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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氣차게 삽시다](12)공부방 책상 출입문과 등지면…

    멀지 않아 입시철이 다가온다.수험생은 수험생대로,부모는 부모대로 불안한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좋은 학습효과를 위해 한번쯤 공부방의 기흐름을 바꾸어보자.물론 공부를잘하고 있다면 괜스레 바꿀 필요는 없다.그러나 왠지 공부하는만큼 성적이안오를 때는 한번쯤 시도해보자. 기의 주출입구는 출입문이고 보조출입구는 창문이다.4방위중 그 방주인과잘맞는 방위는 3방위이고 1방위는 맞지 않는다.즉 출입구를 등진 자리에 책상을 놓은 학생은 밖으로 나돌고 싶어하고,진득하니 앉아서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이런 때는 아이를 야단칠 것이 아니라 책상 위치를 바꿔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공부하는 학생은 거의 다 입시위주로 공부하며 사춘기이기 때문에 항상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많다.주위에서 공부공부 노래하듯 말하니 노이로제에 걸릴 판이다.이때 출입문을 등지고 앉아있으면 언제 어느때 호랑이같은 아빠 엄마가 나타날 줄 모른다.공부를 하다가 짜증이 나면 만화첵이나 이성에 관한 책을 몰래 읽기도 할 것인데 갑자기 문이열리면 놀라서 급히 허리를 돌려 출입구룰 바라보다가 허리가 삐끗하든가 목이 삐끗해질수도 있다.요즘 허리디스크 목디스크로 병원을 찾는 10대들이 많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혹 이런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문을 등지고 앉아있으니 언제 어느때 엄마 아빠가 나타날 줄 몰라 눈하나는 뒤통수에 두고 귀는 문쪽을 향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게 된다.그러니 공부에 정신이 집중될 수가 없다.그렇잖아도 예민한 애들인데 말이다.출입구를등지지 않는 나머지 3방위에 책상을 놓기를 권한다. 직장의 책상배치에 관하여 알아보자.출입구를 향해서 정면으로 앉은 사람은 좋은 기를 받지 못한다.왜냐하면 점심을 먹고 앉아 있으면 식곤증에 깜빡졸기도 하는데 갑자기 상관이 문을 열고 들어와 정면으로 마주칠 수 있다.어이쿠 하고 놀라지만 이미 시간은 늦다.그러나 출입구를 피해 앉으면 똑같은상황이 벌어졌을 때라도 수초간이지만 정신이 들면서 문쪽을 바라보며 여유있게 상관을 맞이할 수가 있는 것이다.우리가 새 차를 사면 몇분간 워밍업을 하는것이나 수영장에 들어갈 때 찬물을 가슴에 적시고 들어가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보면 이해가 빠르리라고 본다. 우리가 어렵게 살았던 60년대서부터 80년대까지 응접실의 소파 배치는 하나같이 마주보는 형태여서 항상 가족간에 대립과 갈등이 심했었지만 지금의 배치는 ㄱ자나 ㄴ자의 배치다.각국 정상들의 회담시 의자배치도 ㄱ자나 ㄴ자배치를 하는 것을 보는데 이는 상대방을 긴장감으로부터 덜어주는 일방 기가 원만하게 흐르도록 하기 위함이다.연락처 (02)723-2595,6李載奭 한국정신과학학회 이사
  • [氣차게 삽시다](2)지옥·극락 마음먹기 나름

    은행에 생수를 떠다 주는 노인이 또 오셨다는 전갈을 받고 밖으로 나가 보니 노인이 막 등에서 생수통을 내려놓고 있었다.“저희방에 가셔서 차나 한잔 하실까요”하니 대뜸 퉁명스런 말투로 왜 내가 바쁜 지점장의 시간을 뺏느냐고 그냥 가시겠다는 것이다.반억지로 모시고 지점장실로 왔다. 당신께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책을 읽다가 오전 11시가 되면 1km 지점에있는 약수터에 가서 생수를 마신다고 한다.그리고 빈몸으로 돌아오는 것보다 물을 짊어지고 오니 운동도 되고 땀도 난다는 것이다.그는 “그런데 내가땀흘려 떠온 물을 은행직원들이 맛있게 열심히 마셔주니 내가 직원들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왜 당신이 내게 고맙다고 하느냐”고 되묻는 것이다.이때 필자는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같은 충격을 받았다.그리고 순간 ‘바로 이거로구나,모든게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도 극락이 될 수 있고 극락도 지옥이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이때부터 모든 생각을 고쳐먹기로 하였다. 남들이 아래를 볼 때 위를 보았고 슬플 때는 기쁠 때를,어두울 때는밝은곳을,왼쪽을 볼 때는 오른쪽을 보니 남들과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이러한 변화는 그 노인과의 잦은 만남속에서 더욱 뚜렷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였다.그 노인으로부터 전해받은 책속에서 우주원리인 주역 오행 역학 등새로운 미지의 세계에 접하게 되었다.그 노인은 주역의 숨은 대가로서 필자를 최초로 정신세계로 이끌어주신 분이다. 그후 어느날 노인과 마주한 자리에서 ‘신비의 추’를 구하려고 인사동 골동품상가와 장안평으로 나가 아무리 뒤져도 없다고 했더니 노인께서 다음날추와 사용방법이 적힌 복사본을 들고 오셨다.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어제 전철을 타니 젊은 아낙이 자리를 비켜주더군.그래서 대뜸 ‘왜내게 고맙다고 하지 않소?’하니 그 아주머니가 아침부터 웬 늙은이가 재수없게 하는 눈초리로 저리 가려고 하는 것을 불러세웠지.‘당신은 지금 좋은일 하였지요’하니 머리를 끄덕이길래 ‘좋은 일하면 어디로 가지요?’하니대답을 안하더군.‘천국으로 가지요?’하고 물었더니 역시 머리를 끄덕여요. 그래서 ‘당신은 누구때문에 좋은 일을 하였소.나같은 늙은이가 당신 앞에있었으니까 천당갈 수 있는 좋은 일을 하게 된 것 아니오.그러니 내게 고맙다고 해야하는 것이지요’ 하고 이유를 설명하니 그제서야 정색을 하고는 인사를 하더군” 역시 이와 같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면 세상도 새롭게 바뀌는 것이다. 李載奭 한국정신과학학회 이사
  • 리딩뱅크“나요 나”자존심 싸움

    은행권의 주도권 잡기경쟁이 치열하다.리딩뱅크(선도은행)가 되기 위한 자존심 차원의 싸움이다.제일·서울은행의 해외매각이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3각 대결 정부가 은행합병을 유도했던 가장 큰 목적은 리딩뱅크를 탄생시키는 것이었다.그러나 아직 윤곽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은행권은 합병 대형은행과 외국계 은행,독자생존하는 우량은행 등 3각 구도 아래 주도권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다.▒합병했거나 합병 예정인 한빛(상업+한일) 국민(국민+장기신용) 조흥은행(조흥+강원+충북+현대종금)▒외국계 은행으로 바뀔 제일·서울은행 ▒우량은행으로 독자생존을 택한 신한은행이나 독일 코메르츠은행과 합작한 외환은행 등이 선도은행 후보군(群)이다. 자산규모 면에서는 한빛(89조2,000억원)과 국민(87조4,000억원)이 앞서 있고,조흥(56조2,000억원) 주택(55조2,000억원) 외환(52조2,000억원) 신한은행(44조5,000억원)은 비슷하다.그러나 자산이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일반적 분석이다.수익성에서는 신한·주택·국민은행이 앞선다. ▒물밑신경전 선도은행은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금리를 가장 먼저 조정하거나 가계·기업금융에서 특화된 은행이다. 한빛은행은 올들어 금리를 가장 먼저 낮췄다.한빛은행의 경영수지 상태로볼 때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선제공격’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지난해까지만해도 금리조정에서 가장 발빠르게 대응했던 조흥은행은 한빛은행이 치고 나오자 뒤통수를 얻어맞은 분위기였다. 최근에는 국민은행이 가계대출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주택은행에 이어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연 9.5%로 낮춰 공세를 가했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연 11%대로 가장 먼저 낮춘 곳은 신한은행”이라며 “고객서비스에서 어느 은행이 가장 앞서 있는 지를 분야별로 조사해 공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7대 시중은행에서 합병이나 외자유치를 하지 않고도 살아남은 유일한 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경영전략 수정 불가피 요즘 주요 은행들은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을 사들인 뒤 어떤 경영전략을 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금융감독원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수익창출을 위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및 우량고객을 공략하며,공과금 수납 등의 공공서비스는 하지 않는다”며 “국내은행들은 공공서비스는 하되,수익창출을 위해 각종 수수료 수입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吳承鎬 osh@
  • 한나라, ‘手읽기’ 우보전술

    한나라당이 여권이 내민 ‘화해의 손’을 좀체 잡으려 들지 않고 있다.“진의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다. 李會昌총재는 8일 金正吉정무수석 예방 직후 의원총회에서 “한순간 땜질이 아니라 대화를 위한 진솔한 의지와 태도가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여권을 압박했다. 그렇다고 여권의 손길을 아예 뿌리쳤다고 보기는 어렵다.李총재쪽은 “우보(牛步)전술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李총재가 이번 주부터 민생정책 대안을 적극 제시하고 당무회의를 구성,당운영을 정상화하는 등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쌓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일 뿐 대화 거절은 아니라는 것이다. ‘U턴’에 앞서 실리를 최대한 챙기겠다는 의도도 강하다.향후 여야간 주도권 싸움을 감안,‘호락호락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것이다. 당내 주류·비주류간 역학구도를 감안할 때도 강경 투쟁을 주도한 지도부로서는 ‘흡족한’ 전과(戰果)를 얻어내야 할 처지다.한 당직자의 표현대로 “대화 제의를 덥석 받아들였다가 또다시 뒤통수를 맞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굳이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는 것은 ‘장외투쟁을 둘러싼 현재의 여론이 한나라당에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자체 분석 때문이다. 최근 당내 비공식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했다’는 전언(傳言)이다.특히 민족대이동이 이뤄지는 설연휴 이전에 여야간 화해기류가 본격화되면 모처럼 호전된 여론의 확산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李총재쪽이 내심 오는 21일 金大中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정국의 분수령으로 삼으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국민과의 대화’에서 金대통령의 정계개편 포기 약속을 공개적으로 받아낸 뒤 대화의 ‘테이블’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이전에라도 여권이 ‘진솔한 의지와 태도를 보인다면’ 분위기가 호전될 수 있지만 설연휴 이전 총재회담 성사에는 부정적이다.
  • 한나라 ‘YS증인’ 싸고 분란

    ◎李 총재이어 羅午淵 의원도 ‘채택 가능성’ 시사/민주계 의원들 “뒤통수 맞았다” 노골적 불만 ‘YS증인 채택’문제가 한나라당내 분란거리로 떠올랐다. 李會昌 총재는 23일 일부 언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金泳三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당내 경제청문회 준비특위장인 羅午淵 의원도 이날 “여야를 불문하고 증인채택에 성역이 없으며 YS뿐 아니라 환란(換亂) 당시 야당총재인 DJ와 JP도 제외될 수 없다”고 밝혀 YS증인 채택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확실히 했다. 당내 민주계가 발끈하고 나섰다.李총재가 “원론적 얘기”라며 다독이고 있지만 최근 金전대통령이 ‘청문회 거부’ 의사를 강력히 밝힌 터여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李총재는 “정책청문회가 돼야 한다는 범위 내에서 金전대통령에 대해 필요한 조사는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신공격성 청문회가 돼선 안되며 청문회 특위의 여야 동수 구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정략적 청문회에 반대한다”며 명확한 견해표명을 유보하던 종래 입장에서 한걸음 나아간 것이다. 李총재의 이같은 입장 정리는 “YS증인 채택 문제를 빌미삼아 청문회를 회피하려 한다”는 여권 공세를 막고 여론의 부담도 덜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 측근은 “李총재가 무조건 ‘YS는 안된다’고 주장할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DJ와 JP도 같이 걸고 넘어짐으로써 결국에는 YS증언을 무산시키려는 속내도 담겼다. 그러나 당내 민주계의 반응은 예사롭지 않다. 朴鍾雄 의원은 “정책청문회를 해야 한다면서 누구라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좀더 지켜보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민주계의 다른 관계자는 “辛相佑 국회 부의장과 金武星 의원 등 민주계 핵심이 외유중인 상황에서 뒤통수를 맞았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 李會晟씨 체포 여야 반응

    ◎與 “엄연한 범죄 혐의… 정치적 해석 말아야”/野 “계획된 시나리오”… 국정조사권 요구 검찰이 10일 한나라당 李會昌 총재의 동생인 會晟씨를 긴급 체포한데 대해 여당은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李會昌 죽이기’가 다시 시작됐다고 흥분하고 있다. ▷여권◁ 청와대 朴智元 대변인은 會晟씨 체포와 관련,“엄연한 범죄 혐의에 대한 조치이므로 정치적 해석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여야총재회담에서도 검찰조사를 지켜보기로한 만큼 아직 조사과정인데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검찰에서 알아서 하는 일”이라고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會晟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향후 정국에 적지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며,예의주시하고 있다. 鄭均桓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이 한 개인의 일로 인해 정기국회 운영에 차질을 빚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金元吉 정책위의장도 “세풍사건에 연루된 會晟씨의 체포는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자민련 李完九 대변인은 논평에서 “걱정했던 의혹들이 현실로 드러나 충격”이라면서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야당◁ 한나라당은 會晟씨의 긴급체포 소식이 알려지자 경악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야당 파괴를 위한 정치적 음모”라며 당 차원에서 강력 대응키로 했다. 율사출신 의원 등으로 변호인단도 구성했다. 이날 오전 동생의 체포 소식을 처음 전해들은 李총재는 “예산안 처리가 끝나자마자 이럴 수 있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요 당직자들은 “치사한 뒤통수 치기”라고 분개했다. 安澤秀 대변인은 “세풍과 會晟씨,나아가 李총재를 연계시키고 한나라당을 공중분해하려는 여권의 계획된 시나리오”라고 논평했다. 한 측근은 “대선 며칠전까지 會晟씨와 한숨을 쉬며 자금 걱정을 했다”며 “거의 ‘백수’에 가까운 사람이 국세청에 무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고 흥분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긴급 총재단회의를 소집,대선자금을 포함한 여야의 정치자금 전반에 걸친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하고이날 국정조사권 발동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또 會晟씨의 체포가 金勳 중위 변사사건으로 인한 여론을 희석시키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이라고 결론짓고 국방장관 해임결의안도 제출했다.
  • 민주열사 열전:16/연세대생 李韓烈(정직한 역사 되찾기)

    ◎‘최루탄 희생’ 6월항쟁 시민참여 계기로/대학입학후 사회의식 눈떠 시위 적극 동참/‘뇌사상태’ 알려지자 시민·학생 공감대 확산 1987년 6월9일은 80년대 한국 민주운동사에서 시민 승리의 한 분수령이 됐던 날이다.그날 일어난 연세대생 李韓烈(경영학과 2년)의 최루탄 피격 사건이 민주화 열망이 폭발한 6월항쟁의 중요한 기폭제가 된 것이다.시민들은 신문에 실린 이한열 사진을 보고 분노했다.그는 피를 흘리며 눈의 초점을 잃은 채 힘없이 동료에게 안겨 있었다.외국기자가 찍은 그 한장의 사진은 독재정권의 폭력성을 고발하기에 충분했다.시민들의 분노는 마침내 폭발했다.그 분노의 폭발은 민주화 투쟁의 원동력이 됐다. ○신문사진 보고 시민들 분노 이한열은 그날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6·10대회를 위한 연세인 총 결의대회’를 마치고 교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그리고 오후 5시 쯤 최루탄을 쏘며 달려드는 경찰에 쫓겨 학교 안쪽으로 달리다 SY44 최루탄에 ‘직격’으로 뒤통수를 맞았다.그가 쓰러진 교문 안 3m 지점과 최루탄을발사한 경찰과의 거리는 20m에 지나지 않았다.마지막으로 쫓겨 들어가던 한 학생에 부축돼 경찰의 손을 피한 그는 동료들에 의해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다음 날 申廷淳 세브란스 병원장이 발표한 이한열의 용태는 거의 절망적이었다.신경외과 중환자실에 산소마스크를 쓴 채 입원해 있던 그는 두개골 골절 및 뇌좌상,뇌출혈,뇌이물질 등으로 의식불명이고 수술은 불가능한 상태였다.그러나 그의 절망은 민주화의 희망으로 승화됐다.그는 입원한지 27일만에 22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입원기간 동안 밖에서는 민주화를 향한 도도한 물결이 온 나라에 넘실대고 있었다. 그 물결은 87년 1월 서울대생 朴鍾哲 물고문 사망사건으로 비롯된 물줄기가 불어난 것이었다.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점화된 국민의 분노는 정권의 고문사건 축소조작 음모가 만천하에 폭로되면서 뜨겁게 타올랐다.4월 5공정권의 직선제 개헌 유보 발표는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결과를 가져왔다.‘호헌철폐’‘독재타도’로 압축된 외침은 서서히 학교를 빠져나와 도심 곳곳에 울려 퍼졌다.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한열의 최루탄 피격사건은 독재정권에 결정타가 됐다. 최루탄 추방 국민대회가 전국적으로 열렸으며 ‘한열이를 살려내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메아리쳤다.회사원들이 빌딩 위에서 꽃다발과 휴지다발을 던지는 현상을 보고 외국언론은 ‘충격적’이라고 표현하고 ‘또 다른 형태의 민중의 힘’이라고 보도했다.‘넥타이부대’를 비롯한 중산층이 시위에 적극 가세하면서 부터는 6월항쟁을 단순한 학생시위에서 중산층의 민주화 욕구 분출로 결론짓기도 했다.6월26일 열린 국민평화대행진에는 6월항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인파인 25만여명이 참여했고,결국 정권의 6·29 항복 선언을 받아냈다. ○‘넥타이부대’ 대거 시위 참여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던 禹相虎씨(36)는 “한열이의 최루탄 피격은 학생과 시민의 결집력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회고했다.6월9일 이전까지만 해도 민주화투쟁의 승리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했지만 한열이가 뇌사상태에 빠져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공감대가 학생·시민들에 확산됐다는 것.그것은 도심 가두시위에 겁을 내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한열은 당시 학생운동권의 중심에 있지 않았다.86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들어와 서서히 사회의식에 눈을 뜨면서 1학년 2학기 이후 시위에 적극 참여했는데,이는 운동권 조직원으로서가 아닌,개인적 열정에 의한 것이었다.대학에 들어와 광주항쟁의 참상을 알고 분노한 수많은 학생 중 한명이었으며 고문 추방을 외치며 명동과 을지로 골목을 누비던 ‘보통학생’ 중 하나였다. ‘…그대 왜 갔는가/어딜 갔는가/그대 손목 위에 드리워진 은빛 사슬을/마저 팔찌끼고 갔는가’라며 박종철의 죽음을 목놓아 서러워 했던 여린 마음의 젊은이였다. 특별히 과격하지도 않은 우리의 착한 아들 딸도 정권폭력의 희생물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 때문이었을까.이한열의 장례식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시민들은 6월29일 당일보다도 오히려 이한열의 장례일인 7월9일 6·29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듯 했다. ○시청앞 1백만 장례 행렬 연세대에서 10만여명으로시작된 추도행렬은 신촌네거리 노제를 지내며 30만,시청 앞에선 100만여명으로 불어났다.대형 태극기와 영정,‘한열이는 부활한다’‘한열아,너의 가슴에 민주를’ 등이 적힌 300여개의 만장을 앞세운 운구행렬을 수십만의 시민·학생이 따랐다.참으로 장엄했다.그것은 이한열을 애도하는 인파였고,민주사회를 갈망하는 국민 염원의 물결이었다.그리고 전두환 정권의 ‘항복’을 받아낸 6월 항쟁은 민주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역사의 발전이었다. □양력 ·1966년 8월 전남 곡성 출생 ·82년 2월 광주 동성중 졸업 ·85년 2월 광주 진흥고 졸업 ·86년 3월 연세대 경영학과 입학 ·87년 6월9일 연세대 교문 안쪽에서 시위 중 최루탄 피격 ·87년 7월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사망 ◎이한열 어머니 裵恩心 여사/아들 소망 풀려고 민주화 운동/의문사 진상규명 법 제정해야 부모가 돌아가시면 땅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부모의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어두웠던 시대에 민주화 투쟁의 현장에서 자식을 잃은 많은 어머니들.이들의 가슴에는 자식을 잃은 슬픔과 함께 자식이 죽기전 이루고자 했던 소망도 고스란히 묻혀 있다.이한열의 어머니 裵恩心(58) 여사 또한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관심과 100만 추도 인파 속에 ‘성대히’ 아들의 장례를 치뤄 ‘속없는’ 사람들의 ‘부러움’까지 샀던 배여사.하지만 배여사는 오늘도 여의도 국회 앞 차가운 천막속에 있다.민주열사들의 명예회복과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벌써 24일 째다. “민주를 달라고 싸우다 숨진 사람들이 아직도 범법자의 굴레를 쓰고 있어요.암울한 시대에 권력에 의해 숱한 의혹을 남긴 죽음의 진상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고요.이것을 그대로 묻어둔 채 진정한 새출발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아들 장례식에서 “이제 다 풀고 가라.엄마가 갚을란다.한열아… 한아 가자,우리 광주로”라고 피끓는 통곡을 토해냈다.그 이후 아들의 소망을 풀기 위해 민주화와 노동운동 현장에 항상 있었고,지금도 아스팔트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다.배여사는 “대통령도 특별법 제정 검토를 지시했고,국회의원들도 만나는 사람마다 협조하겠다는데 법안은 아직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며 답답해 했다. ◎피격현장 동료 이종창씨/한열이 모습 아직도 생생/항쟁의 정신 잊지 말아야 6월항쟁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한장의 사진이 있다.이한열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힘없이 늘어져 있고,한 학생이 그를 껴안은 채 분노의 눈빛으로 앞을 쏘아보고 있는 사진이다.로이터통신 기자가 극적으로 잡은 이 장면은 세계 곳곳으로 한국 민주화투쟁을 알리는 생생한 기록으로 알려졌다. 그 분노한 눈빛의 주인공인 이종창씨(32·연세대 상경대도서관 사서)는 “‘내일 시청 앞에 가야 하는데’라고 힘없이 말하던 한열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도서관학과 2학년이던 그는 그날 학교 앞 택시정류장 쪽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경찰에 쫓겨 최루가스로 거의 앞이 안보이는 상태에서 뛰어 들어가다 왼쪽에 검은 물체를 느꼈지요. 한열이었습니다. 20여m 앞에 전경들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그를 껴안고 무조건 뒷걸음질 쳤습니다” 그는 이한열을 20m 이상 끌고 가다 먼저 쫓겨갔던 학생들이 달려왔을 때에 야 기진맥진해 주저앉았다.“쓰러진 한열이가 경찰 손에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오싹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씨도 6월항쟁의 대표적 피해자 중 하나다.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은 며칠뒤 그 또한 학교 앞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던진 돌을 머리에 맞았다.2회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회복될 수 있었다. 6월 항쟁의 한 가운데 있던 그는 항쟁의 정신이 너무 쉽게 잊혀지는 것 같다며 못내 아쉬워 했다.언젠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연세대 백양로를 지나는 학생들에게 이한열의 최루탄 피격사진을 보이자 대부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라는 것.민주화의 밑거름이 됐던 그때의 뜨거운 열정과 희생의 참뜻은 우리 젊은이들의 가슴에 꼭 살아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 재벌 한곳 부도… 한국경제 갈림길/美 타임지의 ‘가상 시나리오’

    ◎5대 그룹중 1곳 마침내 무너져/정부,부채 주식전환후 매각/몸집 가벼워진 경제 수출 가속/한국 정부 행동시점 바로 지금 ‘한국의 중요한 시험기는 5대 재벌 중 한개가 부도가 나는 시점이다’ 영국 런던 투자회사 ‘인디펜던트 스트레티지’사의 데이비드 로시 대표는 근착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타임’(11월23일자)에 ‘구조된 나라들이 구제에 참여’(The Rescued to the Rescue)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로시 대표는 한국과 태국 등의 경제가 회복돼 결국 다른 나라들을 구제할 것이라면서도 그 전제로 한국은 재벌 문제를 잘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칼럼중 한국관련 주요 부분의 요약. 한국은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유능하고 교육을 잘 받은 노동력을 갖고 있는 나라중 하나다. 달러화로 환산한 단위당 노동비용은 1년전보다 45%나 줄어 한국상품은 ‘슈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새 공장에서 만들어진 한국 상품은 세계 시장을 공략할 만큼 상당히 좋으며 브랜드 지명도도 높다. 투자자들에게 이는 큰 매력이다. 문제는 이런 가치를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경제모델을 바꾸는 것 뿐아니라 문화적 배경을 바꿔야 한다. 한국의 정치·경제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노력은 정적인 ‘한국주식회사’의 개념과 상충되기 때문에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경제 공룡으로 남을 수도 있고 변화의 주도세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은 발빠르게 행동해야 한다.엔고와 저달러로 원화의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다.중요한 테스트 시점은 한국의 5대 재벌중 한개가 마침내 부도가 나는 때 찾아올 것이다. 그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곤경에 빠진 재벌 총수는 대통령에게 달려갈 것이다.그리고 정부가 돈을 찍어 그룹 부채를 갚아달라고 요청할 것이다.혹은 그 재벌총수는 부도가 날 경우 많은 사람이 실직할 것이며 대통령직이 위협받을지 모른다고 경고할 것이다.그리고 그때야 말로 정부가 강경해질 필요가 있는 때이며 그 재벌의 경제적 지배력을 단호히 분해할 시점이다. 어떻게 하는가.바로 대통령은 그 재벌을 구해주는데 동의한다.그러나 은행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도록 주장한다.은행들은 이미 국영화(nationalized:정부가 지난 9월 출자,대주주인 은행이 등장한 것을 가리키는 듯)되어있기 때문에 정부는 효과적으로 재벌을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주주들은 모두 제거되며 정부는 원하는 변화를 모두 실현할 수 있다.즉 경영자를 교체하고 그룹을 분해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것이다.그런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한국 경제의 반등이 정말로 시작되는 것이다. 몸집이 더욱 가벼워진 수출주도의 기업들은 세계를 장악할 것이다.행동해야 할 시점은 지금이다.당신이 알아채기도 전에 엔화는 강세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한국은 재벌 문제와 씨름해야 한다. ◎비상 걸린 재계표정/“모종의 조치 임박한 것 아니냐”/5대 그룹 촉각곤두 5대 그룹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지금까지는 구조조정과정에서 챙길 것 챙기겠다는 분위기였지만 “금융권이 나서서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을 연내에 마무리하라”는 金大中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뒤통수를 맞은 표정들이다.특히 대통령의 발언수위로 미뤄 정부차원의 모종의 조치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세우는 모습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들은 25일 金大中 대통령의 발언 등 재벌개혁 관련 기사가 담긴 신문기사를 모두 스크랩해 李健熙 회장에게 올렸다.이례적인 일이다. 삼성은 계열사 차원에서 분사 등 구조조정을 나름대로 활발하게 추진해왔지만 삼성자동차 문제로 골치를 앓아왔다.금융권이 삼성차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대상에 포함시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대 구조조정본부를 중심으로 하루종일 대책회의를 가졌다.한 관계자는 “3월부터 시작된 구조조정을 연말까지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또 채근한다면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대우 대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왔던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의 연장선상에서 본다”면서도 상황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웠다.앞서 金宇中 회장은 지난 23일 전경련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재벌이 매도되는 분위기속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돼서는 곤란하다”며 정부에 신중한 구조조정 추진을 주문. ●LG LG의 경우 구조조정 일정과 과제를 전반적으로 재점검,연내 해결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반응.그러나 그룹 고위관계자는 “매각과 외자유치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개혁의지가 없다고 싸잡아서 공격하지만 공격당하는 기업의 입장도 생각해 달라”고 불만을 표시. ●SK 한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확보,상호지보 해소,핵심사업위주 경영,책임경영 등 대통령과 재계가 약속한 원칙에 따라 착실히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라고만 언급. ◎전문가 조언/구조조정 이렇게 하자/“부실계열사 자금 차단… 과감히 퇴출시켜야” “5대 그룹의 자금독점은 더 심해졌다”“부실계열사에 대한 자금을 차단하라”“시범케이스로라도 몇몇 부실계열사를 퇴출시켜야 한다” 5대 그룹의 미진한 구조개혁에 던지는 경고성 주문들이다. ◎張夏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중소기업에 사업부문 이전 필요 5대 그룹은 구조조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 분사,부채 축소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는 했지만,전체 규모로 볼때 극히 일부다.외자를 도입해서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을 푼 것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실 계열사 퇴출이다.부실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끊고 과감히 사업부문을 매각해야 한다.특히 역량있는 중소기업으로 사업부문을 대폭 이전,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부실경영을 해온 총수들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이러한 구체안을 연말까지 제시해야 경제와 기업을 살릴 수 있다. ◎申東爀 한일은행장 직무대행/주력 업종에 역량집중 노력 부족 그동안 대기업들이 분사 등을 통해 나름대로 구조조정을 해왔다.그러나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력업종 중심으로 기업역량을 집중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IMF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춘 초일류기업으로의 성장이 절실하다. 금융권은 재무구조 개선계획이 희박하거나 구조조정 이행실적이 저조한 경우에는 여신 특별약정을 맺을 계획이다.이를 통해 부실기업은 퇴출되고 경쟁력 있는 기업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금융권은 5대 계열의 사업구조조정 세부계획을 세워 12월 말까지 마칠 계획이다. ◎林暎宰 KDI 연구위원/6대 그룹이하의 신속성 배워야 정부가 추진 중인 재벌개혁 방안은 대체적으로 잘 짜였다.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정부에 너무 조급하다며 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청하는 재벌의 주장은 납득이 안된다.6대 그룹 이하의 구조조정이 신속히 이루어진 것을 봐라.총수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대통령이 24일 금융기관을 통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죄겠다고 밝힌 것을 지지한다.아직도 일부 재벌은 정부가 과연 대출중단 등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겠느냐며 ‘대마불사’를 외치고 있다.정부 의지가 확고하다면 시범케이스로 몇몇 부실 계열사를 퇴출시켜 경각심을 일깨우는 방법도 생각해볼 만하다.
  • ‘뒤통수’ 맞은 세무원·경찰관/협박 사채업자 구속기소

    ◎“뇌물수수 폭로” 위협에 돈 뜯기고 폭행당해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20일 뇌물수수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세무공무원을 협박해 돈을 뜯고 경찰관을 폭행한 사채업자 權五珉씨(50·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를 공갈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權씨는 지난 4월 남양주세무서에 근무하던 金모씨(현재 서울 모 세무서 근무)에게 뇌물수수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들이대며 폭로하겠다고 협박,2차례에 걸쳐 600만원을 뜯어낸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權씨는 지난해 10월쯤 金씨에게 양도소득세 3,000만원을 내지 않게 해달라며 300만원을 줬으나 470만원이 부과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權씨는 또 자신의 고소사건을 맡은 서울 방배경찰서 소속 權모경사에게 “잘 처리해 달라”며 300만원을 줬다가 잘 해결되지 않자 權경사를 폭행하고 300만원을 다시 돌려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 신비한 전통마사지 ‘기경팔맥’

    ◎우리아기 손·발 “꾹꾹” 손끝·발끝 “꼭꼭”/12개 氣 통로 흐름 원활/면역력 높아지고 우뇌 발달… 창조성 향상 한 외제 화장품회사가 판촉 일환으로 아기 마사지 캠페인을 벌이는 통에 마사지라면 그 회사 베이비 오일크림부터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아기를 위한 전통 마사지가 있다. 한방의 ‘기경팔맥 마사지’가 그것. 기경팔맥이란 12정경(몸속에 기(氣)가 흘러다니는 큰 통로)의 흐름을 보충하고 통제해주는 모세혈관같은 통로. 기경팔맥 부위를 마사지해주면 기의 흐름이 원활해져 아기 면역력이 높아지고 창조성을 관장하는 우뇌가 발달한다. 하루 2회 잠자리에 들고 날때,아기가 싫증내지 않게 노래라도 부르면서 해주면 좋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1.아기 손,발을 구석구석 만져주고 비벼준다. 특히 손끝,발끝을 꼭꼭 눌러준다. 2.손가락을 세워 아기 머리를 이마위부터 뒤통수끝까지 빗질해준다. 3.어깨를 주물럭주물럭 풀어주고 팔을 어깨부터 손끝까지 쓸어준다. 4.배꼽주위로 시계방향의 원을 그리며 아기의 배를 쓸어준다. 5.갓난 아기는 엎드려 놓고 척추를 꼬리뼈 있는데까지 손으로 쓸어주고 조금 큰 아기는 손끝이나 뭉툭한 볼펜끝으로 척추뼈를 따라 꾹꾹 눌러준다. 척추옆의 움푹 튀어나온 곳도 같은 방법으로 눌러준다. 6.다리를 허벅지에서부터 발끝까지 따뜻하게 쓸어내린다. ◇도움말=안양 남경한의원 박수영 원장, 부산 와제한의원 김성수 원장.
  • 印尼 시위 공무원 가세/유혈사태 확산속 사복 경찰관 1명 사망

    【자카르타 연합】 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가 학생시위대 및 경찰에서 각각 첫 사망자를 내는 등 유혈사태로 번지고 시위자도 학생에서 시민과 일부 지방공무원으로까지 확대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에 맞서 약탈과 방화자에 대한 사살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수하르토 대통령도 강경진압을 지시했다. 앞서 지난 8일의 학생시위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가세했으며 특히 동자바 수리바야시 시위에는 일부 보건관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 사망과 관련,서 자바 보고르시 경찰당국은 10일 사복 경찰관인 다당 루스마나(43) 경위가 하루전 시위학생들이 던진 돌에 뒤통수를 맞고 사망했다고 공식확인했다. 요그야카르타에선 8일밤 시위 현장에 있던 회사원 모세스 가툿카사(39)씨가 경찰의 곤봉에 머리를 맞아 사망함으로써 학생시위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 野 당권경쟁 또 다시 파열음/양측합의 총재선출 개정안

    ◎趙 총재,의무규정 임의 수정/비당권파 발끈 “全大 보이콧”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더니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이 또 다시 파열음을 일으켰다. 趙淳 총재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깬 것이 화근이었다.양쪽은 지난 4일 당헌당규개정안 가운데 ‘총재선출에 관한 특례’를 규정한 부칙 2조에 ‘98년 6월4일 이후 99년 4월1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소집,총재를 새로 선출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기로 했다.비당권파가 4·10전당대회에서 趙총재를 재추대하기로 양보한 대신6월 지방선거 이후 대의원 3분의 1의 요청만 있으면 언제든지 총재 경선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파이’을 절반씩 나눠가짐으로써 내연하는 듯 했던 당내 갈등은 그러나 불과 사흘만에 재연됐다.趙총재가 비당권파와는 일언반구 상의나 사전통보없이 문제의 문구에 ‘총재가’를 집어넣고 ‘소집해야 한다’를 ‘소집한다’로 고친 개정안을 7일 공고해 버린 것이다. 이에 비당권파는 “대의원들의 경선 요구를 총재가 거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특히 공당의 총재가 합의 정신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의무규정을 임의규정으로 수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급기야 비당권파는 8일 하오 88명 의원의 요청으로 9일 상오 당헌 개정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을 李相得 총무에게 요청했다.문구가 원상회복 되지 않으면 4·10 전당대회를 보이콧 한다는 강경 방침이다.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시도지부장 14명이 8일 오찬 모임을 가진뒤 朴明煥서울시지부장 등을 趙총재에게 보내 중재를 시도했으나 불발에 그쳤다.趙총재가 “자구보다 경선을 수용키로 한 신의가 중요하다”며 짐짓 딴청을 부렸다는 것이다.느닷없이 뒤통수를 맞고 약이 오를대로 오른 비당권파의 ‘다음 대응’에 당내 시선이 쏠려 있다.
  • 정주영 명예회장 회고록/역대 정권 조목조목 비판

    ◎‘흥청망청’ 부추긴 문민정부/6공은 ‘돈 받고 뒤통수 치기’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회고록 ‘이 땅에 태어나서­나의 살아온 이야기’(솔출판사)를 곧 펴낸다. 정명예회장은 현재 막판 교정작업이 진행중인 이 회고록에서 역대정권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그는 “김영삼 정부는 ‘신한국’이니 ‘세계화’니 하며 빛좋은 개살구 같은 허랑한 말로써 피땀 흘려 벌어들인 달러를 마구 낭비하게끔 부추겼고 더욱이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달러를 빚으로 끌어다가 국민경제를 망쳤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또 “외국언론으로부터 ‘포니 수준을 못 따라오는 한국의 정치수준’이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우리나라 대부분의 권력은 무분별,무경우,무소신,무경험,몰염치,무능력이 전부였다.6공에는 3백억원의 돈을 바치고도 90년 불공평한 세무조사를 받고 정부와 완전히 등을 돌리고 말았다”며 역대정권과 정치자금을 비판했다.
  • 중 전인대와 서방 보도/정종석 북경 특파원(오늘의 눈)

    5일 아침 중국신문에는 일제히 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내정된 이붕 국무원총리와 교석 현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서로 포옹과 함께 웃으며 악수를 하는 사진이 실렸다.전인대 개막 전날인 4일 열린 전인대 주석단회의에서 주석직을 승계한 이총리가 교위원장으로부터 사회봉을 넘겨받은 뒤 고별을 하는 장면이다.사실상 차기위원장으로서 의회 지휘권을 인수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지난해 9월 중국 공산당 15차 대회에서 실각한 교가 이번 전인대에서 물러나는 것은 기정사실이었다.그래서 이번 전인대의 기자 브리핑 때도 서방측 기자들은 교의 실각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될지를 매우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그런데 교가 후임으로 확실시되는 이총리와 파안대소하며 악수하는 사진은 평소 중국정치를 흥미 차원에서 선과 악의 2분법 논리로 파악하기 좋아하는 서방기자들에게는 또다른 호기심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교는 이날 전인대 의사규칙과 전인대조직법 등 규정에 따라 자신의 주재 아래 177명의 주석단회의를 주재,9명의 주석단 상무주석을 뽑은 뒤 바로 상무주석들에게 회의를 주재해주도록 요청한 뒤 회의장을 떠났다.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나는 내 임무를 완수했다.이번 전인대가 대성공하기를 빈다”라는 것 뿐이었다.새 위원장 선출일인 16일까지는 교가 현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모종의 ‘반란’이라도 기대했던 서방기자들로서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도 들었을 것이다. 전인대 개막일인 5일 인민대회당에는 교석이 또 나타났다.강택민 주석 등 20여명의 국가지도자들과 함께 입장한 교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강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아 이총리의 정부 업무보고를 2시간 동안 경청했다.비록 정치역정을 마감하는 길로 접어들었으나 의결권 없는 위원 자격으로 전인대에 참석하는 것을 강주석 등 실권자들이 허용했고,교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국에 관한 한 흥미 위주의 보도를 하는 편인 서방과 홍콩언론들은 교석사태가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이붕 관련 보도를 다소 튀기기 시작한 인상이다.교가 가고 없는 빈자리를 메운 이붕이 언제 또다시 교의 신세가 될지 모른다는 전망성 분석들이다.중국판 ‘토사구팽’시리즈인 셈이다.강주석과 이총리가 경쟁적 동반자관계이기는 하지만 아직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취임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섣부른 보도가 아닌가 싶다.
  • 당혹… 자구계획 긴급 추진/종금사 표정

    ◎한솔 “본사건물 처분”… 쌍용 증자 등 검토 계열 종금사들이 영업정지를 당한 그룹들은 이날 하루 종일사실여부를 확인하고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신세계종금의 업무정지 명령을 받은 신세계그룹은 “전혀 예상못한 일”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채 동분서주.그룹은 2일 상오 업무정지 소식이 알려진 뒤 관계기관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하며 진의파악에 나서는 한편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종금사 임원진과 대책을 숙의. 쌍용그룹도 쌍용종금에 대해 업무정지명령이 떨어지자 상세한 내역과 향후 추이를 파악하느라 분주.그룹은 이날 재무팀장을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계속 열면서 재경원의 지적대로 합병이나 증자 등을 통한 자구계획을 집중 검토하기 시작.그룹 고위 관계자는 “쌍용종금의 경우 외화를 별로 쓰지않아 이같은 조치가 떨어질지 반신반의했다”고 설명.계열사인 한솔종금이 업무정지 명령을받은 한솔그룹은 이날 상오 긴급 임원회의를 통해 자기자본 확충방침과 함께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한솔종금 본사건물도 처분하기로 결정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그룹 관계자는 “자구계획이 조속히 추진될 것이므로 거래기업의 피해도 최소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부산에 본사가 있는 항도종금의 을지로 2가 서울지점은 이날 상오부터 업무가 완전 중단된 채 직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당국의 업무정지 명령에 따른 파장을 분석하며 앞날을 걱정하는 모습.한 간부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며 “지금까지 외화부채가 많아 자금난에 허덕였던 12개 종금사들이 관심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우리가 당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토로.인천에 본사를 둔 쌍용종금의 서울 을지로 일은증권빌딩 소재 서울지점에서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일손을 놓은채 3∼4명씩 모여 업무정지 명령을 받은 이후의 회사 앞날을 얘기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한 직원은 “오늘 아침에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 영문을 잘 모르겠다”며 “다행히 우리 지점에는 개인고객이 많지 않아 개인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
  • 이회창 총재 긴급회견­향후 행보

    ◎3김청산 기치 새정치세력 규합 주력/“대선 패하더라도 정치사에 족적 남길것” 결연/주요현안 제목소리 내며 지지율 반등 노릴듯 ‘정치인 이회창’이 루비콘강을 건넜다.‘YS(김영삼 대통령)와의 정치적 결별’이라는 비장의 승부수를 던지고 돌아설 수 없는 길에 오른 셈이다. 신한국당 이총재가 마지막 카드를 꺼낼수 밖에 없었던 것은 ‘DJ비자금의혹’수사에 대한 검찰의 태도번복 과정에 ‘김심’이 직간접으로 작용했다는 상황 판단때문이다.특히 이총재측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그동안 ‘김심’에 대해 품어왔던 막연한 의구심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한 측근은 “YS의 이중전략은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탈당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던 점에서도 역력히 드러난 바 있다”며 “때문에 민주 자유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된 이총재가 하는 일마다 YS에게 뒤통수를 맞았던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다른 측근도 “YS가 ‘이회창 대통령’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 졌다”며 “이대로 고사하느냐 대반전을 모색하느냐의 기로에서이총재가 최강수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건곤일척의 주사위를 던진 이총재는 앞으로 상황추이를 예의주시하며 김대통령에 대한 파상공세를 단계적으로 펼쳐 나갈 방침이다.결별수순을 한걸음 한걸음 밟아 나가겠다는 것이다.92년 대선자금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외교 안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문민정부의 실정을 적시하며 뚜렷한 제목소리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이총재가 이날 충남 목천 독립기념관에서 기자들에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향후 이총재의 행보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이총재는 또 기존의 3김정치 구도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생각이다.정치혁신을 기치로 ‘이회창계’를 본격 띄우겠다는 것이다.일부 이탈세력은 있겠지만 ‘부패구조에 대한 성전’이라는 측면에서 명분은 이총재가 쥐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총재는 특히 국민 여론이 ‘3김청산’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고 ‘YS와의 결별’을 계기로 ‘정치인 이회창’의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주력할 예정이다.더이상 김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민을 상대로 이회창식 정치를 펼쳐보겠다는 뜻이다.한 측근의원은 “대선에서 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 정치사에 이회창의 족적을 남길 것”이라고 이총재의 심경을 대변했다.
  • 김홍도의 ‘공독선록도’ 신선(한국인의 얼굴:117)

    ◎단잠 동자 깨기 기다리는 노선/낭만적인 선경분위기 화폭에 단원 김홍도가 신선사상에 얼마나 심취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그림이 있다.요새 미국에서 들어온 ‘공독선록도’라는 그림이다.그는 두루마리 다발을 든 신선과 동자,사슴을 먼저 화폭에 그려놓았다.그 다음 자신이 마치 신선과 자리를 함께라도 한듯 착각에 사로잡혀 글귀를 그림 여백에 남겼다.‘속세에 태어나서 이 노인과 어찌 사귀었는지 모르나 신선이 쓴 글을 함께 읽었다’는 내용이다. 글귀는 자못 환상적이다.그러나 여유롭고 낭만적인 선경의 분위기가 화폭에 넘친다.신선 만나는 꿈을 늘 꾸어온 단원은 글에서나마 자신이 그린 신선을 만난 것으로 표현했는지 모른다.조선시대 사람들은 신선을 만나고 싶어하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그래서 이를 이야기로 엮어 그 소망을 풀어냈다.신선이야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선설화가 그것이다. 단원이 글을 함께 읽었다는 신선은 맷방석에 바로 앉아있다.단좌의 자세에서 두루마리 다발을 드느라 왼팔목을 올렸다.글이 든 두루마리 다발을 어디 보낼 참인데,심부름 할 동자가 꼬부리고 앉은채 그만 잠이 들었다.신선은 “어허! 그 녀석…”하는 표정을 지었다.동자는 먹을 갈다 잠이든 모양이다.벼루와 연적,붓 두 자루가 신선앞에 가지런히 놓였다.그리고 신선을 따라나선 사슴은 편히 넙죽 엎드렸다. 그런데 사슴은 시장기가 들었는지,바구니에 담아온 먹거리 불감과 영지에 눈길을 주었다.한낮이 기울었나 보다.동자는 여전한 단잠이다.신선은 작은 눈매로 쌍뿔머리 동자 뒤통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급할 것이 없다는 눈치다.눈매가 작으면 좀 모질어 보이는 법이나 ‘공독선록’의 신선은 그렇지 않다.나이가 들도록 선도를 닦고 익혔으니 어찌 세속의 여느 사람에 견주랴.동자가 잠에서 부시시 깨어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신선은 두건을 썼다.두건밑으로 옆머리칼만 삐죽 내려왔다.머리칼이 아직은 검고 수염 역시 검다.그러나 노선은 분명했다.불로장생의 섭양을 게을리하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신선의 나이는 꽤 들어보인다.학창의와 바지 무릎주름이 정두서미묘법으로 잡혔다.단원다운 필치다.〈황규호기자〉
  • 통산부 표정/협상결과 낙관했다 뒤통수 맞은 격

    ◎“세제개편 요구 내정간섭”대책 분주 통산부는 미국이 2일 새벽 슈퍼 301조를 전격 발동하자 크게 당혹해 하면서 대책마련에 분주했다.통산부는 워싱턴에서 진행됐던 공식협상에서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카드를 다 보여주었기 때문에 미국이 평가하는 문제만 남았다며 다소 느긋해 했던게 사실이다.특히 미국이 공식 협상을 끝내고 현지에서 우리측 대표자를 불러 막후협상까지 벌여 협상전망을 밝게 보았었다. 협상에 참석했다가 귀국한 통산부 실무자는 “지난달 25일 협상을 시작할 때는 협상결과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으나 미측이 일정을 연장해 양국간 시각차가 좁혀지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면서 “그러나 반대쪽으로의 결정이 나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그는 “미 업계가 의회와 행정부에 대해 조직적이고 치밀한 로비를 벌여 미측 협상실무자들이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측이 그간의 협상을 통해서 우리 사정을 알고도 업계의 압력에 굴복,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인하나 세제개편은 미국측 요구를 수용할 의무사항이 아니며 외국의 압력으로 개선할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며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통상담당 실무자들은 기아사태 등으로 자동차 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미국측이 이해해 주길 바랐는데 슈퍼 301조 발동이라는 칼을 빼들었다며 세제문제 등을 이유로 초강경으로 나오는 것은 내정간섭이나 다름없다고 분개했다. 통산부는 슈퍼 301조 발동이 양국간 다른 통상현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통산부 고위관계자는 “슈퍼 301조 발동은 미국이 자국논리를 강화하는 것인 만큼 법리연구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이달중에 있을 미국의 한국산 컬러TV 및 반도체 D램에 대한 반덤핑조치,미국의 한국 주세제도에 대한 WTO 패널설치 요청 등에 대한 협상에서 우리측 입장을 보다 강하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통산부는 미국과의 양자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분쟁해결기구(DSB)에 패널설치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 기아그룹 회계관리 엉망/자동차사 부채 당초보다 3,000억 많아

    ◎통계관리 허술… 채권단이 작성 하기도 기아그룹의 회계처리가 엉망이다. 재계 8위인 기아그룹의 자금관리나 자금운용계획 등은 규모에 비해 미흡한 게 많은 것으로 정부와 채권은행단은 보고 있다.이러한 것도 채권은행단이 기아그룹에 신뢰를 갖지 않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재정경제원 고위 관계자는 23일 “기아그룹은 당초 기아자동차의 경우 부채가 4조5천억원이라고 밝혔으나 실제는 4조8천억원,계열사에 지급보증을 서준 것도 3조3천억원이라고 했으나 실제는 3조7천억원이나 된다”면서 “재계 8위 대그룹으로서는 자금관리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아그룹은 부채 자산 등 자금분야에 관한 통계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채권은행단이 대신 작성해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아그룹이 제시하는 통계표는 하루하루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주먹구구식의 자금관리를 하는 자동차 회사가 치열한 경쟁시대에 홀로 설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이 관계자는 “채권은행단은 기아그룹의 이러한 점을 보고 복통이 터질 정도였지만 기아자동차가 자체 정상화를 통해 살려보자고 생각해 무리가 있는줄 알면서도 그쪽으로 가려 했으나 기아그룹측이 화의를 신청하는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에 몰리기 직전 기아측의 계산보다 실제로 돌아온 어음이 많았던 것도 기아그룹의 자금관리 수준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재경원과 채권은행단은 보고 있다. 재경원의 한 관계자는 “부도가 난 한보그룹도 실제로 돌아온 어음과 한보측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 어음에 차이가 있었지만 기아그룹도 8위의 대그룹에는 맞지 않을 정도로 허술했다”고 덧붙였다.
  • 기아 ‘뒤통수 치기’에 경제팀 분노

    ◎김 경제수석 등 감정 못삭이고 직격탄 김인호 청와대 경제수석은 쉽게 기분을 드러내는 타입이 아니다.그런 김수석도 기아와 관련해서는 ‘감정’을 삭이지 못했다.그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기아의 전격적 화의신청에 대해 ‘언어도단’,‘어안이 벙벙’이라고 ‘직격탄’을 쏘아댔다. 그러면서 그는 김선홍 회장의 퇴진과 구주소각을 의미하는 법정관리의 장점을 열거하고 나섰다.재경원 관리들도 “우리는 화의에 대비하고 있지만 원칙론자인 강경식 부총리는 법정관리로 밀어부칠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은근히 강부총리가 대선이고 뭐고 생각지 말고 그리로 갔으면 하는 희망도 섞여 있는 듯하다. 기아가 화의를 신청한지 하루가 지났다.기아의 돌연한 행동에 당혹해하던 경제관료들은 곰곰 생각해보니 더욱 ‘괘씸’하다는 반응이다.김경제수석은 대부분 경제관료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김수석은 “기아가 채권단과 협의에 별 의욕을 보이지 않아 정부가 앞장서 추석연휴를 반납하면서 협상의 장을 깔아줬다.그런데 정부,채권단과 한마디 협의도 없이 돌출행동을 하는게 과연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재경원의 고위관계자도 “기아가 화의 신청을 준비하려면 열흘은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채권단과 경영정상화를 논의하면서 뒤로는 화의를 준비하는 ‘이중플레이’를 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일로 기아는 완전히 경제관료들의 눈밖에 벗어났다.김경제수석의 발언을 종합하면 남은 선택은 ‘파산’이냐,‘법정관리’냐 뿐인 것 같다.김수석은 ‘화의’는 경영주를 살리는 것이고,‘법정관리’는 회사를 살리는 제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정과 경제논리로만 일을 처리하기엔 현실은 복잡하다.경제회생 분위기를 해칠지에도 신경써야 하고,12월 대선을 앞둔 정치상황도 감안해야 한다.김수석도 “감정적으로만 대처하면 안되기에 더이상 말을 아끼겠다”고 밝혔다.채권은행단이 곧 결정을 내릴테니 정부는 일단 그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감정을 자제하려 애쓰는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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