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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남 구도심 재개발 본격화

    성남 구도심 재개발 본격화

    행정구역상 성남시 지역이지만 분당신도시에 비해 크게 낙후된 성남 구시가지가 전면 재개발된다. 시의 재개발 계획 수립 이후 7년여 만이다. 재개발 지역은 성남의 핵심 구시가지로, 성남시의 얼굴이 바뀔 정도로 사업규모가 크다.26개 구역별로 3단계에 걸쳐 재개발된다. 경기 성남시는 25일 구도심 재개발에 따른 주민의 임시 거처인 도촌동 택지개발지구의 임대아파트가 완공됨에 따라 26일∼4월25일 한 달여간 주민 입주를 마치고 재개발 1단계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주민촌에서 새 시가지로 변신 성남 구시가지는 1970년대 초 서울 지역에서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판자촌 시민들이 이주해 둥지를 튼 뒤 수십년이 지나도록 ‘못사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대표적 도심지다. 그동안 시 명칭이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며 명칭 변경작업도 수차례 시도됐다. 남서울시와 분당시 등 제안이 끊이지 않았다. 분당신도시 주민의 ‘독립시 추진’도 구시가지 주민의 마음을 멍들게 했다. 한 행정구역에 사실상 2개 시가 따로 노는(?) 아이러니를 낳았다. 시 행정 수행도 쉽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구시가지의 재개발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넘어 주민화합이라는 의미도 크다. 개발 사업은 한 지역의 주민을 일시에 이주시킨 뒤 도로와 주택지를 모두 새로 건설한다. 주민들은 한시적으로 거주한 뒤 사업이 끝나면 입주한다. ●3단계 나눠 재개발… 2012년 마무리 구시가지의 재개발 사업지는 시 전체 인구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수정·중원구 지역이다. 도시기본계획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민과의 마찰 등으로 2012년쯤 골격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1단계 사업은 중동3구역과 은행2구역, 단대구역 등이다.1차 이주 대상은 912가구로 임대계약을 마친 주민들이다. 전용 면적이 36∼59㎡ 규모이며, 소규모 단지다. 2단계 사업은 2010년 시작된다. 태평 2·4구역과 신흥2·수진2구역, 중1·금광1구역, 상대원3구역, 도환중1구역 등이 대상이다. 3단계는 태평1구역을 포함해 신흥1·수진1구역, 신흥3·태평3구역, 중2구역, 은행1구역, 중4구역, 금광2·상대원2구역, 도환중2구역이다.2011년 착공해 2012년 말에 마무리 될 전망이다. 면적만도 303만 9000㎡에 이른다. ●도촌동 이주단지 총 2759가구 규모 도촌동 순환 이주단지는 2759가구가 입주할 수 있다. 이 중 1082가구는 1단계 주택재개발사업 철거민에게 공급되고 잔여 1677가구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도시계획사업으로 철거되는 주민과 국가유공자, 장애자 및 일반인에게 공급된다. 이주자는 주택공사에서 정한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납부하고 거주하며, 사업 완료 후 새로 건설한 아파트로 이주하고 본인이 희망할 경우 무주택 자격이 인정되면 계속 거주할 수 있다. 규모는 작지만 분당에 인접해 투자가지가 높다. 계속 거주를 원하는 주민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투기 바람 다시 고개 구시가지 재개발은 투기 바람도 몰고왔다. 수년 전부터 불어닥친 투기 열풍에 재개발이 시작하기도 전에 구시가지 전역이 투기로 들끓었다. 시는 근거 없는 개발 계획을 유포하거나 확정되지 않은 도면을 제시하는 투기 조장행위 등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외지인이 주범이던 투기 열풍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시가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개발 계획에서 누락된 지역도 호가가 치솟아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개발방식 놓고 마찰 시가 주축이 돼 시작된 순환 재개발 방식은 주민이 직접 개발하는 자체 철거 재개발 방식과 수시로 부딪치고 있다. 시가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7년여가 지나도록 늑장을 부린 것도 이 때문이다. 시는 구시가지의 경우 도로와 전기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순환 재개발 방식을 고집하고 있지만 집 평수를 넓히기를 바라는 주민들은 시의 정책에 수시로 반기를 들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구시가지의 노후 아파트의 경우 주민 이견으로 재건축을 위해 10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며 “첫 주민 이주로 시의 재개발 사업이 활로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법조계 맞수] 조세소송 소순무·임승순 변호사

    [법조계 맞수] 조세소송 소순무·임승순 변호사

    국민참여재판 시행과 로스쿨 도입에 이은 법률서비스 분야의 시장 개방으로 법조계에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에 법률시장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는 한편 국내 법률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분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법조계 맞수를 조명하는 ‘맞수’ 시리즈를 매달 셋째 주에 소개한다. 법조계에서 ‘맞수’는 주로 법정에서 원·피고 소송대리인으로 한 번쯤 공방을 펼친다. 그러나 사건의 성격상 직접 만나지 않아도 ‘맞수’,‘쌍벽’으로 통하는 변호사들도 있다. 법무법인 율촌의 소순무 변호사와 법무법인 화우의 임승순 변호사의 경우다. 이들은 ‘조세소송’의 맞수로 통한다. 법조인들에게 조세사건에 대한 법률조언자 추천을 부탁하면 대체로 ‘소순무·임승순’을 들먹일 정도다. 명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굵직한 조세소송은 임 변호사와 소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화우와 율촌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명성에 걸맞게 굵직한 사건 거의 도맡아 임 변호사는 화우에서 조세행정팀장으로, 전오영 변호사를 비롯한 12명의 조세전문가를 이끌고 있다. 그가 이끄는 팀이 대리한 사건의 원고들은 삼성그룹 이재용, 현대쇼핑, 국민은행,LG상사, 이랜드 등이다. 이름만으로도 대형사건임이 짐작되는 사건들의 조세소송 대리인으로 활동했다. 특히 ‘삼성특검’의 불씨가 된 삼성그룹 이재용씨의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은 주목받았다. 삼성으로부터 전환사채를 부여받은 이씨가 600억원의 증여세 부과에 반발하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으나 삼성특검으로 이어지면서 지금도 관심을 받고 있다. 사건성격으로 볼 때 임 변호사가 대형 사건을 맡았다면 소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법조계에 영향을 끼친 사건들을 대리해 왔다. 소 변호사는 율촌에서 강석훈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30여명의 조세그룹 그룹장을 맡고 있다. 소 변호사는 2006년 6월 과세관청의 중복조사라는 절차적 하자를 지적,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조세부과처분 취소판결을 받아냈다. 주식 명의신탁의 조세회피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도 같은 해 5월 받아냈다. 조세분야에 대한 새로운 법리와 대법원 판례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온 셈이다. ●조세소송 전망,“줄 것”VS “변화 없을 것” 조세소송사건의 전망에 대해 두 사람은 엇갈린 견해를 보였다. 소 변호사는 “지금도 전국 행정법원에 접수되는 조세소송은 1년에 1200건이 안 되는 등 줄어드는 추세로 앞으로도 늘어날 요인은 별로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은 국세심판원에서 조정하고 법원에선 법령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거나, 법령 효력에 문제가 있는 사건, 시행령 무효를 주장하는 사건, 과세액이 큰 사건, 감사원 감사를 거친 사건 등이 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변호사는 조세소송의 전망에 대해 “줄어드는 요인과 늘어나는 요인이 섞여 있어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부가 과세를 신중히 하고 법조문도 정비하고 있어 줄 수 있는 요인이 있는 반면 사회가 복잡해지고 새로운 경제영역이 발전하면서 분쟁이 생길 가능성과 납세자 권리의식이 높아진다는 점은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강석훈·전오영 변호사 2세대 활약 한편 두 사람에 이어 대법원 재판연구관실 조세조장 출신의 강석훈 변호사와 서울 북부지원 판사 출신의 전오영 변호사는 조세분야 2세대 변호사라 할 수 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강 변호사는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있으면서 대법원에 상고되는 조세사건에 대한 연구검토를 담당하며 ‘법원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 변호사는 제27회 사시에 합격한 후 서울형사지법 등을 거쳐 1999년 임 변호사와 같이 법무법인 화백에 둥지를 틀었다. 임 변호사와 다년간 조세소송을 처리했고 세법과 관련한 각종 논문과 저서로도 알려져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입문·실무·학문 30년 선의의 경쟁

    소순무 변호사와 임승순 변호사의 법조계 인연은 서울대 법대를 시작으로 30여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먼저 법조계에 입문한 것은 임 변호사다. 서울대 법대 73학번인 임 변호사는 1977년 제19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0년까지 판사로 근무했다. 소 변호사는 임 변호사보다 서울대 법대 3년 선배이지만 법조인으로서는 임 변호사보다 한 해 후배다.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1980년 서울지법 수원지원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2000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20년간 판사로 활동했다. 대학교 선후배이면서 법조인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2000년 법관생활을 함께 그만두고 각기 다른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새출발하며 이른바 조세소송의 맞수로 불리기 시작했다. 임 변호사는 화우의 전신인 화백에 합류했고 소 변호사는 율촌에서 새 둥지를 마련했다. 조세 관련 법학박사 학위를 경희대에서 똑같이 받은 것도 흥미롭다. 소 변호사는 1999년, 임 변호사는 2002년에 받았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두 사람 개업소식에 판사들이 모두 놀랄 정도였다.”면서 “조세분야의 두 전문가가 법원을 나가 안타까워하는 판사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펴낸 조세법과 소송 관련 책을 법학도나 법률전문가라면 누구나 한 권쯤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은 학구파이기도 하다. 소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있던 1993년부터 1997년 사이에 조세소송에 관한 책을 집필하며 법원내 조세분야의 1인자로 자리잡았다. 법원의 한 판사는 “소 변호사의 책은 조세소송과 헌법재판소의 조세관련 사건들에 대한 내용으로 조세 전문가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도 사법연수원 교수로 근무하던 1999년 조세법을 발간했다. 임 변호사의 책은 법과대학생과 전문가들로부터 역작으로 꼽힌다. 연수원 교수 시절 조세법과 관련한 교재가 없자 직접 교재를 만들어 배포한 것이 실무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출판사의 제의로 출간하게 된 일화가 있을 정도다. 두 사람 모두 개정판을 내놓고 조세소송을 대리하며 그들만의 전설을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소 변호사는 임 변호사에 대해 “무엇보다도 실무자들의 필독서인 ‘조세법’을 저술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면서 “탁월한 균형감각이 돋보이는 진정한 ‘신사’”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소 변호사는 선이 굵은 사람”이라며 “조세이론뿐 아니라 납세자나 과세 관청 등 다양한 측면을 두루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게 강점”이라고 꼽았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열린세상] 우화 속 동물을 생각한다/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우화 속 동물을 생각한다/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글이나 말을 가지런하게 다듬어 꾸미는 일이 이른바 수사(修辭)다. 이 수사의 한 방법으로 동식물 이야기를 빌려 교훈을 담아낸 표현은 우화(寓話)라고 한다. 그 유명한 초기 불교의 ‘자타카(본생담)’와 고대 그리스의 ‘이솝 우화’ 따위가 은유법을 써서 지은 동물 이야기다. 어떻든 우화는 오랜 세월을 두고, 숱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지혜를 안겨주었다. 생태계 모두를 지키는 환경우화 성격을 띤 ‘자타카’는 550여 가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가운데 약 절반인 225가지 이야기에는 동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그 숫자는 319마리에 이른다. 동물이 꽤나 많이 나오는 것이다. 아름다운 말로 ‘풀잎’을 노래한 시인 월트 휘트먼의 글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동물은 모두가 평온하고,/스스로 만족할 줄도 안다./나는 그들을 하염없이 바라본다.’고…. 이렇듯 어여쁜 눈으로 바라본 동물 집단의 삶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이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인식능력을 지녔다는 것이 동물학자들의 주장이고 보면, 인간의 해코지가 없는 한 우화 플롯처럼 살지도 모른다. 초기 불교의 우화를 포함한 동물 이야기는 거의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함께 살아가는 지혜의 원천이 되었다. 이는 살아 숨쉬는 거대한 유기체인 지구 에너지에 주목한 동아시아의 자연관과 얼마만큼 맞아떨어진다. 풍수(風水) 및 기(氣)에 무게가 실린 동아시아의 자연관에서는 현대물리학이 지구의 자장이나 자력을 찾아내기 이전에 자연의 생명력을, 자기를 빌려 설명한 흔적이 드러난다. 20세기 자연보호론자인 알도 레오폴드는 저서 ‘모래성의 영감’에서 땅을 에너지의 샘으로 묘사한 바 있다. 그리고 하늘과 땅이 어울리는 조화로운 현상을 말한 동아시아의 음양설까지 들추면서, 그 에너지는 그물코처럼 얽힌 커다란 크기의 망으로 보았다. 이와 함께 ‘기는 음양의 정수이고, 또 만물이 지닌 생명력의 원천’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네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화권 사람들은 휘트먼이 하염없이 바라보았다는 동물을 늘상 마음 한가운데다 품었다. 우화 속의 동물이 모자라 상상의 동물인 용까지 끌어들였고, 달력을 꾸밀 때는 날마다 열두 마리의 동물을 번갈아 집어넣었다. 그리고 해가 바뀌면, 열두 동물의 하나를 그해 마스코트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더구나 갓 태어난 아기가 울음을 터뜨린 해에 띠라는 이름으로 받은 동물 하나는 신이 내린 지문처럼 일생을 따라다녔다. 만월을 기준으로 한 역법인 태음력 문화권에서는 해가 바뀔 때마다 태세(太歲)를 두었다. 하늘과 땅의 이치를 표상한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조합한 간지가 바로 태세다. 태음력의 정월 초하루 설날이 벌써 지났으니, 태세로 따져 무자년(戊子年) 쥐해가 되었다. 사람 가까이서 사는 동물의 하나가 쥐다. 설치목(目)에 들어가는 쥐의 조상은 북아메리카에서 발견한 500만∼1500만년 전 플라이오세 지층의 파리미드류(類)였을 것으로 대강 추정한다. 그런데 몇년 전 한반도 끝자락인 전남 보성군 선소해안에서 약 1억 8000만년 전 백악기를 살았던 공룡알 둥지 밑바닥을 파들어간 설치류의 굴이 발굴되어 조상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엿보인다. 사람이 쥐를 보는 시각은 두 갈래다. 민속에서 쥐는 재산을 지키는 기특한 동물이지만, 재앙을 불러들인다는 속설에 따라 강하게 부정하는 측면도 없지는 않다. 더구나 페스트 같은 무서운 전염병을 실제 옮기기도 한다. 그러나 생쥐를 길들인 햄스터 따위는 의료용 실험동물로 목숨을 바치는 희생동물로 꼽힌다. 그러고 보면, 배고픈 수행자를 먹이기 위해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든 ‘자타카’의 토끼와 견줘 그 공덕이 다르지 않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동부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7’

    40분의 혈전이 끝났지만 승부는 86-86으로 다시 원점. 동부의 센터 레지 오코사(16점)가 5반칙으로 연장전을 뛰지 못해 전자랜드가 외려 우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부에는 진화하는 포인트가드 표명일이 있었다. 프로 데뷔 이후 KCC에서 줄곧 이상민의 백업요원으로 활약하다가 지난해 동부로 둥지를 옮긴 표명일은 어느새 리그 톱클래스로 발돋움했다.포인트가드 본연의 임무인 공수 완급조율은 물론 클러치슈터로도 손색이 없음을 이날 경기에서 또 한번 뽐냈다. 연장 시작과 함께 공을 낚아챈 표명일은 폭풍처럼 전자랜드의 골밑을 파고들어 손쉽게 2점을 올려놓았다.91-90으로 추격당한 종료 2분3초 전 깔끔하게 2점슛을 성공시킨 표명일은 93-92로 쫓긴 4초 전에는 천금 같은 자유투 2개를 쏙쏙 집어넣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표명일은 연장에서 팀이 올린 9점 가운데 6점을 도맡은 것을 비롯,3점슛 4개 등 29점에 6어시스트,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동부가 원주에서 열린 07∼08프로농구에서 연장 혈투 끝에 95-92로 전자랜드를 꺾었다.31승12패를 기록한 동부는 공동 2위와의 승차를 5게임으로 벌리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매직넘버를 7로 줄였다. 전자랜드는 ‘원주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승 행진을 ‘4’에서 멈췄다. 창원에서는 KT&G가 마퀸 챈들러(25점 13리바운드)를 앞세워 LG를 77-76으로 힘겹게 따돌렸다.KT&G는 26승17패로 삼성과 함께 공동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친정팀 롯데 복귀한 ‘왕년의 거포’ 마해영

    ‘평소 준비를 잘해 놓으면 할 게 많아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프로야구 롯데의 마해영(38)이 이런 생활신조 덕을 보게 됐다. 고려대 때 영어회화 학원을 다닌 게 불혹을 앞두고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평소 닦은 영어실력이 8년 만에 고향 팀 롯데에 둥지를 튼 무기가 된 것이다. ●로이스터 감독과 의사소통 원활 큰 힘 롯데맨 마해영은 2000년 선수협 파동에 휩싸여 2001년 삼성에 새 둥지를 튼 뒤 2003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따냈다.KIA와 4년간 28억원에 계약했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2006년 LG로 트레이드 됐다가 지난해 방출됐다. 당연히 오갈 데가 없어졌다. 그런데 지난해말 롯데가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하자 마지막 기회가 예상보다 빨리 왔다. 연봉 5000만원에 인생의 새 장을 열었다. 영어로 의사소통할 선수가 없어 답답한 터에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마해영이 다가가자 로이스터 감독이 받아들인 것.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그와 지난 13일 국제전화로 각오 등을 들어봤다. 그는 “(로이스터 감독이) 영어를 잘하는지 알고 말을 빨리 하더라.”면서 “소문만큼 능숙하지 않다.”고 능청을 떨었다. 복잡한 내용은 통역의 도움을 받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니 거리감이 없어지더라. 고참이니 감독이 원하는 것을 미리 알면 도움이 된다.”고 장점을 들었다.‘있는 그대로’ 그를 바라보는 로이스터 감독과 대화가 통하자 예전의 나쁜 기억을 털어버리고 안정감을 얻게 됐다. 부산고 3학년 겨울방학 때 외국 전지훈련에서 영어의 필요성을 절감한 그는 “코치 연수 등 앞으로 살면서 영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 저녁 시간 짬을 내 1년 넘게 영어학원에 나가며 기초를 다진 별난 야구선수였다. 최근 시즌에 부진했던 이유도 털어놨다. 그는 “FA가 된 뒤 홈런 욕심에 힘이 들어가 밸런스가 무너진 데다 팀 성적도 좋지 않아 책임감을 느끼며 심리적으로 쫓겼다.”고 했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었지만 2군에도 내려가는 등 들쭉날쭉한 출전으로 더욱 망가졌다는 것. 이어 “게다가 나이가 있으니 배트 길이를 줄여라, 자세를 간결하게 만들어라 등 요구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요구하는 게 없다. 오히려 배트 스피드가 괜찮으니 예전에 좋았을 때의 타격감각을 찾으라는 충고를 받는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고향 팬들이 재기 기회 준 것” 고마움 표시 특히 그는 “고향 팬들이 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연방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부산 갈매기들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의 복귀를 염원했었다. 그는 “집에 돌아온 것처럼 심리적으로 편안하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내비치며 “김무관 코치나 최기문, 박현승 등 함께 뛰었던 이들이 많아 도움이 된다.”고 기뻐했다. 아직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그는 “자신 있다. 팀이 베스트 라인업이 정해질 만큼 선수 자원이 충분하지 않아 잘하면 구제될 수 있다.”며 컨디션도 좋고 부상도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부산 대연초등 4학년 때 야구부 감독이 야구하고 싶은 사람 운동장에 모이라고 하자 방망이를 잡게 됐다. 마침 6학년 때 프로야구가 생겨 처음에 반대했던 부모도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야구에 인생을 건 게 힘든 적은 있었지만 후회한 적은 없다면서 “제일 잘하는 게 야구다. 공부를 했더라면 이만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목표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공부를 더 하고 싶다. 체육학 스포츠마케팅쪽 석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한 학기 남았으며, 박사과정까지 끝내고 싶다. 야구해설위원도 해보고 싶다.”며 줄줄이 나왔다. “그는 한 해 한 해가 고비이자 맨 마지막이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야간·휴일 무방비 ‘예고된 재앙’

    숭례문 화재사건 용의자가 11일 인천시 강화군 화점면에서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이 이를 부인해 혼란이 빚어졌다. 용의자는 제보자들이 화재 직전 숭례문에서 목격한 60대 남성과 인상착의가 비슷하고, 사건 당시 착용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옷과 가방을 갖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뤄 혐의가 유력시됐었다. 용의자가 지니고 있는 편지에는 “토지보상 등의 문제로 사회에 불만을 품어오다 불을 질렀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질러 4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던 방화 전과자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일찌감치 이번 화재의 원인으로 방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서울 남대문서와 서울경찰청 과학수사팀, 소방방재청, 중부소방서, 서울시청,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팀은 이날 낮 화재현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라이터 2개와 출처를 알 수 없는 사다리 2개를 발견했다. 경찰은 라이터와 사다리가 방화 도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다. 목격자인 홍보대행사 직원 이모(30)씨는 알루미늄 사다리를 멘 남자를 봤다고 진술했다. 중부소방서 오용규 진화팀장은 “숭례문에는 전기시설이 전혀 없는데 연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퍽’하는 소리와 함께 형광이 보였다는 진술이 나오고 현장에서 라이터까지 나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숭례문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서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번에도 ‘예고된 재앙’이라는 지적이 어김없이 나왔다. 목조 문화재가 화재 위험에 드러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지만, 국보 1호를 보호할 상주 관리인원이나 방재시스템, 매뉴얼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시는 대책없이 시민 개방에만 열을 올렸고, 소방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재 맞춤형’ 화재 진화체계는 없었다. 특히 야간과 휴일에는 무방비 상태여서 소방당국은 시민의 신고를 받고서야 불이 난 것을 인지했다. 또 소방당국은 방수처리된 목조 구조물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채 발화지점이 아닌 엉뚱한 곳에 물을 뿌려댔다. 관계기관이 허둥지둥하는 사이 숭례문은 잿더미로 변했다. 임일영 서재희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현장 행정]마포구 찾아가는 치매검진

    [현장 행정]마포구 찾아가는 치매검진

    “소싯적 내가 기억력 하난 좋았어. 그런데 요즘은 손주들 이름까지 헷갈려. 이거 혹시 치매야?” 28일 마포구 창전동 S임대아파트 노인정. 마포구치매지원센터 상담원으로부터 출장 치매검진을 받던 김성영(84)씨가 조심스레 입을 뗀다. “기억력은 좋은 편이지만 운동을 자주 해야겠다.”는 상담사 이선미(40)씨의 조언에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박창경(80)씨가 참견한다.“이 양반, 운동 자주 해. 화투 대장이야, 대장” 긴장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던 노인들 틈에서 떠들썩한 웃음이 터져나온다. ●6개월새 1400여명 이동검진 “어르신들. 화투를 해도 돈 딸 생각만 해서는 치매 예방에 도움 안 돼요. 상대방 패를 읽으려고 머리를 쓰셔야 해요.” 상담사 이씨가 목소리를 높인다. 시선이 모이는 순간을 기다려 메시지를 던지는 게 효과적이라는 건 100회 가까운 현장검진을 통해 체득한 그만의 노하우다. “알아, 그래서 우리도 10원짜리로만 친다니까.” 맞장구치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노인들 모두 젊은 말벗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지난해 7월 설립된 마포구치매지원센터에는 간호사 5명과 사회복지사, 전문치료사 등 직원 9명이 일한다. 거동이 불편해 센터 방문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일주일에 2∼3차례 노인정으로 검진을 나간다. 지금까지 1400여명이 검진을 받았다. 이날 상담을 받은 노인은 25명. 이 가운데 80대 여성 1명이 선별검진이 필요한 ‘경도인지장애’로 분류됐다. 통상적인 인지장애 판정율이 10∼15%인 점에 견줘 양호한 편이다. 치매도 두뇌 활동이 적고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저소득 노인층에서 발병율이 높다. 하지만 혼자 사는 노인이 많고 가족이 있더라도 경제적 부담을 줄 것이란 자책감에 증세가 나타나도 숨기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증세는 음악·미술치료 상담사 이미애(44)씨는 “우울증이나 비타민 결핍, 갑상선 기능 저하 등으로 인한 치매는 약물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주위의 무관심으로 방치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검진을 통해 인지기능의 장애가 확인되면 센터로 옮겨 정밀검진을 실시한다. 여기서 중증으로 판명되면 전문병원에 의뢰해 MRI·CT 검사를 통해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증세가 가벼우면 센터를 왕래하며 지속적인 상담과 음악·미술치료를 받는다. 상담사 중 막내인 이재훈(28)씨는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센터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검진을 나올 때마다 가슴 한쪽이 먹먹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분들께 절실한 건 검진보다 살가운 대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내민 한 장의 상담기록지 말미엔 “선생님 오신개 기분 조섭니다.”라는 서툰 필체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이날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송모(81) 할머니의 상담 소감이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Let’s Go] 겨울에 만난 창녕 ‘우포늪’

    [Let’s Go] 겨울에 만난 창녕 ‘우포늪’

    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되는 우포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사시절 모양 색깔 모두 다른 우포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수초에 뒤덮인 퇴적늪의 단단함을 때론 살얼음 차가움을 자분자분 맨발로 느껴보세요 (하략) -송미령의 시 ‘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중. # 늪마다 독특한 풍경 철저히 준비하고 떠난 여행에서는 많은 배움을 얻고, 준비 없이 떠난 여행에서는 많은 것을 느끼고 온다 했다. 전자를 여행자라 한다면, 후자는 방랑자쯤 될까. 경남 창녕의 우포를 찾아가는 길은 후자에 속했다. 우포늪은 창녕군 대합면과 대지면, 이방면, 유어면 등에 걸쳐 있는 국내 최대의 자연 습지다. 소의 머리를 닮은 우항산이 늪에서 물을 마시는 듯하다고 해서 우포(牛浦)늪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늪 전체의 넓이는 서울 여의도와 비슷하다. 가장 큰 우포를 비롯해 인근의 목포와 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늪을 아울러 우포늪이라 부른다. 나이는 한반도와 동년배다. 대략 1억 4000만 살 정도 됐다. 면적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2.3㎢쯤 되는 담수면적에 1000여종의 생명체가 올망졸망 살아가고 있다. 창녕 사람들은 우포를 굳이 ‘소벌’이라 부른다. 소벌이란 순 우리말 표현을 두고 일제강점기에 우격다짐으로 바뀐 ‘우포’로 부르기가 썩 내키지 않아서인 듯하다. 다른 늪의 경우도 마찬가지. 공식 문건에 표기되지는 않지만, 각각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우리말 이름을 갖고 있다. 주민들이 ‘소벌’로 부르는 우포는 ‘소(牛)를 먹이거나, 소 모양의 넓은 벌판’이라는 뜻이다.‘나무벌’ 목포는 ‘왕버들 나무(木)가 많은 벌’이고,‘모래벌’ 사지포는 ‘모래(砂) 섞인 땅(地)으로 된 벌’이다.‘쪽지처럼 작은 벌’이라는 뜻의 쪽지벌은 다행히 예쁜 순 우리말 이름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작다는 의미를 가진 ‘쪽’이란 표현을 일제가 자기네 식으로 바꾸기엔 한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 우포, 겨울을 말하다 소목 제방에 올라 바라본 소벌. 넉넉하고 포근한 모습이다. 그 너른 품안에서 싱싱한 아침을 맞은 겨울철새들이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큰고니(백조) 무리는 차가운 얼음 위로 제 모습을 비춰보며 ‘나르시시즘 놀이’를 즐기는 듯하고, 물닭들은 물고기를 잡느라 자맥질에 바쁘다. 생기를 잃은 채 숨을 죽이고 있을 거란 예상에 쨍∼하고 금이 가는 순간이다. 오래 전 딱딱하게 얼어버린 늪에서 희망을 본 이가 송미령(51) 시인이다. “얼굴이 베일 만큼 차가운 겨울바람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요. 얼어붙은 나뭇가지에서 움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가슴이 설레죠. 겨울엔 모든 것이 정지해 있을 듯하지만, 새벽과 저녁 무렵이면 생기가 넘쳐 흘러요. 겨울철새들이 먹잇감을 구하느라 물속에 머리를 처박기도 하고, 때론 먹이를 두고 싸우기도 하죠.” 소목 제방 왼쪽으로 난 길은 반드시 걸어봐야 한다. 나뭇잎 무성한 계절엔 보이지 않고, 겨울과 초봄에만 잠깐 드러나는 길이다. 개구리덤 주변의 겨울 철새들과 원시적인 풍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자박자박 걷다 보면 모래벌과 만난다. 소벌의 광활한 풍경에 비하면 아기자기한 호수의 느낌을 주는 곳이다. 얼지 않은 물가 가장자리에 수백 마리 철새들이 부리가 닿을 만큼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들은 호젓함을 더한다. 예쁜 그림이 담긴 우편엽서를 보는 듯하다. 모래벌을 지나 나무벌로 향했다. 수심이 깊어 많은 수중식물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꽁꽁 언 얼음 위엔 왕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왕버들 뿌리 위로 덩그러니 놓여 있는 쪽배에 오래도록 시선이 머물렀다. 낡고 초라한 모습이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뱃머리 너머로 예전 많은 창녕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생명력을 나눠주던 우포늪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됐다. # 시인, 늪에 빠지다 우포늪 끝자락의 쪽지벌은 크기가 가장 작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진입로가 잘 닦여 있어 탐방객들이 진면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 십상이다. 쪽지벌 사초군락지는 송미령씨가 우포늪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다.‘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란 시도 이곳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단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자분자분 걷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에요. 바람에 살랑대는 사초 위에 누워 보세요. 마치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거예요.” 창녕에 둥지를 튼 지 벌써 27년. 거의 매일 이곳을 찾았으니, 사초 위에 얼마나 많은 추억을 맺어 놓았을까. 그 중 몇몇은 가슴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을 게다. 시나브로 해거름이 찾아왔다. 늪은 어제처럼, 억만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저녁 노을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창포물로 감은 머릿결 같은 사초 위에 잠시 쉼을 청했다. 포근하고 부드럽다. 우포의 정취를 오롯이 느끼려면 맨발이 아닌 ‘맨살’로 찾을 일이다. 글 사진 창녕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창녕 나들목→우회전→우포늪생태학습원→우포늪전망대 ▶맛집 우포의 가장 큰 먹거리는 토종붕어. 겨울철에 특히 큰 씨알의 붕어가 많이 난다.‘우포붕어찜’은 붕어찜 요리로 근동에서 명성이 자자한 집.1인분에 공기밥 포함 1만 1000원을 받는다. 붕어 매운탕은 3만원.(055)532-2088. ▶가볼 만한 곳 ▲ 창녕고분군 ‘제2의 경주’라고 불리는 창녕은 신석기에서 근세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다. 특히 비화가야의 수도였던 만큼 가야시대 무덤 형태를 한 고분이 1만기나 남아 있다. 그 중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볼 만하다. ▲ 석빙고 공기의 대류현상을 이용해 얼음을 천천히 녹게 한 시설물. 송현동에 있다. 겨울철 저장해 놓은 얼음이 7∼8월 한여름까지 녹지 않았다고 한다. 공기를 식히는 역할을 담당한 원통형의 ‘홍예’ 등 건축물 자체가 아름답다. 미리 군청에 연락하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 관룡사와 용선대 화왕산군립공원에 자리한 관룡사는 신라시대 고찰. 관룡사에서 20분 남짓 떨어진 용선대도 잊지 말고 찾아볼 것. ▲ 산토끼 노래비 동요의 대명사 ‘산토끼’는 1930년 이방면 이방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이일래 선생이 작사·작곡했다. 이방초등학교 교정에 산토끼 노래비가 있다. 창녕군청 (055)530-2520, 창녕환경운동연합 532-7856.
  • [현장 행정] 노원구 ‘새터민 지원 토털시스템’

    [현장 행정] 노원구 ‘새터민 지원 토털시스템’

    ‘새터민’(북한이탈주민) 이모(52)씨는 한국에 정착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말투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특히 급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북한 사투리는 그 자신을 ‘주변인’으로 만든다. 자치구가 새터민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터민 도우미’로 나선다. 노원구는 22일 교육 등 8개분야 20개 사업으로 ‘새터민 지원 토털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20개 사업현장에서 일자리 기회 제공 지원 토털 시스템은 입체적이다. 교육, 주거, 고용, 의료, 문화 등 정착에 필요한 주요 분야가 모두 포함됐다. 새터민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김선화 공릉종합사회복지관 부장은 “새터민들은 혹시나 신분이 노출될까, 북한의 가족은 어떻게 될까 등 불안한 심리를 갖고 있다.”면서 “여기에 남한 사회의 적응이라는 만만치 않은 생존 과제까지 주어져 주변의 도움이 없으면 또 다른 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4일부터 이틀간 상계직업전문학교의 견학과 설명회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지원이 시작된다. 5월에는 월계1동 등 11개 동 주민센터를 3개 권역으로 나눠 한글 및 외국어 강좌를 연다. 또 공릉2동 정보화 교육장에서 2개월 과정의 컴퓨터 및 인터넷 교육도 실시한다. 중고 컴퓨터를 보급하는 등 정보화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정착에 가장 중요한 직장 갖기도 후원한다. 새터민 전체를 대상으로 고용과 직업 훈련을 지원한다. 직업훈련생에 대한 후원자 발굴 등 경제적 안정을 위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 당현천 복원 등 구청 주도의 20개 사업현장에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희망자에 한해 연중 직업훈련과 취업상담을 통해 평생직업 능력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등 종교단체와 새터민 300명을 대상으로 1대1 사랑의 결연을 주선한다. 또 지역 내 3개 사회복지관과 연계해 청소년 공부방, 대학생 멘토링 사업 등 11개 사업으로 새터민의 인식 개선을 돕는다. 만 20세 이상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사회 적응과 문화체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새터민 1000여명 서울자치구 중 두번째 구가 이처럼 새터민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한 데에는 이노근 구청장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됐다. 구 관계자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1000여명의 새터민이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일회성 지원에 그쳐 이들의 정착에 도움이 안되고 있다는 이 구청장의 판단에 따라 토털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말했다. 구는 새터민에게 더 실질적인 안정적 시스템 마련을 위해 지난 14일 노원경찰서와 북부고용지원센터 등 5개 관련기관 단체장이 참석하는 간담회와 실무 회의를 수차례 열어 지원과 협조 방안을 마련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손발’ 잃은 재경부 직원 “우린 어디로”

    재정경제부 직원들은 기획예산처와 통합한 ‘기획재정부’ 출범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공룡부처’니 ‘모피아의 부활’이라는 지적에도 실상을 너무 모른다고 반박한다. 그동안 재경부의 장점은 공복을 벗어도 ‘민간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신이 내린 직장’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하지만 금융정책이 금융위원회로 넘어가면서 ‘수족’이 다 잘렸다. 산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예금보험공사,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신용보증·기술보증기금 등에 대한 재경부 장관의 추천권은 금융위원장이 갖게 됐다. 은행·증권·보험협회 등 금융권에 대한 기득권도 줄게 됐다. 금융정책국에 근무하지 않은 관료들도 재경부라는 보호막에서 산하 금융공기업과 금융권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서기관 이하 직원들은 이런 기대를 갖고 재경부를 지원한 측면이 없지 않다. 금융위원회로 가는 금정국 직원들이라고 좋은 것은 아니다. 정책과 감독·검사권을 통합함으로써 ‘낙하산’ 인사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시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본시장이 발달하고 전문화하면서 관료의 시장 진출은 봉쇄될 것으로 본다. 세제실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국세심판원에 있으면 회계·법무법인으로부터 수요가 많다. 대기업들도 고액 연봉을 제시한다. 실질적으로 기업의 소송과 관련해서 볼 때 심판원 경험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판원이 국무총리 소속 조세심판원으로 이관돼 선택의 폭은 그만큼 좁아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예산을 갖고와 공공기관의 운영을 살피더라도 공기업으로의 진출은 극히 한정적이다.”면서 “앞으로는 정년까지 버티든가 민간기업에 일찍 문을 두드리든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오는 3월 말로 공직 20년을 맞는 과장급 가운데 일부는 민간으로의 전직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업무가 중복되는 정책홍보와 총무, 인사, 감사 등 후원부서 직원들은 ‘재경부 엑소더스’를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년까지 기다리겠다는 직원들도 있다. 공무원 조직에 오래 적응돼 민간으로 가더라도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연말 김두현 북경 재경관은 고위공무원으로서는 처음 정년 퇴직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정년 퇴직하는 고위 공무원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공직 인사대란 예고] 통폐합 부처 1∼3급 200명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7개 부처 폐지·흡수로 일단락됨에 따라 후폭풍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폐지 부처 공무원들은 당장 새 둥지를 찾아 나서야 할 판이다. 하지만 이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부처들은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여의치 않을 경우 인적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대적인 정부조직 개편 이후 예상되는 후유증과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새 정부 조직개편안이 시행되면 부처마다 초과인력 문제로 ‘인사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폐지·축소부처의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이 고통받을 전망이다. 부처마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자리는 이미 메워져 있는데다, 폐지 부처의 고유 기능도 현재 규모대로 가져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고위공무원 200여명 중 93명 감축 중앙인사위원회와 각 부처에 따르면 타부처로 흡수·폐지가 확정된 7개 부처의 고위공무원 정원은 157명, 그 밖에 축소 부처의 감축 대상 정원까지 하면 200여명이 넘는다. 해양수산부가 43명으로 가장 많고, 정보통신부 32명, 통일부 23명, 과학기술부 22명, 기획예산처 21명, 국정홍보처 9명, 여성가족부 7명 순이다. 이들 부처의 기능이 타부처로 흡수되면서 이들 중 상당수는 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획·인사·혁신·총무·감사·홍보 등 기존 부처들이 공통적으로 수행하던 업무 관련 인력들이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폐지 부처별로 적게는 1∼2명, 많게는 5∼6명이 대상으로, 총 30여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행정자치부로 흡수되는 중앙인사위원회 등 폐지 위원회, 몸집을 대폭 줄이는 국무조정실 등 축소 부처 인력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결국 폐지·축소되는 부처의 고위공무원 200여명 중 절반가량이 자리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16일 발표에서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93명의 고위공무원이 감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초과인력 소화방안 찾기 딜레마 폐지부처 기능을 흡수한 부처들은 벌써 초과인력 소화 방안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하위직은 이직·전직 수요가 많아 비교적 나은 편이다. 인수위도 부처내 규제개혁을 위한 인력으로 이들을 우선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업무에 부적합한 고위직은 이마저도 어렵다. 중앙부처의 한 인사 관계자는 “당분간 교육·민간휴직·해외훈련 등을 적극 활용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공무원 대상 교육은 국외훈련과 국방대학원 교육, 중앙공무원교육원의 고위정책과정 등이 있다. 교육기간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이다. 각 부처는 일단 규정내에서 최대한 이같은 교육훈련을 활용해 흡수인력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4·5급 공무원들은 휴직후 민간기업이나 대학 등에서 근무하는 민간·고용휴직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월급은 기업과 대학이 준다. ●2년 무보직이면 면직 이런 활용방안을 총 동원해도 흡수 부처의 고위공무원을 모두 소화하기는 어렵다. 당분간 보직 없이 대기하는 고위공무원이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무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2년 이상 무보직 상태에 있으면 적격심사를 거쳐 면직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같은 사례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100여명에 가까운 고위직이 보직을 받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무보직상태가 장기화하면 2년뒤 고위공무원의 무더기 면직사태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럴 경우 신분보장을 당연시하는 공무원들의 소송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하프타임] 프로야구 FA제 시행 8년만에 ‘이동 없음’

    올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지난 15일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두산에서 FA 자격을 따낸 김동주(32)가 지난 14일 1년간 최대 9억원에 도장을 찍고 마지막으로 친정팀에 남았다.FA 자격선수 20명 가운데 6명이 FA를 신청했지만 모두 잔류했다. 제도 시행 8년 만에 처음으로 ‘FA 이동 제로’가 됐다. 앞서 이호준 조웅천(이상 SK)·조인성 류택현(이상 LG) 이재주(KIA) 등도 둥지를 옮기지 않았다.
  • 이회창당 ‘자유신당’으로

    ‘젊고 참신한 보수정당’을 기치로 내세운 이회창 신당의 당명이 ‘자유신당’(가칭)으로 결정됐다. 강삼재 창단준비단장은 8일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적으로 자유신당과 자유한국당을 놓고 논의한 끝에 창당준비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자유신당을 당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기인 명단에는 개그맨 심현섭(38)씨와 프로야구 선수 김재걸(35)씨, 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유명세를 탄 탤런트 김성민(33)씨가 포함됐다. 또한 자유신당의 서민 이미지를 대표하는 남대문 횟집 사장 김선자(52)씨와 젊은 정당 이미지 제고를 위해 영입에 공을 들인 애니메이션 ‘수퍼코리안’의 감독 김준(37)씨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대선을 치렀던 이회창 신당은 이번 창당을 계기로 여의도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자유신당의 새로운 당사는 여의도 중소기업은행 근처의 한 빌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신당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발기인 대회를 열고 시·도당을 창당한 뒤 31일이나 2월1일 중 하루 택해 중앙당을 창당할 계획이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Seoul Law] 로펌들 ‘예비 전관변호사’ 모시기 경쟁

    [Seoul Law] 로펌들 ‘예비 전관변호사’ 모시기 경쟁

    로펌업계에 영입 시즌이 돌아왔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새롭게 법률시장에 나오는 새내기 변호사들 외에 법원과 검찰의 정기인사를 앞두고 중견법조인으로 성장한 ‘예비 전관’들이 개업을 고민하는 시즌이다. 대형 로펌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영입하려는 스카우트전과 예비 전관들의 로펌 정보 수집은 벌써부터 한창이다. ●해마다 100여명 개업 해마다 1∼3월 정기 인사시즌이 되면 로펌들의 관심이 법원과 검찰로 몰린다.100명 이상의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가 조사한 ‘2001년 7월부터 2006년 8월까지 개업한 판·검사 영입실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신규등록한 전관 변호사 596명 중 27%인 161명이 개업 첫 해에 14곳의 로펌에 들어갔을 정도로 연초 법률시장에서 전관 출신 모시기는 큰 행사다. 업계에서는 “잘만 하면 로펌의 한해 매출액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할 정도다. 이러다보니 이 기간 로펌들은 역량있는 전관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올해의 경우, 예외적인 인사요인이 있어 개업대상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로펌간 스카우트전도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법원은 지난해 말 법원조직법 개정으로 법원행정처장이 대법관 보직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른 대법관 인사로 고법부장급 이상 고위법관들의 개업이 잇따를 전망이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검사들 퇴직도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임채진 검찰총장이 취임했지만 후속인사를 하지 않아 이번 정기 인사에서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대형 로펌의 한 대표변호사는 이와 관련,“개업을 준비하는 판·검사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물밑작업을 하는 로펌들이 많다.”고 말했다. 로펌의 다른 한 변호사는 “뛰어난 예비 전관변호사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이들과 친한 소속 변호사를 통해 영입조건 등을 제시하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메신저’ 역할은 주로 학연이 있는 소속변호사나 연수원 동기 등이 맡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관들, 극비리 개업준비 새로운 둥지를 찾으려는 현역 판·검사들의 물밑 움직임도 있다. 로펌 소속의 한 변호사는 “다른 해에 비해 많은 수의 예비 전관들이 개업에 대한 조언을 들으려고 동기 변호사들에게 연락해 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김모 변호사는 “개업을 준비하는 판·검사들은 로펌에 근무하는 동기와 친구들 중에서도 아주 가까운 사이의 변호사들을 통해 근무조건 등을 알아본다.”면서 “개업 준비가 알려지면 본인도 곤란하고 근무하는 기관도 불편해져 신중을 기한다.”고 말했다. 전관출신이 많기로 유명한 법무법인의 A대표변호사는 “개업을 준비하는 전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다른 로펌들도 이미 접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고법부장급 인사와 배석급 판사들과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로펌 내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극비로 다루고 있다. 거물 인사가 마음을 돌려 근무의사를 철회하면 손해가 적지 않아서다. 특히 거물 인사 영입은 로펌을 알리는 효과도 커 경쟁이 불가피하다.3년 전 개업한 모 변호사의 경우 로펌으로부터 백지수표를 제시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25일만에 출항준비 태안 ‘연일호’선장 지연상씨

    25일만에 출항준비 태안 ‘연일호’선장 지연상씨

    충남 태안 천리포의 고기잡이배 선장인 지연상(66)씨는 1일 눈바람이 뺨을 때리는 매서운 추위 속에서 자신의 배에 올랐다. 기관실로 내려간 그는 언 손으로 녹슨 엔진을 헝겊으로 닦아냈다. 기름 유출사고가 지난달 7일에 났으니 25일 만이다. 지씨의 손길에는 칠십을 앞둔 40년 바다 생활의 회한도 묻어 나왔다. “고기잡이를 그만둘 수 있나. 죽으나 사나 뱃일로 먹고 살아야 하는디.” 이날 지씨는 출항 준비를 어느 정도 끝냈다. 그는 참으로 오랜만에 ‘만선(滿船)’의 꿈을 가슴에 담았다고 했다. 방제 작업이 막바지이고 서해안 수산물에 문제가 없다는 소식이 있어 눈이 그치면 곧 고기잡이배의 엔진 시동을 걸 참이다. 지씨는 보따리로 싸 뱃전에 쌓아 뒀던 그물을 풀어 추리고 두레박으로 바닷물을 퍼 갑판에 뿌려 배를 말끔히 청소했다. 기름오염 사고가 난 뒤 허둥지둥 막아뒀던 물칸(배 밑바닥에 구멍을 뚫어 바닷물이 드나들게 해 물고기를 살리는 창고)도 마개를 따낸 뒤 깨끗이 닦아냈다. ●“간자미철… 예전같으면 하루 100만원 수입” 지씨는 이곳에서 태어나 40년이 넘게 배를 부려온 베테랑 어부다. 그는 “전에는 바다에 나가면 물칸 2개에 고기를 꽉꽉 채워 돌아왔다.”고 기름오염 전의 풍요로웠던 고기잡이를 떠올렸다. 지금은 간자미 철이라고 했다.“앞바다가 간자미 밭인디….”라며 아쉬워도 했다. 사고 전에는 4.9t급 어선 ‘연일호’를 끌고가 겨울철 별미인 간자미를 하루 300∼400㎏씩 잡았다. 펄펄 뛰는 팔뚝만 한 우럭, 광어도 10∼30㎏씩 잡아 100만원은 거뜬히 벌어들였다. ●“봄까지 조업 못하면 수천만원 빚더미” 그의 말대로 천리포 앞바다는 ‘황금어장’이었다. 물고기가 많아 경기와 전라도의 배까지 이곳으로 몰렸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어릴 때는 시제상에 올랐던 민어, 준치도 흔했다.”고 회고했다. 농어나 조기는 지금도 부지기수로 잡힌다. 지난 가을에는 꽃게가 지천이었다. 하루 300만∼400만원은 족히 벌었다. 지씨는 “5년간 안 나던 꽃게가 올해부터 잡혔다.”며 “올가을에만 집집마다 1억∼2억원은 벌었다.”고 귀띔했다. 봄·여름에도 나가기만 하면 우럭은 물론 놀래미, 붕장어 등을 배에 가득 잡아 돌아오곤 했다. 식구미(그물값, 기름값, 식비 등 출항에 따른 비용 일체) 등 이것저것 빼면 그의 수입은 절반도 안 되지만 전기세와 전화료도 꿔서 내는 지금과 비교가 안 됐다. 지난 가을 빚을 겨우 갚은 지씨는 봄까지 조업을 못하면 선원 채용 및 장비 구입비, 고기를 잡아 파는 횟집 운영비 등으로 다시 수천만원의 빚을 져야 할 처지다. 지씨는 “천리포 앞이 대산항 입구여서 늘 조마조마했는데 일이 터지고 말았다.”고 혀를 찼다. 어떤 때는 이곳에 유조선 30대가 정박했다. 유조선이 아무데나 닻을 놔 그물은 물론 통발과 주낙도 걸려 피해가 컸었다. ●“자원봉사자 없었다면 고향 떠났을 뻔” 지씨는 “자원봉사자들이 아니었으면 마을을 떠날 판이었을지도 몰라. 고기잡이를 다시 생각하게 한 것도 모두 그들 덕”이라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노 어부의 얼굴엔 새해에 힘차게 솟아오른 햇살만큼 희망으로 부풀었다. 글 사진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베이징올림픽의 해 밝았다] 올림픽 주경기장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새를 싫어하는 새 둥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은 ‘새 둥지’라는 뜻의 ‘냐오차오(鳥巢)’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새에게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4만 2000t의 강재(鋼材)로 만든 거대한 철골 구조물을 덮은 투명지붕의 두께가 너무 얇기 때문이다. 냐오차오는 884칸의 막으로 된 세계 최대의 투명 지붕으로 덮여 있다. 지난해 7월부터 4개월여 동안 외층막 설치를 모두 마쳤다. 이 막들의 크기는 가장 작은 것이 1.2㎡ 정도이고, 가장 큰 것은 약 250㎡나 된다. 총 설치면적이 4만㎡에 이른다. 냐오차오 투명 지붕엔 불소수지 필름인 ETFE를 이용했는데, 유리보다 빛 투과율이 좋다. 수명이 길고 자연 강우만으로도 청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저온과 열, 침식에 대한 저항력까지 우수하다. 바람과 압력을 견디는 실험에도 모두 합격, 베이징 기후에 부합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 알리안츠 스타디움 외장으로 사용된 첨단 소재이기도 하다. 게다가 철강구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여러 층을 겹쳐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어차피 주경기장의 내층막은 방음막(PTFE)으로 돼 있어 경기장 내외부의 소음을 서로 잘 막아 준다. 문제는 두께가 0.25㎜ 정도로 너무 얇아 새들의 발톱에 쉽게 손상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가뜩이나 경기장 뒤쪽으로는 거대한 올림픽 삼림공원까지 자리해 새들이 경기장 지붕에 날아들어 앉을 여지는 훨씬 많아진다. 다급해진 조직위는 지붕 위쪽에 새들이 앉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만들어 막을 상하지 않게 하고 외관에도 영향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주경기장 냐오차오는 오는 3월 완공될 예정이며, 당국은 4월1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하오윈베이징 2008국제 육상연맹 경보 챌린지대회’ 때 대외적으로 처음 공개할 계획이다. jj@seoul.co.kr
  • KT “창단협상 중단”

    서울을 연고로 프로야구단 창단을 추진하는 KT가 일부 구단의 집단 반발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창단 협상 중단 의사를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KT는 30일 “다른 7개 구단 전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전면 중단하겠다. 야구단 창단 취지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한 것이다. 상황이 다르게 전개돼 우려스럽다. 반대를 무릅쓰고 창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기존의 서울 연고 구단 LG와 두산은 지난 28일 “절차를 무시한 KBO의 신생 구단 발표를 수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낸 바 있다.LG와 두산은 현대가 지난 2000년 서울에 들어오려면 프랜차이즈를 나줘주는 대가로 27억원씩 받기로 했다. 그러나 현대를 인수, 재창단하는 KT가 ‘0원’에 서울에 둥지를 틀기로 해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KBO는 가입금도 현대 구단 운영비로 쓴 131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60억원만 받기로 해 반발을 부추겼다.그러나 신상우 KBO 총재는 “기업으로 따지면 현대는 파산 상태다.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KT에 그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사실 공짜로 가져가라고 해도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상한 듯 김인식 한화 감독은 지난 29일 “야구계는 힘을 합해 현대를 살려야 한다. 지금 KT가 참여하지 않으면 대안을 찾을 시간이 없다.”면서 “잘못해 7개 구단이 되면 야구 역사에 죄짓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구단이 프로야구를 살리기 위해 일정 부분 희생할 필요가 있다는 것.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李당선자 ‘無休~’

    李당선자 ‘無休~’

    2008년 무자년을 맞는 주요 정치인들의 새해 표정이 대선 결과에 따라 확연하게 갈린다. 정권교체를 이루어낸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1월1일은 ‘노 홀리데이’이다.2007년 새해에는 행주산성에서 해맞이 행사를 했던 이 당선자는 이번에는 해맞이 행사 없이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시무식·인수위 분과별 회의 등 여느 때와 같은 일정을 소화한다. 떡국 행사도 구내 식당에서 조촐하게 치르는 등 대통령 인수작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이다. 공천시기 등을 놓고 이 당선자와 미묘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새해맞이는 조용할 듯하다. 매년 자택 개방 행사 없이 당 공식 행사 정도만 참석했던 그는 새해 첫날 일체의 공식 일정 없이 자택에서 공천시기 등에 대한 정국 구상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에서 참패한 정동영 전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도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는 올 초 신년 행사로 포항공대와 포스코를 방문, 대선 출마를 위한 의욕적인 행보를 펼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선 패배 책임론과 신당 인적 쇄신론 등에 휩싸여 편치 않은 새해맞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전 후보측은 “언론에 주목 받는 내용 없이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둥지에서 신년을 맞이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가족과 함께 조용히 보낼 것이라고 한다. 최근 당 대표 합의 추대 등과 관련해 잡음을 차단하려는 ‘몸 낮추기’로 해석된다. 이에 비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새해 첫 행보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대선 패배의 상처보다 보수 신당 창당에 대한 기대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보여주듯 이 전 총재는 이번 신년 행사를 단암빌딩 21층 사무실과 지하 식당을 빌려 성대하게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창당준비와 함께 부쩍 늘어날 손님들을 넓은 공간에서 맞이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떡국을 대접하면서 창당 분위기를 고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 총재측 관계자는 “이번 신년 행사에는 한인옥 여사가 직접 떡을 준비해 성대하게 치를 것”이라며 신년 행사를 창당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추진할 뜻을 비쳤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새만금 ‘동북아 두바이’로

    새만금 ‘동북아 두바이’로

    새만금지구가 동북아의 물류도시와 국제관광 도시를 주도하는 ‘동북아시아의 두바이’로 개발된다. 25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새만금특별법 제정에 이어 최근 새만금·군산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전북도의 최대 숙원인 새만금 내부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李 당선자 공약 따라 ‘농지 위주´ 계획 수정 불가피 정부는 지난해 초 정부 5개 기관의 공동 용역을 통해 새만금 간척을 통해 생성되는 토지 2만 8300㏊를 농지와 산업·관광·에너지·환경 등의 분야로 복합 개발하는 구상안을 마련했다. 특히 총부지면적 2만 8300㏊ 가운데 71.6%(2만 250㏊)를 농지로 개발하고 나머지 28.4%(8050㏊)는 산업과 관광, 도시, 에너지, 환경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북도는 새만금지구를 농지위주에서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 중국의 푸둥지구와 같은 지식기반형 산업 용도로 개발계획을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도 현재 농지 위주로 된 정부의 구상을 크게 수정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 새만금 토지이용안이 다음 정부에서 대폭 손질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당선자는 새만금을 동북아의 두바이로 만들기 위해 호반도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신재생에너지 산업벨트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약내용은 ▲새만금 성토사업 조기 완공 ▲고군산군도 해양관광도시 건설 ▲물이용 에너지 생성시설·수소연료전지·태양열 이용 대체에너지 공급단지 조성 ▲시범조력발전소 건설 등이다. ●특별법 시행령·규칙 제정 곧 추진 우선 지난 11월 국회를 통과한 새만금특별법의 시행령과 규칙을 만드는 작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새만금법은 새만금종합개발 사업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있는 만큼 새만금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은 내부개발시 거쳐야 하는 30여개의 각종 인허가를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데다 철도와 공항, 항만 등 기반시설의 지원과 경제자유구역 특례 조항 등이 삽입돼 있어 내부개발의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새만금법 안에는 총리실 산하에 ‘새만금위원회’를 두고 이 위원회가 내부개발 기본계획에 관한 사항을 다루도록 하고 있어 정부가 향후 토지용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정하는 데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돼 양 날개 달아 새만금사업은 특별법 제정에 이어 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개발에 필요한 양날개를 달게 됐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은 새만금 산업 및 관광지구와 군장 국가산업단지, 고군산도지구, 배후도시 지구 등 4개 지구 96.38㎢에 이른다. 전북도는 이곳을 ‘동아시아의 미래형 신산업과 관광레저 산업의 허브’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미래형 신산업 핵심기지와 동북아 최고의 관광레저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사는 2008년부터 2030년까지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 민자를 포함해 총 8조 4000억원이 투입된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에서는 3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2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아울러 외자 유치 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도가 새만금내부 설계 국제공모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동과 유럽지역 컨설팅 및 개발 회사들의 새만금 방문이 잇따르고 있어 외자유치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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