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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연두회견/ 모두발언·일문일답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내외신연두기자 회견을 갖고 부정부패 척결,양대선거 공정관리,경제 활성화 방안 등 국정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다음은 이날 회견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요지. ■모두발언. 국정운영 방향은 ‘4대과제’와 ‘4대행사’로 요약된다. ‘4대 과제’는 ▲경제의 경쟁력 향상 ▲중산층·서민생활향상 ▲부정부패 척결 ▲남북관계 개선 등이다.‘4대 행사’는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지자체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역사상 가장 공정하게 실시하는 것이다. 한국이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발전하기 위한청사진과 전략을 금년 상반기 안에 마련하겠다. 남북간 평화가 있어야 국정의 성공이 있다.남북간 실천과제인 경의선 복원,개성공단 건설,금강산 육로관광,이산가족 상봉,군사적 신뢰와 긴장완화 등 5대 핵심과제가 차질없이 실천되도록 노력할 것이다.주한미군은 우리의 안보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서 매우 필요하다. 서민층·중산층 생활개선을 위해 직접 챙기겠다.물가를 3% 내외로 안정시키고 실업률도 3% 수준으로 정착시키겠다. 30만 청년실업자를 위한 예산도 이미 책정돼 있다.양대선거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공정선거가 되도록 책임지겠다. 지연·학연·친소를 배제한 공정한 인사를 강화하겠다. 남은 임기동안 약속한 대로 정치와 선거에 일체 개입하지않겠다.오직 ‘경제살리기’와 ‘월드컵 성공’ 등 국정을 성공시키는 데만 전념할 것이다.다음 정부에서 더 큰발전을 할 수 있도록 튼튼한 기반을 닦아 넘겨주고자 한다. 국운융성의 2002년을 열어 나가자. ■일문일답. ▶ 부패척결·개각·인사. ●일부 공직자의 비리가 계속되고 있다.공직기강을 위해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검찰총장 사표 수리시기와 복안을 말해달라. 중요한 비리사건을 전담하면서 독립적으로운영되는 특별수사검찰청을 만들겠다.사정관계 책임자를소집,1년동안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결심으로 일체의 부패에 대해 가차없이 척결하는 대책을 세우겠다.검찰총장 사표는 수리하겠다.후임은 곧 임명하겠다. ●개각의 시기나 성격,방향 등에 대해 복안이있는지.이자리에 있는 총리와 경제팀도 바꾼다는 말이 있다. 당사자들을 앞에 놓고 얘기하면 나오던 말도 도로 들어가는 것아닌가(웃음).여러분이 쓴 글도 보고,금년들어 각계의 의견도 수용하고 있다.솔직히 말해 작년 말부터 하루도 쉬지않고 터지는 무슨무슨 게이트 때문에 그런 문제에 대해차분히 생각을 못했다.그러는 가운데 각 분야의 전문가 10여명씩 모시고 한분 한분 의견을 듣고 있다.심사숙고하고있다.현재 어떠한 계획도 수립된 바 없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들까지 대통령의 인사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그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인사정책은 참 어렵다.인사를 다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해 놓고보니 잘 안된 것도 있었다.그러나 정치적 색채나 지연·학연을 배제하려고 애써 왔다.불만족스런 면이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큰 진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인사위원회의구체적·과학적 통계에도 나타나 있다.현재에 만족하거나변명하지 않고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인사문제를 개선하겠다. ▶ 경제. ●주가가 700선을 돌파하는등 경기 회복조짐이 나타나고있다.세계·국내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다.대체적으로 미국경제가 1·4분기에 바닥을 치고,2·4분기부터 상승국면으로 들어간다고 한다.그러면 EU도 좋아질 것이다.우리에게 바람직한 변수는 중국의 WTO가입이다.중국의 큰 시장이 열리면 세계각국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걸로 본다.금년 전반기까지 세계경제는 바닥을 치고 성장의 방향으로 키를 돌려 하반기부터는 급격한 성장을 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V자형이될지 U자형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V자형을 바란다.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으면 금년에 4% 성장을,세계경제가 조금 더 좋아지면 잠재성장률인 5%까지도 가능하다. 물가는 3%대로 묶고,청년 실업률이 배 이상 높지만 실업률도 안정된 추세로 나갈 전망이다. ●물가와 주택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정책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묘책이 있는지. 서민과 중산층에 대해 사회적 측면에서는 건강·산재·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보험이 세계적 수준으로완비돼 있다.건강보험에 문제가 있지만 제자리를 찾도록 할 것이다.세계적으로 예가 없는 국민기초생활법을 만들어 금년에 155만명이 혜택을 보는데 4인 가족 월 99만원씩을 받게 된다.최소한도의 생계가 보장된다. 주택보급률은 금년에 100%가 된다.그러나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고,100%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반드시 집을 가지는것은 아니다.주택을 구입하거나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70%까지 장기 저리로 지원해서 내집 마련을 도와주고있다.민생안정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인 소비자물가3%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또 실업률도 청년 실업률이 높다. 일반 실업률이 3.4%인데 청년실업률이 거의 8%다.5,000억원을 가지고 30만명의 청년 실업에 대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150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그 공과에 대해 말해달라. (진념 부총리) 공적자금 150조원 투입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관련된 보도로 국민들이 걱정하고 분노했다.그러나 공적자금은 기업에 직접 돈을 주는것이 아니고,수십년 동안의 기업 부실과 관치금융으로 생긴부실을 메움으로써 금융기관이 제역할을 하도록 하기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지난 4년동안 152조원이 투입됐지만 우리 은행들은 IMF 사태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흑자를실현했다.전체 흑자는 14조8,000억원인데 부실이 예상되는 기업에 대한 충당금을 5조원 이상 쌓고도 5조2,000억원의 이익을 냈다.그만큼 우리 금융기관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얘기다.앞으로는 추가 공적자금 투입없이은행이 기업의 구조조정을 책임지고 해나갈 수 있는 힘을비축하고 있다.정부는 살릴 수 있는 기업은 살리고,기업·금융기관에 부실을 제공한 사람에 대해선 철저히 책임을묻겠다. (대통령)공적자금 보도 과정에서 국민이 오해할 염려가있는 것이 있었다.152조원의 공적자금은 현 정부의 경제운영 과정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정권에서 은행이부실해져 ‘펑크’가 나게 되니까 현 정부가 뒷수습을 한것이다.아직 끝난 문제는 아니나 공적자금 투입 결과로 우리 금융이 건전 금융으로 돌아섰고,은행 신용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외평채 금리가 중국보다 훨씬 낮다. ▶월드컵. ●월드컵이 137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붐이 일지 않고,숙박·교통·관광 등의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를 방안은 무엇인가. 월드컵은 1세기에한번 있을까 말까 한 국운융성의 계기이다.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지금까지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한 예로 10개 도시 주민의 66%가 자기지역의 월드컵 준비상황에 만족한다고 한다.4개월반이 남았으니까 충실히 준비하면 잘 될 것이다.일본과 공동 개최하니까 일본도 잘 해야 하지만 우리도 잘 해야 한다.경쟁적 입장이 아니라 공동으로 성공하기 위해 양측이 모두 성공해야 한다.경기장 등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다 잘진전되고 있다.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우선 테러를 막아야 한다.전 세계가 월드컵이 안전하게 주최될 것인가에 관심이 있다.또 우리 월드컵 팀이 이번만은 좋은 성적을 올려서 국민 사기를 올렸으면 좋겠다. ▶ 대외·남북 관계. ●북·미관계가 오랫동안 정체상태에 빠져 있다.금년도 북·미,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은. 지금 그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한 전망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북·미, 남북관계는 서로 함수관계에 있고,한쪽이 잘 돼야 다른 쪽이 잘 되는 것이다.내가 아는 것은 부시 정부가 언제 어디서나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방침이 확실하다는 것이다.북한도미국과의 대화를 열망하고 있다.다만 계기를 잡지 못하고있다.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북한은 테러를 막는,두 가지 중요한 조약에 가입했다.상황은변하고 있다.금년에 북·미간에 어떤 대화의 진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이것은 우리의 국익과도 관계가 있다. ●북·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조치는 무엇인가.부시 대통령 방한때 이러한 조치와 관련,어떤 대화를 나눌 예정인가. 부시 대통령은 작년 6월 이래 언제 어니서나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얘기하고있다.작년 10월 상하이에서도 그렇게 말했다.미국이 대화를 하겠다고 하니 북한도 무조건 대화에 나서는 것이 좋겠다.나가서 얘기해야 한다.북한에 대화를 권하고 있다.미국은 북한과 대화하기로 한 이상,북한의 체면을 세워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오는 2월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상의하겠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임기 내 답방을 성사시키기 위한구체적 방안을 말해 달라.또 통일안보팀에 대한 개편의사는. 김 위원장의 답방에 대해서는 확실한 말을 할 수 없다. 문서상으로는 확실히 돼 있지만,여러분이나 내가 다 아는대로 불투명하다.안보팀 문제에 대해서는 그런 의견도 참고해서 대처하겠다. ●작년 말 일본 천황이 고대 황실과 백제 왕가 사이에 좋은 관계가 있다고 언급했다.어떻게 생각하나.천황의 월드컵 개막식 참여 및 중단된 일본문화 개방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작년에 일본 고이즈미 총리와 3번 만나 7개 사항을합의했다.천황의 말씀은 바른 인식을 표시하신 것이 아닌가 한다.한국방문은 일본이 먼저 결정할 문제다.일본이 결정하면 우리는 이것을 존중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본 문화개방은 신사참배라든가 교과서 문제 등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다.교과서·신사참배·꽁치어업·돼지고기·비자 연장·항공편 증편 등7개항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와 합의한 바 있다.며칠 전 고이즈미 총리도 전화로 7가지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고 했다.이 문제들이 해결되면 문화개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순리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계기로 한·중관계를 획기적으로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이 있는지. 한·중은 이제 전면적 동반자 관계에 들어갔다.수천년 왕래했고,문화교류는 오늘도빈번히 행해지고 있다.중국은 우리 교역의 3번째,투자의2번째 상대인 중요한 나라다.중국의 WTO 가입에 따라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중국과 한편으로는 경쟁,한편으로는 협력할 것이다.우리 시장도 열어 동북아의 평화,공동 유대,인적교류 등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협력할 것이다.재작년주룽지 총리가 와서 상호 협력 관계를 격상시켰다.이번에장쩌민 주석이 와서 한·중관계를 굳건히 다지기를 바라고있다. ▶ 정치·교육. ●야당이 요구하는 대통령의 당적 이탈과 선거 중립 내각구성에 대한 복안은. 이회창·김종필 총재를 만날 용의는있나. 당적 이탈 계획은 없다.나는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다.나를 뽑은 사람은 민주당을 보고 뽑은 것이다.나는민주당을 근본 뿌리부터 같이해 온 사람이다.총재는 그만뒀지만 애정이 깊다.당적을 버릴 계획도 이유도 없다.총재를 그만뒀고,야당도 그렇게만 하면 도와주겠다고 한 바 있다.더 이상 논의할 필요는 없다.야당 총재는 언제나 만날용의가 있다.여당 총재직을 떠나 자유로운 입장이므로 누구나 만나 좋은 말씀을 듣고자 한다. ●6월 지자체 선거 조기 실시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 지자체 선거 조기 실시는 여야가 정할 문제다.개입하지 않겠다. ●강남에서는 과열과외 때문에 시끄럽고,작년 수능시험이어렵게 출제돼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스럽다.교육문제에대한 생각을 말해달라. 금년 입시를 치른 학생들에게 미안한 것은,정부가 자기 전공을 잘 하면 대학을 가는데 지장이 없게 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다.출제한 분들이 좀 더 깊이 생각하고 했으면 좋았을텐데….교육 사업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진행하고 있다.학급당 학생 수는 OECD 수준으로 올린다.중학교도 사상 처음으로 의무교육이 올해시작된다.BK21을 통해 대학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강화시킬 것이다.대학이 독자적으로 세계수준으로 가게 될 것이다.21세기 지식기반 시대의 근본은교육이다.교육이 잘 돼야 지식기반 경제가 잘된다.정부는교육을 반드시 살려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이해해 달라.현장의 교사,학부모도 정부가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협조해 달라. 정리 전영우 기자 anselmus@
  • [사설] ‘한겨울 이질’ 속수무책인가

    한겨울에 세균성 이질이 극성이다.고열과 구토 그리고 설사를 동반하는 이질이 지난 8일 처음 발생한 이래 날로 기승을 부려 감염자는 어느새 327명에 달했다.이질의 전형적인 증세인 설사 환자도 1,100명을 훌쩍 넘어섰다.서울의한 외식 업체가 이질 세균에 오염된 김밥을 버젓이 시판할 수 있었던 것도 문제지만 뒷수습에 나선 방역 행정 또한허점투성이였다. 보건 당국은 첫 감염원을 규명하는 한편 방역 역량을 총동원해 2차,3차 감염을 차단해야 했다.그러나 모두 실패했다.13일 29명이었던 새로운 이질 환자는 14일 46명,15일 45명 늘었고 16일에도 39명으로 좀처럼 줄지 않는다.의사 이질 환자나 설사 환자는 하루에 100여명씩 불어났다.이질 발생 지역도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그리고 부산에서광주로,강원도로 확산되었다.전국을 때아닌 이질 공포로몰아넣은 것이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보건 당국은 이질의 진원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문제의 외식 업체 직원 3명이 이질 환자라는 결론에 머물렀다.이질이 서울에서 처음 발병하고나흘이 지나서야 ‘진짜 감염원’ 찾기에 나섰다.뒤늦게문제의 외식 업체를 경찰에 고발해 지하수의 적합성 여부와 제조 과정 등을 점검하고 있다.그 동안 관계 당국은 설사 환자의 신고나 받고 국민들에게 손이나 깨끗이 씻고 물을 끓여 먹어야 한다고 목소리만 높였다. 세균성 이질은 제1군 법정 전염병이다.콜레라나 페스트처럼 치명적이고 전염력도 강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초기 대응부터 너무 안이했다.한겨울이라는 점 때문에 방심한 것 같다.전국에 이질 비상령이 내려 졌는데도 집단급식을 하고 있는 학교에서 집단 식중독이 잇따랐다.관계당국들은 변명에 앞서 자성해야 한다.그리고 분발할 것을강력 촉구한다.
  • [씨줄날줄] 이상향

    요즘 대우자동차 부평 공장이 일손을 놓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시장은 전례없는 호황이라는데 일감이 없다는 것이다.판매망이 붕괴돼 자동차를 팔지 못하기 때문이다.그룹의 부도가 원인이었다.그러나 뒷수습도 어처구니 없었다. 미국 GM사에 경영권을 넘기며 돈은 돈대로 못 받으면서 시간만 2년 가까이 허비했다.최악의 경우에 대비한 필요 조건도 준비하지 않고서 충분 조건만 고집하다 무조건 항복한 셈이 됐다. 협상 전략이나 역량도 부족했지만 대우차 노조를 비롯한일부의 현실을 무시한 ‘자기 주장’이 빚은 자업자득이었다.그리고 그대로 근로자의 멍에로 되돌아왔다.회사를 살릴 시간을 ‘투쟁’으로 흘려 보내는 사이 경영은 최악으로 치달았다.지난 2월만 해도 7,000명에 이르던 근로자들이 하나 둘 떠나고 이제는 4,000명 남짓 남았다고 한다.‘매각 반대’를 외치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고 응원하던사람들은 본래의 방관자로 돌아갔다. 수능이 끝나며 ‘이해찬 1세대’ 파문이 일고 있다.수험생들이 고교에 입학한 1999년부터 학습 동기를 유발하는수업을 부르짖더니 이번엔 너무 어려운 수능문제로 학습의욕을 앗아 가 버렸다는 것이다.따뜻한 인성을 강조했지만 시험은 싸늘한 지성을 측정하는 문안이었다.학생 위주의 학습이 효율적이고 인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누군들 모르나. 사실 보통 사람들은 대우자동차 노조의 요구를 무리하다고 생각했다.‘매각 반대’를 들고 나올 땐 걱정이 앞섰다.그러나 현실을 직시하라는 충고는 강경·원칙론에 그대로 묻혔다.학교의 수업 방식 혁신에 대한 반발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시도야 좋지만 교육 현장의 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다.현실 안주의 핑계로 치부되면서그대로 묵살됐다.실현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은 이상은 함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 희생이 너무 컸고,파장도 길었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자세는 당연히 배격되어야 한다.그러나 자신의 능력과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욕심만 부린다면 탐욕이 되어 낭패보기 십상이다.요즘 공직 사회에선 여기 저기 줄대기가 본격화됐다는 얘기가 들린다.심지어 무슨 무슨 단체들까지 줄서기에나섰다는 후문엔 어이가 없어진다.‘미래’만을 탐하다 보면 본분을 저버리기 십상이다.일그러진 결과는 언제나 그랬듯 고스란히 ‘우리’의멍에가 될 것이다.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진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사설] 무책임한 콜레라균 발표

    국립보건원이 지난달 24일 콜레라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한경남 통영의 바닷물이 지표수가 대거 흘러든 해수였던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육지에서 불과 1m밖에 떨어지지 않은 바다에서 채수한 것으로,시료로서 이미 가치가없는 것이었다고 한다.결국 통영 일대 바닷물이 온통 오염됐다는 식의 엉터리 조사 결과가 그대로 발표되는 어이없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을 콜레라 공포로 몰아넣은 것은그렇다 치더라도 통영 일대 양식업계에 미친 악영향 또한만만치 않았다. 수확기를 맞은 굴의 경우 국내는 물론 수출길마저 꽉 막혔다는 것이다.누구라도 쉽게 예견할 수 있었던 결과이고 보면 참으로 신중했어야 할 발표였다.더구나 9월 내내 콜레라 악몽에 시달려왔던 터였다. 국립보건원은 뒷수습도 매끄럽지 못했다.양식업계의 항의를 받고서야 실제 어패류 양식이 이뤄지고 있는 욕지도 등9곳을 찾아 재검사를 실시했다.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은청정수역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시료 채취에 검사까지꼬박 나흘을 보냈고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에야잘못된 발표를 바로 잡았다.결과적으로 때를 놓쳐 사회 일반의 오해를 씻어내는 데 실패했다. 처음부터 잘못된 조사 결과를 발표까지 하게 된 경위도선뜻 이해되지 않는다.콜레라균 검출을 조사한 통영검역소는 시료를 지표수가 흘러드는 동호항 부근에서 채수한 것이라고 보고했는데도 발표 과정에서 어찌된 영문인지 ‘통영 바닷물’이 됐다는 주장이다.보건 당국은 우선 잘못된발표가 있게 된 경위부터 소상히 밝혀 보건당국의 신뢰를먼저 회복해야 한다.재검사 결과도 분명히 밝혀 사회 일반의 수긍을 얻어야 한다.그것도 양식업계가 하루빨리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 [50대 국가요직 탐구] (28)노동부 노정국장

    노동부 노정국장은 노동부의 꽃이다.역대 노동부 차관들이 거의 예외없이 노정국장을 역임했을 만큼 중요한 자리다. 어느 나라보다도 노사분규가 극심한 상황에서 대(對) 노동관계를 총괄하는 ‘야전 사령관’이기 때문이다. 노정국장은 개별기업의 노사분규를 조정·중재하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권익향상과 기업의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전투적 노조’를 상대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기업측의 불만도 아우르는 자리인 만큼 상황 판단력과 친화력이 필수 조건이다. 노정국장의 업무도 굴곡이 심한 노동운동의 역사와 맥이닿는다.지난 87년 이후 봇물처럼 쏟아졌던 전국적 노사분규는 물론 97년 노사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노동관계법 개정 당시 뒷수습을 맡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IMF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격심한 노사갈등도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이제는 신노사문화 창출도 노정국장의 핵심 업무다.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과거의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참여와 협력의 ‘상생(相生)의 노사관계’를 정립하자는 취지다. 노정국은 보건사회부 노동국에서 노동청으로 승격한 지난63년부터 ‘선임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노정국은 노동정책과·노동조합과·노사협의과 3개과로 구성됐다.81년 노동청이 노동부로 승격되면서 골격을갖췄고 지난 89년 3개과로 개편됐다.노정과는 노사정책의종합수립을, 노동조합과는 노동조합·단체와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고 노사협의과는 신노사문화 창출을 맡고 있다. 정동우(鄭東佑),최승부(崔勝夫),김상남(金相男) 전 차관등이 노정국장을 역임했고 문형남(文亨男)산업안전공단 이사장과 박길상(朴吉祥)청와대비서관,정병석(鄭秉錫)중노위상임위원도 이 자리를 거쳐갔다. 안종근(安鍾根)현 노정국장은 같은 자리를 두 번씩이나맡은 이례적 케이스다.2000년 1년간 노정국장으로 있다가지난 5월 컴백했다.그만큼 노정업무를 꿰뚫고 있다는 방증이다.해외 노무관(독일)을 지내 국제 노동운동과 선진국노사관리에도 정통하다. 정병석 전임 국장은 행시 17회 수석 합격자로 기획력과빈틈없는 일처리가 강점이다.근로기준국장과 고용총괄심의관 등을 거쳐 중노위 상임위원(1급)으로 재직중이다. 지난 97년에 노정국장을 지낸 문형남 산업안전공단이사장은 노동부의 대표적 ‘마당발’로 친화력과 추진력을 겸비,선두 주자군을 형성했다. 김원배 기획관리실장은 논리정연한 이론을 앞세워 주요노동정책 입안에 직·간접 영향을 끼친 ‘아이디어 맨’으로 통한다.박길상 청와대 비서관은 행시 17기 선두주자로서 자기관리가 엄격하고 분석력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 [사설] 또 당한 물난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지난 주말 최악의 물난리를 당했다.얼마 전 장마전선에 태풍까지 겹쳤던 남부 지방에 이은두번째 물난리다.이번엔 피해 규모가 엄청났다.하룻밤 사이에 50명 가까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다.2만채에 가까운가옥이나 공장 등이 물에 잠기며 한순간에 생활 터전이황폐화됐다.하천이 범람하고 치명적인 감전사고가 꼬리를물었다.지하철과 간선도로마저 침수돼 교통이 마비되기도했다. 37년 만의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순식간에 벌어진 사태였다.15일 자정을 전후해 서울에서는 시간당 최고99.5㎜까지 폭우가 쏟아졌다는 것이다.남부 지방에도 영향을 미친 문제의 비구름대는 채 하루도 못되는 시간에 올들어 내린 것보다 더 많은 비를 쏟아 부었다고 한다.그러나 최악의 집중호우였음을 감안해도 피해가 너무 컸다.더구나 오래 전부터 가뭄 끝 물난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빗발치지 않았던가. 자연재해에는 불가항력이다.형편은 선진국이라도 같다.그러나 사전에 치밀하게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는것이다.또 최악의 경우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시설이 있는법이다. 첨단 교통시설인 서울 지하철이 곳곳에서 물바다를 이뤄서야 되겠으며 전기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감전·누전사고가 속출해서야 되겠는가.소하천이 범람해주택가를 덮칠 때까지 일가족이 대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행정 공백 상황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난리 걱정이 곳곳에서 비등하고 있을 때 당국은 무얼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재해 취약시설을 점검한다던 공직자들은 도대체 무얼 보고 다녔단 말인가.이번 물난리는당국의 무사안일과 겉핥기식 행정이 키워낸 관재(官災) 부분도 적지 않은 것 같다.비가 그치는 대로 배수작업과 복구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침수 지역이나 이재민들에대한 지원 대책도 있어야 한다.뒷수습만이라도 제대로 하는 당국을 기대해본다.
  • [오늘의 눈] 아직 끝나지 않은 ‘납꽃게’

    지난 8월 말 발생한 납꽃게 사건이 서서히 국민들의 뇌리에서 사라져가고 있지만 납꽃게는 아직도 인천항 냉동창고에 그대로 보관돼 있다.해당기관들이 아직까지 뒷수습을 못한 탓이다.행정기관들이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는 ‘면피주의의 극치’라고 할수 있다. 납꽃게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주관부서인 해양수산부는 9월중순 납꽃게는 물론 납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함께 수입된 중국산 꽃게에 대한 처리 여부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뢰했다.그러나 식약청은 결론을 내리는 데 두달 이상을 끌었고,장고 끝의 결정도 ‘납꽃게는 폐기하고 납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은 유통시켜도 무방하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었다.이런 결론 내리느라 두달이나 걸렸다는 게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식약청의 고민거리는 납이 든 꽃게가 아니라 납이 들어 있지 않은꽃게였다.납꽃게와 함께 수입됐다는 이유만으로 도매금으로 반출금지처분을 당한 억울한 사정은 알지만 이들을 반출시킬 경우 격앙된 국민정서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때문에 식약청 내에서는 해양부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전혀 ‘영양가없는’사건의 판관을 맡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한다는 불만이었다.결국 ‘시간이 약’이라는 상황판단이 섰고,이것이 1시간이면 충분한검사를 두달이 넘게 걸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식약청의 결정 이후에도 폐기 및 유통 여부를놓고 해양부와 해당 지자체간에 책임 떠넘기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지자체는 해양부가 반출금지를 해제하지 않아 유통을 못시키고있다고 항변하고,해양부는 ‘선 폐기,후 반출’ 방침을 정했는데 지자체가 폐기를 지연시켜 반출금지 해제를 못하고 있다며 ‘닭이 먼저냐,달걀이 먼저냐’식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행정기관의 복지부동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이민 떠나는 사람의 심정을 이제야 알겠다”는 한 수입업자의 푸념이 괜한 소리만은아닌 것같다. 김학준 전국팀 기자 kimhj@
  • 대우車 연내매각 물건너 가

    대우차가 최종 부도처리되면 대우차의 연내 매각은 사실상 물건너간다. 나아가 대우차 부도처리는 연내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려던 정부계획에도 큰 차질을 주게 돼 금융시장 불안은 내년 초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7일 “대우차 최종부도처리는 해외매각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당국으로서는 매각차질에 따른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연내 매각 물건너 갔다 대우차가 최종 부도처리돼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면 당좌거래가 중지되면서 수천개에 달하는 협력업체의 잇단도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이는 대우차 공장가동에 차질을 주게 되고 매각주체가 채권단에서 법원으로 바뀌면서 대우차 인수의사를 보인 GM-피아트 컨소시엄을 상대로 한 매각작업에도 상당한 차질을 주게 된다.대우차 매각이 늦어질수록 대우차의 적자와 총부채 18조원(회사채 포함)에 대한 이자 등 매달 2,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금융당국은 협력업체 진성어음을 채권단을 통해 대신 결제하는 등대우차 부도에 따른 협력업체 경영난 타개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구조조정 동의서 확보가 급선무 정부와 채권단은 이날 밤까지 대우차 노조에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안에 동의해 줄 것을 촉구했다. 동의서가 있어야만 주채권은행 중심으로 자금지원을 할 수 있게 되고 당초 일정대로 대우차의 해외매각 작업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와 관련,대우차를 부도유예협약을 통해 최종 부도를 막은 뒤,경영권 포기각서와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를 받아 자금지원을 추진한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값 받기 어려울 듯 대우차가 부도났다고 해서 매각 작업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원매자 입장에서 보면 유리할 수도 있다.회사가치가 떨어져 헐값 인수가 가능한 데다 채권·채무가 모두 동결되는 법정관리 조건을 그대로 넘겨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GM(제너럴 모터스)이 대우차의 최종부도 위기를 보고 받고서도 채권단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산업은행 박상배(朴相培) 이사는 “GM이 대우차 상황을 다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밝혔다.박이사는 “부도 뒷수습이 시급하지 매각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박현갑 안미현기자 eagleduo@. *대우車, 청산 가능성도 배제 못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대우자동차가 최종 부도처리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과 ‘청산’의 기로에 서게 됐다. 금융당국은 대우차 노사간에 구조조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대우차를 최종부도 처리,법정관리로 간다는 방침이다. ■법정관리 받아들여질까 채권단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더라도 법원이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별개 문제다.계속 기업을 가동할 때의 가치가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높지 않으면 법원은 법정관리를 받아들이지않는다. 대우차는 현재 매달 1,500억원 정도 운영자금이 투입돼야 해곧바로 청산작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법정관리 되면 매각주도권은 법원으로 법원이 법정관리를 받아들이면 대우차 매각주도권은 산업은행에서 법원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매각일정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신고를 받게 돼 채무규모가 확정됨으로써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게 돼 매각작업이 오히려순조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한편 법정관리를 받게 하면서 국내 업체의 위탁경영 등 다른 처리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쇄부도 방지 대비책 정부와 채권단은 최종부도가 날 경우에 대비,400여곳의 1차 협력업체 등 수천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에 대한자금지원 방안을 마련,연쇄도산을 막는다는 방침이다.대우차가 물품대금을 결제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이를 대신 결제,연쇄부도를 방지토록 한다는 것이다. ■대우차 법정관리는 다른 계열사와 은행에도 차질준다 대우차가 법정관리를 받게 되면 대우·대우중공업 등 나머지 계열사들의 경영정상화 작업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대우차로부터 받을 채권이 휴지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대우차의 총부채는 18조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기관 여신이 11조9,500억원이다.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65%의 대손충당금을 쌓고있다. 박현갑기자
  • [대한광장] 대한민국의 침묵

    한국전쟁 발발 직후 피란지 대전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주한미대사를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무초는“각하,이제 전쟁은 당신들의 전쟁이 아니라 우리의 전쟁이 되었습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곧이어 7월12일 한국전쟁의 작전권은 미 극동사령관 맥아더에게 이관되었고,이승만은“대한민국에 있어서 UN의 공동 군사노력에 있어 한국 내 또는 한국 근해에서의 작전중인 유엔군의 모든 부대가 귀하에게 통솔되고 귀하가 그 최고사령관에 임명되어 있는 사실을 감안하여 본인은 현재의 작전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일체의 지휘권을 위촉함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대한민국’은 전쟁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었으면서도 주인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 계속 직면하였다.유엔군 병력의 반수 이상을 차지한 한국측은 부사령관 지위도 얻을 수 없었고,38선 수복 후 북으로의 진격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으며 심지어는 휴전선을 어디에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에서도 완전히 배제되었다. 전쟁 중 마셜 미 국방장관이 내한하였으나 대통령은 물론 육군참모총장도만나지 않은 채 미 8군의 벤플리트 장군과 요담하고 떠난 일도 있다.이 사건을 두고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정일권은 “섭섭하다 못해 배신당한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하면서 “원조받는 입장의 참모총장이 겪어야 했던 이 섭섭함은 지금껏 커다란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민초들은 군지휘관이 입은 정신적 상처와는 비할 수도 없는 고통을 이후 겪게 되었으며 ‘우방’이라는 논리 속에서 그들이 겪었던 ‘이해할 수 없는’ 상황만큼 무초의 말을 실감케 해주는 일은 없었다. 전쟁이 발발하기 이전 1949년 6월21일에 이미 미 극동군사령부는 유사시에대비하여 480명의 미 군사고문단을 포함한 2,000여명의 재한 미국인 철수계획을 미리 짜놓고 있었다.‘한국전쟁’에서 스톤은 자신이 만난 보좌관이 남한의 미군 장교 가족들과 그외의 사람들을 후송하기 위한 선박들이 준비되어 있었다는 증언을 한 사실을 중시하였다. 실제 미국은 전쟁이 발발하자 단 3일 동안에 1명의 실종자만 냈을 뿐 전원을 일본으로 무사히 철수시켰다.26일부터 29일까지 도합 2,000여명의 미국인이 수송기와 배편으로 한국을 떠났다.미 CIA 요원을 지낸 박 하리마오는 이러한 철수가 아주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다.물론 자국민 보호를 위한 미국의 이러한 조치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그리고 전쟁 중미군 3만명이 전사한 일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노근리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우방’인 미군의 총탄에 수많은 국민들의 목숨을 내맡기고도 지금껏 제대로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한 우리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형식상으로 한국전쟁은 한국과 유엔,아니 정확히 말하면 한국과 미국의 확고한 동맹 속에서 치러진 전쟁이었다.그러나 사실 ‘우방’,‘동맹’이라는것은 냉엄한 국제질서 속의 대등한 지위에 있는 국가간의 관계에서나 성립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이 점에서 본다면 무초를 비롯한 미국인들은 애초부터 솔직하게 한국전쟁이 자신들이 주도한 전쟁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된다.오직 한국정부만이 그러한 주장을 ‘천기 누설’이라도 되는 것처럼 억제해온 것이다.그렇다면 역대 정부가 피학살자들의 ‘진상규명’요구를 ‘국가안보’ 혹은 ‘한·미우호’의 명분으로 금기시해온 사실이야말로 여전히 ‘진실’을 두려워하는 세력이 한국 정치를 압도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뒤늦게나마 미국측에 의해 확인되고 있는 도처에서의 양민학살건과 한국인을 사실상 적으로 취급한 그러한 행동이 한국인에 대한 멸시와 ‘인종적 편견’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있는 지금 미국은 양심과 정의라는 또 한번의 강자의 포용력을 과시하면서 한국전쟁을 뒷수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우방’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어 무고한‘국민’의 희생에 대해 항의 한번 해보지 못한 한국의 시계는 50년 동안 멈추어 서있다.침묵의 세월은 너무나 길었다.한국정부가 이 긴 침묵을 거두고 당당하게 나서서 사건의 진상규명에 앞장설 때만이 한·미간에 진정한‘우리’의 관계가 수립될 수 있으며,지금도 ‘청심환을 먹어야 잠을 이룰 수 있는’ 피해자들이 국가의 품안에서 안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김 동 춘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 [사설] 파업 뒷수습 엄정하게

    서울 지하철 근로현장이 파업후유증으로 어수선하다.파업을 끝냈으면 조속히 정상을 회복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모두제자리를 찾아 차분하게 일해야 함에도 사정이 딴판이라니 걱정이다. 더구나 파업후유증이 노노(勞勞)갈등으로 표출되고 있어 사태가 심각하다. 노노갈등은 자칫 재분규를 부를 수 있다.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상호 예절과 근로 기강을 무너뜨린다.한 직장에서의 이런 일은 이내 딴 직장에 영향을 미친다.따라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파업후유증은 빨리 수습돼야 한다.근로자 스스로 수습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렇게 안된다면 당국이 나설수밖에 없다. 정부는 적법한노조운동을 강조하고 있다.불법파업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지다.노조운동에서 새로운 원칙과 규칙을 세우려는 시도다.그런데그 시험대가 “법대로 대처“를 천명한 이번 지하철파업사태라는 것은 긴 설명이 필요없다.정부는 파업을 철회케 하는데는 성공했다.그렇지만 여전히 그 의지가 시험당하고 있는 입장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파업을 끝냈다고는 하지만 근로현장에서는 여전히 불법과 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이를 엄정하게 수습해야 한다.그렇지 않고서 불법파업관행은 뿌리뽑히지 않는다. 실제로 현장에서의 일은 개탄스럽다.법과 국민및 당국의 호소에 따라 파업현장에서 일찍 복귀한 사람들이 수난당하고 있다.이들은 시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빨리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이런 사람들이 집단따돌림과 폭행·폭언을 당한다는 것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무슨 일이 있어도 건전한 양식과 이성을 가진 이 사람들은 보호받아야 한다.민주주의 질서안에서 부당한 집단 이기논리와 조직논리로 개인의 자유의지와 판단을 강압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이들을 위협하고 집단따돌림을 시도하는 행위는 철저히 응징돼야 한다.그러지 않고서는 법과 원칙을 따르는 건전한 노조운동은 정착될 수 없다. 현장의 근로기강을 확립하는 일 역시시급하다.작업기강만이 아니다.근로자상호간과 상하간에 지켜야할 최소한의 예절과 직장인으로서의 법도도 그러하다.그런 의미에서 서울시장이 어느 승무사무소를 격려차 찾아갔다가 당한 무례함은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지하철에 관한한 최고 책임자를드러누워 맞았다.그건 분명 있을 수 없는 무례다.비록 일부가 그랬다지만 현장의 기강해이를 웅변해주는 것같아 우울하게 한다.빨리 냉정해지고 정상을찾아야 한다.이를 위해 모두가 노력할 때다.특히 정부의 엄정한 수습의지가절실하다.
  • 농림부 2중苦/축산물값 폭락에 호우피해까지 겹쳐

    ◎전직원 휴가 동결/밤새우며 대책회의 농림부가 2중고(二重苦)에 시달리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지 소값 폭락 등 축산농가 문제로 속앓이를 하던 와중에 수재(水災)까지 겹쳐 농가 피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 이 탓에 현재 농림부에서는 ‘직원 총동원령’이 내려진 상태다. 여름 휴가를 떠난 직원들을 모두 긴급 복귀시키고 당분간 휴가를 전면 동결시켰다. 본부를 비롯,소속단체 직원들을 수재 현장으로 급파해 뒷수습하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金東泰 차관을 비롯한 농림부 직원 80여명이 경기도 파주시 들녘을 찾아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고 벼에 묻은 흙앙금을 털어내는 작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 현장을 찾아 수해지역 복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과천청사 4층에 있는 ‘재해대책 상황실’도 분주하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31일부터 24시간 상황실을 지키면서 전국 각지에서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피해상황을 챙기느라 직원들도 파김치가 됐다. 安德壽 차관보와 徐圭龍 농산국장은 하루씩 돌아가면서 이곳에서 교대로밤을 샌다.
  • “노동자만 희생 주장은 잘못”/金 대통령,시도지사 간담

    ◎경제구조조정 고통분담 강조/주주들의 퇴출은 주식은 휴지로/재벌그룹들은 구조조정 진행중/국민은 세금 납부 경제난 뒷수습 金大中 대통령은 8일 낮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시·도 지사 16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 간담회를 갖고 “올 정기국회에서 인사,세제,지방경찰,교육 분야에서 지방 행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시·도지사들에게 국민대통합과 경제난 극복 및 지방행정개혁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한뒤 이같이 말했다고 朴仙淑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특히 노사문제에 관한 언급중 “일부 노동계 지도자들은 경제구조조정과정에서 노동자만 희생당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퇴출당한 5개 은행 주주들의 주식이 휴지화하고,재벌들도 구조조정중이며,국민들도 세금으로 경제난 뒷수습에 희생을 감수하고 있기때문에 이는 합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그러나 “(노동계와의) 대화가 진전되는 면이 있다”고 말해 정부와 노동계간 물밑접촉에 일부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金대통령은 경부고속철도사업을 2단계로 추진키로 한 것과 관련,“결국 경제형편에 달려 있다”며 “경제가 회복되면 좀더 빨리 진행시키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고태극기(외언내언)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태극기의 원형은 1882년 박영효가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임오군란의 뒷수습을 위한 수신사로 일본에 가는 배안에서 제작했다는 것이다. 수신사 일행은 일본에 도착한 후 숙소에 태극기를 내걸고 한 개를 본국에 보낸다.그 자초지종을 담은 기록이 박영효의 수기 ‘사화기략’이다.“새로 만든 국기를 묵고 있는 누각에 달았다.기는 흰바탕에 네모졌는데 세로는 가로의 5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중앙에 태극을 그려 청·홍색으로 칠하고 네모서리에 4괘를 그렸는데 이는 이전에 위로부터 명을 받은바 있다.국기를 새로 만드는 일은 이미 처분이 있으셨기에 지금 대·중·소 3본을 만들어 그중 소기 1본을 임금께 보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영효의 태극기 제작 사실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바 있지만 실물은 전하지 않았던 터에 그 태극기의 도안과 제작과정이 기사로 실린 당시의 일본신문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지지신보(시사신보)’ 1882년 10월2일자다. 이 신문에 실린 태극기 모습은 오늘의 태극기와 다르다.옥색바탕에 태극이좌우로 갈라져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는 형태다.4괘도 다르다.태극기의 원형을 둘러 싼 관계자들의 오랜 논란에 또 하나의 불씨가 될 듯 싶다. 제작경위에 대한 기사 내용도 흥미롭다.대체로 이미 알려진 사실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태극기의 창안 및 사용이 자주적이고 계획적이었던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청국의 용기 사용 권유에 대해 고종이 분노하고 태극기 제작을 지시했음을 밝힌 것이 그것이다. 태극기가 한 개인에 의해 임시방편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일부의 잘못된 인식을 시정할 수 있는 자료가 될 듯 싶다.‘사화기략’은 태극기 제작이 고종에 의해 구체적인 모양까지 지시되어 이루어 졌음을 시사하면서도 박영효가 타고 가던 배의 영국인 선장과 영국 영사의 도움말을 들은 것으로 기록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광복 52주년에 태극기 원형을 찾아 낸 이의 태극기 사랑에 박수를 보낸다.
  • 민주계 중진 당결속 나섰다/전당대회이후 ‘당의 병풍역’ 자임

    ◎김수한 의장·김명윤 의원 등 6인 회동/경선후유증 최소화·정권재창출 합의 신한국당의 민주계 중진들이 7·21 전당대회 이후 당을 감싸안는 ‘병풍’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김수한 국회의장과 김명윤·서석재·김정수·신상우·이세기 의원은 19일 여의도 63빌딩에서 만나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이날 모임에서 서석재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승자와 패자가 없이 모두가 승자가 돼 정권 재창출을 이룰수 있는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경선후유증을 최소화하는데 중진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민정계 출신이지만 범민주계 모임인 정발협의 공동의장을 맡았던 이세기 의원도 “경선이후 이탈자들이 나오지 않도록 중진들이 울타리가 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중진모임을 확대,당의 결속과 단합에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당대회 이후에도 권익현·이상득·강삼재 의원 등을 추가시켜 계속 모임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경우 낙선한 후보들을 만나 당의 단합을 위해 협조하도록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어찌보면 이날 모임은 민주계가 이미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뒷수습에 들어갔다는 느낌을 준다.민주계는 이번 경선과정에서 정발협을 만들어 이회창 후보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으며,반이회창 후보간 연대를 추진하기도 했다.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이달초 정발협 해체를 지시한뒤 민주계는 이수성 후보파와 이인제 후보파로 뿔뿔이 흩어졌다. 따라서 민주계 중진들이 이날 전당대회 이후의 당 수습에 나서기로 한 것은 민주계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우선은 줄곧 반대편에 서왔던 이후보와의 화해 필요성을 느낀것 같다.이회창 후보측도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경쟁했던 일부 후보의 반발과 불복이 예상되기 때문에 민주계 중진들의 병풍역할에 기대를 거는 입장이다.또 다른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의 화합과 단결이라는 원칙에 반대할 리가 없다.
  • 식품안전은 초일류국의 첫 요건/불량돼지기름 식용화의 충격(사설)

    이번에는 돼지기름이 불량식품의 충격을 주고 있다.공업용에나 쓰이는 돼지가죽에 비닐 면장갑까지 섞어 만든 돼지기름이 그동안 대부분 중국음식점에서 쓰여 왔음을 보건복지부가 밝혀냈다.하지만 이런 불량식품은 지금 단속만 나서면 언제 어디서나 적발할 수 있을만큼 만연돼 있다.그래서 또 그 규모가 어지간히 크지 않으면 별로 놀라지도 않는 무감각상태에 있기도 하다. ○불양식품 이젠 결판낼때 그러나 언제까지 불량식품으로 살아갈 것인가.단지 「또 적발됐는가」,「이번에는 돼지기름 차례인가」라는 정도의 느낌으로 이 상황을 끌고 갈 것인가.이제는 이 막연함에도 단호히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다.결판을 내야할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불량식품을 가지고는 결코 우리가 세계화를 이루거나 일류국가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부정부패나 부실공사만이 국제적으로 머리를 들수 없을만큼 창피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불량식품이 더 야만적 국가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 불량식품을 용인하는 사회를 찾기란 사실상 매우어렵다.불량식품은 선진국이냐 미개국이냐의 여건과도 관계가 없다.식품이란 삶의 기본요소인 의식주에 있어 생명과 직결된 최우선 항목이다.생태계를 살피면 어떤 동물도 독이 되는 먹이는 먹지 않음을 알수 있다.하물며 우리는 사람으로서 지금 오직 사익을 위해 불량식품을 생산하고 유통시키고 있다. ○동물도 독은 먹지 않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약품에 엄격한 곳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실은 기관 명칭 표시대로 식품에 더 엄격한 곳이다.80년대후반 FDA는 복어회를 식당에서 팔수 있는가 아닌가만을 가지고 몇년씩 논쟁을 하면서 실험을 했다.이러한 과정은 식품의 안전만이 아니라 안전한 국가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규범을 만들면서 국가위신과 신용도를 세계화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의 의식도 불량식품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구체적으로 안전한 식품을 존재케 하는 일에 국민이나 당국 누구도 철처한 신념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불량식품이 적발되면 일정기간동안 그 식품을 기피하기는 하나 곧 잊어버리고 다시 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국 역시 각종 불량식품 단속을 하기는 한다.하지만 그 뒷수습은 늘 확고하지도 투명하지도 않다.예컨대 현행법으로도 불량식품 제조업자나 판매업자는 제조정지와 영업정지의 벌칙을 받는다.그러나 사실로 보자면 영업소는 간판을 바꾸고 제조업자는 상표를 바꾸어 또다시 등장할 수 있다.이런 뒷수습의 유야무야는 들키지만 않으면 불량상태로 이런저런 이윤을 높이자는 행태를 오히려 조장해 주는 것에 불과하다. ○제조업자 영원한 추방을 따라서 불량식품 단속은 단속후의 책임추궁차원을 더 강력히 높여야 한다.한번 적발되면 최소한 식품영역에 다시는 발을 붙일 수 없는 종신형의 형량이 필요하다.뿐만아니라 불량식품의 단죄범위도 넓혀야 한다.식품 자체만이 아니라 유통기간의 허위표시,자가품질검사 미실시,성분배합비율 임의변경,허위과대광고 등도 업체대표가 사회적으로 책임을 지는 단계로 나가야 한다.단호할 정도의 형량도 갖지 않고 벌금이나 최소한의 일시적 체형으로 끝을 내니까 같은 사례들이 반복되는것이다. 식품을 위생적으로 만들고 유통시키는 것만큼 본질적인 보건·복지정책이 있을리 없다.더욱이 올해는 대통령이 연두연설에서도 밝혔듯이 「안심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생활개혁 추진의 해이다.「안전한 나라」는 물론 재난과 범죄로부터도 안전해야 하지만 식품에서부터 더 원천적으로 안전해야 한다. ○안전식품이 최상의 복지 우리는 많은 외국길거리에서 언제나 같은 맛을 유지하는 오래된 상표들을 신임하고 즉석으로 만들어지는 식품에서도 아무런 의심없이 마음 편하게 먹는 경험을 할수 있다.이것이 바로 일류국가의 출발점이다.불량식품을 뿌리뽑지 못하면 세계화도,선진화도 어렵다.혁명적 결의로 우리는 식품안전확립의 작업에 나서야 한다.
  • 전국 2천여곳 복구 “구슬땀”/민·관·군 50만명

    ◎중장비 동원 제방 보수/침수도로·고수부지 청소 한창/시민공원 복구 6개월 걸릴듯 27일 태풍 재니스가 지나가면서 연 5일째 계속된 폭우가 멈추자 전국 2천여곳에서 물난리를 수습하기 위한 복구작업이 일제히 펼쳐졌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호우피해 복구를 위해 군·관·민 총동원령을 내리고 이달까지 복구작업을 완료키로 했다. 서울을 비롯,유달리 수마의 상처가 깊었던 충남·경기·강원지역 등에서는 주민을 비롯,공무원·소방대·민방위대원·예비군 등 모두 50만여명이 복구작업에 나섰다.또 행정기관 및 군부대가 보유한 굴삭기·덤프트럭 등은 물론 민간업체의 중장비 1천여대를 동원,농경지에서 물을 빼고 도로·집 등을 보수했다. 보건 당국에서는 긴급 방역활동에 나섰고 한국전력·가스안전공사가 나서 전기와 가스시설을 점검·보수했다. 또 가전사들은 피해지역에 순회 서비스반을 보내 파손되거나 물에 젖어 고장난 가전제품들을 무료로 고쳐주기도 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충남도에서는 이날 예비군·민방위대원·공무원·주민 등 24만여명이 물난리 뒷수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범람한 삽교천 주변의 홍성·예산·당진·보령 등 9개 시·군에서 일제히 벌어진 이날 복구작업에는 중장비 3백여대와 덤프트럭 60여대,양수기 등 모두 5백여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여주군을 비롯,남양주·구리·부천·오산·평택 등 9개 시·군이 극심한 침수 피해를 입은 경기도에서도 모두 18여만명이 복구에 나섰다.또 중장비 3백여대가 투입돼 침수된 1만여㏊의 농경지 등에서 물빼기 작업을 벌였고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국도 42호선 등 도로보수 작업에 온힘을 쏟았다. ◎철도·도로 복구 순조/철도­충북선 제외한 전노선 소통/도로­불통 52곳중 33곳 보수 끝나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불통됐던 철도와 도로가 빠른 속도로 복구되고 있다. 27일 건설교통부와 철도청,서울시 등에 따르면 경부선 철도운행이 중단되는 등 최악의 마비 상태를 맞았던 전국 주요 철도와 도로망은 충북선 철도를 제외하고 28일 새벽까지 임시복구가 끝나 소통이 재개됐다.그러나 완전 복구는 내달 2일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청은 지금까지 내린 폭우로 전국 7개노선 39곳에서 탈선사고와 노반유실등의 피해가 발생,이 가운데 36곳은 복구가 끝났으며 충북선 3곳의 복구작업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로유실,산사태,낙석 등으로 전국의 국도 52개 지점에서 교량이나 도로가 피해를 입었으나 이 가운데 33곳의 복구가 끝났다.
  • 일일일선운동을 생각해 본다(박갑천 칼럼)

    국민학교때의 교장선생님이 생각난다.자그만 몸집의 전형적 일본사람.그는 어느날의 조회에서 일일일선운동을 역설했다.하루에 좋은일 하나씩만 해나가자는 말이었다.멀쩡한 자기돈 1전짜리를 가지고 교장실에 들어가 운동장에서 주웠노라고 했던 「거짓말선행」이 민주스러워진다. 그는 어쩌면 고대로마의 황제 티투스의 행적을 읽었던 것인지도 모른다.인두세·통행세등 갖은 명목으로 세금을 거둬들이다가 나중에는 공중변소세까지 받자고한 아버지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영바람을 눌렀던 사람이다.그가 아버지 뒤를 이어받자마자 곧 저 유명한 베수비오화산 폭발이 일어난다.이때 헌신적으로 구제와 뒷수습에 나섬으로써 그는 국민들의 경모를 받는다. 이 티투스황제의 생활철학이 일일일선이었다.그는 국민을 위해 혹은 인류를 위해 이바지할수 있는 일을 하루 하나씩만이라도 해나가자고 마음먹었다.또 그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도 기울였다.그러나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어떤날 그런 뜻이 펴지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을때 그는 측근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푸념했다고 전해진다.『아미키,디엠 페르디디(Amici,diem perdidi:친구여,오늘을 헛되이 보냈구나)』 「명심보감」을 펼치면 그 첫머리 계선편에 다음과 같은 귀절이 나온다.『하루라도 착한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악한 마음이 스스로 싹터 일어나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날마다 착한 마음을 일으키라는 뜻이다.말하자면 일일일선운동의 탯줄을 이루는 말이었다고도 하겠다.그것은 바로 「하늘이 복으로써 갚는」(천보지이복)길을 여는 일이기도 하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피어난 자원봉사하며 헌혈의 물결은 일일일선 아닌 십선·백선의 마음들이었다.설사 그런 재난의 현장에까지 마음쓰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서분서분한 마음들을 가꾸어 나갔으면 한다.굳이「거창한 선행」만을 생각할 일은 아니다.거리에서 쓰레기 하나 줍는 일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도 선행이라 못할 것이 없다.「명심보감」의 가르침 그대로 그러한 선의는 염의없고 주접스런 마음을 누르는데로 이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을 행하면서 선임을 의식할때 벌써 선에서 멀어진다는 말은 지나치게 철학적이다.선을 의식하는 선이라도 얼마나 목마르게 기다려지는 오늘의 각박함인가.「자그만 선 하루 4천만가지」의 우리사회에는 명지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 「헬기외교」 한·미갈등 풀기 주력/「조종사 송환」이후 정부 움직임

    ◎북의 평화협정 공세 대응책 모색/외무부/“향후 접촉때 한국참여”계속 요구/국방부 「12·23」개각이후 새 외교안보팀의 대미외교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3일 한·미 양국은 북한의 「헬기인질외교」공세로 빚어진 양측의 갈등을 해소하고 한·미간 공조를 새삼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 눈길.외무부는 이번 사건을 놓고 미측에 따질 것은 따지고 협조받을 부분은 협조받는다는 방침아래 후속대응책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국방부도 북측의 정전위 무력화기도에 미측의 「맞장구」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북·미간 거래에 우리측의 참여방안을 모색. ○…외무부는 「미군헬기사건」으로 대미외교에서 미국과의 균열조짐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지적에 대해 『미국은 일본과 함께 전통우방국으로 오히려 공로명장관 취임이후 두 나라 관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직접적 대응은 자제하는 상황.이런 가운데 「헬기사건」이후 북측의 정전위 무력화공세에 이은 평화협정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분석,대응책마련에 부심.외무부가 생각하는대응책은 91년12월 북한과의 남북기본합의서정신을 살리는 「남북한군사공동위」설치운영,평화협정문제를 미군철수문제와 분리해 추진하되 남북한이 참여하는 방안,북측이 평화협정에 남북한 참여를 보장한다는 전제하의 유엔군사령부 선해체등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공외무장관 취임이후 대미외교 「시각교정」의 「첫고동」은 구랍 31일 박건우외무차관이 찰스 카트먼 주한 미대리대사를 불러 미군헬기협상과정을 질타한 부분.이 자리에서 박차관은 『북·미간 합의한 한국의 「미전향장기수 송환문제배려」는 한국의 주권사항』이라고 지적한 뒤 『적절한 시간에 미측이 「이 문제가 한국의 주권사항」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라』며 전례없이 강한 톤으로 미측을 「훈계」. ○…「미군헬기사건」이후 공외무장관은 이전의 한승주전장관과는 달리 한·미관계를 다루는 미측인사의 직접적 접촉을 삼가면서 관계관들에게 『꼭 협의할 일이 있으면 카운터 파트만을 상대해주는 방식으로 미국문제를 접근하라』고 강조,이채.한전장관의 경우 갈루치 차관보등 북한핵문제에 관련된 미측인사들은 그동안 한전장관과 「직거래」를 유지해와 빈축을 샀었다. ○…국방부는 미군헬기 조종사 송환문제와 관련,미국측이 군사정전위체제 밖에서 북한측과 접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새해 들어서도 가라앉지 않자 곤혹스런 표정.국방부는 이에따라 북·미접촉이 정전위 틀안에서 이뤄졌음을 강조하면서 언론에서 이를 보도해줄 것을 요청하는등 뒷수습에 골몰. 국방부 조성대정책실장은 『미국측은 북측의 요청에 따라 스미스 소장을 북·미장성급회담 대표로 판문점에 내보낼 당시 비밀리에 스미스 소장을 정전위대표로 발령했다』면서 『그러나 이 사실을 대외비로 분류,대외적으로는 북·미 장성간의 접촉이 정전위 틀 밖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오해를 사고 있다』고 뒤늦게 공식해명.한미연합사는 북·미간 장성접촉이 있기 하루전인 지난해 12월21일 밤 게리 럭 사령관을 통해 와킨스 준장을 스미스 소장으로 교체하고 임명장까지 수여했다는 것. 조실장은 『한국측은 북·미장성급 회담장에서 스미스 소장이 정전위소속임을 밝힐 것을 강력히 요구했었다』고 밝히고 『앞으로 북·미가 한국을 배제하고 접촉을 가진다면 한국 참여를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
  • 「총리교체」 청와대·총리실·통일원 표정

    ◎“산뜻” 반응속 남북관계 새 전기 기대/청와대참도들 인사협의 못받아 당황/이 전총리 집무중 경질 연락받고 뒷수습/통일원직원들 “혹시나 했지만 감 못잡아” 주말인 17일 국무총리가 적격적으로 경질되자 청와대와 총리실,통일원 주변에서는 대체로 『이렇게 빨리 총리경질이 이뤄질줄은 몰랐다』고 놀라는 표정들이었다. 특히 국무총리실등에서는 직원들이 저녁 늦게까지 남아 바쁜 일손을 놀렸다.이들은 『왜 하필이면 주말이냐』면서도 정부조직이 대대적 개편 역시 토요일인 지난 3일 발표됐던 때문인지 그런대로 익숙한 솜씨로 맡은 일들을 처리했다. ▷청와대◁ 이홍구총리의 전격임명에 대해 청와대 고귀관계자 대부분이 예측하지 못한 인사였다는 표정. ○「협의대상」 관심사로 박관용비서실장은 이날 아침 보고시간에야 내정사실을 통보받았으며 그동안의 청와대 기류와는 달랐던 탓인지 이총리의 임명이 의외라는 표정.이원종정부수석도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고 실토할 정도로 완벽한 보안이 지켜졌는데 이데 따라 대통령이 인사를 협의하는대상이 누구냐 하는 문제가 다시 관심사로 대두. 청와대의 한관계자는 『박실장도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전혀 의외의 인물이 발탁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듯 하다』면서 이총리의 발탁 메시지에 관심을 표명.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측근들이 이번 인사에서는 모두 협의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것 같다』고 말하고 이런 기류가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궁금하다는 반응. 그러나 한 고위관계자는 『산뜻하고 절묘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신임 이총리는 남북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잘 알는 분으로 이총리의 발탁은 날북관계의 개선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 이 관계자는 이총리의 발탁에 비추어 청와대비서실장에는 외교경험과 외교능력이 있는 사람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한편 청와대의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이총리의 발탁은 앞으로 세련미와 국제감각을 갖춘 인사들을 중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하고 『지금까지의 인선기준이 크게 달라지는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10일 한 일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선기준으로 청렴성과 애국심,세계화,능력등을 제시한 바 있어 그때 이미 이총리의 내정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 이번 인사에서 이영덕전총리가 사표를 제출한 적이 없어 이전총리는 경질된 것으로 주돈식대변인이 발표. ▷총리실◁ 퇴임하는 이영덕전국무총리는 상오 8시30분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9층에 있는 집무실로 정상적으로 출근해 평소와 다름없이 김시형행정조정실장과 이흥주비서실장을 불러 업무보고를 청취. ○후임 성실보좌 당부 그러나 잠시 뒤 청와대로부터 전화로 퇴진을 연락받고 두 실장에게 자신의 토임과 후임 이홍구총리에 대해 설명. 이전총리는 이어 총리 경질이 보도된지 10분 뒤인 9시30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후임 총리에 대한 설실한 보좌를 당부. 간부회의에 앞서 이전총리는 8시55분쯤 경질사실을 정식으로 통보하기 위해 집무실을 찾아온 황영하총무처장관과 잠시 환담. 또 9시에는 인사차 방문한 이홍구총리와 약 10분동안 이·취임에 따른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 이전총리는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10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별인사. 이전총리는 하오 2시쯤 자신이 장로로 봉직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대신감리교회의 부속시설인 다락방전도협회에서 20여명의 신도들과 함께 약 1시간동안 예배를 드리면서 마음을 정리. 이전총리는 이날 상오 10시30분쯤 연말을 맞아 서울 도봉동에 있는 노인요양소를 위문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경질 때문에 이를 취소. 총리 교체가 알려지자 비서실 직원들은 성경책등 이전총리의 사물을 집무실밖으로 옮겨 짐을 꾸렸고 삼청동 공관에 있던 짐들도 이날 상오 서대문구 대신동 사저로 모두 옮겨졌다. 이비서실장은 『이전총리가 출근하자마자 두 실장을 불러 전날밤 가스공급 중단사건등에 관한 대책등을 챙기는 과정에서 자신의 퇴임을 밝혔다』면서 『이렇게 빨리 발표될 줄 몰랐다』고 설명. ▷통일원◁ 이홍구총리는 상오 8시30분쯤 청와대로부터 총리 지명을 통보받은 뒤에도 상오 내내 일상적인 업무를 보고받는등 평소와 다름없이 집무. 이총리는 이어 국무위원식당에서 통일원 간부들과 오찬을 나누면서 그동안 잘 도와준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이제 겨우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강조. ○상오 내내 정상집무 이총리는 하오 3시15분쯤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은뒤 집무실에 잠깐 들렀다가 기자실에 찾아와 기자들과 상견례. 통일원 직원들은 그동안 언론에 총리후보로 이총리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려 혹시나 했지만 막상 총리에 지명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 김경웅통일원대변인은 『어제 하오 청와대로부터 이총리의 이력서와 필요한 서류들을 챙기라는 귀띔을 받고 이총리가 자리를 옮긴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총리로 지명될 줄은 몰랐다』고 언급. 박성훈비서실장도 『본인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워낙 속마음을 내색하지 않는 분이라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고 실토. ◎친지 축하전화 쇄도… “중책 차질없게 내조 더 신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690의20 이홍구 신임총리의 자택에는 이날 아침 총리내정발표소식을 들은 친지들의 축하전화가 잇따랐다. 부인 박한옥여사(49)는 『아침9시쯤 방송을 듣고 총리내정소식을 들었다』면서 『바깥양반은 이 소식도 모른채 아침 8시15분쯤 출근했다』며 계속되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박여사는 『총리내정은 전혀 예상못했던 일』이라면서 『세계화 추진 등 국가적으로 중대한 시기에 어려운 일을 맡게 돼 어려움이 많을 것인 만큼 더욱 내조에 신경쓰겠다』고 총리내정자 부인으로서의 감회를 정리했다. 박여사는 총리의 성격에 대해 집안사람이 말하기는 쑥스러운 것 아니냐며 망설이다 『온건합리적이신 분』이라면서 『저녁 늦게 돌아와서도 다음날 조간신문 가판을 일일이 다 읽고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 등 환갑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청년같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정열이 넘친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재산공개때 30여억원을 신고,언론의 관심을 끈 것에 대해 『성종대왕 아들인 영산군의 15대 종손으로 서울 진관외동 종가의 땅을 물려받았다』면서 『이 땅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1남2녀의 자녀들은 모두 미국유학중이며 대학원에 재학중인 장녀 소영씨(24)와 차녀 민영씨(23)는 18일 방학을 이용,귀국할 예정이다.
  • “사태수습 부적격” 판단 작용한듯/우명규 서울시장 사표 배경

    ◎성수대교 건설때부터 직·간접적 연관/“국민불신 해소 급선무” 상부결단 추정 우명규 서울시장의 전격적인 사퇴는 지난달 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의 뒷수습을 감당할 적임자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여진다. 우시장은 취임후 이날까지 비록 11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수대교 사고의 관련자로서 이번 사고를 수습할 인물로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임명 당일부터 서울시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우시장은 성수대교 건설 당시에는 실무부서인 도로시설과장을 역임했고 이번 사고의 최대 의문점으로 남아 있는 지난해 4월 동부건설사업소의 「성수대교 손상보고서」 문제와 관련해서는 보고계통상 직접 관련이 있는 부시장 자리에 있었다. 「성수대교 손상보고서」의 경우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에서는 당시 도로시설과장이었던 양영규씨(구속중)가 자신의 선에서 전결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한강 다리에 대한 긴급사항이 도로국장과 부시장,시장 등에게 보고되지 않았을 리 없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따라서 우시장의 이같은 사퇴표명은성수대교 시공사인 동아건설의 부실시공에대한 관리감독 소홀 여부는 물론 보고계통상의 문제점이 밝혀지지 않는 한 성수대교붕괴사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씻기지 않고 이후의 어떤 대책도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상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로부터 어떤 언질도 받지 않았으며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시정 발전에 바람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사퇴 이유를 밝혔지만 어떤 형태든지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퇴를 결심한 우시장이 상오에 성수대교 사건과 관련한 대책 기자회견을 예정해 놓고 시의회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일련의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우시장으로서는 성수대교의 사건 수습과 향후 대책,그리고 내년 상반기중에 실시될 단체장 선거등에 대처할수 없다는 판단을 정부가 한 것이 분명하다는게 시청 주변에 나도는 분석이다. 어찌됐든 이번 우시장의 사퇴의사 표명은 성수대교 사고이후 시장발탁인사가 무리였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라할수 있다. 우시장이 전문기술인이면서도 성격이 꼼꼼하고 치밀해 기술과 행정분야 등 시정전반을 두루 꿰뚫고 있다는 평을 얻기도 했으나 성수대교 건설 당시와 문제의 「손상보고서」와의 관련등 시종일관 다리건설과 연관을 뗄수 없는 보직에만 있었다는 점등이 간과됐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우시장은 이밖에도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별다른 비리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75년부터 90년대 초까지 지하철건설본부 요직을 거쳤기 때문에 공사와 관련해 많은 재산을 축적했을 것』이라는 「항간의 의심」을 받아 언론의 추적 대상에 오르기도 했었다. 퇴임의사를 총리실에 표명한 지난달 31일에는 서울시의회에서 그에 대한 해임권고결의안이 상정돼 표결로 부결 처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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