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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단순화 해야 할 공무원 봉급체계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2001년도 공무원 보수 및 수당규정 개정안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공무원 봉급을그렇게 올려야 하느냐는 반발과 실제 공무원들이 그정도밖에 봉급을받지 못하고 있느냐는 의문이다. 공무원 봉급 인상은 일견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지금까지 ‘박봉’으로 묵묵히 일해온 현실을 감안하면 그 정도는 수긍할 수 있다. 특히 IMF체제 직후인 98년에 4.5% 삭감됐고,99년에도 4.3%가 삭감되는 고통을 겪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기본급의 125%를 가계지원비로 보전하는 등 6.7%를인상했다. 올해 인상분까지 합치면 공무원들은 IMF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 봉급표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숨어있다. 다름아닌 본봉보다 수당이 많은 공무원봉급 산정의 문제점을 그대로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발표한 공무원 봉급표는 실제 수령액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기본급의 비중이 전체 수령액의 48%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나머지 52%가 기말수당,정근수당,시간외 근무수당 등의 공통수당이다. 예를 들어보자.보통 민간기업에 입사한 대졸자 초봉에 비교하는 일반공무원 9급 7호봉의 경우 정부가 발표한 봉급표엔 67만5,500원으로돼 있다. 그러나 이들의 실제 월 수령액은 140만7,000원 정도가 된다. 봉급표와 실제 수령액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구나 정부는 공무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2,000억원을 예비비로 책정해 놓고 있다.물론 민간기업의 임금상승률이 5% 이상일 경우 이를사용한다는 단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비비 2,000억원을 공무원 보수에 포함할 경우 올해 공무원의 임금상승률은 6.7%+α로 7.9%가 된다.예비비를 봉급에 포함시키느냐는 전적으로 경제현실에 달려 있다. 정부는 오는 2004년까지 민간 중견기업과 동등한 수준으로 공무원봉급을 올리겠다는 약속보다 공무원 봉급체계를 단순화하는 작업을먼저해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최여경 행정뉴스팀 기자 kid@
  • [오늘의 눈] 말 많은 공무원연금법 처리

    9일 입법예고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공무원들은 왜 사용자인 정부가 부담하지 않고 자신들에게 전가시키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국민들은 국민들대로 “연금 부족분을혈세로 메우는 것이 말이되느냐”는 불만이다.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도 이에 대해 고심한 것은 사실이다.그래서내놓은 안이 공무원도 부담하면서 사용자인 정부도 책임을 나누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보여준 행자부나 공무원들의 태도는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공무원들은 이 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연금법개정 반대를 들고나왔다.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한국교원노동조합 등 3개 단체가 ‘공무원 연금법 개악처리를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조직적인 반대운동을 벌여왔다.이들은 “방만한 기금운용에다 정부구조조정 과정에서 10만여명을 강제로퇴직시켜 연금을 고갈시킨 정부가 공무원에게만 책임을 부담시키는것은 잘못됐다”는 논리다.이들은 또 공무원들이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오직연금혜택 하나 믿고 근무해왔는데 그 희망마저 저버리고 있다고 강조한다.물론 이들의 주장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지난 8월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공무원과 국내 중견기업과의 봉급을 비교한 내용을 보면 ‘공무원은 박봉’이라는 말은 어딘지 어색해 보였다.4대그룹을 제외한비교는 공무원 봉급이 민간기업의 90%수준에 이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또 연기금 운용은 누가 했으며 누가 연금법을 제정했는가.만든것도공무원이고 사용한 것도 공무원 아닌가.그런데도 무조건 사용자인 정부가 모든 부담을 져야 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 아닐까.그 부담이결국은 국민들의 혈세라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행자부 역시 이번 연금법 개정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는 결코 미덥지 못했다.국민들에게 먼저 연금이 이렇게 고갈됐으니 어쩔수 없이 채울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를 구했어야 하는데 공무원 단체의 눈치살피기에 급급했다. 공직 내부의 불만을 달래는 것이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보다 진정으로 더 급한 일일까. 홍성추 행정뉴스팀 차장
  • 시드니 취재석/ 金메달도 좋지만…

    ‘금메달 보다 값진 것은 선수생명’-.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8㎏급에서 부상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을 따낸김인섭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레슬링인들은 “은메달을 따낸 것만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며 투혼을 높이 사지만 “그 몸을 가지고꼭 결승에 출전해야 했느냐.만에 하나 불상사라도 생겼다면 어쩔뻔했느냐”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결승에서 아르멘 나자리안(불가리아)의 가로들어던지기 공격을 거의무방비 상태로 연속 세차례나 당한 끝에 2분34초만에 폴로 진 김인섭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결승이 시작되기전 김인섭의 몸은 이미 ‘싸움’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예선에서 99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유리 멜니첸코(카자흐스탄),99아시아선수권대회 3위 딜쇼드 아리포프(우즈베키스탄)와 모두 재경기를 치러 체력을 거의 소모한데다 멜니첸코와의 경기에서 왼손 3·4번째 손가락,아리포프와의 경기에서 왼쪽 갈비뼈 인대를 잇따라 다쳐 만신창이가 된 것. 진통제 주사를 맞고 8강전과 4강전을 치러 은메달을 손안에 쥔 김인섭은결승을 앞두고 또 진통제 주사를 맞았지만 몸은 이미 극한에 다다랐다.약점을 간파한 나자리안은 김인섭의 갈비뼈 주위를 집요하게공격했고 김인섭은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고 토로했을만큼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같은 한계상황이었다면 누군가 김인섭의 출전을 말리는 것이 현명하지 않았을까-.물론 김인섭 자신은 4년동안 기다려온 기회를 눈앞에서 포기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어쩌면 포기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매트에서 쓰러지는 것이 ‘쓸데없는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 길이라고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인섭에게는 아직 선수로서의 ‘여정’이 많이 남아 있다. 무모함으로 행여라도 선수생명을 위협받는다면 금메달 보다 더 큰 것을 잃는 것이 아닐까.초인적 투혼이 아름다운 것은 분명하지만 기회가 남아 있는 선수의 생명을 걸만한 가치는 아무래도 없는 것 같다. 오병남차장 obnbkt@
  • 여의도 클릭/ “당신 깡패 출신이야?”

    “당신 깡패 출신이야.국회의원이 묻는데 어디서 발딱발딱 일어서” “의원들이 묻는다고 다 대답하는 것이 민주주의요?” 28일 오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터져나온고성(高聲)의 일부다.앞의 것은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의원의 말이고,뒷말은 유지담(柳志潭) 중앙선관위원장의 것이다.이날 한나라당의원들은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를 단장으로 모두 67명이 선관위를항의 방문,민주당의 총선비용 실사개입 의혹을 따졌다.3층 대회의실에 모여 3시간 남짓 선관위 관계자들을 다그쳤다.“선관위는 헌법기관으로서 엄정중립의 자세로 공정하게 선거비용을 실사했다.민주당이무슨 말을 했든지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 유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궁에 1시간 가량 같은 말을 되뇌었다.하지만 민주당 ‘개입’의 단서를 잡아내려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집요했다. 겉도는 질문과 답변에 양측은 점차 격앙돼 갔고, 자리를 뜨려는 유위원장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몸으로 제지하면서 결국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헌법기관인 선관위원장을 이런 식으로 추궁하는 것은 국기를 흔드는 일이요”(유 위원장),“그런 식으로 뻣뻣하게굴지 마요. 국회의원도 헌법기관이야”(이 의원) 맞는 말이다. 국회의원도 헌법기관이다.그것도 국민을 대표한다. 국민적 의혹에 대해 마땅히 진상을 가릴 의무와 권리가 있다.문제는 절차와 격(格)이다.더구나 발언 수준은 상식 이하다.총선비용 실사개입의혹이 정치권에 파장을 몰고 오면서 한나라당은 사활을 건 일전을채비하는 모습이다.그리고 전장(戰場)을 장외로 잡았다.정기국회가모레(9월 1일)로 닥쳤건만 한나라당은 국회의사당 대신 거리로 향하고 있다.중앙선관위 집단 항의방문도 국회를 등진 장외투쟁의 하나다. 정치수준은 곧 국민수준이라던가.국회를 떠난 국회의원의 폭언에 국민 전체의 격(格)마저 급전직하(急轉直下)하고 있다.안타까울 따름이다. 진경호 정치팀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3)낯선 땅에서

    *우연히 맛 본 '홍탁' 오감 뒤흔든 맛의 혁명.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라는 속담이 퍼지게 된 데에는 다 그럴만한 유래가 있다.생물학적으로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되,현지 사람들 말에 의하면 홍어는 ‘되다만 물고기’라고 한다.즉 물고기와 파충류의 중간치기라는 것이다.오래 전에 홍도에 갔을 때 섬 주위를 배를 타고 돌아보다가 물 밑 저 아래로 지나가는 거대한 물고기를 본 적이 있었다.그것은 거의 돗자리 한 장만한 크기였는데 유유히 물 밑으로 헤엄쳐 지나갔다.아마도 가오리일 거라고 뱃사람이 말했다.하여튼 가오리와 홍어는 얼핏 보아 구분이 잘 안간다.아마도 바닷 속 생물중에서는 한통속일 거라고 생각한다.홍어는 대개 방석 한 장만한 크기가 제일 맛있다.다시 ‘홍어 거시기’ 이야기로 돌아가서 홍어를잡으면 암놈과 수놈은 가격에서 큰 차이가 난다. 수놈 홍어는 암놈에 비하면 헐값이고 쳐주지도 않는다.실제로 찜해 놓은 것을 먹어보면 암놈은 지느러미 부근이나 속뼈가 흐물거리고오돌오돌 씹히건만 수놈의 것은 뻣뻣하고 딱딱해서 발라내야만 한다. 그리고 살 맛도 부드럽고 쫄깃하지 못하고 어딘가 퍽퍽한 느낌이다. 사가는 사람이야 겉모양만 보아서는 어느게 암놈이고 수놈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이 때에는 생선을 뒤집어 배 아래쪽을 보면 된다.물론암수의 성기가 다르기 때문이다.아니,물고기에 성기라니.홍어는 다른물고기들처럼 난생이 아니라 태생이다.따라서 다른 물고기들처럼 암놈이 알을 낳으면 그 주위에 정액을 뿌려서 수정 시키는 게 아니라직접 교미를 통하여 수태하고 새끼를 낳는다.어부들이야 그러지 않겠지만 중간상인들은 홍어가 들어오면 배를 뒤집어 살피고나서 수놈 홍어의 ‘거시기’부터 얼른 떼어낸다.암놈과 같은 가격을 받아내려는속셈에서다.그래서‘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되어 버렸다. 전라도 사람들은 홍어의 맛 중에 ‘목포 홍탁’을 제일로 친다.칠십년대 초반엔가 우연히 ‘홍탁’을 맛보고 진저리를 쳤던 적이 있었다.무슨 날고깃점 같은 것을 두툼하게 썰어 내오고,그와 크기가 비슷하게 돼지고기 삶은 것 몇점이 곁들여졌는데,묵은 김치가 찢어 먹기 좋도록 썰지도 않은 채로 한접시 따라 나왔다. 술은 주전자에 넘칠 듯 가득 들어있는 탁주 막걸리였다.상대방의 하는 짓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데 우선 날고기 비스무레한 것에 돼지 삼겹살을 겹쳐서 손으로 찢은 김치에 둥글게 싸서는 입 안에 넣었다.한 입 씹자마자 그야말로 오래된 뒷간에서 풍겨 올라오는 듯한 개스가 입 안에 폭발할 것처럼 가득찼다가 코를 역류하여 푹 터져 나온다.눈물이 찔끔 솟고 숨이 막힐 것같다.그러고는 단숨에 막사발에 넘치도록 따른 막걸리를 쭈욱 들이켠다.잠깐 숨을 돌리고나면 어쩐지 속이 후련해진다.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버리는 맛의 혁명이다.말 그대로 어리떨떨하다가 정신이 번쩍 나는 것이다.이들 홍어,돼지 삼겹살,묵은김치를 전라도 사람들은 ‘삼합’이라고 부른다.‘홍탁 삼합’을 처음 먹는 사람들은 어찌나 독한지 입천정이 홀라당 벗겨져 버리기도한다. 이 지독한 별미는 홍어를 발효 시켰기 때문이란다.싱싱한 홍어를 사다가 그대로 뒤란 두엄더미속에 던져 둔다.다른 생선이나 육류 같으면 대번에 썩어 문드러질텐데 두엄 더미 속에서 사나흘 삭으면 홍어는 적당히 발효가 된다.살은 아직도 먹음직한 선홍색이다.이것을 두툼하게 썰어서 자연 그대로 먹기도 하고 얇게 저며서 고춧가루 섞은소금에 찍어 먹기도 한다.그뿐 아니라 찜을 하여도 맛이 독특하다.발효시킨 홍어찜은 날 것 보다는 덜해도 개스는 여전해서 코를 탁 쏘는 맛은 여전하다.삭힌 홍어를 갖은 양념하여 다른 물고기 찜을 하듯이 뭉근하게 쪄서 내는데 살과 뼈를 모두 함께 먹을 수가 있다.잔뼈가많이 들어있는 지느러미께는 마치 중국요리의 샥스핀처럼 부드럽고아작거리는 맛이 그만이다. 그냥 가자미처럼 잘게 썰어서 갖은 양념과 채썬 무에 미나리 등속과 버무린 홍어무침은 흔히 경조사의 주요 음식으로 나온다.충청도에서도 홍어찜을 쳐주는데 발효 시킨 것은 아니다.도회지 사람들, 특히서울 사람들은 거의가 삭힌 홍어를 처음 먹을 때에는 ‘다시는 먹지않겠노라’고 혼자서 속으로 은근히 결심을 하지만,십중 팔구는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슬슬 조심하면서 먹게되고 한번 맛을 들이면 아예요즈음 말로 ‘마니아’가 되어 버린다.제법 맛을 아는 고참이 되면홍어찜을 먹다가 더욱 냄새가 고약한 홍어애를 서로 먹겠다고 다투게된다. 옛날에도 홍어는 가짜가 많았다.흔히 조기를 말린 굴비가 그렇듯,칠산 앞바다에서 잡은 굴비를 영광 법성포에서 말린 것이 영광 굴비이듯이 홍어도 흑산도에서 잡은 것이 진짜 노릇을 하는 셈이다.흑산 홍어는 지느러미에 부드러운 가시가 있고 몸빛이 조금 더 진하고 검붉은 기가 도는데 살이 단단하고 차지다고 한다.뾰족하게 솟아난 코를둥글게 구부려 보면 다른 홍어는 쉽게 부러지지만 흑산 홍어는 유연하게 구부러질뿐 부러지지 않는다. 요즈음에는 흑산도는 물론이고 인근 서해에서 홍어가 잘 잡히지 않으니 진짜배기 흑산 홍어는 부르는게 값이라고 한다.그래서인지 저 남반구의 반대편쪽에서 잡힌 칠레산 홍어가 흑산 홍어로 둔갑을 하게끔 되었다.외국산 홍어는 날개살의 뼈를 씹어보면 딱딱하고 거세어 대번에 알아차릴 수가 있다.그래서 부드럽게 하려고 온갖 조리법에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회는 살만 저며내니 그렇다치고 통째 찜으로 낼때에도 잘 삭히고 오래 쪄내면 구별이 안되기도 한다. 요즈음 진짜 홍어 먹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해주는 시정의 뒷말이 있다.모모 당의 원로 되시는 이가 진짜 흑산 홍어를 전문으로 취급한다는 어느 음식점에서 홍어를 먹어 보고는 자신있게 ‘이건 진짜’라고 점수를 매겼다.그는 한 고장 출신으로 홍어를 좋아하는 대통령에게 자랑하려고 포장해달라며 다시 한 접시를 주문했더라고 한다.사정을 알게된 주방장이 급해졌는지 달려나와 속내를 털어놓는데 진실을 밝히자면 ‘이건 가짜’라는 것이다.즉 아무리 높은 어른도 구해먹기가 어려워졌다는 농담일 것이다. 내가 해남 가서 처음으로 후배를 사귀어 선물을 받은 것 두 가지가있으니 그중 첫 번째가 ‘어란’이다.작은 항아리에 무슨 훈제 소시지 같은 것이 채곡채곡 들어 있었다.큰 아이가 아직도 해남 토박이인 그를 부를 때면 동섭이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고 ‘살구 아저씨’라고 부르는 연유가 있다.해남 내려가서 자리를 잡았던 집 안에 수백년묵은 느티나무와 동백나무가 있었다는 얘기는 나왔는데 백 오십여평남짓한 마당 안에 또한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해마다 가지가휘도록 살구가 열려서 초여름만 되면 내 아이들이바구니 가득 따고는 했다.동섭이는 병원 집 장남인데 도시에 나가 직장 생활을 하다가 뜻을 잃고 낙향해서 집안 일을 거들던 청년이었다. 그가 집에 올 때마다 아이들에게 ‘내 살구 내놓으라고’ 엄포를 놓아서 농담 치고는 좀 괴이쩍게 생각했더니 한참 뒤에 내가 물으니 그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성님이야 유명한 사람이고 나는 촌 구석 사람인디 금방이사가뿔면 저놈들이 내를 알것소.내가 이렇게 해둬야 낭중에 날 기억하지 않것소,하는 것이 그럴듯한 그의 대답이었다. 황석영. @
  • 상임위원장 인선 뒷얘기

    여야의 상임위원장단 인선은 여러 분석과 함께 뒷말도 무성하다.예상된 인선도 있지만 몇몇 인사들은 예상을 뒤엎고 발탁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3선을 중심으로 하되 지역안배와 전문성을 고려했다.천용택(千容宅)국방위원장은 재선이지만 국방부장관과 국정원장을 지낸 전문성이 높이 평가됐다.3선의 박광태(朴光泰)산업자원위원장이나 장재식(張在植)예결특위원장도 같은 경우다. 국민신당 출신의 이용삼(李龍三·강원 화천 철원 양구)행정자치위원장과,한나라당에서 당적을 바꾼 유용태(劉容泰·서울 동작을)환경노동위원장과 김명섭(金明燮·서울 영등포갑)정보위원장은 지역안배에다 영입파에 대한 배려로 읽혀진다.특히 이위원장은 미혼의 최연소(42세)위원장이라는 점 말고도 인선 초안에는 빠져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당초 김충조(金忠兆)의원이 유력했었으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9일 오전 이위원장을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원장 물망에 올랐던 임채정(林采正)·이상수(李相洙)의원의 탈락도‘호남 싹쓸이’를 피하려는 고육지책이라는 후문이다. 동교동 직계의 최재승(崔在昇)문화관광위원장은 적임자라는 당 안팎의 평가 외에도 본인이 국회직을 강력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자민련=현재 당직을 맡고 있거나 과거 상임위원장을 지냈던 인사들은 인선에서 제외했다.농림해양수산위원장에 내정된 함석재(咸錫宰)의원은 3선에다사무총장직을 내놓은 상태여서 0순위였다. ◆한나라당=이회창(李會昌)총재 측근인사들이 대거 중용됐다.김영일(金榮馹)건설교통위원장,최돈웅(崔敦雄)재정경제위원장,박주천(朴柱千)정무위원장등은 이총재측 핵심인사로 분류된다.특히 이연숙(李^^淑) 여성특위위원장은초선에도 불구,재선의 임진출(林鎭出)의원을 제치고 낙점을 받아 부총재에이어 ‘감투’복이 터졌다. 통일외교통상위원장에 박명환(朴明煥)의원이 기용된 것은 비주류 ‘좌장’인 김덕룡(金德龍) 전부총재에 대한 배려라는 분석이다.총무 경선에서 자진사퇴한 이규택(李揆澤)의원도 교육위원장으로 배려됐다. 최광숙 진경호기자 bori@
  • 합병추진 은행 어딜까?

    ‘모 은행’은 과연 어디인가.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 22일 “모은행이 합병을 추진중에 있다”고 밝히자 ‘모 은행’의 실체를 두고 은행권이 술렁이는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모 은행이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직원동요 등 다른 은행의 눈치를 살피느라 은행장이 조심스레 합병의사를 타진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입을 꽉 다무는 바람에 은행권은 ‘모 은행’이 어디인가를 두고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서로 우리는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한편으론 물밑 확인작업을 펴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은행권은 일단 합병에 적극적인 국민·주택·하나은행을 지목하고 있다.이중 급격히 힘을 얻어가고 있는 방안은 ‘주택+하나’다.은행장끼리 물밑 교감을 나눴다는 얘기도 들린다. 합병의 주요 축으로 거론되는 김정태(金正泰) 주택은행장은 “우량은행과부실은행이 합치는 것은 시너지효과가 전혀 없다”면서 후발 우량은행과의합병을 암시한 바 있다.공교롭게 보험업 진출 의사도 밝혀 “합병은행에 대해서는 보험업 진출 허용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 발언과 일치했다. 우량은행인 하나은행이 합병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신탁 물량이 많아 채권시가평가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에 약점이 잡혔다는 ‘설’(說)도 그 중 하나다.직원 동요의 폭이 가장 큰 은행이 하나은행이라는게 은행권의 얘기다. 안미현기자 hyun@
  • ‘현대 형제’ 대립의 골 깊은가

    정몽구(鄭夢九)현대·기아자동차 총괄회장이 현대건설의 창립기념 행사에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내부에서 뒷말들이 무성하다. 몽구 회장이 불참한 데는 조만간 있을 자동차 소그룹 분리를 앞두고 정씨일가가 ‘뭉친다’는 괜한 오해를 부를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그런가 하면 경영권을 둘러싸고 형제간에 쌓였던 깊은 골이 아직도 메워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몽구 회장은 지난 3월 경영권을 둘러싸고 빚어졌던 ‘왕자의 난’을 계기로정몽헌(鄭夢憲) 현대 회장과 불편한 관계를 가져 왔던 터여서 이번 행사에참석함으로써 서로 쌓였던 앙금을 털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몽구 회장은 20일 계동사옥 옆 원서공원에서 열린 ‘현대건설 53주년 창립 기념행사’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지난 해부터 참석했던정세영(鄭世永)현대산업개발회장도 나오지 않았다. 정씨 일가로는 유일하게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만이 불편한 몸을이끌고 참석했다. 현대건설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정씨 일가에 초청장을 보낸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통상 참석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별다른 의미를 두지않는 분위기였다. 몽구 회장은 대신 지난 19일 정 명예회장의 기존 화보집에 소떼 방북,북한김정일(金正一)국방위원장 면담,금강산 관광 등 일련의 대북사업 관련 자료들이 추가된 ‘영문판 화보집’을 선사,변함없는 존경심을 보여줘 묘한 여운을 남겼다. 주병철기자 bcjoo@
  • 여야 총선지원금 차등지급 ‘파열음’

    4·13총선 때 각 당이 지구당에 내려보낸 선거지원금,이른바 ‘실탄’을 놓고 여야 내부에서 뒷말이 무성하다.낙선자나 지원금이 적었던 후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선거 때 225개 지구당에 많게는 3억2,750만원(경북 안동·權正達)에서 적게는 350만원(전주덕진·鄭東泳)까지 지원금을 차등 지급했다.한나라당도 인천 연수(黃祐呂)에 당내 최고액인 1억5,800만원을 지원한 것을 비롯,▲1급지 7,500만원 ▲2급지 5,500만원 ▲3급지 4,000만원 ▲4급지 2,500만원 등으로 지원금을 차별화했다.자민련은 충남 부여(金學元)에 7,300만원 등 125개 지구당에 3,000만∼7,000만원을 지원했다.이처럼 지원금 액수가 다른 것은 물론 선거전략 때문이다.당선 가능성이 있는경합지역에 지원금이 집중되고,‘절대우세’나 ‘절대열세’지역은 상대적으로 지원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낙선자 가운데는 ‘실탄 부족’이 가장 큰 패인이라며 중앙당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높다.경북 영천에 출마했던 민주당 정동윤(鄭東允)후보의측근은 19일 “돈에서 졌다”고 아쉬워했다.“영천은 경북의 어느 지역보다지역바람이 적었던 곳”이라며 “그런데도 당은 열세지역으로 분류,안동의권정달후보에 견줘 절반밖에 지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정후보는 선거 때1억8,2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한나라당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호남지역에 출마한 한 낙선자는 “민주당 텃밭이라고 당이 일찌감치 포기해 변변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이러고도 전국정당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비주류측에서는 ‘황우여 후보 등 이회창(李會昌) 총재 측근에게 지원금이 더 갔다’는소리도 나온다. 서울에서 출마한 자민련 후보는 “서울 후보들은 당으로부터 한푼도 받지못했다”며 “그래놓고 1석도 얻지 못한 결과를 충격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푸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축구협 세무조사 ‘티격태격’

    국세청의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세무조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축구협회가 월드컵 남북 분산개최와 아시안컵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 등 현안을 풀어 가려고 애쓰는 시점에서 느닷없이 ‘세무조사’가 불거져 나왔기때문이다.10일 관련자료를 점검한 뒤 12일 다시 협회를 방문하겠다고 밝힌종로세무서측은 “일반기업이 정기적인 조사를 받는 것과 같은 차원”이라는입장이다. 그러나 축구계는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국세청장을 움직일 정도의 힘 있는 정치권 인사가 입김을넣었다고 본다”고 말했다.종로세무서장이 독자적으로 이번 일을 추진했다는말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며 정몽준 축구협회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이 관계자는 “법인이 영업이익을 냈을 때 법인세를 내는 것 아니냐”며 “축구협회는 흑자단체가 아니면서도 축구회관 사무실 임대와 대회타이틀 스폰서 수익금 등에 대해 성실하게 세금을 내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축구 관계자는 “비영리 문화단체인 경기단체들은 세무조사를 받지않은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며 “세무당국의 주장대로라면 이는 관행을 바꾸는 국세정책의 변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옥기자
  • 재외공관 이것이 문제다/(상)인사·재정 마음대로 ‘大使왕국’

    최근의 일이다.주요국 K모 대사의 부인이 회갑을 맞았다.재외공관에서는 스스럼없이 잔치 비용을 공관 예산으로 충당했다.그러나 공관 내에서 이를 두고 일부 직원들의 ‘뒷말’은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문제삼은 사람은 없었다. 절대 권한을 행사하는 대사가 결정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 중반 미주지역의 L모 전대사는 공관예산 유용 등 비리와 추문으로 말썽을 빚었지만 그후 별 문제없이 본부 요직과 유럽지역 대사로 승진한 뒤 올초 은퇴했다.이러한 사실은 당시 용기있는 한 사무관의 ‘양심선언’으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는 이후 예멘과 수단 등 오지로 발령이 나는 등‘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공관 초대만찬 등의 행사에 사람 수를 부풀려 계산,차액을 챙기는일명 ‘밥장사’나 공관신설과 수리시 공사대금을 부풀려 조작하는 일 등도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이야기다.심지어 자신의 개인 자가용의 수리비 등 사적 비용도 판공비에서 전용하는 사례도 있다는 전언이다.한 소장 외교관은“이런 일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외교관 사이에서는 이야기거리도 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물론 전체 125개 재외공관장들 대부분은 외교일선에서 국익선양을 위해 땀흘려 뛰고 있을 것이다.하지만 아직도 일부 재외공관장들의 자의적 권한행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재외공관장들에 대한 견제장치가 없다는 점이다.‘독립왕국’으로 비유되는 재외공관은 명목상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지만 5∼6명이근무하는 중·소 재외공관의 경우 4년에 한번 정도,그것도 ‘샘플 형식’으로 이뤄져 ‘치외법권 지역’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공관 내부를 들여다보면 공관장들의 ‘자의적 권한행사’ 여지는 더욱 많다.보직 인사와 재정,인사고과의 권한을 틀어 쥔 공관장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재외공관장들의 권한과 의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월권을 막기 어렵다”고제도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연과 지연은 물론 특정공관 근무로 맺어지는 인맥도 공관장의 ‘무소불위적’ 행동을 가능케 한다는 분석도 있다.한 외교관은 “5∼6명 인원이 2∼3년 동안 한솥밥을 먹다 보면 자연히 무슨 사단이니 무슨 계보니 하는 인맥이형성되게 돼 있다”며 “이럴 경우 상사나 부하 모두 서로의 비리나 업무태만을 눈감아 주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한국인 특유의 ‘온정주의’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교부는 향후 재외공관장 운영지침을 신설하는 등 ‘인치(人治)에서 법치(法治)’로 전환하는 일대혁신을 다짐하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사설] 서울시의 ‘맑은’인사

    서울시가 올들어 잇따라 혁신적인 공무원 인사개혁 조치를 시행,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초기 단계의 이런 조치들을 좀 더 발전시켜 다른 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도 청탁과 뒤탈로 얼룩진 인사를 개혁하길 기대한다.서울시는 연초에 이어 3월초 사무관이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인사사전예고제’와 ‘특정부서 근무희망자 공개모집제’ 등을 시행,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도됐다. 인사사전예고제는 승진·전보 인사의 날짜,내정자와 기준 등을 행정전산망을 통해 3∼4일간 공개한 뒤 정실인사 혐의와 결격 사유 등의 반론이 제기되면 재심에 부쳐 인사를 투명하게 처리하는 제도이다.또 서울시는 공무원들이 대부분 선호하는 감사관실과 인사행정과(課) 등 이른바 노른자위 부서에 한 사람이 여러번 가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이들 부서 전보 희망자를 공개 모집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이런 승진·전보 기준과 대상자를 결정하는 주체가행정관리국장이 아니라 대상자와 같은 직급의 동료들이 결정하도록 제도를고친 점이다.승진과 전보 대상자와 같은 직급의 동료 10∼15명이 위원회를구성해 승진·전보 기준과 대상자를 결정한 뒤 서울시장이 승인하고 다른 공무원의 이의제기가 없으면 바로 확정하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런 인사개혁 조치는 무엇보다 상사의 개입을 배제하고 동료평가를 거의 100%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동료평가제는 상사가 인사권을 포기하게 되고 자칫 주위 인기에만 영합하는 인물이 우대받을 우려때문에 대부분 기업들도 도입을 망설여온 제도이다.물론서울시의 이런 새 인사제도는 과장급 이상을 제외하고 사무관급 이하 하급관리만을 대상으로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데다 아직 그 성과를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이를 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울시는 인사철마다 성행했던 이른바 ‘빽’을 동원한 인사청탁이 1월 인사때 120여건에서,3월에는 8건으로 크게 줄었으며 인사가 끝나면 뒷말이 많았던 진통도 사라졌다고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그동안 인사에 큰 불만을 토로해왔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달19일 장·차관급들에게 “절대로 인사청탁을 받지도,하지도 말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정실인사와 청탁인사는 관가의 병폐로 지적되어왔다.따라서 서울시의 파격적인 인사개혁 조치는 일단 불투명성을 제거해 맑은 인사를 정착시키려는 시도여서 주목할 만하다.다른 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도 과감한 인사개혁을 단행한 서울시의 결단과 제도를 참고로 인사개혁에 착수하길 기대한다.
  • [사설] 선거구 획정위案 수용해야

    국회 선거구획정위가 지역구 수를 현재의 253개에서 227개로 26개 감축하는선거구 조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나온 획정위 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되리라는 보장이 없어 우려된다.획정위 심의과정에서도 한나라당의 불만으로 마지막에선거구 수를 재조정하는 진통이 있었고 국회통과까지 여야는 또다른 협상의여지를 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 개개인은 물론 각당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려 있는 선거구 조정에 뒷말이 없을 수 없는 일이긴 하나 이번의 경우 여야는 획정위 안에 손질을 하려들지 말고 그대로 통과시켜야 함을 재삼 강조해둔다. 왜냐하면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오랜 협상 끝에 내놓은 선거법 개정안이 나눠먹기식 개악입법이라 해서 국민의 호된 비판을 받았고,이런 여론에 밀려여야합의로 선거구획정위가 탄생했으며,획정위 안을 조건없이 받아들이겠다고 여야가 공언을 해놓고 이제와서 이러쿵 저러쿵 토를 달면,이치에도 맞지않고 또다른 비판여론에 몰리게 될 것은 불을 보듯하다. 지금은 정파간 이해득실을 따질 때가 아니다.자칫하면 정치권 전체가 공멸할 소지마저 없지 않은 때다.시민정치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 않는가.이런때에 정치권이 또다른 야합성 협상을 하게 되면 그때 나타날 성난 민심을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 것인가. 불만이 있다는 한나라당의 경우,이회창(李會昌)총재 스스로 획정위 구성을제안했고 그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약속을 했을 뿐 아니라 획정위에 한나라당도 참여하지 않았는가. 다만 위헌 소지가 있다고 일부에서 주장하는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문제에있어서는 95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신중하게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이번획정위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고 하지만 편차가 4대 1만 초과하지 않으면 된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선거구 평균인구수를 기준으로 상·하한선이결정돼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법해석은 타협이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다음으로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고려돼야 한다.없는 시간에 쫓겨 어설프게 손을 대다 보면 누더기가 될 소지가 있다.직접적인 이해가 걸려 있는정치권이 뒤늦게 당리당략적 손질을 하게 되면 개선보다 개악될 소지가 더많다. 일부 보도를 보면 선거구 안을 비례대표 선출방식,중복출마 허용문제,석패율(惜敗率)제도 등 남은 쟁점과 연계시켜 여야가 협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나 그것도 잘못이다. 선거구 안은 선거구 안으로 끝나야지 다른 사안과 주고받기식 협상을 하게되면 또 다른 왜곡을 부를 것이다.
  • [21세기형 행정서비스] 정부 운영시스템 개혁 부문별 점검

    공무원 평가제도가 바뀌고 있다.‘단일평가’에서 ‘360도 다면 평가제’가 도입되고 있어 공무원 사회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어느 나라 어떤 조직이나 정작 업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이를 정확히 평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공무원 사회는 상사 1∼2명이 부하 직원들을 평가하는 단일평가가 주종을 이뤄왔다.그 과정에 공정성 시비가 있어왔던 것도숨김없는 사실이다. 공공부문은 민간부문과 달리 평가를 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즉 성과의 계량화가 힘들기 때문에 항상 뒷말이 많았다.특히 계량화된 지표가 없는 정부조직에 있어서의 단일평가는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는 평가 결과를 낳았다.윗사람 눈치만 보는 이른바 ‘해바라기성’ 공무원을 양산한다는 비판도 그래서 나왔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정부는 행정부처에서 먼저 다면평가라는 과학적이고체계적 제도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다면평가란 피평가자와 가장 가까이서 일하는 사람들,즉 상사·동료·부하,내부 및 외부고객으로부터 평가자료를 모아 종합평점을 매기는 제도다. 단일평가가 상사에 대해서만 책임지고 복종하도록 한 제도라면 다면평가는그야말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책임을 지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를 처음으로 중앙정부의 인사와 급여 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지난해 도입했다. 중앙인사위의 이번 평가는 고객 상사 구성원 리더 팀 조직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치밀하게 조사됐다.그 결과는 오직 자신만이 알도록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당사자는 결과를 보고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단점은 보완하고장점은 살리는 쪽으로 동료관계나 업무 처리를 하게 된다.따라서 이 평가방법은 개인의 업무 성과와 능력제고를 통해 조직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중앙인사위에서 실시한 결과 효과가 있다고 판단,올해부터 점차적으로 각 행정부처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이 제도가 전 행정부처에 실시되면 윗사람만 보고 일하는 ‘해바라기성’공무원이 사라짐은 물론보다 행정 서비스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도 없지 않다.우선 설계에서 결과보고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실제로 중앙인사위도 외부 컨설팅업체에서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2개월이나 걸렸다. 모든 사람이 피평가자를 후하게 평가하는 평가의 관대함이나 외부직원들끼리의 담합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이러한 단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성공여부가 달려 있다고 하겠다. 홍성추기자 sch8@ *다면평가, 고객·구성원도 자유로운 의견 개진 가능 다면평가를 실시했을 경우 각 부문별로 다양한 장점을 갖는다. ◆고객 서비스에 대한 의견과 발언권을 제시할 수 있다.제품 및 서비스 결정,품질관리 과정에 참여할 수도 있다.보상을 받고 자질을 인정받을 기회도 주어진다. ◆상사 자신의 감독 능력을 파악 할 수 있다.선발 결정을 위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성과판단에서 코칭으로 자신의 역할을 변화시킬 수 있다.부하의 실책,해고나 징계를 받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구성원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결정 프로세스(예를 들면고과)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경력개발의 기회가 된다.결정에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상급자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보상을 받고 자질을 인정받을 기회가 된다. ◆리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선발결정을 위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작업진단 또는 부서의 훈련 및 개발요구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아랫사람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팀 팀이 고객에게 봉사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팀원 선발을 위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팀개발 요구사항을 평가할 기회가 된다.팀 리더십이나 공헌,성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조직 인적자원에 대한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품질관리와 판촉의 타당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구성원의 동기를 높일 수있다.성과와 보상을 연계시킬 수 있다.비전 가치 역량을 조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홍성추기자] *다면평가제도 외국 선진기업 대부분 시행중 다면평가제도의 초기 모형은 1940년대 초반 영국의 군사정보국에 의해 개발됐다.당시 군사정보국에선 다수의 평가자가 테스트,게임,시뮬레이션에 대한참가자의 업적을 검토한 후에 해외 파견 첩보원의 자격에 대해 집단평가를실시했던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다면평가는 각국으로 퍼졌고 특히 선진 기업에선 거의 대부분 시행하고 있다.지난해 포춘지선정 1,000대 기업중 90%이상이 ‘360도 피드백 시스템’을 최소한 부분적이라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정부의 에너지부,애리조나 주립대 등에서 사용,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우리나라에선 삼성그룹이 이 제도를 도입,그룹내 임원들의 평가에 활용하고 있고,정부에선 과거 농림수산부에서 한 차례 실시한 뒤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기획예산처 정부 개혁실에서 이보다 단순한 형태의 다면 평가를 2년째 시범실시하고 있다.본격적인 다면평가는 중앙인사위원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했다. [홍성추기자] *[기고] 효율성 추구하는 중국의 인사행정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 선천에서는 ‘21세기지도자의 도전-리더십자질의 평가기법’이라는 주제로 국제회의가 열렸다.뉴밀레니엄을 맞는 중국이 정치·행정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인사행정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국무원 직속의 국가행정학원이 주관한 회의였다.이 회의에 초청을받은 필자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영광을 안았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당과 지도자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하기만을 원하던 중국이 이제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리더십과 직장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세계화에 순응하는 중국의 변화를 보여주는 증표라 할 수 있다. 함께 초청된 해외 인사로서는,조직행동이론 전문가로 워싱턴대학교의 심리학과 석좌교수인 프레드 피들러박사 등 세계 각국의 권위자와 대만과 홍콩의 대학교수 등으로서 모두 자본주의 국가의 다양한 조직이론과 경영심리학 전문가들이었다.그리고 중국 중앙정부의 인사부,공산당의 주요 인사,심천시를비롯한 지방정부 고위 관리와 전국의 주요대학 교수 등 약 60여명이 참석하였다. 회의 중 인상적인것은 심천시의 고위공무원 평가추천(評價推薦)센터의 왕지구 과장의 발표였다.종래의 사회주의체제 하의 기업체가 직면하던 관료적병폐를 줄여 기업의 전문화와 상업화를 높이기 위하여 ‘인재은행(Data Warehouse)’ 구축을 통한 경쟁 추천제를 소개하였는데,각종 언론매체 등을 통하여 약 1만5,000명의 인재를 모집하고,그 중 지난 2년간 국영기업,외국기업,민영회사 등에 약 300명의 공무원이 경쟁을 통해 채용되었다고 했다.일종의헤드헌터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특이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개방형직위를 도입하여 국장급 이상 직위의 약 20%를민간에도 개방하였지만,중국은 오히려 정부가 인재은행을 만들어 우수한 공무원이 본인의 승진이나 영전을 위하여 기업체로 진출하기 쉽도록 지원하는형태를 취하고 있었다.디지털화와 네트워킹이 계속 확산되면 가까운 장래에공직내부의 벽은 말할 것도 없고,민·관간의 벽도 허물어질 것이므로 앞으로는 생존을 위해서라도 홀로서기를 포기하고 각 부문간의 인적교류가 보다 활발해 질 것이 분명하다. 중국 행정학원의 우장 교수가 실적주의 인사의 정착을 위한 5대원칙 등을소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즉,①엄정한 채용조건을 객관적으로 설정하고,②민주절차에 따른 공개적이고 공정한 채용절차를 마련하고,③능력이 우수한사람에게 우선권을 주는 시험과 경쟁을 통한 선발원칙을 실행하며,④업무성과 평가제도를 적극 시행하고,⑤예비 공무원 선발제도를 채택하는 것이었다. 이어 프랑스 국립행정학교의 세브린과장이 프랑스의 고급공무원 채용제도를소개하였다. 필자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목표관리제와 작년말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우선 시범적으로 실시한 다면평가제도를 발표하였다. 이번 회의에 참석하고 얻은 소중한 경험이 있다면 중국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이미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특히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연구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모습은 그대로 갖고 있지만 중국의 인사행정개혁은 이미 상당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일부 성(省)과 시(市)에서 시행하고 있는 성과관리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각 대학과 행정기관이 공동 프로젝트로 여러 가지 평가기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체제에 대한 교조적 이념이 우선되기보다는 이제는 개인의 학력과 경력,연령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인사관리를 공정하게 함으로써 보다 질 좋은 행정서비스를 ‘인민’에게 제공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인사행정 개혁은 이미 결원이 생기면 공직 내부에서 모집하는 직위공모제(Job posting)를 일부 도입하고 이를 위한 직무수행요건도 설정하기 시작하는 작은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중국 선천에서 김명식 중앙인사위 인사정책과장mkim3@csc.go.kr
  • 詩的으로 응시한 상처받은 삶‘달빛이 있었다’

    소설은 얼마나 ‘시적’일 수 있는가. 제 소설을 읽어본 독자나 평자로부터 “시적이다”는 독후감을 듣게 되면소설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열에 아홉은 당황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그리고 뒷말을 재촉하면서 뭔가를 설명하려는 황급한 표정을 드러내기 십상이다. 읽는 사람은 ‘시적 소설’이란 소감을 심상하게 말할 수 있겠지만 소설가는그렇게 듣지 못한다. ‘소설도 아니고 시도 아닌,죽도 밥도 아니라’는 뜻을완곡하게 말한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은 되도록 시를 피하려 한다.즉 얼치기 작가가 아니라면 ‘시적소설’을 시도할 때는 남다른 용기와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94년도 오늘의작가상 수상작가인 임영태의 최근작 ‘달빛이 있었다’(창해)는 대단히 시적인 장편소설이다.작가는 얼마만한 용기와 절박함으로 이 작품을 쓴 것일까. 언뜻 작가의 용기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책 말미에 ‘작가의 말’이란이뻐 보이지 않는 사족(蛇足)을 붙였고 거기 맨 마지막 단에 ‘요즘들어 자꾸 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썼다.변명처럼 들릴 수 있다.이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 절박함이 묻어나는 실험성보다는 시적 소설의 구태의연한 약점이 먼저 눈에 띤다. 시적 표현,더 간단하게 말해 언어에 집착하는 소설은 시간의 발걸음이 필요이상으로 느린가 하면 어느새 저 혼자서 휙 날아간다. 순간을 세밀히 포착한다면서 답답한 슬로 모션을 취하기 일쑤인 한편 행동이나 상황의 전환은 아주 평면적이며 일방적인 진술로 소략된다.1초의 심상이 10분간의 사건처럼상술되고 1년간의 일이 경구(警句)화한 한 문장으로 압축되곤 한다.이런 왜곡에 가까운 탄력성이 내용의 진실함보다는 작가의 언어 욕심에서 나왔다는혐의를 받기에 문제인 것이다. 이같은 본래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임영태의 시적 장편은 재미있게 읽힌다.시적 소설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인물이다. 편애받은 언어라는 형의 그늘에가려 발육부진을 면치 못하는 동생 꼴이다.‘달빛이 있었다’의 세 주인공들이 철수니 영희니 하는 이름 대신 깡패 여자 시인 등 미분화된 보통명사에머물러 있는 점은 시사적이다.그런데 땀내나는 현실에서 자연적으로 등장했다기 보다는 ‘상처받은 삶’이란 미리 정해진 공란을 메우기 위해 이리저리다듬어진 것 같은 이 세 인물들이 소설 페이지가 두꺼워지면서 묘한 화합의맛을 낸다. 물론 소설의 인물은 소나무처럼 바람부는 바깥에서 맨몸으로 자라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달빛이…’의 인물들은 비닐하우스 한쪽에서 어렵게 꽃을 피워낸 세 대의 암·수 꽃술이라 할까.덜 자란자기들과는 생판 다른 의외의 결과를 거둔다.이 인물들이 과연 땅에 발을 디디고 있는 것인지 하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으면서도 ‘상처받은 삶’의 시적세 분자가 어떤 화합물로 종결될지 궁금함이 이어진다. 임영태는 헛디뎌 실족하기 쉬운 시적 소설쓰기를 제법 솜씨있게 해냈다.이제 왜 작가는 잘못하면 죽도 밥도 아닌 괴상한 것이 되기 쉬운 이런 작법을시도하고 고수한 것인지를 물을 차례다. 이번 소설은 임영태의 다섯번째 장편이다. 물색도 모르고 시적 언어를 마구구사할 때는 아니며 소설에서 잡히는 성실성으로 볼 때 작가의 무책임한 변신도 아니다.‘달빛은 있었다’를 통해 임영태는 소설의 시적 경계선을 한칸더 넓혔다. 김재영기자 kjykjy@
  • [여의도 산책] ‘고무줄’ 코스닥 등록가

    오는 7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하는 한통프리텔의 등록기준가(시초가)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통프리텔의 등록기준가는 지난달의 외자유치를 공모로 볼 것이냐를 쟁점으로 그동안 격렬한 논란을 벌여왔다. 증권업협회운영규정은 이 회사처럼 공모주 청약을 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최근의 유상증자 가격을 등록기준가로 결정토록 하고 있다.이 회사는 8월 주당 1만8,000원에 유상증자를 했다.따라서 규정대로 한통프리텔의 시초가는 1만8,000원이 돼야 한다. 그러나 증권업협회 코스닥위원회는 3일 주식 등록기준가를 5만1,600원으로결정했다.지난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 등 3개사로부터 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한 것은 사모가 아닌 공모라는 이유를 들었다.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낸 만큼 ‘광의의 공모’라고 해석했다. 물론 외자유치를 공모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등록가(주당 1만8,000원)는 장외시장 거래가(8만원선)와 큰 차이가 날수 밖에 없다.외자유치를 공모로 간주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한통프리텔의 주장에 휘어버린 코스닥위원회의‘고무줄 잣대’가 다음에는 또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박건승기자 ksp@
  • 문화부 산하단체 인사 ‘갸우뚱’

    영화진흥위원 위촉 등 최근 문화관광부 관련단체의 인사가 매끄럽지 못해뒷말이 많다. 문화부는 지난달 31일자로 신세길 영화진흥위원장의 위원직 사표를 수리하고 박종국(朴鐘國) 전 문공부 기획관리실장을 새 위원으로 위촉했다.박위원은 이어 6일 영진위의 새 위원장이 됐다.문화부는 신세길 전임위원장의 위원 사퇴에 대해 문화부와 아무 상관없는 ‘자의’의 결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박 신임위원장 선임 또한 10인 위원의 호선에 의한 독자 결정으로 문화부와무관한 사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문화부의 이같은 무관 주장을 십분 참작하더라도 지난 5월말 출범직후부터 삐걱대던 영진위가 박종국 신임위원장 체제로 뒤바뀐 것을 수긍하지 못하는 영화·문화계 인사가 많다.‘개혁’성을 따지기 앞서 내부갈등이심각한 영진위를 제대로 이끌어갈지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임 위원장 체제에 대한 반발로 문화부의 위원 위촉을 거부했던일부 인사들을 다시 위원으로 위촉한 사실과 관련,문화부가 누누이 강조해온 위원위촉권의 ‘독자적’ 행사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크다. 인사권자의 최종결재만 남은 것으로 알려진 오광수(吳光洙) 현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위원장의 국립현대미술관장 내정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하는 소리가 만만찮다. 여러 지적도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맡은 지 5개월도 안되는 비엔날레 일을 겸직할 경우 8개월밖에 안 남은 광주비엔날레의 순조로운 진행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전 문공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인 박종국 신임 영진위원장 선임에 이어 전 문화부차관보의 문예진흥원 사무총장 기용에 대해 문화부 퇴직 고위관료들의낙하산 인사 행태라는 비난이 들린다. 문화부 인사라고 할 수는 없으나 새천년준비위원회가 상임위원장 자리를 신설하고 이 자리에 신현웅(辛鉉雄) 전 문체부차관을 임명한 데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새천년준비위원회의 실무기구 책임자로서 마련된 자리지만 이날 언론사에는 직책을 혼동한 독자들로부터 이어령(李御寧)준비위원장이 왜 사임했느냐는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김재영기자 kjykjy@
  • 서울시 행정1부시장·公社사장 인사 배경

    5일 단행된 서울시 행정1부시장과 산하공사 사장 선임은 고건(高建)시장 측근인사의 전면등장과 직종간의 적절한 조화로 요약된다.행정1부시장에 고시장의 의중을 가장 잘 읽는 강홍빈(康泓彬) 시정개발연구원장이 내정된데다공사 사장 3명에 외부영입 및 행정·기술직을 나란히 안배하는 균형을 갖췄기 때문이다. 강부시장 내정자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때 고시장의 비선 선거조직인 ‘동숭동팀’을 이끈 핵심 참모다.또 취임후에는 시정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민선 2기 서울시정 개혁의 선봉역을 맡은 바 있다. 이후에는 서울시의 싱크탱크인 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아 ‘새서울타운’ 사업,‘새서울 우리한강사업’ 등 서울시의 주요 프로젝트를 기안하는 등 ‘고건호’에서 막중한 역할을 해왔다.강부시장 내정자는 사실 ‘서울시정을 가장 잘 아는 외부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90∼96년 서울시 시정연구관과 정책기획관을 지낸데다 서울시립대 교수로 재직하면서도 줄곧 시를 살펴왔기때문이다. 하지만 뒷말도 적지 않다.강부시장 내정자는 ‘이상주의자’로서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게다가 건축 등 기술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에 2부시장은 몰라도 1부시장으로 중용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함께 이뤄진 지하철공사,도시철도공사,도시개발공사 사장 선임은 서울시의희망대로 됐다.지방공기업법이 바뀌어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받아 시장이임명토록 돼있지만 시에서 희망한 인사들이 모두 사장으로 결정돼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조덕현기자
  • 경남도, 뒷말 많은 ‘멋대로’ 인사

    경남도 인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도는 최근 도산하 공기업 사장에 비전문가를 임명,구설수에 올랐는가 하면 21일 발표된 인사에서도 원칙을 지키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기구·정원 감축에 따라 12명이 승진되고 28명이 전보된 이번 인사에서 도는‘퇴직연한 1년 미만자는 승진 또는 전보시키지 않는다’는 내부방침을 스스로 어겼다. 퇴직을 6개월 남짓 남겨둔 한창일(韓昌一) 도의회 사무처장을핵심자리인 기획실장으로 기용하고, 임모과장을 고향 부군수로 영전시켰으며,문모 부군수를 문화예술회관장으로 전보발령한 것. 이들은 41년생으로 행정자치부 지침에 따라 올연말까지 퇴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산하기관에 아들을 특채해 물의를 빚었던 모 과장을 부군수로영전시켜 직원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도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경남신용보증조합 이사장과 경남개발공사 사장에 비전문가를 임명,파행인사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고건 시장 취임 1주년 인터뷰/평가

    돌아온 ‘행정의 달인’ 고건(高建) 시장이 1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고시장은 2002년 월드컵 전까지 한강을 살아숨쉬는 푸른 공간으로 가꿔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또 복수직급제를 도입,승진적체를 해소하고 노숙자 정책을 보호위주에서 자활위주로 바꾸기로 하는 등 2년차의 시정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시청 집무실에서 고시장을 만나 지금까지의 성과와앞으로의 시정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지난 1년동안 가장 보람있었던 일과 가장 아쉬웠던 일을 꼽으신다면. 4년동안 마라톤을 뛰는 자세로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100m 달리기를 하면서 지나가버린 것같습니다.구조조정,수방대책,노숙자문제,실업대책등 현안 해결로 정말 바빴고 소기의 성과도 거뒀지요. 아쉬웠던 점은 지난 4월의 지하철 파업입니다. ■추진했던 시책중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노숙자대책을 들수있습니다.우리 시의 노숙자대책은 CNN 등 세계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지요.또 인터넷에 띄워 민원처리의 투명성을 높인 ‘민원처리온라인 공개시스템’도 큰 성과중 하나입니다.최근 국제투명성위원회로부터 ‘부패방지의 훌륭한 모델’이라며 오는 10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반부패회의에서 시장이 브리핑해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무엇보다 부조리근절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과를설명해 주시지요.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시정을 구현하기 위해 부정부패 척결을 시정개혁의 핵심과제로 삼았습니다.앞으로도 임기내내 ‘부패와의 전면전쟁’을 더욱 강도높게 전개할 계획입니다.민원처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은 아주 성공적인 것같아요.지난 4월 이후 접속건수가 7만건을 넘어섰고 요즘도 하루 1,500건씩 접속되고 있어요. ■노숙자대책에 보완할 점이 있다면.6월 현재 노숙자는 3,100여명으로 이 가운데 1,800여명이 시에서 마련해준 공공근로나 일용근로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특히 지난 1월 문래동에 문을 연 ‘자유의 집’은 처음 1,400여명이나 되었으나 6개월이 지난 현재는 770여명으로 줄었어요.지금까지의노숙자대책이 보호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노숙자 모두가 자립의 길로 나갈수 있도록 하는 ‘자활정책’에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을 활용하여 정신교육을 시키고,일할 의사는 있으나 기능과 능력이 없는노숙자에게는 시립 직업전문학교,고용촉진 훈련기관,종합사회복지관 등을 활용해 기술을 배우도록 할 생각입니다. 기능과 능력이 있으나 일자리가 없는노숙자는 대형 건설공사장과 간벌사업장 등에 취업을 알선할 방침입니다. ■취임후 도입한 ‘실국장 책임경영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이 제도의 도입취지는 ‘일’과 ‘일하는 수단’을 실·국장들에게 부여하는 것입니다.권한을 주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묻는 것이지요.이 제도의 시행으로 인사·예산·조직면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요.모든 것이 그렇듯 제도가 바뀌자마자 기대했던 성과가 단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관행과 사고가 제도에 맞게 변화될 때 완전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봅니다. ■서울신문고와 시장이 직접 받는 민원처리엽서등은 전시성 행정이란 비판도 없지않은데요. 지난해 10월 ‘서울신문고’를 설치한 이래 매일 20여명의시민이 불편사항이나 여러 제안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총 1,000여건의 시민여론이 ‘서울신문고’를 통해 접수됐어요.한 예로 노원구에 사는 시민이 견인차량보관소의 견인료와 보관료를 신용카드로 받지 않아 불편하다는의견을 보내와 이를 검토, 오늘부터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시장이 직접 받는 부조리신고엽서’는 신고사례는 비교적 적지만,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한강가꾸기 사업을 한건주의 행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임기중에꼭 완수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임기내에 실적을 올리려고 조바심을 내지는 않겠습니다.다만 2002년 월드컵경기의 전야제와 개막식이 전세계에 TV로중계되는 만큼 주변지역의 단위사업들을 월드컵대회 개최 이전에 완성,살아숨쉬는 푸른 한강을 전지구촌 사람들에게 보여주겠습니다. ■취임이후 매주 ‘토요데이트’를 해오고 있는데 결과를 소개해 주시지요. 지금까지 43회에 걸쳐 752명을 만났습니다.이중 민원관련이 168건인데 완전해소된 것이 110건(65.5%)에 이르고 제도개선이나 대안을 놓고 민원인과 협의중인 사안도 39건(23.1%)이나 됩니다. ■자치구와의 관계정립 문제도 서울시장의 큰 현안이라는 지적이 있는데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서로 없어서는 안될 순치(脣齒)관계입니다.서울시없이 자치구만 있다면 각종 광역행정사업이나 자치구간 이해갈등의 조정을어느 조직이 맡을 것이며,또 자치구가 없다면 지역주민들의 살림살이는 누가맡겠습니까. 구청장들과 만날 때마다 서로 동반자이자 공동체 관계임을 확인하고 있어요.앞으로 자율과 협력,그리고 조정을 통해 원만히 해결할 생각입니다. 대담 최병렬 전국팀차장 choibl@정리 조덕현기자 - 고건 서울시장‘행정의 達人’ 걸맞은 취임 1년 IMF체제 원년에 취임한 고건 서울시장은 지난 1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무리없이 해결,민선시장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취임 한달만에 서울을 덮친 수해와 체제위기론까지 불러일으켰던 노숙자문제 그리고 8일동안이어진 지하철파업 등을 순조롭게 처리해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거짓이 아님을 입증했다. 또 ‘시장과의 데이트’,‘시장이 직접 받는 부조리신고엽서’ 등 시민과가까이하려 노력을 기울였고 자신의 아이디어로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을 도입,부조리 소지를 원천차단하기도 했다. 매월 한두차례 각 구청을 순회하면서 구민과의 대화를 갖고 민심을 현장에서 살펴왔으며 매주 토요일에는 ‘시장과의 데이트’를 열어 민원을 직접 해결해왔다. 지난 1년 동안 나름대로 성과도 거두었다.‘대도시 올림픽’이라 불리는 메트로폴리스 2002년 총회를 유치,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와 함께 서울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련했다. 또 인터넷을 통해 민원 접수와 처리과정을 공개하는 ‘민원처리 온라인 공개시스템’은 국제투명성위원회로부터 반부패의 이상적 모델로 뽑혔다. IMF체제 이후 4,000명까지 육박했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숙자 다시서기 프로그램’을 마련,‘자유의 집’과 ‘희망을 집’을 운영하는 한편 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줘 자활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개혁의 채찍을 맡겼던 김순직(金淳直) 전행정관리국장이 지난 1월 수뢰혐의로 구속,‘민선 고건체제’가 흔들리는 곤경을 맞았고 일부시책은 전시성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시장과의 데이트’는 말장난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 있고 ‘생명의 나무 1,000만그루심기’ ‘시장이 직접 받는 부조리신고엽서’ ‘새 한강가꾸기 사업’ 등은 목표는 좋으나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인사와 인센티브제 등을 둘러싸고 자치구와 알력을 빚어 행정력에 비해정치력이 달린다는 뒷말을 들어야 했다. 그런가 하면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답게 행정의 모든 것을 직접 챙겨‘실·국장 책임경영제’ 아래서 실·국장들의 권한을 빼앗는다는 원성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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