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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빼라 빼라” 다이어트 권하는 TV

    “빼라 빼라” 다이어트 권하는 TV

    여름을 맞아 TV속 다이어트 열풍이 거세다. 지상파·케이블채널 할 것 없이 다이어트와 관련된 프로그램들과 연예인 다이어트 모델들이 넘쳐난다. 예전과 좀 달라졌다면, 살을 빼려는 사람들의 성공기를 다룬 프로그램이 늘어난 것. 그러나 여전히 몸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살을 빼면 상금을 탈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한 것을 보면,TV는 ‘다이어트는 곧 돈’이라는 공식을 정당화하고 있다. ●고도비만에서 모델까지, 살빼는 것은 무죄? SBS의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은 100㎏이 넘는 고도비만자들의 다이어트를 다룬 프로그램을 시리즈로 방영,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5개월 만에 20㎏ 안팎을 감량한 도전자들의 눈물겨운 다이어트 과정을 보여줬으며, 이들 중 뽑힌 2명은 태국의 스포츠 전문 리조트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트레이닝을 받는 기회도 얻었다.SBS 관계자는 “지난 1월 첫 방송 이후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며, 참여 문의도 쇄도한다.”면서 “그만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증거”라고 말했다.KBS가 지난달 19일 방송한 수요기획 ‘미인은 만들어진다-베네수엘라 미인 사관학교’편은 미인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 네티즌은 “일반인보다 날씬한 교육생들이 옆구리살을 깎아야 한다는 등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지적과 전신성형의 행태를 보면서 TV가 몸짱의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캐이블채널 ‘올리브 네트워크’는 지난달 24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뚱뚱한 도전자 12명의 다이어트 과정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팻보이 슬림 프로젝트’를 방송하고 있다. ●‘살 빼면 돈 돼’ 조장 지난달 13일 첫 전파를 탄 SBS ‘도전!성공시대-내일은 모델 퀸’편은 20∼30대 주부 11명의 패션모델 도전기를 다룬다. 최후의 1인에게는 모델연수자금 1000만원과 최고 디자이너 5명의 패션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진다. 캐이블채널 온스타일에서 지난 6월24일부터 매주 토요일 12회에 걸쳐 방송 중인 ‘도전! FAT 제로 시즌 2’에 참가하는 도전자 14명은, 우승자가 될 경우 25만달러의 상금까지 받는다. 살을 뺀 연예인들도 다이어트가 곧 돈이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통통한 이미지의 개그우먼 강유미는 일주일 만에 7㎏을 뺐다며 모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인기 탤런트 김혜선도 외국계 몸매관리 전문업체의 모델이 된 뒤 지난달부터 2달동안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있다. 목표는 56㎏에서 10㎏를 뺀다는 것. 다이어트가 사업수단이 된 연예인도 적지 않다. 개그우먼 조혜련은 신개념 다이어트인 ‘태보다이어트’시리즈 비디오를 제작, 판매 중이며 몸짱 아줌마 배우 황신혜와 박정수 등은 군살을 잡아주고 S라인을 살려준다는 기능성 속옷을 자신들의 브랜드로 판매, 홈쇼핑채널에서 판매율 1위를 다투고 있다. 여성·미디어운동가 김미애씨는 “TV에서 ‘다이어트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살빼기 프로그램을 양산하고 있지만 자칫 몸짱 신드롬을 더 조장하고 날씬하지 않은 여성들을 비하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풍전등화’ 성 바실 성당

    모스크바의 상징 성 바실 대성당이 러시아 대도시를 휩쓰는 개발광풍으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1555년 ‘폭군’ 이반 황제의 전승 기념물로 세워진 이 성당은 양파모양의 돔지붕과 오밀조밀한 첨탑 배치, 화려한 외장 등으로 4세기 넘게 러시아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잡아 왔다. 성당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내년 인근에 착공될 대규모 호텔단지. 이미 크렘린의 건축허가까지 떨어졌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최근 붉은광장의 19세기 상가 건물을 사들인 러시아 기업연합회가 이곳에 2억 3000만파운드(약 4150억원)를 들여 ‘소더비급’ 경매하우스와 호화 객실, 초대형 지하주차장을 갖춘 5성급 호텔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2일 전했다. 문제는 성당이 자연지형이 아닌 인공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지반이 무른 데다 호텔부지와의 거리도 90m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성당 보존위원회는 공사가 강행될 경우 지하수 흐름을 바꿔 지반 침하가 불가피하고 공사장 진동으로 성당 구조물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안드레이 바탈로프 성당 보존위원장은 “눈앞의 경제적 이익이 아닌 미래 세대의 풍요를 위해 러시아의 상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반 황제가 이보다 아름다운 건축물이 세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완공 직후 건축가의 눈을 멀게 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는 바실 성당은 나폴레옹 전쟁과 스탈린 치하의 종교말살 정책 아래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인디펜던트는 “희대의 권력자들도 없애지 못한 세계적 문화유산이 오일머니가 가져다준 풍요와 탐욕 때문에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실 성당은 1980년대 말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전자오락게임 ‘테트리스’의 배경화면으로 사용돼 우리에게도 친숙하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차이와 공존’ 학술대회

    요즘 들어 한국 사회가 무척 시끄러워 성가시다고? 조금 달리 생각하면 참으로 자연스럽고 다행스럽기까지 하다. 현대사회의 이해관계라는 게 좀 복잡한가. 거기다 조금이라도 수상하다 싶으면 때려잡아 끝을 내던 시대는 지났다. 이런 상황임에도 조용한 사회라면, 그게 외려 비정상이다. 그렇다고 마냥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럴 때일수록 아무리 작더라도 합의 아래 내디딘 단 한걸음이 소중하다.‘이제는 제 목소리를 내자.’는 투의 결단은 비장하다기보다 철지난 소리다. 중요한 것은 합의요, 이에 이르는 ‘협상’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협상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다. 협상이란 게 좋게 말해 ‘테크니컬’한 것 같고, 나쁘게 말해 ‘사쿠라’ 같아서다. 잘해봤자 거기서 거기고, 잘못하면 ‘배신자’라 욕 얻어먹기 십상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사회과교육학회가 7∼8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여는 학술대회의 주제,‘차이와 공존의 사회과교육’은 관심을 끈다. 정기오 한국교원대 교수는 ‘갈등을 극복하고 공존을 도모하기’라는 논문을 통해 초·중·고등 사회과교육의 핵심은 협상교육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교육과정의 목표는 전문가가 아니라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정치·경제·사회·역사·지리 등에 관한 이론적 모델이나 단편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는 지금의 사회과 교과서들은 이런 교육목표와 전혀 무관하다고 비판한다.“지극히 편협한 사회과학적 이론과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협상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친 뒤 관련 지식은 학생들 스스로 알도록”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렇기에 협상 교육은 사회과교육의 ‘곁다리’가 아니라 외려 사회과 교과목 내에 흩어져 있는 모든 세부적 과목들을 한데 묶어 소통시킬 수 있는 ‘허브’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협상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 교수는 로저 피셔 교수가 제안한 하버드대의 ‘원칙협상모델’을 제시했다. 로저 교수는 ‘공동문제의 확인-의사소통-인간관계-이해관계-명분과 정당성-해법의 탐구-약속과 참여’로 협상의 7가지 요소를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업과 평가시스템을 설계한 뒤, 우선 특별과정으로 협상 수업을 도입해서 정규교과과정으로 확대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하인스 워드 신드롬을 계기로 불고 있는 다문화교육에 대한 논문도 발표된다. 박윤경 청주교대 교수는 일상 생활에서 흑인이나 동남아인 등 제3세계 사람에 대한 차별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교육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다만, 다문화 교육이 인종적 편견을 ‘완화’해줄 수는 있는데, 그 방법은 어릴 적부터 ‘아동문학’을 통한 세심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기피부같이 뽀얀 쌩얼미인

    아기피부같이 뽀얀 쌩얼미인

    맨 얼굴을 자랑스럽게 드러내는 현상인 ‘쌩얼 신드롬’은 깨끗하고 맑은 피부 가꾸기로 이어진다. 한때는 여름철에 티 안나고, 지워지지 않게 색조화장을 하는 노하우가 인기를 끌었지만, 올 여름에는 쌩얼의 유행으로 맨 얼굴로 당당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찾는다. 땀이 많이 나는 더운 여름에, 또 화장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벗어버리고 싶은 휴가철에 이런 쌩얼이 유행이라니 한편으로 다행인 듯도 싶다. 게다가 성형수술과 같은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니, 누구에게나 가능하기까지 하다. 쌩얼 만들기, 올여름에 놓쳐서는 안 되는 피부 관리 노하우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1) 화이트닝 제품 고르는 법 피부를 검게 하는 주범인 멜라닌 색소가 침착돼 하나둘 늘어나는 잡티와 기미는 집중케어 화이트닝 제품으로 세심하게 관리하면 휴가철에도 투명하고 환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화이트닝 제품은 화이트닝 성분이 함유된 기초제품과 기능성 제품으로 분류된다. 짧은 기간 동안 칙칙한 피부나 기미, 여드름, 잡티 등을 제거하고자 한다면 에센스를 쓰는 게 좋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을 쬔 뒤에 생긴 여드름, 잡티 등 얼굴의 특정 부위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면 국소부위에 효과적인 스폿 제품을 고르면 된다. 또 지금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로 기미나 잡티, 여드름 등을 예방하고자 한다면 스킨, 로션과 같은 기초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도움말:나노하이브리드 김지영 연구팀장 (2) ‘얼굴요가’로 탱탱한 피부 유지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 벌어진 모공, 달아오르고 푸석푸석한 피부…. 여름을 신나게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와 남는 것은 지난날의 즐거운 추억만이 아니다. 그동안 혹사시킨 피부를 보며 안타까움이 밀려오며 마음이 아프다. 이럴 때 하루에 5분을 투자해 요가를 해보자. 이지요가의 정유상 부원장은 “여름을 보낸 뒤에 보습에서 잡티까지 피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앞으로 내 피부의 건강을 좌우하게 된다.”면서 “얼굴 근육을 자극하는 페이스요가로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하면 맑은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 부원장이 발간한 ‘페이스요가’(삼성출판사)에서 여름 피부관리를 위한 요가법을 발췌, 소개한다. 모든 동작은 3회 반복한다. (3) 천연팩 만들기 지친 몸을 위해 보양식을 먹듯, 여름철 피부에도 보양식이 필요하다. 피지 분비가 많아지고, 자외선을 받아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쉽게 늘어지기 때문. CNP차앤박피부과 차미경 원장은 “음식물로 섭취하는 영양은 피부보다는 신체기능에 우선적으로 이용돼 미미한 양만이 피부에 도달한다.”면서 “미용을 위한 것이라면 피부에 직접적으로 바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부엌을 뒤지고, 냉장고를 열어 재료를 찾아 피부 보양식을 만들어보자. # 자연미백치료제, 레몬 레몬과 배를 섞은 팩은 피부과의 미백치료에 버금가는 피부를 만든다. 요리 후 남은 레몬이 있다면 꼭 짜서 즙을 내고, 배 1/2개를 강판에 간다. 밀가루로 흐르지 않을 정도로 농도를 맞춰 얼굴에 펴 바른다.10∼15분 후에 찬물로 씻어낸다. 레몬의 산기가 너무 강하다 싶을 때는 얇은 거즈를 얼굴에 대고 팩을 하는 것도 요령이다. # 여드름, 뾰루지에는 녹차 해변에서는 자외선도 강하고 바람과 소금기 등으로 인해 피부에 여드름과 뾰루지가 잘 생긴다. 손으로 함부로 짜는 것은 더욱 일을 크게 만들 수 있다. 이럴 때는 녹차 세안을 해주면 좋다. 녹차는 비타민 B·C가 풍부하고, 피부 속에 축적돼 있는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한다. 피부 진정, 수렴 작용도 있다. 녹차의 폴리페놀은 피부 미백 기능도 있어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만들어주는 데 한몫을 한다. # 블랙헤드 없애는 키위 코 끝을 거뭇거뭇하게 만드는 블랙헤드를 줄이는 데는 키위가 좋다. 키위 한 개 정도를 강판에 갈아서 밀가루 2작은술, 흑설탕 1작은술을 넣어 얼굴 전체에 펴바른 뒤 1분가량 마사지한다.10분 정도 지나면 찬물로 씻어낸다. 블랙헤드가 어느정도 줄어든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각질 제거엔 달걀팩 완벽한 이중 각질 제거로 깔끔한 피부가 되려면 달걀팩이 최고다. 달걀 흰자를 치대 거품을 낸다. 거꾸로 쏟아도 흐르지 않을 정도로 만들어 얼굴에 펴바른다.10분 정도 지난 후 말끔하게 세안한다. 달걀은 피부 표면의 피지를 제거할 뿐 아니라 모공을 수축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남아있는 달걀 노른자는 코 부분에 두껍게 발라주면 코 피지를 제거하는 데 좋다. (4) 얼굴만? 몸도 신경써야지 얼굴만이 여름에 고통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과도한 선탠으로 껍질이 벗겨지는 등, 벌레에 물려 난 흉터, 샌들 자국으로 흉해진 발 등 여름철에는 곳곳에 상처를 남긴다. 즐길 때 즐기더라도, 여름철 피부 후유증을 방지하기 위해 이것만큼은 챙겨보자. 앗,등 껍질이 벗겨진다 구릿빛으로 피부를 태워야 여름을 즐긴 듯하고, 물놀이는 대낮에 해야 맛이다. 하지만 자칫하다간 피부에 일광화상을 입고 크게 고생할 수 있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일광화상은 햇빛에 노출된 즉시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4∼8시간이 지나면 벌겋게 붓고 화끈거리기 시작해 24시간이 지나면 일광화상 증세가 최고조에 이르러 피부 고민을 안겨주므로 늘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광화상을 입었을 때에는 화끈거리는 부위를 찬물이나 얼음을 이용해 진정시켜 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진정효과가 있는 감자, 당근, 오이를 이용한 팩도 도움이 된다. 물집이 생겼다면 물집이 터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벗겨지는 피부를 잡아 뜯으면 흉터와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절대 피해야 한다. 악,가려워! 흉터까지 남네 여름에는 피부 노출이 많아 모기, 개미 등 온갖 벌레들에게 물리기도 쉽다. 바다, 계곡, 산 등 야외로 나갈 때는 벌레를 쫓는 약이나, 벌레에 물렸을 때 바르는 구급약품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곤충에 물리면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움, 발진이 생기기도 한다. 가렵다고 무심코 긁어 버리면 상처가 나고, 피부가 검게 변해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찬물이나 암모니아 등으로 씻어주면 가려움증이 조금 덜해진다. 벌에 쏘였을 때에는 절대 피부를 문지르거나 긁어서는 안 된다. 독성물질이 온몸에 퍼지기 쉽기 때문이다. 벌침을 뺀 후 얼음이나 찬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열이 나고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호흡 곤란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응급치료를 받는다. 벌레를 유인하는 밝은 색의 옷, 헤어스프레이, 향수 등은 피하고, 먹다 남은 음식은 땅에 묻거나 꼭 덮어둔다. 윽,발 좀 어떻게 해봐 여름에는 발이 고생을 많이 하는 계절이다. 발을 드러낸 채 다니는 경우가 많아 쉽게 자극을 받고 각질이 생긴다. 땀이 많이 나기도 해 무좀이나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우선은 깨끗하게 씻는 것이 중요하다. 비누 거품을 충분히 낸 뒤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하게 닦고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항균 성분이 들어간 발 전용 비누나 각질 제거 효과까지 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더욱 좋다. 발 전용 스프레이를 뿌려도 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깨끗이 씻은 후에는 충분한 영양공급을 해줘야 각질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발 전용 크림은 끈적임이 적어 바른 뒤 바로 활동을 해도 지장이 없다. 발에 땀이 많다면 파우더 성분이 들어있는 제품을 사용한다. 보송보송한 느낌이 오래 유지된다. 끈으로 된 굽이 높은 샌들을 신으면 발이 앞쪽으로 쏠려 발가락 쪽에 티눈이나 굳은살이 생긴다. 사포처럼 까칠한 패디파일을 이용해 일주일에 2∼3차례, 샤워 전에 각질 부분을 갈아주는 것이 좋다. 굳은 살을 깎는 제거기도 있으나 조심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상처를 낼 수 있다. ■ 도움말:옥션 화장품 카테고리 김보연 과장 (5) 반영구 메이크업 어때? 연예인들은 맨얼굴인데도 어떻게 그리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을까. 역시 연예인을 할 만한 얼굴인건가. 이렇게 보일 수 있는 비밀중 하나는 바로 ‘반영구 화장’이다. 일종의 ‘문신’이지만 잉크 대신 미세한 색소를 피부 가장 바깥층에 주입하는 시술이라 인체에 무해하고 자연스럽다. 수영장, 해변가에서 메이크업이 물에 지워질 걱정까지 말끔히 해결해줘 바캉스 쌩얼 만들기의 다른 전략으로 주목 받는다. 가장 인기있는 시술은 속눈썹 사이사이를 메우는 아이라인 반영구 화장이다. 피부에 색소를 넣는 것이라 약간의 통증이 있고, 붓거나 각질이 생길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3일 정도 지나면 부기와 각질이 완전히 사라진다. 눈썹 숱이 적은 경우에는 눈썹 시술을 받으면 된다. 눈썹 모양은 유행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입술에 색소를 넣어 생기 넘치는 입술을 만들 수도 있다. 입술선이 분명하지 않거나, 라인이 불분명하고 창백한 입술이 고민인 사람에게 좋다. 반영구 화장 후 살짝 립글로스만 덧칠해주면 도톰하고 발그스레한 입술을 뽐낼 수 있다. 하지만 면적이 넓은 입술의 경우는 아이라인 시술보다 훨씬 통증이 커 최근에는 거의 하는 사람이 없다.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는 경우 아이라인은 30만원선, 눈썹은 40만원선, 입술은 80만∼100만원선이다. 대부분 1∼2차례 사후관리를 해준다. ■ 도움말:청담 이지함피부과 최현주 원장
  • 홍콩 마지막 총독 ‘패튼 신드롬’

    지난주 자서전 홍보를 위해 홍콩을 찾은 ‘마지막 총독’ 크리스토퍼 패튼의 인기가 심상찮다. 사인회가 열리는 곳마다 수백명씩 줄을 서는 것은 예사다. 자서전 ‘별 볼일 없는 외교관’의 판매량은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를 능가한다. 현지 서점가에서 ‘해리포터’ 시리즈에 이어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중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26일 “중국으로의 반환 이후 확산되고 있는 대중적 좌절감이 식민지 시절에 대한 향수와 만나 ‘패튼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교관 패튼’에 대해서는 자서전 제목대로 “별 볼 일 없었다.”는 게 중평이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세계 평화에 약간 위험이 되는 인물”로 불렀는가 하면, 싱가포르를 “사형제가 있는 디즈니랜드”라고 표현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솔직함이 ‘정치인 패튼’에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패튼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은 영국 통치기보다 악화된 경제상황이다. 반환 1년만에 아시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은 홍콩은 2003년엔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만큼 고용사정이 악화됐다. 올해 1·4분기 실업률 5%도 영국 통치기 말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주민들의 열망과 달리 민주화 이행이 지체되고 있는 현실도 ‘식민지 민주주의’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마거릿 엔지 시민당 의원은 “영국 통치기에도 많은 불만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물러간 뒤 사람들은 ‘열린 정부’가 통치했던 식민지 시기가 더 공정하고 나은 시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체류 마지막 날인 24일 패튼은 외신기자 클럽 만찬에서 홍콩의 민감한 정치 현안을 건드려 주목받았다. 그는 홍콩인들이 투표권을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점진적 민주화’ 옹호론을 “완벽한 난센스”라고 질타했다. 홍콩과 본토의 지도자들을 향해선 “행정장관과 의원에 대한 직선제 일정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길섶에서] 리셋 신드롬/송한수 기자

    TV 리모컨이 먹통이다. 분명 단추를 잘못 눌렀을 게다. 전원을 뽑고 다시 켜면 될 듯했다. 하지만 한번 잘못 설정된 환경이 작동하리라 여긴 건 무식의 소산이랄 수밖에…. 한심했던지 아내가 거들었다.‘0’을 누르라는 지청구다. 잘못 누른 단추 때문에 ‘입력’ 뭐뭐하는 글자가 화면에 뜨면서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작동되지 않더니, 신기하게도 자막이 지워지면서 보려던 채널로 바뀌었다. 잘못을 바로잡으려 들지 않고 무조건 원위치로 돌려 놓으면 되겠거니 한 내 잘못이 금세 부끄러워진다. ‘리셋(Reset) 증후군’이란 말이 생각났다. 컴퓨터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디에 잘못이 있나 살펴보지 않고 리셋단추를 눌러 시스템을 처음으로 되돌리는 습성을 말한다. 컴퓨터뿐만 아니라 직장이나 인간관계 등 실생활 속에도 리셋증후군은 흔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잘못을 저지른 쪽이 변화를 꺼리고, 뜯어보면 자기방어를 하는 꼴이다. 그래서 리셋증후군부터 리셋하고픈 충동이 일 때가 많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코스닥시장 새달1일 출범 10주년

    코스닥시장이 오는 7월1일로 출범 10돌을 맞는다. 지난 1987년 4월 장외시장으로 출발한 코스닥시장은 1996년 7월1일 경쟁매매방식이 도입되면서 주식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국내 벤처기업의 산실로 경제회복에 기여했지만 한편으로는 ‘투기’와 ‘작전’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비약적으로 큰 ‘개미만의 시장’ 출범 첫해 시가총액 8조 6000억원, 상장법인 343개에서 지난 19일 현재 시가총액은 7.2배 늘어난 61조 7000억원, 상장법인수는 2.7배 늘어난 927개다. 거래규모도 하루 평균 14만주,21억원에서 5억 9000만주,2조원으로 각각 4214배,952배씩이나 늘어났다. 그동안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직접 조달한 금액이 27조원이다. 그러나 성장과정 내내 횡령과 주가조작, 각종 테마주를 앞세운 ‘묻지마식’ 투자가 성행하면서 장기투자보다는 단기시세 차익을 노리는 단타매매에 적합한 시장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에는 부실기업의 편법 우회상장이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일부 투기성 자금을 제외하면 기관과 외국인으로부터는 신뢰를 얻지 못해 개인투자자 거래비중이 95%를 넘는다. ●롤러코스터 장세 일반투자자들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변동성과 역동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버금가는 기록들이 속출했다. 출범 당시 8조 6000억원의 시가총액은 7.2배 늘어난 61조 7000억원이다. 세계 신시장 중 4위 규모지만 회전율(누적거래대금/평균시가총액)은 871.9%로 1위다. 1998년초 정보기술(IT)주 폭등장세가 나타나면서 벤처붐이 일었다. 그 영향으로 코스닥지수는 2000년 3월10일 2834.40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IT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2004년 8월4일 324.71까지 폭락했다. 하락률 88.54%로 코스닥 ‘대박’ 신드롬이 ‘쪽박’을 가져 왔다. 곽성신 코스닥시장 본부장은 “시장감시시스템을 강화하고 정보유통을 투명하게 하는 등 시장의 신뢰도를 높여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주는 시장으로 거듭나겠다.”면서 “앞으로 자본잠식 여부가 아닌 이익창출 여부를 퇴출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사이클 전용 트랙이 경사진 까닭?

    사이클이나 경륜 경기장은 2개의 직선 주로에 연결된 2개의 곡선 주로로 돼 있다. 직선 주로는 보통의 다른 경기장처럼 평평하게 되어 있거나 약간의 경사가 있지만 곡선 주로는 40도에 가깝게 경사져 있다. 이렇게 주로(走路)를 비탈지게 만든 사이클 전용 경기장을 벨로드롬(Velodrome)이라고 한다. 이런 경사가 벨로드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성능시험장의 트랙이나 인라인스케이트, 봅슬레이 같은 운동 경기장의 코너 부분과 고속도로나 철로의 곡선부분 등 빠른 속도로 회전을 해야 하는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벨로드롬의 트랙은 바깥쪽은 높게, 안쪽은 낮게 만들어져 있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구심력 때문이다. 구심력이란 물체가 회전운동을 유지할 수 있게 회전 중심 방향으로 당겨주는 힘을 말한다. 그래서 회전운동하는 모든 물체에는 구심력이 작용한다.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과 쥐불놀이할 때 빙글빙글 도는 깡통에도 구심력이 작용하며, 놀이터에 있는 뺑뺑이를 타고 빙글빙글 회전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모든 회전운동에서 구심력이 하는 역할은 중심 방향으로 물체를 당기는 것으로 같지만, 어떤 힘이 구심력 역할을 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에 작용하는 구심력은 인공위성에 작용하는 만유인력이며, 쥐불놀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깡통에 작용하는 구심력은 줄(철사)이 중심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장력이 된다. 놀이터에 있는 뺑뺑이를 타고 회전할 때 작용하는 구심력은 사람의 신발 바닥과 뺑뺑이 사이에 작용하는 마찰력으로 평평한 지면에서 자동차가 회전할 때 구심력으로 마찰력이 작용하는 것과 같다. 이렇듯 회전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구심력이 필요한데 사이클이나 경륜, 인라인스케이트, 봅슬레이와 같은 빠른 회전을 해야 하는 경기와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력으로 달리며 회전을 해야 하는 자동차에는 마찰력 이외에는 구심력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래서 마찰력에만 의존하여 회전운동을 해야 하는데 마찰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빠른 속력으로 회전하지 못하고 원심력에 의해 튕겨나가게 된다. 벨로드롬의 트랙을 경사각 없이 육상 경기장의 트랙과 같이 평평하게 만들어서 경기를 하게 될 경우, 회전운동에 필요한 구심력을 마찰력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많은 어려움과 위험이 따른다. 때문에 벨로드롬의 곡선 주로와 고속도로의 곡선부분은 바깥쪽이 높고 안쪽이 낮게끔 경사지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물체에 작용한 힘 중에서 지면이 물체를 수직으로 밀어올리는 수직항력이 경사각만큼 안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힘의 일부가 회전운동의 중심 방향을 향하게 된다. 빠른 속력으로 회전해도 바깥으로 튕겨나가지 않거나 안쪽으로 기울어져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적절한 경사각이 필요한데, 벨로드롬의 경사각은 곡선 주로를 달리는 사이클의 평균 속력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또한 고속도로에서 곡선 부분의 경사각은 규정 속도에 맞게 경사면이 만들어져 있으므로 곡선 주로를 달릴 때는 반드시 규정 속도를 넘지 않아야 원심력에 의한 사고를 방지를 할 수 있다. 이세연 명덕고 교사
  • [월드컵 D-3] 축구축제 앞둔 서민들 두모습

    [월드컵 D-3] 축구축제 앞둔 서민들 두모습

    냉랭한 서민 체감경기는 월드컵 열기 속에서도 도무지 풀릴 기미가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실질국민소득은 전분기보다 오히려 줄었다. 미미하나마 월드컵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 무관심을 넘어 냉소를 보내는 사람들. 서민들에게 월드컵은 무엇일까. ■ “장사 도움 되려나” “토고한테는 꼭 이겨야죠. 최소한 1차전은 이겨야 흥이 나서 그 다음 새벽 4시 경기들도 열심히 응원할 것 아닙니까. 그래야 우리 같은 서민들도 조금이나마 득을 볼 거고요.” 2006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것은 대기업만이 아니다. 영세 자영업자 등 서민들도 월드컵이 뭔가 가져다 줄 것이란 기대감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몇년째인지도 모를 불황에 주름의 골이 깊이 패인 터라 서민들의 희망은 더욱 부풀어 오른다. 경기도 남양주 청학동에서 W맥주전문점을 운영하는 서동식(38)씨는 얼마 전 24개월간 사용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가게에 42인치 벽걸이(PDP)TV를 들여놨다. 승리를 가정한 서비스 안주와 할인 이벤트도 준비했다. 지난 4일 밤 가나와의 평가전 때 손님은 평소 주말 수준인 30명 정도. 경기 결과만큼이나 영업도 ‘졸전’을 한 셈이다.“지금이야 그렇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2002년처럼 새벽까지 사람들이 모일 걸로 기대해요. 우리 같은 서민을 위해 대표팀이 혼신의 힘을 다 해야 하는 이유지요.”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에서 치킨과 바비큐 배달업을 하는 김대섭(36)씨는 요즘 매일 인근 아파트단지에 광고전단을 뿌리고 있다. 앞면에는 경기시간표를, 뒷면엔 닭·바비큐·맥주 등 메뉴를 적었다.1만원 이상 주문하면 불빛이 나오는 나팔을,3만원 이상이면 붉은악마 티셔츠도 준다. 대표팀의 새벽경기가 열리는 13,19,24일엔 밤샘 영업을 할 생각이다. 경기를 보면서 야식을 주문하려는 사람들이 타깃이다.“큰돈은 기대하지 않지만 주문전화 한 통이 아쉬운 요즘 아닙니까. 이번에 처음 시키면 나중에 또 우리 가게를 찾을 것도 같고요.” 하지만 서울 연신내역 인근에서 20여평짜리 주점을 하는 유모(40)씨는 걱정이 태산이다. 인근 술집들은 대형 벽걸이 TV를 새로 설치하고, 응원 이벤트도 벌인다는데 뭐 하나 할 수 있는 게 없다. 유씨는 “300만원 이상 하는 TV를 사면 매상이 두 배가 늘어도 본전이 안 될 것”이라면서 “우리같이 작은 집들은 비용 안 들이고 손님 모셔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별 해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시끄럽고 짜증나” “4000만이 붉은악마라고? 새벽 4시에 거리응원 나오라고?” ‘월드컵 6월’이 붉은 색으로 물들면 물들수록 살기 힘든 서민들의 어깨는 더욱 아래로 처진다.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내 코가 석자임을 뚜렷하게 각인시키는 배부른 사람들의 함성일 뿐이다. 외환위기 때 회사부도로 해직된 뒤 작은 회사를 차렸다가 실패하고 현재 직장을 구하고 있는 박모(42)씨는 “2002년 월드컵 때엔 그나마 TV시청이라도 했지만 지금은 만사가 귀찮을 뿐”이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판에 전국이 월드컵 광풍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면 나나 저 사람들이나 다들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의류업체 사장 김모(58)씨는 얼마전 공연히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TV로 월드컵 특집공연을 시청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은근히 부아가 나서 “나라가 엉망인데 아가씨들이 벗고 나와 춤추고 노래하다니, 저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자기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동종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죽니 사니 하는데 언론에서 너무하는 것 같아요. 중소기업들 다 쓰러져 문닫고 한숨 쉬는데 온 나라가 월드컵만 생각하고 있으니. 좀 자중하고 스포츠는 스포츠로 끝내고 적당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서 5년째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김준화(30)씨도 정말이지 빨리 6월이 지나갔으면 싶다. 비디오방·식당 등 곳곳에서 축구중계를 해 준다는데 잘못하면 인생이 걸린 시험을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다.“6월 말 2차 시험 준비 때문에 저는 너무나도 절박한데 세상이 어수선해 짜증스럽네요.” 강안나(가명·23)씨는 가나와의 평가전이 있던 지난 4일 축구경기가 시작되기 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강씨는 “며칠 전 가고 싶던 회사의 면접시험에서 떨어져 가뜩이나 마음이 상했는데 응원할 기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경기는 11시부터인데 몇시간 전부터 방송3사가 월드컵 특집 방송을 하더군요. 월드컵을 이용한 광고나 마케팅도 이젠 식상하고요. 언론이나 대기업들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요.”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안티 월드컵 “나에게 월드컵을 싫어할 자유를 달라.” 독일월드컵 개막을 불과 나흘 앞두고 전 세계가 축구열기에 들끓고 있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드높다.‘안티 월드컵파’의 외침이다. 진앙지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개최국 독일이지만 월드컵의 이상 열기를 경계하는 ‘반 월드컵’ 분위기는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은 물론 국내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냥 축구가 싫다? 대표주자는 독일의 반축구단체 ‘풋볼프리존(www.fussballfreiezone.de)’이다. 이들은 ‘축구 청정 구역’을 표방하며 축구를 보지도, 경기 결과에 대해 말하지도 않고 싶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아예 TV를 치워버리고 ‘풋볼프리존’의 스티커를 붙인 식당이나 카페가 등장한 건 물론, 해당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와 속옷까지 쏟아내면서 ‘축구로부터의 해방’을 외친다. 특정 ‘신드롬’에 상업주의가 달라붙는 건 당연지사. 스위스관광청은 ‘월드컵 과부’를 겨냥해 평화로운 산자락에서 휴가를 보낼 것을 종용하는 광고까지 만들었다. 이른바 ‘월드컵 회피 상품’.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4강 신화’를 일군 2002년 국내에도 ‘안티’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해 6월 광주와 인천월드컵경기장 앞에서는 ‘공공문화표현’을 주창하는 한 퍼포먼스 단체가 붉은색으로 물들인 태극기를 휘날리며 “스포츠 마케팅이 대중을 자본주의의 창녀로 만들고 있다.”는 섬뜩한 메시지까지 남기기도 했다. 물론,4강의 뜨거운 열기에 금세 녹아버리긴 했지만 ‘안티’의 싹은 죽지 않고 4년 만에 또 텄다. 지난 4일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상업주의에 종속된 월드컵 열풍이 시급한 사회문제를 덮어버리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낸 데 이어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특정 기업의 홍보공간으로 전락한 시청앞을 돌려 달라.’는 서명운동까지 전개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Book&Life] ‘학습만화 붐’을 지켜보며

    책에도 유행이 있다는 말은 더이상 새로울 게 없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을 너나없이 무슨 신드롬처럼 읽어대는 사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현실이다. 요즘 초등학교 교실의 한 풍경이 그렇다.‘∼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한두권쯤 갖고 있지 않으면 ‘왕따’되기 딱 십상이다. 아이세움이 펴내는 과학교양 만화책 시리즈 ‘∼에서 살아남기’는 이미 알려졌듯 400만부를 팔아치운 초베스트셀러. 초등 고학년 교실에서 먼저 불었던 바람이 저학년 쪽으로 옮겨간 최근, 초등 1·2학년생들 가방에는 이 시리즈가 액세서리처럼 자리잡았다. 학습만화 인기가 도무지 식을 줄을 모른다. 지난 2001년 4월 첫권을 선보인 ‘살아남기’ 시리즈는 이후 5년 동안 꾸준한 판매에 힘입어 지금까지 16권이나 나왔다. 모험담의 틀거리를 빌린 이야기 전개 덕분에 어른 독자들까지 포섭해낸 시리즈는 20권 완간을 목표로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기왕에 무르익은 만화교양서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아이세움측은 “과학교양 시리즈가 끝나는 대로 문명상식을 주제로 한 ‘살아남기’시리즈를 잇따라 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양’의 우산을 쓰고 출간되는 만화책들은 소재나 형태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지난해는 천자문 만화 열풍이 서점가를 달구더니 올해는 아예 유명 소설원작까지 만화의 대상이 됐다.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 황석영의 ‘장길산’, 박경리의 ‘토지’ 등 국내 거물급 작가들의 대표작들이 속속 만화로 용도변경(?)되고 있는 중이다. 이들 만화기획물을 성사시키기 위해 출판사들이 작가들을 상대로 들였을 막후 공력은 얼마나 컸을까. 한국사, 세계사, 심지어는 위인들의 평전이나 전기마저 만화로 읽히는 세태이다. 만화교양서를 일방적으로 폄하하자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어렵고 까다로운 독서 소재를, 흥미와 교육적 요소를 두루 가미해 아이들에게 쉽게 소화시킨다는 취지는 나무랄 수 없다. 문제는 상술에만 눈밝은 일부 출판사들의 양식없는 출간 행태이다. 매주 수십권씩 쏟아져 들어오는 신간들을 정리하다 보면, 아이들 손에서 저만치 ‘격리’시키고 싶은 수준미달의 만화교양서들이 한두권이 아니다. 싫건 좋건 만화교양서가 초등생 책읽기의 대세가 된 현실. 교양‘만화’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독후감을 써보라고 서슴없이 쥐어줄 수 있는 ‘교양’만화는 과연 몇권이나 될까.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정보처리능력’ 50세가 최고라는데…

    ‘정보처리능력’ 50세가 최고라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한 이동통신사 광고카피로도 등장했던 이 말은 실제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고령층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괄시는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장년층에서 노년층까지 우리 사회의 중년들은 정말 능력 없고 의존적인 존재인가. 나이에 대한 차별은 인종차별·성차별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것인가.28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SBS스페셜 ‘에이지즘(Ageism)-나이차별보고서’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통해 뿌리 박힌 나이차별(에이지즘)을 들여다봤다. 프로그램은 먼저 올들어 불어닥친 동안(童顔)신드롬과 늦둥이 엄마들의 모임을 들여다 보았다. 한때 잘 나갔던 30대 후반 여배우와, 할리우드 주연급 배우들이 우리나라 배우들보다 평균 7살이나 많다는 조사 등을 통해 나이가 들어도 자기 자리에서 당당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또 늙는 게 무섭다는 20대 여성과 주름을 없애 준다는 화장품 CF와의 관계, 나이를 묻고 답하는 것이 익숙한 서열사회 등을 진단한다. 제작진은 IMF외환위기 이후 연장자 우대문화가 사라지면서 능력 있는 40대까지 퇴직 압력을 받게 됐다고 지적한다. 아무리 공을 세웠어도 나이 때문에 밀려나야 하는 우리 현실은,‘나이차별금지법’이 적용되는 미국에서 최근 이뤄진 100세 노인의 행복한 은퇴식과는 괴리가 크다. 나이를 먹으면 과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제작진은 흥미로운 실험결과를 보여준다. 미국 UCLA와 버지니아대, 예일대 등 심리학·의학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의 정보처리능력을 좌우하는 ‘미엘린’이 최고치에 이르는 것은 50세이며, 개인에 따라 40∼60세에 절정기에 이른다고 한다. 또 나이가 들면 기억 용량은 줄어들지만 양쪽 뇌를 골고루 사용해 오히려 지적 수행능력이 높아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나이를 먹으면 능력이 떨어진다는 에이지즘의 전제조건이 틀렸다는 것을, 미국 한 은행장 비서로 일하고 있는 86세 할머니의 컴퓨터 능력 등을 통해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젊은이와 미디어에 비춰진 노인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정관념을 깨야만이 사회 전체의 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신·구세대가 함께 하는 세대공동체 프로그램 등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에이지즘 현상과 연구 등을 1시간 남짓 되는 시간에 모두 다루려다 보니 보다 깊이 있는 접근이 아쉬웠지만, 고령화 사회에 에이지즘의 문제점과 건강성을 찾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한번 쯤 되새겨볼 만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부모님 희생·교육 덕분에 성공”

    “부모님 희생·교육 덕분에 성공”

    “회사 내에서 소수민족이어서 겪은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 자리에 선 것도 부모님의 희생과 교육 덕분입니다.” 24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시작된 세계적 IT행사인 ‘서울디지털포럼’ 행사장에는 10년만에 고국에 금의환향한 특별한 이가 자리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IT기업 MS의 게임스튜디오 대표 재미교포 셰인 김(44). 최근 국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미식축구 영웅 하인스 워드에 이어, 그도 미국땅에서의 성공을 ‘부모님’의 희생 때문으로 돌렸다. 그는 현재 1100명의 게임 제작자를 이끌면서 최근 출시해 대히트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3’ 등 MS의 게임 개발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공의 비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부모님의 희생을 말하고 싶다.”면서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아낌없는 희생과 노력을 다하셨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이를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같은 생각을 내 자녀에게 알려주고 싶다.”면서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원칙이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MS의 개방적인 분위기와 성과 위주의 체계도 큰 요인임을 빼놓지 않았다.“소수민족이라는 이유는 어려운 요소가 아니었다.”는 그는 “다양성을 중시하고 사람의 능력을 보는 특성이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높게 봤다. 그는 “MS가 한국의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훌륭한 시장인데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개발 능력 때문”이라면서 “특히 한국의 게임 개발자들은 온라인 게임에 대한 오랜 경험을 갖고 있어 세계 무대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한국의 게임 개발사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셰인 김은 1990년 MS에 입사했다.1995년 게임스튜디오에 합류,2004년 1월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국 혼혈아 돕겠다 약속 실천 워드, 우리는?

    한국 혼혈아 돕겠다 약속 실천 워드, 우리는?

    미국 프로풋볼 스타 하인스 워드가 혼혈아동 지원 장학재단 설립을 위해 26일 다시 한국을 찾는다. 이미 펄벅재단과 손잡고 혼혈아동을 돕기로 하는 등 지난달 모국에서 했던 약속들을 차근차근 실천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혼혈인 지원단체들은 ‘워드 신드롬’으로 한바탕 난리법석을 떨었던 한국 사회의 관심이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앞다퉈 내놓았던 혼혈인 관련 정책과 법안도 지방선거 등의 영향으로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개인·기업 후원 관심 떨어져 원위치 펄벅재단은 워드 방한 후에도 후원금 액수에 차이가 없다고 했다. 그나마 워드가 지난 2월 미국 프로풋볼리그 슈퍼볼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직후에는 개인 후원자들이 다소 늘어났지만,4월부터는 다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기업과 그룹 후원도 변동이 없다. 워드 방한 이후 학교마다 혼혈인 관련 과제를 내주는 통에 학생들의 관심은 높아졌으나, 무턱대고 찾아와 혼혈아동을 만나게 해달라고 떼쓰는 등 오히려 잡무만 늘어났다. 국제가족한국총연합회 배기철 회장 역시 “워드로 인해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늘긴 했지만 제한적이고 피상적일 뿐”이라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배 회장은 “워드로 인한 관심은 미국계 혼혈인 ‘아메시안’과 동남아시아계 혼혈인 ‘코시안’ 등에 국한돼 있다.”면서 “6·25전쟁이 일어난 50년대를 전후로 태어난 혼혈 1세대와 60년대에 태어난 2세대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고 한국전쟁의 피해자라 할 수 있는 1,2세대들의 어머니들에 대해서도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원대책 합의해 놓고 입법 한 건 없어 혼혈인 지원단체들은 혼혈인 지원책이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책과 법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못박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와 각 정당은 이미 지원책 마련에는 합의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지난달 ‘혼혈인 및 혼혈인 가족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상정되기도 전에 사학법을 둘러싼 정쟁으로 국회가 끝나버렸다. 여야가 모두 합의, 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으나 논의 한번 해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일단 다음달 국회에서 김 의원 개인 발의를 철회하고 당론으로 다시 발의하기로 했으나 지방선거 등으로 아직 안이 확정되지 않았다. ●여성부만 한국어 교육 지원 계획 진행 그나마 각 부처 중 여성가족부에서는 비교적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우선 국립국어원과 협의해 이민자 가족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기초과정과 중급과정을 개발, 연내에 프로그램을 보급할 예정이다. 여성을 위한 1336 긴급전화도 오는 10월 말부터 6개 언어로 통역 지원을 한다. 다음달 초부터는 전국에 결혼 이민자를 지원하기 위한 21개 센터를 지정해 한 곳에 4300만원씩 국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혼혈인 1세대 어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기지촌 실태조사에도 곧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워드는 25일 출발에 앞서 백악관의 초청으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면담하고 재단 설립 계획을 설명한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재단설립 지원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여성&남성] 냉랭한 얼음왕자·공주들에 뜻밖의 배려와 카리스마

    무뚝뚝하고 말수가 적어 냉정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마디로 ‘차가운 스타일’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과연 이성에게 매력을 줄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차가움은 사람에 따라 엄청난 ‘작업의 도구’가 된다. 별다른 노력과 시간, 돈을 들이지 않고 차가움 하나로 상대 남녀를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것, 그 차가움의 연애미학 속을 들여다봤다. ■ 차가운 남녀의 뜨거운 매력은 어디서… ●차가움에 끌린다 서현우(32·가명)씨의 여자친구는 매우 차가운 스타일이다. 그런데도 서씨는 그녀가 너무 좋다. 소개팅으로 만나 사귄 지 만 1년. 처음에는 그녀의 차가움에 퍽이나 당황했었다. 그에게 눈곱 만큼이라도 마음이 있는 것인지, 그것조차 가늠하기 힘들었다. 서씨는 “애교는 기대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대화도, 선물공세도 포기한 지 오래다. 그런데도 그녀 없이는 못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여자친구의 연락이 없어도 전혀 섭섭하지 않은 ‘달관의 경지’에 올라 있다. 김민수(28·가명)씨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같이 하던 동료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 나름대로 ‘작업’을 하며 공을 들이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는 신통치 않다. 그녀는 눈빛으로만 이야기할 뿐이다. 관심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도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차라리 관심이 완전히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 속이라도 편할텐데. 그래서일까, 그녀는 매일 밤 김씨의 꿈에 나타난다. 윤정아(28·여·가명)씨는 최근 소개팅에 나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상대방 남자가 마음에 안 들어 불손하다 싶을 정도로 차갑게 대했는데 그게 오히려 상대방에게 매력으로 다가갔을 줄이야. 윤씨는 “인정머리 없이 굴면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점이 마음에 든다며 연락을 해왔을 땐 어쩔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호통과 뻔뻔함 속에 감춰진 배려 차가운 남녀의 배려에는 큰 위력이 있다. 차가운 애인이 배려해 줄 때 사소한 것에도 더 큰 감동을 하게 된다. 서씨는 “무뚝뚝한 여자친구가 어느날 집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면서 “뭔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석훈(28·가명)씨는 여자친구의 무뚝뚝하고 차가운 면에 반해 사귀기 시작했다. 연애 2년째인 요즘에도 처음 가졌던 풋풋한 연애 감정은 그대로다. 여자친구의 숨겨진 애교 덕분이다. 김씨는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때에는 차가워 보이지만 두 사람만 있을 때에는 굉장히 다정다감한 순둥이로 변한다.”면서 “나만 알고 있는 그녀의 숨은 매력”이라고 자랑했다. 따뜻한 사람들이야 언젠가는 차가운 면을 드러내게 되겠지만 반대로 처음부터 차가운 사람들은 앞으로 보여 줄 게 따뜻한 모습밖에 더 있겠나 하는 심리도 작용한다. 박서현(26·여·가명)씨의 경우 조용하고 강한 성격이 남자친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차가운 성격으로 인해 다가가기는 힘들지만 조용한 성격 속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김지영(27·여·가명)씨는 “평소에 애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남자친구가 가끔씩 ‘사랑한다’고 말하면 엄청난 감동을 받는다.”면서 “너무 쉽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리스마가 실종된 사회… 카리스마를 갈구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돼온 ‘차가움=카리스마’의 등식도 차가운 사람에게 매력을 불어넣는 요인이다. 임기홍(29·가명)씨는 여자친구의 똑 부러진 면에 반해 결혼까지 하게 됐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매사에 똑 부러지는 아내에게서 카리스마를 느낀다. 임씨는 “매섭게 나를 혼낼 때도 있지만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아내의 역할이 오히려 든든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임모(32)씨는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지적·성적·업무적으로 매력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카리스마 있는 이성을 좋아하는 건 남자건 여자건 모두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했다. ●최대의 약점…마음 열기 너무 힘들어 차가운 남녀의 최대 약점은 자기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해 상대방 마음도 쉽게 못 연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적극적 구애가 없으면 사랑의 다리는 놓아지지 않는다. 대학선배를 좋아하는 서지수(21·가명)씨는 “선배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끝내 하지 못했다. 미동도 하지 않을 것 같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진영(21·가명)씨는 차가운 남자는 싫다고 딱 잘라 말한다. 이씨는 “차갑고 무뚝뚝한 사람은 말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은 너무 답답하다.”고 했다. 김준석 윤설영기자 hermes@seoul.co.kr ■ 영화·드라마속의 ‘얼음들’ 드라마나 영화 속에는 차갑지만 매력적인 인물들이 자주 나온다. 대표적인 인물로 얼마 전 개봉됐던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매튜 맥퍼딘이 연기한 ‘다시’. 다시는 모든 걸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정작 자신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너무나도 이성적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다시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이성적이다. 그래서 인간미 없어 보이는 냉철한 스타일로 사람들은 생각한다. ‘궁’ 신드롬을 낳았던 황태자 ‘이신’ 역할의 주지훈도 얼음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이신은 내면의 외로움과 고통을 밖으로 내색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황태자에게 연민을 느끼지 못했던 극중 정혼녀 ‘채경’(윤은혜)의 마음을 움직였다. 드라마 ‘너 어느 별에서 왔니’의 영화감독 ‘승희’(김래원)와 다른 사람의 간섭을 차가운 시선으로 차단해 버리는 ‘봄의 왈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재하’(서도영) 역시 차가운 성격으로 인기를 얻었다. ‘아이스 퀸’이라고 불리는 여성 캐릭터들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탤런트 송윤아. 그녀는 드라마 ‘미스터 큐’에서 차갑지만 매력적인 여성으로 나와 인기스타로 발돋움했다.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스톤도 마찬가지다. 접근하기조차 어려운 냉소적인 성격을 소유했지만 많은 남성들이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 죽음에 이르렀다. 신작 영화 ‘모노폴리’에서 ‘앨리’(윤지민)는 완벽한 외모와 섹시함도 매력이지만 차가운 성격으로 ‘경호’(양동근)의 관심을 끌어내는 팜므파탈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미란다’(신시아 닉슨)도 지나치게 냉소적이며 표현할 줄을 모르는 성격의 캐릭터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골든베스트 앨범 낸 박강성

    골든베스트 앨범 낸 박강성

    그를 생각하면 왠지 1980년대 중반 국내에 소개됐던 홍콩 느와르 ‘영웅본색’이 떠오른다. 개봉관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슬그머니 간판을 내렸으나 동시상영관(재개봉관)에서부터 입소문을 타고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내 최고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박강성의 노래 인생도 이 영화와 닮은 꼴이다.1982년 MBC 신인가요제 대상을 받으며 데뷔했다.4년이 흘러서야 첫 앨범을 냈지만 반응이 없었다. 비슷한 연배인 김범룡 최성수 임지훈 등이 스타가 되는 모습을 부럽게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1990년 ‘장난감 병정’과 1992년 ‘내일을 기다려’로 조금씩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중앙 무대에서 설 기회를 잃자 서서히 잊혀졌다. 좌절, 깊은 상처, 막다른 벽…. 당시를 돌이키는 박강성이 던지는 단어들이다. 극적인 반전은 제도권에서 벗어나자 찾아왔다. 생계를 위해 업소를 전전하다가 98년 즈음부터 미사리 카페 무대에 섰다.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라이브를 꾸미던 그의 폭발적인 열정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술을 좋아했어요. 무너진 자존심에 절망이 이어지며 더 자주 마시게 됐죠. 그런데 어느 날 라이브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런 순간이 점점 늘었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술을 끊고 노래에만 열중하기 시작했어요. 팬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죠.” 2000년이 넘어서며 박강성의 목소리를 들으려 전국 곳곳에서 미사리를 찾아오는 신드롬이 불었다. 자신들이 즐길 문화를 찾고 있던 중년층 사이에서 ‘문 밖에 있는 여자’‘장난감 병정’‘내일을 기다려’ 등이 다시 인기를 끌었다. 매년 열 차례 정도 콘서트를 열면 3만 명 가량 팬들이 찾아오고 해외에서 열었던 교민 대상 콘서트도 성황을 거뒀다. 일본이나 타이완에서도 해외 팬들이 찾아올 정도. 쉽게 성공하지 못했던 지난날이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했다. 교만해져서 절제를 잃을 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이제 잘 나가는 가수가 됐지만 지금도 미사리 무대에 선다.‘업소’를 뛴다는 부끄러움은 없다.“미사리 1호 가수”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는 “미사리에 서면서 제 노래가 건강해졌어요. 정말 감사해요. 멀리서 찾아오는 팬들을 보며 돈 벌고 성공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게 됐어요.”라고 했다. 요즘 일정은 빠듯하다. 데뷔 24년 만에 왈츠 리듬에 50인조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곁들인 ‘그때 우린 행복했죠’를 머릿곡으로 17곡을 담은 골든베스트 앨범을 냈다. 거의 매일 라이브 무대에 각종 방송 출연 등이 잇따르고 있다. 새달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김종서 박상민 김건모 홍경민과 합동 콘서트를 연다. 또 9월부터는 전국 4개 도시를 시작으로 내년 20∼30개에 달하는 작은 도시에 이르기까지 전국 투어를 펼칠 계획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의미’가 되려고 하는 박강성.“노래를 할 수 있는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의 음악 인생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지금 노래할 수 있는 원동력은 훌륭한 조언자이자 비판자, 인생 고민까지 나누는 팬들에게서 나옵니다. 더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전달하는 아름다운 광대가 되고 싶어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할리우드 대작 ‘공습’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한국 극장가를 무서운 기세로 잠식하고 있다.●`미션 3´ 개봉 10일만에 300만 동원 지난 3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3’이 개봉 열흘 만인 지난 주말까지 불러모은 전국 관객이 무려 300만명.18일 개봉한 ‘다빈치 코드’와 함께 이들 두 편의 영화가 전체 주말 예매율의 98%(맥스무비 17일자 집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가족의 탄생’‘맨발의 기봉이’‘사생결단’ 등 경쟁 대상인 한국영화들의 예매율을 모두 합쳐도 2%가 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인 셈. 예매순위 집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처음 있는 ‘사건’으로, 한국영화의 위기론이 들먹거려질 만도 하다. 오랫동안 한국영화에 억눌렸던 할리우드가 반격을 시작한 것일까. 속단하기는 이르나, 올여름 라인업만 일별해도 ‘할리우드 신드롬’은 짐작할 만하다. ‘미션 임파서블 3’‘다빈치 코드’의 관객 쌍끌이 작전이 정점을 넘어설 31일엔 또다시 제작비 1억 6000만 달러의 초특급 블록버스터 ‘포세이돈’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할리우드 대작들은 월드컵 열기조차 무색하게 여름 휴가철 극장가까지 점령해버릴 기세이다. 마지막 시리즈인 ‘엑스맨 3-최후의 전쟁’의 개봉일은 새달 15일.‘러시아워’의 브랫 래트너 감독이 할리 베리, 이안 매켈렌 등 전편의 영웅들을 다시 내세워 한층 진화한 능력의 돌연변이 이야기를 그렸다.●국산영화 `한반도´ `괴물´ 7월 개봉 맞불 올 최대의 국산 화제작인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7월13일 개봉)와 봉준호 감독의 ‘괴물’(7월27일)이 개봉하는 7월 극장가에는 한·미 스크린 맞대결로 혼전이 거듭되는 진풍경이 빚어질 전망이다. 할리우드 미다스의 손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캐리비언의 해적-망자의 함’이 7월7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슈퍼맨 리턴즈’가 같은 달 14일 시간차 공격에 들어간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中 문화대혁명 40주년] 사회부조리가 부른 마오의 부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당신의 검색어는 관련 법률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라는 단어에 대한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百度)의 반응이다. 문혁에 대한 호기심이 여전히 법률로 제한돼 있다는 얘기다. 아예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안내어가 뜨는 곳도 많다. 신화사 등 주요 언론사 홈페이지나 다른 포털 사이트도 마찬가지다.16일로 발발 40주년을 맞는, 문화대혁명의 현주소다. ●16일 40주년… 기념식·정치행사 없어 올해 문혁과 관련, 국가차원의 특별한 기념식이나 정치행사가 준비된 것은 없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 등에서 공산당의 역사를 말하면서도 문혁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물론 어떤 움직임조차 없는 건 아니다. 문혁을 재조명하자는 주장도, 간헐적이나마 끊임이 없다. 대문호 바진(巴金)을 비롯,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비서를 지낸 리루이(李銳) 전 공산당 조직부 부부장 등이 대표적이다.“마오는 위대했으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해 문혁과 같은 참상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게 주장의 실질적 핵심이다. 이같은 ‘전통적인’ 문혁 재조명론 외에 양극화 문제 등 일련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제2의 문혁론’ 등 문혁 재조명론의 이유도 양분돼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한 주요인사는 최근 한 사석에서 “저마다 나름대로의 잣대가 있다.”는 표현으로 공식적인 문혁의 재조명 가능성을 일축했다. 평가에 대해서는 저마다의 시각이 있지만, 그것과 재조명과는 별개의 일이란 얘기다. 그는 “지금 문혁을 드러내놓고 떠들어봐야 중국 사회에 득 될 게 없다는 사실에 지도부와 지식인 사회에서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혁 재조명은 중국이 전면적 발전단계에 진입하는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경제의 성장 정도가 그 여부를 가름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당의 부패·빈부격차에 불만 팽배 이런 가운데 정작 문혁의 주역 마오쩌둥 전 주석은 이미 문혁의 ‘어두운 그림자’을 떨쳐냈다는 데 별 이견이 없어 보인다.‘건국 이후 역사 문제에 관한 약간의 결의’(1981)를 통해 “마오 전 주석이 오류를 저질렀으되, 공과(功過) 비율은 7대3”이라는 ‘체면치레’ 평가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 전직 언론인은 “90년대 중·후반부터 ‘차라리 그 때가 좋았다.’며 마오를 추억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당의 부패, 빈부 격차, 사회적 불평등에 따른 불만이 마오를 다시 불러내고 있다.”며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외신들은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회적 역기능이 심화될수록 옛날에 대한 향수와 동경은 더 깊어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신좌파 지식인’의 문혁에 대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평가는 이런 분위기와 맞물린 것이다. ●“지도부 실질적 재산공개하라” 베이징의 한 주요 대학에 재직중인 A교수는 마오 신드롬의 한 요인을 ‘솔선수범’에서 찾아냈다.“마오는 전쟁터에 아들을 보냈고 그 아들은 죽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의 지도층의 자제는 모두 외국에 나가 있거나 유학에서 돌아와 떼돈을 벌고 있다. 마오 이후의 당과 지도부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질적 재산 공개 없이 현 지도부와 당은 결단코 마오 시대와 같은 신망을 얻을 수 없다.”고 말한 지식인도 있었다. 그는 “법에 따라 재산신고를 할 때 어느 성(省)의 성장(省長)은 비서가 월급봉투에 적힌 액수만을 적어낼 뿐 예금이나 부동산 등은 숨기고 있다.”고 지적하면서,“그나마 국가 최고 지도자급은 그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어떤 이들은 후진타오 주석을 비롯한 4세대 지도부가 반부패를 강조하고 ‘팔영팔치(八榮八恥)’ 등을 선전하는 배경을 이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찾고 있기도 하다. 중국 사회가 다시 문혁을 들춰낼 기미는,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 마오에게만 조용히 손짓만 하고 있을 뿐이다.‘사회 부조리’는 마오를 부르는 주문(呪文)인 셈이다. jj@seoul.co.kr ■ 성장이냐 분배냐 中 지도부 딜레마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가난이 걱정이 아니고 균등치 못한 게 근심이다.’(不患貧而患不均) 중국에서 평등 의식을 제고시키며 마오쩌둥을 불러내고 있는 논어(論語)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은 동시에 인터넷 토론방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중국 사회 전체에 ‘효율과 균형(또는 공평)’, 즉 ‘성장과 분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다. 나아가 ‘물질재부가 적은 게 두려운 게 아니고 분배가 고르지 못한 게 두렵다.’(不物質材富少,而是分配不均)는 말은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사회 문제를 적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사회 진단은 ‘분배 불공평’(分配不公平)으로 집약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 분위기를 감안, 일각에서는 “후진타오 정권은 분배를 선택한 마오쩌둥의 정책 노선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2006∼2010 5개년 경제규획 등에서 성장 일변도 경제 정책을 조정한 데 대해 “중국이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하며 좌파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곁들인다. ●‘부의 획득 단계, 우파 논리 그대로’ 그러나 당의 동향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런 분석을 일축한다. 이들은 “현 정권은 마오쩌둥식 분배 정책을 실현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절대 그런 식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권력 핵심부 및 싱크탱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효율과 균형’ 논의는 사회 일반에서의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균형, 즉 분배에 관한 논의가 사회 일반에서는 뭉뚱그려져 있으나, 당 내부에서는 세분화돼 있다. 즉 ‘생산과정 또는 부의 획득 과정’에서는 여전히 효율이 중시돼야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분배 여력 많지 않아’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남은 ‘균형(분배)’은 교육, 의료 등에 있어 기회의 평등이다. 나아가 엄청난 부를 축적중인 기업 등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조성, 공적부조를 통한 분배도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당 또는 정부가 균형, 분배에 역량을 쏟더라도 실질적인 분배 효과를 내기에는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농민·저소득층의 제반 문제를 ‘혜택’으로 해결하기에는 재정이 감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기부나 각종 기금 등이 보조 역할을 해야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의식이 현저하게 낮은 중국에서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혹 부의 획득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면 ‘부패 및 각종 경제범죄 척결’을 통한 간접적인 ‘기회 조정’ 방식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이마저도 뿌리깊은 관행을 뽑아내기엔 갈 길이 멀다. 중국 싱크탱크 집단의 한 전문가는 “지금의 사회 갈등과 문제점들은, 교육·의료·양로 등 모두 국가가 책임져 오던 것들이 시장경제 도입 이후 개인 부담으로 전가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면서 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고충을 토로했다. 시대가 마오를 찾으나 마오로도 시대를 아우르기 쉽지 않은, 문혁 40주년 중국의 현실이다. jj@seoul.co.kr ■ 아직도 금지단어?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츠부바오(吃不飽).´ ‘그 시절´에 대한 물음에 돌아오는 가장 일반적인 답변은,“배부르게 먹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립적이되 다소의 ‘판단´이 가미된 이 표현은, 중국 사회가 문혁에 대해 암묵적으로 내리고 있는 대체적인 ‘평가’다. 지식인, 예술인 그룹을 중심으로는 “전통이 사라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답변이다.“한국은 전통을 잘 유지했다….”는 부러움도 종종 접할 수 있다.“한류(韓流)의 배경에는 ‘전통’에 대한 동경이 깔려 있다.”고 평하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다. 중년의 교수부터 유력 언론사의 중견 간부, 택시기사에까지 어려서라도 그 시절을 경험한 이들의 답변은 의외로 담담해 보인다. 답변도 길지 않다. 물론 ‘문혁’은 묻지도 못하고,‘어려웠던 당시’라는 표현으로 에둘러 물었을 때의 얘기다. 가까운 사이에서라면 간혹, 억눌린 시절에 대한 울분을 들을 수도 있다.“문혁은 정치 투쟁의 산물일 뿐이며 당과 국가에 의해 명백히 과오로 인정된 일 아니냐.”는 단정적인 반응도 접하게 된다. 젊은이들에게서라면 확실히 국수적인 태도를 확인할 때가 많다. 베이징 모 대학의 한 4학년생은 “결과적으로 당과 사회의 모순을 한번에 들춰내 개혁·개방을 가속화하는 순작용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한껏 긍정론을 폈다. 칭화대(淸華大)의 한 중견교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며 또 다른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유력 방송사의 30대 초반의 PD는 사회 금기에 대한 외국기자의 호기심이 못마땅한 듯,“도대체 뭘 알고 싶은 게냐, 서점에 가면 책도 많은데…”라는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는 한 3학년 여대생의 대답 역시 젊은 부류의 또 다른 반응이다. 한편 많은 중국인들은 문혁이란 단어가 인터넷 사이트에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아직도 금지 단어냐?”는 반응인 셈이다. jj@seoul.co.kr
  • [SK텔레콤오픈] 미셸 위 ‘신드롬’

    [SK텔레콤오픈] 미셸 위 ‘신드롬’

    ‘1000만달러 소녀’ 미셸 위(17)의 신드롬이 상상을 초월했다. 이 때문에 한국프로골프 겸 아시아프로골프 투어대회인 SK텔레콤오픈은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나 볼 수 있는 구름 갤러리는 물론 경기장에 인접한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세워놓고 구경하는 ‘고속도로 갤러리’까지 등장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언론의 관심도 대단해 세계 주요 외신을 포함한 2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현장을 지켰다. 미셸 위의 초청료를 포함해 30억원이 넘는 경비를 지출한 타이틀스폰서 SK텔레콤은 100억원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말로만 듣던 ‘장타 소녀’의 샷을 보기 위해 팬들은 인천공항고속도로 왕복 통행료 1만 4400원과 하루 입장료 3만원의 만만치 않은 돈과 불편을 감수하며 몰려 들었다. 첫날 4000여명에 가깝던 갤러리는 미셸 위의 컷 통과가 가시화되자 2라운드 때는 8000여명으로 불어났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6000명에 이르렀다. 또 인터넷 팬카페 회원이 빠른 속도로 불어났고 ‘미국 여자애한테 웬 관심이냐.’던 ‘안티 미셸’ 세력도 힘을 잃었다는 후문이다. 실력뿐 아니라 모든 인터뷰를 한국어로 해내고 순대와 떡볶이, 족발 등을 서슴지 않고 먹어치우는 ‘한국적인’ 모습은 흥행에 부채질을 했다. 결국 국내 대회도 스타 플레이어만 확보하면 얼마든지 구름 갤러리와 언론의 뜨거운 조명을 받을 수 있음을 새삼 입증했다. 국내 프로골프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려면 대회마다 적어도 한 두명의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꾸준히 불러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정신장애를 이겨낸 천재들 이야기

    미국의 피아니스트 레슬리 렘크는 정규 음악교육이라곤 받아본 적이 없는 IQ 58의 정신지체아다. 하지만 아무리 길고 복잡한 곡이라도 완벽하게 재현해내는 음악의 천재다.시각장애와 심각한 뇌성마비에 시달리는 그는 혼자선 음식도 먹지 못하는 저능아지만 오늘날 미국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손꼽힌다.‘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은 이처럼 심각한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느 특정한 분야(특히 음악·미술·속셈·날짜계산·기계수리 등 5개 분야)에서 장애와는 극도로 대비되는 천재적 재능을 보이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신의학계에선 그들을 ‘이디엇 서번트(idot savant, 백지천재)’라 부른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대럴드 트레퍼트가 쓴 ‘서번트 신드롬’(이양희 옮김, 홍익출판사 펴냄)은 구체적인 서번트 사례들을 분석, 그들의 능력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나아가 인간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다.저자는 서번트 신드롬이 우리에게 ‘뇌를 향한 창문’을 제공하고 그 창문을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특별한 기억회로를 알 수 있게 한다고 주장한다.우리가 그 기억회로를 이해하고 조정할 수만 있다면 누구나 서번트들처럼 거대한 양의 기억을 뇌 속에 저장하고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1만 28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지자체 ‘분양가 낮추기’ 바람

    지자체 ‘분양가 낮추기’ 바람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 ‘이대엽 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지자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분양가에 제동을 걸면서 건설업체들이 당초 신청했던 분양가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몇달동안 지자체로부터 분양가를 승인받지 못해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지자체는 서민들을 위한 행정이라고 강조하지만 업체들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지나친 개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민을 위한 정당한 행정이다” 지자체장들은 이대엽 성남시장이 판교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를 막판 줄다리기 끝에 평당 평균 57만원을 낮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천안시는 한화건설이 불당동에 지으려는 아파트 분양가를 두달이 넘도록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시행사측은 분양가로 평당 800만∼900만원을 제시했지만 천안시는 655만원을 넘을 수 없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천안시는 또 A건설이 두정동에 지으려는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600만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A건설이 책정한 평당 700만원선과는 무려 100만원 차이가 난다. 앞서 하남시는 풍산지구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50만원 낮춘 1220만원에 승인했다.6개월여 협상 끝에 건설사들이 결국 분양가를 내린 것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판교 중소형 평형의 분양가는 평당 1100만원대로 용인, 죽전 등 주변지역의 시세가 평당 1400만원선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가 판교 잣대를 갖다 대면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지나친 개입이다” 업체들은 지자체가 지방선거를 의식, 지나치게 분양가 결정에 개입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1998년부터 시행된 분양가 자율화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건설은 “평당 650만원인 시행사 땅값과 건축비, 부대비용 등을 감안하면 천안시가 요구하는 655만원으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업지연으로 대출 이자부담까지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영개발이 추진되는 택지지구에서는 땅값을 조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일반지구는 땅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분양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지자체가 분양가를 내리도록 요구하더라도 업체들이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땅값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전시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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