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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언론 “브란젤리나 드디어 결혼한다”

    美언론 “브란젤리나 드디어 결혼한다”

    전 세계적인 톱스타 브래드 피트(47)과 안젤리나 졸리(36) 커플이 늦여름 결혼식을 올리고 정식 부부로 거듭난다고 미국 주간잡지 US위클리가 최근 보도했다. 잡지는 “인기와 영향력 면에서 단연 전 세계 최고의 커플로 불리는 두 사람이 2달 안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면서 “피트와 졸리가 화려한 파티 대신 가까운 친지들만 초대한 소박한 결혼의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트와 졸리의 결혼설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별다른 결혼식 없이 6년 째 한 집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매년 한 번꼴로 결혼설에 휘말렸다. 올해 1월에도 두 사람이 결혼을 한다는 뉴스가 대대적으로 보도됐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오보로 밝혀졌다. 잡지에 따르면 두 사람이 결혼을 결정한 데는 최근 뉴욕 주의 동성결혼 합법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동성커플 결혼 합법화를 공개 지지했던 피트와 졸리가 이번 뉴욕 주의 결정에 따라서 마침내 법적 혼인신고를 결심한 것으로 풀이되는 것. 또 아이들의 강력한 결혼 권유도 반영됐다고 잡지는 전했다. 매덕스(9), 팍스(7), 자하라(6), 샤일로(5), 쌍둥이 비비앤과 녹스(3) 등 6자녀들이 ‘엄마’와 ‘아빠’의 결혼을 소망하자 두 사람이 결혼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깔깔깔]

    ●남자의 실언 한 젊은이가 혼자서 파티에 갔다. 그런데 한 친구가 자기 아내에게 애교 있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꿀 같은 당신, 설탕 좀 줘요.” “설탕 같은 당신, 꿀 좀 줘요.” 그 말이 좋아 보여 다음 날 아침식사를 할 때 아내에게 베이컨을 달라고 말하려는데 그 남자는 그만 실언을 하고 말았다. “돼지 같은 마누라, 베이컨 좀 줘요.” ●아이의 명품대답 어느날 만두를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물었다. “엄마랑 아빠, 둘 중에 누가 더 좋아?” 잠시 생각하던 아들은 만두를 하나 집어든 후 만두를 둘로 쪼개며 되물었다. “그럼 엄마는 이 두개의 만두 중에 어느 쪽이 더 맛있을 것 같아?”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부인과 신생아 병동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산부인과 신생아 병동을 가다

    “여보! 이 악물고…조금만 더! 힘을 줘. 옳지. 잘한다.…” 지난달 26일 새벽 강남구 차병원 산부인과 가족분만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진통이 이어진다. 짧은 순간이지만 출산의 고통을 아내와 함께 나누기 위해 허인환(40)씨가 택한 가족분만실이다. 남편의 손을 잡은 산모의 힘이 다해 갈 즈음, 예쁜 공주님이 힘찬 울음소리로 엄마와 세상을 향해 인사한다. 새벽 2시 33분. 김명희(36)씨는 7시간의 산고 끝에 3.8㎏의 우량아를 낳았다. 아빠가 된 허씨는 “노산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건강한 아기를 낳은 아내가 고맙다.”며 엄마와 아기를 이어 주던 탯줄을 자른다. 결혼 6년 만에 어렵사리 들어선 아기. 산모의 나이를 고려할 때 제왕절개로 출산하는 게 맞지만 김씨는 자연분만을 선택했다. 아기와의 감격스러운 첫 만남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서다. 첫딸을 만난 엄마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내 아기 맞죠? 내가 엄마가 된 거죠? 감사합니다.” 그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고맙다는 말을 연발한다. 엄마를 찾아온 아기에게, 분만 내내 곁에서 지켜 준 남편에게, 생명 탄생을 돕기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던 의료진에게….생애 최고의 기쁨을 위해 생애 최대의 고통을 기꺼이 감수한 그녀에게 이 순간만큼은 그 모든 게 축복이다. 하루 평균 22명의 신생아가 태어난다는 서울 중구 제일병원. 오전 10시 면회시간만 되면 신생아실 앞은 아이를 보려는 산모와 가족들로 북적인다. 커튼을 젖히고 아기의 번호를 보여 주면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아기와 만날 수 있다. 그렇게 면회를 온 사람들 틈으로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한 아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아이고 천상, 오서방 쏙 빼닮았네.” 정순임(62)씨는 3대 독자에게 시집간 딸이 낳은 외손자가 너무도 사랑스럽고 고맙다. 바로 옆 바깥사돈 앞에서 한껏 어깨가 으쓱해진다. “아가야 할아버지~ 해 봐.” 자식 키울 때보다 손자가 더 예쁘다더니 오칠중(66)씨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친손자의 얼굴을 담기에 바쁘다. 간호사들이 3교대로 24시간 아기들을 돌보는 신생아실. 세상에 나오는 과정은 아기들에게도 쉽지 않다. 이곳에서 아기들의 호흡, 맥박, 체온 등을 체크하는데 간혹 안타까운 모습도 있다. 호흡이 불완전해서 산소치료를 받거나 황달로 응급처치를 받는 아기들이다. 초보 엄마들에게 ‘신생아 입원실’이라고 하면 하늘이 무너진다. 조임경씨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호흡 불안정으로 신생아 중환자실로 갔다. “무리해서 자연분만을 했나.” “더 나빠지면 어쩌나.” 초산이라 모유 수유도 처음인 데다 출산 직후에는 모유의 양도 많지 않아 이래저래 힘들다. “대부분 하루,이틀이면 좋아져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의료진의 말도 전혀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녀는 “아이를 낳아 봐야 엄마 마음을 안다고 하는데 이제야 그 의미를 알 것 같다.”고 울먹였다. 새 생명이 움트는 공간인 신생아병동은 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기나긴 고통과 기다림은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만남을 위한 통과의례다. 미래의 동량(棟梁)인 새 생명의 탄생. 한 가족에게 그보다 아름답고 신성한 일은 없을 터. 태어난 아기들의 건강하고 멋진 앞날을 기원한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명작스캔들(KBS1 밤 11시 40분) 유재하는 단 한 장의 앨범인 1집 ‘사랑하기 때문에’로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의 전설이 된다. 그리고 발표된 지 24년이 지난 현재까지 200만 장 이상의 판매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식 발라드의 전형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 대중문화의 명곡 ‘사랑하기 때문에’에 숨겨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1대100(KBS2 밤 8시 50분) 가수부터 MC까지 접수한 ‘DJ DOC’의 정재용, 만능 엔터테이너 MC 박지윤이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 퀴즈 군단’ ‘공대의 꽃, 여대생들’ ‘소프트웨어계의 미다스’, 결혼하고 싶은 ‘싱글즈’, ‘랩 하는 힙합돌이’, ‘대한민국 대표 쿨가이’. 그리고 70인의 예심통과자들이 함께하는 불꽃 튀는 승부가 지금 펼쳐진다. ●월화 드라마 미스 리플리(MBC 밤 9시 55분) 미리가 베낀 스케치가 표절 의혹을 받는다. 그러자 희주는 자신과 같이 스케치한 것이라고 둘러댄다. 이화는 유현(박유천)과 미리의 결혼을 반대하지만 유현은 굴하지 않는다. 한편 조 실장에게 일본의 유흥가에서 미리의 사진을 봤다는 사실을 듣게 된 명훈은 서둘러 히라야마를 찾아간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초등학교 과정을 마스터한 여섯 살 신동이 떴다. 하지만 엄마 옆에 딱 붙어 앉아 엄마 가슴만 찾는 찬이. 엄마 가슴을 만지기 위해 악쓰고 우는 건 기본, 직접 작사 작곡한 찌찌송까지 부른다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찬이 엄마의 고민, 그리고 엄마 가슴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찬이의 속사정을 함께 들어본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7살 하은이는 친구가 장난치고 괴롭혀도 참기만하는 아이다. 집에서는 남동생과 장난치고 화도 잘 내지만 유치원에서는 꼼짝없이 순한 양이 된다. 사실 하은이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그때마다 엄마는 하은이에게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라는데…. ●멜로다큐 가족(OBS 밤 10시) 선천성 뇌병변, 소리로 세상을 느끼는 11살 형 지성이와 재주꾼 9살 동생 혜성이가 있다. 혜성이는 ‘우리 형은 왜 남들과 다른 걸까.’, ‘왜, 엄마와 아빠는 항상 형이 먼저인 걸까.’를 생각한다. 몸보다 마음이 더 커 버린 혜성이를 위해 아빠가 나섰다. 두 아이 모두 아프지 않도록 서로를 단단히 껴안고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이슈 인물] 22세 로리 매킬로이 US오픈서 첫 메이저 우승

    [이슈 인물] 22세 로리 매킬로이 US오픈서 첫 메이저 우승

    때 이른 무더위로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했던 1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콩그레셔널 골프장의 온도는 아마 그보다 1~2도는 더 높았을 터다.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챔피언십의 우승자이자 새로운 골프 황제로 다시 태어난 ‘유럽의 신성’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를 지켜보기 위해 몰려든 구름 인파 때문이다. 나흘간의 완벽한 플레이를 마무리 짓는 이날, 마지막 18번홀 그린에서 파퍼트를 성공시킨 뒤 아직 소년티를 벗지 못한 주근깨투성이의 청년은 곧장 아버지 게리 매킬로이의 품에 안겼다. “아버지의 날 축하해요, 아빠.” 국기를 녹색 셔츠 위에 두르고 있던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한꺼번에 세 개의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렸던 그다. “믿기지 않아요. 요 몇달간 일어난 일들,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놓친 뒤 로리는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말로는 다 할 수 없죠. 그런데 이렇게 아버지의 날 우승을 해 주다니…. 어떤 것에도 비견할 수 없을 정도예요.” 그가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그려보던 날이 정말 왔다. 매킬로이는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묶어 2타를 줄이며 대회 역대 최고 기록인 16언더파 268타를 작성,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종전 기록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0년 페블비치 골프장에서 세운 12언더파. ‘가장 어려운 골프 테스트’로 알려진 US오픈의 명성을 비웃듯 진기록을 줄줄이 쏟아내고 따낸 우승이었다. 일단 16언더파라는 기록 자체가 전무후무하다. 지난 10년간 대회 챔피언들의 성적을 다 합쳐 봐도 14언더파가 나온다. 매킬로이는 최단 기간에 두 자릿수 언더파 기록도 세웠다. 2라운드 26홀째에서 10언더파를 찍었다. 또 1993년 리 얀젠(미국)과 1968년 리 트레비노(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4라운드 내내 60타대에 머물렀다. 2002년 우즈 이래 공동 1위를 허용하지 않고 4라운드 연속 리드를 지킨 기록도 새로 썼다. 매킬로이가 2위 제이슨 데이(호주·8언더파 276타)와 벌린 격차(8타 차)는 역대 US오픈에서 네 번째로 큰 차다. 지난해 그레이엄 맥도웰에 이어 2년 연속 북아일랜드 선수가 우승하는 기록도 세웠다. 매킬로이의 우승은 여러모로 골프계에 ‘새로운 시대’가 막이 올랐음을 상징한다. 미국을 제치고 유럽이 세계를 호령하는 맹주로 떠올랐다는 것과 우즈 이후 20대 ‘영 제너레이션’의 파워가 뻗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그를 ‘차세대 골프 황제’로 낙점하는 이유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매킬로이는 발랄한 20대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대뜸 테이블에 놓여 있던 은색 트로피의 사진을 찍더니, 그 자리에서 자신의 트위터(@McIlroyRory)에 올렸다. ‘우승. 회복했다.’는 두 문장과 함께였다. 이는 지난 4월 마스터스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자멸하며 우승을 놓친 뼈아픈 경험을 이르는 것. 그동안 매킬로이는 메이저대회만 나서면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운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는 둘째 날 8타를 잃으며 무너진 적도 있다. 이제 세계 4위가 될 매킬로이는 올 시즌 남은 두 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누구보다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로스(71)는 NBC 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아이는 정말 대단한 업적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니클로스는 “그는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그를 응원하는 사람도 정말 많다. 그는 상냥한 청년이고 좋은 성품을 지녔다. 겸손해야 할 때 겸손하고 자신감을 보여야 할 때 보일 줄 안다.” 3라운드까지 단독 2위를 고수하다 마지막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3위(6언더파 278타)에 머무른 양용은(39·KB금융그룹)도 “매킬로이는 아직 성장하고 있다. 그걸 생각하면 정말 무서워진다.”며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매킬로이의 고향 선배인 맥도웰은 “매킬로이는 내가 본 선수 중 최고다. 천재라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면서 “아마 우리는 우즈 다음으로 새로운 슈퍼스타를 맞이하게 될 텐데, 그게 로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우승을 실감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나 자신을 메이저 챔피언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 건 정말 멋진 일”이라면서 “다음 대회에선 메이저 다승 챔피언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5·끝) 이젠 ‘두리모’로 불러주세요

    [미혼모, 이젠 색안경을 벗자] (5·끝) 이젠 ‘두리모’로 불러주세요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한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 주세요’ 공모전이 뜨거운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대상을 차지한 이다원(28·여·대학원생)씨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는 혼자의 몸으로 아빠와 엄마 둘의 몫을 하고, 아이를 보호하는 둘레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들이 세상의 편견에 맞설 수 있는 강하고 둥근 마음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같은 이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두리모’ 외에 아름다운 엄마라는 뜻의 ‘아름모’(김인순·충남 아산시)가 우수상으로 뽑혔다. 가작은 엄마와 아기 모두 우리 사회의 소중한 새싹이 돼 주길 바란다는 의미의 ‘새싹모’(유태화·서울 도봉구)가 선정됐다. 혼자(單)지만 아름다운 어머니(母)라는 뜻과 혼자(單)서 아이(兒)를 키우지만 아름다운(端雅) 어머니(母)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 ‘단아모’(이준엽·경북 포항시)도 가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상 1명에게는 50만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만원, 가작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된다. ●대학생 전체의 25%… 참여 1위 심사를 맡은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은 “‘○○맘’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접수됐다. 그러나 노년층과 중장년층 등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부르기 쉬운 우리말 단어가 포함된 작품에 큰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미혼모가 주는 어두운 인식을 바꾸자는 취지에 공감해 의견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영호 센터장은 “심사위원들은 앞으로 이 이름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국어사전에 등재될 수 있도록 힘을 쓰자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한부모 관련 법령에 새 이름을 올리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으로 직접 써 보낸 작품도 20여통 이번 공모전에는 유독 대학생의 참여율이 높았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대학생 공모가 25%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간호사, 목사, 교사, 방송작가, 번역가, 바리스타, 웨딩플래너, 사회복지사, 산부인과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그 가운데 현직 산부인과 의사가 보낸 신청서가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공모작은 ‘생명지킴이’. 그는 “진료실에서 수많은 미혼모들이 죄의식 없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사회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생명을 지키려는 엄마들을 칭찬하고 싶어서 응모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인터넷으로 제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려 41명이 우편으로 응모작을 보냈다. 손으로 직접 쓴 정성 가득한 작품도 20여건이나 됐다. 이름 짓기가 전문(?)인 작명소에서 보낸 응모작도 그중 하나다. 도장까지 찍어 보낸 단어는 바로 ‘지모’(知母). 홀로 부모 역할을 하려면 더 배우고 깨달아 자신과 자녀의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필리핀·일본 등 해외서도 응모 최연소 참가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길민지(11)양. 초등학생답게 ‘사랑맘’이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 보냈다. 끝없는 사랑을 가진 엄마라는 뜻이라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최고령 참여자는 충북에 사는 76세의 이명우씨. 최고령임에도 영문 이름인 ‘M.M.C’(Miss mom club)로 응모했다. 또 다른 70대도 큰 웃음을 줬다. 그는 공모전에 참여하고 싶다며 센터 측에 인터넷 사용법 등을 묻는 전화를 걸어 왔다. 자원봉사자에게 30분이 넘도록 홈페이지를 찾는 방법, 신청서를 내려받는 방법 등을 배운 그는 “학생, 내가 보낸 것 잘 갔어? 내가 만든 이름 어때? 평가 좀 해 봐.”라며 확인 전화까지 거는 열의를 보였다. 서울, 경기, 경남, 강원, 제주는 물론 바다 건너 필리핀과 일본 도쿄에서도 응모작이 날아왔다. 일본 유학생이 보낸 이름은 ‘한사랑모’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주는 어머니라는 뜻이다. 필리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주부가 보내온 이름은 ‘미모사’(美母思). 모든 엄마들은 아름답고 고마운 존재이므로 미혼모든 기혼모든 존중받아야 할 사람임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기자와 센터 측에 전화를 걸어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뜻을 표한 50대 두리모도 있었다. “힘든 길을 택한 이 땅의 엄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말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명작스캔들(KBS1 밤 11시 45분)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은 조작된 그림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나폴레옹이 타고 있던 백마도 사실은 노새였다는 것. 비좁고 험준한 알프스 산맥을 넘기 위해서는 몸집이 큰 백마보다는 작고 힘센 노새가 유리하다. 나폴레옹도 길잡이가 이끄는 노새를 타고 알프스를 넘었다는데…. 진실은 무얼까. ●달의 신나는 우주 여행(KBS2 오후 3시 35분) ‘달의 신나는 우주 여행’은 아동용 그림책을 토대로 제작됐다. 영국·캐나다·싱가포르의 제작사들이 힘을 합쳐 만든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다. 밤하늘을 지키는 달과 해, 별 등의 친구들과 함께 우주선을 타고 여러 별자리와 은하계, 블랙홀 등을 여행한다. 그들의 여행 속엔 어떤 모험담이 담겨 있을까. ●미스 리플리(MBC 밤 9시 55분) 우연히 명훈과 만나게 된 미리는 정규직으로 취직하지 못하면 비자 취소로 출국된다고 말한다. 도쿄대를 졸업했다는 미리의 거짓말을 믿은 명훈은 미리를 고용한다. 한편 A호텔에서 하우스키핑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희주는 ‘진상’ 손님의 불편한 상황을 재치있게 해결하고, 호텔 답사차 들른 유타카는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엄마·아빠 앞에선 말 잘하고, 애교 넘치는 새침데기 8살 수빈이. 하지만 낯선 사람들 앞에선 그대로 얼음이 되고 만다. 가족 외에는 누구와도 말하지 않는 수빈이. 학교를 다닌 지 두 달이 넘었지만, 그 누구도 수빈이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말하지 않는 수빈이 때문에 엄마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는데…. ●다큐프라임(EBS 밤 9시 50분)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정말 아이러니한 말이다. 세상의 어느 여자도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도대체 왜 엄마가 되면 여자들은 아이를 위해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슈퍼 맘’이 되는 것일까. 초인적인 엄마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다큐프라임은 국내 최초로 동·서양 엄마들의 ‘뇌 구조’를 들여다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차인태 진행으로 인요한 세브란스 국제 진료센터 소장을 만나 본다. 1895년 미국 장로교 선교사인 인요한의 증외조부 유진벨이 선교를 목적으로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인요한이 4대 그리고 그의 자녀들이 5대째다. 영어보다 한국말을 먼저 배웠다는 인요한 소장의 한국에 대한 애정과 한국사회를 꼬집는 냉철한 시각을 함께해 본다.
  • 돌아온 괴짜영웅들 - ‘쿵푸팬더2’ vs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UP&DOWN

    돌아온 괴짜영웅들 - ‘쿵푸팬더2’ vs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UP&DOWN

    올여름 극장가를 관통하는 열쇠 말은 블록버스터이다. ‘엑스맨: 퍼스트클래스’(6월 2일), ‘슈퍼에이트’(6월 16일), ‘트랜스포머3’(6월 30일),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7월 14일) 등 영화팬의 심박동을 극한까지 끌어올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줄지어 대기 중이다. 기선 제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아예 5월 말로 앞당겨 개봉되는 영화들도 생겼다. 1편에서 3편까지 전 세계에서 27억 달러,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잭 스패로 선장의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가 19일 먼저 개봉했다. 곧이어 26일에는 국내에서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1위(467만명)를 기록했던 ‘쿵푸팬더’ 2편이 뒤따른다. 여름 극장전(戰)의 첫 막을 올릴 두 영화의 장단점을 업(Up) & 다운(Down)으로 뜯어봤다. ■ 외화내빈 쿵푸팬더 3D로 무장 생동감 ↑ 캐릭터 많아 산만… 짜임새 ↓ 속편으로 돌아온 ‘쿵푸팬더2’는 한마디로 주인공 포의 자아 찾기로 요약된다. 1편이 국수집 아들이던 포(사진 왼쪽)가 용의 전사가 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다뤘다면, 2편에서는 평화의 계곡을 지키게 된 포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비밀병기로 쿵후의 맥을 끊으려는 악당에 맞서 진정한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한층 무게감 있게 그린다. ●UP: 한층 화려하고 업그레이드된 비주얼 ‘쿵푸팬더2’의 가장 큰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화려한 비주얼이다. 비만 판다곰 포를 비롯해 타이그리스(호랑이), 몽키(원숭이), 바이퍼(뱀), 맨티스(사마귀), 크레인(학) 등 무적 5인방의 캐릭터들이 3D를 통해 털끝의 흔들림 하나까지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움직인다. 전편에 비해 훨씬 커진 스케일도 단순히 ‘애들용’ 애니메이션 영화에 머물지 않겠다는 드림웍스의 야심을 드러낸다. 수십 개의 대포가 폭죽처럼 터지는 셴 선생과 포의 대규모 전투신은 웬만한 블록버스터 영화에 버금갈 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제작진은 폭죽의 크기와 빛에 따라 캐릭터들의 피부에 비친 색과 그림자의 움직임까지 치밀하게 계산하고, 물에 젖은 털까지 정교하게 묘사하는 등 전편의 노하우와 3D 기술력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덕분에 ‘쿵푸팬더2’는 영화의 가장 큰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친근하고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을 속도감과 입체감 있게 즐길 수 있다. 1편과의 차이점들도 주목해 볼 만하다. 새롭게 등장한 악당 셴은 새하얀 깃털의 우아한 공작새로 설정돼 전편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던 근육질 호랑이 타이렁과는 정반대의 매력을 선사한다. 잭 블랙(포), 앤절리나 졸리(타이그리스), 더스틴 호프먼(시푸 사부), 세스 로건(맨티스), 청룽(몽키), 루시 리우(바이퍼) 등 동서양의 유명 배우들이 전편에 이어 명품 목소리 연기를 펼친 데 이어 2편에서는 셴 선생 역의 게리 올드먼, 점쟁이 할멈 역의 양쯔징이 새롭게 합세해 활력을 불어넣는다. ●DOWN: 볼거리에 치중… 빈약한 스토리 하지만, ‘외화내빈’이라고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용 전개가 진부하고 부실해 오히려 앉아 있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동안 수많은 막장 드라마의 소재로 다뤄졌던 출생의 비밀을 ‘쿵푸팬더2’에서도 보아야 한다는 사실은 어쩐지 실망스럽다. ‘쿵푸팬더2’만의 특징 없이 기존의 슈퍼히어로 영화의 전개를 답습하는 점도 아쉬운 점. 더 이상 뱃살을 출렁이며 게으름의 대명사로 불리는 포의 느긋한 모습이 아닌 두 눈을 부릅뜨고 인상을 찌푸린 영웅 포의 모습은 어색하고 때론 불편함마저 안긴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볼거리를 강조하다 보니 극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우려도 있다. 짜임새 있는 구성이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밝고 아기자기한 전편에 비해 밤을 배경으로 한 야간 전투 장면이 많아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전개된다. 3D용 안경을 착용할 경우 화면이 좀 더 어둡게 보인다. 영화는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넘으려고 ‘내면의 평화’와 평정심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강조하지만, 1편의 엄청난 흥행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기사회생 캐리비안 해적 스패로 매력 ↑ 주조연급 빠져 극적 긴장감 ↓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에서 잭 스패로(오른쪽)는 전설적인 해적 ‘검은 수염’의 배를 타고 영원한 청춘을 약속하는 젊음의 샘을 찾아 떠난다. 스패로의 모험이 순탄할 리 없다. 악명 높은 해적이었지만 영국 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바르보사와 스페인 함대가 젊음의 샘을 선점하려는 경쟁에 합류한다. 한때 연인이었던 앤절리카가 검은 수염의 딸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스패로는 더 큰 곤경에 빠진다. ●UP:주연 캐릭터는 시리즈의 원동력 두건과 짙은 스모키 화장, 치렁치렁한 장신구 등 외모는 물론, 흐느적거리는 걸음걸이와 나른한 말투, 독특한 유머 감각까지. 화수분처럼 샘 솟는 스패로(혹은 조니 뎁)의 매력은 시리즈를 이어가는 원동력이다. 엉뚱하고 허풍만 떠는 사기꾼 같지만, 때론 냉철한 판단과 배려도 할 줄 아는 사랑스러운 악당 캐릭터는 4편에서 더 풍성해진다. 앤절리카(페넬로페 크루즈)를 타락시키고(?) 사랑했지만, 떠나야만 했던 과거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녀를 위해 잠시나마 온몸을 던지는 것. 새롭게 투입된 앤절리카는 스패로에게 배운 사기 능력은 물론, 빼어난 검술 실력까지 지닌 수수께끼의 여인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보이시함을 앞세운 키라 나이틀리 대신 여성호르몬이 넘쳐나는 크루즈를 선택한 제작진의 판단이 옳았는지는 더 두고 볼 일. 하지만 ‘낯선 조류’의 촬영을 마칠 쯤 임신 7개월(아이 아빠는 명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었다니 투혼만큼은 인정해야겠다. 자막이 모두 올라간 뒤 무인도에 남겨진 앤절리카가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5편 출연을 예고한 셈이다. 시리즈에 처음 도입된 3차원 입체(3D) 영상은 인어들이 굶주린 늑대처럼 선원들을 덮치는 장면과 마차 추격 장면 등에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어에 대한 남성의 판타지를 부수는 설정도 흥미롭다. ●DOWN: 진이 빠져버린 4년 만의 후속작 2편 ‘망자의 함’(2006)은 397만여명을, 3편 ‘세상의 끝에서’(2007)는 458만명의 관객을 빨아들였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1~3편의 고어 버빈스키 대신, 롭 마셜이 메가폰을 잡은 것. 마셜 감독은 2003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시카고’(2002)를 비롯해 ‘게이샤의 추억’(2005) ‘나인’(2009) 등을 연출했다. 뮤지컬과 안무, 이야기를 풀어가는 힘은 충분히 검증된 셈이다. 하지만 놀이동산의 어트랙션 같은 쾌감을 줘야 할 어드벤처물에서 마셜은 길을 잃었다. 1~3편의 평균 상영시간은 151분. ‘낯선 조류’는 137분으로 가장 짧은데도 항해가 시작된 이후 결말까지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롤러코스터를 타보겠다고 한 시간 넘게 줄을 섰는데, 정작 탔을 때는 이미 진이 빠져 재미를 별로 못 느끼는 경우와 비슷하다. 1~3편에서 주연급 조연이던 엘리자베스 스완(나이틀리)과 윌 터너(올랜도 블룸)가 빠지면서 스패로의 부담이 커진 것도 간과하기 어렵다. 3편까지 스패로에게 바르보사(제프리 러시), 데비 존스(빌 나이), 샤오펭(저우룬파) 등 흥미로운 맞수들이 있었지만, 4편의 악당은 기대에 못 미치는 점도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흑마술(인형을 사용한 주술)에 능한 ‘검은 수염’(이언 맥셰인)은 자신의 배인 ‘앤 여왕의 복수’ 호에서는 전지전능하지만 육지에서는 평범한 해적 두목일 뿐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병수발 힘들까봐…” 어버이날 60대 노부부 동반자살

    “병수발 힘들까봐…” 어버이날 60대 노부부 동반자살

    지병을 앓던 60대 부부가 어버이날에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5시 30분쯤 경기 용인시 신봉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모(69)씨와 부인 노모(62)씨가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했다. 남편 전씨는 침실에서 누워 숨진 채 발견됐는데, 목에는 졸린 흔적이 남아 있었고 부인 노씨는 베란다에서 목을 맨 채 질식사했다. 목격자 경비원은 “함께 살고 있는 큰아들로부터 ‘집에 계신 부모님들이 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니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집안에 들어가 보니 두 사람이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전씨 부부는 함께 사는 아들 부부에게 “그동안 우리를 돌보느라 고생이 많았다.”는 말과 함께 지난 7일 제주도로 3박 4일 동안 여행을 권한 뒤 둘이서 집을 지키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인 큰아들(40), 맞벌이하는 며느리(38),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 2명과 함께 노년의 삶을 살던 이들에게 불행은 젊은시절부터 암울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전씨는 서울의 명문 고교와 명문대 법대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그러나 그 무렵부터 극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하나둘씩 법조인이 돼 활동하는 학교 친구들과 달리 법조인의 길을 걷지 못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어려웠다. 못난 자신의 처지를 괴로워한 전씨의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졌고, 급기야 지난해부터는 중증 노인성 치매까지 앓았다. 이 때문에 큰아들 내외와 손자들이 직장과 학교에 가 있는 동안 거동이 불편해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하는 남편에 대한 간호는 함께 늙어 가는 부인 노씨의 몫이었다. 노씨는 꿈도 많았겠지만 특별히 싫은 내색도 하지 않고 반평생 남편의 병수발을 도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힘겹게 남편을 간호하던 노씨도 세월의 무게는 견디지 못했다. 암세포가 몸으로 스며든 노씨는 7개월 전 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도 노씨는 통원 치료를 받아야 했고 우울 증세까지 보여 점점 남편의 병수발을 하기 힘들 만큼 건강이 악화됐다. 결국 노씨는 함께 살던 아들 식구들을 모두 여행 보내고, 비극적인 종말을 선택하고 말았다. 이들 부부는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 형제들에게 유서 5장을 남겼다. 아들에게는 ‘고맙다. 미안하다. 아버지와 엄마가 함께 죽어야지 어느 하나만 죽으면 너희에게 짐이 될 것이다.’, 며느리에게는 ‘고맙고 미안하다. 아이들 잘 키워라.’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손자들에게는 ‘엄마, 아빠와 행복해라. 그리고 사랑한다.’, 형제들에게는 ‘우리 큰아들 내외가 많은 고생을 했는데 잘 도와줘라.’라는 글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전씨의 큰아들은 경찰에서 “여행을 안 갔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괜히 가서…”라고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유족들의 진술과 유서 내용을 토대로 부인 노씨가 남편 전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장충식기자·연합뉴스 jjang@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평균 몸길이 20~30㎝에 적을 위협하는 날카로운 이빨조차 없는 작은 파충류, 카멜레온. 치열한 열대 우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생존 방법은 따로 있다. 카멜레온은 적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평소에는 나무와 비슷한 녹색과 갈색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카멜레온이 가진 생존능력의 비밀을 살펴보자. ●동안미녀(KBS2 밤 9시 55분) 학벌·나이·신용,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노처녀 이소영. 결국 그녀는 어리고 파릇파릇한 여직원에게 밀려 원단회사에서 해고당하고 만다. 그녀의 재취업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파란만장한 사건 사고들만 줄줄이 터진다. 그리고 서른넷의 나이를 스물다섯으로 속이고 패션회사 피팅 모델로 들어가기에 이른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던 안나는 또다시 실패하고 유랑은 미숙아로 태어난 우주를 신생아 중환자실에 둔 채 강수와 대풍의 집으로 들어간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가냘픈 숨을 내쉬는 우주. 유랑은 그런 우주의 모습에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한편, 마린블루의 신메뉴 공모전에서 강수가 내놓은 감자전이 입상하게 된다. ●재미있는 퀴즈클럽(SBS 밤 8시 50분) 걸그룹 아이돌이 자리를 빛내주었던 ‘재미있는 퀴즈클럽’ MC 군단에 신예 가수 한그루가 전격 합류한다. 또, 4년 만에 미니앨범 ‘틸 던’(Till Dawn)으로 컴백한 연기자 겸 가수 이현우가 출연해 ‘난센스 퀴즈’ 강자로도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이현우의 평소 진지한 이미지로 난센스에 특히 자신감 없는 모습도 만나본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어린이날 선물받을 기대에 부푼 보라반 꾸러기들은 어버이날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카네이션과 효도 쿠폰을 만들기로 한다. 엄마 아빠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현서는 10장, 발레 학원도 가고 피아노 학원도 가야하는 채린이는 3장, 일찍 자야 하는 해라는 4장을 만들고, 민이는 심통 난 표정으로 효도쿠폰에 낙서만 하고 있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어느 날 밤, 손님 두 명이 택시기사를 마구 폭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들에게 택시비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눈 주위의 뼈가 모두 무너져 내려 시력 손상은 물론이고, 얼굴형까지 틀어진 상태였다. 과연, 범인들을 찾아 택시기사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까.
  • ‘기적의 380g 초미숙아’ 부모 첫 단독 인터뷰

    ‘기적의 380g 초미숙아’ 부모 첫 단독 인터뷰

    몸무게 380g으로 태어난 은식이가 18일 9개월의 병원 생활을 접고 엄마 품으로 돌아간다. 280일간 사투를 벌인 은식이의 ‘생명 의지’에 사회적 울림이 크다. 생명을 쉽게 포기하는 요즘 세태에 시사하는 바가 깊다. 지난해 7월 은식이는 임신 26주 만에 볼펜 크기만 하게 세상에 나왔지만 하루하루가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였다. 부모 김태웅(41)·이금현(40)씨는 “초미숙아였지만 은식이는 눈썹, 머리카락, 손발톱 등 있을 것은 다 있는 온전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충북 충주시의 한 작은 교회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이 부부의 절박한 심정을 서울신문이 단독으로 들어 봤다. →은식이가 380g의 미숙아로 태어난 이유가 있나요. -이씨 지난해 5월쯤 임신 5개월이었는데 다니던 병원에서 양수 검사를 하자고 했어요. 노산이기도 하고 태어날 아이가 기형아일 수도 있으니 검사하자는 거였지요. 물론 기형아라도 전 낳을 생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양수가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양수가 두번 터졌어요. 그래서 병원에 2주 동안 입원했어요. 양수가 또 새고 상태가 안 좋아 계속 입원했는데 임신중독증, 그것도 고위험 상태라는 거예요. 병원에서는 ‘양수가 다 샜고, 이 상태로는 아기 못 낳는다. 산모도 애도 위험하니 애를 포기하라’고 했어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많이 놀라셨겠어요. -이씨 (표정이 어두워지며) 막막했어요. 아기한테도 미안하고…. 아기 아빠는 “자기는 포기할 수가 없다.”고 말했어요. -김씨 내 아이 죽이면서 어떻게 사람을 살린다고 목회하겠나 생각했어요(김씨는 농촌 교회의 목사다). 의사한테 포기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의사가 여기는 시설이 없어서 애를 낳을 수 없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산모가 그렇게 위험한 상태면 산모부터 살리자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김씨 생명이 귀하기 때문이에요. 부모 마음이야 자식을 위하지만 집사람도 귀하고 둘 다 살리고 싶었지만 하나만 포기하라고 했을 때 병원에서는 당연히 예상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살릴 수 있는 사람만 살리자고.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 보겠다고 상급 병원에 이원하는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병원 담당 교수님이 한 시간여 동안 여기저기 알아봐 주시는데 길게 느껴지더군요. 겨우 연락이 닿은 삼성서울병원에 분만실이 딱 한 자리 남아 있다고 했고 바로 앰뷸런스가 와서 (아내를) 분만실로 실어 갔어요. 그렇게 나흘을 견디다 지난해 7월 12일 아이를 낳았어요. 자리가 없었거나 조금만 늦거나 했으면…. -이씨 우린 돈도 없고 능력도 없었습니다. 모든 게, 우연찮게 들어갈 수 있었던 게 다 우리를 살리려고 한 거라 생각했어요. →친정이나 시댁에서 아기 낳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나요. -김씨 상황이 급박해서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아이를 낳겠다고 결정하고 바로 이동해서 낳았으니까요. →옮긴 병원에서는 뭐라 하던가요. -이씨 살고 죽는 것은 자기네(의사)들이 할 일이 아니다. 신한테 맡겨야 한다. 자기네들은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했어요. →은식이를 처음 봤을 때는 어땠나요. -김씨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애기를 보라고 해서 제가 몇 그램이냐고 물으니까 “380g”이라는 거예요. (참담한 표정으로) 임신중독증이 생기면서 아기가 오히려 작아진 거예요. 우리 아들이지만 380g이라니까 책에서 본 것처럼 사람 같지 않고 빨간 쥐같이 생겼으면 어떡하나 생각했죠. 처음에 딱 봤는데 애가 너무너무 예쁜 거예요. (부부가 서로 웃으면서) 눈썹, 머리카락, 손톱, 발톱 다 있고 또 눈을 떴는데 깜빡깜빡하고 팔다리를 힘 있게 움직였지요. 죽을 애 같지 않고 살겠구나 싶었어요. -이씨 제왕절개수술하고 나서 간호사가 “아들이에요.”라는데 감사했어요. 내 소원이 이뤄졌구나 했어요. 저도 외동딸이라 형제끼리 아웅다웅 노는 게 너무 부러웠거든요. 처음 봤을 때 바로 손발부터 살폈어요. 손가락 발가락 10개 다 있으니 됐다 하면서 안심했어요. →미숙아로 태어났으니 많이 고생했을 텐데요. -이씨 절대 우울증에 안 걸릴 털털한 성격이었는데 우울증이 생겼어요. (웃으면서 이야기하다 갑자기 웃음이 뚝 끊기며) 마트를 못 가겠더라구요.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차라리 날 죽이고 내 아이를 살리지 싶어서…. 은식이가 나서 3일 만에 동맥을 수술하고, 1200g이 됐을 때 탈장수술 하고. 애가 너무 어린데 수술해서 힘들어하는 모습 보니까…. (울먹거리며) 병원에서 미숙아에게 망막수술도 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아이가 우유 10㏄도 소화를 못시키는데, 이 수술까지 하다가는 죽을 거 같았어요. 겁이 났습니다. 아이를 살려 달라고 수술 전날 기도했는데 수술 당일 아침에 병원에서 아이가 눈이 좋아져서 수술을 안 해도 되겠다고 하더라구요. 살았죠. →혹시 육아일기 같은 것은 쓰셨나요. -이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쓸 새도 없었어요. -김씨 우리는 매일 6시 25분쯤 병원에서 오는 문자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은식이 몸무게가 몇 그램이고 우유를 몇 ㏄ 먹었다는 문자가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서…. 금식이다 하면 바로 서울로 가는 거고, 조금 먹는다 하면 안심하고.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는 거죠. →몸무게 늘어나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하죠. -김씨 우리는 몇 ㎏이 아니라 몇 g이냐가 중요해요. 초저체중 아이는 폐 문제가 가장 커요. (폐가 작으면) 숨을 못 쉬니까. 방법은 하나. 아이가 커져서 폐도 커져 폐활량이 커지는 것밖에 없어요. 그러니 그램 수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어요. 몸무게가 마의 산처럼 아무리 가도 갈 수 없는 산처럼 보였어요. (은식이가 태어나고) 9개월이 가도 자꾸 뒤로 가는 느낌이었죠. 무게가 늘기도 하고 다시 줄기도 하니까…. 한 발자국 가면 두 발자국 뒤로 가는 느낌이었어요. →은식이는 서울 병원에 있고 부모님은 이곳 충주에 있었던 건가요. -이씨 저는 시간 날 때마다 갔어요. 맨 처음에 아기 낳고 보러 갔는데 내가 간 다음날 아기 상태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안 가는 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기가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살아 있는 아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한번은 간호사가 이러는 거예요. (아기 얼굴이 왼쪽 어깨에 닿게 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어머니가 항상 이렇게 안으셨어요? 이렇게 안지 않으면 보챈다고 하면서…. 제가 항상 그렇게 안았거든요. →은식이 같은 미숙아 치료를 보며 느낀 점은요. -김씨 은식이 하나에 의사 10명, 간호사 25명이 3교대로 돌보더라고요.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굉장히 세밀하게 관찰하고 검사를 하고 거기에 대한 진단을 하고 처방 내리는 게 너무 미세한 분야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뛰어나다고 해서 애를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인력지원 예산지원이 많이 돼야겠지만 살려낼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았어요. →은식이를 보면서 부모로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김씨 (경이롭다는 표정으로) 우리 사회에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한데 은식이를 보니까 지금도 숨 한번 쉴 때마다 (양손으로 옆구리 부분을 가리키며) 횡격막이 쑥쑥 들어가요. 숨 한번 쉬는 게 (은식이의 경우) 온몸을 이용해서 숨을 쉬는 건데,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노력하는데 우리들은 자신이 숨쉬는 것에 대해 감격이 없지 않나 싶어요.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스스로 죽기도 하고. 380g짜리가 어떻게든 살려고 애쓰고 마침내 살게 됐죠. 이런 거 보면 생명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웅변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이씨 (다시 울먹이며) 굉장해요. 숨을 다 놔버리기 때문에 못 사는 건데 얘는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데…. 은식이 살려 주셔서 의사 선생님한테 감사하다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들은 은식이가 스스로 살려고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은식이가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하나요. -김씨 우리 아이가 똑똑하게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개구쟁이처럼 신나게 놀면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씨 병원에 가니까 의사 선생님이 제일 멋있어 보이더라구요(이 말에 부부가 함께 웃었다). 의사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거 보고 (은식이가) 공부 열심히 해서 삼성병원 가서 취직하면 감회가 새롭겠다 싶었어요. →은식이 같은 미숙아를 가진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김씨 아이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내 아이는 일찍 낳은 것뿐이고, 내 아이는 내가 사랑하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열심히 기도하는 것밖에 없어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글 사진 충주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야구스타 박한이-탤런트 조명진 부부 17일 첫 딸 낳았다

     프로야구선수 박한이-연기자 조명진 부부가 결혼 1년4개월만에 첫 딸을 낳았다.  두 사람의 측근은 17일 “부부가 오늘(17일) 새벽 3.42kg의 건강한 딸을 낳았다.”면서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가 엄마, 아빠의 예쁜 모습만 닮았다. 가족들 모두 축제 분위기”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9년 12월18일 결혼했다. 국가대표 선수였던 박한이는 2001년 삼성 라이온즈 선수로 프로에 데뷔한 뒤 2002, 2005, 2006년 삼성 우승때 주역으로 활약한 스타 선수다.  조명진은 2000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호텔리어’ ‘주몽’ ‘뉴하트’ 등에 출연했으며 2009년에는 MBC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설매 역으로 출연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김승우 “21년만에 첫 악역… 부담만큼 성취감도 컸죠”

    김승우 “21년만에 첫 악역… 부담만큼 성취감도 컸죠”

    불혹을 넘긴 나이에 비로소 연기의 참맛을 알게 됐다는 배우가 있다. 데뷔 21년차 배우 김승우(42)다.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뮤지컬과 TV 토크쇼 진행자 등 왕성한 활동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나는 아빠다’(14일 개봉)의 주연으로 충무로에 컴백한 그는 상당히 상기된 표정이었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2006) 이후 5년 만의 영화 주연작인 데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20년 동안 한번쯤은 해볼 법한데, 그동안 악역은 한번도 섭외가 들어오지 않았어요. 물론 건달이나 깡패 역할을 맡은 적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악행이 드러나는 독하고 강한 ‘나쁜 남자’ 캐릭터는 처음입니다. 그런 면에서 부담도 되고 도전에 대한 성취감도 컸습니다.” 드라마 ‘신데렐라’나 영화 ‘고스트 맘마’ 등 대부분의 출연작에서 부드러운 남자를 연기해 온 그에게 악역 섭외가 들어오지 않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정관념은 연기 제약을 가져왔고 스스로의 변화를 요구했다. “이전엔 열정 없는 배우로 남기보다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배우를) 그만둘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40대가 되기 직전에 뮤지컬(‘드림걸스’)을 통해 무대 연기를 경험하고,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색다른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연기의 재미를 새롭게 느끼게 됐습니다. 운이 좋은 편이죠.” ‘해변의 여인’(2006)의 홍상수 감독과 영화 작업을 하면서 정형화된 연기의 틀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김승우. 주연만 고집해 온 자존심을 버리고 과감히 조연을 선택한 드라마 ‘아이리스’는 그의 연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지만, 연기력으로 승부한 결과 ‘미친 존재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언제나 포스터 맨 앞에 있던 이름이 네 번째로 밀린 것을 보니 좀 착잡하더라고요.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좋은 반응을 얻고 나니 어떤 작품에서건 배우로서 역할을 잘해낸다면 충분히 평가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큰 배역, 작은 배역은 있어도 큰 배우, 작은 배우는 없다.’는 연기 개론서에 나온 말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죠.” 위기와 슬럼프를 겪은 뒤에 연기에 대한 생각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그에게 이번 영화는 특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아빠다’에서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유일한 혈육인 딸을 살리기 위해 악행도 마다하지 않는 형사 한종식 역을 맡았다. 종식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뺏을 수 있는 ‘나쁜 아빠’다. “다른 건 몰라도 아빠 감성은 제가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아이를 낳고 나서 자식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도 있다는 부모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표현의 차이가 있을 뿐, 부성애도 모성애 못지않거든요.” 탤런트 김남주와의 사이에 딸 라희(7), 아들 찬희(4)를 두고 있는 김승우는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니 눈을 빛낸다. 아버지가 된 뒤에 한 인간으로나 배우로서 생각하고 생활하는 패턴 자체가 달라졌다는 그는 극 중 종식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영화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딸을 위한다지만 (종식처럼) 남의 생명까지 빼앗는다면 용서를 받을 수 없겠죠. 범법행위만 빼면 저라도 뭐든 할 것 같아요.” 항간에는 김승우의 아이들이 흑인이어서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황당한 소문이 돌기도 했다. “아이들도 존중받아야 할 독립된 인격체인데, 유명인의 2세라는 이유로 무조건 얼굴이 알려진다면 나중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그런 소문을 들었을 때는 너무 상처받아서 적극 대응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제는 그런 말이 다 우습게 느껴집니다.” 김승우의 휴대전화에는 가족 사진이 ‘보물 1호’로 저장돼 있다. 그의 말처럼 딸은 엄마를, 아들은 김승우의 목도장이나 다름없었다. 딸이 자기 등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유치원에 갈 때 벌써부터 가슴 한편이 저리다는 그는 거실에 TV를 두지 않는 독특한 교육법으로도 유명하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목적의식 없이 영상 매체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 싫었어요. TV와 가까워지기보다는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도록 지도합니다.” 아이들에게도 부모가 배우란 사실을 굳이 알리지 않았다. 딸이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얘기를 듣고 “엄마가 ‘내조의 여왕’이야?”라고 물어봤을 정도. “어려서부터 연예계의 화려함을 동경의 대상으로 꿈꾸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요즘은 아이들을 연예인으로 키우려는 분들이 많지만 자신의 의지가 아닌 대중의 평가로 인해 인기를 유지하는 배우는 쉬운 직업이 아닙니다. 저 역시 아들이 태어난 뒤 출연작이 없어 뭘 해야 할지 고민에 휩싸인 적이 있었으니까요.” 30대 후반에 슬럼프를 겪은 뒤 ‘식스팩’(근육)보다는 깊은 연기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5월 MBC 새 월화 드라마 ‘미스 리플리’(가제)의 주연을 맡아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정통 멜로물이다. “영화 ‘남자의 향기’ 이후 멜로 연기에 하도 지쳐서 가급적이면 멜로물은 안 하겠다는 선언을 한 적이 있었죠. 표현 방식과 방법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40대 남자의 사랑이야기인 만큼 제 나이대의 화법으로 잘 표현해 보고 싶어요.” 그는 1990년 1월 영화 ‘장군의 아들’ 단역으로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떨림과 설렘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10년 뒤에도 지금의 모습과 행복한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김승우. 그 자신도 빨리 보고 싶다는 50대 연기자 김승우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일본 MK택시 수석졸업...현지인들 감탄시킨 ‘쏘나타 택시’ 정태성씨

    일본 MK택시 수석졸업...현지인들 감탄시킨 ‘쏘나타 택시’ 정태성씨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겠다는 포부에 비해 택시 모양새는 영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정태성(47·서울 월계동) 씨의 쏘나타 개인택시에 올랐다.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벚꽃축제 개막 사흘을 앞둔 윤중로를 달렸는데 그랬다. 노량진역 근처에서 첫 손님으로 택시에 오른 김진수(34·회사원)씨는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말을 걸어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손님에게 던진 질문은 “지금 온도 괜찮습니까?” “급한 일 있으시면 좀 빨리 갈까요?” 등이었다. 예약 손님에게 다가갈 때 그의 본색(?)이 드러난다. 차에서 내려 왼손으로 뒷문을 열고, 오른손을 뒷문 윗부분에 갖다대 손님의 머리를 보호한다. ‘뭐 이렇게 황송하게까지?’하며 당황하던 손님들도 마음을 다한 친절에 고개를 끄덕인다. 유하나(28·회사원)씨는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정말 친절해서 또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 안에는 정씨가 직접 만든 33개의 ‘친절 매뉴얼’이 있다. 여러 상황에 맞춘 고객 응대법이 망라돼 있다. 비상약품 키트도 준비돼 있다. 셔츠도 매일 갈아 입고 넥타이와 어울리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올해로 15년째 택시 핸들을 잡는 정씨는 여러 모로 남다르다. 1997년부터 법인택시, 2000년부터 개인택시를 했다. 부친은 육사 14기 출신으로 준장까지 지낸 정헌택(2002년 작고) 씨이고 형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조지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태철(49)씨다. 이른바 ´좋은 집안´ 출신. 하지만 군부독재 시절, 장군의 아들이란 점을 고민하던 그는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명지고 2학년을 중퇴했다. “작가가 되려면 광부, 농부, 원양어선 선원, 택시기사 등 어렵고 힘든 일을 해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삿짐센터, 공장, 홀서빙등 50개가 넘는 일들을 경험한 뒤 1993년부터 2년여 운영하던 광고 사업이 부도를 맞고 친인척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 딸까지 참담하게 잃은 그는 잠실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 하지만 난간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딸의 환청이 들렸다. 죽을 용기로 세상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장사를 해볼까 했지만 자금이 없었다. 그 즈음 어릴 적 꿈이었던 택시기사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택시일을 하겠다고 하자 부인의 만류가 심했다. 주위 시선도 그렇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보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씨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경치도 즐기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2002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나며 “난 세계 최고의 장군이 될 수 없었지만 넌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는 유언을 남긴 것이 큰 힘이 됐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의 스승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택시 1700여대를 보유한 일본 최대 업체 MK에 들어가 일을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답답해진 정씨는 청와대, 주한 일본대사관, 서울시, 대기업들에 추천서를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대기업 두 군데에서 추천해줘 MK의 문을 다시 두드렸으나 여전히 답이 오지 않았다. “자기네 직원이 아니면 연수를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포기할 즈음,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봉식(73) MK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태식(72) 부회장이 우리 국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그는 무작정 국회 본관으로 달려갔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유 부회장은 그의 편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며칠 뒤 MK에서 기숙사 비용을 받지 않을 테니 연수에 참가하라는 연락이 왔다. 이제 언어가 걸림돌이었다. 2년여 ‘주운야독’(晝運夜讀)을 이어갔다. 일본인 기사보다 늘 앞장섰다. 이방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일본인들도 그의 열심에 마음을 열었다. 2009년 5월부터 두달의 연수를 끝낸 정씨는 3.0 만점으로 수석 졸업했다. 함께 연수한 일본인 기사 중에 최고 점수가 2.0이었다. MK 최초이자 마지막 외국인 수료생에 축하를 보내던 유 부회장에게 “택시 기사의 친절은 단지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라고 밝히자 유 부회장의 눈가가 붉어졌다. 유 부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종업원이 컵을 탁~ 하고 성의 없이 내려놓더란 것. 유 부회장의 당부가 이어졌다. “한국의 서비스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고국에 돌아가 열심히 일해 달라.” 정씨의 노력은 예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수동 기어를 고집하는 그는 절약되는 한달 연료비 20만원을 자기계발에 쓰고 있다. 1983년 고졸 검정고시를 거친 그는 일하는 틈틈이 사이버 대학을 다녔고 지난 2월 서울 광운대학 서비스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미지 컨설팅 교육까지 받았는데 그의 멘토 격인 컨설팅 업체 ‘예라고’의 허은아 대표는 “택시 하는 분들이 바쁘기 때문에 결석이 잦을까 걱정했는데 한번도 결석을 안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 치료사, 서비스경영 최고관리자 등의 자격증을 땄고 논술 지도사, 독서 지도사 자격증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2009년 8월부터 서비스 관련 강의를 시작했고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솜씨가 소문 나 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 집에 가져가는 돈은 한달에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강연료를 챙기지만 지방을 오가며 교통비로 거의 다 쓴다. 봉사활동 삼아 많이 하지만 가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일. 동료들은 업계의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헛고생을 한다고 비웃는단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대목이 많지만 내가 조금 변하면서 택시 서비스가 조금 올라갔으면 좋겠다.” 정씨는 “항공대학, 철도대학은 있지만 택시대학은 없지 않느냐?”고 되묻고 “10년 뒤에 택시대학이 만들어지면 총장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예술계 고교를 다니는 외아들에게 자기 직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그는 결혼 19주년 기념일이라며 작은 케이크를 들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택시 일을 위해 9년을 준비하고 3년을 갈고 닦은 그는 이미 ‘세계 최고’다. 글 사진 영상콘텐츠부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1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방영
  • [11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사람과 꼭 닮은 원숭이. 사람과 유전자가 93% 일치할 정도로 생김새는 물론 사는 모습까지 닮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재주꾼 원숭이의 사회에도 엄격한 계급사회가 존재해 세력다툼을 하고, 세력다툼에서 이긴 승자가 먹이를 가장 먼저 먹는다고 한다. 그 치열한 원숭이 사회의 규칙에 대해 알아 보자. ●위기탈출 넘버원(KBS2 밤 8시 50분) 우리 아이의 키를 1㎝라도 키우기 위해 당신이 택한 방법, 하지만 키가 아니라 아이의 신장에서 돌이 자랐다. 아이들의 키를 키우기 위해 선택한 성장보조제(칼슘보조제)를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아이의 신장에 결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보조제를 과용할 경우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예방법을 알아 본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승아는 김 원장에게 휴학하는 동안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더 하겠다고 말을 한다. 유별나게 승아를 챙기는 김 원장을 보고 학원 선생들은 금지(손가인)가 불쌍하다고 얘기한다. 금지가 소외되고 있음을 알게 된 김 원장은 금지와 승아에게 똑같이 잘해줘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다. ●쥬로링 동물탐정(KBS2 오후 4시 30분) 밍밍 일행은 카논을 찾기 위해 기지를 돌아다니다 루스늑대에게서 아빠가 잡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사는 카논을 찾기 위해 정글의 기지를 찾아가고, 때마침 카논의 할아버지도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사. 과연 카논의 할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다큐10+(EBS 밤 11시 10분) 공룡시대부터 지구를 누벼온 악어는 무려 6000만년을 끄떡없이 살아남아 아직도 아프리카의 강과 계곡에서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수는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못하다. 그 이유는 인간의 사냥으로 상당수가 목숨과 근거지를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살아남은 개체들이 인간의 보호 아래 수를 늘려가고 있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한밤중 시동 소리도 없이 사라져버린 차. 당시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해 보니 범인들의 행동이 의아했다. 다소 엉뚱한 데다 한 두 명의 절도 행각으로 보이지 않는 이 범인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범인은 다름아닌 몽골인이었다. 몽골인으로 구성된 차량 절도단의 범죄 행각과 실체를 공개한다.
  •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는 기사 정태성 씨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는 기사 정태성 씨

     ’세계 최고의 기사’가 되겠다는 포부에 택시 모양새는 영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10시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정태성(47·서울 월계동) 씨의 쏘나타 개인택시에 올랐다.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자극했다. 벚꽃축제 개막 사흘을 앞둔 윤중로를 달렸는데 그랬다.  노량진역 근처에서 첫 손님으로 택시에 오른 김진수(34·회사원)씨는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말을 걸어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손님에게 던진 질문은 “지금 온도 괜찮습니까?” “급한 일 있으시면 좀 빨리 갈까요?” 등이었다.  예약 손님에게 다가갈 때 그의 본색(?)이 드러난다. 차에서 내려 왼손으로 뒷문을 열고, 오른손을 뒷문 윗부분에 갖다대 손님의 머리를 보호한다. ‘뭐 이렇게 황송하게까지?’ 하며 당황하던 손님들도 진지한 그의 마음을 다한 친절에 고개를 끄덕인다.  유하나(28·회사원)씨는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 대접 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정말 친절해서 또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 안에는 정씨가 직접 만든 33개의 ‘친절 매뉴얼’이 있다. 여러 상황에 맞춘 고객 응대법이 망라돼 있다. 비상약품 키트도 준비돼 있다. 셔츠도 매일 갈아 입고 넥타이와 어울리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어렵고 힘든 일 해보는 게 꿈이었다  올해로 15년째 택시 핸들을 잡는 정씨는 여러 모로 남다르다. 1997년부터 법인택시, 2000년부터 개인택시를 했다. 부친은 육사 14기 출신으로 준장까지 지낸 정헌택(2002년 작고) 씨이고 형은 미국 벨연구소를 거쳐 조지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정태철(49)씨다. 이른바 ‘좋은 집안’ 출신. 하지만 군부독재 시절, 장군의 아들이란 점을 고민하던 그는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명지고 2학년을 중퇴했다.  “작가가 되려면 광부, 농부, 원양어선 선원, 택시기사 등 어렵고 힘든 일을 해보겠다고 생각했다.”  이삿짐센터, 공장, 홀서빙등 50개가 넘는 일들을 경험한 뒤 1993년부터 2년여 운영하던 광고 사업이 부도를 맞고 친인척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 딸까지 참담하게 잃은 그는 잠실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했다. 하지만 난간에서 “아빠”라고 부르는 딸의 환청이 들렸다. 죽을 용기로 세상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장사를 해볼까 했지만 자금이 없었다. 그 즈음 어릴 적 꿈이었던 택시기사가 그의 마음에 들어왔다.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되거라  택시일을 하겠다고 하자 부인의 만류가 심했다. 주위 시선도 그렇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보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정씨는 흔들리지 않았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경치도 즐기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2002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나며 “난 세계 최고의 장군이 될 수 없었지만 넌 세계 최고의 택시기사가 될 수 있다.”는 유언을 남긴 것이 큰 힘이 됐다.    ●일본의 그 유명한 MK를 가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의 스승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택시 1700여대를 보유한 일본 최대 업체 MK에 들어가 일을 배우겠다고 결심했다.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아무 반응이 없었다. 답답해진 정씨는 청와대, 주한 일본대사관, 서울시, 대기업들에 추천서를 써달라는 편지를 보냈고 대기업 두 군데에서 추천해줘 MK의 문을 다시 두드렸으나 여전히 답이 오지 않았다. “자기네 직원이 아니면 연수를 하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하더군요.”  포기할 즈음,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봉식(73) MK그룹 회장의 동생인 유태식(72) 부회장이 우리 국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그는 무작정 국회 본관으로 달려갔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유 부회장은 그의 편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며칠 뒤 MK에서 기숙사 비용을 받지 않을테니 연수에 참가하라는 연락이 왔다.    ●서비스의 대부를 울리다  이제 언어가 걸림돌이었다. 2년여 ‘주운야독(晝運夜讀)’을 이어갔다. 일본인 기사보다 늘 앞장 섰다. 이방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일본인들도 그의 열심에 마음을 열었다. 2009년 5월부터 두달의 연수를 끝낸 정씨는 3.0 만점으로 수석 졸업했다. 함께 연수한 일본인 기사 중에 최고 점수가 2.0이었다. MK 최초이자 마지막 외국인 수료생에 축하를 보내던 유 부회장에게 “택시 기사의 친절은 단지 돈 버는 수단이 아니라 존재의 이유”라고 밝히자 유 부회장의 눈가가 붉어졌다. 유 부회장은 김포공항에서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종업원이 컵을 탁~ 하고 성의 없이 내려놓더란 것. 유 부회장의 당부가 이어졌다. “한국의 서비스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고국에 돌아가 열심히 일해 주세요.”    ●정말 화려한 스펙 쌓기  정씨의 노력은 예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도 수동 기어를 고집하는 그는 절약되는 한달 연료비 20만원을 자기계발에 쓰고 있다. 1983년 고졸 검정고시를 거친 그는 일하는 틈틈이 사이버 대학을 다녔고 지난 2월 서울 광운대학 서비스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미지 컨설팅 교육까지 받았는데 그의 멘토 격인 컨설팅 업체 ‘예라고’의 허은아 대표는 “택시 하는 분들이 바쁘기 때문에 결석이 잦을까 걱정했는데 한 번도 결석을 안하고 함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 치료사, 서비스경영 최고관리자 등의 자격증을 땄고 논술 지도사, 독서 지도사 자격증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2009년 8월부터 서비스 관련 강의를 시작했고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인 솜씨가 소문 나 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    ●택시대학 총장을 꿈꾸다  집에 가져가는 돈은 한달에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강연료를 챙기지만 지방을 오가며 교통비로 거의 쓴다.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것도 가계에 보탬이 되지 않는 일.  동료들은 업계의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헛고생을 한다고 비웃는단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부족한 대목이 많지만 내가 조금 변하면서 택시 서비스가 조금 올라갔으면 좋겠다.”  정씨는 “항공대학, 철도대학은 있지만 택시대학은 없지 않느냐?”고 되묻고 “10년 뒤에 택시대학이 만들어지면 총장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예술계 고교를 다니는 외아들에게 자기 직업을 물려주고 싶어 하는 그는 결혼 19주년 기념일이라며 작은 케이크를 들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택시 일을 위해 9년을 준비하고 3년을 갈고 닦은 그는 이미 ‘세계 최고’다.  글·사진 영상콘텐츠부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15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의 ‘TV 쏙 서울신문’ 방영  
  • 멍든 세살배기 아빠가 죽여

    서울 관악경찰서는 14일 세살 난 아들을 발로 밟아 숨지게 한 최모(33)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씨는 지난 6일 오전 2시쯤 서울 신림동 자택에서 쌍둥이 큰아들(3)이 잠을 자지 않고 울자 아이를 안고 있던 아내 김모(30)씨를 폭행하고 누워 있던 작은 아들의 배와 손 등 온몸을 수차례 밟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최씨는 미숙아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가 평소 자주 울어 잠을 깨운다는 이유로 2009년 상반기부터 최근까지 아내와 두 아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가족의 진료기록 등을 통해 아내 김씨의 광대뼈와 턱관절이 외부 충격에 의해 깨지고 이가 빠지는 부상을 입었고, 아들은 타박상 기록이 수차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 최씨를 피의자로 지목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서도 큰 아들이 장 파열로 인한 출혈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최씨는 “아이의 멍 자국은 벽에 부딪쳐서 그런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누워 있는 영아를 발로 수차례 밟은 것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독립영화관(KBS1 밤 1시 10분) 엄마와 살고 있는 사랑스러운 두 자매 진과 빈. 어려워진 형편 때문에 홀로 두 아이를 키우기 힘들어진 엄마는 진과 빈을 지방에 사는 고모에게 맡기고 아빠를 찾으러 간다. 엄마가 떠나던 날, 진과 빈은 돼지 저금통이 차면 돌아온다는 약속에 메뚜기를 구워 팔고, 큰 동전을 작은 동전으로 바꿔가며 조금씩 저금통을 채워 나간다. ●금요기획(KBS2 밤 11시 5분) 하마르족 사회에서는 남자가 성인식을 통과해야만 진정한 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결혼할 자격을 부여받는다. 성인식은 한 남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이다. 그런 가보마을의 15세 소년 목동이 성인식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전체의 잔치이자 부족을 결속시키는 축제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금지는 자신의 일을 늘 도와주던 두준이 없어지자 리포트와 학원 일로 바빠진다. 힘들어하는 금지를 본 김 원장(김갑수)은 도와주려고 채점을 대신해 주겠다고 말한다. 킹크랩을 얻게 된 영옥은 아르바이트로 몸이 약해진 승아만을 위해 킹크랩을 삶으려고 한다. 하지만 승아는 은희 가족들과 함께 먹자고 한다.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SBS 밤 8시 50분) 65년을 함께한 부부가 있다. 하지만 10여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할머니의 기억은 조금씩 사라져 이제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단기 기억 장애도 심해져 할머니의 기억력은 고작 하루뿐이라는데…. 자고 나면 어제의 기억을 잃는 아내에게 사랑을 각인시키고픈 한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세계의 아이들(EBS 밤 8시 50분) 남태평양에 위치한 작은 섬 투발루. 파란 바다에 작은 섬들이 길쭉하게 이어져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그런 투발루가 전 세계 환경운동가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나라가 잠기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런 자연의 재앙 앞에 살아가고 있는 투발루의 아이들을 만나 본다. ●명불허전 신영희편(OBS 밤 10시 5분) 우리나라 최고의 명창이자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판소리 명창 신영희. 아버지이자 대명창인 신치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1살에 판소리를 시작해 16살 소녀가장으로 집안을 돌봐야 했던 어린 시절과 1980년대 인기 개그코너 ‘쓰리랑부부’ 출연 당시 에피소드, 국악계에 대한 질타와 추억담 등을 공개한다.
  • [10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지방에서 건설 일을 하는 아빠와 이혼 후 소식이 없는 엄마를 대신해 보은이는 두 명의 동생 지은·종윤이를 책임지는 가장이 됐다. 스무 살 보은이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남은 생활비가 문제. 13만원뿐이다. 게다가 동생들을 데리고 당장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보은이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날 수 있을까. ●체험! 삶의 현장(KBS2 밤 8시 50분) 봄이면 찾아오는 주부들의 걱정거리 봄맞이 대청소. 유머 일번지 물장수 커플 개그맨 조금산과 이경애가 주부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기 위해 봄맞이 대청소 일꾼으로 나선다. 추운 겨울 천장, 유리창, 벽 등 집안 곳곳에 쌓인 찌든 때는 기본이고 욕실, 냉장고 등의 묵은 때를 말끔하게 제거하는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 ●남자를 믿었네(MBC 밤 8시 15분) 인희는 경미의 대학 등록금이 든 통장을 들고 출근하고, 통장을 찾기 위해 진헌의 집으로 찾아온 경미는 화장실에서 현수와 마주친다. 회사에 간 선우는 부도가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은경의 병이 심해져 합병증이 생겼다는 소식까지 듣게 된다. 한편 형철은 선우에게 위험한 거래를 제안한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읽자마자 사라지는 편지와 순식간에 색깔이 달라지는 그림이 있다. 대체 편지와 그림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또 비누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 어떻게 비누가 나무에 열린다는 것일까. 비누에 얽힌 재밌고 신기한 이야기를 탐구생활대장 지진희양과 궁금증 해결사 이혜인, 그리고 다섯 꾸러기들과 함께한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히말라야 10대 봉우리 중 두 번째로 높은 K2(8611m)와 아홉 번째로 높은 낭가파르바트를 거느린 스카르두는 전 세계 산악인들의 로망이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스카르두까지는 비행기로 45분 거리지만 유별남 작가는 이틀이 걸리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택한다. 길 위 사람들과 풍경이 편안한 휴식보다 값지다고 믿기 때문인데…. ●보석상자(OBS 밤 11시 5분) 버려지는 아기를 보호할 수 있는 베이비박스를 만든 이종락씨. 불과 1년 3개월 사이 베이비박스에는 8명의 아이들이 들어왔다. 그는 지금 자신의 개인적 삶을 모두 포기한 채 아이들을 위해서만 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행복을 얻었다. 진정한 아버지, 그의 감동적인 인생 이야기를 보석상자에서 만나 본다.
  • 3억에 마당 너른 집 지었죠 전원 말고 아파트촌 옆에요

    3억에 마당 너른 집 지었죠 전원 말고 아파트촌 옆에요

    마당 한쪽 앵두나무의 흰 꽃잎이 눈송이처럼 난분분하게 흩날린다. 두어달 뒤 붉은 앵두 따 먹을 생각이 들었는지 아이들은 입가를 쓱 훔친다. 그 곁에 늘어선 살구나무, 자두나무도 싱싱한 연녹색이다. 두어 걸음 떨어진 곳, 앙증맞은 크기의 연못 안에는 금붕어 대여섯 마리가 있고, 아이들이 동네 개울에서 잡아 와 풀어 놓은 올챙이가 슬쩍 뒷다리를 내밀고 있다. 하루 종일 1층 마루부터 3층 다락방까지 숨바꼭질, 술래잡기 하며 뛰어다니다 지친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마당에서 굽는 고기도 먹는 둥 마는 둥이다. 초저녁인데 벌써 눈꺼풀이 처져 간다. 검푸른 초저녁 하늘의 별빛은 초롱하기만 하다.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많은 이들이 꿈꾸고 있는, 마당 넓은 전원주택의 삶이다.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다. 비둘기집처럼 빽빽한 아파트에서 아이들에게 “뛰어다니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밤에 세탁기나 청소기를 돌렸다가는 아래위층과 삿대질 주고받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마당 딸린 집으로 옮기자니 돈 있는 이들만의 호사스러운 얘기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기, 전원주택이 결코 엄두 낼 수 없는 먼 곳의 얘기가 아니라고 외치는 두 남자가 있다. 건축가 이현욱과 건축 담당 기자 구본준이다. 두 사람은 번갈아가며 역설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생각, ‘전원주택’에 대한 생각은 편견일 뿐이라고.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리면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직접 감행했던 집 짓기의 모든 세세한 절차와 그 속에서 느꼈던 문제의식을 가감 없이 책으로 풀어냈다. 제목은 ‘두 남자의 집 짓기’(마티 펴냄). 두 남자의 목표는 원대하다 못해 황당하다. 서울 강북의 25평 아파트값인 3억원을 갖고 ①출퇴근을 고려해 도시 접근성이 좋은 곳에 땅을 사고 ②설계와 건축 시공, 인테리어까지 마무리해야 하며 ③아이들을 생각해 친환경 자재를 쓰며 ④공사 기간은 한달을 넘기지 않고 ⑤난방비 등 주택 유지비는 아파트 수준인 전원주택을 장만하는 것이다. 모든 난제는 한 필지에 두 세대가 들어가는 집, 이른바 ‘땅콩집’(듀플렉스 하우스)을 만드는 것으로 풀어 나갔다. 이들은 60평 남짓 되는 필지에 절반은 공동 마당으로 쓰고, 절반 땅에는 목조 주택 두채를 짓기로 했다. 30평대 아파트에서 살아 온 건축기자의 아내가 처음에는 질겁했다. “애도 있는데 16평에서 어떻게 사느냐….”며. 하지만 단독주택 16평은 32평 아파트의 전용면적(25평)보다 훨씬 넓다. 1·2층 32평에, 등기에 잡히지 않는 다락방 16평까지 더하면 사실상 48평의 넓은 주거 공간이 탄생한다. 비용 측면에서 토지 매입부터 건축, 인테리어, 조경, 취·등록세까지 합쳐 들어간 돈은 각각 3억 6600여만원. 목표 금액을 약간 초과하긴 했지만 그래도 성공에 가까운 셈이다. 단독 주택은 비싸다느니, 단독 주택은 춥고 난방비가 많이 나온다느니 하는 선입견은 두 사람의 땅콩집에는 통하지 않는다. “단독주택 지으면 10년은 빨리 늙는다.”는 푸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건축가를 만나는 법, 상담 때 점검해야 할 체크 리스트 등도 꼼꼼하게 책에 담았다. 책장을 덮고 나면 의욕이 불끈 솟는다. ‘한번 도전해 봐?’ 한 가지 더.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는 붉은 알약을 먹고 진짜 현실을 마주할지, 아니면 푸른 알약을 먹고 그냥 이대로 남이 짜 놓은 세상에서 살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네오가 기꺼이 붉은 약을 삼켰듯, 현실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단을 내릴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2만 2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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