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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12월 19일에는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를 책임지게 될 대통령을 선출한다. 대선 분위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다수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국내 문제에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중은 경제에는 민감하지만 안보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보인다. 경제가 중요함은 분명하지만 한국의 현실을 돌아볼 때 안보와 직결된 대북정책 공약도 국민이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제시된 후보들의 공약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북한과 먼저 대화하고 나중에 비핵화하자는 소위 유화책도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론이 효험이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안정적인 남북관계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선군(先軍)에서 선경(先經)으로 이동하면서 군부교체 등 체제안정을 위한 시간벌기가 필요한데 남쪽의 대선 후보들이 대화와 경협을 우선하겠다고 하니 내심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북한의 안보 위협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체감온도보다 매우 악화된 상태이다. 2년 전 연평도 포격은 침공에 가까운 무력도발이었다. 포격 5개월 전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 전문에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고 명기해 비핵화의 레드라인을 넘었다. 최근 북한의 잦은 북방한계선(NLL) 침입은 서울조차 북한의 공격에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남측의 유화책에 관계없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면 서해 도발을 계속할 것이다. 역사에는 유화책이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일방적인 양보는 상대의 오판을 초래하게 되고, 싸워야 할 상황에서 싸움을 피하면 더 큰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도발에 대한 응징을 포기했기 때문에 억지력이 상실된 것이다. 1950년 북한의 남침을 보고받은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머리에 떠올린 것은 1938년의 뮌헨협정이었다. 영국 체임벌린 총리가 히틀러에게 체코의 영토를 내준 이 협정은 유화의 대표적 사례로 ‘뮌헨신드롬’이라고 한다. 트루먼은 남침을 허용하면 소련의 팽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라‘(Hit them hard)고 하면서 즉각 참전을 결정했다. 우리 역사에는 안이한 유화적 인식과 함께 유비무환의 부재로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선조는 이율곡의 10만 양병론을 무시했다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압록강 의주까지 피신했고 조선은 초토화되었다. 왜란을 경험한 재상 유성룡이 남긴 ’징비록‘에는 군사(안보)를 모르는 임금과 정파 대립으로 인한 자중지란을 경계해야 하고 유사시 도와줄 맹방의 필요성을 적고 있다. 우리는 과거 정권들이 교체되면서 대북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을 목격해 왔다. 이러한 ‘안보 공회전’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은 물론 중국, 미국 등 6자회담 이해당사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헌법과 국가이익에 기초해 여야 정치권,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공통분모로서 필자는 다음 다섯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북한의 핵개발과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둘째,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기한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합의에 위배되므로 즉각 삭제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협의에 응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현금 지원과 추가적인 경제협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넷째, 북한 정부와 주민을 구분하여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 다섯째,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즉각 무력 응징한다. 혹자는 ‘유화외교’로 협상을 잘하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교 협상은 보조수단이지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아니다. 외교의 힘은 국내 정치의 초당적 결집과 국민적 지지에서 나온다. 앞으로 5년을 허비한 후에 다시 생각하기에는 늦다. 안보에 관한 국민의 ‘현명한 여론’과 ‘정치권의 합심’이 요구된다.
  • 드라마로 날아서 영화도 쏜다

    드라마로 날아서 영화도 쏜다

    드라마나 영화 한 편도 제대로 성공하기 어려운 요즘, 두 장르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쌍끌이 흥행’에 성공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쌓은 폭넓은 인지도를 영화 흥행에 십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올해 연예계에 ‘쌍끌이 효과’를 일으킨 스타들을 살펴봤다. ● 송중기, 한가인, 소지섭, 김수현 ‘쌍끌이 스타’ 누가 뭐래도 올해 가장 성공한 ‘쌍끌이 스타’는 바로 송중기다.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차가움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섬세한 감성 연기를 펼치며 주가를 올렸다. 드라마가 한창 방영되던 시기에 영화 ‘늑대소년’이 개봉하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드라마 후반부에서 선보인 순정적인 멜로 연기가 영화에서 대사 한 마디 없지만 순수한 사랑을 하는 늑대소년의 이미지와 오버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생방송이나 다름없이 진행되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에 인터뷰 등 영화 홍보 일정에 차질을 빚어 발을 동동 구르던 제작사도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이 영화 흥행으로 이어지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주로 10~30대에 머물렀던 송중기에 대한 인지도가 드라마를 통해 40~50대로 넓어지면서 중·장년층이 대거 극장에 몰렸고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는 밑거름이 됐다.”면서 “드라마에서의 연기력 호평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만난 송중기는 드라마와 영화의 쌍끌이 흥행에 대해 “드라마의 강한 멜로적인 분위기가 첫사랑을 강조한 영화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영화 흥행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면서 “‘건축학 개론’을 3~4번이나 볼 정도로 좋아했는데, ‘늑대소년’이 ‘건축학개론’을 넘어 멜로 영화 역대 1위가 돼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 ‘회사원’으로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소지섭도 개봉 전 종영한 드라마의 덕을 톡톡히 봤다.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실패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은 SBS 수사극 ‘유령’에서 호연을 펼쳐 신뢰도를 회복했고 두 달 뒤 개봉한 감성 액션 영화 ‘회사원’에서 원톱 주연으로 자신의 몫을 충실히 했다. 그런가 하면 상반기에는 여배우 한가인이 ‘쌍끌이 흥행’을 주도했다. 결혼 후 뚜렷한 흥행작이 없던 한가인은 오랜만에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안방극장에 복귀해 시청률 40%를 넘기며 왕년의 인기를 회복했다. 그녀는 드라마 종영 한 주 뒤에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8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에서 멜로 영화로는 드물게 관객 410만 명을 동원했다. 드라마와 영화 속 이미지가 겹쳐지면서 대중의 인지도와 언론의 관심을 높인 것이 영화 흥행의 버팀목이 됐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김수현도 빼놓을 수 없다. 상반기 ‘해를 품은 달’의 주인공 이훤 역으로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인기를 누린 김수현에 대한 관심은 8월 개봉한 영화 ‘도둑들’로 이어졌다. 드라마가 뜨기 전 계약한 탓에 촬영분이 많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그가 나오는 장면을 십분 활용해 홍보에도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결국 10~20대 팬들이 대거 극장으로 몰리면서 연령층의 다양화는 ‘도둑들’이 1300만 관객을 기록하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 현빈이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히트를 치자 배급사를 구하지 못해 난항을 겪던 영화 ‘만추’의 개봉일이 갑자기 잡힌 것이나 문채원이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 출연하던 중에 영화 ‘최종병기 활’이 개봉하면서 흥행을 일군 것도 손꼽히는 사례다. ‘최종병기 활’의 배급을 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드라마 초반 여주인공 문채원이 연기력 논란에 휘말려 영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논란이 사그라지고 두 작품 모두 사극인데다 단아하지만 당찬 이미지의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흥행에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쌍끌이 스타’ 많아진 이유는? 이처럼 드라마와 영화에서 쌍끌이 흥행을 하는 스타들이 많아진 것은 제작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배우들은 활동을 재개할 때 기간이 오래 걸리는 영화 촬영을 먼저 마친 뒤 후반 작업을 하는 동안 드라마 촬영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연예 소속사의 관계자는 “영화의 크랭크 업과 동시에 영화 쪽에서 조금씩 홍보가 흘러나오면 새 드라마도 힘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전 제작 기간을 포함해 5~6개월 드라마를 촬영하고 나면 후반작업이 끝난 영화의 개봉시기와 맞물리면서 배우들은 자연스럽게 영화 홍보에 돌입하게 된다. 물론 드라마가 성공했다고 해서 반드시 영화 흥행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작과 상반된 이미지이거나 작품성이 뒷받침이 되지 않을 경우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거꾸로 영화 흥행이 드라마 흥행으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제한된 관객에게 상영되는 영화보다 2~3달 동안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드라마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쉽기 때문”이라면서 “영화만 하는 배우들의 인지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은 점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영화 ‘완득이’로 530여만명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둔 유아인은 드라마 ‘패션왕’에서 처음 주인공 역할을 꿰찼지만 시청률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국민 첫사랑으로 스타덤에 오른 수지도 곧바도 KBS 드라마 ‘빅’에 비중 있는 역할로 캐스팅됐지만 영화와는 상반된 천방지축 이미지로 시청률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때문에 과거에는 TV 드라마로 성공한 뒤 영화 쪽에서만 경력을 쌓는 배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TV 드라마로 대중과 거리감을 좁힌 뒤 영화로 ‘U턴’해 동시 흥행을 노리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연가자로서의 명성을 회복한 뒤 영화 ‘베를린’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한석규나 현재 SBS 드라마 ‘대풍수’에 출연 중인 지성이 다음 달 로맨틱 코미디 ‘마이 PS 파트너’로 스크린 흥행을 노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TV 드라마의 흥행은 인지도를 높이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요소는 되지만 작품성까지 커버할 수는 없다.”면서 “지나치게 스타성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흥행의 불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서편제’ 데뷔 20년 오정해

    [김문이 만난사람] ‘서편제’ 데뷔 20년 오정해

    ‘큰 소리꾼이 되어라, 마음의 한을 품어라, 큰 소리꾼이 되어라.’ 20년 전 영화 ‘서편제’는 그렇게 심금을 울렸다. 아버지가 딸을 진정한 소리꾼으로 만들기 위해 눈을 멀게 하는 장면이다. 앞이 안 보이는 딸은 ‘이제는 소리밖에 할 수 없지요.’라고 애절하게 울부짖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한국 영화 최초 100만 관객 돌파라는 신기록을 세우면서 그야말로 영화의 한 ‘신드롬’을 일으켰다. 판소리와 소리꾼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도 이 영화를 통해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 그만큼 사회적 이슈였고 눈부신 영상에 녹아든 여주인공 송화의 목소리에 울고 감동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정서와 한을 토해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 영화는 1993년 상하이영화제 최우수감독상(임권택), 최우수 여우주연상(오정해), 제31회 대종상 최우수작품상·감독상, 제14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김명곤), 제4회 춘사영화예술상 대상·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오정해), 청룡영화제 최다관객상·대상·작품상·촬영상·신인여우상·남우주연상·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오정해(41)씨에게는 요즘 ‘서편제’(아래 사진)가 각별하게 다가온다. 20년 전 미스 춘향 ‘진’으로 뽑히면서 임권택 감독에 의해 ‘서편제’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얼떨결에 출연했지만 영화가 대박을 터뜨릴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해도 울면서 연기를 했던 기억이 선하다고 말한다. 연기 생활 20년을 맞은 그를 만났다. 지난 13일 오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경기 안양의 한 중국집 2층에서 마주 앉았다. 중국집은 ‘퓨전 중식’ 메뉴로 남편이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을 도와 중식당에 가끔 나왔지만 지금은 바빠서 거의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오씨와는 구면이어서 오랜만이라고 인사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월이 좀 지났는데도 얼굴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자 “저는 숫자를 잘 몰라요, 나이를 세면 뭐해요.”라며 웃는다. 그는 원래 솔직 털털한 성격이다. 책 읽는 것, 조근조근 대화하는 것도 좋아한다. “지난주 토요일 경기 광주에서 ‘오정해의 소리이야기’(부제, 당신이 있어 고맙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관객들과 편하게 만났습니다. 그때 그랬지요. 지난 세월을 살아오면서 데뷔 20주년이라는 말을 처음 꺼냈습니다. 전화를 주시지 않았으면 그조차도 잊고 살았을지 몰라요(웃음).” 원래부터 숫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나이든 몇 월 며칠 세는 것이 중요한지 모르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얼마 전 결혼 15주년인 것도 잊었었고 생일도 가끔 ‘까먹는’ 경우가 있단다. 정말 그렇게만 지냈을까. 따지고 보면 세월의 무게, 세월의 힘이란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철학박사 학위를 땄고 ‘오정해의 소리이야기’라는 새로운 무대도 시작했다. 또 판소리 다섯 마당과 아리랑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자료수집 등 책자 발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씨와 만나면서 ‘서편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보더라도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였기 때문이다. 그 영화를 떠올릴 때 가장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서편제는 보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아요. 자기 안에서 찾는 영화의 장면이 달라요. 화면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영상과 음악이 아주 잘 어울리는 완벽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의 한과 정서가 잘 함축된 음악, 그리고 북을 치는 동호와 회포 푸는 장면 등 제가 불과 22살 때 겪었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는 당시가 더 어른스러웠다며 웃는다. 지금은 아이 낳고 엄마가 되었지만 그때는 뭣도 모르고 자신만만하게 모든 일을 했던 것 같다고 술회한다. 또한 주위에서 많이 이끌어 주었기에 더욱 그랬단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미스 춘향’ 시절로 돌아갔다. 타고난 노래 솜씨를 보이던 그는 주변의 권유로 판소리를 시작했다. 13살 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에서 최연소로 장원을 하면서 명창 김소희(1995년 작고)의 제자가 됐다. 이후 KBS 국악마당에 두 번 출연하면서 한복 연구가 허영(2000년 작고)과 인연을 맺었다. 결국 한복이 너무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 ‘미스 춘향’ 대회에 나가게 되면서 ‘서편제’를 찍게 됐다. “어디 대회나 무슨 행사에 나갈 때마다 주위에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되는 엄청난 행운이었죠. 도움을 많이 받았고 따라서 책임감 또한 컸습니다. 소리꾼 오정해로서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걸어왔다고나 할까요. 또 ‘서편제’라는 명찰이 붙어 있으니 부담이 없어요. 어떤 무대든, 어떤 장소든 그 명찰로 100% 편하게 다가갈 수 있어요. 관객들의 기대치도 그런 것 같고요.” 그는 지난 20년 세월을 돌아보면서 아이 낳고 딱 한 달 집에서 쉰 것 외에는 거의 매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것 같다고 회고한다.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라이브 무대를 꾸준히 가졌다. 월요일에 한복을 입으면 이튿날에는 드레스를, 또 그다음 날에는 연극 무대복으로, 일주일 동안 매일 옷을 갈아입으며 관객들과 만났다. 그럴 것이 ‘서편제’ 이후 영화, 연극, 뮤지컬, 방송진행, 학생, 선생으로 살아 왔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는 박사학위까지 땄다며 수줍게 웃는다. 내용을 묻자 대단한 일은 아니라면서 부각시키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래도 연기자 중에는 보기 드믄 철학박사가 아니냐고 거듭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원래 저는 다도(茶道)에 취미가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엄마문화가 없잖아요. 교육문제도 그렇고 아이를 학교에만 맡긴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식, 예절, 꽃, 그릇, 사물에 대한 관심을 갖다 보니 원광대에 계신 교무님을 알게 되면서 원광대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하게 됐고 7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그의 논문 제목은 ‘판소리 심청가의 예술성 연구’이다. ‘심청가’를 모성애적 차원에서 새롭게 풀어 써 관심을 끌었다. 인당수 자체가 곧 ‘모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논문을 쓰고 나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많은 자료들을 모았지만 논문에 다 풀어내지 못해 좀 더 연구하면서 책으로 펴낼 준비를 하고 있다. 내친김에 심청가에 이어 판소리 다섯 마당까지 접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있다. ‘아리랑’을 연구하겠단다. “외국 사람들이 ‘아리랑’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을 잘 못합니다. 지방마다 다르고 외국 교포사회에서의 아리랑도 다르고 그렇잖아요. 누군가 쉽게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박사과정 공부를 하면서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새삼 더 생겼다고나 할까요.” 공부하면서 느꼈던 고충도 털어놓는다. 익산까지 오고 가느라 직접 운전(지프 형식의 SUV 차량)을 하는 것도 그렇고 멀미하는 것, 방송과 무대 출연하는 것, 특강 시간을 쪼개 가며 공부하는 것 등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늘에 충실하려는 버릇’ 때문에 무사히 공부를 마친 것 같다며 웃는다. “저는 단기 기억상실증처럼 살자는 주의입니다. 오늘에 충실하는 것이지요. 과거는 흘러간 것이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미리 불안해할 필요도 없잖아요. 또 어느 순간 일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냥 놔 버려요. 오늘 다 움켜쥘 필요가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놔 버렸던 것이 다시 오거든요. 20년 전에는 책임감으로 살았지만 지금은 놔 버릴 수 있다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겨울이 되면 길가의 가로수가 나뭇잎조차 내려놓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그는 20년 전에 입었던 옷을 지금도 입는다고 했다. 중간에 ‘돼지’처럼 살찌기도 했지만 지금은 당시에 직접 만들었던 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의 집에는 애지중지하는 재봉틀이 있다. 본인의 옷은 물론이고 아들 옷, 조카들 옷까지 손수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시간이 되면 동대문 시장에 가서 원단을 직접 고른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머릿속으로 20년을 다시 정리했다. 소리꾼 오정해는 판소리를 예술적으로 접근하는 일을 시작했고, 또 ‘오정해의 소리이야기’라는 특별한 무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으며 내년에는 본인이 작사한 노래로 음반을 낸다. 아울러 집착이라는 단어를 버리고 편안하게 ‘오늘주의’로 홀가분하게 살아가고 있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행복한 오정해가 되는 것이며 오늘이 행복해야 미래가 있는 것 아니냐. 철학을 공부하다 보니 대답이 모호해진다.”며 웃는다. 동갑인 남편과는 친구처럼 지낸다. 영화, 독서 등 취미도 비슷하다. 17년 전 뮤지컬 ‘쇼 코미디’에 출연했을 때 동료 배우 최정원씨의 소개로 남편을 만났다. 슬하에 중학생인 아들이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판소리 신동 오정해 철학박사 되기까지 1971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6살 때 고전무용을 시작했다. 한복을 뒤집어쓰고 사극을 흉내내는 것을 좋아했다. 이후 주위의 권유로 국악과 판소리, 가야금을 배웠다. 13세 때 전주대사습놀이에서 최연소로 장원, 주목을 끌었다. 이때 인간문화재 김소희 선생의 직계 제자가 됐다. 중학교 2학년 방학 때부터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판소리를 공부했다. ‘춘향가’ 이수자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국악경연대회나 명창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1992년 미스 춘향 ‘진’으로 선발되면서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 ‘서편제’(1993년)로 데뷔했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서울관객 100만명 돌파 등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서편제’로 스타가 된다. 이후 영화 태백산맥(1994년), 축제(1996년), 천년학(2007년) 등에 출연했다. 2008년에는 마당극 ‘학생신위부군’에 출연, 호평을 받았다. 중앙대 국악예술학 석사를 거쳐 최근 원광대에서 동양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방송 진행, 특강, 연극, 뮤지컬 등에 출연하고 있다.
  • 싸이 美AMA 뉴미디어상 수상

    싸이 美AMA 뉴미디어상 수상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35·본명 박재상)가 ‘제40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이하 AMA)에서 뉴미디어상을 받는다고 미국 주간지 ‘피플’이 온라인판을 통해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피플은 “미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싸이가 온라인에서의 성공 덕분에 ‘올해의 뉴미디어’상 수상자가 됐다.”면서 “싸이는 히트 싱글 덕에 AMA의 프리쇼인 ‘코카콜라 레드 카펫 라이브’에서 트로피를 받고, 본 시상식에서 중독성 있는 노래로 공연도 펼친다.”고 보도했다. AMA는 ABC TV를 통해 오는 18일 오후 8시 방송되며, 싸이가 상을 받는 프리쇼는 오후 5시부터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한편 영국 일간지 ‘더 선’ 등 외신은 이날 싸이의 신곡에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싸이는 이날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팝스타 마돈나의 공연에 등장하면서 관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마돈나가 자신의 히트곡 ‘기브 잇 투 미’와 ‘강남스타일’을 리믹스한 노래를 절반 정도 불렀을 때 무대 중앙이 열리며 싸이가 등장하자 관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렌지색 정장에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난 싸이는 마돈나와 함께 말춤을 추며 ‘강남스타일’을 열창했다. 마돈나는 싸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안기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화끈한 무대를 선보였다. 마돈나는 ‘강남스타일’ 무대가 끝난 후 “싸이는 여러분을 위해 오늘 아침 독일에서 왔다.”면서 관객들에게 박수를 유도한 뒤 싸이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해외서 성공한 ‘퀸’ 만나는 김수로·김민종

    해외서 성공한 ‘퀸’ 만나는 김수로·김민종

    SBS 인기 주말극 ‘신사의 품격’에서 ‘중년 꽃미남’ 신드롬을 일으킨 김수로(42), 김민종(40) 두 배우가 해외에서 성공한 한국인 여성을 찾기 위해 다시 뭉쳤다. 오는 28일부터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하는 케이블채널 스토리온의 ‘김수로, 김민종의 마이퀸’은 오스트리아의 김소희 셰프, 독일의 소프라노 에스더 리 등 국제 무대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퀸’(Queen)이라 부르며 이들을 찾아 떠난다. 12부작 로드쇼다. 김수로와 김민종은 ‘퀸’에게 초대장을 받고 초대된 날짜와 시간에 맞춰 ‘퀸’을 찾아간다. 두 MC는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한편 ‘퀸’을 만나 성공 비결과 생활 양식에 대해 직접 들어볼 계획이다. 김수로와 김민종 두 MC는 평소 절친한 사이다. ‘신사의 품격’ 이후 무언가를 더 꾸미고 싶은 의욕에 다시 의기투합했다. 퀸을 만난 자리에서 김민종이 섬세한 질문으로 프로그램을 촘촘하게 엮어 간다면 김수로는 특유의 코믹함을 앞세워 분위기를 띄우는 식으로 서로 보완한다. 첫 예능 프로그램 MC에 도전하는 김민종은 김수로가 출연한다는 말에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김민종은 “수로 형이 아니었으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단순하고 순수하게 수로 형만 믿고 그 분위기에 맞춰 흘러가면 되겠다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성공한 여성들을 만난다는 것은 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삶을 바라보기에 더욱 그랬다. 김민종은 “대한민국 남자들이 성공한 사례는 많이 봤거든요. 그런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니 놀라웠어요. 자부심과 자랑스러움도 느꼈고요. 지금 취업 전선에 있는 여성이나 학생, 남성들도 방송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수로도 “나이 드신 분에게서는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고 어린 ‘퀸’을 통해서는 제가 젊은 나이였을 때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게 돼 부끄럽더라.”고 전했다. 28일 첫 방송에서는 오스트리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 ‘김코흐트’를 운영하는 김소희 셰프를 찾아간다. 김수로와 김민종은 김 셰프 앞에서 요리 대결도 펼칠 예정이다. 다음 주에는 아시아권의 ‘퀸’을 찾아 나선다. 연출을 맡은 이원형 CP는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내는 여성은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여성 시청자들이 ‘퀸’을 보고 자존감을 높이게 되길 바라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빅뱅, 왕리홍 2012 MAMA 참여 확정…2차 헤드라이너 공개

    빅뱅, 왕리홍 2012 MAMA 참여 확정…2차 헤드라이너 공개

    올 한 해 아시아를 무대로 활발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높은 인기를 끌었던 빅뱅과 씨스타, 중화권 톱스타 왕리홍이 2012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2012 MAMA) 무대에 선다. 오는 30일 홍콩서 아시아 최대 음악축제 2012 MAMA에는 앞서 공개된 싸이, 슈퍼주니어에 이어 그룹 빅뱅과 씨스타, 가수 왕리홍이 참석을 확정했다. 빅뱅은 올해 초 공개한 미니 앨범 5집 ‘ALIVE’에 수록된 타이틀곡 ‘블루’를 비롯해 ‘판타스틱 베이비’ 등 앨범 전곡이 공개와 동시에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쓰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엔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열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미국과 유럽 등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룹 씨스타는 올해 4월에 발표한 노래 ‘나혼자’에 이어 6월에 공개한 ‘러빙유’까지 연속 히트를 치며 새로운 K-POP 가수로서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씨스타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건강한 매력은 남녀 모두에게 고른 인기를 끌며 높은 사랑을 받고 있다. 왕리홍은 영화 ‘색계’서 급진파 광위민 역할로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는 배우 겸 가수. 여심을 사로잡는 부드러운 마스크에 달달한 목소리, 대부분의 곡들을 직접 작사, 작곡하는 수준급의 음악적 실력까지 더해 중화권은 물론 국내서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현재는 작품 활동과 다양한 음악적 활동들을 병행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 중이다. CJ E&M 2012 MAMA 총연출을 맡고 있는 한동철 국장은 “올해 MAMA에는 이미 공개된 세계적인 톱스타 외에도 아시아와 영미권 뮤지션들이 출연해 MAMA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며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싸이를 비롯해 슈퍼주니어, 빅뱅, 씨스타 등 세계 K-POP을 이끌고 있는 주역들과 중화권의 손꼽히는 만능엔터테이너 왕리홍의 합류로 전 세계인이 함께 음악으로 소통하는 MAMA의 특별한 무대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2012 MAMA는 11월 30일 금요일 HKCEC(홍콩 컨벤션 & 익스히비션 센터)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취업 빙하기/육철수 논설위원

    일본의 젊은 층 사이에는 ‘하시모토 신드롬’의 위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이 현상의 주인공은 40대 초반 정치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망언으로 우리 국민의 분노를 샀던 바로 그 인물이다. 그가 20~30대 청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이들을 대변하며 기존 정치권의 구태 타파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잘 알려진 대로 ‘노인의 나라’다. 취업과 복지정책 등이 노년층에 집중되고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다. 그래서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삶이 귀찮고 울분에 찬 청년세대가 정치적으로 급속히 뭉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됐다. 혹독한 취업 한파도 불어닥쳤다. 1992년 어느 취업잡지는 이런 분위기를 ‘취업 빙하기’라는 신조어로 표현했는데 크게 공감을 샀다. 채용시장의 어려움이 길어지면서 일본사회는 생활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1990년대 말에는 ‘히키코모리’(집에만 있는 외톨이), 2004년에는 ‘니트족’(공부도 취업도 하지 않는 청년)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였다. 이듬해에는 ‘하류사회’라는 말이 나돌 만큼 미래의 꿈을 접은 청년 사회계층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최근에는 정치세력화하면서 하시모토에 올라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사회의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우리도 한가하게 이웃나라 얘기를 할 처지가 못 된다. 일자리 부족으로 벌써 몇년째 ‘취업 빙하기’가 이어지면서 젊은 층은 ‘대학 5학년’ ‘잉여인간’ ‘NG(No Graduation·졸업유예)족’이라는 말에 익숙하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졸업을 늦춘 대학생이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이 대학에 남음으로써 발생하는 ‘포기 소득’ 등을 합친 간접 교육비만 5조 5000억원에 이른다니 고급인력의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닌 셈이다. LG·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에 취업자 수가 28만~30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황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기업의 구조조정도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고용은 2010년 32만명, 2011년 42만명이 증가했고 올해엔 43만명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후반~3% 초반으로 예상되고 기업의 투자·고용 위축으로 취업 사정은 더 나빠질 것 같다.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대통령 선거의 주요 변수라고 하는데, 우리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벙커서 지구종말 준비하는 사람들은 지금…

    벙커서 지구종말 준비하는 사람들은 지금…

    고대 마야인들은 왜 인류 멸망의 날을 2012년 12월 21일로 예언했을까. 그리고 예언에 따라 차근차근 ‘그날’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케이블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구 최후의 날에 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류멸망을 준비하는 사람들, 둠스데이 프레퍼스’를 5~6일 밤 11시에 방영한다. 팩추얼 엔터테인먼트 형식을 빌려온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역대 내셔널지오그래픽 시리즈 가운데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방송이 나간 후 미국의 다양한 언론 매체들은 인류 멸망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논리적인 근거와 실질적인 대비책들을 앞다퉈 보도했고,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내에선 첫 방송이다. 프로그램에선 올해 지구 종말을 믿는 사람들과 이에 대비한 치밀한 생존 전략이 여과 없이 공개된다. ‘둠스데이 프레퍼스’라 불리는 사람들은 지구 멸망 시나리오를 12개로 나누어 대지진, 태양 폭발, 전자기파(EMP) 공격, 방사능 누출, 슈퍼 바이러스, 인구 포화, 자연 재해, 핵 전쟁, 조류 독감, 방사능 폭탄, 경제 붕괴 등으로 가정한다. 그리고 20년치 식량을 비축하거나 핵전쟁에 대비해 지하 14층 규모의 벙커를 개축한다. 무기와 특수 컨테이너, 태양열을 이용한 기기, 1만 1000여종의 씨앗, 모든 종류의 항생제, 필터링 마스크, 임시 병원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데이비드 사르티는 태양 폭발로 인해 미국 전체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과 운송 체계, 전기공급 체계가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전화선도 인터넷도 필요 없이 태양열만 있으면 작동하는 햄 라디오를 이용해 생존을 모색한다. 미국 아이다호에 거주하는 존 메이저는 방사능 물질이 포함된 폭탄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시골로 이주했다. 콜로라도주의 라일리 쿡은 가족들이 고도가 높은 벙커에서 살 수 있도록 적응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은퇴한 사진기자 잭 조베는 태양 폭발로 인해 미국이 완전히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부동산 개발업자인 래리 홀은 옛 미사일 격납고에 호화로운 서바이벌 콘도를 건축 중이다. 가구수리공 제이슨 데이는 2012년 경제 붕괴가 인류 멸망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가구점을 은밀한 피난처로 만들어, 5000달러 상당의 대비용품을 쌓아놓았다. 준비 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인류멸망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지구종말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실제로 생존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는 모두 12부작으로 오는 12월 11일까지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매주 두 편씩 방송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Weekend inside-애니팡 신드롬] 국민 2000만 팡팡… 단순한 게임법칙, 세상의 시름 뻥뻥

    [Weekend inside-애니팡 신드롬] 국민 2000만 팡팡… 단순한 게임법칙, 세상의 시름 뻥뻥

    ‘팡팡…타임 오버.’ 출퇴근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한 번 이상은 들을 수 있는 애니팡 게임 음악이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의 모임에서는 애니팡 최고 점수를 묻거나 ‘하트’를 보내 달라는 당부를 듣곤 한다. 연예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애니팡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거나 TV에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이 애니팡을 하거나 이를 언급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애니팡을 소재로 한 시 구절이 전자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6300만여명의 카카오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단숨에 10대에서 40~50대까지 남녀노소가 즐기는 ‘국민 게임’으로 등극한 애니팡. 애니팡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000만여명으로 이들은 하루에 1회 이상 애니팡을 즐긴다.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이용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은 하루에 한 차례 이상 애니팡을 하는 셈이다. ●성공 예측 못 했던 ‘60초 퍼즐’ 마법 2일 카카오에 따르면 게임 출시 전까지 어느 누구도 애니팡의 인기를 예측하지 못했다. 성공 여부를 놓고 내부에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애니팡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소셜 게임으로 1분 안에 동물 모양 블록을 3개씩 맞춰 없애는 단순한 퍼즐 게임이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하트가 필요한데, 하트를 다 사용하면 하트가 생성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친구 등에게 얻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구매해야 한다. 아는 사람들과 점수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높은 점수를 받도록 경쟁을 유도한다. 최고 점수가 일주일 단위로 갱신되는 시스템을 도입해 친구나 동료 간 경쟁심을 자극한 점이 애니팡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을 오픈하는 올해 말까지 10개의 게임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애니팡의 인기로 30~50개로 늘려 잡았다.”고 설명했다. 게임업체들도 자사의 게임을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탑재해 달라고 러브콜을 보낸다. 카카오가 게임 플랫폼을 준비할 당시만 해도 게임업체를 찾아가 게임 탑재를 제안하면 거절하는 곳이 많았다. 아무도 애니팡이 이렇게 뜰 줄 몰랐던 것이다. 애니팡의 열풍을 타고 카카오톡과 연계된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게임도 인기다. 이들 게임은 애플리케이션 매출 랭킹 5위 안에 진입해 있다. 애니팡의 월매출액은 100억원 이상, 드래곤플라이트는 이미 애니팡의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애니팡과 유사한 게임인 캔디팡·보석팡 등이 덩달아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가 하면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너도나도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에 나서거나 모바일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애니팡 열풍이 벤처 창업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애니팡의 대박 행진을 보면서 스타트업(신생벤처) 창업을 꿈꾸는 지원자들이 벤처 투자사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투자 지원을 원하는 스타트업 아이템 역시 모바일 게임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스타트업 초기 기업 전문 투자사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제2의 애니팡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의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월평균 100~200개의 투자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여건 안팎)에 비하면 최대 4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자꾸 생각나… ” 업무·학업 집중 못 해 올해 4월 설립한 초기 기업 전문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운영은 임지훈 대표가 하고 있지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했다는 사실 때문에 최근 들어 스타트업 창업 지원자가 늘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모바일, 게임 등의 관련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 관계자는 “지원 요청 건수가 늘어 일주일에 수십건 이상에 달한다.”면서 “지원 요청 증가는 카카오톡, 애니팡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니팡으로 번진 모바일 게임 열풍은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업무나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목, 어깨, 허리, 손목, 손가락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회사원 박모(38·여)씨는 업무 중 애니팡 때문에 두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다가 상사에게 적발돼 “애니팡 하러 회사에 나왔느냐.”는 질책을 받았다. 이후 부서에서는 암묵적으로 ‘애니팡 금지령’이 내려졌다. 애니팡 게임을 즐기는 직장인 이모(35·여)씨는 ‘하트’ 스트레스 때문에 하트 받기를 차단했다. 카카오톡에 등록하지 않은 과거 남자 친구가 하트를 보내 오는가 하면 친분도 없는 거래처 직원이 늦은 밤에 하트를 보내는 일이 잦아지면서 남편에게 괜한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애니팡을 하려면 하트가 필요한데 하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동료나 친구들 간 새로운 갈등이 생기거나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 하트를 구걸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초·중·고교생 사이에는 동급생이나 후배들에게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트를 발송하라고 요구하는 ‘하트 셔틀’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언론에까지 부작용 관련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인들이 애니팡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니팡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한국인 대다수가 사용하는 소셜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카카오톡이 소셜네트워크가 아니라 게임네트워크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Weekend inside-애니팡 신드롬] 카카오㈜ 첫 흑자… 승승장구 계속될까

    [Weekend inside-애니팡 신드롬] 카카오㈜ 첫 흑자… 승승장구 계속될까

    ‘카카오의 승승장구는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마땅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몸집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 지난해까지 카카오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무료 모바일 메신저 부정적 시각 극복 큰 의미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흑자 전환은 카카오톡과 연계된 모바일 게임인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매출 덕이 컸다. 카카오는 지난달 29일 월간 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2010년 3월 카카오톡을 선보인 지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하기’에 입점한 게임들의 흥행에 힘입어 흑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흑자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일단 수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카카오의 흑자 전환은 무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모바일 게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의 수익 창출은 과제로 남아 있다. 수익이 메신저 부문이 아닌 모바일 게임에서 났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후속작이 나오지 않는 한 흑자 지속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은 PC게임과 달리 유행에 민감하고 인기 지속 기간도 짧다.”면서 “애니팡처럼 단순한 게임은 쉽게 질릴 수 있어 이를 대체할 새로운 게임이나 다른 수익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이에 대해 모바일게임 외에 기업광고 플랫폼인 플러스친구와 카카오스타일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모티콘 판매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니팡 대체할 새 수익모델 찾아야” 카카오는 지난해 152억 5900억원의 적자를 냈다. 2009년 영업손실 17억 800만원, 2010년 40억 5100만원 등 3년 누적 적자만 210억 1800만원이다. 반면 지난해 카카오가 벌어들인 전체 금액은 17억 9900만원에 불과했다. 2009년과 2010년 매출은 각각 300만원, 3400만원이다. 지난 3년간 누적 매출은 18억 3600만원에 그친다. 누적 매출이 누적 손실의 10분의1에도 못 미친다. 이석우 대표는 카카오의 수익성에 대해 “카카오의 첫 번째 목표는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는 “많은 이용자가 서비스를 만족스럽게 사용하면 수익 모델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전국체전] ‘소녀 역사’ 권유리 주니어新 3관왕

    [전국체전] ‘소녀 역사’ 권유리 주니어新 3관왕

    ‘맘·몸·뜻 달구벌에서 하나로!’ 올해로 93돌을 맞은 전국체육대회가 11일 대구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20년 만에 달구벌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첫 출전하는 세종특별자치시를 비롯, 17개 시도에서 선수 1만 8000여명 등 모두 2만 4000여명이 참가해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기량을 겨룬다. 경기도는 가장 많은 선수단(1900여명)을 꾸려 대회 11연패에 도전한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은 대구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표현한 ‘꿈의 프리즘’을 주제로 140분 동안 다채롭게 펼쳐졌다. 대구의 자부심과 젊은이들의 개성을 ‘컬러 스펙트럼’으로 아름답고 강렬하게 연출했다.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이끌 양궁의 이승불(13·대서중)과 체조의 윤나래(15·원화중)는 성화 점화의 영예를 누렸다. 식전 행사에서는 런던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대회 축하 영상이 선보였고 대구 출신 메달리스트들은 직접 대회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행사에 참여했다. 식후 공연에서는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싸이가 ‘말춤’을, 런던올림픽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는 환상의 퍼포먼스를 펼쳐 분위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이날부터 선수들은 육상·수영 등 42개 정식 종목과 산악·댄스스포츠·택견 등 3개 시범 종목에서 고장의 명예를 걸고 본격 메달 레이스에 나섰다. 무엇보다 런던올림픽 영웅들이 대거 출전해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가장 시선을 끄는 체조에서는 올림픽 최고인 개인 종합 5위에 오른 리듬체조 손연재가 13일 경북대 제2체육관에서 눈부신 연기로 팬들을 사로잡는다. 14일과 16일에는 ‘도마의 신’ 양학선이 계명대 체육관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공중 3회전 반) 기술을 국내 팬에게 선보인다. 12일에는 ‘기나긴 1초’로 팬들의 가슴을 저미게 한 신아람이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 나선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의 간판 역사인 장미란은 1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여자 75㎏급에 출전해 10년 연속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유도 81㎏급 금메달리스트 김재범과 양궁 여자 2관왕 기보배, 금 총성으로 대한민국의 금맥을 뚫었던 진종오 등도 정상의 기량을 과시한다. 한편 이날 엑스코에서 열린 역도 여자 고등부 48㎏급에 출전한 권유리(18·금오여고)가 인상 74㎏, 용상 97㎏, 합계 171㎏을 들어 주니어 신기록으로 3관왕에 올랐다. 사전경기로 열린 롤러스케이팅 우효숙(청주시청)에 이어 이번 대회 2번째 3관왕. 지난해 4관왕에 오른 사이클 간판 장선재(대한지적공사)는 남자일반부 4㎞ 개인추발에서 동메달에 그쳐 대회 10연패에 실패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열린세상] 응답하라, 종편/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응답하라, 종편/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케이블 TV 채널인 tvN이 제작 방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이른바 ‘응답하라 신드롬’을 일으킨 채 얼마 전에 종영됐다.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인 1997년 전후에 젊은이였던 지금의 중년들뿐만 아니라 현재의 젊은이들도 ‘응답하라’는 주문에 엄청나게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이 케이블 TV 자체 드라마로서는 전무후무한 기록인 9.47%를 달성했다. ‘응답하라 1997’이 만들어 낸 90년대 복고 열풍도 90년대에 인기가 있었던 가요, 영화, 책 등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산됐다. 케이블 TV 채널의 이런 성공과 달리 2010년 말 화려하게 출범한 TV조선, 채널A, JTBC, MBN 등 4개의 종합편성채널은 시청자나 정부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고 미디어 다양성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편 허가와 함께 종편의 연착륙을 지원하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상업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종편에 지상파 채널과 가까운 10번대 채널을 배정했고, 종편이 광고를 직접 판매하고 중간광고를 편성할 수 있게 했고, 국내 제작 프로그램을 40%만 편성해도 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출범한 지 10개월이 지난 종편의 성과는 매우 초라하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종편 4사의 평균 시청률이 모두 1%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의 경우 MBN이 평균 시청률 0.86%를 기록하여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채널 가운데 5위를 차지했으나 다른 종편 3사의 시청률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종편의 시청률 부진은 곧 광고 부진으로 이어졌고 이는 바로 프로그램 제작비의 감소로 연결되었다. 1991년에 개국한 SBS가 ‘모래시계’라는 대박 드라마를 통해 자리 잡았던 경험을 재현하기 위해 종편이 제작했던 몇몇 대작들은 조기에 종영하거나 실패했고, 결국 종편에서는 재방송 비율이 상승하고 생방송 또는 본방송의 대부분은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뉴스와 시사보도물에 집중되어 사실상 종합편성의 모습을 상실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신문사를 대주주로 하는 종편이 방송시장에서 사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것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종편이 미디어의 공적 가치나 사회적 책임에도 소홀하다는 것이다. 종편이 창의적이거나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미디어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오히려 지나치게 선정적인 소재로 비판의 대상이 된 경우가 많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 의결 현황자료에 따르면 종편은 올해 상반기에 연예오락 부문에서 시청자 사과 조치를 포함해 모두 14건의 법적 제재를 받았고, 행정지도는 10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은 뉴스보도에서도 신문의 정치적인 편향성이 그대로 나타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종편이 외주제작사와의 관계에서 상생적인 거래를 추구하기보다는 불공정 계약이나 제작비 후려치기 등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불만도 많다. 융합 미디어 환경에 부적합한 칸막이 규제를 지양하고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시도하고 있는 방송법시행령 개정도 대형 PP를 견제하기 위한 종편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런데 종편이 방송법시행령 개정에 반대하는 것은 결국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스스로의 목표를 부정하고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도 역행하는 이기적인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종편은 석연치 않은 출범 배경이나 심사과정, 출범 후 주어진 정책적인 혜택을 고려할 때 정부나 시청자의 기대에 120% 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 종편은 방송사업적인 성과나 미디어의 사회문화적인 역할 측면에서 공히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종편이 조만간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부는 종편에 주어진 정책적인 지원을 회수하고 종편이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되도록 해야 한다. 변화하느냐 아니면 죽느냐, 종편의 응답을 촉구한다.
  • 머리 거꾸로 달린 양…과학적으로 가능하다고?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머리가 거꾸로 달린 채 사는 양이 과학적으로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각) 미국 최대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영국의 컴퓨터 수리공 앨런 맥나마라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머리 거꾸로 달린 양’ 테리는 과학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농업 분야에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미국 퍼듀대학교 농업대학 웹사이트에는 ‘거미 양 증후군’(스파이더 램 신드롬)이라는 유전 질환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이 증후군은 양 품종에서 30개가 넘는 유전자 결함 중 하나라고 한다. 특히 이 증후군에 걸린 양은 길고 구부러진 다리를 갖고 있거나, 척추가 휘는 증상을 보인다. 또한 몸통이 얇거나 흉곽이 평평할 수도 있으며 비정상적으로 긴 목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테리가 만약 이 증후군에 걸렸다면 목이 아래쪽으로 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한편 촬영자인 맥나마라는 최근 데일리메일에 “테리는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수의사가 통증이 있는지 확인도 했다.”면서 “다른 양들처럼 먹고 자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佛 100세노인 ‘사이클 노익장’

    佛 100세노인 ‘사이클 노익장’

    프랑스의 100세 노인이 28일(현지시간) 동년배 사이에서 사이클로 100㎞를 가장 빨리 달리는 기록에 도전했다. 파리에서 소방관으로 일했고 복싱 마니아이기도 한 로베르 마르샹이 5시간 안에 100㎞ 결승선을 통과하기 위해 몇달 동안 매일 연습해 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리옹의 한 벨로드롬 경기장의 시멘트 트랙(333m)을 300바퀴가량 돌 계획이다. 1911년 11월 16일 태어난 마르샹은 캐나다와 베네수엘라에도 거주했으며 조경사, 쇼 프로모터, 와인 중개상 등 다양한 일을 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처음 자전거를 타본 것이 1978년이란 사실. 마르샹은 평생 동안 수만 ㎞를 사이클로 달려왔는데 이번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 100㎞를 시속 22.5㎞의 속도로 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르샹은 “성공하면 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며 “이미 중국이나 미국, 러시아 등 전 세계에서 (내가 도전할) 기록을 깨는 누군가를 찾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약물의 도움을 받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마르샹은 “내가 사용하는 유일한 약은 물통 안의 꿀물 한 스푼일 뿐”이라고 답한 뒤 “그게 약물이라면 난 시속 35㎞까지도 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웃어 넘겼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커버스토리] ‘말 춤’ 중남미 대륙까지…이러다 지구 한 바퀴 돌겠네

    [커버스토리] ‘말 춤’ 중남미 대륙까지…이러다 지구 한 바퀴 돌겠네

    미국 전역에 불어닥친 싸이의 ‘강남스타일’ 신드롬이 이웃 중남미 대륙으로도 번지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21일 영국 아이튠스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면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30개 국가에서 모두 1위를 기록 중이다. 멕시코 유력 일간지 ‘레포르마’는 전날 인물섹션 1면 기사에 싸이의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그의 스타일에 포로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최근 미국에 불어닥친 ‘강남스타일’ 열풍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지난 7월 15일 유튜브에 올라간 뒤 2억 100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라고 소개한 뒤 인기비결로 전염성이 강한 전자리듬과 가수 싸이의 탁월한 유머감각을 꼽았다. 신문은 또 과장된 춤 동작을 담은 익살스러운 뮤직비디오가 싸이의 독특한 패션스타일과 어우러지면서 세계적인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고 분석한 뒤 NBC 등 미국 유명 토크쇼에 출연한 싸이와 그의 ‘말춤’을 따라 추는 세계적인 스타들의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레포르마는 싸이를 잘 모르는 멕시코 독자들을 위해 별도의 박스기사를 통해 그가 걸어온 30년 삶을 소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커버스토리] B급이 저급? 그 ‘FUNFUN’함에 세계가 들썩

    싸이가 한류인가, 아니면 한류가 싸이를 만들었나. ‘강남스타일’이 한국 스타일인가 혹은 싸이식 ‘B급스타일’일 뿐인가. 싸이 현상을 진단하는 별별 분석이 다 나온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대체 왜 싸이이고, ‘강남스타일’인가. 서울신문이 최종판을 준비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이성규 뮤즈어라이브 대표,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에게 질문을 던지고 조합해 토론 형식으로 꾸몄다. 싸이 현상 지상토론, ‘강남스타일’처럼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 보자.” →사람들은 왜 싸이에 열광할까. 어떤 숨은 코드가 있는 것인가. -설동훈 전북대 교수(이하 훈) 싸이가 뜬 게 아니라 ‘강남스타일’이 떴다. ‘겨울연가’로 배용준, 최지우가 인기를 끈 것과 같다. 코믹함만이 이유가 아니다. 인류의 공통 정서에 호소하는 음악성, 중독성 있는 춤, 공감을 끌어내는 장면 등이 절묘하게 결합됐다. 대중이 보편적 정서인 ‘재미’(fun)에 중독된 것이다. -이동연 소장(이하 연) 일렉트로닉과 힙합이 결합된 강한 비트와 단순한 후크 멜로디가 인기비결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이런 사운드에 익숙하다. 또 카우보이식 춤과 말춤의 원형은 글로벌한 공감대를 갖는다. 사회병리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물신주의, 속물적 인간관계, 자극적 쾌락이 지배하는 저속한 사회의 병리를 수면 위로 들춰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수년 전 대마초 사건과 병역 문제로 지탄 받던 싸이는 사라져 버리고 애국자 싸이, 국민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이성규 대표(이하 규) 사실 싸이가 이전에 내놓은 곡들도 유머러스하면서 섹시한 코드와 강렬한 퍼포먼스를 담고 있다. 그런데 ‘강남스타일’만 떴다. 불황기에 섹시·유머 코드에 대한 선호가 더 높아지는 데다, 복고에 대한 향수가 중첩되는 것도 요인이 된 셈이다. -이진섭 팝칼럼니스트(이하 섭) 요즘 사람들은 특정 유형의 메시지에 열광한다. 감동적이거나 극사실주의 같은 세밀한 작업, 기괴하고 망측하지만 예전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음악·영화, 원형과 패러디의 선순환 콘텐츠, 진지함과 코믹함의 결합 등이다. ‘강남스타일’의 경우 마지막 두 가지에 해당한다. 타이밍과 콘텐츠, 유머 코드라는 삼박자도 맞아 들어갔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의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 있는데. -훈 유튜브는 뮤직비디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데 도움을 줬다. 하지만 유행을 이끌어 낸 핵심은 재미와 감동이다. 사회학자들은 유행을 집합행동으로 파악하는데 ‘강남스타일’ 집합행동을 끌어낸 동력도 그것이다. -규 유튜브만의 위력이 아니라,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의 복합적 위력이라는 설명이 정확하다. 상호작용성에는 디지털 팬덤 현상이 포함됐다. 기존 팬덤 현상과 달리 소비자는 적극적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다. 예컨대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 확산 과정에는 팬 라이팅(Fan Writing)으로 불리는 리액션이나 패러디 영상이 역할을 했다. 유튜브 영상 가운데 수천만건을 돌파한 영상의 공통점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평범한 인물 ▲결함 있는 남성성 ▲유머 ▲단순성 ▲반복성 ▲기발하고 엉뚱한 콘텐츠 등이다. ‘강남스타일’은 이 여섯 가지 디지털 문법을 담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전략적으로 대처한 상품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섭 (전략상품은) 아니라고 본다. 싸이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콘셉트에 일관성을 지녀 왔다. 다만 우리는 싸이의 음악적 프로덕션라인이 지난해 MBC ‘무한도전’ 출연 이후 변화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준함과 노력 등도 어필의 요소가 됐다. 싸이의 음악은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콘텐츠는 아니었지만 유튜브 공개 뒤 반응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빠르게 대처한 것이 눈에 띈다. -훈 언뜻 보면 ‘강남스타일’은 아마추어의 엉성한 모방 복제품에 불과한 ‘키치’(kitsch·저속한 작품) 또는 B급 문화 상품처럼 여겨지지만 실상 전문가가 공들여 만든, 고도의 음악성과 안무를 갖춘 독창적 문화상품이다. →그렇다면 ‘B급 문화’가 아니라는 것인가. -훈 둘 다 B급처럼 보이지만 B급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연예인 같지 않은 싸이의 외모를 기준으로 보면 B급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웃음). 그 외모로 ‘강남스타일’을 외치니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 싸이 스스로 캐릭터를 ‘양아치’로 잡았는데 그것을 B급이라고 할 수 있나. -연 B급이 맞다. 싸이의 출신성분이 부유하지만 천성은 ‘키치’한 저속한 B급 문화의 전도사다. B급 문화가 하층계급의 것이라거나 A급보다 수준이 낮다는 생각은 낡았다. B급 문화는 우리 안의 비밀스러운 욕망을, 속으로 하고 싶은 일탈의 감정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을 말한다. 또 ‘강남스타일’은 패러디가 갖는 풍자정신을 갖고 있지 않다. 그저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사나이의 물오른 쾌락만 전해질 뿐이다. 자본주의의 속물 감정을 찬양하는 노래로 단정할 수 없는 건 은유적 공간인 강남을 무대로 벌이는 ‘풀어헤쳐진 감정’ 때문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한류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 것이 적절할까. -섭 ‘강남스타일’은 한국인의 힘으로 한국 노래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는 면에서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한류가 통했다고 묶는 것은 현 정부의 성과주의적 망상과 비슷하다. 싸이 신드롬은 한류와 K팝이 동남아에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던 결과다. 지난 7월 ‘강남스타일’이 공개된 뒤 전 세계의 검색어 유입률과 추이를 보면 말레이시아를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지역에서 급속도로 퍼졌다. 이후 호주·유럽·미국에서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대중이 찾을 때까지 한류와 K팝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탄력을 받은 뒤에는 싸이의 콘텐츠 자체가 가진 매력과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했다고 본다. -규 ‘강남스타일’은 K팝의 이전 확산 경로에 의존하지 않았다. 동남아를 제외한 지역에선 ‘강남스타일=K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K팝은 영미권에서 마니아만 소비하는 다양한 음악 장르 중 하나일 뿐 보편적이지 않았다 ‘강남스타일’은 이미 구축된 K팝 팬의 도움을 얻긴 했지만 신드롬까지 이어질 때는 K팝의 위력이 작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얼마나 갈지도 궁금한데. -연 일회성에 그치는 유행가지만 올해까지는 갈 것이다. 올 11월 MTV어워즈와 내년 2월 그래미상 시상식이 분기점이다. 싸이스러운 스타일은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스타로 크려면 미국 주류 팝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YG는 글로벌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섭 K팝은 성공을 백업해 줄 콘텐츠가 부족하다. 싸이 또한 브랜드를 지속시키려면 해외 뮤지션과 협업을 통해 입지를 굳혀 가야 한다. 정리 최여경·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커버스토리] ‘뭘 좀 아는 놈’ 한국의 X세대, 인종·성·나이의 벽 허물다

    뮤직비디오 조회 수 2억건을 돌파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제는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인기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강남스타일’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사회문화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강남스타일’ 신드롬의 핵심에는 바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자신이 자리한다. 이 곡의 작사·작곡을 직접 한 싸이는 1977년생으로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인 1990년대에 사춘기를 보낸 대표적인 X세대다. 경제적인 풍요 속에 자라난 그들은 팝과 가요를 마음껏 듣고 나이트클럽에서 ‘마카레나’에 맞춰 몸을 흔드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는 세대다. 대학가에 개인주의가 유행하고 해외 문화에 익숙하며 공부를 잘하는 것만큼 잘 노는 것이 각광받던 때다. 강남을 중심으로 압구정 오렌지족처럼 세련되고 ‘잘 노는 오빠’들이 등장했다. 싸이는 이러한 문화적인 배경의 핵심에 있다. 강남 8학군에서 자란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1990년대 대중문화를 향유하면서 자랐고, 제대로 놀 줄 아는 ‘뭘 좀 아는 놈’(‘강남스타일’ 가사 중)이었다.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공부하며 외국어와 해외 팝에도 익숙했던 싸이는 미국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X세대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강남스타일’의 말춤은 1990년대 국내에서 유행한 춤을 안무에 접목시킨 것이다. ●경제적 풍요·해외문화 익숙·당당한 X세대 하지만 싸이가 데뷔 때부터 국내 가요계에서 주류를 차지했던 것은 아니다. 펑키한 음악과 코믹한 댄스로 ‘엽기 가수’로 주목을 받은 그는 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장한 기존의 남성 솔로 가수들의 통념을 깼다. 그의 음악은 물론 가수로서의 행보 자체가 가요계에서는 ‘B급 문화’(키치 문화)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싸이는 부유한 강남 출신이지만 고급스러움보다는 코믹하고 우스꽝스러운 비주류의 키치 문화를 내세우면서도 저급하지 않은 아티스트로서의 경계를 영리하게 잘 타고 있다.”면서 “주류와 금기에 반기를 드는 B급 문화는 국가를 막론하고 경계심을 풀어주는 보편적인 정서이며 인종과 성별, 나이를 넘어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문화 코드로 작용한 것 같다.”고 싸이 열풍을 풀이했다. 싸이의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 잘 노는 이미지가 국내외에서 각광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싸이는 데뷔곡 ‘새’와 ‘연예인’, ‘챔피온’ 등 대중적인 히트곡을 발표한 뒤에도 방송형이 아닌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는 공연형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의 음악적 개성과 창의성을 살린 ‘싸이표’ 음악을 계속 발표해 왔다. 국내에서는 수년째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계는 물론 방송,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계의 주류로 급부상했지만 싸이는 공연형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며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았다. 결국에는 그의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음악이 팝시장에서 빛을 본 셈이다. 마치 찍어낸 듯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가 아닌 자생적 아티스트로서 그는 전략도 남달랐다. 그는 방송 의존도가 절대적인 아이돌이 런던올림픽을 피해 컴백을 미룬 지난 7월 중순, 6집 앨범을 발표하고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마침 아이돌 가수의 홍수에 지친 가요계에 공백이 생겼고, 싸이는 이런 대중들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했다. 싸이는 K팝의 미국 진출에 있어서도 기존의 형식을 파괴했다. 그동안 국내 가요계의 가수, 제작자들은 한결같이 미국 진출을 숙원사업으로 꼽았고, 국내에서 성공한 수많은 가수들이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기존의 국내 아이돌 가수들은 현지 전문가와 손잡고 미국 팝 팬들의 입맛에 맞춘 음악과 춤, 의상 등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접근했다. 신인 가수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 등 현지의 미디어 출연과 콘서트의 게스트로 노출을 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들이 팝시장의 위에서부터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싸이는 유튜브를 통해 아래로부터 자생적으로 확산되는 형태로 미국 시장에 접근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미국에 신인 가수로 진출한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가수들은 팝스타들과 차별화에 실패해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오히려 싸이는 한국적인 색깔을 강조했고 한국어로 된 가사와 독창적인 춤 등에 글로벌한 감각을 보태 개성적인 콘텐츠로 성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수익 100억대… K팝시장 파급효과 1조원대 물론 그가 코믹한 콘셉트만으로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강남스타일’은 코믹 댄스뿐만 아니라 중독성 있는 팝적인 요소와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쉽고 대중성 있는 음악을 표방한다. 여기에 한국 문화를 잘 아는 유능한 프로모터가 싸이의 미국 진출에 날개를 달아 줬다. 본래 ‘강남스타일’의 판권만 구입하려고 했던 미국의 유명 프로모터 스쿠터 브라운은 한국의 장동건, 전지현 등을 할리우드에 진출시킨 이규창(미국명 큐 리)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싸이를 상당히 재미있는 가수라며 협업할 것을 권유했다. 이씨와 싸이 사이에는 가수 윤도현이 다리 역할을 했다. 한 아이돌 가수의 홍보 담당자는 “싸이의 미국 열풍은 저스틴 비버를 키워 낸 프로모터인 스쿠터 브라운의 방송 장악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기존의 기획사들도 미국의 거물급 방송 제작자들에게 공을 수년째 들였지만, 싸이는 단번에 해결한 셈”이라고 말했다. 포미닛, 비스트 등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는 “‘강남스타일’ 열풍은 싸이의 독창적인 콘텐츠에도 있겠지만, 뉴미디어의 영향력과 높아진 K팝의 수준이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10~20년 전부터 국내 음반 제작자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거둔 경험이 밑거름이 됐고 현지 관계자들과 교류하면서 쌓아 놓은 K팝의 영향력이 작용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싸이의 몸값(1년 전속모델료)은 현재 4억~5억원선으로 앞으로 더 치솟을 전망이다. ‘강남스타일’로 싸이가 벌어들인 수익은 현재까지 1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보다 광고 단가가 큰 글로벌 광고와 음반사업까지 진행될 경우 싸이의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에 이어 아이튠스까지 석권하면서 싸이에게 돌아갈 수익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경우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조회수가 1000건이 되면 0.5달러를 받는 수준인데, YG는 이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싸이 개인이 아닌 ‘강남스타일’이 K팝 시장 전체에 끼칠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강남스타일’의 경제적 가치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정치 경험·조직 없는 ‘아마추어리즘’… 검증 리스크 견딜까

    [안철수 대선 출마 선언] 정치 경험·조직 없는 ‘아마추어리즘’… 검증 리스크 견딜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제도권 정치의 변방에서 ‘중심부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실험에 도전했다. 12월 19일 대선까지 90일간의 ‘안철수식 정치 실험’에 나선 그가 응답해야 할 건 두 가지다. 현 정치 지형을 바꿀 만한 힘과 세력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대통령이 된 후 국정을 끌고 갈 수권 능력을 갖고 있는가이다. 안 후보의 동력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다. 그가 가진 위협적인 지지율에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환멸이 작동하고 있다. 이 점에서 안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역설적으로 ‘안철수 그 자신’이다. 안 원장은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국정 비전은 밝혔지만 그 비전의 청사진인 구체적인 정책은 뒤로 미뤘다. 준비가 덜 됐거나 정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지점이다.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고 검증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그에 대한 중도층 지지를 수성하며 대선 정국에서 표의 확장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는 난이도가 있는 문제다. 20·30·40대는 안 원장을 호평하는 분위기가 짙다. 그러나 정치·사회적 안정을 바라는 50대 이상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여전히 안 후보에게 아마추어 프레임이 덫으로 작용한다. 일자리·보육·교육·주거·노후 불안에 대해 안정감 있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 20~40대로 국한된 지지층을 확대하는 게 당장 그의 앞에 떨어진 숙제다. 안 후보가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국정운영 구상의 얼개는 소개했지만, 집권 구상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대담집을 통해 현 정당은 그 자체가 또 하나의 강고한 기득권이 됐으며, 민심에서 멀어졌다는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 정당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대통령은 안정감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폭발적 관심을 모았던 제3의 후보들이 적지 않게 중도 포기를 하곤 했다. 이는 이인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안철수 혼자의 힘으로 나라를 운영할 수는 없다. 정당은 한순간에 바뀔 수 있지만, 한순간에 정당을 만들 수는 없다.”며 “안철수의 생각으로 국가를 운영하기는 어렵다.”는 정치권의 공통된 의구심을 드러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안 원장이 현실 정치에 제대로 착근하지 못하는 한 그가 구상하는 정치 개혁도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는 게 딜레마다. 국내 정당 정치와 그 문화에 대한 불신을 대체할 개혁 행보도 중요하지만 대선에서 실질적으로 뛰어야 하는 정당을 대신할 안 후보의 조직을 만드는 것도 관건이다. 문재인 후보가 결국 안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민주당이 자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안 후보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그린 것은 거품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안 후보 지지율이 호남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지지율이 실제 표심으로 반영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는 조직 없이 불가능하다.”면서 “본격화될 검증 공세에 정당이 아닌 개인이 맞서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정치 행보에 나선 참모진 역시 각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엘리트 그룹이지만 정치 경험은 일천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떤 물음에도 “안 후보가 최종 판단할 일”이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안 후보와 국정운영 구상을 그려야 할 참모진조차도 안 후보만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민심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안철수 신드롬’을 걷어 내겠다며 검증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연대 대상인 민주당도 안 후보의 정책과 공약, 자질 검증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차적으로는 안 후보가 정치권의 검증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지금까지 검증 공세에 대한 안 후보의 대응 방식은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오랜 전세살이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고 밝혔던 안 후보가 24년 전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오래된 일이라 기억 나지 않는다.”고 해명한 것은 구태 정치와 다를 바 없는 변명이었다는 것이다. 포스코 사외이사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수억원의 차액을 남긴 의혹 등에 대해서도 안 후보 측은 말끔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안 후보의 재개발 딱지 매입 의혹 같은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계속 드러나고 지금과 같은 대응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지율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文, 정신 지키며 계파색 지우기 安, 디지털식 타이밍·메시지 정치

    [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文, 정신 지키며 계파색 지우기 安, 디지털식 타이밍·메시지 정치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기만 한 초보 정치인 2명이 마주쳤다. 그것도 정치의 최정점인 대통령 선거판에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이제 정치에 걸음마를 뗀 초선의원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선 90여일을 앞둔 시점에 정치 참여를 선언한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대학 교수다. 기존 ‘정치스타일’대로라면 시시하게 끝날 대결이다. 그런데 판세 전개가 심상치 않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새로운 정치 문법을 들고 정치판에 등장한 까닭이다. 정치 초보이지만 초보 같지 않다. 둘 다 ‘기성 정치인 같지 않은 정치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기존 정치와 거리를 두며 참신함과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했다. 국민에게 허물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대의 요구·부름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상생과 통합·소통,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생각도 비슷하다. 이들은 기존 정치를 불신하고 환멸을 느끼는 국민의 표심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지지층 확보에 나섰다. 그것이 통했다. 경선을 거듭하며 문 후보의 지지율은 점차 상승했다. ‘안철수 신드롬’도 여전히 유효하다. 둘의 정치 문법은 각론에서 차이가 난다. 문 후보는 “정치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여전히 어색하다.”며 정치 신인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 대통령 비서실장 경력을 고스란히 자신의 정치경험으로 환원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정치 경험이 없으면서도 있는 셈이다. 이에 문 후보는 “참여정부 문제점을 잘 알고 있어 대통령이 되면 잘 고쳐나갈 수 있고, 제도권 정당 정치는 처음이니 다른 정치인에 비해 때가 덜 묻었다.”는 논리로 맞섰다.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문 후보는 경선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친노’(친노무현)라는 주홍글씨도 같은 맥락이다. 문 후보는 최근 출간한 ‘사람이 먼저다’에서 “저는 친노가 확실하고 친노라는 딱지를 떼고 싶지도 않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지금 친노 색깔 지우기는 문 후보의 급선무가 됐다. 경선 과정에서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이런 까닭에 문 후보는 친노에서 계파 색 빼기에 집중하고 있다. ‘탕평 선대위’가 그 일환이다. 계파는 청산하고 ‘노무현 정신’만 오롯이 가져간다는 계산이다. 안 원장의 정치 문법은 ‘시대적 타이밍’이다. 기존 정치가 현실을 따라가기에 벅찬 ‘늙은’ 정치라면, 안 원장이 제시하는 정치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 ‘젊은’ 정치를 표방한다. ‘사부’ 이미지는 기존 정치인에게 없는 안 원장만의 정치 문법이다. ‘메시지 정치’도 새로운 방식이다. ‘창의성’의 상징이 된 미국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이미지도 어느 정도 투영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광장] 강남 스타일과 우리 안의 ‘자학 DNA’/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강남 스타일과 우리 안의 ‘자학 DNA’/구본영 논설실장

    싸이의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다운로드 받아 시쳇말로 ‘즐감’했다. 금세 컴퓨터 자판 위에서 저절로 두 손목이 엇갈리게 주먹이 모아졌다. 자신도 모르게 요즘 세계인을 중독시키고 있다는 싸이의 ‘말춤’ 자세를 취한 것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스스로 B급이라고 고백한 그의 음악이 팝음악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니…. 그러나 ‘강남 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억을 돌파한 지 이미 오래다. 저스틴 비버,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톱뮤지션들조차 앞다퉈 강남 스타일을 입에 올리는 판이 아닌가. 혹자는 “오빤 강남 스타일”이란 후렴구가 영어권에선 ‘오픈 콘돔 스타일(Open condom style)로 들려 인기가 폭발했다는 농담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다니엘 알레그레 구글 아·태지역 사장의 인터뷰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 그는 “콘텐츠만 좋으면 전세계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완벽한 사례”라고 했다. 토종 음악을 한 수 아래로 보던, 스스로의 패배주의를 되돌아봤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한 단계 높은 ‘AA-’로 상향 조정했다. 그런데도 일제하에서 배태된 “엽전은 안돼.”라는 식의 자학 습성을 버리지 못하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선 레이스가 바람직하지 않은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후보들이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대신 각 후보 진영에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게임에만 열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여야 간에는 박근혜 후보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놓고 삿대질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선은 후보들끼리 친노(친 노무현 대통령)와 비노로 갈려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과거지향적 싸움이 유권자를 움직여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 민주당이 끝없이 죽은 박정희를 손가락질하며 박근혜의 이미지 추락을 시도하지만 지금껏 득을 보는 쪽은 장외의 안철수 교수뿐이다. 박근혜 캠프의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최근 돌출행위는 더 한심하다. 안철수 캠프의 금태섭 변호사에게 친구끼리 사적인 대화를 나눈 것인지, 안 교수의 금전이나 여성 스캔들을 들춰내 협박한 것인지 주장은 엇갈린다. 하지만 결국 대선판을 뒷조사 수준으로 타락시킨 꼴이다. 어느 서방 학자는 한국정치를 소용돌이 정치라고 했다. 영욕이 뒤엉킨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상처 없는 무결점의 지도자는 드물 수밖에 없다. 박정희를 근대화를 성공시켜 절대 빈곤을 추방한 구세주로 보는 국민들이 많지만, 독재자로 미워하는 유권자들도 엄존한다. 노무현을 권위주의를 청산한 소탈한 면모로 기억하는 국민들도 있지만, 그의 좌충우돌 언행에 넌더리를 낸 이들도 적잖다. 어디 우리만 그러랴. 안철수가 벤치마킹하려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보자. 그의 사생활은 부인인 엘리노어가 평생 속앓이를 할 정도로 문란했다지만, 미국민들은 대공황의 늪에서 미국을 건져낸 그의 뉴딜정책만 기억하고 있다. 당시 미국경제의 회생이 뉴딜정책이 아닌,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유효수요의 창출 때문이라는 반론은 있지만…. 존 F 케네디가 역대 미 대통령 평가에서 늘 상위 랭커인 까닭은 뭔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기 때문이다. 메릴린 먼로와의 염문 등 그의 사생활이나 베트남전 확산 같은 정치적 과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는 더는 개척할 서부가 없는 미국인들에게 우주라는 ‘뉴 프런티어’(새로운 변경)를 제시했다. 그의 비전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교육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혁으로 얼마 전 타계한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디는 쾌거로 이어졌다. 우리의 과거사에 대해 자성은 필요하지만, 자학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을 듯싶다. 대선 레이스도 누가 상대 후보의 과거 흠집을 잘 들춰내느냐가 아니라 미래 청사진과 그 실현 역량을 보여주는 경쟁이어야 한다. 유권자들도 그런 후보에게 결국 마음을 열 것이다.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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