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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의문사 아들’ 어머니 눈물의 편지/22세 아들의 마지막 카네이션…

    “사랑하는 맏아들 승완아,어버이날이다.네가 해마다 달아주던 카네이션을 엄마 혼자 가슴에 품은 지 벌써 4년째구나.” 엄명숙(嚴明淑·사진·50·대구 수성구 두산동)씨는 이번 어버이날에도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썼다.4년 전만 해도 아들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에 가슴뿌듯해하며 ‘엄마 억수로 사랑해요.’라는 편지에 흐뭇해하던 엄씨였다. 충북 충주에 있는 공군부대에서 근무하던 승완이는 99년 4월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중대장 지시로 장병 학술평가 대리시험을 보다 적발돼 조사를 받던 도중 의문사한 아들을 생각하면 어머니는 아직도 가슴이 미어진다. 엄씨는 “착하디착한 내 아들이,군대가 좋아 하사관으로 남고 싶어했던 내 아들이 자살을 했다니,말이나 되능교.”라며 사진속 아들의 얼굴을 연신 쓰다듬었다. 시간이 멈춘 사진 속에서 아들은 아직도 꽃다운 22세 였다. 엄씨는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엄씨는 7일 ‘군 의문사 진상규명과 군 폭력 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 주최로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열린 ‘군 의문사 설명회’에 참석,군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주장에 목소리를 보탰다. “너무나 보고 싶은 사랑하는 아들아,특박을 나와서 엄마가 해준 오징어 두루치기를 먹으며 코에 땀이 송송 맺힌 채 호호거리던 그 모습….” 엄씨는 차마 뒷말을 잇지 못한 편지를 곱게 접어 가슴 속에 품었다. 구혜영기자
  • 금감원 권역파괴 인사로 술렁

    “인사이동을 ‘물리’에서 ‘화학’방식으로 바꿉시다!”이달초 4급 이하 인사를 눈앞에 둔 지난달 29일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겸 금융감독원장의 이같은 인사방침이 시달되면서 금융감독원이 발칵 뒤집혔다. 은행·증권·보험감독원 및 신용관리기금 등 4개권역이 통합돼 탄생한 금감원은 인사에서 ‘영역 불침범’이 불문율이었던 게 사실.예를 들어 은감원 출신들은 은행,증감원 출신들은 증권 관련 자리로만 맴돌아 왔다. 이 위원장은 “3급(과장) 이상은 관행대로 권역을 존중해 주되 4급(대리)부터는 권역의 울타리를 타파할 것”을 주문했다.이에 따라 500여명의 4급 가운데 2년 이상 같은 부서에 근무한 150여명 가량이 원칙적으로 다른 권역으로 보따리를 싸게 됐다.1600여 금감원 직원의 10%에 육박하는 인원이다. 배경은 그동안의 인사관행이 조직 융화를 방해하는 정도를 넘어 업무수행에까지 지장을 준다고 판단했기 때문.한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카드채 수습과정에서 위원장이 폐쇄적 인사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낀 듯하다.”고 전했다.비은행감독국·은행감독국·증권감독국·자산운용감독국 등 관련부서들이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기는커녕 저마다 위원장을 상대로 자기부서 입장만 보고하기 바쁘더라는 것.위원장은 이래서는 복잡한 경제현안을 종합적으로 조율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금감원은 당혹스러워한다.혁신적 인사방침이 갑자기 터져 나온데다 ‘4급’이라는 자리가 지니는 무게감이 녹록찮기 때문이다.한 국장급 간부는 “대략 10년차 안팎인 4급들은 각 부서의 실무 최일선에서 조직의 허리를 떠받치고 있다.”면서 “이들을 일거에 섞어 놓을 경우 상당한 업무공백이 예상된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속사정은 더 복잡하다.1999년 은행·증권·보험 등 3개 감독원 통합 이후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권역간 갈등이 떨떠름한 반응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은감원 출신들이 노른자위 자리를 독식하며 증권·보험감독원 출신들을 소외시켜 왔다는 피해의식이 여전하다. 지난 2000년 이용근 위원장 시절에도 ‘화학적 인사’가 시도됐던 적이 있다.국·과장급을 불문하고 총원의 60%를 권역 경계없이 뒤섞었다.그러나 몇달 못가 조직에 상처만 남긴 채 많은 주무 국·과장급들이 원위치했다.한 관계자는 “이때 다른 권역에서 텃세에 시달렸던 이들 가운데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아 아직도 승급 때마다 한숨쉬는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진정한 통합 금감원을 위해 인사통합은 언젠가는 거쳐가야 할 진통”이라면서도 “다만 이처럼 특수한 조직구조를 감안,최대한 뒷말이 나오지 않게끔 원칙에 따른 인사가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외국방문 국회의원·고위공직자 / 재외공관 과잉접대 없앤다

    “우리 의지도 결연한 만큼,국회의원들과 각 부처 고위급 인사들도 함께 발맞췄으면 합니다.” 재외공관이 국내 고위급 인사 접대에 외교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외교통상부가 28일 이 관행을 과감하게 타파하겠다고 나섰다.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같은 방침을 담은 ‘재외공관 운용내실화’계획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외교부는 앞으로 국회의원이나,정부 부처 고위직 인사들의 사적 방문시 재외 공관원들의 영접을 금지하며,공식 방문 때도 불필요한 접대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각 공관에 강력한 훈령을 내리고,불필요한 접대 지출이 있었는지에 대한 회계감사도 벌여 이를 인사에 반영할 계획도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접대 문제는 1970년 대부터 지적돼온 폐습”이라면서 “외교부가 겸허히 반성하고,강력 대처할 것이지만 국회의원들이나 정부 고위 인사들의 압력에 따른 악순환에서 비롯된 것도 사실인 만큼 ‘공동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외교부는 조만간 국회와각 부처에 협조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한 중견 외교관은 “재외공관 근무 10년 동안 공항에 수백번은 나갔다.”고 밝혔다.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등 관광지의 경우 정도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야당 인사들에 대한 접대 과잉 및 소홀에 따른 뒷말도 무성했던 게 현실이다. 노 대통령은 외교부 개혁을 강조하면서 “재외공관이 접대에만 열중한다.”며 질책한 적도 있다. 1993년 만들어진 ‘공직자 해외 여행시 재외공관 업무 협조 지침’과 ‘국회의원 해외여행시 예우에 관한 지침’에는 사적인 여행에 공관원이 협조를 할 수 없게 돼 있다.공직자들의 경우 공항 출영도 ‘차관급’ 이상으로 한정돼 있고 오찬·만찬 대접도 ’외교적 필요가 있는 공식방문 기간중 1회에 한한다.’고 돼 있다.국회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 정·부의장과 상임위원장,대통령 특사의 주재국 방문시에만 공관원이 출영·환송 및 차량 협조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설] 법조 브로커 진상 밝혀라

    ‘법조 브로커’ 영장 기각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경찰은 사건 해결을 미끼로 돈을 받아 챙긴 브로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현직 검사 20여명 등 법조인 30여명이 최근 3개월 사이에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 기각 및 재지휘 요구가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반면 검찰은 영장 내용이 부실할 뿐 아니라 인권침해의 소지마저 있었다며 경찰의 사건 표면화 이면에 ‘수사권 독립’이라는 계산된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경찰의 숨은 의도가 아니라 브로커의 통화기록 리스트에 어떻게 사건 주임검사 등 관할 검찰청 소속 현직 검사들이 대거 포함됐느냐는 것이다.검사와 브로커간의 유착관계 의혹 규명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검찰은 사건 브로커들이 일부 검사들에게 내밀한 선을 대고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닌지 자체 조사와 감찰로 실체를 밝혀야 한다.현직 판사와 변호사 역시 유착 관계의 뒷말이 끊이지않는다.지난 1999년 ‘대전 법조비리’사건 이후 법조계가 자율정화를 공언했음에도 수임료의 30%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브로커들에게 지급하는 관행은 여전하다고 한다. 지금 시대는 잘못된 관행의 철저한 파괴를 요구하고 있다.여기에는 그릇된 유착관계도 포함된다.따라서 경찰은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브로커 배후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검찰도 경찰 수사가 본질을 벗어나지 않도록 지휘하면서 진상 규명을 독려해야 한다.경찰과 검찰은 진정 국민의 편에서 판단해야 할 때다.
  • [사설] 盧·DJ 회동 뒷말 남기지 마라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저녁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한다.청와대 문희상 비서실장은 이번 회동은 ‘전직 대통령이자 원로지도자에 대한 병문안으로 인간적인 만남’이라고 규정했다.실제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과 만나는 것 자체가 이상할 것은 없다.더욱이 노 대통령이 동교동 댁을 방문하겠다고 하자,김 전 대통령이 ‘예의가 아니다.’고 해 이뤄진 것이라고 하니,외견상 크게 문제될 것도 없어 보인다. 사실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등 국가원로와 여야 지도부로부터 고견을 듣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노 대통령이 최근 청남대에서 3당 대표와 만난 데 이어 어제 박관용 국회의장과 얘기를 나눈 것도 국민통합의 한 과정일 것이다.더구나 김 전 대통령은 재직기간 동안 대미외교 경험을 풍부하게 쌓은 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소중한 자산을 갖고 있다.이번주 베이징 3자회담과 남북 장관급회담,5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터여서 김 전 대통령의 조언은 노 대통령에게 여러모로 도움이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점에서 시기의 부적절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정부의 첫 공직인사가 마무리된 이후 호남소외론이 급속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정부 국민지지의 첫 시험대인 4·24 재·보선을 이틀 남겨두고 있는 시점이다.특히 대북송금 의혹에 대한 특검수사가 본격화되면서 ‘3억달러 추가 송금 의혹’까지 불거져 나오는 형국이다.오해의 소지가 없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은 회동후 뒷말이 나돌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대화의 주제를 사회통합과 북핵문제 등 남북관계,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한·미관계 등으로 한정하고,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회동후 노 대통령이 기자간담회를 갖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노·DJ 회동이 얄팍한 정치계산의 회동이 아니라 큰 정치의 전형이 되기를 기대한다.
  • 기무사령관 인사지연 뒷말 무성

    지난 16일 발표된 중장급 이하 장성에 대한 정기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중장급에서 보임되는 기무사령관이 이번 인사에서 누락됐다는 점이다. 군내 최고의 수사·정보기관인 기무사령부를 이끄는 기무사령관은 그동안 업무의 특수성과 비중 때문에 계급은 비록 중장이지만,사실상 ‘4성장군’에 준하는 예우를 받아 왔다. 이와 관련,국방부 주변에서는 사령관 인사 제청권을 지닌 조영길 국방장관과 청와대 인사팀간의 알력설,기무사 개혁을 위한 사전정지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이번 인사에서 김복산(3사 1기) 기무사 참모장이 내부 사정에 정통할 뿐 아니라 개혁에도 적합하다며 후보로 올렸으나 대통령 재가가 유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친소관계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내부 인물보다는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기본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정권때 호남출신 인사가 사령관을 역임해 온 만큼 새 정부가 호남 출신을 일부러 피하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이와 관련,차기 기무사령관에는 중부권 출신인 송영근(소장·육사 27기) 한미연합사 부참모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사안을 기무사의 개혁과 관련지어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기무사의 획기적 변신을 위해서는 사령관부터 개혁적인 인물을 과감하게 발탁해 조직개편 등 강도 높은 개혁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진급자들의 출신지를 둘러싸고도 말이 적지않다.중장 진급자 7명의 출신지는 경북이 2명이고 서울과 경남 전남 제주 경기가 각 1명이다.또 소장 진급자는 경북이 4명,강원 2명,경남 전남·북 충북이 각 1명으로 영남출신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씨줄날줄] 독립기념관 윤전기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지켜온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와 국가 발전사에 관한 자료를 수집 전시함으로써,국민의 투철한 민족정신과 국가관을 정립하는 데 이바지한다.’독립기념관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듯,이같은 건립목적에 걸맞은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걸까.최근 한 윤전기 전시물을 둘러싸고 일고 있는 설왕설래는 이에 대한 흔쾌한 대답을 주저케 한다. 문제의 윤전기는 일제 강점기 사회 문화운동을 소개하는 제6전시관의 핵심을 이룬다.당시 국내외에서 전개된 교육 언론 종교 체육 예술계 등의 저항운동을 이미지화하기 위해 신문에 보도됐던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보여주는 전시방식을 채용했기 때문이다.문제는 이 윤전기가 조선일보가 1939년부터 가동해 1940년 폐간될 때까지 사용하던 기계라는 점이다.독립기념관 측은 ‘조선일보 윤전기’란 제목아래 ‘창씨개명,한글폐지 등 민족문화 말살의 위기 상황에서 조선일보사가 1940년 8월10일 신문이 강제폐간될 때까지 사용했던 것’이란 설명까지 붙였다. 이에 대한 이의제기는 학계와 언론에서 먼저 있었다.총독부의 파쇼통치가 강화되던 시기이긴 했지만 매년 신년호 1면에 일왕부부의 사진과 내선일체 주장 등을 크게 보도하고 이른바 대동아전쟁 찬양 일색의 기사를 찍어낸 윤전기를 독립기념관에서 항일 언론투쟁의 상징성을 부여해 전시하는 것은 역사왜곡이라는 지적이었다.‘안티조선’단체들이 ‘친일신문 윤전기 철거운동’을 시작한 것은 그 다음이다. 조선일보의 친일성을 여기서 논의하기는 어렵지만 수긍키 어려운 것은 독립기념관측의 오락가락하는 대응이다.독립기념관측은 지난해 12월 전시물 제목을 ‘윤전기’로 바꿔달고 설명도 중립적으로 바꾸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시민단체의 철거 요구는 거부했다.그뒤 시민단체가 제기한 법정 소송에 독립기념관측이 조선일보측의 변호지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조치의 공정성을 지극히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그런데 17일 독립기념관 이사회가 윤전기 철거를 전격적으로 의결했다.전시자문위를 통하지 않은 유례없는 절차고 기존 입장과도 정반대이다.독립기념관의 소신은 무엇일까.또 어떤뒷말이 나올까.독립기념관의 ‘독립’은 의심받으면 안 된다. 신연숙 논설위원 yshin@
  • 美·이라크 대학생 화상 대화 ‘열전’“후세인 제거 전쟁 막자” “美 우리 삶 간섭말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라고 제안하고 싶다.”(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드슨대 학생) “(미국으로부터)뒤통수에 총을 겨냥 당하고 있는 기분이라 유쾌하지 않다.”(바그다드대 학생) 이라크전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한 가운데 벌어진 미국과 이라크 대학생간 ‘TV 화상대화’의 일부다. CNN 인터넷판과 AP통신 등은 13일 위성을 이용한 이번 설전이 ‘열전(熱戰)’을 방불케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수 데이비드슨대 학생들이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이라크 학생들의 주장에 회의를 표시,이라크측 토론자들을 격분시켰다. 컴퓨터를 전공하는 한 이라크 대학생은 바그다드 현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미국이 우리나라를 침공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결연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라크 학생들은 이라크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미국의 복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 남학생은 후세인 정권을 뒤엎는 게 미국의 공격을 피하는 유일한 방도라는 미국 대학생의 제의를 단호히 일축했다. “내가 여러분의 삶에 간섭할 권리가 없는 것처럼 미국인 여러분도 우리의 삶에 간섭할 권한이 없다.”는 항변이었다. 이 행사는 아랍 TV방송인 아부다비 TV가 마련한 것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을 다루는 ‘관점’(Viewpoint) 프로그램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임스 조그비는 워싱턴에 있는 아랍·아메리칸연구소의 창설자이자 소장이며,현재 데이비드슨대학 방문교수로 일하고 있다. 미국측 행사장에는 데이비드슨 대학 학생 125명이 꽉 들어차 임박한 이라크전에 대한 관심도를 반영했다. 자리가 모자라 수백명이 옆방에서 대형 TV로 행사를 지켜볼 정도였다.영어로 진행된 이번 토론엔 이라크 현지에선 대학생 80여명이 참가했다. 이라크와의 전쟁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측 데이비드슨 대학생의 대략 3분의 2가 손을 들었다. 그러나 실제 토론에선 이라크에 대한 공격적 질문이 쏟아져 많은 뒷말을 남겼다.한 학생은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 학생의 발언 기회가 적었다고 불평했다. 플로리다 출신의 신입생인 크리스텐 아사프는 “우리쪽이 더 공격적이었던 것 같다.”면서 “이라크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제거돼야 할 독재자를 갖고 있다고 말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세인을 제거하는데는 찬성한다는 4학년의 브렌든 후드는 테러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전세계에 과시하는 과정에서 빚어질 후유증을 걱정했다. 자칫 이라크 국민이나 세계 여론으로부터 역풍을 맞이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백악관측이 이라크 국민이 아니라 후세인을 공격하려는 점을 확실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조그비는 90분간의 양국 대학생간 토론이 끝난 뒤 “서로를 이해하는 데 괴리가 있었다.”고 총평했다. 구본영기자 kby7@
  • 영수회담 대화록·이모저모 “송금경로 조사땐 외교문제 우려”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영수회담은 현안인 대북송금 특검법에서부터 최근의 검찰인사파동에 이르기까지 국정 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뤄졌다.오찬을 곁들여 1시간20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기본인식 등 대단히 민감한 부분까지 자기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다.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논의 의제로 거부했던 특검법 문제도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는 특유의 돌파력을 발휘했다.송경희 청와대·박종희 한나라당 대변인의 발표를 토대로 대화록을 재구성한다. ■ 공식회담 전 ●박희태 대행 옛날에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하면 (손으로 돈을 표시하며) 돈을 준 적도 있다더라. ●문희상 비서실장 두 분만 독대하면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그래서 항상 뒷말도 많았다. ●김영일 사무총장 동향으로 잘 도와드려야 하나 야당 총장이라 괴로울 때가 많다. ●노 대통령 지역구도 아니니 다 해드리겠다.김두관 행자부장관은 내가 2년 이상 데리고 있을 것이다.자꾸 흔들면…(내 보내겠다.박 대행의 지역구인 남해에 출마시키겠다는 뜻)도와달라.남해에 출마 안 시킨다. ■ 특검법 해법 평행선 ●노 대통령 (국내가 아닌) 밖의 것은 막도록 여야가 합의해 달라. ●박 대행 특검은 어차피 국내에서만 조사하도록 돼 있다.북한에는 못 간다. ●노 대통령 문제는 제도다.법이 공포되면 자의로 수사중단을 하지 못한다.중국에서 누구를 만나고 한 것을 조사하다 보면 외교문제로 번지게 된다.미주알 고주알 나오면 골치 아파진다.자금문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통령을 가까이 모셨던 사람까지 철저하게 밝히되 외교적 문제를 감안해 여야가 협의하는 게 좋지 않겠나. ●박 대행 북한 관계를 조사하지 않으면 규명이 안된다.특별검사의 법적 의무와 양심에 맡기고 시급한 경제문제를 토론하자. ●노 대통령 북한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문제는 형사소추를 하지 않도록 명기하자.14일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내일 민주당과 한 줄만 만들어달라. ●문 비서실장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해달라는 말이다. ●노 대통령 대북거래에 관한 부분은 조사와 소추에서 빼달라. ●문 실장 한나라당에서 성명이나 하나내주면 좋겠다. ●박 대행 수사 대상은 정상회담 직전 3건의 송금사건이다.김대중 전 대통령도 5억달러를 대출받아 2억달러를 송금했다고 했다.3억달러는 행방이 묘연하다.5년 내내 했던 대북송금을 밝히라는 것이 아니다. ●노 대통령 하도 펄펄뛰니… ●박 대행 거부권 정국으로 가면 예측불허다.특검법을 통과시키면 법안심의나 정부 정책을 힘껏 돕겠다. ■ 경제현안 등 논의 ●박 대행 재벌기업 수사 다음 차례는 삼성이나 두산그룹이라는 얘기들이 있다. ●노 대통령 그런 소문이 어디서 나나.새로 짠 검찰 지휘부에서 그런 순서를 짰을 리도 없지 않나. ●박 대행 지금의 경제 위기는 순환국면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다. ●노 대통령 관료·학자·기업 등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한번 더 챙겨보겠다.나도 걱정이다. ●박 대행 한·미관계 3원칙에 의해서 한·미 공조를 공고히 해달라.미군 철수 논의 자체만으로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노 대통령 (분권형 총리에 대해) 총선 공약으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박 대행 북핵 문제로 국민들이불안하다.야당이 협조할 일 있으면 언제든 얘기를 해달라. ●노 대통령 한꺼번에 다 바로잡기는 어렵지만 국정원과 청와대가 뒷문으로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주례보고도 없애버렸다.국정원 정보는 아주 중요한 것만 챙긴다.경제,북핵,외교안보만 챙긴다.요즘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신상우 전 의원을 선임하면 청와대와 친한 사람이라고 의심 안 받겠나.사람이 참 없다.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달라(웃음). ●박 대행 서로의 정치상품을 가지고 누가 잘 세일즈하는지,어떤 상품이 인기가 있는지 경쟁을 해서 우리 정치를 한단계 높이자. 이지운 박정경기자 jj@
  • “잘못된 교원인사 다시는 않겠습니다” 반성문 쓴 교육감님

    교육계의 대규모 정기인사 이후 뒷말이 무성하다. 잡음은 ‘부적격자’를 교장·교감 등으로 발령했거나 교육감 선거에서 줄 선 사람에 대한 배려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다.교육계의 곪은 부분이 일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전횡 교장' 영전 물의 전교조에 각서 인사 잡음에 대해 가장 따가운 시선이 쏠린 곳은 광주시교육청.김원본 광주시교육감이 전교조측에 교장 인사의 잘못을 시인하는 각서에 서명한 사실까지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김 교육감이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최모 교장을 이웃의 J중으로 배치하자 교사·학생·학부모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선 것.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최 교장이 교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고 수학여행 등 각종 행사의 업체 선정 등 학교를 독단적으로 운영했다.”는 비판의 글이 무더기로 올라 있다. 사태가 가라앉지 않자 김 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최 교장의 발령에 대한 잘못을 인정한다.’는 등 4개항의 ‘광주시교육청 교육감의 약속’에 자필 서명해 전교조측에 전달했다.당사자인 최 교장도 전교직원들에게 ‘앞으로 교원을 존중하며 비교육적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등 29개항의 내용을 설명하고 10분 동안 사과발언을 했다. ●“부패정화” “인사권 침해” 논란 정실인사에 대한 비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경기도 남양주시 T고교로 발령난 박모 교장은 2001년 재직했던 학교에서 학부모회로부터 용도가 분명치 않은 돈을 받아 문제가 됐으나 이번에 사실상 영전했다. 의정부지역 초등학교 교장이던 강모씨도 지난해 9월 K시교육청 학무과장으로 옮긴 뒤 6개월 만에 도교육청 장학관으로 초고속 영전해 구설수에 올랐다.강씨와 김씨는 교육감선거를 도운 데 따른 정실인사라는 게 전교조측의 주장이다. 울산에서는 교감 경력이 없는 전문직이 교장으로 발령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지난해 10월 학업성취도 평가답안 유출사건이 발생한 인천 연수중 Y교장과 같은 해 5월 여교사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J교육장에 대한 인사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인천의 일선 교육계가 반발하고 있다. 경북 봉화교육청 J과장은 지난해 경북 안동시 복주초등학교의 한 여교사가 교장 등에게 성희롱을 당한 스트레스로 유산하자,교원연수회에서 “그 정도로 유산한 자궁이라면…”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견책처분을 받았으나 이번에 경북 청송군 내 초등학교 교장으로 옮겼다. ●전국 곳곳 인사 잡음… 전교조 비리접수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당국과 전교조측의 ‘힘겨루기’로 받아들이고 있다.일선 학교 교장과 교사들은 “광주시교육감의 조치는 인사권을 스스로 포기한 사례”라고 꼬집었다.전교조측에 대해서도 “한 개인 교장을 희생양으로 삼아 전체 교장과 교육감을 길들이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깎아내리고 있다.하지만 전교조측은 “최 교장의 과거 행적에 문제가 있고 이 부분에 대해 교사·학부모·학생이 이의를 제기하는 상식적인 조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교원 인사비리 접수창구를 개설하고 문제 인사에 대한 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했다.전교조는 또 교원단체가 참여하는 인사검증장치의 마련과 인사위원회 회의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각서파문으로 불거진 인사잡음의 파장이 쉽게 수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 정리 최치봉기자 cbchoi@
  • 수사활동비 착복혐의 前 육군 법무감, 무혐의 처분에 뒷말 무성

    육군 법무감 재직시절 수사활동비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고발된 국방부 김모(육군 준장) 법무관리관에게 21일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국선 변호인에 대한 변호료 지급과 직원들의 여비·출장비 집행의 경우 군 법무당국이 파행적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국방부 검찰단(단장 吳準守 대령)은 21일 “김 법무관리관이 육군 법무감 재직시 검찰 수사비로 할당된 1억 7300만원 가운데 9400만원을 지급하고,나머지 7800만원은 수사와 관련된 업무 추진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무혐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검찰 수사와 함께 이뤄진 국방부 감사에서 육군 법무감실이 국선 변호인으로부터 국선 변호료의 상당 부분을 ‘상납’받는 ‘악습’의 존재가 드러났다. 육군 법무감실은 김 법무관리관이 법무감으로 재직하던 2000년 4월부터 2년 동안 국선 변호인 2명에게 2200여만원의 변호료를 지급한 뒤 절반에 가까운 1000여만원을 격려금조로 돌려받아 직원들의 회식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김 법무관리관의 후임 법무감도 국선 변호인들에게 지급할 변호료의 절반가량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변호료의 절반은 군 법무당국 상납’이라는 군 안팎의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직원들의 여비·출장비나 검찰 수사활동비 지급도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 법무관리관의 경우 육군 법무감 재직 기간 직원들의 국내 출장 여비 4000여만원을 집행하면서 출장자에게 실비만을 지급하고 남긴 1100여만원을 부서 운영비로 편법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김 법무관리관이 육군 법무감 재직중 검찰수사관 개인에게 지급되는 수사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군 검찰에 고발했다.국무조정실도 김 관리관에 대한 비위자료를 입수해 국방부에서 감사를 실시하도록 했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盧당선자 仁川토론회 “동북아시대는 한국주도의 미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가 6일 다양한 현안과 관련,‘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국정토론회에서였다.노 당선자는 특유의 파격적 어휘를 섞어가며 역사적 식견을 과시하기도 했다. ●“변방의 역사 청산하자.” 노 당선자는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이란 모토는 단순히 경제적 차원 이상의 것일 수 있다.”며 역사적·정치적 식견으로 시야를 넓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 수백년 동안 중국에서 정변이 일어나거나 왕조가 교체되면 우리나라도 정변과 왕조 교체가 뒤따르는 등 모든 사고가 중국 중심으로 이뤄졌다.”면서 “가장 비극적인 것은 이런 격변기에 우리 내부에서 의견 대립으로 갈등했던 것인데,나는 이것을 변방적 위치에 따른 변방의 역사라고 표현한다.”고 말했다.이어 “지금도 이런 분열적 사고가 우리 습관 속에 남아 지역갈등 같은 것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북아 시대 개막은 단순히 장사가 잘 되는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역질서를 주도하고 수평적으로 대등하게 참여하는 ‘주도의 역사’,‘자주의 역사’를 만든다는 측면이 있다.”며 “어찌 보면 민족의 팔자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발등만 바라보지 말고 사고의 지평을 넓혀 공동체와 역사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당선자는 “동북아 시대에 필수적인 것은 경제적으로 수지 맞는 것과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이라고 덧붙였다. ●“외국투자 다시 보자.” 노 당선자는 “외국투자에 대한 시각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80년대에는 나 스스로도 외국자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고 그런 주장을 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외국자본을 바라보는 관점과 중국·일본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동반자로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당선자는 특히 “외국인 체류자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 그저 경제적 필요를 위한 수단적 용도로 사고하지 말고,세계의 시민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분위기 바꾸겠다.” 노 당선자는“취임하면 공무원들이 모든 규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풍토를 바꾸겠다.”고 역설했다.“(민원을) 해주면 뒤탈이 있고 안해주면 뒤탈이 없는 공직사회의 불안풍토를 없애겠다.오히려 해주면 문책을 적게 하는 분위기로 바꿔 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인은 적극적 마인드 가져달라.” 노 당선자는 “업종은 끊임없이 발전,변화하게 돼 있고,그래서 무너지고 퇴출하는 산업분야가 있고 새롭게 등장하는 산업분야가 있게 마련이다.”며 “이럴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사양화된 업종이라면 과감히 자본력과 노동력을 이동시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kdaily.com ★경제장관 왜 참석 못했나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인수위와 정부 공동 주최 지방(수도권)순회토론회에 재정경제부 등 중앙 부처장관들이 불참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양측의 의견충돌이라는 추측도 나돌았다.그러나 재경부 당국자들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심사숙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또 “동북아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정부 부처 차원의 보고일정은 추후 별도로 있을 것”이라며 인수위와 정부간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날 토론회는 당초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과 관련해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 등 5개 부처 장관이 주제발표 등을 할 예정이었다.하루전인 5일 오후 인수위는 재경부 등에 ‘참석하지 말라.’고 통보했다.6일 토론회 성격을 당초 ‘동북아중심국가건설’이란 주제에서 현재 진행중인 지방순회토론회 프로그램의 하나로 바꿔 개최키로 했다는 설명이었다. 이를 두고 인수위와 재경부의 충돌로 해석되기도 했다.노 당선자에게 보고할 내용을 놓고 양측의 의견조율이 안됐다는 추측에서였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수도권 집중 억제에 대한 ‘노 당선자측의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노 당선자가 지방순회토론회를 열면서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도권 집중억제를 일정기간 더 연장해야 할 필요성을 갖게 됐다는 해석이다.노 당선자가 5일 춘천 토론회에서 “지방분권과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이고 새로운 정책이 수립될 때까지 수도권의 공장총량제 완화 등은 없을 것”이라며 수도권 정책의 전환을 당분간 보류할 뜻임을 분명히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수도권 집중억제의 필요성을 절감한 노 당선자가 인천·경기지역 순회토론회를 하면서 이 지역만을 위한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우선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얘기를 경청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주병철기자 bcjoo@
  • [이경형 칼럼]장관 추천해 볼까요

    “인터넷으로 흥한 자,인터넷으로 망한다.결국 인터넷 형식만 빌리는 것 아닌가요?” “얼마나 참신합니까.밀실 인사를 근절하는 특효약이지요.” 대통령직인수위가 국민 참여 정치를 실현하는 방안의 하나로 인터넷을 통해 장관급 인사를 추천받겠다고 하자 사이트들마다 와글와글한다.언론들도 또 하나의 포퓰리즘,전시 행정,이벤트식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노파심에서 이런 저런 지적을 할 수는 있겠으나,한 번 해보지도 않고 부정적인 면만 강조하는 것은 성급하다.역대 정권에서 늘 ‘인사가 만사’라고 말은 했지만 결국 ‘밀실’ ‘끼리끼리’ 인사라는 뒷말을 남겼다.특히 현 김대중 정부에서는 인재풀이 너무 협소해 한 사람이 장·차관급 자리를 여기저기 돌아가면서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개각,청와대 비서진 개편 등 중요한 인사가 있을 때 기자들은 청와대 민정·사정 비서관실 주변,당정 실세나 그 측근,혹은 정보기관 인사들을 상대로 취재를 하게 된다.그동안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을 띄워보면 “아니야,그 사람 숨겨놓은 여자가 있어.” “재산이 너무 많아.” “출신 지역을 쉬쉬해 왔어.” 등의 언급을 듣게 된다. 이런 언급의 근거는 일종의 인사 자료철인 ‘존안(存案)파일’에서 나온다.이같은 정보는 일선 경찰이나 사정기관의 비공식 보고에 의해 축적되며,그 자료는 계속 쌓여간다.고위 공직자를 뽑는 데는 전문성도 필요하지만 도덕성도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에 ‘루머성 신변 첩보’도 존안 자료에 포함될 수 있다.그러나 일선 정보 요원의 잘못된 첩보 때문에 인재를 놓칠 수도 있고,정보기관의 왜곡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물론 존안 자료에 의한 인물 천거가 전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런 관행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 정보·사정기관 요원들의 권력화 현상이 나타나고,이너서클의 배타적인 인사 정보 장악에서 오는 권력의 사유화,패거리 문화의 부작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언젠가 정권이 바뀐 후 자신의 존안 자료를 본 한 인사는 “나도 모르는 악의적인 내용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존안 자료에 의한 인물 스크린에 비해 인터넷을 통한 인재 추천은 ‘지하 벙커에 새로 창을 내는 것’처럼 신선하게 느껴진다.우리 사회는 지금 급변하고 있다.오랫동안 젖어온 권위주의적이고 타율적인 생활 방식과 수직적인 사고는 자발적인 참여와 수평적인 사고로 대체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혁신과 인터넷 인구의 급증으로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 소통으로 전환되고 있다.이런 시대 흐름을 시민 참여 민주주의 제도의 확장으로 정착시키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인터넷 장관’의 성패는 네티즌들의 추천 내용을 실제 인재 등용 때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달렸다.특정 이익집단의 자의적인 여론몰이를 걸러내고,빈부·세대간 정보 격차에서 오는 인터넷 소외 계층에 대해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다.또 인재 발굴이 인터넷 추천의 조회 수 경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며,‘납득 안 되는 인물’을 인터넷 추천으로 위장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인터넷 천거의 해석도 잘 해야 한다.벌써부터 “하리수씨를 여성장관으로”라는 장난끼가 섞인 내용도 게시판에 떠있다고 한다.이럴 때도 그것이 가부장적인남성 우월문화를 깰 수 있는 사람을 여성 장관으로 해달라는 희망을 표현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메시지는 가볍더라도 그 속에는 속담처럼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장관 추천 방식에 너무 제동을 걸 필요는 없다.누구든 주변에 훌륭한 인물이 있으면 인터넷에 부담없이 올리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역동적인 참여 에너지가 이제 막 분출하기 시작했다.정치 불신을 씻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공정위 부과취소 속사정/대법원서 패소 우려 언론사 과징금 철회

    공정거래위원회의 언론사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 부과 취소 배경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공정위는 2001년 7월11일 15개 신문·방송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당내부거래 조사결과 18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이런 과징금 전액을 작년 12월30일 갑자기 취소키로 했다. 취소 배경과 관련,공정위는 과징금 부과 등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될 경우 언론사들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할 여지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공식 언급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과징금 취소로 선회한 데는 무엇보다 법적인 부담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자 공정위에 곧바로 이의신청을 냈고,이의신청이 기각되자 조선·동아 등 일부 언론사들은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었다.고법은 현재 조선에 대해 효력정지처분을,동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처분을 각각 내린 상태다. 효력 또는 집행정지처분을 받으면 대법원의 최종 판결 때까지 과징금 납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대법에서 패소할 경우 ‘무리하게 법적용을 했다.’는 비난과 함께 다른 언론사의 잇단 소송사태로 비화될 것을 우려해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언론사의 면제청원서 제출도 공정위의 취소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과징금이 20억∼60억원에 이르는 일부 언론사는 지난해 12월 중순쯤 공정위에 과징금을 면제해 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공정위는 청와대와 협의를 거친 뒤 전체회의를 통해 결심을 굳혔다.청와대가 과징금 부과 취소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는 언론과의 문제는 이 정권에서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과는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인수위가 곧바로 공정위의 결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이에 당황한 이남기(李南基) 위원장이 작년 말 인수위를 방문해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인수위가 이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일단락됐다.그러다 노 당선자가 3일 인수위의 결정에 대해 ‘성급했다.’고 발언하면서 또다시 공정위의 취소 결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주병철기자 bcjoo@
  • [젊은이 광장]수구 물결을 경계한다

    제6공화국의 두번째 대통령인 김영삼(金泳三)씨는 민주화의 발목을 붙잡는 ‘군부 후견주의’를 일소했으나,개발독재의 잔재 청산에는 실패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경제위기와 냉전논리를 나름의 방법으로 극복하였지만,소외계층의 삶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획기적으로 구현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이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진보정당의 성장을 보게 됐다.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해본다.새 정부의 보수화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내 일부 세력이나 정몽준(鄭夢準)씨가 정치무대의 ‘코러스라인’(연극에서 주역 배우만이 넘는 선) 뒤로 일단은 물러났기 때문이다. 예비 정부의 첫걸음은 수구파에 안기거나,그들을 껴안고 정치를 했던 과거 두 전임 정부와 분명 다르다.젊고 신선해보이는 전문가와 지식인이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의 대선 승리를 ‘87년 6월항쟁의 완성’이라고 찬탄하는 소리에 멈칫하지 않을 수 없다.그의 득표율은 과반에 이르지 못했다.또 진보정치를 이끌고 있는 민주노동당 등도 국회에서 개혁을 주도할 만한 의석을 갖고 있지 않다.때문에 비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특히 ‘검열자’들은 큰 불안감을 안겨준다.그중 가장 드센 ‘칼잡이’는 매일 아침 가정을 방문,냉전적인 대북관과 반민주적인 가치관을 끊임없이 강요하는 수구언론이라고 생각한다.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구성하는 씨줄과 날줄은 ‘사익 추구’와 ‘반대자 탄압'이다.그들은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의견이라도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기꺼이 용인하고 종종 지면에 올린다.반면,좌파라고 규정하기도 힘든 민간정부의 개혁적인 인물들은 서슴없이 ‘빨갱이’로 몰아친다. ‘건전한 보수우파’를 자처하면서도 보수우파의 상식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독재자 찬양이나 재벌체제 비호 등으로 전면 부정하는 수구언론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새 정부의 누군가가,혹은 학계의 개혁적 인물이,노 당선자나 최장집(崔章集) 교수가 당했듯,마녀사냥의 도마 위에 올려질 수도 있다.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지탱하는 무리들도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국가보안법은 안전과 보호의 미명 아래 개인의 자유를 탄압하는 모든 습속과 제도의 ‘두목’이다. 국가보안법은 5·16,유신,12·12,5·17 같은 쿠데타의 당사자들을 단죄하는 대신,‘불온한 사상’을 신봉하는 소위 ‘반체제 인사들’을 감옥에 가두었다.국가보안법이 ‘구체적인 범죄’가 아닌 ‘사람의 속내’를 주목하는 탓이다.예컨대 ‘한총련 대의원’들은 ‘이적단체’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배와 구속의 대상이 된다.뿐만 아니라,국가보안법의 ‘부하들’이 사회문화 분야에서도 온갖 참견을 일삼고 있는 세상에서,결국 우리는 모두 ‘한총련 대의원’이 될 수 있다. 6월항쟁은 5공의 후임자인 노태우(盧泰愚)씨의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져 회한에 찬 뒷말을 남겼다.이번에도 우리는 ‘검열자’들의 포위와 개혁 시도의 좌절로,또다시 회한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그래서 바란다.구시대적 시각을 뚫고 다양한 정치색이 사회에 만개하길.또 여러 정파의 연대를 통한 시민사회의 분투를. 투표용지를 날려 보내고 새 종이에 쓴다.“검열자들을 검열하라!”
  • 박람회 유치실패 원인 - 국제 무명도시 여수 가장 큰 한계

    (모나코 주병철특파원) 2010세계박람회 유치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그 패인(敗因)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일각에서는 처음부터 힘들었던 게임을 높은기대와 희망으로 부풀려 놓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여수’라는 불리한 지리적 여건과,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도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중국의 상하이가 국제도시로 잘 알려진 반면,여수는 세계적 인지도나 지리적 여건 등으로 볼 때 후보지로서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는 ‘여수’에 대한 향후 개발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이를 만회하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국민적인 컨센서스(합의)가 제대로 결집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월드컵대회만큼 국민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고 정부와 유치위원회만의 유치활동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8∼9월 국무총리 인준이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부결되고,이 영향으로민·관 합동 유치활동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지지못한 점도 악재였다.당시 중국은 거물급 인사들을 총동원,세계박람회기구(BIE)회원국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다녔다.우리는 민간차원의 유치활동만 명맥을 유지했을 뿐이다. 중국이 자국내 외국기업 등을 동원,실리외교 전략을 펼쳤던 것도 우리로서는 치명적이었다.중국은 20여개국의 서유럽 회원국을 상대로 집요하게 물고늘어졌다.거대 중국시장을 겨냥한 서유럽국가들은 중국의 이같은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중국주재 다국적기업들은 본국에 ‘중국을 지지하지 않으면사업을 할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중국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위 관계자는 “중국이 오랜 동맹관계로 맺어 놓은 제3세계 국가와 서유럽국가들을 집중 공략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는 정부 부처간의 느슨했던 협조 관계도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유치과정에서 BIE 회원국들을 상대로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쳐 향후 이들 국가와 외교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bcjoo@
  • “정부서 노인 봉사 일거리 제공을”/이강현 볼런티어21사무총장

    자원봉사자는 ‘말없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으로 표현된다.미국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없다면 병원,박물관,학교,공원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정도다.하지만 우리 정부는 자원봉사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프로그램 및 지원체계가 중복,난립돼 있는 실정이다. 국내 자원봉사운동의 개척자로 평가되는 이강현(李康鉉·57) 볼런티어 21 사무총장에게서 국내 자원봉사운동의 현황과 갈 길을 들어봤다.그는 동아대 의대교수 출신으로 지난 96년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볼런티어 21을 설립했다. ◆자원봉사가 왜 필요하나. 자원봉사는 불우이웃돕기와 뜻이 같다.대상이 불우이웃에서 교육,환경,평화,문화,스포츠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된 것이고 조직적으로 하자는 것이다.유엔은 지난해를 ‘국제자원봉사자의 해’로 선포했다.빈곤과 실업,생태계의 파괴,차별과 빈부격차 등 사회적 문제들은 자원봉사로만 풀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3억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누비고 있다.선진국의 경우 대개 국민2명중 1명꼴로 조직을 통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사회통합과 정치적안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자원봉사단체의 현황과 정부지원 자원봉사센터의 문제점은. 자원봉사단체는 2만여개에 이르는 각종 시민단체,복지관 등 사회복지단체를 비롯,정부가 운영하는 자원봉사센터,자원봉사운동전문단체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관주도의 자원봉사단체로는 행정자치부지원 종합자원봉사센터 180곳이 있다.대개 자치단체 직영이거나 새마을운동지부 등에서위탁운영하고 있다.또 문화관광부가 지원하는 청소년자원봉사센터도 전국 16개 시·도에 설치돼 있다.관이 주도하는 자원봉사는 ‘동원봉사’이다.이를개선하지 않고는 자원봉사운동이 바로 설 수 없다. ◆자원봉사가산점제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원봉사를 정착시키는 수단으로 포상제도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다.그러나물질적인 보상은 필요치 않다.자발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예를들면 군가산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봉사경력에 가산점을 두는 제안 역시 지나친 보상이다.자원봉사에 대한 보상은 명예이다.명예 이상의 것을 주려고 해서는 안된다. ◆학생자원봉사에 대해 뒷말이 많은데. 학생자원봉사활동은 96년 시작될 때부터 실패를 잉태하고 있었다.‘입시지옥’속에서 인성을 교육한다는 명목 아래 봉사점수를 도입했지만 지원체계가 갖춰지지 않았고 교사들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반강제적으로 하면서 시간만 보내는 비효율적인 자원봉사는 중단돼야 한다. ◆60세이상 노인들이 자원봉사의 주축을 이루는 외국에 비해 우리는 노인층의 참여가 극히 부진한데. 우리 노인들은 늙으면 쉬어야하고 부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앞으로10∼20년 안에 인식을 바꾸기란 어려울 것이다.문제는 노인들이 하고 싶어도 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노인들이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정부가 예산을 들여 만들어야 한다. 노주석기자 joo@
  • 선택2002/[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이회창후보 부인,한인옥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64)씨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택에서 단아한 한복차림으로 대한매일 인터뷰 팀을 맞았다.“우아해 보인다.”고 말을 건네며 “그런 점이 오히려 서민들에게 거리감을 주는 것 같다.”고 하자,한씨는 다소 과장된 어투로 “안 그래요.”라며 손사래를 쳤다.그러면서 한씨는 얼마전 시장통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생긴 일들을 시시콜콜 설명하는 것이 ‘보통 아줌마’와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대한매일은 후보 부인들의 생각과 됨됨이도 후보들이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검증요소라고 보고지난달 초 주요 후보 부인들의 와이드 인터뷰를 차례로 보도했다.한인옥씨는 개인적인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청해 회견이 다소 늦게 이뤄졌다.대담은 이전과 같이 신연숙 논설위원과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겸 본지 명예논설위원이 맡았다. ★가정생활 ◆친정 시댁 모두 훌륭한 집안에 최고의 교육을 받고 어려움 없이 살았는데보통사람의 평범한 정서를 이해할 수있을까란 우려가 있습니다. 양쪽 집안 모두 평범하게 사셨어요.대부분의 가족이 그렇듯 부부간에 싸우기도 하고,아이들 바르게 키우려고 애쓰고,또 월급 쪼개 알뜰살뜰 저금해 가면서요.평범하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이 후보는 진지하고 근엄한 이미지인데 집에서도 그렇게 딱딱한가요. 그렇지 않아요.농담도 잘 하시고요.그리고 드라마,영화도 좋아하셔서 시간이 날 때는 집에서 함께 텔레비전을 봐요.슬픈 장면이 나오면 눈물을 흘리기도 하세요. ◆부부싸움은 하시나요.서먹함은 어떻게 푸시나요. 부부싸움 많이 했죠.안 하고 사는 부부 있나요? 젊었을 때는 제가 조금이라도 불평을 하면 남편이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그래서 제가 항상 참았죠,뭐.사실 속이 많이 상했었어요.그런데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제가 불평을 하면 남편이 화해요청도 하고 그래요. ◆가계부를 쓰며 저축을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러신가요. 친정 어머니께서 가계부를 쓰시는 걸 보고 자라서인지 가계부 쓰는 게 너무 당연했어요.요즘 많이 바빠져서 거의 못쓰고 있지만 살림사는 데는 도움이참 많이 되더라고요.저축은 못해요.정치를 하니까 손님도 많이 오시고,돈 쓸 데도 많더라고요.저축해 놓은 거 꺼내 쓰는 상황이에요. ◆한 여론조사에서 ‘남편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것 같은 부인’으로 꼽히셨습니다.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쁜 뜻만은 아니겠지요?(웃음) 아마도 야당총재로 5년을 지내면서 행사에같이 나가는 모습이 언론에 비쳐져서 그런 것도 같고요.사실 행사에 많이 나간 것도 아닌데…. ◆집안 대소사는 어떻게 결정하세요. 결혼초부터 바깥일,안일 철저하게 구분하는 것으로 굳어져 있었어요.가정일이나,부모님 일은 모두 제가 알아서 했어요.그래도 큰일은 함께 의논해서 결정해요.처리는 제가 하고요. ★자녀교육 ◆자녀교육은 누가 주로 맡고,어떤 원칙으로 하나요. 어버지가 맡아야 할 부분,엄마가 맡을 부분이 다르잖아요.함께 했어요.자율적인 분위기에서 키우려고 했어요.대신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도록하고,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도록 가르쳤습니다. ◆자녀들에게 과외를 시켜본적은 있나요. 큰 아이가 고등학교 때 소설을 쓴다면서 공부를 등한히 했었어요.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 따라가기가 힘들다며 잠시 과외를 한 적이 있어요.그때는 과외가 불법이 아니었지요. ◆친정쪽은 법조인의 대를 잇고 있는데 이 후보 자녀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서운한 감정은 없나요. 사실 아이들 중 하나라도 법조인의 길을 걸어주었으면 했었어요.그런데 애들은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일요일에도 집에 일을 갖고 오고 서류더미에 파묻혀 사는 게 싫었나 봐요. 큰애는 경제학,딸애는 수학,막내는 경영학을 했는데,아이들이 자기가 하는일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저도 좋아요 ★여성.정치관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퍼스트레이디가 된다면 꼭해보고 싶은 일은 뭔가요. 대통령이 나라를 위한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가족문제 등 주변을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그리고 퍼스트레이디는 국민이 뽑은 사람이 아니니까 국정에 간여하기보다는 조력자로서,여론전달자로서 남아있어야 한다고 봐요.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면서 특히 문학과 전통문화 등 문화계쪽에 신경을 쓰고 싶습니다. ◆지난 선거에서의 실패와 지난 5년간 야당 총재 부인으로서의 생활을 돌이켜보신다면. 너무 힘들었지요.평생 흘린 눈물의 반 이상을 흘렸던 것 같아요.그렇지만보람도 컸어요.주부로만 살다가 세상을 접하면서 제 자신을 많이 키울 수도있었어요. ◆지금까지 토론회나 인터뷰,공개모임 초청을 거절해 왔는데,본인의 뜻이었나요.거절해온 이유와 이를 다시 재개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얼마전까지 저희 아이 일로 많은 말씀들을 하셨잖아요.사실이야 어쨌든 군대에 자식 보낸 부모님들께 죄송했고요.뒷말들이 퍼진 데 대해 제 행동에 문제는 없었나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그리고 시아버님과 친정 어머니께서병중이라 짬이 없기도 했고요. 남편이 대통령후보시니까 그 아내에게 역할들을 요구하시더라고요.제 의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평생을 ‘법과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신 분이세요.국민에게 한 약속은반드시 지키는 대통령이 되실 거예요.섣부른 약속은 잘 안 하시거든요. 정리 이지운기자 jj@ ★의혹에 대한 해명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기양건설로부터의 수뢰의혹을 해명하신다면. 정말 너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 해명할 말도 없습니다. ◆이 후보가 조문정치로 부친 덕을 본다는 뒷말이 정계에서 나왔는데 시부상을 돌이켜보신다면.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저에게는 너무나 자상하고 따뜻한 시아버님이셨어요.그리고 남편에게는 아버님이 정신적 지주셨어요.가슴 속에서 뭔가 큰 기둥이 빠져버린 듯한 느낌이 드셨나봐요.아버님 영결미사를 드리고,예산 선영에모실 때 많이 우셨어요.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큰 위로가 됐어요.찾아주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 참석차 귀국한 장남 정연씨는 언론을 피하기 위해 경호원까지 대동해야 했습니다.병역비리 의혹으로 언론마저 피하고 있는 정연씨를 보며 드는 생각은. 어미로서 정말 마음이 아파요.아버지에게 미안해 하는 아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요. ◆병풍수사는 무혐의로 마무리됐지만,국민의 절반은 병역비리 은폐의혹은 사실인 것으로 생각한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진실이야 어떻든 군대를 못갔습니다.군대를 다녀온 분들과 그 부모님께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 ◆부인만큼 많은 의혹에 시달린 대선후보 부인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부인께서 생각하기에 이처럼 유례없을 정도로 많은 의혹에 시달리는 이유는 뭐라생각하세요. 저희 후보가 재수생이시잖아요.그리고 제1야당의 총재를 하셨고요.후보님에 대한 관심이 크니까 저한테도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한인옥씨는 누구 한인옥씨는 손꼽히는 명문가에서 태어나 경기여고와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형 주부이다.한씨의 아버지는 대법관이었고,어머니는 경성사범(서울대 전신)을 졸업했다.집안이나 학벌로 따지면 남편인 이회창 후보에게 뒤지지 않는셈이다. 한씨는 경남 함안에서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한씨는 서울 사대 가정과를 졸업,서울 시내 학교로 발령까지 받았지만 집안의 반대로 포기했다. 이후 집에서 신부수업을 하다 1961년 서울고법 김정규 부장판사(대법관 역임·1988년 작고)의 중매로 이 후보를 만나 6개월의 교제 끝에 결혼했다. 한씨는 이 후보의 정계입문 전에는 공직자의 아내답게 소박한 생활을 줄곧해왔다.음식을 만들어 신문지로 싸놓고,만든 날짜를 붙여 꼼꼼하게 음식관리를 하는 행동은 신혼초부터 시작된 버릇이라고 한다.한씨의 성격은 지난 10월 천안연수원에서 있었던 ‘하늘이 무너져도…’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으나,실제로는 내성적인 편이라는 게 주변 평가이다. 한인옥씨는 1997년 대선 때만 해도 ‘남편보다 더 경쟁력있는 부인’으로통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인기 1위를 달리며,퍼스트레이디 후보로선 첫손에 꼽혔다.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한씨가 민주당의 타깃이 된 진짜 이유는 인기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석영기자 palbati@
  • 퇴임압력 환경부 국장 2명 전격 대기발령… 뒷말 무성

    그동안 환경부 내에서 퇴임압력을 받아온 두 명의 국장이 전격적으로 대기발령됐다. 환경부는 정진성 한강환경관리청장과 정혁진 전 아시아·유럽 환경기술센터 부소장 등 2명의 국장을 28일자로 본부 대기시켰다. 환경부는 1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두 국장에 대해 환경관리공단,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공석 중인 산하기관 임원자리로 옮겨줄 것을 제시했으나 당사자들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대기발령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가지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한 사무관은 “두 사람 모두 46년생으로 국장보직만 6∼7년간 지낸 최고참”이라며 “산하기관 임원자리마저 거절하는 것은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후배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직원은 “두 국장이 지방청이나 외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 본인들이 환경부 본부나 국내에서 더 근무를 원하는 만큼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유진상기자 jsr@
  • 아카데미 영화제 출품작 영진위서 선정 뒷말 무성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심사를 통해서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에 출품할 한국영화를 결정했다.지난달 말 출품작으로 확정된 ‘오아시스’측으로서는 베니스영화제에 이은 겹경사가 됐지만,다른 후보작 관계자들의 표정은 지금도 어둡다. ‘오아시스’와 경합을 벌인 작품은 ‘집으로…’‘취화선’‘YMCA 야구단’등 세 편.특히 ‘집으로…’측은 오는 15일 파라마운트사 배급망을 통해 미국 개봉을 앞둔 처지여서 여전히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튜브픽처스의 황우현 대표는 “아카데미 수상은 미국시장 내 배급력이 중요한 결정요소”라면서 “작품이 다 좋기 때문에 어떤 영화가 가도 괜찮다는 식의 발상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취화선’측에서도 할 말이 많다.임권택 감독 등 제작진은 “젊은 감독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사양하는 외형을 취했으나 못내 아쉬운 눈치다.태흥영화사 측은 “칸영화제 수상에 만족하고 그에 따른 체면도 있는 만큼,앞으로 다른 영화제에는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올해 신설한 MBC영화제에도 작품을 내지 않아 후보에서 빠졌다. 선정과정의 잡음에 관해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한 국가에서 한 작품만 선정하라는 아카데미가 거만한 것”이라면서 “외국의 민간영화상 출품작을 영진위가 심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털어놓았다.이어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아카데미 측에서 의뢰를 해왔고,뾰족한 수가 없어 나름대로의 심사방식을 거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영화 시장이 커지고 해외 유수영화제에서의 수상도 늘어났으므로 영화 흥행과 직결된 아카데미에 여러 제작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올해 처음으로 출품 희망작이 4편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선정한 것은 준비 부족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와호장룡’‘내 어머니의 모든 것’‘인생은 아름다워’등 최근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은 국내에서도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타인의 취향’‘천국의 아이들’등은 상을 받지 못했지만 후보작이라는 명함만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거뒀다.전세계 영화 배급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아카데미 영화제의 출품에,모든 영화인이 공감할 수 있는 선정위원회가 구성돼 선정기준을 확립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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