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듣는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영주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살상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성지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흡연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072
  • ‘평생교육’ 성동구 정도 된다면... 명사특강, 원어민 교실

    ‘평생교육’ 성동구 정도 된다면... 명사특강, 원어민 교실

     ‘나만을 위한 배움이 아닌 타인에게 나누는 배움의 실천’.  서울 성동구의 ‘평생교육’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각종 프로그램 운영과 배움 나눔을 실천해 온 성동구가 성과를 인정받았다. 구는 2015 서울시 평생교육 분야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영예와 함께 4000만원의 인센티브 지원도 받게 됐다.  현재 구에는 27개 분야의 217개 평생교육 강좌가 운영되고 있다. 참여자만 4077명에 이른다. 대표적인 것은 ‘명사 특강’이다. 매월 1회 사회 저명인사를 초청해 그들의 삶과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 2008년 9월에 시작한 명사 특강은 어느덧 94회가 열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지난 4월 열린 혜민스님 강좌에는 1300여명이 몰렸다.  현장 체험형 프로그램인 ‘허준 약초교실’도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이 교실은 강원도 인제군 농업기술센터 숲 해설가의 안내로 ‘하늘숲 학습장’을 산행하며 산야초 식별체험, 솔잎주 담그기 등을 배운다. 단순 지식전달 강의가 아닌 실습 위주라 더 흥미를 끌고 있다. 수업을 듣고있는 왕십리2동의 박경옥(51·여)씨는 “평소 관심있던 약초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 좋다”면서 “약초 산행을 통해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외국어 필수 시대에 맞춰 가정이나 학교에서 원어민 강사에게 외국어를 배우는 ‘원어민 외국어 화상 학습센터’도 인기다. 지난 3월부터 영어, 중국어, 일본어 강의를 개설해 현지 원어민 강사와 화상 및 전화로 실시간 대화학습을 제공하고 있다. 수강료가 시중보다 35~60% 저렴하다. 구는 교육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 가정 등 저소득층 학생 50여명을 선발해 수강료 전액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프로그램 중 무엇보다 구의 지향점을 반영하는 것은 ‘재능나눔 평생학습 프로그램’이다. 재능기부 강사가 자신의 능력과 지식을 주민들에게 나누는 것으로 미술심리치료, 타로상담, 정리수납교실 등 총 6개의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재능나눔 평생학습을 활성화하고자 지난 5월부터 시작했다. 수강생 눈높이에 맞춘 강좌 운영으로 교육 참여율과 호응도가 높다고 구는 전했다. 특히 ‘정리수납’ 과정 수료생의 경우 자발적으로 ‘정리수납 자원봉사단’을 구성해 관내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에 앞장섰다. 다문화 이해 강사 양성과정인 ‘다재다능한 나를 디자인하라’ 프로그램도 결혼이주 여성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이번 최우수구 선정은 인프라의 부족에도 구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유관기관 간 협력으로 이룬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성동구만의 특색있는 교육사업을 적극 발굴해 평생교육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오케스트라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이원철 코리안심포니 대표

    [열린세상] 한국 오케스트라는 살아남을 수 있는가/이원철 코리안심포니 대표

    연주회에서 초보 청중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지휘자가 바뀌면 음악은 달라지고 연주회 내내 단원들은 왜 지휘자에게 눈을 맞추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지휘자를 요리사에 비유하곤 한다. 주방장 솜씨에 따라 음식점 맛이 제각각이듯 지휘자가 바라보는 눈높이와 곡을 해석하는 관점, 단원들과의 교감, 그들의 실력과 표현에 따라 음악과 느낌도 다르게 전달된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지휘자는 작곡가가 만든 곡을 재고 다듬고 작곡가가 의도하는 음의 깊이, 높이, 빛깔, 여운, 울림 등 미지의 음의 세계에 대한 해석을 템포감을 동반해 자기만의 색깔을 입혀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똑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요리사에 따라 맛이 다르듯 똑같은 작곡가의 곡이라도 지휘자에 따라 음악은 다르기 마련이고 오케스트라는 철저하게 지휘자에 의해 통제된다. 음악의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 지휘자다. 지휘자의 능력은 바로 이미지를 잘 만들어 내고 많은 단원들에게 정확하게 지시를 내리며 통일된 전달을 위해 손이나 지휘봉을 이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음악과 단원들의 갈 방향을 일치된 방향으로 이끄는 능력이 지휘자에겐 필요하다. 지금껏 명지휘자라는 사람의 특징은 대체로 강력한 카리스마 소유자다. 그러나 요즘 청중들의 지휘자를 바라보는 눈은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전술적인 면에 탁월한 권위적인 모습의 지휘자보다는 따스하면서 사려 깊은 차원 높은 해석을 요구하는 면이 크다. 20세기 초반 제국주의 시절의 지휘자들은 정치적인 자양분 속에서 살았고 포디엄에 올라가는 특권도 시대를 잘 이해하고 그 속에 잘 녹아들어 간 이들만이 차지했다. 그들을 계승한 대표적 지휘자가 토스카니니와 푸르트벵글러 그리고 카라얀과 같은 이들이었다. 1960년대 유럽의 자유화 물결이 지나고, 음악의 상업화를 통해 클래식도 큰돈을 버는 시대가 되고 지휘계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저명한 음악가는 이제는 배고픈 예술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비즈니스맨처럼 행동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 결과 새롭고 참신하며 깊고 넓은 음악적 해석을 이끌 지휘자는 점점 귀해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지휘자의 유명세는 지휘료로 평가된다. 세계 최고의 지휘자로 평가받는 지휘자 중엔 연주회당 7만 달러를 넘게 받는 이들도 있다. 관중을 동원해 입장 수입으로 오케스트라를 꾸려 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엔 지휘자들의 연봉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돼 왔다. 그의 행동과 말,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정치인이나 연예인 못지않은 이슈가 된다. 민간 영역이거나 수익이 목표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면 문제가 안 될 텐데 공공 영역의 기관이기에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여파는 크다. 과연 지휘자들은 얼마를 받아야 하고 공인에 준하는 행동규범을 지켜야 하는지 궁금하다. 궁극적으론 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휘자의 바른 도덕관과 사회 인식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능력이 있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그 기관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조직의 화합을 이루어 내고 있고 스스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논란이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모든 분야의 지도자들은 그 사회에 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만큼 헌신하고 갚아야 하는 빚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일 것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수많은 음악 예술 애호가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공인(公人)이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인성과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 음악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교류에 이바지한다. 훌륭한 지휘자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낸다. 말러는 나쁜 오케스트라는 없어도 나쁜 지휘자는 있다고 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예술단체는 한번 만들어지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한국의 오케스트라 역사는 이제 60년을 갓 넘었다. 미래를 짊어질 젊고 유능하며 도덕적이고 세계에 필적할 만한 실력 있는 지휘자를 통해 한국 오케스트라가 세계 음악계를 쥐락펴락할 날을 꿈꿔 본다.
  • 반기문 방북설… 이번엔 성사되나

    지난 5월 개성공단 방문이 무산됐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주 내에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정부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15일(현지시간) 유엔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반 총장이 이번 주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 제1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정작 청와대를 비롯해 외교부와 통일부 등 정부는 모두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터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관련 보도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정부는 아는 바 없다”고 말해 반 총장의 이번 주 내 방북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는 “반 총장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자연스럽게 남북한 동시 방문이 이뤄지는데 정부와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반 총장의 방북 여부를 묻는 이메일 질문에 “반 총장은 언제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를 촉진하는 것을 돕기 위해 어떤 역할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해 왔다”며 “이 시점에서 북한 방문에 대해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주 내에 반 총장의 방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지만 반 총장이 평소 북한 방문을 희망한데다 북한 역시 반 총장의 방북을 수차례 요청한 바 있어 언제라도 방북은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수능 끝, 춤추는 커트라인… 마지막 수시 논술·면접 공략법은

    수능 끝, 춤추는 커트라인… 마지막 수시 논술·면접 공략법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지금 홀가분한 기분일 것이다. ‘물수능’을 예고했던 교육부의 공언에 비해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독극물수능’이란 말도 나온다. 하지만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입시업체의 등급 컷(커트라인)이 춤을 췄고<서울신문 11월 16일자 11면> 지난 14일과 15일 치러졌던 수시모집 논술고사와 면접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수험생도 상당수였다고 한다. 오는 21 일과 22일 진행되는 나머지 수시모집에 집중해야 할 때다. 입시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남은 기간 논술, 면접고사 준비법을 알아봤다. ●지원 대학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자 논술고사는 오는 21일 8개 대학이, 22일 6개 대학이 치른다. 이 대학들에 지원했다면 최근 기출문항과 올해 모의논술을 가장 먼저 챙겨야 한다. 지난해 기출문항과 올해 모의논술은 보통 크게 변하지 않지만 문제 개수나 제시문 개수, 문제 유형을 변경하는 대학도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부 시간은 1개 문항을 치르는 데 2시간, 문제를 분석하고 해설을 살펴보거나 강의를 듣는 데 2시간 정도를 할애해 4시간가량을 1세트로 배치한다. 하루에 적당한 공부량은 2세트, 8시간 정도다. 김윤환 스카이에듀 논술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수능에 투자했던 시간과 비교해 보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학습량”이라며 “각 학교의 기출문제와 모의논술, 여력이 된다면 예상문제까지 모두 공부하라”고 말했다. 중앙대(경제경영), 이화여대(인문 2), 고려대(전 계열) 등은 수리논술을 치른다. 수리논술은 교과과정형 논술에 맞게 교과지식과 응용력을 묻는다.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문과 학생들에게는 이 부분이 특별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논술에서 출제되는 수리논술 영역은 한정적이며 답안 작성의 뼈대와 논리 구성도 일관된 방법론이 있기 때문이다. 역시 기본이 되는 것은 대학의 기출문제들이다. 한국외대나 일부 대학에서는 영어 제시문이 함께 출제되기도 한다. 그러나 영어 제시문은 다른 국문 제시문들과의 관계 속에서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쟁점을 추출할 수 있으므로 영어 제시문에 대한 부담은 과도하게 가질 필요가 없다. ●인성면접 준비 첫걸음 ‘나’를 돌아보자 수험생 대부분이 면접을 중요하지 않게 여기거나 형식적으로 보는 것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큰 오산이다. 실제 면접이 있는 전형에서는 1단계에서 성적을 반영하고 주로 2단계에서 면접으로 20~50%를 반영한다. 1단계 성적은 사실상 크게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면접에서 당락이 갈릴 수 있다. 면접은 크게 ‘인성면접’(기본면접)과 ‘적성면접’(심층면접)으로 나뉜다. 인성면접은 ‘나’에 대한 질문을 다루고, 적성면접은 지원하는 학과에 대한 호기심과 수학능력을 판단한다. 인성면접은 실수했을 때 타격이 심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최승해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장은 “전공 관련 질문은 배우려는 의지와 기초적인 학업능력이 인정되면 통과할 수 있지만, 인성면접 질문들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 큰 폭의 감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인성면접은 학생부 기재 내용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다. 면접 때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기 때문이다. 이 내용은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2학년 독서기록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적혀 있는데 이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한다든지, 학생부에 있는 내용과 다른 말을 한다면 학생부가 허위로 기재됐다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이슈, 교과와 연결해 정리하자 일부 대학에서는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는 적성면접을 본다. 전공 관련 제시문을 활용해 전공적성 및 학업능력을 평가한다. 계열별, 단과대학별로 공통 문항을 활용해 평가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인문계열은 해당 전공 및 최근 시사이슈를 고교 교과 개념과 연결해 정리하도록 한다. 면접 전에 해당 전공과 연관된 교과서 내용을 익혀 두는 것이 좋다. 경영·경제, 법학, 사회학과 등에서는 시사적인 내용을 묻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이슈가 되는 쟁점들을 교과 개념과 연결해 정리해 두도록 하자. 굵직한 사건들은 찾아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자연계열 적성면접은 수학 및 과학과 관련된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게 필수다. 교과과정을 활용해 해결하는 문제들이 주로 제시된다. 대학과 전공별 기출문제를 살피고 자주 출제되는 주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적성면접에서는 지식 자체보다는 문제 해결능력을 주로 평가하므로 명확한 답을 도출해 낼 수 없다고 해서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수학 문제 풀이 과정에서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물어보거나 과학 문제 풀이 과정에서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물어볼 수 있으므로 남은 기간 평소 영역을 통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와우! 과학] 귀 아닌 ‘눈’도 음악에 반응…과학적 입증

    [와우! 과학] 귀 아닌 ‘눈’도 음악에 반응…과학적 입증

    음악은 귀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듣는다? 일반적으로 좋은 음악을 들으면 귀가 즐겁다고 표현하지만,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눈동자의 반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와 인스부르크대학교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60명을 대상으로 피아노곡을 들려준 뒤 음악을 듣는 동안 실험참가자들의 동공이 음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비장하고 비애가 가득한 분위기의 감정적인 음악을 듣고 이에 반응한 실험참가자의 동공이, 음악을 듣긴 했으나 감정적으로 ‘느끼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훨씬 확장되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동공은 주변의 빛의 양에 따라 확장되거나 수축된다. 환한 공간에서는 동공이 수축하고, 어두운 곳에서는 확장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동공의 크기는 생각, 감정, 정신적인 노력 등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예컨대 노골적인 사진을 봤을 때나 정신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에도 동공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공은 때로 소리에 반응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시끄럽게 싸우는 소리 등 자극적이거나 주의를 끌만한 소리가 들리면 귀 뿐만 아니라 눈도 함께 반응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번 실험을 통해 음악이 때로는 듣는 사람의 강한 감정을 유도하고 이로 인해 동공의 확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듣는 사람이 음악에 대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음악을 들었을 때 동공이 확장되는 현상을 보인 실험참가자들은 대부분 “음악은 내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음악을 듣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에게서 동공의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 연구진은 “음악적 특징과 듣는 사람의 개인 취향이 동공의 확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음악에 정서적으로 더 반응하는 사람일수록 동공의 크기가 더 쉽게 확장됐다”면서 “동공의 크기는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음악을 듣는 사람이 감정적으로 음악에 반응 할 때 비로소 동공이 확장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첨단 인간신경과학’(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주인 명령 알아듣는 똑똑한 ‘로봇 애완견’ 출시

    [와우! 과학] 주인 명령 알아듣는 똑똑한 ‘로봇 애완견’ 출시

    춤도 추고 주인의 목소리도 알아듣는 똑똑한 ‘로봇 애완견’이 출시돼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완구 브랜드인 와우위(WowWee)가 출시한 이 로봇 애완견은 ‘칩’(CJHP, Canine Home Intellegent Pet)으로 불리며, 주인은 손목에 차는 전자밴드를 통해 애완견과 ‘소통’이 가능하다. 예컨대 주인은 평범한 애완견을 훈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앉거나 엎드리기, 몸 흔들기, 춤추기 등을 주문할 수 있으며, 애완견의 짖는 소리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 로봇 애완견의 전면에는 LED 라이트가 장착돼 있으며, 이동 시 네 다리에 달린 회전바퀴를 이용한다. 이 바퀴들은 360도 회전이 가능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센서가 부착돼 있어 주변에 굴러다니는 공과 같은 물체를 인식한다. 덕분에 보통 애완견이 공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주인과 즐거운 외부활동도 가능하고, 때에 맞춰 배터리를 충전해 주면 된다. 주인이 착용하는 손목밴드는 다양한 주문을 할 수 있는 아이콘으로 구성돼 있어 사용이 간편해, 적적하고 무료한 일상을 피해 로봇 애완견을 키우려는 노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와우위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칩’은 자신만의 지능과 라이프스타일을 자랑한다. 주인이 곁에 없어도 스스로 주변을 탐지하고 움직일 줄 안다”면서 “추가적인 센서개발 등을 거쳐 내년 가을 정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로봇 애완견의 가격은 손목밴드를 포함해 199.99달러 선이다. 한편 이 회사는 2004년 몸길이 약 46㎝의 로봇 완구 ‘로보사피엔’(Robosapie)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완구는 이족보행이 가능한 관절로봇으로,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

    광주 남구는 1995년 서구에서 분리됐다. 인구는 22만여명으로, 분리 당시 25만 7000여명보다 크게 줄었다. 양림·월산·주월동 등 구도심 인구가 신흥 개발 지역으로 빠져나간 탓이다. 대촌동 등 농촌 지역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또는 절대농지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신도시 개발을 통한 인구 유입 정책을 펴기가 곤란하다. 더욱이 지역 내 그린벨트는 전체 면적 대비 64%로, 시내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다. 산업단지는 1.7%로 북구의 48%, 광산구의 50%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연간 걷히는 구세는 350여억원에 불과하다. 공무원 인건비 500여억원도 충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영호(51) 남구청장은 이같이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각종 미래 청사진을 주민에게 알리고 이에 대한 공감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야심 찬 도심 재생 또는 개발 계획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주민 자치 역량 강화’가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 봉선2동 주민자치센터 2층 회의실에서는 자치 역량 강화를 위한 행사가 열렸다. 지역 활동가 등 주민 50여명이 원탁에 둘러앉아 강의와 토론에 참여했다. 남구가 마련한 제1기 주민자치아카데미다. 주제는 ‘주민 결정 행정시스템’으로 다소 이색적이다. 이 시스템은 재선인 최 구청장이 민선 5기 후반기부터 구상해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이 스스로 현안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역량을 높이려는 것이다. 최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의 행정은 주민 참여를 넘어 ‘주민 결정’ 시대로 가고 있다. 국가나 대도시가 ‘직접민주주의’를 실행하기는 어렵지만 동 단위나 골목,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모여서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이런 아카데미를 그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진행될 강의 주제도 시민주권시대, 역발상 토론, 숙의형 민주적 의사 결정 방법 등으로 잡혀 있다. 그가 ‘행정권’의 상당 부분을 주민에게 되돌려주기로 마음먹은 것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0년 숙원인 청사 이전에 착수하면서 주민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전 부지를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등 말도 많았다. 현 청사 주변의 교통난도 문제로 떠올랐다. 최 구청장은 “주민 뜻에 따르겠다”며 28차례의 청사 이전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의 여론조사 기관도 활용했다. 이를 토대로 3년 만인 2013년 신청사 이전을 마무리했다. 옛 청사 활용 방안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하면서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했다. 최근 봉선1동 주민센터 이전 과정에서도 구가 염두에 뒀던 후보지보다 주민이 선호한 지역을 선택했다. 최 구청장은 자신의 저서 ‘오카리나 부는 구청장’에서 “나는 행정 집행권자로서 가진 모든 권한을 주민에게 돌려주겠다. 그중에는 가장 중요한 재정권과 정책결정권까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주의로 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는 실제로 이를 위한 연차별 로드맵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은 준비기로서 주민 결정 기본조례 제정, 주민자치아카데미·목민관학교 운영, 마을계획단 구성, 모바일 투표 시스템 구축 등을 시행 또는 마무리 중이다. 내년도는 ‘주민 결정 프로세스’ 운영에 중점을 둔다. 대상 사업 발굴, 원탁회의문화 활성화, 주민총회(남구 만민공동회) 등이 포함됐다. 2017년 이후부터는 완성 단계인 ‘주민 결정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일정이다. 최 구청장의 이 같은 ‘실험 행정’은 민원 현장에서도 이어진다. 그는 이날 오후 3시쯤 노대동 ‘찾아가는 구청장실’로 발길을 돌렸다. 사무실이 아닌 아파트단지 옆 호수공원 산책로에서 50여명의 주민 앞에 섰다. 공원녹지과장 등 해당 실·과장을 대동한 이동 민원실이나 다름없다. 행사 이름도 ‘하소연데이’로 정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도 주민들은 20여건의 민원을 쏟아내며 구청장의 입을 주시했다. 버스 노선 증설과 호수공원 관리, 인근 분적산 자락의 불법 경작 단속 등이다. 최 구청장은 해당 민원에 일일이 답변하느라 진땀을 쏟았다. 한 주민은 “호수공원에 설치된 인공 폭포 시설 개선과 상시 물 흐름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구청장이 “유지비 등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어렵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자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민선 6기 들어 현재까지 모두 48차례의 ‘하소연데이’를 운영했다. 접수된 민원 373건 중 92%인 344건을 처리 또는 추진 중이다. 최 구청장은 “구청장실에 앉아서 민원을 듣다 보면 현장의 문제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1000곳 이상의 현장을 답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 사이에서 ‘구청장’과 악수 안 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 말을 들을 만큼 현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는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의 평가에서 각종 상을 휩쓸다시피 한 결과로 나타난다. 이 가운데 ‘2015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 사례 경진대회’에서 공약 이행 분야 최우수상을 받는 등 6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 기록을 달성했다. 전남대(무역학과) 운동권 출신인 그는 2000년대 초 시의원 등을 거쳐 정치에 입문한 뒤 강운태 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지냈다. 민선 5기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재선했다. 소탈하고 서민적이지만 한번 맺은 인연은 계속 끌고 가는 ‘의리파’라는 평을 듣는다. 보통 오전 8시 50분쯤 출근해 간부회의를 주재하거나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조찬, 만찬 모임 등을 통해 수시로 주민과 접촉하는 ‘현장 밀착형 단체장’으로 알려졌다. 글 사진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위기의 소방공무원 지원 대책 절실하다

    소방공무원들이 털어놓은 현실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안전장비조차 자비로 구입하는 데다 부상 치료비도 스스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울, 불안장애 증세는 일반인에 비해 무려 15배나 높다고 하니 이들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어제 공개된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 인권상황 실태 조사는 일반 시민들이 느끼고 있었던 수준보다 훨씬 더 열악했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에 의뢰해 소방공무원 82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9.4%가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노동자의 우울·불안장애 비율에 비해 무려 15배나 높은 수치다. 지난해 전국에서 119구급차가 출동한 238만건 가운데 76만여건이 허위신고인 데다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폭행까지 비일비재했다니 그럴 만도 하다. 듣는 능력(청력) 역시 일반인보다 약 15배나 떨어진다고 한다.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소방관은 응답자의 43.2%로 일반인의 20배에 이른다. 그동안 그들의 어려움이 짐작은 됐지만 이렇게까지 열악한 환경에 있었는지는 몰랐다. 우리 사회가 너무 무관심했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응답자의 93%가 ‘소방 업무는 위험하다’고 했지만 33.2%(2615명)는 최근 3년 사이에 장갑·랜턴·안전화 등 개인 안전장비를 자기 돈으로 구입했다고 답한 사실이다. 얼마 전 군 복무 중 부상을 당한 병사들이 일반병원에서 자비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응답자 중 1년 동안 하루 이상 요양이나 병원 치료가 필요했던 소방공무원 1348명 가운데 실제 요양을 신청한 소방관은 225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승인을 받은 것은 173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할 수 있을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이나 군인, 소방공무원 등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위험수당 등 약간의 추가적인 보상을 받고 있다. 그것도 부족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그들과 가족들에 대한 정신적인 상담 등 세심한 배려다. 각종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구하고 국가·사회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공무원들에게는 반드시 합당한 대우가 따라야 할 것이다.
  • [동정] 박원순시장, 서경덕교수, 정진엽장관

    [동정] 박원순시장, 서경덕교수, 정진엽장관

    ●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오후 6시40분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명사특강 ‘자기주도적 미래설계를 위한 토크콘서트 어깨동무’에서 수능을 끝낸 고3 수험생들과 꿈과 미래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자리에는 작가 한비야, 인문학강사 최진기 등도 참석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전 세계에 한식을 홍보해 온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힘을모아 시작한 ‘막걸리 유랑단’ 행사를 이번에는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거리에서 13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서울의 광장시장에서 시작한 ‘막걸리 유랑단’ 행사는 각 도시별 유명 전통시장 및 관광지를 방문, 막걸리와 전통안주를 행사 참가자들과 나눠 먹으며 각계 유명인사들과 함께 토크쇼를 벌이는 형식이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오후 2시 서울가든호텔에서 사회복지계 14개 단체장과 만나 사회복지계 현장의 의견을 듣는다. 간담회에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차흥봉 회장과 한국아동복지협회 이상근 회장,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최주환 회장,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박진우 회장 등 아동복지단체부터 노인복지단체까지 총 14개 단체장이 참석한다. 정 장관은 출생부터 노년까지 국민에게 필요한 도움을 드리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의 완성을 위해 범사회복지계가 함께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3)경기경찰청 순경 공채 허인행씨

    [올해의 합격자] (3)경기경찰청 순경 공채 허인행씨

    최근 인사혁신처와 행정자치부는 내년도 국가직·지방직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일정을 공개했다. 순경 공채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발 규모나 일정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내년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을 위해 올해 국가직·지방직 시험 등 공무원 시험과 각종 자격증 시험의 합격자 수기를 게재한다. 올해 경기지방경찰청 순경 공채에 합격한 허인행(23)씨에게 시험 대비법과 합격 노하우를 들어 봤다. 공부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합격했어요. 보통 순경시험 준비 기간이 1~2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짧은 수험 생활이었죠.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합격할 수 있었던 건 하루 13시간 동안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7개월을 오롯이 공부에만 몰두했어요.공부를 시작한 첫날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모든 생각과 행동을 시험 준비에만 쏟았어요. 오전 시간에는 여러 과목을 들여다보지 않고 단 한 과목만 공부했어요. 점심·저녁 시간에는 혼자 밥을 먹으면서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나 영어 단어를 들여다봤어요. 공부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밥 먹는 시간에도 책을 본 거죠. 처음 수험 생활을 시작할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너무 빡빡하게 공부하다 보면 합격하기 전에 지쳐서 포기할 수도 있다. 슬럼프에 빠지거나 효율적인 공부가 어려울 수도 있다.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한다고 해서 학습이 제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를 공부 시간으로 정한 거예요. 시험도 제대로 쳐 보기 전에 지칠까봐요. 공부 시간 외에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지냈어요. 예능이나 드라마도 봤고 게임도 했어요. 또 일주일에 하루는 데이트를 하거나 집에서 쉬면서 충분히 쉬었습니다. 스트레스도 풀고 다음날 공부를 위해 재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죠.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던 건 하루 단위, 일주일 단위로 빼곡하게 채워 갔던 계획표 덕분입니다. 공부 과목과 중간중간 바람을 쐬거나 커피를 마시는 시간 등 사소한 것까지 계획에 따랐어요. 최소한 책을 붙들고 있는 시간에는 그 과목에 대한 생각만 하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일주일마다 계획에 맞춰 행동했던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파악했어요. 그렇게 주말마다 반성의 시간을 갖고 조금씩 생활습관을 고쳐 나갔어요. 과목별 공부법은 특별할 게 없었어요. 다른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기출문제의 반복 학습에 주력했어요. 국어나 한국사, 영어 등은 기본서로 어느 정도 기초를 쌓은 뒤에는 기출문제를 몇 번이고 풀어 보고 오답을 정리했어요. 학원이나 독서실 가는 시간,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에도 휴대전화에 다운받은 기출문제와 정답 풀이를 읽었죠. 경찰시험은 필기시험 이후에 체력시험과 면접시험이 이어집니다. 체력시험은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팔굽혀펴기, 웟몸일으키기, 좌우악력 등 모두 5가지 종목이에요. 갑자기 달리기가 빨라지거나 악력이 좋아질 수는 없기 때문에 필기시험 준비와 동시에 틈틈이 체력시험도 준비했어요. 저녁 공부 시간에 악력기를 한 손에 쥐고 책을 읽거나 학원이나 도서관을 오갈 때 버스나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걸어다녔죠. 그렇게 꾸준히 조금씩 운동을 해 온 덕에 필기시험 합격 이후 체력학원을 다니면서 기록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어요. 필기시험 이후 체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가 부상당할 수도 있으니 큰 욕심을 내지는 않았으면 해요. 체력시험 이후 면접시험은 경찰시험을 준비하는 다른 수험생들과 스터디를 꾸려서 대비했어요. 모두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말할 때 태도, 억양, 몸짓은 물론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한 모의면접까지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었죠. 면접학원에서 가르쳐 준 대로 말하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대답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다른 수험생에 비해 어린 나이에 수험생활을 시작해서일까요. 수험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건 친구들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공부에만 몰두해야 하는 상황, 그 자체였어요. 제 친구들은 아직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왜 나는 지금 이렇게 골방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나’라는 회의감이 들었죠. 다른 친구들처럼 여행도 가고, 영화도 보고 싶은데 그렇게 할 수 없었으니 말이죠. 그래서 최종 합격자 명단에서 제 이름을 발견했을 때 그렇게 기뻤나 봐요. ‘이제는 여행을 갈 수 있겠구나. TV도 마음껏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합격 이후 중앙경찰학교를 수료하고, 지금은 수원남부경찰서 태장파출소에서 실습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가끔씩 듣는 ‘감사하다’는 인사와 ‘수고했다’는 격려 덕분에 경찰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자주 드네요. 순경 공채를 준비하는 많은 수험생이 자신의 제복 입은 모습을 생각하면서 합격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정리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33) 아이를 키우며 엄마를 생각한다

    [독박(讀博) 육아일기](33) 아이를 키우며 엄마를 생각한다

    대입 수험생 자녀를 둔 이모님이 수능시험날인 오늘 아침 아이를 직접 어린이집에 등원시켜달라고 부탁하셨다. 한 시간 안에 내 출근 준비를 하며 아이를 씻기고 옷을 입히려니 정신이 없었다. 보이는 대로 대충 옷을 껴입히고 맨 밥을 김에 싸서 입에 넣어주었다. 이모님이었다면 반찬까지 정성스럽게 먹여서 보낼 텐데 너무 미안했지만 그래도 빈 속으로 보내는 것보단 낫겠지, 하며 김을 쌌다. 웬일인지 넙죽넙죽 받아 먹으며 아이가 말했다. “엄마, 고마워요” 갑자기 튀어나온 말에 울컥했다.아이를 키우며 아직도 힘들어서 울기도 하고 여전히 툴툴대지만, 도대체 내가 뭐라고 이렇게 예쁜 아이에게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인지 감격스러울 때가 더 많다. 말을 할 줄 알게 되니 이제 “엄마, 사랑해요(실제 발음은 ‘사란때요’)”라고도 하는데, 한 마디 해줄 때마다 울컥한다. 잠에서 깨면 제일 먼저 두리번거리며 엄마 얼굴을 확인하고, 엄마가 안 보이면 얼른 뛰어나와서 찾는 모습은 매일 아침 봐도 고맙다. 게슴츠레한 눈이 나를 발견하자마자 휘둥그레 커진다. 내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나도 이랬을까. 아기를 품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엄마’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내가 뱃속에 있을 때 엄마도 이렇게 행복했을까, 얼마나 조심스럽게 나를 품었을까. 나를 낳기 위해 얼마나 힘들었을지, 12시간 진통을 참아내며 엄마 얼굴을 떠올렸다. 혹시나 떨어뜨릴까 겁이 날 정도로 작은 신생아를 목욕시키면서 우리 엄마는 작게 태어난 나를 안으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했다. 돌이 될 때까지 잔병치레를 많이 하느라 병원을 제 집 드나들듯 해 너무 힘들었다는데 그 때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내 아이에게서 누런 콧물이 뚝뚝 떨어질 때 나는 30년 전의 엄마 마음을 생각했다.어린 나도 내 딸처럼, 엄마에게 “고마워요, 사랑해요”라는 말을 많이 했을까. 종알거렸을 그 모습이 정작 내 기억에는 없다. 커서는 무뚝뚝한 성격 탓에 말하지 않았고, 지금은 눈물이 날 것 같아 말하지 못한다. 오히려 아직까지 엄마의 입에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다. 나의 모든 ‘처음’을 함께했던 엄마는 “너는 나에게 엄청난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내 아이가 처음 나를 보고 웃어주고, 내가 처음 만들어준 쌀미음을 한 숟가락 입에 넣고, 처음 걸음을 떼고 “엄마”라고 불러준 모든 순간 느낀 이 기쁨을 우리 엄마도 느꼈을 것이다. “너는 처음이라 엄마가 서툴러서 항상 미안했다”는 엄마의 말은 아마 두고두고 내가 딸에게 할 말일 것이다. 아이와 함께하면서 내가 목표로 세운 것 중 하나는 ‘엄마 같은 엄마’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자신은 없다. 30년 동안 엄마가 나를 키워냈던 시간이 마치 기적 같이 느껴질 때도 많다. 나는 나이 서른이 넘어서도 엄마가 멀리 떨어져 있어 너무 외롭다고, 나의 육아를 도와주지 않아 너무 힘들다고 있는대로 원망하고 투정을 부린다. 우리 엄마는 내가 아직 개념이 없던 나이인 20대 중반에 나를 낳았고, 시집살이를 하며 키웠다. 내가 자라는 내내 엄마의 일과는 항상 나에게 맞춰져 있었고, 늘 내 옆에서 함께했다. 나는 뱃속에 아기를 품는 것도 버거웠고, 아직도 아이 한 명 놀아주는 것이 힘에 부치는데 엄마는 10살 차이 나는 막둥이를 임신한 만삭 때까지 나와 동생을 데리고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녔다. 집에는 중증 치매를 앓는 할머니도 계셨다. 10살 때의 일이지만 그 때의 엄마가 너무 가엾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직접 아이를 갖고 낳아보니 그 때 엄마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지 아주 조금 와닿아 마음이 아프다.사춘기가 오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더 즐거워졌을 무렵에도 엄마는 항상 나만 바라보았다.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시절, 엄마는 어디서 책상을 어느 방향으로 배치하면 좋다는 말을 듣고 와서는 내가 학교간 사이 내 방의 구조를 완전히 바꿔놓기도 했다. 시험기간이라 점심도 먹지 않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는데, 책상과 책장 모두가 반대 방향으로 옮겨져 있는 것을 보고 엄마에게 초능력이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다. 나는 지금도 겨우 2년 동안 쌓인 아이의 옷과 신발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쓰지 않는 아기 침대에 모조리 모아두고만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내 옷을 정리하는 데에도 온 옷장을 뒤집어 놓고 몇 시간이 걸린다. 단추가 떨어졌을 때, 아이 옷의 얼룩이 지워지지 않을 때, 마트에서 사온 김치가 맛이 없을 때 엄마의 손길이 그립다. 도대체 어떻게 그 모든 일을 ‘잘’ 해냈는지 신기하다. 엄마가 멀리 있어 외롭다면서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고, 이 안에서 친구를 사귀고 육아 정보를 얻는 동안 든든한 ‘조리원 동기’는커녕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 엄마는 어디서 그 많은 정보들을 얻고 친구를 사귀며 위안을 삼았을지 무척 궁금했다. 엄마는 육아 카페에 집착해 시간을 보내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정보를 들었던 것 같다. 어디서 알고 왔는지 좋다는 학원을 찾아 보내주었는데, 사교육을 반대하는 아빠 몰래 보내느라 얼마 안되는 생활비를 쪼갰다. 그러고 보니 인기 있다는 강의는 엄마가 직접 새벽부터 줄을 서서 등록을 시켜주기도 했다. 대학 수시 전형을 치르는 동안 수험번호에 ‘63’이라는 숫자가 있었는데 엄마는 나의 행운을 빌며 지하철을 탈 때마다 ‘6-3’ 칸만 이용했다고 한다. 논술 시험을 치르러 가는 날 꼬깃꼬깃한 무언가를 전해주었는데 나의 탯줄이었다. 엄마 옷은 항상 매대에 놓여진 1만원~2만원 짜리를 집어 들면서 내가 신문사 면접을 보게 되자 비싼 정장을 한 벌 사주셨다. 탈의실에서 옷을 입고 나온 내 모습을 보며 어찌나 뿌듯해했는지, 지금은 그 옷이 잘 맞지 않는데도 나는 매년 드라이크리닝을 해서 옷장에 고이 모셔둔다.이렇게 키워놓고 엄마는 지금까지 “엄마가 더 팍팍 밀어줬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텐데 미안하다”고 볼 때마다 얘기한다. 공부는 내가 제대로 안 한 것인데, 나는 그 말을 듣고 무심하게 “아니야”라고 내뱉을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아직도 철 없는 나는 가끔씩 잠이 든 딸을 보며, 육아를 하느라 내가 지금 놓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하기도 한다. 버젓이 내가 꿈꾸던 직업을 가지고 내 벌이를 하면서도 말이다.“어떻게 나에게서 이런 딸이 나왔을까”라며 마냥 감사하다고 엄마가 말할 때마다 나는 몸둘 바를 모르겠다. 내 기억 속에 나는 살가운 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엄마가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갔을 때에도 나는 친구와 함께 있었고, 몇 년 뒤 또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에는 회식을 하느라 얼굴이 벌개진 채로 상황이 모두 끝난 뒤에야 나타났다. 엄마가 무슨 암에 걸렸다고, 결국 오진이었지만 며칠 동안 힘들어하던 때에 나는 수습 생활을 하느라 경찰서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아무런 힘도 되어주지 못했다. 지금도 겨우 아이의 입을 빌려 “할머니, 사랑해요”, “할머니, 보고싶어요”라고 대신 말하게 하는 수준이다. 딸을 키우면서 이제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사랑을 가늠하게 됐지만 그러면서도 여전히 힘들 때 제일 많이 모진 소리를 한다. 무뚝뚝한 성격이라는 핑계와 이제는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그만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오히려 더 표현하지 못하고 문자메시지로 짧은 대화를 이어나간다. 그러면서 나는 내 딸이 나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게 되고 나에게 더 이상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시간이 오는 것이 두렵다. 지난해 아기를 낳고 6개월이 되어 해외에 있는 친정을 찾았을 때, 엄마가 “이제 여기가 별로 편하지 않을 거야”라고 자꾸 말하길래 짜증을 낸 일이 있다. 아직도 내 아이보다 엄마가 나에게 더 소중하고, 여기가 우리집인데 무슨 소리냐고 서운해했다. 그런데 두 달을 머물면서 반 정도는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친정엄마가 더 이상 편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는 엄마의 말대로 나는 아기와 함께 얼른 ‘내 집’에 가고 싶었다. 진짜 돌아갈 무렵이 되자 그제서야 엄마의 품이 편안해졌다.몇 년 전까지 힘든 일이 생기면 안방에 들어가 엄마 냄새가 가득한 이불을 푹 덮고 늘어지게 잠을 자는 걸로 기분을 풀었다. 그런데 이제는 엄마보다 남편에게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아이의 살 냄새를 맡으며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다. 몸이 크게 아팠던 시간이 찾아왔을 때는 이대로 세상을 떠나도 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부모님이 많이 슬퍼하시겠다는 것 말고는 다른 걱정이 없었다. 그건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제 나는 아이 때문에 건강을 챙긴다. 내가 없이 아이가 자라는 것은 도저히 상상도 하기 싫을 만큼 끔찍해서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치던 나는 2년도 안 되어서 엄마보다는 아기에게 온 무게가 실렸다. 늙은 부모님과 헤어져 자녀들을 위해 먼 이국으로 떠나는 엄마의 마음이 어땠을지,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나와 동생이 학교에 간 시간 텅 빈 거실에 앉아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외로움을 달랬을지는 아직 다 모르겠다. 그냥 그 때의 엄마도 지금의 나처럼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고, 부러운 게 많았을 ‘여자’였을 텐데 그냥 평생을 엄마로만 살면서 모든 꿈과 희망을 자녀들에게로 돌려버렸을 것을 생각하니 말할 수 없이 미안하고 안쓰럽다.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안다. 아이가 자랄수록 나에게 계속 ‘처음’을 경험하게 할수록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며 가슴이 아플 것 같다. 알면서도 도무지 어떻게 표현을 하고, 또 어떻게 그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지 몰라 머뭇거리고만 있다. 다만 부디 엄마가 나의 아주 무심한 “고마워요. 사랑해요”라도 좀 더 많이 들을 수 있도록, 오래도록 나와 함께 내 딸의 모든 처음을 함께할 수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29)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30)‘도긴개긴’ 韓·日 육아 환경…초저출산국 이유있었다(31)엄마의 눈으로 본 저출산 대책은 슬펐다(32)아이에게 ‘뽀로로’ 쥐어준 엄마의 반성문▶1회부터 26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주인 명령 알아듣는 똑똑한 ‘로봇 애완견’ 출시

    주인 명령 알아듣는 똑똑한 ‘로봇 애완견’ 출시

    춤도 추고 주인의 목소리도 알아듣는 똑똑한 ‘로봇 애완견’이 출시돼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완구 브랜드인 와우위(WowWee)가 출시한 이 로봇 애완견은 ‘칩’(CJHP, Canine Home Intellegent Pet)으로 불리며, 주인은 손목에 차는 전자밴드를 통해 애완견과 ‘소통’이 가능하다. 예컨대 주인은 평범한 애완견을 훈련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앉거나 엎드리기, 몸 흔들기, 춤추기 등을 주문할 수 있으며, 애완견의 짖는 소리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 로봇 애완견의 전면에는 LED 라이트가 장착돼 있으며, 이동 시 네 다리에 달린 회전바퀴를 이용한다. 이 바퀴들은 360도 회전이 가능해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고, 센서가 부착돼 있어 주변에 굴러다니는 공과 같은 물체를 인식한다. 덕분에 보통 애완견이 공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주인과 즐거운 외부활동도 가능하고, 때에 맞춰 배터리를 충전해 주면 된다. 주인이 착용하는 손목밴드는 다양한 주문을 할 수 있는 아이콘으로 구성돼 있어 사용이 간편해, 적적하고 무료한 일상을 피해 로봇 애완견을 키우려는 노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와우위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칩’은 자신만의 지능과 라이프스타일을 자랑한다. 주인이 곁에 없어도 스스로 주변을 탐지하고 움직일 줄 안다”면서 “추가적인 센서개발 등을 거쳐 내년 가을 정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로봇 애완견의 가격은 손목밴드를 포함해 199.99달러 선이다. 한편 이 회사는 2004년 몸길이 약 46㎝의 로봇 완구 ‘로보사피엔’(Robosapie)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완구는 이족보행이 가능한 관절로봇으로,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융합학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융합학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융합 학문이 대세다. 정치학이 심리학과 통계학을 끌어와 선거 출구 조사의 정확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학문이 융합하며 소통해 얻어진 성과다. 국제정치학도인 필자가 공학한림원의 회원으로 임명된 것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융합의 길을 걸어온 것에 대한 자그마한 인정이었다고 감히 자평해 보면서 융합 학문에 대한 조심스러운 길 안내를 하고자 한다. 어떤 분이 자기 아들이 명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요즘 대세인 정보기술(IT)을 모르면 안 되겠기에 컴퓨터공학을 부전공으로 신청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융합, 융합 말하는데 대단히 혼란스럽다고 했다. 실제로 필자의 국제정치학 강의는 경제, 경영, 철학, 중문학, 심지어는 컴퓨터공학, 자동차공학 전공 학생들도 듣는다. 바람직한 변화다. 그러나 진정한 융합이란 본연의 학문 분야에 충실하다 보면 그 본연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모아지고 다른 분야를 자연스레 찾게 되는 것이다. 핵무기 확산 방지정책 연구를 하던 필자는 핵폭탄의 공학적 구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달려들게 됐다. 핵폭탄 기술의 자료를 찾아가며, 어려운 세부적 기술 분야는 원자력 공학도와의 질의 토론을 통해 검증과 확인을 받아 가며 비로소 나의 길을 만들어 갔었다. 모든 분야가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어 융합 학문의 길을 반드시 걸어가야 하는 것이고 이해를 제대로 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융합 학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는 본연의 분야에 충실해야 한다. 대학생이나 교수 그리고 연구자가 본인의 전공 분야에 충실하다 보면 생각이 진화하게 되고 인접 학문의 도움과 이해가 저절로 요구된다. 스펙 쌓기로 어정쩡하게 이쪽저쪽 건드리면 시간 낭비가 크고 성취도 적다. 예를 들어 과학전문기자가 과학전문기자의 본연에 충실하면서 인문사회적 소양을 쌓으면 글이 풍요로워지고 국가의 정책 전체를 조망하며 과학 정책을 바라보게 된다. 북한정치전문기자가 미사일 기술을 공부하면 기사가 더욱 정확해지고 북한의 미사일이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예측도도 높아진다.두 번째는 미국 중심의 학위 풍토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는 현실을 벗어나 한국의 자주적 연구의 지평을 넓혀 가야 한다. 국력이 약했던 시절은 모두가 미국, 프랑스 독일로 유학을 떠나 심지어는 한국의 동학혁명에 관한 논문도 미국에서 써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자연과학 분야는 오히려 활발한 정보의 소통이 권장되지만 인문사회 분야는 한국의 자주적 연구의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미국 논문의 주류가 통계학의 방법론이 대세여서 정치학의 논문조차도 거의가 통계를 써서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다 보니 본연의 논문에 역사와 철학 등의 방대한 자료에 대한 시간 투자가 소홀히 되고 뇌의 창고에 든 것이 별로 없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거기에다 신문이 대학 평가를 하다 보니 읽을거리 없는 논문을 풀빵 찍어 내듯 경쟁을 부추기고 있고, 대학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교수와 연구자들은 논문 편수 부풀리는 길에 내몰리고 있다. 필자는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일본 와세다대학 이공학부 객원교수를 역임했기에 지난 30여년의 경험으로 학문의 융합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조심스런 조언을 해 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융합 학문을 하려면 영혼의 자유가 격려되는 풍토가 있어야 한다.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 스스로가 나는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과 호기심에 따라 강의를 선택하고 지식과 생각을 키우면서 본인의 전공과 거기에 맞는 공부를 쫓아가다 보면 튼실한 대학 생활을 하게 된다. 기업과 사회는 이런 사람들을 찾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아쉬운 것은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이다. 창조경제의 인재들은 학문의 융합이 시너지 효과를 낼 때 시야가 넓은 인적 자산으로 육성될 것이다. 창조경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가꾸어 놓은 산업과 기술에 새로운 생각을 조금만 붙여 놓아도 성공할 수 있다. 한국이 추구하는 융합 학문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아이디어가 풍부해지고 그 아이디어의 단초가 창조적 생각으로 모아져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고 기존의 산업은 인접해 있는 산업과 융합돼 신산업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민권익위원회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민권익위원회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 이야기’ 13회에서는 고충 민원을 처리하고 행정기관의 부당한 처분에 대한 제도 개선 및 행정심판 등을 맡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공무원을 소개한다. 권익위의 역할과 업무를 살펴보고 새내기 공무원에게 공직 적응기와 시험 준비 과정 등을 들어 봤다. 내년 9월 시행을 앞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성과 무관하게 모두 형사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강의, 강연, 기고 등의 대가로 받는 금액, 경조사비, 음식물, 선물 등 구체적인 제한 금액을 정하는 것은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의 몫이다. 이처럼 공직사회 부패를 예방하고 규제를 마련해 청렴한 공직사회를 만드는 것이 권익위의 주요 업무다. 2008년 출범한 권익위는 과거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심판위원회가 맡았던 업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국민들로부터 고충 민원을 접수받아 해결하고, 이와 관련된 불합리한 행정제도를 개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행정기관의 위법·부당한 처분으로부터 국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심판, 온라인 국민참여포털인 국민신문고와 110 정부민원통합콜센터 운영, 공익신고자 보호, 국가청렴정책 수립 및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등도 담당하고 있다. 권익위 공무원이 되기 위해선 국가직 5·7·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일반행정직에 응시하면 된다. 물론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권익위에서도 경력경쟁채용시험이나 지역인재 추천채용제 등을 통한 채용이 이뤄진다. 정혜영(26·여) 주무관은 2013년 지역인재 7급 추천채용제에 합격해 지난해 4월 수습직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권익위에서 1년간 수습으로 업무를 마친 뒤 지난 4월 7급으로 정식 임용됐다. 정 주무관은 “일반적인 공채시험이 아닌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도를 통해 공직에 입문하다 보니 필기시험을 위한 수험 공부보다는 공직적격성검사(PSAT)와 면접 준비에 주력했다”며 “대학 3학년 때 채용제도를 알게 된 이후부터 2년 동안은 관련 공부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는 수도권과 지방 간 불균형 발전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2005년부터 시행된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를 통해 해마다 7·9급 수습직원을 선발하고 있다. 지역인재 7급 추천채용제는 대학 졸업자 혹은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지역대학의 추천과 수습 근무를 거쳐 우수 인재를 공직자로 채용하는 제도다. 2012년부터 시행된 9급의 경우 특성화고·마이스터고·전문대학 등 졸업자 혹은 졸업 예정자가 대상이다. 올해 지역인재 9급에는 전국 275개의 고교 및 전문대에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 1080명이 지원해 1차 필기시험(국어, 한국사, 영어), 2차 서류전형, 3차 면접시험을 거쳐 150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내년 4월부터 각 부처에 수습직원으로 배치돼 6개월간 근무한 뒤 임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지역인재 7급에는 129개 대학에서 총장 추천을 받은 629명이 응시했으며, 이 가운데 105명이 선발됐다. 7급은 1차 필기시험(PSAT), 2차 서류전형, 3차 면접시험의 과정을 거친다. 각 대학의 학과 성적 상위 10% 이내인 우수 학생을 총장의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 다만 특정 시·도에서 선발 인원의 10%를 초과해 뽑을 수는 없다. 이들은 내년 3월부터 1년 동안 중앙행정기관에서 수습 근무를 한 뒤 심사를 거쳐 7급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정 주무관은 정식으로 공무원이 된 이후 권익위 기획조정실을 거쳐 고충처리국 민원조사기획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고충 민원이 얼마나 접수되고 해결되는지 통계를 관리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고, 이를 언론 등 각종 매체 및 유관 기관에 알리는 일도 맡고 있다. 권익위가 조사·처리한 민원 가운데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불편 사항이나 불합리한 제도가 제대로 개선됐는지를 살피는 것도 정 주무관의 몫이다. 정 주무관은 “홍보 사례로 발굴한 고충 민원 사안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 국민이 비슷한 피해를 입거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마지막 창구가 되는 권익위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 주무관은 출근과 동시에 고충 민원 관련 언론보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잘못된 보도나 일부 내용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위한 자료를 만들고, 과별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 매주 월요일에는 고충 민원과 관련해 홍보할 만한 사례를 검토하고, 화요일에는 고충 민원 처리 실적과 인용률을 파악한다. 나머지 요일에도 쏟아지는 고충 민원을 처리하다 보면 일주일이 금세 지나간다. 정 주무관은 “고충 민원 처리 사례를 접하다 보면 제도의 모순이나 정책의 사각지대로 인해 피해받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제도가 완벽할 순 없기 때문에 민원이 제기되는 사안마다 꼼꼼히 조사해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주무관은 공직자가 갖춰야 할 덕목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항상 돌아봐야 한다”며 “국민의 입장에 서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충을 들어줄 수 있는 열린 귀와 공감 능력이 필수”라고 답했다. 이어 “무작정 직업의 안정성만을 바라보고 공무원에 도전한다면 공직 입문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명감과 책임감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수치 승리 후 3대 관전포인트

    수치 승리 후 3대 관전포인트

    25년 만의 미얀마 자유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70) 의장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향후 수치 의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BC 인터뷰서 “시대·사람도 변했다” 수치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변했고 사람들도 변했다”며 새 정부 출범을 향한 자신감과 포부를 드러냈다. 또 “장미는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이라는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를 인용해 ‘대통령 위 지도자’에 대한 꿈을 나타냈다. 그는 외국인 남편과 자녀를 둔 정치인의 대통령 입후보를 제한하는 헌법 탓에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53년 만의 군부 독재를 종식할 ‘값진 승리’에도 불구하고 수치 의장의 앞날은 험난해 보인다. ‘군부 개혁’과 ‘개혁·개방 지속’, ‘종족·종교 갈등 치유’란 3대 과제에 직면해 있다. 뉴욕타임스와 AP 등에 따르면 NLD는 이날까지 전체 의석의 3분의1가량이 개표된 가운데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93.9%)을 가져갔다. ●군부 영향력 건재… 위험요소 상존 군부가 이번에는 1990년 총선 무효 선언처럼 고립을 택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통합단결발전당(USDP)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며 다른 생존 방식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부는 2008년 신헌법 개정으로 상·하원 의석의 25%를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늘 할당받는다. 또 내무부와 국방부 등 핵심 부처의 장관 임명권을 쥐고 있다. 군 권력의 정점에는 민 아웅 흘라잉(59) 국방총사령관이 자리한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군이 정치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수치 의장이 향후 헌법 개정과 군부 개혁에 나선다면 군부의 태도가 돌변할 수 있는 이유다. 수치 의장이 직면한 또 다른 과제는 ‘경제’다. 미얀마는 동남아 최빈국(1인당 국민소득 810달러)으로, 외신들은 벌써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수치 의장이나 NLD가 이렇다 할 경제 노선을 밝히지 않은 탓이다. 집권 경험도, 경제 전문가도 거의 없다. 반면 테인 세인 정권은 2011년부터 추진한 개혁·개방으로 중산층과 자영업자의 수를 꾸준히 늘려 왔다. 낙관적인 요소도 있다. 미얀마는 5500여만명의 인구 중 70%가 15~64세로 노동력이 풍부하고 원유와 천연가스, 우라늄 등 자원도 비교적 많다. 따라서 수치 의장의 집권으로 경제제재가 완화되면 활발한 해외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종족·종교 갈등의 해법 찾아야 미얀마는 5500여만명의 국민 가운데 절대다수가 불교도(89%)와 버마족(75%)이다. 최근 수년간 ‘불교 민족주의’가 득세하면서 무슬림과의 유혈 충돌이 잇따라 14만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등 종교와 종족 갈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기독교도인 카렌족과 구르카족, 무슬림인 로힝야족 등 소수민족은 이번 선거에서 노골적으로 차별받았다. 유력 무슬림 정치인들의 총선 출마가 제한됐고, 2010년 총선에서 투표권이 주어졌던 로힝야족 52만명의 선거권이 사라졌다. 수치 의장과 NLD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1000여명의 총선 후보 가운데 인구의 4%를 차지하는 무슬림을 단 한 명도 공천하지 않았다. 로힝야족 난민보트 사태가 불거졌을 때 불교도의 표를 의식해 침묵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도 소수민족의 인권에 대해 적극적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는 비판을 듣는 이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700년간 귀족 증세 반대한 상원… 왜 저소득층 증세 막았나

    [글로벌 인사이트] 700년간 귀족 증세 반대한 상원… 왜 저소득층 증세 막았나

    ‘307대277.’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영국 상원이 부결시킨 보수당 정부의 저소득층 증세안은 끝없는 파문을 몰고 왔다. ‘하원 우위의 원칙’이 확고한 영국에서 상원은 법안을 수정하거나 입법을 지연하는 권한만 갖고 있어 관습법(헌법)에 대한 ‘이례적’ 도전이자 용기로 받아들여졌다. 증세안 부결로 굴욕을 당한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튿날 상원에 대대적인 ‘칼 대기’를 단행하겠다며 정략적 선언을 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도 “선거를 통해 선출된 하원이 입법한 세금 관련 재정 조치를 임명직에 불과한 상원의 야당(노동당·자유민주당) 의원들이 부결시켰다”면서 불만을 표출했다. 캐머런 내각은 주요 결정과 관련해 보수당이 장악한 하원의 영향력을 상원보다 앞세우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장기적 청사진을 갖고 꾸준히 추진해온 기존 ‘상원 개혁’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파성을 앞세운 캐머런 총리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국민적 동의를 끌어낼지도 알 수 없다. 보수당 지도부가 공공연히 상원 개혁을 외치는 배경에는 과거 노동당 정권이 주도한 개혁으로 수백년간 기득권을 유지해온 상원을 송두리째 빼앗긴 쓰라린 경험이 자리한다. 상원은 이제 귀족들의 사교장이라기보다 국가의 중심을 잡는 비정파적 성격의 원로원 성격이 더 강하다. 내각 책임제인 영국에서 실질적 통치자인 총리와 총리를 배출한 집권당이 하원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보루이기도 하다. 앞서 1911년과 1949년 잇따라 개정된 의회법은 모든 법률안이 원칙적으로 상하 양원을 거치도록 했다. 다만 조세와 재정 지출 관계 법안(Money Bill)은 예외가 인정된다. 상원의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왕의 재가를 받아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상원은 정부의 세금 감면 철회안을 일반 법안이 아닌 위임안으로 해석해 부결시켰다. 상원의 정식 명칭은 ‘귀족원’이다. 이런 측면에서 세습 귀족들의 모임에서 유래한 상원이 저소득층의 세금 감면 혜택을 지키겠다고 나선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과거 의회가 왕과 갈등을 빚을 때 쟁점 역시 세금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특권층에 대한 ‘부자 증세’가 문제였다. 이번 세금 감면 철회안을 놓고 상원은 4시간 넘는 토론을 벌였다. 복지를 둘러싼 기득권층과 젊은층의 세대 간 전쟁으로 비화된 정부안을 놓고 원칙을 강조하며 약자의 편을 들었다.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분분한 세제 개편안을 밀어붙인 캐머런 총리의 폭주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는 앞선 노동당 정부(1997~2010년)의 상원에 대한 체질 개선 덕분이다. ‘영악한’ 토니 블레어 총리는 1330명에 이르던 세습 귀족 의원들을 단 92명만 남겨 놓고 퇴출시켰다. 이들은 대부분 보수당 지지자들이었다. 세습 귀족을 몰아낸 빈자리는 총리의 제청을 받아 여왕이 임명한 종신직 의원들로 야금야금 채워졌다. 이는 상원이 보수당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보수당이 (정당한) 상원 개혁을 미뤄왔던 점에서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미리 상원 개혁의 고삐를 잡았더라면 뒤통수를 맞는 일이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증세 문제 때마다 갈등 빚어 영국 정치권에서 상원 개혁이 화두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세기 들어 국민 여론은 세습과 특권을 인정받는 상원에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미국처럼 선거를 통해 상원을 구성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9일 현재 상원에 등록된 정식 의원은 819명에 이른다. 이 중 의원직이 세습되는 귀족이 88명, 성직자가 25명이며 나머지는 종신직(706명)이다. 성직자인 대주교·주교 등은 자리에서 물러날 때 의원직을 상실한다. 정치 성향별로는 여당인 보수당 당적을 지닌 의원은 249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야당인 노동당(212명)과 자유민주당(112명)이 우위를 점한다. 이 때문에 상원은 하원에 비해 정파성이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세습 귀족이 대거 퇴장하면서 중도세력이 늘어난 덕분이다. 당적도 고정적이지 않다. 보수당에서 자유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개혁을 추진한 처칠 전 수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게다가 1910년대까지도 영국 유권자들은 ‘비국교도=자유민주당’, ‘국교도=보수당’이란 등식 아래 종교적 성향에 따라 투표했다. 영국 의회 홈페이지(www.parliament.uk)는 상원이 의학, 법률, 예술, 경영, 과학, 스포츠, 교육 등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갖는 존경받는 직업인들로 구성됐다고 기술했다. 또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연합왕국에 속한 성인이면 누구가 상원 의원이 될 자격을 갖는다고 명기했다. 1295년 완전한 모습을 갖춘 과거의 상원은 귀족과 성직자, 법률가 등이 주축이었다. 17세기 청교도혁명을 이끈 크롬웰이 공화정을 선포해 잠시 폐지되기도 했으나 20세기 초까지 수백년간 예산 결정과 법률 제정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백발의 가발을 뒤집어쓴 채 망토를 착용한 예전 의원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의회법 개정 뒤 실질적 권한 빼앗겨 1900년대 초반부터 잇따라 이뤄진 의회법 개정은 실질적 권한을 대부분 하원에 넘겼다. 의원들의 구성도 귀족보다 전문 직업인에 초점을 맞춰 점차 바뀌었다. 현재 상원은 주요 법안에 대한 토의와 국가 중대사에 대한 위원회 구성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드레스코드’도 변화했다. 의원들은 특별한 행사 때가 아니면 일반적인 정장 차림으로 등원한다. 홈페이지의 갤러리에는 평상복 차림으로 토론에 나선 의원들의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방청객들이 모습이 담겨 있다. 이곳에는 또 신규 의원, 자격 정지 의원, 사망한 의원 등으로 세분화된 신상 정보가 매일 업데이트된다. 지난달에만 41명의 신규 의원들이 임명됐고, 각기 2명의 의원이 사망하거나 은퇴했다. 신규 의원의 당적을 살펴보면 과반이 넘는 21명이 보수당 소속이다. 야당인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은 각각 7명, 11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중립이거나 전문직 할당자다. 보수당 정권이 노골적으로 상원에서 세 불리기에 나섰다는 뜻이다. 과거 영국 언론은 노동당 정부의 상원 개혁도 정파적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당시 개혁은 장기적 로드맵을 갖고 이뤄졌다. 어느 정도 보수당과 정치적 합의도 이뤄냈다는 점에서 지금과 달랐다. 영국은 2007년 집대성한 ‘상원 개혁에 관한 백서’에 근거해 꾸준히 개혁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2010년 합의안에 따라 상원의 의석 수를 300석까지 줄이고 80% 이상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일이다. ●상원의 뿌리 깊은 반정부 정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로드맵에는 세습 귀족 의원뿐 아니라 종신 의원 폐지까지 담겨 있다. 매번 선출되는 의원의 임기는 10~15년으로 5년마다 3분의1을 선거로 물갈이한다. 임명직도 총리의 제청이 아닌 상원 임명 위원회의 제청을 따르도록 했다. 또 무보수 명예직이었던 의원에게는 연간 약 6만 4000파운드(약 1억 1245만원)에 이르는 세비도 지급될 예정이다. 이를 추인할 마지막 선택은 국민 여론에 달렸다. 700년 전통의 귀족원이 ‘원로원’으로 개칭되는 순간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변화가 자칫 총리·상원·하원을 단일 정당이 독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걱정한다. 견제와 상생이란 영국 정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앵글로·색슨족의 왕국이던 영국은 8세기 말부터 노르만인에게 정복당하면서 차츰 서유럽화했다. 노르만왕조의 혈통이 섞인 프랑스 귀족이 왕위를 이어받았고 존 왕에 이르러선 과도한 세금 부과로 귀족 계층과 대립했다. 이때 존 왕은 귀족들이 강요한 ‘대헌장’(마그나카르타)에 서명하는 굴욕을 당했다. 이는 의회 정치의 효시이기도 하다. 최근 수년간 상원은 정부 정책을 견제하며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정부 정책의 균형을 잡아줬다는 평가도 듣는다. 2002년 정부의 인간배아 복제 법안, 2006년 안락사 허용 법안, 2008년 테러용의자 구금연장 법안에 각각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6월 하원이 압도적 표 차이로 승인한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시행안도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국가의 위상과 외교력의 간극/이호령 한국 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열린세상] 국가의 위상과 외교력의 간극/이호령 한국 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최근 남중국해 중국의 인공섬을 둘러싼 미·중 간의 대립과 아세안(ASEAN) 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보인 아세안 국가들의 분열과 미·중 간의 입장 차이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관을 가진 홉스의 현실주의 돋보기로 보는 21세기 같아 보인다. 일본 안보법제 통과 이후 일본 자위대의 작전범위 등을 둘러싼 한·일 간의 갈등과 47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종료 후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국제법에 근거한 동맹론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시기와 후진타오의 화평굴기(和平?起)에 이은 시진핑의 신형대국론에 기초한 중국몽은 지난 9월 대규모의 전승 70주년 열병식을 통해 가늠해 보면 경제굴기와 군사굴기를 통해 꿈의 실현을 더 적극적으로 추구해 나갈 것으로 예측되는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의 미·중 간 이해 충돌의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시진핑 체제는 5년 연속 국방비를 두 자릿수로 대폭 증강해 최첨단 무기 개발 및 군사력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을 완료해 이에 대한 12해리 영해권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또 남중국해에서 가상 적국을 가정한 실탄훈련 실시는 중국과 영토 분쟁 상태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아시아 중시 정책을 내세우며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추진하는 해양 세력인 미국의 대립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러한 녹록지 않은 국제 정세는 한국 외교에 대한 국내외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압박의 기저에는 두 가지 개념이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절대 개념의 안경을 끼고 미·중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주권’의 과민 반응이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우리 국방의 직접적 위협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같이해 온 60년 넘는 동맹 국가로 포괄적 전략 동맹관계를 심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중국은 바로 이웃하고 있는 상호 의존도가 높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관계의 내실화를 발전시키고자 노력을 해 오고 있는 국가다. 그런데 이 중 어느 국가인가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외교정책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급급한 약소국의 편승 외교에 불과하다. 우리는 2014년 국력이 주요20개국(G20) 중 9위를, 2015년 포브스의 글로벌 2000개 기업의 보유 숫자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다음인 5위를 차지하는 중견 국가다. 그런데도 아직 우리 의식에는 어느 국가에 편승해야만 이익을 보다 높일 수 있다는 사고가 여전히 잔존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생각은 결국 ‘중국 경사론’에 대한 우려와 ‘눈치 보기’ 외교 등의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일본 안보법제 통과에 따라 유사시 한반도 불안정 사태에 따른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놓고 사전에 우리 동의를 얻어야 하는 주권 범위에 대해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일본 방위상이 남한 지역으로 제한한다는 발언과 이어 47차 한·미 SCM에서 주권 범위는 국제법에 근거해야 한다는 미 국방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가중되는 핵위협과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어떻게 한·미·일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것인가보다는 ‘주권’의 해석 범위를 놓고 3자 간의 균열을 부각시키고 있다. 일련의 이러한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국력과 외교력 간의 간극이 여전히 크지 않나 싶다. 우리의 힘을 과대 평가해 우를 범하는 것도 문제다. 스스로 과소 평가해 실기를 범하지 않는지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국익을 보호하고 증대시키려면 외교적 수사보다는 정공법이 때로는 더 효과적이고 필요하다. 우리가 상대방으로부터 원하는 정답을 듣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정답을 구하고자 힘과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는 21세기는 손실보다 이익의 파이를 키우고자 협력을 추구하는 논제로섬 게임의 장이다. 제로섬 게임의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 국가의 위상에 맞게 당당하면서도 섬세한 외교를 펼쳐 나가는 데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익숙한 듯 새롭다, 사월의 콧바람

    익숙한 듯 새롭다, 사월의 콧바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름답게 들리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듣는 분들이 이 뮤지션은 굉장히 솔직하구나 하는 걸 느꼈으면 좋겠구요.” 여성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은 최근 홍대신에서 주목받는 뮤지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10월 ‘김사월X김해원’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미니 앨범(EP) ‘비밀’이 포크를 현대적으로 들려주고 있다는 극찬을 받으며 올해 초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으로 선정됐다. 올해의 신인도 김사월X김해원의 몫이었다. 이 남녀 듀오의 정규 앨범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김사월이 홀로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11곡을 꾹꾹 눌러 담은 ‘수잔’이다. 최근 앨범 발매 단독 공연을 앞두고 만난 김사월은 “오래전부터 써 놓은 곡들이라 그때의 감각과 감성에서 더 멀어지기 전에 앨범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인 시선으로 이야기하는 곡들이라 함께 부르기에는 적당하지 않아 솔로 앨범으로 엮었다”고 말했다. 김해원은 공동 프로듀싱을 통해 이번 앨범에 함께했다. 듀오 앨범을 위한 곡들은 차곡차곡 쌓고 있는 중이라고. 김사월의 앨범은 20대 여성 수잔의 성장담을 그리고 있다. 수잔은 무엇이 아름답다고, 허무하다고 생각하는지, 또 어떤 것에 절망하고 화가 나는지 등을 들려주며 서서히 변화한다. 김사월의 매혹적인 목소리와 클래식·포크 기타 연주를 바탕으로 김오키(색소폰), 장수현(바이올린), 지박(첼로), 노선택(베이스), 이기현(플루트) 등 국내 인디신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세션으로 참여해 앨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모든 트랙을 골고루 좋아해 주는 것 같다며 미소 짓는 김사월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어렸을 때 만들었다는 3번 트랙 ‘콧바람’에 애착이 간다고 했다. 깊은 겨울에 만들었던 곡이라 요즘 들으면 어울릴 것 같다고 추천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김사월에게 음악과 미술은 유년 시절의 취미였다고. 라디오를 즐겨 듣고 앨범을 모으다 보니 기타도 사게 됐다. 취미가 취미를 넘어선다고, 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미술 전공을 택했는데 어느 순간 휴학하고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됐다며 웃는다. 김사월X김해원을 꾸리면서 자신이 목소리를 표현하거나 실험하는 데 재미를 느낀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더 깊게 가고 싶다는 생각에 전업 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다고 김사월은 설명했다. “저에게 전업 뮤지션이라는 게 다른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고도 먹고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하루 종일 음악만 생각해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할까요. 급할 때는 카페 아르바이트도 뛰고 있답니다.” 노래에서는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려는 김사월이지만 매사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고 한다. ‘사월’도 본명으로 활동하기에 너무 부끄럽다고 생각해 직접 지은 예명. 대학 시절 몸 담았던 밴드에서 따왔다.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이라 가사를 쓰고 부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더욱 용기를 내겠다며 주먹을 꼭 쥐는 김사월이다. “몇 달 전 일본 포크 팀의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큰 충격을 받았어요. 보컬이 자신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었죠. 내면에서 영혼을 꺼내는 게 자유롭고 너무 아름다웠죠. 저 또한 스스로를 꺼내 보이는 데 부끄러움이 없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육아 조언 못 받은 초보 엄마들 오죽하면 아기 변을 찍어…

    [허백윤 기자의 독박육아] 육아 조언 못 받은 초보 엄마들 오죽하면 아기 변을 찍어…

    언제 어디서나 ´길잡이´가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인 것 같다. 공부를 할 때나 일을 할 때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다. 알맞은 정보를 때에 맞게 전달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시행착오를 조금 줄이고 보다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엄마가 되었을 때 정말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 바로 정보였다. 아기를 품고 낳고 기르는 일은 내 인생 30년 만에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을 혼자 ´알아서´ 해야 했다. 가까운 주변에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서 더 그랬다. 늘 정보에 메말랐다. 사실 육아 정보야 널리고 널렸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차고 넘쳐서 탈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상황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너무 어려웠다. ●전문가 도움 늘 필요한데… 조리원 교육 2주뿐 내 몸에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지를 시작으로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까지 모든 것을 닥쳐야 알 수 있었다. 임신한 사실을 알자마자 임신·출산·육아 관련 백과사전을 한 권 샀지만, 생후 4~5주 태아부터 24개월까지 아이의 일반적인 특성이 한 권에 모여 있다 보니 정작 그때 그때 필요한 정보는 한두 쪽에서 끝이 났다. 막상 아기를 키울 때는 책을 펼칠 시간도 없을 뿐더러 잘 와 닿지가 않았다. 육아가 책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진리일 뿐더러 내 아이도 책 몇 줄에 설명된 아기들의 특성과는 달랐다. 일을 하다 보니 출산 전 산모교실이라는 곳에 가볼 시간도 없었고, 아이를 낳고서 산후조리원에 머무는 2주 동안이 거의 유일하게 교육을 받은 시간이었다. 그래봤자 하루 한두 번, 분유나 유아용품 업체 직원들이 홍보를 겸한 기초적인 육아정보를 전해주는 수준이었다. 베이비 마사지, 아기 달래는 법 등 열심히 필기를 해가며 들었다. 그러나 정작 집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그대로 따라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유아용품 업체 직원들의 30분 안팎의 짧은 강의는 조리원에서 쓰기 시작한 로션을 계속 쓰게 되고, 신생아실에서 먹던 분유를 계속 먹이게 되는 방식으로 흡수됐다. ●부모 59%가 육아정보 퍼스널미디어에서 얻어 집으로 돌아오니 조리원에서 주워들은 정보마저 새까맣게 지워졌다. 강아지 한 마리도 안 키워 본 내가 갑자기 핏덩이 같은 작은 사람 한 명을 안게 됐는데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기들은 울음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라고 책에서 읽었지만, 왜 우는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젖을 먹어도 울고 쉬를 해도 울고. 잠도 안 자고 울었다. 작은 거실 소파에 둘이 앉아 하루 종일을 그렇게 울면서 보냈다. 몇 주쯤 지나자 남편이 출근하기 위해 문밖을 나서는 것마저 아쉬웠다. 또 둘만 남겨지는구나, 또 나 혼자 모든 것을 알아내야 하는구나. 두려웠다. 육아에 대한 ‘무지’(無知)는 갈증과 막막함을 넘어 무섭기까지 했다. 나는 원래부터 엄마가 아니었고,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게 당연했지만 나의 한순간 선택이 신생아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까 봐 걱정이 됐다. 주변에서는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유난 떨지 말라”고 했지만 쉼 없이 울어대는 아기를 두고 어떻게 조바심이 안 날 수 있는지. 아기가 조금씩 자라면서도 이 개월수에 이 정도 움직임이 맞는 것인지, 이유식을 왜 이렇게 안 먹는 것인지, 이렇게 안 먹어도 영양 상태에 지장이 없는지 끝없이 의문 투성이였다. 그럴 때 바로 물어볼 수 있던 곳이 육아 관련 카페였다. 질문을 올리지 않고도 검색만으로도 대충 필요한 정보를 얻기 충분했다. 신생아 돌보기, 모유 수유 시간 및 패턴, 이유식 잘 먹이는 방법 등을 검색하면 다른 엄마들의 경험담이 쏟아졌다. 물론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비슷한 궁금증과 고민을 다른 엄마들도 이미 경험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조금이나마 해소된 기분이 들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영유아 부모의 육아정보 이용실태 및 활용지원 방안’ 보고서에도 영유아 부모들이 육아정보를 찾을 때 주로 이용하는 매체가 퍼스널미디어(포털·온라인 커뮤니티·SNS)가 59%로 가장 많았다고 나와 있다. 그 다음으로 지인(20%), 기관(16.4%), 매스미디어(4.6%) 순이다. 전문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특히 아기가 어릴수록 엄마도 외출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거의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들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퍼스널미디어를 통한 정보 습득은 점차 줄고, 지인과 기관을 통한 정보습득이 늘어난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전문가´라고는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전부였는데 병원은 왠지 거리감이 컸다. 의사를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울 뿐더러 내가 걱정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딱 한마디로 “별거 아니에요”라고 해버리니 괜히 민망하기까지 했다. 동네에 소아과 병원도 많지만, 나와 내 아이와 맞는 병원을 찾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좀 유명하다는 병원은 몇 시간 전부터 대기를 걸어야 한다. 기본 30분은 밖에서 줄을 서야 하는데 정작 진료시간은 10분도 채 안된다. 영유아검진 예약이 무려 1년치까지 꽉 차 있다는 병원도 심심치 않게 보았다. ●급하면 선배 엄마 찾고 의사 상담 1년 걸리기도 몇몇 소아과에만 항상 줄 서 있는 대기 인원들을 보면, 아마 많은 엄마들의 사정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정말 급할 때 찾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선배 엄마들이다. 심지어 임신부들이 자신의 배 사진을 찍어 올리며 “이 주수에 이 정도 배 크기가 맞는 거냐”고 묻기도 하고, 아기 엄마들이 아기의 변 사진을 올려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남의 아기 똥까지 엿봐야 할 때마다 짜증스럽기도 하고, 이런 사진들까지 올리는 게 별로 유쾌하진 않지만, 오죽 마음이 급했으면 이렇게까지 할까 심정은 이해가 간다. “아기가 아픈데 지금 병원을 가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라는 질문도 흔한데 역시 그 마음은 아주 조금 알 것도 같다. 아기가 아픈 것 같아 병원에 갔다가 “뭐 이런 걸로 병원에 왔느냐”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잦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다양한 정보들이 있다 보니 서로 의견이 안 맞는 경우도 허다하다. 제대로 된 육아 정보가 절실하다는 것을 육아 카페를 눈이 빠져라 쳐다보면서도 느낀다. ●‘자치구 보육반장’ 접근 어려워… 제도 활성화되길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우리동네 보육반장´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 총 132명의 보육반장이 활동한다. 구별로 4~8명의 보육반장이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육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고민 해결이나 상담도 한다. 30~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선배 엄마들이 활동한다. 시행된 지 아직 2년여밖에 안됐고 엄마들이 보육반장에 대한 정보 자체에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런 식의 육아 길잡이들이 좀 더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다. 각 자치구에는 육아종합지원센터도 있다. 우리 동네의 경우 1만원의 회비를 내면 장난감을 대여하거나 놀이방에서 놀 수 있고, 문화센터와 같이 아기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설돼 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 항상 주변의 손길이 필요했다. 특히 초보 엄마에게는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절실하다.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비해 너무 아는 것도 없이 육아를 시작했다. 내 공부를 하는 것이라면 여러 번 시행착오를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이를 두고 겪는 시행착오는 겁이 난다. 누구나 육아 길잡이가 되어주고, 또 누구나 길잡이와 함께 육아를 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들리나요, 시대의 아픔

    들리나요, 시대의 아픔

    노래, 세상을 바꾸다/유종순 지음/목선재/362쪽/1만 4800원 노래가 위로다/김철웅 지음/시사인북/351쪽/1만 5000원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미생’에 실렸던 록밴드 장미여관의 노래 ‘로망’. 구슬프면서도 흥겨운 브라스가 인상적이었다. 비정규직 또는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이 노래는 그런데, 러시아에서 왔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최고의 음유시인으로 칭송받은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뒷걸음치는 말’이 원전이다. 비소츠키는 이 노래에서 사회주의 체제와 관료들이 러시아 인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제멋대로 달리고 있다고 울부짖는다. 기득권층 비판과 소외된 사람들의 고단한 일상을 직시했던 비소츠키였기에 정부의 금지 조치로 생전 단 한 권의 시집도, 음반도 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2008년 러시아 국민이 뽑은 ‘러시아의 인물’ 중 스탈린, 표트르 대제, 레닌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그의 노래와 삶이 러시아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노래, 세상을 바꾸다’는 순응이 아니라 거부와 비판, 저항을 통해 예술로 승화한 서른다섯 곡의 노래들을 복원하고 있다. 문화평론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저자가 보기에 이른바 ‘저항음악’은 정형화된 음악적 장르가 아니다.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사회 변화와 관련된 모든 음악을 그렇게 부른다. 상업적 대중음악도 저항음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의 자유로운 이상과 꿈을 노래하고 이를 억누르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게 바로 저항음악”이라고 말한다. 노래를 통해 역사를 이야기하고 역사를 통해 노래를 들려주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우리에게 동요로 익숙한 ‘라 쿠카라차’. 원래 동요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노래다. 15세기 스페인 민요에 뿌리를 둔 라 쿠카라차는 여러 형태가 있는 데 우리가 즐겨 부르는 것은 1910~20년 멕시코 혁명 당시 농민혁명군이 불렀던 버전이라고 한다. 압제자 카란사와 농민혁명군 지도자 판초비야, 사바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노래가 6·25전쟁 뒤 미군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고, 박정희 정권 시절 동요로 번안돼 교과서에까지 실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로 건너와 뒤늦게 저항음악이 된 경우도 있다. 프렌치 록의 선구자 미셀 폴라네프의 샹송 ‘키 아 테 그랑마망’이 대표적이다. 개발에 밀려 소중하게 가꾸던 정원을 잃어버린 할머니가 상심해 세상을 떴다는 내용의 노래다. 환경 문제를 고발하고 있는 이 노래는 우리나라로 건너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비극을 고발한 ‘오월가’로 바뀌었다. 언론인 출신인 ‘노래가 위로다’의 저자는 노래의 역할을 듣는 이의 입장에서 접근하며 해방 전후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우리 대중음악을 훑는다. 좋은 뉴스는 찾기 어렵고, 대부분 나쁜 뉴스로 가득 찬 불안정한 지금, 그나마 우리를 손쉽게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노래라는 것이다. 물론, 문제 해결이 아니라 위로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해선 저자도 의문을 품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위로의 부재 시대에 그게 어디냐고 되묻는다. 저자는 정치적 노래가 불필요해진 시대라는 일부 인식엔 동의하지 않는다. 나아가 정치적 노래의 경우 메시지는 물론, 그것을 담는 그릇도 좋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책에서 저항음악으로 꼽힌 ‘아침이슬’은 김민기나 양희은이 민주화 투쟁을 염두에 두고 만들거나 부른 노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저항의 성가로 불린 까닭에 대해 저자는 억압적 정치 상황에 대한 불굴의 의지를 암시하는 메시지도 좋았고, 멜로디와 화성적 울림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종결부에 사용된 화성은 찬송가에 흔히 나오는 것으로 노래에 영웅적 비극성을 부여했다고 덧붙인다. 그러고 보니 ‘노래, 세상을 바꾸다’에 등장하는 저항음악 모두 음악적으로도 빼어나다. 두 책 모두 노래를 찾아 들으며 읽으면 새로운 경험이 될 듯.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