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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장벽 붕괴후 이념 해체… 달라지는 사람들 면밀히 탐색”

    “베를린장벽 붕괴후 이념 해체… 달라지는 사람들 면밀히 탐색”

    “동독인에게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는 모든 것의 마지막과 같았습니다. 음식도, 옷도, 화폐도, 심지어 공기와 사랑도 변했어요.” ‘심플 스토리’와 ‘아담과 에블린’ 등으로 국내 독자에게 알려진 독일의 소설가 잉고 슐체(51)가 올해 만해대상 문예 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찾았다. 8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통일이 가져오는 변화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면서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통일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변화된 체제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바뀌어 가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슐체는 1962년 옛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났다. “자느라 베를린 장벽 붕괴는 못 봤지만” 20여년간 통일 전후의 독일을 면밀히 지켜봤다. 1998년 발표한 ‘심플 스토리’는 동독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통일 이후 달라진 동독인들의 삶을 그렸다. 그는 “독일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말하는 사람이 두 언어의 체계와 관계를 알 수 있듯 한 체제를 경험하다 다른 체제를 겪었기 때문에 두 가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일 이후의 가장 큰 변화로 그는 이데올로기의 해체를 꼽았다.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일은 사라졌고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이데올로기가 아닌 것”이 되었다. 이념이 떠난 자리에는 시장과 자본주의가 들어섰다. 베를린의 수돗물 민영화를 예로 든 그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성장과 민영화”라고 통독의 현실을 진단했다. 2011년 한국을 방문했던 그는 당시에도 “통일 이전에는 공산당 서기장에 대해 입도 뻥긋 못했다면 지금은 사장에 대해서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슐체가 통일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장벽이 무너진 것은 어찌 됐든 큰 행운이었다”면서 “다만 조금 다른 식으로 통일이 이루어졌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독에 급하게 편입되면서 동독의 경제는 사실상 무너졌다고 슐체는 설명했다. 그는 “생활 수준이나 교류 여부 등을 보면 북한과 동독은 비교하기 어렵다”면서도 “독일처럼 통일을 서두르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문단 정상에 선 공작새 보는 경이로움… 여우에 홀렸었다”

    “문단 정상에 선 공작새 보는 경이로움… 여우에 홀렸었다”

    소설가 박완서(1931~2011)가 떠난 지 22일로 2주기다. 원로 평론가 김윤식(77)이 2주기에 맞춰 책 ‘내가 읽은 박완서’를 내놓았다. 박완서의 데뷔작 ‘나목’(1970년)부터 마지막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2010년)까지의 평론을 실어놓은 것이다. 이 책의 ‘조금은 긴 앞말-잘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윤식이 살아 있을 때의 박완서에 대해 인간적 관심을 배제하려고 안간힘을 썼구나 하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거리를 두려는그의 노력을 인식한 채 제1부 현장비평과 제2부 ‘작품 밖에서 멋대로 쓴 글들’을 읽으면 평론가와 소설가 사이의 ‘밀당’(밀고당기기)을 완연히 느낄 수 있다. 김윤식은 자신을 ‘작품 제일주의, 작가란 작품에 비해 부차적인 것’이란 분리주의에 입각해 평론을 써왔다. 그런데 박완서가 ‘휘청거리는 오후’(1976년)를 발표한 직후 김윤식의 제자이자 맏딸인 호원숙을 앞세우고 연구실로 찾아왔다. 자줏빛 한복을 곱게 입은 40대 중반의 고운 여인이었단다. 단편소설 ‘카메라와 워커’(1975년)를 높이 평가했던 김윤식은 그 이후로 박완서의 작품을 읽을 때 가정주부로서의, 여인으로서의 존재가 자신의 평론에 때때로 방해가 됐다고 고백했다. 신인급으로 박완서는 신문연재도 잘 소화했는데, 김윤식은 “내가 철이 덜 든 탓에 이런 대중적 인기놀음이 못마땅했”다고 회고했다. 그런데 박완서의 그 뒤의 행보는 “대중성과 작가적 개성의 동시적 전개를 가감 없이 해내고” 있다고 찬탄한다. 그는 “문단 정상에 올라 공작새처럼 화려한 춤을 추고 있음을 보는 일이 내게는 경이로움”이었다면서 “천박한 비유를 하자면 여우에 홀렸다”고 했다. 1991년부터 두 사람은 해외여행을 같이 갈 일이 적지 않았는데, 박완서는 함께했던 여행을 세 차례나 글로 소개했지만, 김윤식은 다섯 권의 여행기를 쓰면서도 단 한 줄도 공개하지 않았다. 박완서는 동베를린 드레스덴 호텔에서 김윤식이 쏜살같이 사라지자 “별꼴 다 본다고 생각”했다는 글도 썼다. 김윤식은 당시 드레스덴 미술관의 클로드 로랭 작 ‘아키스와 칼라테이아’라는 그림 탓이었다고 멋쩍은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또 비공개에 대한 뒤늦은 후회 탓인지 김윤식은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여행지에서 박완서와 같이 찍은 사진을 제4부에 공개했다.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이 느껴지는 사진들은 마음을 찡하게 울린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독일 자브뤼켄 잘란트 주립대 산학 클러스터

    [세계 연구중심대학을 가다] 독일 자브뤼켄 잘란트 주립대 산학 클러스터

    독일 서부에 위치한 잘란트주는 독일에서 가장 작은 주다. 주 전체 인구가 10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1960~70년대 석탄·철강산업의 전성기에는 호황도 누렸지만, 그 후로는 ‘가난하고 척박한 동네’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강원랜드조차 없는 강원도의 산골 폐광촌을 연상하게 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잘란트는 지식산업을 기반으로 한 부흥에 가슴이 설레는 곳이 됐다. 그 중심에 잘란트의 주도인 자브뤼켄의 잘란트 주립대학이 있다. 한때 프랑스 낭시대학 분교였던 잘란트대는 대학 자체로는 별다른 경쟁력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독일 4대 연구회’와 함께 구성한 ‘산학 클러스터’ 덕분에 훌륭한 시너지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헨공대나 에콜 폴리테크니크처럼 우수한 인력을 처음부터 유치할 수 없는 환경에서 어떻게 연구중심 대학의 장점을 취할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좋은 사례다. 잘란트대 일대에는 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 헬름홀츠, 라이프니치 등 독일 연구회 산하 연구소들과 한국 정부 출연연구소의 유럽진출 교두보인 한국과학기술원(KIST) 유럽연구소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독일 4대 연구회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과학강국을 자부하는 독일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기초과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막스플랑크는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정부는)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탓에 연구에 대한 자율성이 높아 전 세계 과학자들이 선망하는 연구회로 유명하다. 막스플랑크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설립된 후 지금까지 2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1911년 설립된 전신인 카이저빌헬름협회의 16명을 포함하면 미국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손색이 없다. ‘노벨상 사관학교’라는 말이 허언이 아닌 셈이다. 한해 1만 5000여건에 달하는 연구 결과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는 독일 전체 연간 우수 논문의 40%에 해당한다. 막스플랑크는 3개 분야 80여개의 연구소를 독일 전역에 갖고 있다. 자브뤼켄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정보학연구소(MPII) 역시 이 같은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베트람 소미에스키 박사는 “무엇이 될지 생각하지 않고 연구를 시작하고 진행하는 것이 막스플랑크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막스플랑크는 최소 20~30년 후를 내다보는 연구를 맡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연구소의 특성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막스플랑크는 각 연구소가 위치한 지역의 대학들과 학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때문에 막스플랑크의 영년직 연구원 중 상당수는 ‘대학교수’ 직함도 갖고 있다. 이 같은 구도는 주변 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이 막스플랑크에서 연구하면서 실력과 아이디어를 키우는 원동력이다.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것이다. 소미에스키 박사는 “연구원은 논문으로만 평가받고, 상당 시간을 학생들의 교육에 할애하는 역할을 동시에 부여받는다”면서 “80여개의 막스플랑크 연구소 간에 중첩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여럿이 연구하면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역시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막스플랑크의 대척점에 프라운호퍼가 위치해 있다. ‘프라운호퍼 라인’을 발견한 과학자이자 발명가, 사업가였던 요제프 폰 프라운호퍼의 이름을 딴 연구소답게 철저하게 실용적인 연구를 중시한다. 1949년 설립된 이후 일관되게 유지해온 기조다. 60개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각 분야별로 정보기술, 광학, 제품, 방위산업 등 7개 그룹으로 나뉜다. 이 예산 중 프라운호퍼 재단은 평균 30%만 부담한다. 나머지는 산업체나 지역사회 등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소들은 끊임없이 협력 프로그램을 모색한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들은 지역 대학 및 중소기업과의 공동연구에 전체 연구 비중의 40% 이상을 할애한다. 그 결과, 독일에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 강소기업들이 1300여개나 된다. 막스플랑크가 논문으로 평가받는다면 프라운호퍼는 ‘특허’가 핵심이다. 얼마나 산업에 기여하는지를 보기 위한 핵심 지표다. 잘란트대 인근에 위치한 프라운호퍼 비파괴시험연구소(IzFP) 역시 특허와 기업 서비스에 절대적인 비중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는 건축물이나 교량, 원자력발전소, 철로 등에 손상을 주지 않고 외부에서 강도와 내구성 등을 측정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중점적으로 제작된다. 1972년에 설립돼 드레스덴 분원을 포함해 모두 377명의 박사급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프라운호퍼 IzFP의 주요 연구원들 역시 잘란트대 교수직을 갖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기초과학을 발전시켜 나가는 기술이 어떻게 산업과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실제 연구소 운영을 통해 보여준다. 지그프라이드 크라우스 부소장은 “40년 전 자브뤼켄에 IzFP가 처음 설립된 이후 다른 연구소들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이는 지역 활성화의 중요한 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막스플랑크나 프라운호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라이프니치 연구회 역시 독일을 이끄는 중요한 축이다. 라이프니치 연구회의 구조는 거대과학을 담당하는 헬름홀츠를 포함한 나머지 3대 연구회와는 구조가 크게 다르다. 다른 연구회들이 재단본부의 판단에 따라 설립과 폐쇄가 결정되는 데 반해 라이프니치 연구회는 ‘가입된 기관들의 연합’ 형태로 구성된다. 라이프니치 연구회 소속 86개 기관 중에는 연구소뿐 아니라 뮌헨의 ‘독일 박물관’이나 자연사박물관도 포함돼 있다. 나머지 연구소들 중 상당수도 민간이나 주정부에 의해 설립된 것들이 많다. 연구회의 까다로운 가입 심사 평가를 통과하면 개별 연구소들은 라이프니치 연구회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찾는다. 매 5~7년마다 연구회의 중간 평가를 실시해 역량이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되면 연구회 이름을 환수한다. 대신 이름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연간 14억 유로의 예산을 골고루 분배해 사용하게 하는 특전을 누릴 수 있다. 잘란트대 인근 라이프니치 신소재연구소(INM)는 태생적으로 잘란트 주정부가 잘란트대 클러스터를 키우기 위해 25년 전에 유치한 연구소다. 전체 예산의 51%를 잘란트대에서 지원받고, 연구성과 역시 대학과 공유한다. 이에 맞춰 INM은 지역특화적인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롤란드 롤스 소장은 “재단은 기초와 응용 어느 쪽에도 치중하지 않는 구조를 원한다”면서 “두 가지 부분을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이 각 연구소에 부여된 임무”라고 밝혔다. 연구소가 응용을 전담한다면, 기초연구는 주로 잘란트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라이프니치 INM은 100명 규모에 불과하지만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800편 이상의 국제논문을 출간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잘란트대 학생들을 연구에 참여시키면서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INM 연구원인 이주석 박사는 “용액에서 파우더를 만들어내는 기술, 태양전지의 반사를 줄이는 코팅 기술, 자동차를 균일하게 도장하는 기술 등이 이곳 연구소에서 개발돼 상용화로 이어졌고, 지역사회에 기술기반 기업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면서 “아직까지 잘란트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근로자 임금이 10~15% 낮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빈곤하지만, 클러스터 덕분에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글 사진 자브뤼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오직 활과 음으로… 여신이 될 여제는 누구인가

    오직 활과 음으로… 여신이 될 여제는 누구인가

    올해 클래식 내한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신·구 여제의 시간차 격돌이다. 강력한 타건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마르타 아르헤리치(72·아르헨티나)와 엘렌 그리모(44·프랑스), 독일 여성 바이올리니스트의 계보를 잇는 안네 소피 무터(50)와 율리아 피셔(30)의 연주를 들어볼 기회다. 그리모를 먼저 만날 수 있다.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3년 만에 리사이틀을 연다. 아름다운 얼굴, 가냘픈 체구와 어울리지 않는 폭발적인 타건과 중후 담대한 연주로 유명하다. ‘사나울 정도로 크고 냉정하며 대담하고 지성적인 연주를 선호하는, 집중할 줄 아는 피아니스트’(더 타임스), ‘불과 얼음, 열정과 이성을 한데 갖춘 피아니스트’(르몽드) 같은 평가가 뒤따른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동시에 동물보호운동가로 유명하다. 1999년 미국의 한적한 도로에서 다쳐 쓰러져 있는 늑대를 만난 게 인연이 돼 뉴욕에 늑대보호센터를 설립했다. 프랑스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드뷔시 등 프랑스 출신보다 슈만·브람스 등 독일 작곡가의 곡을 즐겨 연주한다. 덕분에 게르만과 라틴 문화권에 두루 팬을 확보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10년 발표한 ‘레조낭스’(Resonances·공명) 수록곡-모차르트의 소나타 8번, 리스트의 소나타 b단조, 베르크의 소나타 작품 1번,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무곡-을 모두 들려준다. 피아노 줄을 종종 끊어 버릴 정도의 타건과 날카로운 터치로 유명한 ‘피아노 여제’ 아르헤리치는 5월 6일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 인 서울 2013’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벳푸 페스티벌은 아르헤리치가 음악을 통한 화합과 아시아의 젊은 음악인 발굴을 위해 일본의 온천 도시 벳푸에서 15년째 이어온 음악 축제다. 2007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서울에서도 열린다. 이전 공연은 자신이 후원하는 젊은 연주자들과 했지만, 이번에는 오랜 벗 미샤 마이스키(첼리스트)와 함께할 계획이다. 그동안 해외 페스티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백발을 풀어 헤친 아르헤리치와 백발 곱슬머리를 휘날리는 마이스키의 앙상블을 한국 팬들이 직접 볼 기회다. 프로그램을 논의 중이다. 힐러리 한(34), 재닌 얀센(35)과 더불어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트로이카로 꼽히는 피셔는 첫 방문이다. 옛 동독의 고풍스러운 사운드를 뽐내는 드레스덴필하모닉(지휘 미하엘 잔데를링)과 함께 10월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들려준다. 피셔는 네 살 때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다. 오빠도 피아노를 배웠기 때문에 어머니의 권유로 일단 바이올린에 집중했다. 열두 살 때 예후디 메뉴인 콩쿠르(1995) 우승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했다. 2006년 불과 스물셋의 나이로 프랑크푸르트 음대 교수로 사상 최연소 임용됐다.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한 피셔는 2008년 피아니스트로 데뷔했다. 같은 해 프랑크푸르트에선 하룻밤에 하나의 연주회에서 생상스의 바이올린협주곡 3번과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을 오가는 묘기를 선보였다. ‘바이올린 여제’ 무터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실내악단의 음악감독으로 돌아온다. 6월 14일 예술의전당에서 실내악단 ‘무터 비르투오지’ 14명과 함께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를 위한 2중주, 멘델스존의 현악 8중주,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 무터 비르투오지란 1997년 젊은 음악가 발굴을 위해 설립된 안네 소피 무터 재단의 과거(10명)와 현재(6명) 장학생으로 구성됐다. 정상급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 서른의 젊은 나이로 뮌헨음대 교수를 거쳐 스위스 바젤 음대 교수와 취리히 오페라 극장 수석으로 재직 중인 더블베이시스트 로만 파트콜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세르게이 하차투리안 등이 ‘여제’가 오디션으로 뽑은 ‘무터의 아이들’이다. 아시아투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 비올리스트 이화윤, 첼리스트 김두민 등 한국인 제자들도 참가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발레·애니·다큐… 볼거리 풍성한 성탄절

    발레·애니·다큐… 볼거리 풍성한 성탄절

    ‘도로는 주차장이고 어디를 가도 북적거린다. 웬만한 카페나 레스토랑은 크리스마스 특별 요금이랍시고 바가지’라고 생각하거나, 연말 공연 티켓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면 성탄 연휴에 TV와 친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BS는 오는 24일 오후 6시 50분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 실황을 방송한다. 고전 발레의 완성자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1822~1910)의 안무를 아론 S 왓킨과 제이슨 비치가 새롭게 해석했다. 무대 장치는 드레스덴의 츠빙거 궁전과 슈트리첼마르크트(크리스마스 즈음에만 열리는 전통시장)에서 영향을 받았다. 로베르타 구이디 디 바노의 화려한 의상도 볼거리다. 소녀 마리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 인형이 왕자로 변한다는 줄거리는 다를 게 없지만 전개 방식이 특이하다. 보통 ‘호두까기 인형’은 1막에 등장하는 어린이 역을 성인 무용수들이 맡지만, 이 공연에서는 팔루카 국립무용학교 청소년들이 맡았다. 마리 역도 리디아 얀이 맡다가 꿈 속 장면이 시작되면 성인 발레리나 안나 메르쿨로바가 이어받는다. 벨로 펜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국립관현악단의 음악 역시 작품의 포인트다. 25일 오후 7시 35분에는 애니메이션 ‘공주가 된 올리비아’를 방송한다.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600만부 이상 팔려 나간 미국의 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이안 포크너의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닮은꼴 올리비아와 스테파니 공주가 딱 하루만 서로 역할을 바꾸기로 하지만, 계획이 틀어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이어 오후 8시부터 애니메이션 ‘괴물 그루팔로’를 방송한다. 영국 작가 줄리아 도널드슨이 쓴 그림책 ‘그루팔로’가 원작이다. 힘 없고 작은 생쥐가 숲속에서 교활한 여우를 만나 잡아 먹힐 위기에 처하자 그루팔로라는 상상 속의 괴물을 지어내 여우로부터 도망친다는 게 작품의 얼개다. 크리스마스에 빠지면 섭섭할 매컬리 컬킨 주연의 ‘나홀로 집에’도 방송된다. 채널 CGV는 25일 오후 1시부터 ‘나홀로 집에 1’과 ‘나홀로 집에 3’을 연속 방송한다. OCN에선 25일 오전 8시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들의 모험담을 그린 픽사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3’를, 10시부터 홀로 뉴욕으로 가게 된 케빈의 좌충우돌 모험을 담은 ‘나홀로 집에 2’를 방송한다. 지적 호기심이 넘치는 이들에겐 다큐멘터리도 나쁘지 않을 터.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는 24일 오후 7시 구약 성경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을 담은 ‘숨겨진 성경의 비밀’을 방송한다. 고대 유대인의 기원과 아담과 이브 이야기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 준다. 25일 오후 7시부터 예수 출생의 비밀을 다룬 ‘예수는 누구인가’와 예수 죽음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본티오 빌라도를 재조명한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를 연속 방송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獨 바로크 음악 본고장서 공연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獨 바로크 음악 본고장서 공연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이 23~24일 이틀간 독일 바로크 음악의 중심 도시인 드레스덴과 바이마르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드레스덴필하모닉소년소녀합창단과 협연으로 진행한다. 23일에는 독일 드레스덴의 세동방박사교회에서, 24일에는 바이마르의 수도원 교회에서 공연을 갖는다. 바이마르는 작가 괴테와 철학가 니체가 머물렀고, 작곡가 리스트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달아달아’와 ‘쾌지나 칭칭 나네’를 비롯해 ‘양산도’, ‘군밤타령’ 등 우리 민요에 기초한 창작동요를 선보인다. 또 이영조 전 예술영재교육원장이 작곡한 ‘아리랑 고개 위의 들장미’를 독일 어린이합창단과 함께 불러 양국 어린이의 아름다운 조화를 연출할 예정이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이 2010년 독일 드레스덴 현지에서 처음 공연한 데 이어 지난해는 드레스덴필하모닉소년소녀합창단이 서울 공연을 가지는 등 양측은 활발한 예술 교류를 하고 있다. 23일 공연에서는 드레스덴필하모닉소년소녀합창단 상임 지휘자인 유르겐 베커의 은퇴 무대도 함께 열린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내 발레단 VS 해외 토종스타… 6월 풍성한 발레의 향연

    국내 발레단 VS 해외 토종스타… 6월 풍성한 발레의 향연

    올 6월, 유독 발레 공연이 풍성하다. 국내 대표적인 직업 발레단이 모인 발레축제와 해외에서 활약하는 무용수들의 기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이 나란히 관객을 찾는다. 세계적인 발레스타 강수진의 ‘까멜리아 레이디’(15~17일)를 비롯해 국립발레단과 조주현 댄스시어터의 신작도 줄줄이 준비돼 있다. ●국내외 무용스타를 만난다 국내 발레단이 뭉친 ‘대한민국발레축제’가 11~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이 축제는 올해 더 다양한 작품들로 무장했다. 오페라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15일)과 광주시립무용단의 ‘성웅 이순신’(24일)이 주요 작품으로 눈에 띈다.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단순한 무대와 세련된 안무가 어우러진 수작이다. 창작발레 ‘성웅 이순신’은 민속놀이 강강술래를 접목해 이순신의 승리와 죽음을 그렸다. 폐막일(24일)에는 발레단 스타 무용수들이 출연하는 갈라 공연도 연다. 오페라극장에서는 또 콜렉티브A의 ‘킵 유어셀프 얼라이브’와 문영철 발레 뽀에마의 ‘슬픈초상’(17일), 황규자 컨템포러리발레단의 ‘구로동 백조’와 서발레단의 ‘에디뜨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20일), 리발레단의 ‘화원’과 김용걸 댄스씨어터의 ‘워크 2’(22일)가 열린다. 11~21일에는 신무섭, 조윤라, 염지훈 등 실력 있는 안무가 8명이 만든 작품을 자유소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공연과 함께 포럼, 사진전, 안무가와의 대화 등 부대행사도 준비했다. 5000~8만원. (02)587-6181. 28~29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초청공연’이 열린다. 조수연(미국 털사 발레단)은 파트너 왕이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인 파드되(2인무), ‘웨이브 오브 스프링’를 선보인다. ‘국내 최장신 발레리나’라는 별명을 가진 이상은(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은 밀란 마다와 ‘지젤’, ‘버티고 메이즈’를 공연한다. 채지영(미국 워싱턴 발레단)은 솔로작 ‘펄’과 함께 최근 같은 발레단에 입단한 김현웅과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를 선사한다. 전은선(스웨덴 왕립발레단)은 드라고스 미할차와 ‘코펠리아’ 파드되, ‘인 라이트 앤드 셰도’를 준비했다. 예술감독을 맡은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이끄는 발레단의 ‘노르마’도 만날 수 있다. 강원 인제하늘내린센터(30일)와 경기 연천수레울아트홀(7월 1일)에서도 공연한다. 서울 공연 3만~10만원. (02)3674-2210. ●주목할 만한 신작들 국립발레단은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신작 ‘포이즈’(POISE)를 공연한다. 창단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현대발레로, 안성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안무를 하고,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과 무대, 의상 디자인을 맡았다. 평형, 균형을 의미하는 ‘포이즈’는 형식과 내용, 낡은 것과 새로운 것, 고전과 파격의 균형 등을 담았다. 쇼스타코비치와 바흐의 클래식 음악을 버무려 고전적인 발레를 현대적으로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5000~8만원. (02)580-1300. 중견 안무가 조주현 한예종 교수는 15~16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새 작품 ‘셰이킹 더 몰드’(Shaking the Mold)를 올린다.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조 교수는 고전 발레의 형식과 기본을 유지하면서 움직임의 다양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1만~3만원. (02)393-221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獨 16세 천재소년 뉴턴 퍼즐 풀었다

    獨 16세 천재소년 뉴턴 퍼즐 풀었다

    독일의 16세 천재 소년 수랴 레이가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이 제기한 퍼즐들을 300여년 만에 처음으로 풀었다고 독일 디벨트와 영국 더 선데이타임스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물리학계는 그러나 레이의 성과가 증명되기 전까지는 판단을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그가 풀었다는 문제는 예각으로 던진 볼의 궤적을 계산할 때 공기 저항과 벽에 부딪힌 볼의 정확한 리바운드를 설명한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관계된 것으로 뉴턴은 공기의 저항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수학자들은 그동안 근사치를 이용해 계산했다. 볼의 벽면 리바운드 문제는 19세기 이론인 분자의 충돌과 관련된 난제였다. 수학계가 끙끙 앓았던 이 문제들은 엄청난 성능의 컴퓨터에 의존해 계산됐다. 마틴 안드레센 넥쇠고등학교 학생인 레이는 드레스덴 대학의 학교 과제주간에 문제들을 풀어 ‘분자역학에서 2개의 근본적 미제에 관한 분석적 해결’이란 제목으로 과제를 제출했다. 그는 자신을 천재라는 언론의 칭찬에 “(문제를 풀기 시작한 건) 학생이라는 천진난만함 때문이었어요. 안 풀리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라며 겸손해했다. 한편 학계는 레이의 성과가 학교 과제물로 제출된 것이어서 출판과 전문적 검토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미 텍사스대 물리학자 리처드 피츠패트릭은 “고교생으로는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아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계산 방식을 보도한 곳이 없어 진위를 평가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영국 브리스톨대 물리학자 마이클 배리는 “레이의 논문을 보지 않아 자세히 모르는 상태에서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16세 천재소년, 350년간 내려온 ‘뉴턴의 난제’ 풀었다

    한 16세 소년이 350년간 이나 내려오던 아이작 뉴턴의 난제를 수학적으로 풀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뉴턴의 난제는 뛰어난 성능의 컴퓨터에 의해서만 계산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독일 등 현지언론에 의해 보도된 화제의 소년은 인도 출신의 고등학생 쇼리야 레이(16). 레이는 최근 학교 탐방 중 드레스덴 대학을 찾았고 이곳의 교수가 풀지못한 난제라며 입자 역학과 관련된 뉴턴의 문제를 보여줬다.  이에 레이가 한번 풀어보겠다고 나섰고 마침내 답을 찾아냈다. 레이는 “처음에 교수님들이 풀지 못한 문제라고 보여줬지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면서 “못한다고 손해볼 것은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단박에 레이는 ‘천재소년’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며 현지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레이는 “천재소년이라는 타이틀이 너무나 부담스럽다.” 면서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다운 천진난만함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지니어 출신의 아버지를 따라 12살때 독일로 이주한 레이는 독일말을 한마디도 못했지만 지금은 2년이나 월반한 상태. 레이의 아버지는 “6살때 부터 레이에게 수학을 가르쳤는데 너무나 빨리 실력이 늘어 곧 나를 뛰어넘었다.” 면서 “무슨 문제를 풀기 전까지는 나하고는 한마디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보고 듣고 즐기세요] 클래식

    ●드레스덴필하모니소년소녀합창단 내한공연 15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16일 오후 2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유럽 정상급 어린이합창단의 첫 내한공연. 슈베르트 ‘세레나데’, 멘델스존 ‘눈을 높이 들어 저 산을 바라보라’ 등. 1만~10만원. (02)3991-700, 548-4480. ●서울시향의 명협주곡시리즈Ⅲ 21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2004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자인 제임스 개피건(루체른 심포니 상임 지휘자)이 지휘하고 네덜란드의 미녀 바이올리니스트 시모네 람스마가 협연한다. 1만~5만원. 1588-1210.
  • 히틀러가 나치 병사들에게 바비 인형 준 까닭?

    나치 정권을 이끈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병사들의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 바비 인형을 지급했다는 역사적 고증이 제기됐다. 미국의 뉴욕 데일리 뉴스와 영국의 대중지 더 선은 11일 히틀러 정권이 1940년 최전선의 독일병정들에게 일종의 성노리개로 바비 인형을 공급할 계획을 세워 일부 시행에 옮겼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매춘부들의 접근으로 인한 병사들의 각종 성병 감염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이같은 역사적 뒷얘기는 바비 인형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저술가 그램 도널드의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도널드의 조사에 따르면 나치 정권은 이른바 ‘보르크힐트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유사성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섹스 인형’ 공급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다. 그램이 입수한 비밀 문건에 따르면 SS, 즉 나치 친위대 책임자 하인리히 힘러는 “(점령지인) 파리에서 (나치병사들이 처한) 가장 큰 위험은 댄스홀이나 술집 등 어디에나 병사들을 유혹하려는 매춘부들이 득실거린다는 점”이라면서 “병사들이 한순간의 쾌락을 위해 건강을 해치는 모험을 감수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상부에 보고했다. SS 측의 이런 상황판단에 따라 나치 정권은 독일병정들에게 바비 인형 공급계획을 세웠고 한 점령지에서 시험적으로 용법 테스트까지 실시했다. 테스트 직후 성능(?)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은 힘러는 자신의 휘하 병사들을 위해 50개를 주문했다고 한다. 히틀러가 사용을 승인한 바비 인형은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병사들의 배낭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였다고 한다. 그러나 ‘보르크힐트 프로젝트’는 1942년 전세가 기울면서 흐지부지됐다. 영국군에 체포됐을 때 당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되는 것을 꺼린 독일병사들이 바비 인형의 휴대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를 폭로한 그램은 “나치의 이 비밀 계획이 흐지부지된 후 드레스덴 대폭격 당시 이 인형을 만든 장소와 생산된 인형들이 모두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 남자의 손끝에… 프랑스도 빠졌다

    이 남자의 손끝에… 프랑스도 빠졌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58)이 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는다. 프랑스 문화커뮤니케이션부는 현재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음악감독인 정명훈이 프랑스 문화부장관이 수여하는 ‘문화예술공로훈장 코망되르’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망되르 훈장‘은 프랑스 정부가 음악과 미술, 영화 등 예술과 문학 분야에서 공헌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최고 등급의 훈장이다. 앞서 영화 ‘시’(詩)의 주연배우 윤정희가 영화 분야에서 쌓은 업적을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의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셰’를 받았고 그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2001년 프랑스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다. ●‘코망되르’ 예술 분야 공헌 佛 최고등급 프랑스 문화부는 정씨 외에도 러시아의 거장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등 3명에게도 문화예술공로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29일 낮 프랑스 문화부에서 열린다.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공연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정명훈은 “상을 주셔서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프랑스와 한국이 더욱 가까운 가족으로 지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프랑스에 처음 왔던 게 벌써 30년 전이니 나에게 두 번째 집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젊은 시절 파리에서 오페라를 시작하면서 지금도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까지 맡고 있는데 묘하게 프랑스 음악가들과 잘 통했고, 청중의 사랑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백건우·윤정희 부부 이어 수상 쾌거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음악감독 외에 서울시향 예술감독도 겸임하고 있는 정명훈은 내년부터 독일 관현악단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임일영·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광주, 2100억 최첨단 OLED 생산기지 유치

    광주, 2100억 최첨단 OLED 생산기지 유치

    ‘광학도시’ 광주시가 세계적 명성의 독일 프라운호퍼 산하 광학마이크로시스템연구소(IPMS)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기지 건설을 유치했다. 미국의 애플 등이 주도하는 스마트 기기 시장에 맞서 독일이 디스플레이 연구·생산의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독일을 방문 중인 강운태 광주시장은 6일(현지시간) 드레스덴에서 프라운호퍼 IPMS, 국내의 ㈜레네테크(대표 박종선)와 공동으로 광주에 OLED 생산 기지를 설립하기 위해 1억 4000만 유로(약 2100억원)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프라운호퍼 재단은 2013년까지 전체 투자액의 25%를 직접 투자하기로 했고 시장 상황을 봐서 투자액을 점차 늘리기로 했다. 광학 분야에서 전통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프라운호퍼 IPMS 측은 실용화 개발을 마치고 올해 안에 부지가 마련되는 대로 공장 착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광산구 진곡산업단지에 3만 300여㎡의 부지를 마련해 정부에 ‘외국인 투자 자유구역’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광주에 첨단 OLED 생산 기지가 완공되면 연구, 설계, 부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집적화된 OLED 밸리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 시장은 “투자 유치를 통해 광주가 프라운호퍼의 응용과학기술을 산업계에 도입해 수익 창출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을 갖추게 됨으로써 세계적 광산업 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프라운호퍼 IPMS의 칼 레오 교수는 “광주에 OLED 제조 공장이 설립되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막스플랑크와 함께 독일 과학기술 개발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연구 기업이다. 독일 전역 56곳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는데, 연간 예산만 13억 유로(2조원), 직원은 1만 6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OLED보다 한발 앞선 아몰레드(AMOLED)의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99%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이 독주하던 스마트폰 시장에 맞서 화면이 더욱 밝고 선명한 아몰레드 탑재형 갤럭시폰을 출시해 단숨에 강자로 떠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갤럭시S의 판매 중에 아몰레드 부품이 품절되자 곧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로 이에 대한 의존도가 큰 편이다. LED 기술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물론 스마트TV와 핸드PC 등에서도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보이는 디스플레이 첨단 부품이다. 아몰레드의 2015년 시장 규모는 13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독일 측의 이번 투자는 한국의 아몰레드 생산력을 보완해주면서 세계적 연구·생산 밸리를 공동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녔다. 드레스덴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국 발레리나들 세계로 쭉쭉~

    한국 발레리나들 세계로 쭉쭉~

    해외에서 한국 발레리나들이 주연을 꿰차고 있다. 12일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솔리스트 강효정(25)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에 발탁됐다. 강효정은 2002년 스위스 로잔 국제무용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2004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입단, 이번에 첫 주역을 따냈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강수진이 수석 무용수로 있어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에서 활동 중인 ‘꺽다리’ 이상은(24) 역시 11일과 13일 공연되는 ‘라 바야데르’의 주역인 감자티 역을 맡았다. 한국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출신인 이상은은 지난해 8월 독일로 옮겨간 지 1년도 안 돼 주역을 따냈다. 182㎝에 이르는 키 때문에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기도 했으나 독일에서는 이런 제약을 벗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비해 한국에 덜 알려졌지만, 독일 현지에서는 정상급 발레단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세계 최정상급 아메리칸발레시어터에 입단한 서희(25)도 지난해 7월 솔리스트로 승급했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였던 김세연(32)도 2007년 네덜란드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솔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네 명 모두 서울 선화예고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분산배치 모델 獨·日 사례 왜곡”

    “분산배치 모델 獨·日 사례 왜곡”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를 충청권과 영·호남에 분산 배치하는 ‘삼각 분산배치설’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분산배치의 주요 근거로 활용돼 온 해외사례가 실제 현실과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과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연구소들이 여러 지역에 분산돼 운용되고 있다는 점만 부각시키고, 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와 한계는 고의적으로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독일 막스플랑크재단은 통독 이후 지역발전 논리로 의도적인 분산배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예산 낭비는 물론 학문적 퇴보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 막스플랑크재단 및 과학자들에 따르면 독일 전역에 산재해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는 개념 자체가 과학벨트와 전혀 다르다. 뮌헨에 재단본부를 두고 79개 연구소로 나뉘어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전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종합연구소의 개념이 아니라 각기 특성화된 개별연구소에 가깝다. 과학벨트의 핵심인 ‘기초과학연구원’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구상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재단 관계자는 “각기 다른 연구소들은 특성화된 대학 및 기업과 개별적인 관계를 맺고 연구를 진행한다.”면서 “같은 분야에서 중첩되는 연구영역을 가진 경우는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벨트위원회 A위원은 “오히려 막스플랑크는 과학연구에 지역발전 논리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막스플랑크재단은 통독 이후 낙후된 동독 지역의 발전을 위해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 등에 일부 연구소를 이전하고 새로운 연구소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전 대상 연구소 연구원들의 반대와 이직 등으로 인해 연구원을 새로 뽑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막스플랑크 플라스마물리연구소의 유정하 박사는 “결국 비슷한 연구소를 새로 만들면서 예산이 낭비됐고, 새로 뽑은 연구원들의 수준이 떨어지면서 ‘물리 등의 분야에서 독일 과학이 10년 이상 정체됐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드레스덴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복잡계물리연구소 관계자는 “드레스덴이 최고 수준의 공과대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은 것”이라면서 “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준의 대학이나 기업이 해당 지역에 없다면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 연구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 내 5개 지역에 분산돼 있는 이화학연구소(리켄)의 경우도 지역 발전 등의 논리와는 거리가 멀다. 리켄 본원이 위치한 도쿄 근교 와코시는 주변이 주택가에 완전히 둘러싸인 데다 미군 부대까지 있다. 리켄의 김유수 박사는 “1917년 리켄이 처음 이곳에 세워질 때만 해도, 규모는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확장 자체가 불가능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다른 지역에 분원을 하나씩 세워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 리켄 효고분원도 피치 못할 배경이 있다. 리켄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국내 대학 교수는 “1995년 한신대지진 이후 이 지역 과학기반이 모두 망가지면서 복구 개념에서 분원이 설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과학연구 자체가 효고분원을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마치 분원이 지역발전을 이끈 것처럼 착시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벨트위원회 B위원은 “분산배치의 근거를 찾다 보니 막스플랑크와 리켄 사례를 일부만 활용하게 되는 것”이라며 “세계적인 과학단지를 만들겠다는 논의에서 정작 과학은 배제돼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마야문명 때 호수 아래 순금 8톤 묻혀있다”

    “마야문명 때 호수 아래 순금 8톤 묻혀있다”

    ”과테말라 호수 아래 순금 8톤 묻혀 있다.” 40년간 드레스덴 마야코드를 연구한 한 독일인 학자가 최근 이런 주장을 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야코드를 해독한 결과 보물이 있는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것이다. 코드를 판독했다는 사람은 요하킴 리츠타익이라는 수학자다. 그는 “과테말라의 이사발이라는 호수 밑에 엄청난 금이 가라앉아 있다.” 며 “드레스덴 마야코드를 보면 금이 묻힌 경위와 위치가 정확하게 기술돼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금에 대한 설명은 드레스덴 마야코드 52쪽에 나온다. 666년 10월 30일 큰 지진이 일어 마야의 수도 아틀란이 무너졌다. 기록은 “마야의 법을 새겨놓은 금판 2156개가 지진으로 모두 땅에 묻혀 유실됐다.”고 적고 있다. 이 도시가 있던 곳이 지금의 과테말라 이사발 호수라는 게 요하킴의 설명이다. 그는 “이미 호수 밑에서 도시의 흔적이 발견됐다.”며 “유물을 찾으면 2156개 금판, 약 8톤 무게의 순금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산상 (금이 묻힌 위치에 대한) 오차는 10cm에 불과하다.”며 보물의 위치를 자신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② 재개발로 부활한 獨 드레스덴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② 재개발로 부활한 獨 드레스덴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책에서 배우지 않아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아도, 이 도시에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에리히 캐스트너) 독일인 대부분은 ‘독일 동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는?’이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엘베 강의 피렌체 유럽의 발코니’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드레스덴이 있기 때문이다. 인구 50만명이 채 되지 않는 드레스덴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 5년간 350만명이 넘는다. 그러나 드레스덴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아름다움은 잘 지어진 건물과 교회, 박물관의 미술품 등이 아니다. 오늘날 드레스덴의 모습은 전쟁과 공산주의 체제하의 난개발 등 고난의 역사를 겪으면서 시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수십년간 재개발과 복원을 통해 만들어낸 것이다. 1270년 작센주 마이센 지역의 행정관이었던 하인리히가 성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번성하기 시작한 드레스덴은 17~18세기에 최전성기를 맞는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한창 막바지를 향해 치닫던 1945년 2월13일, 미·영 연합군은 드레스덴에 이틀간에 걸친 대폭격을 감행했다. 이 공습으로 드레스덴 시민 3만명이 목숨을 잃고 시가지의 90% 이상이 파괴됐다. 전쟁 직후 드레스덴 시민들은 시내 중심부의 츠빙거 궁을 비롯한 주요 건물들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젊은 남성들이 없어 가정주부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하나하나 돌을 찾아 날랐다. 드레스덴의 주요 건물에서는 크고 작은 얼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드레스덴 박물관 직원인 볼프강은 “폭격으로 불에 타 버린 검은색 벽돌을 찾아 최대한 원형에 맞게 복원했기 때문”이라며 “깨끗하게 건물을 다시 세우는 것보다 원형 그대로를 보존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원 작업은 오래 진행되지 못했다. 분단 이후 동독 정부가 폐허로 남아 있는 드레스덴 중심가에 현대식 건물을 집중적으로 짓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1990년까지 드레스덴은 중세 건물과 현대 건물이 난잡하게 얽혀 있는 도시로 전락했다. 통일 직후 드레스덴은 ‘과거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드레스덴의 부활을 상징하는 ‘프라우엔 교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통일 이후 복원 작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프라우엔 교회는 2005년 말 돔 공사를 마치면서 무려 60년 만에 제 모습을 되찾았다. 드레스덴 시청 관계자는 “동독 정부는 교회터에 주차장을 만들려고 했지만 시민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발견된 벽돌에 숫자를 붙여 보관하면서 복원 작업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렸다.”고 전했다. 현재 드레스덴에서 재건축이나 재개발의 가장 큰 키워드는 ‘보존’이다. 도시계획의 기준을 전쟁 이전으로 맞췄기 때문에 시내에서 최첨단 건물의 신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건축 허가가 떨어진 이후에라도, 유적의 흔적이 발굴되면 공사는 전면 중단된다. 전문가들이 투입되고 복원과 공사 재개 여부에 대한 엄밀한 심사가 진행된다. 유적의 보존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면 시는 공사 현장 이전을 권유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은 이를 수용한다. 업체가 공사 강행 의사를 밝히면 시가 민간 기금과 협의해 아예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드레스덴은 도시 전체를 새로 꾸미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드레스덴대 안나마리 솔 교수는 “궁극적인 목적은 동독 시절에 지어진 시내의 건물을 모두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해 과거의 드레스덴을 완벽히 재현하는 것”이라며 “신축건물이나 주요 시설 등을 외곽 지역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도시의 기능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목표의 30%를 넘는 진척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드레스덴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사는 다른 도시와 달리 현대식 건물을 허물고 옛 건물을 복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내 중심부와 달리 시 외곽에는 비교적 자유롭게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도시 전체의 통일성을 해치는 건축이나 개발 계획은 엄격히 규제된다. 도시민의 삶의 질을 위해 도시 전체의 녹지 비중은 60%로 고정돼 있다. 건물 신축이나 재건축을 할 때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지난 10년간 드레스덴 도시개발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물은 폴크스바겐 공장이다. 2001년에 지어진 이 건물에서는 폴크스바겐의 최고급 차종인 페이톤이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특히 건물 자체가 투명한 유리로 지어져 공장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밖에서도 볼 수 있고, 공장 건너편까지도 환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모든 공정이 공개되다 보니 폴크스바겐의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공장이 도시 내에서 동떨어진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녹지가 주를 이루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된 것”이라며 “전 세계 도시와 기업에서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견학을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드레스덴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복원 가치 있다면 건물주에 애걸복걸해 설득”

    [뉴 시티노믹스 시대-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복원 가치 있다면 건물주에 애걸복걸해 설득”

    “구동독 시절 무차별적인 개발과 무리한 도시계획을 지켜본 드레스덴 시민들은 과거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습니다. 시청 공무원들도 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복원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유적이 있으면 건물주에게 애걸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드레스덴의 디르크 힐버트 수석부시장은 시가 주도하고 있는 강력한 복원 정책을 ‘경쟁력 강화’와 ‘정체성 찾기’라는 말로 설명했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도시의 아름다움을 부활시켜 관광 수입을 극대화하고, 과거 작센 시절부터 이어져 온 도시 고유의 색깔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힐버트 부시장은 “실제로 드레스덴이 과거 건물을 본격적으로 복원하기 시작한 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복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한다.”면서 “과거 체코나 헝가리 등 동유럽을 즐겨 찾던 관광객들이 주요 거점인 베를린과 가까운 드레스덴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드레스덴을 보면서 독일 도시들이 단순하고 투박하다고 생각하던 고정관념을 버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드레스덴 시는 도시 재개발과 복원을 위해 매년 120억유로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복원의 취지에 공감하는 민간 기금으로 충당된다. 시청은 이 자금을 이용해 매년 수많은 건설회사 및 건물주들과 협상을 진행한다. 힐버트 부시장은 “많은 돈을 들여 현대식 건물을 크게 짓는 것이 수익성을 높인다고 생각하는 건물주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다.”면서 “지난 20여년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대부분의 건물주들이 알아서 사전조사를 해 유적이 나올 만한 곳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부인 덕분에 서울을 몇 차례 찾았다는 힐버트 부시장은 “고궁이나 한옥마을 등 서울의 아름다움 역시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색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이 시내의 통일되지 않은 높은 건물들과 아파트들에 묻혀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조언했다. 드레스덴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독일 통일 20주년 표정] 축제…무관심…시위… ‘미완의 통합’

    [독일 통일 20주년 표정] 축제…무관심…시위… ‘미완의 통합’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식이 3일(현지시간) 북부도시 브레멘 중심가 성 페트리 성당에서 열렸다.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독일 정부 요인들은 오전 10시에 열린 기념식에서 냉전을 넘어 국민의 힘으로 베를린 장벽을 허문 역사를 자축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세계 각국 사절 수백명도 기념식에 참석해 한뜻으로 축하했다. 기념식은 통일 첫해인 1990년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뒤 연방제를 공고히 하는 의미에서 매년 각주를 순회하면서 열리고 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기념식에서 불프 대통령은 통일이 “속박받지 않는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공개적인 헌신”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통일 이후 과제 가운데 하나로 이슬람계 사회 통합 문제를 거론하며 “기독교가 독일의 일부이고, 유대교가 독일의 일부인 것처럼 이제 이슬람도 독일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비디오 메시지에서 “우리가 독일을 신속히 재건하고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동독인들이 자유를 향해 싸우고 서독인들이 지원과 동조를 했던 단합된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공식 행사가 열린 브레멘을 비롯, 베를린 등지에서는 전날부터 축제의 장이 벌어졌다. 그림 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로 유명한 브레멘은 축제 열기로 뜨거웠다. 쌀쌀한 가을날씨에도 독일인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20년전 그날의 감동을 되살리며 축배를 들었다. 시청앞 무대와 베저강변 유로파하펜 무대에서 3일에 걸친 초대형 음악축제가 계속됐다. 1980년대의 팝스타 니나, 데이비드 가렛 등 브레멘 출신 스타들의 공연이 50회 이상 마련됐다. 공식 행사가 끝난 후에는 행사가 열린 성 페트리 성당 앞부터 시청을 거쳐 베저강변을 따라 긴 가장행렬이 오후 내내 이어졌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거리로 나서 음악에 맞춰 함께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마음껏 즐겼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 설치된 대형 무대에서는 전세계에서 초청된 음악가들이 전날부터 공연을 이어가며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다만 올해 행사의 메인 스폰서가 미국기업 코카콜라라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지의 오페라 극장에서는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일 도시는 비교적 차분하게 이날을 보냈다. 지난해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리면서 일반인들은 올해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베를린 유학생 박은영씨는 “독일인들 상당수가 브레멘에서 공식 행사가 열린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면서 “지난해가 20주년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통일 이후 독일사회에서 문제시되고 있는 내부통합 문제도 곳곳에서 불거졌다. 브레멘 중앙역앞 광장에서는 수만명의 시위대가 모여 반민족주의를 외치며 경찰과 대립했다. 연단에 올라선 한 좌파운동가는 “독일은 점차 국수주의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자본주의를 무조건 우선시하고, 인종차별적인 정책을 일삼는다면 독일은 또다시 역사의 패배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광장 앞에서도 시위대의 행렬이 이어졌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올라온 수백명의 시위대는 “주정부가 지역 경제를 부흥시킨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경기장을 짓고 있다.”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한 경찰들을 고발하려고 통독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베를린·브레멘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독일통일 20년-박건형 특파원 현지르포](2)끝나지 않은 동·서 갈등

    [독일통일 20년-박건형 특파원 현지르포](2)끝나지 않은 동·서 갈등

    “저 어린 소녀의 사진을 보세요.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이 순수한 표정으로 아버지의 무동을 탄 채 촛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요. 우리는 매년 10월이면 저 때의 감동을 되살립니다.” 베를린에서 고속철도로 1시간10분가량 떨어진 구동독 최대도시 라이프치히는 흔히 ‘독일 통일의 시발점’으로 불리는 곳이다. 1980년 중앙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니콜라이 교회에서 20여명이 모여 열었던 ‘평화 기도회’가 점차 커져 시민운동, 통일운동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니콜라이 교회에서 만난 신자 엘리아스 슈미트(46)는 “베를린 장벽 붕괴 직전인 1989년 10월9일 월요기도회와 시위 행진에는 시민 7만 5000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시위는 하루가 다르게 규모가 커져 불과 4주 만에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이어졌다. 니콜라이 교회를 비롯한 라이프치히 시내 곳곳에서는 당시 시위에 참가한 한 여자아이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라이프치히 시민들은 오는 9일 이 행진을 재현할 계획이다. 라이프치히는 2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 최대의 방적도시였다. 1915년 세워진 중앙역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공산주의 체제의 영향과 산업 자체의 하락세로 인해 끝없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도시 인구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통일 이후 20년이 지난 현재 라이프치히는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새 건물들이 지어지고, 정부의 지원과 기업유치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변화는 비단 라이프치히만의 현상은 아니다. 드레스덴, 예나 등 구동독의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자금이 투입됐고 지금도 끊임없이 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동서가 공존했던 베를린의 모습도 비슷하다. 총리 집무실을 비롯해 정부기관이 들어서 있는 중앙역은 베를린 중심에 위치해 있다. 1990년 통일 이후 베를린의 대규모 사업은 이곳을 기준으로 동쪽에 집중됐다. 알렉산더 광장, 바르샤바길, 슈트라스부르크 광장 등 주요 교통수단이 지나는 길마다 초대형 쇼핑센터가 집중적으로 건설됐고 관광코스도 개발됐다. 반면 서베를린 지역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마부르크대학에서 정치사회학을 전공한 김기민 박사는 “통일에 대해 막연히 잘됐다고 생각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정부 지원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 동서 갈등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서독 출신들은 드러내지는 않지만 동독 출신을 무시하고, 동독 출신은 열등감 때문에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으로 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는 독일 통일이 이뤄진 시기의 경제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당시 서독의 도시들은 상당수가 성장동력의 한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며 중앙정부의 도움을 절실히 원하고 있었다. 자브리켄 등 중공업 위주로 소위 ‘잘나가던’ 도시들은 폐업과 실업률 증가, 인구감소 등으로 1970년대 이후 극심한 정체기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정부 예산이 동독 재건사업에 집중되면서 이 지역은 여전히 낙후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브리켄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럽본부의 변재선 실장은 “동독 지역은 시골 도시까지 길을 새로 닦고 건물을 지어주는데, 서독 지역에는 세금만 내고 지원이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30년 이상 분단을 겪으면서 생긴 문화적 차이도 주된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같은 게르만 민족인데도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 등 구동독 사람들은 프랑크푸르트나 뮌헨 등 구서독 사람들과 뭔지 모를 차이가 느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발견한 차이의 정체는 ‘식습관과 지나친 자기절제’였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구동독의 여성들은 ‘살이 찌는 것은 죄악’이라는 교육을 받았다. 실제로 드레스덴이나 라이프치히 등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마른 사람이 많다. 통일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부모 세대가 받은 교육의 영향이 여전히 힘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전 세계 없는 곳이 없는 중국음식점조차 구동독 지역에서는 현지 주민이 아닌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 드레스덴 오페라단의 김재석씨는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일부 여성들은 받아내지 못하고 토할 정도”라며 “구서독 지역 출신들은 이런 행동을 유별나다며 혐오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동서독 통합의 핵심인 인력 교류 역시 요원하다.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낙후된 구동독 지역을 일으켜 보려 했던 노력들은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서독 출신들이 아예 동독 지역으로 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연구소인 막스플랑크와 프라운호퍼는 통일 이후 동독 지역 여러 도시에 부설 연구소 이전 계획을 세우고 실제 초호화 건물을 신축하는 등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나 라이프치히와 드레스덴 등으로 이주하기를 꺼리던 연구원들 상당수가 아예 직장을 그만두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계획을 접어야 했다. 막스플랑크 플라스마연구소의 유정하 박사는 “결국 현지에서 새로운 인력을 뽑아서 연구소를 운영해야 했기 때문에 엄청난 비효율 논란에 시달렸다.”면서 “숙련된 기술과 지식이 없는 인력들로 인해 시간을 다투는 연구들까지 지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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