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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제주올레걷기축제 22일 개막,23개코스에서 분산 운영

    2021제주올레걷기축제 22일 개막,23개코스에서 분산 운영

    제주올레는 ‘2021 제주올레걷기축제’ 가 22일 개막한다고 19일 밝혔다.축제는 제주의 자연이 빛나는 계절인 가을에 올레길을 하루 한 코스씩 걸으며 문화예술 공연과 지역 먹거리를 즐기는 이동형 축제다. 2010년 시작해 올해 12회째다. 23일간 우도와 추자도, 가파도 등 섬 코스를 제외한 본섬 23개 코스에서 진행한다. 축제에서는 각 코스의 걷기를 비롯하여 지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와 흥을 돋워주는 공연 등 풍성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올레길은 연중 아무 때나 걸을 수 있지만, 제주올레걷기축제 기간 중에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된다. 2코스 오조리 마을에서는 주민에게 직접 듣는 생생한 마을 소개 프로그램이 마을식당 ‘돌담쉼팡’에서 마련됐다. 4코스와 7코스에서는 귤과 보말을 직접 따보는 ‘내귤∼ 더귤’, ‘잡아봤니? 보말! 먹어봤니? 보말!’, 7-1코스에서는 서귀포 호근동 할머니들이 손수 기록하고 그린 책 ‘디어 마이 호근동’으로 꾸미는 북토크 프로그램, 13코스에서는 ‘놀멍, 먹으멍 알아가는 즐거움이 가득한 낙천리 마을 이야기’ 등이 운영된다. 한편 제주올레길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상징물이 설치된다.이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 당시 한국과 스페인 간 관광교류 활성화 일환으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과 한국 ‘제주 올레길’에 상호 상징구간을 만들기로 논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제주도는 20∼21일 이틀간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 스페인대사를 초청해 올레1코스를 함께 걸으며 상징물 설치 장소를 확인하고 공동 마케팅 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는 다음 달에는 한국에서 열리는 ‘한-스페인 국제협력 관계기관’ 회의에 참석하는 스페인관광청 관계자, 갈라시아주 정부 관계자 등을 제주로 초청, 공동마케팅 업무협약 체결 일정 및 구체적인 세부 추진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 70년 뒤 사과 재배면적 0.9%뿐… “대 이은 과수원은 기억에만”

    70년 뒤 사과 재배면적 0.9%뿐… “대 이은 과수원은 기억에만”

    [세아네 사과밭] 먹음직스러운 사과가 빨갛게 익어 가는 경남 함양군의 사과농장. 이곳은 화가도, 만화가도, 마술사도 되고 싶은 ‘꿈 부자’ 마세아(9)양의 놀이터이자 곤충과 지렁이를 관찰하는 생태공원인 동시에 조부모 시절부터 3대가 살아온 터전이다. 하지만 폭염과 폭우, 따뜻한 겨울과 이른 봄 등 기상이변이 반복되면서 사과농장은 생기를 잃어 가고 있다. 세아의 부모님은 세아가 어른이 될 때면 사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한다. 세아 부모님은 11년째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윗대부터 치면 60년 가까이 사과를 키운 대물림 장인의 농장이다. 세아는 이곳에서 잘린 사과나무 가지로 동생과 칼싸움도 하고 친구들과 술래잡기도 한다. 가을에는 부모님을 도와 사과 따는 일을 돕는다. 기후위기가 세아네 사과농장을 덮치기 시작한 건 10년 전인 2010년대 중반부터다. 세아의 부모님은 이때부터 겨울이 따뜻해지고 봄이 일찍 오면서 사과꽃이 피는 시기가 빨라졌다고 기억했다. 일찍 개화한 사과꽃은 꽃샘추위를 피하지 못하고 냉해를 입었다. 2018년 폭염, 2019년 태풍, 2020년 기록적인 장마와 2021년 가을장마를 연이어 겪으면서 세아네 농사는 지난해 대비 올해 생산량이 20% 감소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짧은 인생의 전부를 사과농장에서 살아온 세아는 이상기후가 사과를 병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사과나무가 스트레스를 받는대요. 열매가 잘 크지 않고 예쁜 색으로 익지도 않아요. 비가 많이 오면 병에 걸리고 벌레도 많이 꼬이고요. 썩은 사과가 떨어지고 잎이 노랗게 변하는 걸 자주 봤어요.” 이상기후가 몰고 온 피해를 겪으면서 세아네 가족은 자연스레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사과를 포장할 때 쓰는 난좌도 스티로폼 대신 종이로 바꿨다. 한반도를 대표하는 과수작물인 사과는 기후변화로 재배지가 급격히 변하고 면적도 줄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80~2010년 과거 30년간 우리나라 땅의 68.7%에서 사과농사가 가능했으나, 2020년대 들어서는 36.0%로 줄어들고 2050년에는 10.5%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2090년에는 사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0.9%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의 부모님은 이 땅을 물려받을 세아와 세아의 동생,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의 앞날을 걱정한다. “20~30년 후에는 저희 지역에서 더는 사과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거예요. 우리 과수원은 세아의 흐릿한 기억 속에만 남겠죠.”[헤스본네 농장] 불타는 태양, 메마른 강한 바람, 난생처음 듣는 ‘끼르륵 끼르륵’ 소리….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에 사는 헤스본 로쿠웜(12)은 메뚜기떼가 농장을 덮친 그날을 이렇게 기억했다.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아이는 세아뿐만이 아니다.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은 기후변화로 직접적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헤스본의 식구 6명을 책임지는 약 4000㎡의 농장은 지난해 5월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80% 이상의 농작물이 파괴돼 폐허가 됐다. 메뚜기떼가 습격할 당시 헤스본은 여느 날과 같이 농장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메뚜기떼가 몰려오자 헤스본의 부모님은 숯에 불을 피워 메뚜기를 쫓아내려 했다. 헤스본도 소중한 농장을 지키기 위해 조그마한 손으로 나무막대기를 들고 메뚜기떼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러나 메뚜기떼는 3~5일간 우악스럽고 집요하게 배를 채운 뒤에야 농장을 떠났다. 메뚜기떼는 주로 건기에 찾아온다. 과학자들은 메마른 초원에서 먹이 활동이 어려워진 메뚜기들이 무리를 지어 인간의 농장을 약탈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헤스본이 사는 투르카나주는 케냐에서도 건조지역으로 손꼽힌다. 원래도 건조했던 헤스본의 마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척박해졌다. 헤스본의 아버지 마크 에쿠웜은 “내가 어릴 때는 지금보다 식량도 풍부했고 곡물 가격도 저렴했다”고 기억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케냐의 건기가 혹독해진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는다. 비영리기구 활동가인 패트릭 로퀘옌은 “케냐의 강수량은 전보다 더 불규칙해지고 예측이 어려워졌으며 가뭄의 빈도가 증가했다”면서 “현지 전문가들은 메뚜기떼 습격이 기후변화와 극심한 변동성 때문이라고 하지만 기후 위기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세아와 헤스본을 포함한 많은 아이가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 가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기후 위기가 계속될 경우 204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식량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하고, 연간 약 7억명의 사람들이 6개월 이상의 장기 가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식량 부족으로 죽거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소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 과장은 “기후변화는 아이들의 식탁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들의 오늘이 기후변화로 계속해서 바뀌다 보면 아이들의 미래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폭염·장마에 시달리는 사과밭, 메뚜기떼가 쓸어간 케냐의 농장…기후위기로 생계까지 위협받는 아이들

    폭염·장마에 시달리는 사과밭, 메뚜기떼가 쓸어간 케냐의 농장…기후위기로 생계까지 위협받는 아이들

    [편집자주]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 당신들이 좀 무서워했으면 좋겠다”며 세계 지도자들을 질타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불타고 있는 건 툰베리의 집만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집이고 미래다. 자연은 기후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보냈지만, 어른들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외면했다. 환경학자들은 “미래 세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고,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과 이기심을 위해 지구를 계속 채찍질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인류의 ‘마지막 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불을 꺼야 하는 이유다.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의 생존 보고서를 통해 답을 찾는다. 기획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그린피스가 함께했다.먹음직스러운 사과가 빨갛게 익어 가는 경남 함양군의 사과농장. 이곳은 화가도, 만화가도, 마술사도 되고 싶은 ‘꿈 부자’ 마세아(9)양의 놀이터이자 곤충과 지렁이를 관찰하는 생태공원인 동시에 조부모 시절부터 3대가 살아온 터전이다. 하지만 폭염과 폭우, 따뜻한 겨울과 이른 봄 등 기상이변이 반복되면서 사과농장은 생기를 잃어 가고 있다. 세아의 부모님은 세아가 어른이 될 때면 사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한다. 세아 부모님은 11년째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윗대부터 치면 60년 가까이 사과를 키운 대물림 장인의 농장이다. 세아는 이곳에서 잘린 사과나무 가지로 동생과 칼싸움도 하고 친구들과 술래잡기도 한다. 가을에는 부모님을 도와 사과 따는 일을 돕는다. 사과농장의 경사진 비탈에서 눈썰매 타는 것도 좋아하지만 최근 몇 년간 눈이 오지 않아 썰매를 못 꺼낸 지 꽤 됐다. 기후위기가 세아네 사과농장을 덮치기 시작한 건 10년 전인 2010년대 중반부터다. 세아의 부모님은 이때부터 겨울이 따뜻해지고 봄이 일찍 오면서 사과꽃이 피는 시기가 빨라졌다고 기억했다. 일찍 개화한 사과꽃은 꽃샘추위를 피하지 못하고 냉해를 입었다. 2018년 폭염, 2019년 태풍, 2020년 기록적인 장마와 2021년 가을장마를 연이어 겪으면서 세아네 농사는 지난해 대비 올해 생산량이 20% 감소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짧은 인생의 전부를 사과농장에서 살아온 세아는 이상기후가 사과를 병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사과나무가 스트레스를 받는대요. 열매가 잘 크지 않고 예쁜 색으로 익지도 않아요. 비가 많이 오면 병에 걸리고 벌레도 많이 꼬이고요. 썩은 사과가 떨어지고 잎이 노랗게 변하는 걸 자주 봤어요.” 이상기후가 몰고 온 피해를 겪으면서 세아네 가족은 자연스레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사과를 포장할 때 쓰는 난좌도 스티로폼 대신 종이로 바꿨다. 한반도를 대표하는 과수작물인 사과는 기후변화로 재배지가 급격히 변하고 면적도 줄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80~2010년 과거 30년간 우리나라 땅의 68.7%에서 사과농사가 가능했으나, 2020년대 들어서는 36.0%로 줄어들고 2050년에는 10.5%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2090년에는 사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0.9%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세아의 부모님은 이 땅을 물려받을 세아와 세아의 동생,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의 앞날을 걱정한다. “20~30년 후에는 저희 지역에서 더는 사과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거예요. 우리 과수원은 세아의 흐릿한 기억 속에만 남겠죠.” 집요한 메뚜기떼가 지나간 자리… 배고픔과 가뭄이 남았다 불타는 태양, 메마른 강한 바람, 난생처음 듣는 ‘끼르륵 끼르륵’ 소리….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에 사는 헤스본 로쿠웜(12)은 메뚜기떼가 농장을 덮친 그날을 이렇게 기억했다.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아이는 세아뿐만이 아니다.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은 기후변화로 직접적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 헤스본의 식구 6명을 책임지는 약 4000㎡의 농장은 지난해 5월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80% 이상의 농작물이 파괴돼 폐허가 됐다. 메뚜기떼가 습격할 당시 헤스본은 여느 날과 같이 농장에서 잡초를 뽑고 있었다. 메뚜기떼가 몰려오자 헤스본의 부모님은 숯에 불을 피워 메뚜기를 쫓아내려 했다. 헤스본도 소중한 농장을 지키기 위해 조그마한 손으로 나무막대기를 들고 메뚜기떼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러나 메뚜기떼는 3~5일간 우악스럽고 집요하게 배를 채운 뒤에야 농장을 떠났다. 메뚜기떼는 주로 건기에 찾아온다. 과학자들은 메마른 초원에서 먹이 활동이 어려워진 메뚜기들이 무리를 지어 인간의 농장을 약탈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헤스본이 사는 투르카나주는 케냐에서도 건조지역으로 손꼽힌다. 원래도 건조했던 헤스본의 마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척박해졌다. 헤스본의 아버지 마크 에쿠웜은 “내가 어릴 때는 지금보다 식량도 풍부했고 곡물 가격도 저렴했다”고 기억했다. 현지 활동가들은 케냐의 건기가 혹독해진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는다. 비영리기구 활동가인 패트릭 로퀘옌씨는 “케냐의 강수량은 전보다 더 불규칙해지고 예측이 어려워졌으며 가뭄의 빈도가 증가했다”면서 “현지 전문가들은 메뚜기떼 습격이 기후변화와 극심한 변동성 때문이라고 하지만 기후 위기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부족하다”고 우려했다.세아와 헤스본을 포함한 많은 아이가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어 가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기후 위기가 계속될 경우 204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식량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하고, 연간 약 7억명의 사람들이 6개월 이상의 장기 가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식량 부족으로 죽거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소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 과장은 “기후변화는 아이들의 식탁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들의 오늘이 기후변화로 계속해서 바뀌다 보면 아이들의 미래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그플레이션 부채질 하는 기후변화 기후변화가 불러온 식량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에서 가뭄, 산불, 폭우, 태풍 등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려 세계 곡물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은 한국 소비자의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격 급등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0 포인트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2.8% 오른 수치다. FAO는 24개 식량 품목의 국제가격 동향을 살펴 매월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발표하는데, 2014~2016년 가격 평균을 기준(100)으로 한다. 세계의 곡물 생산량과 가격의 변화는 식량자급률이 낮은 한국의 식탁 물가에도 직격탄이 됐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2% 올랐다. ‘금(金)파’, ‘파테크’라는 신조어를 양산한 파값은 305.8% 급등했고, 사과(55.3%), 고춧가루(34.4%), 쌀(13.1%)도 크게 올랐다. 한국은 2019년 기준 식량자급률이 45.8%, 사료를 포함한 곡물의 자급률은 21.0%에 불과하다. 필요한 먹거리의 절반조차 우리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런 낮은 식량자급률은 먹거리를 절대적으로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식량 수입국이다. 곡물 가격의 상승이 일반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애그플레이션(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3월 1.5%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부터 9월까지 2.3~2.6%를 넘나드는 등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 중이다.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만한 가격 변화도 있었다. 올해 13년 만에 라면 가격이 11.9% 인상됐고, 즉석밥도 6~7% 가격이 올랐다. 올해도 세계 각지에서 이상기후가 끊이지 않은 만큼 애그플레이션은 다음 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농업 환경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크게 달라지면서 식량 생산에 악영향을 가져왔다. 폭염과 가뭄 일수가 늘어나고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농민들이 떠안고 있다. 2011년 약 169만 8000㏊였던 경지면적은 지난해 약 156만 5000㏊로 지난 10년간 7.8% 감소했다. 이창표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활동가)는 “우리나라의 폭염 일수는 지난 10년 사이 150%, 가뭄 일수는 15%나 증가했다”면서 “정부가 유통망의 다각화로 식량을 확보하는 정책에만 중점을 둘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기후변화 대책과 농가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美 ‘입국 신고서’ 미제출 中 유학생, 하루 아침에 ‘불법 체류자’ 신세

    美 ‘입국 신고서’ 미제출 中 유학생, 하루 아침에 ‘불법 체류자’ 신세

    미국과 중국간의 정치적인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재 중국 영사관조차 자국 유학생에게 미국 출입국에 대한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지난 7월 500여 명의 중국 유학생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이 일제히 거부당하는 등 중국 유학생에 대한 보복성 움직임이 보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미국 대학교에서 서류 미제출을 이유로 50여 명의 중국 유학생의 유학 비자를 실효시켰다. 중국의 관영 매체인 환치우시보(环球时报)에 따르면 미국 현지 시각 9월 28일 뉴욕주립대학교 버펄로 캠퍼스에서 일방적으로 중국 유학생들에게 유학 비자 실효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학교 유학생 관리사무소 측은 이메일을 통해 “해당 메일을 받는 학생은 학교 규정에 따라 I-94 서류 복사본을 제출하지 않았기에 당일부터 유학생 비자인 F-1를 실효한다”라고 알렸다. 여기서 말한 I-94 서류는 관세국경 보호청의 출입국 기록 서식으로 해외 여행 시 작성하는 출입국 사실 증명에 해당한다. 학교 측은 유학생은 등록 후 30일 이내에 I-94 복사본을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합당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각 이후로 해당 유학생들은 모두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되었으니 하루빨리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도 덧붙였다. 학교 측의 해당 조항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 해당 서류 제출을 요청했지만 서류 미제출 시 유학 비자까지 취소되는지는 알지 못했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당사자들의 충격이 큰 상태다. 게다가 미국에서 오래 유학한 경험자들 역시 “I-94 서류는 처음 듣는 일”이라며 “유학원에서도 해당 서류는 필수 제출 자료가 아니다”라며 학교 측의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국제 교육자 협회(NAFSA) 산하 중국회원은 직접 해당 학교에 서신을 보내 중재에 나섰다. 해당 자료는 온라인에서 검색이 가능하니 학교 측에서 별도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지 않아도 된다며 해당 학생들의 유학생 신분을 회복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뉴욕주립대학교 버펄로 캠퍼스 중국 유학생 연합회에서도 “미국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I-94 제출을 강요하는 경우는 적다”면서 학교 측에 재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지어 주 뉴욕 총영사관에서도 학교 측과 접촉을 시도하며 개입하고 있지만 소용없었다. 학교 측은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니라 학생들의 잘못”이라며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일부 학생들은 귀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학교는 개설한 온라인 수업이 적어 또다시 중국으로 돌아가 1달 동안 격리한 뒤 미국 유학 비자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한 학교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유학생 비자를 실효시킨 것으로 일각에서는 미∙중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일어난 것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 [여기는 베트남] 충전 중 휴대폰 폭발로 온라인수업 듣던 초등생 사망

    [여기는 베트남] 충전 중 휴대폰 폭발로 온라인수업 듣던 초등생 사망

    충전 중이던 휴대폰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던 초등 5학년생이 휴대폰 폭발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뚜오이째를 비롯한 베트남 현지 언론은 14일 응에안성 남단현의 한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A군이 자택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던 중 휴대폰 폭발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A군은 14일 오후 3시~5시에 잡힌 온라인 수업을 위해 휴대폰에 충전기를 꽂은 채 수업을 들었다. 사고가 일어난 것은 이날 오후 4시경. 갑자기 충전 중이던 휴대폰이 폭발을 일으켰고, 불꽃이 A군의 옷에 옮겨붙었다. A군은 응급실로 이동 중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관할 지역 교육부 책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지난 3주간 학생들이 정상 등교를 하고 있지만, 1주일에 1회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이 사고 경위를 추가로 조사 중이다. 한편 베트남 전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휴대폰 혹은 컴퓨터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하노이 동다 지구의 한 초등학교 5학년생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던 중 철 귀이개로 노트북 전원 코드를 찌르다 감전사했다. 광빈성의 17살 여학생은 집에서 충전 중이던 휴대폰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던 중 휴대폰이 폭발을 일으켜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지난 8월에는 북부 하이퐁에서 노트북 배터리의 폭발로 일가족 4명이 사망했다. 베트남 당국은 온라인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안전 관리 점검에 나섰고, 가정에서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 황진희 경기도의원, 경기도교육청 4단계 스쿨넷 사업 현장의견 청취 정담회

    황진희 경기도의원, 경기도교육청 4단계 스쿨넷 사업 현장의견 청취 정담회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부위원장 황진희 의원(더불어민주당·부천3)은 지난 14일 경기도교육청의 4단계 스쿨넷 사업에 관한 공익감사 청구 관련 조사 소위원회 활동을 앞두고 경기도의회 부천상담소에서 교육 현장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황진희 부위원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조사 소위원회를 구성, 활동을 앞두고 있다”며 “활동을 통해 원인을 규명, 대안 마련과 뒤처져 있는 교육환경의 개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교원단체 관계자는 4단계 스쿨넷 사업과 관련해 학교 이관 시 학교현장에 가져올 혼란과 갈등을 설명하면서 “학교가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 사업의 학교 이관을 즉시 중단해야 함과 현장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황진희 의원은 “경기도의회가 이번 조사 소위원회 활동을 통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해 아이들의 좀 더 나은 학습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한발 앞장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4단계 스쿨넷 서비스 사업은 각급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서 이용하는 인터넷 통신서비스 사업으로 3단계 종료 후 4단계 추진에 앞서 인터넷 통신사업자 선정 주체 및 추진 여부를 두고 학교와 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이날 정담회에는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경기교사노동조합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조사 소위원회 본격 활동은 19일로 예정돼 있다.
  • “사형 각오”…‘전자발찌 살인’ 강윤성, 첫 재판에서 혐의 모두 인정

    “사형 각오”…‘전자발찌 살인’ 강윤성, 첫 재판에서 혐의 모두 인정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한 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이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박상구)는 14일 오전 10시 ▲강도살인 ▲살인 ▲사기 ▲공무집행방해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씨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앞서 강씨가 자신의 변호인에게 자신을 변호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보낸 것에 대해 “피고인이 의견서에 변호도 필요 없고 검사가 공소장을 낭독하는 모두진술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썼는데 이와 같은 절차는 피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한 것이다. 공개 재판 원칙과 공판 중심주의 등의 가치를 위해서도 형사소송법 규정상 피고인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략하거나 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재판을 시작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강씨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강씨는 검찰이 낭독한 공소 사실을 인정하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울먹이며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강씨는 첫 번째 피해자 A씨에게 범행을 저지를 당시 흉기를 사용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A씨가 정말 죽은 것인지 기절하는 척 하는 것인지 몰라서 흉기 끝으로 툭툭 건드려본 것”이라면서 “흉기를 살해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씨는 언론 보도에 불만을 드러내며 자신의 정직함을 강조했다. 그는 흉기에 대해 “경찰 조사 당시 처음엔 집에 있는 흉기라고 진술했지만, 피해자들에게 정직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마트에서 구매한 것이라고 진술을 바꿨다. 수사관들도 왜 피의자 스스로 불리할 정도로 진술하냐고 했다”면서 “그랬더니 뉴스에 계획적 살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저는 정직함으로 돌파하려 했는데, 그런 사실들이 계획범죄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또 두 번째 피해자 B씨와의 연인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강씨는 “A씨의 신용카드로 구매한 휴대전화를 팔아 마련한 410만원을 B씨 가족의 등록금으로 줬다”면서 “통화 기록을 보면 알겠지만 하루에 2~3시간씩 매일 통화하는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사로부터 ‘B씨의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죽이려 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듣는 순간 내가 왜 A씨한테 400만원을 빼앗았을까 생각했다. 차라리 B씨를 죽였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저는 그냥 맹목적인 사랑 앞에 400만원을 (B씨에게) 해줘야 한다는 일념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씨는 “오늘 저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저는 아무 이의제기도 하지 않을 만큼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하며 진술을 마무리했다. 강씨는 지난 8월 26일 A씨를 살해하고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후 29일 B씨를 연이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송파경찰서에 자수한 뒤 8월 31일 구속됐다. 검찰은 강씨가 금전적 문제로 피해자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씨의 두 번째 재판은 다음 달 9일 오후 2시 진행될 예정이다.
  • 일상의 습작, 찰나의 기록

    일상의 습작, 찰나의 기록

    자신만의 ‘수묵 가로 획선의 중첩’ 방식현대인의 일상을 현대적 동양화로 재현회화·벽화 등 65점, 20년 작업 고스란히 이번엔 코로나 시대 반영 신작도 선봬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는 시민들,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등교하는 학생들….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도시의 익숙한 풍경과 군상을 재현하는 민재영의 회화는 가까이 가면 흐릿하고, 멀어질수록 또렷하다. 우리가 무심히 반복하는 일상도 그렇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그 안에 숨겨진 무수한 의미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민재영: 생활의 발견’은 전통 동양화 매체로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 온 작가의 20년 작업을 한자리에서 보여 주는 전시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했던 1990년대 말 초기작부터 ‘수묵 가로 획선의 중첩’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표현법을 발견하고 다채롭게 변용해 온 최근작까지 회화, 드로잉, 벽화 등 65점을 펼쳤다.민재영의 회화를 특징짓는 가로선 작업은 오래된 TV나 영화, 액정 디스플레이 등에서 기계 오류로 인해 가로로 선이 생기면서 이미지가 뭉개질 때 나타나는 화면과 유사하다. 동양화의 기본 필법인 가로중봉선과 채색의 필획을 겹쳐서 이런 효과를 낸다. 한지에 선붓으로 일정 간격의 가로 먹선을 긋고, 그 위에 목탄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원색으로 짧고 긴 획선을 덧입혀 면과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종이에 스며든 수묵의 자연스러운 번짐이 가로선 효과와 겹쳐 화면 안 풍경과 인물은 흐릿하고, 모호하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기억 속 이미지 처럼 잔상이 남고 유동적인 화면을 고민하다 가로선 방법을 찾았다”면서 “도시의 흔한 일상을 미디어의 한 장면처럼 보여 주는 내 작업 주제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밑그림을 그리기 전 사진 자료를 모은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영화나 보도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때로는 단체 모델을 섭외해 특정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작품 소재를 고르는 기준은 누구나 체험하고 공감하는 도시인의 전형적인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부감 시점으로 표정이 보이지 않는 인물들은 도시의 익명성을 강조하고, 출퇴근 시간의 교통 정체 상황을 재현한 그림은 복잡한 대도시의 단면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선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출강하는 학교의 온라인 줌 강의를 듣는 학생 10명의 모습을 그린 ‘회의실’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화면을 구성한 ‘내일이 오기 전’은 동시대의 일상을 충실히 기록하는 풍속화의 구실을 한다. 전시장 1층 한쪽 벽면에 그려진 벽화 ‘시티스케이프 2021’도 눈길을 끈다. 가로 11m, 세로 3m의 벽면 전체에 무너져 내릴 듯 쌓여 있는 택배 상자들을 그렸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과 택배가 한층 일상화한 풍경을 담아 보고 싶었다”는 작가는 “택배 상자의 위태로운 모습과 흘러내린 먹 자국이 택배 노동자들의 고단한 현실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 유승민 “文 ‘대장동 철저 수사’ 뜻 뭐냐”…윤석열 “해석 잘했으면 쫓겨났겠나”

    유승민 “文 ‘대장동 철저 수사’ 뜻 뭐냐”…윤석열 “해석 잘했으면 쫓겨났겠나”

    尹 “비리 보이면 수사하고 드러나면 처리하면 되는데 제가 순진하게 말귀 못 알아듣는다”“靑·與, 수사하래서 그대로 받아들였는데…”박영수·권순일 수사에 “수사는 거침 없어야”文 “검경 적극 협력해 실체적 진실 조속 규명”‘증권거래세 폐지’에 尹 “공감한다”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13일 “정확한 뜻이 뭐냐”고 묻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해석을 잘했으면 쫓겨났겠느냐”고 맞받아쳤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제주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저는 검사 시절에 욕 먹어도 (검찰)총장님 말도 안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비리가 보이면 수사하고, 수사해 드러나면 처리하면 되는데 제가 순진하게,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면서 “(문 대통령이 저에게) 청와대도, 여권도 수사하라고 했는데 그대로 받아들였는데…”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수사 등을 진두지휘하면서 당시 청와대와 여권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었다. 윤 전 총장은 이번 대장동 사건의 의혹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 전 대법관도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지를 묻는 유 전 의원의 질문에 “수사는 거침 없어야 한다. 나오면 다 수사해야 한다”고 답했다.尹 “이재명, 국민을 미개인 취급”“‘그분’임을 고백하고 특검 자청해야”“거짓을 진실 둔갑해 괴벨스식 선동” 전날 윤 전 총장은 국정감사를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과를 알리겠다는 이 후보를 향해 “이 지사는 본인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인) ‘그분’임을 고백하고 당당하게 특검 수사를 자청,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 말한 김만배, 측근 중의 측근 유동규의 7시간, 이재명 지사는 선거운동 중 구속될 수도 있다고 말한 설훈 (민주당 의원),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민주당의 대선 패배를 우려해 3차 경선에서 이재명 완패의 결과를 안겨줬던 민주당 지지자들, 이들 대장동 게이트와 민주당의 내부자들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이 후보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인데도 이 지사는 적반하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을 미개인 취급하며 거짓을 진실로 둔갑시키려 괴벨스식 선동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대장동 특검 수용과 이 후보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때 추진한 대장동 공영개발사업에 참여해 출자금의 1154배에 이르는 배당금을 받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 후보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 공영 개발로 추진한 1조 1500억원의 초대형 규모 사업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성남의뜰’이라는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당시 별다른 실적이 없고 출자금도 5000만원에 불과했던 화천대유라는 업체가 컨소시엄 주주로 참여해 3년간 500억원 이상 배당을 받아 업체 소유자가 이 후보와의 관계로 인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이재명 “많은 분들 오해, 왜곡·가짜뉴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전날 긴급기자회견에서 “많은 분이 오해하고 있고, 일부 언론과 정치세력이 본질과 줄기는 빼고 말단적인 사안을 왜곡하며 가짜뉴스를 만들어서 마치 개발사업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한다”면서 “2018년 3월 (성남시장에서)사퇴한 저는 집값 상승에 따른 분양가 통제, 개발이익 추가환수 권한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들이 청렴서약을 어기고 공직자에게 뇌물을 주었다고 하므로 최근 경기도가 ‘청렴의무위반’에 따른 배당금 지급 동결 및 기지급 배당금 환수조치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인사권자 및 관리자로서 일부 직원들의 일탈행위를 사과드린다”면서 “관할하던 인력이 5000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 일부 직원이 오염되고 부정부패 의심이 상당히 들어서 인사권자, 관리권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피할 수 없겠다”고도 했다.文 “대장동 의혹 신속·철저 수사”특검 거부 분석 속 이재명측 “힘 실어준 것”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장동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면서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검경의 협력’을 강조한 점을 두고도 검경이 제대로 협력하지 못해 수사가 생각만큼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는 원론적 분석도 있지만, 야권이 주장하는 특검에 선을 긋는 발언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같은 맥락에서 국민의힘이 요구해온 대장동 의혹 특검을 사실상 거부했다는 해석이 나왔고 이재명 후보측은 문 대통령이 이 지사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이 후보측은 언론에 “이 후보가 그간 자신 있고 떳떳하게 대응하니 청와대에서도 신속히 수사하자고 결단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 후보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청와대에서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을 신청한 이 후보와 조만간 자리를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 전 의원이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견해를 묻자 윤 전 총장은 “공감한다”고 답했다.
  • “윤석열, 도덕성 떨어진다”는 홍준표에 尹 “더 털릴 것도 없다”…‘천공스승’도 또 등장

    “윤석열, 도덕성 떨어진다”는 홍준표에 尹 “더 털릴 것도 없다”…‘천공스승’도 또 등장

    국민의힘 2차 TV토론에서 격돌한 주자들홍준표, 제주 제2공항 공약 질문하며 천공 거론도‘2대 2’ 전략적 연대설엔 후보들 모두 부인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3일 제주에서 열린 두 번째 합동토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일명 ‘천공스승 논란’을 다시 꺼내 들었다. 지역 공약과 상호 검증으로 한층 더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주자들 사이 미묘한 연대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각 주자들은 완주를 자신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을 상대로 제주 제2공항 공약에 대해 물으며 “현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안은 어떠냐”는 질문을 던졌다. 윤 전 총장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일본 간사이 공항처럼 철판을 깔아 기존 공항을 확장할 수 없냐’고 물었더니 ‘어렵다’고 하시더라”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천공스승은 확장안이 좋다고 했다”면서 “(천공스승) 유튜브를 봐보라고 해서 봤다”고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역술인 천공스승과의 관계에 대한 논란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모르겠다”며 웃으며 받아쳤다.홍 의원은 여론조사상 윤 전 총장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국민들이 많다는 점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본선에 나가면 극복해야 할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고, 윤 전 총장은 “이 정부가 가족과 함께 (나를) 탈탈 털었지만 나온 게 없다”면서 “지금까지 털려 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것도 없다”고 받아쳤다. 홍 의원이 “제주를 한국의 라스베이거스로 만들겠다”며 내세운 제주 오픈카지노 설치 공약도 쟁점이 됐다. 원 전 지사는 “도민들의 의식을 모르는 것”이라면서 “그런 정책으로는 제주도민들로부터 30%의 지지도 못 받는다”고 직격했다.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과 배·보상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후보들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과거사 해결로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의 의미를 묻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해석을 잘 했으면 쫓겨났겠느냐”고 맞받아쳐 눈길을 끌었다. 윤 전 총장은 “비리가 보이면 수사하고, 수사해 드러나면 처리하면 되는데 순진하게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면서 “청와대도, 여권도 수사하라고 했는데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후보들 사이 연대구도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우선, 홍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을 도와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토론에서도 홍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자신의 공매도 전면 폐지 공약에 대한 생각을 묻자 “상당히 설득력 있다”, “보완책을 제시해주시면 공부를 더 하겠다”는 등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연대설에는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은 제주도당 기자간담회에서 본경선이 2대 2 구도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후보들 사이에 그런 정서는, 최소한 저는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토론에서) 윤 전 총장에게 많이 질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8번이나 토론이 남았고 다른 후보들도 제 생각과 다르면 비판할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윤 전 총장은 원 전 지사에게 호의적인 모습이다.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처하는 원 전 지사를 추켜세워온 윤 전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원 전 지사가 지사할 때 난개발도 잘 막고 공기업 채용도 100% 공채로 하고 업적을 많이 남긴 것으로 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게다가 원 전 지사가 지난 11일 토론회 직후 유 전 의원이 윤 전 총장에게 ‘정법’과 ‘천공스승’ 등을 집요하게 물은 것을 두고 “보기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대설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원희룡 캠프 관계자는 1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유 전 의원에게 한 말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 주택 문제, 대북 관계 등 논의할 사항이 많으니 생산적인 논의를 하자는 취지였을 뿐”이라면서 “1등 주자를 목표로 완주한다”며 연대설을 부인했다.주자들은 앞서 탈락한 후보들과 그 캠프 인사들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박진 의원과 장성민 전 의원 영입에 이어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냈다. 홍 의원도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 이어 이날 이언주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최 전 원장 영입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 문인 출신 동명스님, 선시집 출간 “옛 선사들 삶 통해 스스로 돌아보길”

    문인 출신 동명스님, 선시집 출간 “옛 선사들 삶 통해 스스로 돌아보길”

    ‘양 끝 어디에도 머물지 않으리니/중도엔들 어찌 안주하랴/물이면 물, 산이면 산, 마음대로 쥐고 펴면서/저 물결 위 흰 갈매기의 한가로움 웃는다’(태고보우(1301~1382) 국사의 시 ‘어디에 머물리요’) 20여 년 넘게 문인으로 활동하다 2010년 출가한 동명스님(속명 차창룡)이 한국 불교사에 빛나는 선사 32명의 선시(禪詩)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신간 ‘조용히 솔바람 소리를 듣는 것’(조계종출판사)에는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태고보우 국사뿐 아니라 진각혜심(1178~1234), 청허휴정(1520~1604), 나옹혜근(1320~1376), 사명유정(1544~1610) 등 고승 32명의 대표작과 그에 대한 해설이 오롯이 담겨있다. 동명스님은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불자로서 항상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했고 부처님의 생애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옛 선사들의 선시를 보니 이분들의 삶을 통해 배울 점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선시에 주목한 이유를 설명했다.스님은 1989년 등단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다. 문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2010년 수행자의 삶을 선택하고 지홍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번에 나온 선시집 ‘조용히 솔바람 소리를 듣는 것’은 작가가 아니라 출가 수행자로 낸 첫 번째 책이다. 지난 10년간 수행자로의 삶에 대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스님은 선사들의 선시를 대하며 일어나는 사유와 마음 변화를 극히 자유롭게 표현한다. 예컨대 책 첫 머리에 담은 태고보우 국사의 ‘어디에 머물리요’에 대해 스님은 “내가 가야 할 길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중도이며, 쾌락도 고행도 아닌 중도의 입장에 서려면 마음이 들뜨지도 않고 지나치게 가라앉지도 않는 차분한 상태여야 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출가하기 전에 시인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유가 없으면 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가 보인다는 것은 결국 마음에 여유를 찾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가 이전에 썼던 시가 온 힘을 쏟아부어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의식적인 산물이었다면, 선시는 수행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된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선시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스님은 “선사들이 바쁜 와중에도 시를 남길 수 있었던 것도 바쁜 와중에 여유를 찾을 줄 알았기 때문”이라며 “출가 이후에도 맡은 소임에 충실하다 보니 매일 바쁜 삶을 살았으나, 그 속에는 욕심이 들어 있었고 선시 속에서 그런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평범함 속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솔바람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위안부는 매춘” 류석춘 전 교수, 이용수 할머니 증인 신청

    “위안부는 매춘” 류석춘 전 교수, 이용수 할머니 증인 신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매춘에 나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재판을 받고 있는 류석춘(66) 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3) 할머니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류 전 교수 측은 지난 12일 이 할머니와 윤미향 무소속 의원,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니시오카 쓰토무 레이타쿠 대학 교수 등 5명에 대한 증인신청서를 재판부인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에게 제출했다. 류 전 교수 측 변호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과거 이 할머니가 진술한 여러 법정 증언 등을 확인했더니 위안부 강제 연행에 대한 진술이 각각 다르다”며 “진술의 일관성이 없어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을 법정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류 전 교수 측은 재판부에 여성가족부가 가지고 있는 위안부 피해 사실 증명 문건에 대한 사실조회도 신청했다. 류 전 교수는 지난 2019년 9월 학생 50여명이 듣는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등은 류 전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명예를 훼손했다며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해 10월 류 전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류 전 교수는 자신의 발언이 학문적 자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할머니가 실제 증인으로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할머니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모적인 논쟁에 답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이 할머니가 고령이고 건강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재판부가 증인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 현대적 동양화로 재현한 도시의 일상…민재영 개인전 ‘생활의 발견’

    현대적 동양화로 재현한 도시의 일상…민재영 개인전 ‘생활의 발견’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는 시민들,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등교하는 학생들…. 한지에 수묵채색으로 도시의 익숙한 풍경과 군상을 재현하는 민재영의 회화는 가까이 가면 흐릿하고, 멀어질수록 또렷하다. 우리가 무심히 반복하는 일상도 그렇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그 안에 숨겨진 무수한 의미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민재영: 생활의 발견’은 전통 동양화 매체로 현대인의 평범한 일상을 그려 온 작가의 20년 작업을 한자리에서 보여 주는 전시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실험했던 1990년대 말 초기작부터 ‘수묵 가로 획선의 중첩’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표현법을 발견하고 다채롭게 변용해 온 최근작까지 회화, 드로잉, 벽화 등 65점을 펼쳤다. 민재영의 회화를 특징짓는 가로선 작업은 오래된 TV나 영화, 액정 디스플레이 등에서 기계 오류로 인해 가로로 선이 생기면서 이미지가 뭉개질 때 나타나는 화면과 유사하다. 동양화의 기본 필법인 가로중봉선과 채색의 필획을 겹쳐서 이런 효과를 낸다. 한지에 선붓으로 일정 간격의 가로 먹선을 긋고, 그 위에 목탄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원색으로 짧고 긴 획선을 덧입혀 면과 형태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종이에 스며든 수묵의 자연스러운 번짐이 가로선 효과와 겹쳐 화면 안 풍경과 인물은 흐릿하고, 모호하다.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기억 속 이미지처럼 잔상이 남고 유동적인 화면을 고민하다 가로선 방법을 찾았다”면서 “도시의 흔한 일상을 미디어의 한 장면처럼 보여 주는 내 작업 주제와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밑그림을 그리기 전 사진 자료를 모은다. 눈에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하거나 영화나 보도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때로는 단체 모델을 섭외해 특정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작품 소재를 고르는 기준은 누구나 체험하고 공감하는 도시인의 전형적인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부감 시점으로 표정이 보이지 않는 인물들은 도시의 익명성을 강조하고, 출퇴근 시간의 교통 정체 상황을 재현한 그림은 복잡한 대도시의 단면을 드러낸다.이번 전시에선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출강하는 학교의 온라인 줌 강의를 듣는 학생 10명의 모습을 그린 ‘회의실’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로 화면을 구성한 ‘내일이 오기 전’은 동시대의 일상을 충실히 기록하는 풍속화의 구실을 한다. 전시장 1층 한쪽 벽면에 그려진 벽화 ‘시티스케이프 2021’도 눈길을 끈다. 가로 11m, 세로 3m의 벽면 전체에 무너져 내릴 듯 쌓여 있는 택배 상자들을 그렸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과 택배가 한층 일상화한 풍경을 담아 보고 싶었다”는 작가는 “택배 상자의 위태로운 모습과 흘러내린 먹 자국이 택배 노동자들의 고단한 현실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 세계 최고령 흰코뿔소 54세 ‘토비’ 자러가다 쿵…그길로 숨 거둬

    세계 최고령 흰코뿔소 54세 ‘토비’ 자러가다 쿵…그길로 숨 거둬

    세계 최고령 흰코뿔소 ‘토비’가 세상을 떠났다. 11일 이탈리아 유력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54세로 세계 최고령 흰코뿔소였던 토비가 이탈리아 북부의 한 동물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토비는 지난 6일 베로나시 부셀렝고 소재 ‘파르코 나투라 비바’ 동물원에서 쓰러진 후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낮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야간 보호소로 향하다 주저앉았고 곧 숨을 거뒀다. 동물원 대변인 엘리사 리비아 페나치오니는 “토비는 야간 보호소로 돌아오는 길에 바닥에 쓰러졌고 약 30분 후 심장이 멈췄다”고 밝혔다. 흰코뿔소의 평균 수명은 40년이다.동물원장 체사레 아보사니 자보라는 “토비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지난 반세기를 우리와 함께한 토비의 마지막을 보고 있자니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2012년 토비의 짝이었던 암컷 ‘슈거’가 떠난 후 토비까지 숨을 거두면서, 이제 동물원에 남은 흰코뿔소는 39세 ‘벤노’뿐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원 대변인은 죽은 토비의 사체가 방부 처리 후 트렌토시 무제(MUSE)자연과학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토비가 5년 전 같은 동물원에서 죽은 백사자 ‘블랑코’와 함께 나란히 관람객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흰코뿔소는 코끼리 다음으로 몸집이 큰 육상 포유류다. 서 있을 때 높이가 최대 1.8m에 이른다. 이름에서 유추되는 것과 달리 흰색은 아니다. 흰코뿔소라는 이름은 ‘넓다’는 뜻의 아프리칸스어 ‘weit’(웨이트)에서 유래됐으며, 흰코뿔소의 폭넓은 입을 가리킨다. 아프리칸스어는 네덜란드어에서 파생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공용어다. 백인들이 ‘weit’를 영어 중 발음이 비슷한 ‘white’로 잘못 알아듣는 바람에 ‘white’로 표기한 것이 굳어져 지금까지 ‘white rhino’, 흰코뿔소로 불리게 됐다. 임신 기간이 16~18개월로 긴 데다, 3~4년 간격으로 한배에 한 마리씩 새끼를 출산하는 특성상 흰코뿔소의 자연 번식은 매우 더딘 편이다. 여기에 코뿔소 뿔이 항암치료에 좋다는 낭설이 중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흰코뿔소 역시 대거 희생됐다. 남아공과 나미비아, 짐바브웨, 케냐 등지의 조직적 밀렵으로 흰코뿔소 개체 수는 한때 50마리까지 감소했다.오랜 보존 노력 끝에 2012년 말 2만1361마리까지 증가했으나, 뿌리 깊은 밀렵 탓에 흰코뿔소 수는 다시 15% 정도 감소했다. 가까스로 기사회생하긴 했지만, 아직도 멸종 가능성이 높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준위협(NT·Near Threatened) 관심 대상에 올라 있다. 특히 흰코뿔소의 두 아종 중 세상을 떠난 ‘토비’와 같은 남부흰코뿔소를 제외한 나머지 북부흰코뿔소는 지구상에 단 2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 마지막 수컷 북부흰코뿔소였던 ‘수단’은 2018년 3월 케냐 보호구역에서 45살로 세상을 떠났고, 남은 2마리는 모두 암컷이라 사실상 절멸에 이르렀다. 과학자들은 수단이 죽기 전 확보한 유전자 샘플로 북부흰코뿔소 복원을 시도 중이다. 죽은 수단의 정자와 현존하는 암컷 북부흰코뿔소의 난자를 체외수정시킨 뒤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한 남부흰코뿔소 대리모에 이식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 [윤석년의 소통 가게] 호칭과 직함/광주대 교수

    [윤석년의 소통 가게] 호칭과 직함/광주대 교수

    요즘처럼 그 흔한 휴대전화는 고사하고 집전화도 부족한 1970년대 도심 다방에서는 이런저런 사업을 하는 여러 명이 앉아 전화벨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사장님 전화”라는 전갈에 여기저기서 전화를 받으려고 일어났다. 당시 다방은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몰라도 ‘사장’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손님이 대다수였다. 통상 처음 보는 사람을 부를 때 어떤 호칭이나 직함을 사용할까 망설일 때가 더러 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이름을 모르는 상대방에게 말을 걸 때 어떤 직함을 붙여야 할지 난감하다. ‘저기요’ 혹은 ‘이보세요’라고 상대방을 부르기도 한다. 잘못된 호칭을 썼다가 험한 인상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일상생활이 아닌 사회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호칭이나 직함 사용은 상대방과 관계를 맺으려는 소통의 첫 번째 관문이다. 군대나 경찰 같은 조직에 있는 사람의 호칭과 직함은 성 뒤에 계급을 붙이면 간단하다. 또 명함을 주고받으면 명함에 있는 성과 이름에 직함을 붙여서 부르면 된다. 성에 직함을 붙이는 것도 상대방이 왜곡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제주의 한 국립대학을 방문할 때였다. 동행한 교수님이 당시 부씨 성을 가진 학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호칭을 성에 직함을 붙여 “부교수님”이라고 불렀다. 학장인 분의 직함이 조교수, 부교수가 아닌 정교수인데도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대학에서 조씨 성을 가진 교수는 만년 ‘조교수’이고, 정씨 성을 가진 교수는 항상 ‘정교수’로 불린다는 말이 있다. 또 하나는 특정 교수의 직함에 대한 경험이다. 대학원 재학 중 타 대학 대학원생과 합동 강의를 진행할 때였다. 당시 필자가 다니는 대학에서는 전공 교수들을 통상 ‘교수님’ 혹은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타 대학 대학원생들은 강의를 맡은 교수님을 꼬박꼬박 ‘박사님’이라고 불렀다. 왜 그런지 슬쩍 물어봤더니 합동 강의를 맡은 분이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어서 박사님이라는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는 얘기였다. 질문할 때 ‘박사님’이라는 직함에 익숙하지 않아서 무척 생소했다. 필자도 대학에서 오래 강의를 하면서 불리는 호칭과 직함이 다양하다. ‘윤교수’라는, 직업과 직함이 같은 호칭에 익숙하지만, 학교에서 이런저런 보직을 맡으면서 여러 직함이 따라붙는다. 보직이 바뀌어 새로운 직함이 불릴 때마다 낯설다. 1년 동안 학회장을 할 때는 학회원들로부터 ‘회장’이라는 호칭도 따라붙었다. 서너 달 전 백신 예방주사를 전화로 예약하면서 간호사의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어르신’이란 호칭을 듣고 갑자기 내가 늙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백신 접종 당일에는 ‘어르신’ 대신 이름을 불러 줘 오히려 반가웠다. 사회생활에 다소 둔감한 대학에 있다 보니 호칭과 직함 사용에 그다지 익숙하지 못한 편이다.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서 위원회 심사와 자문 활동을 할 때 담당자의 직위와 직급을 혼동해 호칭을 잘못 부른 일이 더러 있다. 과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한 것도 모른 채 성에 과장을 붙이다가 눈총을 받곤 한다. 부장에서 이사로 승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부장 호칭을 입에 달고 있어서 가끔 핀잔을 듣는다. 행정직 중 장·차관, 실장이나 국장, 입법부의 국회의원, 사법부의 법원장, 검찰의 검사장, 기업의 대표이사 그리고 대학의 총장과 학·처장, 학교의 교장과 교감 등을 지낸 분들은 현역에서 최고의 직위를 누린 분들이다. 이런 직함을 가졌던 분들 중 은퇴 후 후배들에게 허구한 날 ‘라때’ 타령을 하면서 과거 직함에서 헤어나지 못한 분들도 종종 있다. ‘장강의 앞물’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뒷물’에 자리를 내어 준다는 자연스러운 사실을 받아들일 때다.
  • “이 땅 살리는 건 돌봄·여성주의… 조급하지만 않으면, 연대는 가능”

    “이 땅 살리는 건 돌봄·여성주의… 조급하지만 않으면, 연대는 가능”

    “디지털 시대, 나는 스토너처럼 무지하고 무능한 선생이었다.” 최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임옥희(65)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이사가 퇴임 기념 학술대회에서 밝힌 소회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 속 주인공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과대학에 입학했다가 영문학으로 전공을 바꿔 ‘꼰대 교수’로 늙어 간다. 30여년간 페미니즘 교육자이자 저술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그에게서 듣는 뜻밖의 변이었다.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여이연에서 만난 그는 말했다. “제 딴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으른 선생이 된 스토너가 저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15년부터 메갈리아, 워마드 같은 친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어떻게 생존에 관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나는 몰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정 정도의 책임을 완전히 방기하고 살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방끈 긴 사람으로서 페미니즘 운동의 목소리를 만드는 데 힘이 되길 바랐지만 그것이 요즘 세대의 페미니즘은 아닌 것 같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젠더 갈등’ 성평등 격차 본질은 자아상 분열 그의 반성이 무색하게,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은 그에게 빚진 바가 많다. 1997년 여이연을 만든 이래 그는 70여권의 페미니즘 저서와 번역서를 펴냈다. 그 시절 그가 듣던 세간의 평은 ‘이론 수입상’이었다. 한국의 가부장제를 바꾸는 데 필요하다 여겼던 ‘낯선 시선’의 책은 종종 “한국 현실과는 동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대중들에게 가닿기도 전에 절판이 됐다. 그래서 최근 EBS의 주디스 버틀러 강연을 둘러싼 ‘논란’은 그에게 오히려 놀라운 일이다. ‘퀴어 이론’의 창시자인 버틀러를 두고 보수 기독교계 등에서는 “소아성애와 근친상간을 옹호하는 인물”이라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이것이야말로 앞서 나가려니까 뒤로 당기는 ‘백래시’인데요. 제가 2000년에 처음 버틀러를 소개했을 때는 사람들이 (버틀러를) 잘 몰라서 뒤로 안 당겼어요. 근데 지금은 알 만한 사람은 어느 정도 안다는 거고요. 그건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은 지적 자본을 축적해 온 결과라고 생각해요.” 일련의 백래시에 대응하는 그의 자세는 ‘단호함’이다. “겁먹으면 더 심하게 하거든요. 대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회의 수준과 성숙된 분위기가 필요해요. 공영방송으로서 EBS는 그걸 보여 줬다고 생각하고요.” 오늘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이슈가 ‘젠더 갈등’으로 환원되는, 극심한 성평등 인식 격차의 본질은 뭘까. 그가 대학 강의실의 학생들에게서 느꼈던 현실은 “토론은 해도 자기의 속내는 말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프라인 강의실에서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수준으로 얘기하고, ‘온라인 자아’로는 커뮤니티에 악플을 쓰는 분열된 자아상이다. “지금 매체 자체가 다인격, 분열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에 학생들이 그 두 개의 분열에 대해서 그다지 부담을 안 느껴요. ‘본캐’와 ‘부캐’처럼 쓰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돌아서면 에타(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가서 악플을 쓰는 친구들도 수업 시간에는 친절한 얼굴로 예의 바르게 얘기하고요. 실상은 온라인 자아가 ‘본캐’인 거죠.” 여성이 ‘진짜 경쟁 상대’로 급부상한 시대에 상처받은 남성들의 분풀이는 쉽게 주변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향한다. “수업 시간에는 가만히 있다가 온라인에서는 여학생들 품평회를 하면서 자신의 힘을 확인하는 것 같은데요. 내 맘대로 안 되는 세계 질서에서 여자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 그러나 그의 생각에 여성들은 확실히 남성들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여성들은 4B(비연애·비섹스·비결혼·비출산)를 말하면서 독립된 주체로서 살고자 해요. 더이상 자기 연민으로 힘들어 하는 남자들을 위로해 주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거죠.”●흩어졌다가 이슈 따라 모이는 ‘연대’ 나서야 그는 지난해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사태로 더욱 가시화된 ‘래디컬 페미니즘’(펨)에 대해서도 말했다. 생물학적 여성만이 진정한 여성이며 여성 의제에 다른 이슈를 끼워 넣지 말라는 주장에 대해서.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던 사회주의 구호처럼 ‘만국의 여자들이여, 단결하라’보다 강력한 구호는 없어요. 소위 ‘펨’이 가진 힘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발목 잡히는 부분도 있는 거죠.” 모두는 다 불확실성 속에서 사는데, ‘한 번 여자는 끝까지 여자’일 것이라고 믿는 단호함의 실체와 ‘여성’의 정의는 무엇인지 그는 궁금하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펨의 주장은 가부장제가 보여 준 차별화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미러링’이다. ‘하나의 여성’이 갖는 단결력을 제하고 과연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당장의 성과를 내야 할 것처럼 조급하지만 않으면, 잊혀지지만 않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흩어졌다가 이슈에 따라 모이는 방식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다름이라는 것 자체를 그 사람 정체성으로 인정해 주면서요.” 대선 D-150여일. 모든 이슈를 대선이 집어 삼킨 시점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3년 전 언론 인터뷰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까지 ‘페모크라트’가 생산됐다가 이후 페미니즘이 곤두박질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대뜸 ‘이준석 현상’을 들고 나왔다. “한국 사회에서 혐오를 정치적 자원으로 들고 나온 게 ‘이준석 현상’이라고 봐요. 이준석이 2021년에 거대 정당의 대표가 됐고, 이준석을 밀어 올린 세력이 젊은 남성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2030년쯤이라고 한다면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2050년이면 충분히 나올 수 있겠구나 싶어요.” “왜 2050년인가”라는 반문에 그는 이어 말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고 하잖아요. ‘지구는 버리고 갈게. 너네는 쓰레기통에서 잘 살아’ 이거죠(웃음). 훼손된 땅을 다시 살려 낼 수 있는 건 돌봄과 여성주의 말고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건 디스토피아인가요, 유토피아인가요?”, “디스유토피아죠.” 그가 ‘찡긋’ 웃었다. ■ 임옥희 이사는 경희대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했다. 1997년 현대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임 ‘여성문화이론연구소’를 열어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퀴어 이론’의 대가 주디스 버틀러, 레즈비언이자 사도마조히스트인 문화인류학자 게일 루빈,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인 낸시 프레이저 등 급진적인 영미권의 페미니즘 담론을 한국에 소개했다. ‘채식주의자 뱀파이어’(2010), ‘젠더 감정 정치’(2016) 등의 저술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젠더 지형을 조명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그의 꿈은 페미니스트 이야기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식물의 언어’도 배우고자 한다. “최소한으로 사는 줄 알았던 식물이, 인간을 바이러스로 이용하며 살아남기 위한 ‘이코노미’를 열심히 짜요. 식물과 함께 살기 위해서 그런 언어들을 배워 보고 싶어요.”
  • [사설] 방역수칙 위반, 국민은 엄벌 공직자는 솜방망이라니

    코로나19로 국민들이 가장 많이 듣는 용어는 ‘방역수칙’일 것이다. 백신 접종자 제외 등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거리두기 4단계의 사적 모임 제한이 유지되고 있다. 위반 시 고발 조치 등 제재도 여전하다. TV뉴스를 통해 집합금지 업종인 유흥업소에서 몰래 음주가무를 즐긴 사람들이 적발되는 장면이 하루가 멀다하게 송출되고, 이들에게는 예외 없이 무거운 과태료 처분이 내려져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방역수칙 위반에 이처럼 무거운 처벌이 내려지고, 여기에 아무도 쉽사리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것은 이웃의 생명과 직결되는 방역 조치에는 그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 있기 때문이다. 광복절 집회나 민주노총 집회 주최 측에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 대부분은 이런 합의를 무겁게 여겨 철저히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위반자에 대해서는 엄한 제재를 가하는데 정작 공무원과 같은 공직자들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귀를 의심케 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실이 중앙 정부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산업통상자원부 22명을 비롯해 80여명이 지금까지 방역수칙 위반으로 적발됐는데, 이들 대부분 경고와 견책 등 경징계에 그쳤다고 한다. 한국중부발전에서는 직원 14명이 단체 저녁 회식을 하다 적발됐고, 행정안전부 산하기관 직원 한 명은 검사를 거부하기도 했다는데, 국민에게는 엄하게 방역수칙 준수를 요구하면서 솔선수범해야 할 공직자들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방역수칙 위반 공직자가 적발된 숫자 80여명에 그칠 리는 없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솜방망이 징계다. 이래서야 국민이 정부 정책을 어떻게 신뢰하고 따를 수 있겠는가. 정부는 이제라도 일벌백계의 지침 운용으로 철저한 방역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 주길 바란다.
  • “의견 듣는 중” 이재명, 이번주 도지사직 사퇴 가능성…국감 전 사퇴하나

    “의견 듣는 중” 이재명, 이번주 도지사직 사퇴 가능성…국감 전 사퇴하나

    18·20일 경기도 국감 전 조기사퇴론 대두 “현직 유지시 대장동 대응 어려워 불리 판단”선거활동 제약·야당 대장동 공세 최소화 전략일각선 “국감 회피 논란 피해야” 역풍 우려尹 “대장동 게이트 몸통은 설계 자백 이재명”“제가 대통령 되면 화천대유 주인 감옥갈 것”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이 유력시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르면 이번 주 지사직에서 사퇴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당에서 다른 의견을 주시는 부분이 있어서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로서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다가올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둘러싼 이 지사에 대한 정치 공세를 굳이 당해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대장동 정치 공방 뻔한데 국감 참석 부적절 여당 내 기류” 이 지사는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지사직 사퇴와 관련 “개인적으로는 유지할 수 있을때까지 지사직으로 계속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며 이렇게 말했다. 당초 이 지사는 다음 주 예정돼 있는 경기도 국정감사(18, 20일)까지 마치고 지사직 사퇴 문제를 본격 검토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당내에서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 대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면서 ‘국감 전 사퇴’로 선회하는 듯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 경우 사퇴 시점은 이번 주 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서는 일단 이 지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대장동에 대한 정치 공방이 될 것이 뻔한 국감에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 여당 대선 후보와 맞지 않는 자리인데다 대장동 개발사업 자체가 성남시 사무로 경기도의 직접적인 업무도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은 경선이 진행되고 있어 당에서 공개 언급이 자제됐으나 선거가 끝나면 관련 우려들이 분출할 것으로 당에서는 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도민과의 약속에 따라 지사직을 가능한 한 유지해야 한다는 이 지사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여당 후보로 최종적으로 선출될 경우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국감을 하는 것이 안 맞는다는 의견이 당내에 많다”면서 “경기도 국감이 사실 검증보다는 정치 공방으로 흐를 것으로 보이는 점도 그런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현직 지사 신분, 대선 운동 법적 제약 커” 이와 함께 현직 지사 신분으로는 대선 선거 운동에 법적 제약이 크다는 점도 지사직 조기 사퇴 주장의 명분으로 거론된다. 다른 당 관계자는 “경선이 끝나면 이제 단체장 신분만 남게 된다”면서 “현직의 경우 단체장의 선거 개입 금지 조항 때문에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할 수 없게 돼 대장동 정국에서 손발이 묶이게 된다”고 말했다. 실무적으로도 국감을 치를 경우 국감 준비에 최소 3일, 국감 2일 등 5일의 시간이 물리적으로 소요된다는 것도 고민의 지점으로 알려졌다.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국민의힘의 후보가 선출되기 전(11월 5일)까지 독무대를 차지하면서 대국민 통합 행보 등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을 날려버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감을 앞두고 지사직을 관두게 될 경우 ‘국감 회피’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이 마지막 고려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이재명 캠프 내에서는 여전히 지사직을 국감 때까지는 적어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다른 인사는 “국감 직전에 사퇴할 경우 이 지사가 국감을 앞두고 도망갔다고 야당이 공격할 게 뻔한 상황”이라면서 “이런 프레임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막판까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선에서 최종적으로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경우 11~12일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 연쇄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지사직 사퇴 문제는 이런 연쇄 회동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빠르면 이번주 초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윤석열 “덮어띄우기 달인들,‘조국 사태 시즌2’ 만드는 중”“아수라판서 국민 약탈 막는 게 제 소명”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7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SNS 등을 통해 “누가 보더라도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면서 “(이 지사) 본인이 방송에 나와 설계자라 자백하고 본인이 사인한 증거까지 명백한데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라고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를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은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핵심이자 출발점은 공영개발로 땅값을 후려쳐서 강제수용해 땅 주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팔 때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비싸게 분양해 수분양자들에게 피해를 준 수천억원 배임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부분은 이미 설계 단계에서 결정된 범죄이고, 이 지사는 스스로 설계자라고 자백했다”면서 “이런 사건은 대개 실무자 선에서 꼬리 자르기 하는 것을 돌파하는 수사가 어려운 것인데, 본인이 설계자라 했으니 꼬리 자르기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 같은 일은 없을 것이고 화천대유의 주인은 감옥에 갈 것”이라면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이 전국에 수십 개 더 생길 것이고, 화천대유의 주인은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저들은 덮어씌우기의 달인들”이라면서 “상식과 공정, 정의를 짓밟았던 조국 비리를 ‘검찰개혁’을 내세워 여론을 호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변질시키려 했던 것과 똑같은 덮어씌우기 여론전을 펴 조국 사태 시즌2를 만들고 있다”고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빗대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못 하면 저들은 국민을 설계의 대상으로 삼아 대한민국을 온통 ‘대장동 아수라판’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선거를 면죄부 삼아 5년 내내 이권 카르텔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민을 약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것을 막는 것이 제게 맡겨진 소명”이라면서 “이런 부패, 몰상식, 부정의, 불공정을 척결하기 위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귀로 듣는 ‘불멍’·‘물멍’…코로나 이후 ‘앰비언트 사운드’ 인기

    귀로 듣는 ‘불멍’·‘물멍’…코로나 이후 ‘앰비언트 사운드’ 인기

    MZ세대 “스트레스 줄이려 오디오 이용”자연 관련 플레이리스트·명상앱 등 인기“스마트 기기 발달도 콘텐츠 확산 도움”30대 직장인 고모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명상 오디오로 달래고 있다. 재택 근무를 비중이 늘면서 앰비언트 사운드를 배경으로 재생하는 고씨는 “영상보다는 피로감이 덜해 자주 듣게 된다”고 말했다. 팬데믹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 ‘심리 방역’이라는 말이 일상화 된 가운데 심리적 안정을 위해 오디오 콘텐츠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영상보다 피로도가 적고, 멀티 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특히 1980년대~2000년대 중반 출생한 ‘MZ세대’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두드러진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세계 이용자 9000명을 조사한 결과 26~40세 응답자의 78%, 15~25세의 71%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오디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61%는 오디오가 시각 콘텐츠보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했다. 불안, 스트레스, 불면증 완화를 돕는다는 마음 및 ASMR 관련 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의 ‘캄’(Calm), ‘헤드스페이스’(Headspace)을 비롯해 국내 명상앱 코끼리, 마보, 블림프 등 이다. 이에 따라 음원 플랫폼들도 정신 건강과 힐링에 관련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최소한의 음을 활용한 앰비언트 사운드가 대표적이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새, 귀뚜라미, 개구리, 고래, 바다, 비, 숲 등 자연 관련 플레이리스트와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 기차, 모닥, 티벳 싱잉볼, 화이트 노이즈 등 다양한 소리를 담은 플레이리스트의 청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플랫폼 플로(FLO)도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과 제주도의 풍경을 소리로 스케치하는 앰비언트 뮤직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오디오 콘텐츠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7일 ‘2021 스타트업콘’에 참석한 김준익 건국대 교수는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소비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관심이 늘어나고 변동도 많을 것”이라며 “플랫폼 안에서 듣는 콘텐츠나 프로슈머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한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AI 스피커와 같은 스마트 기기 발달도 성장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시의회 청년발전 특별위, 청년정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청년발전 특별위, 청년정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청년발전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재형·광진4)는 지난 6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청년정책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2025 서울 청년정책’ 기본계획 추진을 앞두고, 당사자인 청년들과 정책을 수행하는 집행부, 그리고 입법을 통해 청년정책을 지원하는 서울시의원이 함께 모여 정책 추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에서는 변금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에 나서 ‘서울시 청년정책 진단과 2025 정책 방향’을 주제로, 서울시 청년정책의 성과와 한계 및 현황을 진단했다. 이어 2부에서는 ‘2025 서울청년정책 프레임 및 추진 방향’을 주제로 김승연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장의 발표가 있었다. 김재형 위원장은 “기존의 서울시 청년정책을 돌아보고, 청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2025 서울 청년정책’ 기본계획 수립과 향후 개선방향에 대해 더욱 정책적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에게 동일한 출발선과 기회를 보장하고 취업·창업, 주거, 교육·훈련, 복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정책의 전환을 모색할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 청년발전 특별위원회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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