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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불’ 아니었음 1000만 돌파? 엣지 없는 평범한 영화 됐겠죠”

    “‘청불’ 아니었음 1000만 돌파? 엣지 없는 평범한 영화 됐겠죠”

    “개봉 첫날, 둘째 날 스코어를 보면 대충 느낌이 와요. 감을 잡고 나서 무대 인사를 돌게 되죠. 싸한 분위기에서 느끼는 감독의 비애는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모든 게 자기 잘못인 것처럼, 죄인처럼 느껴지죠. 이번엔 출발이 좋아 화기애애했는데 이 정도까지 흥행할지 예상하지는 못했네요.” 우리 사회 권력의 카르텔을 적나라하게 까발린 범죄 스릴러 ‘내부자들’이 관객 700만명을 돌파하던 지난 30일 이 작품을 연출한 우민호(44) 감독을 만났다. 그는 누구보다 흥행 실패의 쓴맛을 아는 감독이다. 데뷔작 ‘파괴된 사나이’(2010)와 두 번째 연출작 ‘간첩’(2012)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마지막 도전이라 여겼던 ‘내부자들’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는 이례적인 ‘잭팟’을 터뜨렸다. 영화에서 ‘청불’은 차포 떼고 장기 두는 것과 다름이 없다. 흥행 바람을 타고 본편에서 무려 50분이 늘어난 3시간짜리 감독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까지 31일 개봉했다. 인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풍성해지며 몰입도가 외려 높아지는 등 지루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편과 감독판을 합쳐 ‘친구’가 갖고 있는 청불 최고 기록(818만명)까지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첫 작품을 하고는 제목처럼 파괴당한 기분이었고, 두 번째 작품 이후엔 간첩처럼 은둔하듯 지냈어요. 세 번째 기회까지 잡은 자체가 행운이었죠. 솔직히 700만명이 본편을 봤다는 사실도 믿겨지지 않아요. 감독판 흥행까지 바라는 건 과한 욕심이죠. 본편을 보고 감독판을 보는 분들도 있을텐데 괜히 봤다는 반응이 나와 쥐구멍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데요?” 영화에 접근하는 자세를 달리했던 게 주효했을까. 전작들은 시나리오대로 찍기에 급급했지만 시나리오만큼도 뽑아내지 못했다는 게 자평. 벼랑 끝에 선 입장이었지만 ‘내부자들’은 외려 여유를 갖고 열린 마음으로 만들려고 했다. ‘모히또 가서 몰디브나 한 잔 하자’는 이병헌의 명대사는 그래서 나올 수 있었다. “시나리오에 갇히지 않고 현장에서 더 자유롭게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었죠. 그게 창작이지 않나 싶었어요.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니 대중의 시선이 보이고 배우, 스태프와의 소통이 원활해지더라구요. 캐릭터 해석력이 깊을 수밖에 없는 배우들이 내놓는 아이디어를 조화롭게 묶다 보니 시나리오에 없었던 살이 붙으며 작품이 풍성해졌죠.” 감독판은 강렬한 첫 장면과 반전의 마지막 장면이 추가되며 완전히 새로운 작품처럼 느껴진다. 특히 경각심을 갖고 ‘그들’을 주시하자는 의도를 담으려 했던 마지막 장면은 관객들에게 절망감을 줄까 봐 본편에선 눈물을 머금고 편집했던 장면이다. “감독판을 열고 닫는 두 장면은 원테이크로 찍은 스타일이나 배우들의 연기 스타일로 보면 쌍둥이와 다름없어요. 살리려면 둘 다 살려야 했고, 죽이려면 둘 다 죽여야 했죠. 가장 공을 들였고, 아끼는 장면을 보여줄 기회가 생겨 행복합니다.” 몇몇 수위가 높은 장면을 들어내고 관람 등급을 낮췄다면 1000만명은 거뜬하게 넘겼을 거라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우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더 안 들었을 것 같은데요? 작품의 엣지가 없어져 평범한 영화가 되어 버렸겠죠. 윤태호 작가의 원작에 있는 장면들이어서 놓치고 싶지도 않았고, 타협할 수도 없었습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단독]“계획된 일정 미룰 수 없다”…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노소영

    [단독]“계획된 일정 미룰 수 없다”…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노소영

    30일 오전 서울신문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노소영(54)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전날 남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개적으로 이혼 요구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의연한 모습이었다. 최 회장의 행위를 비난하거나 불편한 속내를 일절 드러내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간 기자의 질문에 전혀 당황하는 기색 없이 “추운데 고생스럽게 먼 길을 오셨다”며 되레 격려했다. 노 관장의 측근들은 “현 상황을 의연하게 돌파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노 관장은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 고양대로에 있는 백마부대 제9사단 황금박쥐부대를 방문했다.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장을 지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과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함께 주관하는 병영독서카페 릴레이 기증 운동의 제45호 기증자로 나온 것이다. 이 부대는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단장으로 복무했던 곳이어서 노 관장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노 관장은 기증식에서 장병들을 상대로 “제 딸도 해군에 근무하고 있는 것 아시죠”라고 운을 뗀 뒤 “군 장병들이 병영 생활을 하면서 책과 함께 더 넓은 세상을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 사이의 둘째 딸인 최민정씨는 지난해 11월 해군 소위로 임관했다. 노 관장의 이날 차림새는 여느 때와 같이 흐트러짐이 없었다. 안색은 맑았으며 피부에 윤기가 흘렀다. 회색 바지 정장에 밤색 롱코트, 모피 목도리를 둘렀다. 내부가 원목으로 꾸며진 독서카페 컨테이너에는 도서 500권과 책상, 책장 이외에도 오디오 세트, 가습기 등이 비치돼 장병들을 아들처럼 살뜰히 챙기는 노 관장의 마음이 느껴졌다. 노 관장을 수행한 한 관계자는 “어제 (최 회장의 이혼 요구 편지) 소식을 접하고 일정을 미뤄야 하는 게 아닐까 여쭤 봤지만 노 관장이 ‘계획된 행사를 미룰 수는 없다’고 말해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떤 시련이 닥쳐도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노 관장은 이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관장은 기증식에 이어 소초 내 식당에서 장병들과 함께 점심 식사도 했다. 노 관장은 장병들에게 나이를 물어보고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유학 중인 아들이 생각난 듯 시종 다정한 태도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식사를 함께 한 한 장병은 “그런 큰일을 겪고 있다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장병들을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노 관장은 이날 최 회장과 관련된 질문에는 여타 해석을 낳을 만한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 이혼과 관련된 내용이 뉴스화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노 관장을 수행한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최 회장 쪽에서는 이혼을 제기할 수 없는 귀책 배우자가 이혼 소송을 할 수 있는 각종 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앞서 2013년 1월에도 대리인을 통해 이혼소장을 작성했지만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소장에서 “결혼 초부터 성장 배경 차이, 성격과 문화 차이 및 종교의 차이로 인해 많은 갈등을 겪어 왔다”며 2006년부터 노 관장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확고해졌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기고] 안전한 식품제조 기반 마련을 기대하며/엄애선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기고] 안전한 식품제조 기반 마련을 기대하며/엄애선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정부는 불량식품 척결을 4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정하고 그간 부단한 노력을 통해 국민들이 느끼는 식품안전 체감도가 2014년에 비해 대폭 향상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앞으로 유통·판매 단계에서의 단속이 아니라 제조 단계에서부터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예방하고자 하는 정부의 해썹(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확대 방침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이들 업체의 영세성을 감안해 정부는 시설개선자금 지원, 현장기술 지원, 표준 매뉴얼 개발 보급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실효성을 얻으려면 이들 업체의 현황과 애로 사항을 잘 파악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는 교육이다. 식품 안전성 확보의 중요성과 해썹의 필요성 등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하여 영업자와 종업원의 의식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업체의 현황을 고려해 정부는 찾아가는 교육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 지역별 순회 교육이나 생산이 종료되는 시간대에 교육을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둘째, 위생 관리를 위한 정확한 지침과 시설개선 표준안을 제시해야 한다. 식품은 품목 또는 가공 특성에 따라 제조·가공 중간 과정에서 균이 증식하기도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미생물 저감화 장치가 설치돼야 하는데, 다행히 정부는 시설개선자금을 2000만원의 70%인 최대 1400만원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니 내년에는 관련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셋째, 원부재료의 안전성 확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원부재료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검사를 해야 하지만 영세 업체는 분석비용이 매우 큰 부담일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주원료에 대한 시험성적서 발급 비용 지원 방안을 모색하거나 인증원의 실험실 기능을 강화해 정기적으로 유효성 평가 및 완제품 검사를 대행하고 시험성적서를 발급한다면 업체는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도 안전한 제품 구입이 가능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썹 인증 후에도 시스템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사후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요 위생안전 조항 위반 업체에 대해 즉시 해썹 인증을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2015년 8월)했다. 이처럼 강력한 법으로 업체에 경각심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해썹 시스템을 잘 유지하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기술 지원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강력한 법안과 지속적인 관리가 유기적으로 잘 이뤄져야만 소비자들이 해썹 제도에 갖고 있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해썹은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식품 안전관리 체계다.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업체는 더욱 경각심과 책임감을 갖고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노력의 첫 단계는 위생수준 향상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식품안전지수가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 기준이 됐다. 안전한 식품을 위해 기울이는 정부의 이번 노력이 빛을 발해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를 기대한다.
  • 페북 최고 인기 정치인 트럼프 ‘존경받는 인물’ 교황과 공동 2위

    ‘막말 달인’인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무서운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또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28일(현지시간) 성탄절 직전인 이달 셋째 주 페이스북의 정치인 거론 횟수에서 트럼프가 5012만건으로 선두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는 ‘좋아요’, ‘공유’, ‘게시글’, ‘인용’ 등을 모두 합한 것으로 다른 후보 16명의 2960만건보다 2배가량 많다. 트럼프 거론 횟수는 올 1월부터 집계한 특정 정치인의 주별 언급 수치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의 경우 대선 출마를 발표한 지난 4월 둘째 주 2830만건의 최다 거론 횟수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페이스북에서 급부상한 계기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지난 7일 발언 이후부터다. 미국인의 속내 일부를 트럼프가 드러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실제 이달 첫 주 1500만건 수준이던 트럼프에 대한 거론 횟수는 둘째 주 3400만건, 셋째 주 5000만건으로 급증했다. 이 신문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호불호를 떠나 여러 이슈로 트럼프가 자주 오르내린다는 점만으로도 향후 그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는 갤럽조사에서 버락 오바마(17%) 미 대통령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5%의 득표율로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 2위에 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알코올중독예방치유법 제정으로 음주문화 개선 나서야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경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관련 질병 진료비의 경우 2007년 1조 7057억원에서 2011년 2조 4336억원으로 급증했고, 2011년도 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의 국민을 기준으로 알코올중독자가 13.4%, 약 512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증 알코올중독으로 분류되는 ‘알코올의존’은 5.3%로 무려 203만명에 해당한다. 중독예방시민연대 김규호 대표는 “우리나라는 음복문화, 회식문화 등 사회적으로 음주에 관대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때문에 음주의 폐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하며 “폭행, 가정폭력, 성범죄, 음주운전 등 형사처벌형 범죄의 원인이 될뿐만 아니라, 직장과 가정 내 갈등, 건강상실로 인한 수명단축과 의료보험료 증가 등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음주폐해가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다음 세 가지 내용이 포함된 ‘알코올중독예방치유법’ 제정을 통해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로 주류산업체들이 년 수익의 0.5%를 분담하여 ‘알콜중독예방치유분담금제’를 시행해야 한다. 이미 도박중독분야에서는 학계와 관련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에 힘입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제정한 결과 2013년부터 강원랜드, 마사회 등 사행산업체가 순매출 0.5%를 의무적으로 부담하게 하는 ‘도박중독예방치유분담금제’를 실시 중이다. 이에 따라 도박중독예방 전문기관인 한국도박문제관리센타가 신설되어 도박중독 예방치유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둘째로 청소년들의 알코올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시급하다.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중독자들의 실태를 알려주고, 음주폐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알코올중독을 피할 수 있는 행동지침과 알코올중독치료방법에 대해서도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알코올중독예방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하며, 대한보건협회 등의 유기적인 공조를 통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익광고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셋째로 알코올중독예방치유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알코올중독예방치유위원회’가 신설돼야 한다. 원활한 정책운영을 위해 정부, 국회, 학계, 시민단체, 종교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적인 협의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부 산하의 ‘파랑새포럼’을 법정기구인 ‘알코올중독예방치유위원회’로 격상시켜 전방위적인 활동을 맡겨야 한다. 필요하다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같이 국무총리 직속기관으로 포함시켜 관련부처들의 협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김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며 이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알코올중독과 음주폐해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는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종교단체들과의 유기적인 공조활동을 통해 ‘알코올중독예방치유분담금제’를 골자로 하는 ‘알코올중독예방치유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2년째 저금통 나누는 ‘마음 부자’ 세 부자

    12년째 저금통 나누는 ‘마음 부자’ 세 부자

    “이웃을 돕는 나눔 운동이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동작구 상도4동주민센터에서 지난 17일 열린 ‘나눔이 있어 행복한 사랑의 일일찻집’ 행사장에 주민 이남경(51)씨가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빨간색 돼지저금통이 들려 있고, 뒤로 그의 아들이 따르고 있었다. 2004년 이후 12년째다. 이씨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릴 적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갖고 싶은 것이 많은 청소년 시절 그는 꾹 참는 법을 배웠다. 자신이 어른이 돼 부자가 되면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25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큰 부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제 이웃과 사랑을 나눌 정도의 여유는 있다”면서 “형편이 되는 대로 계속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의 따뜻한 마음은 아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군 복무를 하는 큰아들과 고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들도 아버지의 선행에 함께하고 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자기 용돈을 한푼 두푼 돼지저금통에 넣는 것을 보고, 이웃을 돕자고 시작한 일이 아이들에게 교육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올해 세 부자가 모은 동전은 93만 6820원이다. 매년 이씨의 돼지저금통 기탁을 지켜본 이선형 복지협의체 민간공동위원장은 “주머니에 있는 모든 동전을 돼지저금통에 넣어서인지 항상 10원짜리 잔돈이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근 상도4동장은 “큰돈을 기부하기보다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기가 더 어렵다”면서 “도움이 꼭 필요한 이웃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권력의 ‘어벤져스’ 클린턴 가족의 도심나들이

    美 권력의 ‘어벤져스’ 클린턴 가족의 도심나들이

    세계 최강 권력가(家)의 도심 나들이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클린턴 가족이 여유롭게 미국 맨해튼 거리를 산책하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지난 27일 포착된 이 사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 그리고 딸 첼시와 남편 마크 메즈빈스키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특히 첼시는 딸 샬럿이 타고있는 유모차를 끌고 있으며 그녀의 배 속에는 내년 여름 태어날 둘째가 자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클린턴 가족은 서점과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으며 시민들을 보고 간간히 손을 흔드는 여유도 보였다. 이날 '권력가 행차'에 대한 언론들의 관심은 당연히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쏠렸다. 특히 좀처럼 보기힘든 꽃무늬 코트를 입고 대중 앞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도 언론들은 이런저런 해설에 분주한 모습이다. 화제의 이 코트는 지난 2003년 클린턴 전 장관이 아프카니스탄을 방문할 당시 구매한 것이다. 언론들은 이번 클린턴 가족의 행차 역시 선거캠페인과 유관한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언론은 빌 클린턴이 앞으로는 부인의 선거운동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발짝 앞서있는 상황에서 남편의 높은 인지도와 식지 않는 인기를 바탕으로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는 전략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 사퇴..허위사실 유포? “진실 밝혀질 것”[전문]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 사퇴..허위사실 유포? “진실 밝혀질 것”[전문]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29일 예술감독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감독은 이날 정오께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에게 사의를 밝히고 그 배경 등을 담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 정 감독은 편지에서 “저는 이제 서울시향에서 10년의 음악감독을 마치고 여러분을 떠나면서 이런 편지를 쓰게 되니 참으로 슬픈 감정을 감출 길이 없다”며 “제가 여러분의 음악감독으로서의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제게 음악보다 중요한 게 한 가지 있으니 그것은 인간애이며, 이 인간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여러분과 함께 음악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특히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의 직원 성희롱·막말 논란 가운데 불거진 자신과 관련 직원들에 대한 각종 시비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울시향 단원 여러분이 지난 1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리며, 그 업적은 전세계에서 찬사를 받아온 업적”이라며 “이것이 한 사람의 거짓말에 의해 무색하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 거짓과 부패는 추문을 초래하지만 인간의 고귀함과 진실은 종국에는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박 전 대표의 직원 성희롱.막말 논란이 이후 이어진 일련의 상황과 관련, “지금 발생하고 있고, 발생했던 일들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훨씬 넘은 박해였는데 아마도 그것은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허용될 수 있는 한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 비인간적인 처우를 견디다 못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는데 이제 세상은 그 사람들이 개혁을 주도한 전임 사장을 내치기 위해 날조한 이야기라고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고, 서울시향 사무실은 습격을 받았고 이 피해자들이 수백 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왔다”며 “수 년 동안 제 보좌역이자 공연기획팀 직원인 사람은 그녀의 첫 아기를 출산한 후 몇 주도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3주라는 짧은 시간에 70시간이 넘는 조사를 차가운 경찰서 의자에 앉아 받은 후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제가 여태껏 살아왔던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앞서 정명훈 감독은 업무상 횡령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받았고, 부인 구순열 씨(67)가 서울시향 일부 직원들을 통해 박현정(53) 전 서울시향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러한 점 등이 재계약 유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지난 27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 감독의 부인 구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이달 중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정명훈 감독 부인 구 씨는 서울시향 일부 직원들에게 박현정 대표가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호소문을 작성하고 배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하 정명훈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을 떠나면서 단원들에게 보낸 편지 전문. ▲ 서울시향 멤버들에게저는 이제 서울시향에서 10년의 음악감독을 마치고 여러분을 떠나면서 이런 편지를 쓰게 되니 참으로 슬픈 감정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가끔 사람들이 저에게 “당신을 누구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늘 세 가지로 답변을 하지요.첫째는 ‘인간’이요, 둘째로는 ‘음악가’, 셋째로는 ‘한국인’이라고 말입니다.사람들은 저의 이러한 대답에 다시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왜 ‘음악가’라는 대답이 ‘한국인’이라는 대답보다 먼저 나오냐고 말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은 항상 똑같습니다. 바로 음악의 순수한 위대함 때문이라고요.오랜 시간을 거쳐오면서 음악은 세상의 많은 것을 뛰어넘어 사람의 영혼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매개체로 발전해 왔습니다. 국가와 종교, 이념과 사상을 넘어 모든 사람을 하나로 모아줄 수 있는 유일한 힘을 음악이 가졌다는 신념은 50년이 넘는 음악인생 동안 한번도 변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이 음악보다 더 높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 유일하게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기꺼이 음악을 통해 사람을 돕고 그로 인해 인간애가 풍부한 세상을 만들어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그것이 유니세프를 통한 아동들을 돕는 것이든 아니면 우리의 서울시향의 경우처럼 전임대표에 의해 인간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한 존재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한 17명의 직원들을 돕는 것이든 말입니다. 지금 발생하고 있고, 발생했던 일들은 문명화된 사회에서 용인되는 수준을 훨씬 넘은 박해였는데 아마도 그것은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허용될 수 있는 한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이 비인간적인 처우를 견디다 못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렸는데 이제 세상은 그 사람들이 개혁을 주도한 전임 사장을 내치기 위해 날조한 이야기라고 고소를 당해 조사를 받고, 서울시향 사무실은 습격을 받았고 이 피해자들이 수백 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수 년 동안 제 보좌역이자 공연기획팀 직원인 사람은 그녀의 첫 아기를 출산한 후 몇 주도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3주라는 짧은 시간에 70시간이 넘는 조사를 차가운 경찰서 의자에 앉아 받은 후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이것은 제가 여태껏 살아왔던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저는 절대적으로 믿습니다. 저는 서울시향 단원 여러분이 지난 10년 동안 이룩한 업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그 업적은 전세계에서 찬사를 받아온 업적입니다.이 업적이 한 사람의 거짓말에 의해 무색하게 되어 가슴이 아픕니다. 거짓과 부패는 추문을 초래하지만 인간의 고귀함과 진실은 종국에는 승리할 것입니다.제가 여러분의 음악감독으로서의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유감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앞에서 얘기 했다시피 음악보다 중요한 게 한 가지 있으니 그것은 인간애입니다. 이 인간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여러분과 함께 음악을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여러분 모두에게 깊은 감사와 평안을 빕니다. 지휘자 정명훈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계 최강 권력가’ 클린턴 가족의 도심나들이 포착

    ‘세계 최강 권력가’ 클린턴 가족의 도심나들이 포착

    세계 최강 권력가(家)의 도심 나들이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28일(이하 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클린턴 가족이 여유롭게 미국 맨해튼 거리를 산책하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지난 27일 포착된 이 사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 그리고 딸 첼시와 남편 마크 메즈빈스키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특히 첼시는 딸 샬럿이 타고있는 유모차를 끌고 있으며 그녀의 배 속에는 내년 여름 태어날 둘째가 자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클린턴 가족은 서점과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으며 시민들을 보고 간간히 손을 흔드는 여유도 보였다. 이날 '권력가 행차'에 대한 언론들의 관심은 당연히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쏠렸다. 특히 좀처럼 보기힘든 꽃무늬 코트를 입고 대중 앞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도 언론들은 이런저런 해설에 분주한 모습이다. 화제의 이 코트는 지난 2003년 클린턴 전 장관이 아프카니스탄을 방문할 당시 구매한 것이다. 언론들은 이번 클린턴 가족의 행차 역시 선거캠페인과 유관한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언론은 빌 클린턴이 앞으로는 부인의 선거운동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한발짝 앞서있는 상황에서 남편의 높은 인지도와 식지 않는 인기를 바탕으로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는 전략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새누리, 심사 강화·우선 추천 등 ‘공천 룰’ 큰 틀 가닥

    내년 총선의 ‘공천 룰’ 확정을 위한 새누리당 공천제도특별위원회가 27일 우선추천·단수추천제를 적용하고 후보의 자격 심사 기준을 강화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세부 사항을 놓고 이견이 여전해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 공천특위 위원들은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3일 동안 20시간 넘게 머리를 맞댔다. 그만큼 진통도 컸다는 의미다. 이날 회의에서는 경선 방식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다. 국민과 당원의 참여 비율을 현행대로 5대5로 할지, 국민 참여 비율을 높여 7대3으로 할지 등을 놓고 계파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비박근혜계 위원들은 국민공천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국민 참여 비율 상향 조정을, 친박근혜계 위원들은 정당 정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현행 유지를 각각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첫 회의에서는 후보 자격 심사 기준 강화 방침을 세웠고, 둘째 날에는 공천 심사 때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단수추천 혹은 우선추천하기로 했다. 그러나 자격 심사의 세부 기준과 우천추천·단수추천제를 ‘전략공천’으로 볼지를 놓고는 계파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 휴대전화 안심번호 여론조사는 이번 총선에서 전면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구축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수신자 위치를 알 수 있는 유선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이 총선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안심번호 여론조사는 선거구가 1개인 차기 대선부터 완전 도입하는 쪽으로 정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천특위는 공천 룰에 대한 최종 단일안 형태가 아닌 복수의 논의안을 28일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장애아 부모’의 두려움, 절망… 그리고 희망

    ‘장애아 부모’의 두려움, 절망… 그리고 희망

    내가 기다리던 네가 아냐/파비앵 툴메 지음/이효숙 옮김/휴머니스트/256쪽/1만 5000원 ‘너만 그런 건 아닌데 운이 나빴을 뿐이야.’ 어설픈 위로와 ‘생명은 소중하니까’, ‘그래도 부모니까’ 류의 감정의 군더더기도 일체 배제했다. 철저히 다운증후군 장애아를 낳게 된 젊은 아빠의 감정 변화와 현실에서 맞닥트리게 된 극명한 좌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오히려 만화에 대한 몰입도는 깊다. 임신과 출산 이야기에 수반되는 감동이나 축복의 감정은 이 만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아이가 태어나고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들은 악몽으로 변한다. 책 제목인 ‘내가 기다리던 네가 아냐’는 아빠인 파비앵이 정상적으로 태어나지 못한 딸 쥘리아에게 건넨 말이다. 죄책감과 더불어 심장기형인 쥘리아가 수술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대로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까지 담은…. 사실 이 만화가 시선을 잡은 건 개인적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둘째를 임신하고 있는 아내와 함께한 병원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의 목덜미 투명대가 평균보다 더 크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파비앵이 막내 쥘리아의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유독 신경 쓴 21번 염색체 이상(다운증후군)과 같은 증상이었다. 브라질에서는 다운증후군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파비앵 부부와 달리 우리 부부는 염색체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융모막 검사를 선택했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나 역시 파비앵처럼 적지 않는 날들을 괴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낙태까지도 상상했다. 결론적으로 우리 부부는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고서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장애아를 낳거나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되는 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일이다. 파비앵 부부 모두 염색체 이상 증상도 없었다. 10년 만에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온 파비앵은 쥘리아를 처음 본 순간 충격에 빠진다. 큰딸 루이즈와는 확연히 다른 외모에다 뻣뻣한 목덜미와 평평한 머리통. 그는 순간 다운증후군을 확신한다. 절망감이 엄습해온다. 자신이 꿈꾸던 삶을 더이상 살 수 없다는 두려움, 끊임없이 닥쳐오는 장애아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부담, 아이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파비앵을 보고 ‘나쁜 아빠’라고 우리는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장애아를 낳는다는 건 ‘톨레랑스의 나라’라는 프랑스에서도 온갖 편견과 싸워 나가야 하는 현실임을 일상 경험을 통해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실 파비앵조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원에서 만난 다운증후군 아이를 보며 “임신 기간 동안 관리를 어떻게 했으면 요즘에도 저렇게 다운증훈군 애들이 나오지?”라고 냉소적으로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야기는 절망에서 끝나지 않는다. 책은 파비앵이 어떻게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아이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지 그 과정을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화자의 시점을 쫓아 줌인한다. 파비앵은 큰 딸 루이즈가 편견 없이 동생을 대하는 모습, 각종 복지센터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통해 쥘리아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말한다. “쥘리아 우리에게 와 줘서 고마워.” 이 책은 장애아의 부모로서 파비앵 부부가 겪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장애와 맞서고 있는 부모들에게 묵묵한 위로와 공감을 안겨주는 생생한 기록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1~6시간권·가깝고 무료 셔틀 많고… 당일 스키 곤지암에서

    1~6시간권·가깝고 무료 셔틀 많고… 당일 스키 곤지암에서

    야간 스키를 즐기는 이유,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스키어 대부분이 직장인이다보니 일과가 끝난 뒤 스키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둘째 사람이 적다. 셋째 주간 스키에 견줘 돈이 덜 든다. 여기까지가 수도권 스키장이 갖춰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다. 여기에 설질이 추가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다. 금쪽 같은 돈과 시간을 들여 갔으니 당연히 슬로프 관리 잘된 스키장에서 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나 더 있다. 요즘 주말 ‘조조 스키’ 즐기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여기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스키장이라면 더 좋겠다. 지도를 펴놓고 보자. 정답에 가까운 곳, 경기 광주의 곤지암 리조트다. 곤지암 리조트는 수도권 스키장 중에서 가장 크다. 최대 159m, 평균 100m이상인 광폭 슬로프가 9개면에 이른다. 강원권 스키장에 뒤지지 않는 규모다. 그리고 가깝다. 서울 광화문에서 62㎞, 강남역에서 47㎞ 거리다. 서울 어디서에든 1시간 안팎에 닿는다. 이 덕에 시간과 교통비 등을 아낄 수 있다. 당일 스키, 야간 스키에 최적화됐다는 얘기다. 시간관리도 매력적이다. ‘미타임패스’ 덕이다. 곤지암 리조트가 자랑하는 독특한 시간제 리프트권인데, 각자 스케줄에 맞춰 1시간부터 6시간권까지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시간권 소지자가 45분 스키를 타다 정설 시간에 걸렸다면 정설이 끝난 뒤 나머지 15분을 마저 쓸 수 있다. 야간 스키는 매일 새벽 4시까지 운영된다. 주중(일~목) 오후 10시~오전 4시 운영되는 심야스키는 3~6시간권이 15% 할인된다. 주말(공휴일 포함) 오전 7~10시 운영되는 ‘조조 스키’는 3시간권이 25% 할인된다. 무료 셔틀버스도 확대됐다. 올 시즌 홍대, 신촌, 광화문 등을 잇는 중구권 노선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정류장 수도 53개로 늘었다. 홈페이지(www.konjiamresort.c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막상 스키장 갔더니 이런저런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더라? 이럴 때는 ‘곤지암 V맨’을 부르면 된다. 장비 운반부터 렌털, 발권, 슬로프 입장까지 전 과정을 도와준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1] ‘독특한 출판’ 27년…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1] ‘독특한 출판’ 27년…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한 해가 저문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매만지며 잘 살아냈다는 충일함보다 회한에 가슴을 치기 마련인 요즈음이다. 그런데 여기 삶의 순간마다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고 끊임없이 미래를 그려 나가는 이가 있다. 자신이 설정한 가치와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죽을 날까지 잡아놓고 매 순간 열심히 살아내겠다는 박영률(58)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를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28년 가까이 걸어온 출판 외길, 독특한 직업관과 경영 철학, 삶에 대한 자세를 스스로와 직원들에게까지 무서울 정도로 밀어붙이는 그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1957년 3월 21일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고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88년 부동산뱅크를 통해 출판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지식공작소, 박영률출판사를 거쳐 2004년 커뮤니케이션북스를 설립해 늘 신선한 기획으로 출판계의 낡은 관습을 깨 왔다. 괴팍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구축하고 직원들이 일에 전념하도록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것으로도 악명을 날린다. 2년 전부터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시리즈를 내고 있고, 어르신들을 위해 큰글씨체 책을 내고 최근에는 ‘리딩 패킷’이란 새로운 출판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내년이면 출판 인생 28년이 된다. 짧게 돌아볼 수 있나.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겠다. 첫 번째는 1988년부터 1993년까지로 부동산뱅크를 창업하면서 정보성이란 출판사를 함께 운영, ‘신문소프트’를 냈다. ‘정보를 민주화하는 기업’이란 슬로건 아래 정보가 특정한 곳에 집중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한다고 봤다. 두 번째는 지식공작소를 설립한 1994년부터 2001년까지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세상에 다양한 문화 실험을 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비잉 디지털’ 책을 내놓고 존 네그라폰테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했고, ‘섹스북’을 만들어 한국사회의 섹스에 대한 전통적, 사회 특성적 편견들을 깨보자고 했다. ‘세계시민입문’은 우리 안의 일국주의를 타파하자는 제안이 담겨 있었고, 1995년에 내놓은 ‘일본은 없다’는 문화적으로 가까워지면서도 민족주의 성향 탓에 극일해야 한다는 식으로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는 세태를 꼬집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 번째 단계는 어떤 계기가 있었겠다 싶다. -외환위기였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이런 일이 다시 안 벌어진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틀들이 하루아침에 날아가고, 가족이 파괴되고 사회 관습들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을 두 눈으로 봤다. 실험도 중요하지만 남은인생을 위해 견고한 토대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판을 사업적으로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사업으로 바라봤을 때는 어떤 원칙이 있었을 것 같은데. -세 가지였다. 첫째, 망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사업의 결과가 축적적이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이익이 사회적 선(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연구해서 찾은 방법이 주제출판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이면 커뮤니케이션, 세계고전이면 세계고전 등으로 주제를 하나 정해 그 주제와 관련된 책을 전문적으로 내겠다. 두 번째는 한 권으로 이익을 많이 내는 ‘셀러’ 전략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약이 없고 계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람을 지속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고, 내가 생각했던 축적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비극은 집단적 무지로 빚어졌다. 출판의 역할은 어둠을 밝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큰 불 하나가 모두를 비추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봤다. 바람직한 건 작은 불빛들이 여러 군데서 동시에 발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올해 540종 정도 냈는데, 내년에는 870종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 →경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경만 많이 쓰이는 일 아닌가. -물론이다. 사람들이 익숙해져서 그렇지 사실 출판은 굉장히 정교한 산업이다. 책은 어렸을 때부터 접해 왔기 때문에 글만 쓰면 책은 금방 나온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리고 오자를 발견하면 사람들은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던져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우리가 내는 모든 책을 ‘5교(校)’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글은 자동 교열이 어렵고, 기계화할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책을 다양하게 많이 만들면 편집에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나고 팔리는 건 적게 팔리니 당연히 이익이 줄게 된다. →문화로서의 출판과 사업으로서의 출판 가치가 충돌하는 일이 적지 않나. -기업가의 사회적 역할이란 공동체가 꼭 필요로 하는 가치가 있는데 비용과 이익의 문제로 인해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을 때 이익이 나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본다. 안 팔리더라도 다섯 명이라도 있으면 책은 나와야 한다. 그게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50명이나 500명이 책을 보고 누군가에게 얘기하면 확산되는 것이라 필요한 책은 내야 하고 오류는 잡아내야 하며 비용은 들어가야 한다. 혁신이란 현재까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노동과 자본의 조화를 이뤄내 필요 없는 것들은 빼내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 이제 어떤 여건에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나. -그렇다. 지금까지 종이책과 전자책을 늘 동시에 5000종이나 냈는데 이 정도면 매출이 현재의 다섯 배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난 지난 5년 동안 이윤율 0%를 지향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우리는 인프라, 오직 사람과 책에 투자한다. 우리가 내고 싶은 책 내고, 월급 받아서 생활하면 행복하지 않나 늘 반문하고 직원들에게 되묻는다. 내 어릴 적 꿈이 돈을 받고 책을 읽는 것이었다. 지금 내게는 책을 보는 게 돈 버는 일이다. 또 우리는 많은 책을 밑변에 쫙 깔아놓고 나중에 꾸준히 돈을 버는 구조로, 무게중심을 아래에 튼튼히 두려고 한다. 셀러를 지향하는 출판사는 몇 권의 책 중심으로만 쏠려 있어 무게중심이 높아 위기에 쓰러지기 쉽다. →최근에는 ‘리딩 패킷’ 개념을 강조하는 것 같더라. -나온 지 2년이 안 되면 신간이라 하고 그보다 오래되면 구간이라고 한다. 보통 출판사들이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은 인원을 감축하거나 구간을 절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내 두 번째 원칙, 사업이 축적적이어야 한다는 것에 어긋난다. 구간을 잘 팔아야 한다. 마케팅은 비용이 따르니까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내가 가장 고민한 것이 새로 나온 책과 이전의 책을 새롭게 묶어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래서 출판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나 독자가 스스로 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벌써 900종을 냈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야 저자와 편집자의 지난한 노력이 날아가지 않는다.
  • [씨줄날줄] 마천루/강동형 논설위원

    인간은 태곳적부터 하늘을 우러러봤다. 구름과 날개 달린 백마, 청용을 타고 하늘 저 끝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상상하는 천국으로 올라가는 꿈을 꿔 왔다. 고대 바빌론의 바벨탑은 인류 역사상 인간이 신을 만나기 위해 벽돌로 쌓기 시작한 마천루일 것이다. 이는 구약 성경 창세기 11장에 왜 탑을 쌓기 시작했는지, 왜 신이 탑을 쌓지 못하게 했는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마천루라 부르는 초고층 건물을 중국에서는 마천대루(摩天大樓)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하늘에 닿을 수 있는 큰 건축물을 의미한다. 영미권에서는 이를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라고 하는데 ‘스카이’는 하늘이고, ‘스크래퍼’는 ‘긁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갈다’라는 뜻을 가진 마(摩)와 의미가 서로 통한다고 할 것이다. 건축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보통 200m 이상 고층 건물을 마천루라고 한다. 과거 사람들이 고층 건축물을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생각했다면 요즘 사람들은 기술 발전과 나라의 경제성장을 의미하는 상징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며칠 전 롯데월드타워 123층에 마지막 대들보를 얹는 상량식이 열렸다. 롯데타워 높이는 555m(첨탑높이, 건축물 높이는 508m)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현재까지 완공된 전 세계 고층 빌딩들과 견주어 5위라고 한다.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가 1위이고, 다음은 중국 ‘상하이타워’다. 3위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로열 시계탑’, 4위는 새로 지은 미국의 ‘원 월드 드레이드센터’라고 한다. 롯데월드타워가 탄생하기까지는 ‘롯데가의 절대 군주’ 신격호 회장의 집념이 있었다. 신 회장은 오래전부터 잠실 제2롯데 부지에 고층 건물을 짓겠다는 꿈을 꿨다. 그러나 그 꿈은 성남 서울공항이 언제나 가로막았다. 롯데월드타워 첨탑의 높이가 서울공항에서 이착륙하는 전투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국방부의 논리가 건축 불허의 가장 큰 이유였다. 신 회장은 1987년 부지를 매입한 뒤 층수를 112층까지 낮춰 1998년 허가를 받았으나 성에 차지 않았다. 결국 10여년이 지난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인 2010년 현재의 높이로 건축허가가 떨어졌다. 당시 정부는 서울공항 비상 활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을 전제로 허가를 내 줬을 정도다. 토목공사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신 회장의 꿈도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허가 과정에 많은 의혹들이 있었지만 그는 꿈을 이뤘다. 롯데월드타워는 20여년간 마스터플랜만 23회, 타워 디자인이 수십회 바뀌었다. 내년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서울을 대표하는 기념비적인 건축물(마천루)이 될 것이다. 그러나 롯데가는 기뻐만 할 수 없을 것 같다. ‘마천루의 저주’라는 속설이 있다. 가족 분쟁이 그런게 아닐까. 저주를 푸는 열쇠, 그건 상생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新국토기행] (53) 경기 양평군

    [新국토기행] (53) 경기 양평군

    경기 양평군은 한반도 중서부 지점인 경기 북동부에 있다. 북동쪽으론 강원 홍천군, 동쪽으론 횡성군, 남동쪽으론 원주시, 남쪽으론 경기 여주시, 남서쪽으론 광주시, 서쪽으론 남양주시, 북쪽으론 가평군과 연접해 있다. 면적은 877㎢로 도내에서 가장 넓은 기초자치단체이지만 74%가 산림지역이다. 인구는 지난달 현재 10만 9576명이다. 4만 8575가구 가운데 17.9%인 8443가구가 농업에 종사한다. 연간 예산 규모는 4182억원이며 각종 중첩 규제로 재정자립도가 20.2%에 불과하다. 수도권 및 서울시민의 젖줄인 한강(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 합류)이 동서로 관통하면서 일부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중첩 규제를 받는다. 2009년 용문역까지 전철 중앙선이 개통되면서 전원생활을 갈망하는 도시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1908년 9월 당시 양근군(楊根郡)과 지평군(砥平郡)을 합병, 양평군(楊平郡)이라고 부르게 됐다. 양근군은 고구려시대에 항양군(恒楊郡), 신라시대에 빈양(濱陽)으로 불리다 고려 초기에 다시 양근으로 바뀌었다. [볼거리] ●1500년 파란만장 역사 품은 은행나무 동양의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크고 우람하며 용문사 대웅전 앞에 있다. 수령이 1100~15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42m, 밑동 둘레가 11m에 달한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이 그의 스승인 대경 대사를 찾아와서 심은 것이라고 한다. 그의 세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에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 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두었는데 거기에서 뿌리를 내렸다는 말도 있다. 많은 전란으로 사찰은 여러 번 피해를 입었지만 은행나무는 피해를 면했다. 정미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의병의 본거지라 해 사찰을 불태웠으나 이 은행나무만은 불타지 않아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렸다. 조선 세종 때는 정3품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했다. ●북한강·남한강 상봉하는 두물머리 두물머리(양수리)는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기슭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곳은 양수리에서도 나루터를 중심으로 한 장소를 가리킨다. 예전에는 이곳 나루터가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있는 강원 정선군과 충북 단양군,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였기 때문에 크게 번창했으나 팔당댐 건설로 육로가 생긴 뒤 쇠퇴했다. 1973년 일대가 그린벨트로 지정돼 어로 행위 및 선박 건조가 금지되면서 나루터 기능이 멈췄다. 이른 아침에 피어나는 물안개, 옛 영화가 얽힌 나루터와 황포돛배, 수령이 40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으로 인해 각종 촬영장소로 이용된다. 특히 겨울 설경과 일몰이 아름답다. ●제주 올레길 안 부러운 30.2㎞ 물소리길 제주 올레길을 빼닮은 ‘물소리길’은 양평군 양수역~국수역 13.8㎞ 1코스, 국수역~양평시장 16.4㎞ 2코스 30.2㎞이다. 강산과 마을이 어우러진 트레킹 코스다. 이 길을 만드는 데는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참여했다. 제주올레 탐사팀원 10여명이 지난해 석달 동안 양평군에 상주하면서 코스를 개발했다. 남한강과 북한강을 낀 지리적 이미지와 어감을 고려해 물소리길로 정했다. 일부 농로와 산길을 빼곤 대부분 포장길이란 점이 아쉽지만 길을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인위적인 작업을 하지 않아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쉽고 아름다운 풍광을 지녀 농촌문화를 체험하고 일상의 피로를 푸는 명소로 성장하고 있다. ●강바람 맞으며 달리는 18㎞ 양평자전거길 남한강자전거길 양평구간은 2011년 10월 개통됐다.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양평군의 폐철도 활용 사업이 합쳐져 조성됐다. 양서면 북한강철교를 시작으로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읍내를 관통, 여주 이포보로 연결된다. 길이가 18㎞에 이른다. 시원한 남한강변과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시설이 근거리에 있어 레저·관광·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강변 풍경과 강바람이 인상적이다. ●마음 정화되는 수상 정원 세미원 물과 꽃의 정원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은 광활한 수상 정원이다. 세미원의 어원은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다. 면적 18만㎡ 규모에 연못 6개를 설치해 연꽃과 수련, 창포를 심었다. 연못을 거쳐 간 한강물은 중금속과 부유물질이 거의 제거된 뒤 팔당댐으로 흘러들어 가도록 설계됐다. 공원은 크게 세미원과 석창원으로 구분된다. 항아리 모양의 분수대인 한강 청정 기원제단,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는 관란대(觀瀾臺), 프랑스 화가 모네의 흔적을 담은 모네의 정원, 풍류가 있는 전통 정원시설을 재현한 유상곡수(流觴曲水), 수표(水標)를 복원한 분수대 등도 있다. 상춘원에는 수레형 정자인 사륜정과 조선 정조 때 창덕궁 안에 있던 온실 등이 전시돼 조상들이 자연환경을 지혜롭게 이용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 ●황순원의 삶 간직한 문학촌 ‘소나기마을’ 어린 시골 소년과 도시에서 온 소녀의 순수한 마음과 추억을 아름답게 그려낸 황순원 문학의 백미 ‘소나기마을’도 볼만하다. 소설 속 아름다운 장면들을 추억할 수 있도록 꾸몄다. 황순원의 작품 생활을 집대성해 놓은 문학관, 황순원 묘역 등이 있다. 소나기마을에서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역시 문학관이다. ‘작가와의 만남’ 방에서는 선생의 육필 원고와 시계·만년필·도장 등 유품들과 미당 서정주 시인이 선생에게 써 보낸 ‘국화 옆에서’ 서예 작품, 복원된 서재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모두 90여점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을 나서면 오른쪽 끝에 황순원 묘역이 조성돼 있고 앞으로 소나기광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숲 속 힐링 쉬자파크·숲 속 장터 트리마켓 가족과 함께 조용한 교외에서 건강도 챙기고 마음까지 치유하는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예부터 ‘경기도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용문산 자락의 쉬자파크가 그곳이다. 푸른 청정자연 숲 속에서 상쾌한 피톤치드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다. 숲 속의 장터 ‘트리마켓’이 매월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열린다. 참여 분야는 임산물 및 농특산물, 공예품 및 예술품, 퓨전 전통음식 및 음료 등이다. 쉬자파크는 1월 1일과 설 및 추석 명절을 제외한 연중 개장한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 ●용문산 산나물 유명한 양평 5일장 19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된 5일장으로, 매달 3·8·13·18·23·28일에 열린다. 양평역 근처 기찻길 아래 공터와 도로변에 장이 선다. 인근 용문산에서 캔 산나물과 집에서 재배한 채소가 특히 유명하다. 양평 해장국과 족발 등의 음식도 인기 있다. 주민들뿐만 아니라 용문산 등산객을 비롯해 5일장을 구경하기 위해 일부러 찾는 도시인들도 많다. ●토종 야생화 200여종 핀 들꽃수목원 남한강변에 있어 강변 정취와 꽃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야생화 전시원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야생화 200여종이 있다. 자연생태박물관에는 생태계 표본과 실물을 함께 전시했다. 허브정원에는 50여종이 있다. 수목원 한가운데 있는 떠드렁섬, 강변산책로, 열대식물의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열대식물원, 자녀에게 각종 식물을 연구할 수 있게 해 주는 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다. 야간개장도 한다. [먹거리] ●건강한 맛 한가득 차린 자연밥상 양평에는 옥천냉면, 신내해장국, 용문산가든 등 유명 음식점들이 많다. 그중 산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 ‘웰빙’을 테마로 한 ‘건강맛집’이 수두룩하다. 양평군은 20개 음식점을 건강 맛집으로 지정했다. 이 중 용문산가든은 산채비빔밥과 곤드레정식이 유명하다. 각종 나물을 넣고 참기름을 술술 뿌린 뒤 고추장 한 숟가락을 넣어 살살 비비면 입맛이 살아난다. 용문산 입구에 본점이 있으나 딸이 강상면에 새로 건물을 짓고 분점을 냈다. 산채비빔밥부터 더덕불고기산채정식까지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하다. 양서면 산마늘밥 식당도 모범음식점과 건강 맛집으로 이름 났다. 삼나물골뱅이무침, 산나물녹색전이 잘 나간다. 산채도시락, 산채메밀쟁반이 맛있는 두메향기 산 식당도 양서면에 있다. 더덕소스샐러드, 솥뚜껑 닭전골, 용문시래기밥이 맛있는 산앤들은 용문면에 있다. ●국물에 내장·고기 찍어 먹어봐! 신내해장국 해장국 하면 양평해장국이 유명하다. 그중 개군면 공세리에 있는 2곳의 신내해장국밥집은 선지와 국물 맛이 뛰어나 먼 길 마다치 않고 달려오는 미식가들로 늘 북적인다. 45년 전통의 신내 강호해장국집부터 원조인 신내서울해장국집이 이웃한다. 메뉴는 해장국, 내장탕, 해내탕, 수육 등 단출하다. 해장국 치고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먹어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작은 접시에 나오는 절인 고추 및 국물에 탕 속 내장과 고기를 찍어 먹으면 신내해장국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황해도 60년 손맛 이어온 원조 옥천냉면 미사리를 지나 양평길로 차를 타고 20여분 달리면 한화콘도 가는 방향으로 옥천냉면 마을이 나타난다. 원조는 한 집이지만 현재 10여곳이 비슷한 이름으로 영업한다. 심심한 듯하면서도 조금 단맛이 나는 육수에 굵은 면발이 특징이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무슨 맛인가’ 할 수 있다. 냉면 맛을 모르는 젊은 사람이나 어린이들에게는 두툼한 완자가 차라리 낫다. 여러 냉면집 중 황해도 출신 이건협씨가 50년대 초 문을 연 황해식당이 원조 옥천냉면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문화마당] 서양 속에 존재하지 않는 서양/코디 최 미술가·문화이론가

    [문화마당] 서양 속에 존재하지 않는 서양/코디 최 미술가·문화이론가

    과거 서양의 아시아 식민화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물리적인 공간의 지배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정신적인 폭력에 시달린 아시아의 문화 공간이며, 이 공간은 서양 속에 존재하지 않는 서양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실례로 한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들려주는 팝송 중에는 미국에서 거의 들을 수 없는 곡들이 종종 방송되는 것과 미국 거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MTV 가수들의 패션을 홍대 거리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서양에는 없는 얼굴 작은 미인, 키 큰 미남과 같은 서구미의 기준이 우리 사회에 일반화된 것 등을 감안할 때, 우리 속에 있는 서양은 서양 속에 없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현대사회의 아시아인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문화 연구가 필요하다. 첫째, 상대적인 입장과 관점에서 재해석을 시도하고 인정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와 언어를 찾아야 한다. 둘째, 틀에 박혀 있는 인종주의와 민족주의를 개선해야 한다. 셋째, 적개심과 저항을 절충할 수 있는 문화와 언어를 찾아야 한다. 이것은 보편적 실재 또는 보편적 특성의 행동 양식을 이룩하는 것으로 ‘식민주의의 진정한 완성’이며 동시에 ‘탈식민지 사상’이다. 또한 이는 문화적 갈등과 불균형 구조를 초월하고 관점을 바꾸어 새로운 시각을 가짐으로써 서로 연합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침략자적 입장을 취하는 새로운 문화는 전통 문화 또는 이미 정착돼 있는 문화에 침투해 주도권을 잡으려고 시도하는데, 이에 대해 기존 문화권은 종종 상반된 두 가지 태도로 나타난다. 그 하나는 무저항적 수용이며, 다른 하나는 격렬한 충돌이다. 예컨대 1990년대 들어 미국 힙합문화의 침략에 대해 무조건 수용하며 따라가던 세력과 우리 가은 세계적인 것이라며 전통을 찾으려고 저항하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인도의 문화학자이며 심리학자인 애슈스 난디는 이 두 가지 모두 본질적으로 식민지 근성의 뿌리에서 나오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난디는 제3의 방법론을 제시하는데 ‘관찰자로서의 반대론자’가 바로 그것이다. 단순히 무저항적·수용적 태도로 서양의 문화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영원히 변화될 수 없는 우리의 본질을 발견해야 하며, 문화 식민화 과정을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바라봄에 따라 서양 문화와 아시아 문화 사이의 과거, 현재, 미래를 순차적이고 단계적인 연속선상의 역사적 관계로 바라보게 될 때 그 속에서 미래 문화의 비전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반드시 강조돼야 할 것은 설령 서양문화권에서는 가볍게 취급해 쉽게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학술적 기대치 때문에 무시되는 아시아의 문화라 해도 아시아 사회는 그들의 독특한 입장과 개념 그리고 그들의 언어 체계 아래 명확한 사상과 감정을 포용한 자체의 미래를 찾아내야 한다. 이는 곧 자신의 자생적 문화의 미래와 그 실체를 찾아가는 대안이 된다. 만약 이와 같은 연구를 하지 않을 경우 전통 문화는 진부한 과거에 수감돼 있는 죄인이 되며, 현재와 미래는 오로지 서구의 문명화 과정에만 끌려가게 된다. 우리가 가져야 할 서양 문명과 문화에 대한 입장이 무저항적 수용과 충돌을 벗어나 신중하게 자체의 근거를 지키며 진리를 간파하고 서로를 존중할 때 각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고, 동시에 타 문화에 대한 수준 높은 저항주의와 미래 문화 창조가 가능할 것이다.
  • 삶의 끈 잇게해준 내 생명의 동아줄

    삶의 끈 잇게해준 내 생명의 동아줄

     60세 김모 할아버지가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집을 나와 혈혈단신 전국을 떠돌기 시작한 것은 고작 열 살 무렵이었다. 껌팔이, 앵벌이, 구두닦이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스물두 살에 처음 취업을 했지만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지칠 대로 지쳐 10년 남짓 만에 찾은 고향은 김씨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줬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알 수 없었다. 김씨는 막막한 심정으로 고향의 문 닫은 공장 건물에서 숨어 지내다 도둑으로 몰렸다. 억울하다고 항변해도 도와주는 이는 없었다. 김씨는 강도, 절도를 반복하며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은 강원도 춘천 의암댐 부근 야산이었다. 세상을 등지고 그곳에 비닐 움막을 짓고서 살았다. 아무도 찾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여기까지는 김씨의 지우고 싶은 과거의 이야기다. 똑같을 수는 없지만, 수많은 사람이 김씨와 같은 고통을 안고 산다. 사회보장제도가 이전보다는 촘촘해졌지만 각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현장은 아직 인력과 예산 문제로 허덕인다. 그럼에도 복지공무원들과 통합사례관리사들은 사각지대를 줄이고자 각지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사회보장제도가 한부모가정, 노숙인, 장애인, 결혼 이주여성, 탈북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힘이 된 사례를 공모했다. 사회보장급여를 지원받은 사례와 복지통(이)장 또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참여해 취약계층을 지원한 사례로 나눠 공모한 결과 전국에서 모두 262건이 응모했고 2차례 심사를 거쳐 지원받은 사례와 지원한 사례 각 5건의 대상을 23일 선정했다. 대상을 포함해 최우수, 우수 등 모두 80건의 사례를 뽑아 포상키로 했다. 수기에 등장한 사회복지 현장 실무자들은 삶이 버거운 이들의 짐을 덜어주고자 한 번 도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자립할 때까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사회보장제도를 찾아 지원했다. 김씨의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 김씨는 야산을 찾아온 춘천시 희망복지지원팀의 도움을 받아 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됐다. 2개월치 월세를 지원받아 주거지부터 옮겼고 임대주택 입주 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보증금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우체국 공익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김씨는 수급비와 기관 지원금을 모아 붕어빵 노점을 시작했다. 매출이 오를 때쯤 김씨에게는 푸드트럭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통합사례관리사의 도움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사회공헌캠페인인 기프트카를 신청해 지원대상자로 선정됐다. 기프트카를 받아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부지런히 일한 덕에 월평균 500만원의 매출을 냈다. 김씨는 3개월 만에 당당히 소득 신고를 하고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보육원·양로원을 찾아 붕어빵 봉사를 하고 있다. 공적복지제도와 민간 분야 사회복지제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 상승효과를 낸 사례다. ●남편 잃은 이주여성, 새 보금자리를 찾다  위기의 순간에 작은 도움이 이주 여성에게 희망을 찾아준 사례도 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필리핀 여성 A(30)씨는 지난해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오갈 데가 없어졌다. 시댁 식구들은 남편이 남긴 집과 땅을 뺏으려 했다. 마을 이장은 A씨의 사정을 전북 완주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완주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A씨의 정서적 지지 기반이 되어 주었고 A씨는 한국어학당을 다시 다니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완주군 고문변호사는 남편의 유산 문제를 해결해 줬고 군 희망복지지원단은 새집을 선물했다. 지역 협동조합은 A씨의 두 딸을 위해 책상과 의자를 선물했고 완주 문화의 집 홈패션동아리는 A씨의 집에 커튼을 선물했다. 크고 작은 도움이 꼬리를 물고 ‘홀로서기’를 응원했다. 한국어조차 서툴렀던 A씨는 중학교 급식실에 취직해 직접 생활비를 벌고 있다. ●아들 학대받던 80세 노모, 일자리를 얻다  광주시 상무동의 지역복지사들은 의무 부양자와 본인 명의의 집이 있어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된 80세 할머니를 돕고자 머리를 짜냈다. 할머니는 폭력적인 큰아들을 피해 두 아들을 데리고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생활하고 있었다. 신안염전 노예였던 막내아들은 밖에 나서기를 두려워했고 정신장애가 있는 둘째 아들이 간신히 청소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었다. 상무2동 복지협의체는 두 아들을 위해 서구정신보건센터를 소개해 주고 지역 청소년수련원의 폐품을 할머니가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고물상 부부는 할머니를 위해 손수레를 무상 제공했다. 할머니를 지원한 상무2동 복지협의체 민간위원 서기수씨는 “단순히 돈을 주는 것보다 이웃들끼리 관심을 두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 줄 방법을 지역에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설렜다”고 돌이켰다. ●세상 등지려던 아버지, 옷가게를 열다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복지협의체는 5년 전 부인과 사별한 뒤 자포자기한 정모씨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내가 죽고 나서 첫째 아들은 엄마를 잃은 슬픔으로 정신질환을 앓게 됐고, 정씨는 생계·육아를 모두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소득 활동을 하지 못했다. 정씨의 취업도 문제였지만 첫째 아들의 심리 치료도 시급했다. 호평동 복지협의체는 관내 동부희망케어센터를 연계해 가족심리치료를 진행했다. 또 외식업체와 반찬업체 등 지역 후원자를 통해 매주 정기적으로 반찬을 지원했다. 지난 6월에는 방송사의 도움으로 거주지 인근에 옷가게를 열 수 있게 됐고, 옷가게를 운영하는 지역주민들이 직접 컨설팅에 나섰다. 호평동 복지협의체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정씨의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정씨는 현재 자녀와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역 복지사들은 때로 금이 간 가족 관계를 복원하는 데 나서기도 한다. 김모(58)씨는 골절 사고를 당한 뒤 생계가 어려워지자 아들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통합사례관리사는 월미도까지 가 김씨의 아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그를 격려하고 김씨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줬다. 마음을 다잡은 김씨의 아들은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하고 대학에도 합격했다. 한때 자살 기도까지 했던 김씨는 가족과 함께 인생 재도전을 하고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모든 것 앗아 간 양아들의 방화…잿더미서 새로 얻은 두 아들

    모든 것 앗아 간 양아들의 방화…잿더미서 새로 얻은 두 아들

    윤정애(82·서울 도봉구) 할머니의 집 침대 머리맡에는 건장한 남성 두 명과 할머니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할머니는 사진만 봐도 마음이 든든해 자기 전에 한 번씩 들여다보곤 한다. 이웃에게도 “내 아들들”이라고 소개한다. 사진 속 주인공인 도봉경찰서 문준석(52) 경위와 김준형(35) 경사는 할머니와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이지만 2013년 3월 사건 담당 경찰과 피해자로 처음 만난 뒤 지금껏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당시 할머니는 둘째 양아들 박모(당시 54세)씨가 “도박 빚 800만원을 대신 갚아 달라”며 집에 불을 질러 모든 것을 잃었다. 거리에 나앉게 생긴 할머니를 서울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연결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이 문 경위와 김 경사다. 그해 6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양아들 박씨의 보복을 두려워한 할머니가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도 새로 생긴 ‘아들들’이 힘을 썼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변함없는 정성을 할머니에게 쏟고 있다. 겨울이면 집 주변에 쌓인 눈과 얼음을 손수 치워 주고, 적적한 할머니를 위해 함께 찍은 사진을 선물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문 경위 등은 쌀 한 포대를 둘러메고 모처럼 할머니를 찾았다. 문 경위는 버선발로 달려 나오는 할머니를 모시고 “몸 보신 해 드린다”며 메기매운탕집으로 앞장섰다. “내 자식들 밥 한 끼 사 주고 싶다”며 직접 계산을 하겠다고 버티는 할머니 때문에 세 사람 사이에 한바탕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할머니 집에서 과일을 나눠 먹으며 문 경위는 지난달에 태어난 손자 자랑을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김 경사도 같은 달 태어난 둘째 딸 자랑을 이어 갔다. 할머니는 친손주라도 본 듯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나는 죽을 때까지 두 사람한테 전화할 거야”라며 장난 섞인 말을 하는 할머니에게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전화하시라”며 농을 하는 두 형사의 각별한 정은 영락없는 가족의 모습이었다. 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클린턴 부부, 내년 둘째 손주 본다…손녀 사진 공개

    클린턴 부부, 내년 둘째 손주 본다…손녀 사진 공개

    세계 최강 권력가(家)에 소위 '금수저'를 문 아기가 태어날 예정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딸 첼시(35)가 트위터를 통해 "내년 여름 샬럿이 누나가 된다" 며 임신 사실을 알렸다. 미 권력을 주무르는 클린턴 부부의 외동딸인 첼시는 지난 2010년 헤지펀드 매니저인 마크 메즈빈스키와 결혼해 지난해 첫째 딸 샬럿을 출산했다. 특히 이날 첼시는 임신 사실을 알리며 그간 대중에 거의 공개하지 않았던 딸 샬럿의 이미지를 함께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 속 샬럿은 고개를 숙인 채 책을 보고 있으며 책 제목도 흥미롭게도 '누님들이 최고'(big sisters are the best)다.   트위터를 통해 임신 사실을 알려진 직후 클린턴 부부도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손주를 맞게된 기쁨을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가 일찍 온 것 같다”며 “힐러리와 나는 첼시와 마크, 샬럿의 가족이 더 늘어난다는 생각에 흥분된다”고 적었다. 클린턴 전 장관 역시 “네 아빠와 나는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며 “둘째 손주를 만날 생각에 흥분된다”고 썼다. 한편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클린턴 전 장관은 공식석상에서 샬럿을 자주 언급하며 ‘손녀 바보’의 모습을 보여왔으며 이를 정치 캠페인을 통해 활용해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자체단체장 25시] ‘청렴 DNA’ 뚝심 시장, 청정 해양관광도시를 만들다

    [자체단체장 25시] ‘청렴 DNA’ 뚝심 시장, 청정 해양관광도시를 만들다

    전남 22개 시·군 중 인구 30여만명으로 최대 도시인 여수시는 3년 전 시청 공무원의 80억원 횡령 사건으로 비리도시라는 오명을 얻었다. 하지만 여수는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에서 도내 1위, 157개 자치단체 중 10위에 올랐다. 주철현(56) 여수시장이 취임 이후 반부패 청렴 특별대책으로 ‘시민공무원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친절도와 청렴도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온 결과다. 주 시장은 25년간 특수·공안·강력부에서 일했던 검사 출신이다. 서울지방검찰청 특수1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검찰청 강력부장 등을 지냈다. 호남인으로는 드물게 대검찰청 선거전담 연구관과 과장도 맡았다. 대검 강력부장 시절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대변해 제5회 대한민국 법률대상 인권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소농에 목수로 생업을 이은 가난한 집안의 1남 3녀 중 둘째인 그는 어떻게 살아야 옳은지를 잊지 않았다. 주 시장은 ‘현장에 모든 답이 있다’며 생활 행정을 중시한다. 동행 취재를 한 지난 16일 따뜻한 지역인 여수에서는 드물게 눈까지 내린 찬 바람 속에서도 직접 현장에 들러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전문가들의 제언을 들었다. 주 시장은 공식 일정을 오전 10시 웅천 공공마리나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주 시장은 마리나 시설을 개발해 여수시를 ‘국제 해양관광의 중심’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곳에 국내 최대인 500석 규모의 마리나 항만을 조성해 국제 마리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양레저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시는 지난 7월 정부의 거점형 마리나 항만 개발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300억원을 지원받아 거점형 마리나 항만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여수는 주변이 365개의 아름다운 섬들로 둘러싸여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고 수심도 적당해 마리나 항만을 조성하기에 최고의 적합지로 불린다. 요트·윈드서핑·카약 등 다양한 해상 스포츠를 즐기고 선소 유적지, 예울마루 등을 활용해 역사와 문화를 어우르는 해양관광과 휴양활동이 가능한 최적지로 육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주 시장은 6명의 자문위원들로부터 접안 시설이 부족해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곧바로 공무원들에게 지침을 내리는 등 열린 시정을 펴는 모습이었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계류장과 3층 규모의 클럽하우스 등도 꼼꼼히 살폈다. 이어 오전 11시 여수상공회의소 주관의 2015 하반기 여수기업사랑협의회 위원회에 참석했다. 시와 여수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25개 단체가 가입된 협의회는 친기업 정서를 시민들에게 확산시키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주 시장은 도심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민과 기업이 공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여수산업단지 대기업들과 상생발전 공동 업무협약을 체결해 꾸준히 추진 중이다. ㈜엘지화학·롯데케미칼 등 18개 대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기업들은 지역민 우선 채용과 지역 생산품 구매, 지역 내 중소기업을 이용한다는 약속이다. 시는 회사 로고를 제작해 청사 현관에 걸어 주고 도움을 주는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려 준다. 산단 내 기업들의 창립기념일에 회사기를 시청 게양대에 걸어 주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한다. 박용하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과 기업인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시민들과 기업 간 촉매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더 책임감을 느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한 시간의 회의 끝에 위원들과 점심을 한 주 시장은 여수의 별미인 통장어탕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주 시장은 생선·해초류 등 바닷가 음식은 다 좋아한다. 요즘은 외지인들에게 살아 있는 장어를 통째로 잘라서 넣은 통장어탕과 굴구이 등을 추천한다. 오후 4시 30분에는 강풍으로 운항이 중단된 여수 해상케이블카 현장을 방문했다. 전국 최초로 바다 위를 통과하는 해상케이블카는 지난해 12월 개통 이후 지난 15일까지 219만명이 찾은 여수의 대표 관광 상품이다. 시민단체들의 반대와 지역 경제계의 찬성 등으로 갈등이 계속되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며 운항 허가를 내준 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운영회사인 여수포마㈜는 입장권 판매 수익금 일부와 건물사용료 등으로 올해 12억여원을 시에 기부했다. 130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거뒀다. 오후 6시에는 여수엑스포역 광장에 마련된 KBC 광주방송 생방송 투데이에 출연해 관광객 1300만명 돌파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시는 지난 11일까지 지난해보다 31.3% 증가한 1303만명이 찾을 정도로 관광도시로 정착하고 있다. 제주에 이어 2위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등록된 42개 관광지점에서 공식 집계한 기록이다. 주 시장은 저녁 회식 후 한 시간 정도 걷거나 청사에 있는 탁구장에서 땀을 뺀 후 귀가한다. 75타까지 쳐 본 골프는 접은 지 오래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만나게 되는 사람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직원들과 직접 족구를 할 정도로 체력도 좋다. 테니스는 수준급이다. 오랜 검사 생활과 농촌 출신이다 보니 표현이 서툴고 말투가 딱딱해 본의 아니게 오해도 받곤 한다. 검사라는 선입관과는 달리 상대방을 편하게 해 준다. 한번 만나본 사람들은 가슴이 따뜻하다는 말을 한다. 지난 15일 30주년 결혼기념일에는 장미꽃을 사들고 집에 들어가 부인과 단둘이 저녁을 먹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4월부터 직원들이 결혼하면 부부생활과 관련된 책과 결혼 십계명이 새겨진 액자를 선물하고 덕담도 건넨다. 주 시장은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해양관광 도시 부문 대상을 받을 정도로 대표적 관광 도시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제 해양관광도시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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