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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정부 첫 질문부터 정체성

    여야는 24일 대정부 질문으로 무대를 바꿔서 ‘정체성 공방’을 가파르게 이어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 정권의 정체성’을 추궁하며 강정구 교수의 사법처리를 둘러싸고 불거진 정체성 공방을 재점화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를 ‘군사정권의 유품’으로 일축하면서 검찰 지휘권을 발동한 천정배 법무장관을 옹호했다. ●“朴대표 黨장악력 높이려는 전략” ‘질문 1호’로 나선 열린우리당 유선호 의원은 “박근혜 대표가 국가 정체성 논란을 제기한 것은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추월당하자 이념 대결로 보수층을 결집하고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정략”이라고 기선 제압에 나섰다. ●“적화는 됐고 통일만 남았다” 이에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적화는 됐고, 통일만 남았다.”는 우파 지식인의 탄식을 인용한 뒤 “수구꼴통좌파 인사를 정권 차원에서 비호하고 두둔하고 나섬으로써 국민들은 뒤통수를 해머로 한대 두들겨 맞은 것과 같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개탄했다. 안 의원은 천 장관의 해임 촉구와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같은 당 권철현 의원도 “21세기 맹아(盲兒)인 강정구 교수의 주장은 신(新)색깔론이며 명백한 이념폭력”이라고 규정하고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배경은 실정(失政) 은폐·호도를 위한 국면 전환용이고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대북 ‘러브콜’, 지지층 결집과 검찰 장악”이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이번 논란이 10·26 재선거에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유신 시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며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겨냥,“자유와 인권을 우선시 하는 정부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체제를 파괴하고 있다는 독설을 퍼붓고 있다.”고 역공을 가했다. ●강재섭 “상임위 결석땐 교체” 이날 한나라당의 강공은 강재섭 원내대표의 ‘집안 단속’으로 재개됐다. 그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오늘은 잔소리를 해야겠다.”면서 “노무현 정권이 반자유민주주의, 반시장경제, 반통합으로 가고 있는데 강력한 반대, 척결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박 대표의 ‘나홀로 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강 대표는 이어 “정보위 등 민감한 위원회에 있으면서 참석률이 낮든지, 강력 투쟁에 정신력이 부족한 분은 상임위를 교체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로 의원들의 안이함을 질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길섶에서] 클릭 황우석/진경호 논설위원

    “거 있잖냐…지난번 얘기한 그 잡지 좀 하나 사다 주라.” “그거 뭐 하시게요. 그만 하세요. 아버진 해당사항 없다니까요.” “….” 후배는 내뱉듯 말을 던지곤 병실을 박차고 나왔다. 뒤통수에 물끄러미 박히는 아버지의 눈길이 시렸지만 차마 되돌아서지는 못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다시 병실을 찾은 후배의 눈에 그놈의 잡지가 들어왔다. 황우석…줄기세포…난치병…. 잔뜩 힘을 준 활자들이 아버지 머리맡을 점령하고 있었다. 후배는 가슴이 후욱 뜨거워지는 것도 같았고, 휘잉 하고 텅 비는 것도 같았다.“어디서 구했어요?이제 직성이 좀 풀리세요, 네?” 말없이 주섬주섬 잡지를 베개밑으로 우겨넣는 아버지를 후배는 또한번 타박했다. “아버진 꿋꿋하셨어요. 남은 삶에 충실하려 하셨죠. 그런데 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알려지면서 달라지십디다. 여유가 없어지고, 작아지셨죠. 아니 그 연구가 어디 하루이틀에 될 일입니까. 남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아버진 그 시간을 움켜잡으시려는 거예요.” 말은 이랬지만 기실 담배연기 뒤로 슬쩍 숨은 후배의 얼굴은 부친보다 더 쫓기는 듯했다. 오늘 밤에도 인터넷에서 황우석을 접속하고 있을 그의 클릭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문화마당] 동대문문화와 전태일/방현석 소설가

    외국 손님들을 맞아야 할 일이 더러 있다. 어디를 보여주어야 할까, 처음 한동안은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행사에 초청을 받아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만만하게 떠올릴 만한 곳은 공식일정에 다 포함되어 있다. 더구나 나의 손님들은 거의 아시아지역의 작가나 예술가들이다. 관심이 다양하고 취향이 까다롭다. 나름대로 한 안목을 가진 이들이다. 그래도 무엇이든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나름대로 수가 생긴다. 하루 일정, 이틀 일정, 사흘 일정. 이젠 내가 맡아주어야 할 기간별로 기본 코스가 다 정해져 있다. 물론 나라에 따라 매뉴얼이 바뀐다. 바다가 귀한 울란바토르, 언덕과 산이 귀한 모스크바, 일 년 내내 단풍 볼 일이 없는 호치민에서 온 사람들이 매료되는 풍경은 당연히 다르다. 다음 달에는 ‘부산영화제’에 초청받은 베트남 친구 둘이 영화제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오기로 했다. 이틀의 여유를 가진 이들을 데려갈 곳은 정해져 있다. 그 중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동대문에 있는 의류 상가다. 나는 외국 손님들이 출국하기 하루나 이틀 전 밤에는 반드시 동대문에 있는 의류 상가에 가게 한다. 특히 여성들은 동대문에서 매혹된다. 베트남에서 올 손님은 영화배우와 기자, 둘 다 여성이다. 아마 그들도 다른 아시아의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밤의 동대문에서,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 더 강렬하게 한국과 한국인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대단한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센터, 다양한 디자인의 옷, 경쾌한 음악과 신나는 소음, 무엇보다 매장의 직원이 보여주는 태도가 아시아인들에게 지우기 어려운 인상을 남긴다. 최신유행을 만들어내는 동대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파는 직원들은 당당하면서도 친절하다. 어울리는 옷을 골라주고, 입어보게 한다. 아무리 여러 벌의 옷을 입어본 다음이라도 모양이나 색상, 가격 어느 것 하나라도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그냥 가도 된다. 웃으며 다음에 또 들르라고 하는 직원들에게 예외없이 감동한다. 나는 외국 친구들이 무엇에 감동하는지 처음에는 잘 몰랐다. 그저 가격에 비해서 품질이 뛰어난 옷들 때문이겠거니 했지,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에는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 모스크바에서 온 친구는 ‘충격’이라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자기 돈을 내고 물건을 사면서도 직원들의 눈치를 보아야 할 때가 많다고 했다. 나는 비로소 예전의 우리를 기억할 수 있었다. 물건을 흥정하다가 그냥 가면 뒤통수로 악담이 날아왔던 것이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동대문은 단순한 의류 상가의 집결지가 아니다. 그곳에는 아시아인들을 매료시키는 한국의 문화가 있다. 미래를 꿈꾸며 자기의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의 실험정신, 손님들에게 성의와 친절을 다하는 일하는 사람들의 자신감과 성실성이 있다. 생활과 동떨어진 문화가 아니라, 이미 일상이 된 한국문화의 현주소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의 하나가 동대문이다. 동대문 예찬론자인 내가 오늘의 한국문화가 아시아와 만나고 있는 공간인 동대문에서 느끼는 단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 전태일 때문이다. 전태일은 동대문의 원조인 청계천 다락방에서 가난을 견디며 일했던 우리 누이와 오빠들의 눈물어린 희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아름다운 청년’이다. 나는 오늘 동대문에서 밤새워 옷을 파는 누이들과, 그 옷을 디자인하고, 박음질한 이들의 뒤에 전태일이 있었다고 얘기한다. 그들 중에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전태일의 이름조차 모른다 해도 그들은 전태일의 아름다운 후예들이다. 동대문을 찾는 모든 외국의 친구들이 동대문에 전태일과 같은 청년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 아들의 어머니 이소선이 살아온 아름다운 일생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당당하게 일하고 떳떳하게 살고자 했던 한국인들의 아름다운 몸부림을 알게 되는 순간 아시아의 친구들은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 동대문과 함께 한국을 더 따뜻하게 기억하게 될 것이다. 방현석 소설가
  • 박세리 ‘중도하차’

    부진속에서 헤매는 박세리(28·CJ)가 도덕성 논란에까지 휘말렸다. 박세리는 최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무국에 “부상으로 더 이상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면서 ‘메디컬익스텐션(병가)’을 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박세리는 ‘병가 중인 선수는 남은 시즌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LPGA 규정상 올시즌을 사실상 접게 됐다. 박세리가 병가를 낸 이유는 명예의 전당 가입 시기와 관계가 있다. 박세리는 지난해 5월 미켈롭울트라오픈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인 27점을 획득,LPGA 데뷔 10년째인 오는 2007년 자동으로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매년 15회 이상의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그런데 박세리는 올해 출전한 15개 대회 가운데 4개 대회에서 기권을 해 실제 10개 대회에 출전한 것으로 돼 있고, 앞으로 출전할 수 있는 대회도 3개밖에 안돼 사실상 한시즌을 인정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경우 명예의 전당 입회도 자연히 1년 늦춰진다. 여기서 박세리는 ‘시즌 10개 대회 이상 출전한 병가 선수는 한 시즌을 마친 것으로 인정한다.’는 LPGA의 규정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불가피한 선택인 셈. 그러나 소속사인 CJ에 신의를 저버린 행동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새달 27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에서 개막될 CJ나인브릿지클래식의 주최측으로서 박세리의 출전을 기대했던 CJ측과 단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병가를 냈기 때문. 뒤늦게 이 사실을 안 CJ측은 “소속이 없는 일반 선수라면 당연한 선택이지만 매년 수십억원을 지원하는 소속사가 있는 선수가 상의도 없이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격앙된 분위기다.CJ는 지난 2003년 박세리와 5년에 100억원대의 후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결국 박세리의 끝없는 부진을 1년 반 동안 애써 달래온 CJ로서는 ‘꼼수’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고, 한달 남짓 남은 CJ나인브릿지클래식도 간판 선수 없이 치르게 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언론재단이 변한다

    ‘한국언론재단이 변신하고 있다.’ 실질적인 언론진흥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계기는 지난 4월1일 문화부 방송담당 기자들의 요청으로 이뤄진 ‘방송연예담당 기자의 위상과 그 역할-한류문화시대의 방송연예보도기사 무엇이 문제인가’ 주제의 세미나.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세미나를 만든 뒤 언론재단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제껏 재단이 먼저 기획하고 기자들을 초청했던 것에 비하자면 일종의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그 뒤 언론재단은 이런저런 이슈와 관련된 기자세미나를 적극적으로 열더니 지난 5일에는 한국철학회가 초빙한 거물급 정치학자 하버드대 마이클 샌들 교수의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또 뉴미디어와 매체 환경변화를 주제로 미디어 담당 기자들의 유럽기획취재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언론재단은 정관까지 개정했다. 언론사와 언론인뿐 아니라 국민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노력하겠다는 내용 등을 추가했다. 또 비상임이사의 문호를 넓혀 여러 매체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 중앙일간지 기자는 “앞으로 설치될 신문발전위원회와의 경쟁관계를 의식한 듯한 느낌도 들지만 어쨌든 기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심상치 않은 아시아 통화하락

    인도네시아, 타이완과 싱가포르 등의 통화가치가 최근 크게 하락해 금융위기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일부 국가에 한정되고 있는데다 하락폭이 크지 않아 1997년과 같은 동아시아 외환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음 놓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지 않도록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 루피화 가치를 보면 미국 달러에 비해 올들어 12%나 급락해 4년만의 최저 수준에 달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유류보조금 지급으로 재정적자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타이완달러의 경우 통화가치는 3월 이후 6% 하락했으며, 싱가포르 달러는 6주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은 지난 7월21일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과 함께 동반상승했다가 하락한 영향도 있다. 경제상황을 봐도 8년 전 동아시아 외환위기 때와 달리 나쁘지 않아 위기설에 크게 불안할 이유는 없다. 사실 외환보유고가 넉넉하고 선진국으로부터 외화 꾸기도 쉬워졌다. 그렇다고 강건너 불보듯해서는 안된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경상수지가 적자거나 소폭 흑자인 필리핀과 태국 등이 인도네시아처럼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재정적자가 큰 국가들의 통화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외환위기는 한 나라에서 생기면 곧 이웃나라로 번지는 도미노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올들어 통화가치가 상승, 동남아국가와는 다르지만 지난해 수출촉진을 위해 무리하게 통화가치를 낮게 조정한 후의 반작용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외환위기의 모든 가능성을 조사해 위기 차단 프로그램을 재점검하길 바란다.
  • [일요영화]

    ●굿바이 레닌(KBS1TV 오후 11시30분) 2003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독일영화제 등을 휩쓴 볼프강 베커 감독의 작품. 통독문제를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터치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코미디는 상황 설정에서 시작한다.89년 언제쯤, 아들 알렉스가 반동독 시위에 참가한 것을 본 어머니 크리스티아네가 충격으로 쓰러진다. 열혈 공산당원 어머니에게는 아들의 행동이 배신이었던 셈.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가 8개월 만에 정신을 되찾았을 때 모든 것은 정상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더 이상 반동독시위도 없었고, 공산주의 동독은 잘 굴러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위장된 평화였다. 어머니가 의식을 잃고 있을 때 이미 통일이 돼버렸다. 그런데 조금의 충격만 받아도 위험한 상황이라 아들은 열혈 공산주의자 어머니에게 차마 동독이 망했다고 말하지 못했던 것.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머니는 침대를 벗어날 수 없었다. 여기가 바로 ‘심금을 울리는 코미디’의 출발점. 서방세계가 혼란을 겪고 있지만 사회주의 동독은 건실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거짓뉴스를 만들고,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라도 옛 동독 제품 포장을 찾아내 어머니께 보여드리며 위로하게 되는데…. 제일 관심을 끄는 것은 이 과정에서 아들 알렉스에 의해 재구성되는 ‘사회주의의 참 모습’이다. 스탈린주의를 진정한 사회주의인 양 착각한 게 아니냐는 물음을 던져준다.118분. ●연애사진(SBS 밤 12시55분) 영화 ‘철도원’,‘비밀’ 등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여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출연한 2003년작. 진정한 프로 사진작가가 되겠다며 떠났던 옛 연인 시즈루(히로스에 료코)를 찾아 떠나는 마코토(마쓰다 류헤이)의 이야기가 주요 축이어서 히로스에의 얼굴을 기대만큼 많이 볼 수는 없다. 마코토는 어느날 뉴욕에서 전시회를 하는데 와달라는, 시즈루가 보낸 초대장을 받는다. 허겁지겁 뉴욕행 비행기에 오르지만 막상 미국에 시즈루의 흔적은 없다. 도와주리라 믿었던 시즈루 친구에게 계속 뒤통수를 맞는 상황까지 생긴다. 그러나 몇번의 우연으로 시즈루의 흔적을 찾아낼 수 있게 되는데…. 일본 영화답게 어떤 굵직한 주제의식이 있다기보다 환상이나 신비와 같은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다. 물론 그럴듯한 포장을 위해 섬세한 심리묘사가 뒤따르고, 이는 테크니컬한 카메라워크가 뒷받침한다. 영화 스토리 자체가 사진과 관련된 것이어서 촬영 쪽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다.111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86)田夫之功(전부지공)

    儒林 (396)에는 ‘田夫之功’(밭 전/지아비 부/어조사 지/공업 공)이 나온다. 글자대로 새기면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말인데,‘兩者(양자)의 다툼에 第三者(제삼자)가 힘들이지 않고 利得(이득)을 취함’이나 ‘쓸데없는 다툼’을 의미한다. ‘田’자는 구획된 사냥터나 耕作地(경작지)의 象形(상형)이다.用例(용례)에는 ‘耕田(경전:논밭을 갊, 또는 그 논밭),閑田(한전:농사를 짓지 아니하고 놀리는 땅)’등이 있다.‘夫’자는 우뚝 선 어른의 상형인 ‘大’와 어른들의 뒤통수에 꽂은 동곳을 가리키는 ‘一’을 합한 글자로 본뜻은 ‘성인 남자’인데,‘지아비, 힘든 노동을 하는 사람, 다스리다, 돕다’의 뜻으로도 쓰였다.‘工夫(공부: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힘),拙丈夫(졸장부:도량이 좁고 졸렬한 사내)’ 등에 쓰인다. ‘之’자는 발을 나타내는 ‘止’ 아래에 出發線(출발선) 또는 地面(지면)을 가리키는 ‘一’을 넣어 ‘어디론가 가다’라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功’자는 意符(의부)인 ‘力’(힘 력)과 音符(음부)인 ‘工’(장인 공)이 합쳐진 形聲字(형성자)로 ‘공을 세우다’는 뜻을 위해 考案되었다.‘애쓰다’‘보람’‘일’‘상복이름’ 등은 派生(파생)된 뜻이다.用例로는 ‘功過(공과:공로와 죄과),功勞(공로:애를 써 이룬 공적),功成身退(공성신퇴:공을 세운 뒤에 그 자리에서 물러남) 등이 있다. 戰國時代(전국시대),齊(제)나라 威王(위왕)에게 重用(중용)된 순우곤은 재주가 남달랐다. 제나라가 魏(위)나라를 치려고 하자 순우곤은 이렇게 進言(진언)했다. “韓子盧(한자로)라는 매우 발빠른 名犬(명견)이 東郭逡(동곽준)이라는 재빠른 토끼를 뒤쫓았사옵니다. 그들은 수십 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세 바퀴나 돌며 다섯 번씩이나 가파른 산꼭대기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람에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나이다. 때마침 이를 발견한 田夫(전부)는 힘들이지 않고 橫財(횡재)를 하였지요. 지금 齊와 魏는 오랫동안 대치하는 바람에 군사도 백성도 모두 지쳐 있습니다.秦(진)나라나 남쪽의 楚(초)나라가 이를 기회로 ‘田夫之功’을 거두지 않을지 걱정입니다.”‘漁夫之利’(어부지리) 또한 쌍방이 다투는 사이에 제삼자가 손쉽게 利得(이득)을 챙긴다는 말이다.戰國時代,趙(조)나라가 燕(연)나라를 치려하자 蘇代(소대)가 燕나라 威王(위왕)을 위해 趙나라 惠王(혜왕)을 만나 이렇게 말하였다. “오늘 貴國(귀국)에 들어오면서 易水(역수)를 지날 무렵이었습니다. 강가에서는 조개 한 마리가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이때 물총새가 나타나 조개를 쪼았습니다. 물총새와 조개는 물고 물린 상태로 舌戰(설전)을 繼續(계속)하였습니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漁夫(어부)는 이들을 모두 주워갔습니다.殿下(전하)께서는 지금 燕나라를 치려고 하십니다만,燕나라가 조개라면 趙나라는 물총새이옵니다. 두 나라가 싸워 백성들을 疲弊(피폐)하게 만들면 강대한 진(秦)나라가 어부가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옵니다. 이점을 깊이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따라 惠王은 燕나라 侵攻(침공) 계획을 접었다. 이 두 이야기는 모두 戰國策(전국책)에 전한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8·15 특별사면] 서청원씨 “與 ‘사면약속’ 믿고 항소 포기했는데…”

    “여권 고위 관계자의 사면 약속을 믿었다가 재판받을 기회마저 빼앗겼다.” 광복 60주년을 앞두고 12일 단행된 8·15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가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막판에 제외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측은 “대통령 특사는 정치적 판단인데 추징금 미납을 이유로 사면대상에서 빠진 예는 본 적이 없다.”며 여권을 향해 고강도 비난을 퍼부었다. 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여권의 고위 관계자로부터 ‘사면을 받으려면 형이 확정돼야 하니 항소를 취하해야만 한다.’고 해 그렇게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뒤통수를 쳤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서 전 대표는 지난 3일 1년여 동안 끌어온 항소를 취하했다. 이로써 대선 당시 기업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선고받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2억원의 1심 판결형이 최종 확정됐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싸이코(EBS 오후 1시40분) EBS가 여름을 맞아 준비한 서스펜스·스릴러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특선의 마지막 순서. 그의 숱한 걸작들 가운데 ‘싸이코’는 단연 정점으로 꼽힌다. 여주인공 재닛 리가 영화의 절반도 채 안되는 시점에서 죽어버려, 여주인공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당시 할리우드의 통념을 깨며 관객들의 뒤통수를 치기도 했다. 이 영화의 욕실 살인장면은 세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충격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히치콕의 신봉자 브라이언 드팔마 감독이 ‘드레스 투 킬’(1980)에서 이 장면에 대해 오마주를 바치는 등 여러 후배 감독들에 의해 모방됐다. 1998년에 ‘아이다호’(1991)의 구스 반 산트 감독이 리메이크했지만, 역시 원작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신이 다니던 회사 돈을 훔쳐 애인 샘(존 개빈)과 함께 도망치는 마리온(재닛 리). 피닉스로 향하던 첫 날밤 노만 베이츠(앤서니 퍼킨스)가 주인으로 있는 낡은 모텔에 투숙하게 된다. 노만은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며, 모텔 뒤 큰 저택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한다. 마리온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샤워를 하다가 누군가에게 느닷없이 살해당한다. 살인 현장을 발견하고 당황한 노만은 그 흔적을 지운다. 실종된 마리온을 찾기 위해 샘과 마리온의 언니 라일라(베라 마일즈)가 나서는데….1960년작.12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미스터리, 알래스카(KBS1 오후 11시30분) 한 여름을 시원하게 얼려버릴 알래스카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했지만, 스토리는 체온처럼 따뜻한 스포츠 영화다. 러셀 크로가 ‘인사이더’(1999)나 ‘글래디에이터’(2000)를 통해 A급 배우로 자리매김하기 전에 찍은 영화다. 하지만 그의 카리스마가 십분 발휘되고 있기 때문에 러셀 크로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빼놓지 말아야 할 작품. ‘오스틴 파워’ 시리즈와 ‘미트 페어런츠’(2000)를 만들었던 M. 제이 로 감독의 작품이지만, 포복절도 엽기코미디를 기대하지는 말 것. 오히려 훈훈한 감동과 미소를 준다. 경기 해설자로 슬쩍 얼굴을 내비치는 ‘오스틴 파워’의 주인공 마이크 마이어스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주민이 633명에 지나지 않은 알래스카의 작은 마을 미스터리. 마을 사람들의 하키 실력은 일품이다. 이 마을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실제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의 강팀 뉴욕 레인저스가 도전장을 던진다. 열띤 토론 끝에 경기 제안을 받아들여 마을 보안관 존 비브(러셀 크로)를 주장으로 팀을 구성해 맹훈련에 들어가는 미스터리 사람들. 드디어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결전이 시작되는데….1999년작. 약 115분.
  • 佛 인기 작가 노통브 외모지상주의 다룬 신작 2편 ‘머큐리’‘공격’

    佛 인기 작가 노통브 외모지상주의 다룬 신작 2편 ‘머큐리’‘공격’

    ‘적의 화장법’‘살인자의 건강법’ 등으로 국내에도 마니아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는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2권이 나란히 번역돼 나왔다. 열린책들에서 동시출간한 ‘머큐리’(이상해 옮김)와 ‘공격’(김민정 옮김)은 같은 아이디어와 주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변주한, 마치 이란성 쌍둥이 같은 작품이다. 전작들에서 이미 감지돼온 뛰어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책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과 추악한 외모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두 책의 외피는 ‘노트르담의 꼽추’ 혹은 ‘미녀와 야수’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비극적 감동이나 동화적 해피엔딩은 없다. 대신 인간 존재의 허위의식과 속물근성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신랄함과 독자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기막힌 반전이 영락없는 ‘노통브표’소설의 묘미를 확인시켜준다. ‘공격’의 주인공 에피판은 끔찍한 추물이다. 그는 ‘외모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정말로 중요한 건 마음’이라고 떠벌리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현실에선 그들의 태도가 정반대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기 때문이다.‘정신적인 인간인 척하는 게 즐거우면 그렇게 하시지. 하지만 스스로를 속이지는 말란 말이오!’(9쪽) 에피판은 겉과 속이 다른 외모 지상주의사회에 일격을 가하기로 결심한다. 그 과정이 유쾌하면서 씁쓸하다. 절세의 미인 에텔과 만난 그는 특유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못난이 모델’이 되고, 미인대회 심사위원까지 맡지만 결국 에텔의 사랑을 얻는 데는 실패한다.‘머큐리’의 주인공 오메르는 70대 노인이다. 수년 전, 폭격을 당한 아름다운 처녀 하젤의 목숨을 구한 뒤 외딴 섬에서 함께 산다. 이 섬에 파견된 간호사 프랑수아즈는 첫날부터 이상한 점들을 발견한다. 뛰어난 미인임에도 스스로를 괴물로 여기는 하젤, 거울을 비롯해 모습을 비출 수 있는 어떤 물건도 존재하지 않는 섬. 프랑수아즈가 섬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이 추리소설적인 기법으로 펼쳐진다. 각권 7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청률은 숫자놀음… 팬 있어 힘나”

    “시청률은 숫자놀음… 팬 있어 힘나”

    이제 그에게 묻어나는 것은 자신감이다. 첫 드라마 메인을 맡고 조금은 어색해 하던 두 달 전 모습은 이미 사르르 녹아 사라졌다. KBS 수목드라마 ‘부활’(연출 박찬홍 전창근·극본 김지우)을 통해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엄태웅을 지난 19일 오후 수원 KBS드라마센터에서 만났다. ‘시청률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라는 것은 ‘부활’에 어울리는 말이다. 그동안 같은 시간대 맞대결을 펼쳤던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 눌려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추리극 요소를 담고 있는 치밀한 스토리, 감각적인 연출 등으로 ‘부활 패닉’이라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컬트 드라마로 떠올랐다. 드라마 게시판에 팬들이 올린 글이 50만건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다. 하은과 신혁 쌍둥이 형제역을 혼자 소화하며 털털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발산했던 엄태웅의 연기가 그 핵심이다. 별명도 생겼다.‘엄포스’. 그는 “솔직히 시청률이 안나와 속상하기는 하다.”면서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을 오래 붙잡고 있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 이름은 김삼순’이 워낙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드라마니까 억울하지는 않아요.”라며 머리를 긁적인다. 시청률이라는 숫자 놀음에 어깨가 처지기도 하련만, 끊임없이 힘을 쏟아내는 것은 열혈 팬들의 성원 덕분이다. 그들 때문에 엄태웅은 마지막 촬영까지 한눈 팔지 않고 달려가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드라마 게시판에 자주 들어가요. 팬들의 글 하나, 하나가 제게 용기를 주죠. 중풍으로 거동을 못하는 어머니가 ‘부활’을 보며 즐거워 한다는 글을 읽고 감동받기도 했어요.” 연기력이 팬들을 매혹시키고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강약을 조절하는 방법을 깨닫는 등 카메라 앞에 서는 게 편해졌다.”면서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니까 그런 것 같다.”며 쑥스러워 했다. ‘엄포스’가 꼽은 ‘부활’의 재미는 무엇일까.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라고 한다. 앞에서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물이나 설정인 줄 알았는데,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사소하게 보였던 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것. 마치 그림 퍼즐을 짜맞추는 듯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우리 드라마는 쭉 보시던 분은 딴데 못가요. 한편으로 흐름을 모르면 중간부터 몰입하기 힘든 면도 있지요. 그렇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시청자들이 몰렸으면 좋겠어요.”(웃음) ‘쾌걸 춘향’으로 뜨고,‘부활’로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엄태웅. 이번 드라마를 후회없이 끝내고 난 뒤 코미디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눈을 빛냈다. 수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인 얼굴 과거·현재·미래] 턱 짧아지고 이마 넓어져 윤곽 뚜렷

    [한국인 얼굴 과거·현재·미래] 턱 짧아지고 이마 넓어져 윤곽 뚜렷

    당신의 얼굴이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미소 짓고, 웃고 울고, 찡그리며 화내는 수많은 표정을 만들어 내는 한 사람의 얼굴은 그 자체로 걸어다니는 박물관이다.100년 전과 현재,100년 후, 우리 얼굴의 변화상을 소개한다. ●얼굴 커지고, 두상 길이 유지 조용진 교수팀은 흥미있는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인의 얼굴 길이(머리카락과 피부의 경계선인 발제점부터 턱 끝까지)는 늘어난 반면 두상 길이(정수리에서 턱 끝까지 길이)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얼굴 길이는 100년 전 남자가 19.2㎝, 여성이 18.3㎝였으나 현재 각각 19.4㎝,18.8㎝로 늘어났다. 반면 두상 길이는 100년 전 남성이 23.5㎝에서 현재는 큰 변화가 없거나 근소하게 줄었다. 여성의 두상은 남녀 성차가 감소하면서 21.5㎝에서 23.0㎝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두상의 좌우폭은 크게 늘어 100년 전보다 남성은 1.1㎝, 여성은 1㎝ 늘었다. 조 교수는 “좌우폭이 커지면 얼굴의 앞뒤도 늘고, 정수리가 높아져 뇌의 발달을 의미한다.”면서 “뒤통수에 튀어나온 돌출점도 점차 아래로 내려오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들이 얼굴의 구조를 바꾸는 요인이 된다. ●한국인 ‘안면 비율’이 바뀌고 있다 100년 전 한국인의 안면 비율은 ‘상안(발제점∼미간):중안(미간∼코밑):하안(코밑∼턱밑)’이 0.6:1:1.14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대 얼굴은 1.1:1:0.8 정도의 비율. 즉,100년 전 한국인은 턱이 발달해 강인하고 투박한 인상을 줬지만 미래로 갈수록 역삼각형 두상이 많아지고 유순한 인상이 된다는 것이다. 원인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는 식습관으로 인해 턱관절이 둔화되는 데 있다. 턱이 짧고 작아진 비율만큼 이마가 넓고 길어지도록 발달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연구팀은 턱의 이런 변화가 발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성체형 7등신에서 7.3등신으로 “한국인은 중국인과 일본인과도 닮지 않은 반면 두 민족보다 더 잘 생겼다. 성인 남자의 평균 신장은 163.4㎝. 여자의 평균 신장은 확인할 수 없는데 땅딸막하고 펑퍼짐하다.” 1890년대 조선땅을 밟았던 영국왕립지리학회 회원인 이사벨라 비숍 여사가 본 한국인의 모습이다. 100년 동안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여성이다.1930년대 여성의 평균 신장은 150.3㎝.1세기 만에 160㎝로 성장했다. 당시 낮은 사회적 지위가 얼굴에서부터 성차별의 흔적을 남긴 것이다. 근대 이후 여성의 얼굴폭은 같은 시기 남성보다 2배 이상의 증가폭을 보였다. 상·중·하안이 고르게 발달했고 체형은 7등신에서 7.3등신이 됐다. 연구팀은 80년대생 여성이 이전 세대보다 얼굴 크기가 급격히 발달한 뒤 90년대 출생자부터 둔화된다는 분석이다. 또 남성 얼굴의 여성화가 두드러져 100년 후에는 앳된 얼굴의 꽃미남형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70년대 출생 이후 현대 얼굴 학계는 6세기 인골을 근거로 현대의 한국인 얼굴이 통일 신라시대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본다. 본격적인 변화는 70년대 출생자부터 시작됐다. 골격과 신장의 절대치가 커지면서 60년대 출생자와 비교할 때 상안의 발육이 눈에 띄게 뚜렷해졌다는 지적이다.70년대 국내에 서양 육아법이 본격 도입되면서 한국인의 체형과 얼굴에도 서구화 바람을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윤정섭(성형외과 전문의) 한국인체미학회 학술이사는 “과거 미스코리아는 광대뼈, 중안·하안이 고루 발달해 원숙미가 돋보였다면 현재는 광대뼈가 들어가고 턱뼈가 짧아져 앳된 얼굴이 주류를 이룬다.”면서 “남녀 얼굴의 변화가 지난 20년 동안 집중됐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100년뒤 한국인 ‘미소남녀’

    100년뒤 한국인 ‘미소남녀’

    한국인의 얼굴이 상냥해진다. 100년 후 한국인 남녀의 얼굴은 입꼬리가 올라가고 눈꼬리가 처지면서 무뚝뚝한 인상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얼굴이 된다. 서울신문이 한서대 얼굴연구소 조용진 교수팀과 공동 기획한 ‘100년 전, 지금,100년 후 우리 시대의 얼굴’ 분석을 통해 한국인의 시대별 ‘대표 얼굴’이 탄생했다. 얼굴은 한 사람의 특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의 문화와 식습관 등 생활상이 집약된 ‘DNA 결정판’이다. 서울신문은 창간101주년을 맞아 미래를 내다본다는 컨셉트에 맞춰 과거와 현재에 이어 1세기 뒤 한국인의 얼굴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예측해 봤다. 두 세기에 걸친 한국인의 얼굴을 추출해 낸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각 시기별로 제작된 얼굴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얼굴이다. 조 교수팀은 지난 1개월간 3D 입체 화면으로 나온 미래 한국인을 분석한 결과, 현재보다 눈에 띄게 턱이 짧아지며 이마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쪽 눈썹 사이의 평평한 부분인 미간에서 코 밑까지 부위가 튀어나와 이목구비가 뚜렷해지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 때문에 다소 앳된 얼굴의 동안(童顔)형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통적인 한국인의 두상이었던 고구마형에서 역삼각형으로 골상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됐다. 뒤통수의 윗부분이 커지는 짱구 머리가 점차 사라지는 대신 아래 부위가 커진다. 또 턱이 작아지면서 뒤로 물러나는 퇴축 현상이 두드러지는 데다 윗입술이 얇아지고 아랫입술이 두꺼워져 육감적인 얼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100년 전에 비해 신장의 남녀 격차가 줄어들면서 얼굴에서 나타난 남녀의 차이가 급격히 줄고 남성의 얼굴이 다소 여성화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대표 얼굴은 100년 전부터 현재까지 우리의 얼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변화의 추이를 보여주고 미래의 얼굴까지 예측한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에서 탄생한 1세기 뒤 한국인의 얼굴은 지금도 존재할 수 있으나,100년이 지나면 더욱 보편적인 얼굴로 변해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마드리드·아스날 ‘제2펠레’ 호비뉴 영입전쟁

    ‘제2의 펠레를 잡아라.’ 유럽의 축구 명문 구단들이 후끈 달아올랐다. 바로 ‘제2의 펠레’로 지목된 브라질의 축구신동 호비뉴(21·산토스)의 ‘스카우트 전쟁’에 뛰어들었기 때문. 호비뉴에 군침을 흘리는 구단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지구방위대’ 레알 마드리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통의 명문 아스날 등이다. 특히 아스날은 최근 반년 가까이 호비뉴에게 공을 들여온 마드리드의 뒤통수를 치며 스카우트에 나서 ‘영입전쟁’을 더욱 가열시켰다. 두 구단의 다툼으로 호비뉴의 이적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다른 구단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호비뉴는 172㎝,60㎏의 체격으로 축구선수로서는 왜소하다. 하지만 헛다리짚기 등 환상적인 풋워크로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제2의 펠레’,‘가린샤의 환생’이라는 극찬을 듣는 특급 스트라이커다. 그는 15살 때 펠레로부터 ‘대성할 선수’라는 찬사를 들었고, 소속팀 산토스의 브라질 리그 우승을 두 차례나 이끈 천재다. 특히 지난 17일 2005독일컨페더레이션스컵 ‘유럽 챔프’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추가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완승을 견인,‘오늘의 선수’로 뽑히는 등 이 대회에서 2골 2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이를 지켜 본 마드리드와 아스날 관계자들은 더욱 애를 태웠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주 호비뉴의 영입작업을 매듭짓기 위해 이적료 1800만달러(약 182억원)를 제시했지만, 산토스는 5000만달러(약 506억원)는 받아야겠다며 퇴짜를 놨다. 우수 선수 영입을 위해서라면 뭉칫돈을 서슴없이 푸는 마드리드지만 산토스가 ‘상식을 넘는 큰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27일 티에리 앙리(프랑스),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등을 주축으로 04∼05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아스날이 호비뉴 영입에 1400만파운드(258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고 보도해 마드리드를 자극했다. 호비뉴의 거취에 지구촌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최홍만 ‘무릎치기’ KO승

    ‘테크노 파이터’ 최홍만(25·218㎝ 160㎏)이 격투기의 본고장 일본에서 첫 무대를 통쾌한 KO승으로 장식했다. 최홍만은 14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K-1재팬그랑프리 ‘슈퍼파이트’에 출전, 프로레슬러 출신 톰 하워드(36·미국·192㎝ 108㎏)를 1회 2분10초 만에 니킥(무릎공격)으로 거꾸러뜨렸다. 지난 3월 서울대회 ‘깜짝우승’에 이어 K-1 전적 4전전승(3KO)을 기록했다. 서울대회 이후 석달 새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긴 리치로 잽을 툭툭 던져 접근을 봉쇄한 채 한결 경쾌해진 스텝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느끼던’ 최홍만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1라운드 1분7초만에 정확한 레프트를 하워드의 관자놀이에 적중시킨 뒤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50여초를 남기고 펀치를 연달아 날려 상대를 코너로 몰아넣은 최홍만은 뒤통수를 양손으로 잡은 채 ‘거대한’ 왼쪽 무릎을 정확하게 얼굴에 꽂아넣었고, 하워드는 피범벅이 돼 뒤로 넘어졌다. 최홍만은 새달 29일 K-1 하와이 대회에서 아케보노와 재대결을 펼치고,9월엔 오사카에서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 참가하게 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항나·박지일씨 국내초연 ‘리틀숍‘서 연출가·배우로

    이항나·박지일씨 국내초연 ‘리틀숍‘서 연출가·배우로

    지적인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배우 박지일(45), 연기와 연출을 겸하는 멀티플레이어 이항나(35). 폭넓고, 안정감있는 연기(연출)로 대학로 정극무대를 빛내온 두 사람이 27일 개막하는 뮤지컬 ‘리틀 숍 오브 호러스(Little Shop of Horrors)’에서 개성 넘치는 조연과 연출가로 만났다. 박지일은 지난해 ‘맘마미아’로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지만 본격적으로 노래와 춤솜씨를 발휘하는 무대는 이번이 처음. 영화와 드라마,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맘껏 끼를 발산해온 이항나도 뮤지컬만큼은 낯선 장르다.7년 전, 연극 ‘갈매기’에서 주인공 트리고닌과 니나로 인연을 맺은 이후 끈끈한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이 들려주는 뮤지컬 도전기. ●연극 vs 뮤지컬 박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배우 스스로가 좋아하고, 즐겨야 해요. 평소 심각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쪽으로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사실 저, 가무(歌舞) 아주 좋아합니다.(웃음) 이 예전에 MT 갔다가 선배 노래실력에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그때 생각이 나서 혹시나 하고 출연을 부탁드렸는데 선뜻 승낙해주셔서 참 고마웠어요. 박 ‘맘마미아’이후 너무 망가지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배우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확장시키는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아끼는 후배가 처음 연출하는 뮤지컬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컸고요. 아마 전문 뮤지컬 연출가였다면 날 캐스팅하지도 않았겠지요. 이 난 진작에 알아봤어요. 선배안에 그런 끼가 있다는 걸. (웃음)저도 뮤지컬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재미도 있고, 잘 맞다 싶더라고요. 악극연출을 하셨던 외할아버지(‘가거라 삼팔선’‘애수의 소야곡’의 작사가 이부풍)의 영향인가 봐요. ●배우 vs 연출가 이 공연은 딱 한번 같이 했지만 언제나 힘이 되는 선배예요. 대학로를 오며가며 잠깐 얼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엄청 자극이 되죠. 너무 힘들어서 ‘에이, 그만둘까’싶다가도 한 우물만 파는 선배를 떠올리면 정신이 번쩍 들어요. 박 처음 봤을 때 참 재능 있는 후배다 싶었지요. 연기자로서의 자질도 탁월하고, 극작 실력도 있고, 거기에 연출 능력까지 갖췄으니…. 배우의 숨은 능력을 끌어낼 줄 아는 안목을 지닌 연출가예요. 나도 언젠가 연출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하는 후배죠. 이 선배 연출할 때 꼭 배우로 써주셔야 돼요.(웃음)원래 꿈은 연출가였어요. 전공도 연출이고. 그런데 러시아에서 공부할 때 선생님이 ‘너, 연기해라’ 그러시더라고요. 졸업작품으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주인공 블랑쉬역을 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배우에 대한 꿈을 품었어요. ●웃음과 공포의 절묘한 조화,‘리틀 숍 오브 호러스’ 이 심각한 주제를 쉽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작품이에요. 인간 내면의 욕망을 가벼운 은유와 희극적인 요소로 풀어나가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죠.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엽기적이고 황당한 결말도 빼놓을 수 없고요. 박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치과의사역인데 극중에서 어떻게 더 변태적으로 연기할까 고민중이에요. 그래야 극의 분위기도 살고, 식인식물의 먹이가 되는 결말도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맘마미아’에서 못했던 솔로곡도 열심히 연습중입니다.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리틀 숍 오브 호러스’는 식인식물을 소재로 한 코믹호러 뮤지컬. 국내 초연되는 이번 무대에는 김학준, 양소민 등이 출연한다.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56-855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길섶에서] 스미치온/심재억 문화부 차장

    돼지감자 싹이 한창 키자라던 그 해 봄날, 마을은 죽은 듯 가라앉았고, 사람들은 방죽 너머 앵이네 집을 힐끗거릴 뿐 도무지 말들이 없었다. 뭐가 뒤틀렸는지 아버지와 다툰 앵이 오빠가 농약을 들이키고는 종일 숨을 그렁거리다가 해가 막 떨어질 무렵, 절명했다. 사람들은 “용해 빠진 사람이 왜 그런 독한 짓을 했을까.”라며 짠한 표정들이었고, 이미 넋을 놓아버린 아들 살리겠다며 비린 녹두를 갈아 먹이며 온갖 토악질을 다 받아내던 앵이 엄마는 마당 한가운데 널브러졌다. 앵이 오빠가 홧김에 들이킨 농약은 스미치온이었다. 냄새만 맡아도 진저리가 쳐지는 맹독성 살충제였지만 물에 풀릴 때면 흰 결로 번지는 게 꼭 쌀 씻어내리는 뜨물 같았다. 농사철이면 그런 스미치온이 집집마다 널렸는데, 그게 그만 한 목숨 거둬간 것이다. 그 날, 하릴없이 마루에 누웠자니 선반 위 스미치온 병이 눈에 들어왔다. 저게 사람을 죽였다는 생각에 가만 살펴 보려는데 벽력같은 호통이 뒤통수를 때렸다. 아버지였다.“귀때기 피도 안 마른 눔이 애비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댄다.”는 것이었는데, 그 후 우리집 선반에서 다시는 그 스미치온 병을 보지 못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박사모 “한나라 확 바꾸겠다”

    박사모 “한나라 확 바꾸겠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지지하는 네티즌 모임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15일 당 개혁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선언, 파장을 예고했다. 박사모는 14일부터 이틀간 충북 충주호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책임당원제 도입 이후 한나라당내 새로운 정치세력으로서 당 개혁과 함께 박 대표 지원에 앞장서기로 했다. 특히 박사모는 최근 이재오·홍준표·권철현·남경필·원희룡·정병국·고진화·배일도 의원 등 일부 ‘반박(反朴)’의원들의 ‘축출’을 주장하는 등 헤게모니 싸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사모 회원들은 워크숍에서 “2007년 박 대표의 대선 승리를 위해선 한나라당부터 개혁돼야 한다.”면서 “회원들이 책임당원으로 가입, 당 개혁과정에 박사모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광용 대표는 “현재 3만 4000명인 회원을 연말까지 10만명으로 늘리고, 최소한 5만여명의 회원이 한나라당 책임당원으로 가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10만 양병설’과 ‘5만 결사대론’을 공식화했다. 박사모 홈페이지에 일부 반박의원들의 ‘축출’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던 최진무 워크숍 준비위원장은 “당내에서 보수세력을 위장해 활동하면서 박 대표를 흔드는 세력들과 일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소장파들의 사과요구에 대해 “박 대표 뒤통수 때리기를 더이상 안하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한 사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박사모 지역장 등 180여명이 참석한 행사장 곳곳에는 ‘난세영웅 태어나다 박근혜’ 등의 플래카드가 나붙었고 “2007년 대선 승리”“박사모 파이팅” 등 구호가 이어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클릭 이슈] 또 불거진 연예인 불공정 계약

    [클릭 이슈] 또 불거진 연예인 불공정 계약

    한동안 잠잠하다 싶더니 또 불거졌다.‘불공정 계약’ 파문이다. 환한 무대 위에서는 웃음을 선사했던 개그맨들이 불꺼진 무대 뒤에서는 계약조건 때문에 울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 주인공들은 놀랍게도 침체된 개그계를 공연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돌파했던 SBS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출연진이다. 이들은 ‘노예 계약’의 피해자라 주장하는 반면 소속사 스마일매니아는 “전혀 아니다.”고 맞서고 있다. ●전혀 웃기지 않은 줄다리기 윤택 등 개그맨들 주장의 요점은 강압을 통해 말도 안 되는 이면 계약을 했고, 그동안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것. 지난 11일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는 약자이며 피해자”라고 되뇌었다. 스마일매니아 박승대 대표는 강하게 반박한다. 개그맨들과 맺은 계약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기보다 서로간 신뢰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또 계약금이 없는 것은 교육 과정에 들어간 비용으로 갈음했고 또 이 같은 방식은 관행이라 주장했다.“후배들을 욕하고 싶지 않다.”는 박 대표의 얼굴에는 ‘애써 키워 놨더니 뒤통수를 맞았다.’는 표정이 배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 파문의 초점은 ‘변심인가, 아니면 당연한 권리인가.’에 맞춰진다. 중견 매니지먼트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어느 분야에서든 신인이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을 때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면서 “정말 심한 경우도 있겠지만, 소속사에 유리하다는 것만으로 노예 계약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심하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신인을 발굴, 투자해서 스타로 키우기까지 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 게다가 ‘돈은 썼으나, 뜨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위험 부담도 소속사의 몫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계약 조건은 더욱 소속사쪽에 비대칭적으로 기울어진다. 그래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일수록 터무니없는 계약금과 이익분배, 초장기 계약 등이 나오게 된다. A씨는 “그나마 먼저 매를 많이 맞았던 연기나 음악 쪽은 많이 완화된 편”이라면서 “요즘에는 연예인과 소속사간 의견 충돌이 일면, 계약을 조정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연기자를 지망한 지 4년 만인 올해에야 드라마 단역으로 나와 얼굴을 알리고 있는 B씨. 그는 소속사를 상대로 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B씨는 “첫 출발을 할 때는 소속사가 불합리한 계약 조건을 내걸어도, 인격적으로 무시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면서 “꼭 돈을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인기라는 힘을 얻게 되면 걸맞은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고 토로했다. 또 “나는 소속사가 계약만 하고 무책임하게 방치해 이를 참다가 뛰쳐나온 경우”라면서 “그나마 배역도 스스로 뛰어다니며 구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개그계인가 한스밴드·HOT 등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은 지 몇년 지나지 않아 왜 같은 분란이 개그계에서 일어났을까. 개그맨들의 인기가 한동안 시들하다가 KBS의 ‘개그 콘서트’로 되살아나면서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과 직결돼 있다. 공채 몇기가 아니라 ‘무슨무슨 사단’이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에 내던져진 것이다. 일장일단이 있을 수 있지만 공채기수 위주의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방송사의 손길이 닿지 않자 신인을 발굴하고 키우는 기능이 그대로 이들 ‘사단’으로 옮아간 것이다. 이번 ‘웃찾사’ 경우가 그렇다. 방송국 이름으로 개그맨을 뽑았지만 제 몫을 할 수 있을 만큼 키워내는 과정은 스마일매니아측에 떠맡기는 것이, 비용은 줄이고 이익은 극대화하는 방안이었다. 한 방송국 PD는 “시청률에 목을 매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외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저비용 고효율로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신인을 포함한 대다수 개그맨들은 방송출연을 위해 ‘특정 사단’에 몸담기를 갈구한다. 일단 힘 있는 소속사에 들어가야 방송 출연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현실은 불공정 계약 시비와 무관하지 않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그 연기자가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되지 않으려면, 박수홍·김용만·신동엽 등처럼 MC로 진출하는 길이 있지만, 그 관문은 좁다. 미래가 불안한 것이다. 일부 개그맨들이 본업보다 드라마에 눈을 돌리는 현상은 개그맨으로 살아가는 현실을 짐작케 한다. 한 개그맨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를 얻고, 잃어가는 주기가 짧아졌다.”면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인기가 있을 때 서로 얻을 만큼 얻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고, 개인 연기자나 소속사나 같은 배를 타고 다른 꿈을 꾸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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