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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共때 외압으로 낙향… 삶은 파도 같아”

    “5共때 외압으로 낙향… 삶은 파도 같아”

    가수 남진(65)이 “5공 시절 비공식적인 외압으로 낙향해 뜻하지 않은 3년여의 공백을 가졌다.”고 털어놓았다. 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가진 데뷔 45주년 기념 기자회견장에서다. ●“난관에도 무대복귀… 노병은 살아있어” 남진은 “삶은 파도다. 나도 인기가 좋았던 때도 있고 슬럼프가 왔을 때도 있었다.”면서 “어떤 때는 노래를 그만해야 하는가 고민할 때도 있었지만 남달랐던 박수와 환호를 잊을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본의 아니게 고향(전남 목포)에 내려가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가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5공 시절이었다.”면서 “비공식적으로 외압을 받아 3년 정도 무대를 떠났어야 했다.”고 지난날을 돌이켰다. “당시 음악을 그만해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런데 ‘둥지’라는 노래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렇게 어려운 순간이 (인생 통틀어) 세번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운 좋게 다시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는 내달 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경기 일산, 부산, 대구, 수원, 인천, 안산, 광주 등에서 45주년 기념 콘서트 ‘님과 함께 45주년’을 갖는다. 공연 이름은 자신의 최고 히트곡 ‘님과 함께’에서 따왔다.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1971년 세종문화회관 전신인 시민회관 리사이틀 이후 처음이어서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남다르다.”는 남진은 “(이번 공연을 통해) 노병은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965년 1집 앨범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했다. 이후 ‘울려고 내가 왔나’ ‘가슴 아프게’ ‘님과 함께’ ‘미워도 다시 한번’ ‘그대여 변치 마오’ ‘빈잔’ 등 수많은 곡을 히트시켰다. 인기 정상이던 1968년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나훈아는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라이벌 그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가수 나훈아다. 두 사람은 평생의 라이벌로 불렸다. 남진은 나훈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팬들이 만들어준 명라이벌”이라면서 “그런 라이벌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벌 구도와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도 들려줬다. “예전에는 연말이면 이곳(세종문화회관)에서 가수왕 발표를 했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초상이 나곤 했다. 상을 못 받은 쪽 팬들이 대성통곡을 했기 때문이다.” 남진은 “우리 두 사람으로 인해 팬클럽이란 것도 생겼다.”면서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명라이벌”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공중에서 ‘패싸움’ 하는 새 3마리 순간포착

    새 3마리가 공중에서 ‘패싸움’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야위버(Baya Weaver)라 불리는 이 새들은 둥지 밖에서 부리로 서로를 공격하다 기이한 사슬형태를 만들어냈다. 사진을 찍은 인도출신의 동물사진전문작가 크리쉬넌(45)은 “싸움을 하고 있는 새 중 한 마리는 수컷, 나머지 두 마리는 암컷이며, 이들은 수컷을 사이에 두고 공중다툼을 벌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새 3마리가 독특한 형태로 얽혀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본능적으로 카메라 렌즈를 들어 이들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새들이 더 얽혀있는 모습을 찍고 싶었지만 새들이 워낙 작고 빨라서 매우 힘들었다.”면서 “아마도 수컷과 이 수컷이 만든 둥지를 둘러싸고 두 암컷이 ‘결투’를 벌였고, 수컷은 이리저리 날며 이들의 ‘분쟁’을 막는데 주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바야위버 3마리의 공중다툼 장면은 인도 뭄바이의 한 습지대에서 촬영됐다. 크리쉬넌은 “2마리 이상의 새들이 단체로 공중에서 다투는 모습은 좀처럼 찍기 어려운 광경”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바야위버는 다른 새들에 비해 매우 견고하고 아름다운 둥지를 만들기로 유명한 새다. 옷감을 짜는 직조공이란 뜻의 ‘위버’(weaver)에서 이름을 가져왔을 만큼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둥지를 짓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첫 시즌 앞둔 인천 FC 새내기 유준수·박태수

    첫 시즌 앞둔 인천 FC 새내기 유준수·박태수

    뭐든 처음은 설렌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인천 유나이티드FC의 두 신인 유준수(23)와 박태수(22)가 그렇다. 지난달 30일 괌 전지훈련장에서 둘을 만났다. ●신인드래프트 1·2순위 ‘즉시전력감’ 2009년 전국대학축구대회에서 고려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공격수 유준수는 지난해 11월 열린 K-리그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인천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수비수 박태수도 올림픽 대표에 뽑힐 정도의 기량을 갖춰 홍익대 재학 중에도 2순위로 고향팀인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됐다. 인천이 뽑은 12명의 신인 가운데 이 둘은 ‘즉시전력감’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두 새내기는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박 “잘돼서 어머니 칼국수집 광고도” 유준수는 “10골-10어시스트가 목표라고 생각했었다.”면서 “그런데 단 한 경기라도 나가서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태수도 “처음 인천에 오게 됐을 땐 ‘내가 잘하면 어머니의 칼국수집 광고도 될 것’이라며 자랑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 것 같다.”면서 “선발은커녕 교체 명단에라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둘이 지난 2개월 동안 훈련하면서 느낀 대학과 프로의 수준차는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훈련에 임하는 선배들의 눈빛부터가 달랐다. 작은 움직임, 단 한번의 패스도 대충 하는 법이 없었다. 축구를 시작하고 나서 나름대서 최고의 길을 걸어왔던 둘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두 유망주는 끝을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두려움을 훈련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유준수는 “공격수는 공격포인트로 말한다. 훈련이든 연습경기든 골을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박태수는 “‘실수는 끝’이라는 생각으로 감독님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유 “공격포인트로 실력 보이겠다” 유준수는 이날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 골을 기록했고, 박태수는 풀타임을 뛰며 전담 프리키커로도 활약했다. 인천의 주장 전재호는 “준수와 태수는 올 시즌 인천의 기둥이다. 자기관리도 훈련도 늘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한다.”면서 “이 둘로 인해 올 시즌 인천이 뭔가 해낼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저녁식사 뒤 열린 ‘5분 스피치’에서 박태수는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는 주제로 감독과 선배들 앞에서 첫 시즌을 맞는 새내기의 심정을 털어놨다. 유준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박태수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둘이 그토록 열망해 왔던 프로무대에서 기회를 움켜잡고 그라운드에 나서 유유히 즐기듯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날이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글 사진 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슈퍼스타K2’ 가요계 둥지틀기

    ‘슈퍼스타K2’ 가요계 둥지틀기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등 ‘슈퍼스타K2’(이하 슈스케2) 출신 대어들이 기획사에 둥지를 틀고 가요계 진출을 위한 본격 행보에 들어갔다. 수백대1의 경쟁률을 뚫어낸 ‘오디션 스타’들이 과연 기존 시장에서도 통할 것인지, 한 걸음 더 나아가 새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슈스케2 출신 가운데 가장 먼저 전속 계약서에 서명한 주인공은 싱어송라이터 장재인이다. 독특한 음색과 무대에 앉아 기타를 치는 모습으로 음악팬들의 지지를 받은 인물이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이 설립한 키위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장재인은 최근 해외 팝 스타 메리 제이 블라이즈의 첫 내한공연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기도 했다. 고(故) 김광석 추모 콘서트, 이승환 콘서트 등에도 섰다. 이르면 오는 3월 첫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장재인과 함께 서인영의 히트곡 ‘신데렐라’를 새롭게 편곡해 불러 화제를 모은 김지수는 쇼파르뮤직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쇼파르뮤직은 ‘홍대여신’ 요조 등을 거느린 파스텔뮤직이 젊은 감각의 싱어송라이터들을 겨냥해 따로 차린 음반사다. 보다 공격적인 음악 활동과 마케팅을 표방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가창력을 인정받았음에도 슈스케2 최종 본선(TOP 11)에 오르지 못했던 김보경은 보란 듯이 가장 먼저 가수로 정식 데뷔했다. 자신의 이름이 박힌 데뷔 앨범 ‘더 퍼스트 데이’(The First Day)를 지난달 24일 냈다. 타이틀 곡 ‘하루하루’는 음원사이트에 공개되자마자 ‘까도남’ 현빈이 부른 ‘그 남자’(드라마 ‘시크릿 가든’ 주제곡)를 누르고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김보경은 지난달 29일 서울 홍대 앞 소극장 사랑티비에서 첫 팬미팅을 열었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 낸 강승윤은 아이돌 그룹 빅뱅·2NE1 등이 속해 있는 YG엔터테인먼트(YG)와의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계약이 확정되면 강승윤은 YG 연습생으로 들어간다. YG는 SM·JYP와 더불어 ‘빅3’ 기획사로 꼽히는 곳이다. 슈스케2 톱11에 들었던 김은비도 YG 연습생으로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슈스케2 우승자 허각은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음반 자회사 에이큐브와 계약 얘기가 깊숙이 오가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 그룹 비스트·포미닛 등이 소속된 회사다. 허각 본인의 결정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슈스케2의 꽃미남 존박은 이적·김동률 등이 소속된 뮤직팜과의 계약이 점쳐진다. 당사자는 아직 신중한 태도다. 존박은 지난달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소속사 계약 등)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박찬호, 휴일 반납하고 훈련...제3선발 유력

    박찬호, 휴일 반납하고 훈련...제3선발 유력

    ‘코리안 특급’ 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일본프로야구 무대 안착을 위해 특유의 성실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5일 “박찬호가 팀 휴식일이었던 4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 옆 다목적구장에서 러닝을 하고 나서 실내훈련장으로 장소를 옮겨 캐치볼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등 3시간 정도 구슬땀을 흘렸다”고 보도했다17년간 뛰었던 미국 프로야구 생활을 접고 일본에 진출한 박찬호가 새로운 둥지인 오릭스에서 확실한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떨어진 체력과 구위를 회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앞서 오릭스 스프링캠프 훈련에 처음 참가했던 지난 1일 “현재 몸 상태가 60∼70% 수준”이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 우선 팀에 적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시즌 4승을 수확하며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기록(124승)을 작성한 박찬호는 오릭스에서 제3선발이 유력한 상태.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은 앞서 “박찬호가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에서 중간계투로 던졌지만 (선발로 던지면) 아직도 두자릿수 승리를 거둘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고 후쿠마 오사무 투수코치는 “3선발로 기용할 뜻을 굳혔다”고 밝혔다.  박찬호로선 오릭스의 선발진에서 기대하는 10승 이상을 수확하려면 시범경기 이전에 확실하게 몸을 만들어야 한다.  박찬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기에서 결과를 제어할 수는 없어도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준비는 내가 조절할 수 있다”며 휴일도 반납하고 담금질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일과 3일 이틀 연속 불펜 마운드에 올라 40개 안팎의 공을 던졌다.  박찬호는 미야코지마 스프링캠프에서 구속과 투구 수를 조절하면서 시범경기를 대비할 계획이다.
  • [지방시대] 부산 중앙동의 부활 실험/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부산 중앙동의 부활 실험/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어느 도시든 중앙동이라고 불리는 지역은 그 도시의 번영과 쇠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부산 중앙동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의 정치 1번지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예전 시청을 중심으로 관공서가 즐비한 가운데 수많은 가게와 점포들이 지역경제를 이끌며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전쟁기 피란시절의 문화적 흔적과 자부심이 곳곳에 배어 있어 문화 중심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다. 곳곳에 있던 화랑과 사랑방 등에서 경향 각지의 문화예술인을 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1998년 부산시청이 이전하고 해운대 등 외곽지역의 주거단지가 개발되면서, 인구는 빠져나가고 상권 위축에 따른 원도심의 쇠락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중앙동을 끼고 있는 중구만 하더라도 번성기인 1978년에 10만 7000명이던 인구가 2009년의 경우 4만 9000명으로 53%나 줄어들었다. 고령화율은 16%에 육박했다. 부산지역 평균보다 5% 이상 높다. 이러다 보니 주거지역 곳곳에 폐·공가가 늘어나고, 상업지역도 활기를 잃게 되면서 폐 상가와 빈 사무실이 늘어났다. 이런 중앙동에 최근 두 가지 큰 변화가 생겼다. 하나는 폐 상가와 빈 사무실 곳곳에 문화 창작공간이 들어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근 옛 시청부지에 큰 백화점이 들어선 것이다. 문화 창작공간은 ‘또따또가’라는 이름으로 부산시와 예술인단체가 힘을 합쳐 운영하고 있는 공간이다. 원도심 빈 공간의 문화적 활용 결과다. 현재 36실의 빈 사무실에 46명의 상주 작가가 둥지를 꾸리고 있다. 또한 화가, 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문화예술가들을 포함한 22개 단체 321명을 포함해 총 367명의 예술가들이 빈사무실을 예술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창작활동으로 중앙동에 문화적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직장인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공연과 독서카페 운영 등 다양한 문화적 실험이 지금 이곳 중앙동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근에 들어선 큰 백화점은 엄청난 규모와 대단한 집객력을 자랑한다. 이러한 중앙동의 두 모습은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지역 재생을 위해서는 백화점 같은 대규모 인프라가 갖는 흡인력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특정 장소가 생명력과 문화적 응집력을 갖기 위해서는 문화적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백화점이 큰길의 전략이라면, 문화공간은 골목길의 전술이다. 대형 소비공간이 동맥이라면, 문화시설은 실핏줄이다. 원도심이 살아나려면 이처럼 동맥과 실핏줄이, 전략과 전술이, 경제와 문화가 동시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이곳 중앙동은 생생히 말해주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르네상스인으로 평가되는 루이스 멈퍼드는 ‘내면적 삶과 외면적 생활의 통합’을 통해 도시의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함께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지금 부산의 중앙동은 백화점이라는 거대 소비 공간과 또따또가라는 문화창작 공간의 공존을 통해 새로운 원도심의 부활을 실험하고 있다. 이 실험을 통해 이전의 원도심의 영광을 되찾는 기적을 이룰 것인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 [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발언대] 청소년문제와 가정의 역할/황순일 김포경찰서장

    청소년범죄를 다루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려되는 사례가 있다. 한 여중생은 늦은 귀가로 꾸중 들을 것을 염려한 나머지 부모에게 “학원 가는 길에 납치되었다가 겨우 도망쳤다.”고 거짓 전화를 했다.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은 새벽까지 범인을 쫓았다. 그러나 결국 어이없게도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다음으로, 12세 또래의 남자 아이들 3명은 수시로 가출해 닥치는 대로 범죄를 저지르지만 전혀 죄의식이 없고 반성의 기미도 없다. 부모는 오히려 귀찮다는 듯 “경찰에서 단단히 혼내주길 바란다.”며 인수하기를 미뤘다. 파출소장은 훈방조치 후 동행 귀가시켜야 했다. 며칠 후 이들은 같은 자리에 또 다른 범죄로 잡혀와 앉아 있었다. 세 번째로, 학교 선후배인 A(16세)군 등 6명은 가출해 생활비 등을 마련하려고 차량과 상가를 마구 털었다. 여자 후배(15세)에게는 성폭행 등으로, 그 부친에게도 3주 치료를 요하는 폭행을 가했다. 이 모두 정상적인 가정의 청소년이었다. 이 세 가지 사례는 청소년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세 번째의 경우엔 부모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문제’라고 포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 경찰의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이들을 방관한다면 더 큰 범죄자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부모들의 관심과 배려다. 2009년 10만 6000여건의 청소년범죄에서 74%는 부모가 있는 중산층 출신이었다. 새해 설 명절을 맞으며 자녀를 살펴보고 이해하려는 계획은 당초 뜻대로 됐는지 돌아볼 때다. ‘중위권을 상위권으로’라는 잣대로 성적에 따라 자녀를 평가한다면, 자녀는 부모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느끼기 어렵다.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청소년 범죄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청소년문제의 출발과 해답 모두 가정에 있다. 모든 청소년이 가정을 진정한 자신의 둥지로 생각한다면 당연히 관련 범죄가 줄 것이고, 경찰은 예방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NPB] 한국야구간판 ‘일본 혈투’

    [NPB] 한국야구간판 ‘일본 혈투’

    ‘영원한 메이저리거’ 박찬호(38). 지난해 그가 이승엽(35)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는 뉴스는 국내외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난 25일에는 역시 미국프로야구에서 특급 마무리로 이름을 떨쳤던 ‘핵잠수함’ 김병현(32)마저 일본 열도(라쿠텐)에 둥지를 튼다는 소식이 보태졌다. 이로써 일본프로야구판에는 지난해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김태균(29)과 소프트뱅크에서 1년 더 잔류하는 이범호(30), 센트럴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우뚝 선 야쿠르트 임창용(35)까지 모두 6명의 ‘코리안 특급’이 대거 포진하게 됐다. 게다가 임창용을 제외한 해외파 5명이 퍼시픽리그에 속해 ‘혈육’끼리 숙명의 대결을 펼쳐야 할 처지다. 벌써 국내 팬들은 나름의 데이터를 총동원, 이들의 활약상을 점치는 즐거움에 흠씬 취해 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속내는 그리 좋지 않다. 심각한 사태로까지 여기며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활약을 기원하면서도 동 시간대 일본프로야구 중계와 팬들의 이목이 일본으로 쏠려 중흥기를 맞은 한국프로야구에 자칫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한다. 해외파 중 일본 무대에 첫선을 보일 빅리거 듀오와 이적생 이승엽의 배수진을 친 행보가 최대 관심거리다. 박찬호와 김병현. 큰물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이지만 전성기를 지난 터라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또 일본 야구 풍토에 익숙지 않은 데다 상대할 타자들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것도 사실이다. 다양한 변화구에 제구력까지 장착한 박찬호는 국내에서 일찌감치 몸 만들기에 돌입, 상대타자와 스트라이크존 등에 대한 분석도 이미 시작했다. 이에 견줘 김병현은 이제 막 계약을 성사시킨 터라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에서 실패한 이후 독립리그에서 뛰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몸상태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특유의 ‘어뢰투’가 살아날지 미지수라는 것. 박찬호가 일단 한참 앞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프링캠프에서 조기에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이를 전제로 개막 이후 한달여가 올 시즌 둘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단언한다. 생소한 환경에서 초반 한달 정도를 기대대로 버텨낼 경우 자신감이 붙을 것이고 이는 곧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 박·김은 선발과 마무리로 보직이 달라 정면대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박찬호가 7이닝 이상 호투한다면 맞닥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요미우리에서 2007년 30홈런을 때린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온 한국야구의 자존심 이승엽. 올해 ‘30홈런-100타점’ 이상을 목표로 차분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릭스와 2년 계약한 그는 올해를 ‘선수생명을 건 한해’로 선언했다. 입단식에 이어 새달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붙박이 1루로 부활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지난 2년간 출전 기회가 턱없이 부족해 성적이 나빴던 만큼 주전 자리를 확실히 꿰차는 것이 곧 명예회복이라는 것이다. 한·일통산 500홈런에 32개를 남긴 이승엽은 기존의 파워에 기교를 더 키울 각오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김병현 日 라쿠텐 간다

    미국프로야구에서 뛴 ‘핵잠수함’ 김병현(32)이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 유니폼을 입는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25일 김병현이 라쿠텐과 계약금 포함해 1년간 총 3300만엔(약 4억 4767만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김병현은 일본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김병현은 2007년까지 9년간 통산 54승 60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올렸던 잠수함 투수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소속팀을 찾지 못해 개인 훈련을 해왔던 김병현은 지난해 미국 독립리그인 골든 베이스볼 리그 오렌지카운티에서 10경기에 나와 3승 1패,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고 마침내 일본 퍼시픽리그 라쿠텐에 둥지를 틀었다. 김병현은 같은 리그의 박찬호(38), 이승엽(35·이상 오릭스 버펄로스), 김태균(29·롯데 지바),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잔류한 이범호(30) 등과 한국인 투·투 또는 투·타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 등번호 99번을 배정받은 김병현은 마무리 투수 후보로 활약할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학생기자단 ‘숨은 기부자 찾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학생기자단 ‘숨은 기부자 찾기’

    지난 18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개찰구 앞. ‘사랑의 열매 모금함’이 설치된 이곳에서 대학생들이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카메라와 녹취용 마이크를 든 이들은 한 곳을 뚫어져라 살피고 있었다. 이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모금회) 서울지부 소속 대학생 기자단. 벌써 10시간째 ‘지하철 모금함, 숨은 기부자를 찾아라’는 행사를 위해 익명의 기부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 없는 천사들이 참된 기부자” ‘~숨은 기부자를 찾아라’는 모금함에 성금을 기부하는 사람들을 찾아 인터뷰해 모금회 회보에 싣고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로 제작해 알리는 행사. ‘과연 어떤 사람들이 기부를 할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이 행사를 기획했다. “세상이 이렇게 각박한 걸까.” 7명의 기자단은 하나, 둘씩 한숨을 내쉬었다. 벌써 오후 4시가 넘어가건만 아직까지 기부자가 보이지 않았다. 예년 같으면 모금함이 가득 찼을 법도 한데, 올해는 사정이 정반대다. 지난해 모금한 자금 관리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몰라보게 차가워졌다. 오후 4시 30분.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려는 순간 첫 기부자가 나타났다. 정장 차림의 50대 남성이 주인공. 대학생 기자단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허둥지둥 카메라와 마이크를 기부자에게 내밀었다. 어리둥절해하던 기부자는 이내 ‘일상적인 일에 웬 호들갑이냐.’는 표정을 지었다. 홍콩에 거주하다 잠시 귀국했다는 그는 어떻게 기부를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모금함이 보여서 돈을 넣었다. 기부하는 게 뭐가 대수냐.”라면서 “홍콩에서는 번화가에 있는 모금함에 돈을 넣으면 봉사자가 다가와 옷에 배지를 달아주는 등 기부가 일상적인 문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대학생 기자단에게 희망의 불씨를 남기고 다시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다시 긴 기다림이 시작됐다. 삼각김밥과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자리를 지키기를 네 시간여. 오후 8시 40분쯤 두 번째 기부자가 나타났다. 평소 모금함을 볼 때마다 기부를 한다는 강혜경(50·여)씨는 “돈이 많지 않아 크게는 못 하지만 적은 돈으로 자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기자단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종일 2명… “그래도 세상은 따뜻” 이날 밤 11시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기부자는 단 두명. 하지만 기자단은 실망하지 않았다. 기자단장 진유리(22·성신여대 4학년)씨는 “기부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까지 생각했는데 그래도 두명이나 나타나 힘이 났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 사회가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금회 기획홍보팀 김효진 대리는 “모금함에 돈을 넣고 사라지는 사람들이야말로 참된 기부자”라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기부라는 사랑의 열매를 같이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동현·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 최진행 “나도 억대연봉”

    프로야구 한화 최진행이 억대연봉에 진입했다. 프로 입단 8년 만이다. 한화는 지난 7일 최진행과 지난해 연봉 3000만원보다 233.3% 인상된 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고 9일 밝혔다. 파격적인 연봉인상 폭이다. 그만큼 성적이 좋았다. 올 시즌 팀은 최하위였지만 최진행은 4번 타자로 뛰면서 32개 홈런을 날렸다. 롯데 이대호에 이은 홈런 2위다. 김태균, 이범호가 떠난 한화 중심타선을 홀로 지켜냈다. 한화는 팀고과점수에다 보너스 점수까지 얹어 최진행에게 억대 연봉을 안겼다. 최진행은 “내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한다. 올해엔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KIA에서 둥지를 옮긴 장성호는 20% 삭감된 2억원에 재계약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침묵의 봄’ 가까워 오는가

    ‘침묵의 봄’ 가까워 오는가

    ‘어느 날 원인 모를 병이 마을을 덮쳤다. 새들의 지저귐이 사라졌고 꽃 사이로 붕붕거리던 꿀벌도 자취를 감췄다. 꽃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시들었다.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찾아왔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인 레이철 카슨이 저서 ‘침묵의 봄’에서 경고한 지구촌 재앙의 일단이 새해 벽두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아칸소주와 루이지애나주의 찌르레기떼 추락사뿐 아니라 스웨덴과 영국 등 유럽, 남미의 브라질,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 아시아의 태국과 일본 등에서도 크고 작은 동물 의문사가 잇따르고 있다. 새해 들어 연일 동물 의문사가 보도되면서 인터넷에서는 갖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동물의 집단 의문사가 결코 올해 처음 나타난 현상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양한 형태와 이유로 나타나는 동물의 집단 죽음이 결국은 지구의 환경 파괴와 온난화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동물들의 잇단 ‘다잉 메시지’ 동물의 떼죽음은 2000년대 후반부터 더욱 자주 눈에 띈다. 미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은 7일 최근 발생한 동물의 주요 수난사를 추려 보도했다. 2009년 칠레의 여러 동물들이 연쇄적 의문사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3월 펭귄 1200마리가 칠레 남부의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4월에는 정어리떼 수백만마리의 사체가 해안으로 쓸려 내려왔고, 같은 달에 희귀종인 홍학 수천 마리가 둥지를 버리고 떠나는 바람에 새끼 2000여 마리가 굶어 죽기도 했다. 2008년에는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섬에서 고래들이 뭍으로 기어 올라와 집단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둥근머리돌고래 60마리가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1주일 뒤 참거두고래 150마리가 같은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극은 이듬해까지 이어져 2009년 향유고래 45마리가 숨진 채 태즈메이니아섬 모래톱에서 발견됐고 둥근머리돌고래와 돌고래 140여 마리가 해변으로 쓸려내려와 죽었다. 이 또한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의 박쥐 100만 마리도 2006년 괴질에 걸려 죽는 등 수난을 당하고 있다. 5년 전 뉴욕에서 시작해 미국 14개 주로 번진 이 곰팡이성 질병은 겨울잠을 자는 박쥐의 입과 코를 하얗게 만들어 죽도록 했다. 정확한 원인과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박쥐가 괴질로 떼죽음을 당하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쥐는 곡물이나 나무에 피해를 주는 해충 애벌레를 먹이로 삼는데 박쥐가 사라지면 생태계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사회를 고민스럽게 만든 꿀벌의 ‘집단 가출’(벌집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군집 붕괴 현상)도 환경적 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정 살충제가 벌의 몸 속에 쌓여 있다가 후손 벌들에 치명적 결함을 안겨 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립과학아카데미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미 전역에서 호박벌 4개 종의 개체 수가 10~15년새 96% 줄었다. ●다음 타깃은 인간… 모니터링 강화를 동물의 잇단 의문사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메시지를 읽고 대비해야 한다는 데는 전문가 대부분이 동의한다. 인간에 앞서 동물이 생태계의 미묘한 균형 파괴를 알아차려 죽음을 통해 이를 알리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 요인으로 꼽혀 온 독성 화학물질이 최근 지구 온난화 영향과 맞물리면서 위해성이 크게 높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최경호 서울대 교수(보건학)는 “지구 온난화가 화학물질의 독성을 일률적으로 높인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물고기 생태에 영향을 미치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의 경우 일정량 이상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독성이 최대 200배까지 치솟는 등 기후변화로 화학물질의 불안정성이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박찬열 산림과학원 박사는 “미국 새떼의 죽음은 그나마 도시에서 일어나 경각심을 가질 수 있었다. 숲 등 서식지에서 떼죽음이 발생하면 모르고 넘어간다.”면서 “우리나라도 서해안 등 겨울 철새들이 자주 찾는 지역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해 동물들이 전달하는 위기의 신호에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女談餘談] 여자라서 자랑스럽다/구혜영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여자라서 자랑스럽다/구혜영 정치부 기자

    연말이면 꼭 챙기는 송년회가 있다. ‘십자매’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십자매는 집단으로 행동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울 때 모두 한 둥지에 들어가 자거나 떼를 지어 함께 다니는 식이다. 모임명의 근원이다. 언론인, 소설가, 여성학자, 영화평론가, 한의사, 변호사,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뭉쳤다.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탓에 실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다들 이름만 들어도 각 분야에서 존경 받는 인물들이다. 탁월한 전문성도 높은 평가를 받지만 이들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공익적’ 세력이기 때문이다. 호주제 철폐, 여성·인권 운동 등 우리 사회의 공익을 위해 한결같이 헌신해 왔다. 지난 연말에도 어김없이 모임의 대장 격인 한 선배의 집에 모였다. 제주 올레의 마스코트인 조랑말 ‘간세’ 인형을 만들며 한해를 돌아봤다. 간세는 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라는 뜻의 제주도 말 ‘간세다리’에서 유래했다. 자투리 천, 헌옷 등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이기도 하다. 천을 자르고 바느질을 하면서 밤 늦도록 1년을 돌아봤다. 나라 걱정, 건강 걱정, 살림 걱정, 온갖 걱정들이 황토물처럼 쏟아졌다. 2년 전 연말에는 지천명에 다다른 선배들이 열심히 배운 벨리댄스를 선보여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간통법과 제사 등 여성들을 옥죄는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며 즉석 서명운동을 벌였다. 물론 만남은 송년회에 그치지 않는다. 1년 사시사철 각자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십자매’처럼 달려가 서로 도와주며 힘을 보탠다. 모임을 이끄는 대선배들은 고 리영희 선생 생전, 병마와 힘겹게 싸우던 리 선생 앞에서 학예발표회를 펼치기도 했다. 이 ‘대단한’ 선배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올 무렵이면 늘 가슴이 벅차곤 했다. 다들 유명인이라서가 아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세상에 대한 연민이 깊어지고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다. 같이 어울리며 키워주고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서로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는 여성들. 걱정도 함께하면 힘이 된다고, 그 힘으로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선배들의 다짐에 올해도 건강하시라는 나의 기도를 보탠다. koohy@seoul.co.kr
  • 설산의 여운, 카메라로 그렸다

    설산의 여운, 카메라로 그렸다

    5m 길이의 초대형 화면에 가득찬 설산(雪山)의 풍광이 시야를 압도한다. 흑백의 대비와 전통 산수화 같은 익숙한 구도로 인해 얼핏 수묵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헐벗은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잔설의 무게감과 눈에 채 가려지지 않은 갈색 숲의 색감까지 디테일하게 살아 있는 풍경 사진이다. 휘날리는 눈발 아래 온몸을 뒤채는 격정의 파도를 포착한 해변 사진은 또 어떤가.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눈밭 위에 펼쳐진 거센 바다 풍경은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전통 수묵화 색감 살린 풍경 돋보여 중견 사진작가 권부문(56)의 ‘산수’ 연작과 ‘낙산’ 연작이다. ‘산수’는 설악과 홍천· 평창 등 강원도 산야의 설경을, ‘낙산’은 눈내리는 동해안 낙산의 해변을 촬영한 것이다. ‘산수’ 12점과 ‘낙산’ 22점을 한자리에 모은 권부문의 개인전 ‘산수와 낙산’이 오는 12일부터 2월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다. 본관과 신관을 통째로 사용하는 대형 전시다. 2007년 아르코미술관 전시 이후 이처럼 큰 규모의 개인전은 3년 만이다. ‘낙산’ 연작은 2007년 소개된 적이 있지만 ‘산수’ 연작은 처음 선보이는 신작이다. 10년 전 강원도 속초에 둥지를 튼 작가가 지난 한해 집 근처 겨울 설산을 누비며 찍은 것들이다. ‘산수’란 제목은 촬영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전통 산수화가 지향하는 태도를 닮고자 하는 의미에서 따왔다. “풍경은 바람 속의 구름 같은 것으로 보는 자의 마음 상태에 따라 드러난다.”고 말하는 작가는 사진 안에 어떤 메시지나 이야기도 담으려고 하지 않는다. 눈앞의 대상이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한 뒤 그 재현의 기록을 관객 앞에 내놓을 뿐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옛 사람들이 전통 산수화를 수기(修己)의 도구로 삼았듯 관객이 자신의 사진 앞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발견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 때문에 그의 카메라는 절경이나 명산을 따로 찾지 않는다. 설악산이라 해도 남들이 눈여겨 보지 않는 평범한 곳에 시선을 둔다. 작가는 “그 앞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산이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려고 기막힌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귀띔했다. 사진 속 풍경 안에 등산로 같은 인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점도 흥미롭다. ●절경 아닌 평범한 곳의 진면목 조명 미대 진학을 꿈꾸다 고교시절 사진에 빠져 중앙대 사진학과에 진학한 작가는 1970년대 급격한 근대화에 놓인 사회상을 반영한 거칠고 어두운 사진들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0년대에 이르러 사진을 재현의 역사, 즉 소재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미지보다 자기 성찰의 방법으로 삼는 길에 주목하게 된다. 이 같은 작업 방식을 굳히게 된 계기는 2000년 북유럽 여행이다. 시베리아를 거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핀란드, 노르웨이 등 삭풍과 동토의 땅에서 느꼈던 감성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를 주요 배경으로 한 ‘북풍경’ 연작으로 남았다. 그후로도 프랑스, 스위스, 사하라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풍경에 대한 정신적 탐험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을 자기 성찰의 방법으로 삼아 그의 작업은 미국과 영국의 출판사가 작품집으로 발간할 정도로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현장에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사진작가의 숙명”이라는 그는 “본 것을 재현하는, 사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02)720-152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민주당 영등포당사로 통합

    민주당이 영등포 당사에 둥지를 튼다. 현재 최고위원실과 기자실이 마련돼 있는 국회 앞 여의도 당사에는 지난 2008년 9월 정세균 전 대표 취임 직후 입주했다. 다음 달 8일 임차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은 5일 “여의도 당사가 150평 규모에 보증금 1억 3000만원, 월세 2400만원이나 들어 비용 문제가 크고, 주차 공간이 없어 불편했다.”면서 “영등포 당사는 1500평 규모에 보증금 2억, 월세 3600만원이다. 영등포로 옮기면 2012년 총선·대선 이전까지 당사 이전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영등포 당사는 옛 농협 청과물 공판장을 구조 변경한 건물이다. 2004년 3월 불법 대선 자금 일부가 당시 국민일보사 건물에 있던 열린우리당사 보증금으로 유입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지면서 정동영 의장이 당사 이전을 지시해 마련된 곳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글로벌 경기 회복? 중국發 전쟁?… 뭘 모르는 소리!”

    “글로벌 경기 회복? 중국發 전쟁?… 뭘 모르는 소리!”

    ‘글로벌 경기침체는 영원히 회복될 수 없고 세계 경제는 성장을 멈출 것이다.’ 전통적 관념을 무작정 믿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때때로 위험하다. 특히 요즘 같은 ‘혼돈의 시대’에는 막연한 통념 탓에 세상을 바로 읽지 못하는 일이 잦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최근 발행한 1·2월호 특집 기사를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꼽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통념들’을 정리해 전했다. 포린폴리시는 특히 세계 경제의 성장에 대한 지나친 희망가나 중국 성장에 대한 서구사회의 막연한 두려움은 낡고 순진한 생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곧 회복될 것이다?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석좌교수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을 적당히 손질해 경기 회복을 꾀하는 다양한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세계적 표준이 된 ‘자본주의 세계체제’ 시스템은 이미 ‘유통기한’을 다해 평형이 심각하게 깨졌기 때문이다. 현행 자본주의 질서가 심화하면서 인건비나 복지비용 등은 끝 모르게 치솟는 반면 이 비용을 대기 위해 세금을 올리는 일은 쉽지 않다. 월러스틴 교수는 향후 신흥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국가부채라는 마지막 ‘거품’이 터져 자본주의 세계체제는 최대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경제성장은 계속될 수 있다? 캐나다의 미래학자 토머스 호머 딕슨은 “지속적 경제 발전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환경과 자원 고갈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이번 세기에 세계 경제의 성장이 멈추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을 때 국제사회가 허둥지둥한 데에서 볼 수 있듯 자원의 부족은 이미 여러 산업분야에서 나타나고 있고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경제성장을 붙잡아 세울 만큼 치명적이다. ●중국의 부상으로 전쟁 일어난다? 독일의 부흥에 대한 영국 내 공포가 확산되면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것처럼 새 ‘슈퍼파워’(중국)의 부상이 전운을 몰고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억측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19세기 말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패권을 평화적으로 거둬들인 것처럼 중국과 미국은 큰 틀에서 협력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중 양국은 국제금융시장 안전과 사이버 범죄 등 국제 난제 대응에 있어 협력을 통해 그동안 많은 것을 얻었다. ●중국은 곧 미국을 압도한다? 대니얼 드레즈너 미 터프츠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의 국력을 곧 뛰어넘을 것이라는 통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미국은 쇠퇴했고 중국은 크게 성장했으나 양국 간 격차가 수년 안에 좁혀지기에는 워낙 크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유엔 인간개발지수에서 89위에 머무는 등 절대 강자가 되기에는 모자란 면이 많다. ●보안 강화로 더 안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앤 애플바움은 9·11테러 이후 미국 정부의 보안조치 강화는 무용지물이었다고 평가했다.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교통안전청이 테러 음모를 막기 위해 공항 보안검색장비를 새로 들여놓았으나 수차례 보안망이 뚫렸다. 심지어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속옷에 폭탄을 숨겨 디트로이트행 비행기를 폭파시키려던 범인이 승객의 제보로 검거된 사건에서 보듯 테러 차단에 있어서 일반인의 노력이 더욱 빛났다. 애플바움은 “9·11테러가 미국 사회에 준 교훈은 더 많은 돈을 들여 안보망을 강화하라는 것이 아니라 테러 관련 정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지 고민하라는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고령화엔 은퇴 연령 높여라? 제임스 갤브레이스 미 텍사스주립대 교수는 고령화에 따른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근로자들을 더 오래 일하게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상식이라고 꼬집었다. 정년 연장에 따라 연금수령 연령을 높이면 은퇴를 늦출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혜택이 줄어든다. 또 장년층이 회사에 계속 남아 있게 되면 일자리 사정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방시대] 중앙과 지방이 공존하는 삶/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중앙과 지방이 공존하는 삶/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중앙과 지방이 하나로 묶어지고, 토목 기술의 발달로 전국이 거미줄과 같은 도로망으로 연결되고 있다. 게다가 고속철도의 건설로 중앙과 지방 간의 지리적 장벽이 무너지며 하루생활권으로 바뀌고 있다. 교통이 편리해지자 서울특별시로 대표되는 중앙을 기점으로 해서 살펴보면 ‘교통 벽지’도 생기고 있다. 교통 벽지와 통과지점에 대해 경제적·문화적 관점에서는 반드시 좋다, 나쁘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방에 따라서는 중앙의 구심력에 의해 점점 중앙으로 빨려들거나, 원심력에 의해 점점 중앙으로부터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중앙과 지방이 별개의 지역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이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때 바람직한 사회적 틀이 유지되고,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보면 서울을 핵으로 하는 수도권 중심정책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방에서 더 분명하게 실감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농촌으로 대표되는 지방은 더 사회경제력이 약화되고, 공동화는 여전히 진행된다. 이는 국가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앙과 지방의 조화가 깨진다는 것은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닌 양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도회지 생활은 건강한 지방, 농촌이 건재할 때 가능하다. 떠나는 지방, 떠나는 농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책과 정치의 몫이다. 중앙과 지방의 균형 잡힌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지사적(志士的) 정치인이 없다는 현실이 너무 아쉽다. 중앙의 협조와 관심을 끌어내려면 지방의 차별화된 자구 노력도 절실하다. 정치적·법률적 의미의 국경은 있으나 사회·경제적 의미의 국경은 무너져 버렸다. 미국 뉴욕 월가의 주식시세는 곧바로 우리나라 주식시세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이런 지구촌 시대일수록 우리의 자연을 잘 보존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문화나 전통을 더욱 잘 지키고, 가꿀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자연,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고 보존하는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전남 순천만과 낙안읍성은 지방과 지역이 물려받은 값진 유산이다. 특히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이름 높다. 순천만에는 겨울 철새들이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와 갈대밭 사이에 둥지를 튼다. 순천만은 5월에는 아름다운 녹색으로 물든 갈대밭이 있어 아름답고, 8월 말에는 붉게 물든 칠면초가 있어서 빼어나다. 순천시의 컨셉트인 생태도시답게 순천만을 잘 보존하려면 순천만을 아우르는 넓은 범위의 지역과 자연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도 끝없는 그물망과 같다. 어느 누구든, 어느 것이든 순환의 관계망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관계 법칙 속에서 이른바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어떻게 디자인하고 관리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다.
  • [2011년 빛낼 스포츠 스타] 동계AG 스키점프 대표팀 강칠구

    [2011년 빛낼 스포츠 스타] 동계AG 스키점프 대표팀 강칠구

    ‘겁내지 마. 할 수 있어. 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달리는 강칠구(27·하이원)의 귓가에는 익숙한 멜로디가 흐른다. 영화 ‘국가대표’ OST. 들을 때마다 심장은 열정을 펌프질한다. 지난 2일 만난 강칠구는 절정과 추락을 맛봤던 지난날을 담담하게 회상했다. 장밋빛 미래를 말하면서 목소리는 부쩍 커졌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 강칠구는 지난해 2월 밴쿠버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별 어려움 없이 두번이나 나갔던 올림픽이라 당연히 되는 줄 알았는데 포인트가 부족했다. 충격이었다. 그는 선수가 아닌 관중이 됐다. 한국은 단체전(4명)도 못 나갔다. 영화 국가대표 흥행 후 관심이 집중됐던 때였다. 환호하던 관중들은 차갑게 등을 돌렸다. 강칠구의 감정은 ‘미안함과 속상함과 부러움’, 그 어딘가에 있었다. 위기였다. 하지만 오히려 독을 바짝 오르게 했다. “밴쿠버는…‘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라고 하면 될 것 같아요. 당연하던 올림픽에 못 나가니까 충격이 컸어요. 새삼 긴장하게 됐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했습니다.” 사실 강칠구의 스키점프 인생은 첫 끗부터 대박이었다. 설천고 3학년이던 2003년, 한국 겨울 종목의 한 획을 그었다. 이탈리아 타르비시오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쇼트트랙 외에 세계 규모의 동계종합대회에서 딴 첫 금메달이었다. 그해 아오모리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체전 골드를 목에 걸었다. 무서운 것도, 거칠 것도 없었다. 탄탄대로였다. “그때는 멋모르고 뛰었던 것 같아요. 아무 생각도 없이 정말 잘했어요. 우쭐했던 것도 사실이죠.”라고 돌아봤다. 연습을 안 해도 1등이었다. 굳이 열심히 할 필요성도 못 느꼈다. 철도 없었고, 미래는 불투명했다. 지난해 하이원에 둥지를 틀기 전까진 실업자였다. 국가대표 훈련 수당 360만원이 연봉이었다. 시간을 쪼개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이어진 방황, 어느 순간 슬럼프가 왔다. “언제부턴가 점프가 안 됐어요. 안 되니까 잡생각은 더 많아졌고요. 점프대를 내려오는 몇 초 동안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는지 몰라요.” 그러다 밴쿠버를 놓쳤다. ●12일부터 FIS대륙컵 출전… 컨디션 조절 하지만 쓰라린 아픔은 다 잊었다. 머릿속엔 이달 말 카자흐스탄(알마티·아스타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뿐이다. 2007년 창춘 아시안게임 때는 스키점프 종목이 없었으니 8년 만에 잡은 기회. 2003년 대회에 이어 단체전 2연패를 노린다. 강칠구는 “매일 꿈꿔 왔던 아시안게임이에요.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을 때도 5분, 10분 더했던 게 아시안게임 때문이었어요. 단체-개인전 금메달이 목표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일본·카자흐스탄 3파전인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은 높다. 강칠구와 최흥철·최용직·김현기(이상 하이원)의 기량이 골고루 준수하다. 일본은 1.5군이 출전하고, 카자흐스탄은 최근 컨디션이 별로라는 설명. 다만, 개인전은 ‘집안 싸움’이다. 개인전엔 나라당 2명만 나간다.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은 친형제 같은 선수들은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대회 직전 알마티 점프대에서 뛰어보고 2명을 추릴 예정이다. “살짝 떨리긴 하는데 안 된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그저 시상식에 서겠단 마음뿐이에요.” 강칠구의 목소리에서 간절함이 느껴진다. 이들은 오는 12~13일 평창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대륙컵에서 하늘을 난다. 아시안게임 전초전. “아픔과 아쉬움은 훌훌 털어버리고 카자흐스탄에서 비상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씩씩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K리그 ★잡아라! 이적시장 후끈

    K리그 ★잡아라! 이적시장 후끈

    새해 벽두부터 프로축구 K-리그 이적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신호탄은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왼쪽)이 쏘아 올렸다.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지난달 31일 원 소속 구단인 성남과의 협상을 종료한 정성룡은 전북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전북은 주전 골키퍼 권순태의 입대로 인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거액을 쏟아 냈다.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 골키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정성룡의 이적료에만 K-리그 최상위권인 19억원 정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모기업의 지원이 줄어든 성남은 정성룡의 몸값이 폭등하면서 재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성남 조병국 J리그 베갈타 센다이 行 수원의 이운재(오른쪽)도 정들었던 푸른색 유니폼을 벗고 전남행을 택했다. 현역으로 뛰고 싶어 하는 이운재와 은퇴 뒤 코치직 및 해외연수를 제시했던 수원의 협상은 일찌감치 결렬됐고, 전남은 이적료가 없는 이운재에게 구단 최고 연봉을 제시해 영입에 성공했다. 대표팀에서 2002 한·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을 치르며 이운재와 함께 생활했던 전남 정해성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의 이적으로 골키퍼들의 연쇄이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입지가 줄어들 전남의 주전 골키퍼 염동균은 수도권 팀으로 이적을 모색 중이다. 이운재와 박호진(광주 플레잉코치)을 동시에 내보낸 수원과 정성룡을 잡지 못한 성남은 골키퍼 보강이 시급한 상태다. 성남의 중앙 수비수 조병국은 일본프로축구 J-리그 1부의 베갈타 센다이로 떠난다. 센다이는 FA가 된 조병국과 연봉 7억원에 1년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05년 수원에서 성남으로 옮긴 조병국은 6시즌 동안 159경기에 출전, 부동의 센터백으로 활약해 왔다. 2010 시즌 J-리그 14위로 간신히 강등을 면한 센다이는 수비력 보강을 위해 조병국을 영입했다. ●김영권 오미야 이적… 이천수와 한솥밥 한편 J-리그의 수비수 김영권은 이적료 5000만엔(약 7억원)에 올해 2부리그로 떨어지는 FC도쿄를 떠나 오미야 아르디자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로써 김영권은 최근 오미야와 재계약한 ‘그라운드의 풍운아’ 이천수, 미드필더 이호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롯데손보 ‘나눔’ 실천…장애인시설등에 김장김치 전달

    롯데손보 ‘나눔’ 실천…장애인시설등에 김장김치 전달

    롯데손해보험이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기업과 사회가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농촌마을의 자활을 돕는 ‘1사 1촌 자매결연’과 미래를 이끌 인재를 길러내는 장학사업이 양대 축이다. 지난달 강원 화천 토고미 마을을 찾아 김장김치를 구입해 불우이웃들에게 나누어준 게 대표적인 예다. 롯데손보는 토고미 마을에서 사들인 김치 2000포기를 장애인 시설과 무료급식소, 공부방 등을 운영하는 서울 성민원과 나눔의 둥지에 각각 전달했다. 롯데손보가 토고미 마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토고미 마을의 무농약 쌀 재배 비법인 ‘우렁이 농법’이 활발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직원 390여명이 모은 1500여만원을 우렁이 농군 후원금으로 지원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이 마을에서 쌀 1250㎏ 상당을 구입해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가정에 전달했다. 매년 롯데손보 장학생들을 선발, 등록금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3월 서울 보광동 오산고등학교와 장학사업 결연을 맺은 뒤 성적이 우수하고 학자금이 필요한 신입생 5명을 첫 대상으로 뽑았다. 지난 4월에는 신입생과 재학생 등 모두 10명의 등록금을 보탰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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