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듣는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침몰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삼현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조리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이정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998
  • “파킨슨병 장모 흉내낸 백화점 직원, 아내가 목격”

    “파킨슨병 장모 흉내낸 백화점 직원, 아내가 목격”

    백화점 직원이 파킨슨병을 앓는 손님의 몸짓을 흉내 내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진정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당 직원에게 인권 교육을 권고했다. 6일 인권위는 모 백화점 의류매장 직원에게 장애인 인권에 관한 특별교육 수강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정을 낸 피해자의 가족은 “해당 매장에서 옷을 구입하고 바로 옆 매장에서 쇼핑하던 중 직원이 장모의 몸 흔드는 동작을 따라 하며 웃고 장난치는 모습을 아내(피해자의 딸)가 목격했다”며 “이 직원의 언동은 장애인 비하”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직원은 인권위 조사에서 “피해자의 행동을 흉내 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피해자가 카디건을 구입하고 나간 뒤 다른 고객이 약 40만원짜리 코트를 반품 요청해 반품 처리를 하고 왔다”며 “고객들이 옷을 고르면서 행거를 흐트러뜨리기만 하고 구매하진 않는다고 넋두리를 하고 코트 반품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토로하면서 몸으로 과하게 표현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 어머니도 장애 1급이어서 장애인을 비웃고 조롱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면서 “진정인과 통화를 할 수 있었더라면 같은 아픔을 가진 자식끼리 오해도 풀어드릴 수 있었을 텐데 소통을 거부해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이런 소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당시 직원은 피해자를 힐끗 쳐다보고 고개를 돌린 뒤 갑자기 허리를 비스듬히 구부리고, 양팔을 들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매장 안쪽으로 두세 걸음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피해자의 장애로 인한 행동 특성을 공개된 장소에서 흉내 낸 행위는 비록 피해자를 면전에 두고 한 행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를 목격한 피해자에게 상처와 모욕감뿐 아니라 자기 비하나 자기 부정을 야기하는 등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고 봤다. 다른 고객의 환불조치 때문이었다는 직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쳐다본 직후 갑자기 흉내 내는 행동을 시작하면서 피해자와 딸을 의식하듯 뒤돌아보다가 멈춘 점에 비춰볼 때 피해자와 관련 없는 환불 때문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광화문광장 공사 고민했지만, 시민과의 약속 미룰 수 없었다”

    “광화문광장 공사 고민했지만, 시민과의 약속 미룰 수 없었다”

    “시장 권한대행이라는 한계도 있었지만, 모든 서울시 직원들과 함께 코로나19의 2차, 3차 유행을 막아낸 것이 가장 큰 보람이고 성과다.”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제1부시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유고 상황으로 시장 권한대행에 오른 지 9개월 동안 20여건의 고소·고발에 시달렸다. 합리적이고 인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서 대행이 30년 공직생활 동안 단 1건의 고발 사건에 휩싸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의 9개월이 얼마나 험난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와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의 매각, 재산세 감면 등 각종 논란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서 대행은 ‘뚝배기’ 스타일의 행정으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묵묵히 걸었다. 권한대행 임기를 불과 이틀 남겨 놓은 서 대행에게 지난 9개월 소회를 들어 봤다.-오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면서 9개월간의 권한대행 업무가 끝난다. “아직 이틀이나 남았다.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다사다난했다. 처음에는 서울시장 권한대행이라는 중책의 무게 때문에 잠을 못 자는 날이 많았다. 사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위태위태해서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항상 ‘오늘은 또 몇 명일까’라는 걱정을 하고 지냈다.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몇 차례 했는지 세어 보니 민생대책 등을 포함하면 17번이었다. 현장도 43번 방문했다. 끝나는 시점이 되니 마음이 가벼워지면서도 혹시 내가 놓친 것은 없나 다시 살펴보게 된다.” ●코로나 확산에 치료센터 부족할 땐 아찔 -코로나19 대응 평가는. “전반기에는 확진자 숫자가 적었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 두려움과 무게감이 달랐다. 하반기에는 광복절을 기점으로 2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200명대, 300명대, 400명대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굉장히 긴장했다. 당시 1000만 시민 멈춤을 선포했는데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당시 문제는 하루에도 수백명씩 쏟아져 나오는 확진자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한 것이었다. 특히 하루 300~400명씩 나올 때는 생활치료센터가 부족해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아찔했다. 그때 25개 자치구와 직원들이 함께 뛰어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해 치료 대기 중 안타까운 일을 당하시는 분들을 최소화하려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다른 해외의 대도시보다 분명 확산세를 잘 막았지만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1000만 시민 멈춤 같은 대응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는 도움을 줬지만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 타격을 줬다는 비판도 있다. “당시에는 워낙 방역 자체가 엄중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후 9시 멈춤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서울시가 소상공인들에게 지원을 적게 하지는 않았다. 지난해만 해도 추경을 4번 했었고, 그것만 해도 6조원 정도나 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거리두기 기간도 길어지다 보니 결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올해는 1월 첫날부터 융자를 해 주자고 했다. 8000억원 저리 융자와 5대 온기 대책도 발표했다. 현장에 나가 보면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이 어려운지 얘기를 많이 듣는다. 코로나 브리핑을 17번 정도 했는데, 나중에는 죄송해서 소상공인분들에게 참으라는 얘기는 못 했다.” -올해 설을 앞두고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서 시의회와 의견이 달랐다. 일각에서는 대행 체제의 한계라는 얘기도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그동안 서울시의 기본 철학은 ‘선별 지원’이었다. 물론 재원이 엄청나게 많으면 보편 지원이 가능한데 사실은 우리가 한정된 재원으로 보편 지원하기가 쉽지 않다. 시민들 1인당 10만원씩 주려면 1조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1조원을 만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1회성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리고 1조원을 풀어서 경기가 살면 되는데 그게 보장되는 게 아니다. 솔직히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보편 지원이 더 편하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줄 것인가를 정하는 것도 어렵고, 경계 선상에 있는 사람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재원과 효과성 등을 고민할 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까지 빈틈없이 촘촘히 보장하는 게 맞다고 본다. 서울시의 철학이었고 나중에 의회를 잘 설득해서 그런 부분 이해해 주셨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4년간 소통 후 결정 -광화문 광장에 대해 말이 많다. 권한대행 체제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느냐는 얘기도 있다. “내가 뭘 결정했다거나 한 것은 오해다. 사업 자체가 4년 정도 돼 온 것이고. 행정이란 게 어느 날 갑자기 일이 되지 않는다. 사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는) 시장님 돌아가실 즈음 해서 여러 행정 절차를 밟고 있었던 중이었다. 광장 공사 시작에 대해 사실 고민하긴 했다. 여러 사람 의견을 듣기도 했다. 어떤 사람은 그냥 가야 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그냥 하는 시늉만 하다가 넘기라고 했다. 여러 의견 속에서 시작하게 된 것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시민들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본격적인 재구조화 논의가 시작된 이후 4년간 300번 넘게 시민들과 소통하는 행사를 가졌고, 시민단체와도 30번 넘게 얘기했다. 이미 시민들과 이렇게 바꾸겠다고 약속한 사업을 시장이 부재하다고 안 하는 게 더 이상하다. 시정을 중단 없이 추진하는 게 권한대행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권한대행을 하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 달라. “하하. 다 고생을 했는데…. 지난해 본의 아니게 검사에서 몸이 안 좋아서 갑자기 수술했다. 수술하고 깨 보니까 줄이 몸에 10개인가 11개인가 붙어 있더라. 진통제를 처음에는 세 개를 맞으면서 자다 깨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뒤 새벽에 청량리에 불이 났다는 뉴스가 나오더라.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꼼짝도 못 하는데 휴대전화를 가져오라고 해서 소방방재본부장과 통화하고 괜찮냐 물으며 상황 듣고 걱정이 돼서 2부시장한테 전화했더니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잘 챙기라고 하고 휴대전화 던지고 다시 쓰러졌다. 어떻게 권한대행이라는 자리에 올랐는데 참 자리가 무섭구나, 책임감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동안 박원순 시장을 보좌했는데. “저는 조순 시장부터 모셨었다. 조순 시장 때는 팀장급으로 부서에 있었다. 결국은 시장이라는 분은 그 시대가 원하는 분이 시장으로 선출되고, 그분들이 기간도 다르고, 중간에 정치 과정에서 일찍 나간 분도 있는데 돌아보면 그분들이 각자의 역할을 했던 것 같다. 박 시장은 10년 있으면서 그 시대에 필요한 일을 했다. 사람 중심의 시정. 시민 중심의 시정. 사람특별시라는 말도 썼는데 그쪽 정책이 많이 발전했다. 잃어버린 몇 년 이런 표현 쓰는데 최소 서울시 시정에 그 말은 안 맞는 것 같다. 잃어버린 게 아니라 그때 필요한 무언가가 축적되고 서울시민이 필요로 하는 게 만들어졌다. 다른 시장이 오면 또 다른 게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사람 중심의 행정이 성과였다고 본다.” ●새 서울시장, 미래 먹거리 플랜도 세워야 -새로 오는 서울시장에게 당부나 조언을 한다면. “조심스러운데 그래도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릴 수 있다. 하나는 코로나19 대응을 잘해 달라, 특히 서민들의 생활을 위한 민생 경제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는 코로나19로 인해 심해진 불공정, 불평등 문제를 잘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서울이 뭘 먹고살아야 할지 새로운 비전,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플랜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이 세 가지가 다음 시장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시장 권한대행을 끝내면 뭘 할 것인가. “먼저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 어려운 시기에 모두 고생이 많았다. 아직 뭘 할지는 모르겠다. 일단은 좀 쉬면서 생각하려고 한다. 못 쳤던 테니스도 좀 치고 차 타고 여행도 다니고 싶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제주4·3연구소,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 출간

    제주4·3연구소,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 출간

    “살아야 했기에 삶을 이겨야 했다.” 제주4·3연구소가 4·3 시기를 살아낸 여성들의 구술집 ‘4·3과 여성2, 그 세월도 이기고 살았어’를 펴냈다.지난해 4·3여성 생활사를 처음으로 기획, 주목을 끌었던 ‘4·3과 여성, 그 살아낸 날들의 기록’에 이은 두 번째다. 4·3속에서 여성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했으나 거기에 머물지 않고 주체적인 삶의 시간을 살았고, 오늘을 일궈낸 빛나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10대 소녀시절 4·3의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거나 겪었던 6인의 여성들이 어떻게 그 삶을 뚫고 나갔는지를 날 것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직접 겪었던 4·3과 당시의 삶, 이후의 생활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4·3이 남긴 트라우마, 고통을 이겨낸 삶의 시간들 속에 그들의 정신사를 추출해 볼 수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은 가장의 부재, 가족의 부재 속에 자신들이 삶의 주체로 나서 그 공간을 감당하였다. 살아내는 것이 최우선이었기에 작은 배움의 기회마저 멀었던 그들. 시국 탓이었다고 하면서도 70여년 동안 묻어두었던 내면을 드러내고 있다. “빨갱이”, “폭도” 누명을 벗기 위해 여자도 군인을 가야 했다는 한 여인의 삶에서는 또 하나의 4·3 여성사를 읽을 수 있다. 정봉영(1934년생)은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해 해방 직후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귀향. 마을 이장이던 아버지를 1950년 예비검속으로 잃었다. 아버지의 부재와 어머니의 고문 후유증으로, 막내 동생은 굶어 죽었다. 6남매의 맏이였던 그는 소녀가장의 삶을 살아야 했다. 가난보다 힘들었던 폭도 가족’이라는 누명. 아버지의 ‘빨간 줄’을 벗기 위해 19살에 여군에 지원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아버지 ‘빨간 줄’ 때문에 이미 우리 가족은 ‘폭도’ 가족이 돼버린 거야. 나는 폭도 가족이라는 소리도 듣기 싫고.‘내가 군인으로 가서 빨갱이 누명을 벗어야지!’ 그 생각뿐이었어.” 김을생(1936년생)은 제주읍 영평리가 고향으로 4·3당시 열네 살. 집에 불이 붙고 마을이 초토화된 현장을 자신도 겪어야 했으며, 와중에 농사짓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참혹한 고문을 마주해야 했다. 이후 아버지는 대구 형무소에서 행방불명됐다. 4·3 피난처에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그는 가장 아닌 가장이 되어 남동생을 보살펴야 했다. 2021년 아버지에 대한 4·3행방불명인 재심 재판을 신청,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가시나물서 고지는 멀지 않거든. 긴 소나무들을 비어서 지고 오다보면 억새에 걸려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몸이 이리저리 돌아가면서 왔어. 어떤 날은 장작해 오면 누가 보면 창피할까봐 집 뒤로 돌아가서 팰 정도였지. 집 뒤에는 큰큰한 토종 복숭아나무 세 개가 있고, 아무도 못 봤거든. 시집가기 전까지 장작 해다 말려서 팔았어.” 양농옥(1931년생)은 제주시 정실마을에서 살다가 9살에 부모가 일하는 일본으로 건너가 16살에 귀향. 4·3시기 아버지 언니 형부 조카를 잃었다. 아버지가 남긴 항아리에 감춘 돈을 밑천 삼아 소녀가장으로 여동생 둘과 삶을 꾸렸다. 60년 대 말 제주를 떠나 성남개발단지 천막생할을 하며 노점 야채상을 시작으로 하숙, 공장 하청 일 등을 하며 자식 4명을 공부시켰다. “살면서 뭐가 제일 부러웠냐면 나는 남이 ‘너 잘못 했어’ 그런 말 듣는 게 소원이었어. 그렇게 부럽더라고. 사람들마다 잘 한다 잘 한다 하는 말, 그게 싫었어. 부모 같으면 잘못한 거 잘못했다고 할 텐데….” 송순자(1938년생)는 4·3당시 용강리에서 살았고, 큰 아버지,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고 삼촌 등 친인척 여럿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다. 6남매가 흩어져 삶을 살았고, 어머니는 만삭의 몸으로 성담 쌓기에 동원됐으며, 어머니와 함께 가족의 삶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피난과 굶주림에 대한 세밀한 기억을 풀어놓고 있다. 스스로 새끼 꼬아 팔기, 양복점 기술자 등 온갖 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나갔다. “부잣집 사람들이 쌀 항아리에 막대기를 놔두면 쥐가 그걸 타고 들어가는 거라. 그럴 때면 옆집 어른이 그 쥐를 잡아줬어. 식탈이 난 동생한테는 그 쥐가 약이었어. 배가 차츰차츰 가라앉는 거라. 4·3 때문에 먹을 거 없고 피난 다닐 때 제일 생각나는 게 이 쥐 먹은 거야.” 임춘화(1947년생)는 대정 출생으로 4·3당시 행방불명된 아버지와 어머니의 재가로 인해 어린시절 친척집에 맡겨졌다. 자신의 이름 대신 “양옥이 사촌 누이”라고 불리며 “감자떡 비누가 고구마로 보이는” 애달픈 삶을 살아야 했다. 2021년 ‘징역7년, 목포형무소’ 수형인명부 기록으로만 남아있던 아버지의 군법회의 재심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엄마도 나도 먹고 사는 일이 이렇게도 힘들 수 있을까요? 우리 외할머니 말씀처럼 시국을 잘못 만난 탓이겠죠. 아버지를 잃은 것도… 어머니와 헤어진 것도… 우리 남편이 보안대에 끌려간 것도… 모두 다 시국 탓이겠죠.” 고영자(1941년생)는 해방 전 어려서 일본에서 가족과 함께 귀향. 4·3을 만나 7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70여년 동안 아버지의 유해를 찾지 못해 애태우던 그는 지난 2020년 제주국제공항에서 발굴된 유해 가운데 유전자 감식을 통해 아버지와 상봉했다. 아버지의 부재로 9살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평생 노동 속에서 살아야 했다. 열네 살에 모슬포 신영물에서 부추, 갈치장사, 열여덟 살에 등짐지고 동네 여인들과 옹기장사에 나서기도 했다. “열여덟 살 나니까 할망들하고 옹기 장살 다닌 거라. 난 옹기 지고 다니고 할망들은 다니면서 팔고. 사람 하나만 보이면 꼭 짐 하나를 팔고 나왔어. 일 못하는 사람은 써주지 않아. 일을 잘해야해. 무조건 일만 잘하면 살 수 있어.”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은 “죽을 것 같은 세월을 버티고 견뎌낸 제주4·3의 여성들은 삶이란 이런 것이다를 말없이 보여준 존재들이었다.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게 혹한을 이겨내고 살아낸 당당하고 위대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섬이 우는 듯 4월의 사이렌 … ‘순이삼촌’ 곁 붉은 위로 피었구나

    섬이 우는 듯 4월의 사이렌 … ‘순이삼촌’ 곁 붉은 위로 피었구나

    “아, 한날한시에 이집 저집에서 터져 나오던 곡소리. 음력 섣달 열여드렛날, 낮에는 이곳저곳에서 추렴 돼지가 먹구슬나무에 목매달려 죽는 소리에 온 마을이 시끌짝했고 오백위(位) 가까운 귀신들이 밥 먹으러 강신하는 한밤중이면 슬픈 곡성이 터졌다.(중략) 우리는 한밤중의 그 지긋지긋한 곡소리가 딱 질색이었다. 자정 넘어 제사 시간을 기다리며 듣던 소각 당시의 그 비참한 이야기도 싫었다. 하도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힌 이야기. 왜 어른들은 아직 아이인 우리에게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려주었을까?”(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 중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4월 3일 10시, 제주 전역에 1분 동안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누군가에게는 73년 전으로 돌아가게 하는 신호탄이며 또 다른 누구에게는 그날의 산 지옥이 먼저 펼쳐질 날의 소리들이다. 자신의 귓전에만 울려대는 사이렌을 어찌해 보지 못하고 꼼짝없이 일생을 그 소리에 함몰된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의 귓속 사이렌이, 이젠 시대가 바뀌어 섬 전체에 크게 울린다. 섬이 우는 것 같다. 지천으로 떨어진 끝 무렵의 동백꽃들도 파편처럼 흩어진 채로 그 소리를 듣는다. 이날만큼은 섬이 아니라 죽은 이의 원통한 소리를 담는 커다란 귀가 되는 자리, 제주다.1940년대 말 남측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제주 시민들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당시 제주 인구 27만명 중 3만명가량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제주 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는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적혀 있다. 많은 곳에서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간 까닭에 그때 제주의 곳곳에 사람이 죽지 않은 자리를 찾는 게 더 빠를 정도가 돼 버렸다. “아, 떼죽음당한 마을이 어디 우리 마을뿐이던가. 이 섬 출신이거든 아무라도 붙잡고 물어보라. 필시 그의 가족 중에 누구 한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사촌까지 중에 누구 한 사람이 그 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 군경 전사자 몇백과 무장공비 몇백을 빼고도 삼만 명에 이르는 그 막대한 주검은 도대체 무엇인가.”(‘순이삼촌’ 중에서) 이념과 사상에 관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너무 많은 사람이 지은 죄 없이 죽임을 당했는데도 엄혹한 시대엔 이를 언급하는 건 금기였다.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입에 올리기 꺼리던 그 일을, 소설로 쓴 사람이 있다. 바로 제주 출신의 소설가 현기영이다.그는 1941년 지금의 제주시 노형동 함박이굴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오현고등학교와 서울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후에 서울사대부고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소설가가 됐다. 1979년 첫 소설집 ‘순이삼촌’에서 제주 4·3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죄목으로 1979년 10월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한다. 금기를 깬 대가였다. 4·3항쟁을 온몸으로 겪은, 제주 출신 작가가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 아니었을까. 선생의 용기 덕에 드디어 4·3항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사람들은 제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순이삼촌’을 시작으로 다른 작품들에서도 4·3사건들이 다뤄졌는데 그 일은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순이삼촌’ 이야기를 해 보자면 선생은 소설에서 이렇게 되물었다. “도대체 비무장공비란 것이 뭐우꽈? 무장도 안 한 사람을 공비라고 할 수 이서 마씸? 그 사람들은 중산간 부락 소각으로 갈 곳 잃어 한라산 밑 여기저기 동굴에 숨어 살던 피난민이우다.”(‘순이삼촌’ 중에서)어떤 작품은 문장과 서사 그리고 비유와 상징을 넘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사실이 된다. 사관의 붓이며 판결문의 자리에 선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순이삼촌’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그리하여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의 뇌리에 스치는 ‘순이삼촌’ 속의 문장들과 현기영이라는 기표, 그리고 그 속에서 기의들이 펄펄 끓는다. 제주 북촌의 너븐숭이 4·3 기념관에는 현기영 소설가의 저서들이 전시돼 있고, 그 옆 옴팡밭에는 ‘순이삼촌’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북촌이 어떤 곳인가. 한날한시에 양민 400여명이 군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된 장소가 아니던가. 그 어느 곳보다 더 처참하게, 끌려간 거의 모두가 죽은 곳이 아니던가. 무덤도 세우지 못하고 모두 모아 묻어버린 곳들이 즐비한 곳이 아니던가. 소설 속의 순이삼촌은 도피한 남편 때문에 입산자 가족으로 분류되어 모진 고문 끝에 집단 학살의 현장으로 끌려갔다. 창졸간에 남매를 잃고도 살고, 옴팡밭에 널브러진 시체들을 들어내어 그 자리에 고구마 농사를 지으면서도 살았던 사람이다. 순이삼촌은 30년이 지난 후에 어떤 말도 남기지 않고 옴팡밭으로 들어가 목숨을 끊는다. 소설 바깥의 현기영은 4·3사건으로부터 꼭 30년이 지난 후에 소설로 그 사건을 말하기 시작했고 그의 문장들이 끌어올린 사건 덕분에 이제는 모두가 4·3의 실상을 알았다. “(…)그 죽음은 한 달 전의 죽음이 아니라 이미 삼십 년 전의 해묵은 죽음이었다. 당신은 그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만 삼십 년 전 그 옴팡밭에서 구구식 총구에서 나간 총알이 삼십 년의 우여곡절한 유예를 보내고 오늘에야 당신의 가슴 한복판을 꿰뚫었을 뿐이었다.”(‘순이삼촌’ 중에서)순이삼촌비 곁의 붉은 화산송이는 억울하게 죽은 희생자들의 피를 상징하고, 이리저리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돌비는 제대로 안장하지 못한 관들이다. 애기무덤에 올려둔 동백꽃이 여기저기 놓인 옴팡밭과 돌비 사이에 옹송그리고 순이삼촌이 누워 있다.이것은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아니 4·3사건을 겪은 사람이라면 대번에 알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는 소설을 넘어선 그때의 그 현장이다. 소설이 소설이 아니고, 과거가 더이상 과거가 아닌 현재로 공존하는 공간이다. 애기무덤들 위에 놓인 동백꽃이 유독 선연히 빛나는 장소다. 인기척처럼 다가든 파도가 그들을 위무하는 공간이며 사원이 된 곳이다. 제주 토박이이자 제주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김동현 박사가 4·3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행불인묘역까지의 길을 안내해 줬다. 그는 ‘순이삼촌’에 대해 “1978년이라는 시대적인 분위기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매우 커다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문학이 4·3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커다란 질문이 아닐까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박사는 외지인들이 4·3사건과 제주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하는가 하는 질문에 “제주의 아픈 역사로만 바라보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전해 왔다. 이것은 비단 제주의 역사뿐만 아니라 해방정국임을 감안했을 때 한반도 어느 지역이라도 겪을 수밖에 없는 비극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또 비극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사실들이 존재하는 역사라서 4·3사건은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사건이나 진실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나간 과거가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은 사건이라는 말이었다. 그 거울은 계속해서 닦아 주어야 한다. 먼지가 쌓이지 않게, 누구다 잘 들여다볼 수 있게. 일흔세 해가 지난 4·3사건은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것들투성이다. 가장 큰 예로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못한 행방불명인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4·3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행불인묘역이 있다. 그때 사라졌다고 짐작만 할 뿐, 어디서 어떻게 언제 죽었는지조차 몰라서 그들의 몰시는 아직 묘비에 쓰여 있지 않다. 유족들 또한 제삿날을 알지 못해 각자 정한 대로 제사를 지내러 온다.그러는 동안에도 북촌의 애기무덤은 해마다 새로운 동백꽃을 머리에 이고, ‘순이삼촌’의 문장들은 또 누군가에게 4·3사건을 새롭게 일러주고 있을 따름이다. 비단 이 작품뿐만 아니라 제주 전체가 그들의 아픔을 덮거나 도려내려 하지 않고 함께 앓고 보듬어 주려는 노력을 끊임없기 계속했기에 그 섬이 금기의 사월을 터놓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제주의 4월은 동백꽃으로도 유명하다. 문학은 떨어지는 동백꽃만큼도 힘이 없을 때가 있지만 때로 그 꽃 아니 문장은 떨어지는 순간을 영원으로 기록한다. 그 기록의 힘으로 사람들이, 제주가 산다. 옴팡밭의 애기무덤 위로 동백꽃들이 매년 떨어져 내리고 오름마다 새겨진 원통한 마음들에도 꽃은 떨어지겠지만 멀리서나마 제주의 모든 ‘순이삼촌’들에게 붉은 마음의 구절 하나 남긴다. “밑바닥 터진 젯상에 진설할 거라고는/ 봄을 일으켜 세운/ 꽃밥밖에 없어서/ 언 마음 녹이시라고 동백꽃 송이 올립니다.”(홍경희의 시 ‘동백 밥상’) 4월의 사이렌이 동백꽃 속에서 울리는 제주다.소설가 이은선
  • 시보떡 대신 토크… 소통 넓히는 관악

    시보떡 대신 토크… 소통 넓히는 관악

    “이야기를 전달하는 리더가 아닌 이야기를 듣는 리더로 신입 직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청 구청장 집무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새내기 직원 7명과 원탁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눴다. 이른바 ‘준희 아저씨와 함께하는 소곤소곤 왁자지껄 새내기 공감 토크’ 시간이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10회에 걸쳐 신규직원 6~7명과 만나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10월 5일 이후 임용된 신규직원 68명이다. 젊은 직원들의 문화와 가치관을 서로 이해하고 건강한 직장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박 구청장은 “시보떡 문화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시보떡 대신 세대 간 격의 없는 공감,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에서 행사를 시작했다”며 “평소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힘쓰는데 하물며 직원들과 소통이 안 돼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서로 소개하기’, ‘준희 아저씨 신상털기’, ‘속 터놓고 말해요’, ‘아저씨가 쏜다’, ‘기념 촬영’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됐다. ‘서로 소개하기’ 코너는 특이하게 각자 자기소개를 하는 게 아닌 사전에 정한 동료 직원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 간 친밀감을 형성하고 본인 소개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직원은 “코로나19로 동기 간 얼굴도 보지 못하고 서먹했는데, 미리 소개할 동료에 대해 취미, 관심사항 등을 묻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준희 아저씨 신상털기’ 코너는 그동안 궁금했던 구청장의 역할, 임무, 고충 등 공적인 부분뿐 아니라 개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속 터놓고 말해요’ 코너는 새내기로서의 어려움, 직장에 대한 기대, 개인적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코너는 ‘아저씨가 쏜다’ 코너로, 추첨을 통한 선물 증정 시간이었다. 박 구청장은 “직원들에게 개인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며 언제든지 문 열어 놓고 기다리고 있으니까 조직 생활에서 어려움이나 건의 사항이 있으면 찾아와 달라고 이야기했다”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관악구 새내기 직원들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행사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박영선 “吳, 시대 역행 후보”...오세훈 “부동산 정책, 뭘 반성한 거냐”

    박영선 “吳, 시대 역행 후보”...오세훈 “부동산 정책, 뭘 반성한 거냐”

    4·7 재보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3일 서울시장 후보들의 선거 유세가 이어졌다. 박영선 “오세훈, 시대 역행하는 후보”“사회적경제 분야, 코로나 이후 확대 가능 분야” 3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겨냥해 “시대에 역행하는 후보”라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는 종로구 캠프에서 사회적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에서 “사회적경제 분야는 코로나19 이후 굉장히 확대될 수 있는 분야인데 오 후보가 (지원제도를) 없애겠다고 해서 놀랐다”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퇴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낡은 행정의 사고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너무 걱정 말라. 시대 흐름을 꺾을 수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날 받은 건의 가운데 ‘시민 정원사’ 아이디어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수직정원’ 구상과 연결시키기도 했다. 박 후보는 “제가 수직정원을 만들면 일자리가 생긴다고 강조했다”며 “관리 문제 때문에 실패한다고 하는데, 시민 정원사를 통해 산소 배출이 많은 건강한 도시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與 부동산 정책 사과에 “뭘 반성한 거냐”“강남에 집 한 채 있는 사람이 나라의 죄인이냐” 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 정책 관련 사과에 대해 “대체 뭘 반성한 겁니까”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 후보는 강남구 수서역 유세에서 민주당이 임대차 3법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잘못한다고 해서 뭘 바꾸는 줄 알았는데, 청와대 수석(정책실장)은 잘못한 게 없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후보는 “강남에 집 한 채 있는 사람이 무슨 나라의 죄인입니까”라며 “그분들이 집값 올려달라고 해서 올렸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서초구 고속터미널 앞 유세에서 그는 연세대 의대 재학생 등으로 신분을 밝힌 20대 청년들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1∼2년 전만 해도 댁의 자제, 손자·손녀와 어느 당을 지지할지 토론했어야 했다”며 “우리 당이 이렇게 젊은이들의 지지 연설을 듣는 날이 올 줄 누가 알았겠나. 가슴에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고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경기도교육청-경기도의회, ‘2021 경기교육 정책토론회’ 개회식 개최

    경기도교육청-경기도의회, ‘2021 경기교육 정책토론회’ 개회식 개최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가 공동 주최하는 ‘2021년 경기교육 정책토론회’가 2일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개회식을 갖고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날 개회식은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이기형 협치수석부대표(김포4)가 사회를 맡아 진행됐으며, 경기도의회 장현국 의장(수원7)과 김규태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 더불어민주당 박근철 대표의원(의왕1), 정승현 총괄수석 부대표(안산4), 교육기획위원회 정윤경 위원장(군포1), 교육행정위원회 남종섭 위원장(용인4)등이 참석해 경기교육 정책토론회 개회를 축하했다. 장현국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 행사가 경기교육의 교육적 가치를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듣는 민주주의 공론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규태 제1부교육감은 “경기교육 발전을 위한 다양한 주제들을 통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경기교육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근철 대표의원은 “토론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집행기관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좋은 정책 나오기를 희망한다”며 교육정책토론회의 성공을 기원했다. 경기교육 정책토론회는 경기교육 현안 및 미래 교육 발전에 대해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과 함께 논의 하는 자리로 총 20개의 주제로 교육정책 과제 공론화의 장이 펼쳐진다. 개회식에 이어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남종섭 위원장(용인4)이 좌장을 맡아 ‘경기도 학생 통학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개회식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무관중,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경기도의회 유튜브 ‘이끌림’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이 음악을 즐기는 이유, 알고보니…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이 음악을 즐기는 이유, 알고보니…

    “음악은 야만적인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17~18세기 영국 극작가 윌리엄 콩그리브) “음악이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렇지만 침묵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수단이다.”(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 거리를 지날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음악에 집중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삶에서 음악은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영화에서 음악을 빼놓는다면 영화에 올곧게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등골이 서늘하게 만드는 공포영화에서 긴박감 넘치게 만드는 음악이나 소리효과가 없다면 공포감은 저멀리 사라져 있을 것이다. 많은 뇌신경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은 인간에게 뚜렷한 생물학적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음악을 즐겨 듣는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맥길대 몬트리올 신경학연구소, 몬트리올 뇌·음악·소리 국제연구소(BRAMS), 몬트리올 뇌·언어·음악연구센터(CRBLM) 공동연구팀은 뇌의 청각회로와 보상회로 사이의 의사소통이 인간이 음악을 즐기는 중요한 이유라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3월 30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7명의 건강한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일련의 팝 음악을 들려주면서 뇌 변화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음악을 들을 때 뇌의 청각회로가 보상회로를 자극함으로써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좋아하는 음악이 나올 때 이 과정은 더욱 강화돼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는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울증을 치료할 때 많이 활용되는 ‘경두개 자기자극’ 장치를 이용해 음악을 듣기 전 보상회로를 강하게 자극시켰다. 경두개 자기자극은 자기장으로 뇌의 특정부위를 자극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하는 비수술 뇌자극의 방법이다. 음악을 듣기 전 보상회로를 자극 받게 되면 음악을 들을 때 즐거움과 쾌락의 강도가 상당히 높아지는 것이 관찰됐다. 반면 보상회로 활성을 낮추게 되면 음악을 들을 때 단순히 외부 소리를 듣는 것처럼 즐거움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맥길대 심리학과·몬트리올 신경학연구소 로버트 자토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각 영역이 보상영역 사이에 상호작용을 하면서 즐거움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라며 “음악이 뇌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방식은 음식, 돈, 술, 중독성 물질이 자극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인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단독] 블랙컨슈머 ‘배째라 민원’에 영혼까지 털리는 금융사

    [단독] 블랙컨슈머 ‘배째라 민원’에 영혼까지 털리는 금융사

    금융사 55곳 민원처리 年평균 5억 소모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한 A씨는 은행 영업점을 찾아 “왜 약정 이자율에서 세금을 떼고 주느냐”고 따졌다. 직원이 “이자 소득에는 원래 세금이 붙으며 약관에도 나와 있다”고 설명했지만 A씨는 “들은 적 없다”며 폭언했다. 결국 은행 측은 세금 액수만큼의 상품권과 사은품을 주고 A씨를 돌려보냈다. T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인 심명화(가명)씨는 고객 B씨의 항의에 두 달가량 불면증에 시달렸다. B씨는 2억원을 투자해 6개월 뒤 4000만원의 평가이익을 봤다가 다시 2000만원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2000만원을 번 셈이지만 B씨는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이익이 줄었으니 손해 본 것”이라고 주장하며 증권사의 감사부 등에 전화해 민원을 넣었다. 심씨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사비로 500만원을 줬다. A씨와 B씨처럼 과도한 보상을 노리고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 탓에 금융사들이 매년 수억원의 민원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민원 10건 중 1건꼴로 악성 민원이었다. 블랙컨슈머가 받아 간 돈은 고스란히 비용으로 남아 선의의 금융소비자들에게 떠넘겨진다.이런 내용은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제출받은 금융위원회의 ‘금융 블랙컨슈머로 인한 사회적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는 금융위 의뢰로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작성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손해·생명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사 55곳의 소비자 보호·민원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또 각 금융업권 관계자 10명을 상대로 심층 좌담회(FGI)도 진행했다. 이 결과 2019년 한 해 동안 금융사별 평균 블랙컨슈머 민원 건수는 167.7건이었고, 전체 민원 중 악성 민원 비율은 8.9%였다. 각 회사는 민원을 처리하는 데 평균 4억 9266만원을 썼다. 예컨대 소송·법률자문 비용이나 악성 민원 탓에 신체·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원의 치료비 등이 포함됐다. 업권별로는 손해보험사가 1곳당 평균 208만원을 써 지출이 가장 많았다. 특히 설문에 응한 금융사 중 한 곳은 2019년 악성 민원을 처리하는 데 102억원이나 들었다고 답했다. 일부 악성 민원인 탓에 은행원, 보험사 직원 등이 감정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회사는 뾰족한 방법을 마련해 주지 못했다. 연구를 주도한 윤민섭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영업점에서 블랙컨슈머 관리를 요청하면 본점 민원 담당자가 대신 대응한다”면서 “하지만 악성 민원인도 고객인 터라 적극적 대응이 쉽지 않아 대신 욕을 듣는 데 그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안착되기 전 일부 블랙컨슈머가 사소한 부분을 꼬투리 잡아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블랙컨슈머는 워낙 많은 민원을 제기해 상품권 같은 보상을 챙겨 지점 사이에서 존재가 소문났을 정도”라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을 블랙컨슈머로 분류할 수 있는지 업계 공통의 기준도 없는 실정”이라면서 “각 금융협회가 중심이 돼 기준부터 세워야 매뉴얼에 따라 블랙컨슈머와는 거래를 거절하는 등 적절한 수위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단독]“‘예금에서 왜 세금 떼냐’는 항의에 오늘도 상품권 줬습니다”

    [단독]“‘예금에서 왜 세금 떼냐’는 항의에 오늘도 상품권 줬습니다”

    금융위, ‘금융 블랙컨슈머 부담 완화 방안’금융사 전체 민원 10건 중 1건꼴 악성 민원법률자문·치료비 등에 한해 100억 넘게 쓴 곳도“영업점 직원 힘들어하면 본점 직원이 욕받이 역할”“블랙컨슈머 기준부터 세워 적절한 대응 수위 짜야”만기 1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한 A씨는 은행 영업점을 찾아 “왜 약정 이자율에서 세금을 떼고 주느냐”고 따졌다. 직원이 “이자 소득에는 원래 세금이 붙으며 약관에도 나와 있다”고 설명했지만 A씨는 “들은 적 없다”며 폭언했다. 결국 은행 측은 세금 액수만큼의 상품권과 사은품을 주고 A씨를 돌려보냈다. T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인 심명화(가명)씨는 고객 B씨의 항의에 두 달가량 불면증에 시달렸다. B씨는 2억원을 투자해 6개월 뒤 4000만원의 평가이익을 봤다가 다시 2000만원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2000만원을 번 셈이지만 B씨는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이익이 줄었으니 손해 본 것”이라고 주장하며 증권사의 감사부 등에 전화해 민원을 넣었다. 심씨는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사비로 500만원을 줬다. A씨와 B씨처럼 과도한 보상을 노리고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 탓에 금융사들이 매년 수억원의 민원 비용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민원 10건 중 1건꼴로 악성 민원이었다. 블랙컨슈머가 받아 간 돈은 고스란히 비용으로 남아 선의의 금융소비자들에게 떠넘겨진다. 이런 내용은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제출받은 금융위원회의 ‘금융 블랙컨슈머로 인한 사회적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는 금융위 의뢰로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작성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손해·생명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사 55곳의 소비자 보호·민원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또 각 금융업권 관계자 10명을 상대로 심층 좌담회(FGI)도 진행했다. 이 결과 2019년 한 해 동안 금융사별 평균 블랙컨슈머 민원 건수는 167.7건이었고, 전체 민원 중 악성 민원 비율은 8.9%였다. 각 회사는 민원을 처리하는 데 평균 4억 9266만원을 썼다. 예컨대 소송·법률자문 비용이나 악성 민원 탓에 신체·정신적 충격을 받은 직원의 치료비 등이 포함됐다. 업권별로는 손해보험사가 1곳당 평균 208만원을 써 지출이 가장 많았다. 특히 설문에 응한 금융사 중 한 곳은 2019년 악성 민원을 처리하는 데 102억원이나 들었다고 답했다. 일부 악성 민원인 탓에 은행원, 보험사 직원 등이 감정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회사는 뾰족한 방법을 마련해 주지 못했다. 연구를 주도한 윤민섭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영업점에서 블랙컨슈머 관리를 요청하면 본점 민원 담당자가 대신 대응한다”면서 “하지만 악성 민원인도 고객인 터라 적극적 대응이 쉽지 않아 대신 욕을 듣는 데 그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안착되기 전 일부 블랙컨슈머가 사소한 부분을 꼬투리 잡아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블랙컨슈머는 워낙 많은 민원을 제기해 상품권 같은 보상을 챙겨 지점 사이에서 존재가 소문났을 정도”라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을 블랙컨슈머로 분류할 수 있는지 업계 공통의 기준도 없는 실정”이라면서 “각 금융협회가 중심이 돼 기준부터 세워야 매뉴얼에 따라 블랙컨슈머와는 거래를 거절하는 등 적절한 수위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황성기 칼럼] 차기 대통령과 진실의 순간

    [황성기 칼럼] 차기 대통령과 진실의 순간

    미국과 중국의 알래스카 앵커리지 설전은 두 대국의 밀릴 수 없는 대결을 예고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날 선 대결은 2~3분간의 모두(冒頭) 덕담만 신문·방송에 공개하고, 기자들을 물린 뒤 말소리가 새지 않는 방에서 해야 했다. 기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을 연출한 것은 의도적이다. 세계를 향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리를 반 쯤씩 걸친 국가들에 귀 바짝 세워 들으라는 경고나 다름없다. 선택의 시간이 멀지 않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온 한국에 가혹한 시간이 뚜벅뚜벅 다가온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여건이란 숙명을 짊어진 한국에 북한 핵보다 까다로운 짐이다.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가 유지됐던 때와 다르다. 미국 코앞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 사이에서 이중적 딜레마를 견뎌 낼 여유는 점점 없어진다. 미국은 한국에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쿼드(QUAD) 참여를 종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중국 포위망에 한국이 힘을 보태기를 바라며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한미동맹 제언’ 보고서 집필에는 나이 교수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 요지는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미국에 중국 편을 들고 있다는 오해를 낳는다는 데 있다. ‘블링컨 장관이 쿼드 참여를 압박했느냐’는 질문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요청받은 적 없다”고 했다. 블링컨이 비공식 4자 협의체인 쿼드나 쿼드 플러스에 한국이 끼라고 요구했을 리도 없고, 설사 있더라도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지역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한국의 일관된 입장으로선 ‘노’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정 장관 말처럼 그것이 실체적 진실이라 해도 미국 방식은 노골적이지 않다. 나이 같은 여러 층위의 워싱턴 인사들이 한국을 압박한다. 한국은 비정부 인사들의 중국 포위론에 대해 양자택일의 어려움을 설명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완곡한 거부로 들리고 이런 거부가 퇴적해 한국 정부 태도가 미국에 각인되는 과정을 거친다. 국내에서 미중 가운데 누구를 고를지 논의가 활발하다. 그래도 중국에 붙자는 과격론자가 없는 게 다행이랄까. 오히려 “등거리 외교 아닌 (한미)동맹이 기본”(최종건 외교부 1차관), “한미동맹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다자안보협력으로”(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신간 ‘문정인의 미래 시나리오’)처럼 자주파로 불리는 진보적 인사조차도 한미동맹을 우선한다. 썩어도 준치이듯 군사를 포함한 미국의 종합적인 국력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엄중한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어정쩡한 입장을 잘 안다. 하지만 한국이 대중국 전략을 ‘전략적 협력동반자’라는 반투명 유리에 숨기는 것을 언제까지 두고 볼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궁금한 것은 전수방위(공격당했을 때만 방위력 행사) 해석을 바꾸고 집단적 자위권(동맹이 공격당했을 때 무력행사)을 발동해 미국과 함께 싸운다는 일본 같은 기특한 동맹이 될 수 있는지가 아니다. 미국이 추구하는 자유주의 질서를 교란하는 중국을 한국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은 것이다. 정 장관이 “미중은 선택 대상이 아니며 어느 쪽도 (선택하란) 요구를 한 적 없다”고 말했지만 엄마·아빠가 누굴 더 사랑하냐고 물은 적 없다는 순진한 아이의 말처럼 들린다. 2013년 서울을 방문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두 가지 베팅을 얘기했다.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라고. 미국이 앞으로도 한국에 베팅할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반대편 베팅에 언짢아하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블링컨 장관이 얼마 전 동맹국에 미중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말에 한숨 돌리는 동맹국이 있다면 바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겨냥한 연설이지만 그의 “중국의 강압적 행위가 집단 안보와 번영을 위협한다”는 언급을 보면 미 동맹국들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는 명확해진다. 미국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역전하는 2028년까지 7년도 남지 않았다. 쫓는 중국과 쫓기는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언제까지 미소 지을 수 있을까. 이르면 차기 대통령에게 ‘진실의 순간’이 닥칠지도 모른다. marry04@seoul.co.kr
  • 포미니츠의 언어는 갈색… 상상력 자극하려 찾았죠

    포미니츠의 언어는 갈색… 상상력 자극하려 찾았죠

    ‘이곳은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타의, 혹은 자의에 의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자 하나의 거대한 어항이다. 그들은 세상의 규칙과 규율, 개인의 죄책감 속에서도 벽에 부딪힐 때까지 헤엄치고 투쟁하고 좌절하다 다시 살아간다. 바다를 상상하는 물고기들처럼.’●피아니스트와 천재 재소자의 만남 독일의 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미니츠’(2006)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대본에선 무대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어항에 의미를 담았고, 극 중 재소자들은 물고기로 표현했다. 오는 7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포미니츠’ 무대는 이렇게 또 하나의 감옥이 된다.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는 크뤼거와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의 연대를 다룬 ‘포미니츠’는 양준모 예술감독, 박소영 연출, 맹성연 작곡가, 강남 작가의 손으로 무대를 꾸몄다. 강 작가는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8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HOPE(호프): 읽히지 않은 책’으로 데뷔한 뒤 서사 짙은 작품으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막한 ‘검은 사제들’에 이어 ‘포미니츠’로 특색이 강한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힘 있는 원작, 그 의미 최대한 살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작가는 “다른 장르로 재창작할 때는 분명 원작이 좋고 힘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원작의 의미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가 관객이 보고 듣는 장르라면 무대는 보여 주는 이상을 관객이 상상하는 장르죠. 의자 하나가 버스도, 집도 될 수 있어요. 무대 언어라는 건 결국 관객들을 얼마나 상상하게 만드느냐 아닐까 싶어요.” 관객과 만난 뮤지컬은 아직 두 편이지만, 벌써 강 작가의 무대 언어는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낭송을 하듯 곱씹어 담아 두고 싶을 만큼 은유적인 대사와 노래가 적절히 버무려지고,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다. 직설적인 감정과 재치 있는 유머가 객석을 찌르기도 한다. 배우들의 눈빛, 표정, 동작에 담긴 의미도 깨알같이 지문에 적는다. 강 작가는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이 인물을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글이 써진다고 했다. 영화 속 작은 배역까지 일일이 역할과 캐릭터를 더 많이 부여해 보고, 작품이 주는 색깔과 질감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게 그의 작업 과정이다. ‘포미니츠’는 갈색으로 떠올렸다고 한다. ●“멋진 연기 보니 태교는 저절로” 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한 강 작가는 연극 스태프로 오래 일했다. “공연장 경험이 있다 보니 좀더 연극적이라고 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나만의 색이 있다고 봐 주시니 감사한 일”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임신 7개월째인 강 작가는 “좋은 노래 듣고 멋진 배우들의 연기를 보니 태교가 절로 된다”고 웃으며 연습실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고객 최우선 챙기는 구광모… LG어워즈로 ‘찐팬’ 만들기

    고객 최우선 챙기는 구광모… LG어워즈로 ‘찐팬’ 만들기

    임호성 LG전자 홍성 서비스지점 주임은 지난해 2월 충남 서산시에 거주하는 한 할머니의 TV가 고장나 현장에 방문했다. 하지만 수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해당 부품의 수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결국 할머니가 얼마간 TV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적적하게 보낼 할머니가 마음에 걸렸던 임 주임은 궁리끝에 회사에서 TV를 대여해 당일 밤 바로 설치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이후에도 안부 전화를 걸며 부품이 언제쯤 도착해 고칠 수 있는지를 알리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할머니의 딸은 LG전자 홈페이지에 ”너무 감사하다”며 사연을 남겼다. LG그룹은 임 주임에게 전세계 25만 LG 임직원 중에 1년에 딱 3명에게만 주는 최고상인 ‘일등 LG상’을 수여했다고 31일 밝혔다. 임 주임은 “드라마와 노래자랑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낙으로 삼는 고향 부모님 생각이 났다”고 소감을 말했다. LG그룹이 ‘찐팬(진짜+팬)’을 늘려가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객 최우선’을 부르짖고 있는데 3년이 지나가면서 이것이 점차 LG의 DNA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구 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LG만의 고객 가치’를 강조했고, 2020년에는 “고객 관점에서 ‘페인 포인트(불편함)’을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객 감동을 완성해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팬덤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애플’이 여러 논란을 겪으면서도 탄탄한 팬층 덕분에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된 것처럼 LG도 ‘찐팬’을 늘려서 고객들이 반복·지속적으로 LG의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지난 30일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있었던 ‘LG어워즈’에서도 고객가치 실현을 우선시하는 구 회장의 면모가 드러났다. 원래 LG어워즈는 한 팀에게만 최고 영예의 ‘일등 LG상’을 안겼는데 올해는 ‘기반 프로세스’, ‘시장 선도’에다가 ‘고객 접점’ 분야까지 해서 총 세 팀에 최고상을 수여했다. 기존에는 최고상이 결국 혁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 임직원에게만 돌아가는 경향이 짙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고객 접점 분야에도 따로 ‘일등 LG상’을 배정하니 임 주임이 이를 수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올해 시상식부터 ‘고객 감동 실천 특별상’도 신설해 소리를 잘 못 듣는 고객을 위해 수첩에 글씨를 적어 소통하거나, 타사 제품에 대한 고객 문의까지 친절하게 설명하는 등 고객을 살핀 13개팀이 상을 받았다. ‘LG어워즈’에 참석해 직접 시상도 한 구 회장은 “고객을 향한 진실된 마음으로 바로 행동하고 도전하는 것이 LG가 추구하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최태원의 상의 찾아간 文 “경제 반등 시간… 상의 의견 최우선 협의”

    최태원의 상의 찾아간 文 “경제 반등 시간… 상의 의견 최우선 협의”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에 오른 최태원 회장의 첫 공식 외부 일정인 3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상공의 날 기념식 참석으로, 현 정부 들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제치고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떠오른 대한상의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공의 날 기념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유일한 법정 종합경제단체인 대한상의가 정부와 업계를 잇는 든든한 소통창구가 돼 주시길 바란다”며 “언제나 상공인들과 기업을 향해 마음과 귀를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경제 회복이 앞당겨지고 봄이 빨라질 것”이라며 경제계의 협조를 구했다. 최 회장도 “지난 1년 코로나19로 인한 혼돈 속에서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잘 버텨 왔다”면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경제도 재개의 조짐을 보이면서 드디어 기나긴 터널 끝 희미한 빛들이 보이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근 서울상의 부회장단에 합류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이 함께했다. 최 회장은 테드(TED) 형식으로 기념사를 전하는 등 과거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재계의 ‘젊은 피’들과 자리를 함께하며 재계 세대교체에 힘을 실어 준 셈이 됐다. 문 대통령은 상의 회장단과 배석한 청와대 참모 등에게 “과거에 음습하게 모임이 이뤄지면서 정경유착처럼 된 부분이 잘못된 것이지 공개적으로 기업의 애로를 듣고 정부 해법을 듣는 것은 함께 힘을 모으는 협력 과정”이라며 “경제부처와 비서실장, 정책실장 모두 기업인과 활발히 만나 대화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날 행사를 계기로 청와대가 집권 후반기에 재계와의 접촉점을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상의를 통해 수집되는 기업들 의견을 정부는 최우선적으로, 정례적으로 협의해서 함께 해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뮤지컬 ‘포미니츠’ 강남 작가 “관객들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무대”

    뮤지컬 ‘포미니츠’ 강남 작가 “관객들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무대”

    ‘이곳은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타의, 혹은 자의에 의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자 하나의 거대한 어항이다. 그들은 세상의 규칙과 규율, 개인의 죄책감 속에서도 벽에 부딪힐 때까지 헤엄치고 투쟁하고 좌절하다 다시 살아간다. 바다를 상상하는 물고기들처럼.’ 독일의 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미니츠’(2006)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대본에선 무대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어항에 의미를 담았고, 극 중 재소자들은 물고기로 표현했다. 다음달 7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포미니츠’ 무대는 이렇게 또 하나의 감옥이 된다.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는 크뤼거와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의 연대를 다룬 ‘포미니츠’는 양준모 예술감독, 박소영 연출, 맹성연 작곡가, 강남 작가의 손으로 무대를 꾸몄다.강 작가는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8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HOPE(호프): 읽히지 않은 책’으로 데뷔한 뒤 서사 짙은 작품으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막한 ‘검은 사제들’에 이어 ‘포미니츠’로 특색이 강한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작가는 “다른 장르로 재창작할 때는 분명 원작이 좋고 힘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원작의 의미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애쓰지 않아도 현장감 넘치는 공연과 무대라는 공간을 한껏 활용하면 뮤지컬의 매력이 충분히 드러난다는 얘기다. “영화나 드라마가 관객이 보고 듣는 장르라면 무대는 보여 주는 이상을 관객이 상상하는 장르죠. 의자 하나가 버스도, 집도 될 수 있어요. 무대 언어라는 건 결국 관객들을 얼마나 상상하게 만드느냐 아닐까 싶어요.”관객과 만난 뮤지컬은 아직 두 편이지만, 벌써 강 작가의 무대 언어는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낭송을 하듯 곱씹어 담아 두고 싶을 만큼 은유적인 대사와 노래가 적절히 버무려지고,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다. 직설적인 감정과 재치 있는 유머가 객석을 찌르기도 한다. 배우들의 눈빛, 표정, 동작에 담긴 의미도 깨알같이 지문에 적는다. 강 작가는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이 인물을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글이 써진다고 했다. 양준모 감독의 ‘포미니츠’ 대본 제의 전화를 받았을 즈음엔 다른 작품들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빠듯했지만 영화를 보자마자 “이건 꼭 내가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영화 속 작은 배역까지 일일이 역할과 캐릭터를 더 많이 부여해 보고, 작품이 주는 색깔과 질감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게 그의 작업 과정이다. ‘포미니츠’는 갈색으로 떠올렸다고 한다.대본 뿐 아니라 예술감독, 연출, 배우들과의 협업으로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강 작가가 꼽은 공연의 묘미다. 악귀를 쫓는 구마의식이 과연 무대 위에선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증을 불렀던 ‘검은 사제들’을 두고 강 작가는 “오히려 대본에선 악귀가 밋밋하게 쓰였는데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더욱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게 됐다”고 했다. ‘포미니츠’에서 크뤼거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은 제니가 콩쿠르 무대에서 연주하는 4분도 강 작가는 “과연 어떻게 무대에서 그려질지 궁금하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대본에 제니가 어떤 마음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지 한 바닥 지문으로 썼다. 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한 강 작가는 연극 스태프로 오래 일했다. 직접 글을 써보기로 하고 뮤지컬 아카데미에 들어간 뒤 발표한 첫 작품이 ‘호프’다. 독특한 어법 때문인지 주변에선 “잘 안 될 작품”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는데, 오훈식 알앤디웍스 대표 등과 작업하며 무대를 완성한 첫 해 작품상과 대본상 등을 휩쓸었다. 강 작가는 “공연장 경험이 있다 보니 좀더 연극적이라고 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나만의 색이 있다고 봐 주시니 감사한 일”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임신 7개월째인 강 작가는 “좋은 노래 듣고 멋진 배우들의 연기를 보니 태교가 절로 된다”고 웃으며 연습실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증 난청, 보청기 부담된다면 음성증폭기 도움 받을 수 있어

    경증 난청, 보청기 부담된다면 음성증폭기 도움 받을 수 있어

    국내 난청 인구 중 약 10%만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보청기는 해외 주요 업체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해 국내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가격이 높게 책정되고 있다. 여기에 보청기 착용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크다 보니 난청 진단 후에도 증상을 방치하기도 한다. 노인성 난청의 경우 흔한 노화의 과정으로 치부해 제대로 진단과 치료조차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청은 단순히 청력의 문제만이 아니다. 방치할 경우 이명, 두통, 어지럼증,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우울증 등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이제이피’는 보청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난청인들이 느끼는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고가의 해외 보청기 제품과 견줄 성능의 스마트 음성증폭기 ‘Dr Chaim 오렌지에이드 프로’(Orangeaid Pro)를 선보였다.해당 제품은 난청 초기의 경증 난청인들이 보청기 사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보청기와 동일한 보청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했다. 청력 저하 또는 소리가 작아서 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 소리를 증폭 시켜 원활한 청취가 가능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남녀노소 누구나 거부감 없이 착용 가능하도록 최신 무선 이어폰을 연상케 하는 세련된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이제이피 관계자는 “스마트 보청기 Dr Chaim 오렌지에이드 프로는 불필요한 유통 구조를 생략하고 제품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여 최고의 부품과 보청기술을 탑재해 맞춤 제작이 필요한 기존 제품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이 큰 장점”이라며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높은 가격에 대한 편견을 깨고 국내 난청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Dr Chaim 오렌지에이드 프로 스마트 보청기 구입 등에 더욱 자세한 정보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포스코건설, 멘토링·창업경진대회… 청년의 꿈 ‘으으’

    포스코건설, 멘토링·창업경진대회… 청년의 꿈 ‘으으’

    미래·청년세대에 투자하는 것이 곧 미래에 대한 투자다. 포스코건설은 이 같은 기조로 청년 취업을 돕는 다양한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포스크건설의 차세대 건설 분야 스타트업 경진대회는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의 요구와 자신의 창업 아이템을 사업화하고 싶어 하는 청년 창업자들의 요구를 결합하기 위해 마련됐다. 경진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은 포스코건설 실무자들의 ‘멘토링’을 제공받아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자신의 창업 아이템에 녹일 수 있다. 올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협력사 대상 기술협력 공모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한 단계 진보한 멘토링을 실시하며 현장 적용이 가능한 우수 제안은 실질적 보상을 제공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또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함께 대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멘토링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인천 및 수도권 대학생을 대상으로 건축설계, 인프라설계, 플랜트 엔지니어링, 연구개발(R&D), 경영기획 등 건설직무 특성을 소개해 취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올해는 수도권 외 다른 지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 멘토링을 제공해 실제 현장 직원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듣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더불어 해외 개발도상국 청년들의 자립지원 및 지역 고용 창출을 위한 건설기능인력 양성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의 청년을 대상으로 조적, 미장, 목공 등 초급 기능공 직업훈련소를 운영해 오며 이들 국가 청년세대의 취업을 돕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선거용’ 가덕도 띄우기…결국 김해신공항 폐기

    ‘선거용’ 가덕도 띄우기…결국 김해신공항 폐기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빼도 박도 못하게 대못을 박았다. 김해 신공항 백지화를 공식 선언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사실상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철저한 검증 없이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뒤집어엎은 것이다. 잔여 임기 1년짜리 부산시장을 얻기 위해 당정뿐 아니라 야당까지 야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가덕도 신공항법 후속 조치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후속 조치의 첫 단계로 기존의 김해 신공항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한 일체의 업무를 즉시 중단하고, 보류 중인 김해 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도 잘라버렸다. 2016년 정부가 확정한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5년 만에 포기 선언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국토연구원 용역과 프랑스 파리공항 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사전타당성(사타) 검토 등 전문기관의 객관적 판단을 거쳐 결정한 정책을 스스로 뒤집는 ‘자기 부정’에 빠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가덕도는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 선정을 위한 전문 기관의 사타에서 김해, 밀양에 뒤진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간 최소 40억원 넘는 혈세가 버려진 셈이다. 정부는 신속하게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타와 자문을 동시에 실시하기로 했다. 공항 건설 과정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일사천리로 추진한다. 오는 5월 안에 사타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3월 내에 사업추진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대규모 공항 건설 사타는 경제성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로 1년 이상 걸린다. 이번 사타는 공항 건설 위치가 가덕도로 정해진 만큼 일반적인 국책사업 사타에서 이뤄지는 입지 검토는 아예 배제된다. 확정된 공항 건설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원 조달, 공기단축 방안 등을 마련하는 절차로 ‘답정너’식 사타라고 보면 된다. 사업비가 최대 28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인데도 1년 안에 모든 사업 방향을 결정짓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타와 동시에 이뤄지는 자문 역시 사타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보완하는 성격이 짙다. 여기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조속한 신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필요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와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 31개 법률에 따른 각종 인허가 절차 간소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타가 종료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정창수 관동대 석좌교수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정책결정 과정을 무시하고 특별법을 만들더니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신공항 건설 준비도 1년 안에 뚝딱 해치우겠다는 것은 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정치적 결정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화사, RBW와 재계약 “마마무 해체 없다”

    화사, RBW와 재계약 “마마무 해체 없다”

    4인조 걸그룹 마마무 화사가 현 소속사인 RBW와 재계약하며 동행을 이어간다. RBW는 화사의 재계약 소식을 알리면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만큼 앞으로도 그룹은 물론 개인 활동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RBW는 “휘인과도 재계약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 중이며 마마무의 해체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마무는 데뷔 7년차를 맞아 소속사와 재계약 논의를 해왔고 앞서 1월 문별과 솔라가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Mr.애매모호’로 데뷔한 마마무는 뛰어난 실력으로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음오아예’, ‘넌 is 뭔들’, ‘힙’ 등 여러 히트곡을 냈다. 최근에는 멤버들 각자 앨범을 내며 솔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화사는 ‘멍청이’, ‘마리아’ 등을 잇달아 흥행시켜 솔로 아티스트로 두각을 나타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스트리밍 알고리즘도 포털뉴스 추천만큼 난감하네”

    [달콤한 사이언스] “음악스트리밍 알고리즘도 포털뉴스 추천만큼 난감하네”

    지난 2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한국에도 진출했다. 기존의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어서 어떻게 스트리밍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인가도 주목되고 있다. 이들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음악이 왜 추천됐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데이터 과학자들이 이같은 큐레이션이 특정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추천되지 않는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오스트리아 지식센터, 인스부르크대, 린츠 요하네스 케플러대, 린츠공과대 AI연구소, 그라츠공과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공동연구팀은 스트리밍서비스의 음악추천 시스템이 하드 록이나 힙합 등 비대중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선호도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출판그룹에서 발행하는 컴퓨터 과학분야 국제학술지 ‘EPJ 데이터 사이언스’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알고리즘 기반 음악추천이 주류 음악과 비주류 음악 선호도에 따라서 얼마나 달라지고 정확한지 비교했다. 연구팀은 영국의 ‘라스트FM’(Last.fm)이라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을 사용하는 4190명의 청취이력과 알고리즘 추천 음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비주류 음악 청취자 그룹을 포크음악 같이 어쿠스틱 악기와 보컬이 들어간 음악을 듣는 집단, 하드록, 힙합, 전자음악 같은 하이에너지뮤직 청취자, 뉴에이지처럼 보컬 없는 연주음악 청취자, 보컬 없는 하이에너지뮤직 청취자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자들은 비주류 음악 애호가들이 자신이 선호하는 장르를 벗어난 음악을 추천 받는 정도와 그런 음악의 추천 가능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비주류 장르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현재 유행하는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에 비해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음악들이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주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장르의 연주음악들이 추천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하드록이나 힙합을 즐겨듣는 사람들에게는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포크음악이나 연주음악, 그 밖의 장르 중에서 박자가 강한 것들이 추천된 것으로 조사됐다.연구팀에 따르면 스트리밍 서비스의 추천 정확도는 최신 유행곡들을 즐겨듣는 사용자들일수록 높게 나왔으며 하드록, 힙합을 비롯한 하이에너지뮤직 선호도가 높은 사람들은 음악 추천 정확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인기 장르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오스트리아 그라츠공대 엘리자베스 렉스 교수(응용컴퓨터과학)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제공하는 음악이 많아지면서 사용자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알고리즘은 보다 대중적인 음악으로 편향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선호도가 낮고 비주류 음악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원치 않는 곡들을 추천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렉스 교수는 “음악 장르 뿐만 아니라 뉴스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원치 않는 것들을 제공해줄 가능성은 크다”라며 “비주류 음악 애호가들에게 좀 더 정확하게 추천해줄 수 있는 것과 같은 개인 선호도에 따른 추천 알고리즘이 더 강력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