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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실로 들어간 예산심사

    법정시한 넘겨… 비공개 소소위 심사 이틀째 감액·증액 깜깜이… 실세 의원 ‘예산잔치’ 우려 내년도 나라 살림 470조 5000억원이 헌법이 정한 심사기간을 넘겨 기록도 남지 않는 밀실 심사로 넘어갔다. 예산안 법정심사 시한인 지난달 30일까지 심사를 끝내지 못한 국회는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부의된 채 2일 소(小)소위 심사를 이틀째 이어 갔다. 소위원회보다 더 축약된 논의를 진행한다는 뜻의 소소위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당 간사와 기획재정부 차관, 예결위 수석전문위원만 참석한다. 법적 근거가 없는 회의체라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고 아무런 감시도 받지 않는다. 시간과 장소를 비공개로 하고 서울 모 호텔에서 심사가 이뤄져 ‘호텔방 심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나마 올해는 회의 장소를 국회 내 예결위회의장으로 제한했지만 ‘깜깜이 심사’ 관행은 고쳐지지 않았다. 지난 1일 오후 2시 30분 가동된 소소위는 자정을 넘겨 이날 오전 2시 30분 마무리됐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뒤 오후 1시 회의를 이어 갔다. 예결소위에서 보류된 446건의 감액 중 소소위 첫날 절반을 논의했고 둘째 날 나머지 절반이 테이블에 올랐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남북협력기금과 일자리 관련 예산으로 알려졌다. 또 예결소위 파행 원인이 됐던 유류세 인하 4조원 세수 부족에 대해 기재부가 제시한 대안을 두고도 입장이 엇갈린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소소위 참석 전 “4조원은 세수 결손이 아니라 세수 변동”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장제원 자유한국당 간사는 “정부가 약속을 두 번이나 어겨 신뢰가 깨졌다”고 말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간사는 “협상이라는 과정이 남아 있고 협상이 끝날 때까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안에 아쉬운 구석이 많지만 정부가 예산을 다루는 입장에서 나름 고민했다고 인정한다”고 온도 차를 보였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소소위가 증액 심사는 손도 대지 못한 채 원내지도부 협상으로 넘길 가능성이 크다. 감액에 이어 증액 심사까지 감시의 사각지대에서 진행되는 셈이다. 보통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 중 4조~5조원을 깎고 그만큼 예산을 증액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세 의원’이 지역구 선심성 예산을 끼워 넣는다. 매년 같은 지적이 쏟아지지만 예산 국회가 끝난 후 오히려 언론과 시민단체의 비판을 지역구 의정활동보고서에 홍보하기도 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까지 소소위 활동을 마무리하도록 3당 원내대표에게 요청했다. 소소위가 끝나면 3당 원내지도부가 예산안 최종 협상을 벌인 후 본회의 날짜를 다시 잡을 예정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아버지 부시 타계] 냉전 종식·걸프전 승리 ‘슈퍼 미국’ 문 열다

    [아버지 부시 타계] 냉전 종식·걸프전 승리 ‘슈퍼 미국’ 문 열다

    18살에 자원 입대… 日에 격추 뒤 구사일생 고르바초프와 ‘몰타 회담’서 미소 냉전 끝 1991년 걸프전 승리했지만 재선엔 실패 2000년 아들 부시 당선으로 ‘父子 대통령’ 퇴임 후 정적 클린턴과 초당적 모금 활동 북방외교 지원·국회 연설 한국과도 인연“냉전 종식은 모든 인류의 승리다.” 인류를 핵전쟁의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냉전을 해체하고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어 ‘팍스 아메리카나’의 문을 열어젖힌 ‘아버지 부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별세했다. 94세.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저녁 10시 10분 텍사스주 휴스턴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파킨슨병으로 투병해 온 부시는 73년간 해로해 온 부인 바버라를 지난 4월 먼저 떠나보낸 뒤 7개월 만에 뒤따라 갔다. 역대 미 대통령으로서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1924년 6월 미 매사추세츠주 밀턴에서 태어난 부시는 2차대전이 터지자 예일대 입학을 앞두고 18살에 자원 입대해 최연소 해군 파일럿으로 종군했다. 일본 오가사와라 해역에서 일본군에 격추된 그는 미 잠수함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바버라와 1945년 결혼한 부시는 1966년 텍사스주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두 차례 하원의원을 지낸 뒤 유엔 주재 미대사, 미·중 수교 전 베이징 주재 미연락사무소장,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을 역임했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과 겨룬 당내 대선 경선에서 패한 그는 8년간 부통령으로 레이건 정부를 떠받쳤다. 1988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꺾고 당선됐다.레이건의 뒤를 이어 부시가 1989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하자 냉전 체제가 요동쳤다. 시대의 흐름을 읽은 그는 취임연설에서 ’강한 미국’을 내건 레이건과 달리 “세계에 좀더 따뜻하고 배려 있는 미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해 7월 동유럽을 방문해 “자유롭고 하나가 된 유럽”을 호소했고, 비 내리는 부다페스트 광장에선 준비된 원고를 버리고 “마음으로 뜻을 전하고 싶다”고 즉흥연설을 했다. 4개월 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12월에는 조건 없이 미·소 정상이 지중해 몰타섬에서 머리를 맞댔다.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1990년부터 소련 대통령 겸직)은 “평화로 가득 찬 새 시대”를 얘기했고, 부시는 “그것이 우리가 만들기로 한 미래의 모습”이라고 화답했다. 그렇게 냉전 체제는 평화롭게 무너졌다. 냉전의 공백을 틈타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다. 1991년 쿠웨이트를 해방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걸프전’에 43만명의 대군을 파병해 승리를 거둔 것은 부시의 치적으로 평가된다. ‘사막의 폭풍’이라는 작전명으로 진행된 걸프전에는 33개국 12만명의 다국적군이 참전했다. 1차 걸프전을 압도적 승리로 이끈 그의 지지도는 90% 가까이 치솟았지만, 경제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바보야 문제는 바로 경제야”라는 구호를 내건 40대 빌 클린턴에게 백악관을 내줬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노태우 정권 당시 ‘북방외교’를 촉진하는 숨은 지원자 역할을 해 줬다. 노태우 정부는 1990년 옛 소련과 1992년 중국과 잇따라 수교했다. 1991년 9월에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이뤄졌다. 그는 대통령 재직 기간 두 차례 한국 국회 연설을 했다. 1989년 2월 첫 방한해 국회에서 북한에 평화적인 메시지를 연설했고, 1992년 국빈 방한 기간에는 북한이 핵시설 사찰을 수용하고 의무를 이행하면 한·미 팀스피릿 군사훈련을 중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시의 진가는 퇴임한 뒤 빛을 발했다. 그는 자신을 이기고 대통령이 된 클린턴과 당파를 떠나 친하게 지냈으며 2005년에는 클린턴과 동남아 쓰나미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 활동에 함께 참여하며 초당적인 국가원로의 모범적 역할을 보여 줬다. 2000년 대선에서 맏아들 조지 W 부시가 백악관 입성에 성공하면서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에 이어 두 번째 ‘부자(父子) 대통령’의 기록을 세웠고, 둘째아들 젭도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내는 등 케네디가(家) 못지않은 정치 명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세상을 떠나던 날 오전 오랜 동료이자 냉전 해체라는 역사의 물결을 함께 헤쳐 간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부시를 찾았다. 기력이 쇠해 밥조차 거르며 잠들었던 그가 눈을 떴다. “베이크, 우린 어디로 가고 있나.” “천국으로 가죠.” “내가 가고 싶은 곳이야.”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해파랑길 걷기 투어로 울산 관광지 알린다

    ‘울산 해파랑길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느낀다.’ 울산시는 전국 걷기지도자와 관련 전문가들 참가하는 ‘울산권역 해파랑길 걷기 투어’를 12월 1일부터 2일까지 1박2일간 진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해파랑길 걷기 투어는 울산관광지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열린다. 전국에서 70명이 참여해 이틀간 울산 해파랑길을 즐긴다. 지역별로는 울산 20명, 서울·경기 21명, 부산·경남 16명, 강원 10명, 경북·충청·광주 각 1명 총 70명이다. 첫날은 낮 12시 30분에 울주군 나사해변을 출발해 간절곶~진하해변(6.9㎞), 울산대공원~고래전망대~태화강전망대~태화강대공원~태화루~태화교하부까지 16.5㎞ 구간을 걷는다. 둘째날은 오전 6시 30분 동구 슬도를 출발해 대왕암공원~일산해변(5㎞), 주전해변~정자항~강동 화암주상절리~신명교차로 10.8㎞ 구간을 걷는다. 이틀간 총 40㎞를 걸으며 울산 명소를 둘러보게 된다. 주요 지점마다 문화해설사들이 배치돼 해파랑길과 울산관광지를 설명한다. 울산시는 해파랑길 활성화를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총 7회 해파랑길 가을 걷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금요칼럼] 소쇄원에 담긴 선비의 꿈/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소쇄원에 담긴 선비의 꿈/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조선의 선비들은 자연과 하나 되기를 꿈꾸었다. 그 마음이 곳곳에 아름다운 유적으로 남았다. 선비의 정취가 물씬한 소쇄원(전남 담양)이 떠오른다.‘소쇄’(瀟灑)는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뜻이다. 주인 양산보는 티끌세상을 멀리하겠다는 의지로 소쇄원을 만들었다. 나이 열다섯에 그는 조광조의 제자가 됐다. 2년 뒤 스승이 기묘사화(1519)로 목숨을 잃었다. 젊은 양산보가 받은 충격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을 벗 삼았다. 소쇄원은 선비들이 모이는 교류의 장이었다. 당대 최고의 학자인 하서 김인후를 비롯해 송순, 정철, 기대승 등이 여기서 만나 학문을 닦았다. 그들은 간간이 풍류를 즐기기도 했다. 소쇄원 근처에는 선비들의 자취가 뚜렷하다. 무등산 원효계곡을 따라 광주호로 흘러내리는 증암천(자미탄) 기슭인데, 식영정, 면앙정, 송강정, 환벽당, 취가정, 독수정 등이 아직 건재하다. 이곳의 풍광이 설마 퇴계 이황이 많은 제자를 거느렸던 도산서당만이야 하겠냐며 반문할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선비들이 자연을 호흡하며 심신을 수양하는 데 이만한 공간을 다시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소쇄원이 열린 지 200년도 더 지나 ‘소쇄원도’가 제작됐다. 그 모사본이 남아 있는데, 그림에는 20여채나 되는 건물이 즐비하다. 한창때의 소쇄원은 규모가 거창했다. ‘소쇄원도’에는 김인후의 연작시 ‘소쇄원 48영’이 적혀 있다. 시인은 양산보의 심우이자 사돈이기도 했다. 시 가운데 ‘침계문방’(枕溪文房)이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창 밝아오자 방안의 첨축(籤軸: 책의 표지와 글을 쓴 족자)이 한결 정갈하네(窓明籤軸淨)/ 맑은 수석에 그림과 책이 어리누나(水石暎圖書)/ 정신 모아 사색도 하고 마음 내키면 드러눕기도 하네(精思隨偃仰)/ 오묘한 일치, 천지조화(연어비약 鳶飛魚躍) 아닐 손가(竗契入鳶魚).” 이 시의 제목인 ‘침계문방’은 개울가에 있는 선비의 방이란 뜻이다. 광풍각(光風閣)이 그것이다. 김인후는 이 시를 통해 광풍각의 격조 높고 한가로운 정경을 그렸다. 나는 김인후의 연작시가 다음의 세 가지 이유에서 특히 흥미롭다고 여긴다. 첫째, 소쇄원의 위치와 구성을 손에 잡힐 듯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다. 김인후는 각각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선비의 생각과 동작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둘째, 송나라 학자 주돈이가 ‘태극도설’을 통해 표현한 유가(儒家)의 세계관이 소쇄원에 구체화됐다. 안빈낙도(安貧樂道: 가난에 구애받지 않는 여유로운 삶)하며 하늘의 이치대로 살고자 했던 선비들의 이상을 표현한 것이다. 셋째, 소쇄원은 성리학적 이상세계를 구체화한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는 점이다. 대봉대 아래쪽의 대숲 및 오동나무들은 태평성세를 향한 염원이었다. 그런가 하면 광풍각 근처의 석가산, 복숭아밭, 그리고 매화밭은 지상선경(地上仙境)을 표현했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조선의 선비들은 너무 추상적이었고 실용적이지도 못했다. 자연과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그들은 체계적이고 분석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는 우리에게 부족한 미덕이 있었다. 선비에게는 물질적 욕망을 절제하는 청아한 인품이 있었다. 그들은 상대방의 인품을 존중하고, 끊임없이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쳤다. 그들에게 인간의 삶이란 천지자연의 일부였다. 자연과 하나 되기를 바랐던 그들의 꿈을,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 ‘두발라이프’ 유진 “바깥 공기 그리웠다” 출산 후 복귀 소감

    ‘두발라이프’ 유진 “바깥 공기 그리웠다” 출산 후 복귀 소감

    ‘두발라이프’ 유진이 출산 후 복귀 소감을 전했다.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SBS프리즘타워 2층 컨퍼런스홀에서는 SBS플러스 ‘두발라이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옥근태 PD와 이수근, 유진, 김기범, 황보라, 엄현경이 참석했다. 지난 8월 둘째 출산 후 복귀한 유진은 “오랫동안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래서 바깥 공기가 그리웠다. 그런데 딱 맞는 프로그램이 들어와서 이렇게 일찍 복귀할 생각이 없는데 복귀하게 됐다”고 프로그램 출연 소감을 전했다. 유진은 이어 “원래 걷기에 관심이 많고, 여행을 가도 신발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걷는 편이다. 그래서 걷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 대해서 긍정적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장차 없이 걸어보니 느낌이 정말 좋았다. 아무런 준비 없이 두발로만 할 수 있는 힐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보시는 분들도 같이 힐링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BS Plus ‘두발라이프’는 ‘걷는 재미에 빠지다’라는 콘셉트의 로드 감성 예능 프로그램. 스타들은 친한 친구, 사랑하는 가족, 동료들과 함께 걷기 로망을 실현하며 동시에 같이 즐겁고 가볍게 걷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오는 12월 6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 사진=뉴스1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스크린 떼창의 힘… ‘보헤미안 랩소디’ 500만 넘었다

    스크린 떼창의 힘… ‘보헤미안 랩소디’ 500만 넘었다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누적 관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 29일째인 28일 오전 총관객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첫째 주말(3~4일) 42만명, 둘째 주말(10~11일) 63만명, 셋째 주말(17~18일) 64만명, 넷째 주말(24~25일) 76만명을 기록하며 시간이 갈수록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최근 국내에서 흥행한 대표적인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2014년·343만명)과 ‘라라랜드’(2016년·359만명) 기록을 뛰어넘으며 음악영화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08년 개봉한 ‘맘마미아!’(457만명)의 성적도 이미 뛰어넘었고, 역대 음악영화 흥행 1·2위를 기록한 ‘레미제라블’(2012년·592만명)과 ‘미녀와 야수’(2017년·513만명)의 기록을 깰지 주목된다. 이 영화가 한 달째 장기 흥행하는 건 세대를 아우른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다. 영화 상영 중 노래가 나올 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자막을 넣은 ‘싱어롱 상영회’가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가 하면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 특유의 콧수염과 패션을 흉내 내며 놀이를 하듯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보랩 열풍’이 계속되자 CGV와 메가박스는 싱어롱 상영회를 연장하기로 했다. 방송도 이 열풍에 동참했다. MBC는 12월 2일 오후 11시 55분 ‘지상 최대의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를 편성했다. 1985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로 7만여명이 운집한 대규모 공연이다. 당시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장면이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하며 화제를 모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김현식 PB의 생활 속 재테크] 해외 부동산펀드로 눈 돌린다면… 안정성·리스크·출구전략 따져라

    시장 상황이 불확실할수록 투자자들은 꾸준한 수입을 안겨 줄 수 있는 자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올해 들어 부쩍 해외 선진국의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한 투자 상품들이 늘어난 이유다. 투자 지역을 보면 미국, 일본, 독일, 호주, 영국 등 다양하고 대부분 선진국 중심 상권의 랜드마크 빌딩인 경우가 많다. 투자 기간은 통상 3~5년 또는 그 이상이고 기대 수익률은 4~9% 정도다. 흥미로운 것은 2016년 말부터 시작된 이와 같은 추세가 지난해, 올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 즉 통화정책 정상화와 맞물려 있는 만큼 당연한 손바뀜의 결과일지 모른다. 해외 부동산 간접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을 위해 몇 가지 유의할 점을 소개한다. 첫째, 투자의 안정성이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도 결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인데 멀리 해외에 있다 보니 상황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혹시 수년 후 경기가 냉각되고 해당 지역의 부동산 침체가 나타나더라도 투자금 회수에 무리가 없는 수준의 선순위 대출인지 아니면 채권 상환을 기대할 수 없는 순수 자본 투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 신용등급이 우수한 재보험사의 지급 보증 등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여 줄 안전 장치가 추가로 있다면 더욱 좋다. 둘째, 출구 전략의 적절성과 충분한 투자 기간 확보다. 과거 투자금 회수에 문제가 있었던 국내외 부동산펀드는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적절한 가격에 매각하지 못해 출구 전략에 차질을 빚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만일의 경우 회수가 만기보다 1~2년 늦어지는 일이 생겨도 자금 스케줄에 무리가 없도록 반드시 여유 자금으로 일정 비율만 투자해야 한다. 높은 배당 수준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출구 전략에 무리는 없어 보이는지 체크해야 한다는 뜻이다. 통상 만기가 긴 만큼 만기 무렵의 시장 상황은 예측이 쉽지 않다. 셋째, 환 오픈 또는 헤지 여부 등 환 리스크를 확인해야 한다. 지금까지 일반 개인투자자는 불가능했던 선진국 중심 도시의 랜드마크 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는 점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물론 동시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주식이 좋지 않으니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시장이 좋지 않을 때에는 예측으로 베팅하기보다는 현금 비중을 키워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의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 “함께 잘살자는 포용국가…복지·혁신 통해 빈부격차 줄여야”

    “함께 잘살자는 포용국가…복지·혁신 통해 빈부격차 줄여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2019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적 불평등의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집권 중·후반기 국가 패러다임으로서 ‘포용국가’를 제시했다. 포용국가론이 경제 위기를 해소하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28일 김재훈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장준호 경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상연 정치부장의 사회로 대담을 열어 포용국가론의 의미와 과제, 전망을 짚어봤다.포용 국가 →포용국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번에 확 와닿지 않는데, 좀 쉽게 설명해달라. 한마디로 분배를 강화하자는 얘긴가. -김 교수 포용국가의 배경이 되는 ‘포용적 성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온 용어다.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 기존 성장 담론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포용적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경제·사회 시스템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포용국가론을 내놓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말했듯이 ‘함께 성장하자. 함께 잘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장 교수 미국 MIT대 경제학과의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역사적 사례를 검토하면서 한 국가의 성패는 포용성을 얼마나 제도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결론 내린다. 국가는 기본적으로 공공성을 확보해 모든 시민이 공공성의 공간에서 삶을 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포용국가의 기본 명제다. 모두가 함께 성장을 누리고, 자유·평등·정의를 실감하며 경제·사회적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국가가 포용국가다. -최 교수 서구에서 포용적 성장이란 개념은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불공정, 반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부의 축적 과정이 비교적 정당하다고 여기고 재벌과 부자에 대한 국민 정서가 부정적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유력 재벌들이 정경유착 등으로 처벌받는 것이 반복되면서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다. 불공정과 반칙이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현재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가 경제에 국한된 게 아니며 사회적 공정성을 확보해야 해결된다는 인식에서 포용적 성장이 포용국가라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빈부 격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빈부 격차가 11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통계가 나왔는데. -김 교수 올해 가계동향조사 표본의 모집단은 2015년 인구 총조사 결과인 반면 지난해 가계동향조사는 2010년 인구 총조사 결과라 올해와 지난해의 통계를 연속적으로 분석 가능한지 논란이 있다. 구체적으로 올해 모집단에는 지난해에 비해 소득이 낮은 노인·여성 가구가 대거 포함돼 소득 불평등이 더 심화된 거처럼 보일 수 있다. 이를 감안해서 통계를 봐야 한다. -장 교수 세계적으로 빈부 격차가 굉장히 심해지는 추세다. 자본이 집중되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 노동을 통해 얻은 임금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중산층이 하위층으로 떨어지거나 소수는 전문 지식을 가지고 상위층으로 올라간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기업 중심으로 대부분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기에 빈부 격차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빈부 격차를 줄이려면 복지로 보완하거나 전국가적으로 혁신을 이뤄내 혁신의 부가가치가 중산층으로 흘러갈 수 있는 제도를 완비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둘 다 안 돼 있다. 기초과학과 기술의 혁신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산학을 연결해 대학의 연구가 즉각 기업에 전달되도록 하는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복지 지출만 늘려서는 국가 재정 부담이 어느 시점에 굉장히 커지기 때문에 정부가 한편으로는 사회 전반의 혁신을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이 포용국가의 또 다른 축이다. -최 교수 가계동향조사가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올해 1, 2분기에 하위 50% 가계의 명목소득이 감소한 데 주목해야 한다. 저소득층이 빈민화되고, 중산층이 저소득층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고용지표 악화와 연결시켜 파악할 수 있다. 일자리가 줄어든 분야는 제조업과 자영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이다. 예를 들어 한국GM이 군산에서 철수하면서 정규직 일자리가 줄고, 협력업체의 일자리도 준다. 일자리 감소로 지역 소비도 감소하니 지역 자영업이 폐업하고, 상가를 관리하거나 임대하는 업종도 타격을 받으면서 지방발 부동산 경기 냉각이 시작된다. 결국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제조업에 과잉 의존해 제조업이 충격을 받으면 전체 경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제조업 위기가 시작됐고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했다. 제조업으로 수십년 먹고살았는데, 앞으로 수십년 먹고살 수 있을 새로운 산업을 만들었어야 했다.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조업이 붕괴되는 상황이라 성과가 안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가 재정 투입을 해서 경쟁력 없는 산업이나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긴급 대책을 펴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다. 특히 자영업 중 가장 영세한 분야가 음식, 숙박, 도소매업이다. 이 분야의 1인당 소득은 제조업 종사 임금근로자의 27~28%다. 한계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소득이 열악해진 건 우선 과다 경쟁 때문이기에, 가계 소득을 지원하고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정책 기조는 맞다고 본다. 그러나 조기 퇴직하거나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밀려 들어오는 게 문제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면 자영업의 악순환 고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혁신 책임 →기업들은 왜 스스로 위기에 대비해 혁신하지 못했을까. -최 교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과거의 사업 운영 방식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진화했다. 플랫폼 기업은 협력과 공유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치를 창출한다. 기업 밖의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것이다. 가치창출방식이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은 자기가 가진 기술과 역량으로 스스로 수익을 만들고 혼자 향유하는 방식이다. 카카오가 카풀 사업을 시작했는데, 세계적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카풀 사업보다는 차량공유를 통해 얻어지는 엄청난 데이터로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 시장 투자자들도 우버의 데이터를 보고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는 카풀 사업으로 돈을 벌겠다고 하니 택시업체와 충돌하고 갈등을 빚는 것이다. 플랫폼을 더 키워 협력과 공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여전히 제조업 마인드를 못 벗어나고 있다. -김 교수 기업이 장기적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신수종 사업을 추진하기도 하지만 단기적 이윤을 낼 수 있으면 기존 시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5대 재벌이 경제에서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차를 생산하는 기업이 차를 수송하는 물류회사를 갖고 있고, 이 물류회사의 이윤이 전체 물류산업의 이윤보다 더 크다. 일부 재벌이 모든 분야의 기업을 갖고 있다 보니까 10대 재벌 외의 다른 기업들은 경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소득 불평등 문제의 근본적 문제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와 불공정성이다. 재벌과 대기업들이 현재 지위와 이윤에 안주했다. 중국 등 후발 개발도상국들이 추격하니 신기술, 신제품, 신산업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어 혁신에 취약한 것이다. 정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경쟁력이 약화되는 주력 산업을 포기하고 신산업으로 옮겨가게 했어야 했는데, 주력 산업에 링거 꽂아서 억지로 살린 것이다. -장 교수 기업들도 사실 시대적 변화를 느끼고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력에 한계를 보이는 것은 기업의 탓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차원의 협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대학과 연구소는 기초과학 연구를 국가와 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철저히 장기적으로 해야 하고, 연구 결과가 기업의 필요와 연결돼 비즈니스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소통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소통의 망을 촘촘히 짜오지 못해 대학과 기업, 정부 간 코디네이션이 안 된 것이다. 혁신성장을 제대로 하려면 산학 협력의 소통 구조를 촘촘히 이어주는 역할을 중앙 또는 지방정부가 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중앙에 자본과 노동력, 기술이 집중돼 있기에 포용적 성장을 공간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해 한 지역에서 산업과 일자리가 재생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 정책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구조적 문제로 귀결되는 것 같다. 사회 전반을 통합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정치권력의 책임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포용국가론이 성과를 내기 위해 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시행해야 할까. -최 교수 조세체계를 전면 개편해 복지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증세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조세체계는 소득에 기반한 세제로 구성됐는데 현재의 저성장 기조에서는 증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조세체계를 자산 기반 세제로 개편해야 한다. 자산은 주로 근로소득이 없는 50대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데, 소득 기반 세제 체제에서는 경제활동을 왕성히 하는 20~30대가 50대 이상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50대 이상 세대들을 뒷받침하게 된다. 세금으로 인한 세대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부동산 등 자산 기반 세제를 통해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가도록 조세체계를 개편하면 국민들도 동의할 것이다. -장 교수 포용국가 되기 위해선 첫째, 사회적 대화가 모든 분야에서 진행돼야 한다. 둘째 고용, 복지, 교육, 기술 등 핵심적 공공재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혁신하고 책임져야 하며, 특히 지금의 교육 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셋째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시장경제가 필요하다. 넷째 정치의 혁신과 협치가 필수다. 정치권이 합의를 통해 한 가지 방향으로 장기적으로 나갈 수 있는 세련된 모습을 보여야 포용성과 혁신성을 지향하는 포용국가를 만들 수 있다. 호주는 2002년 사회적 포용법을 입법하고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만들어 다양한 문제를 포용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포용적 성장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선 정치적 협치가 중요하다. -김 교수 행정 혁신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2, 3, 4차 산업혁명을 이뤄야 하는 압축성장을 해왔기에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들이 1960~70년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자기 역할을 하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시장에 어떻게, 어디까지 안착시킬지 공공기관이 꼼꼼히 지켜보고 따져봐야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열린세상] 환경위기, 생태문명이 답이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환경위기, 생태문명이 답이다/박광국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환경 위기다. 산업혁명 이후 지속된 환경 파괴는 이제 인간의 생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2018년 전 지구를 휩쓴 장기 폭염, 가장 강력한 5등급 위력을 가진 태풍과 허리케인의 빈번한 발생, 지구온난화에도 마지막까지 끄떡없었던 북극 ‘최후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과학전문기자인 마크 라이너스의 ‘6도의 멸종’이 가까운 시기에 현실화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더 심각한 환경 문제는 유엔의 ‘새천년생태계평가’에서 제기됐다.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후 생물종 멸종 속도가 1000배 가까이 빨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속도는 과학자들의 예상치보다 무려 10배나 빠른 수치라고 한다. 2016년 월터 앨버레즈가 쓴 책을 이강환·이정은이 번역해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우주, 지구, 생명, 인류에 관한 빅 히스토리’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출판했다. 원제목은 ‘가장 중요한 여행’(A Most Important Journey)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 지구, 생명, 인류의 탄생 모두가 수십억 년을 두고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우연한 현상들이 겹치고 겹쳐서 만들어졌다며 수많은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불과 몇 세기 만에 오직 인간만의 이익 추구를 위해 자연을 철저히 파괴해 왔다. 문명사학자 린 화이트는 1967년 환경 파괴를 문명사적 관점에서 리얼하게 파헤친 ‘생태계 위기의 역사적 기원’을 ‘사이언스’ 저널지에 기고했다. 여기서 그는 산업혁명 이후 환경 파괴는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가장 주된 요인은 서양 문명과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과학·기술 문명에 대한 성찰적 비판이 로마클럽의 보고서 ‘성장의 한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보고서를 중심으로 강하게 대두됐다. 최근 들어 과학과 기계 기술을 최첨단으로 발전시켜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급속히 악화하는 환경 문제로 인해 설득력을 상실하고 있다. 오히려 인간이 자연과 함께 공존하면서 지속가능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태문명이 더 강한 힘을 얻고 있다. 21세기 들어 오직 이익 추구를 위해 자연을 계속적으로 착취하려는 자본주의가 자연 세계를 보전하려는 생태주의로 대체되려면 생태문명의 세계관이 확실히 우리의 의식 속에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생태문명의 세계관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명중심주의’ 혹은 ‘지구중심주의’인데, 인간 생명만이 아니라 생태계 모든 생명의 존재를 중시하는 문명이다. 이와 관련해 문명사학자이면서 생태사상가인 토머스 베리의 대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는 생태문명을 실현하려면 첫째, 정치 부문에서 현재의 정치체제를 민주주의에서 생명주의로 전환해야 한다. 그 이유는 민주주의는 오직 개인의 권리에만 초점을 맞추지 다른 생물종의 권리에는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둘째, 경제 부문에서는 기업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극복하고 인간과 지구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생태경제체제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자본주의 경제의 가장 큰 약점은 자연 세계는 한계가 없다고 간주하고 자연을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교육 부문에서도 ‘인간중심’ 교육을 지양하고 ‘생명중심’ 교육으로 프로그램을 전면 개편해 나가야 한다. 현재의 서구식 교육은 인간사회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는 반면 자연 세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다. 이러한 생태문명이 우리 사회체제에서 잘 기능하려면 정치, 경제, 교육의 모든 부문에 생태문명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도록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산업문명을 넘어 생태문명을 실현하는 과제는 현재 심각한 환경 위기 앞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 교장 아들만 미리 본 경시대회… 이게 특혜 아니라고?

    최근 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는 전 교무부장이 구속된 가운데 경북 구미지역 한 사립고교가 같은 재단법인의 중학교 교장 아들에게 학력경시대회 시험을 미리 보게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26일 이 지역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G학원 소속 H고교는 2014년부터 해마다 ‘수학·영어 학력경시대회’를 열고 있다. 입상자에겐 상금과 함께 해외문화탐방 참가, 특설반 입실(본교 입학 경우)의 특전을 주고 있다. 매년 구미를 포함한 경북도 내에서 수백명의 학생이 응시할 정도다. 하지만 H고교는 올해 경시대회를 나흘 앞둔 지난 23일 4교시와 점심에 같은 재단 H중학교 교장의 중3 아들 A군에게만 미리 시험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승마 특기생인 A군이 승마대회 참가 때문에 경시대회에 응시할 수 없어 미리 혼자 시험을 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측은 이에 대해 “해당 학생이 승마대회와 일정과 겹쳐 경시대회를 포기한 상태라서 시험 난이도 조절을 위해 사전에 테스트해 본 것”이라며 “특혜나 시험지 유출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이 이를 알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고교 측은 경시대회를 미뤄 지난 3일 치렀다. 응시자 320명 중 입상자 21명 명단에는 A군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항의하자 응시대회를 미루고 불합격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H중학교 교장은 재단 설립자의 둘째 손자다. 경북도교육청은 사전 시험이 특혜를 주려 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안동·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정대화의 더 정치] “대통령의 메시지가 궁금한 요즘… 심기일전, 주마가편하라”

    [정대화의 더 정치] “대통령의 메시지가 궁금한 요즘… 심기일전, 주마가편하라”

    사자성어는 동양적 언어체계에서 발달한 촌철살인이라 할 수 있다. 짧은 네 글자로 깊은 철학과 강렬한 교훈을 전달할 수 있으니 이만큼 경제적인 언어소통 방법도 달리 없는 편이 아닌가 싶다. 국어사전에서 ‘심기일전’은 어떤 일을 계기로 마음을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무엇인가 결심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주마가편’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한다는 뜻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을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모두 교훈적이다. 두 교훈을 합해서 풀어 보면 열심히 하되 새롭게 바꾸어서 해 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1년 반이 지났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일을 했고 많은 일이 진행됐다. 진행되고 있는 일도 많다.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성과가 있었다. 정치란 것이 늘 논쟁적이기는 하지만 논쟁이 있다고 해서 성과를 부정할 상황은 아니다. 반대로 성과가 많다고 해서 논란이 없으란 법은 없는 것이므로 성과와 논란을 대척점에 두고 판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기간 정부가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를 제외하고 크게 세 가지의 중요한 국정 상황이 있었다.첫째, 보수정권 9년 동안에 저질러진 적폐를 청산하는 작업이 진행됐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고 두 정권에 종사했던 고위 권력자들이 줄줄이 구속돼 법의 심판을 받았거나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적폐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둘째, 남북 관계에서 의외의 성과가 있었다. 보수정권 내내 남북 관계가 경색돼 극심한 대결 국면을 지속했는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예정에 없던 대화 국면이 조성됐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협력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기대 이상의 성과가 도출됐다. 그 기간에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렸고 남북 사이에서 몇 가지 가시적인 조치들이 잇따랐다.셋째, 내치 분야가 기대 이하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내치 분야에서는 적폐청산이나 남북 관계와 달리 내세울 만한 성과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 대책, 탈원전 정책, 사학 대책 등 부서마다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국민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 영역은 더욱 어려웠다. 경제 상황이 쉽사리 호전되지 않는 조건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이 외려 역풍을 맞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결국 경제부총리, 정책실장, 경제수석 등 경제라인이 모두 교체됐다. 과도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젊은이들이 고도의 추상적 이슈에 열광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생활인인 일반 국민은 구체적인 생활 이슈에 속박될 수밖에 없다. 푸시킨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생활이 우리를 속이는 상황에서 쉽사리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다. 달리 표현하면 적폐청산과 남북 관계는 충분히 환호할 상황이지만, 현실의 사회경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는 현실적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고, 지금 바로 그 상황에 맞닥뜨려 있는 것이다. 외치와 내치의 불균등 전개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집토끼와 산토끼의 관계로 비유해 보자. 우리집 뒷산에 널려 있는 수많은 산토끼는 우리를 들뜨게 한다. 미래 상황이고 장기적인 가능성이다. 그러나 오늘 일용할 양식이 되는 집토끼가 없어져 버린 상황이라면 좌절할 수밖에 없다. 미래의 풍요로움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긍정할 만하지만, 미래의 가능성은 현실의 궁핍함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정 운영에서는 좌우의 균형, 지역균형, 빈부의 균형 등 수많은 균형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안팎의 균형과 현재와 미래의 균형도 필요하다. 현실의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하자. 정부의 국정 운영에서 내치의 문제가 발생했고, 현실의 문제가 발생했고,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했다. 잘잘못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응당 필요한 정책이 없거나 정책 메시지가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적폐청산에서 보이는 명료함이 없다는 것이고 남북 관계에서 자주 표현된 정부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고민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고민과 노력은 정부의 몫이고 국민은 그 결과를 알고 싶은데 유감스럽게도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돌이켜보자. 정부가 남북 관계를 추진할 때 정치군사주의로 할지, 기능주의로 할지, 신기능주의로 할지 이론적인 입장이나 방법론을 말하지 않았다. 남북 관계 개선에 필요한 우선적인 조치를 거론했고 직접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자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그것도 연거푸 추진했다. 적폐청산에서도 오직 사실에 기초한 법률적 판단에만 의존했다. 이 문제를 추진하면서 법가의 사상에 의존할지, 도가의 사상에 의존할지 말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경제 문제에서는 이론이 앞섰다. 섣부른 판단일는지 모르겠지만, 구체적인 정책수단의 결여를 이론으로 메우려고 한 것이 아니었던가 추측되는 대목이다. 이렇게 1년 반이 지났다. 그리고 상황이 바뀌었다. 앞에서 말한 세 가지 흐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정부 초기에 주목을 받았던 적폐청산이 일상적인 국면으로 전환됐다. 대신 내치의 중심이 되는 사회경제적 영역이 국내 정치의 핵심 현안으로 부각됐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부 출범 초기의 상황에서 벗어났고, 야당이 대선 패배의 혼선에서 벗어나 대여 투쟁력을 회복했고, 국정감사와 정기국회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이슈가 현안으로 부각된 것도 이유가 된다. 반면 내수 문제와 일자리 문제를 축으로 한 경제 문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학비리와 입시 문제를 포함한 교육 문제에 대한 정책 방향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사립유치원 문제를 해결한 방식이 교육 현안의 해결에 왜 적용되지 않는지 궁금하다. 노사 관계는 거듭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민주노총을 사회적 약자로 간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사회적 강자라면 더욱 대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 그러나 정부가 처해 있는 현실적인 상황도 이해하고 있다. 정부는 국정 목표로 추구하는 이상과 구체적인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고 진보적 주장과 보수적 주장, 재벌과 노동,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 사이에 끼어 운신의 폭이 제한돼 있다. 비판은 쉽지만, 대안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역대 어느 정부라도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로웠던 정부는 없었다.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더욱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지금은 정책적 심기일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와대가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할 시간이다. 각 부처 장관들이 책임장관으로서 부처를 온전하게 통할하면서 맡은 바 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잘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국정 운영의 총괄자로서 대통령의 메시지 기능에 대해서는 특별점검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법 못지않게 중요하다. 더구나 국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국정 훼방꾼처럼 행동하고 사법부가 적폐 논란에 휩싸여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난국을 돌파할 유일한 무기이다. 무기는 무기답게 써야 한다. 상지대 교수
  • 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친구 위해 대리 임신한 여성

    걸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친구 위해 대리 임신한 여성

    건강상의 문제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자진해서 대리모가 되겠다고 나선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는 친구를 대신해 임신을 선택한 킴벌리 보트(32)와 친구 덕분에 친자식을 갖게 된 켈리 블록(33)의 사연을 소개했다. 켈리는 2013년 첫 아들 브로디를 임신한 지 10주차 무렵에 꼬리뼈와 허리 통증을 겪었다. 통증은 골반과 다리 관절로 퍼져 걷는 것도 힘든 상황이 됐고, 임신 24주쯤에는 휠체어까지 사용해야했다. 결국 심각한 치골 결합 기능 장애(PSD) 진단을 받았다. 브로디를 낳은 직후, 켈리는 제대로 걸을 수 없어 큰 수술을 받았지만 이보다 더 청천 벽력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또 한 번 출산을 하면 골반 뼈에 더 많은 손상이 가해져 다시는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이었다. 둘째 아이를 매우 원했던 켈리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때 망연자실해 있는 켈리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민 친구가 바로 킴벌리였다. 친구의 불행한 소식을 듣고, 대리 임신에 대한 조사를 마친 킴벌리는 켈리 부부의 대리모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켈리는 “남편 폴(34)과 대리모를 찾기 시작했다. 막연해하던 차에 킴벌리가 아이를 낳아주겠다고 자청했다. 흥분되고 행복한 마음에 울음을 터뜨렸다”면서 “이는 우리가 친자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에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대리모 출산은 체외 수정 시술과 유사하게 진행됐다. 켈리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로 수정한 배아를 친구 킴벌리의 자궁 안에 착상시켰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비용도 2만 파운드(약 3000만원) 이상 들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3번의 시도 끝에 킴벌리는 부부의 아이를 성공적으로 임신할 수 있었다.지난 4월 28일 킴벌리는 친구의 아들 라일라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10개월 동안 킴벌리 곁을 지키며 모든 순간을 함께한 켈리는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킴벌리가 우는 친구를 달래며 “내 인생에서 가장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하자, 켈리도 “힘든 시간을 견뎌줘서 고맙다. 용감한 내 친구에게서 가족과 같은 끈끈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두발 라이프’ 유진, 출산 3개월 만의 복귀 “쉬니까 마음 불편해”

    ‘두발 라이프’ 유진, 출산 3개월 만의 복귀 “쉬니까 마음 불편해”

    ‘두발 라이프’ 유진이 예능 복귀를 알리며 여신 미모를 과시했다. 최근 진행된 SBS Plus ‘두발 라이프’ 촬영에서 유진은 등장하자마자 스튜디오를 미모로 환하게 밝혔다. 이날 촬영에서 유진은 보랏빛 원피스를 입고 환한 미소와 함께 나타나 MC석에 앉았다. 지난 8월 둘째 딸을 출산한 이후 3개월 만에 복귀 임에도 변함없는 미모를 뽐냈다. 유진은 현재 몸 상태를 묻는 MC 이수근에게 “괜찮다”고 전하며 “출산 후 혼자 만의 시간 필요했다. 하지만 막상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니 몸은 편한데 마음이 불편하더라”라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유진은 ‘두발 라이프’에서 이수근과 함께 MC로서 활약을 하는 동시에 두 아이의 엄마가 아닌 온전히 자기만의 시간을 위해 걸으며 ‘소확행’을 즐기는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두발 라이프’는 ‘걷는 재미에 빠지다’라는 콘셉트의 로드 감성 예능 프로그램. 스타들은 친한 친구, 사랑하는 가족, 동료들과 함께 걷기 로망을 실현하며 동시에 같이 즐겁고 가볍게 걷자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수근-유진이 MC를 맡고, 배우 황보라와 엄현경, 가수 슬리피, 슈퍼주니어 출신 김기범, 개그우먼 이희경, 건축가 유현준 교수, 헬스트레이너 겸 방송인 양치승이 출연하며 오는 12월 6일 목요일 오후 8시 30분 SBS Plus를 통해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교학력경시대회 나흘 전 교장 아들만 ‘나홀로’ 시험 특혜 의혹

    고교학력경시대회 나흘 전 교장 아들만 ‘나홀로’ 시험 특혜 의혹

    최근 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전 교무부장이 구속된 가운데 경북 구미지역 한 사립고교가 같은 재단법인의 중학교 교장 아들에게 학력경시대회 시험을 미리 보게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26일 이 지역 학부모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G학원 소속 H고교는 2014년부터 해마다 ‘수학·영어 학력경시대회’를 열고 있다. 입상자에겐 상금과 함께 해외문화탐방 참가, 특설반 입실(본교 입학 경우)의 특전을 주고 있다. 매년 구미를 포함한 경북 도내에서 수백명의 학생이 응시할 정도다. 하지만 H고교는 올해 경시대회를 나흘 앞둔 지난 23일 4교시와 점심시간에 같은 재단 H중학교 교장의 중3 아들 A군에게만 미리 시험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승마 특기생인 A군이 승마대회 참가 때문에 경시대회에 응시할 수 없어 미리 혼자 시험을 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 측은 이에 대해 “해당 학생이 승마대회와 일정과 겹쳐 경시대회를 포기한 상태라서 시험 난이도 조절을 위해 사전에 테스트 를 해 본 것”이라며 “특혜나 시험지 유출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학부모들이 이를 알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고교 측은 경시대회를 미뤄 지난 3일 치렀다. 응시자 320명 중 입상자 21명 명단에는 A군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 학부모는 “학부모들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항의하자 응시대회를 미루고 불합격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H고교가 최근 몇 년 사이 졸업생을 명문대에 많이 보내고 있는데 교육 당국은 실상을 명확히 조사해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H중학교 교장은 재단 설립자의 둘째 손자다. 경북도교육청은 사전 시험이 특혜를 주려 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안동·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혁신성장과 구조개혁 없는 경제, 공장이 멈췄다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혁신성장과 구조개혁 없는 경제, 공장이 멈췄다

    기존에 있던 공장들이 기계를 멈추고 가게가 계속해서 문을 닫는 상황에서 새로 공장을 짓는 등 실물 투자를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적절한 의사 결정이 아니다. 현대 경제학에서 실물에 대한 투자 의사 결정을 설명하는 이론 가운데 하나인 ‘신고전파 투자이론’에 따르면 실물 투자는 기업이 보유한 현재 설비가 균형 수준보다 적어졌거나 미래에 부족해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을 때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즉 현존하는 자본이 최적 자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할 수 있어야만 실물 투자에 적절한 시점과 장소라는 뜻인데, 주변에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폐업ㆍ폐점하는 회사와 상점이 즐비하다면 미래의 수요가 이미 투자된 자본 규모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기에 현재는 투자하지 말거나 연기해야 한다는 신호다. 통상 생산설비가 줄어들면 다른 상황이 동일할 때 가동률은 올라가게 된다. 가동률을 계산하는 모수(母數)가 줄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생산설비가 줄어들었음에도 가동률마저 역사적인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설비의 가동에 따른 생산량을 의미하는 생산능력지수는 일종의 생산설비 지표인데,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 감소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2018년 9월 우리나라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73.9%까지 떨어진 상태이고, 올해 1~9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8%로 같은 기간 기준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더구나 출하(出荷)에 대한 재고(在庫)의 비율을 통해 재고 규모를 판단하는 재고율 지수도 2018년 9월 현재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 증가했다. 즉 생산설비가 줄고 있는데도 가동률은 떨어지고 재고가 쌓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기업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실물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놀랍지 않다. 2018년도 2분기에 실질 설비 투자와 건설 투자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와 1.5%까지 감소했고, 3분기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감소 폭이 각각 7.7%, 8.6%에 이른다. 그나마 반도체 등 정보통신산업의 설비 투자가 꾸준히 증가해 수치를 뒷받침해 준 것임을 감안하면, 실제로 다른 산업의 전반적인 여건은 훨씬 심각하다. 이렇게 실물 투자 없는 경제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놀랍지 않다. 회사를 만들거나 공장을 증설하지도 않고 가게를 창업하지도 않는데 일자리가 생길 수는 없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실물 투자가 유발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매우 저렴한 자금이 투자자금시장에 유입되면서 금융 투자가 실물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다. 그러나 현재 우리 상황에서는 금융기관 중심의 여신시장과 주식을 통한 자본시장 모두에서 이 채널이 작동하기 어렵다. 경기가 회복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이어서 현재보다 금리를 낮춰 저렴한 자금을 추가로 공급할 여지는 많지 않다. 또한 각종 비용 증가로 기업의 장기 기업수익성에 대한 전망이 악화된 상태여서 국내에 투자됐던 해외 자본도 이탈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실물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면서 투자를 촉진하는 경로로 작동하기도 어렵다. 결국 실물 투자를 일으키고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만들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첫째,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을 고안하고 이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으로 가보지 못한 산업의 영역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이템이 있어도 시도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각종 장벽을 넘어 시장경쟁과 경제 원칙에 입각한 규제의 합리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이것이 혁신성장이다. 둘째, 기존 사업은 유지하더라도 접근 방식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며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는 길이다. 기업의 대표적인 비용 항목인 임금이 생산성을 반영하는 체계로 변화할 수 있도록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동시장의 경직적 구조를 풀어 주어야 하는데, 이것이 구조개혁이다. 혁신성장과 구조개혁 없는 지금 상태로는 투자도 일자리도 사라지고, 공장은 계속해서 멈출 수밖에 없다. 물론 혁신성장과 구조개혁이 쉬운 일은 아니다. 두 가지 모두 많은 이해당사자와의 치열한 논의와 조율이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국제시장과 새로운 기술 환경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다른 길은 많지 않아 보인다.
  •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선전문구 대신 과학기술·인재양성 구호… 평양은 변화의 중심”

    한반도 평화와 서울·평양 교류 협력 위한 지자체 역할은 지난달 4~6일 민관방북단 160명이 10·4선언 11주년 행사를 위해 평양을 찾았다.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과 김정일(1942~2011)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4선언에 합의한 후 남북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갖긴 처음이다. 방북단엔 서울 자치구 중 이창우 동작·박성수 송파·오승록 노원구청장도 동참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묶였다. 이들은 평양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왔을까.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한식당에서 송한수 사회2부장 사회로 좌담을 갖고 이들의 방북 소회를 들었다.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방문한 이 구청장과 오 구청장은 평양의 확 달라진 모습에, 첫 방문인 박 구청장은 평양시민들의 밝은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맞장구를 쳤다. 세 구청장은 2시간 넘게 한반도 평화 정착, 서울·평양 교류협력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등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결론으로 이번에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 사이에 ‘불가역적 역사’를 만들어야 하며 여기에 한몫을 하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정리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이번 방북이 여러모로 뜻깊을 것 같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하 오) 11년 만에 목격한 평양 거리는 굉장히 많이 변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고층건물이 새로 들어섰다고 한다. 대동강 쑥섬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은 2년 만에 지었다고 들었다. 예비타당성조사부터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을 거쳐야 하는 우리로선 상상할 수 없는 속도전이다. 아파트 외벽이 회색에서 다양한 색깔로 바뀐 것도 눈에 띄었다. 평양 시민들 표정도 자유로워져서 예전만큼 통제가 심하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이하 이)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데까진 30~40년 전 우리 농경사회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시내에 들어서니 11년 만에 도시가 이렇게 천지개벽할 수 있나 싶었다. 북측 안내인에게 그 얘길 했더니 ‘그렇지요? 우리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더라. 11년 전엔 우리와 얘기하는 걸 꺼린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엔 표정도 밝아지고 스스럼없이 농담도 하는 게 느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남쪽 정치 상황을 우리보다도 더 잘 꿰고 있는 건 다르지 않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하 박) 방북 며칠 전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물론이고 부산 지역 현안까지도 알고 있었다. 자신감과 자부심이 표정에 드러났다. 사실 나는 개성과 금강산만 가봤고 평양 방문은 처음이었다. 가기 전에는 선입견이랄까, 뭔가 어둡고 낙후됐을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막상 평양 시민들을 만나 보니 생각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다. 15년 전 개성공단에서 본 이북 사람들은 (체격적으로) 마르고 어두운 옷만 주로 입어서 한눈에 봐도 이북 사람인 줄 알 수 있었는데 평양 시민들만 봐서는 얼굴에 살도 붙고 옷도 밝아져서 구별이 쉽지 않았다. -이 만찬장에서 나이가 굉장히 많이 들어 보이는 북측 인사와 옆자리에 앉았는데, 소개 인사를 나누고 보니 비슷한 연배였다. 이분은 내가 40대 초반인 줄 알았다면서 과거 베이징에서 겪었던 얘길 해 줬다. 국제회의가 열린 호텔에서 걸어가는데 뒤쪽에 있던 남쪽 여성 2명이 자기들끼리 ‘진짜 키 작고 빼짝 말랐다. 먹을 게 정말 없나 봐’ 하는 얘기를 하는데 심한 모욕감을 느껴서 싸울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너무 고통을 받았고 먹을 것도 부족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다. -오 2007년엔 평양 곳곳에 ‘미제 책동에 맞서자’는 선전문구가 참 많았다. 이번에 차를 타고 평양 시내를 다니면서 선전문구를 유심히 살펴봤는데 미제란 말은 거의 못 본 것 같고, 김일성·김정일 표현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는 구호가 있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 CNN이나 BBC 같은 외신에선 지금도 미사일이라든가 군사행렬, 반미구호만 자료화면에 나오지만 지금 평양 모습과는 괴리가 컸다. -박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는 구호도 인상적이었다. 과학기술과 인재양성을 통해 세계 속에서 우뚝 서겠다는, 그러면서도 중심을 잡겠다는 의지를 함축했다. 우리도 그렇지만 표어 하나 정하는데도 참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겉모습뿐 아니라 사상 측면에서도 국제사회에 뛰어들어 바꿔 나가겠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변화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보여 준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에서도 나타났다. 과거엔 제국주의에 맞선 혁명을 강조하는 식이었다면 이번엔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오 자연사박물관에 가 봤는데 전시품 수준은 남쪽보다 떨어졌지만 종교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전시 내용이나 구성은 훨씬 자유롭고 다채로웠다. 대집단체조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북측 관계자들이 경제발전 수준은 떨어진다고 인정하지만 문화예술 수준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데, 과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울시나 자치구 차원에서 북측과 어떻게 협력할지 각자 구상이 있을 것 같다. -오 평양직할시에는 18개 구역과 2개 군이 있다. 사실 이번 평양 방문에서 평양의 한 구역, 혹은 군과 자매결연이라든가 교류협력을 제안하려고 준비를 했다. 평양을 방문해서 얘길 나눠 보니 일단은 서울과 평양이 전체적인 교류를 시작해 물꼬를 트면 거기에 발맞춰 서울시 자치구와 평양시 구역을 연결시키도록 협력의 실마리를 만들어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치구 차원에서 정치나 경제교류를 하는 건 맞지 않겠지만 문화, 체육, 의료 분야 교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가령 노원구 합창단이나 보건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박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교류협력을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 자매결연을 통한 상호방문, 체육문화교류가 대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혹시라도 노파심에서 얘기한다면, 남북 화해협력 시대가 열렸다는 기대감 때문에 너도나도 중구난방으로 어수선하게 되면 안 된다고 본다. 통일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에서 적절하게 관리하고 지원도 곁들여서 체계적이고 질서 정연하게 교류를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이 중앙정부가 지자체 교류협력을 관리하는 방식보다는, 상호 보완하며 교류협력을 심화시키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로서 할 일이 있는 법이고, 지자체는 중앙정부에서 다 할 수 없는 빈틈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제정세 영향을 덜 받는 지자체가 더 교류협력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어렵게 여기지 말고) 이런 방식은 어떨까. 휴전선(군사분계선·MDL) 기준으로 (지도상으로 보아) 남북을 접어서 서로 연결되는 지역끼리 교류협력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 동작구는 대동강 정남쪽에 자리를 잡은 평양 낙랑구역과 자연스럽게 교류협력을 하게 된다. -박 이번 방북단에 동행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2007년에도 방북한 것을 비롯해 북측과 계속 교류를 해 왔다고 한다. 그 관계를 바탕으로 산림녹화, 경제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적으로 진척시키고 있다. 평양에서 이 부지사가 자신감을 갖고 다양한 교류협력사업을 얘기하는데 ‘저게 다 될까’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긴가민가’했는데 북측에서 얼마 전 대표단이 경기도를 방문했다. 북측은 시간을 오래 두고 꾸준히 쌓아 온 신뢰관계를 중시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한마디로 ‘관계’, 중국어로는 ‘관시’가 필요하다. -오 중앙정부만 바라본다거나, 북·미 관계가 풀릴 때까지 기다린다는 식으로는 남북 간 교류협력은 부지하세월일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가 항공모함이라면 자치구는 구축함이다. 국제 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틈새에서 적극적이고 신속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박 풍부한 체육기반시설을 갖춘 송파구는 한성백제 500년 도읍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을 잘 살리면 북한 지자체와 교류할 끈을 만들 수 있다. 지자체마다 특성을 살려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하지 못하는 다양한 교류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측 사람들과 자주 만나야 신뢰가 형성되고 인식이 바뀐다. 일반 시민들이 평양을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경제개발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평양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는지. -오 평양에서 만난 북측 관계자들이 ‘이제 남북, 북·미 관계만 제대로 풀리고 경제발전에 집중한다면 10년 안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나같이 했다. -이 확실히 자신감이 높아졌다. 북한엔 사실 희토류를 비롯해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교육을 잘 받은 우수한 노동력도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다. 핵무기 개발에 투입했던 인력과 자원을 경제에 쏟아부을 수 있다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앞으로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걸림돌이 있다면. -오 북쪽에서 통일을 바라는 열기는 남쪽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진심으로 통일으로 바라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과연 우리에겐 그만한 준비가 돼 있을까. 평소 통일에 대해 얼마나 깊이 고민을 했을까 반성을 하게 됐다. 우리는 아직도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선입견만 가진 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많은 서울시민들이 평양을 가보고 싶어 하는데 대부분 단순한 호기심에 머물러 있다. 이런 마음으로 북측을 만나면 이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도 평양으로 올라갈 준비, 통일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 사실 남북 관계라는 게 온갖 걸림돌을 조금씩 뚫고 나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내가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이던) 2007년 정상회담만 해도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처음엔 8월에 열기로 했는데 당시 청와대에서 그걸 보고하는 자리에 있었다. 드디어 노 전 대통령이 한반도에 새 역사를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북측에서 수해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연기하자고 통보했다. 당시 ‘정상회담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언론보도가 숱하게 쏟아졌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 얘길 자꾸 듣다 보니 나조차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던) 오 구청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직접 (군사분계선 남쪽 30m 지점에서 하차한 뒤) 분계선을 넘어 같은 거리를 걸어서 방북하도록 기획해 상도 받았던 게 떠오른다. -오 사실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도 아슬아슬한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평양 방문 첫날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못 만나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대화했는데 거의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막막해했다. 둘째 날 오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그때도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점심으로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상대방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길 했다. 나는 그게 김 위원장에게 던진 메시지였다고 본다. 오후 때부터 급속도로 합의돼 한시름 덜었다. -박 북측으로선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면서 경제발전과 체제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목표다.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이 너무 잘 되다 보면 체제 안정에 장애요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그걸 이해해 주고 인내심을 갖고 개혁·개방과 체제 안정을 돕고 견인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주체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함께 풀어 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열정이 있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대내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교류를 계속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서 지자체 역할이 중요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 당장 평가하기엔 이르다. 향후 5년, 10년 뒤 북한 모습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김 위원장의 지도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들 삶의 수준이 높아진다면 입증될 것 같다. -오 김 위원장 시대 이후 확 바뀐 평양 모습은 김 위원장의 개혁적인 의지와 지도력을 보여 주는 걸로 평가한다. 4·27 판문점 3차 남북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접하는 동선을 보면 11년 전과 확연히 달랐다. 순안공항에서 평양으로 오면서 카퍼레이드를 한 것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일정을 문 대통령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능라도 대집단체조 때 평양시민들을 상대로 연설을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조차 못했다. 김 위원장이 결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김 위원장 시대를 맞아 북한이 달라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주제로 북측 인사와 얘길 해봤다. 북측에선 혹시라도 신변에 위험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한다. 나는 ‘물론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서울까지 귀한 걸음을 한 손님을 최선을 다해 대접할 것’이라고 대답해 줬다. →세 구청장은 남북 교류에 큰 의지를 갖고 있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에 바라는 점을 밝힌다면. -이 남북교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중앙정부가 틀어쥐려고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자체 교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 교류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서울시와 관련해선, 남북 사이에 지방행정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남북 교류를 고민하고 협력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면 어떨까 싶다. 아울러 서울시가 남북 교류협력에 대비한 기금을 설치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했는데 고민해 보겠다고 하더라. -박 아까도 얘기했지만 어느 정도는 중앙정부와 서울시, 자치구가 상호 조율을 하면서 남북 교류를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서울시는 서울시 나름대로 차근차근 교류 협력을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자치구에서도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함께할 것이다. 송파구는 남북교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도 제정했다. -오 결국 서울시가 맏형 구실을 해야 한다. 협의체를 만들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하다. 미리 공부하고 미리 틀도 갖춰야 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연세대 부총학생회장과 국회 비서관을 거쳐 2003년 2월~2008년 2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으로 일했다. 비(非)외교관 출신으로 대통령 해외순방 행사를 총괄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방북 당시 노란색 군사분계선에 직접 발을 내딛는 행사를 기획한 공로로 훈장을 받았다. 2010년부터 서울시의원으로 일하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현장·주민 중심 행정으로 ‘소확행’을 실천하고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 20대이던 1997년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2003년 3월~2008년 5월 청와대 선임행정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정치·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연소(당시 44세) 당선자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재선에 성공했다. 보육과 교육에 집중 투자해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동작’을 일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올해 지방선거 때 18년 만에 민주당 출신 송파구청장에 당선돼 ‘보수 텃밭’이란 고정관념을 깼다. 정도(正道)를 걸으며 옳다고 믿는 건 소신껏 밀어붙인다. 송파를 대한민국 지자체 성공 모델로 만들어 ‘서울을 이끄는 송파’를 넘어 세계적인 도시로 격상시키는 게 목표다. 검사(사법시험 33회) 출신으로 20년 공직생활을 통해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말을 듣는다. 2005년 9월~2008년 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행정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 ‘슈퍼맨이 돌아왔다’ 도경완 둘째 득녀 “정말 큰 기쁨”

    ‘슈퍼맨이 돌아왔다’ 도경완 둘째 득녀 “정말 큰 기쁨”

    도경완 아나운서가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컴백했다. 25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내레이션을 맡은 도경완이 둘째 득녀 이후 다시 돌아온 모습이 담겼다. 장윤정, 도경완 부부를 대신해 내레이션을 맡았던 개그우먼 이수지는 도경완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도경완은 “감사합니다”라며 둘째 딸을 얻은 소감에 대해 “정말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사진=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박나래 눈물, 폐소공포증 때문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박나래 눈물, 폐소공포증 때문 “심장이 너무 빨리 뛰었다”

    박나래가 폐소공포증에 눈물을 보였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짠내투어’에서는 체코 프라하 여행 둘째 날 펼쳐지는 박나래의 낭만적인 투어가 공개됐다. 멤버들은 종합 전망대에 가기 위해 성당 내 좁은 계단을 올랐다. 이때 박나래가 이상을 호소했다. 폐소 공포증 때문이었던 것. 박나래는 “종탑이 이렇게 좁을 줄 몰랐다. 아파트로 치면 15층 정도 되는데 너무 좁아서 심장이 너무 빨리 뛰더라”라고 말했다. 김종민 역시 “폐소 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알 것이다. 좁은데 못들어간다”고 덧붙였다. 박나래는 “‘짠내투어’하면서 나의 치부가 드러난다. 사람들이 ‘박나래는 공포증이란 공포증을 다 갖고 있다’고 하더라”라며 “내가 설계자였기 때문에 나를 믿고 따라와준 고객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다. 마음을 다잡고 바닥만 보면서 네발로 올라갔다. 그러니 조금 낫더라”라고 전했다. 이날 박나래는 폐소 공포증을 이겨내고 꼭대기에 도착했다. 사진=tvN ‘짠내투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봉태규 아들 시하, 첫눈 만끽하는 모습 ‘눈덩이를 굴려라~’

    봉태규 아들 시하, 첫눈 만끽하는 모습 ‘눈덩이를 굴려라~’

    배우 봉태규 아들 시하의 근황이 공개됐다. 24일 봉태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눈 눈. 눈..”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서울에 내린 첫눈을 만끽하는 시하의 모습이 담겼다. 작은 손으로 눈덩이를 굴려 눈사람을 만드는 듯한 시하의 모습은 귀여운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한편, 봉태규는 지난 2015년 5월 사진작가 하시시박과 결혼해 같은해 12월 아들 시하 군을 얻은 데 이어 지난 5월 둘째 딸을 얻었다. 봉태규는 현재 아들 시하 군과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구순 시인의 서른여덟 번째 시집… “밥 먹듯 시를 썼다”

    구순 시인의 서른여덟 번째 시집… “밥 먹듯 시를 썼다”

    “시 쓰는 ○○○입니다~” 시인들은 자신을 그렇게 소개했다. 서울신문 이슬기 기자라든지, 하는 식으로 회사 이름이나 직업을 말할 것 없이 자기 이름 앞에 ‘시를 쓴다’는 말만 해주면 되었다. 시를 쓴다는 것은 회사를 그만 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1955년 첫 시집을 낸 이래, 아니 그보다 더 전부터 시를 써왔을 구순의 시인. 수 없이 많은 날들에 자기 이름 앞에 ‘시 쓰는’을 붙였을 시인이 신작 시집을 냈다. 제목은 ‘무연고’(작가정신). 1955년 핸드메이드로 만든 시집 ‘산토끼’를 낸 이래 서른여덟 번째 시집이다. ‘나이 90이 되니 알 것 같다/살아서 행복하다는 것과 살아서 고맙다는 것을/그러고 보니 이제 철이 드나 보다/이런 결말에 결론 비슷한 말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을까/(중략)/첫째 건강해야 한다는 것과/둘째 90이 되어도 제 밥그릇은 제 손으로 챙겨야 한다는 것과/셋째 밥 먹듯 시를 써가며 살아야 한다는 것/그리고 제정신으로 걸어가야 한다는 것’ 머리말에 시인은 이렇게 썼다. 밥을 먹듯 시를 쓰며 살아왔다는 고백이다. 시집에서는 시인의 삶에의 긍정과 함께 죽음에 대한 사유도 엿볼 수 있다. “방학동 뒷산 공동묘지에/이런 현수막이 걸려있다/‘묘지 사용료를 성실히 납부합시다/체납된 묘는 무연고 처리됩니다’//무연고 처리/죽어서 서러운/무연고 처리/무연고 묘비 앞에 앉았기 민망해/내가 슬그머니 일어선다” 표제작 ‘무연고’에서는 사용료를 내는 것은 산 자의 몫인데도, 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연고 처리’된 망자의 한을 읊는다. ‘새벽 세 시’, ‘황금찬 선생님’ 등의 시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나간 아내와 문우들에 대한 그리움도 절절히 묻어난다. 우리나라 섬 3000여 개 가운데 1000여 곳을 다녀왔다는 시인은 평생을 바다와 섬으로 향했다. 1978년에 펴낸 대표작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바다와 섬과 사랑을 노래한 국내 시의 백미로 꼽히며 40년 이상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섬을 떠돌며 시를 써온 시인은 자신의 시를 ‘발로 쓴 시’라고 말한다. 출판사 작가정신은 ‘무연고’와 함께 시인이 그동안 펴낸 시집과 시선집, 산문집 등의 서문을 모은 서문집 ‘시와 살다’를 펴냈다. 또 1997년 출간된 첫 산문집 ‘아무도 섬에 오라고 하지 않았다’를 다듬고 그동안 책으로 묶이지 않은 산문 원고를 더해 개정증보판으로 출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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