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불면증에 시달린 데다 직원들을 관리하며 통솔하는 자리보다 영업 현장에서 직접 뛸 때가 훨씬 마음이 편했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속해야 할지, 제2의 인생은 없을까 고민하다 사표를 냈다. “솔직히 재무적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저축해 둔 것도 조금 있고 국민연금도 충실히 부었고 집도 있으니 여차하면 주택모기지도 가능해 그럭저럭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원금 까먹지 않고 지내려고 애쓰는데 있는 것 쓰면서 살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5년 정도 더 일하면 2억~3억원을 모을 수 있었겠지만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내가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한푼 두푼 모아 둔 것이 큰 힘이 됐다. 2008년 한 해는 뒹굴뒹굴했다. 집에서 책을 보고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무료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그 역시 아침에 일어나면 나갈 곳이 없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 줄 명함이 없다는 생각에 한동안 재취업을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취업은 일시적으로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지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을 하며 살자’로 모아졌다. 2009년 6개월간 성북구에 있는 사설 학원에서 사진을 배웠다. 평소 하고 싶은 것이었다. 학원에서 돌아오면 가족 사진, 풍경 사진을 찍으면서 복습했다.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니 재미도 있고 쉽게 빨리 배울 수 있었다. 2010년 3월에는 희망제작소 행복설계 아카데미에서 은퇴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컨드 라이프 교육을 받았다. 취미와 사회공헌의 접목은 여기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자원봉사를 나가 장애인 단체의 행사사진을 찍어 주면서 해법을 모색했다. 베이비부머는 정해진 길을 걸어온 세대들이다. 상급학교 진학, 명문대 입학, 졸업, 취직 등 주어진 길을 갔을 뿐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의 일탈은 없었다. 나 대표는 “좋아하는 것을 하면 실패를 해도 충격이 적다”고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해 치킨 집을 열었다 가게를 접으면 큰돈을 날리지만 악기 같은 것은 배우다 그만둬도 리스크는 크지 않다. 30~40년의 긴 노후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한두 번 실패한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1~2년, 2~3년 더 좋아하는 것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제3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생각과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과거의 지위나 직책 등 무거운 것을 짊어지고 어떻게 걸을 수 있겠습니까. 베이비부머는 성장시대를 살다 보니 부족함 없이 지낸 세대입니다. 그래서 물질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머릿속에서 돈과 수익만 떨쳐 버리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게 문제입니다. 직장생활을 20년 정도 했으면 웬만한 변화는 헤쳐 나갈 능력이 있습니다.” 그는 사진 봉사의 영역을 장애인에서 소외계층으로 넓히기 위해 지난해 11월 합정동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틈틈이 강연도 나가고 재능 기부도 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도 열면서 바쁘게 지낸다. “몸은 바쁘고 일은 직장 다닐 때에 비해 10배 더 하지만 스트레스받지 않고 재미있어서 좋다”는 그는 사회공헌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외부 행사 출장도 열심히 나가고 협찬을 위해 윤리경영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나 공모전을 여는 지방자치단체를 찾아다니고 있다. 올봄에는 바라봄을 사단법인이나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할 예정이다. stslim@seoul.co.kr ■퇴사 후 나 대표가 ‘걸어온 길’ ▲2007년 11월 퇴사 ▲2008년 빈둥빈둥 지냄 ▲2009년 8월 사진 교육 ▲2010년 3월 희망제작소 행복설계 아카데미 교육 ▲2010년 5월 장애인단체 자원봉사 시작 ▲2011년 5월 장애인 사진관 구상 ▲2012년 1월 서울 성북구 동서문로에 바라봄사진관 개관 ▲2013년 11월 사진관 마포구 합정동으로 이전 ▲2014년 3~4월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환 예정
  • “클래식 음악 듣는 아이들, 집중력·자제력 높다”

    “클래식 음악 듣는 아이들, 집중력·자제력 높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집중력과 자제력 등에서 훨씬 높은 능력을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대학 교육연구소가 초등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클래식 음악이 아이들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듣기 능력을 비롯한 집중력과 자제력 등에서 높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10세 아동들에게 클래식 음악과 작곡가에 대해 교육하는 영국 교육기준청(Ofsted)의 프로그램인 ‘아폴로 뮤직 프로젝트’를 평가한 것이다. 영국 초등학교 26곳에 다니는 4500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으로 수업받고 있는데, 연구팀은 일부 학교 9곳에 다니는 학생 252명과 교사 26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교사들은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자 아이들의 듣기 능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음악에 대한 지식과 집중력, 열정, 자제력, 심지어 사회적 기술도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것만으로 미래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수잔 할렘 교수(교육 및 음악심리학과)는 “아이들은 주의 깊게 집중하고 음악을 듣는 것으로, 듣기 및 기타 능력이 발달하는 듯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신한 한동우 회장

    지난 연말 연임에 성공했으니 누구보다 반갑게 새해를 맞이했을 것 같다. 하지만 9일 서울 남대문로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만난 한동우(66) 회장의 표정은 몹시 어두웠다. 연초부터 ‘신한 사태’(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등 경영진 간의 고소·고발전) 여진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 회장의 태도는 단호했다. “3년여에 걸친 재판이 끝났으니 (그간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해야 하지만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과거를 껴안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신한 사태의 장본인 가운데 한 사람인 신 전 사장이 복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신한 사태로 많은 사람이 다치고 (조직을) 떠났다. 그런데 그 사태의 한 축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하지만 신 전 사장 입장에서 보면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배임·횡령 등의 혐의에 대해 사실상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어떤 형태로든 명예회복을 바라지 않겠는가. -그분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방법이 문제다. 신한 사태의 전말을 다시 조사해 진상을 규명한 뒤 처벌할 사람은 처벌하자고 하는데 벌써 3년이 지난 일이다. 간신히 조직을 추슬렀는데 이제 와 다시 들쑤시자는 건가. 그건 신한의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서로 자신이 옳다며, 억울하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힘겹게 쌓아 올린 신한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킨 장본인들이 할 요구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도 조직 화합 차원에서 복직 뒤 곧바로 퇴임 절차를 밟게 해 줄 수도 있지 않나. -신한금융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뉴욕에도 상장된 기업이다. 글로벌기업에서 그게 가능하다고 보는가. 양쪽 진영(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 모두 내게 서운하다고 하지만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그 어느 쪽의 손도 잡아 줄 생각은 없다. →원칙이라는 게 뭔가. -세 가지다. 첫째, 당사자들이 겸허한 자세로 먼저 반성해야 한다. 둘째, 조직이 분열되는 방향으로 가선 안 된다. 셋째, 서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신한 사태의 장본인인 세 사람(라 전 회장, 신 전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은 한때 한 몸이었다. 아니할 말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 주며 사장과 행장을 했다. 신한에는 그 진영에 끼지 못한 사람이 훨씬 많다. 오랜 세월 혜택을 누린 것은 엄연한 사실인 만큼 이제는 세 사람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화제를 돌려 보자. 올해 ‘따뜻한 금융 2.0’ 구현을 얘기하셨는데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만큼이나 신한의 따뜻한 금융이 모호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공부들을 안 해서 그런다(웃음). 우리 직원들도 처음에는 금리 깎아 주고 대출 잘해 주는 것을 따뜻한 금융이라고 알더라. 금융을 본업으로 해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따뜻한 금융이다. →공부를 안 해서 그런지 여전히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 -솔직히 우리나라에 금융다운 금융이 존재했었나. 큰 거(부실기업이나 부실대출)에 물리느냐 안 물리느냐에 따라 금융사 명운이 갈려 왔다. 이제는 말 그대로 금융으로 맞붙어 승부를 겨뤄 보자는 것이다. 누가 더 차별화된 실력으로 운용 수익률을 높이느냐, 그래서 누가 더 고객 재산을 불려 주느냐가 중요하다. 거래 기업들에도 돈만 꿔 주지 말고 성장성이 있으면 지분 투자도 해야 한다.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한은행) 점포를 50개 정리한다. 그런데 900개 점포가 달린 우리은행을 인수해서 어쩌겠는가. →증권사나 보험사는. -아직까지는 탐나는 매물이 별로 없다. →연임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라 전 회장의 그림자가 짙다는 얘기가 있다. -처음엔 ‘라응찬 아바타’라는 얘기까지 들었다(웃음).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최소한 우리 조직원들은 다 안다. 나는 스무 살에 어머니를, 마흔세 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내려놓는 법을 (남들보다) 조금은 더 일찍 깨달았다.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게 정도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朴대통령, 새누리 상임고문단과 만찬 회동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상임고문단의 8일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도 ‘소통’이 화제가 됐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비정상의 정상화,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등을 (임기 내)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다짐하며 원로들의 지원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원로들의 발언을 꼼꼼히 메모하는 등 청와대 밖의 의견을 듣는 데 공을 들였지만 화기애애한 만찬 자리에서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원로는 “민주주의에서는 결국 정당 정치가 국민 여론을 수렴해야 하고, 정치는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대통령은 야당과도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청와대에 언론 전담 공보관을 둬야 한다”, “특임장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등 박 대통령의 소통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한 참석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불통’ 이미지가 굳어진 박 대통령을 걱정해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소통을 마치 대통령이 혼자 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소통은 쌍방의 행위”라면서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이 듣지 않았다고 해서 소통이 안 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박 대통령을 옹호했다.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통일은 대박” 발언도 회자됐다. 대체적으로 박 대통령이 통일의 중요성을 간결히 전달했다는 칭찬이 많았다. 권철현 전 주일 대사는 “대박은 ‘대통령 박근혜’를 뜻한다”며 “통일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일부 원로들은 건배사로 ‘이기자’(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한국사는 이해가 중요…역사흐름 알면 답 찾는 데 도움

    한국사는 이해가 중요…역사흐름 알면 답 찾는 데 도움

    대입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한국사는 꼭 넘어야 할 벽이다.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아 어렵게 느껴지지만,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2% 부족’의 고배를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자주 출제됐던 부분을 정리하고, 지난해 7급 필기시험 한국사 과목에서 100점 만점을 맞은 합격자의 조언을 듣는다. 우선 5급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응시 전까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고급) 성적을 미리 받아 놓아야 한다. 검정시험 성적표가 있어야 5급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정시험은 연중 네 차례 시행된다. 올해 첫 시험(제22회)은 오는 25일 전국 52개 지역에서 치러진다. 결과는 다음 달 11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누리집(historyexa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용기 에듀윌 강사는 “한국사 기출 문제를 분석했을 때 이번 시험에서도 수험생들에게 물어볼 주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면서 “고급 문제의 경우 50문제 중 전·근대 시기 관련 문제는 30개, 근대 이후의 문제는 20개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권 강사는 선사시대 내용에서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시대 구분하기, 단군신화 및 8조법금 분석, 고조선 발달사 등이 주로 다뤄진다고 설명했다. 삼국시대는 6가야 연맹과 금관가야, 대가야 비교, 고구려·백제·신라 발전사, 임나일본부설 비판, 신라의 왕호 변천사, 수도·중심지 이동, 통일신라와 발해의 중앙행정 조직 등이 자주 등장한다. 고려시대의 경우 호족 정책, 지배세력의 변천사, 무신집권기 정치·경제·사회상, 공민왕의 개혁 정치, 대외 관계, 서경 천도 운동 등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삼국시대만큼이나 숙지해야 할 내용이 많은 조선시대에는 세종과 성종의 편찬사업, 고려와 조선의 지방행정 조직 비교, 성균관·서원·향교·서당 등의 구분, 붕당정치, 인조반정 이후 친명배금 정책과 광해군의 중립정치 비교, 영조와 정조의 개혁 정책, 세도정치 등이 수차례 활용됐다. 근대기에서는 흥선대원군의 개혁,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의 비교, 강화도 조약,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의 전개 과정,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등의 출제 빈도가 높다. 일제강점기는 시기별 일제 통치·경제 정책, 3·1운동과 6·10만세운동, 항일운동 간 비교, 임시정부 활동, 중일전쟁 이후 광복군·의용군 활동 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현대사에서는 모스크바 3상 회의, 정부 수립 과정, 6·25전쟁, 4·19혁명 및 5·16 군사정변, 유신 체제와 신군부 등장, 광주민주화운동과 더불어 6·10항쟁, 7·4 남북공동성명과 관련된 지식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아영(28·여·일반행정직)씨는 지난해 시험 한국사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그 전 시험에서는 15점을 받고 크게 낙심한 바 있다. 박씨는 “2010년 생애 첫 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 점수가 15점이었다”면서 “비록 시험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것이라고 하지만 성적이 너무 나빠서 내가 우리나라 국민이 맞나 하는 생각도 했다”면서 웃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영어 다음으로 힘들었던 과목이었을 만큼 한국사가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고 말하는 그가 만점을 받은 비결은 ‘많이 푸는 것보다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 있었다. 박씨는 처음 한국사를 공부할 때 주변에서 추천하는 학습법을 그대로 따랐다. 요약 노트를 만들 시간에 기본서를 한 번이라도 더 읽고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 보라는 게 주위의 조언이었다. 2년 동안 같은 방법으로 공부했지만 점수는 늘 70~80점에 머물렀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는 기본서를 바꾸는 일부터 시작했다. 박씨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으로 주제가 나뉜 가운데 역사적 사실이 시대별로 기술된 기본서를 골랐다”면서 “시간 순으로 적힌 책이 한국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험을 앞두고 15차례 이상 반복해 기본서를 정독했다. 또 법원직·경찰직·소방직 공무원 시험 등에 출제된 한국사 기출 문제도 풀어 보면서 나름의 정리 작업을 병행했다. “문제를 풀면서 확실히 이해한 지문과 그렇지 않은 지문, 헷갈리기 쉬운 지문과 주의해야 할 지문을 따로 표시한 뒤 엑셀 파일로 정리했다”는 박씨는 “문제를 많이 푸는 일도 좋지만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푸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수험생활 3년차에 비로소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암기가 필요한 내용을 골라 공책에 담았다. 또 암기 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바 ‘연표식 정리’를 활용했다. 그는 “역사적 사건들을 먼저 세기별로 크게 분류한 뒤 몇몇 주요 사건이 발생한 연도를 외우면서 공부했다”면서 “역사 흐름을 알면 어떤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 정확히 몰라도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답을 빨리 찾으려면 주요 사건의 발생 연도는 암기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박씨는 네 차례 도전 끝에 공직에 진출했다. 그는 한국사 점수를 높이려 노력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내는 공무원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대통령 기자회견, 연례행사는 아니겠죠?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대통령 기자회견, 연례행사는 아니겠죠?

    “대통령 기자회견이 연례행사는 아니겠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마친 지난 6일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취임한 지 316일 만에야 처음으로 생중계되는 TV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농담을 하는 사람들을 탓할 수만도 없다. 그렇다면 역대 대통령들은 언제쯤 첫 기자회견을 가졌을까.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8일 만인 2003년 3월 14일에,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반 만인 2008년 4월 13일 미국과 일본 방문을 앞두고 각각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첫해에만 10회와 3회씩 각각 기자회견을 더 열었다. 여하튼 전직 대통령들에 비해 어렵게 확보된 80분짜리 박대통령의 기자회견 영상은 회견 당일인 6일은 물론 7일까지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방송을 통해 정말 원 없이 반복해서 보고 있다. 신문들은 전망과 분석 기사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놔 제목만 훑어보는 데도 눈이 아플 지경이다. 손동작과 의상, 전문가들의 평점을 실은 데도 있었다. 대통령 기자회견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 일반 국민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소통 부족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 개인적으로 기자회견은, 특히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직접 하는 자리인 동시에 국민들의 궁금증과 우려를 듣고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 응답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즉 주고받는 쌍방향 소통의 장이다. 대통령이 아무리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듣는다고 해도 전국에 생중계되는 TV만큼 효과가 크지는 않다. 청와대는 언론이라는 필터를 거치면서 뜻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탓하는 대신 국민들과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면 된다. 그러려면 기자회견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바꿔야 한다. 1분 1초가 아까운 대통령에게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드는 기자회견을 수시로 열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보다 중대 현안이 있을 때, 공을 들인 주요 정책의 시행을 앞두고 있을 때, 주요한 외국 순방을 앞두고 있을 때 등 계기를 잡아 부정기적으로 기자회견을 갖는 방안을 청와대 참모들이 적극 검토, 건의해 봄직하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분기별로 한 번 정도는 기자회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이번처럼 80분씩 기자회견을 가질 필요도 없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 기회가 늘어나면 항간에 전해지는 대통령의 ‘생중계 트라우마’도 사라질 것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 단어 한 개, 토씨 한 개를 놓고 요리조리 뜯어보고 물고 늘어지는 것은 그만큼 직접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빚어진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인데, 주요 정상들과의 정상회담 전후나 중요한 행사에 참석해 약식 기자회견을 갖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기자 3~4명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하는 형식을 빌려 언론과의 접촉을 늘리는 것이다. 경호 문제가 있겠지만 외국의 정상들처럼 주요 행사에 참석하고 나가는 박 대통령이 먼발치에서 목청껏 외쳐대는 기자들의 질문에 짧지만 답하는 모습도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쌍방향은 아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109차례 가졌던 주례 라디오 연설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우리는 기자들 질문에 일사천리로 답하는, 달변의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주요 현안의 구체적인 사항들까지 대통령이 모두 꿰고 있기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국정 운영의 큰 그림과 방향, 주요 현안,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 담긴 한마디를 조금 더 자주 듣길 원할 뿐이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열리는 ‘정치 이벤트’가 돼서는 안 되는 이유다. kmkim@seoul.co.kr
  • 울퉁불퉁 감자닮은 ‘쌍 소행성’ 3905 Doppler 발견

    울퉁불퉁 감자닮은 ‘쌍 소행성’ 3905 Doppler 발견

    천문학 수업을 듣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 학부생들이 감자를 닮은 ‘쌍 소행성’(binary asteroid)을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쌍 소행성은 서로 다른 크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식’(蝕·eclipse: 일식이나 월식처럼 어떤 천체가 다른 천체의 그늘에 들어가거나 뒤로 가려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놀랍게도 교양수업으로 천문학을 수강한 8명의 학부생을 통해 밝혀졌다. 이들 학부생들이 4일 밤 동안 관찰한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사이에 위치한 3905 Doppler. 지난 1984년 발견된 3905 Doppler가 뒤늦게 화제가 된 것은 이들 학부생에 의해 처음으로 쌍 소행성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들을 지도한 메릴랜드 대학 멜리사 헤이스-제렉 교수는 “지난 9월 가을학기 때 학부생들에 의해 이 사실이 확인됐다” 면서 “처음 이 소행성을 관찰했을 때는 빛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지만 광도 곡선(변광성의 밝기 변화를 가로축은 시간, 세로축은 광도로 표현한 것)그래프로 변환하고서야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이어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이같은 쌍 소행성이 100개 남짓 존재한다” 면서 “크고 작은 2개의 이 소행성들은 중력으로 서로 묶여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생들의 이같은 발견에 메릴랜드 대학의 다른 천문학 교수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드레이크 데밍 천문학과 교수는 “쌍 소행성은 특별하고 희귀한 광도곡선을 보여준다” 면서 “이 소행성의 발견으로 소행성 궤도 진화와 물리적인 특징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영상)앰뷸런스 소리내는 개

    (영상)앰뷸런스 소리내는 개

    앰뷸런스 소리를 흉내내는 개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본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지난 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27만여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영상을 보면 골든 리트리버(golden retriever) 종으로 보이는 개 한 마리가 화면 밖에서 들리는 앰뷸런의 소리를 유심히 듣는다. 잠시 후 이 개는 뭔가 알았다는 듯, 목을 쭉 빼며 앰뷸런스 소리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 개가 흉내를 내는 앰뷸런스 소리는 마치, 영화 석양의 무법자(1966년)에서 결투 장면이 시작되기 전 흐르던 배경음과 흡사해 웃음을 더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앰뷸런스 소리를 따라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명견은 뭐가 달라도 달라”, “골든 리트리버 나도 키우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영상=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20대女 시험 계속 떨어지자 택한 방법이…

    대입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한국사는 꼭 넘어야 할 벽이다. 암기해야 할 내용이 많아 어렵게 느껴지지만,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2% 부족’의 고배를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자주 출제됐던 부분을 정리하고, 지난해 7급 필기시험 한국사 과목에서 100점 만점을 맞은 합격자의 조언을 듣는다. 우선 5급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응시 전까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고급) 성적을 미리 받아 놓아야 한다. 검정시험 성적표가 있어야 5급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정시험은 연중 네 차례 시행된다. 올해 첫 시험(제22회)은 오는 25일 전국 52개 지역에서 치러진다. 결과는 다음 달 11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누리집(historyexa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권용기 에듀윌 강사는 “한국사 기출 문제를 분석했을 때 이번 시험에서도 수험생들에게 물어볼 주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면서 “고급 문제의 경우 50문제 중 전·근대 시기 관련 문제는 30개, 근대 이후의 문제는 20개 정도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강사는 선사시대 내용에서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 시대 구분하기, 단군신화 및 8조법금 분석, 고조선 발달사 등이 주로 다뤄진다고 설명했다. 삼국시대는 6가야 연맹과 금관가야, 대가야 비교, 고구려·백제·신라 발전사, 임나일본부설 비판, 신라의 왕호 변천사, 수도·중심지 이동, 통일신라와 발해의 중앙행정 조직 등이 자주 등장한다. 고려시대의 경우 호족 정책, 지배세력의 변천사, 무신집권기 정치·경제·사회상, 공민왕의 개혁 정치, 대외 관계, 서경 천도 운동 등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삼국시대만큼이나 숙지해야 할 내용이 많은 조선시대에는 세종과 성종의 편찬사업, 고려와 조선의 지방행정 조직 비교, 성균관·서원·향교·서당 등의 구분, 붕당정치, 인조반정 이후 친명배금 정책과 광해군의 중립정치 비교, 영조와 정조의 개혁 정책, 세도정치 등이 수차례 활용됐다. 근대기에서는 흥선대원군의 개혁, 병인양요와 신미양요의 비교, 강화도 조약,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의 전개 과정,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등의 출제 빈도가 높다. 일제강점기는 시기별 일제 통치·경제 정책, 3·1운동과 6·10만세운동, 항일운동 간 비교, 임시정부 활동, 중일전쟁 이후 광복군·의용군 활동 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현대사에서는 모스크바 3상 회의, 정부 수립 과정, 6·25전쟁, 4·19혁명 및 5·16 군사정변, 유신 체제와 신군부 등장, 광주민주화운동과 더불어 6·10항쟁, 7·4 남북공동성명과 관련된 지식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아영(28·여·일반행정직)씨는 지난해 시험 한국사 과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그 전 시험에서는 15점을 받고 크게 낙심한 바 있다. 박씨는 “2010년 생애 첫 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 점수가 15점이었다”면서 “비록 시험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른 것이라고 하지만 성적이 너무 나빠서 내가 우리나라 국민이 맞나 하는 생각도 했다”면서 웃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영어 다음으로 힘들었던 과목이었을 만큼 한국사가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고 말하는 그가 만점을 받은 비결은 ‘많는 푸는 것보다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 있었다. 박씨는 처음 한국사를 공부할 때 주변에서 추천하는 학습법을 그대로 따랐다. 요약 노트를 만들 시간에 기본서를 한 번이라도 더 읽고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 보라는 게 주위의 조언이었다. 2년 동안 같은 방법으로 공부했지만 점수는 늘 70~80점에 머물렀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는 기본서를 바꾸는 일부터 시작했다. 박씨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으로 주제가 나뉜 가운데 역사적 사실이 시대별로 기술된 기본서를 골랐다”면서 “시간 순으로 적힌 책이 한국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시험을 앞두고 15차례 이상 반복해 기본서를 정독했다. 또 법원직·경찰직·소방직 공무원 시험 등에 출제된 한국사 기출 문제도 풀어 보면서 나름의 정리 작업을 병행했다. “문제를 풀면서 확실히 이해한 지문과 그렇지 않은 지문, 헷갈리기 쉬운 지문과 주의해야 할 지문을 따로 표시한 뒤 엑셀 파일로 정리했다”는 박씨는 “문제를 많이 푸는 일도 좋지만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푸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수험생활 3년차에 비로소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암기가 필요한 내용을 골라 공책에 담았다. 또 암기 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바 ‘연표식 정리’를 활용했다. 그는 “역사적 사건들을 먼저 세기별로 크게 분류한 뒤 몇몇 주요 사건이 발생한 연도를 외우면서 공부했다”면서 “역사 흐름을 알면 어떤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 정확히 몰라도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답을 빨리 찾으려면 주요 사건의 발생 연도는 암기하는 게 편하다”고 했다. 박씨는 네 차례 도전 끝에 공직에 진출했다. 그는 한국사 점수를 높이려 노력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내는 공무원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리더십 키우고… 스키·스노보드 타고… 예절 배우고

    한국청소년캠프협회는 6일 체험 위주 겨울방학 캠프를 소개했다. 방학을 이용해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과학캠프나 역사탐방캠프, 겨울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스키캠프에서 나아가 리더십캠프와 인성캠프가 꾸준히 유행이라고 한다. 한국청소년화랑단이 주관하는 ‘청소년 스키-스노보드 캠프’는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휘닉스리조트에서 열린다.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고, 교육비는 1인당 42만~48만원이다. 이 단체는 다음 달 20~24일 제주도를 자전거로 일주하는 ‘2014 봄방학 제주도 자전거 체험여행’도 실시한다. 59만~63만원이다. 리더십·인성캠프는 눈에 띄는 체험활동을 하기보다 자신감과 독립심 같은 내면의 역량을 키우는 과정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용을 꼼꼼하게 따져야 후회하지 않는다. 인성스쿨이 주관해 오는 12~17일 경기 양평 한국야쿠르트 인재개발원에서 실시하는 ‘자신감리더십캠프’에서는 발표법을 가르친다. 시선처리, 발표자세 등을 교정하고, 직접 반장 소견문 등을 발표하는 실습 위주 프로그램이다. 비용은 70만원이다. ‘신명나는문화학교’가 오는 15~18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경기 포천의 전용 캠프장에서 진행하는 ‘21세기 글로벌 인재 리더십캠프’에서는 발표 기술뿐 아니라 남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경청 기술을 가르친다. 교육비는 25만원이다. 경남 하동군 청학동 청소년수련원이 주관하는 ‘겨울방학 인성 예절 학교’는 오는 12~25일에 걸쳐 1주일과 2주일 프로그램이 있다. 유치원생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대상으로 운영되고 교육비는 31만~52만원이다. KAIST 홍릉캠퍼스와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를 활용한 iCAMP@KAIST는 로봇, 애니메이션, 3D설계 프로젝트 등 최신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과학캠프다. 오는 13~25일까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이야코리아가 주관해 운영한다. 교육비는 92만원이다. 신명나는문화학교가 주관하는 ‘우리국토 역사대장정’은 2월 19~26일에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교육비는 95만원이고 경기, 전라, 경남, 충남 일대 주요 답사지를 한꺼번에 답사하는 역사탐방캠프다. 무료캠프도 있다. 진학사가 오는 13~15일 경기 가평 별빛트리하우스에서 진행하는 ‘행복한 진학스쿨’ 캠프에서는 자신이 적성, 흥미, 가치관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로진학 설계 과정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금천의 이유 있는 호소

    금천구에서 ‘종합병원 부지 서울시 결정 청원’을 위한 서명 운동이 진행돼 눈길을 끌고 있다. 6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12월 시흥동 대한전선 이전 부지에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시에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토지소유자인 ㈜부영주택이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시가 결정을 미뤄 15만명 청원을 목표로 한 주민 서명운동으로 이어졌다. 금천은 광역 교통 요충지로 국가 산업 기반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이지만 문화·교육·의료 등 복지 시설은 서울에서 가장 낙후했다. 특히 금천을 비롯한 관악, 경기 광명·시흥·안양 등 수도권 서남부엔 3차 종합병원이 없어 광역 의료 서비스 취약지대라는 평가를 듣는다. 이에 종합병원 유치 계획을 세운 구는 대한전선 부지 일부를 종합의료시설 부지로 따로 지정해 전체 개발 계획 수립 시기와 관계없이 우선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시설 결정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전국 500병상 이상 74곳, 300병상 이상 92곳 병원과 협의해 지난해 11월 인제대 백병원과 1000병상 규모 병원 건립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부영 측은 우선 개발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도 당사자 협의로만 병원을 지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인다. 구는 우선개발 무산 땐 어렵게 성사된 백병원과의 협약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시설로 결정돼도 당사자 협의를 통해 토지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재산권 침해 걱정을 덜 수 있고, 경기 침체로 개발 수요가 미약한 산업 부지에 병원을 유치할 경우 투자금 조기 회수와 나머지 부지 개발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구는 청원서 제출 땐 오는 1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개최에 앞서 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되면 안정적이고 최상 수준의 의료 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인해 큰 지역 발전 효과에 힘입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비은행 분야 M&A 계속할 것”

    [새해 새 도약! 금융지주 회장에게 듣는다] “비은행 분야 M&A 계속할 것”

    올해 금융권의 최고 화두는 우리금융지주회사의 민영화 성공 여부다. 경남·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자회사들은 이미 매각이 이뤄졌다. ‘몸통’인 우리은행까지 매각에 성공하게 되면 금융권의 판세는 크게 변하게 된다.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이 품에 안게 되면 자산규모 300조원 안팎의 고만고만한 금융지주 각축전에 거대 공룡이 출현하게 되고, 교보생명 등 비(非)은행 금융그룹이 가져가게 되면 새로운 이종(異種) 라이벌이 탄생하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올 한 해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지주 회장들을 차례로 만나 새해 전략을 들어본다. 지난해 금융업계에서 연말 시상식이 열렸다면 최고 스타상은 단연 임종룡(55)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KB금융이라는 거함과 맞붙어 우리투자증권이라는 알짜 매물을 품에 안는 ‘이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은 임 회장은 지난 3일 “우리의 인수합병(M&A)은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도전 의지를 거듭 밝혔다. 올해 외부기관으로부터 대대적인 조직 진단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혀 내부로부터의 큰 변화도 예고했다. →우리투자증권 인수는 축하할 일이지만 그 바람에 우리아비바생명 등 경쟁력 없는 군식구까지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승자의 저주’ 얘기가 나도는데. -(그런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투증권이 우리에게 와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 저주가 현실화될 것이다. 하지만 농협은 다양한 영역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최대한 인정해주는, 대단히 훌륭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그리고 증권업황이 가장 안 좋을 때가 증권사 몸값이 가장 쌀 때 아닌가. 비싸게 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끼워팔기가 없는 대우, 현대, 동양 등 알짜 증권사 단독 매물이 줄줄이 나와 있다. 그래서 KB금융이 인수전에 지고도 웃고 있다고 하는데. -대우증권 등이 먼저 (시장에) 나왔다면 취사선택이 가능했겠지만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는 매물을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나온 매물을 확실히 잡는 게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우투증권은 곧바로 NH농협증권과 합병할 것인가, 아니면 당분간 두 회사 체제로 가져갈 것인가. -3월 말 본실사와 매각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밝히겠다. 궁극적으로는 합쳐야 하지 않겠나(당장 합병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인수 회사의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수용하나. -우투증권만 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섞여 있다. 모두 정규직으로 하긴 어렵다. →우리은행 인수에도 관심이 있나. -전혀 없다. →그럼 이제 다른 M&A는 없는 것인가. -비은행 분야는 M&A를 계속할 것이다. M&A는 기업이 클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수단이다. 신한, 하나금융을 봐라. 모두 M&A로 지금의 지위에 올랐다. (보험이든 증권이든) 시장에서 잘하는 놈을 추가 인수할 생각이다. →우투증권 인수로 자산 규모가 255조원에서 290조원으로 껑충 뛰면서 외형적으로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슷한 선상에 서게 됐다. 미안한 얘기이지만 농협은 ‘뱅커 DNA’(은행원 유전자)가 없어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는 냉소도 여전하다. -아프지만 일정 부분 맞는 얘기다. 농협금융은 오랫동안 농협이라는 우산 아래서 편히 지내온 측면이 있다. 오죽하면 은행이 아니라 쌀집이라는 냉소까지 나왔겠는가. 우리 조직원들은 야성을 더 키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투증권 인수는 농협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KB금융이라는 엄청 센 놈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고, 시장의 1등은 어떻게 해왔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워 가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 다른 금융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농협의 DNA 변화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다. →DNA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 진단을 대대적으로 받아볼 생각이다. 우리는 금융사이면서도 리스크 중시 문화가 왜 부족한지, 채우려면 뭘 해야 하는지 등을 총체적으로 진단받고 처방전을 놓을 작정이다. →전임 신동규 회장도 임 회장 못지않게 의욕을 갖고 취임했지만 1년도 안 돼 “제갈공명이 와도 안 된다”는 말을 남기고 중도하차했다. 농협 브랜드 사용료 등 사사건건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 부딪쳤는데. -브랜드 사용료는 당연히 내야 한다고 본다. 농협금융의 존재를 있게 해준 게 누군가. 농민이고 농협 아닌가. 농협중앙회도 브랜드 사용료 지급기준을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줘 우리의 운신 폭을 키워줬다. 실적이 좋으면 좀 더 내고 안 좋으면 덜 낼 수 있다. 덕분에 작년에는 4400억원을 냈지만 올해는 3000억원대로 줄게 됐다. →‘제갈종룡’(제갈공명+임종룡)이 된 건가. -하하. 그건 아니고….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본다. →장관(국무조정실장)까지 지내고 지주 회장이 됐다. 큰 그림을 그리다가 답답하지 않은가. -수치 스트레스가 커서 답답할 겨를이 없다. 금융사는 매일 매달 성적표가 나오니…. 한편으론 (개선 노력이) 바로바로 확인돼 보람도 크다. 국가정책은 타이밍 포착과 사전 정지작업이 중요한데 금융사는 신속성이 중요하더라. 의사결정을 빨리 해줘야 한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보나. -말 잘 못하면 한은에 혼난다(웃음). 분명한 것은 경제팀이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합심한다는 모양새를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설경기는 지금보다 더 살려야 한다. 안미현 전문기자 hyu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신년 인터뷰] “궤도위 달리다 내려갈 순 없어… 시정 안착시킨 후 재야로 갈 것”

    [신년 인터뷰] “궤도위 달리다 내려갈 순 없어… 시정 안착시킨 후 재야로 갈 것”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신문과의 새해 첫 인터뷰에서도 대권 및 6·4 지방선거에 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협력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2014년 화두는 역시 선거다.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에서 시장의 업무수행 평가는 49.6%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재신임도 비율은 34.2%에 불과해 지지하지 않겠다는 53.8%보다 낮았다.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라고 봅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다른 후보들과 10% 포인트의 차이도 안 났습니다. 만약 시민들이 지금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하는 일을 제대로 안다면 더 높은 지지도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등이 대항마로 거론되는데 누굴 더 위협적이라 생각하는지. -진짜 선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민들이 저에게 기대하고 소망하는 것은 기존 정치를 바꾸라는 것입니다. 선거 때가 되어서야 뭘 내세우려고 후다닥하는 것보다는, 모든 것이 제가 하는 실무 행정의 연장이라는 게, 저의 입장입니다. 단 하루, 단 한 시간이라도 서울시 일에 올인하면 그게 다 쌓여서 평가받는 것이지, 뭘 위해 따로 무슨 일을 하고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저보다 더 훌륭하고 더 좋은 사람이 있으면 그분이 해야죠. 얼마든지 나오셔도 됩니다. 서울시장은 무조건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닙니다. →정치적 지지층이 견고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는데. -정치적 분석이나 전략 같은 분야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시대, 우리 서울, 우리 시민분들이 바라는 시정, 정책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 이외의 문제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는 6·4 지방선거의 쟁점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쭉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뭔가 한 건 터뜨려서 환심을 사고 당선되는 풍토가 아니라 정책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위로하며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 보는 시장이 선택됐으면 합니다. 지방선거도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 선거가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합니다. 디테일하고 소프트웨어적인 창조적인 것들을 꿈꾸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당적이 민주당인데 낮은 지지율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지.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당으로부터 얻을 것만 생각하지 않고,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꼭 민주당뿐 아니라 다른 정당들에도 제가 모범을 잘 보이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7 대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지지할 건가. -난 대선 얘기에 관심이 없습니다. 시장 재선을 꿈꾸면서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시장으로 올인할 것입니다. 이것은 유권자에 대한 기본 도리입니다. 불출마는 이미 관훈클럽 토론 때 얘기했습니다. 시장 선거도 지금 어찌 될지 모를 판인데, 시장 선거를 보장해 줄 사람이 있습니까. →그럼 차차기를 생각 중인지. -처음부터 계속 말했지만, 서울시장은 막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왜 자꾸 서울시정은 안 돌아보고 다음 단계만 쳐다보는지. 난 그렇게 마음이 쉽게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정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일입니까. 뉴욕시장을 보세요, 블룸버그가 10여년 반듯하게 해놓고 또 다른 시대가 오니까 다른 시장이 취임해서 다른 과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역사는 그렇게 순환 발전하는 것입니다. 재선을 생각한 게 시장 2년 8개월하고 관두는 건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지금 막 궤도 위를 달리고 있는데 내려갈 순 없지 않습니까. 이걸 어느 정도 안착시키고 나서 또 어느 정도 지나면 새로운 상상력과 비전을 가진 후임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럼 난 또 재야로 가지 않겠습니까. 그동안 하고 싶었으나 못했던 알프스나 히말라야 트레킹도 하고 말입니다…. →요즘 젊은 층에서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유행인데, 대자보를 쓴다면. -대자보는 기본적으로 자기 표현 수단이 없는, 많은 힘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알려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신문 인터뷰까지 하자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대자보를 필요로 하겠습니까. 다만, 그런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렇게 아프도록 내버려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행정이 그리 못 해드린 게 너무 가슴 아픕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열심히 반성문을 써야 합니다. →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거기까지 참여하고 관여할 생각 없습니다.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제가 걸어온 길을 잘 보십시오. 검사, 인권변호사, 참여연대 등등. 이런 것들이 선례가 될 것입니다. 참여연대를 하다 보니 시민사회에 뭔가 든든한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싶어 아름다운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삶 속에서 뭔가 나눔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또 아름다운가게를 생각했습니다. 계획적이라기보다는 그 순간 내가 천착하고 열중하고 고민한 것들이 쌓이다 보니 그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펼쳐졌습니다. 서울시장은 막중한 자리입니다. 인구 1000만명이면 이미 한 나라 아니겠습니까. 이 일 잘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안철수 신당에 대해서는. -글쎄요, 제 생각은 대선이나 총선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지방선거는 과도하게 정치화돼 있습니다. 물론 비난받을 때 민주당이 비빌 언덕이 되어주긴 합니다. 그런데 내가 하는 건 행정입니다. 행정엔 그런 게 없습니다. 하는 일의 99%가 행정인데 선거에서는 웬 정당 타령이 그렇게 많은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안철수 의원과는 자주 만나는지. -연락한 지 제법 오래됐습니다. 다들 바쁘니까요. 안 의원도 결국은 기존의 정치에 대한 혁신, 이런 것을 고민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이고, 과거의 정치로부터 새로운 정치로, 새로운 행정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고 있는 배는 서로 달라도 방향은 같지 않겠습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공감대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선거에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제 소망은 그렇습니다. →구체적인 약속은. -선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렇게들 급할 게 뭐가 있습니까. →새해 소망을 사자성어로 정리하면. -신년사에 이미 말했습니다. 이통안민(以通安民). 소통으로 시민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또 하나 꼽자면, 올해가 청마의 해니까 시민들을 잘 모시고 가는 마부가 되겠습니다. →지난 시정을 자평한다면. -(허허허…) 내가 매겨서 누가 믿겠습니까. 정책하는 입장에서는 모두가 자랑스럽고, 또 완벽한 것은 세상에 없으니 모두가 또 아쉽습니다. 지하철 9호선 문제, 세빛둥둥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스마트카드, 가든파이브 등이 정리됐습니다. (전임 시장으로부터)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에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미래를 향한 3기 도시철도, 2030플랜, 서울복지 기준선, 서울도시 100년 선언 같은 것들입니다. 그간 서울엔 건설만 있었지 건축은 없었습니다. 100년 도시 선언, 발주방식, 턴키방식 금지, 공공건축가 제도 도입 등을 통해 건축 분야에서는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뀐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 사업으로 3조 2000억원을 아끼게 된 것을 자랑하고 싶습니다. 올빼미 버스 운영, 부채 감축 등도 자랑하고 싶습니다. →경전철 계획은 선거 선심성으로 오해를 받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시민의 발을 책임지는 것, 교통 소외지역을 막아야 하는 것은 시장의 책무입니다. 서울시의 재정 능력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선심성이라는 말은 절대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꼽았는데. -디자인플라자에 2만㎡(약 6000평)에 달하는 오픈마켓과 각종 비즈스트리트가 들어섭니다. 젊은 디자이너들 즉 해외에서 뜨는 K-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외형은 변함이 없지만 내용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서울 전체의 디자인과 패션 산업뿐 아니라 컨벤션과 관광산업의 근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생명의 窓] 스페로, 스페라!/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생명의 窓] 스페로, 스페라!/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지난해 말 모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요즘 한 대학생이 대자보를 통해 던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우리 사회가 울고 있습니다. 왜 웃지 못하고 울어야만 하는지요?” 대답을 주기 전에 나는 잠시 멈칫거려야 했다. 답변이 궁해서가 아니었다. 처진 어깨의 젊은이들 모습이 떠오르고 사회에 대한 그들의 장탄식이 귓전에서 웅성거렸기 때문이다.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생각을 밝혔지만, 정확하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격의 없는 공감으로 단초를 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비단 젊은이들뿐이겠는가. 40대건, 5060세대건, 노년층이건 다 나름대로 사는 게 수월치 않았던 2013년이었다. 실체적 어려움, 현실적 고충, 실물적 절망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공감을 넘어 같이 아프다. 하지만 우리는 물어야 한다. 그러면 절망이 답인가. 불평과 분노가 답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세계적인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상황이 혹독할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아무리 어려운 극한의 상황에서도 희망이 있는 사람은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유대인 집단 학살의 현장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직접 확인하고서 이렇게 결론지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체격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내 체력이 바닥나 약골들이 되었다. 최후의 생존자들은 살아남아야 할 이유, 생존의 목적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거듭 확인하거니와 최후의 생존자들은 삶의 목적이 뚜렷한 사람, 살아야 할 이유를 확실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 이 귀한 진실을 우리는 놓쳐서는 안 된다. 여기서 삶의 목적이나 이유는 내용적으로 희망의 동의어다. 그러니 모두가 똑같은 시련을 겪고 있을 때 끝까지 버티는 힘은 희망에서 나온다는 실존법칙이 성립하는 것이다. 요컨대, 불평과 분노만으로는 처절한 현실의 고통을 견뎌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시련이나 고통이 지속될 때는 당장 결실이 없더라도 끈질긴 희망을 갖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건강한 비판도 꼭 필요함을 전제로 제언하는 역경의 출구전략이다. 나의 이 희망철학은 하루 이틀의 주제가 아니다. 특히 2013년 한 해는 입만 열면 ‘희망의 귀환’을 역설해 왔다. “희망을 부르면 희망은 내게 온다”는 말은 어느 자리에서건 나의 후렴구였다. 2014년 새해 벽두! 나 자신과 독자들을 위해 덕담으로 라틴어 희망 경구를 건네고 싶다.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뜻은 발음만큼이나 간명하다. “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 아직 의미가 또렷하지 않다면 좀 더 격하게 번역해 볼 수도 있다. “나 같은 놈도 희망한다. 그러니 너도 희망하라!” 여기서 지금 희망을 권면하는 이는 누구인가. 극한의 곤경에서 겨우 간신히 억지로 희망을 품고 사는 이, 이를테면 노숙자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다. 그러면 듣는 이는 누구인가. 권하는 이보다는 훨씬 형편이 나은 사람, 말하자면 그래도 생계는 보장돼 있는 사람이다. 이 경구의 절묘함은 바로 반전에 있다. “죽네 죽네”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살 만한 처지에 있는 이들임에 비할 때, “살아 보자, 살아 보자”하는 이들의 처지는 그야말로 막장이라는 역설. 2014년, 삶이 버겁게 느껴질 때마다 이 경구를 상기해 봄이 어떨까. 그럼으로써 사치스러운 절망의 유혹을 가차 없이 떨쳐 봄이 어떨까.
  • [문화마당] 울면 안 돼/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울면 안 돼/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지난 연말에 들은 한 크리스마스 캐럴 가사가 아직도 뇌리에 맴돈다. 누구나 귀에 익은 ‘울면 안 돼’라는 곡인데, 예전엔 느끼지 못하던 면을 이번에 새롭게 느꼈다. 아니, 그 가사가 문득 나를 엄습했다. 가사의 내용을 풀면 다음과 같다. 누가 착한 애이고 누가 나쁜 애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산타 할아버지가 오늘 밤 동네를 방문하는데, 좋은 애에게는 선물을 주고 나쁜 애에게는 주지 않는다. 나쁜 애는 짜증을 부리거나 우는 아이다. 그러니 좋은 애는 짜증도 안 부리고 울지도 않는 아이다. 따라서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선물을 받으려면 나쁜 행동을 버리고 좋은 애가 돼야 한다. 원곡인 영어 가사에는 아이를 분류하는 기준이 하나 더 나온다. 말을 안 들으면(naughty) 나쁜 애, 잘 들으면(nice) 좋은 아이다. 그뿐 아니다. 산타 할아버지는 동네 모든 아이들을 좋은 애와 나쁜 애로 분류한 명단을 갖고 있으며, 혹시 어떤 실수가 있을까봐 그것을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잠이 든 사이에 몰래 방문해 좋은 애에게만 선물을 주고 떠난다. 그러니 선물을 받고 싶으면 어른들 말씀을 잘 듣는 착한(good) 아이가 돼야 한다. 연말에 이런 가사의 노래를 들으며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 자본주의의 산물로 탄생한 산타클로스의 정체가 떠올라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하루에도 보통 몇 번씩 울어야 하는 어린 아이에게 선물을 들이밀며 자연적인 울음조차 스스로 알아서 참게 만드는 어떤 괴력이 그 가사에 녹아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런 가사로 인해 웬만큼 사는 거의 모든 부모는 연말에 아이 선물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억지로라도 선물을 준비해서 밤에 아이의 머리맡에 두지 않으면, 이 노래를 유치원에서 목이 터져라 부르고 온 자기 아이는 영락없이 나쁜 애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노래는 그동안 가난한 부모의 마음을 얼마나 후벼 팠을까. 억지로 무리해서 조그만 선물을 할지라도 다른 아이의 선물과 비교해 너무 작다면 그것은 내 아이가 덜 착하기 때문인가. 고아원에서 추운 겨울을 맞는, 그래서 이렇다 할 선물도 제대로 받기 힘든 아이들은 전형적인 나쁜 애인가. 참으로 어이없는 산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물질적 선물을 미끼로 장난치는 것 같아 기분이 언짢다. 울 만한 일이 있을 때나 그냥 울고 싶을 때는 울도록 해야 한다. 문득 엄마의 품이 그리워 울음이 터질 때도 울지 말고 보모 말씀에 무조건 순응해야 정말 좋은 아이일까. 어떤 일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울음이 복받칠 때 참지 못하면 정녕 나쁜 애일까.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현재 한국사회에는 갖가지 이유로 울고 싶은 이들이 무척 많다. 사회의 구조적 굴레로 인해 울음이 치미는 사람도 많다. 바로 지난 연말에도 그런 일들이 줄을 이었다. 그런데 이 사회는 지금 그들 더러 울음을 뚝 그치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라고 한다. 말을 안 들으면 엄벌에 처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는다. 울 만한 일에 실컷 울게 허용하는 사회가 따뜻한 사회요, 더불어 사는 좋은 사회 아닐까. 2014 갑오년이 그런 해였으면 좋겠다.
  • ‘이수의 연인’ 린, 엠씨더맥스 음원 1위에 감격 ‘뜨거운 연애 중’

    ‘이수의 연인’ 린, 엠씨더맥스 음원 1위에 감격 ‘뜨거운 연애 중’

    가수 린이 연인인 그룹 엠씨더맥스 이수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린은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눈물난다. 축하해”라는 메시지와 함께 남자친구 이수가 속한 밴드 엠씨더맥스(이수, 제이윤, 전민혁)의 컴백을 축하했다. 린과 이수는 오랜 가요계 동료로 친분을 유지하다 지난 2012년부터 연인으로 발전,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1일 밤 11시 59분 각종 음악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엠씨더맥스의 정규 7집 앨범 ‘언베일링(unveiling)’ 타이틀곡 ‘그대가 분다’는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리며 7년 공백이 무색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엠씨더맥스는 앨범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 곡 ‘그대가 분다’의 1위 등극은 물론 ‘백야’, ‘그때 우리’, ‘입술의 말’. ‘퇴근길’, ‘빈자리’ 등 앨범 전곡이 차트를 독식하며 7년 공백이 무색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타이틀 곡 ‘그대가 분다’는 엠씨더맥스의 감성이 녹아있는 정통 록 발라드 곡으로, 화려함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전민혁의 드럼과 제이윤의 매끄러운 베이스 라인에 한 단계 더 올라선 이수의 보컬이 어우러져 듣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만큼의 애절함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엠씨더맥스의 7집 앨범은 신곡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개최했던 소극장 콘서트에서 새로운 편곡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사랑의 시’, ‘행복하지 말아요’, ‘해바라기도 가끔 목이 아프죠’ 등 기존의 히트곡을 라이브 실황으로 담은 7곡까지, 총 2개의 CD로 구성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소속사 뮤직앤뉴는 “7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시킨 앨범인 만큼 엠씨더맥스 멤버들 또한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발매 날을 기다렸다”면서 “기대 이상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한 곡 한 곡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번 새 앨범에 많이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엠씨더맥스 음원 1위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엠씨더맥스 음원 1위..린과 이수 너무 훈훈하다”, “엠씨더맥스 음원 1위..노래 정말 좋다”, “엠씨더맥스 음원 1위..이번 노래도 대박일 듯”, “엠씨더맥스 음원 1위..행복해 보이는 린과 이수”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엠씨더맥스 음원 1위, 린 이수 축하)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2014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메두사의 후예/이꽃님

    [2014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메두사의 후예/이꽃님

    은지가 읽고 있던 만화책을 내려다본 순간, 나는 단번에 사로잡혔다. 어찌나 멋졌던지, 내 수많은 몸 중 가장 예민한 두어 녀석이 몸을 쭈뼛 세울 정도였다. 은지는 읽고 있던 ‘그리스로마신화’를 내려놓더니, 재빨리 다음 장으로 넘겨 버렸다. 꼭 무서운 걸 본 것처럼 몸을 움츠리면서 말이다. 빛이 뿜어져 나올 듯한 그 눈부신 모습, 한올 한올 살아 움직이는 생생함, 함부로 다가서지 못할 카리스마까지! 그건 정말이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머리카락이었다. 그 이름도 황홀한 메두사. 뱀의 머리카락이라니! 그때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나는 분명 메두사의 후예일 거라고. 나는 도무지 인정할 수 없지만, 은지는 매번 자신의 콤플렉스로 나를 뽑는다. 진짜 어이없는 건 대부분 사람들이 그 사실을 인정한다는 거다. 참 나. 어찌나 다들 보는 눈이 그렇게 없는지 모르겠다. 비실비실하고 힘없이 쭉 늘어진 머리카락이 예쁘다고 하니, 말 다했다. 줏대 없이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휙휙 날아다니는 꼴 하고는! 대체 그런 머리카락이 뭐가 예쁘다는 건지 모르겠다. 자고로 머리카락이란 나처럼 구불구불하고 뻣뻣해서 쉽사리 ‘빗’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지조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말이다. 내가 메두사의 머리카락이 된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머리카락’이 될 것이다. 그럼 은지도 내가 얼마나 멋진 머리카락인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그동안 나를 미워했던 걸 후회하게 되겠지. 그래서 나는, 메두사의 머리카락이 되기로 했다. 내가 얼마나 특별한 머리카락인지 은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매일 밤, 은지가 베개 위에서 나를 비벼 댈 때를 놓치지 않고 몸을 배배 꼬았다. 뱀처럼 보이기 위해서 똘똘 뭉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하면 잘난 척한다고 들릴까 봐, 말 안 하려고 했지만 사실 나한테 몸을 뭉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나를 보통의 머리카락으로 생각했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강하다. 얼마나 강하냐고 하면, 나를 콤플렉스라고 여기는 은지도, 은지네 엄마도 날 보며 이렇게 말하곤 한다. “철사가 따로 없네!” 그런 걸 보면 사람들이 아주 보는 눈이 없는 건 아닌 모양이다.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철사는 강하다. 비실비실한 머리카락들은 이런 말을 들어 본 적도 없을 거다. 머리카락으로 태어나서 철사 같다는 말을 듣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뭐. 나 정도 되니까 그런 얘길 들을 수 있는 거다. 사실, 내가 봐도 나는 철사만큼 강하긴 하다. 나는 강한 내 몸들을 서로 비벼 대고 꼬아 댔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메두사의 머리카락이 되기 위해서! 아침이 되자, 나는 온몸을 빳빳하게 세우고 고개를 한껏 쳐들었다. 은지가 하얀 빗을 손에 들고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초롱초롱하고 입술이 조그마한 은지의 얼굴 중에서도 나는 단연 돋보였다. 은지는 눈이 동그래져서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내 몸들은 기가 막히게 꼬여 있었다. 메두사의 환상적인 뱀 머리카락만큼은 아니었지만, 제법 그와 비슷해 보였다. 나는 조금 거만해져서 뿌듯한 눈길로 거울 속의 은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은지는 내 생각과 다른 모양이었다. “말도 안 돼!” 은지는 금방이라도 울 듯 얼굴을 찌푸리고 꽥 소리를 질렀다. 그 고함에 놀란 은지네 엄마와 아빠가 화장실로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아니, 너 머리 꼴이 왜 이래?” 은지네 아빠가 물었다. 은지는 아빠의 물음에 따져 묻듯 소리쳤다. “이게 다 아빠 때문이야!” 은지가 꽥 소리치자, 은지네 아빠가 머쓱하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해 주고 싶었다. 이게 다 아빠 덕분이야,라고. 은지네 아빠가 없었다면 나는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태어나지 못했을 거다. 짧게 잘린 아빠 머리카락은 튼튼하고 굽슬거리는 게 꼭, 철수세미처럼 보였다. 물론 나만큼은 아니지만 꽤 멋있었다. 이번엔 은지네 엄마가 나섰다. “은지 너, 어제 엄마가 준 헤어팩 하고 잔 거 맞아?” 은지네 엄마가 속상해 죽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헤어팩? 허, 그거 말 한번 잘 꺼냈다. 어제저녁 은지네 엄마는 은지에게 핑크색 통을 건네면서 밤마다 꼭 바르고 자라고 말했다. 홈쇼핑에서 아주 비싸게 주고 산 것이라는데, 푸석푸석한 머리를 찰랑찰랑 윤이 나게 해 준다나 어쨌다나. 대체 왜 그런 걸 돈 주고 산 건지 모르겠다. 은지네 엄마는 몰라도 한참 모른다. 날 푸석푸석한 머리카락 취급이나 하다니. 정말이지 불쾌하기 짝이 없다. “하고 잤어. 근데 이렇게 됐단 말이야.” 나는 도무지 은지네 가족들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툭하면 나를 잡아 뜯는 빗에 절대 자리를 내놓지 않을 만큼 단단히 뭉쳐 있었다. 그 모습은 꽤 메두사와 닮아 있었다. 나는 분명, 메두사 머리카락의 후예인 게 분명하다. 메두사의 후예라니. 세상에 이렇게 특별한 머리카락 있으면 나와 보라지! 그때 뜨거운 바람이 내 몸에 닿았다. 나는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은지네 엄마가 드라이기와 빗으로 나를 쭉쭉 당기고 있었던 것이다. 밤새 얼마나 힘들게 꼬아 놓았는데! 나를 몰라보는 걸로 모자라 뜨거운 바람으로 날 괴롭히기까지 한다 이거지? 나는 너무 뜨거워서 온몸에 힘을 바짝 주었다. 나는 이토록 괴로운데 은지는 입이 찢어져라 웃어 댔다. 곱슬거리는 나를 매일 펴고 싶다면서. 나는 정말이지 흔하디흔한, 평범한 머리카락이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특별하게 태어났다. 그런데 뜨거운 바람은 곱슬거리는 나를 평범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건 말도 안 돼! 요란한 드라이기가 멈추었다. 나는 뜨거운 바람을 견디느라 너무 힘을 준 나머지,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은지는 나를 만져 보곤 씨익 웃었다. 그리고 커다란 거울 앞에 섰다. 지쳐 버린 나는 축 처져서 거울 속 은지를 바라보았다. “이게 뭐야!” 거울을 본 은지가 또 꽥 소리를 질렀다. 세상에나,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나는 뜨거운 바람으로 쭉쭉 뻗었다. 문제는 뿌리부터 뻗어 있었다는 거다. 꼭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말이다. 사방으로 뻗은 나는 꼭, 고개를 한껏 치켜든 코브라처럼 보였다. 나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 참, 본판이 어딜 가나 뭐. 은지가 아침 내내 징징대는 통에, 결국 나는 까만 고무줄에 묶여 은지의 뒤통수에 매달린 채 학교로 와야 했다. 물론, 여전히 사방으로 쭉쭉 뻗은 채로 말이다. 은지는 그런 내가 신경 쓰이는지, 자꾸만 손을 뻗어 나를 만져 댔다. “어머, 너 정말 예쁘다.” 누구, 나? 예쁘다는 말에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주위를 살폈다. 그 소리는 몇몇 여자아이들이 모여 있는 옆 분단 맨 뒷자리에서 들려왔다. “너는 어쩌면 그렇게 윤이 나니? 나도 너처럼 찰랑거리면 얼마나 좋을까.” 귀밑 짧은 단발머리가 말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나도, 나도 하는 부러움의 소리가 들려왔다. 가만 들어 보니 그건 내게 하는 말이 아니라, 잘난 척쟁이 왕재수 김윤하의 머리카락에게 하는 말이었다. 윤하는 가슴까지 오는 검은색 긴 머리인데, 기죽은 것처럼 언제나 축축 늘어져 있다. 쳇, 그깟 빗질 몇 번이면 죽어 버리는 머리가 뭐가 부럽다는 거람? 게다가 내 눈에는, 윤하 머리카락이나 다른 머리카락이나 다 비슷비슷하게 보였다. 누군가 유행하는 머리를 하고 나타나면, 너도나도 비슷하게 머리 모양을 바꿔 왔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나는 단연 돋보였다. 나는 은지가 자랑스럽게 나를 풀어 주길 바랐다. 그럼 다른 머리카락과는 차원이 다른, 나만의 카리스마를 보여 줄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은지는 윤하 머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나를 상투 틀듯, 더 돌돌 말아 묶어 버렸다. 그러곤 다른 여자아이들처럼 윤하 곁에 서서 부러운 눈길로 윤하 머리카락을 만져 대는 것이었다. “어휴. 피곤해. 사람들이 나를 봤다 하면 모조리 다 만져 대니, 얼마나 귀찮은지 몰라.” 얄미운 윤하 머리카락이 잘난 척을 해 댔다. 다른 머리카락들이 부러워하는 걸 즐기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다. “이럴 땐, 은지 머리카락이 부럽다니까. 쟨 얼마나 편할까.” 윤하 머리카락의 말에 다른 머리카락들이 킬킬대며 웃었다. 참 나. 지금 그거 나보고 한 말이지? 기가 막혀서. 그동안 내가 넓은 마음으로 가만히 지켜봤는데. 이젠 더는 못 참겠다. “야, 너 그만 좀 할 수 없니? 비실비실 힘도 없으면서 잘난 척해 대는 꼴, 더는 못 보겠다.” 내 말에 윤하 머리카락이 콧방귀를 뀌었다. 다른 머리카락들은 깔깔 웃어 대기 바빴다. 흥, 뭐가 웃기다는 건지! 내가 메두사의 머리카락처럼 뱀이었다면 당장 달려가 콱 물어 버렸을 텐데. 흥! “비실비실? 그래. 넌 뻣뻣해서 좋겠다, 얘. 은지도 참 불쌍하지. 한창 예뻐 보이고 싶을 텐데, 머리카락 꼴이 저러니 얼마나 속상할까.” “내 꼴이 어디가 어떻다는 거야? 나처럼 튼튼하고 특별한 머리카락이 어디 있다고!” “특별?” “그래. 특별! 나는 메두사 머리카락의 후예라고.” 나는 좀 더 그럴싸하게 보이기 위해,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온몸이 고무줄에 묶여 있는 통에 잔머리 몇 가닥만 우뚝 서긴 했지만 말이다. “메두사라니, 딱하기도 해라. 스스로 저주받은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한다니. 너도 참 안됐다, 얘.” 저주라니? 나는 그제야 알게 되었다. 메두사의 머리카락이 저주를 받아 뱀으로 변해 버린 것임을. 윤하의 머리카락이 나를 잔뜩 비웃으며, 저주받기 전 메두사의 머리카락은 자신만큼 윤기 나고 찰랑한 머리였다고 잘난 척을 해 댔다. 하지만 나는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딸랑. 문이 열리면서 종소리가 울렸다. 은지네 엄마가 은지를 미용실에 데려온 것이었다. 의자에 앉은 은지는 거울을 보면서, 처음으로 나를 향해 웃어 주었다. 은지는 내가 완전히 변해 버리길 바라고 있었다. 구불구불하고 뻣뻣한 철사 같은 내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처럼 윤기가 흐르는 부드러운 머리가 되길 바라는 것이다. “우리 애가 곱슬이 심해서요.” “걱정 마세요. 매직스트레이트 하면 곱슬도 생머리 되는 거 일도 아니에요.” 미용실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비슷한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 새로 머리를 하러 온 사람들도 비슷한 머리가 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미용사는 내 몸에 지독한 약을 발랐다. 어찌나 독한지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곧이어 미용사가 내게 뜨거운 모자를 씌웠고, 나는 마비가 된 것처럼 서서히 굳어 갔다. 숨이 막혔다. 내가 곱슬인 것이, 철사처럼 빳빳하고 강한 것이 은지에게 어째서 콤플렉스가 되었던 걸까? 메두사의 머리카락이 저주를 받은 것처럼 나도 저주받은 머리카락이었던 걸까? 은지네 엄마는 은지 옆에 앉아, 미용실에 있던 헤어 잡지를 읽었다. 책 속에는 아주 많은 사진이 찍혀 있었다. 사진마다 모두 다양한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다. 세상엔 수많은 형태의 머리가 존재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모양으로 머리카락을 바꾸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게 예쁜 것이라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은지도 그것을 부러워했다. 내가 다른 머리카락과 똑같아지길 바라면서. 뜨거운 모자를 벗기고, 나를 감긴 미용사가 드라이기로 나를 말렸다. 힘이 쪽 빠진 내가 비실비실 드라이기에 날아다녔다. 은지는 그런 내 모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은지 엄마도 나를 만지며 예쁘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나는 눈을 질끈 감아 버리고 싶었다. 거울 속 은지의 얼굴의 나는 더는 내가 아니었다. 미용실에서 노래가 흘러나와도 나는 춤을 출 수 없었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나를 간지럽혀도 까르르 웃으며 몸을 비틀 수 없었다. 나는 아주 작은 바람에도, 온몸을 부수듯 흩날리기만 했다. 은지의 작은 발걸음에도 나는 나를 제어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힘없이 흐트러질 뿐이었다. 나는 계속 자라날 텐데, 은지가 나를 영원히 바꾸기만 할까 봐 겁이 났다. 나는 은지의 모습에 맞춰 태어났다. 은지에게 잘 어울리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해지기 위해 그렇게 자라났다. 그런데…. 엄마 손을 잡은 은지는 기분이 좋은지 방실방실 웃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엉엉 소리를 내며 울고 싶어졌다. 은지도, 은지네 엄마도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거리에 있던, 은지 또래 여학생들의 머리카락이 모두 지금의 내 모습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 ‘클래지콰이’ 호란, “진짜 꼴같잖다”…픽업아티스트 비난 논란

    ‘클래지콰이’ 호란, “진짜 꼴같잖다”…픽업아티스트 비난 논란

    그룹 클래지콰이의 멤버 호란이 이른바 ‘픽업아티스트’(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이들을 일컫는 말)들을 향해 독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호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픽업아티스트란 말 진짜 꼴같잖다. 보기만 해도 찌질해. 뭔놈의 아티스트”란 글을 남겼다. 이어 “원나잇(처음 만난 자리에서 성관계를 갖는 것)이 아트면 더덕이(호란이 기르는 고양이)는 배변아티스트다. 잡것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픽업아티스트’는 이성의 심리를 파악해 유혹하는 기술을 마치 하나의 학문처럼 가르치고 전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소개할 때 내놓은 말이다. 최근에는 방송 출연, 책 출간, 학원 강의 등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픽업아티스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란은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심리학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여성을 유혹해 성관계를 갖는 불확실한 방법을 포장해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호란 역시 이런 생각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픽업아티스트를 ‘잡배’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강의를 듣는 이들을 ‘찌질이’라 표현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또 한편 다른 쪽엔 발정나서 그런 잡배들한테 뭐라도 배우겠다고 돈 갖다 바치며 헉헉대는 찌질이들도 있고”라고 덧붙였다. 호란의 글이 화제가 되자 실제로 픽업아티스트로 추정되는 사람들 일부가 호란의 페이스북에 항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호란은 자신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에 일일이 댓글을 달며 반박했다. 한 네티즌은 “어떤 직업이든 의미가 있고 뜻이 있는거 아닌가”라면서 “남자를 이용하려고 드는 남자를 꼭두각시처럼 생각하는 여성이 정말 많은 상황에서 픽업아티스트는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란은 “픽업아티스트를 자처하며 돈 받고 강의하는 사람들은 엄밀히 따지면 불법교습행위 하는 것”이라면서 “법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어긋나 있는 존재들을 왜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힌 한 픽업아티스트는 “나는 절대로 여성을 성적인 대상이나 농락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그게 전부인것처럼 그게 다인것처럼 말한것은 굉장히 경솔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호란은 이 픽업아티스트의 지적에도 “스스로를 ‘1000명 이상의 여자를 만난 픽업아티스트’라고 지칭하는데 순수한 연애 가이드를 하는 데 이런 것을 내세우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면서 “나는 픽업아티스트 본래의 기능 자체에 의문을 갖고 있으므로 그 세계 안에서 나쁜 일부만을 비난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기가 어렵다”고 맞받아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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