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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우올림픽 메달 전망] ⑤ 양궁

    [리우올림픽 메달 전망] ⑤ 양궁

    ‘세계 최강’ 한국 양궁대표팀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한다. 리우올림픽에는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등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대표적 효자 종목인 양궁은 그동안 하계올림픽에서 한국에 수많은 금메달을 안겨 줬다.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서향순이 첫 정상에 오른 이후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모두 19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 기간 양궁에 걸려 있던 30개의 금메달 중 63.3%를 가져온 것이다. 특히 여자 양궁 단체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편입된 이후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여자 개인전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홈 이점’을 십분 활용한 장쥐안쥐안(35·중국)에게 금메달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1984년 이후 계속 금메달을 독점했다. 이런 한국 양궁대표팀도 올림픽 무대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따낸 적은 없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것이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래서 이번 목표는 전 종목 석권이다. 문형철(58) 양궁대표팀 총감독은 “20여년 전부터 양궁에서 전 종목을 석권하고자 노력했는데 뜻대로 안 됐다. 선수들의 실력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날씨 변화나 경기장 상황 때문에 달성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번에는 꼭 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리우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삼바드롬’은 삼바 페스티벌을 위해 지어진 곳이어서 양궁 경기를 하기에는 바닥이 고르지 않은 편이다. 또 이곳의 관중석은 차량에 올라탄 삼바 댄서를 관람하기에 적합하게 설계돼 있어 땅에 서서 경기하는 양궁을 보기엔 적절하지 않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바드롬에 1m 높이의 단상을 설치하고 그 위에서 경기가 진행되게끔 했다. 땅에 발을 딛고 과녁을 조준하는 것과 단상 위에서 하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선수들의 사전 대비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경기장의 바닥이 시멘트로 돼 있어 낮 경기 동안 복사열이 상당하며, 저녁 경기의 경우 다른 경기장에 비해 낮게 설치된 조명 때문에 과녁 조준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가 최종 확정되면 한국의 훈련장을 삼바드롬과 똑같이 꾸며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부터 적용되는 단체전 세트제도 변수다. 3명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하는 단체전은 한 세트에 6발씩 쏴서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받는다. 총 4세트를 겨뤄 5점 이상을 먼저 얻으면 이긴다. 마지막 세트까지 동점이 나오면 한 발씩 추가로 쏴 과녁 중심에 더 가까운 위치에 화살을 꽂는 슛오프로 승부를 내야 한다. 개인전 세트제는 런던올림픽에서 이미 실시됐다. 한 세트당 3발씩 최장 5세트까지 맞대결을 펼쳐 6점 이상을 먼저 따내는 쪽이 승리하게 된다. 양궁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슛오프를 포함시키는 등 세트제에도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수많은 난관 때문에 전 종목 석권이 쉬운 도전은 아니겠지만 한국 양궁에는 기보배(28·광주시청)가 있어 든든하다. 기보배는 런던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적이 있는 스타 선수다. 2014년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지난해 태극마크를 되찾은 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연달아 2관왕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기보배가 리우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딸 경우 한국 여자 양궁 사상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서울올림픽 개인·단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한 김수녕은 이후 바르셀로나와 시드니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만 2개 추가했을 뿐 개인전에선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리우 프레올림픽과 2015 세계양궁연맹 월드컵 파이널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보배를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최미선(20·광주여대)도 금메달 기대주다.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진혁(35·현대제철)과 지난해 세계선수권 및 프레올림픽 개인전 1위의 김우진(24·청주시청)도 남자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2015년 남녀 양궁대표팀 16명은 지난 20일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로 넘어가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주로 시차 적응에 대한 훈련을 하며 오는 2월 11일까지 머물 계획이다. 이들은 3월 재야 대표 선수 16명과 함께 2016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쟁한다. 이를 통해 선발된 남녀 각각 8명의 선수는 4월 중순쯤 진행되는 두 차례의 평가전을 거쳐 다시 남녀 각각 3명으로 추려진다. 바늘구멍을 통과한 선수들인 만큼 온갖 역경을 딛고 다시 한번 ‘골드’를 정조준할 수 있을지 국민들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혁신과 규제의 숙명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혁신과 규제의 숙명

    영화 ‘인턴’에서 여주인공 앤 해서웨이가 술을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는 자신의 운전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에게 운전 걱정을 하지 말라며 말한다. “나 오늘 우버할 거예요.”(I am ubering tonight) 회사 이름이 동사로 쓰일 만큼 사회 신드롬이 된 것이다. 문화적 충격과 함께 등장한 신조어들은 사회의 변화와 진전에 대한 단초를 준다. 현대인의 일상어가 된 비트(bit)라는 단어도 유사하다. 미국의 수학자이자 전기공학자인 클로드 섀넌이 1948년 ‘통신의 수학적 이론’이라는 논문을 쓰면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이 유명한 논문에서 통신의 오류를 자동 교정하는 수학적 이론이 제안됐는데, 여기서 이진법 자릿수(binary digit)의 줄임말로 비트가 등장했다. 이제는 20세기가 디지털 시대로 이전했음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우버의 문화적 영향력이 계속 갈지 아직은 속단하기 힘들다. 콜택시 서비스와 유사한 우버가 뭐가 특별해서 이렇게 거창하게 된 걸까? 장년층에게는 생소하기도 한 이 미국 회사의 기업 가치는 이제 현대자동차는 물론이고 포드자동차나 제너럴모터스(GM)보다 커져 버렸다. 과대 포장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게 쉬웠을 리 없다. 조금 들여다보면 우버의 성장 과정은 줄기차게 죄어 오는 각종 규제와의 투쟁으로 점철돼 있다. 우버택시는 자가용 영업의 불법성으로 인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영업이 금지됐다. 네덜란드에서는 택시 기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우버 기사가 될 수 있다. 아마존이 드론으로 배송한다고 하는데 테러 위협이나 사생활 침해에 민감한 미국에서 온갖 규제가 이를 막으려 했을 것임은 필연이다. 우리나라처럼 안보 리스크까지 있는 경우라면 이건 넘사벽이 된다. 구글은 샌프란스시코 인근에서 무인자동차의 도로 주행시험을 하면서 상당한 주행 데이터를 축적했다. 도로 주행 신청서를 내자마자 미래에 대한 혜안으로 가득한 시정부가 잘해 보라는 덕담과 함께 즉시 승인해 주었을까? 파괴적 혁신가들은 도처에서 규제와 싸우며 이전에 없던 것을 만든다. 넷플릭스나 에어 비엔비 같은 회사들은 빅데이터에 기반해 수요자와 직접 연결되는 온디맨드 사업 구조를 가졌으니 중복되는 영역의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 구조는 태생적이다. 그래서 혁신과 규제의 대립은 숙명적이다. 우리나라에 진출을 시도한 우버는 택시영업 허가 없이 운전기사를 모집해 유사 택시영업 단속 대상이 됐고 거의 공중분해 됐다. 얼마 전엔 중고차 매매업을 규제하는 새 법안이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문 닫게 했다고 시끌벅적했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했다. 열정과 대안을 갖춘 혁신은 규제와의 투쟁에서 이길 것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만성적 승차거부 등의 문제가 여전한 우리나라에서 강력한 차량 공유 모델의 등장을 어찌 피할 것인가. 무인자동차는 빅데이터 방식의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터라 산업수학의 영역으로도 여겨진다. 우버가 대규모 투자 중인데, 무인 택시로 아예 규제의 끝을 넘어가려는 모양이다. 오래된 것과 옳은 것을 동일시하거나 그 반대로 새로운 것은 모두 긍정적인 것으로 여기기도 했던 우리는 이제 생각을 바꾸어야 하는 걸까.
  • “착하지 않아요”“고평가됐어요” 말마다 참 착하다

    “착하지 않아요”“고평가됐어요” 말마다 참 착하다

    “영화에서처럼 절망적인 상황이었다면 현실의 저는 갈고리 같은 입장이 됐을 것 같아요.” 21일 개봉하는 ‘오빠 생각’은 6·25전쟁 당시 실재했던 어린이 합창단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아이들의 노래와 그때 그 시절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가슴을 시큰하게 만드는 착한 영화다. 전쟁통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음대생 출신 한상렬 소위가 착한 어른을 대표한다면 갈 곳 없는 아이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갈고리는 나쁜 어른을 상징한다. 물론 갈고리도 저 밑바닥까지 비인간적인 것은 아니다. ‘오빠 생각’은 착한 영화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착한 남자’, ‘바른 청년’으로 통하는 배우 임시완(28)이 한 소위를 맞춤옷을 입은 듯 연기했다. ‘완득이’를 연출했던 이한 감독은 보기만 해도 선한 행동과 생각을 할 것만 같아 이번 작품에 그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그런데 임시완은 아니란다. “저를 착한 이미지로 봐주시지만 지금껏 맡아온 캐릭터만큼 착하지는 않아요. 한 소위는 진지하고 농담을 못 한다는 점에서 저와 닮았지만 지나치게 어른스러워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어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면 저는 제 멋대로 할 것 같은데 한 소위는 사과나무를 심을 사람이거든요. 작품을 끝내고 나니 조금은 이해할 듯하네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변호인’,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미생’ 등을 보면 임시완은 하얀 캔버스에 투명하고 맑은 색깔만 칠해 왔다. 조금은 탁한 색깔도 칠해 보고 싶지 않을까 싶은데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다고 했다. 작위적인 연기가 될 것 같아 이전 작품에 대한 고려 없이 독립적으로 작품을 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빠 생각’은 어떻게 선택하게 됐을까. “대본을 처음 봤을 때 그렸던 장면이 며칠 동안 잔상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었어요. 아이들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합창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죠. 그렇다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켜주는 역할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구요.” 임시완은 스스로를 근본 없는 배우라 생각한다. 연기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4학년인지 대학교 1학년인지 구분이 안 가던 스무살 때 그저 공부가 싫어 연예인을 꿈꿨다고 한다. 노래를 좋아해 한번 나가 봤던 가요제에서 현 소속사와 인연을 맺고 우연히 아이돌이 됐다. 그리고 또 우연하게 캐스팅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시작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 연기 쪽에서 많은 박수를 받고 있지만 미안한 마음도 있다. 목표 의식을 갖고 준비하는 경우도 많을 텐데 상대적으로 쉽게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이다. 연기에 대해 섣불리 호언장담하지 않고 묵묵히 보여주려는 이유가 어렴풋이 느껴진다. 할 수만 있다면 가수, 배우 두 가지 정체성을 함께 가져가 보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부터 노래 만드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인터뷰 내내 연기도 못한다, 노래도 못한다, 춤도 못한다고 되뇌는 그에게서 정말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다음 작품이 무척 흥미롭다. 조만간 촬영을 시작하는 ‘원라인’(가제)에서 전문 사기꾼 역할을 맡았다. 이제 맞춤옷을 벗고 어떤 옷을 걸쳐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할 단계다. 임시완은 예의 진지한 미소를 짓는다. “지금 대본을 이해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 스스로 기대하고 있는 부분도 있어요. 저는 제가 생각해도 고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본모습이 까발려지고 밑천이 드러날 수도 있겠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부딪쳐 봐야 하지 않겠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한·일 밴드 모여 전설을 노래하다

    국내 록·메탈 팬들이 오매불망 내한을 바라는 해외 밴드를 꼽아 보자면 호주 출신의 하드록 제왕 AC/DC가 대표적이다. 말하자면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밴드다. 이따금 일본은 다녀가면서도 한국은 비켜 갔다. 일부 국내 팬들은 기다림에 지치다 못해 일본 원정을 감행할 정도였다. 그런 아쉬움을 조금은 달랠 기회가 생겼다. 한국과 일본의 대형 밴드들이 나서 록·메탈 전설들의 트리뷰트 공연을 연다. 오는 31일 서울 홍대 앞 프리즘홀에서 열리는 ‘킹 오브 트리뷰트’다. 헌정 대상은 AC/DC를 비롯해 ‘헤비메탈의 시초’ 블랙 사바스, 브리티시 메탈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아이언 메이든, 네오 클래식 메탈을 개척한 잉베이 맘스틴, 스래시 메탈의 4대 천왕 세풀투라다. 국내 하드록을 대표하는 블랙 신드롬이 AC/DC에 대한 헌사를 바친다. 지난해 국내 헤비니스 계열 최고 앨범으로 꼽히는 ‘이리버서블’을 내놓은 블랙 메디신이 블랙 사바스의 음악을 들려준다. 아이언 메이든과 잉베이 맘스틴은 각각 ‘한국의 아이언 메이든’으로 불리는 5인조 밴드 원과 속주 기타리스트 박영수가 이끄는 밴드 지하드의 몫. 한국 스래시 메탈의 최고를 다투는 메써드는 세풀투라의 명곡을 연주한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아이언 메이든 트리뷰트 밴드로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일본의 에디 더 그레이트가 참가한다. 일본 스래시 메탈의 전설인 아웃레이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베 유스케(기타), 단게 신야(드럼)를 비롯해 손꼽히는 메탈 밴드의 멤버들이 뭉친 프로젝트 밴드다. 4만원(예매 3만원). 문의 (070)8150-2979.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추억여행-가족·이웃의 情… 우리 모두는 행복했다

    추억여행-가족·이웃의 情… 우리 모두는 행복했다

    지난 2개월 반 동안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무려 28년 전인 1988년 이야기에 신인들의 대거 기용으로 연출자인 신원호 PD조차 성공을 반신반의했지만 드라마는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렸고 마지막회는 역대 케이블 TV 최고 시청률인 19.6%를 기록해 방송계의 새 역사를 썼다.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시청자들이 아날로그적이고 촌스럽기까지 한 1980년대 이야기에 왜 이토록 뜨겁게 응답했던 것일까. 그 이유는 이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지닌 따뜻한 휴머니즘에 기인한다. 경제 불황과 무한 경쟁 속에 앞만 보고 홀로 외롭게 달려온 한국인들은 사람 사는 냄새 가득했던 80년대를 추억했고 그 시절 서울 쌍문동 골목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웠지만 이웃끼리는 작은 음식도 나눠 먹고 즐거운 일, 어려운 일을 함께 나눴으며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는 가족의 사랑과 친구들의 진한 우정이 있었기에 힘든 시절을 이길 수 있었다. ‘응팔’은 재벌 드라마에 지치고 ‘수저 계급론’에 상처받은 시청자들을 보듬고, 돈으로 살 수 없는 진짜 소중한 것의 가치를 일깨웠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시청자들은 팍팍하고 이기적인 삶 속에서 잊고 살던 인간의 따뜻한 본성과 착한 사람들의 휴머니즘을 강조한 ‘응팔’의 전반적인 정서에 응답한 것”이라면서 “디지털 문화에 단절되고 혼자 살아가는 데 외로움과 한계를 느낀 젊은층에게도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의미와 공동체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응팔’은 쌍문동 골목 사람들 누구 하나 소외시키지 않았다. 특히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이야기가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전 세대의 공감을 얻었다. 코미디를 책임진 라미란·김성균 부부와 가슴 찡한 부모의 사랑을 보여 준 성동일·이일화 부부에 이어 택이 아빠 최무성과 선우 엄마 김선영의 재혼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루며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드라마가 방영되는 10주 연속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남녀 10~50대 전체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결국 덕선(혜리)의 남편은 천재 바둑기사 택(박보검)으로 밝혀졌지만 올해는 더 알쏭달쏭한 ‘남편 찾기’에 관심이 집중되며 후반부에 들어 로맨스 추리극으로 변모했다. 초반에 정환(류준열)이 무뚝뚝해 보이고 평범한 외모지만 속 깊은 매력으로 인기를 누렸고 순수한 미소가 매력인 택이 인기의 쌍벽을 이루면서 인터넷에는 양측의 응원전이 팽팽했다. ‘응팔’은 80년대 소품은 물론 개그, 영화, 광고 등 당대 대중문화를 고스란히 불러내 거부감 없이 추억 여행에 빠져들게 했다. 특히 그 시대의 음악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드라마의 주제가 격인 ‘청춘’을 비롯해 ‘소녀’, ‘그대 내게 다시’, ‘어젯밤 이야기’, ‘나 항상 그대를’ 등 80년대 가요는 극의 주요 장면마다 흘러나와 감성 지수를 높였고 드라마 OST는 방영 내내 가요 음원 차트를 점령했다. CJ E&M 드라마사업본부 박호식 CP는 “‘응팔’은 사전 준비 기간이 길었고 3분의1 정도 촬영을 한 상태에서 방송에 들어가는 등 작품의 리얼리티에 공을 들였다”면서 “음악을 통해 드라마의 따뜻한 정서를 극대화하고 시청자들의 감성을 배가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0] 미로에 갇힌 줄기세포, 이젠 도약을 준비하자

    우리가 줄기세포에 관심을 가진 건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아마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연구논문 조작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 전에 줄기세포는 우리 일상과는 먼 거리에 있는 과학 또는 의학 분야의 전문적인 이슈일 뿐이었지요. 황우석(사진) 교수는 신데렐라였습니다. 그의 연구 성과에 온 국민들이 환호했고, 난치질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희망을 얻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를 통해 우리의 젓가락질이 일군 개가라며 자긍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때가 2004년 2월이었습니다.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체세포 복제배아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발표됐지요. 이어 이듬해 5월에는 황우석 교수가 척수마비와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는 연구 결과가 역시 사이언스지에 발표돼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그를 추앙하는 사람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일희일비했지요. 그 때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황빠’라고 불렀습니다. 아이돌 가수에게나 있을 법한 오빠부대의 출현이었습니다. 줄기세포라는 낯선 존재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짧은 행복, 긴 어둠 그러나 기대와 기쁨은 한순간에 낙담과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2005년 11월에 방송된 모 방송사의 심층 추척프로그램에서 ‘황우석 신화의 난자 매매 의혹’을 다룬데 이어 논문조작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면서부터였지요. 연구자와 방송사 간의 공방이 이어졌고, 세간에는 “그럴 수가…”라는 탄식과 “설마…” 하는 기대가 교차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쏠린 가운데 황우석 교수는 ‘연구원 난자 사용’ 사실을 시인하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줄기세포에 대한 희망은 남아있었습니다. 정당하게 얻지 않은 ‘연구원 난자’가 윤리적 문제를 유발한 것이지, 줄기세포 연구 성과는 온전하다고 믿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해 12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우석 교수가 2005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밝힌 맞춤형 줄기세포는 없다”고 발표했지요. 이 때문에 그의 연구성과에 환호작약했던 국민들은 쓰디 쓴 실망감을 곱씹어야 했고, 그 때 이미 이 사태의 결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논란 끝에 이듬해 3월 사이언스지가 공식적으로 황우석 교수의 논문을 철회함으로써 사태는 희망으로 시작해 악몽으로 종결되고 말았습니다. 세상에 오로지 나쁘기만 한 일은 없는 것인지, 이 사태를 계기로 연구윤리 문제를 제도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아무튼 파장은 오래 갔습니다. 가장 치명적인 손실은 이후 상당 기간 우리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가 마치 동토에 내버려지기라도 한 듯 긴 휴면기로 접어들었다는 점이겠지요. 그 틈새를 비집고 일본과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는 연구에 가속도가 붙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고요. 우리와 그들의 연구 격차는 이렇게 커져만 갔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유력 매체인 아사히신문의 과학 전문기자인 다카하시 마리꼬를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그와는 오래 전부터 친교하는 사이여서 평소에도 스카이프나 메일을 통해 교신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 때의 만남은 좀 달랐습니다. 마리꼬 기자는 대뜸 황우석 박사의 근황부터 묻더군요. 황 박사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져 가던 때라 주로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발굴한 매머드 복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것 등등. 그러자 마리꼬 기자는 필자더러 그의 연구실로 안내해 줄 수 없겠느냐고 다시 묻더군요. 그의 연구소가 서울 영등포 어름에 있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같이 가줄 수 없느냐는 제안에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에서 취재와 같은 주제로 인터뷰까지 한 터에 혼자 가라고 할 수도 없어 안내만 하기로 했지요. 이 때는 일본 교토대 iPS 세포연구소장인 야마나까 신야 박사가 유도만능세포를 확립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2012년)한 뒤였습니다. 일본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우리로서는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가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일본이 추월했다고 여길만 했고, 더러는 노벨상 하나를 잃어버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떻든 우리에게는 이 시간이 ‘짧은 행복의 끝, 긴 어둠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탄력을 받기까지 어림 잡아 4∼5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으니까요. 연구 분야에서 4∼5년은 세상을 바꿀만큼 중요하고도 긴 시간입니다. ●‘줄기세포 신드롬’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는 줄기세포에 극단적인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사례도 생기더군요. 줄기세포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골치만 아프다는 희한한 기피증이 그것입니다. 황당한 얘기입니다만, 우리 식약처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술을 부정한 일이 최근에 발생했습니다. 그냥 부정만 한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술을 폄훼하기까지 했지요. 국내 바이오기업인 네이처셀사는 얼마 전, 일본 관계사인 알재팬사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의 임상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치료기술은 버거씨병을 포함한 중증 하지허혈성 질환에 적용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가 이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이 치료술을 우리나라에서 허가하지 않은 탓입니다. 아시겠지만, 일본은 전 세계에서 새로운 의료기술 도입에 가장 깐깐한 나라로 꼽힙니다. 그런 일본에서 이 치료가 시행되는데 우리 식약처는 여전히 깜깜이 식으로 ‘나몰라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네이처셀 측은 “버거씨병,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중증 하지허혈성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한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일본 정부가 허가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료 분야에서 보수적인 일본 정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것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황당한 일은 이 뒤에 일어났습니다. 네이처셀 측의 이 발표가 있자 식약처는 즉시 해명자료를 통해 “일본 후생노동성이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국내보다 먼저 허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지요. 식약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문의한 결과, 후생노동성은 ‘바스코스템’을 의약품으로 허가한 것이 아니라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의사의 책임하에 사용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따라서 일본 전역에서 바스코스템 사용을 허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로 궁색한 변명을 해야 한다면 어느 나라 식약처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식약처의 해명에서 사실을 비틀려는 의도가 충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이나 중국인도 니시하라 클리닉을 찾아가면 바스코스템을 이용한 치료를 얼마든지 받을 수 있도록 일본 정부가 최종적으로 허가했는데, 한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강변한 것이야말로 ‘눈 가리고 아옹’하는 격이지요. 그러면서 식약처는 좀 저어했던지 “식약처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및 제품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면피성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말인즉, ‘그 치료제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우리(식약처)도 충분히 허가할 수 있으나, 그 수준에는 못 미친다’는 뜻으로 읽히는데, 그걸 깐깐한 일본이 덜렁 승인을 해버렸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황당했겠습니까. 가뜩이나 약이 오른 네이처셀 측이 “일본에서 새로 제정된 재생의료추진법에 따라 치료계획이 승인됐으며, 이에 따라 일본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 환자라도 니시하라 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치료 지역에 제한이 있는 것처럼 발표한 식약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목청을 높인 것도 이해가 가는 대목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 제약사나 랩에서 특정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좁게 보면 한 회사의 명운이 걸린 일이고, 범주를 넓혀 보면 그 약으로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수많은 환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이니까요. 또다른 관점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치료제의 부가이익을 상당 부분 일본에 넘겨준 것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 일과 무관한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업무적 관행이나 낡은 기준 때문에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고도 이를 정당하다고 강변하는 식약처가 정말로 국민건강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묻고 싶다”고 역정을 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식약처는 현행 규정상 이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다른 약제와 달리 이 치료제는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만들었는데, 당시의 규정이 줄기세포 관련 조항을 세밀하게 만들어 놓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이 애매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는 일이지요. 그러나 이는 규정 이전에 정책적 관점의 문제입니다. 아니, 일본은 승인 신청이 들어가자 즉시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해 치료를 허가했는데, 우리는 그걸 못해 결국 꿩도 매도 다 놓쳤으니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지요. 돌이켜 보면, 식약처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의 이같은 대응을 두고 오로지 식약처만 탓할 일은 아닐 것입니다.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는 부류가 어디 식약처 뿐이겠습니까. 그러니 시의적절하게 관련 규정을 만들거나 정비하지 못 했을 것이고, 그런 외중에 줄기세포 치료제를 승인하려니 겁인들 안 났겠습니까. 한 마디로 황우석 사태 이후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를 지배한 ‘줄기세포 신드롬’인 셈이지요. ●그렇게 우리에게 다가온 줄기세포 줄기세포(Stem cell·사진)란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합니다. 아직 미분화 상태여서 적절한 조건을 갖춰주면 원하는 조직으로 세포 차원의 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고 학자들이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요. 이를테면 간경변이 심해 기존 치료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용해 조직적합성이 확인된 간조직을 만들어 이식하거나 기존 간 조직에 같은 세포를 심어 새로운 간조직으로 생육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좀 어렵나요? 여기에서 말하는 분화란 특정 장기의 특성을 갖추지 않은 초기 단계의 세포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특정 조직, 즉 간이나 심장, 뇌, 안구 등 특정 조직의 특성을 갖추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예컨대, 사람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면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가 생성되는데, 여기에서 분화가 진행되면 뼈, 심장, 피부 등 다양한 인체 조직으로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단일세포인 수정란이 자궁 속에서 차츰 사람의 형상을 갖추어 완성된 생명체로 태어나지요. 배아줄기세포니, 성체줄기세포니 하는 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이런 분화능력이 아주 뛰어난 미분화 세포인데, 이 세포의 경우 필요한 조건만 갖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합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성숙한 여성의 난자가 필요한데, 난자 자체를 원초적 생명이라고 간주하는 가톨릭 등 종교단체에서는 이를 이용한 연구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사회적으로 자칫 심각한 윤리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제약이 따릅니다. 이와 달리 성체줄기세포는 분화 능력이 한계가 있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는 없지만,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는 얼마든지 분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윤리적 시비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연구도 아주 많습니다. 이제 왜 수많은 의학자와 기업이 줄기세포 연구에 몰두하는 지를 아셨을 것입니다. 질병을 고치는 새로운 접근을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할 수는 없지만, 기업적 관점에서 보자면 줄기세포 치료제는 ‘노다지’인 것이 틀림없으니까요. ●‘악몽’에서 ‘희망’으로 황우석 박사는 연구 윤리를 위반했다는 점 때문에 평생 그가 얻은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지만, 줄기세포에 질병 치료의 미래가 있다는 점을 일찌기 간파한 안목을 가졌고, 이를 위해 행동했으며, 연구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 지를 일깨운 것 또한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정리하자면 그는 우리에게 희망을 줬고, 그 희망을 악몽으로 분화시켰으며, 그 악몽이 이제는 우리의 자산이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반면교사(反面敎師)처럼. 그 사이 국내에서는 앞서 거론한 네이처셀(알바이오·R Bio) 말고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 나름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치료 분야에서 다시 희망을 일구는 것이지요. 또, 각급 병원에서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얼른 생각 나는 몇 곳만 들어볼까요. 메디포스트는 자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CARTISTEM)’의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전기 대비 37.1%나 늘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처음 식약처 허가를 받은 2012년 28건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03건을 기록하는 등 누적 판매량이 3000건을 넘어섰으며, 이 치료제를 사용하는 병·의원도 전국 290여 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카티스템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히딩크 전 감독이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탄 골관절염 치료제로,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선두 격인 셀트리온도 눈여겨 볼 회사입니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류마티스관절염 및 강직성 척추염 치료제인 ‘램시마’를 출시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 있으며,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인 ‘허쥬마’도 이 회사 제품입니다. 아마도 국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축적된 연구 역량이 가장 뛰어나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곳이 셀트리온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뿐이 아닙니다. 세원셀론텍, 파미셀, 마리아바이오텍, 안트로젠 등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곳들입니다. 일선 병원들의 연구 동향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합니다. 차병원 그룹인 차바이오텍은 최근 스타가르트병 줄기세포 치료제인 ‘MA09-hRPE’의 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는데,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세포로 분화시켜 만든 이 치료제는 황반변성 치료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현재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개발 단계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지요. 연세사랑병원의 경우 개원가에서는 아마도 가장 먼저 줄기세포 치료를 연구한 곳일텐데, 상당한 연구 성과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들병원이나 바른세상병원 역시 척추 및 관절질환을 정형외과·신경과 중심으로 치료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병원들이지만,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략적이지만 이런 동향을 소개하는 것은 ‘희망’을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줄기세포에서 희망을 구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혈관과 신경은 물론 심장·신장·간·면역계·골격·근육·피부 등 줄기세포를 통해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분야는 특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냥 우리 몸 전부라고 하는 게 이해가 빠르겠지요. 이런 줄기세포의 질병 치료 원리는 간단합니다. 인체는 60조∼10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는데, 사고나 노화, 질병 등으로 이 세포가 훼손되거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 질병이 생깁니다. 이런 상태에서 인체는 자가치유력을 보이지요. 몸이 스스로 망가진 세포를 재생, 복구해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되돌리는 능력입니다. 이 자가치유력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줄기세포입니다. 줄기세포가 갖는 특성 중에 ‘호밍효과(Homing Effect)’라는 게 있습니다. 풀이하자면 귀소본능 같은 것으로, 줄기세포를 체내에 주입하면 각기 필요한 곳으로 몰려가 조직을 재생하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이 호밍효과가 바로 줄기세포 치료의 원천입니다. 이런 줄기세포의 존재는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이 계기가 되어 우리에게 처음 알려졌습니다. 국내 줄기세포 연구의 기대주 중 한 명인 라정찬 박사의 견해를 빌리면, 이 때 건강한 사람의 골수를 피폭 환자들에게 이식해 치료를 시도한 것이 조혈모세포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고, 이 때부터 ‘자신과 똑같은 세포를 생산(자가복제 능력)하며, 적혈구, 백혈구 등 혈액세포를 만드는 능력(분화능)을 가진 세포’라고 줄기세포를 정의하게 되었답니다. 이런 내력을 일별하면, 오래 전에 답은 나와있었습니다. 문제는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배양과 이식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전 세계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전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엄청난 부가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논점을 국부 차원으로 확장하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며, 부가 이익은 그 다음의 문제이니까요. 우리는 황우석 사태를 거치면서 한동안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동력을 상실한 채 허송세월을 했습니다. 연구자들이 낙담해 관련 연구는 발이 묶였고, 필요한 규정은 제때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 때 ‘앗, 뜨거’라며 허겁지겁 만들어 놓은 ‘압박성 규제’들이 지금까지 연구를 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비 온 뒤에 땅이 굳을 거라고 믿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줄기세포라는 엄청난 ‘은총’과 ‘노다지’를 모두 잃고 종국에는 질병 치료의 식민지가 될 지도 모릅니다. 원천기술은 없는데, 병은 치료해야 하니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외국의 원천기술을 사오거나 외국 제품을 구입해 쓸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그러니 이제는 비상한 각오로 도약을 준비해야 합니다. 과거를 잊고 ‘작지만 강한’ 줄기세포 강국의 꿈을 실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정부의 몫을 다해 실효성 있는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연구자들은 기탄없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거기에 있으니까요. jeshim@seoul.co.kr
  • ‘지샘터’ 다른 도서관과 도서대출 연계 추진

    ‘지샘터’ 다른 도서관과 도서대출 연계 추진

    남창진 서울시의원(새누리, 송파2)은 새롭게 문을 연 올림픽공원 도서관 ‘지샘터’(벨로드롬 스포츠비즈홀 1층)를 방문해 시설 및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현장을 점검한 남의원은 “지샘터 도서관 개관으로 인근 지역 주민 및 올림픽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독서 문화 혜택이 제공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도서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남의원은 “앞으로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까지 확대 운영하여, 도서 대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송파구 내 다른 도서관에 소장된 책을 이곳에서 빌려 볼 수 있는 상호 대차 서비스를 도입하여, 도서관을 보다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남의원은 “새롭게 개관한 지샘터 도서관이 올바르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애정을 갖고 지원할 것이며, 독서문화 진흥 및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佛공중곡예사 열기구 사이 외줄타기 중 ‘추락사’

    아찔한 높이의 공중에서 외줄을 타는 프랑스의 유명 ‘슬랙라이너'(Slackliner)가 스턴트를 준비하던 중 열기구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최근 프랑스 현지언론은 슬랙라이너이자 윙슈터(wingsuiter·비행목적으로 개발된 날다람쥐 모양의 옷을 입고 고공점프하는 사람)로 명성을 떨친 탄크레데 멜레(32)가 열기구에서 떨어져 추락사했다고 보도했다.   안타까운 이 사고는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드롬에서 스턴트를 준비하던 중 일어났다. 이날 멜레는 동료들과 함께 하늘에 띄운 두 열기구 사이를 외줄로 건너는 묘기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작업을 준비하던 그는 약 30m 아래로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멜레의 소속팀인 플라잉 프렌치스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사랑하는 동료가 세상을 떠났다"면서 "고인은 꿈과 열정으로 가득찬 인물로 아름다운 추억을 우리 모두에게 남겼다"며 추모했다. 한편 멜레는 유럽의 높은 봉우리 사이를 건너는 외줄타기,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하늘을 나는 윙슈터로 많은 팬들의 인기를 얻어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응팔 쌍문동 주민처럼 마을공동체 만든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응팔 쌍문동 주민처럼 마을공동체 만든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 누리고 있다. “도둑이야” 한 마디에 골목 사람 모두가 뛰어나오고, 옆집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쌍문동 주민들의 일상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이러한 삶을 경험하지 못한 10~20대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골목이라는 유대로 이뤄진 <응답하라 1988>의 이웃처럼 음식도 나눠먹고 골목에서 함께 뛰노는 ‘마을공동체’의 모습이 사라진 요즘. 1988년의 쌍문동 주민들의 모습은 가슴을 울리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 같은 상황 속,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의 ‘마을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아파트 공동체’가 조성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림산업이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원에 공급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는 입주민 유대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는 축구장 15배크기의 6개의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6개의 테마파크는 육체와 정신 건강을 증진 시킬 수 있는 실내 체육관이 들어서는 ‘스포츠파크’를 비롯해 ‘라이브러리파크’, 입주민들의 여가 생활을 돕는 ‘포레스트파크’, ‘피크닉파크’, 자녀들이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에코파크’와 ‘칠드런파크’ 등으로 꾸며진다. 또, 단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750m 길이의 스트리트몰인 ‘한숲애비뉴'에는 카페 및 레스토랑부터 의료시설과 교육시설 등 생활편의 시설은 물론 여가와 취미 생활을 위한 시설이 마련된다. 이를 통해,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입주민들은 이웃과 함께 인프라를 누리며 ‘한숲 공동체’의 삶을 이룰 수 있다. 현재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계약자들은 ‘한숲시티즌’으로 칭하며 입주민들끼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아파트 중도금 납입, 대출 관련, 일상 생활 정보 등을 공유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계약자로 ‘한숲시티즌’ 활동을 하고 있는 김씨(34)는 “내 집을 마련하게 됐다는 사실도 기쁘지만 앞으로 함께 살게 될 입주민들과 돈독한 관계를 만들게 돼 좋다”며 “벌써부터 입주 후 생활이 기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3.3㎡당 평균 분양가는 790만원으로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저렴한 분양가다. 전용 44㎡가 1억 4,000만원대, 전용 59㎡가 1억 9,000만원대다. 전용 84㎡는 평균 2억 7,700만원 수준으로 동탄2시도시 전셋값 수준이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지하 2층~지상 29층, 67개동, 1~6블록, 전용면적 44~103㎡로 구성된다. 역대 최대 규모인 6,800가구로 지어지며 이번 분양 물량은 테라스하우스 75가구를 제외한 6,725가구다. 모델하우스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완장리 858-1번지에 위치해 있다. 분양문의 1899-7400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머릿속의 지우개’ 정복할 날 멀지 않았다

    ‘머릿속의 지우개’ 정복할 날 멀지 않았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장수의 축복은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해야만 온전히 자기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의과학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것은 암과 치매다. 특히 치매는 노년층에서 암보다도 무서운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빚을 정도의 상태가 될 때를 말한다. 흔히 치매를 하나의 단일한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다양한 증상이 원인이 돼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 ‘증후군’(신드롬)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의 6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혈관성 치매, 전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뇌수두증, 두부 외상, 뇌종양,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중독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 70여종의 원인이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20세기 초 독일의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가 기억력 장애와 편집증적 망상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51세 환자의 뇌를 부검했다가 뇌의 모양이 변해 있고 뇌 표면에 하얀 단백질 덩어리들이 뭉쳐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처음 의학계에 보고됐다. 알츠하이머병은 통상 50~60대에 처음 발병해 10~20년 동안 서서히 진행되다가 70~80대에 이르면 주의력, 공간시각 인지능력, 언어 구사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일반인의 뇌를 비교했을 때 대뇌에서 가장 심각하게 영향받는 부분은 언어를 통제하는 변연계와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다. 시간이 지나면서 뇌의 다른 부위도 차츰 망가져 감정장애, 망상, 수면장애 등 정신질환 증세와 함께 경직과 보행이상 등 신체적 증상까지 동반되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결국 음식을 씹고 삼키는 기능까지 떨어지면서 대부분의 알츠하이머 환자는 질식, 감염, 영양실조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률은 50~60대에서 가장 높지만 2004년 개봉한 한국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의 여주인공처럼 보기 드물게 30대의 젊은 층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뇌 세포를 지워서 기억을 파괴하고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머릿속 지우개’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이상 단백질이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신경세포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분리돼 세포 밖으로 배출되면 베타아밀로이드 분자를 형성한다. 베타아밀로이드 분자들이 서로 달라붙어 중합체를 만들어 미세섬유 구조를 형성하고 이들이 다시 축적되면 ‘세나일 플라크(노인반)’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된다. 이 단백질 덩어리는 신경세포에 대한 독성을 갖고 있어 알츠하이머병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베타아밀로이드는 질병의 진행에 따라 특이한 복합구조를 갖는다. 이 가운데 변형이 활발한 ‘소중합체’와 ‘피브릴 전구체’가 뇌세포를 파괴하는 주원인으로 꼽힌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이유와 장기간 형성된 베타아밀로이드 덩어리들이 갑자기 독성을 나타내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과학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환자 사망 이전에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체액을 통한 유전자 검사, 간이 정신상태 검사, 자기공명단층촬영(MRI) 등은 알츠하이머병일 확률을 확인하는 것일 뿐이다. 최근 들어 환자 뇌 조직에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덩어리에만 반응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체내에 주입해 베타아밀로이드 존재 여부와 농도까지 측정하는 PET 영상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몸에 주입되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PET 영상용 조영제로 임상허가를 받은 물질은 없다. 올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혈액 한 방울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를 뇌에서 제거해 인지능력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하는 등 알츠하이머 치매 정복의 길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는 분위기다. 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의 조기진단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중증 치매 환자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연구자들이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는 만큼 낙관적으로 볼 때 가깝게는 10~15년 내에 알츠하이머 치매가 정복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올 한 해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안방극장 왕 ★은?

    올 한 해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안방극장 왕 ★은?

    올 한 해 안방극장을 빛낸 최고의 탤런트는 누구일까. 지상파 방송 3사는 30, 31일 2015 연기대상을 열고 올해 최고의 연기자를 가린다. ‘그들만의 잔치’, ‘나눠 먹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연기대상은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던 많은 스타가 한자리에 모이는 대형 이벤트라는 점 때문에 연말 시상식 가운데서도 가장 시청률이 높다. ●MBC, 전인화·황정음·지성 3파전 압축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것은 30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되는 MBC 연기대상이다. MBC는 올해 수상자 선정에 공정성을 확보하고 상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공동 수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신 ‘드라마 10대 스타상’과 ‘베스트 조연상’ 등 수상 부문을 확대해 수상자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연기대상은 전인화, 황정음, 지성 등 3파전으로 압축된다. 전인화는 MBC 주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서 막장 드라마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독보적인 1인 2역으로 30%를 넘는 시청률을 견인한 1등 공신이다. 거기에 올해 3월 종영된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에도 출연했다. 그동안 ‘백년의 유산’, ‘신들의 만찬’ 등 MBC 주말극을 이끌어온 공헌도도 수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동안 침체됐던 MBC 미니시리즈의 자존심을 세워준 두 젊은 배우들의 수상 가능성도 높다. 홍조에 뽀글머리 등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신드롬의 주역인 황정음은 화제성 면에서는 선두다. 시청률 성적표도 좋았고 앞서 ‘킬미, 힐미’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연기력만 놓고 본다면 ‘킬미, 힐미’에서 1인 7역에 도전한 지성이 단연 눈에 띈다. 수많은 인기 스타들도 쉽게 도전하지 못해 캐스팅에 난항을 겪은 역할이었지만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성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시청률 가뭄’ KBS, 엄마들 각축에 김수현 가세 31일 밤 8시 30분과 8시 55분에는 KBS와 SBS 연기대상이 맞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시청률 가뭄이 계속된 KBS와 화제작 풍년이었던 SBS의 온도 차는 극명하다. KBS 연기대상은 ‘엄마’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청률 30%가 넘는 인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주말연속극 ‘부탁해요, 엄마’에서 평범하지만 생활력 강한 우리네 엄마 연기를 펼치고 있는 고두심을 비롯해 지난 5월 종영한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열연했던 ‘국민엄마’ 김혜자와 연기 변신을 선보인 채시라도 유력한 대상 후보다. 미니시리즈 가운데는 예능국에서 만든 드라마 ‘프로듀사’가 시청률과 해외 판매도에서 기여도가 높은 가운데 PD 백승찬 역으로 인기를 모은 김수현의 수상 가능성도 높다. ●화제작 풍년 SBS, 대상 후보 가장 많아 한편 SBS는 올 초 방영된 드라마 ‘펀치’에서 시한부 검사 역으로 재기에 성공한 김래원과 카리스마 있는 검찰총장 역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던 조재현, 시청률 20%를 돌파한 ‘용팔이’의 주역인 주원 등 대상 후보자가 많다. 게다가 70% 이상 방영돼야 후보작에 들 수 있다는 규정이 올해는 50% 이상으로 완화되면서 대상자는 더욱 넓어졌다. ‘육룡이 나르샤’에서 열연하고 있는 김명민과 유아인, 1인 4역 연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주말 드라마 ‘애인있어요’의 김현주가 대표적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줌마·아가씨 기자의 달콤살벌한 맛짱] 레드벨벳·초콜릿 컵케이크 만들기

    [아줌마·아가씨 기자의 달콤살벌한 맛짱] 레드벨벳·초콜릿 컵케이크 만들기

    자동차 핸들 대신 거품기를 잡았다. 아줌마 대신 자동차 업계를 출입하는 예비 아빠 박재홍 기자가 등판했다. 아내와 함께 시판용 믹스 가루를 이용해 스콘을 만들어 본 게 전부인 베이킹 왕초보다. 지난 8월 한국에 상륙한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는 하루에 5000개의 컵케이크를 팔아 디저트 신드롬을 일으켰다. 대표 메뉴는 레드벨벳 컵케이크. 붉은 빛깔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케이크의 식감이 마치 벨벳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서울요리학원에서 ‘매그놀리아 따라 잡기’에 나섰다. 컵케이크도 생소한데 레드벨벳은 더욱 모르는 예비 아빠는 레드벨벳 컵케이크에 도전했다. 아가씨(김진아 기자)는 초콜릿 컵케이크를 만들었다. 왕초보라고 가볍게 볼 게 아니었다. 남자 팔뚝의 위력이란…. 부드러운 컵케이크의 맛은 첫 번째 단계가 좌우한다. 설탕과 버터, 계란을 섞어 아이보리색이 나도록 크림화하는 일이다. 거품기로 버터와 설탕을 섞어 부드럽게 풀어 준 뒤 계란을 3~4번에 걸쳐 조금씩 넣어 섞는다. 빠르게 휘저어야 버터와 계란이 분리되지 않고 한 몸이 된다. 힘이 달려 자주 멈췄던 탓에 아가씨의 반죽은 버터와 계란이 제대로 섞이지 못했다. 마치 순두부 같았다. 반면 예비 아빠는 완벽한 크림화를 이뤄 냈다. 레드벨벳 컵케이크의 상징인 붉은빛의 비밀은 다량의 식용색소였다. 예를 들어 1회 대결 분홍색 마카롱을 만들 때 적색 식용색소를 한 방울 정도 떨어뜨렸다면 이번에는 10방울 가까이 떨어뜨렸다. 잘 구워진 컵케이크를 식힌 뒤 윗면에 아이싱(설탕과 생크림, 크림치즈, 버터 등을 섞은 것)을 바른다. 전 과정을 지도한 박지현 서울요리학원 강사는 예비 아빠의 손을 들어 줬다. 박 강사는 “초콜릿 컵케이크는 버터와 계란이 분리된 탓에 케이크가 퍼석퍼석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입맛에는 누구의 컵케이크가 가장 예쁘고 맛이 좋았을까.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 33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벌인 결과 레드벨벳 컵케이크가 15표, 초콜릿 컵케이크가 18표를 받았다. 레드벨벳 컵케이크는 “맛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초콜릿 컵케이크는 “많이 달지 않아 먹기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강사의 평가까지 더해 16대18, 2표 차이로 아가씨의 초콜릿 컵케이크가 간신히 이겼다. 아이싱이 멋들어지게 들어간 컵케이크는 주먹 하나 크기임에도 1개에 5000원 이상 파는 곳이 있을 만큼 고급스러운 케이크다. 다만 과정에서 보듯 버터와 설탕, 크림치즈 등 고칼로리 재료가 다량으로 들어간다. 맛있는 만큼 살이 찌는 건 각오해야 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수강 문의는 서울요리학원(www.seoulcooking.net, 02-766-1044~5)
  • ‘스타워즈 앓이’

    ‘스타워즈 앓이’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7-깨어난 포스’가 미국 개봉 나흘 만인 23일(현지시간) 흥행 수익 2억 8807만 달러(약 3376억원)를 거뒀다고 미국 영화 집계 사이트 모조가 발표했다. 영화 신드롬은 스크린 밖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스타워즈의 인기에 발 빠르게 편승한 감각적인 정치인은 미국 민주당에 주로 포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없으시면 전 이제 스타워즈 보러 가겠습니다”라고 끝인사를 했다. 이튿날 힐러리 클린턴 미 대선 경선 후보는 TV토론회 연설 도중 공화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스타워즈의 대사를 인용해 “포스가 함께하길”이라고 말했다. 실상 스타워즈 감독인 JJ 에이브럼스가 클린턴의 슈퍼팩에 100만 달러를 투척, 함께하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좀 더 적극적으로 ‘스타워즈 앓이’를 인증했다. 그는 생후 4주째인 딸 맥스와 애완견에게 스타워즈 캐릭터 요다가 입은 망토를 씌우고 광선검을 옆에 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에선 프로필 사진에 스타워즈 광선검을 삽입할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스타워즈 촬영·제작지인 영국에서도 스타워즈 흥행 영광을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개봉에 즈음해 런던 넬슨 기념탑을 스타워즈 광선검처럼 꾸민 이벤트가 열렸고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등이 스타워즈 제작에 기여한 영국의 창의성에 대해 언급하는 국가 홍보 동영상에 출연했다. 스타워즈 ‘광팬’들도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도 양산 중이다. 미국 몬태나주 헬레나에서 18세 소년이 스타워즈 스포일러를 퍼뜨린 친구에게 총을 든 자신의 사진을 보내며 학교로 가서 총을 쏘겠다고 위협했다가 협박죄로 기소됐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선 백혈병 투병 중으로 강인함을 열망하던 43세 남성이 자신의 이름을 ‘다스베이더’로 바꿨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스타워즈 흥행 돌풍… ‘아바타’ 기록 넘나

    스타워즈 흥행 돌풍… ‘아바타’ 기록 넘나

    10년 만에 돌아온 공상과학영화(SF)의 전설 ‘스타워즈’ 시리즈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신드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21일 미국의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모조닷컴’에 따르면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지난 주말 사흘(18~20일)간 미국·캐나다에서 2억 3800만 달러(약 2817억 원)를 거둬들이며 할리우드 역사상 개봉 첫 주말 오프닝 수입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 6월 ‘쥬라기 월드’가 작성한 2억 880만 달러. ‘스타워즈’ 시리즈의 일곱번째 작품인 ‘깨어난 포스’는 이 밖에도 개봉 첫날 최고 수익(1억 2050만 달러), 최단 기간 1억 달러 돌파(1일), 개봉 전야 최고 수익(5700만 달러), 개봉관 하루 평균 최고 수익(5만 7500달러), 아이맥스 오프닝 최고 수익(3010만 달러), PG-13등급 오프닝 최고 수익, 역대 12월 개봉작 최고 오프닝 수익 등 각종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웠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든 이 작품이 흥행 기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2009년 ‘아바타’가 세운 북미 흥행 최고 기록(7억 4976만 달러)을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난감 등 캐릭터 상품 판매에선 영화 수입보다 최대 5배 이상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진다. LA타임즈는 올 한 해 스타워즈 캐릭터 상품 판매고가 최대 50억 달러(약 5조 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북미 지역과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봉 첫 주말 성적은 2억 7900만 달러로, ‘쥬라기 월드’(3억 1610만 달러)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파트2’(3억 14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3위. 북미 지역까지 합한 성적은 5억 1700만 달러로 ‘쥬라기 월드’(5억 2490만 달러)에는 조금 못 미쳤다. 이에 견줘 한국 흥행은 다소 저조하다. ‘히말라야’에 이어 흥행 2위를 달리고 있다. 21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개봉한 ‘히말라야’는 전날까지 관객 153만명을 끌어 모았다. 하루 늦게 개봉한 ‘스타워즈’는 107만명. 단, 실시간 예매율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어 ‘히말라야’를 제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스타워즈 열풍/박홍기 논설위원

    영화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이 개봉된 것은 1977년 5월 25일이다. 38년 전이다. 1970년대 미국은 격동의 시대를 맞고 있었다. 베트남전, 오일쇼크, 워터게이트 사건 등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았다. 스타워즈 각본을 쓰고 감독한 조지 루카스는 “서부극의 자리를 메울 다른 신화가 필요했다”고 첫 구상 당시를 설명하고 있다. 서부 개척사에서 우주로의 전환이다. 더욱이 1969년 ‘자국의 방위는 자국이 맡아야 한다’는 닉슨 독트린 이후 미·소 냉전 체제가 누그러지면서 영화에서 전쟁은 더이상 흥미롭지 않았다. 스타워즈는 제작사들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동심을 타깃으로 한 영화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통념 탓이다. 20세기 폭스사만 달려들었다. 루카스는 각본에 포스(force)라는 개념을 넣었다. 일종의 기(氣)다. 젊은이들에게 영적 감화를 주기 위해서다. 동양 문화와의 융합이다. 제작비는 특수효과 때문에 몇 배 이상 더 들었다. 최초 예산은 350만 달러에 불과했다. 루카스는 장면 장면의 속도감에 매달렸다. 롱테이크가 드물고 신의 전환이 잦은 이유다. 실제 엄청난 속도감을 구현했다. 스타워즈가 우여곡절 끝에 개봉됐다.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라는 자막과 함께 펼쳐진 스타워즈에 전 세계 영화팬들은 열광했다. 미국의 새로운 신화가 창조된 것이다. 루카스는 자서전에서 개봉 당일을 이렇게 썼다. “중국 극장 앞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었다. 혼잣말로 ‘대체 무슨 영화가 걸렸기에 난리들이야’ 극장 간판을 봤을 때 나는 믿을 수 없었다. 내 영화였다.” 스타워즈는 SF 영화뿐만 아니라 특수효과에서도 새로운 장을 열었다. 대박을 터뜨렸음은 물론이다.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편집, 미술 등 7개 부문을 석권했다. 한국에는 1년쯤 늦은 1978년 6월 선보였지만 흥행이 시원찮았다. SF 영화가 허무맹랑한 장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서다. 스타워즈는 이후 제국의 역습(1980), 제다이의 귀환(1983), 보이지 않는 위험(1999), 클론의 습격(2002), 시스의 복수(2005) 등 총 6편의 시리즈가 제작됐다. 루카스는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 주는 속편, ‘프리퀄 ’ 기법을 썼다. 첫 영화 ‘새로운 희망’은 내용상 네 번째 이야기다. 시리즈 7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18일 개봉됐다. 10년 만이다. 북미 지역에서 개봉일 기준 1억 2050만 달러(약 1426억원)라는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종전 1위인 2011년 작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도 제쳤다. 캐릭터 상품이 불티나게 팔린 데다 곳곳에서 스타워즈의 상징인 광선검을 거리로 들고나와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저 이제 스타워즈 영화 보러 가야 합니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른바 스타워즈 신드롬이다. 한국에서도 스타워즈의 ‘열풍’이 거셀지 두고 볼 만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소통의 판타지 ‘응팔’/황수정 논설위원

    10대 딸과 40대 엄마가 나란히 텔레비전 앞에서 드라마 본방을 사수한다는 것.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쉽지 않은 풍경이다. 심심풀이 오락 프로그램이 아닌 시대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화제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 이야기다. 드라마의 인기가 고공비행 중이다. 케이블 드라마에서 15%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다면 ‘사건’이다. 지상파 드라마도 10% 시청률을 넘기 어렵다. 10대에서 5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에서 고르게 인기를 확보하고 있다는 통계가 번번이 덧붙는다. 이쯤 되면 이의를 달 수 없는 신드롬이다. 다섯 이웃들의 사연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 배경은 언제나 골목이다. 80년대 후반 서울에서도 발전이 뒤처졌던 변두리 동네. 구멍가게에서는 그 시절과 지금의 간극이 얼마인지 한눈에 보인다. 콩나물 300원어치를 한 봉지 수북이 담는 장면 한켠에 시든 바나나 한 개 값이 무려 2000원이다. 부엌 요지에 버텨 선 키 높은 쌀통도 시대를 말해 준다. 밥이 여전히 최고의 먹거리로 대접받던 시간임을. 월동 준비로 창고에 연탄을 사 쟁이고, 연탄가스에 비몽사몽인 가족은 동치미 국물을 사발째 마시고, 어느 집에서 별난 음식이라도 만들면 어김없이 집집에 접시가 돌려지고. 휴대폰이란 것이 없었으니 골목 10대들의 소통 방식은 철저히 아날로그식일밖에. 그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낸 40대와 그 이전 세대들에게도 새삼스럽기는 마찬가지인 풍경들이다. 요즘 드라마 인기의 헤게모니를 쥐는 쪽은 10대들이다. 별나라 이야기 같을 이 생소한 장면들에 그들이 더 열광하는 모양이다. 소셜미디어 트위터 등에서 언급된 횟수(버즈량)로 측정하는 화제성 지수가 110에 가깝다고 한다. 평상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의 화제성 지수가 60쯤. 그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나란히 앉아 드라마를 보는 딸아이는 질문이 많다. 이웃들이 저렇게 친할 수 있었냐고, 엄마 아빠 대학생 때는 왜 데모를 했으며 최루탄은 어떤 맛이었냐고, 엄마도 힘들어서 몰래 울기도 하냐고…. 들썩이는 엄마의 어깨 너머에서 (북한의 김정은도 무서워한다는!) 중학생 딸이 함께 눈물을 찍어 낼 수 있다면, 덮어 놓고 고마운 시간이다. 어떤 장르의 드라마든 판타지를 팔아야 성공한다. 갈등 구도 없는 순진한 드라마로 위장했을 뿐 ‘응팔’에는 거대 판타지가 넘실댄다. 지금 우리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진 ‘소통’의 판타지. 골목이 사라진 이 시대로서는 도무지 머리로는 상상하기 힘든, 잃어버린 공동체 문화에 대한 향수다. 가족, 이웃, 세대 간의 불통(不通)이 상식이 돼 버린 현실에서 돌아보는 지독한 그리움이다. 드라마 속에나 들어가야 몸을 녹일 수 있는 현실이 춥다. 가뜩이나 시린 손이 더 시려 온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프로야구] 150㎞는 기본, 괴물투 빅뱅

    [프로야구] 150㎞는 기본, 괴물투 빅뱅

    ‘로저스냐, 노에시냐.’ 내년 KBO리그는 걸출한 외국인 투수들이 펼치는 ‘그들만의 리그’로 흥미를 더할 태세다. 올 시즌 중반 등장해 신드롬까지 일으켰던 에스밀 로저스(30·한화)가 잔류한 데 이어 역시 ‘괴물급’으로 평가받는 헥터 노에시(28·KIA)가 합류했다. 벌써부터 최고 투수를 둘러싼 두 괴물의 맞대결 여부에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열린 ‘프리미어12’ 예선에서 6이닝 3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강타선을 농락한 미국 선발 지크 스프루일(26·KIA)과 꼴찌 kt가 야심 차게 영입한 슈가 레이 마리몬(27)도 녹록지 않은 기량을 과시할 전망이다. 이들은 두산과의 재계약이 유력한 니퍼트, 다승왕(19승) 해커(NC) 등 기존의 특급 외인들과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외인들이 다승왕은 물론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승률왕 등 투수 개인 타이틀을 독차지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단연 시선을 끄는 선수는 로저스와 노에시다. 둘은 지난 2일 동시에 계약했고 몸값도 두산 니퍼트가 올해 찍은 역대 용병 최고치(150만달러)를 단숨에 넘어섰다. 한화와 KIA는 적어도 15승은 쌓을 것으로 믿고 있다. 로저스는 한화와 총액 190만 달러(22억원)에 재계약했다. 라쿠텐, 요미우리 등 일본 구단이 눈독을 들였지만 한화의 지극 정성에 주저앉았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뛰다 지난 8월 한화 유니폼을 입은 로저스는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로 쾌투했다. 세 차례 완봉승 등 네 차례나 완투하는 괴력을 뽐냈다. 노에시는 역대 용병 2위인 170만 달러로 KIA에 둥지를 틀었다. 빅리그 경험으로는 로저스가 앞선다. 통산 210경기에 출장해 19승22패,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했다. 올해 양키스에서는 18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27을 작성했다. 노에시는 메이저리그 통산 107경기에서 12승31패, 평균자책점 5.30로 기록으로는 로저스와 큰 차이는 없다. 올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0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6.89를 남겼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노에시의 ‘평균 구속’이 무려 151㎞로 기록됐다. 둘은 모두 최고 시속 150㎞대 중·후반의 강속구를 주무기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한다. 게다가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까지 빼어나 우열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로저스는 한국 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상황이나 노에시는 적응을 거치지 않아 변수가 되고 있다. 두 괴물 투수가 한화와 KIA를 일으켜 세울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월드스타 아델의 완벽한 ‘보디가드’ 연일 화제

    월드스타 아델의 완벽한 ‘보디가드’ 연일 화제

    ‘아델의 기적’, ‘현대의 팝뮤직 업계의 기적’ 등의 평가를 받고 있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아델이 3집 앨범 ‘25’를 발매한 뒤 그야말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는 보디가드에게도 엄청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최근 아델의 공식‧비공식 일정을 빠짐없이 함께 소화하고 있는 새 보디가드는 피터 반 데어 빈(Peter Van der Veen)으로, 나이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의 ‘화려한’ 이력이 속속 공개되면서, 아델 팬들 사이에서는 ‘아델이 보디가드를 지켜야 할 판’ 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우선 그는 네덜란드에서 보디빌더로 활동했으며, 2005년에는 ‘미스터 유럽’에 선정됐을 정도로 탄탄한 몸매의 소유자다. 아델의 ‘호위무사’가 되기 전에는 팝계의 악동이라 불리는 레이디 가가의 보디가드로 5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짧게 자른 머리와 수트가 잘 어울리는 몸매, 남성미가 넘치는 외모 때문에 피터 반 데어 빈은 아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델의 한 팬은 트위터에 “아델의 새 앨범을 매우 사랑하지만 그녀의 보디가드가 더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또 다른 팬은 “내가 크리스마스에 원하는건 오로지 아델의 보디가드가 트리 아래에서 날 기다리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와 비슷한 고백은 SNS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보디가드까지 인기선상에 올려놓은 아델의 신드롬은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그녀의 3집 앨범 ‘25’는 지난 11월 20일 미국에서 발매된 지 일주일만에 미국 내 판매량만 338만 장을 넘어섰다. 미국의 인기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1989’ 음반 판매량(180만 장)의 2배에 달하는 기록이다. 특히 이번 앨범이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음반판매 및 음원 다운로드로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팝뮤직 업계는 이번 앨범의 성공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임성기 회장은 누구

    [커버스토리] 임성기 회장은 누구

    지금의 한미약품 신드롬을 있게 한 중심에 임성기(75) 한미약품 회장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임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한미약품의 성장 과정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한 임 회장은 1957년 서울 동대문에서 문을 연 ‘임성기 약국’으로 시작했다. 이후 1973년 한미약품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제약업계에 발을 디뎠다. 임 회장은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한미약품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특히 2010년 영업 출신의 사장 대신에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현 이관순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결단은 지금의 ‘대박 수주 신화’를 있게 한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영업력을 확장하며 국내 주요 업체로 성장했던 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 투자로 방향을 전환한 데 대해 당시 업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했을 정도였다. 임 회장은 이후 R&D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1년 840억원에서 시작한 R&D 투자 비용은 2012년 910억원, 2013년 1158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20%에 달하는 1525억원을 R&D에 집중시켰다. 결국 이 같은 승부수는 올해에만 7조 6000억원이라는 국내 제약업계 초유의 대규모 기술 수출로 돌아왔다. 경영 일선에서 여전히 활동 중인 임 회장은 2남 1녀를 뒀다. 장남인 임종윤(43) 한미약품 사장과 장녀 임주현(41) 한미약품 전무, 차남 임종훈(38) 한미약품 전무(한미IT 사장) 모두 한미약품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들리나요, 시대의 아픔

    들리나요, 시대의 아픔

    노래, 세상을 바꾸다/유종순 지음/목선재/362쪽/1만 4800원 노래가 위로다/김철웅 지음/시사인북/351쪽/1만 5000원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미생’에 실렸던 록밴드 장미여관의 노래 ‘로망’. 구슬프면서도 흥겨운 브라스가 인상적이었다. 비정규직 또는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이 노래는 그런데, 러시아에서 왔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최고의 음유시인으로 칭송받은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뒷걸음치는 말’이 원전이다. 비소츠키는 이 노래에서 사회주의 체제와 관료들이 러시아 인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제멋대로 달리고 있다고 울부짖는다. 기득권층 비판과 소외된 사람들의 고단한 일상을 직시했던 비소츠키였기에 정부의 금지 조치로 생전 단 한 권의 시집도, 음반도 낼 수 없었다. 그럼에도 2008년 러시아 국민이 뽑은 ‘러시아의 인물’ 중 스탈린, 표트르 대제, 레닌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그의 노래와 삶이 러시아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노래, 세상을 바꾸다’는 순응이 아니라 거부와 비판, 저항을 통해 예술로 승화한 서른다섯 곡의 노래들을 복원하고 있다. 문화평론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저자가 보기에 이른바 ‘저항음악’은 정형화된 음악적 장르가 아니다.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사회 변화와 관련된 모든 음악을 그렇게 부른다. 상업적 대중음악도 저항음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인간의 자유로운 이상과 꿈을 노래하고 이를 억누르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게 바로 저항음악”이라고 말한다. 노래를 통해 역사를 이야기하고 역사를 통해 노래를 들려주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우리에게 동요로 익숙한 ‘라 쿠카라차’. 원래 동요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노래다. 15세기 스페인 민요에 뿌리를 둔 라 쿠카라차는 여러 형태가 있는 데 우리가 즐겨 부르는 것은 1910~20년 멕시코 혁명 당시 농민혁명군이 불렀던 버전이라고 한다. 압제자 카란사와 농민혁명군 지도자 판초비야, 사바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노래가 6·25전쟁 뒤 미군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고, 박정희 정권 시절 동요로 번안돼 교과서에까지 실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우리나라로 건너와 뒤늦게 저항음악이 된 경우도 있다. 프렌치 록의 선구자 미셀 폴라네프의 샹송 ‘키 아 테 그랑마망’이 대표적이다. 개발에 밀려 소중하게 가꾸던 정원을 잃어버린 할머니가 상심해 세상을 떴다는 내용의 노래다. 환경 문제를 고발하고 있는 이 노래는 우리나라로 건너와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과 비극을 고발한 ‘오월가’로 바뀌었다. 언론인 출신인 ‘노래가 위로다’의 저자는 노래의 역할을 듣는 이의 입장에서 접근하며 해방 전후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우리 대중음악을 훑는다. 좋은 뉴스는 찾기 어렵고, 대부분 나쁜 뉴스로 가득 찬 불안정한 지금, 그나마 우리를 손쉽게 위로할 수 있는 것은 노래라는 것이다. 물론, 문제 해결이 아니라 위로만으로 충분한지에 대해선 저자도 의문을 품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위로의 부재 시대에 그게 어디냐고 되묻는다. 저자는 정치적 노래가 불필요해진 시대라는 일부 인식엔 동의하지 않는다. 나아가 정치적 노래의 경우 메시지는 물론, 그것을 담는 그릇도 좋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책에서 저항음악으로 꼽힌 ‘아침이슬’은 김민기나 양희은이 민주화 투쟁을 염두에 두고 만들거나 부른 노래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저항의 성가로 불린 까닭에 대해 저자는 억압적 정치 상황에 대한 불굴의 의지를 암시하는 메시지도 좋았고, 멜로디와 화성적 울림이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종결부에 사용된 화성은 찬송가에 흔히 나오는 것으로 노래에 영웅적 비극성을 부여했다고 덧붙인다. 그러고 보니 ‘노래, 세상을 바꾸다’에 등장하는 저항음악 모두 음악적으로도 빼어나다. 두 책 모두 노래를 찾아 들으며 읽으면 새로운 경험이 될 듯.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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