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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연세대 주변 숲속에 날짐승 사라진 지 오래야』 『아냐, 살긴 산대. 그렇지만 모두가 기형이라더군』. 이런 농담을 들은 일이 있다. 그쪽에서 날이면 날마다 시끄럽고 최루탄 날고 했을 때의 일이다. ◆날짐승이라 하여 소음에 무심할 수가 없다. 독한 냄새에 견뎌날 리도 없고. 에라,못살겠다 싶어 어디론가 이사를 갔을 법하다. 조상대대로 둥지 틀어온 곳 못버리겠다 하여 눌러산 경우 유산도 했을 법하고,아니더라도 낳아논 새끼가 어딘가 잘못되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 주변의 주민들도 그렇다. 살 곳 못된다 싶어 얼마나 짜증을 냈겠는가. 불편했겠는가. 세브란스병원 입원환자들의 고통은 또 어떠했으며. ◆시위 농성이 백병원으로 옮겨지자 이번에는 그곳 주민들에게로 불편도 옮아갔다. 입원환자들이 「대책위」에 찾아가서 했던 호소­ 『여보쇼,우리 잠 좀 자게 해주쇼』. 모르면 몰라도,병원 쪽 손실도 엄청날 것이다. 병원뿐 아니다. 그 주변 가게들의 매상도 줄어들 것임에 틀림없는 일. 엊그제 고대생들이 시위하려 나서자 주민들이 몸으로 막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제발,우리의 삶을 이 이상 괴롭히고 불편하게 하지 말라는. ◆시위하고 농성을 하면 거기 대치하는 경찰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선의의 시민들이 눈물 흘려야 하고 더러 돌팔매질에 얻어 맞기도 한다. 가게문을 내려야 하고 교통이 막혀 헤매어야 하고. 사납금에 쫓기는 택시 기사들이 욕설을 퍼붓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시민생활을 보호하는 범위 안에서의 시위를 허용한다. 만약 허용범위를 넘으면 법의 적용은 서릿발 같다. ◆오늘의 우리 시위 농성은 나만 있고 너는 없다는 식의 방약무인이다. 내 주장을 위해 남의 피해에 눈 감는다. 그러지 못하게 하면 화염병이 날고. 남을 존중할 줄 모른다는 것이야 말로 가장 비민주적인 것. 이 점에 대한 각성 없이 시위문화는 정착하지 못한다.
  • 외언내언

    일본의 도쿄에 처음 간 한국사람으로 좀 놀라는 일이 있다. 시가지를 까미귀가 날아다니며 깍깍거린다는 것. 이것 저것 잘 주워 먹어선지 살도 쪘다. 초대왕 진무(신무)가 구마노(태야)에서 야마토(대화)로 나오는 길안동을 했다는 것이 까마귀. 산신으로 모시는 풍습도 있고 신사로 모시는 신사(진자)도 적지 않다. ◆그건 그 나라의 일. 한국의 경우 까마귀는 흉조로 치면서 싫어한다. 그러나 사촌뻘인 까치는 좋아하는 편. 그래서 「까치의 알림」인 작보란 말은 길조의 뜻으로 쓰인다. 옛사람들은 자기집 앞 나무에 까치가 둥지를 틀면 벼슬이 오른다고 생각했고 그랬다는 기록을 남기고도 있다. 또 까치가 울면 외지에 나간 자식의 소식이라도 오나보다 기다리기까지 했고. 실패한 것 같지만 서울시가 그 옥상에 까치를 키워보았던 것도 길조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 까치이므로 익조로 알려져 온 것이 통상적인 생각. 한 백과사전에도 그렇게 씌어 있다. 『… 쥐 따위 작은 동물이나 곤충과 나무열매·국물·감자·고구마 따위를 먹는다. 임목의 해충을 잡아먹는 익조이기도 하다』(조류학자 원병오 교수 집필). 북한의 「과학,백과사전 출판사」가 펴낸 「백과전서」(권5) 또한 마찬가지. 『… 아름답고 리로운 새이므로 많이 퍼지도록 보호한다』고 적어놓고 있다. ◆이 북한의 백과사전은 한시바삐 개정판을 내야 하게 되었다. 「위대한 령도자 김일성 수령」이 까치를 해로운 새라고 교시하여 지금 그 박멸운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상보도가 되었지만 지난달 31일 밤 KBS텔레비전의 「남북의 창」에도 그 화면이 비쳤다. 「게걸스러운」 까치는 다른 익도를 해치고 곡식에 피해를 주므로 소탕해야 한다는 것. 김주석은 조류학자이기도 한 모양이다. ◆둥지를 부수고 알을 깨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니 바야흐로 북한 까치의 수난시대. 1.4후퇴 때의 피란민 대열 같은 『가자,남으로!』의 까치비행이 이어질지 모르겠다. 정말로 까치는 박멸해야 할 만큼 얄미운 해조인 것인지.
  • 애드벌룬 2곳서 폭발/성남/한전 직원등 6명 화상

    ◎건물 유리창 깨져 주민 대피소동 【성남=김동준기자】 10일 상오 경기도 성남시내 2곳에서 시에서 설치한 홍보용 애드벌룬이 폭발,6명이 화상을 입었다. 이날 상오11시30분쯤 성남시 수진2동 2936 논노빌딩 옥상에서 TV안테나에 걸린 애드벌룬줄을 철거하던 논노판매소장 국종호씨(28) 등 3명이 애드벌룬이 폭발하는 바람에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인근 수진빌딩 등 4개 건물 유리창이 깨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이날 상오11시쯤 성남시 중동 672 둥지장여관 3층 옥상에서 고압선에 걸린 애드벌룬 철거작업을 하던 한국전력직원 김창규씨(42) 등 3명이 같은 사고로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가 난 애드벌룬은 최근 성남시가 각 업소들의 협조를 얻어 과소비ㆍ무질서 추방을 위한 시민홍보용으로 성남시 전역에 띄운 것으로 이날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어 고압선 등에 걸렸었다.
  • 무장봉기까지 노리는 세력(사설)

    무장봉기를 통해 이 땅에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할 목적으로 활약해온 방대한 조직이 안기부에 의해 적발되었다. 「남한사회주의 노동자연맹」,이른바 「사노맹」이다. 민주화로 가는 과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이와 유사한 많은 불법,불순세력을 보아 왔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는 불감증적 증세를 보이게까지 되었다. 더구나 정권안보용으로 조작되었다는 혐의를 면치 못할 사례까지 없지 않았으므로 「당국의 발표」를 의심없이 바라보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아왔다. 그러는 동안 반체제 세력에는 대단히 관용스럽고 공안당국에는 가혹한 시각을 체질화시키게까지 되었다. 그런 체제로 보아도 이번의 「사노맹」사건은 규모가 방대하고 조직의 뿌리가 깊음을 알게 한다. 국가를 유지하는 대표적인 산업체에 침투하여 「혁명의 요새화」를 위한 근거지를 확보하였고,전국의 유수한 산업체 공장들에 혁명의 둥지를 틀어놓고 노동자라는 달걀을 혁명소조원으로 부화시켜왔다. 무장봉기를 위해 폭발물 개발도 하고 무기탈취계획도 세웠으며 특히 「혁명과정 수행도중」실패할 경우를 생각해서 자살용 독극물까지 개발하도록 했다고 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스스로 신봉하는 이념을 가질 수 있고,이념을 가진 이상 그 이념을 확산하고 이념조직의 세력에 보다 많은 동참자를 가담시키고 싶어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신봉하는 이념에 맞는 사회가 건설되기를 희망하며 노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념을 관철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사회를 붕괴시키려고 획책하는 일은 범죄행위다. 이런 위험세력이 존재하며 확장되는 일은 엄격하게 방지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방치해 왔다는 일이 충격스럽다. 또 이 일이 우리에게 주는 정작 큰 충격은,이 환상적 혁명놀이에 전국적으로 1천6백여명이나 되는 거대한 조직원이 가담하여 활약해 왔다는 사실이다. 체제에 흡수되기를 거부하면서 밑으로부터의 사회혁명을 갈망하는 많은 재야정치 세력이 있으므로 「사노맹」도 그중의 하나로 규정할 수 있다. 그러나 드러난 것에 의하면 이들은 구체적으로 무장봉기를 목표로 삼아 계획했으며 정파를 달리하는 다른 재야세력을 약화 내지 제거하기 위해 조직원을 침투시키기도 했다. 우리 사회가 아무려면 그들 한줌의 세력에 의해 그렇게 무너지거나 뒤집혀지겠는가. 그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요하게 환상을 버리지 못한 것은 그 증세가 깊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배후에 다른 커다란 세력이 있어서 「남한」을 교란하는 역할만이라도 끊임없이 하도록 지령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갖가지 혁명획책의 수단이나 표방하는 이념,논리와 용어까지도 학습받은 듯 활용하는 행적들로 보아 심증은 더욱 굳어진다. 이런 세력이 이렇게도 많이 침투되어 끊임없이 세포분열을 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운동권들이 직ㆍ간접으로 그들을 거드는 결과가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불순한 둥지를 틀려고 틈을 엿보는 세력에는 사회의 건강하고 건전한 체질이 근원적인 방어력을 지닌다는 점을 거듭 명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된다.
  • 변심 내연의 처/30대,흉기난자

    4일 하오7시40분쯤 서울 구로구 구로4동 749의33 둥지카페(주인 황정희ㆍ31)에서 최종만씨(34ㆍ목수ㆍ구로구 구로4동)가 변심했다는 이유로 황씨를 흉기로 가슴 등을 찔러 고대부속구로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최씨는 지난9월부터 정을 통해오던 황씨가 최근 딴 남자와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안뒤 이날 술에 취해 카페로 가 황씨를 설득하려 했으나 황씨가 『마음대로 하라』고 하는데에 격분해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 한ㆍ소 정상회담 이후의 과제/한승조 고려대교수ㆍ정치학(특별기고)

    ◎“북방외교는 내치가 밀어준다” ○억센 행운 지난 한소 정상회담과 그를 이은 한미 정상회담의 연속적 성공으로 노태우대통령은 예사롭지 않은 행운의 향수자임을 다시 증명하였다. 그는 언제나 정치적 궁지로 몰릴 때마다 그 입지를 살려주는 사건이 생겨서 살아나곤 하였다. 87년 대통령선거때도 끔찍한 KAL기 폭파로 그의 입지가 보강되었다. 대통령취임후에도 여소야대의 정국으로 몰렸지만 88년 서울올림픽의 성공이 야당의 공세를 지연시켜 주었다. 89년의 중간평가문제와 5공비리문제로 인한 궁지가 야권내부의 경쟁격화와 대립,그리고 보선에서의 여당승리로 모면되었다. 금년 봄의 총체적 난국으로 인한 정치ㆍ사회불안을 벗어나게 해준 것이 6월4일과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소ㆍ한미 정상회담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또 한편 생각해 보면 이것은 단순히 노태우대통령 개인의 운수때문만이 아닐 것이다. 어떻게 보면 요행에서 요행으로 이어지는 이 나라 이 민족의 국운 때문일 것 같다. 하기는 요행으로 보이는 것조차 사실은 누군가의대단한 정치적 경제적 대가와 큰 희생위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노태우대통령은 선임자들 노력의 열매를 거둬들이는 입장에 있었을 뿐이다. 금년 봄의 난국도 5월위기와 6월항쟁으로 이어질 때 민자당 정권이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불안요인을 말끔히 씻어주고 국민을 희망적 기대에 부풀게 만든 것이 한소ㆍ한미 정상외교의 효과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잘되는 나라는 엎어져도 소득이 있는 모양이다. ○연쇄회담의 성과 이번 한소 정상회담은 한편 노태우대통령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오던 북방정책의 소산이다. 또 한편으로는 60년대 이래로 박ㆍ전정권의 역점사업이었던 경제개발정책과 서울올림픽의 성공이 가져온 결실이다. 한국과의 경제협력과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이 소련 고르바초프대통령으로 하여금 노태우대통령에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자는 제의를 하게 만든 원인이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양국의 정상회담의 의의를 애써 외면하려고 든다. 첫째 소련은 한반도분단에 책임이 큰 나라이다. 더구나 북한을 앞세워서 한민족안의 분열과 적대행위를 조장하였다. 또 KAL기 격추사건으로 수많은 인명도 살해하였다. 이에대한 사과ㆍ배상도 받음이 없이 왜 서둘러 국교를 정상화하는가. 둘째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정상적 외교프로토콜도 무시하고 외국여행중의 다른 국가원수의 제의를 받고 허둥지둥 만나러 가는 것은 체통없는 행위가 아닌가. 셋째 고르비가 북한에 영향력도 적고 또 국내 지지기반도 약하므로 언제 권좌로부터 물러나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 왜 무엇때문에 거액의 경제원조를 약속하면서 그를 만나려고 했는가. 이것이 모두 정권생명을 연장하려는 짓들이 아닌가. 그외에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이들은 대체로 현정부에 적대적인 좌파세력이 아니면 냉담한 우파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번 연쇄적 정상외교에 획기적인 의의를 부여하며 높이 평가한다. 도리어 건국후 처음있는 역사적 쾌거로 환영한다. 그리고 외국의 매스컴에서 크게 다루어주는 것을 흐뭇해 한다. 국민이 기뻐하는 논거는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의긴장완화와 화해무드가 한반도에도 미쳤다는 것이다. 이런 화해무드는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촉진할 수가 있으며 이 때문에 평화통일의 전망이 밝아졌다. 둘째 그동안 적대관계에 있었던 두 나라가 상호의존ㆍ협력하는 관계로 발전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한소의 긴밀한 협력은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셋째는 그동안 미,영등 자유진영에 편향되어 있었던 종속적 외교관계에서 탈피하여 공산권을 포함하여 전방위적 자주외교를 할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넷째는 이러한 한국의 지위상승이 자주성 확대,대미관계와 기존 자유우방과의 관계를 조금도 변화시킴이 없이 도리어 그들의 지지와 축복를 받으면서 추진할 수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다. 노­고 회담에 충격을 받은 북한은 일시적이나마 더욱 강경한 노선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래 보았자 별로 소용없는 짓들이다. 북한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긴장완화와 화해의 바람에 거역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바람과 파도에 올라 타야만 한다.이것이 한국을 비롯한 모든 인접국가들이 바라는 우리의 정책목표일 것 같다. ○앞으로의 과제 첫째는 내치를 바로잡는 일이다. 후진국의 정치지도자들은 내치가 잘 안될 때마다 외교문제에 국민의 관심과 욕구를 외부로 배설하고자 국제적 갈등을 야기하나 외교에서 공적을 세우려고 시도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건실한 내치에 뒷받침되지 않는 외교적 성공은 지속될 수가 없다. 한국이 공산국가들보다도 훨씬 풍요롭게 살고 있다고하나 과연 공산국가나 신생국들이 찬양하고 배울만한 나라인지 다시 한번 반성하고 그 시정책을 찾아내야만 한다. 둘째는 국민화합과 단결의 과제이다. 이것없이 한국의 외교목표는 달성될 수가 없다. 더구나 여야가 싸우는 극한적 상황에서는 기대할 수가 없으므로 국민들간의 자생적 노력으로 추진되는 민간주도적인 국민운동이 요망된다. 민주화나 복지사회건설은 물론 평화통일 역시 그 예외일 수가 없다. 셋째 이 국민운동의 리더십을 위한 핵심조직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 조직은 정부ㆍ여당은 물론 야당ㆍ재야세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며 도리어 이들에게 주문도 하고 협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 난국극복 의지를 보여야한다(사설)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된 오늘의 경제ㆍ사회적 불안정과 혼돈은 다분히 정부나 정치권의 안일한 자세와 대응에서 심화된 감이 없지 않다. 따라서 더이상 나빠지는 것을 막고 개선해나가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하루빨리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여 그 결과에 따라 할일은 과감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7일 청와대에서 열릴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 박태준최고위원대행등 민자당수뇌회동은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들이 국정의 최고책임자를 비롯하여 오늘의 난국을 풀어나가야 할 가장 큰 책임을 공유한 여당의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난국타개방안이나 의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 우선 이번 회동이 9일의 민자당전당대회 직전에 있게 된 점에 유의하며 이자리에서 당지도체제문제가 확실히 매듭지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문제로 당내분이 심화됐고 이것이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부추겨 결국 오늘의 난국에 중대한 일인이되었다는 점에서 볼 때 이같은 불씨는 이번 회동에서 어떤 형태로든 최소화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같은 맥락에서 전당대회이후의 정국운영방향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있어야겠다. 단기적으로는 난국극복에 최대한의 함수를 찾아야 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정치의 올바른 기능회복과 국가발전의 차원으로 이어져야 바람직하다. 또다시 특정정치인이나 계파의 소승적 이익만을 염두에 둔 정치의 왜곡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이번 회동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현실적 관심은 총체적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어떤 처방이 나오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문제점이 일시에 몰아닥치고 서로 상승작용을 하기 때문에 당장 큰 효과가 나는 일도양단의 묘책이 나오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우선 난국에 이른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재진단하고 어떤 일이 있더라고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표출되어야 마땅하다.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정부뿐 아니라 민자당과 함께 난국을 극복하겠다는 결의를 표명할 수도있고 대통령이 더욱더 일을 잘할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다른 최고위원들의 확고한 모습을 보여주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어떤 방법이든지 국민의 신뢰를 끌어 모을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현실진단과 관련하여 몇가지 중요한 문제도 짚어야 한다. 문제점을 잘알고 있는 소관부처장관들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다가 대통령이 나서서야 허둥지둥 대책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 국민들은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같은 무소신ㆍ무책임한 기풍은 차제에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또 대통령이 총체적 난국에 이르기까지 나서지 않은 이유중에는 생생하고도 정확한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역시 관계부처나 정보기관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회동에서는 국민에 뿌리를 박고있는 민자당을 통한 현실진단 기능을 제도화하는 문제도 제기될 만하다.
  • “멀잖은 장래 한소수교 이뤄질 것”/김영삼위원 기상회견 일문일답

    ◎“고르비면담 통일 앞당기는 데 큰 역할할 것/중요한 협의사항 아직은 밝힐 단계 아니다”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은 28일 상오 3시 모스크바에서 도쿄로 가는 기상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방소 성과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내용에 대해 30여분 동안 설명했다. 김최고위원은 먼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김최고위원=소련방문중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공개하겠다. 소련을 떠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개하지 못했다. 21일 하오 6시25분쯤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났다. 당초 소련방문중 그를 만나리라고 1백% 믿지는 않았으며 만나더라도 귀국 직전에 만날 것으로 알았다. 21일 하오 6시20분쯤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지와의 회견중 크렘린측으로부터 25분까지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전혀 예상을 못한 일이어서 그야말로 허둥지둥 떠났다. 크렘린의 어느 곳으로 가는지도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5분 거리라고 들었으나 경찰차 3대가 붙어 일체일반차량의 통행을 차단,2분만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대통령경호실장의 안내를 받았다. 프리마코프 연방회의 의장과 한방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들어와 세 사람이 이야기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프리마코프를 가리키며 『나의 가장 중요한 친군데 이번에 대단히 중요한 자리로 갈 것이다. 이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모든 것을 내게 이야기해 준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너무 긴장해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만났는지 시간은 모르겠다. 세 사람이 무슨 이야기했는지 이 자리에선 밝힐 수 없다. 30일 아침 노태우대통령과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하겠다. 여러가지 중요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고르바초프와의 회동의미는. ▲한반도에는 45년간 냉전체제가 계속됐다. 소련과의 관계정상화는 한반도 전쟁억제의 유일한 방법의 하나이다. 또하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 취임직후에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멀지않은 장래에 한소수교가 이루어질 것이다. 시기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이야기 않는 것이 좋겠다. 이번에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난 것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전쟁억지의 결정적 역할을 하리라 본다. ­한소수교와 관련해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올해안에 한소수교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언론이 보도했는데.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에는 중요한 것이 많으나 말하지 않겠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연내수교에 동의했나. ▲언제라든지 하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하자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우리에게 장애는 없다』고 말하고 『양쪽 다 수교하는 데 생동력있게 추진하자』고 말했다. 나는 이에대해 『양측은 그런대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실제 면담시간은 얼마나 되나. ▲프리마코프를 만난 뒤에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들어왔다. 물론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끝까지 있지는 않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프리마코프를 가리키면서 『남은 이야기를 이 친구에게 해주면 나한테 전달된다』고 했고 그에게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프리마코프는 대통령 17인 위원회위원이 됐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첫 인상은. ▲키가 큰 줄 알았는데 나하고 비슷했다. 당당하고 자신이 넘쳐 있는 태도였으나 내게는 매우 온건하게 이야기했다. ­소련에서는 노대통령을 빠르면 연내,늦어도 임기중에 소련으로 초청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노대통령의 방소문제를 이야기했고 이에대한 답변도 들었다. 대단히 중요하고 한반도 전체에 관한 것이며 우리가 통일로 갈 수 있는 그런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뭐라고 인사했나. ▲『오신 것 환영한다』 『모든 보고 잘 듣고 있다』는 등이었다. ­친서는 어떻게 전달됐나. ▲국가이익에 관한 이야기다. 미수교국에 친서 보내는 것은 젊은 사람들 사이의 연애편지처럼 비밀로 해야 한다. 어떻게 밖으로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두 알고 있다. 신문 이야기가 잘못된 것도 있다.
  • “15년 옥살이 죄수” 무죄로 판명(세계의 사회면)

    ◎영국경찰도 “고문수사”… 이미지 먹칠/폭탄테러 증거 조작,4명 범인으로 몰아/진범 잡고도 “쉬쉬”… 인권유린 거센 비판 경찰이 국민들로부터 크게 믿음을 얻고 있는 나라,일찍이 인신보호장정 등을 마련해 인권보호에 앞장서 온 나라 영국에서 15년전의 한 오심때문에 검ㆍ경은 물론 불문헌법구조에 이르기까지 인권보호를 위해 사법체제가 대폭 개정돼야 한다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1974년 10월 런던에서 일어난 아일랜드공화군(IRA)폭탄테러사건의 범인으로 수감된 4명이 경찰의 거짓말과 증거조작 그리고 검찰의 조작지시로 15년간이나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것으로 밝혀져 지난해 10월 석방됐다. 사건과 관련돼 수감중인 또 다른 7명 가운데 1명은 이미 옥사했고 아직도 6명은 항소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974년 10월5일. 런던 남서부의 길포드의 한 술집에서 폭탄이 폭발,5명이 즉사하고 50여명이 중화상을 입는 참극이 벌어졌다. 뒤에 밝혀졌지만 이 사건은 IRA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북아일랜드 「행동조직(ASU)」이 영국본토에서일으키기로 작정한 폭탄테러의 시작이었다. 충격적인 사건에 여론은 비등했고 테러수사경험이 거의 없는 관할 서레이경찰서는 허둥지둥 수사에 나섰다. 4천여회의 진술,6천명 면접수사의 기록을 세웠으나 당시 술집내에서 데이트중인 남녀 2명의 신원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11월 다시 버밍검에서 폭탄테러가 발생,21명이 죽고 1백62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터졌다. 경찰에 대한 여론의 압력은 가중됐다. 서레이경찰은 용의자 가운데 하나인 폴 힐을 11월28일 런던시내 아일랜드인 거주지역에서 체포했다. 그의 집을 수색했으나 폭탄등 증거물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나 1주일 사이에 그는 차례로 「공범」 3명이 있다는 것을 「자백」했다. 3명은 그의 친구 제라드 콘론과 패트릭 암스트롱 그리고 암스트롱(24)의 여자 친구 캐롤 리처드슨(17)이었다. 콘론은 30일 북아일랜드에서 체포돼 런던으로 압송됐고 암스트롱과 캐롤은 런던에서 검거됐다. 암스트롱과 캐롤은 길포드사건 당시 데이트중인 남녀로 점찍혔다. 힐은 이미 「폭탄제조자」를 불었다. 그들은 콘론의 아버지 주세페와 미성년자인 조카 2명을 포함한 7명이었다. 이 과정에서 힐과 콘론 그리고 암스트롱은 경찰로부터 구타ㆍ살해위협ㆍ기합ㆍ오물먹이기ㆍ가족살해협박을 차례로 받아 경찰의 각본대로 「자백」했다. 경찰은 「자백」이 유일한 증거인 만큼 고문사실을 즉각 부인했다. 그들 4명과 7명은 75년 차례로 재판에 회부돼 무기징역 등의 중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폭탄테러는 계속 일어났다. 그리고 증거가 누적되면서 마침내 75년말에는 ASU멤버가 거의 체포됐다. 이들은 법정에서 길포드사건 등의 진범임을 주장하면서 재판을 거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길포드 4명을 구하려는 「교묘한 술책」으로 간주,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일련의 폭탄테러가 동일범소행이라는 폭탄전문가의 진술은 검찰지시에 의해 경찰기록에서 누락됐고 진범들의 진술은 일관성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묵살됐다. 77년 길포드사건 관련자들은 뒤늦게 ASU멤버들의 진술을 증거로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세월은 흘렀다. 1980년 1월. 폭탄테러로 인해감정적 반응을 보이던 여론도 잠잠해 졌다. 이때 오래전부터 결핵으로 거의 활동을 못하던 콘론의 아버지 주세페가 병사했다. 그는 임종시 아들 콘론을 보자 산소호흡기를 떼내고는 『나는 무죄』라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당시 병상을 둘러싼 경찰ㆍ교도관 등 어느 누구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고 한다. 주세페가 결핵으로 도저히 테러활동을 할 수 없었다고 확신하고 무죄증명작업을 벌이던 아일랜드카톨릭교회의 사라수녀는 무죄확신을 더욱 굳혔다. 사라수녀의 활동으로 영국의원들이 재조사를 촉구했다. 85년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도 대처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다. 87년 영국 내무성은 마침내 재조사를 시작했고 89년 그들의 자백기록이 경찰각본의 사본으로서 자백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에서 자백이 위조됐음이 드러났다. 이어서 폭탄전문가의견 조작,피고인측 반증의 일방적 묵살 사실도 드러났다. 89년 10월19일 비상항소심에서 「길포드의 4인」의 석방이 결정됐다. 영국정부는 힐에게 1만5천달러,나머지 3명에게는 7만5천달러를 배상했다. 아직도 「폭탄제조자」 6명은 석방을 고대하고 있지만 항소심은 열리지 않고 있다. 「여론재판」「무리한 수사」「엉터리 재판」이 남긴 충격은 크다. 크리스 물린 노동당의원은 『경찰은 75년 진범을 체포했을 때 이미 그들이 무죄임을 알았다』며 『잘못을 끝까지 덮기 위해 영국 사법절차의 밑바닥부터 꼭대기까지 모조리 왜곡됐다』고 개탄했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묵비권 보장등 개인인권의 명시적 보장을 위해 불문헌법체계의 수정과 공정한 재판을 위한 독립된 항소재판소 설치등 사법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조용히 제기되고 있다.
  • 외언내언

    소련ㆍ동유럽의 공산당 무너지는 소리를 들으며 여름날의 소나기를 동반한 천둥ㆍ번개를 생각한다. 멀리서 「우르릉…」「우르릉…」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싶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는 가까워지고 하늘은 어두워진다. 그러고는 곧바로 「우르릉ㆍ쿵ㆍ쾅」 천둥ㆍ번개가 요란한 속에 소나기가 쏟아지게 마련이다. ◆멀리서 「우르릉」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서둘러 현명한 대비를 했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루마니아처럼 큰 낭패를 당하게 마련이다. 중국ㆍ북한 등 아시아공산권에도 천둥소리는 가까워지고 있는데 대비는 커녕 그것을 막아 보겠다는 망상에 집착하거나 빗겨가기를 헛되이 기대하느라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아시아 공산국들은 동유럽 공산국들과는 역사ㆍ정치ㆍ경제적 경험이 크게 다르다고들 한다. 우선 소련의 영향력이 동유럽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약하다. 경제발전단계도 1만달러대의 동유럽과 수백에서 2천달러 안팎의 아시아공산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공산당의 위신도 「독립전쟁」과 「해방전쟁」을 치른 아시아와 그렇지 못한 동유럽은 다르다는 것. 그리고 가부장적 지배의 전통,강권정치를 참는데 익숙한 민중과 그들의 낮은 교육수준 등 아시아공산권의 사상적 토양이 아시아공산권 민주화개혁의 천둥ㆍ번개를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비를 잔뜩 실은 먹구름은 강풍과 함께 이미 아시아로 향하고 있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베를린장벽을 허물고 차우셰스쿠를 처형한 공산권 민주화개혁 열풍은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휩쓸면서 공산 종주국 소련의 공산당 독재포기 선언을 끌어낸 후 아시아의 변방 몽고에까지 진출했다. 놀란 아시아공산 종주국 중국은 허둥지둥 문단속에만 정신이 없다.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공산당 중앙위 긴급회의를 열면서 공산당 독재고수를 선언했지만 공허하게만 들린다. ▲만주ㆍ몽고ㆍ슬라브족의 북풍에 자주 국가운명이 좌우되었던 지난 역사를 중국공산당 지도자들도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의 지지를 못받아 대만으로 쫓겨났던 40년전 국민당의 말로도 그들은 잊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북경거리가 시끄러워지면 평양거리도 조용할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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