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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잔뜩 찌푸린 하늘. 오락가락하는 안개비. 습기에 묻어 온 냉랭한 기운이 몸 구석구석에 스민다. 유럽의 겨울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날씨다. 하긴 고풍스러운 건물, 고통과 번뇌를 그린 조각들이 즐비한 곳에 모래알이 반짝일 정도로 햇볕이 쨍쨍하다면 그것도 좀 어색한 풍경이지 싶다. 도시에 스멀스멀 어둠이 내리면 파리한 낯빛의 사람들이 가로등 아래를 유령처럼 흘러간다. 발걸음의 방향은 대개 같다. 밝고 화사하고 왁자한 웃음이 있는 곳,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잿빛 도시의 탈출구와 같은 곳이다. 독일은 지금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옛 음식 함께 먹으며 정담을 나누는 자리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먼저 시작됐다는 옛 동독의 고도(古都) 드레스덴, ‘음악의 도시’이자 장벽 붕괴의 발원지였던 라이프치히 등을 돌아봤다. 독일은 맥주가 유명한 나라.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맥주를 볼 수 없다. ‘부어라 마셔라’보다는 지인들과 정을 나누며 조용하게 한 해를 갈무리하려는 뜻일 터다. 유럽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설날과 같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그 매개체 노릇을 하는 게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리는 장터다. 성당, 광장 등의 명소를 끼고 열려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11월 말쯤 시작돼 12월 23일께 끝난다. 독일어로는 바이나흐츠마르크트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독일 드레스덴과 뉘른베르크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것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드레스덴은 동화 같은 도시다. 아름다운 엘베 강을 중심으로 구시가와 신시가로 나뉘는데 드레스덴 성, 츠빙거 궁, 대성당 등 고풍스럽고 화려한 건물들은 대부분 구시가에 몰려 있다. 대가의 작품들로 치장된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을 몇 백년쯤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이 풍경을 두고 드레스덴 사람들은 흔히 ‘엘베 강 위의 플로렌스(피렌체)’라 부른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열리는 지역별로 이름을 달리한다. 드레스덴에서 가장 유명한 마켓은 구시가 초입의 슈트리첼마르크트다. 1434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581번째 장터가 열린 셈이다. 크기는 달라도 마켓의 형태는 비슷하다.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주변으로 빨간 지붕을 인 상점들이 들어섰다. 가게에서 파는 건 주로 호두까기 인형 등의 장난감과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 수공예품, 양초 등이다. 독일의 명물 소시지와 케이크, 구운 견과류 등 다양한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지역과 규모는 달라도 모든 마켓에서 빠짐없이 파는 게 있다. 글뤼바인이다. 와인에 계피 등을 넣고 데운 전통 음료다. 저물녘이면 사람들이 글뤼바인 가게 앞으로 모여든다. 우리가 포장마차에서 어묵 국물을 홀짝이듯 독일 사람들은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글뤼바인을 마신다. 글뤼바인의 알코올 도수는 그리 높지 않다. 덥히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글뤼바인을 담아 주는 컵은 도시마다 형태와 문양이 다르다고 한다. 차곡차곡 모아 두면 썩 괜찮은 기념품이 될 듯하다. 글뤼바인 한 잔 마셨으면 드레스덴의 숱한 명소들을 둘러볼 차례다. 들머리는 당연히 구시가다. 바로크 시대 건축과 미술의 중심지라는 상찬을 받는 곳이다. 한데 ‘영원한 공사장’이란 마뜩잖은 별칭으로도 불린다. 거기엔 사연이 있다. 2차대전 끝자락이던 1945년 2월, 1250대가 넘는 미국과 영국의 폭격기들이 드레스덴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건물의 높낮이는 사라졌고 도시는 잿빛으로 변했다. 당시 무시무시한 폭격은 이후 ‘융단폭격’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됐다. 종전 후 독일 사람들은 폐허 속에서 벽돌 하나하나를 찾아내 복원했다. 건물 외벽에 검은빛의 옛 벽돌과 흰빛의 새 벽돌이 섞여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복원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영원한 공사장’이다. 하지만 별명 이면엔 드레스덴이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역설도 담겨 있다. 구시가에서 첫 번째로 맞는 드레스덴 성이 웅장하다. ‘르네상스 시대의 진주’라 불리는 건축물이다. 흰 벽돌 못지않게 많은 수의 검은 벽돌이 섞여 있다. 융단폭격의 와중에도 완파되는 비극만큼은 피했던 모양이다. 성 안의 보석박물관은 꼭 둘러보는 게 좋겠다. 여러 개의 방에 서로 다른 보물들이 전시돼 있다. 가장 알려진 건 보석방의 녹색 다이아몬드다. 크기가 무려 41캐럿에 달한다. 무굴제국 왕의 생일잔치를 묘사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5000개의 다이아몬드와 각각 500개의 루비, 에메랄드가 쓰였다고 한다. 전시된 보물들은 진품이다. 2차대전 동안 드레스덴 외곽 ‘작센의 스위스’ 국립공원에 보관된 덕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드레스덴 궁에서 대성당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슈탈호프다. 교통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건물 외벽엔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의 벽화가 조성돼 있다. 2만 4000여개의 마이센 자기 타일로 만든 벽화 ‘군주의 행렬’이다. 길이가 무려 101m에 이른다. 아우구스트 2세 등 35명의 작센 군주들이 말을 타고 행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행렬 마지막 부분에는 작가가 몰래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니 한번 찾아보시길. 도로 건너는 츠빙거 궁전이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축제의 장소’라는 이름처럼 각종 연회가 열렸던 건물이다. 1710~1729년 지어졌으나 2차대전 때 완파됐고, 이후 20년 간 복원 작업을 거쳐 옛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루벤스, 렘브란트 등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 도자기 박물관, 역사박물관 등이 입주해 있다. 아우구스트 왕의 심장이 묻혀 있다는 대성당, 독일에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젬퍼 오페라 하우스 등도 빠짐없이 돌아보는 게 좋겠다. 프라우엔(성모) 교회 앞 마켓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프라우엔 교회는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2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의 흔적이 깃든 루터파 개신교회로, 96m짜리 초대형 돔 건물이 인상적이다. 구시가의 여러 명소들 사이를 느릿느릿 걷다 마켓에 들러 독일식 주전부리로 요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 마켓은 엘베 강 위에 놓인 아우구스트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 노이슈타트에서도 열린다. 글 사진 드레스덴(독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인천에서 라이프치히나 드레스덴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어느 지역에선가 한 번은 경유해야 하는데, 요즘 여행가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곳이 터키 이스탄불이다. 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m/ko-KR)이 이스탄불을 ‘유럽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유럽의 소도시에까지 항공편을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항공은 전 세계 110개국 278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럽에서만 107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그야말로 거미줄이다. 독일에선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이스탄불에서 라이프치히까지는 매일 운항한다. 3시간 30분 소요된다. 인천~이스탄불 구간은 매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여행 정보:독일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무려 150여개에 이른다. 독일관광청 홈페이지(www.germany.travel/kr/specials/christmas/christmas.html)에서 각각의 운영 시간과 링크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엘베 강을 따라 유람선이 오간다. 드레스덴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넉넉한 주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아우구스트 다리 옆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어른 16유로.
  • 음악 예술 자유 3중주를 만나다

    음악 예술 자유 3중주를 만나다

    라이프치히 시내에 있는 성 니콜라이 교회에 이르렀을 때다. 현지 가이드가 난데없이 발아래를 가리켰다. 음악 기호 비슷한 상징물이 돌 위에 조각돼 있다. 이른바 ‘뮤직 트레일’이다. 바흐, 슈만, 멘델스존 등 라이프치히가 낳고 기른 음악가들이 활동한 장소란 걸 알리는 장치다. 바로 옆 작은 동판에는 ‘1989년 10월 9일’이란 글씨와 십수개의 발자국이 새겨져 있다. 바로 이 자리에서 평화혁명이 시작됐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단초로 이어졌다는 걸 기념하는 상징물이다. 이 두 상징물이 라이프치히를 이해하는 키워드다. 라이프치히로 넘어가기 전에 마이센 이야기부터 한 자락. 소도시 이름이자 도자기 회사 이름이기도 한 마이센은 유럽에서 가장 먼저 도자기를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드레스덴 구시가의 타일 벽화 ‘군주의 행렬’을 제작했던 바로 그 업체다. 현재도 세계 최고가의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다. ●바흐·슈만·멘델스존 등 유명 음악가 활동한 곳 볼거리도 없는 마이센을 굳이 들추는 이유는 유럽의 도자기 발달 과정에 한국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6세기 말 중국의 오채자기가 들어오자 유럽 왕실과 귀족들은 ‘동양의 하얀 황금’이라고 부르며 반겼다. 그런데 전란으로 오채자기 도요지가 파괴됐고, 이어 일본 아리타 자기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아리타 자기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납치된 이삼평 등 조선의 도공들이 조선 백자를 재현한 것이다. 당시 작센 왕 아우구스트 2세는 자국에서 아리타 자기 생산 계획을 세웠고, 이를 관철했다. 조선 백자가 일본으로 건너가 아리타 자기의 모태가 되고, 다시 마이센 자기에까지 영향을 줬던 셈이다. 작센 주 최대 도시인 라이프치히는 음악의 도시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음악가들을 수없이 배출했다. 중세 때부터 교통의 요충지이자 상업도시였으니 돈이 풍성했을 것이고, 이는 예술과 문화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을 터다. 라이프치히가 길러낸 대표적인 인물로는 ‘음악의 아버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꼽힌다. 독일 내 여러 도시를 전전하다 라이프치히로 이주한 바흐는 이때부터 예술가로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바흐의 음악적 기반이 된 곳은 라이프치히 시내의 성 토마스 교회였다. 교회 성가대를 이끄는 한편 오르간 연주자로도 활동한 그는 죽는 날까지 라이프치히에 머물며 마태수난곡 등 300여곡에 이르는 종교음악을 작곡했다. 바흐는 지금도 성 토마스 교회 제단 아래 묻혀 있다. 사육제 등을 작곡한 로베르트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의 사랑 이야기는 음악사에서 전설처럼 전해 온다. 둘은 사회적 위상이 많이 달랐다. 클라라는 슈만보다 아홉 살 어렸지만, 슈만이 엄두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다. 독일이 유로화를 쓰기 전 100마르크 지폐에 그의 얼굴을 새겼을 정도다. 게다가 미모도 빼어났다. 이런 재원을 미래가 불투명한 젊은이에게 시집 보낼 아버지는 없다. 당연히 클라라 아버지의 불 같은 반대에 부딪혔고, 여러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결혼에 성공했다. 둘의 결혼 생활은 슈만이 46세로 요절하면서 16년 만에 끝난다. 이때 등장하는 이가 23세의 청년 요하네스 브람스다. 슈만의 제자였던 브람스는 클라라보다 열네 살이나 어렸다. 게다가 클라라는 일곱 아이들이 ‘딸린’ 처지였다. 이후 브람스와 클라라, 그리고 일곱 아이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고 한다. 브람스는 클라라와 만난 이후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플라토닉한 사랑을 나눴다는 얘기다. 무려 41년 동안을. 라이프치히 시내 외곽에 슈만 박물관이 있다. 슈만과 클라라 부부가 1840년 결혼해 살았던 아파트를 개조해 조성했다. ●베를린 장벽 무너진 단초 제공 ‘성 니콜라이 교회’ 우리가 서울 중심부를 흔히 ‘4대문 안’이라고 부르듯 라이프치히에서도 ‘성 안’이라는 용어가 통용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오래전 성벽이 둘러쳐져 있던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성 안쪽엔 관공서와 종교 시설 등이 몰려 있기 마련이다. 성 토마스 교회, 성 니콜라이 교회 등 관광 명소들도 이 지역에 밀집돼 있고, 크리스마스 마켓 또한 이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 가운데 1165년 세워진 성 니콜라이 교회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데 단초가 된 평화혁명이 일어난 현장이다. 1980년대 초, 월요일만 되면 교회 앞에서 공산주의 정권에 대항하는 작은 기도회가 열렸다. 애초 소수의 기독교인들이 모이던 기도회는 라이프치히 이외 지역으로 번졌고, 참가자도 일반인으로 확대됐다. 집회의 성격도 독일 통일 운동으로 변모했다. 그러다 1989년 10월 9일 7만명이나 되는 대규모 시위대로 발전하게 됐다. 당시를 기념하는 동판이 바닥에 새겨져 있다. 독일의 문호 괴테를 빼고 라이프치히를 말할 수 없다. 그가 역작 ‘파우스트’를 구상한 곳이 바로 라이프치히니 말이다. 당시 라이프치히 대학에 재학 중이던 괴테는 공부 외에 한량짓을 하는데도 ‘수재’ 소리를 들었던 모양이다. 이름난 식당들을 전전하며 생활했는데 그중 하나가 ‘아우어바흐 켈러’ 레스토랑이다. 1525년에 문을 연 식당으로, 훗날 ‘파우스트’의 무대가 된다. ‘아우어바흐 켈러’는 지하에 있다. 입구는 두 곳. 각각의 입구엔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파우스트’의 등장인물들이다. 식당 안은 넓고 세련됐다. 벽면엔 ‘파우스트’의 장면들이 그려져 있다. 음식의 맛은? 글쎄. 전통 음식은 가급적 피하는 게 낫겠다. 글 사진 라이프치히(독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통일한국은 세계 5대 경제대국/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열린세상] 통일한국은 세계 5대 경제대국/이호열 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138일에 걸쳐 453시간 45분 동안 생방송으로 이산가족 찾기 특별 프로그램이 진행된 적이 있다. 이 방송을 통해 1만 189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고 무려 78%라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후 32년이 지난 2015년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1년 8개월 만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다. 이번 상봉을 통해 결혼 7개월 만에 헤어진 남쪽의 이순규 할머니는 유복자인 65살의 아들을 대동하고 북한의 남편이자 아들의 아버지인 오인세 할아버지를 65년 만에 처음 대면했다. 6·25전쟁에 나가면서 울며 매달리는 딸들에게 “꽃신 사 주마”라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팔순이 다 돼 가는 딸들의 꽃신을 가슴에 품고 찾아간 98세의 구상연 할아버지 사연도 있었다. 이산가족이 생긴 배경은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이다.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전쟁’(Korean War)이라고 부른다. 필자의 부친도 6·25에 참전해 큰 부상을 당한 1급 상이용사다. 필자는 상이용사인 아버지가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탓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상의 후유증 등으로 고생하시다가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슬픔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객지에서 고학하며 대학 생활을 보냈다. 6·25에 참전해 부상을 당한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과 함께 전몰 유가족의 슬픔이나 65년 만에 상봉해 며칠간 얼굴만 본 채 기약 없이 헤어져야 하는 이산가족의 슬픔은 모두 우리 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아픔이다. 이산가족의 아픔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바로 남북 통일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천문학적인 분단 비용을 치러야 하는 통일 문제에 관해 관심을 잃은 젊은이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통일 이후 독일 정부는 동서 간 경제 격차를 줄이려고 25년간 2조 유로(약 2680조원)를 투입했다고 하니 걱정이 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통일 비용이 통일 후 10년 동안 남한 국내총생산(GDP)의 7% 내외인 반면 통일 이득은 같은 10년 동안 남한 측만 별도로 놓고 볼 때 매년 11% 내외로,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통일한국의 GDP가 2050년까지 독일, 프랑스,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는 2009년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월 6일 기자회견장에서 ‘통일 대박’을 언급하고, 3월 독일 방문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드레스덴 구상)에 따라 비(非)정치적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협력 확대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통일한국에 대한 긍정적 경제전망과 통일대박론은 북한의 지하자원 활용과 평화정착에 따른 국제 경쟁력 및 국가 신인도 상승에 따른 거시경제적 승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된다. 게다가 인적자원이 우수한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 미래성장 동력의 가장 큰 엔진인 콘텐츠 산업을 비롯해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산업에 대한 잠재력이 있다. 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려면 1억명 이상의 시장 인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 계산하면 남북한이 통일되더라도 통일한국의 인구는 7500만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남북한이 통일돼 중국과의 국경이 군사적으로 대치돼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북한 지역과 인접한 중국 동북 3성의 인구도 우리나라의 경제권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3억명의 시장이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강점인 콘텐츠와 IT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생기는 것이다. 동족상잔의 비극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의 아이들이 성장해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선 통일한국에서 살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정치가 무엇인가.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며 치유하는 것 아닌가. 국민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세계 무대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도록 국민적 자존심을 세워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열심히 연구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 “동북아개발銀, 통일 공감의 첫 결과물로”

    “동북아개발銀, 통일 공감의 첫 결과물로”

    5일 개최된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형곤 통준위 전문위원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활용 방안’과 관련해 토론자들은 북한 비핵화 진전 등을 고려한 단계적 추진 방안과 함께 국제사회의 여론 조성,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아시아개발은행(ADB)을 통해 중국과 협력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앞서 지난 1일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측 제안으로 거론된 바 있는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핵 포기 시 북한 내 개발을 지원하고 정상 국가로 나아가게 할 대표적 ‘당근’으로 불려 온 정책이다. 박 대통령도 “동북아개발은행은 AIIB·ADB 등과 겹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기구의 관심이 부족한 동북아 지역에 특화된 개발은행”이라며 “동북아개발은행 구상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미·중·일·러·몽골 등 관련국들에 참여 시 어떤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한 논리를 정교하게 개발해 설명하고 이들 국가의 호응을 얻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통준위를 중심으로 소요 자금 규모 연구,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 발전 프로젝트를 창의적으로 발굴하고 동북아개발은행이 국제사회로부터의 통일 공감대 확산의 첫 번째 결과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도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실질적 진전을 해 나가면서 북한 개발에 대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에서 출발해 동북아 국가들의 협력을 강조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아이디어는 많았다”고 밝혔다. 통준위는 남북 간 개발협력 확대와 관련, 복합농촌단지 조성·모자보건 사업 추진 필요성과 함께 대북 지원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영·유아와 청소년의 영양 및 건강 증진 등 북한 주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통준위는 통일 지향적 과제 발굴 및 이행 사업으로 ▲경원선 복원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등을, 통일 공감대 외연 확장 사업으로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한 국민들과의 소통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 친화적 외교 환경 조성을 통해 주요국에 소규모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종욱 민간부위원장과 홍용표 정부부위원장을 비롯한 76명의 통준위 위원과 외부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미 정상간 ´북한에 관한 공동성명´ 전문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서울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2015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Joint Statement on North Koera)에 합의했다. 다음은 공동성명 전문.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은 2015년 10월 16일 다음에 합의하였다. 한·미 동맹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뿐 아니라 여타 도발에 의한 평화 및 안전에 대한 위협에 대응한다는 공약을 견지하고 있다.우리는 확고한 억지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북한의 모든 형태의 도발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우리의 동맹을 현대화하고 긴밀한 공조를 증진시켜 나갈 것이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은 유엔에 의해 금지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지속적인 고도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하며,북핵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하였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우리의 공동 목표인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을 위한 우리의 공약을 재확인한다.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상시적인 위반이며,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상 북한의 공약에도 위배되는 것이다.우리는 북한이 국제 의무 및 공약을 즉각적으로 완전히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특히,만약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또는 핵실험을 강행한다면,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인 실질 조치를 포함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이와 관련,우리는 제재 조치를 포함하여 북한과 관련된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들의 효과적이고 투명한 이행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며,모든 국가들이 북한의 금지된 활동들을 엄격히 감시할 것을 권장한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비핵화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북한 비핵화에 대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통의 이해를 인식하면서,우리는 모든 비핵화 대화 제의를 거부해 온 북한을 신뢰할 수 있고 의미있는 대화로 가능한 조속히 복귀시키기 위해 중국 및 여타 당사국들과의 공조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결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가 자신의 경제 개발 목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만약 북한이 핵·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진정한 의지를 보이고,자신의 국제 의무와 공약을 준수하는 데 동의한다면,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게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미합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거듭된 제의를 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점을 평가하며,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에 따라 지난 8월 발생한 긴장 상황이 평화적으로 해결된 것을 환영한다.미합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연설에서 제시한 바 있는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을 계속하여 강력히 지지해 나갈 것이다.우리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위급 전략 협의를 강화할 것이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은 2014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적시된 바와 같은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에 동참한다.우리는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의 업무를 지원해 나갈 것이다.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고,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며,북한 주민의 민생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 “일자리 뺏길라”… 독일 ‘反난민’ 다시 꿈틀

    “일자리 뺏길라”… 독일 ‘反난민’ 다시 꿈틀

    올해 1월 독일 드레스덴 도심 광장에서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페기다·PEGIDA)가 주최한 이민 반대 월요시위에는 한때 2만 5000여명의 군중이 몰렸다. 세는 곧 꺾였다.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쾰른 등 여러 도시에서 “관용을 베풀라”고 주장하는 반페기다 시위가 확산됐다. 한 달 만에 페기다 시위 참석자 수는 1000여명 아래로 줄었다. 겨우 명맥을 이어오던 페기다 시위는 최근 활기를 되찾았다. 5일(현지시간) 페기다의 드레스덴 월요시위에 8000여명이 모였다고 슈피겔이 전했다. 페기다 창설자 루츠 바흐만(42)이 “올해 유입 난민이 150만명에 이를 것이란 앙겔라 메르켈 정부의 발표는 거짓말”이며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하자, 군중은 흥분했다. 군중은 메르켈 총리에게 차도르를 씌운 합성 사진부터 나치 제복을 입힌 사진까지 다양하게 희화화한 피켓을 흔들었다. 독일 당국과 유럽연합(EU)은 최근 페기다 시위의 재부흥을 심각하게 대하고 있다. 페기다 시위 참가자 대부분이 중산층 노동자나 연금 수령자로, 이민자에게 자신의 일거리를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이들의 정서가 난민유입과 같은 계기를 만나 폭력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을부터 난민들의 독일 정착이 본격화되면서 독일인과 난민 간의 갈등, 루머에서 비롯되는 난민 혐오증이 깊어질 가능성도 크다. 독일 경찰노조위원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밤마다 난민캠프나 길거리에서 (난민) 여성에 대한 성적인 학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당국이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난민캠프 주변이 슬럼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동서 격차·난민… 통일 25주년 독일의 또다른 통일 과제

    동서 격차·난민… 통일 25주년 독일의 또다른 통일 과제

    “25년 전 우리는 ‘함께 속한 것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동·서독의 공생을 기원했습니다. 이제 난민을 받아들이며 우리는 ‘함께 속하지 않은 것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합니다.”(폴커 보우피어 독일 헤센주총리) 3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독 25주년 기념행사는 독일과 세계가 맞이한 여러 위기를 낙관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1990년 갑작스러운 통일의 후유증으로 긴 침체기를 겪던 독일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저력에 힘입어 빠르게 ‘경제 리더십’을 회복한 결과다. 가우크 대통령은 “난민 유입은 독일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며, 기회”라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과거 발언을 인용한 뒤 “다양한 문화, 종교, 생활양식이 공존하는 국가인 독일은 보편적인 인권, 종교 자유, 성 평등 같은 가치 수호에 모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우피어 헤센주총리는 연방정부 기념행사와 별도로 열린 기념식에서 한국 대표로 참석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별도로 소개한 뒤 ‘통일 선배’ 국가로서 남북한 통일을 기원하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트가 통독 공식 행사장이 된 이유는 순번제 연방상원 의장을 맡은 주의 주도에서 기념일 행사를 주최하는 관례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뿐 아니라 통일을 상징하는 도시인 베를린, 분단 서독의 수도였던 본, 동·서독 국경 도시인 하노버, 동독인들이 촛불시위로 통일을 요구했던 성지인 라이프치히, 통일 뒤 한층 발전한 동독의 도시인 드레스덴 등 여러 도시의 광장에 모인 독일인들이 콘서트, 불꽃놀이, 맥주 파티를 벌이며 25년 전의 분위기를 일깨웠다. 그러나 독일 전체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동·서독 간 격차가 굳어지는 현상을 걱정하는 시선도 많다.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최고 부호 순위 500위 안에 들어간 동독인은 21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21명 가운데 14명이 수도 베를린에 거주했다. 독일 증시 시총 30위권 중 동독 기반 기업이 전무하고, 동독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서독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한 탓이다. ‘오시’(Ossis)로 불리는 동독인은 심지어 ‘베시’(Wessis)로 불리는 서독인보다 더 뚱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오시의 비만 인구 비율은 18%로 베시의 비만율 14%보다 4% 포인트 높았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오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베시의 67% 수준”이라면서 “청년들은 서독으로 향했고, 노인만 남은 동독의 중소도시는 성장 동력을 잃을 위기”라고 평가했다. 이 잡지는 “동·서독 간 격차는 독일과 이웃한 이탈리아 내 남북 간 경제 격차보다 크지 않다”며 독일 내 격차를 통독 후유증만으로 설명하는 태도를 지양했지만, 지역 격차가 독일 국가경쟁력을 저해할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경제적 격차가 지속되면 동·서독 간 가치관 격차도 유지될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동독 인구는 서독의 17%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외국인 대상 혐오범죄 130건 중 47%가 동독에서 발생했다”면서 “베트남, 모잠비크와 같은 공산권 외국인을 받아들인 뒤에도 현지인들과의 접촉을 차단시켰던 동독의 정책, ‘나치즘의 독일’을 줄곧 반성한 서독과 달리 ‘나치 독일’과 다른 국가임을 선포하며 관련성을 부인해 온 동독의 태도가 사반세기 이후에도 지속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나우! 지구촌] ‘이민자 공격 비판’ 22년 전 노래 독일서 열풍

    [나우! 지구촌] ‘이민자 공격 비판’ 22년 전 노래 독일서 열풍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수용정책에도 불구하고 독일 내에서 극우주의자들에 의한 이민자 캠프 방화 범죄가 일어나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독일 국민들이 이를 성토할 목적으로 극우주의자 반대 메시지를 담은 22년 전 록 음악을 다시 음원 차트 최상위에 진입시키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9일(현지시간) 독일 펑크 밴드 ‘디 애어츠테’(Die Ärzte)가 1993년 발표한 곡 ‘슈라이 나흐 리베’(Schrei nach Liebe,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가 현재 독일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순위 최상위에 진입해 있으며 곧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곡은 지난 90년대 초 이민자들에 대한 독일 신나치주의자들의 폭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던 시기에 맞춰, 이들의 잔혹한 행동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곡의 제목인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는 당시 젊은 신나치주의자들이 사실상 관심과 사랑에 매우 목말라 있는 자들이며 이러한 결핍감을 외부인들에 대한 부당한 폭력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이 곡에서 디 애어츠테는 ‘당신들의 폭력은 사랑에 대한 조용한 울부짖음일 뿐이지. 오오, 멍청한 자들이여’라고 노래하며 신나치주의자들을 조롱, 비판하고 있다. 발매 된지 무려 22년이나 지난 낡은 록음악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킨 움직임을 시작한 것은 독일 오스나브뤼크 지역에 살고 있는 46세의 음악 교사 게르하르트 토게스다. 그는 이 운동을 펼친 것이 “이민자 차별에 맞서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캠페인이 시작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이번 곡은 올해 단일음원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소식을 접한 디 애어츠테 또한 음원 판매에 따른 수익 전액을 독일의 난민 구호 인권단체 ‘프로 아쥘’(Pro-Asyl)측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다른 반(反)나치 곡을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곡을 선택해준 만큼 기쁘게 지원 하겠다”며 “나치주의자(극우주의자) 여러분들은 (우리 곡이) 즐겁지 않은 여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당신은 누군가 안아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그래서 나치가 된 거야’라고 말하는 이 노래가 독일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독일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몰려드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총 80만 명의 이민자들을 수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에만 총 250번에 걸쳐 이민자 구호소에 대한 공격이 벌어졌으며 지난달에는 드레스덴 지역에서 새 이민자 캠프 설립에 반대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과격시위가 발생, 30여명의 경관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이민자 공격 비판’ 22년 전 노래…독일 ‘음원차트 재석권’

    ‘이민자 공격 비판’ 22년 전 노래…독일 ‘음원차트 재석권’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수용정책에도 불구하고 독일 내에서 극우주의자들에 의한 이민자 캠프 방화 범죄가 일어나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독일 국민들이 이를 성토할 목적으로 극우주의자 반대 메시지를 담은 22년 전 록 음악을 다시 음원 차트 최상위에 진입시키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9일(현지시간) 독일 펑크 밴드 ‘디 애어츠테’(Die Ärzte)가 1993년 발표한 곡 ‘슈라이 나흐 리베’(Schrei nach Liebe,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가 현재 독일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순위 최상위에 진입해 있으며 곧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곡은 지난 90년대 초 이민자들에 대한 독일 신나치주의자들의 폭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던 시기에 맞춰, 이들의 잔혹한 행동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곡의 제목인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는 당시 젊은 신나치주의자들이 사실상 관심과 사랑에 매우 목말라 있는 자들이며 이러한 결핍감을 외부인들에 대한 부당한 폭력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이 곡에서 디 애어츠테는 ‘당신들의 폭력은 사랑에 대한 조용한 울부짖음일 뿐이지. 오오, 멍청한 자들이여’라고 노래하며 신나치주의자들을 조롱, 비판하고 있다. 발매 된지 무려 22년이나 지난 낡은 록음악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킨 움직임을 시작한 것은 독일 오스나브뤼크 지역에 살고 있는 46세의 음악 교사 게르하르트 토게스다. 그는 이 운동을 펼친 것이 “이민자 차별에 맞서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캠페인이 시작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이번 곡은 올해 단일음원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소식을 접한 디 애어츠테 또한 음원 판매에 따른 수익 전액을 독일의 난민 구호 인권단체 ‘프로 아쥘’(Pro-Asyl)측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다른 반(反)나치 곡을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곡을 선택해준 만큼 기쁘게 지원 하겠다”며 “나치주의자(극우주의자) 여러분들은 (우리 곡이) 즐겁지 않은 여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당신은 누군가 안아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그래서 나치가 된 거야’라고 말하는 이 노래가 독일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독일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몰려드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총 80만 명의 이민자들을 수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에만 총 250번에 걸쳐 이민자 구호소에 대한 공격이 벌어졌으며 지난달에는 드레스덴 지역에서 새 이민자 캠프 설립에 반대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과격시위가 발생, 30여명의 경관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커버스토리] “판교는 IT 혁신 클러스터이자 全산업 시너지효과 가능한 곳”

    [커버스토리] “판교는 IT 혁신 클러스터이자 全산업 시너지효과 가능한 곳”

    “지난해 판교가 거둬들인 연간 매출이 70조원입니다. 삼성전자(205조원)의 규모에 상대는 안 되겠죠. 하지만 판교는 인재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곳입니다. 경제는 ‘휴먼 모빌리티’라는 점에서 임팩트는 삼성전자 못지않습니다.” 곽재원(61)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은 판교테크노밸리를 “세계의 유래 없는 정보기술(IT) 혁신 클러스터”라고 자부했다. 최근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집무실에서 만난 곽 원장은 “판교의 성공에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로센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 조이스 음수야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소장 등이 판교를 찾았다.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스콜코보 테크노파크에서는 곽 원장을 초청해 성공 비결에 대한 강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불과 10년 만에 형성돼 한 나라의 IT산업을 이끌어가는 판교의 성공 비결을 세계 각국이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곽 원장은 압축적인 클러스터 형성 뒤에 드러난 ‘통섭’과 ‘확장성’의 부족을 한계로 꼽았다. “판교에 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입니다. 각개전투에 바쁘다 보니 기업과 기업 간, 기업과 투자사 간에 통섭의 문화가 형성되지 않았죠. 또 문화를 창조하고 밖으로 뻗어가는 확장 역시 더뎠습니다.” 곽 원장이 구상하는 ‘넥스트 판교’는 실리콘밸리의 ‘차고(Garage) 창업’ 못지않은 성공 스토리가 꽃피는 곳이다. “판교는 이미 성공한 기업들을 입주시킨 곳입니다. 젊은 창업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구체적인 논리와 실적이 아직 없습니다. 그걸 ‘제2판교테크노밸리’에서 만들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벤처의 ‘선수’들이 모여 게임을 벌이는 곳”이라는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창업보육기관은 전국 곳곳에 구축돼 있습니다. 판교는 이 중 경쟁을 통해 살아 남은 프로들이 들어와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야 하는 곳입니다.” 또 곽 원장은 “창조와 창의는 스스로 가능한 것”이라면서 “‘제2판교’에서 정부는 최대한 관여를 덜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판교라는 신도시의 자생력이 필수다. 때문에 “전국의 끼가 있는 젊은이들이 모여 일과 여가, 생활을 모두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밑그림을 그리고 도시의 정주 기반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곽 원장은 판교가 “한국의 모든 산업이 모여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기도 전체가 제조업과 첨단산업 등 모든 산업이 집적된 지역입니다. 그중에서도 판교가 주도하는 IT는 모든 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 산업이죠. 판교가 가진 창조력을 다른 지역에 어떻게 전파할 것인지 구상해야 합니다.” 또 ‘한국형 클러스터’의 모델을 세계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의 드레스덴, 러시아의 스콜코보 등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한국의 클러스터 모델을 전파하고 우리도 외국의 모델을 배우며 협력 관계를 넓혀 나가려 합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韓中 정상회담] 리커창 “한국 김치 좋은 소식 주겠다”… 2000억 문화 펀드도

    [韓中 정상회담] 리커창 “한국 김치 좋은 소식 주겠다”… 2000억 문화 펀드도

    한·중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통관, 인증, 검역 등의 비관세 장벽도 없앤다. 또 애니메이션·TV드라마 등을 두 나라가 공동제작·배급해 세계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면담을 갖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경제협력 방안에 합의했다. 면담은 오후 4시 35분부터 40분간 동시통역으로 이뤄졌으며 박 대통령이 리 총리를 면담한 것은 취임 이후 4번째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한·중 FTA의 조기 발효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편 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각종 비관세 장벽 해소에 노력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한국 식품을 수입할 때 한국 공인검사기관의 검사 성적서를 인정하고, 국산 김치 수입 허용을 위한 행정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리 총리는 “(한국산) 김치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수입위생조건 발표 절차 진행을 가속화해 곧 좋은 소식을 주겠다”고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청와대는 중국 경제가 수출 중심의 고속성장에서 내수를 중시하는 ‘신창타이’(新常態) 시대로 전환되고 있고, 중국 소비 시장이 2020년에 10조 달러 규모까지 급성장할 전망인 만큼 FTA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리 총리는 “한·중 FTA는 양국 무역 관계의 큰 성과로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진정성을 갖고 문제를 풀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중 FTA는 지난 6월 1일 양국이 정식 서명했지만 아직 발효되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여당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한·중 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했지만 야당이 피해 대책을 만들기 위한 특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국회에 계류 중이다. 중국은 국무원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중 FTA가 연내에 발효되면 958개 품목의 관세가 즉시 사라진다. 정부는 한·중 FTA가 내년에 발효되면 대중 수출에서 13억 5000만 달러, 수입에서 13억 4000만 달러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번 면담에서 양국을 하나의 문화 시장으로 만들어 세계 시장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양국의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벤처투자와 중국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CDBC가 2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만들어 방송 콘텐츠 공동제작 및 온·오프라인 공동배급, 장관급 문화정책협의체를 신설하는 등의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지난해 ‘드레스덴 선언’(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에서 북한의 핵개발 포기 시 대북지원기구로 설립하겠다고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에 중국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동북아개발은행이 북한 외에도 중국의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등 동북아 개발에 특화함으로써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전역의 개발에 중점을 두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보완관계를 형성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연계 방안과 AIIB 출범 과정에서 두 나라 간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 등도 논의했다. 베이징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남북 8·25 합의] “5·24 조치 해제는 논의조차 안 돼 北 태도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될 듯”

    [남북 8·25 합의] “5·24 조치 해제는 논의조차 안 돼 北 태도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될 듯”

    남북한 ‘해빙 모드’가 조성되면서 경제협력 사업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지금은 ‘5·24 대북 제재 조치’로 개성공단을 빼고는 개점휴업 상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5일 “민간 분야에서 인도적 지원들이 먼저 이뤄지지 않겠느냐”면서 “정부가 나서기 위해서는 고위급 접촉을 통해 (경협의) 대상 범위를 정해야 하며 북핵과 관련된 것은 국제사회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이 본궤도에 오르기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좁다.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와 2008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북한의 사과가 첫 출발점이지, 우리 정부가 먼저 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5·24 대북 제재 조치와 관련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간 회담을 이른 시일 안에 개최해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경협 활성화 가능성을 열어 놨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경협 리스트는 이미 다 짜여져 있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가 핵심인 만큼 북한의 움직임을 보고 (경협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남북한 대화의 물꼬가 트인 만큼 민간 교류와 인도적 지원 사업은 예전과 달리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밝힌 ‘드레스덴 선언’(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에 따라 언제든지 인도적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산모와 유아에게 영양과 보건을 지원하는 ‘모자 패키지’ 사업과 북한의 농업·축산·산림을 함께 개발하는 복합농촌단지 조성,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비롯해 역사와 문화·예술, 스포츠 분야 교류 등은 북한의 의지에 따라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도 급하지만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보충도 인도적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며 “북한 어린이들은 지금 아프리카 기아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남북 8·25 합의] 洪의 ‘논리’… 달변으로 압박

    [남북 8·25 합의] 洪의 ‘논리’… 달변으로 압박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파트너로 고위급 접촉에 나선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남북협상의 ‘주연급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장관은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협상 카운터파트로 나섰다. 일흔셋의 나이로, 김일성 주석부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까지 북한 최고지도자 3대를 거친 노련한 ‘대남통’인 김 통전부장을 교수 출신의 젊은 장관이 상대한 것. 홍 장관의 나이는 51세로 김 통전부장과는 스무 살 넘게 차이가 난다. 홍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북한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의 부당성과 사과, 재발방지 대책을 논리정연하게, 때로는 압박하는 목소리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제정치 학자인 홍 장관은 ‘기존의 통일전문가’들과는 다른 시각과 안목으로 북한 정책을 구상해 왔으며, 이번 협상에서도 그런 특성이 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홍 장관이 무난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박근혜 정부의 통일 분야 ‘브레인’으로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 등을 총괄해 온 배경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또 홍 장관은 스스로를 매파도, 비둘기파도 아닌 ‘올빼미파’라고 규정하듯이 대립보다는 가급적 대화를 통한 균형을 추구하는 스타일이어서 북측에서도 거부감이 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초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의 ‘통일대박론’이나 3월 ‘드레스덴 구상’ 발표 때 중추적 역할을 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기획한 통일준비위원회가 성공적으로 출범한 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박 대통령의 깊은 신임을 얻게 됐다. 그런 배경에서 지난 2월 1급인 통일비서관에서 통일부 장관으로 전격 발탁돼 주목받았다. 차관급도 거치지 않은 파격 인사로 일부 불안한 시선도 있었지만, 이번 고위급 접촉을 통해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의 성과가 김 실장의 ‘뚝심’과 홍 장관의 ‘달변’ 및 ‘논리’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홍 장관은 이날 새벽 협상을 타결 지은 뒤 오래 쉴 틈도 없이 충남 천안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했다. 이어 서울 여의도로 올라와 새정치민주연합 당 지도부와 면담을 갖는 등 ‘무박 4일’의 마라톤 협상 이후에도 쉴 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남북관계 최대 분수령…박근혜 정부 남북 관계 주요 일지

    남북관계 최대 분수령…박근혜 정부 남북 관계 주요 일지

    최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22일 오후 6시 30분쯤부터 남북 고위급 회담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를 만나 회담을 나누고 있다. 이같은 구성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회담의 성격과 주제도 이전과는 다를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남북의 고위급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군사적 도발이나 확성기 방송 외에도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회담 내용에 따라 남북간 갈등 상황이 더욱 고조될 것인지, 대화국면으로 전환될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남북 관계의 주요 사항들을 정리해봤다. ■ 2013년 ▲ 2.25 = 박근혜 대통령 취임 ▲ 3.8 = 北,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판문점 연락 채널 단절 선언 ▲ 4.8 = 北,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가동 중단 ▲ 7.10 = 北,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이산가족상봉 실무회담 제의 ▲ 9.16 = 개성공단 재가동 ■ 2014년 ▲ 1.1 = 北 김정은, 신년사 발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 촉구 ▲ 1.6 = 박근혜 대통령 “통일은 대박” 기자회견…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제안 ▲ 1.16 = 北 국방위 ‘중대제안’ 발표, 상호 비방중상·군사적대행위 중단 제의 ▲ 2.12 = 남북고위급접촉 개최…이산가족 상봉·비방중상 중단 등 협의 ▲ 2.20∼25 =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 ▲ 3.28 = 박 대통령, 독일 드레스덴에서 평화통일기반 구축 위한 3대 제안발표 ▲ 4.12 = 北 국방위 대변인 담화, 드레스덴 선언 비난 ▲ 7.7 = 北, 인천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 발표 ▲ 8.11 = 정부, 2차 남북고위급접촉 개최 제의 ▲ 8.28 = 北, 인천 아시안게임 응원단 불참 입장 표명 ▲ 9.11 =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북한 선발대 도착 ▲ 9.24 = 박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인권 문제 제기 ▲ 10.4 =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계기 北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방남 ▲ 10.15 = 南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北 김영철 정찰총국장 군사당국자 접촉 ▲ 12.29 = 류길재 통일부 장관, 북측에 통일준비위원회 회담 제의 ■ 2015년 ▲ 2.24 = 북, 개성공단 최저임금 5.18% 인상 일방 통보 ▲ 4.2 = 정부, 개성공단 임금동결 공문 입주기업에 발송 ▲ 4.27 = 정부, 5·24 조치 이후 첫 대북 비료지원 승인 ▲ 5.1 = 정부, 민간·지자체 남북 교류 활성화 방안 발표 ▲ 5.22 = 남북, 개성공단 임금 관련 확인서 문안 합의 ▲ 7.16 = 6차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임금 협의 불발 ▲ 8.4 = 북한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 사건 발생 ▲ 8.5 = 南, 이산가족 상봉·금강산 관광 등 논의 고위급 회담 제안…北, 관련 서한 수령 거부 ▲8.18 =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개성공단 최저임금 5% 인상 합의 ▲ 8.20 = 경기도 연천서 北 서부전선 포격도발 사건 발생 ▲ 8.22 =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판문점 접촉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 시장경제화 대세… 한민족 평화 공존 적극 모색해야”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北 시장경제화 대세… 한민족 평화 공존 적극 모색해야”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서울&평양, 지난 1월부터 게재된 서울&평양 경제리포트 기획이 이달 말을 끝으로 긴 연재를 마친다. 그동안 연재를 맡았던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느꼈던 소회를 밝히고 뒷얘기도 풀어낸다. 북한이 발표하는 정확한 통계가 없어 추정치만을 갖고 외환보유고를 산정한다는 말에 낙담하기도 했다. 250만명이 넘는 북한 주민이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외부와 소통한다는 소식에 북한이 더이상 고립해서 살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후 관광지 개발과 경제특구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한다는 시도도 알게 됐다. ●남북 자원협력 후퇴 실감… 北 희토류 일부 과장도 밝혀 현재 북한 내에서 어떤 비즈니스와 투자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다뤄 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서울&평양 경제리포트가 마무리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시리즈 시작 전 고민했던 것은 북한 경제·산업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만큼 기사가 구름잡는 내용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다만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판단에 기초해 경제 관련 기사를 다루는 것이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그렇게 시작한 기획기사의 첫 회로 북한의 희토류가 선정됐다. 사실 북한의 희토류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만큼이나 많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6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 묻혀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지만 취재 과정에서 일부 과장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북한 전역에 있는 지하자원 개발을 다룬 1월 17일자 ‘북 자원매장 현황과 상생의 길’ 편에서는 한때 활발했던 남북 간 자원협력이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얼마나 후퇴했는지를 조명했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경우 파주와 철원, 고성 등에 새로운 산업단지를 조성해 윈·윈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놓기도 했다. 북한의 외환보유고 얘기를 다룬 4월 11일자 ‘북 중앙은행 외환수급 기능 사실상 붕괴’ 기사도 인상에 남았다. 한국은행조차도 북한 외환보유고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어 취재가 매우 힘들었다. 최근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북한 화폐 대신 달러화나 중국 위안화로 거래된다는 소식을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은 더 커져만 갔다. 북한의 휴대전화 사용 실태(3월 21일자)와 경제개발구 문제를 다룬 기사(7월 4일자) 역시 관심을 끌었다. 특유의 폐쇄성에도 불구하고 250만명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북한이 외부와 단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후 외화 유치를 위해 관광산업증진과 경제개발구 건설에 매진하려는 모습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이 어떻게 해서든지 이를 탈출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으로 볼 수 있었다. 이번 연재를 통해 하루빨리 북한이 핵과 경제개발을 함께하는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정부도 좀 더 유연한 대북정책을 통해 한민족이 평화롭게 공존, 번영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전문가 그룹·탈북자 중심 취재… 설에 휘둘리지 않고 진중한 분석·판단 노력 지난해 9월 서울&평양 리포트 연재를 시작할 때는 경색된 남북 관계가 조금이나마 풀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정부가 연초부터 ‘통일 대박론’과 ‘드레스덴 선언’으로 대표되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10월 초에는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등 고위급 대표단이 방문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북한 경제가 앞으로 남북한 상생을 촉진할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북한의 경제 개혁과 개방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서울&평양 리포트를 서울&평양 ‘경제’ 리포트로 개편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북 전단 살포를 비롯해 남북 관계에 장애가 되는 수많은 난관이 있었고, 지금도 남북 관계는 대립과 갈등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연재는 그동안 탈북자와 전문가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의 광물자원, 농업, 수산업, 장마당에서부터 통일 시대를 내다본 시베리아 횡단열차, 한·일 해저터널의 가능성까지 다양한 주제를 망라했다. 취재 과정은 북한이라는 제한된 취재원과 한정된 정보를 두고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렸는지를 자문자답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이 시점에서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지 못하는 선구안으로 안타를 칠 수 없듯이 떴다방 식의 북한 보도로는 통일에 다가가기 어렵다”고 한 한 선배의 말씀이 떠올랐다. 난무하는 북한 관련 설에 휘둘리기보다 진중한 분석과 판단을 제시하고자 했으나 정부가 대북 정보를 독식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탈북자들의 진술과 소위 ‘북한 전문가 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처럼 지속적 경제 개혁은 추진하지 않았지만, 북한 사회의 시장화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이다. 생산수단의 사유화를 공식 인정하진 않더라도 ‘장마당에는 고양이뿔 빼고 다 있다’는 우스갯소리는 북한 주민의 ‘비공식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정은 시대로 접어든 북한은 국산화와 관광산업을 강조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남북한 교역이 중단된 현 시점에서, 북한이 대중국 의존도를 줄이게 하려면 남북 관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는 결국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사과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남북한 모두에게 풀기 어려운 과제다. 이를 위해 남북한 당국은 끊임없이 ‘솔로몬의 지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北 자력 갱생 가능성 낮아… 남북 협력으로 경제 부흥시켜야 올 1월 서울신문 정치부 외교안보팀은 ‘산업계의 다이아몬드’인 희토류와 관련된 북한 자원 기획기사를 시작으로 산업, 시장, 물류, 인력, 금융 등 북한 경제 전반을 조명했다. 북한 지하경제, 무역, 소비시장 등 다양한 시각으로 작성된 논문, 기사, 관련 정보, 탈북자의 증언, 전문가의 진단 등을 취합해 재구성했다. 또 다가올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고 이에 따른 경제 공동체 실현과 사회 통합에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1년 가까운 기간 동안 서울&평양 기사를 작성하며 주제와 이야기가 강한 ‘가독성’있는 기사를 만들고자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전반에 확장된 ‘시장’을 주제로 한 기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하경제’로 인식되기도 하는 ‘시장’은 북한 사회 전반에 걸쳐 양성화가 상당히 진척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을 경험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기사의 ‘현장감’을 살리고 실제 발생했던 사례·사건을 객관적으로 담으려고 애썼다. 일부 북한 관련 기사들은 취재와 확인을 거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뒤늦게 발견된 경우도 있다. 특히 북한 희토류와 관련된 취재 중 국제 사모펀드로 알려진 ‘SRE 미네랄스’와 북한과 호주의 합작회사인 ‘퍼시픽 센추리’가 유령회사란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정보당국은 이 두 회사가 약 3년 동안 ‘휴면’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서 국제 자본시장으로부터 어떤 자금도 조달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추가로 확인됐다. 북한의 일방적인 주장과 발표로 희토류의 매장량과 개발 계획이 ‘뻥튀기’ 됐다는 것이 취재 후 내린 결론이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한 세계 어느 국가로부터 자본 조달이나 개발 협력은 어렵다. 러시아와의 협력도 제자리걸음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울&평양 경제리포트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은 북한 경제가 자체적으로 소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북한이 자력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는 수많은 이유가 존재하고 있다. 오히려 남북이 협력해 경제를 부흥시킬 방법이 더 많이 보였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체제 선전, 김일성·김정일 부자 우상화, 핵·미사일 개발 등 비경제적인 분야에만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북한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독일 서방’ 힐버트 부시장, 드레스덴 시장 당선

    ‘독일 서방’ 힐버트 부시장, 드레스덴 시장 당선

    한국인 여성 성악가와 결혼한 독일 드레스덴 부시장이 시장에 당선됐다. 드레스덴시 정부에 따르면 자유민주당(FDP) 소속 디르크 힐버트(44) 부시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실시된 시장 결선에서 54.2%를 획득해 44.0%에 그친 사회민주당(SPD)의 에바 마리아 슈탕게 후보를 누르고 시장에 선출됐다. 힐버트 부시장은 1차 투표에서 32.0%를 득표해 36.0% 지지의 슈탕게 후보에 뒤졌지만, 과반 특표자가 없어 실시된 2차 결선투표에서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인구 54만 명의 드레스덴은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브란덴부르크주 바로 아래 있는 작센주 주도로 통독 후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옛 동독의 도시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28일 이곳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담은 대북 원칙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해 널리 알려졌다. 드레스덴 출신인 힐버트 신임 시장은 부인 덕분에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 ‘한국통’으로 통한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교류협정을 체결한 대전시를 방문하기도 한 그는 명함 뒷면에 이름을 한글로 새겨 다닐 정도다. 드레스덴이 한국의 대도시와 대학, 연구기관 등과 교류 협약을 맺으며 한국과의 접촉이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드레스덴 공대를 졸업하고 민간에서 일하다가 2001년부터 경제담당 부시장을 맡아 드레스덴의 경제 발전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2008년 7월 한국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지금의 부인(수연 힐버트)을 만나 그해 결혼에 골인했다. 그는 “드레스덴을 이민자와 난민의 통합과 고용의 모범도시로 만들고 싶다”며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우리 결혼의 기초이며, 이것은 도시공동체에도 상징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클래식·재즈 선율에 녹여낸 우리 동요

    클래식·재즈 선율에 녹여낸 우리 동요

    30년 가까이 외국에서 살아온 피아니스트 박종화(40)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특별한 여정에 나섰다.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아 있는 동요를 끄집어내 피아노 선율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는 ‘엄마야 누나야’ ‘꽃밭에서’ 등 친숙한 동요 11곡을 추려 피아노 솔로 연주곡으로 재탄생시킨 앨범 ‘누나야’(NUNAYA)를 최근 발표했다. 2007년 서울대 음대 교수로 부임하기 전까지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세계 각국을 누볐다. 부산에서 태어나 5세 때 도쿄 음악대학 영재학교에 입학했고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마드리드 소피아 왕립 음악원, 뮌헨 음대를 거쳤다. 2005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5위 및 최우수 연주자상을 거머쥐는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보스턴 심포니, 드레스덴 심포니 등과 협연했다. “2007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고민이 많아졌어요. 이 시대 한국에서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의미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죠.” 그러던 그는 2년 전 두 살 배기 딸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다 우연히 동요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버튼을 누르면 동요가 나오는 책에서 들려온 ‘고향의 봄’이 귓가를 스친 것이다. “어릴 때 아버지가 집에 있는 피아노로 종종 쳐 주시던 곡이었어요. 그때부터 마치 지푸라기를 잡듯 제 뿌리를 찾으려 동요를 탐구하게 됐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고향의 봄’ ‘산토끼’ ‘섬집 아기’ 등 1900년대 동요와 ‘아리랑’ ‘새야 새야 파랑새야’ 등 민요가 실렸다. “이 시기의 동요는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당시의 시대정신과 감성을 담고 있어요. 노래를 통해 우리의 근현대 역사를 돌아볼 수 있죠.” 그중 ‘엄마야 누나야’를 타이틀곡으로 낙점했다. 평화를 꿈꾸는 김소월의 시가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이다. ‘섬집 아기’를 작곡한 이흥렬 선생의 아들인 작곡가 이영조를 비롯해 나실인, 김준성이 편곡한 동요들은 누구나 익히 아는 단순한 멜로디를 다채롭게 변주하며 풍성한 선율로 탈바꿈했다. 바흐의 대위법과 재즈의 화성 등 다양한 요소를 녹여 넣었다. “극적인 효과를 주려고 하기보다 동요에 담긴 역사적 상징과 개개인의 추억을 표현해 내려 했어요. 소리 자체와 소리의 사이사이, 그 소리가 합쳐져서 울림이 됐을 때 청중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에 신경썼습니다.” 그는 ‘누나야’를 시작으로 클래식 음악 프로젝트 ‘사운드트랙 오브 유어 라이프’를 시작한다. 유명한 클래식 고전들을 해석하는 연주자를 넘어 스스로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로서의 발걸음이다. “서구 연주자들이 자국의 곡을 연주하듯 한국의 연주자들도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레퍼토리가 필요해요. 이런 작업들이 동시대 예술가들에게 물음을 던져 주고 후배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9월부터 음반발매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에 나선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먹는 거 처음 봐요?” 썩소 짓는 아기 수달

    “먹는 거 처음 봐요?” 썩소 짓는 아기 수달

    아직 어린 수달 한 마리가 마치 사진사를 향해 ‘썩은 미소’를 날리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보기 드문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DPA통신 소속 사진가 아르노 더기가 이날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 있는 한 동물원에서 새끼 수달 한 마리가 미트볼(완자)을 먹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사진 속 수달은 가장 작은 종인 작은발톱수달(학명 Aonyx cinerea)로, 최근 ‘푸시’라는 암컷으로부터 태어난 세 마리 새끼 중 한 마리다. 이들 수달은 최근 굴에서 나와 우리 주변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작은발톱수달은 원래 중국 남부, 인도, 수마트라, 보르네오 섬 등 동남아시아에서 서식하며 다 자라면 꼬리까지 몸길이가 70~100cm, 몸무게는 1~5.4kg 정도 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레드 리스트)에서 취약(VU)종으로 분류된다. 한편 국내에 서식하는 수달은 유라시안 수달(학명 Lutra lutra)로 꼬리까지 몸길이가 104~130cm, 몸무게는 5.8~10kg까지 나간다. 한국 수달 역시 IUCN 레드 리스트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천연기념물인 한국 수달은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찰칵] ‘먹는 거 처음 봐요?’ 썩소 짓는 아기 수달

    [찰칵] ‘먹는 거 처음 봐요?’ 썩소 짓는 아기 수달

    아직 어린 수달 한 마리가 마치 사진사를 향해 ‘썩은 미소’를 날리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보기 드문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독일 DPA통신 소속 사진가 아르노 더기가 이날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 있는 한 동물원에서 새끼 수달 한 마리가 미트볼(완자)을 먹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사진 속 수달은 가장 작은 종인 작은발톱수달(학명 Aonyx cinerea)로, 최근 ‘푸시’라는 암컷으로부터 태어난 세 마리 새끼 중 한 마리다. 이들 수달은 최근 굴에서 나와 우리 주변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작은발톱수달은 원래 중국 남부, 인도, 수마트라, 보르네오 섬 등 동남아시아에서 서식하며 다 자라면 꼬리까지 몸길이가 70~100cm, 몸무게는 1~5.4kg 정도 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레드 리스트)에서 취약(VU)종으로 분류된다. 한편 국내에 서식하는 수달은 유라시안 수달(학명 Lutra lutra)로 꼬리까지 몸길이가 104~130cm, 몸무게는 5.8~10kg까지 나간다. 한국 수달 역시 IUCN 레드 리스트에서 취약종으로 분류된다. 천연기념물인 한국 수달은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6 ·15 넘는 합의 이끌 ‘통 큰 접근’ 필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5년 전인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통일 문제의 자주적 해결,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조속 해결, 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의 교류·협력 활성화, 당국 간 대화 개최 등 5개항을 담은 ‘6·15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후 남북은 장관급 회담을 포함해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조성 및 금강산 관광 등 각종 교류·협력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2007년 10월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등 남북 교류가 계속됐다. 하지만 퍼 주기 논란 속에 2002년 6월에 발생한 제2연평해전과 2002년 10월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으로 불거진 2차 북핵 위기, 2005년 2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으로 이어지면서 6·15 공동선언으로 대표되는 대북 포용 정책에 대한 비판도 계속됐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3000’으로 대표되는 ‘선 핵 폐기’ 원칙을 내세우며 포용 정책을 대폭 수정했다. 북한은 강력 반발했다. 2009년 2월 2차 핵실험에 이어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에 따른 5·24 조치로 남북 간에는 긴장감만 감돌았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보다 다소 유연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앞세워 ‘드레스덴 선언’과 ‘통일 대박론’ 구상을 내놓았지만 실질적인 남북 관계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해 5·24 조치 이후 처음으로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 지원을 승인(4월 27일)하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남북 교류를 폭넓게 허용하는 등 화해의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 올해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기념하는 민간 차원의 남북 공동행사가 2008년 이후 7년 만에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무산됐다. 정부는 어떻게든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의 반응을 냉담하기만 하다. 통일부는 14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남북 관계가 아직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6·15 공동선언을 이행할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당국 간 대화에 지체 없이 호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오히려 5·24 조치를 포함한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6·15 공동선언을 뛰어넘는 새로운 선언을 정부가 도출하겠다는 각오로 통 크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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