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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휴스턴 영사관서 철수...잠긴 문 강제로 열고 접수한 美 관리들

    中, 휴스턴 영사관서 철수...잠긴 문 강제로 열고 접수한 美 관리들

    중국이 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철수했다. 2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휴스턴 클로니클은 중국 총영사관은 미국이 요구한 퇴거 시한인 이날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영사관을 폐쇄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이날 중국 측의 총영사관 폐쇄 조치 이후 영사관을 곧바로 접수했다. 미 국무부 소속 관리들은 이날 퇴거 시한인 오후 4시를 넘겨 승합차를 타고 영사관 건물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세 곳의 영사관 출입문을 여는 데 실패하자 오후 4시 40분쯤 뒷문을 강제로 열고 영사관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미국 관리들이 총영사관에 진입한 뒤 미 국무부 외교안보국 소속 요원 2명은 뒷문을 지켰다. 휴스턴 크로니클은 “미국 관리들이 휴스턴의 중국 영사관을 인수했다”고 보도했고, 로이터 통신도 “미국 정부의 폐쇄 명령이 발효된 이후 미국 관리들이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휴스턴 경찰은 퇴거 시한을 앞두고 영사관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쳤고, 인근 거리를 폐쇄했다. 퇴거 시한에 앞서 중국 총영사관에서는 직원들이 탑승한 세대의 흰색 차량이 빠져나왔고, 두 대에는 외교 차량 번호판이 달려있었다고 휴스턴 크로니클은 전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1일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스파이 활동과 지식 재산권 절도의 근거지로 지목하고, 72시간 이내에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1979년 중국이 미국에 처음 개설한 영사관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투수교체 타이밍 어렵다” 두 초보 감독대행의 성장통

    “투수교체 타이밍 어렵다” 두 초보 감독대행의 성장통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사임하거나 감독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게 된 박경완 SK 와이번스 감독대행과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대행이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각자 분야에서 탁월한 커리어를 쌓아 온 능력자이지만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은 1군 감독대행 체험기는 혹독하기만 하다. 향후 거취가 불분명했던 과거 대행들과 달리 두 사람은 돌아갈 자리(수석코치, 2군 감독)가 분명하지만 하루하루 겪는 성장통이 만만치 않다. 지난 10일부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와 한화의 맞대결은 두 대행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두 대행은 팀이 각각 9위(SK)와 10위(한화)에 머물러 있는 데다 돌연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된 점 등 공통점이 많다. 각자의 분야에서 쌓아 온 커리어도 화려하다. 최 대행은 은퇴 후 6년간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한편 ‘공부하는 야구인’의 대명사로 2018년 박사 학위를 따기도 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과 함께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를 맡은 이력은 한화 2군 감독에 부임하는 계기가 됐다. 박 대행은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 포수 출신으로 2013년 은퇴 이후 SK 2군 감독을 시작으로 1군 배터리 코치, 1군 수석코치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차기 1군 감독감으로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13일까지 최 대행은 9승20패, 박 대행은 6승11패의 성적을 거뒀다. 두 대행은 직접 1군 감독으로서의 어려움을 수차례 털어놓곤 했다. 공통적으로 투수 교체 시기를 꼽았다. 최 대행은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라 더 어렵다. 불펜이 계획대로 막으면 좋은데 그게 힘들다”고, 박 대행은 “감독 대행을 하면서 투수 교체가 제일 힘들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고백한 바 있다. 두 팀의 약한 뒷문과 맞물린 고민이기도 하다. 실제로 SK는 이번 시즌 구원투수 패배가 15패로 리그 최다이며 한화는 13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시행착오는 또 있다. 다양한 작전을 시도하는 박 대행은 “작전 미스가 나는 건 내 책임”이라며 몇 차례 작전 실패 상황을 ‘내 탓’으로 돌렸고, 최 대행 역시 “만약에 선수가 실책을 했다면 그 선수를 거기에 넣은 내 잘못”이라며 선수 기용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 대행은 차츰 자신의 색깔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최 대행은 1군 감독 부임 직후 기존 1군 선수들을 대거 2군으로 내보내고 새 얼굴을 중용하는 등 리빌딩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관리형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박 대행은 작전 타이밍, 대타 기용, 투수 운용 등에서 현재 안정을 취하는 중인 염경엽 감독보다 과감한 시도를 하며 감독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야구로 염 감독 체제(12승30패)보다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대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6이닝 108구 무실점 최채흥 “불펜 믿고 강하게 던졌다”

    6이닝 108구 무실점 최채흥 “불펜 믿고 강하게 던졌다”

    시즌 5승째를 수확한 최채흥이 불펜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최채흥은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4-1 승리에 기여했다. 최채흥은 23일 한화전에 이어 또다시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최채흥은 “지난번 SK전에 내용이 안 좋았어서 오늘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온게 잘 된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채흥은 지난 6일 SK전에서 4.2이닝 동안 6실점으로 부진하며 평균자책점이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이날 최채흥은 변화구를 다양하게 섞어 던지며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채흥은 “그전엔 구위와 컨디션이 떨어졌는데 오늘은 많이 좋아져서 구위로 승부하려고 했다”며 “오늘 변화구가 잘 됐는데 민호형도 그런 부분을 잘 파악하고 사인을 내주신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최채흥의 호투에는 강한 불펜진이 힘이 됐다. 올해 삼성은 7회까지 리드시 승률 100%를 유지할 정도로 뒷문이 탄탄하다. 최채흥은 “오승환 선배와 따로 식사했는데 길게 볼 생각하지 말고 5, 6이닝 정도만 강하게 던지라고 하셨다”며 “불펜이 강하니까 그거 믿고 던지라고 하신 덕에 오늘 경기도 믿고 던졌다”고 설명했다. 아직 경험이 적은 만큼 최채흥은 트레이너 파트에서 이끌어주는대로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다. 최채흥은 “작년에 후반에 갈수록 컨디션이 좋았는데 올해는 그 패턴을 바꾸고 싶어서 초반부터 몸을 빨리 끌어올렸다”며 “지금 잠깐 컨디션이 떨어지긴 했는데 유지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장 허삼영 감독도 “선발 최채흥이 108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를 해줬다”며 칭찬했다. 대구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카라치 증권거래소에 괴한 급습 “적어도 10명 사망“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있는 증권거래소에 29일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해 적어도 10명이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 지오뉴스 등 현지 언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카라치 증권거래소 건물에 무장 괴한 4명이 은색 도요타 코롤라 승용차를 탄 채로 자동화기로 총격을 가하고 수류탄을 던지며 정문 검문소를 돌파하려 했다. 경찰과 특수 부대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응사를 했다. 이 과정에 괴한 4명 모두와 치안요원 4명, 경찰관 한 명, 민간인 한 명 등 모두 1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이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발루치 부족들은 오랜 기간 독립을 추구하면서 그곳에서 생산되는 광물자원들을 자신들이 처분할 수 있길 바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파키스탄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준동으로 가끔 이런 유형의 공격에 시달렸지만 최근 들어선 거의 이런 일이 없었다고 BBC는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맞댄 발루치스탄은 평소 분리주의 무장 반군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활동이 잦은 곳이다. BLA는 지난해 5월 발루치스탄주 과다르에서 5성급 호텔을 습격하는 등 파키스탄 남부에서 각종 테러를 일으켜왔다. 지난해 4월에도 카라치에서 과다르로 이동하던 버스를 세운 반군이 승객 14명을 살해했다. 해당 건물은 평소 경비가 삼엄한 곳으로 은행 등 주요 금융 기관도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거래소는 성명을 통해 상황이 “아직도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비드 알리 하비브 소장은 괴한들이 탄 승용차가 주차장 쪽에서 튀어나와 “모두에게 총을 쐈다”라고 말했다. 건물 안의 많은 사람들은 뒷문으로 빠져나가 피신했다고 지오뉴스는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배트맨 같다”…유아인 자동차 뭐기에? 테슬라 모델 X 공개

    “배트맨 같다”…유아인 자동차 뭐기에? 테슬라 모델 X 공개

    배우 유아인이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1일 오후까지 실시간 검색어를 달구고 있다. 19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대형 아트 갤러리 못지않은 3층짜리 ‘아인 하우스’가 최초로 전파를 탔다. 통유리로 된 주방과 그림 같은 정원, 널찍한 고양이 화장실과 매장을 방불케 하는 드레스룸까지 공개돼 보는 이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다양한 그림과 조각상까지 등장, 동양과 서양을 오가는 유아인만의 감성으로 시선을 강탈하기도. 유아인은 화장실 욕조에 걸터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가 하면, 액체로만 이뤄진 식단으로 끼니를 떼우며 ‘아인 스타일’의 일상을 이어갔다. “성격이 좀 덜렁대는 게 있고”라고 밝힌 유아인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3층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온종일 거친 숨을 몰아쉬고, 해야 할 일을 잊어 버퍼링에 걸린 듯 가만히 멈춰 서며 허당미를 발산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아인은 옥상으로 올라가 일광욕을 즐기던 중, 낭만적인 배경을 뒤로 한 채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과한 긴장감으로 인해 고충을 겪던 그는 신체의 이완과 정신 수련에 도움이 된 운동법까지 공개, 누워서 운동을 하던 중 또다시 깊은 숙면을 취하며 인간미를 뽐내기도.이후 유아인은 장을 보기 위해 자신의 차를 몰고 동네마트로 향했다. 그의 검정색 테슬라 자동차가 공개됐고, 차 문이 위로 열리는 모습을 지켜본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은 “배트맨 같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유아인의 차는 테슬라의 SUV ‘모델 X’로 알려졌다. 1회 전기충전으로 4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뒷문이 위로 열리는 팔콘 윙 도어가 장착됐다. 이 차종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타필드 하남에 있는 국내 1호 테슬라 매장을 2017년 방문해 사전 예약을 했다는 내용이 알려져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정 부회장이 주문한 차량은 2억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모델이었다. 테슬라 모델 X의 가격은 기본 사양일 경우 1억2160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나혼자산다’ 유아인의 송장자세, 알렉산더 테크닉이란

    ‘나혼자산다’ 유아인의 송장자세, 알렉산더 테크닉이란

    영화 ‘#살아있다’의 24일 개봉을 앞두고 MBC 관찰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19일 출연한 배우 유아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좀처럼 출연이 없던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유아인은 3층짜리 집에서 고양이 두 마리와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옥상과 지하 주차장까지 있어 계단이 많은 집을 힘겹게 오르내리며 헉헉 숨소리를 내거나 “도가니가 아프다”고 고백해 폭소를 이끌어냈다. 유아인은 5년째 혼자 살고 있다는 대리석으로 깔린 3층집에 대해 “허세”라고 평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유아인은 ‘닥터 스트레인지’로 유명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한다며 알렉산더 테크닉이란 잘 알려지지 않은 운동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알렉산더 테크닉은 연기를 가르치는 배우들이 신체훈련때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창시자는 프레데릭 알렉산더란 연극 배우다. 바른 자세로 목과 머리 부분을 이완시켜서 무용의 정확한 동작을 돕는다. 알렉산더는 어느날 목이 쉬어 공연중 목소리가 나오지 않자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몸과 마음에 대한 깊은 탐구를 하기 시작했고 오랜 관찰 끝에 몸과 마음의 통합, 머리와 목 조절의 중요성 등에 착안한 기법을 창안해 알렉산더 테크닉을 만들어냈다. 특히 유아인은 운동을 한다며 요가에서 흔히 송장자세로 불리는 사바사나처럼 주로 누워있는 모습만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유아인의 차도 큰 화제를 끌었는데 동네 슈퍼마켓에서 산 대파를 차에 넣을 때 뒷문이 공중으로 솟구치며 열리는 윙도어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아인의 차는 값이 1억 4000만원에 이르는 테슬라 모델X로 알려졌다. 한편 ‘#살아있다’는 유아인, 박신혜가 주연한 영화로 좀비가 출몰한 아파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남녀의 탈출기를 그리고 있다. 유아인은 초반부를 혼자 이끌어가는 영화에 대해 “원맨쇼가 당연히 부담스러웠지만 굉장히 즐기면서 호흡을 조절했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수 있는 배역이고 현장이었다”며 “‘#살아있다’는 생존, 고립에 대한 영화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 탈출, 자유에 대한 갈망이 뒤섞여 이 시국에 대한 생각이 들수 밖에 없었다”며 영화가 가진 사회적 힘을 새롭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동국이 형 말고 나도”… 불꽃 튀는 ‘아는 형님들’

    “동국이 형 말고 나도”… 불꽃 튀는 ‘아는 형님들’

    염기훈, 통산 최다 107호 도움 맹활약 이근호·박주호, 울산 무실점 승리 기여‘동국이 형 말고 우리도 있어요.’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맏형’ 이동국(41·전북 현대)이 4경기에 나와 4골을 뽑아내는 등 불혹의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다른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들도 황혼을 불사르고 있다. 이동국과 80(골)-80(도움) 클럽 가입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염기훈(37·수원 삼성)이 대표적이다. 염기훈은 지난 16일 성남FC와의 K리그1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타가트의 선제 결승골을 도와 수원이 2-0으로 승리하며 시즌 2승(2무3패)을 신고하는 데 힘을 보탰다. 전반 28분 성남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타가트가 슈팅하기 편하게 자로 잰 듯한 중거리 패스를 배달했다. 염기훈 개인으로서는 시즌 1호이자 통산 107호 도움. K리그 역대 최다 도움 기록 보유자로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전성기 못지않은 왼발 감각을 과시하는 장면이었다. 염기훈은 최근 몇년 동안 수원 스쿼드의 깊이가 얕아지며 공수에 걸쳐 책임져야 할 몫이 많아지고 있다. 앞서 염기훈은 지난달 23일 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즌 1호, 통산 74호골)시키며 수원에 시즌 첫 승을 안기는 등 고군분투해 왔다. 염기훈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수원은 2승을 챙긴 셈이다.같은 날 이근호(35·울산 현대)도 강원FC전에서 팀이 3-0으로 앞서던 후반 막판 투입되며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당시 이근호는 왼쪽 무릎 통증이 심해지며 전북 현대와 우승 경쟁을 벌이던 팀에서 이탈해야 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활약했던 같은 팀 박주호(33)도 이날 시즌 첫 선발 출장하며 뒷문을 단속해 울산이 3경기 연속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펼치는 데 힘을 보탰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들 베테랑에 대해 “축구뿐 아니라 생활 면에서도 팀에 큰 디딤돌이 된다. 큰형으로 모범을 보이며 이끌어 가고 있다”고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동국이 형 말고 우리도 있어요’…황혼 불사르는 국대 출신 베테랑들

    ‘동국이 형 말고 우리도 있어요’…황혼 불사르는 국대 출신 베테랑들

    염기훈, 16일 성남전 시즌 첫 도움···타가트 부활 거들어올시즌 염기훈이 공격 포인트 기록한 경기에서 수원 2승울산 이근호, 박주호도 오랜 만에 그라운드 돌아와 활력‘동국이 형 말고 우리도 있어요.’ 올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맏형’ 이동국(41·전북 현대)이 4경기에 나와 4골을 뽑아내는 등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들이 황혼을 불사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이동국과 80(골)-80(도움) 클럽 가입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염기훈(37·수원 삼성)이 대표적이다. 염기훈은 16일 성남FC와의 K리그1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타가트의 선제 결승골을 도와 수원이 2-0으로 승리하며 시즌 2승(2무3패) 신고하는 데 힘을 보탰다. 전반 28분 성남의 뒷공간을 파고드는 타가트가 슈팅하기 편하게 자로 잰 듯한 중거리 패스를 배달했다. 특히 지난 시즌 득점왕이었다가 올시즌 개막 6경기 동안 지독한 골가움에 시달리고 있는 타가트의 발 끝에 불을 붙인 어시스트라 기쁨은 더욱 컸다. 염기훈 개인으로서는 시즌 1호이자 통산 107호 도움. K리그 역대 최다 도움 기록 보유자로서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전성기 못지 않은 왼발 감각을 과시하는 장면이었다. 염기훈은 최근 몇년 동안 수원 스쿼드의 깊이가 얕아지며 공수에 걸쳐 책임져야 할 몫이 많아지고 있다. 앞서 염기훈은 지난달 23일 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즌 1호, 통산 74호골)시키며 수원애 시즌 첫승을 안기는 등 그야말로 고군분투 해왔다. 염기훈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수원은 2승을 챙긴 셈이다. 같은 날 이근호(35·울산 현대)도 강원FC전에서 팀이 3-0으로 앞서던 후반 막판 투입되며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당시 이근호는 왼쪽 무릎 통증이 심해지며 전북 현대와 우승 경쟁을 벌이던 팀에서 이탈해야 했다. 같은 팀 박주호(33)도 이날 시즌 첫 선발 출장하며 뒷문을 단속해 울산이 3경기 연속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펼치는 데 힘을 보탰다. 박주호는 앞서 포항과의 5라운드 후반 막판에 시즌 첫 투입되며 컨디션을 조절한 바 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들 베테랑의 역할에 대해 “축구뿐 아니라 생활 면에서도 팀에 큰 디딤돌이 된다. 큰 형으로 모범을 보이며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장발은 나의 힘’ 롯데 김원중, 시속 152㎞ 강속구 장착

    ‘장발은 나의 힘’ 롯데 김원중, 시속 152㎞ 강속구 장착

    올해 머리를 기르고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김원중이 롯데 구단이 자체 선정한 5월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고 롯데가 11일 밝혔다. 장발을 휘날리며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를 시원시원하고 자신 있게 뿌리는 그의 모습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장발 강속구 투수 노아 신더가드(뉴욕 메츠)나 조시 헤이더(밀워키 브루어스)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김원중은 지난달 10경기에 등판해 10과3분의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ERA) 0.87, 1승 3세이브로 맹활약했고, 지난해 꼴찌를 했던 롯데가 현재 5강 싸움을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불펜 투수, 특히 마무리 투수는 강속구 투수가 선호된다. 앞선 투수들보다 빠른 공을 갖고 있어야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키움의 조상우 정도를 빼고는 선발 투수보다 공이 느린 불펜 투수가 많아 경기의 긴장도를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강속구 마무리 투수로 재탄생한 김원중의 존재는 리그의 흥미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강속구 불펜 투수의 1구1구에 열광하며 끝까지 집중할 수 있는 즐거움을 팬들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김원중은 2013년 롯데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100경기 20승26패2홀드 ERA 6.23의 성적을 남긴 그저 그런 투수였다. 100경기 중 73경기가 선발이었을 만큼 구단에서 선발감으로 키우려고 노력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신임 허문회 감독은 김원중에게 팀의 뒷문을 맡겼고, 결과는 적중했다. 누구에게나 맞는 옷이 있는데, 김원중은 그 옷을 제대로 찾아 입은 것 같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포토] 차 문 뚫고 카시트에 박힌 화살 ‘아찔’

    [포토] 차 문 뚫고 카시트에 박힌 화살 ‘아찔’

    전북 전주의 한 양궁장에서 날아온 화살이 근처 주차장에 세워진 차 문을 뚫고 유아용 카시트에 박히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0분께 전주시 덕진구의 한 양궁장에서 약 120m를 날아온 화살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박혔다. 화살은 왼쪽 뒷문 철판을 관통해 유아용 카시트에 꽂혔다. 사고 당시 차량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양궁장에서는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었으며 화살의 속도를 높여주는 장비의 스프링이 끊어지면서 오발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 장발의 강속구 클로저 김원중, 지금까지 이런 마무리는 없었다

    장발의 강속구 클로저 김원중, 지금까지 이런 마무리는 없었다

    장발의 강속구로 특별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구단이 선정한 5월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최고 시속 151㎞에 달하는 그의 투구는 강속구 클로저를 갖지 못해 뒷문이 약했던 롯데 마무리 투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는 11일 “5월 월간 MVP에 김원중이 선정됐다. 김원중은 5월에만 10경기에 등판해 1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87(WHIP *이닝당 출루허용률 0.77) 1승 3세이브 7탈삼진을 기록해 맹활약을 펼쳤다”고 했다. 김원중은 그동안 롯데에 없던 유형의 마무리 투수라는 평가다. 롯데는 1994년 155㎞의 강속구로 31세이브를 기록한 고(故) 박동희가 있었지만 이후 강속구 클로저의 맥이 끊겼다. 강속구 투수 최대성은 제구가 불안했고, 2012년 34세이브를 올린 김사율은 기교파에 속한 데다 2013년부터는 기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에 합류한 손승락은 2017년 37세이브를 올리는 등 수호신 역할을 했지만 2018년부터 3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으로 불안함을 보인 끝에 올해 은퇴를 선언했다. 손승락 역시 강속구 보다는 구위를 내세워 상대 타자와 승부하는 유형의 선수였다. 김원중은 지난해까지 100경기 20승 2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3의 성적을 남긴 그저 그런 투수였다. 주로 선발로 출전했지만 성적에서 보여주듯 선발투수로 성장하지 못했다. 허문회 감독은 김원중에게 마무리투수라는 새옷을 입혔고 김원중은 이번 시즌 0.68의 평균자책점과 2승 5세이브로 리그 최고의 클로저로 활약하고 있다. 마무리투수는 앞선 투수들보다 빠른 구속을 자랑하는 것이 미덕으로 평가된다. 뒤로 갈수록 빠른 공으로 상대타자를 압도해야 승부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과거 프리미어12 일본전에서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강속구에 꼼짝 못하다가 오타니보다 구속이 떨어지는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이뤄내면서 드라마를 쓴 사례가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양궁장서 날아온 화살, 차량 뚫고 유아용 카시트에 꽂혀 ‘아찔’

    양궁장서 날아온 화살, 차량 뚫고 유아용 카시트에 꽂혀 ‘아찔’

    전북 전주시의 한 양궁장을 넘어온 화살이 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뚫고 유아용 카시트에 박히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양궁장에서 120m 가량 날아온 화살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박혔다. 화살은 왼쪽 뒷문 철판을 관통해 유아용 카시트에 꽂혔다. 다행히 사고 당시 차량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차주는 뒷문에 박힌 화살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양궁장에서는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었으며 화살의 속도를 높여주는 장비의 스프링이 끊어지면서 오발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화살은 양궁장 담장 사이에 생긴 약 1m 정도 틈을 통해 외부로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를 조사한 전북양궁협회 관계자는 “스프링이 끊어지면서 화살이 담장 밖으로 날아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피해자 측과 접촉해 합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양궁장이 생기고 지난 30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다”며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주시 시설관리공단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화살이 날아와 유아용 카시트에 박혔어요” 아찔한 사고

    “화살이 날아와 유아용 카시트에 박혔어요” 아찔한 사고

    한 양궁장에서 날아온 화살이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문을 뚫고 유아용 카시트에 박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0분쯤 전주시 덕진구의 한 양궁장에서 100여m를 날아온 화살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박혔다. 이 화살은 왼쪽 뒷문을 관통해 유아용 카시트에 꽂혔다. 다행히 차 안에는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차주는 뒷문에 박힌 화살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선수들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연습하던 중 오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양궁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캄보디아의 ‘수원행’ 버스가 그리운 까닭

    [배민아의 일상공감] 캄보디아의 ‘수원행’ 버스가 그리운 까닭

    몇 년 전 캄보디아 여행 중 한 소도시의 버스터미널에서 한국의 오래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풍경과 마주쳤다.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차량들 중 절반 이상이 한글 안내판을 그대로 붙인 채 현역으로 주행하고 있는 한국산 중고 차량들이었는데 그중 우리가 탄 차량은 ‘수원행’이라는 행선지 표시 그대로 캄보디아의 작은 어촌 마을로 향하는, 폐차장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정도의 낡은 차량이었다. 등받이 각도 조절 장치도 모두 고장 났고, 창문도 제각각 열린 채 고정돼 만지는 곳마다 뽀얗게 먼지와 묵은 때가 묻어나는 소형 버스였다. 목적지와 경로는 정해져 있지만 정류장이 아니어도 승객이 있으면 멈추고, 이미 만석이 됐지만 차량이 멈추면 앞뒷문을 가리지 않고 승객들은 매달리듯 버스에 오른다. 에어컨도 없이 삐걱대며 느리게 달리는 낡은 버스, 게다가 정원을 초과해 태운 승객들의 땀 냄새와 시장에서 막 옮겨 실은 축수산물들의 비릿한 냄새가 함께 엉키고, 심지어 열린 차창으로 비포장도로의 먼지와 매연을 모두 맞으며 달리는 버스 안 풍경은 딱 70, 80년대 한국을 재현한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그런데 처음 터미널에서 탈 때 운전자에게 요금을 지불했던 우리와 달리 도중에 탄 승객들은 요금 지불을 하지 않는다. 아니 완전히 만차인 상태에서 몸만 겨우 차에 실었으니 요금을 지불하고 싶어도 운전자에게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다. 승객들 역시 차비 낼 생각은 아예 없어 보인다. 지불한 차비가 한국 물가에 비하면 아주 소소한 금액이었지만 순간 무료로 이용하는 버스를 외국인인 우리에게만 부당하게 부담시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모든 상황이 조금 짜증스러워지려는 즈음 드디어 종착역에 도착했다. 흩어진 짐들을 꼼꼼히 챙긴 승객들이 앞문과 뒷문으로 쏟아져 내리는데 곧바로 제 갈 길로 향하지 않고 차량의 반을 돌아 운전석 옆 창가로 찾아가 차례로 자기가 탑승한 위치를 말하며 차비를 지불한다. 혼잡한 때에 탑승해 차비를 지불하지 못한 승객이 하차 후 직접 운전자를 찾아가 차비를, 심지어 소지한 짐의 부피가 큰 사람은 화물비까지 지불하고 있었다. 큰 금액이 아니었어도 초라한 행색의 그네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금액이었고 귀갓길 바쁜 걸음임에도 자신이 지불해야 할 요금을 정직하게 지불하고자 줄서서 대기하던 캄보디아 그 ‘수원’ 사람들의 모습은 아직도 미소 지으며 추억할 수 있는 다소 충격적이고도 인상적인 특별한 풍경이었다. 캄보디아 ‘수원’ 사람들의 양심적 행동과 순수함에 감탄하며 경제적 만족도와 주관적인 행복지수의 함수관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우리에게 그들은 쉽게 답한다. ‘신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종교인이다’라고. 요즘은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고 있는 때이다. 일부 종교지도자들의 일탈 행위와 비상식적인 무례한 행동들,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하는 비규범 종교집회 등에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 뉴스 기사나 인터넷의 여론을 살피다 낯부끄러운 일이 너무 많아 SNS를 닫고 싶어질 때면 캄보디아의 ‘수원행’ 버스가 문득 생각난다. 사회 곳곳에서 올곧게 하루를 살며 흘린 땀 냄새에 밴 성실함, 팔걸이에라도 걸터앉으라며 자신의 자리를 좁혀 주던 배려, 낯선 외국인에게도 장바구니 속 옥수수를 선뜻 건네주던 넉넉함, 사소한 이야기에 함께 깔깔대던 유쾌함, 출발지와 목적지에 따라 분명하게 대가를 치르던 공정함, 그리고 순서를 기다릴 줄 아는 질서의식까지, 그들에게 종교는 의식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였다. 여론에 역행하며 세상에 걱정을 안기는 종교인들에게 캄보디아 ‘수원행’ 버스 승객들의 한마디를 다시금 전하고 싶다. “우리는 종교인이다. 신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박록삼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1976년 지어진 치안본부(현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은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벌어졌던 공간이다. 갓 스물을 넘긴 청년의 죽음은 지독한 비극이었다. 그 비극으로 한국 현대사의 물꼬는 새로 트였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고 있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1976년 작품이다. 김수근은 한국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꼽히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을 둘러보면 일제와 독재정권에 부역한 시인 서정주(1915~2000)나, 나치 당원으로 활동했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연상된다. 지난 26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남영역 바로 곁에 있어 전철을 타면 늘 무심히 지나치는 곳이다. 대공분실 건물 곳곳에서 실용적 목적과 예술적 감성이 접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육중한 철문을 지나면 무표정한 검은색 벽돌로 지어진 7층 건물(김수근 건축 당시에는 5층)이 나오고 그 뒤편에 부드러운 곡선을 활용해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게 만든 뒷문이 있다. 거기에서 시작된 나선형 계단은 2~4층을 거치지 않은 채 5층만을 연결한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 작품 층수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이 규칙적으로 빙글빙글 돌며 오르게 했다. 중세의 원형 감옥을 떠올리게 한다. 유신 시절은 중세 못지않은 야만의 시대였다. 눈이 가려진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공간으로 끌려온 이들에게 세상의 끝에 홀로 내몰린 듯한 극도의 공포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5층에 있는 15곳의 취조실(고문실) 역시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지그재그로 만들어졌다. 5층의 창문 또한 나머지 층과 다르게 좁게 만들어졌다. 자살 방지 목적이었다. 취조실 문을 열어 놓아도 다른 방에서 고문받는 또 다른 동료와 눈빛조차 나눌 수 없도록 절묘히 만들어졌다. 또한 15개 모두 똑같은 고문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방들이지만 크기와 구조, 색깔을 각기 달리했다. 예술가로서 김수근은 개성 없음과 단조로움은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그 실용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무고한 간첩’들이 만들어졌고, 누군가는 주검으로 실려 나가 의문사로 처리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김수근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나기 한 해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떴다. 속죄의 기회도, 변명의 시간도 갖지 못했으니 영원한 논란의 대상으로만 남게 됐다. 공포와 불안을 극대화하도록 만들어진 공간. 그곳에서 많은 이들은 세상에 신이 없음을 원망하며 비명을 내질렀고, 살이 찢기고 뼈가 비틀리며 피범벅이 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마저 포기한 채 짐승처럼 바닥을 기어야 했다. ●2022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정식 개관 유동우(71)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유씨는 이곳의 ‘보안관리소장’이다. 유 소장의 설명을 들으며 공간을 둘러봤다. 2018년 12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경찰청으로부터 남영동 대공분실 부지와 건물을 넘겨받았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민주인권기념관은 2022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그냥 직함이 그렇고, 그냥 문지기입니다. 백범 선생이 독립된 정부의 문지기를 하고 싶다 하셨잖아요? 저는 한국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공간의 문지기가 됐으니 백범 선생의 꿈을 대신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그는 1980년대 노동자 기록문학의 고전인 ‘어느 돌멩이의 외침’의 작가다. 노동운동, 학생운동 하는 이들의 필독서였고, 금서 목록에 들어 있었다. 또한 그는 1980년대 한국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의 핵심 활동가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 현장의 밑바닥을 전전하며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온몸으로 접하고 스스로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깨쳤다. 이른바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운동가)의 도움 없이 홀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 법을 공부했다. 이어 인천의 삼원섬유에서 민주노조를 만들었다. 당연히 해고됐고 구속됐다. 1980년 5월 결성된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의 핵심 지도부인 중앙위원으로서 전국을 돌며 노동자를 교육하고 조직화시켰다. 그는 1981년 8월 예비군 훈련을 받다 남영동으로 끌려왔다. 전두환 신군부는 전민노련과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 등 처음 전국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진행된 노학연대 조직에 용공을 덮어 씌워 와해하고자 했다. 이른바 ‘학림사건’이다. 유 소장은 자신이 끌려왔던 5층 10호실로 데리고 들어가 39년 전 처참했던 기억을 생생히, 하지만 덤덤히 떠올렸다. “벽과 천장 모두 짙은 붉은색으로 칠해진 방이었는데 팬티만 남기고 옷을 다 벗기더라고요. 그리고 풍채 좋고 잘생긴 사람이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너 공산주의자지?’라고 묻고 ‘아니다’라고 했더니 다시 ‘그럼 사회주의자야?’라고 묻더라고요. 역시 ‘아니다’라고 하자마자 주먹과 발이 마구 날아왔습니다.” 조사관들은 그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한다. 유 소장은 한참 뒤에야 그가 누군지 알게 됐다. 일제 고등계 형사로 ‘고문왕’이었던 노덕술의 부하였으며,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상사였고, 훗날 김근태 고문, 박종철 고문치사까지 모두 깊숙이 개입한 박처원 전 치안감이었다. 그때부터 유 소장에게 시작된 집단구타, 물고문 등은 꼬박 37일 동안 이어졌다. 광주의 피 위에서 집권한 신군부에게는 ‘용공 반국가단체 사건’이 필요했다. 갈비뼈 세 대와 치아 네 개가 부러졌다.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온통 피멍이 들고 퉁퉁 부었다. 경찰병원 응급실로 세 번이나 이송돼야 할 정도였다. 유 소장은 “자살하기 위해 창에 머리를 밀어넣어 봤지만 15㎝쯤 되는 좁은 창폭으로 몸이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욕조 옆 콘크리트에 머리를 두어 차례 찍어 피가 줄줄 흘렀지만 죽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운 철문 밑을 가리키며 “빨갱이가 되길 원하면 빨갱이가 돼야 했고, 국가 전복 음모를 원하면 그렇게 돼야만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아니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용공 조작을 시인하면 무조건 사형당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버텼어요. 아내와 당시 갓 한 돌 지난 딸,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굴복하지 않았죠. 저들의 의도대로 자백하는 건 동료들에게도 또한 못할 짓이라 판단했죠. 물론 끝내는 항복했지만요.” 고문 후유증은 컸다. 전민노련 사건 구속 이후 1987년 6월 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의 노동계 상임공동대표로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지만, 87년 13대 대선 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구로구청 사건’으로 다시 구속됐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몸과 가슴속에 깊숙하게 새겨진 폭력의 트라우마는 곪고 곪아 결국 터지고 말았다. “집에 혼자 있으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졌고, 자꾸 총 들고 누가 잡으러 올 것 같은 두려움이 들어 집을 나가야만 했습니다. 노숙도 하고, 구걸도 하다 뒤늦게 연락받은 가족들이 찾아와서 데려가는 생활이 10년 가까이 반복되곤 했습니다.” ●2012년 재심 전민노련사건 무죄 판결 국가가 개인에 남긴 폭력은 깊고 뚜렷했다.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소장 이화영)의 도움을 받아 집단심리상담을 받는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좀더 정확히 깨달았다. 허리, 머리, 다리 등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국가폭력의 흔적에 대한 치료는 물론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불안과 두려움, 공포의 정체 또한 분명히 알게 됐다. 2012년 재심을 통해 전민노련 사건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힘겨웠지만 고문 후유증 또한 극복해 냈다. 자신의 책 제목처럼 단단한 돌멩이처럼 옛 노동운동가로서의 정연한 논리와 기억력 또한 완전히 복원됐다. 당시 정치 조직 사이 운동 방향을 둘러싼 갈등 및 이론 논쟁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40여년 전 책이 이달 초 다시 복간됐다. 많이 팔릴 것 같으냐는 물음에 그는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은 채 다시 책을 냈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부끄럽기만 하다. 누가 보겠느냐”고 짐짓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 이후 활동을 통해 직접 겪고 느꼈던 부분을 다시 책으로 써내면 어떻겠냐고 묻자 이번에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저야 지금은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지만, 당시 민주화운동 내부에서 있었던 미세하거나 분명한 차이가 지금도 현실 정치 등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민주주의가 한 걸음이나마 진전하도록 하기 위해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성직자가 되고 싶었지만, 민주화운동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복판을 살아온 유 소장의 ‘또 다른 외침’이 기대된다. youngtan@seoul.co.kr
  • 초기 방역 성공 韓·中·獨 2차 유행 조짐… 방심에 ‘뒷문’ 열렸나

    초기 방역 성공 韓·中·獨 2차 유행 조짐… 방심에 ‘뒷문’ 열렸나

    中, 지린성서 집단감염… 다시 두 자릿수 마스크 벗는 獨, 도축장·양로원 확진 급증 가디언 “예방의 역설… 방역 피로도 커져” WSJ “韓, 정상으로 회귀 어려움 입증 사례”‘코로나19 종식 단계’로 접어들었던 우리나라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으로 재유행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그간 바이러스 대처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중국과 독일 등에서도 확진환자가 급증해 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전염력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걸 보여 주는 동시에 구성원들이 긴장감을 잃어 방역의 ‘뒷문’이 열렸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1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본토의 누적 확진환자는 8만 2918명, 사망자는 4633명이다. 전날보다 감염자가 17명 늘었다. 이달 들어 중국 내 신규 환자는 하루 1~2명에 그쳤지만 지난 9일부터 지린성 수란에서 집단감염이 나타나면서 두 자릿수로 돌아갔다. 현재 수란시는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상점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지린성과 가까운 랴오닝성과 헤이룽장성 역시 확진환자가 생겨나 동북 3성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9일부터 감염자가 나타나 재확산 우려가 상당하다. 바인차오루 지린성 당서기는 대책 회의에서 “(바이러스 발생 이후) 4개월간 노력해 안정을 찾았는데 이번 집단 발병으로 또다시 위험에 빠졌다”며 “아직도 방역에 허점과 부족함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잘 막아 낸 독일도 최근 도축장과 양로원을 중심으로 확진환자가 급증해 애를 먹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독일에서는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1을 넘어서 재유행 우려가 나온다.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이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를 나타낸다. 지난 6일만 해도 0.65에 불과했지만 9일부터 재차 오르기 시작했다. 이란은 감염자 발생이 줄어 지난달 중순부터 경제활동을 재개했다가 이달부터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 이날 기준 일일 신규 확진환자는 1683명으로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범 방역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도 올해 3월 개학을 강행했다가 확진환자가 급증해 지난달 학교 문을 닫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의 예를 근거로 “‘예방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미국이나 이탈리아, 스페인과 같은 참사는 피했지만 감염병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면서 국민들이 엄격한 조치를 따르는 데 주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유하자면 야구나 축구 경기 내내 승기를 지켰지만 종료를 앞두고 선수들이 방심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일부 주민이 상점이나 버스·지하철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와 뮌헨 등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정부의 봉쇄 조치에 반대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국의 상황을 소개하며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입증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석주 서울시의원 “올해도 세금폭탄…이대로 맞을 건가”

    지난 4월 29일 결정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납부할 거래세 및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의 대골격이다. 폭등세금을 우려해서 4월 초 제출했던 37,000여건의 의견서 중에 거의 모두가 거부당했으니 해당 국민과 강남권 주민들 역시 원성이 크고 이의신청밖에는 길이 없다. 아무리 국고가 어렵고 전염병 수습에 나눌 예산이 부족해도 조세폭탄은 길이 아니고, 조세저항만 있을 뿐이다. 최근 2년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45%씩 올렸고, 올해 또 15~40%씩 올리면 두 세배 이상 오를 각종 세금들 가만있을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현실은 경기 추락으로 기업도, 취업이나 사업도 절벽이고 집 한 채와 연금뿐인데 세금만 왕창 걷어가니 갈 곳도 없고 살길이 막막하다. 각종 건설규제와 세제 등 공급억제로 집값 올린 것은 정부정책이다. 그럼에도 보유세와 거래세로 앞뒷문 걸어 잠그고 안에서 세금폭탄만 터트리니 죄 없는 국민 어찌 살란 말인가. 올해 아파트 공시가 의견서가 봇물을 이룬 데는 분명한 사유가 있었다. 비싼 집에 살려면 세금 많이 내라는 이론이나 이미 서울은 평균이 9억이지만 시가 대비 현실화율을 대폭 올렸고, 공정시장가 비율을 매년 5%씩 올린 결과, 공시가격․현실화율․공정시장가액 비율 3박자가 함께 만나 세금폭탄의 원흉이 됐고 곧 의견의 이유다. 위 세가지를 모두 정부가 마음대로 조정해 집값이 오르던 내리던 매년 상한선까지 각종 세금을 올리는 것으로 크게 모순된 제도 아닌가. 솔직히 올해처럼 지난해 12·16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로 어려울 때는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 비율인상도 중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하 의견서를 처리한 국토부도 큰 문제다. 예전에는 20~50%씩 반영해줬지만 올해는 아파트 가격이 4~5억씩 내린 점과 최고 높은 시기인 작년 말 가격과 격차조정을 목표로 의견받는 것을 잘 알면서도 고작 2%대 조정이라니 말이 되나. 결국은 정책을 향해 간곡히 최종적인 부탁을 드린다. 일거에 서울 15%, 강남권 26%, 고가지역 30~40% 대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은 세금폭탄의 원흉이 될 것이니 대폭 하향조정해주길 바란다. 세금 못내 국민이 쓰러지고 내 집을 몰수해 간다면 이게 어디 자유시장경제 바탕의 민주주의 국가인가. 이번에 제출되는 이의신청서만은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주길 바라며, 이마저 거부한다면 살기 위한 발버둥으로 시민들의 크나큰 조세저항의 해일이 덮쳐올 것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자유시민은 매년 벌금을 내는 죄인이 결코 아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이 시대의 문학이 보여 주는 것/고봉준 문화평론가·경희대 교수

    [시론] 이 시대의 문학이 보여 주는 것/고봉준 문화평론가·경희대 교수

    코로나19가 지구 전체로 확산되면서 질병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을 다룬 소설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훌륭한 재난소설들의 공통점은 ‘재난’을 통해 재난과 상관없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조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도 그런 작품들 가운데 하나다. 이 작품은 ‘실명’ 바이러스가 도시를 덮친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그린 재난소설이다. 예고 없이 시작된 ‘실명’ 사태는 평온한 도시를 한순간에 무법천지로 만들고 법과 도덕이 사라진 세계에선 무력이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힌 대중을 지배한다. 하지만 이 소설이 말하려는 것은 ‘재난’이 아니라 ‘실명’, 즉 시력을 잃는다는 것의 진짜 의미이다. 작가는 이를 위해 두 개의 장치를 마련했다. 시력을 잃지 않은 유일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타인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외면하지 않는 의사의 아내가 그 하나이고, 시력을 상실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깨달았을 때 마침내 바이러스가 사라져 모두가 ‘눈’을 뜬다는 설정이 다른 하나이다.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의사 아내의 말은 ‘실명’이 시력을 상실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못 보고 살고 있는 것일까. 최정화의 ‘흰 도시 이야기’는 무감각한 도시의 일상을 배경으로 ‘재난’의 진짜 의미를 드러낸다. 소설은 L이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다기조’라는 생소한 이름의 질병이 발생한 재난 상황을 그린다. 이 질병의 특징은 신체의 일부, 즉 ‘손’이 석화돼 떨어지는 것이다. 작가는 ‘손’이 떨어지는 것으로 시작해 과거에 대한 기억과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을 ‘다기조화’라고 명명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상실이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 일부와 감성적 능력의 상실에 순응하면 오히려 평화로운 일상이 보장된다는 사실이다. 반면 그 상실에 저항하면 신체 전체가 석화돼 결국 목숨을 잃게 된다. 소설은 ‘다기조화’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도시인들과, 목숨을 걸고 기억은 물론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지키려는 모래마을 사람들의 대립을 통해 우리의 삶을 조명한다. L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포기한 것, 혹은 모래마을 사람들이 끝내 포기하기를 거부한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가족에 대한 기억, 불행한 상황에 처한 타인을 향해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공감능력 등이다. ‘다기조’라는 질병이 우리에게서 빼앗은 ‘손’은 곧 연대 능력을 상징한다. 결국 사라마구와 최정화의 소설은 ‘재난’은 ‘눈’과 ‘손’ 같은 신체 일부를 잃어버리는 의학적 현상이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 가치와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리는 것임을, 그것들을 잃어버리면 일상과 재난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재난은 그 자체로는 끔찍하지만 때로는 천국으로 들어가는 뒷문이 될 수 있다.” 미국 저널리스트 리베카 솔닛의 말이다. 사라마구와 최정화의 소설에 등장하는 도시인들처럼 우리 역시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며 살아왔다. 혹독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높은 곳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느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할 것을 강요받고 살았다. 그런데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자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성금을 모으는 대학생들, 마스크를 양보하는 사람들,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는 건물주가 등장하고 의료진과 일반인들이 자원봉사를 위해 대구로 향하는 등 믿기 힘든 일들이 발생했다. 재난은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 갔지만 동시에 우리가 타인과의 연대를 추구하는 사회적 존재임을 일깨워 주었다. 좋은 문학은 상투적인 경험적 이해 너머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지금과는 다른 세계, 다른 삶, 다른 질서를 상상하게 만들고 그것에 기초해 변화된 현실의 방향을 제시하도록 만든다. 미국 작가 수전 손태그는 이러한 문학의 임무를 가리켜 지배적인 질서에 ‘반대 진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반대 진술’이란 현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능력, ‘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대부분이 보지 못했던 것을 보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의 질서가 ‘나’의 바깥을 비가시적인 영역으로 만드는 것이라면, 문학의 역할은 우리로 하여금 ‘나’ 바깥을 보게 만드는 것일 수밖에 없다. ‘나’ 바깥에는 무엇이 있는가. 재난소설은 그곳에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 15분마다 영구차 도착…스페인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

    15분마다 영구차 도착…스페인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

    스페인 마드리드 인근 최대 공동묘지인 라알무데나(La Almudena) 앞 화장터 입구에는 15분마다 영구차가 도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드라이브 스루 장례식이 열리고 있다고 미 CNN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구차의 뒷문을 열면 신부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몇 분간 망자가 가는 길을 축복하는 일이 15분마다 반복된다. 스페인에서는 ‘이동 제한령’에 따라 3인 이상 시민들이 함께 이동할 수 없다. 5명 이내의 유가족들이 장례식에 참석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참석하는 식이다. 모두 장갑과 마스크를 써야 하고 모든 과정은 5분이면 끝난다. 최근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교회들도 문을 닫으면서 신도들은 사제를 만나기도 어렵다. 장례식을 주관하는 에두아르 신부는 “때로 화가 나고, 때로 눈물을 참을 수 없다. 중요한 순간에 그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를 잃은 펠릭스 포베다는 전화로 어머니와 작별인사를 했다고 했다. 의사는 어머니에게 산소호흡기가 부족해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포베다는 “장례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어떤 감정이라고 표현해야 할지…형제도 아내도 만날 수 없다. 손주들도 어머니의 떠나는 길을 지켜볼 수 없다. 나 혼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스페인 감염자는 13만6675명, 사망자도 1만3341명에 달한다. 특히 마드리드에서 코로나19 사망자의 40%가 나왔다. 마드리드에선 시신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해 아이스링크 2곳을 임시 시신 보관소로 쓰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병원에서 손세정제 6개 훔쳐 달아난 두 여성

    [여기는 호주] 병원에서 손세정제 6개 훔쳐 달아난 두 여성

    코로나19 공포로 마스크, 손세정제, 화장지 등 생필품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호주에서 두 여성이 병원에 놓여있는 손세정제 6개를 훔쳐 달아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데일리메일 호주판의 보도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지난 25일 (현지시간) 오후 7시경 호주 태즈매니아주 북부 라트로브에 위치한 머지 커뮤니티 병원에서 발생했다. 당시 병원으로 들어온 두 여성은 병원 직원과 손님들이 사용하라고 놓아둔 손세정제 6개를 가방 속에 담았다. 이들은 손세정제를 훔친 후 병원 뒷문으로 여유롭게 빠져 나갔다. 이들의 범행 행각은 병원 CCTV에 고스란히 녹화 되었다. 로버트 건턴 경찰관은 "이런 위기 상황에 병원 의료진과 시민들이 사용하라고 놓아둔 손세정제를 훔쳐가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범죄"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태즈매니아 경찰은 이들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공개해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있다. 한편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7시에서 8시 30분 사이 흉기를 들고 시드니 서부지역 대형 슈퍼마켓인 울워스 4곳을 돌며 500여개의 화장지를 훔쳐간 2인조 강도중 한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사건 발생 6일 만에 27일 밤 시드니 서부 리드컴에서 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나머지 한명은 아직 도주 중이다. 호주는 28일 오전 기준 329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13명이 사망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연일 충분한 물량이 있으니 사재기를 하지 말라고 홍보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와 지역 부분 폐쇄의 공포속에서 생필품 사재기 광풍은 아직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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