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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비행 드론 잡는 독수리’ 네덜란드 경찰의 묘수

    ‘불법 비행 드론 잡는 독수리’ 네덜란드 경찰의 묘수

    ‘불법 비행하는 드론을 독수리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Liveleak.com)은 최근 네덜란드 경찰국이 공개한 독수리를 이용해 드론을 낚아채는 훈련 모습을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의 신호를 받은 독수리가 드론을 향해 날아가 발톱으로 드론의 프로펠러 부분을 낚아채 드론의 비행을 저지하는 모습이 포착돼 있다. 네덜란드 경찰국은 현재 ‘가드 프럼 어보브’(GFA)라는 맹금조련 업체의 도움을 받아 흰머리독수리 2마리를 훈련시키고 있으며 독수리들이 불법 비행하는 드론을 낚아채는 데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드론의 날카로운 프로펠러에 독수리가 다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찰당국은 “맹금류는 눈이 좋아 고속으로 움직이는 드론의 회전 날개를 다 확인하면서 드론에 접근하기 때문에 전혀 상처를 입지 않는다”며 “독수리가 다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독수리에게 보호 장비를 입히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덜란드 경찰국은 “불법 드론 단속을 위해 실제 독수리를 활용할지에 대해선 몇 달 더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아직 시범 단계이긴 하지만 실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영상= Politie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규제 과감히 풀 것” “역대급 팀플레이하자”

    “규제 과감히 풀 것” “역대급 팀플레이하자”

    정부 “고용·투자 위해 뭐든 지원”… “노동개혁 입법 노력” 한목소리 재계 신사업 절차 간소화 촉구도 박근혜 정부의 3기 경제팀과 경제계가 2일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이 고용과 투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천명했고, 경제계는 “정부는 기업의 신사업이 활성화하도록 제도적인 기반과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노동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에는 한목소리였다. 유 부총리를 비롯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등 3기 경제팀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의회소에서 대한상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중소기업중앙회, 무역협회, 경영자총협회(경총),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경제계는 이 자리에서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 지원과 함께 규제 개혁, 노동개혁 추진 등을 건의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유 부총리는 “일자리 창출을 막는 모든 규제를 과감히 개혁하고 새로운 사업 창출을 지원하는 제도를 신속히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업·신산업 부분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의 성과연봉제 추진도 거론하며 “공공부문이 선도하고 있으니 경제계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유도하기도 했다. 국회를 향한 입법 촉구도 빠지지 않았다. 유 부총리는 “일자리를 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 서명 운동’으로 표출돼 국회를 움직였다”며 “국회가 경제·민생 법안을 외면하지 말라”고 다시 한번 요청했다. 경제계도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노동개혁은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성장통”이라면서 “입법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신사업 투자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과 노동개혁 양대 지침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기재부에 전달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사물인터넷과 무인로봇, 신재생에너지, 드론 등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고 싶어도 규제의 턱이 너무 높다”면서 “새 경제팀과 경제계가 ‘역대급 팀플레이’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기업의 신사업 절차를 간소화한 ‘패스트 트랙’ 제도 도입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추가 경기부양책과 수출 총력 지원 방침을 밝혔다. 그는 “올 1분기 경기보완 방안을 3일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설 전후 소비 진작과 국민의 경기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의 협조가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네덜란드 경찰, ‘독수리’로 드론 검거 나선다

    네덜란드 경찰, ‘독수리’로 드론 검거 나선다

    무인기(드론)에 의한 사생활 침해 및 보안 위협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자 세계 각국은 각종 첨단 기술을 이용, ‘드론 잡는 드론’, ‘드론 전용 사냥총’등의 대처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네덜란드가 아주 고전적인 형태의 드론 제압 방식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영국 매체 매트로는 네덜란드 경찰(Dutch National Police)이 독수리를 이용한 드론 검거 전략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네덜란드는 특정 지역에서의 드론 비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드론이 고장으로 추락할 경우 아래에서 지나가던 행인에게 부상을 입힐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보안에 대한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도 드론 비행은 금지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금지사항을 무시하고 드론을 몰래 비행시키는 경우가 있으며, 이렇게 불법으로 떠오른 드론들을 제압하기 위해 독수리를 훈련시키고 있다고 네덜란드 경찰은 밝혔다. 독수리 훈련을 위해 경찰은 덴마크의 조류 훈련 전문기업 ‘가드 프럼 어보브’(Guard From Above)와 협력을 맺었다. 이들은 독수리의 사냥본능을 이용해 드론 제압 전술을 훈련시키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네덜란드 경찰관 마르크 비버는 “독수리들은 붙잡은 먹잇감을 안전한 장소(다른 조류와 인간의 위협이 없는 곳)로 가져가 착륙하려는 습성을 지닌다”며 “이런 본능을 훈련에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네덜란드 경찰은 해당 훈련의 시연 영상까지 공개했다. 영상에는 경찰관의 명령에 따라 빠르게 날아간 독수리가 강력한 발로 드론을 움켜잡아 비행불능 상태로 만든 뒤 안전하게 착륙하는 모습이 담겨 있어 해당 전술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드론 때문에 독수리들이 부상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경찰은 “몇 달 동안의 검토 끝에 해당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프로젝트를 철회하겠다”고 전했으며, 가드 프럼 어보브는 “독수리들에게 방어복을 입혀 부상당하는 일이 없도록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드론으로 촬영한 난민들의 ‘구명조끼 산’ 최초 공개

    드론으로 촬영한 난민들의 ‘구명조끼 산’ 최초 공개

    시리아 등 중동 난민들이 주로 찾는 유럽대륙의 관문인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버려진 구명조끼로 이뤄진 거대한 ‘산’이 등장한 가운데, 최근 공중에서 촬영한 ‘구명조끼 산’의 모습이 최초로 공개됐다. 레스보스섬에 버려진 구명조끼 더미의 면적은 4만 470㎡(1만2241평)에 달하며, 높이는 5m에서 최대 7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드론 카메라를 통해 공중에서 바라본 레스보스섬의 ‘구명조끼 산’은 지난해 말 포착된 것보다 더욱 규모가 커졌다. UN에 따르면 지난 1월 레스보스섬을 통해 그리스로 들어온 난민이 5만 8547명에 달하며, 이는 2015년 1월의 1694명에 비해 약 35배에 달한다.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는 것의 대부분은 구명조끼지만 여기에는 바다를 건너기 위해 필요한 장비들도 포함돼 있다. 중동 난민들은 무사히 바다를 건너온 뒤 디 섬에 구명조끼와 장비들을 버렸고, 일부는 바다를 건너다 결국 사망한 난민들의 몸에서 벗겨낸 것이다. 알록달록한 색깔과 작은 심장을 연상케 하는 ‘구명조끼 산’ 모습의 이면에는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 난민들의 삶을 향한 의지를 엿볼 수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거대한 ‘구명조끼 산’은 환경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레스보스섬 관계자들은 구명조끼의 일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누군가 가져가서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이 같은 움직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또 구명조끼 더미가 태우거나 파묻기도 어려울 정도의 규모가 되버린 탓에 현지의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이를 정리하거나 일부를 트럭에 실어 소각장으로 보내는 일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규모가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UN에 따르면 추운 날씨에도 불과하고 지난달 터키를 출발해 그리스로 들어오는 난민의 1일 평균 숫자는 2000명에 달한다. 1월 9일 하루에만 무려 5000명이 넘는 난민들이 구명조끼를 입은 채 그리스 땅을 밟기도 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25) 로봇 ④ 드론 열전(列傳)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25) 로봇 ④ 드론 열전(列傳)

     백수에서 백만장자로, 3DR의 호르디 무뇨스 “저의 모국어는 영어가 아니라 서툴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저는 닌텐도 게임기의 부품으로 무선 헬리콥터 자동 조정기를 만들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멕시코 출신의 20살 청년이 창고에서 만든 장난감 같은 물건을 인터넷 사이트에 소개한 글이다. 항공 엔지니어가 꿈이었던 청년은 멕시코시티에 있는 국립 폴리테크닉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두 번이나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부모님도 더는 도와줄 형편이 되지 않자 티후아나로 돌아와 생선 타코 가게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만류로 타코 가게를 정리하고 엔세나다에 있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였다. 한 학기를 다니던 중 훗날 그의 아내가 된 여자친구가 임신하였다. 둘은 아이를 미국에서 키우고 싶었다. 다행히 여자친구가 미국 국적이 있어 함께 미국행을 결심한다. 두 학기를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로 이주해 영주권을 신청하였다. 영주권이 나오기까지는 취직을 할 수도 없었고 학교에 다닐 수도 없어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창고에서 인터넷을 뒤지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게임기 컨트롤러를 분해해 무선 조정 헬리콥터와 연결해보았다. 문득 이렇게 하면 누구나 쉽게 모형 헬리콥터를 조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할 일도 없었다”던 그는 자동 헬기 조정 시스템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주문이 들어와 40대를 만들었는데 1시간도 되지 않아 모두 팔렸다. 그는 이 물건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로봇 헬리콥터’라고 했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상업용 ‘드론’(Drone)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9년, 그는 IT 전문지 와이어드(Wired)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과 함께 ‘3D 로보틱스’를 설립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멕시코 이민자에서 세계 3대 상업용 드론 회사 CEO로 드라마틱한 인생 역전을 한 ‘호르디 무뇨스’(Jordi Munoz)의 이야기다. 이어 2015년에는 멕시코 대통령이 수여하는 ‘젊은 기업가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의 인생에서 크리스 앤더슨과의 만남을 빼놓을 수 없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상위 20%보다 하위 80%의 긴 꼬리가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롱테일(Long Tail) 경제학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진 크리스 앤더슨은 한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앤더슨은 와이어드지 편집장 시절에 드론의 시대를 예감하고 드론 커뮤니티인 ‘DIY드론스’를 만들어 공유의 장을 열었다. 어느 날 이 사이트에 어눌한 영어로 한 멕시코 청년이 글을 올렸고 회원들은 그가 만든 자동 조정 헬리콥터에 찬사를 보냈다. 앤더슨 자신도 그때 감동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그 뒤 무뇨스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일하게 되었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으로 최초의 상업용 드론이 탄생하였다. 그는 자신의 저서 ‘메이커스’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재능의 롱테일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졸업장이나 자격증과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보여 줄 수 있다” 2012년 앤더슨은 12년간 몸담았던 와이어드를 떠나 3D 로봇틱스에서 무뇨스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 DJI의 왕타오 미국의 경제지 포천은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40세 이하의 비즈니스계 톱스타 40인을 선정해 발표해 왔다. 2015년에는 할리우드 스타이자 친환경 육아용품 업체 ‘어니스트 컴퍼니’ 설립자인 ‘제시카 알바’, 스마트밴드로 억만장자가 된 ‘핏빗’의 CEO ‘제임스 박’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중 드론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DJI의 CEO 프랭크 왕(왕타오)의 얼굴도 보였다. DJI는 창업 10년 만에 전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10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회사가 상장을 하게 되면 지분의 45%를 보유하고 있는 프랭크 왕의 재산은 45억 달러로 한국의 부자 톱 5에 들 정도가 된다. DJI가 내놓은 드론 ‘팬텀’은 미국 타임지의 ‘2014년 10대 과학기술 제품’,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가장 대표적인 글로벌 로봇’, 뉴욕타임스의 ‘2014 우수 첨단기술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35살의 나이에 프랭크 왕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을까.   왕타오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동향인 저장성 항저우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유별나게 모형 헬리콥터와 로봇을 좋아했던 그는 다른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 상하이에 있는 화동사범대학의 심리학과에 진학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3학년을 다니다 자퇴를 하였다. 미국 유학을 꿈꾸며 스탠퍼드와 MIT에 원서를 내보았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홍콩과기대에 입학을 하게 되는데 졸업 과제로 자동 헬리콥터 조정기를 만들면서 왕타오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는다. 매일 밤을 새우며 오직 무인 헬리콥터에만 매달리던 그는 2006년에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제조업의 메카인 선전에서 창업하였다. 이런 왕타오의 열정과 노력을 지켜보던 지도교수 리져샹 교수는 기꺼이 그의 멘토로서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리 교수는 당시 적지 않은 액수인 200만 위안을 지원해 DJI의 첫 번째 투자자가 되었다. 현재 리 교수는 DJI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10억 달러의 부호가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창업 후에도 그는 일주일에 80시간을 일에 빠져 살았다. “남들은 새 모델을 출시하는 데 몇 년이 걸리지만 우리는 몇 개월이면 충분하다”라며 앞만 보고 달렸다. DJI는 지난 9년간 11개의 새로운 모델을 내놓았다. 2013년 누구나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드론 ‘팬텀1’을 출시하면서 드론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이어서 1400만 화소의 독자 카메라를 장착한 ‘팬텀2’, 2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팬텀3’로 라인업을 갖추면서 드론계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2010년 100만 달러에 불과하던 매출이 2014년에는 5억 달러에 육박했고, 2015년에는 10억 달러가 예상되어 5년 만에 무려 1000배가 늘어난 셈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일까. 회사는 성장하는데 창업 멤버는 모두 회사를 떠났다. 북미 시장을 개척하고 지금의 팬텀이 있기까지 많은 기여를 했던 콜린 귄은 소송까지 벌이면서 DJI를 떠나 3D 로보틱스로 가버렸다. 왕타오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롤모델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라며 자신을 ‘까칠한 완벽주위자’(abrasive perfectionist)라고 했다. 그의 사무실 문에는 이렇게 쓰여있다고 한다. “머리만 가지고 올 것, 감정은 두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 왕타오도 힘들었겠지만 이런 보스와 함께한 직원들도 무척 괴로웠을 것이다. 몇 년 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소개된 ‘불완전한 리더를 찬양하라’라는 보고서는 독선적 리더십을 경고하며 완벽한 리더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충고하고 있다. 잡스에게 배울 것은 배우고 버릴 것은 버린다면 새로운 시대의 리더로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도전하는 다이아몬드 수저, Parrot의 앙리 세이두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수저 계급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자녀의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세태를 꼬집는 말이다. ‘계급’의 종류도 흙수저부터 금, 은, 동,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수저까지 다양하다. 이 분류에 따르면 앞에 소개한 호르디 뮤노스나 왕타오는 흙수저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주인공은 어떤 수저를 물고 태어났을까? 프랑스의 떠오르는 IT기업 패롯(Parrot)의 CEO인 앙리 세이두는 도무지 전쟁터와 같은 IT 업계에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인물이다. 우선 집안의 배경이 일반 수저들과 다르다. 할아버지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서비스 그룹 슐룸버거의 창업주인 마르셀 슐룸버거다. 아버지는 프랑스 최고 미디어 기업인 파테의 제롬 세이두 회장이고 삼촌들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사 고몽의 회장 니콜라 세이두, 프로축구 클럽 릴 OSC의 소유주 미셀 세이두이다. 본인은 패롯의 CEO이자 프랑스 명품 수제화 크리스티앙 루브탱의 공동 창업자로 개인 재산만 1억 달러가 넘는 자산가이기도 하다. 최근 루이뷔통의 새로운 모델로 발탁된 그의 딸은 ‘미션임파서블’과 ‘007 스펙터’에서 시크한 연기로 인기를 끈 배우 레아 세이두이다. 이런 배경을 가진 앙리 세이두는 1994년 패롯을 설립하면서 IT와 인연을 맺게 된다. 초기에는 음성인식 기기와 차량용 무선 핸즈프리 제품을 생산하였는데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였다. 이후 2012년 스위스의 드론 회사 센스플라이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론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감각으로 3년 만에 패롯을 세계 3대 드론 기업으로 키웠다. 지면 관계상 못다 한 이야기는 다음 회에 살펴보도록 하자.  김지연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it
  • [2016 드론쇼 코리아] 원전 침입 감시하고… 스텔스 무인기 눈길… 사진작가용 드론도

    [2016 드론쇼 코리아] 원전 침입 감시하고… 스텔스 무인기 눈길… 사진작가용 드론도

    ‘2016 드론쇼 코리아’에서는 이색 용도의 드론이 많이 전시돼 눈길을 모았다.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유콘시스템은 우리나라의 드론 산업을 이끄는 삼두마차인만큼 특히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1976년부터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마련, 드론과 무인비행기, 헬기를 개발해 왔다. 대한항공의 전시장에는 헬기처럼 뜨고 비행기처럼 나는 틸트로터부터 들판, 산악 운행에 최적화된 다목적 전술 무인 항공기, 아직 아이디어 차원이지만 스텔스 무인기까지 전시됐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헬기, 무인기 등으로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일부 제품을 방위사업청에 납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명성에 걸맞게 소형 드론에서 대형 기체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고속·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는 행사 전부터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틸트로터 무인기는 저속비행 능력을 이용한 정밀 목표물 감시와 특수 임무, 고속비행과 고효율 로이터링(배회) 능력을 이용한 광역 지역 정찰과 감시 등이 가능하다. ‘유·무인 복합항공기’도 눈에 띄었다. 해당 항공기는 조종사가 직접 운전하기도 하고 무인 운행도 가능하다. 무인의 경우 40시간 500㎞ 운행이 가능하고 사람이 탔을 경우 1800㎞까지 가능하다. 항우연 측은 해당 항공기가 수색, 정착, 감시 등 군사용으로 활용 가능하고 상업용으로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콘시스템은 민간 친화적 드론을 다수 선보였다. 택배 배송용 드론, 재난 구조용 드론 외에도 사진작가용으로 개발된 드론도 선보였다. 부산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2016 드론쇼 코리아] “와, 고개만 돌려도 드론 조종”… 세계 혁신기술의 場 열렸다

    [2016 드론쇼 코리아] “와, 고개만 돌려도 드론 조종”… 세계 혁신기술의 場 열렸다

    4개국 56개사 참여… 전시 부스 222개 군사·농업·완구용 무인기 등 총출동 1시간 250㎞ 비행 ‘틸트로터’ 돋보여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마치 드론을 직접 조종하는 것 같아요.” 고글을 쓴 여자아이가 고개를 돌리자 중국 DJI사의 최신 드론(인스파이어1 프로)에 달린 카메라가 아이가 고개를 돌린 쪽으로 따라 움직였다. 이번엔 고개를 좌우로 돌리자 드론의 카메라 역시 똑같이 움직였다.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일제히 ‘와’ 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고글 쓰고 中 DJI사 최신형 조종하자 탄성 28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6드론쇼코리아’ 행사 현장. 전 세계 드론 기술이 집약된 이번 행사에서 드론 제작 업체 중 세계 1위인 중국의 DJI는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마치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드론을 조종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다. 4개국 56개사가 참여했다. 행사에 배당된 전시 부스만 222개에 달한다. 30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행사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우리나라가 개발한 수직 이착륙 틸트로터 무인기를 비롯해 군용, 농업용, 완구용 등 다양한 드론이 전시됐다. 1위 업체인 DJI는 2006년 설립 이후 10년 만에 세계 민간용 드론 시장의 70%를 차지했다. 부품을 조립할 필요 없이 상자에서 꺼내 그대로 날릴수 있는 ‘팬텀’시리즈로 대박을 터트렸다. 문태현 DJI 한국 마케팅 팀장은 “10년 중 7년을 연구·개발(R&D)에만 몰두한 게 1등이 된 비법”이라면서 “앞으로는 충돌 회피 기능을 담아 빌딩 사이를 피해 다니는 드론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난 방지·제품 이송 드론도 ‘신기’ 대한항공은 차세대 무인 스텔스기와 산악 지형에서 활용하는 다목적 전술 무인 항공기, 무인 헬기, 헬기처럼 뜨고 비행기처럼 나는 수직 이착륙 항공기 등을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에는 틸트로터 무인기가 전시돼 많은 사람이 몰렸다. 틸트로터 무인기는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무인기로 3m 길이지만 무려 6시간을 비행할 수 있으며 1시간에 250㎞를 날아간다. 활주로가 없고 좁은 지역에서도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대기가 희박한 고도 14㎞의 성층권 비행에 성공한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도 눈길을 끌었다. 해군작전사령부 소속이라고 밝힌 한 군인은 “최신 드론을 군에서 필요한 기술과 접목시킬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찾아왔다”면서 “최신 드론 기술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 정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바이로봇의 완구용 조립 체험 행사도 인산인해 한국 완구용 드론 시장을 주도하는 바이로봇은 올해 전미 가전쇼(CES)에서 선보인 최신 기종을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했다. 직접 완구용 드론을 조종해 볼 수 있는 이 회사의 체험 행사는 오전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립부산과학관에서 마련한 드론 만들기 체험관에는 아이와 함께 찾은 부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대학생 김종화(24)씨는 “전공이 기계공학이라 드론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 정도로 놀라운 기술인 줄은 몰랐다”면서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게 된다면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2016 드론쇼 코리아] “대세는 농업용… 줄어드는 인력 대체할 해결책”

    [2016 드론쇼 코리아] “대세는 농업용… 줄어드는 인력 대체할 해결책”

    “대기업을 그만두고 드론을 만든다고 했더니 처음엔 다들 비웃었죠.”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드론 개발 업체인 유콘시스템의 송재근(55) 대표는 담담하게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지난 2001년 대우중공업을 나온 6명이 함께 만든 유콘시스템은 무인 항공기 장비의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송 대표는 “예전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정한 제작 방식이 표준화돼 있어 따라 해야 했다”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 뛰어들게 됐다”며 웃었다. 유콘시스템은 ‘2016드론쇼코리아’에 처음에 군사용으로 개발됐던 드론, 무인 항공기를 민간용으로 응용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컨트롤러 박스를 자체 개발해 우수한 품질력을 자랑한다. 송 대표는 “우리 회사의 자랑은 무엇보다 무인 항공기 장비의 국산화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2008년엔 대대급 무인 항공기를 개발해 우리 군이 사용하는 두 번째 국산 군사용 무인 항공 체계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앞서 2004년 유콘시스템은 우리나라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 공군에 무인 항공기 지상통제장비를 수출한 후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2008년 농업용 무인 방제 헬기의 시판을 계기로 상용 무인 항공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 중인 무인 항공기의 핵심 통제장비 개발 업체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이번 드론쇼에서 유콘시스템이 전면에 내세운 ‘간판주자’는 다름 아닌 농업용 드론이다. 가격은 약 2000만원으로 올해 3월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유콘시스템의 농업용 드론은 농약을 15ℓ까지 실을 수 있으며 자체 개발한 소형 항법 제어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최근 드론 시장에 뛰어든 휴인스와 한국항공대가 공동 제작한 농업용 드론 역시 눈길을 끌었다. 직경이 1.6m에 달해 7분 만에 9917㎡(약 3000평)에 달하는 논에 농약을 살포할 수 있다. 골든텔, 마린로보틱스 등도 농업용 드론을 선보였다. 송 대표는 “농업용 드론이 활발하게 개발되는 이유는 점점 줄어 가는 농촌 지역의 인력 문제 때문”이라며 “드론이 농기계로 인정되면 비용의 절반 정도는 정부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농민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균형발전·혁신도시 대해부] ‘120년 만의 재도약’ 나주 혁신도시

    [균형발전·혁신도시 대해부] ‘120년 만의 재도약’ 나주 혁신도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구상’이 나온 지 13년이 흘렀다. 그새 ‘쇠락하던 도시’인 전남 나주시는 ‘혁신도시’로 승부수를 던졌다. 2007년 9월 첫 삽을 뜬 나주시의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는 나주시 금천·산포면 일대 7361만㎡(축구장 1000여개)에 1조 4175억원을 투입한 국책사업으로 진행됐다. 시는 2012년 11월 부지 조성을 마쳤으며 지난해까지 한국전력 등 14개 기관이 이전을 마치는 등 혁신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신문과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은 국가 균형 발전 10년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 보기 위해 한국전력 등이 내려간 나주시를 들여다봤다. 나주시가 120년 만에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나주는 영산강 포구로 전남평야의 곡식과 목포 등 남해의 수산자원, 중국의 교역선까지 드나들면서 수백 년 동안 전남 최대의 물류창고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1896년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지역 상권이 고사 직전까지 갔고 인구도 해마다 줄었다. 이런 나주시를 살리기 위해 전남도가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란 특급 영양제를 투여했다. 2013년 혁신도시에 공기업이 이전하면서 나주시 전체가 새로운 변화로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2014년 12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 본사가 자리잡으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전은 ‘먹고 마시는’ 지역 상권을 살리는 역할뿐 아니라 지역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바로 ‘에너지밸리’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공기업의 이전만으로 지역이 살아나지 않는다”면서 “한전은 2020년까지 협력사 등 500여개 에너지기업을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에 유치해 첨단 에너지산업의 메카인 ‘빛가람 에너지밸리’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돼지축사 악취 진동하던 지역에 31층 빌딩이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는 ‘나베리아’(나주+시베리아)에서 ‘나와이’(나주+하와이)로 변신했다. 허허벌판에 돼지축사의 악취가 진동하던 지역은 2년 만에 31층짜리 빌딩이 들어서고 곳곳에 파리바게뜨, 롯데리아와 한정식 연우 등 식당 등이 성업하는 도시로 변했다. 또 작지만 몇 개 카페가 모여 있는 ‘나로수길’(나주+가로수길)이 생겨났다. 가족을 두고 떠나온 1만 2000여 ‘외로운 영혼들’이 밤마다 헤매는 ‘좀비의 거리’도 형성됐다. 이곳에는 맥주집과 선술집 4~5개가 모여 있다. 이정복 한전 경영평가실장은 “한전이 처음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2014년 12월에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벌판뿐이었고 인근 돼지축사의 악취로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였다”며 “어느 순간 아파트가 곳곳에 들어서고 나로수길 등이 만들어지면서 이젠 다른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16개 기관 중 14개가 이전을 완료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지만 아직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가족과 함께 나주로 내려온 정종철 한전 경영개선처 차장은 “가장 시급한 게 병원”이라면서 “혁신도시 내에 병원은 내과 한 곳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가장 불안한 점”이라고 덧붙였다. 대형마트와 학원가, 보육시설 등도 거의 없는 상태다. 또 혁신도시 안을 순환하는 교통수단이 택시밖에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동호회 활동 활발… 한전 직원들 삶에도 변화 직원의 삶도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평이다. 김혜림 한전 영업부장은 “출근 시간이 줄어든 것 외에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남편, 자녀와 떨어져 있으니 평일에는 야근이 더 잦아졌고 주말 서울행으로 더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남편을 따라 혁신도시로 온 전업주부 이은혜씨는 “친구도, 친척도 없는 나주시에 처음 왔을 때는 아이와 둘이서 섬에 갇힌 기분이었다”며 “지금은 한전 어린이집에서 또래 엄마들을 사귀면서 차도 마시고 고민도 같이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역 연고가 없는 젊은 엄마들은 아프거나 일이 생겼을 때 서로 아이를 돌봐 주고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는 등 ‘품앗이’를 한다”면서 “이제는 이웃사촌이 많이 생겨서 든든하다”고 말했다. 손쉽게 여행을 떠날 곳이 많은 점도 장점이다. 남편만 서울에 두고 광주에 자리잡은 오향주 한전 재무처 차장은 “남편이 내려오는 주말에는 무조건 아이들과 여행을 했다. 조금만 나가면 곳곳에 캠프장과 산, 강이 있어서 아주 좋았다”며 “지난 1년간 여행한 게 거의 평생 한 것과 비슷할 정도”라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1년 만에 직원들의 삶도 변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밤마다 좀비의 거리를 헤매는 직원이 많았지만 지금은 각종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자기 계발에 나서는 분위기다. 8개였던 직원 동호회는 20개로 늘었다. 풋살과 배드민턴, 요가 등 운동부터 밴드 등 음악 동아리까지 생겼다. ‘드론’(무인비행기)을 날리는 동호회도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또 외부 강사를 직접 초빙해 여는 인문학이나 외국어 강의도 많아졌다. 조기형 한전 홍보팀장은 “친구나 지인들과의 저녁 약속 때문에 서울에서는 동호회 활동을 하기가 힘들었다”며 “혼자 내려온 직원을 중심으로 퇴근 후 취미 활동이나 자기 계발에 나서는 등 나주시 이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산학연 연구·개발에 연 100억원 투자” 한전은 혁신도시를 첨단 에너지기업이 가득한 에너지밸리로 만들 꿈을 꾸고 있다. 몇 개 기관이 지역 발전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장동원 홍보실장은 “한전은 수백 개 에너지기업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혁신도시로 끌어들여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뿐 아니라 지역 인재 고용 등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것을 다른 혁신도시와의 차별점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벌써 크고 작은 77개 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30개 기업을 더해 100여개를 유치하고 2020년에는 첨단 에너지기업 500개가 함께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에너지산업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장 실장은 “한전의 최종 목표는 이전 정착이 아니라 나주시 발전에 있다”며 “지역 산학연 연구·개발(R&D)에 연간 100억원을 투자하고 지역대학 대상 채용박람회, 지역 대학생의 한전 해외 진출국 봉사 활동 등 지역 인재를 개발하고 고용하면서 나주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120년 만에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린 나주시가 한전 등 이전 공기업과 어디까지 새로운 발전의 역사를 써 내려갈지 기대감을 모으는 이유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영세 가맹점 카드수수료 0.7%P 인하

    이달 말부터 영세·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가 내려간다. 반면 일부 가맹점들은 수수료가 크게 인상될 예정이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개정하고 오는 31일부터 영세·중소가맹점에 기존보다 0.7% 포인트 인하된 수수료율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매출 2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은 0.8%, 연매출 2억~3억원의 중소가맹점은 1.3%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전체 244만 가맹점 가운데 영세가맹점 178만곳, 중소가맹점 17만 6000곳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하지만 일반가맹점 가운데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은 가맹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주로 약국이나 편의점 등 소액 결제가 많은 업체들이 타격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는 영세·중소 업체에 대해서는 정부가 감독규정을 통해 개입하고 일반가맹점은 적정 원가 원칙에 따라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 중순 각 카드사 임원들은 정치권의 압박을 고려해 인상을 철회하는 것도 논의했지만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최근 수수료 원칙을 유지하는 대신 카드사마다 ‘가맹점 애로 신고센터’를 운영해 개별 사안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내리면서 그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부터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카드사들의 부담을 고려해 현행 5년의 부가서비스 의무 유지기간을 3년으로 축소하는 내용의 감독규정 개정안도 이날 통과시켰다. 카드사들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의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달부터) 영세가맹점의 수수료가 인하되는 만큼 카드사들 손실이 불가피하고 이를 일부 만회하기 위해선 부가서비스 축소나 적자상품을 폐지하는 자구책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에게도 어쩔 수 없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풍선효과’를 우려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4~7등급 신용자도 ‘年10~15% 중금리’ 대출 받는다

    4~7등급 신용자도 ‘年10~15% 중금리’ 대출 받는다

    올 하반기부터 신용등급이 4~7등급인 사람도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10~15%대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은행에서 돈 빌리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사채를 이용할 정도는 아닌 ‘애매한’ 등급의 고객이 그간 카드론 등을 통해 20%대 이상 고금리 대출을 받았던 만큼 이런 ‘금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금융 당국이 공급 규모까지 정하는 것은 사실상 ‘할당’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제1차 금융발전심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은행과 저축은행이 5000억원씩 총 1조원을 투입한다. 은행 상품은 2000만원 한도에서 연 10% 안팎, 저축은행 상품은 1000만원 한도로 연 15% 안팎의 금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금리 대출이란 통상 중신용자(4~7등급)를 대상으로 하는 연 10% 전후(7∼15%) 금리의 개인신용대출을 말한다. 하지만 기존 은행권 중금리 상품은 한도가 500만~1000만원에 불과하고 고신용자가 대부분이라 ‘무늬만 중금리’라는 비판이 일었다. 나이스신용정보에 따르면 고신용자(1~3등급) 대출은 2012년 말 106조원에서 지난해 말 147조원으로 늘었지만, 중신용자(4~7등급) 대출은 변함 없이 85조원으로 양극화가 나타났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이 예고되면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됐지만 지난해 말 기준 총 대출잔액은 688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시장 확대’를 최우선 목표로 세웠다. 먼저 보증보험과 연계한 중금리 상품을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과 저축은행이 중금리 신용대출을 할 때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를 납부하고, 서울보증은 금융사가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보험금을 주는 구조다. 은행더러 ‘안심하고’ 돈을 빌려주라는 뜻이다. 또 금융위는 은행에 찾아온 고객이 같은 금융지주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신용등급이 덜 떨어지도록(1.7등급 하락→1.1등급 하락) 신용등급 산정 체계도 바꾼다. 금융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은행의 서민금융평가에 이런 ‘연계대출’ 실적도 반영한다. 보증보험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예컨대 채무자가 1000만원을 빌려 간 뒤 못 갚았다고 치자. 서울보증이 금융사에 보험금 1000만원을 줘야 하는데 그간 거둬들인 보험료 수익이 500만원밖에 안 되면 나머지 500만원 중 일정 금액을 금융사가 같이 부담하고 구상권을 통해 채무자에게 돈을 받아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출 부실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의 개인 대출 담당자는 “신용평가 체계가 세분화돼 있지 않아 연체율 증가와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면서 “정부가 이런 식으로 시장에 자꾸 할당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금리 대출자 신용평가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가 연체 리스크를 고려해 금리를 높게 받는 것”이라면서 “이 정보가 축적돼 정확한 신용평가 체계가 마련되면 보증기관 없이도 상품 개발이 가능해지고 금리도 더 낮출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자율차·드론·스마트시티… 국토부 ‘굴뚝 이미지’ 벗는다

    국토교통부가 ‘굴뚝산업’ 이미지를 벗고 첨단산업 육성 부처로 거듭난다. 국토부는 27일 내놓은 주요 업무추진계획을 통해 ‘노가다·삽질·바퀴산업’을 관리하던 부처에서 탈피, 신성장동력을 찾아 적극 지원·육성하는 부처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 분야 7대 산업을 선정, 기술개발부터 실용화까지 적극 나서기로 했다. 7대 신성장 산업은 자율주행차·드론·공간정보·해수담수화·스마트시티·제로에너지빌딩·리츠 등이다. 우선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기본이 되는 오차범위 ±25㎝ 수준의 정밀 도로지도를 만들어 보급한다. 수도권 국도 133㎞에 먼저 설치하고 2020년까지 고속도로 및 4차로 이상 국도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 도로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서 자율주행차 실험, 인증적합 조사를 할 수 있는 실험도시(K-City)를 2019년까지 교통안전연구원에 만들기로 했다. 15가지 교통안전서비스 제공으로 완전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첨단정보통신시스템(C-ITS)을 대전~세종 87.8㎞에 구축하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오차 1m 이하 GPS 기술도 2018년 상용화한다. 드론 활성화를 위해 전선·전주 등 장애물 정보를 표현한 3차원 정밀지도를 시범구축한다. 물품수송·국토조사·시설물관리 등 드론활용 8대 유망분야에 대한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각종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공간 빅데이터 45종의 융합DB를 구축, 종합 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상도 50㎝급 위성 2기 발사(2019∼2020)를 위해 위성영상 처리·활용기술 개발과 국토위성정보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기후변화에도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가능하도록 바닷가 산업단지에 중대형 해수담수화 플랜트를 선도적으로 설치하고, 관련 연구를 지원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다. 유비쿼터스도시법을 스마트도시법으로 확대 개편, 기존 도시에도 스마트도시를 확산시키고 시민체감형 생활서비스를 발굴하는 한편 중국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해외 진출 기반도 구축하기로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창조경제센터 대박 스타트업 강국 순위 7위로 끌어올릴 것”

    미래창조과학부는 27일 올해 ‘우수인재 유입→창업→성장→해외 진출’로 이어지는 과정인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완성, 현재 10위권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강국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1차관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대박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강국이 되려면 창업 1년 내 기업의 비율과 벤처캐피털 투자액 등 양적 지표와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 창업 환경, 기업가정신 등 질적 지표가 모두 충족돼야 한다. 스타트업 강국으로는 미국, 이스라엘, 스웨덴, 영국, 중국이 있다. 공대 혁신부터 나선다. 공대에서 창업과 산학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체질 개선을 유도한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혁신센터 중심으로 지역전략산업을 육성하고 ‘규제 프리존’을 만들어 성과품을 시연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모델 발굴에도 나선다. 또 창업자는 핵심 아이디어 구현에만 힘쓰고 마케팅, 생산 등은 외부 전문기업을 활용해 창업비용이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판교와 상암에 아시아 최고의 창업·문화콘텐츠 허브를 구축하고 혁신센터를 통해 해외 바이어와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래부는 바이오·기후·드론(무인이동체)을 올해 신주력사업으로 꼽았다. 미래부는 올해 바이오의약품 신기술 개발에 88억원을, 유망 의료기기에 56억원을 투입한다. 기후변화 역시 성장 기회로 이용할 예정이다. ‘탄소자원화 전략’을 통해 온실가스를 재활용해서 화학소재·제품과 원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온실가스 170만t 감축을 목표로 건물 외벽에 태양광 발전을 하는 등 기후변화를 이용한 사업화 모델을 발굴한다. 또 급격히 성장하는 드론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150억원을 투입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취미용 드론 날리기 쉬워진다

    취미용 드론 날리기 쉬워진다

    취미용 드론의 안전관리 대상 기준이 12㎏에서 25㎏으로 완화된다. 조종자격·안전체계가 확보된 업체에는 3개월 이상 드론을 띄울 수 있는 장기 운항 허가를 내준다. 국토교통부는 드론 활성화 장기 대책을 26일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2020년까지 드론을 8대 산업 분야에서 상용화할 방침이다. 8대 산업은 드론 활용 수요가 높은 ▲물품수송 ▲산림보호 ▲해안감시 ▲국토조사 ▲시설물안전진단 ▲통신망 활용 ▲촬영·레저 ▲농업지원 등이다. 다음달부터는 드론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국토부는 대한항공, CJ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등 15곳을 시범 사업자로 선정했다. 강원 영월군 하송리, 대구 달성군 구지면, 부산 해운대구 중동, 전남 고흥군 고소리, 전북 전주시 완산구 등 5개 지역(548㎢)은 고도 300∼450m까지 시범사업 전용 공역으로 지정했다. 올해는 주간, 근거리 등 드론을 활용한 기초 테스트를 진행하고 군과 민간 공역의 비행허가 신청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웹서비스를 구축한다. 2017년에는 야간, 원격조종 등 심화 테스트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다. 2018년부터는 150m 이하 저고도에서 물품수송 등 복합운영 테스트 단계로 넘어가 2020년 상용화를 준비할 계획이다. 또 2018년까지 유·무인기 종합비행시험장과 드론 전용 비행시험센터를 조성하고 드론 조종자격 교육기관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드론 안전규제 합리화 방안을 올해 마련하기로 하고 시범사업 결과를 통해 위험도에 맞춰 드론 관련 제도를 보완한다. 이에 맞춰 국토부는 27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드론 시범사업 MOU 체결식 및 정책설명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15개 대표 시범사업자와 5개 지자체 및 국토부·항공안전기술원이 공동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토부의 드론 활성화 지원 로드맵 발표, 전문가들의 드론산업 발전방안 토론회 등이 진행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씨줄날줄] 다보스포럼의 경고/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다보스포럼의 경고/임창용 논설위원

    로봇과 인공지능(AI)을 어쩌나. 21세기 과학기술의 총아, 미래의 먹거리로 각광받는 두 ‘보석’이 다른 한편에선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일자리 위협이란 측면에서 부정적 징후들이 로봇과 인공지능이 쓰이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대량 실직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요즘 자동차산업계의 화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다. 모두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나 다름없다. 미국에서 최고 인기인 테슬라의 전기차 보닛을 열면 속이 텅 비어 있다고 한다. 복잡한 엔진과 기계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엔진과 구동장치를 구성하는 수많은 부품 제조업이, 다시 말하면 노동의 대상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상용화가 임박한 자율주행차는 더 심각하다. 테슬라와 구글은 2017년까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수많은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들의 실직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디어 시장에선 뉴욕타임스나 가디언 등 세계적 권위의 매체들이 앞다퉈 ‘로봇 저널리즘’을 도입하면서 기자들의 설 곳이 줄어들고 있다. 드론은 어떤가. 아마존을 선두로 시험 운용 중인 드론 활용이 보편화되면 수많은 배달업 종사자들이 거리에 나앉을 것이다. 현재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는 이 같은 징후와 우려가 결코 과장되지 않음을 보여 준다. 포럼이 발표한 ‘미래고용보고서’의 경고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과 인공지능이 보편화하면서 앞으로 5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진다. 이 기간에 새로 생겨나는 직업은 210만개에 불과하다. 특히 반복적인 업무수행이 특징인 사무·행정 직종이 475만개로 가장 많이 준다. 제조·생산(160만), 건설·채굴(49만), 예술·디자인·환경·스포츠·미디어(15만) 업종도 많이 감소한다. 23일 폐막하는 다보스포럼의 대주제는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회장은 개막식에서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소득수준을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엔 분명히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듯싶다. 그럼 노동자들은? 일부 로봇 전문가들은 단순 업무가 줄어드는 대신 시스템을 설계하거나 다루는 새로운 전문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될까. 지난해 브루킹스 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년간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량은 20% 가까이 늘었지만, 종업원 수는 오히려 1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모든 이들의 삶의 질을 높여 줄 것이라는 슈바프 회장의 낙관적 예고를 무조건 믿어 보는 수밖에.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혁신과 규제의 숙명

    [박형주 세상 속 수학] 혁신과 규제의 숙명

    영화 ‘인턴’에서 여주인공 앤 해서웨이가 술을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는 자신의 운전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에게 운전 걱정을 하지 말라며 말한다. “나 오늘 우버할 거예요.”(I am ubering tonight) 회사 이름이 동사로 쓰일 만큼 사회 신드롬이 된 것이다. 문화적 충격과 함께 등장한 신조어들은 사회의 변화와 진전에 대한 단초를 준다. 현대인의 일상어가 된 비트(bit)라는 단어도 유사하다. 미국의 수학자이자 전기공학자인 클로드 섀넌이 1948년 ‘통신의 수학적 이론’이라는 논문을 쓰면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이 유명한 논문에서 통신의 오류를 자동 교정하는 수학적 이론이 제안됐는데, 여기서 이진법 자릿수(binary digit)의 줄임말로 비트가 등장했다. 이제는 20세기가 디지털 시대로 이전했음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우버의 문화적 영향력이 계속 갈지 아직은 속단하기 힘들다. 콜택시 서비스와 유사한 우버가 뭐가 특별해서 이렇게 거창하게 된 걸까? 장년층에게는 생소하기도 한 이 미국 회사의 기업 가치는 이제 현대자동차는 물론이고 포드자동차나 제너럴모터스(GM)보다 커져 버렸다. 과대 포장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게 쉬웠을 리 없다. 조금 들여다보면 우버의 성장 과정은 줄기차게 죄어 오는 각종 규제와의 투쟁으로 점철돼 있다. 우버택시는 자가용 영업의 불법성으로 인해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영업이 금지됐다. 네덜란드에서는 택시 기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우버 기사가 될 수 있다. 아마존이 드론으로 배송한다고 하는데 테러 위협이나 사생활 침해에 민감한 미국에서 온갖 규제가 이를 막으려 했을 것임은 필연이다. 우리나라처럼 안보 리스크까지 있는 경우라면 이건 넘사벽이 된다. 구글은 샌프란스시코 인근에서 무인자동차의 도로 주행시험을 하면서 상당한 주행 데이터를 축적했다. 도로 주행 신청서를 내자마자 미래에 대한 혜안으로 가득한 시정부가 잘해 보라는 덕담과 함께 즉시 승인해 주었을까? 파괴적 혁신가들은 도처에서 규제와 싸우며 이전에 없던 것을 만든다. 넷플릭스나 에어 비엔비 같은 회사들은 빅데이터에 기반해 수요자와 직접 연결되는 온디맨드 사업 구조를 가졌으니 중복되는 영역의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 구조는 태생적이다. 그래서 혁신과 규제의 대립은 숙명적이다. 우리나라에 진출을 시도한 우버는 택시영업 허가 없이 운전기사를 모집해 유사 택시영업 단속 대상이 됐고 거의 공중분해 됐다. 얼마 전엔 중고차 매매업을 규제하는 새 법안이 성공적인 스타트업을 문 닫게 했다고 시끌벅적했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했다. 열정과 대안을 갖춘 혁신은 규제와의 투쟁에서 이길 것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만성적 승차거부 등의 문제가 여전한 우리나라에서 강력한 차량 공유 모델의 등장을 어찌 피할 것인가. 무인자동차는 빅데이터 방식의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터라 산업수학의 영역으로도 여겨진다. 우버가 대규모 투자 중인데, 무인 택시로 아예 규제의 끝을 넘어가려는 모양이다. 오래된 것과 옳은 것을 동일시하거나 그 반대로 새로운 것은 모두 긍정적인 것으로 여기기도 했던 우리는 이제 생각을 바꾸어야 하는 걸까.
  • 하늘에서 그물망 발사하는 ‘드론 잡는 드론’ 개발

    하늘에서 그물망 발사하는 ‘드론 잡는 드론’ 개발

    최근 몇 년간 드론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전에는 없던 문제도 같이 발생하고 있다. 드론의 활용 영역도 단순 취미에서 영상 촬영, 군용, 물류 배송, 국경 감시 등 매우 다양해지고 있지만, 반대로 드론이 건물이나 비행기와 충돌하거나 추락 시 사람과 충돌해 사고가 날 위험도 같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국가에서 드론 비행 금지 구역을 만들고 드론에 대해서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고의 위험은 존재한다. 더 위험한 가정은 사고가 아닌 의도된 범죄나 테러의 가능성이다. 이전보다 더 대형의 드론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에 드론은 테러리스트에게 안전하게 폭발물이나 유독 물질을 운반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다행히 아직 드론을 이용한 대규모 테러 참사는 없었지만, 앞으로 이와 같은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 대응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 미시간 공대의 모 라스트가(Mo Rastgaa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드론이 이 문제의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개발한 드론은 포획하고자 하는 드론 12m 이내로 접근해서 그물망을 발사한다. 이 그물이 로터에 감기면 상대방 드론은 비행 능력을 상실하고 포획된다. 그 후 안전하게 지상으로 문제 드론을 이송하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로보틱 팔콘리 (robotic falconry)라는 명칭을 붙였다. 최근 이 드론은 실제로 공중에서 드론을 포획했다. 공중 드론 포획 방식은 대공포나 레이저 대비 시간은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대신 더 안전하다. 방해 전파를 발사하는 방식에 비해서 더 확실하게 드론을 잡을 수 있고 만약 범죄나 테러인 경우 증거 확보가 쉽다. 무엇보다 도심이나 인화성 물질이 있는 공장 지대, 발전소 등에서 훨씬 안전한 방식이다. 사실 이와 비슷한 개념은 이미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도 개발 중이다. 다만 상대 드론을 추락시키거나 혹은 같이 추락하면 안 되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성이 확보된 후에나 실제로 경찰이나 군부대, 기타 드론 경비가 필요한 영역에서 사용될 것이다. 안전하게 드론을 포획할 수 있는 드론이 개발된다면 미래에는 드론 잡는 드론이 하늘을 날게 될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테러 방지용 ‘드론 잡는 드론’ 나왔다

    테러 방지용 ‘드론 잡는 드론’ 나왔다

    최근 몇 년간 드론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전에는 없던 문제도 같이 발생하고 있다. 드론의 활용 영역도 단순 취미에서 영상 촬영, 군용, 물류 배송, 국경 감시 등 매우 다양해지고 있지만, 반대로 드론이 건물이나 비행기와 충돌하거나 추락 시 사람과 충돌해 사고가 날 위험도 같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국가에서 드론 비행 금지 구역을 만들고 드론에 대해서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고의 위험은 존재한다. 더 위험한 가정은 사고가 아닌 의도된 범죄나 테러의 가능성이다. 이전보다 더 대형의 드론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에 드론은 테러리스트에게 안전하게 폭발물이나 유독 물질을 운반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다행히 아직 드론을 이용한 대규모 테러 참사는 없었지만, 앞으로 이와 같은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 대응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 미시간 공대의 모 라스트가(Mo Rastgaa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드론이 이 문제의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개발한 드론은 포획하고자 하는 드론 12m 이내로 접근해서 그물망을 발사한다. 이 그물이 로터에 감기면 상대방 드론은 비행 능력을 상실하고 포획된다. 그 후 안전하게 지상으로 문제 드론을 이송하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로보틱 팔콘리 (robotic falconry)라는 명칭을 붙였다. 최근 이 드론은 실제로 공중에서 드론을 포획했다. 공중 드론 포획 방식은 대공포나 레이저 대비 시간은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대신 더 안전하다. 방해 전파를 발사하는 방식에 비해서 더 확실하게 드론을 잡을 수 있고 만약 범죄나 테러인 경우 증거 확보가 쉽다. 무엇보다 도심이나 인화성 물질이 있는 공장 지대, 발전소 등에서 훨씬 안전한 방식이다. 사실 이와 비슷한 개념은 이미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도 개발 중이다. 다만 상대 드론을 추락시키거나 혹은 같이 추락하면 안 되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성이 확보된 후에나 실제로 경찰이나 군부대, 기타 드론 경비가 필요한 영역에서 사용될 것이다. 안전하게 드론을 포획할 수 있는 드론이 개발된다면 미래에는 드론 잡는 드론이 하늘을 날게 될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땅 위를 달리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드론의 진화

    땅 위를 달리고 하늘을 나는 자동차…드론의 진화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좁은 공간에서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차가 등장한다. 영화의 배경인 2019년이 다가오지만, 아직은 영화에서 보던 수직이착륙 차량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작은 크기의 미니 수직 이착륙 무인기라면 가능할지 모른다. 이스라엘의 택티컬 로보틱스(Tactical Robotics)는 경차 크기의 1t급 무인기인 에어뮬(AirMule)을 개발중이다. 지난해 말 이스라엘의 메기도 공항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이 무인기는 수직 이착륙을 위한 리프트 팬 2개가 앞뒤로 있고 기체 뒤에는 전진을 위한 팬 2개가 탑재되어 있다. 꼬리 날개 이외에는 날개가 없지만, 이런 독특한 구조로 좁은 공간에서도 수직 이착륙과 비행이 가능하다. 에어뮬을 만든 이유는 군사적인 목적이다. 에어뮬은 최대 440kg의 화물을 300km 떨어진 장소로 운반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185km 정도다. 기존의 헬기와 비교해서 동체 크기가 매우 작아 적의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아니라 거대한 로터가 없어 공격에서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헬기보다 좁은 공간에 쉽게 착륙이 가능한 점 역시 장점이다. 더구나 작은 크기에도 아마존이나 구글의 택배 드론보다 월등히 큰 수송 능력을 지니고 있다. 에어뮬을 50km 정도 거리 근거리 공수용으로 사용할 경우 하루 최대 6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으며, 10~12대 정도로 수송 부대를 편성하면 하루 3천 명의 전투 인원이 필요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주장이다. 동시에 에어뮬은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수송에 필요한 인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에 의해 격추돼도 아군 병력 손실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육로로 수송이 힘든 험준한 산악 지형이나 섬 지형 등에 빠른 속도로 물자를 보급하기에 적합한 것은 물론이다. 다만 이와 같은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테스트가 필요하다. 이 드론이 고장이 잘 나지 않는지, 악천후에도 운용할 수 있는지, 실제로 목표 성능에 근접한 수송 능력을 지녔는지 등을 전부 검증해야 한다. 만약 이 테스트를 모두 통과한다면 에어뮬은 군용은 물론 민수용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과연 이런 형식의 수직이착륙 수송 드론이 대중화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시론] 올해의 키워드는 ‘스토리두잉’/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시론] 올해의 키워드는 ‘스토리두잉’/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나는 강연 때마다 지금의 학교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앞으로 적어도 5년 이내에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가 셋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해 왔다. 물론 이 예측이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는 사실을 계속 확인하곤 했다. 이미 강남 부자들은 다섯 사람이 뭉쳐 고액의 자금으로 아이들에게 ‘플립러닝’을 시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현재 학교에서도 도입되고 있는 ‘거꾸로 학습’이라고도 불리는 이 학습법은 아이들이 인터넷 무료 강의나 책을 미리 읽고 와서 토론하는 방식이다. ‘플립러닝’은 사교육 시장에도 진출했다. 수학 교육을 하는 한 업체는 35개의 프랜차이즈를 두고 성업 중이다. 아이들이 ‘강의’를 할 때 칠판에 쓴 글과 강의하는 말을 곧바로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해 사적인 경험을 정량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리고 ‘함께 읽기’ 모임을 통해 토론하는 일반인들도 국경을 넘나드는 온라인 독서 토론을 즐기는 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정보기술(IT) 혁명 때문이다. 이제 클릭 하나로 인류가 생산한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2030년이면 3일마다 정보의 양이 두 배로 늘어난다지만 이미 우리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밑줄 쫙’ 하며 암기만 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일에만 몰두하다가는 곧바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제 인간은 새로운 지식을 접할 때마다 그 지식을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연결해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 시대 출판의 본질이 ‘큐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나는 올해 출판 트렌드로 ‘스토리두잉’(Story Doing)을 선정했다. 지난 몇 년간 스토리텔링이 강조돼 왔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가 정보 송수신의 제왕이 된 다음부터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쌍방향 소통을 지향하는 ‘체험형 콘텐츠’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기업의 마케터들이 자사의 브랜드 스토리에 어떻게 사용자의 참가를 유도하고 체험하게 하는가를 주요 과제로 삼은 것도 꽤 오래됐다. 최근 출판시장에서도 체험형 콘텐츠인 ‘컬러링북’이 인기를 얻고 있다. 나는 ‘Story Doing’의 각 음절에 맞는 10가지 키워드를 다시 선정했다. 나눔과 공유를 추구하는 셰어링(Sharing), 손의 참여를 부르는 테이크파트(Take part), 극한의 감각적 즐거움을 꾀하는 오르가슴(Orgasm), 삶의 근원적 의미를 묻는 루트프로블럼(Root-problem), 개인의 투쟁이나 역사의 공방을 뜻하는 옐(Yell), 개인이 자신의 자리를 찾으며 진정한 삶을 발견하고자 하는 디텍트(Detect),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온스테이지(Onstage), 상대의 의도를 꿰뚫고자 하는 인텐션(Intention), 짧게 나누어진 콘텐츠가 유행하는 나노(Nano), 서로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대세가 되는 그리드(Grid) 등이다. 최근 몇 년간 극도로 불안해진 개인은 성석제 장편소설 ‘투명인간’의 주인공 만수나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 등 가족을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았지만 자식들에게서 인정받지 못하는 삶을 추억하며 위안받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바닥을 친 인생이 땅굴을 파고 지하로 숨어들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제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되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정보기술은 인간의 가치를 한없이 추락시켰다. 앱(에플리케이션) 하나가 수천만 명, 심지어 수억 명의 일자리를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세상이다. 무인 전기자율자동차나 드론이 상용화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사물들마저 네트워크를 이뤄 인간이 할 일을 대신 해 주다 보니 인간의 진정한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운 세상이다. 하지만 인류 5000년의 역사에서 인간이 기술에 종속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한순간 놀랍게 발달한 기술에 넋이 나간 적이 수없이 있었지만 결국 인간은 기술을 이용해 자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왔다. 그런 면에서 2016년은 기술에 한없이 밀리던 인간이 다시 기지개를 켜며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자 하는 의욕을 분출하는 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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