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듣는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 사직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 주총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 남해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7-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997
  • 간부인사·직제 개편·삼성 수사… 檢 ‘트리플’ 운명의 한 주

    간부인사·직제 개편·삼성 수사… 檢 ‘트리플’ 운명의 한 주

    이르면 25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직제개편을 시작으로 검찰에 거대한 변화가 몰아칠 전망이다. 전국 검찰청을 컨트롤하는 대검찰청도 대대적 조직 개편으로 힘이 빠진다.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검찰 힘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 등 주요 사건 결론도 조만간 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24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중간간부의 승진·전보 인사 기준, 원칙 등을 논의한다. 25일 열리는 국무회의에는 검찰 직제개편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직제개편 통과 직후인 25일 오후 또는 26일쯤 중간간부 인사를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공개한 검찰 직제개편안에 따르면 주요 검찰청의 직접수사·전담수사 부서 14개가 형사부로 전환된다. 검찰 직접수사 기능을 축소하고 형사·공판부로 중심축을 이동하는 기조가 강화된다. 일선 청과 다리 역할을 담당하는 대검 차장검사급 자리도 줄어든다. 특히 각종 범죄 관련 정보를 수집해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하는 수사정보정책관 자리도 폐지된다. 검찰 안팎으로 ‘윤석열 힘빼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중간간부 인사는 직제개편과 맞물려 큰 폭의 물갈이가 예상된다. 지난 7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의 고위간부 인사에서 친정부 성향의 호남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총장을 보좌해 온 대검 중간간부들도 대폭 교체되면 윤 총장의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주요 수사 담당 부장 등 지휘라인 교체가 예상되면서 수사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도 관심사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 사건을 맡은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도 이번 인사 대상으로 꼽히면서 인사 전에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도 결론 날 전망이다. 지난 6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중단·불기소 권고 이후 경영·회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등 보완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 결정을 내릴 경우 윤 총장과 이성윤(58·23기) 서울중앙지검장의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맡아 온 김태은(48·31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의 교체도 유력하다. 김 부장은 지난 1월 송철호(71) 울산시장 등 13명을 기소한 바 있다. 4·15 총선 이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청와대 윗선 개입 여부에 대해 수사를 이어 왔지만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지난 1월 1차 기소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법 처리 결정을 놓고 윤 총장과 이 지검장 사이의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직접수사를 주도할 서울중앙지검 4차장에 누가 부임할지도 관심사다. 기존에는 3차장이 특별수사를 주도했지만, 이번 직제개편이 통과되면 4차장이 반부패수사부 등 직접수사 부서를 지휘하게 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김종인, ‘방역 사투’ 정은경 찾아가 “국가보건안전부 만들겠다”

    김종인, ‘방역 사투’ 정은경 찾아가 “국가보건안전부 만들겠다”

    민주당 “방역 방해될까 대통령도 자제하는데 야당 대표가 시간 빼았다니...”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가보건안전부를 새로 만들자고 조만간 정부에 요구하려 한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정은경 본부장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는 “바이러스를 겪고 나니 (방역이) 국방 만큼이나 중요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통합당이 전했다. 이에 정 본부장은 “맞다. 화재가 없더라도 소방서를 유지해야 한다”며 “지자체부터 탄탄하게 감염병 대응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평상시 점검, 교육, 훈련을 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성과에 급급하다 보니 전문가들의 얘기를 잘 안 듣는 것 같다”며 “질병관리본부가 지방 모든 조직과 연계가 거의 안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부장께서 다른 것 두려워하지 말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국민께 전달해주는 역할을 해달라”며 “정치권에서 방화벽을 쳐 드리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방문을 마친 김 위원장은 기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현행범 체포 등을 거론하며 방역 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데 대해 의견을 묻자 “그런 강력 발언이 코로나 사태 해결에 별로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윤정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정 본부장 면담에 대해 논평에서 “질병관리본부는 혹여나 방역 업무에 방해가 될까 대통령도 방문을 자제하고, 국회 상임위에서도 출석요구를 하지 않고 있는데, 공당의 대표가 질본을 방문한 것도 모자라 총괄책임자의 시간까지 빼앗으며 면담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포토다큐] 잃어버린, 나를 찾다

    [포토다큐] 잃어버린, 나를 찾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찾아서,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을 뒤로하고 자신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이유로 발걸음이 모이는 곳이 있다. 숲에서 지내면서 쉬고, 건강한 자연의 기운을 먹고, 욕망에서 벗어나 느리게 놀며 자연을 닮아 가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곳 옴뷔(OMV)다. 오대산(Odaesan), 명상(Meditation), 마을(Village)의 약자다. 평창 오대산 초입 9만 9174제곱미터(3만평)의 넓은 오대산 숲에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명상을 통해 마음을 치유한다. 정적인 좌선뿐 아니라 치유의 숲길을 걷고, 차를 마시고, 요가를 하고, 인문학을 듣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치유의 숲길 걷고 좌선·요가 등 통해 나에게 집중하는 ‘힐링스테이’ 편백나무로 지어진 숙소에는 인터넷도, TV도, 냉장고도 없다. 잊혀진 오감을 되살리기 위해 디지털 디톡스로 이루어져 있다. 아침, 저녁 식사는 자연의 기운을 그대로 살린 채식 뷔페로 제공한다. 모든 프로그램은 종교적 색채가 드러나지 않으며 강제성이나 간섭이 없다. 수확을 얻어 가야 한다는 강박감도 없다. 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이면 된다. 자연의 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것 또한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스테이다.매달 찾는다는 화가 천미옥씨는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몸과 마음 본연의 오감을 살리고, 현재의 나를 알아차린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정성을 다하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했다. 이런 명상 체험은 “일상으로 돌아가 모든 일에 정성을 기울이게 되고, 사물에 대해 따뜻함과 너그러움을 지니게 한다”며 매달 소진한 마음의 배터리를 충전한다고 말한다. 부부가 함께 걷기명상에 참가한 공석진·이선자씨 부부는 “숲길을 걸으면서 새로운 명상법을 배웠다”면서 “요가를 오래 했지만 걷기명상은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다”고 극찬한다. 휴가를 이용해 3대가 찾은 한용철씨는 “옴뷔의 뛰어난 자연환경은 중독성이 강해서 한 번 머물렀던 사람은 또 찾게 된다”며 주변에 널리 알리고 있다.●인터넷·TV·냉장고도 없는 디지털 디톡스… 식사는 채식 뷔페 옴뷔를 운영하는 원장 인광 스님은 “명상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오롯이 바로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차리는 것”이라면서 “이는 인식을 전환시켜 삶을 평화롭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장 스님보다는 ‘공감사’(共感師)라 불리기를 원한다. ‘걸어야 산다’는 테마로 걷기명상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선공 스님은 “1000일간의 수행 기간 동안 매일 2시간 30분씩 걸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명료해지는 경험을 했다”면서 걷기명상은 누구든지 쉽게 익힐 수 있다고 추천한다. 가파르지 않은 평탄한 숲길 12㎞를 걸으며 자연명상을 하는 것이다. 걸음걸음을 옮기면서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자연과 공감하는 것이다.옴뷔를 찾는 사람들의 사연은 저마다 다르다. 그러나 한결같이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이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현재에 머무는 것을 체험한다. 복잡했던 자신이 고요해지고 편해지는 것을 느낀다. 오대산 숲의 청정한 자연을 닮아 가면서 일상으로 돌아간다. 글 사진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최강문 지음·빈빈책방“이 글은 5공화국, 군사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날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 중 첫 부분이다.” 노래 부를 여유조차 없는 세상 속에서 꿋꿋히 자신의 길을 가는 인석, 감성적인 문학 소녀에서 전교조 해직교사로, 다시 재야단체 활동가로 탈바꿈해가는 혜정, 시골 출신의 법학도에서 검찰과 국정원을 거치며 권력을 좇는 용우 그리고 친구들. ‘다시, 광장’은 이 세 사람의 우정과 갈등, 연민과 반목 속에 면면히 흘러온 한국 현대사, 특히 6공화국의 나날들을 때로는 분노와 격정으로, 때로는 침잠과 반성으로 되돌아본다. 그렇게 뜨거운 피의 스무 살 청년들은 50대 중년이 되었고, 한국 사회는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의 대한민국 틀을 마련했다. 사실과 허구의 콜라보 속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바꾸며 다시 앞으로 이끌어가는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를 작가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말하고자 한다. 5공화국, 군사독재에서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30년의 세월을 다룬 소설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이 책은 1987년부터 1997년까지의 첫 10년을 기록하고 있다, 1984년 대학에 입학한 인석과 혜정, 용우는 독서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모순을 자각해간다.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학생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인석과 달리, 혜정은 군인인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고뇌하고, 법대생인 용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과 거리를 두며 사법시험에 주력한다. 6월항쟁에 이은 대통령선거 도중 발생한 친구 현태가 크게 다치게 되고, 민주화에 대한 좌절을 겪은 인석은 공장 노동자의 길을 선택한다. 사법시험에 통과한 용우는 검사가 되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공작에 가담하고, 이후 국정원 파견 근무 기회까지 잡는다. 전교조 사태로 해직된 혜정은 재야단체에서 강기훈 사건에서의 무력함에 절망하고, 공장 활동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인석은 혜정과 다시 재회한다. 가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인석에게 그가 설 무대는 마땅치 않았고, 마침내 자그마한 카페를 열고서 노래를 다시 부르기 시작한다. 소설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1987년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학생, 시민 등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6·10민주항쟁으로 마침내 5공화국, 전두환 정권의 독재를 몰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의 격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심하게 소용돌이쳤다. 1984년 입학한 꿈 많은 대학 새내기들은, 캠퍼스의 낭만보다는 격동하는 시대의 물결과 맞닥뜨려야 했다. 건국대 사건, 박혜정·박종철·이한열 열사의 희생, 김기설 열사 분신자살과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김기춘의 초원 복집 사건, 서강대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독자들도 등장인물과 함께 혼란한 시대의 흐름 속을 통과해 지나가게 된다. 주인공 ‘서인석’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는 낭만주의자다. 세상은 그가 노래를 못 하도록 방해하지만, 대학 노래패 활동부터 그는 그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래한다. 노래패 단원에 어울리게 주로 시대의 모순이나 아픔을 담은 ‘민중가요’를 노래하는데, 작품 중간중간에 꽤 많은 노래가 소개된다. <친구>, <아침이슬>, <진주난봉가>, <오월의 노래>, <서울로 가는 길>, <농민가>, <임을 위한 행진곡>, <맹인 부부 가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늙은 투사의 노래>, <사계> 등 인석이 노래한 민중가요를 찾아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김호중 불법 도박 의혹, 팬이 직접 경찰에 민원 제기

    김호중 불법 도박 의혹, 팬이 직접 경찰에 민원 제기

    한석규, 이제훈 주연의 영화 ‘파파로티’의 실제 주인공인 ‘미스터트롯’ 출신 인기 가수 김호중씨가 불법 도박으로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김씨의 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정인은 19일 “김호중은 지금 자신이 과거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고 그 잘못에 대하여 마땅히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허위기사 및 추측성 기사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측은 김씨가 옛날 진주에서 알고 지내던 권모씨 및 그의 지인 차모씨와는 ‘미스터트롯’ 경연이 끝난 이후부터는 모든 연락을 끊었고 올해 2월말 이후는 스포츠 배팅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오락 삼아 관여했던 스포츠팅도 3만원, 5만원 등 소액 배팅이 당첨되었을 때 그 돈을 환전하거나 다시 배팅한 것일 뿐이며, 한번에 50만원이란 큰 금액을 배팅할 정도로 중독 상태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불법도박의 규모와 기간 및 방식이 지속적이고 광범위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의 팬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억울함을 소명해 주기 바란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김씨의 팬은 “평소 김호중이 부르는 트로트를 즐겨 듣는 팬의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의 방송 활동을 위해서라도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지방경찰청에 김씨의 불법 도박 사건을 의뢰하니 김호중의 억울함을 명약관화하게 소명하여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영화 ‘파파로티’는 건달인 성악천재(이제훈 연기)가 음악 선생님(한석규 연기)을 만나 음악의 길로 들어선다는 내용으로 2009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고딩 파바로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김호중씨의 삶을 영화화한 것이다. 김씨는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출연하여 최후의 7인으로 선발되었으며 최종 4위를 기록했다. 불량 청소년에서 성악 천재로 변신한 김씨는 SBS 방송 뒤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독일 RUTC 아카데미에 유학을 다녀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턱스크/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턱스크/임병선 논설위원

    재택근무를 하면서 점심 후 동네 커피 가게 몇 군데를 둘러봤다. 방역 지침을 좇아 좌석을 많이 뺀 한 매장에는 대략 열 무리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음료를 마실 때 외에는 마스크를 써달라는 주문을 따르지 않았다. 두세 군데 가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도권에 확진자가 쏟아지기 전 주말과 비교하면 조금 나아진 것 같기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도 같았다. 대략 2주 전부터 커피 마신 뒤 마스크를 쓰고 지냈다. 사람들은 경계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런 이는 늘 나 혼자였고 2m이상 사회적 거리를 지킬 수 있었다. 점심 시간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사무실을 벗어난 해방감 때문인지 큰소리로 웃고 떠드는 직장인들이 늘어난다. 마스크를 턱에 걸친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하루 수백명씩 확진자가 며칠째 이어져도 젊은 직장인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의 갑갑함에 공감이 가지 않는 바가 아니다. 숨이라도 크게 내쉬고 즐겁게 얘기하는 소소한 삶의 재미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턱스크’란 신조어가 한 포털 사이트의 국어사전에 등록된 것이 지난 4일이었다. 다른 포털 백과사전에도 벌써 상당한 분량의 소개 글이 있을 정도로 턱스크는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신경 쓰는 주제였다. 분명 커피점 등의 턱스크족과 격리 통보를 받고도 묵살하고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주도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서울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같은 부류와는 구분해야 할 것이다. 전 목사는 앰뷸런스에서 내리면서도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배시시 웃으며 전화 통화를 하는 사진으로 많은 이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턱스크는 ‘말 안 듣는 사람’, ‘상식이 없는 사람’이란 ‘눈칫밥’으로 돌아올 수 있다. 또 위험하기도 하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조금 부풀리면 안 쓰느니만 못하다. 턱 등의 잔존물들이 코와 입 등 호흡기에 연결된 기관들과 바로 닿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크 겉면을 손으로 만진 뒤 얼굴 등을 만지면 위험한 것과 같은 이치다. 커피를 홀짝이거나 대화하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고,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일은 상식으로의 복원이 중요함을 일깨운다.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코에 걸치는 행위가 자유와 인권의 발로거나 정권에 대한 저항 의지일 수 없다. 지금은 개인보다 공동체가 앞설 수밖에 없다. 융통성 있게 현재의 불편과 어려움을 감수하며 변화된 상식과 행동양식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일이 중요해졌다며 난국을 풀어갈 실마리 역시 상식 안에 있다는 박병준 서강대 철학과 교수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bsnim@seoul.co.kr
  • [2000자 인터뷰 43]최은미 “강제동원 한일 갈등·위기의 고착화 안 돼, 공존방법 찾아야”

    [2000자 인터뷰 43]최은미 “강제동원 한일 갈등·위기의 고착화 안 돼, 공존방법 찾아야”

    양국 지도자 교체되더라도 한일 경색 계속될 전망 日 2019년 對한국 선행보복 철회 가능성 낮아 문재인·아베 만나야 하나 해결방안 평행선 달려 양국 국민 무관심과 국익 손실 감안해 조기 해결을 시민 레벨의 협력과 연대로 지도자들 압박 필요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관계에 갈등이 고착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은 적어질 것이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국익 손실만 남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양국이 갈등을 넘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한일 지도자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라 양국 관계라는 논쟁적 이슈로 정치적 리스크를 부담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민 레벨에서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Q.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강제집행을 위한 현금화 절차가 8월 4일 시작됐다. 피고인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포스코와 일본제철의 합작회사 PNR의 주식 일부)에 대한 압류명령 공시송달이 끝난 것이다. 그러나 피고가 즉시 항고함으로써 약간의 시간은 벌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에 협의를 제안했지만 일본에서는 한국이 먼저 구체안을 내놓으라고 한다. 한일 정부가 한 테이블에 마주앉을 가능성은 있는가. 일본 분위기는 어떤가. A. 한일 양국이 국장급협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해결방안이 합의되지 않는 한 실무차원의 대화에는 한계가 있다. 양국 정상이 마주앉아 논의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코로나19라는 변수 외에도 양국 지도자 지지율이 동반 하락 중이다. 한일관계라는 논쟁적 이슈로 양국 지도자 모두 정치적 리스크를 지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12월처럼 올해도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만남 이상의 의미, 즉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소수이지만 일본의 오류를 지적하는 일본인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주류는 아니며 대다수는 한국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개인청구권의 인정, 불인정 논란에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한일의 경색은 계속되고 관계개선은 힘든 구조가 됐다. 타협점은 찾을 수 있을까. A. 개인청구권은 일본도 인정하고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 격)는 중국 강제노동 피해자들이 미쓰비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개인의 청구권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야나이 슌지 전 외무성 조약국장, 고노 다로 전 외상도 국회 답변에서 확인한 바 있다. 문제는 “청구권은 살아 있지만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모순적 상황에 대해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는 있다. 다만 이 문제가 한일 간 모든 사안을 덮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갈등 사안과 협력 사안을 구분해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로 청구권협정 3조 2항의 ‘분쟁’이 발생했다고 보고 지난해 초 중재위 구성을 요구했지만 한국이 거부했다. 한국 정부가 1+1안(한일 기업이 기금 출연)을 냈으나 일본이 거부했다. 이 밖에도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1+1+α(모금), 2+2(한일 정부 및 기업) 외에도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등 각종 안이 쏟아졌다. 최근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조직을 만들어 중재안을 만들자는 안까지 나왔다. 또한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제동원 및 위안부 피해자 인권재단 설립에 관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런 각 대안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많은 해결방안이 제시됐지만 어느 안도 한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1+1은 대법원 판결의 인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가 받을 수 있는 안이 아니었다. 문 전 의장이 제시한 1+1+α는 대법원 판결의 이행을 반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안이 아니었다. ICJ 제소도 선택지로서 고려할 수는 있으나 외교적 노력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라 우선순위에 둘 수 없다. 해결방법에 대한 사회적 컨센서스를 이루는 선행적 논의가 필요하다. Q. 문 대통령(2022년 5월 임기 만료) 아베 신조 총리(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만료)의 퇴장 전까지는 타협이 힘든 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종종 듣는다. 문 대통령의 3원칙(피해자중심주의, 사법부 판단 존중, 1+1)과 65년 협정으로 모든 게 끝났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은 차기 지도자들도 거스르기 어려울 것 같은데. A. 양국의 지도자가 바뀌면 새로운 정권 하에서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한 계기는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양국의 입장차가 현저해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2018년 판결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69%가 “납득할 수 없다”, 한국인의 82%가 “판결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사안을 바라보는 양국민의 인식차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 지도자가 바뀐다 하더라도, 그동안 견지해 온 기본 입장에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본다. Q. 한국이 70년 한미동맹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정치·경제·안보 면에서 한일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가 일본을 필요로 하는 부분과, 일본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은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가. A. 해방 이후 한일관계는 미국에 의한 세계질서와 한미일 동맹 속에서 시작됐다. 냉전기 양국은 적대적 공존 속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다. 현재 중국의 부상과 미중 갈등, 북핵 위협 속에 서로의 존재는 매우 미미하다.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지역 구상을 펼치는 한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역량 강화와 세계적 위상 증진을 위한 지역 구상을 펼치는 일본과의 협력 범위는 크지 않다. 결국 실리적 협력의 필요성은 있지만 전략적 협력 노력은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Q. 2019년 7, 8월의 일본 보복 조치 철회는 현 상황에선 어려운가. A. 당장은 어렵다. 지난해 7, 8월 조치는 강제동원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일본 정부의 입장이 반영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조치의 철회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적어도 표면상 이러한 입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일정한 시기에 조치를 철회하는 것이 명분상 불가능하지는 않다. 오히려 관계 개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측면에서 가능성도 있다. Q. 따지고 보면 65년 체제의 불완전성에서 지금의 대법원 판결이 나온 것인데, 65년 체제의 불완전성, 예를 들어 식민지배의 합법·불합법의 한일 간 불일치를 수정한다든가, 혹은 개인청구권 문제에 대한 한일의 불일치를 수정한다든가 하는 노력은 불가능한가. A. 결국 본질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있다. 1965년 당시 이 문제에 합의할 수 없었던 양국은 “합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합의한 ‘비합의의 합의’”로 일단락지었다. 결국 문제는 봉합됐고 해결은 다음 세대에 넘겨졌다. 당시로서는 불완전하지만 차선이자, 최선이었을 것이다. 결국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언제든 일어날 문제였고,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당장의 해결은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역사교육과 기림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고민해 나가야 할 문제다. Q. 시민 레벨의 교류와 협력, 연대를 통해서 톱다운이 아닌 버텀업으로 양국 정부를 압박하자는 논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동의한다. 흔히 양국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한일관계는 지도자의 결정과 의지만으로 풀기 어렵다. 심지어 그렇게 한다 한들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2015년 위안부합의를 통해 경험했다. 지금의 사회는 더 이상 지도자들의 결정과 합의 만으로 좌지우지되는 사회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민레벨의 교류와 협력, 연대를 기반으로 상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역사문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며,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Q. 한일관계를 전망한다면. A. 당분간 큰 움직임은 없을 것 같다. 현금화를 막기 위한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은 있겠지만, 법적 절차에 한국 정부가 관여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위태로운 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한일관계에 갈등이 고착화되고, 위기가 일상화되는 일이다. 문제해결 노력은 지지부진해지고, 사람들의 관심은 적어질 것이며, 피해자들의 고통과 국익 손실만 남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양국이 갈등을 넘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나와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2012~2013년)와 일본 와세다대학교(2013~2014)에서 방문연구원을 거쳐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를 지냈다. 일본 정치외교, 한일관계, 동북아다자협력이 연구테마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밀턴과 최재서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밀턴과 최재서

    영문학 사상 최고의 시인 존 밀턴(1608~74)은 영국혁명이 발발하자 혁명의 최선봉에 섰다. 소년 시절부터 품었던 위대한 시인이 되려는 꿈을 접고, 기꺼이 동포의 자유를 위해 나선 것이다. 1649년 전제군주 찰스 1세 처형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글을 써서 이름을 알린 그는, 출중한 라틴어 실력을 바탕으로 크롬웰 혁명정부에서 10년간 외무장관직을 수행했다. 왕정 철폐를 주장한 투철한 공화주의자인 그는 혁명동지들의 잇단 배신으로 마음고생이 컸다. 36세부터 시력이 나빠져 44세에 두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데, 시력 상실의 주요 원인은 믿었던 혁명동지들의 배신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었다. 혁명은 결국 실패했다. 1660년 왕정복고와 더불어 밀턴은 한 차례 감옥살이를 했다가 풀려난 후 내부적 망명자 신세가 됐다. 궁핍한 나날이었고 왕실로부터 달콤한 전향 제안도 받았지만 곧은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 앞 못 보는 시인이 ‘실낙원’을 쓴 것도 이 무렵이다. 고결한 삶이었다. 그는 잉글랜드 국민을 ‘두 눈을 정오의 햇살로 물들여 천상의 샘물로 씻어내는 독수리’에 비유하고, 혁명 대의를 배신한 자들을 ‘겁 많고 떼 지어 몰려다니는 새들’이라고 경멸했다. 그들은 독수리를 시기하며 ‘찍찍거리는 소리와 함께 날개를 푸드덕거린다.’(‘아레오파기티카’) 최재서(1908~64)는 경성제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조선의 수재’였다. 경성제대 재학 시절 최재서는 ‘민족의 해방과 자유를 외국 문학을 통해 찾고자’ 했다. 그러나 그는 일제 말기 총독부의 강압 정책에 저항의 몸짓 한번 없이 순순히 굴복한다. 조·일(朝·日) 동조동근설(同祖同根說)에 의지해 조선민족이 곧 일본민족이라는 신념으로 ‘일본어=국어’라는 결론에 이른다. 일제강점기 변절 지식인의 표상이다. 광복 후엔 연세대 영문과 교수, 한국 사회 주류가 된다. 주류답게 1960~70년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국어 III’)에는 최재서의 ‘문학과 인생’이 실렸다. 밀턴이 주제다. 그는 이 글에서 ‘언제나 양심의 명령대로 움직이고, 동포의 자유를 위해 싸운’ 밀턴의 절절한 조국애를 상찬하며 밀턴의 ‘권세에 대한 반항, 아첨에 대한 멸시’를 청년들이 본받으라고 권한다. 가장 경멸했던 부류인 ‘겁 많고 떼 지어 몰려다니는 새’가 ‘찍찍거리는 소리’로 칭송하는 것을 밀턴이 듣는다면 어떤 심정일까. 8월이면 생각나는 두 인물이다. 우석대 역사교육학과 명예교수
  • [오늘의 눈] 끝을 보고 싶다/허백윤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끝을 보고 싶다/허백윤 문화부 기자

    이렇게 매일 ‘끝’을 갈망하던 날들이 또 있었을까. 한 해가 절반을 지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주고받은 말들이 “코로나19가 언제 끝나려나”, “비가 언제까지 오려나”였던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치고 힘든’, 이런 수식어도 마스크만큼 익숙해졌다. 더는 쓰지 말자 다짐한 지 며칠, 또다시 도돌이표가 되니 허망하기 그지 없다. 공연 분야를 담당하다 보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어려움’의 사정을 더욱 자주 듣는다. 이 와중에 공연이라니 웬 한가한 소리냐 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런 작업들이 처절한 생계이자 존재의 이유였다. 출연하기로 했던 작품이 중단되면 몇 달을 바친 준비 기간이 허무하게 날아간다. 공연을 올리지 못했으니 수익은커녕 수당도 못 받는다. 대형 뮤지컬제작사 대표 8명이 뮤지컬협회가 만들어진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모여 머리를 맞대고 배우와 스태프들을 위한 기부콘서트를 준비한 것에도 이런 현실들이 반영됐다.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조차 “20여년 동안 공연한 ‘난타’가 멈췄고 어린이 뮤지컬 두 편이 무산돼 6개월간 아예 공연을 못해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니 대학로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소규모 창작자들과 예술인들의 고충은 훨씬 클 것이다. 의외로 감정적인 호소도 여러 곳에서 들렸다. 이미 짐작하고 오래 접했던 문화예술에 대한 시선을 확인한 데서 오는 것이었다. “여유 있는 사람들만 즐기는”, “먹고사는 것과 거리가 먼”, “당장 멈추고 아무 때나 다시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자신들의 가치가 매겨진 데 대한 허탈함이 느껴졌다. QR코드를 찍어도 룸살롱과 노래방은 되고 공연장은 안 된다는 방역지침이나 현장 목소리와 관계없이 눈치작전하듯 1~2주씩 문 닫기를 반복하는 결정, ‘공연장은 안전하다’는 주장에 시큰둥한 여론 등이 생계만큼이나 위기로 다가왔다. 소수를 위한 문화예술이었다는 자성도 있고, 콘텐츠 영상화 등 ‘포스트 코로나’도 고민하지만 그나마 규모 있는 곳에나 논의할 여유가 있다. ‘덕분에 챌린지’로 밤낮없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에 감사를 전하는 것만큼 문화예술인들에게 고마움을 알리고 싶었다. 상상조차 못해본 사태에 잔뜩 움츠러든 머리와 가슴을 그나마 달랠 수 있었던 건 귀를 스쳐간 수많은 음악과 눈에 담긴 많은 아티스트 덕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만나게 된 피아니스트들의 몰입한 표정, 가야금과 해금의 애틋한 소리, 열정적인 뮤지컬 하이라이트 장면들과 귀에 꽂히는 음악들로 얻은 위안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마르지 않고 건강한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는 문화의 가치를 새삼 확인했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 감격의 표정을 주고받는 걸 당장 바랄 순 없다 쳐도,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마음껏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다. 이제 ‘위로’ 말고 작품의 매력과 예술가들의 노력이 주는 감동을 그대로 표현하는 수식어를 쓰고 싶다. 코로나19는 정말 그만 쓰고 싶다. baikyoon@seoul.co.kr
  • “쓰레기 줄여라” 훈계식 교육 그만… 통합적 환경 감수성 키울 때

    “쓰레기 줄여라” 훈계식 교육 그만… 통합적 환경 감수성 키울 때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배출한 플라스틱 중 재활용되는 건 9%도 안 된다고 한다.” “새벽배송이 일반 택배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고 부모님께 새벽배송 대신 직접 장을 보자고 제안했다.” 서울 숭문중학교 학생들이 환경 수업 시간에 책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슬로비)를 읽고 써낸 소감이다. 신경준(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 숭문중 환경교사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운동을 펼친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을 ‘노(No) 플라스틱’에 동참하도록 이끈다. 신 교사의 환경교육은 환경과 ‘나’의 관계에 대한 감수성을 깨닫는 데서 시작한다. 학교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에서 출발해 주변의 자연과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이어 자원과 에너지의 고갈과 기후 변화의 위기를 짚으며 환경 정의에 대해 고민한다. 환경교육의 방점은 삶의 변화와 실천에 있다. 학교에서는 페트병의 라벨과 뚜껑, 몸체를 분리 배출하고 폐건전지는 주민센터에, 폐휴대전화는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보낸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학교 축제는 ‘쓰레기 없는 하루’를 주제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매년 열리는 마포구 염리동의 ‘소금꽃마을 축제’에도 참여해 환경 문제를 알린다. 전 세계에서 1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어스아워’(Earth hour) 캠페인과 청소년기후행동의 활동 등 환경과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연대에도 동참한다. 신 교사는 “학생들에게 환경 수업은 ‘삶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왜 나에게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아무도 해 주지 않았냐며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환경 과목 가르치는 학교 14.7%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과 미세플라스틱 사용이 가져온 생태계 파괴, 기후 이변 등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생태 위기의 경고음은 ‘개인의 작은 실천’을 강조하던 기존 학교 환경교육에도 큰 틀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와 경제, 세계의 관점에서 환경과 생태 문제를 사고하고 ‘나’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역량을 키우는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환경교육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교육계에서 활발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은 지난 7월 9일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선포했다. 학생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를 배우는 ‘환경 학습권’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학교 환경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선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존의 환경교육을 ‘생태전환교육’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환경교육에 힘을 실으려는 각 시도교육청의 요청으로 내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는 2008년 이후 12년 만에 환경교사가 선발돼 교단에 선다. 이재영(국가환경교육센터장)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생태계의 파괴가 코로나19를 가져오고,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3억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권 침해와 빈곤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통합적으로 배워야 한다”면서 “민주시민교육과 환경교육이 결합한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5년 3월 적용된 6차 교육과정에서 ‘환경’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생태위기의 심각성이 무색하게 환경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교육부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환경’ 관련 과목을 선택한 학교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선택해 가르치는 학교는 총 5603개(14.7%)였다. 환경 과목 선택률은 2016년부터 3년간 소폭 증가했지만 2011년(22.1%)에 비해 줄었다. 입시 위주의 교육체계라는 한계와 더불어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나 ‘에너지 절약하기’에 머무는 환경교육에 대한 낮은 인식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재영 교수는 “학교에서는 환경교육을 환경교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과목으로 여겨 다른 과목 교사들이 비디오를 틀어 주거나 자습을 시키는 일이 흔하다”면서 “학생들에게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악영향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신 교사는 “‘자원을 아껴라’, ‘쓰레기를 줄여라’라는 식의 환경교육은 삶을 불편하게 하는 훈계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상치교사(전공이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떠맡겨지면서 전문적인 교사도 부족해졌다. 교육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공립 중·고등학교에 환경 과목으로 배치된 교사는 총 42명에 불과하다. 교육계에서는 환경교사가 ‘멸종 위기종’이라는 자조마저 나온다. 환경교육과가 설치된 대학은 전국에서 총 4개 대학(한국교원대·목포대·공주대·순천대)에 그친다. ●‘생태전환학교’ ‘습지교육특구’ 새 시도 각 시도교육청은 기후와 생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아우르는 적극적인 환경교육의 구상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생태위기를 문명과 사회, 인권, 평화 등의 맥락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생태시민’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생태전환교육의 기조다. 올해 초·중·고교 60곳을 시작으로 ‘생태전환학교’를 운영하고 중학교를 대상으로는 전문가들이 학교로 찾아가는 ‘생태전환교실’을 실시한다. 또 ‘탄소배출 제로 학교’와 ‘채식 급식’을 도입하는 등 학교를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장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중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적어도 한 학기 동안은 참여형 교육을 통해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2월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통해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학교와 교실에서 실천하는 100대 과제’를 발표했다. 학생들이 ▲환경감수성 ▲환경공동체의식 ▲성찰·통찰능력 ▲창의적 문제해결력 ▲의사소통 및 갈등해결능력 ▲환경정보 활용능력 등 6가지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통영시를 ‘환경교육특구’로, 창녕군을 ‘습지교육특구’로 지정했다. 통영의 모든 중학교에서는 자유학년제에서 환경·지속 가능발전교육을 실시하며 창녕은 모든 학교에서 우포늪을 활용한 습지 탐구 교육이 이뤄진다. 부산시교육청은 7개 학교를 ‘환경교육 연구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하는 한편 ‘부산의 에너지와 환경’이라는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충북환경교육센터’를, 울산교육청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있다.●내년엔 12년 만에 공립 환경교사 선발 환경교육이 일시적인 행사가 아닌 정규 교육으로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내년도 임용고시에서 선발되는 환경교사는 서울(2명)과 부산(1명), 울산(2명), 충북(1명), 경남(1명) 등 총 7명으로 전체 과목 중 선발인원이 가장 적다. 신 교사는 “환경교육이 학교에 제대로 자리잡지 않으면 환경교사가 학교가 아닌 기관에 파견되거나 순회교사가 되는 등 불안정해진다”면서 “전근을 가면서 다른 과목으로 발령받는 식으로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는 10월에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제3차 국가환경교육종합계획(2021~2025년)의 윤곽이 드러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기후환경교육 정책연구단은 교육부·환경부와 머리를 맞대 학교 환경교육의 밑그림을 담은 보고서를 연내 내놓는다. 서울시교육청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가환경교육센터 등에서도 차기 교육과정에서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환경·지속 가능발전’을 범교과 학습주제(10개)에 포함해 학교 교육 전반에 걸쳐 다루도록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교육과정의 총론에 환경교육을 명시해 환경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영 교수는 “차기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지구생태시민’을, 핵심역량에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포함해 학교 환경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윤경 경기도의원, 경기교육복지협회 교육복지사 현장 애로사항 청취

    정윤경 경기도의원, 경기교육복지협회 교육복지사 현장 애로사항 청취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장 정윤경(더불어민주당·군포1) 도의원은 지난 7일 경기도의회 군포상담소에서 경기교육복지협회 관계자들과 교육복지사들의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정담회는 지난 경기도교육청 담당부서와의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협의이후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후속으로 진행됐다. 이날 관계자들은 “경기도는 전국에서 학교 수가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업학교(교육복지사 배치) 지정 비율이 경남 다음 최하위권인데다 경기도교육청의 엄격한 사업부서 지침으로 현장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전문 인력 배치 기준이나 자격 조건의 임의 변경, 정원 인력의 미배치 등 현장의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윤경 도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돌봐야 할 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 복지사님들의 손길이 더욱 많이 필요 하다는 걸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토론회와 정담회를 개최하여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교육복지사들의 처우개선 및 본 사업비가 적정하게 교부될 수 있도록 도의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 잘 알지만 처음 듣는 김대중의 육성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 잘 알지만 처음 듣는 김대중의 육성

    “방관은 최대 수치, 비굴은 최대 죄악”1975년 시민에 첫 강연… 당시 51세유신체제 속 민주화 열망 회복 촉구“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입니다.” 함석헌(1901~1989) 선생이 발행한 잡지 ‘씨알의소리’의 창간 5주년을 기념하는 시국강연회가 열린 1975년 4월 19일 서울 중구 정동 젠센기념관. 당시 강연자로 나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면서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면 나는 머지않아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보증하겠다”고 큰 소리로 외쳤다. 곧바로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 서거(2009년 8월 18일) 1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고인의 1975년 4월 강연 녹음 자료가 최초로 공개됐다. 전체 약 3시간 5분 강연 중 ‘행동하는 양심’ 관련 부분을 편집한 것으로 약 2분 길이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고인의 육성으로 남아 있는 최초 자료”라면서 “당시 강연은 고인이 박정희 정권 시절 국내에서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최초이자 마지막 강연”이라고 설명했다. 시국강연회 당시 51세였던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 체제 속에서 침체된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회복하고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연설을 했다. 고인은 “여러분 중에서는 속으로 ‘이 정부 하는 일을 마땅치 않고 나쁘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민주주의 편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다. 과거와 같이 선거가 있을 때에는 과연 그랬다”면서 “그러나 지금 선거가 없다. 선거가 있다면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 한 표 쿡 찍으면 되는 것인데, 지금 그것을 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러분에게 무슨 폭동을 선동하는 것도 아니고 불법행위를 선동하는 것도 아니다. 평화적으로, 합법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면서 “떳떳이 나와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싸우고, 떳떳이 나오기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은 익명으로라도 엽서로, 전화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을 격려해서 그분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박정희 유신 정권 시기에는 매우 엄혹한 감시와 탄압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 강연조차 쉽게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 관광과 연계 육성… 市 승격 대비 전력”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 관광과 연계 육성… 市 승격 대비 전력”

    “남은 임기 2년 동안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겠습니다.”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는 연휴를 앞둔 지난 14일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년여간 ‘칠곡(왜관)=미군부대’라는 부정적인 지역 이미지를 ‘칠곡=호국평화 도시’로 탈바꿈시켰으며, 앞으로 칠곡이 대한민국 제일의 호국평화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또 백 시장은 “6·25전쟁 최대 격전지로서 절체절명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칠곡군의 정체성과 도시브랜드 ‘호국평화의 도시’ 가치를 한층 높여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도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 개최와 6·25전쟁 아프리카 유일의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에 제2칠곡평화마을을 조성하는 등 호국·평화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민선 5기에서 민선 7기까지 오면서 칠곡군에서 3선 연임을 하는 최초의 군수가 된 백 군수는 나눔과 배려 문화의 정착,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도시경쟁력 강화, 생활기반 시설과 도시인프라 구축 등 시 승격 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다음은 백 시장과의 일문일답.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무산 아쉬워” -칠곡군이 올해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하고 있다. 자치단체로서는 이례적이다. “칠곡은 6·25전쟁 당시 55일간의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최후의 보루다. 이런 자랑스러운 호국평화의 도시에서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참전용사의 희생과 용기를 기리는 사업을 벌이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더욱이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추진해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칠곡군의 대표 축제인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이 취소돼 매우 아쉽다.” -특히 기념사업 가운데 ‘호국 영웅 초청 사업’과 ‘에티오피아 6037 캠페인’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호국 영웅 초청 사업을 소개하면. “지난 6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국 영웅 8명을 초청해 배지를 달아 주고 희생과 헌신에 감사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비롯해 조석희(6·25전쟁)·권기형(제2연평해전)·전준영(천안함 폭침)·권준환(연평도 포격)·하재헌(DMZ 수색작전)·이길수(월남전)·강문호(이라크 파병)씨다. 칠곡군은 청소년과의 호국을 주제로 한 대화 시간을 마련했으며, 6·25전쟁 낙동강전투에서 순국한 호국영령들에게 헌화하고 묵념했다.”-에티오피아 6037 캠페인은 뭔가. “6·25전쟁 때 에티오피아 젊은이 6037명이 참전해 122명이 전사하고 500여명이 상처를 입었다. 이들의 희생이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코로나19 기승에도 마스크가 없어 스카프와 수건, 목도리 등으로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매우 가슴이 아팠다. 제가 6037명의 헌신에 결초보은하는 의미로 ‘6037 캠페인’을 주창했고 여기에 주민들이 적극 참여했다. 지난 6월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을 방문해 마스크 3만장 및 손소독제 250병 등 코로나19 방역물품과 손편지 700여통을 전달했다.” -그동안 자연재해 및 내전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된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도 꾸준히 펼쳐 왔는데. “2014년부터 에티오피아 티조 지역을 ‘칠곡평화마을’이라 명명한 뒤 환경개선 및 주민 소득증대 지원사업을 해 왔다. 초등학교 2곳 신축, 식수 저장소 4기 및 식수대 11기 건설, 새마을회관 건립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칠곡군은 2016년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앞으로도 에티오피아에 칠곡평화마을을 추가 조성하는 등 지원을 계속 이어 나갈 계획이다.” -호국과 평화를 테마로 한 관광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 정체성 확립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호국과 관련한 지역의 다양한 인프라와 스토리를 연계해 관광산업화하는 데 집중하겠다. 특히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U자형 칠곡관광벨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겠다. 이 사업은 칠곡 왜관읍에 자리한 ‘호국의 다리’를 중심으로 좌우 낙동강변으로 이어지는 자연·생태·호국과 평화·역사, 문화·예술 관람과 체험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매머드급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전체 면적은 약 3㎢, 총사업비는 2000억원가량이다. 이와 함께 대구·구미·김천 사이에 있는 지역의 장점을 살리고 체험관광 특화로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지금까지 6·25전쟁 당시 공산군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해 폭파했던 ‘호국의 다리’를 중심으로 호국평화기념관과 칠곡보 생태공원·오토캠핑장·야외물놀이장, 꿀벌나라 테마공원, 사계절 눈썰매장 등 호국평화관광벨트 조성 사업을 추진했으며 2022년까지 한미 우정의 공원, 호국문화체험테마공원. 애국동산 다목적광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평소 호국과 보훈을 유달리 강조하는데. “정부는 6월을 ‘호국 보훈의 달’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호국과 보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어느 한쪽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러나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희생정신, 보훈가족의 나라사랑 정신이 자꾸만 잊혀 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만큼 호국정신 함양과 안보의식 고취가 중요하다. 호국영령들의 숨결이 깃든 역사의 현장인 칠곡군은 앞으로 현충일을 365일 생활해 일상의 보훈 문화를 확립하고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하겠다.” ●재정건전성 확보로 대규모 사업·복지 큰 도움 -칠곡군의 발 빠른 재정 건전성 확보가 원활한 군정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11년 군수 취임 당시 칠곡군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21.1%로 전국 82개 군 가운데 1위였다. 군 평균인 5.8%보다 무려 3.6배나 높았다. 이 때문에 군은 전국 1위의 채무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군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겨 줬다. 채무 굴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군수부터 허리띠를 졸라맸다. 관사 매각을 시작으로 고질 체납세 징수, 낭비성 예산 감축, 행사 경비 절감, 선심성 보조금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부채 상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자산을 매각하거나 꼭 필요한 사업 등을 없애 무리하게 빚을 청산하는 식의 쉬운 길은 선택하지 않았다. 마침내 2018년 1월 재정 파탄 위기를 극복하고 ‘채무 제로 시대’를 선포했다. 재정건전성이 확보되면서 각종 대규모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복지 및 코로나19 예산의 급격한 증가에도 잘 극복하고 있다.”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백선기 군수는 백선기(65) 칠곡군수는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군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고향인 칠곡 약목면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경북도 감사계장, 자치행정과장과 청도군 부군수까지 36년 동안의 공직을 거쳤다. 덕분에 지방행정에 정통해 ‘지방자치 행정의 달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지난 6월 경북도시장군수협의회장에 선출된 그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 추진력을 두루 겸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1년 10·26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처음 군수에 당선된 뒤 내리 3번 당선됐다.
  • 이르면 내년 2학기 고교 ‘AI 과목’ 생긴다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인공지능(AI) 과목을 배우게 된다. ‘인공지능 수학’, ‘인공지능 기초’ 등이 진로선택 과목으로 추가된다. 공교육 과정에 인공지능 교과목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신입생부터 고등학교 보통교과의 진로 선택 과목으로 인공지능 기초 등을 적용하는 내용의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등학교 교과목은 보통 1학년생들이 듣는 ‘공통 과목’과 2∼3학년생들이 진로 등을 고려해 선택해 듣는 ‘일반선택 과목’, 좀더 심화한 선택 과목인 ‘진로선택 과목’으로 나뉘는데, 인공지능 관련 과목은 2∼3학년들이 주로 듣는 진로선택 과목 중 하나로 추가된다. 인공지능 수학은 인공지능 속에 담긴 수학적 원리에 초점을 맞춘 과목이다. 개정안은 고등학교 수학 과목 중 진로선택 과목에 기존 ‘기본 수학’, ‘실용 수학’ 외에 ‘인공지능 수학’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인공지능 기초는 인공지능 자체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농업 생명 과학’, ‘공학 일반’ 등과 함께 기술·가정 진로선택 과목으로 새롭게 추가된다. 각 학교는 학생들의 희망 여부를 조사해 과목 개설 여부를 결정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공지능 과정 시안에 대한 공청회 반응이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달 31일까지 행정예고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행정예고 후 다음달부터 교과서 출판사들이 교과서를 집필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 심의 과정까지 보통 1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인공지능 교과목이 도입될 전망이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2학년이 되는 내년 2학기부터 인공지능 과목을 배울 수 있다. 내년 신입생인 1학년 학생들은 2학년으로 올라가는 2022년부터 인공지능 교과목을 듣게 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목 도입 후 반응과 결과를 꼼꼼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기는 중국] 2세 아동에 변기 물 강제로 마시게 한 보모, 처벌은 고작…

    [여기는 중국] 2세 아동에 변기 물 강제로 마시게 한 보모, 처벌은 고작…

    2세 아동에게 변기물을 강제로 마시게 한 보모에게 벌금 500위안(약 8만5000원)이 부과됐다. 중국 난징시(南京) 중급인민법원은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약 한 달 동안 2세 샤오야오 군을 전담했던 보모 리화(李华) 씨에게 형사 구류 10일과 벌금 500위안을 부과했다고 14일 밝혔다. 리 씨는 자신이 전담했던 2세 아동 샤오야오 군이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전신을 폭행, 폭언을 저지른 혐의다. 리 씨의 폭행 혐의는 집 안에 설치돼 있던 CCTV에 촬영된 영상을 확인하던 중 장 씨 부부에 의해 발각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영상 속 리 씨는 장 씨 부부가 출근 후 집을 비운 사이 샤오야오 군의 머리와 팔, 다리 등 전신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폭행 중에는 ‘(나의) 말을 안 들으면 귀신을 불러와 널 데려가게 만들겠다’, ‘죽여버리겠다’ 등의 도 넘은 폭언을 가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장 씨 부부는 지난해 보모전문소개 업체를 통해 리 씨를 소개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장 씨 부부는 리 양과의 보모 계약 체결 시 주택 내부 청소와 세탁물 빨래, 간단한 식재료 준비 등의 업무를 담당토록 계약했다. 해당 계약서에 제1조항에는 ‘샤오야오 군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최선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문구가 강조돼 있었다. 하지만 리 씨의 무자비한 폭행은 장 씨 부부가 출근 후 집에 돌아올 때까지 줄곧 이어졌다. 장 씨 부부는 영상을 확인한 뒤 곧장 리 씨를 관할 파출소에 고발하고 보모 계약을 파기했다. 영상 속에는 샤오야오 군에게 무자비한 폭행과 함께 변기 물을 강제로 마시게 하는 등의 가학적인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 씨 부부는 사건 직후 샤오야오 군을 인근 아동병원으로 이송, 폭행으로 인한 추가 피해 여부 등을 검사했으나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샤오야오 군이 사건 이후 줄곧 “하지마! 하지마!”라는 말을 반복한다는 점과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는 등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장 씨 부부는 보모 리 씨에게 정신적 손해배상 10만 위안(약 1700만원)과 병원 진료비, 간호 비용 등의 명목으로 총 10만 9417위안(약 1900만원)을 청구했다. 해당 소송을 관할한 난징시 중급인민법원은 원고 장 모씨 부부의 손을 들어주며 피고 리 씨에게 의료비 전액과 교통비, 정신적 피해보상비용으로 1만 위안(약 170만 원)을 지급토록 했다. 또 형사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해 형사 구류 10일과 500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한편, 해당 판결이 알려진 직후 현지 누리꾼들은 사건의 중대성과 비교해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다. 누리꾼들은 ‘문제가 된 리 양의 행동은 과한 아동학대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그의 사진과 신상 정보에 대해서 공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와 관련한 단 한 줄의 문구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맞벌이 부부가 많은 대도시에서 보모의 행위로 인해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제의 보모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몸과 마음의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면서 한창 성장할 나이의 아동에게 변기 물을 강제로 마시도록 강요하고 폭행과 폭언을 하며 위협을 가한 행위에 단 돈 500위안의 벌금은 너무 가볍다’면서 ‘법원은 무슨 근거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요구하는 10만 위안의 정신적 피해보상금을 1만 위안으로 크게 낮춰 부과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수온 낮아진 제주 바다… 여름 한치 씨 말랐어요

    수온 낮아진 제주 바다… 여름 한치 씨 말랐어요

    “한치 이수꽈?” 여름 제주를 대표하는 인기 횟감 ‘한치’가 사라졌다. 50일간 이어지는 긴 장마 탓인지 제주 바다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한치 없는 여름 제주는 상상할 수 없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반드시 맛보고 가는 게 제주의 여름 한치다. 제주 토박이 김모(46)씨는 “동네 10년 단골가게를 가도 ‘냉동 한치’조차 없다는 이야기만 계속 듣는다”면서 “이런 여름은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수산 전문가들은 13일 올여름 한치가 잘 잡히지 않는 원인으로 예년보다 길어진 장마로 인해 1∼2도가량 낮아진 해수 온도를 꼽는다. 수온에 민감한 난류성 어종인 한치는 표층 수온이 조금만 낮아져도 좀처럼 근해로 접근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제주지역 수협 등에 따르면 올해 한치 어획량이 평년의 20∼30% 선에 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제주 바다가 변하고 있다. 여름 한치가 사라진 것은 물론 아열대성 어류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연안에 아열대성 어류인 청줄돔과 가시복, 거북복, 꼬리줄나비고기, 철갑둥어 등이 관찰된다. 이들 어류는 주로 아열대지역인 필리핀과 대만, 일본 오키나와 연안 등에 주로 서식하는 어류들인데, 제주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제주 지역에 자리잡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수온 낮아진 제주 바다, 여름 한치 씨 말랐어요

    수온 낮아진 제주 바다, 여름 한치 씨 말랐어요

    “한치 이수꽈?” 여름 제주를 대표하는 인기 횟감 ‘한치’가 사라졌다. 50일간 이어지는 긴 장마 탓인지 제주 바다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한치 없는 여름 제주는 상상할 수 없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반드시 맛보고 가는 게 제주의 여름 한치다. 제주 토박이 김모(46)씨는 “동네 10년 단골가게를 가도 ‘냉동 한치’조차 없다는 이야기만 계속 듣는다”면서 “이런 여름은 평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수산 전문가들은 13일 올여름 한치가 잘 잡히지 않는 원인으로 예년보다 길어진 장마로 인해 1∼2도가량 낮아진 해수 온도를 꼽는다. 수온에 민감한 난류성 어종인 한치는 표층 수온이 조금만 낮아져도 좀처럼 근해로 접근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제주지역 수협 등에 따르면 올해 한치 어획량이 평년의 20∼30% 선에 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제주 바다가 변하고 있다. 여름 한치가 사라진 것은 물론 아열대성 어류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제주 연안에 아열대성 어류인 청줄돔과 가시복, 거북복, 꼬리줄나비고기, 철갑둥어 등이 관찰된다. 이들 어류는 주로 아열대지역인 필리핀과 대만, 일본 오키나와 연안 등에 주로 서식하는 어류들인데, 제주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제주 지역에 자리잡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내 시선이 세상의 시선 그렇게 믿었었는데…결국 남성의 시선이었다”

    “내 시선이 세상의 시선 그렇게 믿었었는데…결국 남성의 시선이었다”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김이설의 초기작 ‘환영’(2011)을 읽은 사람이라면 백숙을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 윤영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무능력한 남편 대신 교외 백숙집에서 일하다 남성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다. 신작 장편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에서 무기력한 가장인 아버지가 좋아한 음식은 백숙 같은 고깃국이다. “하기 쉽고, 값싼 보양식이죠. ‘환영’ 속 백숙이 탐욕스러운 공간의 매개체 역할이었다면, 여기서는 좀더 일반적이고 모두에게 편한 느낌이에요.”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작가가 말했다. 신작은 종이책 한정판 소장본과 무제한 전자책 이용을 함께 제공하는 밀리의서재 오리지널 에디션으로 출간됐다. 오는 10월에는 출판사 작가정신에서 단행본으로도 나온다. 출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작가는 “글을 못 쓰던 시기를 통과해 나온 책이라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2015년부터 2~3년, 작가에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지 10여년. ‘인풋’ 없이 ‘아웃풋’만 있었던 데서 온 결과였다. 문자에 대한 환멸이 와서, 청탁받은 원고들을 연이어 펑크 냈다. 그때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게 시라고 작가는 회상했다. “글쓰기 전에 워밍업 하듯이, 저는 시를 읽는 걸로 언어적 감각을 깨우고 나서 소설을 써요.” 자신이 좋아하는 시와 습작 시절, 두 딸을 돌보며 가사노동을 하는 현재 모습까지, 신작에 다 들어가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낡고 오래된 목련빌라에는 무기력한 경비원 아버지와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아 온 어머니, 폭력을 휘두르던 남편을 피해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나온 동생이 있다. 집에 주저앉은 신세가 된 ‘나’는 두 조카를 건사하고 꼬박 가사에 시달리다 연인과도 이별을 고하게 된다. 시인을 꿈꾸며 오로지 스스로에게 집중하던 ‘필사의 밤’은 어느덧 무력해진다. 그는 “‘나’는 엄마와 같은 위치는 아닌데, 엄마와 같은 역할을 아무렇지 않게 수행”하는 ‘K장녀’(Korea+장녀)에 대한 서사라고 말한다. 가부장제 아래 희생양으로서 김이설 소설 특유의 여성이 처한 현실 인식은 비슷하지만, 징그럽다 싶을 만큼 작중 화자에게 가혹하던 김이설이 이젠 달라졌다. 후배들로부터 “나이 들더니 유해졌다”는 평도 더러 듣는단다. “전에는 화자를 끊임없이 밀어냈어요. 해결 방안이 없는 문제들만 작정하고 생기는 식이었죠. 작가인 내가 품으면 변명이 되고 투정이 되지만, 쓰는 사람까지 밀어내면 읽는 독자가 거둬 주리라고 생각했어요.” 최근 몇 년 새 겪은 슬럼프와 한국 사회에 불고 있는 ‘페미니즘 리부트’(2015년을 전후로 한 페미니즘 붐)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전엔 제 시선이 곧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남성의 시선임을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게 현실’이라고 보여 줬던 것들이 실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시킨 것들이었고요. 누군가에겐 아픔이 되고 상처가 되는 발화라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봐야 하는 부분 아닐까….” 그렇게 작가는 이제 밀어내기를 멈추고, 부지런히 품는 노력을 한다. “나는 늙어도 소설은 늙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후배들과 세상의 목소리를 들으려 노력한단다. 소설 속 백숙의 의미가 달라진 것도 거기에서 오는 듯하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까지는 안 돼도, 온 가족을 한자리에 모으는 값싼 단백질원이라는 본령에는 충실하게. 좀더 다정해진 백숙의 의미처럼 책도 ‘해피엔딩’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최초 등록 발표...두테르테 “러시아 믿는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최초 등록 발표...두테르테 “러시아 믿는다”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등록했다고 주장하면서 안정성 논란이 인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러시아를 믿는다”며 백신 제공 제안을 수용했다. 1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 TV 연설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무상 공급을 제안했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연구에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생산한 백신은 인류를 위해 정말로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어 “백신이 도착하면 내가 첫 시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나한테 잘 듣는다면 모든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해당 발언이 백신의 안정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줄이려는 발언이라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국민이 이 백신의 임상 시험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필리핀 정부도 성명을 통해 “필리핀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공급 그리고 생산에 있어 러시아와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12일 현재 누적 확진자 수가 14만명에 육박하면서 인도네시아를 제치고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종이에 쓰듯 쓱쓱… 진짜 ‘펜’인 줄 알았네

    종이에 쓰듯 쓱쓱… 진짜 ‘펜’인 줄 알았네

    녹음·필기 동시에… 취재수첩으로 딱! 좌우로 펜 휘두르면 뒤로가기·앱 목록‘버즈라이브’ 끼고 촬영땐 목소리 또렷‘S펜’은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심장과도 같다. 2011년 삼성전자가 처음 갤노트를 세상에 내놨을 때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중간인 ‘패블릿’으로 등장했지만 요즘은 갤럭시S 시리즈와 별반 차이가 없어진 디스플레이 크기 대신 ‘S펜’이 갤노트의 정체성을 지켜 내고 있다. 삼성은 오는 21일 정식 출시되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도 S펜 기능을 또다시 끌어올려 지난 2분기 화훼이에 뺏겼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되찾고자 한다. 11일 사용해 본 ‘갤럭시노트20 울트라’의 S펜은 마치 종이에 직접 글을 쓰는 것과 같은 필기감을 지원했다. 갤노트10 시리즈에서는 42ms(밀리세컨드·0.001초)였던 S펜의 인식 속도가 이번 제품에서는 9ms로 전작에 비해 80%가량 개선됐다. 초당 120개의 화면을 보여 주는 120헤르츠(Hz)의 주사율이 적용돼 필기 시에도 매끄러운 화면이 구현됐다. 후면 카메라가 한쪽으로 꽤 많이 튀어나온 탓에 책상에 놓고 필기를 하려면 자꾸 덜컹거리는 것이 단점이나 휴대폰 케이스를 씌우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동시 녹음’ 기능도 있어서 필기를 한 뒤 재생 버튼을 누르면 해당 글자를 적을 당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취재수첩 대신에 갤노트20을 이용해 메모하고 나중에 녹음도 들어 보니 놓친 부분이나 뉘앙스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강의를 듣는 학생이나 회의가 잦은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다만 ‘갤럭시S20 울트라’보다는 14만원가량 싸졌지만 여전히 145만원에 달하는 출고가가 학생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액션’(원격제어)도 한 단계 발전했다. 갤노트10에서는 사진 촬영이나 동영상 감상 등에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환경에서 구현이 가능해졌다. S펜의 측면 버튼을 누른 채 허공에서 왼쪽 방향으로 꺾쇠를 그리면 ‘뒤로 가기’ 기능이 작동하고, 오른쪽 꺾쇠를 그리면 최근에 사용했던 앱 목록을 볼 수 있는 식이다. 처음에는 동작이 어색했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 듯했다.지난 5일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공개된 무선이어폰인 ‘갤럭시버즈 라이브’(아래)도 갤노트20과 함께 이용하면 시너지가 있다. 동영상 촬영 때 몇 미터 떨어져 있는 인물이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착용하면 이것이 핀마이크 역할을 해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속도가 빠른 레이싱 게임을 할 때도 이어폰의 ‘게임 모드’를 활성화하면 거의 지연 없이 소리가 전달된다. 다만 버즈 시리즈 중에 처음으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적용됐지만 외부 소음이 꽤 들리는 것은 아쉽다. 글 사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