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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대지의 노래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현대 분청도자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온 작가 변승훈의 개인전. 사각형의 편편한 접시에 한지를 덧대어 구워낸 ‘만다라’연작과, 분청을 구워 거대한 나무형상으로 조립한 ‘나무’ 연작,10여년 작업여정을 보여주는 드로잉 작품 등을 선보인다.(02)725-1020. ■ 꿈꾸는 도시 우리들의 실낙원 4월17일까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한길북하우스. 도시 속에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불안정한 삶과 심리를 다양한 시점으로 포착해낸 이흥덕의 열세번째 개인전. 이번 전시에선 ‘도시’를 모티프로 한 전작 ‘서울 Cafe’,‘지하철 연작’을 비롯하여, 작가의 삶의 터전인 분당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신작들도 여러점 소개된다.(031)949-9305. ■ 이진경 초대전 23일부터 4월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 무의식에 담겨 있는 삶의 편린들을 달을 매개체로 하여 화면에 담아내온 재불 추상화가 이진경이 ‘영혼의 노래’ 시리즈 등 최근작 30여점을 선보인다.(02)544-8481. ●뮤지컬■ 지하철1호선 7월30일까지 학전그린소극장.12년 장기 운행해온 극단 학전의 대표작. 독일 그립스극단의 원작을 김민기 연출가가 1990년대 한국 사회현실에 맞게 번안했다.3000회를 맞아 28∼30일 3일간 역대배우들이 출연하는 특별공연이 열린다.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4시.1만 7000∼2만 8000원.(02)763-8233. ■ 벽을 뚫는 남자 4월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8시, 일 3시·7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한 남자의 인생 역전기. 임도완 연출, 박상원 엄기준 등 출연.4만∼7만원.1588-7890.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바보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출연.3만원.(02)747-2070. ●어린이■ 하마가 난다 23일∼4월26일 화목금 2시·4시30분, 수 11시·3시, 토일 1시·3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형제와 조선시대 정평구의 이야기.2만원.(02)382-5477. ■ 꾸러기 제동이와 엔젤머신 24일∼5월14일 화∼금 3시, 토 12시·2시, 일 1시. 심술궂은 제동이의 착한어린이 변신기. 청담동 시어터드림.2만∼2만 5000원.(02)3443-3073. ●클래식■ 체칠리아 바르톨리 독창회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의 첫 내한 무대. 지휘자 정명훈 피아노 반주. ■ 캐나디언 브라스 내한공연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금속이라는 차가운 이미지를 넘어 따스함과 유머를 전해주는 금관주자 5명의 환상적인 연주. ■ 오혜숙 첼로 독주회 2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쇼스타코비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등 연주. ●연극■ 주공행장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조선시대 금주령을 내린 왕에게 한잔 술을 권하는 소년 주공의 이야기. 극단 미추 20주년 기념작이다. 배삼식 작·손진책 연출, 윤문식 김종엽 출연.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3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1만 5000∼3만원.(02)747-5161. ■ 상당한 가족 4월16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배우 인생 45주년을 맞은 전무송이 딸(현아), 아들(진우)과 함께 서는 무대. 사위 김진만이 연출을 맡았다.1만 5000∼3만원.(02)741-6779. ■ 선착장에서 4월2일까지 화∼금 7시30분, 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소극장 축제. 섬이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광기를 그린 작품으로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박근형 작·연출, 엄효섭 이규회 등 출연.1만 2000∼2만원.(02)741-3934.
  • 송일곤의 ‘마법사들’ 30일 개봉

    눈이 번쩍 뜨이게 새로운 형식의 영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30일 개봉하는 ‘마법사들’(제작 드림컴스) 그 이상이 없다.‘깃’‘꽃섬’‘거미숲’ 등을 통해 독특한 감수성을 드러내온 송일곤 감독이 작정하고 형식의 실험을 감행했다. 단 한번의 중단없이 영화 전체 분량을 이어 촬영한 ‘원 테이크 원 컷’ 기법이다. 김기덕 감독이 ‘실제상황’에서 비슷한 시도를 한 적 있으나, 디지털 방식으로 끊김없이 작품 전체를 찍기는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디지털 3인3색’으로 소개되기도 했던 이 영화는 스크린으로 옮겨진 한편의 연극 같다. 배우들의 연기호흡이나 분위기 등이 연극무대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고교시절 마법사 밴드의 멤버였던 재성(정웅인), 명수(장현성), 하영(강경헌)은 3년전 자살한 기타리스트 자은(이승비)의 제사를 지내려 모인다. 강원도 산속의 카페 마법사에 자은의 영혼이 찾아오고, 멤버들은 저마다의 상처와 기억들을 쏟아놓는다. 코믹배우 정웅인의 새로운 면모, 이승비의 혼이 실린 연기 등이 기괴한 극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감상의 선도를 끌어올린다.15세 이상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22일로 5·31지방선거까지 D-70일. 여야는 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 아래 선거채비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인물론이 선거의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면서도 지방권력 심판론이니 참여정부 심판론이니 하면서 기선 잡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전략공천과 상향식 경선이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갖가지 잡음도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지역분할구도에 변화가 올지, 여권의 장관 총동원령이 먹혀들지도 지방선거의 관심거리다. 지방선거의 4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5·31지방선거’는 꽉 짜여진 지역구도 아래서 치러질 전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TK·PK 지역에서 다른 정당 후보들이 발붙일 공간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호남과 충청권 일부를 제외한 11곳에서 승리를 희망하고 있다.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 현재 열린우리당은 전북을 제외하고 어느 지역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여권은 ‘지방정권 심판’으로 전체 선거판을 짜면서 참신한 ‘인물론’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강금실(서울)-진대제(경기)-강동석 혹은 제3의 인물(인천)’로 이어지는 ‘드림팀’이 핵심 병기다. 드림팀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맡으면서 전체 지방선거에 활력을 주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1승을 올리면 우리가 지지 않은 선거”라고 밝혔다. 높은 인기도를 유지하고 있는 강 전 장관에게 기대가 크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빅 3지역’에서 싹쓸이한다는 목표다. 한나라당은 “강금실 할아버지가 나와도 어림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강 전 장관의 ‘인기 파워’를 두려워하는 눈치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 강 전 장관에 대한 ‘검증’에 착수할 경우 ‘거품’이 빠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노리는 맹형규·홍준표 의원이 초반부터 거칠게 경쟁을 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인천시장·경기지사 선거는 여권에 비해 유력 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모두 높은 편이라 비교적 수월한 승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활 건 지역 텃밭 경쟁 민주당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반면 여당은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로 ‘호남 탈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되레 민주당은 탈당설이 나도는 강현욱 현 전북지사를 영입, 열린우리당과의 한판 대결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국민중심당의 출현으로 새로운 지역구도 흐름이 형성되는 기류다. 국민중심당은 충남지사 선거에 올인 전략을 세웠다. 출마설이 나돌던 이인제 의원이 불출마로 선회했지만 대신 지지율이 높은 이명수 전 행정부지사가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권은 이에 대해 염홍철 대전시장의 재선에 기대를 걸면서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충남)-한범덕 전 정무부지사(충북) 카드로 맞설 구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민련 김학원 대표의 입당으로 충청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의 변수는 민주노동당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를 등에 업은 민노당 지도부가 버티고 있지만 울산 아성을 구축한 정몽준 의원의 선택과 한나라당의 ‘영남 싹쓸이’ 전략 등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달여행서약 제일 먼저했더니

    달여행서약 제일 먼저했더니

    『이 아이들이 또 엉뚱한 짓을 한다고 처음엔 꾸지람을 받았어요. 하지만 달엔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열심히 식구들을 설득했죠.』 달나라 관광 예약 제1호는 곱게 자란 양가댁 규수였다. 유상숙(柳祥淑·22·서울 한남동)양. 「아폴로」11호의 성공적 달 착륙으로 일기 시작한 달여행 예약 「붐」을 「리드」한 장본인이다. 『그 사람이 아마 「콜린즈」죠.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때 혼자 모선(母船)에서 달 궤도를 돈 사람. 너무 너무 불쌍했어요』 언제쯤 갈수 있을는지는 접수처서도 자세히 몰라 『친구들이 미국엘 많이 가요. 그 애들 한테 「그까짓 미국, 난 달나라엘 간다」고 자랑할 생각을 하니까 너무 너무 신나요』 달나라 여행이라는, 정말 신나는 「붐」은 벌써부터 일기 시작했다. 「얘들아 오너라 달 따러 가자」던 동요가 이젠 달 나라가는 행진곡으로 뒤바뀔 판. 지난 22일까지 「판·아메리카」 서울지사엔 모두 8가구 22명의 달여행 예약이 접수되었다. 「판·아메리카」 본사엔 이날 현재 2만명이 넘는 예약 신청이 들어 왔다는 외신보도. 달 여행은 한국에서도 정말 가능한 것일까. 갈 수 있다면 언제쯤이나 실현될까. 「판·아메리카」본사는 「아폴로」 11호 계획이 확정된 후 각국 지사에 「문·플라이트」(달여행)예약을 접수하도록 시달했다. 한국 지사엔 지난 4월18일, 4월29일 두번에 걸쳐 공문이 왔는데 그 내용은 『달여행 희망자의 예약을 접수하여 69년 12월31일까지 본사에 통고할 것』- 간단하다. 우주기지 건설 84년부터 90년께나 여행 가능할 듯 여비나 출발 일자, 비행 방법등 구체적인 것은 어느 하나도 아는게 없다고 「판·암」서울지사측은 밝히고 있는 실정. 미 항공우주국의 「스케줄」에 따르자면 인간의 달 관광 여행은 달에 우주 기지가 설치된 다음에야 가능하다. 본격적인 기지 건설 연도를 1984년으로 잡고 있으니까 여행은 85년~90년에나 가능하다는 결론. 이 점은 연세대 천문기상학과 조경철(趙慶哲)박사도 시인하고 있다. 조박사의 개인적 견해로는 달 기지와 우주 「스테이션」이 설치되는 90년 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것. 「달여행 예약」이라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진 뒤 지난 7월 23일 아침까지 상숙양 집에는 모두 60여통의 「팬·레터」(?)가 배달되었다. 그중 몇 통만 우선 읽어 보자. 달여행 예약이 알려지자 돈꿔달라, 보험들라 편지 -영광스러운 달 여행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저의 고향은 너무나도 달 경치가 좋은 고장이에요. 그러기에 누구보다도 달을 좋아하는 시골녀석이랍니다…하략(下略). 정○○ 드림. -달 여행은 관광보다는 우주 연구에 그 참 뜻이 있는줄로 압니다. 더구나 막대한 「달러」를 써 가며 이런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하략. 金○○ -보험회사 외무사원입니다. 첫 달여행 예약 기념으로 보험엘 가입하시지 않겠습니까? 보험 안내장 2매와 저의 명함을 동봉합니다…하략. <柳양 아버지한테 온 것> -미지의 사업에 투자하시는 셈 치고 한번 저를 도와 주십시오. 3년후에는 완전히 성장하겠습니다. 일금 45만원만 빌려주시면 만1년6개월만에 틀림없이 은행 이자를 가산하여 원금과 같이 돌려드리겠습니다…하략. 崔○. 이밖의 것들도 대개 비슷한 내용의 구원 편지. 더러는 차마 공개조차 할 수 없는 저급(低級)의 욕설로 된 편지도 있었다고 상숙양은 얼굴을 붉힌다. 『도무지 왜 욕들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우린 지금까지 너무 시야를 안으로만 좁혀 왔지 않아요? 나가 보자는 겁니다. 좀 움직여 보자는 거예요』 상숙양 일가(一家)의 울화통을 정말로 터뜨린 건 편지가 아니라 어느 지방지의 「컬럼」. 『한국「매스콤」의 수준을 알만 해 슬펐다』는 그 「컬럼」은 대개 이렇게 끝맺음을 하고 있다. -전략(前略)…더구나 그 일가족 중에서도 달 여행을 발안한 사람이 22세의 여대3년생과 19세의 남자대학 1년생이라니 더욱 싹수가 있어서 좋다. 그네들이 달 여행을 해서 뭘 하자는 겔까. 있는 돈 남 주기는 아깝고 호기있게 써 보기나 하자 해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한국의 현실을 생각할 때 서글픈 현상이라 아니할수 없다. 주린 배도 더욱 조여매어 모든 내자(內資)를 건설에 쏟아 넣어도 모자를 판에 부잣사람들이 이 모양이니 신문 지상에 찍혀 나온 그들의 활짝 웃는 얼굴들이 더욱 뻔뻔스럽기만하다. 돈쓸데 없어서가 아닌데 근시안적 구설 너무많아 달 여행이라는, 어떻게 보면 「파이오니어십」이 두둔까지 돼야할 「장거」가 이렇게 철두철미 부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달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빨라야 15년 뒤에나 갈 수 있는 얘기다. 10만원을 은행 신탁하면 15년후에 찾을 수 있는 돈이 3백50만원. 매달 6천30원씩만 은행 적립을 해도 10년후엔 3백만원을 탈 수 있다는 유양의 계산. 『돈 쓸데가 없어 가자는 건 아니었어요. 오직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정복욕으로 달 여행을 발상(發想)한 겁니다. 여비는 지금부터 푼푼이 모아야죠』 옆에 있던 동생 승열(昇烈·19)군이 거든다. 「발설罪」로 참고 견딘 구설수가 너무 모질다고 승열군은 쓴 웃음. 이들이 달 여행을 착상한 것은 처음부터 부친의 재력(財力)을 믿고 한 것은 아니었다. 돈 많은 사람들의 쓸데 없는 장난 정도로 받아 들이는 사회와 주위의 근시안적 사고가 원망스럽다고. 『우리나라에선 외국엘 한번 다녀 와도 지독히 죄인취급을 당하는데 있을 수 없는 얘기예요. 시야를 넓혀야 하지 않겠어요? 달 여행도 실용화되면 부지런히 가야 돼요. 다른나라 사람보다 한 사람이라도 더-』 한쪽에선 달여행 예약을 하러 항공사로 몰려 드는데 한쪽에선 「돈있고 할일 없는 사람들의 장난」을 흘긴 눈으로 못마땅해하고 있다. 어쩌면 너무나 한국적인 좋은 「콘트라스트」. 창세기 이래의 인간 승리라는 「문·플라이트」는 어쨌든 달로 떠나기 10몇 년 전부터 지상에다 평지풍파부터 일으켜 놓은 셈. [ 선데이서울 69년 7/27 제2권 30호 통권 제44호 ]
  • 與 수도권 ‘차선의 드림팀’ 띄우나

    ‘5·31지방선거’를 향한 열린우리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오영교 전 행자부 장관 등 다수의 광역단체 후보들이 이르면 22일을 기점으로 ‘릴레이 입당식’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은 3월말쯤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지방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이달말까지 광역 단체장 후보자들에 대한 영입 작업을 완료,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21일 김명곤 문광부장관 등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함께 오거돈·이재용·오영교·진대제 전 장관의 입당 러시도 점쳐진다. 초미의 관심사는 강금실 전 장관이 어느 시점에 여당 후보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느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 전 장관이 우리당과의 구체적인 교감속에 사실상의 선거 캠프 구성과 정책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강 전 장관 출마 시 서울시당위원장인 유인태 의원의 선대본부장 기용설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19일 “강 전 장관의 입당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와 입당 이벤트 등 다양한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장이나 인천시장 쪽을 더 선호한다는 소문이 돌던 진대제 전 장관도 최근 경기도 지역 여당 의원들과 상견례를 갖는 등 본격적인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미 정책·공약 개발을 위한 실무팀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인천 지역이다. 인천시장 후보의 경우는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에 대한 영입작업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참여정부 초기에 과기부 장관을 역임했던, 인천 토박이 박호군 인천대 총장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과 최기선 전 인천시장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강금실-진대제-강동석’으로 이뤄지는 최상의 수도권 드림팀 구성을 위해 좀 더 시간을 가질 것이냐, 현실적인 차선의 드림팀을 꾸릴 것이냐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입당 순서와 관련해서는 부산 오거돈 전 장관에 이어 대구 이재용, 충남 오영교, 경기 진대제, 서울 강금실 전 장관이 순차적으로 입당하는 이른바 ‘북상 전략’과 수도권의 상징성을 감안, 경기지사 후보인 진 전 장관이 입당 테이프를 끊고 대구 부산으로 ‘남하’했다가 서울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WBC] 세계를 움켜쥔 한국수비·홈런1위 이승엽

    ‘코리아 돌풍’은 준결승에서 아쉽게 사그라졌지만,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세계야구의 지형도는 송두리째 흔들렸다. 야구 세계화의 기치를 들고 출범한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당초 미국과 중남미의 ‘잔치’로 끝날 것으로 점쳐졌다.대회를 앞두고 주관방송사인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를 ‘4강’으로 지목했다. 특히 전문가 11명 가운데 6명은 베네수엘라를 우승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4강티켓을 거머쥔 것은 도미니카뿐. 나머지 ‘3강’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었다. 4강의 빈 자리는 ‘변방 중의 변방’인 한국을 비롯, 일본과 쿠바의 몫이었다.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미국 선교사로부터 야구를 전수받았던 아시아가 이젠 종주국을 위협할 만큼 수준높은 야구를 구사한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린 셈. 또한 미국의 경제제재로 수익금 전액을 허리케인 이재민에게 기탁할 것을 약속하고 출전한 아마최강 쿠바 역시 결승에 오르며 미국의 오만에 칼을 꽂았다. 무엇보다 WBC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마이너리그 더블A 수준으로 폄하됐던 한국의 4강행이다. 당초 국내에서조차 아시아라운드만 통과하면 다행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고비마다 발목을 잡았던 ‘복병’ 타이완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한국 드림팀은 아시아라운드 전승에 이어 8강 조별리그(1조)에서 멕시코와 미국, 일본을 차례차례 거꾸러트리며 6전전승으로 ‘4강신화’를 일궈내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발 돌풍’에 경악한 외신들과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한국 수비는 공기가 새어나갈 틈도 없이 완벽하며 일부 투수들도 빅리거로 손색없다.”고 치켜세우기에 바빴다. 또한 교과서적인 야구를 구사하는 일본과 선수 개개인에 재량권을 부여하는 미국의 장점을 절묘하게 섞어 놓았다며 감탄했다.프로야구 24년의 일천한 역사를 지닌 한국야구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 우뚝 섰음을 입증한 대목이다. 한편 ‘라이언 킹’ 이승엽(요미우리)은 이번 대회에서 5홈런(1위) 10타점(공동1위)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3년전 자신을 문전박대했던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땅을 치게 만들었다.좌·우투수와 구질에 관계없이 부드러운 스윙으로 아시아의 스타에서 월드 스타로 급부상한 것. 이승엽이 올시즌 요미우리에서 치명적인 부상 혹은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다면 내년 미국 진출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최연희의원 거취관련 ‘주목’

    최연희의원 거취관련 ‘주목’

    성추행 파문으로 의원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최연희 의원이 곧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최 의원은 17일 오전 지역구인 강원 동해·삼척 주민과 지인들에게 “제 삶의 가장 어려울 때 큰 힘이 되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최연희 드림”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발신번호는 최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였다. 문자는 최 의원의 지시로 측근들이 일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시지 내용과 관련해 최 의원이 사퇴를 결심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한 측근은 “의원직 사퇴를 염두에 둔 거취 표명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밝힐 것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그동안 언론에서 일방적인 이야기만 있었는데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고, 최 의원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밝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이 조만간 사과문을 발표하거나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 경위와 사퇴 여부, 법정 다툼 등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입장 표명 시기에 대해서는 한 관계자가 “이르면 다음주, 늦으면 그 다음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최 의원에게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당에서 취해야 할 조치를 다 취해 더 이상 거론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이날 최 의원의 사퇴와 국회의원 윤리강화 등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운동에 돌입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WBC] 샌디에이고 ‘日 무덤’된다

    [WBC] 샌디에이고 ‘日 무덤’된다

    ‘오히려 잘 걸렸다. 확실하게 밟아 준다.’ 한국야구 ‘드림팀’이 19일 낮 12시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티켓을 놓고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세 번째 맞붙게 됐다. 준결승 상대로 유력했던 미국이 17일 멕시코에 1-2로 패해 일본과 동률(1승2패)이 됐지만, 이닝당 실점(미국 0.2941-일본 0.2830)이 적은 일본이 살아난 것. 당초 미국에 초점을 맞췄던 한국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의외지만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이다. 한국은 1980년 이후 일본과의 상대전적에서 25승38패로 열세에 몰려 왔지만 WBC 1·2라운드에서 거푸 1점차로 승리,‘일본 콤플렉스’를 훌훌 털어버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한국은 17일 병역특례 혜택이 확정됨에 따라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19일 벼랑끝 승부에서 한국이 또다시 승리한다면 50여년간의 ‘한·일 야구전쟁’에 완벽하게 종지부를 찍는 셈이다. 관건은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내느냐에 달려 있다. 김인식 감독은 17일 “일본이 구사일생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솔직히 더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왕 준결승에 올랐으니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일본과의 스포츠 전쟁에서 항상 강박관념을 가지고 맞서 왔다. 상대적으로 ‘쫓는 자’의 입장에선 도움이 됐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두 번씩이나 승리를 거뒀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까지 꼽히게 된 한국은 이젠 ‘쫓기는 자’가 됐다. 반면 기사회생한 일본은 되레 부담없이 임할 수 있게 됐다. 16일 한국에 패한 뒤 귀국 준비를 서두르던 일본 선수단은 17일 급박하게 준결승이 열리는 샌디에이고로 이동했다. 일본 대표팀의 오 사다하루(64) 감독은 “준결승 진출은 99%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며 “여기까지 온 만큼 지키는 야구는 하지 않겠다. 과감하게 맞서겠다.”고 말해 공격 야구를 펼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죽어도 질 수 없다.”는 한국과 “이번만큼은 설욕하겠다.”는 두 나라의 ‘3차대전´이 벌써부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업계소식-분양] 강원 정선 리조트형아파트 ‘비콘드림타운’

    [업계소식-분양] 강원 정선 리조트형아파트 ‘비콘드림타운’

    비콘건설은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문곡지구에 고급 리조트형 아파트 ‘비콘드림타운´ 297가구를 분양한다. 지하 1~지상 15층 4개동 규모로 분양분은 24평형 57가구, 31평형 240가구. 평당 분양가는 300만원선이며 중도금 60%를 무이자 융자해 준다. 1가구 2주택 및 양도세 중과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게 특징. 강원랜드, 백운산, 억새풀 군락지, 고씨동굴 등이 가깝고 단지 앞에 문곡초·중교가 있다. 이 지역은 2007년부터 국제적 규모의 테마파크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라는 게 분양사측의 설명. (02) 3218-8836.
  • [마이너리티 리포트] (5) 북한이탈 청소년

    [마이너리티 리포트] (5) 북한이탈 청소년

    친구들은 ‘한국사람’이라고 부르고 자기는 ‘조선사람’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부모 상담일이 돼도 부모에게 절대로 학교에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는 아이들,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다. 소수자인 북한 이탈주민 중에서도 소수자에 속하는 이들은 탈북 뒤 중국에 체류하는 동안 생긴 학습 공백이나 주변의 지나친 선심성 관심으로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다 같은 나라였잖아요. 왜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거예요?” 박지성 같은 축구선수를 꿈꾸고 만화가·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이 평범한 아이들은 왜 자기들을 남한 아이들과 똑같이 대해주지 않는지 궁금할 뿐이다.2003년 문을 연 북한이탈 청소년 방과후 배움터인 ‘한누리학교’의 꿈 많은 철부지들이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자기들의 생각과 바람을 전했다.(어린이들의 이름은 가명) # 북한 사람이라고 무조건 무시하지 않게 해주세요 아이들이 처음에는 저를 좋아했지만 나중에는 북한 사람인 걸 알고 저를 따돌려서 마음에 슬픔만 가득했어요. 다시 시작하려고 다른 고장에 가서 두 달 동안 한국말을 배웠어요. 저는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5학년 때는 성취도 평균점수가 35점이었지만,6학년 때는 66.1점이었습니다. 한국 애들에 비하면 낮은 점수지만, 내 실력에는 더없이 높은 점수였습니다. 노무현 아저씨, 제 부탁을 들어주세요. 북한 사람이라고 무시하더라도 마음이 어떤 사람인지나 알아봐 줬으면 좋겠어요. 북한 사람 중에 한국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도 있다고요.-김지은(16·여·중1년) 올림 # 한국에서는 자기밖에 몰라요. 통일하면 망할 거래요 저는 2003년 9월에 북한을 떠나 2004년 7월에 한국에 왔습니다. 나는 한국이 우리 민족이라는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북한 사람이라고 하면 ‘못사는 나라에서 왔구나.’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북한에서는 한 마을에 살면 이집저집 놀러 다니고 그랬는데 한국에서는 자기들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 한 고향 사람들 같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한국에서는 북한이 못살아서 계속 도와줘야 되기 때문에 통일이 되고 나면 한국이 망할 거란 말도 해요. 북한이 못사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기도 좋고 사람들이 정도 많아요.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남한 애들은 고향, 친척들이 그리운 줄 모르겠지만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고향 생각에 밤을 눈물로 보내고 있어요. 북한에서 온 게 무슨 죄라도 되나요? 마음에 상처가 많은 우리들에게 더 아픈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이미연(16·여·중1년) 올림 # 북한에서 왔다고 빨갱이래요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는 친구들이 굉장히 잘해 줬지만 북한에서 왔다고 동물 취급하는 것 같아 조금 부담스러웠어요. 북한 애들이 한국에 오면 대부분 몇 살 아래 학년에 다니는데 조금 못된 애들은 그걸 갖고 놀리고, 우리 앞에서 일부러 북한에 대해 욕을 해요. 싸우다 할 말 없으면 빨갱이라고 하는데 정말 미웠어요.-이선희(16·여·중2년) 드림 # 북한 사람들 죽이지 마세요. 제가 (살기)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 중국 사람들이 북한 사람을 많이 괴롭혀요.(그러지 않도록) 부탁드려요. 그리고 북한 사람들을 죽이지 마세요. 아셨죠?-한지희(12·여·초교4년) 드림 # 남한에는 왕따가 왜 있어요? 전 2002년에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1년을 지내다 한국에 왔어요. 그런데 (북한에서 온) 어른들이 (남한에서) 힘들게 사는 것이 불쌍해요. 북한에서 아무리 많이 배워도 여기 와선 쓸모가 없고 일자리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 안타까워요. 그런데 왕따가 왜 있어요? 왕따 당하는 아이들은 아무 죄도 없고, 다만 뭐가 좀 부족해서 그런 건가요? 전 왕따시키는 애들이 이해가 안 돼요.-박정은(15·여·중1년) 올림 # 북한에서 온 친구들도 꿈 이룰 수 있게 해주세요 저의 장래 희망은 축구선수예요. 대통령 할아버지, 지금이라도 제가 축구를 하게 된다면 박지성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연습할 것입니다. 저같이 북한에서 온 어린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서민준(14) 드림 # 통일하면 서로 사랑하고 더 강해질 수 있어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북한 아이들에 대해서 아주 나쁘게 인식하고 있어요. 통일이 되면 자기네 나라가 망한다고, 북한 아이들이 한국을 더럽힌다고 생각하네요. 저는 한국 사람과 북한 사람이 똑같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처음에는 같은 나라였잖아요. 북한은 한국보다 환경이 더 좋으니까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되면 환경오염이 좀 사라지고, 서로 더 사랑하고,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통령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빠라고 불러드릴까요?ㅋㅋ-한민영(15·여·초등6년) 올림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기초학력 모자라 학교부적응 심각” 북한 이탈 청소년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기초학력 부진에 따른 학교 부적응과 서울과 지방의 지원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대부분 중국에 머물면서 남한에 들어올 기회를 찾는다. 그러다 보니 한창 기초지식을 배워야 할 청소년들의 학습이 이 기간 동안 전면 중단되고 만다. 현재 국내 북한 이탈 청소년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실제 학력수준에 맞춰 정규학교에 들어갔지만 나이가 어린 친구들과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학교를 그만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북문화통합교육원 사무국 김영진 현장담당은 “이탈 주민의 수가 급증했던 1997∼98년의 경우 입국이 힘들어 중국에 10년 이상 머문 아이도 있다.”면서 “대안학교의 경우 학력이 인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검정고시를 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 머무는 동안 단속을 피해 숨어 지낸 기억은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상흔을 남기기도 한다. 실제로 한누리학교 학생들 중 상당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갖고 있다. 상담 때에도 조사를 받는 데 대한 두려움이 앞서 상담자가 기록을 하려 들면 자지러지게 놀라는 아이들도 많다. 그나마 서울에 있는 청소년들은 지원받을 기회가 많은 편이다. 하나원 교육을 마친 뒤 60∼70%의 북한 이탈 주민이 서울에 배치되다 보니 지원 단체도 대부분 서울에만 몰려 있다. 지방에 있는 청소년의 경우 어떠한 지원 시설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전국의 북한 이탈 청소년 지원단체 15곳 중 11곳이 서울에 있다.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관심이나 선심성 배려도 북한 이탈 청소년의 적응을 힘들게 한다. 때마다 이벤트성 지원이 몰려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계획을 짜고 실천하기 힘든 경우까지 생겨나곤 한다. 한누리학교 교사 안진희씨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배려해 준다며 ‘북한에서 왔다고 하면 왕따를 당할 수 있으니 그냥 강원도에서 왔다고 하라.’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라는 것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 이탈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지원과 그저 또래 아이들을 보는 것과 같은 평범한 시선”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정부 지원현황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정부는 지원 규모를 늘리고 학력인정 대안학교를 시범 운영하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북한 이탈 주민 지원은 원래 통일부에서 전담했으나 교육 수요자인 청소년이 늘면서 지난해부터 교육부에서도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통일부에서는 현재 고교생까지 수업료와 육성회비 등 학비 일체를 면제해 주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면 국·공립학교의 경우에는 학자금 전액을 면제해 주고,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와 절반씩 부담한다. 지난해에는 ‘북한이탈주민 후원회’를 통해 민간단체에 17억원을 지원했다. 교육부에서도 지난해 북한 이탈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을 공모해 단체 8곳에 1억 7000만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지원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정규학교 교사와 민간단체 교사 300여명을 대상으로 북한 이탈 청소년 교육에 관한 워크숍을 실시했으며, 일부 학교에서는 이들을 위한 멘토링 제도도 도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5년 9월 현재 북한 이탈 청소년 432명이 전국 192개 정규학교에 다니고 있다. 대안학교나 방과후 배움터, 보호시설 등에 있는 청소년은 2005년 12월 현재 264명이지만 이 가운데 교육을 받는 경우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는 경기도 안성에 ‘한겨레학교’라는 학력인정 대안학교를 설립하기로 했다. 현재 2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2007년 140여명을 정원으로 정식 개교한다. 이 학교는 학력 인정은 물론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다시 정규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응력을 키워주는 역할도 하게 된다.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국 정착지원팀 관계자는 “외국 학생들의 학업 중도탈락률이 2∼3%선인데 비해 북한 이탈 청소년은 이보다 서너 배는 많은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올해 안에 북한 이탈 청소년의 학업과 생활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뒤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국야구 “꿈은 계속된다”

    한국야구 “꿈은 계속된다”

    16일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조별리그(1조) 최종전에서 한국야구 ‘드림팀’이 일본에 2-1 승리를 거두고 4강 고지에 우뚝 섰다. 순간 에인절스타디움은 2002년 한·일월드컵 8강전이 열렸던 광주경기장과 오버랩됐다. 마지막 페널티 키커 홍명보의 슛이 그물을 갈라 ‘4강 신화’가 완성된 순간처럼,3만 9000여명이 운집한 경기장은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한국이 종주국 미국에 이어 일본을 거푸 제압하리라 점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전문가와 야구팬들은 물론 대표 선수 스스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1월 초 김인식 감독은 “2라운드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며 타이완전을 걱정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아라운드 전승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멕시코, 미국, 일본을 줄줄이 사냥해 마침내 꿈을 일궈냈다.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미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4일 한국에 충격의 패배를 당해 벼랑끝에 섰던 미국의 벅 마르티네스 감독은 “내 생애 이렇게 마음을 졸이며 본 경기가 없었다. 정말 한국에 고맙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언론들의 반응도 한결 같았다.AP통신은 ‘한국 덕에 미국이 살아남았다.’고 타전했고,USA투데이도 ‘한국의 도움으로 미국이 체면치레를 할 기회를 잡았다.’고 전했다. 대회 흥행에 목을 멘 WBC 조직위원회에도 ‘가뭄끝에 단비’였다. 미국이 한국에 진 뒤 야후스포츠가 실시한 인터넷 투표에서 ‘미국이 4강에 못 올라가면 WBC 경기를 더 이상 안 보겠다.’는 미국팬들이 51%에 이르렀기 때문. 반면 일본 열도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방송카메라는 9회말 패배가 확정되자 고개를 떨군 스즈키 이치로 등 일본 선수들의 모습과 넋을 잃은 응원단을 번갈아 비췄다. NHK가 전한 거리 표정은 보다 심각했다. 한 시민은 “70년 역사를 가진 일본프로야구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 다른 한편으론 한국의 저력을 새삼 평가하면서 실낱같은 기대도 놓지 않았다. 세구치 아사히TV 기자는 “한국은 정신력으로 무장된 팀이라서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며 “아시아를 대표해 잘 싸워달라.”고 주문했다. 교도통신은 ‘일본의 준결승 진출이 어려워졌지만 17일 멕시코가 미국을 잡아주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WBC] “이제 日은 없다”

    [WBC] “이제 日은 없다”

    ■ 종범 치고 찬호 막고 진영 잡고… 2-1 日연파 3박자 2-1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9회 말 2사 1루에서 오승환(삼성)의 시속 145㎞짜리 강속구가 조인성(LG)의 미트에 빨려들었고 다무라 히토시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순간 더그아웃의 한국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그라운드로 몰려들었다.3만 9000여명이 운집한 스타디움은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한국이 숙적 일본을 제물로 파죽의 6연승을 기록, 조 1위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 조별리그(1조) 마지막 경기에서 8회 터진 이종범(기아)의 천금 같은 2타점 2루타로 2-1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8강 조별리그 3전 전승을 내달린 한국은 오는 19일 조 2위와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준결승 상대는 17일 미국-멕시코전에서 가려진다.2조에선 도미니카와 쿠바가 4강에 올랐다. 6실점 이하로만 지더라도 4강 진출이 가능했던 한국은 선발 박찬호(샌디에이고)가 5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일본 잠수함’ 와타나베 순스케를 공략하지 못해 팽팽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0의 균형이 깨진 것은 8회. 김민재(한화)의 볼넷과 이병규(LG)의 중전 안타로 맞은 1사 2·3루의 찬스에서 이종범은 바뀐 투수 후지카와 규지의 148㎞짜리 강속구를 통타,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앞서 이병규의 안타 때 1루주자 김민재가 무리하게 3루까지 내달려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으나 3루수 이마에 도시아키가 공을 떨어뜨리는 행운을 안았다. 이진영(SK)의 호수비도 돋보였다.2회 말 2사 2루의 위기에서 사토자키 도모야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이진영은 정확한 홈송구로 2루주자 이와무라 아키노리를 태그아웃, 일본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종범, 결정적 한방 ‘천재의 복수’ “교민들의 뜨거운 함성속에 2루타를 치는 순간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경기내내 ‘대∼한민국’이 들릴 때 마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35·기아)이 자존심에 상처를 냈던 일본에 톡톡히 앙갚음을 했다. 16일 열린 WBC 8강 조별리그(1조) 최종전.0-0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8회초 1사 2·3루에서 이종범은 후지카와 규지의 4구 째에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어 두 팔을 쭉 펼친 채 기뻐하며 뛰어나갔다. 총알같은 타구는 좌중월을 완전히 가르는 결승 2타점 2루타. 이종범은 지난 5일 1라운드 일본전에서도 8회 역전의 물꼬를 트는 안타를 치고나가 이승엽의 투런홈런으로 홈을 밟는 등 ‘도쿄대첩’의 공신이었다. 일본전에서의 활약은 이종범 개인적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천재타자’로 군림하던 이종범은 일본 진출 첫해인 1998년초 3할5푼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일본 투수들의 집중 견제로 타율이 .285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가와지리에게 악의적인 빈볼을 맞고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이후 외야수로 전업하며 재활의지를 불태웠지만 호시노 감독과의 갈등과 몸쪽 공에 대한 공포로 마음과 몸이 망가진 채 2001년 한국으로 유턴했다. 친정팀 기아로 복귀한 뒤 2004년을 제외하면 줄곧 3할대의 타율에 안정된 외야수비를 뽐냈지만,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는 등 예전의 화끈한 ‘클러치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6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429(21타수 9안타)에 출루율 .550 등 전성기 못지 않은 역할을 소화해냈다. 데릭 지터(미국·타율 .563 출루율 .632)처럼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는 빅리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종범의 역할은 그라운드 안에 국한되지 않았다. 개성 강한 톱스타들이 모인 드림팀의 ‘군기반장’을 맡아 선수들을 끈끈하게 응집시킨 것도 그의 카리스마였기에 가능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찬호, ‘완벽선발’… 어딜 내놔도 특급 ‘코리안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는 4강 진출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16일 WBC 8강 조별리그(1조)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해 임무를 완벽히 완수했다. 산발 4안타를 허용하며 5이닝을 무실점. 박찬호의 활약은 동료들이 7회까지 1안타의 빈공에 허덕였지만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박찬호는 이번 대회 4경기 10이닝 동안 방어율 ‘0’의 완벽투를 과시했다. 사실 김인식 감독이 지난 15일 박찬호를 선발로 예고하자 작은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타이완 일본 멕시코전에서 마무리로만 등판,100% 임무를 완수한 박찬호를 선발로 기용하는 게 ‘패착’이 될 수 있다는 것. 몸이 늦게 풀리는 ‘슬로 스타터’ 박찬호를 내세우는 것은 박빙의 투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한·일전에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선동열 투수 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선 코치는 김 감독에게 일본전 선발로 박찬호를 적극 추천했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가 2라운드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선봉에 서 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날 박찬호는 최고구속 151㎞의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했다. 고비마다 삼진을 솎아냈고 무실점으로 버틴 것. 삼진 3개에 투구 수는 66개. 출발은 불안했다. 박찬호는 1회 일본의 간판 스즈키 이치로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쿠도메 고스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호투로 한숨을 돌렸다. 특히 2회에는 이와무라 아키노리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사토자키 도모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하는 듯했으나 우익수 이진영의 짜릿한 홈송구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이진영, 송곳 홈송구 “일본 아웃” “일본 킬러라고 불러 주세요.” 이진영(26·SK)이 또 한번 멋진 수비로 일본을 울렸다. 아시아라운드 최종전인 일본과의 경기에서 몸을 날리는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칭으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이진영은 16일 일본과의 리턴매치에서도 ‘수호천사’였다. 한국은 박찬호가 2회 이와무라 아키노리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2사 2루에서 사토자키 도모야에게 다시 우전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주는 듯했다. 그러나 이진영이 공을 잡아 빨랫줄 같은 홈송구로 쇄도하던 이와무라를 잡는 수훈을 세웠다. 전력질주했던 이와무라는 다리 근육통으로 벤치로 나가 일본의 공격력은 떨어졌고 교체멤버로 들어온 이마에는 8회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진영의 호송구 하나가 일본으로 넘어갈 뻔했던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꾼 셈이다. 이진영은 “사토자키가 우익수 쪽으로 잘 밀어쳐 타구 방향을 짐작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일본 타자들의 발이 빠르지만 정확하게 송구하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송구가 잘 됐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WBC] 세계가 홀린 ‘SUN의 매직’

    ‘각각 다른 투수들이 쏟아져 나오니 릴리스포인트를 못 맞춰 타격감을 잃게 된다.’(미국 1루수 테셰이라)‘한국 투수진은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ESPN 칼럼니스트 닐) 한국 드림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최고의 ‘짠물피칭’(방어율 1.33)을 앞세워 6연승, 무패행진을 질주했다. 종주국 미국과 숙적 일본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은 원동력은 역시 ‘지키는 야구’. 김인식(59) 감독이 총지휘를 하지만 마운드 운용에 관한 한 재량권을 가진 선동열(43) 투수코치의 작품이다. 선 코치는 ‘지키는 야구’의 신봉자다. 감독으로 데뷔한 지난해 고참들의 반발과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 팀컬러를 완전히 뜯어고쳐 삼성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방망이는 기복이 심하지만 마운드와 수비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야구관이다. 이번 WBC에서 선 코치의 마운드 운용은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줄곧 선발로만 뛰었던 박찬호(샌디에이고)를 마무리로 돌린 것도 그의 작품. 뒷심이 약한 한국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하고 뱃심 좋은 박찬호를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결과는 족집게처럼 들어맞았다.‘소방수’ 박찬호는 1라운드 타이완, 일본전 그리고 8강 조별리그 멕시코전까지 3세이브로 뒷문을 잠갔다. 선 코치는 또 한번 승부수를 띄웠다. 김 감독에게 건의해 16일 일본전에 박찬호를 선발로 원대복귀시킨 것. 역시 한 치의 어긋남이 없었다. 박찬호는 5이닝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선 코치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했다. 반 박자 빠른 투수교체는 ‘선(SUN)의 매직’이란 찬사를 듣기에 충분했다. 오른손-왼손-잠수함 등 완전히 다른 전형의 투수를 번갈아 내보내 상대 벤치와 타자들의 대응을 원천봉쇄했다.‘감’에 의한 결정이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내린 판단이 척척 맞아떨어진 것.14일 미국전에서 치퍼 존스(애틀랜타)가 서로 다른 4명의 투수를 상대하게 만든 장면은 투수교체의 백미였다. 선 코치는 “나도 30년을 마운드에 섰기 때문에 투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안다. 컨디션이 100%가 아닌 상태에서도 선수들의 투철한 사명감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이번 WBC는 ‘국보급 투수’였던 선 코치가 ‘세계 명장’의 반열에 서는 무대가 됐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흰색 붙박이장으론 애정 붙잡지못해요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흰색 붙박이장으론 애정 붙잡지못해요

    독자사연:아들과 딸을 둔 결혼 5년 된 주부입니다. 어렵사리 작은 아파트를 하나 구입하게 됐어요. 우리 가족의 첫 보금자리인 셈인데, 준비하다 보니 인테리어에 대한 생각이 자꾸 많아집니다. 사주에 딱 맞는 인테리어를 하면 아이들이 잘 자라고, 수입도 늘고, 영원히 사랑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죠. 이것저것 다 빼고 인테리어에 들일 수 있는 돈이 100만원정도.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남편 74년 7월22일, 부인 79년 3월22일, 아들 03년 6월12일, 딸 05년 5월22일생. 인테리어 조언:남편의 사주상 전면 발코니와 신발장 옆 벽면이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야 기운이 살아나고 집안에 재산이 늘어나며 부부간 애정도 좋아진다. 이곳에 복잡하게 짐을 쌓거나 지저분한 소품 등을 방치하지 말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한다. 침실 동쪽 벽에 스탠드를 놓아 따뜻하게 한다. 검은색이나 차가운 느낌을 주는 그림 같은 것을 피한다. 부인의 사주로 보면 흰색을 멀리해야 애정운이 좋아지니 붙박이장을 하게 된다면 가급적 흰색을 피하기 바란다. 초록색 잎이 선명한 식물이나 꽃을 놓아 둔다면 부부간 애정이 한결같이 유지될 수 있다. 큰 아이는 오행 중에서 나무(木)와 금(金)의 기운을 보충해야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나무나 꽃 그림이 들어간 흰색 벽지, 초록색이나 하늘색이 들어간 벽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작은 화분에 물을 주며 키우게 만드는 것도 좋겠다. 옷도 위의 색상들이 유리하다. 노란색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둘째 아이는 반대로 흙(土)의 기운을 보충해주어야 하는 상황이므로 노란색을 필요로 하고 붉은 색은 좋지 않다. 핑크색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상아색, 베이지, 황토 등 노란색 계열과 함께 사용한다. 속옷을 이런 색으로만 입히거나 강아지 인형이나 강아지 그림이 그려진 옷들을 주로 입히는 것이 기운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도움말 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태어난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를 이메일(we@seoul.co.kr)로 보내 주세요. 매주 한 분을 선정해 필자가 사주에 따른 인테리어 제안을 해드립니다. 보내실 때는 특별히 바꾸고 싶은 공간과 이유, 대략의 구조 등을 적어 주세요. ■ 영화같은 첫 인상 ‘인테리어 필름’에 신발장 감동 참 세상 좋아졌다. 광택 나는 베니어 합판에서 품격 있는 무늬목을 사용해 가구를 만드는가 싶었더니 이제는 달랑 인테리어 필름 하나면 오래된 가구가 독특한 색상과 무늬의 새 가구로 순식간에 변한다. 인테리어 필름을 이용하면 직접 만드는 아기자기한 맛에, 새로운 가구를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가구를 변화시킬 수 있다. 두 시간 정도 투자하면 오래되고 표면이 벗겨진 신발장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수납장으로 변신한다. 지인(Z:lN) 베니프에서 제안하는 인테리어 필름을 이용한 신발장 리폼 방법을 알아보자. 초심자라면 작은 면부터 인테리어 필름을 붙이는 것을 익힌 뒤 넓은 면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겠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만들어봐요 준비물 인테리어 필름, 자, 칼, 분무기, 줄자, 헤라(필름을 잘 붙게 문지르거나 공기를 뺄 때), 사포, 퍼터, 프라이머(필름 접착제)
  •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경제의 버팀목”

    “외국인 노동자는 한국경제의 버팀목”

    14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 ‘양주 외국인노동자의 집’.60평가량 되는 지하공간은 눅눅한 공기, 침침한 조명으로 음습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은 여기서 이 세상 어느 곳보다도 안락한 마음의 여유를 얻는다. 이곳은 미국인 선교사 칙 네슬리(53)와 한국인 나운실(49)씨 부부가 2004년에 만들었다. 이역만리 머나먼 땅에서 날아와 한국 내 외국인노동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갈 곳 없는 이주노동자들이 10여명 머물고 있다. 주말에는 100명 이상이 찾아와 상담을 받고 나라별 공동체 모임을 갖는다. 필리핀 노동자 2명이 철문을 열고 들어왔다. 새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왔는데 회사 사장이 일감이 없으니 회사를 떠나라고 한단다.“고용허가제로 온 사람들은 고용안정센터를 통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직장을 옮기는 게 불가능하니 센터에 이직 신청을 해두고 조금만 기다리세요.” 네슬리는 주한미군 출신이다. 두 사람은 네슬리가 경기도 평택에서 근무할 때 인연을 맺어 1975년 결혼했다. 이듬해 함께 미국으로 간 이들이 다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2년 여름이었다. 한국에서 기지촌 봉사활동을 했던 한 선교사가 플로리다에서 열린 장로교 여름캠프에서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코리안 드림’을 키우고 있지만 차별대우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그해 10월 2주 동안 경기도 안산시와 서울 구로공단 등 국내 대표적인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을 견학했다. “어려움을 겪는 이주노동자들을 보고 또 다른 한국인의 얼굴을 보았다고나 할까요.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민족이라는 이유로 임금과 처우에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한국인 고용주들에게 알려야겠다 싶었어요.”(네슬리) 2004년 7월 보증금 3000만원, 월세 40만원에 양주 외국인노동자의 집을 만들었다. 중국, 필리핀,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해고, 폭행, 임금체불 등 피해를 당하면 바로 숙소와 공장으로 찾아가 도왔다. 본국으로 송금을 대신 해주고 죄를 저질러 감옥에 간 이주노동자들을 편지로 교화하기도 했다. 한국의 노동법과 근로기준법, 출입국관리법을 익히기 위해 수많은 책들을 밤새워 읽고 강의도 들었다.“한국 사람도 어려운데 왜 쓸데없이 외국인을 위해 일하느냐.”는 고용주들의 비아냥은 이제 만성이 됐다. 기독교는 물론이고 이슬람권 노동자들까지 네슬리를 ‘파더’, 나씨를 ‘누나’라고 부른다.“외국인 친구들이 있기에 한국경제도 버틸 수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걷어내고 좀더 성숙하게 배려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들이 간곡히 전하는 말이다. 글 사진 양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국야구 美 깨던 날] 수비력 + 용병술 + α

    세계 최강인 미국을 꺾은 한국야구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해외파 선수들의 ‘경험’을 꼽는다. 박찬호(샌디에이고) 등은 메이저리그에서 수많은 고비를 넘긴 축적된 경험을 앞세워 승부처에서 강팀들을 잇따라 제칠 수 있었다. 이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 하락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이 세계 최정상의 미국을 꺾는 발판이 됐다. 투수들의 호투도 눈부셨다. 한국 투수들은 14일 미국전까지 5게임에서 7실점, 방어율 1.40의 놀라운 피칭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일천하지만 어느덧 24년이나 된 국내 프로야구가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야수들의 촘촘한 그물 수비도 한국이 세계의 강호로 부상하는데 큰 몫을 했다. 이번 대회 8강 진출 팀 중 한국만이 단 하나의 실책도 없는 무결점 수비를 펼친 것이 이를 대변한다. 특히 유격수 박진만(삼성)과 우익수 이진영(SK)이 보인 호수비는 메이저리거들에 견줘 전혀 손색이 없다.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들의 적절한 투수교체 타이밍과 용병술이 유독 빛났다. 김 감독은 미국전에서 투수로테이션을 우완 손민한(롯데)을 시작으로 좌완 전병두(기아)-잠수함 김병현-좌완 구대성(한화)-잠수함 정대현(SK)-우완 오승환(삼성) 등 지그재그 마운드 운용을 펼쳐 미국의 강타선을 현혹시켰다.4회 승부처에서 부진한 최희섭을 대타로 기용한 것 역시 김 감독의 뛰어난 용병술을 읽을 수 있는 대목. 최희섭은 그동안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이날 선발에 빠지는 수모를 당했지만 김 감독의 믿음에 한껏 부응했다. 4강에 진출하면 병역면제의 길이 열린다는 점도 선수들에게 투지를 불러 일으켰다. 서재응은 멕시코전에서 승리를 따낸 후 “(후배들의) 병역특례 혜택이 걸려 있는 4강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정도로 선후배가 똘똘 뭉쳤다. 결국 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졌기 때문에 한국대표팀이 진정한 ‘드림팀´이 됐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WBC] 日에 6실점으로 져도 4강행

    멕시코에 이어 세계 최강 미국마저 거꾸러트린 한국 드림팀의 4강행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이 16일 일본과의 8강 조별리그(1조) 최종전마저 승리를 거둔다면 당당하게 조 1위로 4강에 진출,1조 2위와 결승행을 다투게 된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에 패할 경우에 발생한다. 1조에 속한 미국과 일본, 멕시코 모두 남은 경기에 따라 2승1패가 될 여지가 남아 있다. 동률팀이 2개국 이상 나올 경우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동률팀끼리의 상대전적에서 최소 실점을 따지게 된다.‘경우의 수’를 따져야하는 시나리오는 일본이 멕시코와 한국을 모두 꺾고 미국 역시 멕시코를 눌러 3개국이 2승1패가 되는 것.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더라도 현재로선 한국이 가장 유리하다.‘황금계투’의 힘으로 8강 조별리그 2연승을 거둔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3점만을 허용해 일본전에서 6실점 이하로만 지면 무조건 4강에 오르게 된다. 이미 일본(3실점)과 한국(7실점)에 10점을 내준 미국이 멕시코에 완봉승을 거두더라도 최소 실점에서 한국이 앞서기 때문. 반면 미국은 2승1패가 되더라도 4강행을 넘보기가 쉽지 않다. 대회 개막 이전만 해도 타선은 도미니카, 마운드는 미국이 최강이라고 평가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미국전에서 4실점을 한 일본이 남은 경기에서 실점을 줄인다면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다. 만일 멕시코가 일본과 미국을 모두 잡는다면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도 없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조 1위, 멕시코가 조 2위로 4강에 올라 준결승을 치르게 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행복한 집은 안이 다르다] 돈이 물결따라 흘러옵니다

    독자사연:음력 1980년 6월14일 21시50분 출생입니다. 대학원에서 텍스타일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관련 업종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 좀 멀어서 이사를 할 계획인데, 어느 방향이 좋을까요. 사주와 어울리는 소품들이나 색상이 궁금하네요.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명예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 좋겠고요. 부탁 드립니다. 사주상 음(-)의 성질을 가진 흙(土)이 자신의 기운이다. 재물운은 상당히 좋지만 햇볕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이사를 한다면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6시 방향, 즉 정남쪽 방향에 집을 얻는 것이 유리하니 잘 확인해 보고 결정하기 바란다. 텍스타일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불(火)의 기운을 상징하므로 본인의 기운을 높이는 좋은 업종을 선택한 상태이다. 재물운을 더욱 상승시키고자 한다면 더욱 조화로운 기운을 만들도록 물결이나 물방울 무늬를 세련되고 독창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 좋겠다. 물고기나 바닷속 풍경을 멋있게 나타내거나, 욕실 전문 디자인을 개발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된다. 26∼35세의 대운을 보면 자칫 재물이나 명예운, 남자운이 다소 줄어드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운을 막으려면 태양이나 용광로와 같은 뜨거운 불길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벽난로 스탠드 조명장치 등으로 따뜻한 기운을 채우고,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돈을 잃는 기운을 막으려면 정북쪽에 검정색 또는 미키 마우스, 햄토리 등 쥐를 상징하는 시계를 둔다. 용과 관련된 그림이 있다면 치워두도록 하자. 쥐 모양의 전통 문양이나 돼지를 이용한 캐릭터도 재물운을 더욱 좋아지게 하니 이를 참고해 35세까지 운을 잘 다루기 바란다. ■ 도움말 드림젠(www.ffile.com) 혜원(慧原) 태어난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를 이메일(we@seoul.co.kr)로 보내 주세요. 매주 한 분을 선정해 필자가 사주에 따른 인테리어 제안을 해드립니다. 보내실 때는 특별히 바꾸고 싶은 공간과 이유, 대략의 구조 등을 적어 주세요.
  • [박기철의 플레이볼] 체육분야 병역특례 기준 언론보도 횟수는 어떨까

    한국 야구드림팀이 극적인 승부 끝에 일본을 꺾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를 1위로 통과했다. 비록 마쓰이 히데키 등 몇 선수가 빠지긴 했지만 일본은 미국을 꺾고 세계 1위를 차지해보자는 속내까지 드러냈던 사상 최강의 전력이었다. 일본 프로야구는 역사적 깊이에서 아직 한국보다는 한참 앞서 있는 게 사실이고, 한두 선수가 빠져도 전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반면 심정수가 대표팀에 선발도 되지 못했고 김동주는 타이완전 때 부상으로 일본전에는 나서지 못한 한국은 얇은 선수층 때문에 전력 손실이 상당했다. 만일 이승엽이나 박찬호 등 핵심 선수가 군복무 중이라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면 일본을 이기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병역은 대학입시와 함께 외형적인 평등만을 강조하는 기형적이고 민감한 문제다. 그런데도 월드컵 16강이나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부여하는 데 국민적 저항감이 적은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워낙 선수층이 얇은 덕분이다. 야구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대회전부터 거론되던 병역 혜택 부여가 다시 검토되고 있다. 필자는 신체적인 장애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민이 예외 없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 다만 현역 복무보다 대체 복무를 시키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익인 사람들에게는 다른 방법으로 병역을 이행할 기회를 부여해도 좋다. 현재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많은 다른 평범한 청년들처럼 병역법상으로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는 것이지 병역 면제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공익근무도 현역 복무에 비하면 혜택이다. 따라서 문제는 형평성이다. 현재 체육 분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편성되는 기준은 올림픽 3위 이내, 아시안게임 1위, 월드컵 16강으로 병역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다. 이 기준은 우리가 올림픽 메달 하나에 목말라 할 때, 월드컵 1승을 염원할 때 정해진 것으로 프로화가 대세인 최근 스포츠 추세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올림픽 3관왕과 월드컵 8강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가치가 있고 국위 선양을 했는가를 논하는 것은 병아리의 암수를 투표로 결정하자는 말만큼이나 부질없는 일이다. 과학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SCI가 사용된다. 과학적으로 권위 있는 잡지에 게재된 논문이 많이 인용될수록 그 논문이 가치 있으리란 가정에서다. 스포츠 대회의 국내외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국내외 주요 언론사에서 보도된 횟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공정하지 않을까.‘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씨줄날줄] 오스카의 반란/한종태 논설위원

    미국에서 약간이라도 살아보면 인종 전시장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게 된다. 다양한 피부색깔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생각지도 못한 채 인종차별 가해자가 되고, 때론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차이점들로 가득한 사람 사는 세상에서 충돌은 예삿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바쁘게 움직이는 게 미국이다. LA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사고를 주 소재로 흑백 인종갈등과, 히스패닉계와 아랍계의 아메리칸 드림 좌절 등 미국의 현주소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옴니버스 형식의 인디영화 ‘크래시’가 엊그제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수상했다. 각본상과 편집상도 받았다. 영화 속 수많은 인물들은 편견과 갈등으로 서로 부대끼며 충돌하지만 결국은 피부색깔이 어떻든 모두가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크래시는 전한다. 피부색에 상관없이 남들 보는 앞에서 치욕스러운 일을 당하기 싫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며, 가슴 아픈 순간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 중에서 이처럼 미국의 단면을 생동감 있게 그린 영화는 없을 것 같다. 크래시는 그 전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들과 비교할 때 사회성이 무척 강한 편이다. 제작비도 이번에 음향상 등을 수상한 ‘킹콩’의 30분의 1인 650만달러(약 65억원)에 그쳤다. 그야말로 초저예산 영화다.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휘어잡고 있는 보수적 풍토의 할리우드에서 크래시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큰 이변으로 다가온다.‘아카데미의 반란’으로 불리는 이유다. 크래시와 막판까지 작품상 경쟁을 벌였고, 타이완 출신 리안(李安) 감독에게 아시아계 최초의 감독상을 안긴 ‘브로크백 마운틴’ 역시 미국, 특히 백인 주류사회에서 몹시 껄끄럽게 여기는 ‘동성애’를 그렸다. 리 감독의 수상은 그런 주제에다 오스카상이 아시아계에도 문을 열었다는 상징성에서 결코 크래시보다 가볍지 않아 보인다. ‘예술은 단지 사회를 보여주는 거울이 아니라 사회를 바꾸는 망치’라는 각본상 수상자 보비 모레스코의 말은 앞으로 사회성에 더 비중을 둬야 하는 영화의 방향성을 웅변하는 것일 게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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