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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6가지 차이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6가지 차이

    어떤 사람은 만났을 때 아이디어를 말하지만,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만 한다. 환경변화를 받아들이고 기회로 여기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변화를 두려워하고 숨으려고만 하는 사람도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태도의 차이가 결국 한 사람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는 기사가 해외매체에 소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일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6가지 차이’라는 기사를 소개했다. 기사는 미국 뉴욕에 회사를 둔 SNS 전문 컨설팅 기업 라이커블 로컬의 대표 데이브 커펜이 지난 2014년 기업인 모임의 한 멤버로부터 받은 카드 내용을 담고 있다. 카드를 보낸 이는 미국 페트라 코치의 대표인 앤디 베일리. 커펜은 이 카드가 이후 자신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며, “성공하기 위해서 일상에서의 사소한 습관과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전했다. 카드는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16가지 차이에 대해 담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6가지를 추려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성공하는 사람은 변화를 포용하고 기회로 활용한다. 반면 실패하는 사람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부인하고, 그 뒤로 숨으려고 한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변화를 껴안고 최대한 적응하려고 하며,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2. 성공하는 사람은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남의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다. 주변을 한번 돌아보라. 적지 않은 사람들은 만나면 남의 뒷말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말하고 공유하고, 토론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결국 그 사람을 성장시키고, 성공으로 이끈다. 3. 성공하는 사람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남을 비난한다. 누구든지 성공과 실패, 업 다운이 있기 마련이다. 다만 성공하는 사람은 항상 실패의 책임을 받아들인다. 남을 비난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되고, 비난받는 사람으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도 어렵다. 4. 성공하는 사람은 성공에 대한 공을 동료들에게 돌리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동료의 공까지 빼앗으려 한다. 여러 명과 팀을 이루어 일할 때 성공은 곧 팀 전체가 성공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주변 동료나 부하들을 빛나게 해주어야 하며, 이는 결국 리더 자신을 빛나게 만든다. 5. 성공하는 사람은 동료나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기를 원한다. 반면 실패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실패하기를 바란다. 한 조직에서 함께 일할 경우 동료와 다른 사람이 성공하고 성장해야 조직과 조직이 지향하는 목표가 달성되며, 결국 자신의 성공으로 귀결된다. 6. 성공하는 사람은 끊임 없이 공부한다. 반면 실패하는 사람은 항상 요행만 바라며 생각없이 생활한다. 리더로서, 전문가로서 성공하려면 끊임 없이 배워야 하며, 이는 그를 경쟁자들보다 항상 한 걸음 앞서게 만든다. 공부하지 않고 생각 없이 살면 기회도 없다. 이밖에 성공하는 사람은 기쁨을 표출하고 데이타와 정보를 공유하며, 항상 유익한 무엇인가를 읽는다. 반면 실패하는 사람은 항상 노여움을 나타내고 정보를 쌓기만 하며, 항상 TV를 가까이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승객 ·수하물 무게 같이 재겠다” 우즈벡 항공 발표 논란

    “승객 ·수하물 무게 같이 재겠다” 우즈벡 항공 발표 논란

    우즈베키스탄의 국영항공사인 우즈베키스탄 항공(이하 우즈벡 항공)이 승객들의 몸무게를 측정한다고 발표해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우즈벡 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비행기 탑승에 앞서 승객들의 체중과 수하물의 무게를 동시에 측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사 측의 이같은 정책은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탑승 직전 특수 저울을 통과하며 재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나오지 않았으나 일반 항공사가 승객들의 몸무게를 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사람이 화물처럼 인식되고 체중이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으로 특히 비만인에 대한 차별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같은 이유로 영미권 언론들은 우즈벡 항공의 이같은 방침이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차등적으로 운영하는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사모아 국적항공사인 사모아에어는 승객과 수하물의 무게를 합친 kg당 요금제를 내놔 논란을 산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추측에 대해 우즈벡 항공의 입장은 명확하다. 항공사 측은 "국제항공 운송협회(IATA)가 규정한 안전성 향상을 위한 조치일 뿐" 이라면서 "승객들의 체중과 수하물의 무게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비행 안전성을 더욱 높인다"고 밝혔다. 이어 "몸무게는 단지 남성, 여성, 아이로만 구분돼 기록된다" 며 프라이버시 유출 가능성도 일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우즈벡 항공, 탑승 전 ‘승객 몸무게’ 측정 논란

    우즈벡 항공, 탑승 전 ‘승객 몸무게’ 측정 논란

    우즈베키스탄의 국영항공사인 우즈베키스탄 항공(이하 우즈벡 항공)이 승객들의 몸무게를 측정한다고 발표해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우즈벡 항공은 홈페이지를 통해 "비행기 탑승에 앞서 승객들의 체중과 수하물의 무게를 동시에 측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사 측의 이같은 정책은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탑승 직전 특수 저울을 통과하며 재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가 나오지 않았으나 일반 항공사가 승객들의 몸무게를 재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사람이 화물처럼 인식되고 체중이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으로 특히 비만인에 대한 차별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같은 이유로 영미권 언론들은 우즈벡 항공의 이같은 방침이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차등적으로 운영하는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사모아 국적항공사인 사모아에어는 승객과 수하물의 무게를 합친 kg당 요금제를 내놔 논란을 산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추측에 대해 우즈벡 항공의 입장은 명확하다. 항공사 측은 "국제항공 운송협회(IATA)가 규정한 안전성 향상을 위한 조치일 뿐" 이라면서 "승객들의 체중과 수하물의 무게를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비행 안전성을 더욱 높인다"고 밝혔다. 이어 "몸무게는 단지 남성, 여성, 아이로만 구분돼 기록된다" 며 프라이버시 유출 가능성도 일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 회장 복귀 전 체제 정비?

    김 회장 복귀 전 체제 정비?

    김연배(71) 한화생명 부회장이 돌연 사의를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던 그가 여름휴가(3~8일) 중 그것도 김 회장의 ‘광복절 특사’가 유력해진 가운데 내린 결단이라 배경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한화생명은 10일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부회장이 고령 등의 이유로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며 지난주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은 차남규 사장 단독 체제로 바뀌게 된다. 그간 한화생명은 차 사장이 영업을, 김 부회장이 자산운용과 전략 부문을 공동대표 체제로 맡아 왔다. 김 부회장은 1968년 한화증권에 입사해 48년간 그룹에 몸담은 ‘한화맨’이다.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 금융부문 부회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까지 비상경영위원장을 지내며 투자·경영전략 등 그룹 현안에 깊숙이 관여했다. 김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기고 동문이다. 2005년 공정 입찰을 방해한 혐의와 전윤철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뇌물을 주려 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을 때도 “나 혼자서 한 일”이라며 김 회장을 보호했다. 그런 그가 김 회장 복귀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어서 여러 의문이 쏟아진다. 일각에서는 ‘체제 정비설’을 제기한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013년 한화손보가 제일화재를 인수·합병한 후 시너지를 못 냈을 때 전문 인력이 부재하다는 판단에 따라 외부 인사 영입과 기존 인력 퇴출이 이뤄졌는데 이때 물밑에서 그룹 내부 인사와의 갈등설이 업계에 떠돌았다”며 “김 회장 복귀 후 ‘개혁 작업’을 위한 용퇴가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실적 논란도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만기보유채권’을 모두 ‘매도금융채권’으로 재분류했다. 만기까지 갖고 있을 계획이던 채권을 시중 거래가격을 반영해 중간에 팔 수 있는 채권으로 회계상 변경해 1조원이 넘는 장부상 이익을 만든 것이다. 불법은 아니지만 통상 금융사의 건전성 지표인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을 높일 여력이 없는 경우 활용된다. 한화생명 측은 “자산운용의 한 방법일 뿐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김 부회장) 취임 직후 6970원이던 주가가 지난 9일 8370원까지 올랐다”고 반박했다. 술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 김 부회장이 최근 들어 오래 서 있기 힘들어하는 등 휴식이 필요해진 것뿐이라는 게 한화의 공식 해명이다. 김 부회장은 조만간 그룹 내 인재경영원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태호 “미래 위해 공부” 총선불출마 선언

    김태호 “미래 위해 공부” 총선불출마 선언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미래를 위해 공부하겠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다만 정계 은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 입성 후 잇단 돌출 행보에 이은 그의 불출마 선언을 놓고서 ‘대권을 향한 숨 고르기’ 등 해석이 분분하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려운 경제로 인해 견디기 힘든 세월을 겪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두려운 마음”이라며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배인 스타 의식과 조급증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 갔다”고 반성했다. 그는 “정계 은퇴는 아니다”며 정치적 재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대권 행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치적 계산이 없다. 미래에 걸맞은 시각과 깊이를 갖췄을 때 돌아오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고위원직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돌발적인 불출마 선언과 시점에 대해 당 안팎에선 ‘뜻밖이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지난해 7·14 전당대회 때 6선 이인제·친박계 홍문종 의원을 앞서며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를 거쳐 중앙정치에 진출, 재선의원까지 5연승한 선거의 달인이다. 최연소 광역단체장 기록(42세)도 가졌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총리 후보로 지명되며 ‘40대 대권주자’로 부각됐지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시련도 겪었다. 그간 그의 돈키호테식 행보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했다. 지난해 말엔 ‘경제활성화법의 국회 장기 계류’를 이유로 돌연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며 이미지를 구겼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정국에선 지도부 합의를 깨고 유 전 원내대표에게 총구를 겨누며 최고위원회의 파행 사태를 촉발키도 했다. 불출마 선언은 그의 자성과 더불어 야풍이 거센 지역구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을은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위원장이 19대 총선 패배의 설욕을 벼르는 등 민심 분위기가 가파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뉴스 분석] 전·현 임원 수사선상… 농협 회장 비자금 몸통 찾기

    [뉴스 분석] 전·현 임원 수사선상… 농협 회장 비자금 몸통 찾기

    농협에 불어닥친 사정 바람이 심상치 않다. 리솜리조트 특혜 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원들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일각에서는 친(親)이명박(MB) 정부 성향이 강했던 ‘농협 길들이기’ 차원으로 보고 있지만 수사 대상에 오른 임원들의 혐의 내용도 가볍지 않다. 2일 사정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 특수1부는 최근 압수수색을 벌인 H건축사 사무소가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통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의 친동생이 고문으로 있는 이 건축사 사무소는 농협 산하 유통시설의 설계와 건축 일감을 수차례 수주했다. 검찰은 최 회장이 동생을 통해 사업 수주를 도와주고 대가를 챙겼는지 살펴보고 있다. “최 회장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게 검찰 주변의 기류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곁가지’이고 비자금 조성 의혹이 ‘몸통’이라는 관측이다. 리솜리조트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해서도 여러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여신심사본부장을 지냈던 신민섭 전 농협은행 부행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충청도가 고향인 신 전 부행장은 2005년부터 농협 태안군지부장을 지냈다. 당시 충청도를 기반으로 사업을 벌여 오던 신상수 리솜리조트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행장은 본점 여신심사부장(2007년)과 여신심사본부장(2012년) 등 여신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농협은행이 리솜에 대출해 준 금액은 연간 80억원 안팎이었는데 신 전 부행장이 여신심사 업무를 맡은 해에는 280억~300억원으로 규모가 껑충 뛰었다. 2012년 12월 은행에서 퇴직한 신 전 부행장은 리솜리조트 임원으로 있었다. 신 전 부행장과 같은 고향(충청도)에 동문(고려대)인 전 농협은행장 S씨도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S씨는 충청 지역에서 시지부장과 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2년 행장에 오르며 당시 신민섭 상무를 부행장으로 임명했다. 그해 리솜리조트에는 280억원의 거액 대출이 나갔다. 수사 배경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최 회장은 2007년 중앙회장 자리에 올랐다. MB 정권 후반기였던 2011년 연임에 성공했다. MB의 동지상고 4년 후배다. 2011년 4월 이 전 대통령이 동지상고 동문 200명을 청와대로 초청했을 당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MB 색깔이 강했던 최 회장이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측근을 중심으로 후계구도 및 섭정구도를 마련하려고 했고, (사정 당국이) 이런 움직임을 파악하고 사전 차단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협중앙회 전무를 지낸 K씨와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각별한 관계’가 다시 파다하게 거론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힌다. 검찰은 이런 정치적 해석을 일축한다. 혐의가 있어 들여다보는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1~3대 민선 농협중앙회장이었던 한호선·원철희·정대근씨는 모두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돼 중도 퇴진했다. 취임 이후 줄곧 “전임 회장들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최 회장이지만 예상보다 거센 칼바람에 농협은 온통 뒤숭숭하다. 포스코 ‘헛발질’로 체면을 구긴 검찰이 농협에서 어떻게든 만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팽배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임기 6개월 남기고… 민영진 KT&G 사장 돌연 사의

    임기 6개월 남기고… 민영진 KT&G 사장 돌연 사의

    민영진 KT&G 사장이 29일 사의를 밝혔다. 임기를 불과 6개월가량 남기고 물러나는 것이어서 압력설부터 횡령설까지 온갖 뒷말이 나오고 있다. 민 사장은 이날 열린 KT&G 이사회에 참석해 대표이사직 사의를 밝힌 뒤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KT&G 관계자는 “민 사장이 취임 이래 기업 체질 개선과 성공적인 국내시장 방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본인의 책임과 역할을 다했다고 판단해 퇴임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황상 이를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인다. 공기업 출신인 KT&G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데다 민 사장도 그동안 의욕적으로 업무를 해 왔기 때문이다. KT&G 내부에서도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같은 공기업 출신인 포스코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정 한파’에 시달리는 것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마지막 남은 ‘MB 인사 솎아내기’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 사장이 스스로 불명예 퇴진을 선택할 만큼 누군가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민 사장은 2010년 2월 MB 정권 시절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2013년 2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당시에도 온갖 투서가 난무했다. 경찰과 검찰은 KT&G ‘부동산 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민 사장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지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권이 바뀌면서 KT&G 사장을 노리는 인사들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일각에서는 민 사장의 개인 비리에 무게를 두기도 한다. 회사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검찰이 뭔가 민 사장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렇다 보니 민 사장도 임기까지 버티기가 어려워 급하게 사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KT&G에 대한 수사가 재계 전체로 확산돼 경제 살리기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면서 “지금은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 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 사장이 물러나면서 자연스레 차기 사장이 누가 될지에도 눈길이 쏠린다. KT&G는 1997년 이후 18년간 낙하산 인사가 수장으로 뽑힌 적이 없어 이번에도 내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민 사장이 외부 압력에 의해 물러났다면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KT&G는 이른 시간 내에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사장을 뽑겠다는 방침이다. 다음달에는 차기 사장 1인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T&G는 지난해 매출액 4조 1129억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 1719억원을 기록한 알짜 기업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메르켈 총리는 동성애자?…광고에 ‘닮은꼴’ 등장

    메르켈 총리는 동성애자?…광고에 ‘닮은꼴’ 등장

    독일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알고보니 '레즈비언'이었을까? 최근 독일 현지에서 메르켈 총리를 닮은 여성이 동성애 잡지 광고 영상에 등장해 이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먼저 공개된 이 광고는 최근 창간된 레즈비언들을 위한 잡지 '스트레이트 매거진'에서 제작한 것이다. 약 23초에 불과한 짧은 광고를 보면 많은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먼저 메르켈 총리를 닮은 여성이 창가에 서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자 한 여성이 문을 열고 다가간다. 그 사이 라디오 뉴스에서는 독일인의 62%가 동성결혼에 찬성한다는 리포트가 흘러나오고 이에 메르켈을 닮은 여성은 말도 안된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이때 다가가던 여성은 메르켈 닮은 여성을 뒤에서 꼭 껴안고 가볍게 키스하며 이 영상은 마무리된다.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적으로 묘사된 이 광고는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단순하게는 메르켈 총리도 레즈비언이 아니냐는 암시도 주지만 사실 동성결혼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뜻이 영상에 담겨있다. 이는 메르켈 총리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의견으로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는 것" 이라면서 동성결혼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총리는 "동성 파트너십(civil partnership)은 지지한다. 동성 커플도 (법적 부부처럼) 세금 혜택을 누려야 하며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메르켈 총리는 동성애자?…광고 등장한 ‘닮은꼴’ 논란

    메르켈 총리는 동성애자?…광고 등장한 ‘닮은꼴’ 논란

    독일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알고보니 '레즈비언'이었을까? 최근 독일 현지에서 메르켈 총리를 닮은 여성이 동성애 잡지 광고 영상에 등장해 이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먼저 공개된 이 광고는 최근 창간된 레즈비언들을 위한 잡지 '스트레이트 매거진'에서 제작한 것이다. 약 23초에 불과한 짧은 광고를 보면 많은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먼저 메르켈 총리를 닮은 여성이 창가에 서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자 한 여성이 문을 열고 다가간다. 그 사이 라디오 뉴스에서는 독일인의 62%가 동성결혼에 찬성한다는 리포트가 흘러나오고 이에 메르켈을 닮은 여성은 말도 안된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이때 다가가던 여성은 메르켈 닮은 여성을 뒤에서 꼭 껴안고 가볍게 키스하며 이 영상은 마무리된다. 여러가지 의미가 함축적으로 묘사된 이 광고는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단순하게는 메르켈 총리도 레즈비언이 아니냐는 암시도 주지만 사실 동성결혼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뜻이 영상에 담겨있다. 이는 메르켈 총리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개인적인 의견으로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는 것" 이라면서 동성결혼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총리는 "동성 파트너십(civil partnership)은 지지한다. 동성 커플도 (법적 부부처럼) 세금 혜택을 누려야 하며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교 교육 정상화 역행’ 대학도 지원금 꼬박꼬박

    각 대학의 신입생 선발 방식이 고교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최대 25억원까지 돈을 주는 교육부의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이 공정성과 실효성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교과과정을 벗어난 논술 출제, 과도한 특기자 선발 비중 등 정부 정책 방향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대학들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올해 지원 대상으로 4년제 대학 60곳을 선정하고 대학별로 2억~25억원을 지원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 사업은 고교 교육에 영향력이 큰 대입 전형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사업 규모가 지난해 600억원에 이어 올해에도 500억원에 이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사업의 효과와 관련해 “고교 교육을 반영하는 학생부 전형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고교에서 준비가 어려운 논술이나 특기자 전형이 감소하는 등 대입 전형 체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선정된 서울 지역 사립대학 대부분이 이와 역행하는 입시 전형을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예컨대 고려대는 논술을 보는 28개 대학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1210명을 선발하는데도 6억 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고려대에 이어 1158명을 논술로 선발하는 중앙대(9억 5000만원)와 1040명을 뽑는 경희대(15억원)도 거액의 지원금을 받는다. 특히 지난해 선행교육규제법이 시행됐지만 논술 전형을 하는 대학의 상당수가 고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 지역 13개 대학의 지난해 자연계 논술 문제를 분석한 결과 이화여대(53%), 연세대(48%) 등이 문제의 절반가량을 고교 과정 밖에서 출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양대(22%), 중앙대(18%), 고려대(7%)도 마찬가지였다. 수학올림피아드 입상자나 토익 고득점자 등 특기자 전형 선발이 과도한 대학들이 지원 대상에 대거 선정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기자 전형을 통해 가장 많은 854명을 뽑는 연세대는 물론 550명을 선발하는 고려대도 지원금을 받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 선정 결과를 두고 대학가에서는 무성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 한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고교 교육 정상화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데 대해 지원을 못 받거나 적게 받는 대학들은 전혀 납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의 유력 대학들이 신입생 전형을 지금보다 더 자기들 내키는 대로 가져가면 다른 대학도 통제가 안 될 가능성이 있어 교육부가 달래기 식으로 지원금을 준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사업의 공정성에 대해 논란이 크다”며 “교육부가 지원금을 허투루 받은 대학들에 엄중한 행정 제재를 가하고, 선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씨줄날줄] 담뱃값 시비/황수정 논설위원

    운전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창문을 닫아야 할 때가 있다. 앞이나 옆 차량에서 바깥으로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을 때다. 금연 풍토가 무차별 확산되는 와중에도 시내 도로 위에서만큼은 흡연자들의 발언권이 세다. 애써 창문을 닫고 담배 연기를 단속하는 운전자는 보기 어렵다. 이런 풍경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건물, 음식점 등 대중 공간에서의 금연이 이미 대세다. 차량들이 다닥다닥 붙어 움직이는 도심의 도로가 언제까지 금연구역에서 열외로 남을 수 있을까. 담배 수난 시대가 깊어만 간다. 우리나라 담배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국내에 담배가 들어온 것은 지금부터 400년 전인 조선 중기 광해군 무렵이다. 포르투갈 상인이 일본에 전한 것이 우리에게 흘러왔다. 남쪽(일본)에서 왔다 해서 ‘남초’(南草)라 불렸다. 이를 다시 여진과 중국 북방 지역에 전한 것이 우리였다. 동아시아 담배 유통의 매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셈이다. 담배 연기는 오래전부터 인간이 이성으로 쉽게 통제하지 못할 만큼 매혹적인 것이었음이 틀림없다. 진나라 ‘박물지’는 담배 잎과 꽃을 묘사한 뒤 ‘이것을 먹은 사람은 남에게 매혹적인 사람으로 보인다’고 기록했다. ‘말려서 연기를 들이마시면 근심을 잊게 해 주는 풀’이라는 기록도 있다. 비슷한 내용이 ‘산해경’에도 전해 내려온다. 조선시대에 담배의 위상이 국가적으로 드높았던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 담배 역사를 담은 이옥의 1810년 저술 ‘연경’(烟經)에는 정조가 소문난 애연가로 기록돼 있다. 당시에도 조정 일각에서 금연을 주장하는 상소가 잦았는데, 정조가 뿌리치며 내린 책문이 흥미롭다. “기(氣)가 저절로 내려가 더위를 물리치고, 침이 저절로 따뜻해져서 추위를 막고, 변을 볼 때는 악취를 물리친다”는 정조는 “유익하기가 차나 술보다 낫다”고 담배 예찬론을 폈다. 흡연 권장이 여러 모로 통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음이다. 담배가 국가적 관심사로 떠올라 있다. 우여곡절 끝에 담뱃값을 인상한 지 6개월. 정부는 성인 남성 흡연율이 35%이며, 이는 1년 새 5.8% 포인트 떨어진 결과라고 발표했다. 또 금연에 성공한 사람의 62%가 담뱃값 인상 덕분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의 조사 결과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조사와 비교할 수 있는 동일한 조사 방식의 지난해 데이터가 없다는 점, 줄었던 흡연자 수가 다달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정부가 담배 피우는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더 털어 낸 세수가 상반기에만 무려 1조원이다. 받았으면 내놓는 게 있어야 하는 것은 세상사 이치다. 훗날 ‘연경’에 지금의 담배 정책에는 어떤 해석이 붙을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꼼수 정부로 기록되지 않으려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금연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황우여 장관 국회행’ 소문에 어수선한 교육부

    교육부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으로 갈수록 어수선해지는 분위기다. 교육부 차관과 대학정책실장에 대한 소문도 이어지면서 대학 구조조정 등 굵직한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는 우려가 뒤따른다. 거물급 정치인이 장관으로 왔다가 가는 바람에 그 여파에 교육부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교육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 부총리의 국회행(行)을 교육부 직원들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황 부총리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려면 법정 기한인 1월 14일까지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개인적 행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지만,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15일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3선을 위해 국회로 가겠다고 밝히면서 교육부에도 이런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황 부총리의 국회행은 올 초부터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다. 지난 5월 세계교육포럼을 마친 뒤 갈 것이라는 이야기부터 9월로 예정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 여부 결정 전에 갈 것이라는 소문이 그간 교육계 안팎에서 심심찮게 나왔다. 이런 소문이 이어지자 국회에서 황 부총리에게 의사를 물어보는 일도 벌어졌다.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일 교육부에 황 부총리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지, 그렇다면 장관직 사퇴는 언제로 계획하고 있는지 등을 공식 질의했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박 의원 측에 서면으로 “현재로서는 사퇴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서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황 부총리가 가느냐 안 가느냐가 아니라 언제 가느냐에 대한 내부 설왕설래가 많다”며 “올해 정기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는 12월 초 이후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재춘 교육부 차관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김 차관이 황 부총리에 이어 부총리 겸 장관을 노린다는 이야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주변의 평가와 관계없이 김 차관이 장관을 노리고 있어 더 활발히 활동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엔 대학 정책을 총괄하는 한석수 대학정책실장이 한국연구재단으로 간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교육부가 더 어수선해지고 있다. 안 그래도 지지부진한 대학 구조조정이 힘을 잃는 것은 물론 대학 정책 전반에서 추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정치인이 아닌 교육계 인사가 장관이 돼야 이런 논란이 잦아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슈&이슈] 경북도청 안동·예천 신청사 이전 시기 논란

    [이슈&이슈] 경북도청 안동·예천 신청사 이전 시기 논란

    경북도 신청사 이전 시기를 놓고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12일 도에 따르면 연말에 안동·예천 신청사로의 이전 계획이 발표됐지만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김관용 도지사는 최근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10월 중에 도청 이전을 준비해 11월쯤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지금까지 4차례나 연기했던 도청 이전 시기를 다시 정한 셈이다. 도는 충남과 전남의 신도청 이전에 비춰 볼 때 도지사실을 비롯해 6국, 3실, 3본부 등 본청 소속 전 부서 직원 1400여명이 옮겨 가는 데 최소 2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전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정상 업무가 가능할 전망이다. 도는 당초 2008년 6월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를 도청 이전 예정지로 결정한 후 청사를 2013년쯤 준공할 방침을 세웠었다. 그러나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6월로 준공 목표를 바꿨다가 같은 해 연말로 또 미뤘으며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올해 7월로 또다시 늦췄다. 그나마도 지난해 도청 이전 공약을 지키지 못한 김 지사가 민선 6기 도정 방향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은 경북새출발위원회의 입을 빌려서 했다. 그래서 도청 안팎에서는 새출발위원회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급기야 김 지사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도는 지난 4월 말 뒤늦게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기와지붕 형식 도청 및 도의회 청사를 각각 준공했다. 국비 1789억원 등 총 3875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신청사 진입 도로를 비롯해 학교·주거시설, 하수처리장 등의 정주 기반시설 구축이 계속 늦어지면서 7월 이전마저도 물 건너갔다. 그러면 오는 11월부터 도청을 이전하는 것은 무난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렵다는 것이다. 644가구 규모의 공무원 임대주택은 내년 1~2월, 다른 민간 아파트(798가구)는 내년 3월이 돼야 입주할 수 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는 내년 3월에야 문을 연다. 예천~신청사 진입 도로도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이들 시설이 준공되기까지는 신청사 정주 여건이 전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같은 여건을 감안한다면 올해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실정에도 김 지사가 11월 이전 계획을 발표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부에서는 “이전 시기를 더이상 늦출 경우 결국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속사정을 추측하는가 하면 “11월부터 이전키로 했다가 그때 가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부득이 내년으로 또다시 연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른 일부에서는 도의회의 강권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장대진 의장을 비롯한 일부 도의원은 9월 신청사 이전 계획을 확정한 이후 줄곧 집행부에 조속한 이전 결정을 요구해 왔다. 실제로 도청 이전이 강행될 경우 부작용이 상당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도는 아파트 입주 때까지 한동안 전세버스 30여대로 직원들을 출퇴근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행정력 손실과 업무 공백, 예산 낭비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서 신청사까지 출퇴근하는 데만 하루 4시간 이상이 걸리는 데다 매일 아침 6시에 집을 출발해 밤 9시 무렵 되돌아오는 벅찬 일과를 되풀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겨울철에 직원들을 버스로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자칫 큰 교통사고라도 발생하면 대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또 실·국별로 이전 시기가 달라 주요 현안이나 긴급 상황 발생 땐 부처 간 업무 공조에 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 부처와 국회의 예산 작업이 9~12월에 집중되지만 이사에 치중한 나머지 내년 주요 사업의 국비를 확보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의 갈팡질팡하는 이전 계획 때문에 벌써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 도의 도청 이전 계획에 따라 안동에 미리 주거를 마련해 이사한 일부 직원은 이전이 계속 늦어지는 바람에 안동에서 대구로 역출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도청 공무원들 사이에는 “올 연말 도청 이전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무원들은 “도가 직원들을 집도 절도 없는 허허벌판으로 내몰아서야 되겠느냐”며 “신청사 주변에 주거를 마련하고 자녀들의 취학 문제가 해결되는 내년 3월쯤에 이주해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영호 경북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10월 2~11일) 및 ‘실크로드경주2015’(8월 21~10월 18일) 행사 등 중차대한 사업 기간에 맞춰 청사를 이전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올해 경북도의회 회기 종료일 직후인 12월 20일쯤부터 이전을 시작해서 내년 2월 말쯤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경원(58·안동상공회의소 회장) ‘신도청맞이 범시민운동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경북도가 신도청 시대를 여는 새로운 출발점에서 이미 신청사 이전 약속을 수차례 번복한 것은 유감이다. 이번에는 연내 이전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고, 김종기(57) 예천군번영회장은 “도가 이런저런 이유로 도청 이전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공무원들이 솔범수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16) 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16) 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8개월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말이 트이려고 하는 아이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난해 잠 못자고 밥도 못 먹던 날들의 기억도 어느새 흐려지고 있다. 내가 아기를 낳았을 때는 그렇게 육아 공감을 나눌 사람들이 없더니 이제서야 주변에서 아기를 갖고, 낳고 있다. 겨우 1년 전 겪었던 일인데도 다른 신생아 사진을 보면 새삼 신비롭다. 나도 모르게 헤벌쭉 웃으며 남의 아기 사진을 들여다 보게 된다. 이 아기에게 모유 한 방울 더 먹이기 위해 가슴을 부여잡고 있을 초보 엄마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금방 정신을 차리지만. 여기저기서 둘째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생명에 대해서는 절대로 함부로 말해선 안 되며 어떤 것이든 장담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일관되게 답한다. 최대한 단호한 표현을 쓴 거다. 그리고 단서를 붙인다. “생기면 낳겠지만 자의(自義)로 갖진 않을 것” 그나마 지난해 “절대로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던 것에 비해서는 비교적 완화된 입장이다. ●“한국인 생각하는 이상 자녀수 2.7명, 실제 출산을 1.24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8일 공개한 ‘자녀 가치 국제 비교’ 보고서에서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가 2.72명이지만 2011년 기준 실제 출산율은 절반 수준인 1.24명이라는 조사 결과가 담겼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1명이다. 이와 관련, 요즘 딴 생각할 틈이 주어질 때마다 머릿 속에 떠올려 보는 고민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지금 쓰는 이 글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둘째에게 죄의식을 갖게 할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지며. 물론 두 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도 열심히 일하며 성공한 여성들도 많다. 어떻게 가능했던 건지 무척 궁금하면서 존경스럽다. 친정과 시댁 찬스라고는 10분도 쓸 수 없는 내 상황에선 꿈 같은 이야기다. 가끔 남편이 둘째와 동생의 ‘ㄷ’ 자라도 말하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눈을 흘겼다. 너무 힘들었던 1년을 보냈고 지금도 겨우 버텨가고 있는데 나의 고생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혼자 마음 편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다. ‘둘째’는 금기시 된 용어였기에 아직 부부끼리도 이런 생각을 나눠 보지 않았다. 상상 속의 둘째, 이 아기의 존재를 확인하자 마자 걱정부터 밀려올 것 같다.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에 기쁨에 앞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것 같다. ‘회사에 어떻게 말을 해야하지?’가 첫번째 고민이다. 육아휴직을 못 쓰게 하거나 휴직을 하면 권고사직을 당하는 등의 나쁜 직장은 아니라 다행이다. 그렇지만 첫 아이 육아휴직 1년을 꽉 채워 쓰는 것도 상당히 눈치가 보였다. 대놓고 쓰지 말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 육아휴직을 냈을 때 뒷말이 나오는 것을 적잖게 봤다. 첫 아이 육아휴직에서 복귀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쉰다는 거냐는 눈초리가 먼저 겁이 난다. 육아가 ‘쉬는 것’이 아님에도, 출산을 한 여성이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당연함에도, 또 아이와 최소 1년은 함께 하며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엄마로서 최선을 다할 시간이 있어야 함에도 여전히 시선이 곱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냥 내가 아이를 가진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자체가 불만이다. 내 자식을 낳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 쯤이야 가벼이 여길 수도 있다. 당장 회사에서 잘리는 것도 아니고, 눈 질끈 감고 1년 버티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작 회사를 다니는 것부터 일이다. 첫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 한 달 전까지 출퇴근을 하고 업무를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회사 책상에서 꾸벅꾸벅 졸기를 반복했고 일 하느라 태교도 제대로 못 한다는 죄책감을 안고서, 임신부라고 동료들에게 약간의 배려를 받았지만 그것 조차 가시방석인 날들이었다. 그래도 큰 문제 없이, 나름 수월한 임신 기간을 보냈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34주에 조산기로 입원을 하고 말았다. “첫째 때 조산기가 있으면 둘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던 산부인과 주치의의 조언도 상기된다. 그렇다고 퇴근 후 집에 돌아가 쉴 수 있는 형편도 못 된다. 둘째는 배도 더 빨리 나오고 모든 임신 증상들이 더 심해진다고도 들었다. 임신해서 가뜩이나 예민하고 체력이 달리는 통에 나의 첫 사랑, 첫째는 과연 제대로 돌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아이들도 동생이 생기는 걸 용케 알아채고서 엄마에게 더 안기고 어리광을 부린다는데, 그런 아이를 마냥 사랑으로 받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 한 명을 혼자 키우는 것도 이렇게 헉헉거리고 있는데 육아 관련 카페에 둘째 임신부들의 눈물나는 고군분투기들은 마음을 더 움츠러들게 만든다. ●첫 아이 때 당연했던 모든 것들이 달라진다 당장 가장 막막해지는 것은 출산이다. 진통이 시작될 때부터 첫째를 맡길 곳이 없다. 남편에게 첫째를 맡기고 혼자 분만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분만 과정과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답이 안 나온다. 지금처럼 평일 낮 시간 동안 어린이집에 보내고 등하원 시간에 봐주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의 도움을 받으면 되지만 그 이후는? 또 주말에 아기가 태어난다면? 게다가 남편의 출산휴가는 딱 사흘 뿐이다. 지난해처럼 아기가 수요일에 태어나서 일요일까지 5일 동안 출근을 안 할 수 있도록 간절히 바라야 한다. 산후조리는 꿈도 못 꾸게 된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에서는 첫째 아이 동반을 금지하고 있다. 나 같은 산모는 조리원의 호사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기본 2주 동안 70~80만원의 비용이 드는 출퇴근 산후도우미를 부르게 되면 첫째 아이까지 봐주는 추가 비용을 따로 내야 한다. 입주 도우미를 부르면 130~150만원이 기본이다. 비용은 둘째치고, 몸도 덜 회복된 상태에서 둘째에게 수시로 젖을 먹여가며 동시에 첫째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놀아줄 수 있을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 물론 이제는 두 번째니까 처음처럼 아무 것도 몰라 허둥대지도 않을 것이고 어느 정도 여유와 요령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두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좀비 같은 몰골로 지내며 외로움과 우울함에 빠졌던 때를 다시 떠올리면 끔찍하다. 아이가 세 명인 다둥맘들에게서 “둘에서 셋은 오히려 쉬웠다. 그러나 하나에서 둘은 정말 끔찍하게 힘들었다”는 이야기들을 공통적으로 들었다. 만약 둘째를 낳는다면 첫째와 터울이 많이 져야 한다는 생각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첫째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완전히 될 때, 첫째가 나를 도와줄 수 있어야 조금은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두 아이 키우는 직장맘’ 꿈 같은 이야기 두 아이를 키우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 지난해 수 백번 했던 ‘회사를 그만둬야 하느냐’는 고민을 수 천번 할 것 같다. 아이가 한 명인 지금도 회사에서 당분간 뛰어난 능력을 펼칠 것이라는 욕심과 기대를 애써 접으려 하고 있다.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느라 항상 정시 출근에 퇴근 시간이 되면 칼퇴근을 해야한다. 매일 뒤통수가 따갑다. 일이 많은 부서에 ‘애 엄마’라 알아서 배제가 될까 걱정되면서도, 정말 바쁜 부서에 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막막하다. 후배들에게마저 뒤쳐진 듯한 열등감을 가진 채, 그저 회사에서 나를 다시 받아주어 고맙다는 생각으로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그렇다고 일을 게을리 하는 것도 아니다. 일주일에 2~3일은 집에 와서도 아이를 울려가며 일에 매달릴 때가 있다. 그런데 어느 하나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두 아이를 맡기는 것은 더 큰 걱정이다. 첫째 때 그랬듯 돌도 안 된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베이비시터에 의존하면 되긴 하다. 최후의 수단으로 온종일 입주해 있는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면 된다. 지금은 100만원대의 베이비시터 비용이 입주로 할 경우 200만원대, 아이가 두 명이면 더 늘어난다. 하지만 두 아이를 돌봐주는 시터는 구하는 것부터 하늘의 별 따기다. 게다가 요즘은 남자 아이의 경우 추가 금액을 받는 시터들도 있다고 한다. 월급을 버는 대로 전부 아이 맡기는 데에 쓴다고 치자. 그렇게 해서 엄마로서 행복할지 의문이다. 지금도 아이 한 명을 내내 남의 손에 맡겨놓고선 내 꿈을 위해 일을 한다는 자책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내가 즐거워서 선택한 길이고 일을 하는 동안에는 행복하지만, 이기적인 엄마라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언제나 깔려있다. 하루종일 보고 싶었던 아이의 얼굴을 보는 반가운 퇴근길이 제2의 출근길이 되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평일에 회사와 집, 딱 두 곳만 오가는 데에도 마음에 여유가 전혀 없다. 저녁 8시에 퇴근하고 집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아이를 돌보며 저녁식사와 설거지, 일주일에 한 두번 빨래나 청소를 하는 정도인데도 새벽 1시를 넘겨 방전이 된 채로 잠이 든다. 아침마다 출근 시간에 맞춰 집에 오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이 나를 깨운다. 집안은 부끄러울 만큼 엉망이고 지저분하다. 항상 한숨을 달고 산다. ●“배우자 주중 양육참여시간 길수록 둘째 출산 계획 높아” 지난해 육아정책연구소의 ‘1명의 영유아 자녀를 둔 취업모의 후속 출산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에 따르면 첫 자녀가 여아인 경우, 엄마가 상용직인 경우, 영유가가 기관을 이용할 경우에 후속 출산계획을 세우는 경향을 보였다. 또 취업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모 본인과 배우자의 주중 자녀양육 참여 시간이 길수록,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양육지원 정책에 대한 인지 정도가 높을수록 후속 출산계획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0~5세의 영유아 자녀 1명을 둔 직장맘 2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특히 여성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정도’가 낮을수록 후속 출산을 계획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엄마의 직장이 안정적인 곳일수록, 아빠의 주중 양육참여시간이 길수록 둘째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데 남편마저 지금처럼 오전 6시에 나가 밤 11시에 집에 들어오는 상황은 둘째가 생긴다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지금도 매일 밤 설거지를 할 때마다 유일한 화풀이 상대인 남편에게 짜증이 밀려오는데, 아이가 한 명 더 늘어난다면 이 우울과 분노를 주체할 수 없을 것 같다. 오히려 돈 때문에 둘째를 낳기 싫다는 생각은 거의 해보지 않았다. 아이를 돈의 가치에 빗대는 것 자체에 격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돈 생각을 아예 안 하기도 쉽지 않다. 우리 부부의 합산 급여는 적은 편이 아니다. 소득 차등에 따른 어떠한 복지 혜택이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왠지 늘 빠듯하다. 아이를 맡기는 비용, 먹이고 입히고 돌보는 비용으로 내 월급을 다 써버리고 생활비와 전세대출금과 이자, 보험료 등 필요한 데에 돈을 쓰는 데도 매달 말일이 되면 우리는 우울한 대화를 나눈다. 그렇다고 아이를 위해 최고급이나 고가의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니다. 책과 장난감은 거의 중고로 얻었고 옷은 해외에 있는 친정 가족들이 보내준다. 아이에게 꼭 필요한 것만 산다고 생각하는 데도 돈이 많이 든다. 아이 한 명을 대학 졸업까지 시키는 데 평균 2~3억원 남짓의 돈이 드는 걸로 알려져 있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에 집을 사고 차를 좋은 걸로 바꾸고, 아이에게 다양한 교육과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다니는 우리 부부에게도 아득한 일이다. ●사실은 나도 갖고 싶다, 둘째… 부모님 도움 없이 둘 만의 힘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한 것이 자랑거리였지만 때로는 부모님께 집을 받고 시작한 부부들이 내심 부러울 때가 많다. 아이를 낳아 기르며 이제 나도 어엿한 부모가 되었는데, 내 아이를 키우면서도 여전히 내 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매순간 느껴야 하는 처지가 너무나 서글프다. 글을 쓰고 나니 오히려 둘째가 더욱 갖고 싶어지는 건 무슨 역설인가. 솔직히 나를 닮은 사랑스러운 아기가 한 명 더 있으면 좋겠고 아기를 통해 얻는 행복과 기쁨을 두 배로 느끼고도 싶다. 두 아이가 함께 종알거리며 노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울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그렇지만 내가 감내해야 할 것, 포기해야할 것이 지금보다 더 많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니 엄두가 안 난다. 환상 속의 둘째, 지금 나에게는 단순히 선택의 문제를 뛰어 넘었다. 육아가 정말 힘들다고 외치면서도 어느새 둘째를 가졌다는 육아 카페의 글들에 부러워하며 “능력자”라고 댓글을 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14)수능 성적표보다 떨렸던 아이 검진표 (15)불어난 몸무게 만큼 고통과 행복이 함께 늘었다
  • 이종걸 당무 거부, 새정치 뒤숭숭…문재인 “뭘 더 어쩌라는 건가”

    이종걸 당무 거부, 새정치 뒤숭숭…문재인 “뭘 더 어쩌라는 건가”

    이종걸 당무 거부 이종걸 당무 거부, 새정치 뒤숭숭…문재인 “뭘 더 어쩌라는 건가” 새정치민주연합내 계파갈등이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전면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내홍 수습을 위한 당직인선이 오히려 분란에 기름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이종걸 원내대표 등 비노계 인사들이 사무총장 임명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무더기 대거 불참했고, 이 원내대표는 당분간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새 당직을 맡기로 한 비노(비노무현)계 인사들은 ‘고사’ 의사를 밝히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비노진영은 이날 긴급회동을 갖는 등 ‘비상행동’에 돌입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새정치연합의 원심력이 커지면서 ‘신당론’이 힘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다. 당직인선을 매듭짓고 산뜻하게 재출발하려던 문 대표의 기대와는 반대로, 이날 새정치연합에선 메르스 정국 이후 잠잠해지는 듯 했던 계파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았다. 비주류 측에서는 “당이 반으로 쪼개졌다”는 푸념이 나오는 등 하루종일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의 후폭풍이 당에 몰아쳤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항의를 드러내며 ‘투톱’이 정면충돌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지금으로서는 최고위에 나가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원내대표 돼서 가장 큰 역할이 우리 문 대표를 지키는 일이었다. 그것이 통합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대표님의 입장을 지킬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저의 큰 당무는 원내활동이다. 충실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설상가상으로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이나 박광온 비서실장 등 ‘임명장’을 받아야 할 신임 당직자 중 비주류 인사들도 수락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 인선 과정에 당사자들의 수락을 받았는지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김 의원은 인선 후 자신보다 더 적합한 인사를 찾으라면서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며, 박 의원 측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주승용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탈한 상태에서 주요 당직자 인선조차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되며 사실상 지도부가 붕괴직전으로 몰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직인선 후유증과 관련, “뭘 더 어쩌라는 건가. 시간이 필요하다”라면서 “잘 될텐데 왜 그렇게 걱정을 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최 신임 사무총장은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 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회의에서) 취임 인사도 안했다”면서 “(앞으로) 잘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최 의원은 비공개회의에서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을 많이 바라는 것 같다”며 “헌신·혁신·교신(소통)을 잘 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문 대표가 사무총장 인선을 매듭지은 만큼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며 상황을 추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책위의장의 경우 지도부는 강기정 의장의 유임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비주류 측의 반발이 거세진다면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일각에서는 “’정세균계’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모두 차지해서는 안된다”면서 최재천 의원 등 비노진영 인사를 정책위의장에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책위의장 인선을 통해 계파간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날 당직인선 발표 직후부터 “선전포고”라며 반발한 비주류 진영은 이날 긴급회동을 가지면서 대책을 논의했다. 회동에는 이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영환 강창일 박영선 박지원 이상민 주승용 이윤석 정성호 최재천 의원 등 비주류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회동에서는 이번 인선에 대해 격앙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단순한 항의 표시를 넘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최 사무총장 카드를 포기할 때까지 당무 협조를 거부해야 한다”, “당의 사당화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삼아야 한다” 등 강경대응을 하자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25일 의총을 열기로 해, 비주류 인사들의 집단반발이 터져나올지 주목된다. 비주류 일각에서는 본회의 직전 열리는 25일 의총 말고도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잇다. 당 안팎에서는 이같은 내홍이 최근의 ‘천정배 신당론’과 맞물리면서 당내 원심력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거세지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분당의 빌미를 주지 않는 인사가 되기를 바랐지만 실망을 안겼다. 향후 여러 동지들과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남겼다. 박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분열해서 패배하지 말고 통합·단결해서 승리의 길로 가자고 문 대표에게 충고를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모 당한 ‘최수현 야심작’

    수모 당한 ‘최수현 야심작’

    은행 혁신성 평가에서 ‘관계형 금융’ 배점이 1~2점으로 대폭 줄어든다. 기술금융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혁신성 평가 지표가 대폭 손질되면서 관계형 금융은 사실상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지난해 10월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야심차게 내놨던 관계형 금융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퇴출 순서를 밟고 있는 셈이다. 관계형 금융은 기업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이나 재무재표 등 정량적 정보만 보지 않고 지속적인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 등을 통해 얻은 정성적 정보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원회가 주창한 ‘기술금융’도 비슷한 개념이다. 둘 다 유망 중소기업 지원을 표방하지만 관계형 금융은 금감원, 기술금융은 금융위가 각각 주도한다는 점이 다르다. 금융위 관계자는 11일 “기술금융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 데다 핀테크 등 창조금융 부문의 혁신성 평가 배점을 늘리면서 관계형 금융 배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날 금감원, 금융연구원, 은행연합회 등과 실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개선안에 머리를 맞댔다. 금융 당국은 올해부터 기술금융과 관계형 금융 지원 실적을 은행 혁신성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관계형 금융은 지원 실적에 따라 최고 7점을 부여했다. 당초 금융위는 기술금융 배점을 세분화함과 동시에 크게 늘려 잡으면서 관계형 금융 배점은 아예 ‘0점’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감원의 반발과 불필요한 뒷말 등을 의식해 ‘상징적인 수준’의 배점만 남겨 놓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중은행들은 이를 사실상 관계형 금융 퇴출로 받아들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최수현 원장이 물러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배점이 줄어들면) 관계형 금융에 신경 쓸 이유가 하등 없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관련 업체들을 발굴하고 관계형 금융 협약(MOU)을 맺어 왔는데 다소 허탈하다”고 전했다. 어차피 기술금융과 관계형 금융의 성격이 비슷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은행 관계자는 “비슷한 상품을 취급하면서 이쪽(금융위) 저쪽(금감원) 눈치 보느라 피곤했는데 차라리 잘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문화 In&Out]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미술관에 ‘아이돌 기획자’

    [문화 In&Out]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미술관에 ‘아이돌 기획자’

    “서울시립미술관이 공공미술관으로서의 본령을 망각했다.” “서울미술관의 정체성이 도대체 뭐냐.” 9일 서울 중구 정동의 서울시립미술관(SeMA)에서 열리는 ‘피스마이너스원’(PEACEMINUSONE) 전시회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SeMA와 한국의 메이저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의 공동주최 형식으로 마련한 이 전시회는 ‘대중문화의 아이콘’ 지드래곤(27·본명 권지용)이 기획에 참여한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전시회 오픈을 앞두고 8일 오후 미술관에서 열린 간담회는 입구의 삼엄한 신분 확인 등 최고 귀빈급 의전 관행으로 진행돼 지드래곤의 인기를 가늠하게 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YG는 전시회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지드래곤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 미술의 사진, 조각, 회화, 설치 등 각 장르의 대표 작가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해 한국 미술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해외에도 소개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미술관이라면 응당 좋은 전시로 승부를 해야지 아이돌 스타를 데려다가 그 인기에 편승하면서 스스로 기획력 부재를 대외에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예술가는 아예 뒷전으로 밀렸다. YG의 제안으로 추진된 이번 전시의 비용은 작가에게 지급되는 비용과 큐레이팅 비용을 포함해 모두 YG 측이 부담한다. YG는 작가들에게 작품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제작과 관련한 비용을 선지급했고 전시 진행과 마케팅을 담당한다. SeMA 측은 큐레이터가 기획에 참여하고 전시장을 대여하며 전시가 종료된 후 입장료 수입을 계약조항에 따라 나누기로 했다. 입장료는 1만 3000원(청소년 1만 1000원)으로 블록버스터 전시회와 같은 수준이지만 전시장은 지드래곤의 팬들이 채워줄 것이니 SeMA로선 손해볼 것 없는 장사다. 이에 대해 미술계 인사는 “지드래곤이 음악을 넘어 패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감각으로 대중 문화를 선도해 온 것은 맞지만 아티스트로서 검증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상업갤러리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공공미술관에서 연예인을 위한 화려한 이벤트를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전시에는 권오상, 방앤리, 박형근, 손동현, 진기종, 마이클 스코긴스, 소피 클레멘츠, 제임스 클라, 유니버설 에브리싱, 파비앵 베르셰, 건축그룹 SoA 등 국내외 현대미술작가 12명이 참여했다. 지드래곤과의 ‘예술적 교감’을 통해 탄생했다는 설치, 조각, 사진, 영상, 회화 작품과 지드래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품과 빈티지 가구 등 총 20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는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등 해외투어도 예정돼 있다. 예술의 기본은 감동이며 감동은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가능한 법이다. 수억원짜리 슈퍼카를 타고 수백만원짜리 명품 브랜드를 걸치고 다니는 ‘연예인들의 연예인’이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예술적 감동으로 연결될리는 만무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김홍희 관장 취임 후 “대관전시를 지양하고 자체 기획전으로 승부하겠다”고 했으나 거대 담론만 내세울 뿐 알맹이 없는 기획으로 관람객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공동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예술을 조연으로 밀어낸 미술관에 아이돌 스타의 소녀팬들이 밀려온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경제 블로그] 감정노동자 힐링? 역시나 ‘관제 행사’

    [경제 블로그] 감정노동자 힐링? 역시나 ‘관제 행사’

    ‘관제 행사’ 논란에 휩싸였던 범금융권 감정노동자 힐링캠프가 마무리되고 나서도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욕설, 성희롱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금융회사의 민원업무 종사자를 위로하기 위해 지난 2일 경기 용인의 한화생명 연수원에서 ‘우수 금융민원 종사자 힐링캠프’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시상식에, 강연에, 금감원장 말씀까지 ‘지루한 관제 세미나’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겁니다. ‘전시용 워크숍’으로 전락했다는 빈축도 들립니다. 한 참가자는 “제1회라는 플래카드를 보고 놀랐다”면서 “도움이 됐는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전형적인 ‘금갑원’ 방식”이라고 볼멘소리입니다. 물론 “생각보다 좋았다”, “업무를 벗어난 것만으로도 홀가분했다” 등의 호평도 있습니다. 참석자들 중 상당수는 내년에도 이런 행사를 할 경우 각 협회 차원에서 권역별로 하는 게 낫다고 입을 모읍니다. 수백 명 떼로 모이는 데다 업권 특색도 다르다 보니 떠들썩한 자리에서 공감하며 고민을 나누기가 오히려 멋쩍다는 것이지요. 대놓고 말은 못 하지만 금융협회들도 입을 삐죽댑니다. 한 협회 관계자는 “이벤트 업체나 이동차량 섭외 등 실무적인 부분은 협회가 죄다 도맡아 했는데 생색은 금감원이 낸다”면서 “금융사에 ‘제발 와 달라’고 사정하는 것도 고역이었다”고 토로합니다. 예산도 그렇습니다. 금감원의 ‘힐링캠프 비용산정’ 내용을 살펴보면 총 1800만원의 지출 비용 가운데 금감원이 부담한 금액은 189만원, 즉 10분의1 수준입니다. 반면 ▲은행연합회 450만원 ▲생명보험협회 450만원 ▲손해보험협회 220만원 ▲여신금융협회 220만원 등입니다. 이에 금감원은 “참석인원 수대로 나눠 낸 것일 뿐”이라고 반박합니다. 금감원이 금융권 민원 종사자에게 힘을 주려는 목적이라면 좀 더 그들이 원하는 목소리를 들어 보고 프로그램 구성이나 진행 방식 등을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원치 않는 자리에 자꾸 불러 대는 금감원이 감정노동자들에게는 또 한 명의 ‘악성 민원인’으로 보일지도 모르니까요.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 블로그] 뒤늦은 전문보험사 허용 누굴 위해서?

    [경제 블로그] 뒤늦은 전문보험사 허용 누굴 위해서?

    금융 당국이 최근 보험업 인가 방식을 11년 만에 바꿨습니다. 종목별 인가에서 상품별 인가로 말입니다. 쉽게 말해 여행자·건강보험 등 특정 상품만 파는 보험사가 나온단 얘기지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종목별로 인가를 내주던 기존 방식과 달라진 겁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 ‘뒷말’이 많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업계에서도 오히려 “너무 늦었다”는 반응입니다. 이전에도 몇몇 전업보험사들이 해당 보험만 팔려고 했다가 당국의 벽에 막히자, 아예 종합보험사로 인가를 다 받았습니다. 한 마디로 ‘뒤늦게 웬 뒷북’이냐는 것이지요. 또 현재도 여행자보험을 파는 손해보험사가 10여곳이 넘어 볼멘소리는 더 큽니다. 보험업계에선 “시장은 포화되고 결국 손해율만 악화될 것”이라는 불만도 크네요. 4대악(惡) 보험이나 자전거 보험 등 실효성 없는 정책성 상품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전평’입니다. 특히 “대형보험사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옛 그린화재보험(현 MG)이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보험으로 히트를 쳤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돈이 된다 싶으니 삼성화재 등 손보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 ‘레드오션’ 시장이 됐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특화시장, 전문보험이 현재의 금융환경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면서 “장사가 된다 싶으면 대형사들이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해 갈 텐데 경쟁이 되겠느냐”고 반문합니다. 지금은 ‘돈줄’이 약한 전문보험사가 자생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지요. 또 종합보험사들이 이미 대다수 종목에 대한 인가를 받아 신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그렇게 새로운 히트상품이 나올 수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너무 기막힌 우연’이라는 핀잔도 들립니다. 여러 손보사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꿈쩍 않던 인가 제도가 최근 라이나생명의 ‘여행자보험 진출 검토’ 보도 후 바로 나와서이지요. “외국사 눈치 보기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물론 금융위는 펄쩍 뜁니다. “다양한 전문보험사가 등장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더 싼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먹거리를 찢어 놓는 것보다, 지나치게 간섭이 많은 보험업 관련 규제부터 푸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합니다. 저금리·저수익 기조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환경입니다. 당국은 현장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업계는 ‘파이’가 줄었다고 불평만 할 게 아니라 다른 성장동력을 찾는 데 더 눈을 돌려야겠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9)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독박(讀博) 육아일기](9)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회사의 많은 워킹맘 선배들은 도대체 어떻게 10년, 20년 일을 해내고 있는 걸까. 무한한 존경심이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워킹맘을 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애초에 슈퍼맘이 되겠다는 욕심은 부리지도 않았지만, 요즘 나는 일도 육아도, 집안일도,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게 없는 것 같다. 남들은 다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회사로 돌아온 지 70여일. 매일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하루 24시간이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나, 싶을 만큼 여유가 없다. 오전 8시 집에서 나와 9시부터 오후 7시 넘어까지 회사에서 일을 한다. 일찍 집에 돌아오면 저녁 8시 반. 아기를 봐 주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에게 아이에게 있었던 일을 전해 듣고 옷을 갈아입고 9시부터 저녁 준비에 들어간다. 남편이 보통 집에 9시 반쯤 오기 때문에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밤 10시를 넘긴다. 워낙 늦게 자는 아기였지만 복직 이후로 시간이 더 늦어졌다. 씻기고 같이 책 좀 읽다가 재우면 12시가 넘는다. 아기를 눕히고 거실에 나오며 바라보는 집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제 겨우 70여 일…바닥이 드러났다 약 11주 동안 열여덟 번의 야근을 했다. 현재 있는 부서에서는 야근을 재택근무로 하게 돼 있어 복직을 하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날은 집에 6시에 와서 자정까지 일해야 한다. 그런데 집에서 야근을 하는 시간이 제일 고달프다. ‘나만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한다고 할까’ 욱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컴퓨터만 붙잡고 있는 엄마가 못마땅한 아이는 심하게 보채고 안아 달라고 졸랐고, 기분이 좋아지면 식탁 위로 올라와 컴퓨터를 깔고 앉으며 마우스를 만지는 놀이에 빠지기도 했다.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다가 울리기도 했다가 점점 ‘뽀로로’의 힘을 빌리는 시간이 늘어간다. 요즘에는 아기띠에 안고 억지로 잠을 재우고 안은 채로 일을 한다.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여섯 번 갔다. 세 번은 토요일 아침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서였고 나머지 세 번은 평일 퇴근 직후였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감기 증상을 빨리 낫게 하기 위해서였다. 1년 동안 휴가일수는 정해져 있고, 앞으로 어린이집의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그리고 아이가 심하게 아플 경우 등 휴가를 써야 하는 일이 너무 많이 기다리고 있다. 가능하면 아껴둬야 한다. 툭하면 아이 핑계를 대고 휴가를 쓴다는 뒷말을 최대한 적게 듣고 싶은 욕심도 있다. 맞벌이 아이라 콧물이 줄줄 흐르는 데에도 어린이집에 보냈다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의 눈초리도 피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하루종일 남의 손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아기가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한밤 중에 병원에 데려갔다. 동네에 자정까지 문을 여는 병원과 약국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다음 날 아침 어린이집 가방에 약을 챙겨서 보내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불편하다. 다섯 번의 일요일 근무를 했다. 격주로 주말 근무를 해야 해서 출근하는 일요일은 남편이 오롯이 육아를 전담한다. 2주의 하루꼴인데 그 때마다 1시간 안팎의 ‘시댁 찬스’를 쓰는 남편이 무척 부럽다. 남편 역시 주말에 근무를 해야 한다.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서 남편은 토요일에 회사를 나간다. 세 가족이 오롯이 주말 이틀을 보낸 적은 몇 번 되지 않는다. 온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지만 사실 주말이 더 바쁘다. 주말에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는 아이와 아침부터 놀아주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오후 한 시간 동안 놀이수업에 참여했다가 끝나면 나들이를 간다. 봄 햇볕을 쪼이며 꽃구경을 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매주 새로운 공원을 찾아 다니고 있다. 저녁이 되면 외식을 하고 일주일치 장을 봐 들어간다. 그 때부터 남은 집안일이 또 있고, 아이가 며칠 동안 먹을 반찬과 국을 만들어야 한다. 항상 비슷한 메뉴만 만들어 먹이는 부족한 엄마라는 자책이 짓누른다. 일요 근무가 있는 한 주는 토요일에 웬만한 걸 다 해결해 놔야 하니 시간이 더 짧다. 두 달 남짓의 워킹맘 생활을 겪으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볼 때, 아이와 함께 놀아줄 때다. 그나마 좀 쉬운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이고 가장 힘들고 하기 싫은 것은 바로 집안일이다. 원래도 꼼꼼한 성격도 아니고 집안일에 소질이 있지도 않긴 했다. 잘하려는 욕심은 아예 없다. 기본만 하려고 하는데도 왜 이렇게 버거운지 모르겠다. 퇴근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청소기를 돌릴 수도 세탁기를 쓸 수도 없다. 그러나 민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아기의 발바닥이 시커멓게 변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밤 11시에 청소기를 돌렸다. 다음 날 입을 속옷까지 똑 떨어졌을 때 밤 10시에 세탁기를 돌리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아끼던 아기 옷 하나를 버렸다. 해외에 사는 친정엄마가 사서 보내준 것이다. 젖은 수건들 속에 잘못 겹쳐져 있다가 그만 옷에 곰팡이가 피었다. 난생 처음 보는 옷에 핀 곰팡이가 나의 살림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한심했다. 신혼 때에는 요리도 곧잘 했지만 아기가 생긴 뒤부터 매 끼니를 챙겨 먹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 그나마 복직한 뒤로 점심식사는 회사에서 해결을 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복직한 날에는 기념으로 근사하게 저녁상을 차렸다. 그러나 하루 만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체력이 바닥났다. 이모님과 교대하기 위해 서둘러 퇴근을 하다 보니 장을 볼 시간은 아예 없다. 이모님이 빨리 오라고 닦달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금 늦어도 흔쾌히 양해를 해주시는 좋은 분인데도 이상하게 집 근처 슈퍼마켓에 들어갈 여유조차 없다. 회사에서 지하철역까지 종종 걸음으로 가고, 계단을 뛰어 내려가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퇴근길이 아침보다 더 조급하다. ●가장 쉬운 것은 회사 일, 가장 힘든 것은 집안일 복직 다음날부터 일주일 동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짜장면, 피자, 치킨, 찜닭에 떡볶이까지. 온갖 종류로 시켜먹다 보니 배는 채웠는데 몸이 퉁퉁 붓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반찬을 배달시키기 시작했다. 냉장고에 가득 채워진 반찬을 보며 든든함을 느꼈지만, 그걸 꺼낼 때마다 남편에게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게 된다. 괜한 부담감 때문에 저녁 9시 반, 10시에 밥도 못 먹고 퇴근하는 남편에게 저녁 좀 먹고 오라고 바가지를 긁기도 했다. 혼자서는 김치 한 접시로도 밥을 뚝딱 해결하면 그만이지만, 남편의 저녁식사는 아무리 불량주부라 해도 신경이 쓰인다. 친정엄마 옆에 살면서 반찬을 얻어다 먹는 친구가 제일 부럽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엄마가 해주는 밥, 그걸 먹으면 나도 더 힘내서 버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남편이 가부장적이어서 집안일을 아예 안 한다거나 반찬 투정을 하는 것도 전혀 아니다. 자상한 성격에 육아와 집안일을 성심성의껏, 최대한 나눠서 하려고 한다. 문제는 아침 6시에 집에서 나간 뒤 칼퇴근을 해야 겨우 저녁 9시에 집에 돌아온다는 것. 자는 시간 빼고 집에 있는 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하다. 가끔 ‘하숙생’이라 불러준다. 우리집 ‘하숙생’은 청소기 돌리기와 쓰레기 버리기, 분리수거를 전담해서 하고 나머지 집안일을 돕는다. 꼼꼼해서 나보다 더 집안일을 잘 하지만 나는 항상 부탁을 하는 입장이 된다. “다른 것 다 안 해도 되니 청소만 제때 해 달라”고 수없이 당부했지만, 주말마다 “미안한데 청소기 좀 돌려줄래요?”라고 말해야 움직인다. 남편이 알아서 집안 정리를 싹 해줘도 내 입에서는 꼭 “미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조사 가운데 맞벌이 여성의 가사분담 실태 조사 결과,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 분담을 한다는 응답은 19.3%에 그쳤다. 절반 이상(52.9%)이 부인이 주로 하고 남편이 도와주고 있다고 답했다. 맞벌이이면서 가사까지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경우도 25.7%나 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서는 영아기(0~2세) 자녀를 둔 취업여성의 평일 평균 육아시간이 4.2시간으로 조사됐다. 남편은 1.8시간이었다. 나도 하루를 ‘풀타임’으로 일하고 돌아오지만 가사노동·육아 시간의 양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아예 집에 머무는 시간부터 다르다. 남편의 왕복 4시간 되는 출퇴근 시간은 나에게도 고역이다. 다음에는 회사에서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집값, 생활비를 생각하면 일을 그만둘 엄두는 감히 낼 수가 없다. 누구는 일하면서 대학원도 다니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운동을 하고 외모를 가꾸는 등 자기 관리도 철저히 하고, 취미생활이나 문화생활을 즐기며 산다. 그런데 나는 어느 하나 똑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없이, 아둥바둥 사는데도 늘 시간이 빠듯하다. 나의 문화생활이라고는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드라마를 보는 게 전부다. 영화관에 간 것은 지난 2013년 6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2주 전 주말 남편과 TV로 ‘국제시장’을 본 것이 올해 첫 영화였다. 지난해 초 ‘겨울왕국’을 집에서 본 뒤로 1년 만의 영화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하루종일 앉아서 일을 하고 운동할 시간은 아예 없으니 몸무게가 5kg이 늘었다. 임신 중에 쪘던 20kg이 휴직 기간 1년 동안 다 빠졌는데, 한 달 만에 5kg이 불다니. 그만큼 육아가 힘들었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매일 출퇴근길에 사람이 북적이는 지하철 안에 서서 외국어 학습지를 푼다. 하루 중 내 머리에 뭔가를 채워넣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고 마는 게 문제이지만. 기저귀나 유아용품을 급히 사야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오롯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사실 얼마 안 된다. 당장은 아무런 욕심 없이, 그저 아이가 아프지 않고 좋은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밝게 자라주고 있는 것에만 감사하려고는 한다. 내가 일을 하는 것이 나중에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는 것이 유일한 희망사항이다. 그래도 자꾸 위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몸은 너무 고되고 기껏 번 돈은 절반 가량을 이모님에게 보내야 한다. 회사에서도 지금은 ‘애 키우는 여사원’으로밖에는 딱히 존재감이 없다. 동기나 후배들이 ‘잘 나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복잡하다. 집은 늘 엉망이고,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지만 제대로 티가 나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남편과 아이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무엇보다도 지난 1년 동안 내가 아이의 모든 ‘처음’을 함께 했는데, 그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가장 아쉽다. 지난달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아이가 이모님과 처음 놀이터에 가서 놀았다. 이모님이 시소에 탄 아이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울컥했다. 그날 밤 깜깜하고 텅 빈 놀이터에 아이를 데리고 나가 같이 그네를 탔다. 요즘 들어 말문이 트이려고 온갖 예쁜 짓을 하는 아이다. 과연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아이 얼굴이 끊임없이 고민을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유리천장 지수’가 OECD 국가들 가운데 무려 꼴찌라고 한다. ‘대다수의 워킹맘들이 이런 삶을 살고 있겠지.’ 육아카페에 올라오는 직장맘들의 애환을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갖고 공감을 하며 지낸다. ‘그래,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겨 매일 시댁에 가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것보단 낫지. 집안일에는 손도 안 대고 매일 늦게까지 회식을 하는 남편들보단 낫지.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이모님께 적응을 못해 힘들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아기가 아직 어린 지금이 그나마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시간이라는 것도 안다.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이후까지. 고비마다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기를. 오늘도 문 앞에서 따라가겠다고 신발을 신으려는 아이를 뒤로하며 의지를 다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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