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드롬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도로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음모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16강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 독점
    2026-06-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49
  • 드라마 잘 만나 뜬 스타들

    드라마 잘 만나 뜬 스타들

    별 기대하지 않고 바라보던 배우에게서 ‘저런 면이 있었나?’하고 놀랄 때가 있다.어제까지 밋밋해 보였던 그들이 오늘 새삼스레 보이는 건 다름 아닌 ‘천생배필’처럼 떨어진 배역 덕택이다.그때 그 순간,제 몸에 꼭 맞게 주어진 배역은 그저 그런 연기자로 치부될 운명에 있었던 이들을 힘차게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가 되기도 한다. 요즘 수많은 여성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는 현빈이 이런 경우.MBC ‘아일랜드’에서 ‘강국’으로 분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거나 ‘신드롬’이라는 등의 표현을 동원해도 모자랄 지경이다.청춘 시트콤 ‘논스톱4’에서 그는 밝게 염색한 머리처럼 가벼워 보였다.영화 ‘돌려차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강국’이 아니었던들 우리가 현빈이란 이름 두 글자를 다시 새길 수 있었을까.고아 출신 보디가드 ‘강국’이 없었다면 그의 눈빛이 그토록 깊고 촉촉하며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을 어찌 알았으랴.드라마 게시판에도 그를 새삼 눈여겨 보게 됐다는 소감이 줄을 잇고 있다. 가수로 출발했지만 연기에 ‘올인’한 이동건은 ‘수혁’(파리의 연인)이 구세주였다.주로 코믹 멜로풍 드라마에서 말랑말랑한 연기를 선보이던 그는 상처받은 재벌 2세 역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문제 많은 재벌 2세로 나와 몸피를 키운 연기자로는 조인성도 빼놓을 수 없다.‘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사랑하지만 배려할 줄 모르는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 ‘재민’으로 나와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열연을 펼쳤다. 지금은 영화계 톱스타로 대접을 받는 원빈도 ‘얼굴 빼면 시체’ 같은 역할을 주로 맡았던 과거가 있었다.송혜교,송승헌과 호흡을 맞췄던 ‘가을동화’가 대성의 디딤돌이 되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이전에 출연했던 ‘꼭지’가 변신의 터전이 됐다고 볼 수 있다.주먹질 잘 하는 다혈질 사고뭉치지만 극중 엄마로 나오는 윤여정 앞에서만은 한없이 애교를 떠는 막내아들 역은 정말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비슷한 캐릭터를 맡아 시각교정을 이룬 연기자는 김흥수도 있다.시트콤이나 짝짓기 오락프로그램 등에 얼굴을 내밀며 ‘일회용품’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그를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진지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건 뜻밖이었다.그러나 극중 엄마인 고두심과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자지간을 연기한 그의 모습에서 그가 가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드라마 이후 그는 KBS 대하드라마 ‘해신’에 캐스팅돼 연기의 지평을 더욱 확장해나갈 기회도 얻었다. 연기경력만 따지면 20년이 넘는 장서희를 뒤늦게 띄운 건 ‘인어아가씨’의 ‘아리영’.만년 조연에 그칠 것 같던 장서희는 복수심에 불타 큰 눈을 이글거리다가도 사랑과 연민 때문에 촛농만한 눈물을 떨어뜨리는 다중적 연기로 새롭게 각인될 수 있었다.‘아리영’을 통해 쌓은 카리스마는 영화(귀신이 산다) 진출과 ‘대박 배우’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샤라포바가 남긴 것

    [스포츠 돋보기] 샤라포바가 남긴 것

    러시아의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7)가 일으킨 ‘신드롬’은 분명 ‘사건’이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대회를 개최한 한솔이 샤라포바의 인기를 등에 업고 거둔 유·무형의 경제적 효과만 약 1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그렇다면 개최측에 짭짤한 흥행 결과를 안겨준 샤라포바가 국내 테니스팬들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윔블던 우승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그녀의 인기는 빼어난 용모가 한 몫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88서울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공원 코트로 몰려든 일반인들 가운데는 그의 늘씬한 몸매와 조각같은 얼굴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그러나 샤라포바가 그들에게 보여준 것은 스포츠에 대한 성실함과 정열이었다.메이저대회 챔피언인 그녀에게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고작 총상금 14만달러짜리 투어대회는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출전 선수들 또한 랭킹으로 따지면 한참 아래다.하지만 그녀의 플레이는 윔블던코트에서와 다를 바 없었다. 경기를 마칠 때까지 한 점 흐트러짐 없는 표정,상대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분명 ‘승부사’다웠다. 코트밖에서 연출된 개최측의 ‘과잉 모시기’ 등이 입방아에 오르긴 했지만 코트에서 그녀가 보여준 모습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었다. 샤라포바는 한국땅을 처음 밟으면서 “테니스가 얼마나 재미있는 스포츠인지 보여주겠다.”고 약속했고,결국 그 약속을 성실히 지키며 모처럼만에 한국의 테니스팬들을 한 곳으로 끌어모았다. “이번 대회가 한국의 테니스 붐을 일으키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요정’은 떠났다.남은 과제는 이제 온전히 테니스계의 몫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솔코리아오픈테니스]‘샤라’ 한국을 안았다

    “고마워요,코리아” 한국의 초가을을 온통 ‘샤라포바 신드롬’으로 몰아넣은 러시아 ‘테니스 요정’의 인기몰이는 마지막 결승전 날 절정에 달했다.전날 한국의 전직 대통령까지 경기장으로 불러들인 ‘요정’을 보기 위한 인파는 경기 시작 5시간 전인 아침 8시30분부터 서울 올림픽테니스코트에 몰려들었다.88서울올림픽 이후 최다 관중. 경기장을 거의 메운 8000여명의 팬들은 연신 ‘샤라∼’를 외쳐댔고,성실한 플레이로 화답한 샤라포바는 마침내 크리스탈 우승컵을 한국의 쪽빛 하늘을 향해 치켜들며 “생큐,코리아”를 외쳤다.“지금이 한국 테니스붐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라는 애정어린 말도 잊지 않았다. 윔블던 챔피언이자 세계 8위의 마리아 샤라포바(17)가 3일 한국에서 처음 개최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인 한솔코리아오픈테니스 단식 결승에서 ‘바르샤바 특급’ 마르타 도마초프스카(폴란드·100위)를 2-0(6-1 6-1)으로 완파하고 대회 원년 챔피언에 올랐다.상금은 2만 2000달러(약 2500만원). 올해 버밍엄대회와 윔블던을 포함,3번째 우승이자 통산 다섯번째 투어 타이틀.지난 7월4일 윔블던 우승 이후 꼭 석달 만에 한국땅에서 우승컵을 보탠 샤라포바는 다음주 재팬오픈(일본)에 출전,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승부는 첫 세트 세번째 게임에서 일찌감치 갈렸다.상대의 첫 게임을 쉽게 브레이크한 샤라포바는 상대의 끈질긴 리턴에 말려 세 차례의 듀스끝에 자신의 게임을 내줬다.그러나 샤라포바는 세번째 게임에서 폭발적인 포핸드와 상대 실책을 묶어 승기를 잡은 뒤 주무기인 백핸드 직선공격을 퍼부어 내리 4게임을 낚았다.2세트 샤라포바는 리시브가 불안해지고 고비때마다 더블 폴트를 저지른 도마초프스카를 거세게 몰아붙여 58분 만에 낙승을 거뒀다. 한편 한국의 전미라-조윤정 조는 이어 벌어진 복식 결승에서 정 추안 치아-시에 수 웨이(타이완) 조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3-1(6-3 1-6 7-5)로 승리를 거두고 한국 선수로는 WTA 투어 사상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의 투어 우승은 통틀어 두번째.지난해 이형택(28·삼성증권)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시드니대회에서 블라디미르 볼치코프(벨로루시)와 함께 첫 타이틀을 안았지만 한국 선수끼리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샤라포바 일문일답 한솔코리아오픈테니스 원년 챔피언에 오른 마리아 샤라포바는 이른 시일 내에 한국을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우승 소감은. -기쁘고 놀라울 뿐이다.응원해주고 내 이름을 외쳐준 한국팬들에게 감사한다. 내년 대회에도 참가하나. -그럴 것이다.한국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 많은 것을 즐겼다.대회 첫 챔피언으로서 내년 꼭 타이틀 수성에 나서겠다. 윔블던 이후 석달 만의 우승이다.올시즌 몇 개 정도 추가할 수 있나. -몇 개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하지만 매 대회 우승이 목표다.무엇보다 ‘톱10’ 선수들과 당당히 겨루기 위해 체력 등을 꾸준히 보완해 나가겠다. 윔블던 우승이 10점이었다면 이번 대회는. -코트조건이 달라서 말하기 어렵다.윔블던과 지난 차이나오픈 코트는 매우 빨랐다.한국코트는 상대적으로 느렸는데 적응을 잘했다. 경기 후 휴대전화는 어디에 했나. -(미국)플로리다의 엄마다.이른 새벽 깨우긴 했지만 우승 소식을 전하면 잠을 더 잘 주무실 것 같아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한솔코리아오픈] 샤라포바 ‘그명성 그대로’

    한국땅을 처음 밟은 올해 윔블던챔피언 마리아 샤라포바(17·러시아·세계 8위)의 빼어난 기량과 미모는 ‘그 명성 그대로’였다. 지난 28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인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4000여명의 테니스 팬들이 몰려든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는 샤라포바의 동작 하나하나에 열광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윔블던에서처럼 매혹적인 원피스유니폼 차림으로 코트에 나선 ‘테니스 요정’은 차이나오픈에 이어 곧바로 경기에 나선 부담감을 딛고 강력한 서비스와 칼날 같은 백핸드로 코트를 휘저으며 팬들을 ‘샤라포바 신드롬’속으로 몰아 넣었다. 상대는 11세나 많은 노장 엠마누엘레 가글리아르디(28·스위스·93위).낙승이 예상된 경기였지만 샤라포바는 줄곧 최선을 다하며 메이저 챔피언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한국에서의 첫 경기를 1시간 10분여 만에 2-0(6-1 6-3)의 완승으로 마무리한 뒤에는 팬들을 향해 손키스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29일 열린 사인회와 기자회견에서도 구름처럼 몰려든 팬들과 취재진에 둘러싸여 한껏 인기를 누린 샤라포바는 30일 사에키 미호(일본·258위)와 2회전을 갖는다. 샤라포바는 이날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가진 회견에서 “서울은 건물이 높고 예쁘면서도 자연환경이 좋은 놀라운 도시”라며 “인터넷으로 고등학교 공부를 하고 있는데 대학에서 디자인 공부를 해 테니스를 그만둔 뒤에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장래 희망을 밝혔다. “프랑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메이저 타이틀 가운데서도 특히 프랑스오픈 우승컵을 꼭 쥐고 싶다.”는 샤라포바는 “현재의 실력은 10점 만점에 5점 정도이고,아직 10대인 만큼 많은 훈련을 거쳐야 한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또 뛰어난 패션 감각에 대해서는 “코트에 나설 때 색다른 패션을 추구하며,옷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 등을 디자이너에게 전달해 개성있는 옷을 입으려 한다.”고 비결을 귀띔하기도 했다. 한편 샤라포바와 함께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점쳐진 2번시드의 아사고에 시노부(일본·42위)는 2회전에서 애비게일 스피어스(미국·128위)에 1-2로 져 대회 최대 파란의 희생양이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WTA 투어] 샤라포바 신드롬 ‘들썩’

    국내 테니스계 안팎이 ‘샤라포바 신드롬’에 들썩거리고 있다. 25일 개막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한솔코리아오픈에 참가하는 올해 윔블던 챔피언 마리아 샤라포바(17·러시아)를 모시기 위한 사설 경호업체와 후원업체들의 경쟁이 후끈 달아 올랐다. 키 183㎝에 늘씬한 몸매,수려한 용모를 지닌데다 윔블던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까지 차지하며 단숨에 ‘테니스 요정’으로 떠오른 샤라포바의 경호를 맡겠다고 나선 업체는 무려 8개.대회 조직위측은 경호업체들이 앞다퉈 나서자 경쟁입찰을 통해 최근 한곳을 선정했고,당초 예상한 경비도 절반으로 낮추는 뜻밖의 소득도 얻었다. 대회 기간 샤라포바 주위에 포진할 경호원은 모두 5명.통역외에 4명이 다른 차량으로 따라붙는다.지난 1993년 4월 모니카 셀레스(미국)가 경기 도중 괴한의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스타급 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철저한 경호를 요청하고 있다.하루 숙박비 700만∼800만원인 신라호텔 스위트룸에다 전용 차량도 최고급 링컨 콘티넨털 럭셔리 시리즈. 국내 첫 WTA 투어 대회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 샤라포바 외에도 US오픈에서 8강의 파란을 일으킨 아사고에 시노부(일본·45위)와 지난주 위스밀락인터내셔널 준우승자인 마를렌 바인가트너(독일·50위),헝가리의 페트라 만둘라(72위) 등이 우승컵을 노린다. 위스밀락인터내셔널 8강에 오르며 본격적인 투어 복귀를 선언한 한국의 간판 조윤정(삼성증권)도 안방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각오가 굳다.본선에는 단식 32명,복식 16개조가 출전해 토너먼트로 우승컵을 다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2) 공산당 체제의 앞날

    [차이나 리포트 2004] (32) 공산당 체제의 앞날

    ‘체제의 구조적 모순과 부정부패,빈부격차 등 각종 정치·경제·사회 문제 때문에 중국의 공산당 체제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중국 공산당에 남은 시간은 5년에 불과하다.’중국계 미국인 변호사 고든 창은 그의 저서 ‘다가오는 중국의 몰락’에서 이같이 예언했다.고든 창의 예언이 현실화될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다만 개혁·개방 25년을 맞는 중국 공산당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지난 19일 중앙군사위 주석에 올라 당·군·정을 장악한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가 16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中全會)에서 ‘공산당 집권능력 강화’를 최우선 주제로 다룬 것은 공산당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당 무너지면 중국이 망한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의 왕이청(王一程) 소장이 “공산당이 무너지면 중국이 망한다는 각오로 당원들이 솔선수범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선 비장감마저 느껴진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돼 83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6500만명의 당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최장기 집권 정당이다.하지만 급변하는 세계조류 속에서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최대 딜레마는 정체성의 문제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론에 이어 선부론(先富論)을 주창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으로 중국은 급격히 시장경제로 전환,결국 ‘붉은 자본가’를 당원으로 인정하는 ‘3개 대표론’으로 귀결된 상황이다. ●돌파구 찾기 나선 공산당 사회주의 이념의 혼돈은 중국의 최대 현안인 농촌,농업,농민을 일컫는 삼농(三農) 문제로 집약된다.연안,도시 우선 개발전략은 농민의 희생과 농촌의 피폐로 이어졌고 이농민의 도시 유입과 도시민의 실업 확산,빈부격차 확대 등의 악순환은 근원적 치료가 어려운 ‘악성 바이러스’에 해당된다. ‘노동자·농민’의 정당으로 출발한 중국 공산당에서 현재 사회주의 이념은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만큼 해체됐다.중국 지식인들은 “덩샤오핑의 술병에 장쩌민의 포도주를 담았지만 빠른 속도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로 딜레마를 설명한다. 후진타오의 4세대 지도부는 최근 폐막된 16기 4중전회에서 집권능력 강화를 위해 ‘이민위본(以民爲本·인민을 위하는 것을 근본으로 한다.)’이란 구호를 내걸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그동안 4세대 지도부가 시행해 온 친민(親民)정책을 구체화한 개념으로 ‘민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得民心者 得天下).’는 새로운 집권 이념과 맥이 닿는다. ●개혁만이 살 길이다 이에 따라 공산당은 정치·경제·사회 등 광범위한 개혁으로 중국 인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공산당의 지지기반 확대를 추진 중이다.이념의 후퇴로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중화민족주의로 13억 인구를 단결시키려는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도 공산당의 사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공산당 내부에서는 국내총생산(GDP) 8∼9%의 성장 추세로 2015∼2020년쯤에 1인당 GDP가 2500∼3000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한다.개혁·개방 정책 10년 만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했듯이 민주화 열망이 폭발하는 ‘3000달러 신드롬’ 극복을 위해 깊숙한 연구가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 방침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서방언론들은 “일당체제 내에서 투명성과 경쟁력을 도입하려는 노력에 불과하다.”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든 창 역시 그의 저서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역사적 진리를 앞세워 “자체 정화능력이 없는 공산당의 영구집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외연확대 모색… 위기 극복 주력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선택 폭은 그리 넓지 못하다.사회과학원 경제정치연구소 왕이저우(王逸舟) 부주임은 “다당제 등 광범위한 정치개혁을 추진했던 구소련의 붕괴로 중국 지도부 내부에선 다당제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남은 선택은 공산당이 장기집권을 모색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방식이다.이를 위해 공산당은 광범위한 개혁으로 인민들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고강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 3월 16대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를 통해 사유재산 보호를 명문화하고 ‘붉은 자본가’의 입당을 공식 허용했다.민간기업 경영인과 외자기업의 관리층까지 당원으로 영입하는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전체 GDP의 절반에 육박하는 사영경제를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공산당의 외연 확대는 붉은 자본가에 머물지 않고 비정부기구(NGO)와 사회단체 등 ‘공민(公民)사회’를 흡수,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공민사회는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과 함께 다양해진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간단체들로 NGO와 자원봉사자 단체,협회,각종 지역단체,이익단체 등이 포함된다. 동시에 공산당은 ‘망국병(亡國病)’으로 지탄받는 부정부패 등을 뿌리뽑기 위해 강력한 ‘백신’을 투입하고 있다.지난 2월 178개항의 ‘기율처분 조례’를 제정,당원들의 도박장,홍등가 출입을 금지했고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원은 물론 후진타오 당총서기까지 부패 감시 대상에 포함시킬 정도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화시켜 대륙을 석권한 마오쩌둥과 여기에 시장경제를 접목시킨 덩샤오핑의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4세대 지도부의 공산당 체제에서 어떻게 변화·발전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oilman@seoul.co.kr ■ 왕이청 中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장 인터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공산당은 날로 심각해지는 동서,빈부 격차는 물론 부정부패 등 각종 정치·경제·사회 문제에 대해 집권당의 자리를 걸고서 반드시 해결하겠다.”. 중국 공산당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왕이청(王一程) 정치연구소장은 중국 공산당 연구의 대표적 권위자로 꼽힌다.‘공산당선언 이후 세계정치의 중대변화’와 ‘정치문명의 이성사고’,‘당의 선진성 연구’ 등 다수의 영향력 있는 저서를 갖고 있다.그는 중국 공산당은 필사적인 각오로 안팎의 도전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중국 공산당도 변화를 맞고 있는데. -소련의 붕괴와 냉전 와해,전세계 시장 단일화 등 세계화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의 정치와 문화에 엄청난 충격을 준 것이 사실이다.개혁·개방 이후 복잡한 현실에 직면한 공산당의 당면 과제는 정치와 문화의 부작용을 치유하는 일이다.중국 공산당도 정치개혁의 요구에 부응,제도개혁에 나서고 있다.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라도 자신이 있다.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현실을 보면 안다.공산당은 경제 사회의 발전과 성취,인민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공산당은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으며 충분한 대비책도 갖고 있다.공산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중국이 무너질 수 있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1인당 GDP가 3000달러에 달하면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텐데. -중국 현실은 각 세대의 이념과 가치관이 변화되고 있고 중국 전체의 사회 문제,부패 문제,빈부격차 등도 충분히 알고 있다.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의 공산당은 존재할 수 없다.집권당의 자리를 내놓는다는 의지와 각오로 반드시 중국의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다.새로운 상황에 직면해서 유효하고 적절한 해결책이 없다면 공산당이 존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민대중 모두가 알고 있다. 구체적 정책복안을 갖고 있는가. -16전대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를 중심으로 농민·도시 빈곤계층에 대한 신정책이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약자들 편에 선 사회보장 정책 등도 빈민층의 지지를 이끌며 공산당의 집권능력을 제고시킬 것이다. 공산당의 통치 방법은. -중국 공산당은 한국이나 자본주의에서는 아예 제도 자체가 없는 ‘영도당’에 해당된다.국무원 등 행정부서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당·정간 사전협의를 거친다.공산당 중앙 정치국이 큰 방향을 잡으면 세부적 사항은 전문가들이 포진한 국무원 조직에서 결정한다.공산당의 의지가 집행된다는 의미이다. oilman@seoul.co.kr
  • 골프회원권 4개월새 수천만원까지 폭락

    골프회원권 4개월새 수천만원까지 폭락

    골프장 회원권의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골프장 건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회원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중저가 골프장의 바로미터격인 경기 용인 리베라CC 회원권은 10일 현재 76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이 회원권은 지난 5월 중순 1억 2500만원에 매매됐다.저가 골프장의 대표격인 용인 한원CC 회원권은 가격이 4개월 사이 무려 40%나 급락했다.지난 5월 6700만원에서 현재 4000만원에 매매된다. 용인 화산CC도 지난 5월 4억 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억 1000만원까지 떨어졌다.골프 회원권은 매년 10% 정도 가격이 상승해 부유층 사이의 재테크 수단으로도 사랑받아 왔다.그러나 향후 가격이 계속 빠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회원권 가격이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불패 신화가 무너진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골프장 회원권 가격 분석’에 따르면 전국 90개 골프장 회원권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1억 5114만원에서 지난 8일 현재 1억 2496만원으로 17.3% 내렸다.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28% 오르는 등 이상적인 급등세를 이어가다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반등 기미가 없다. 가격대별로는 5000만∼1억원 미만의 중저가 회원권 가격의 하락폭이 19.5%로 가장 컸다.1억∼1억 5000만원 미만은 12.9%,1억 5000만∼2억원 미만은 16.5%,2억∼3억원 미만은 16%,3억원 이상은 15.8% 내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골프장의 평균 가격이 1억 5272만원으로 18.5%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이어 강원 17.0%,제주 16.4%,영남 16.3%,충청 11.0%,호남 8.7% 등의 순이다. 지난 7월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230여개의 골프장 허가를 넉달 안에 내주겠다.”며 ‘골프장 경기부양론’을 띄운 게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전북 새만금에 540홀짜리 세계 최대 골프장 건설 계획까지 나오는 등 전국이 골프장 건설 신드롬에 빠지면서 수요 세력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범식 수석연구위원은 “골프는 상류층이 즐기는 스포츠인 만큼 폭락 원인은 골프장 건설에 따른 회원권 보유 기대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골프장 공급도 증가한다는 발표가 나온 만큼 회원권 불패신화는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반등할까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전국 53개 골프장 회원권의 평균 가격은 지난 2003년 9월 1억 1942만원에서 올 9월 1억 3054만원으로 9.3% 올랐다.건설되는 골프장보다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더 빨리 증가하는 만큼 회원권 가격은 전년 대비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오는 2010년까지 회원제 골프장 100개가 추가되면 가격이 지금보다 최고 43%까지 상승할 수 있고,200개가 공급되면 최대 34%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 들어서는 골프장 수는 제한된 만큼 가격이 추석을 기점으로 다시 반등하겠지만 그 폭은 최고 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측도 있다.정부가 골프장 230개를 허가해 준다고 했지만 그 중 수도권에 들어설 수 있는 골프장은 30개 이하가 될 것이라며 실제 인·허가를 받고 문을 여는 골프장 수는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에 일본처럼 회원권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1인치]할리우드와 통하는 中

    할리우드에서 중국 출신 영화인들의 활약이 일취월장하고 있다.이들은 13억 인구의 본토를 비롯해 홍콩 그리고 타이완 출신 등 다양하다. 중국 본토 출신의 경우 엄격한 검열이 시행되는 사회주의의 한계에도 불구,천카이커 감독은 1993년 ‘패왕별희’로 제인 캠피온 감독의 ‘피아노’와 함께 칸 황금종려상을 공동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50여년 동안 중국 전통 경극 배우로 활동한 2명의 남자가 엮어내는 애증을 소재로 한 영화였다. 천 감독과 베이징 영화학교 동기인 장이머우는 돈 많은 양조장 주인의 첩으로 들어간 생활력 강한 여인의 사연을 다룬 ‘국두’로 90년 칸 황금종려상 후보,91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었다.1920년대를 시대 배경으로 가난한 집 규수가 갑부집 세도가의 4번째 첩으로 들어갔다가 주인의 환심을 얻기 위해 벌어지는 첩들끼리의 치열한 암투에 끼어 들게 된다는 ‘홍등’으로 91년 베니스 은사자상과 92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추천됐다.이러한 성과를 등에 업고 히로인역의 궁리는 현재 동양권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대접 받고 있다. 청룽(성룡)은 단연 홍콩을 상징하는 국제적 배우.신작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는 80일 동안 세계 일주를 성공시키겠다는 영국 발명가의 목표가 성사되도록 헌신을 다하는 중국인 라우역을 맡아 액션 오락극의 잔재미를 부추겨 주는 데 절대적 공헌을 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출신으로 홍콩에서 ‘영웅본색’ ‘첩혈쌍웅’의 히트작을 공개해 80년대 후반 한국에서도 홍콩 누아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던 우위썬은 할리우드로 진출해 존 트래볼타의 ‘브로큰 애로’를 비롯해 ‘페이스 오프’ ‘윈드 토커’ ‘미션 임파서블2’ 등의 메가톤급 히트작을 연속 발표해 할리우드 1급 감독군에 합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양쯔충은 ‘예스 마담’ 등으로 80년대 홍콩 여형사 드라마 붐을 주도했던 주역.007 제임스 본드 ‘네버 다이’에서 3차 세계 대전을 유발 시키려는 언론 재벌의 음모를 제압하는 중국 보안대 소속 여형사 역으로 캐스팅돼 성적 매력만을 내세웠던 백인 여배우들의 본드걸 이미지에서 탈피해 남성과 대등한 관계를 이루어 가는 새로운 본드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취권’의 감독 겸 무술을 담당했던 위안허핑은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주인공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날아 오는 총알을 피하거나 고층 빌딩을 자유자재로 뛰어 넘는 호쾌한 액션 장면만을 특별 지도하는 무술 감독역을 맡아 특수 효과와 쿵후를 접목한 사이버 액션을 고안해 냈다.리안 감독의 ‘와호장룡’과 장이머우 감독의 신작 ‘연인’의 주인공 장쯔이는 한때 김희선의 캐스팅 설이 나돌던 스필버그 제작의 ‘게이샤의 추억’의 주역으로 최종 캐스팅됐다. 중국 영화인들이 세계 영화가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할리우드에서 발간되는 영화 전문지들은 여러 가지 분석 기사를 내놓고 있다.그중 쿵후로 단련된 능수능란한 몸놀림,영국 식민지 덕분에 영국식 전통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언어적 강점,그리고 한때 세계 4대 문명을 주도했던 거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화려한 문화 유산에 대한 서구인들의 호기심 등이 어우러져 중국 신드롬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 [씨줄날줄] 대박의 꿈/손성진 논설위원

    일확천금의 의미로 쓰이는 대박(大舶)은 큰 배라는 뜻이다.‘대박이 터졌다.’라는 표현은 박을 금은보화가 들어있는 ‘흥부의 박’과 잘못 연관지어서 만든 말로 여겨진다.물고기나 진귀한 물건을 가득 싣고 항구에 들어오는 배는 옛날 사람들에겐 횡재의 상징이었다.서양에서도 제국주의 시대에 몇년씩 집을 비우고 해외로 나가서 평생 먹고 살 보물들을 배에 싣고 귀국하는 것이 선원들의 꿈이었다.그 시절의 대박은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목숨까지 건 모험의 소산이었다. ‘대박 상품’‘대박 투자’‘대박 영화’‘대박 종목’‘수능 대박’까지 대박은 돈과 관계있는 모든 것의 수식어처럼 쓰이고 있는 지경이다.‘대박 신드롬’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부른 외환위기가 낳은,결코 아름답지 못한 부산물이다.순식간에 많은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보다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재화를 얻으려고 대박을 좇는다.그들은 대박이 허황된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스스로 최면을 걸고 다른 사람들을 현혹한다. 실직한 뒤 무모하게도 1년 안에 10억원 만들기에 도전했다가 실패하자 동반 자살을 시도한 부녀의 이야기는 비극적이다.당첨 확률이 814만 5060분의 1,즉 0.000012%밖에 안 되는 로또 복권 1등의 요행수에 자신들을 던져넣은 결과는 예정된 것이었다.1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의 8분의1만큼이나 낮고,50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그 복권을 사려고 자동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의 3분의1밖에 안 된다고 한다.복권 당첨은 곧 행복일까.나중에 불행해 지더라도 로또에 한번 당첨돼 봤으면 좋겠다고 하겠지만 1000만달러 이상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 가운데 64%가 전보다 더 불행해졌다는 조사가 있다.1993년 당시 미국 복권 사상 최고액인 약 234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됐던 재미교포가 8년 만에 파산신청을 냈다는 소식도 전해졌었다. 물론 대박이 꿈만은 아니다.부동산 가격이 급등락하는 한국에서 돈을 굴려서 수년새 10억원을 만들기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진정한 대박은 요행이 아니라 성실한 노력으로 얻어지는 열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노력없이 짧은 기간에 손에 쥔 부귀일수록 신기루처럼 쉬 사라질 것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부녀 ‘10억 만들기’ 대박꿈의 종말… 딸 자살

    “소문난 수재였던 딸이 마음먹은 것이라 ‘10억의 꿈’이 금방 이뤄질 것만 같았습니다.” ‘10억 만들기 신드롬’을 좇던 부녀가 재산을 주식과 로또 복권으로 탕진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한 끝에 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에서 14년 동안 9급 세무공무원으로 일하던 염모(57)씨는 지난 1993년 보증을 잘못선 탓에 회사를 그만두고 이혼한 뒤 딸(30)과 함께 상경했다. 부녀는 영등포구 양평동 3층 옥탑방에 자리잡고 재기를 꿈꿨다.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딸은 가세가 기울자 지방 명문국립대 영문과를 중퇴하고 고졸 학력으로 한 공기업 IT본부에 취업했다. 최연소로 수석 합격해 능력을 인정받았지만,학력이 달려 IT팀장으로 승진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8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지난해 5월 승진심사에서 떨어지자 자존심 강한 딸은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이어 손에 쥔 퇴직금 5000만원으로 ‘돈불리기’에 나섰다. 아버지는 딸이 “이 돈으로 1년 안에 10억을 못 벌면 나랑 같이 죽어요.”라고 말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딸이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해내고 마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무작정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딸은 로또 복권에,아버지는 주식에 2500만원씩 투자했다.딸은 복권당첨 확률을 컴퓨터로 분석,400만원과 300만원에 각각 당첨됐다.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두사람은 1년 만에 빈털터리가 됐다. 마침내 부녀는 지난달 19일 “저 세상으로 갈 때가 되어 살기 싫어 갑니다.”라는 유서를 썼다. 이어 같은 달 21일 마지막 남은 6만원으로 구입한 로또복권마저 휴지조각이 되자 다음날 오후 딸은 옥탑방에서 아버지를 앞에 두고 목을 맸다.딸의 시신을 수습한 뒤 목을 매려던 아버지는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느껴 포기하고 3층 옥상에서 소주 3병을 마시다 잠이 들었다. 밀린 월세를 받으려 부녀를 찾던 집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아버지는 “술을 마시고 뛰어내리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5일 염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자존심 강한 딸과 이를 믿던 아버지가 일확천금을 꿈꾸다 실패하자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짝퉁이라뇨! ‘패러디패션’ 이죠

    짝퉁이라뇨! ‘패러디패션’ 이죠

    패러디는 문화다.정치는 물론 영화와 드라마도 패러디가 떠야 성공이 확인된다고 할까.패러디가 없으면 인생의 재미가 절반은 줄어들 것도 같다. 패션계에도 패러디가 뜬다.고가의 해외 수입브랜드나 유명 상표를 패러디한 티셔츠가 인기종목이다. 디자인은 단순하다.일반 면 티셔츠 앞면 한가운데에 브랜드 로고를 응용해 새겨넣는 식이다.하지만 브랜드를 교묘하게 바꿔 그 브랜드인 양 파는 모조품,일명 ‘짝퉁’과는 구별된다.브랜드를 재미있게 표현한 ‘패러디’로 명품을 선호하는 ‘럭셔리 신드롬’에 대한 반기라고나 할까. 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정송향 교수는 “이전에는 패션을 자기 과시의 도구로 이용했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놀이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패션에서 기쁨,즐거움 등의 심리적인 만족을 얻는 사람들은 명품에 대한 욕구를 유머를 가미한 브랜드 패러디로 풀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마’하고 싶지만,‘빈곤’해서… 1980년대부터 꾸준히 돌아다닌 모조품으로는 나이키,아디다스,아놀드 파머,프로스펙스를 나이스,아디도스,아놀드 파라솔,프로스포츠 정도로 바꾼 것들,이건 짝퉁이다. 요즘 패러디는 이렇게 바꾼다.압도적인 인기를 끄는 ‘푸마(PUMA)’의 캐릭터를 변형해 머리부분을 부풀려 ‘파마(PAMA)’,머리카락을 세워 ‘펑크(PUNK),푸마가 당구를 치면 ‘다마(DAMA·공의 일본말)’다.푸마가 자고 있으면 ‘자나(JANA)’,푸마 대신 참치가 뛰면 ‘튜나(TUNA)’,하마가 뛰면 ‘하마(HAMA). 고급 의류 브랜드 ‘빈폴(Beanpole)’은 자전거 대신 손수레를 끌며 ‘빈곤(Beangone)’이 됐다.푸마가 빈폴의 자전거를 탄 그림은 ‘임마(IMMA)’로 낙점.남녀가 등을 맞대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카파(kappa)’의 이미지는 담배 피우는 남자와 울먹이는 여자로 바꿔 ‘오빠나빠(oppa nappa)’가 됐다. 고가의 수입브랜드도 벗어날 수 없다.‘PRADA(프라다)’는 ‘9RADA(구라다)’로,‘GUCCI(구찌)’는 ‘구찌(9UCCI)’로 탈바꿈했다.브랜드를 희화화한 것은 아니지만 ‘루이뷔통’의 ‘LV’로고를 학생용 흰색 실내화에 빼곡히 그려 루이뷔통 실내화를 만든 사람도 있었다! ●좋잖아,즐겁잖아,재밌잖아 짝퉁은 브랜드 제품을 흉내낸 것이다.자세히 보지 않으면 브랜드 제품으로 알고 넘어간다.하지만 패러디는 재미있다.그래서 당당하게 구매하고 자랑스럽게 입고 다닌다. 박세나(25·엔씨소프트)씨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최근 ‘파마’를 주문했다.“교묘한 모조품은 ‘나 그거 살 수준 안 돼서 이거라도 입어요.’라는 처량함이 느껴지지만 이런 패러디 티셔츠는 부끄럽지 않아요.원래 이런 거잖아요.친구들과,또는 남자친구와 커플티로 입어도 좋겠죠.” 친구들과 동대문 시장에 들른 회사원 임병안(30)씨는 패러디 티셔츠를 보고 ‘반해’버렸다.“인터넷에서 본 티셔츠가 눈에 띄더라고요.‘다마’ 티셔츠를 하나 샀죠.친구들과 당구칠 때 입으려고….” ●개그라고 즐기기에는 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 대상이 된 업체는 울상이다. 푸마코리아 조원섭 마케팅실장은 “패러디가 최근의 문화코드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문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특정 기업의 경영,브랜드 가치를 저해한다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말한다.현재 독일 본사 법무팀에 패러디 상품의 위법 여부를 의뢰했고,결과에 따라 대처할 방침이다. 그러나 한 스포츠브랜드 마케팅담당자는 앞으로 패러디 대상이 돼도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브랜드를 희화화하는 것은 그 브랜드의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 아닐까요.대통령도 패러디하는 현 세대의 문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요.” ■ ”패러디도 자유로운 표현의 하나” “인터넷에서 활성화된 패러디 문화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싶었습니다.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하고 풍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뜻이었죠.” 패러디 티셔츠의 원조격인 ‘티공구(t09.co.rk)’의 김인욱(28)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미국,일본에서는 티셔츠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사용해요.개인의 생각,코드를 새겨 입고 다니는 것이죠.브랜드 변형도 수많은 표현 중 하나일 뿐 모방,이미지 침해의 뜻은 없습니다.” 대화의 단절,고가의 명품과 싸구려 짝퉁으로 구분되는 소비 행태 등 부정적인 문화의 벽을 허무는 것.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 2명과 고시원에서 작업을 시작한 데는 이런 ‘티셔츠 문화론’이 깔려 있다.‘’,‘아’,‘즐’ 등 인터넷 용어를 사용한 티셔츠가 첫 제품.인터넷 공모,디자인 개발 등을 거쳐 나온 14종의 티셔츠는 하루 평균 80∼90장,최고 300장에 육박하는 주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패러디 티셔츠도 모조품과 전쟁 중이다.정식 공모를 거쳐 나온 디자인은 디지털 콘텐츠로 판단,이미지 저작권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했던 초심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고구려 역사가 이슈가 되는 만큼 이제는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티셔츠를 한번 만들어볼까 해요.패러디도 꾸준히 하면서요.”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특이 경력자로 인하대 합격 이경미씨

    인터넷 사이트에 최고 예쁜 소녀들의 얼굴을 선보이는 ‘5대 얼짱’이란 카페를 운영,화제를 모은 고3 여학생이 인하대에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18일 인하대에 따르면 인천 중앙여상 3학년 이경미(18)양은 최근 2005학년도 경영학부 수시1학기에 특별전형(특이경력자)으로 합격했다. 지난 2002년 6월 국내 최초로 ‘얼짱’을 소재로 한 인터넷 카페 ‘5대 얼짱’(cafe.daum.net/5i)을 개설,18일 현재 38만명에 가까운 회원을 확보함으로써 2000여개의 ‘얼짱’ 사이트 중 최고의 인기 사이트를 구축한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이양이 ‘발굴’한 얼짱 1기의 박한별과 구혜선 등 5명은 이미 톱스타로 뜨거나 연예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5대 얼짱’에 선발되면서 스타덤에 오르게 됐다. 이양은 장난삼아 인터넷에 등록된 홈페이지 동호회를 여기저기 검색하며 수집한 예쁜 얼굴 사진을 자신의 사이트에 올려놓았다가 순식간에 네티즌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얼짱 신드롬’을 몰고 온 주인공이 됐다. 이양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카페를 운영하면서 쌓은 지식과 노하우 등을 활용해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사를 운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연합/
  • ‘파리의 연인’ 시청자반응 엇갈려

    지난 3개월간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SBS 주말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끝났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열혈팬들은 드라마 내용이 여주인공 김정은의 ‘시나리오 속 이야기였다.’는 결말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한편에서는 “제작진의 소신있는 결말에 참신함을 느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다른 한편에서는 “용두사미로 끝난 황당한 결말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판한다. ‘일장춘몽’식의 결말이 미리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킨 ‘파리의 연인’은 15일 마지막회에서 방영 이후 최고인 57.4%(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올해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 MBC 드라마 ‘대장금’(57.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우리나라 역대 드라마 회당 시청률로 따지면 12위이다.또한 ‘파리의 연인’은 방영 내내 주인공의 말투와 패션 등 숱한 유행 코드를 생산하며 신드롬을 낳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마지막회는 국내 드라마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았다.제작진은 모든 드라마 내용이 김정은의 ‘시나리오 속 이야기’라는, 미리 설정된 결말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이에 대한 시청자의 비판이 거세자 타협안을 급조해 내놓았다.엔딩 장면에서 드라마 속 또 다른 현실 커플인 박신양-김정은 두 남녀를 등장시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또한 뜬금없이 박신양-김정은의 얼굴 사진이 실린 ‘신데렐라는 있었다’는 제목의 신문을 보여줘,시나리오·신문·현실 속 세 커플 이야기로 ‘열린 결말’을 유도한 것도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분노’를 받아들이면서도 기존의 기획 의도는 고수했다.”고 밝혔다.하지만 해피 엔딩을 기대한 상당수 시청자들은 “어정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마지막 10분의 결말로 인해 3개월간 간직해 온 아름다운 환상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개운치 못한 뒷맛만 남겼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김정은은 16일 종방연을 마친 뒤 “촬영장 사람들의 시선이 회가 갈수록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열광적인 환호로 변해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흘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아침에 화장한 후 며칠째 그저 화장을 고치기만할 뿐 세수조차 못해 어느 순간 ‘정말 이러다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수영장 장면.“빠져 들어가는 장면을 찍기 위해 5m 깊이의 수영장에서 납 네 덩이를 달고 가라앉았는데 눈도 뜨지 않아야 했기에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5일종영 ‘파리의 연인’이 남긴것

    15일종영 ‘파리의 연인’이 남긴것

    꿈의 시청률 50%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온 SBS 주말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15일로 막을 내린다.‘애기야’라는 유치한(?) 호칭이 젊은 연인은 물론 중년 부부의 입에서조차 흘러나오고,방영시간인 주말 오후 10시가 되면 거리가 썰렁할 정도로 ‘파리의 연인’은 국민적 관심을 샀다.하지만 ‘파리의 연인’은 아쉽게도 ‘반쪽짜리’ 국민드라마로 기억될 듯하다.‘뻔한 신데렐라 이야기’라는 통속적인 소재의 한계를 딛고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는 호평과 함께,노골적인 간접광고로 방송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는 오점을 남겼다.‘파리의 연인’이 남긴 것들을 3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팬터지 ‘파리의 연인’의 인기비결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대리만족’.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황당무계한 스토리(가정부로 고용돼 재벌2세와 결혼)와 인물 설정(삼각관계에 놓인 두 남자가 알고 보니 아버지가 다른 동복 형제)에도 불구,‘팬터지’라는 극적 장치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여성들은 외모·능력은 물론 사랑에 목숨을 거는 로맨틱한 면까지 완벽히 갖춘 한기주라는 ‘백마탄 왕자’를,남성들은 순종적이면서도 유쾌함까지 던져주는 강태영이라는 ‘신데렐라’를 바라보며 행복감에 채널을 고정시켰다.드라마가 현실의 우울함과 답답함,지친 삶의 무게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해방구’로 작용한 것이다. #신드롬 ‘파리의 연인’은 온갖 유행 코드를 생산해냈다.대표적인 것이 주인공들의 극중 명대사를 모은 ‘어록’.‘애기야 가자.’(박신양),‘이 안에 너 있다.’(이동건),‘눈물은 아래로 떨어지지만,밥숟가락은 위로 올라간다.’(김정은) 등이 그것.‘∼하지’체로 끝나는 박신양의 극중 말투와 함께 대중들 사이에 ‘흉내내기’ 열풍을 몰고 왔다.박신양의 ‘귀족 패션’,김정은의 ‘캔디 패션’은 거리 곳곳은 물론 의류업계에 유행을 일으켰다. 드라마 주제곡 ‘너의 곁으로’와 극중 박신양이 사랑을 고백하면서 부른 노래 ‘사랑해도 될까요’는 휴대전화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시장을 평정했다. #PPL ‘드라마인가 광고인가?’ ‘파리의 연인’은 방송 첫회부터 정도가 지나칠 정도의 낯뜨거운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로 이같은 비아냥을 들었다.제작 지원업체인 GM대우와 복합상영관 CGV,의류업체 PAT,팬택&큐리텔 등의 업종과 상품명을 기초로 해 줄거리와 대사를 구성했다.화면엔 ‘GM대우자동차’를 ‘GD자동차’로,‘CGV’를 ‘CSV’로 교묘하게 바꾸는 등 협찬 업체의 로고와 제품 이름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 보여줬다.결국 종영을 5일 앞두고 방송위원회로부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아테네올림픽 2004]명마 7억… “우리는 귀하신 몸”

    ‘스포츠 장비에도 명품이 있다.’ 올림픽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제전이다.하지만 최근의 올림픽은 ‘돈’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으며,특히 몇몇 종목들은 장비 가격이 상상을 초월해 ‘금 사냥을 위한 돈싸움’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장비에도 ‘귀족’과 ‘명품’이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가 출전하는 28개 종목 가운데 장비 하나만으로 큰 관심을 끄는 종목은 승마.“명마 한 필이 메달 색깔을 좌우한다.”고 할 만큼 말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국가대표 선수들의 국내용 경기마는 보통 2억원을 호가한다.그러나 이번 올림픽 장애물경기에 출전할 5마리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5월 마필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따지는 그랑프리경기를 통과한 말은 7마리.이 가운데 5마리가 ‘귀한 몸’을 아테네에서 드러낸다.3마리는 5년전 30만∼50만유로(약 4억 3000만∼7억원)에 구입한 명마들이다.현재의 시가는 이를 훨씬 웃돈다.나머지 2마리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독일로부터 3년간 장기로 빌린 말.임대료만 월 4만유로(약 5700만원)선으로 알려져 2필의 몸값은 40억원을 훌쩍 넘는다. 수상종목의 귀족은 단연 요트다.최고급인 크루저급에서 미스트랄급까지 다양하지만 최소한 4000만원은 기본이다.올림픽 전용 요트는 선체와 돛대의 재질 등이 개발을 거듭하면서 한 척당 5000만원은 줘야 한다. 주로 독일에서 수입하는 조정의 경우도 1인승의 경우 2000만원은 들여야 레이스를 제대로 펼칠 수 있다.사이클과 사격도 만만찮다.사이클의 경우,벨로드롬이나 도로경기용 구분없이 가격은 1000만원 이상.가장 가볍다는 티타늄 재질의 몸체만 700만원선이고,가장 중요한 바퀴는 한 세트에 300만원은 줘야 한다. 사격의 경우,소총이나 권총은 300만원 정도지만 클레이로 넘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한 정에 1000만원 정도.그러나 실탄값은 한 해에 1000만원 이상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종목으로 꼽힌다. 이들에 견줘 ‘금밭’으로 통하는 양궁은 장비의 국산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져 200만원 정도면 메달을 쏠 수 있다.조준기와 평행기 등 소모품을 포함해도 300만원선.화살도 10만원 이하다.게다가 사격의 실탄처럼 소모품이 아니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면에서도 ‘효자 종목’으로 불린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장수제품 광고엔 ‘사랑’이 있다

    광고주는 무언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 광고를 한다.당연히 광고 내용은 우리 제품은 이런 면에서 좋다는 식으로 직접적이거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우회전략으로 정리된다.하지만 수십년째 변하지 않은 장수제품은 이도저도 아닌 인간의 본성을 파고 드는 광고로 앞으로 수십년 장수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5월 거짓말 한 딸아이를 다그치는 어머니(미운네살 편)와 싸우고 돌아온 아들을 나무라는 아버지(아버지의 속마음)를 통해 ‘사랑합니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서울우유 광고가 이번에는 부모님을 매개로 소비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1937년 ‘경성우유’로 출범한 서울우유는 올해가 창립 67주년이다. 모처럼 딸네집에 다니러 온 어머니,좀 쉬셨으면 하지만 연신 걸레질에 잠시도 쉬지 않는다.딸은 “우리집에 일하러 왔어? 몸도 안 좋으면서 속상하게 왜 이래?”라며 역정을 내지만 우리 모두의 어머니가 그렇듯이 광고 속의 어머니도 “앉아 있으면 뭐하니?”하며 애써 모른 척한다. 장성한 아들과 조깅을 하던 늙은 아버지의 숨소리가 가쁘다.“이러다 너 장가가는 거나 보겠냐?”.“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하는 아들의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지방을 얼마나 낮췄고 머리 좋아지는 성분이 몇㎎ 들었다는 식으로 강조하지 않고 그냥 부모님이 흰 우유 한 잔 마시는 게 전부인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어린 딸과 아들이 등장했던 전편의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 가슴 속에 뭉쳐 있는 부모님에 대한 안타까움을 적절히 끌어낸 탓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족간의 사랑을 다룬 광고가 8탄까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올해 탄생 25년째인 롯데 카스타드도 ‘행복 카스타드’로 옷을 갈아 입었다. 연일 쿵쾅거리는 윗집 아이들 소동에 화가 난 아저씨,“이 녀석들!”하며 잔뜩 겁을 주지만 이내 “아주 씩씩한데.”라며 카스타드를 건네준다.실제로 이런 아랫집 아저씨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조금만 부드러워지면 세상이 행복해진다.’는 카피는 요즘 세태에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초코파이의 ‘정’시리즈,나올 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박카스 광고 등 장수제품의 광고는 ‘공익광고협의회’ 광고보다 더 공익적이다.‘공익적’인 광고가 빠지기 쉬운 구태의연함을 줄이고 늘 새로운 주제,새로운 내용으로 변신한 것이 제품만큼 광고도 장수하게 된 비결. 이밖에 수달,토종개구리,개똥벌레 등을 앞세워 ‘맑고 깨끗한 세상은 지켜져야 한다.’는 칠성사이다 광고도 장수제품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악마의 눈물/퀸터 바루디오 지음

    현대는 문명충돌의 시대라기보다는 자원충돌의 시대라고 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그 한복판에는 물론 석유가 있다.석유는 문명의 젖줄이자 악마의 눈물이다.기술문명의 비약을 가져왔지만 오염과 파괴를 낳았고,경제적 부를 창출했지만 국가간의 종속과 빈부의 격차를 불렀다.끝없는 갈등과 전쟁의 이면엔 늘 석유가 있었다.요컨대 석유의 역사는 석유자원을 둘러싼 기술선진국과 오만한 강대국들의 탐욕과 부패로 얼룩진 고통과 수난의 역사다. ●고대 이집트 때부터 사용됐던 석유 ‘악마의 눈물,석유의 역사’(귄터 바루디오 지음,최은아 등 옮김,뿌리와이파리 펴냄)는 이처럼 축복과 재앙의 두 얼굴을 지닌 석유의 정체와 역사를 파헤친 석유의 세계사다. 석유의 역사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파라오가 태양숭배 의식을 거행하던 고대 이집트에서 신처럼 숭배되던 역청은 사실 가스를 제거한 일종의 석유였다.죽은 왕의 시체를 방부·보존 처리하는 데 사용된 역청은 성서의 창세기편에도 나온다.노아는 여호아의 지시에 따라 유황 냄새가 나고 끈적끈적하며 검은 갈색을 띤 역청으로 방주의 안팎을 칠했다. 석유는 액체탄화수소혼합물로,고체인 석탄과 휘발성인 천연가스가 액체 형태로 응집돼 있는 태양 에너지다.문제는 한번 쓰면 없어지고 마는 고갈성 자원이라는 데 있다.석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은 선진 산업국가들은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온힘을 쏟았다.석유 에너지를 얻기 위한 투쟁은 마침내 55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2차세계대전 같은 인류 최악의 재앙을 낳았으며,그 비극은 오늘날 이라크 전쟁에까지 이어지고 있다.페르시아만,카스피해,남중국해 등 석유가 존재하는 곳엔 어김없이 분쟁이 있다.이것은 어쩌면 석유로 말미암아 탄생한 현대문명의 업보인지도 모른다. ●20세기 전쟁의 원인은 대부분 석유때문 책은 세계적 규모의 ‘자원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태도와 ‘칼의 외교’를 비판한다.클린턴 전 대통령은 카스피해 연안의 석유를 수송하기 위한 터키행 파이프라인 건설을 강력히 요구해 관철시킴으로써 카스피해 연안 석유 개발의 물꼬를 텄다.30대에 텍사스주 미드랜드에서 유전거래 사업을 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누구보다 석유에 정통한 인물이다.‘석유의 고향’ 텍사스 출신인 조지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사람들은 “부시만큼 미국 석유업계의 대리인으로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까지 했다. 우리는 1901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거대 유전이 발견된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자이언트’를 기억한다.원유를 샤워하듯 뒤집어 쓰고 열광하는 제임스 딘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우리도 석유을 찾을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불어 넣어줬다.그러나 이 추억의 영화는 더이상 ‘낭만’이 아니다.석유는 곧 전쟁의 동의어이기 때문이다.적어도 20세기에 일어난 전쟁은 대부분 석유를 둘러싼 것이었다.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의 진정한 이유 또한 ‘석유’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저항수단의 하나로 석유자원을 무기화해 러시아와 중국,유럽의 석유기업들에 440억배럴의 유전 개발권을 준 것은 미국으로선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저자는 UN의 권능과 국제사회의 규범을 무시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을 교황의 권위에 맞서는 ‘주교주의자’에 비유한다.프랑스 철학자 레이몽 아롱이 그의 저서 ‘임피리얼 리퍼블릭’에서 지적했듯이 미국은 ‘초대받는 제국주의 국가’다.세계 40여개 나라에 군사기지 사용권을 갖고 있고,130여개 국에 미군을 파병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럴 만도 하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복지의 관건 오늘날 석유와 결부된 기술산업주의나 소비지상주의는 끝없는 연료의 소비를 강요한다.연료소비에 대한 인간의 이같은 병적 욕망을 저자는 ‘프로메테우스 신드롬’이라 부른다.‘진보’나 ‘발전’이란 미명 아래 묵인되는 이런 소비 강박증은 환경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충분히 이뤄질 때 비로소 치유될 수 있다.석유는 언제까지 악마의 눈물을 흘려야 하나. 저자는 생명과학의 시대를 맞은 지금이야말로 석유의 본질을 다시 알고 새롭게 바라볼 때라고 강조한다.인류의 복지는 석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책의 결론이다.석유는 더이상 패권추구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여성&남성] 남성들이 본 ‘신데렐라 신드롬’

    “이딴게 시청률 50% 넘었다는 게 웃긴다.그 시간대에 볼만한 프로가 없어서 그렇겠지” “재미있게 보고있다.요즘 일도 힘든데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파리의 연인’ 같은 ‘신데렐라’ 드라마를 보는 남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을 달린다.어이없어하는 반응이 있는가하면 시청률 50% 달성에 톡톡히 한몫을 하는 남자들도 많다. ●“요즘 드라마 짜증난다.” 박용진(27·회사원)씨는 요즘 여자친구를 만나면 크고 작은 다툼을 벌이기에 바쁘다.“여자친구가 한기주가 어떻고,건희가 어떻고 하는 통에 정신이 없다.”면서 “하도 말을 많이 하는 통에 얼마 전에는 나도 ‘파리의 연인’을 봤다.”고 말했다. 드라마에 대한 박씨의 반응은 허탈감.박씨는 “똑똑한 내 여자 친구가 왜 이런 삼류 드라마에 열광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씨처럼 ‘신데렐라’ 드라마를 반대하는 남성들의 주장은 비슷하다. 재벌2세,3세처럼 돈많고 잘 생긴 남자 주인공이 나와서 벌이는 그렇고 그런 사랑놀음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랑과 결혼’이라는 칼럼을 쓰기도 한 김비환(46)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성은 현실에서 돈을 버는 것이 힘들고 돈에 따라 위계화된 질서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이런 좌절감과 억압을 느끼고 있는 남성은 아내나 애인이 ‘신데렐라’ 드라마를 보면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나타날까 우려해 짜증을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드라마가 현실에서는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을 강조하면서 여성들을 비현실적 꿈에 젖게 하고,그런 것을 할 수 없는 남성은 좌절감에 빠진다는 것이다. ●“왜 그래,재미만 있는데.” 반면 이정운(28·회사원)씨는 한 주일의 스트레스를 주말마다 여동생과 보는 ‘파리의 연인’으로 풀고 있다.이씨는 “드라마가 일단은 재미있고,웃다 보면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파리의 연인’을 즐겨보는 남성들도 적지않다.지난 25일 방송분은 시청률이 50%를 넘었다. 시청률조사기관인 TNS코리아가 분석한 4회까지의 10대이상 남성 평균시청률은 13.2%.18.5%인 여성 평균시청률보다는 낮지만 남성적 드라마로 분류되는 SBS ‘장길산’의 남성 평균시청률 8.5%를 크게 웃돈다. 로맨스물은 곧 여성취향이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지난 연말 외화 ‘러브 액추얼리’를 2차례 이상 본 관객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바꿔 말하면 여성적,또는 비남성적 감수성을 가진 남성들이 로맨스물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남자도 드라마를 주인공의 입장에서 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이 TV드라마의 현실반영이냐,판타지 기능이냐를 놓고 갈등하다가 적어도 현재는 판타지가 우선순위라는 데 동의했다는 것이다.그만큼 경제다,정치다 피곤한 현실을 사는 시청자들이 남성,여성을 막론하고 드라마에서라도 현실을 ‘적극적으로’ 외면하고 싶은 심리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日 산케이 “욘사마 경제효과 수천억원대”

    |도쿄 이춘규특파원|드라마 ‘겨울연가’ 열풍이 일본과 한국을 넘나들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특히 일본 중년여성들의 겨울연가 촬영지 방문 특수 등으로 인해 ‘한국이미지 개선 효과’가 수천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겨울연가 붐이 한국에 역상륙했다고 분석했다.이것이 이른바 ‘욘사마(배용준) 경제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올들어 한국을 방문한 일본관광객이 40% 정도 증가했다.관련상품 매출액도 증가일로다. 지난주 제주도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겨울연가 붐을 최우선 화제로 거론했다. 일본 중년여성의 욘사마 신드롬에 따라 강원도 춘천시는 겨울연가 촬영지에 8000만원을 투입,‘테마거리’를 조성하고 있다.일본 언론들은 이 사실을 전하면서 (춘천시가)배용준의 대형 사진을 이용한 안내간판도 만들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춘천시가 무료개방한 남자주인공 ‘준상’의 집에는 매일 300명 정도의 일본인이 관광버스로 방문한다. 일본 NHK지상파방송이 겨울연가를 내보낸 올 4월 이후 춘천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작년에 비해 5배 증가했고,연말까지 겨울연가 테마상품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은 2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에서도 ‘욘사마 붐’과 관련있는 상품의 총매출액이 2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그래서 “한국 남자가 일본인 여성에게 이처럼 인기가 있는 것은 긴 한·일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산케이신문이 평가할 정도로 배용준의 인기는 대단하다. 일본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제1야당인 민주당이 참의원선거에서 약진한 것은 겨울연가 덕분이라고 민주당 센고쿠 요시토 정조회장이 26일 오카다 가쓰야 당대표의 후원회에서 말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겨울연가를 보는 세대의 여성들이 오카다 대표와 ‘키스나 악수도 없는 연애’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선거 때 지지했다고 말한 것이다. taein@seoul.co.kr
  • [여성&남성] 여성들이 말하는 드라마속 신데렐라

    회사원 서윤영(41·여)씨는 얼마 전부터 ‘파리지엔’이 됐다.프랑스 파리에서가 아닌,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방영되는 서울에서다.“유치하다.”는 남편과 아이들의 성화도 소용없다.팍팍한 일상에 그런 활력소가 없다.남자주인공(박신양)이 “애기야,가자.”를 외칠 때면 “역시 드라마는 어쩔 수 없어.” 하며 피식 비웃지만 여주인공(김정은)의 기분을 상상해본다.서씨는 주말마다 ‘60분간의 판타지’를 통해 김정은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렇지만 ‘드라마를 통해 젊은 날의 꿈들을 보상받으려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그러나 곧 마음을 추스른다.“깊이 생각할 것 없어,어차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까.” 할 말 다 하고,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여주인공을 보고 있노라 면 가슴까지 후련하다.일종의 ‘정신적 휴식’이다. ●다시 부는 신데렐라 신드롬 ‘신데렐라 신드롬’이 다시 불고 있다.‘파리의 연인’ ‘황태자의 첫사랑’ ‘풀하우스’ 같은 TV드라마가 그 공간이다.이들 주인공은 불황의 골이 깊을수록 사회·경제적으로 변두리에 내몰리기 마련인 여성들이다. ‘백마탄 왕자’ 스토리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 여름 부쩍 신데렐라 신드롬이 안방을 점령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여성의 각박한 현실에서 찾고 있다.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현실이 어려울수록 판타지가 주는 매력은 커진다.”면서 “취업 등으로 고민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드라마 속 스토리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함 교수는 “여성의 현실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피부로는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더 판타지에 탐닉해 가면서 이중 삼중의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 김진세 원장도 “‘왕자 이야기’는 각박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청량음료 같은 판타지”라면서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에서 탈출시켜주는 ‘왕자의 구원’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학생 조혜은(22·여)씨는 주말의 짜릿한 판타지를 즐기고 있다면서도 대리만족에 대한 확대해석에는 일침을 가했다. 조씨는 “판타지라고 표현하면 여성들이 아무 생각없이 꿈에만 빠져 허우적대는 느낌이 있는데,드라마는 주인공에 나를 투영해 짧은 순간 삶의 활력을 주는 ‘달콤한 사탕’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점점 정교해지는 판타지 시간이 흘러도 ‘신데렐라 신드롬’이라는 고전적 소재가 호응을 얻으려면 정교한 포장은 필수다.양성평등의 확산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살짝살짝 반영하면서 보다 현실에 가깝고 ‘쿨한’ 왕자와 공주가 등장,그 판타지도 흐름을 놓치지 않고 진화하고 있다. ‘파리의 연인’은 10년 전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차인표와는 사뭇 다르다.젊은 기업인이라는 점은 매 한가지이지만 박신양은 차인표처럼 조각 같은 몸에 재즈바에서 멋지게 땀흘리며 색소폰을 불어주는 ‘환상적인 왕자’가 아닌 여자친구에게 “콧구멍 크다.”고 놀려대는 장난기 가득한 남자다. ‘황태자의 첫사랑’의 차태현도 외모나 캐릭터로 볼 때 어딘가 좀 허술한,‘황태자’와는 거리가 있다. 여주인공도 마찬가지다.‘백마 탄 왕자’만 목놓아 기다리며 눈물만 빼는 신데렐라는 더 이상 없다.김정은은 털털하고 푼수기 넘치는,그러면서도 자기 꿈이 분명한 ‘캔디형’ 요소가 가미돼 있다. ‘황태자의 첫사랑’의 유빈(성유리)은 가난한 집 딸로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에 대한 절박함으로 비련을 연출하거나 꿈을 이루는 방편으로 황태자 건희(차태현)에게 비굴하게 굴지는 않는다. 한국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강혜란 사무국장은 “정형화된 캐릭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식상해 하는 요소들을 교묘히 피하면서,구태의연하기 짝이 없는 소재의 함정을 벗어나 여성들의 심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만약 ‘파리의 연인’의 주인공이 김희선이었으면 여성들은 더 거리감을 갖게 됐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처럼 푼수기 있는 평범한 캐릭터가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비현실적인 판타지와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고 분석했다. ●신데렐라를 넘어서 그러나 ‘파리의 연인’류의 드라마들을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다양한 여성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초 ‘씩씩한 30대 여성들의 일과 우정’을 그리며 선풍적 인기를 얻었던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좋은 예다.성공한 여자들에 대한 동경을 담아낸 것은 물론,‘일과 사랑 중 택일’이라는 공식마저 가볍게 깨버렸다. 대리만족이라는 측면에서 ‘중년의 설레는 사랑’도 인기있는 소재다.지난해 ‘앞집 여자’는 평범한 주부가 알쏭달쏭한 불륜의 감정을 넘나드는 심리를 경쾌하게 그려 인기를 얻었다.주부 이모(38·여)씨는 “현실에서는 도덕적 이유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내면의 욕구를 드라마에서 치밀하게 묘사해 재미있었다.”면서 “타인의 스토리를 보며 느끼는 유쾌한 대리만족”이라고 말했다. 평론가 정윤수씨는 “드라마는 30∼40대 여성들이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들에 비해 훨씬 더 갇혀 있는 상황에서 갖는 일탈심리를 배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성과 드라마라는 판타지의 관계를 부정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대학원생 문모(25·여)씨는 “재미있게 보지만 관찰자적 입장에서 그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정외과 김비환 교수는 “포르노가 남성의 성적 판타지라면 신데렐라 류의 드라마는 여성의 판타지라는 측면이 있다.”면서 “포르노에 대한 논쟁도 찬반이 팽팽하듯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대리적인 카타르시스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것은 현실을 도피하려 하거나 부당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판타지’를 주입할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