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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택시서 멀미 나면 지리산 공기 마신다

    버스·택시서 멀미 나면 지리산 공기 마신다

    시외버스 등에 200대 비치 호흡곤란 어르신에 제격 1통당 7000원 절반가 공급 ‘호흡곤란이나 차멀미 증세가 있으면 차량 출입문 쪽에 있는 공기캔을 이용하세요.’ 경남 하동군은 2일 대중교통 이용 승객이 차 안에서 호흡곤란이나 멀미를 하는 등 긴급상황에 대비해 택시와 버스 안에 지리산의 신선하고 맑은 공기가 담긴 공기캔을 최근 비치했다고 밝혔다. 대중교통 차량 안에 구급용 공기캔을 갖추는 정책은 전국에서 하동이 처음이다.운전기사 및 승객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각 운송업체 측에서 자체 예산으로 공기캔을 구입해 설치했다. 하동지역 대중교통 차량에 비치한 공기캔은 캐나다 공기캔 제조회사와 하동군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하동바이탈리티에어에서 제조한 스프레이 방식 8ℓ들이 ‘JIRI AIR’ 제품이다. 하동바이탈리티에어는 청정한 지리산 산골 탄소 없는 마을인 ‘의신’ 마을에서 포집한 깨끗한 공기로 공기캔을 만들어 지난해 8월부터 국내외에 판매를 시작했다. 회사 측은 현재 공기캔 제품 용량을 6ℓ로 줄이고 디자인도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동지역 개인·법인택시 112대와 교통약자 콜택시 5대, 하동에서 서울·부산·진주를 비롯해 전국을 다니는 시외버스 59대, 농어촌 버스 11대, 지역 관광버스 13대 등 모두 200대가 공기캔을 갖추었다. 공기캔은 승객 눈에 잘 띄는 차량 출입문 부근에 설치해 승객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차를 타고 있는 승객이 호흡곤란이나, 멀미, 두통 등의 증세가 느껴지면 공기캔에 달려 있는 마스크를 코에 접촉하고 버튼을 누르면 한 번 누를 때마다 1초 동안 공기가 분사된다. 8ℓ 공기캔 1통은 모두 160번 분사할 수 있는 양이며 시중 가격은 1만 5000여원이다. 운송업체와 공기캔 제조회사는 1통당 7000원 선에 공급계약을 했다. 군은 지난겨울 하동에서 동계전지훈련을 한 배구·농구 선수들에게 JIRI AIR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동군은 선수들이 “운동을 마친 뒤 공기캔을 사용했더니 평소보다 피로 해소가 훨씬 빨랐다”며 JIRI AIR 효능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운송업체 측은 호흡 기능이 약한 승객과 노인들의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등 돌발 상황과 멀미 예방 등을 위해 차 안에 공기캔을 비치했다고 설명했다. 노기붕 하동군 선진교통담당은 “대중교통 차량 공기캔 비치는 승객 건강 보호와 함께 청정한 하동 지리산에서 만드는 공기캔을 국내외에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월드피플+] 기적같은 출산 후 의식 회복한 ‘식물인간’ 여성

    [월드피플+] 기적같은 출산 후 의식 회복한 ‘식물인간’ 여성

    식물인간이 된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뒤 차츰 의식을 회복하는 기적 같은 일이 발생했다. 인민일보는 최근 식물인간이 된 아내를 5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남편 저우동량(周栋梁)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저우 씨의 아내는 지난 2012년 갑작스레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아내는 뇌출혈과 뇌가 부풀어 오르면서 두개골 밖으로 나오는 ‘뇌 헤르니아’를 일으켰다. 수술로 생명은 건졌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당시 아내의 배 속에는 14주 된 태아가 자라고 있었다. 가족은 일단 아이를 꺼내고 아내를 치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산부인과 의사는 아내의 상태를 보고는 감히 제왕절개 수술을 할 엄두를 못 냈다. 결국 저우 씨는 아내를 돌보는 한편 아내의 배 속에서 나날이 자라고 있는 아이를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내의 출산 예정일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갑자기 아내의 자궁이 열려 아이가 나올 것 같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서둘러 병원에 도착한 남편은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의식불명인 아내가 자신의 의지로 딸을 순산한 것이다. 아이가 세상에 나올 때가 되자 모성 본능이 살아나 출산을 하게 된 것인지 모르지만, 모두 ‘기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남편의 지극 정성 덕분인지 아내의 의식이 차츰 돌아왔다. 날마다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쥐면서 말을 걸고,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손을 쥐는 아내의 손이 파르르 떨리며 반응을 보였다. 남편은 “아내는 분명히 의식이 돌아왔다”면서 “자기표현과 행동을 못 할 뿐이지, 나의 말을 분명히 알아듣고 반응한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아내가 완벽하게 깨어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우 씨는 “아내는 날마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또 한 번의 기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동영상 캡쳐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이마트 판매 ‘손질 생홍합’ 패류독소 검출 긴급 회수

    이마트 판매 ‘손질 생홍합’ 패류독소 검출 긴급 회수

    시중에 판매 중인 생홍합에서 식중독 등을 유발하는 패류 독소가 검출됐다.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해양수산부는 경남 창원에 위치한 금진수산이 판매한 ‘손질 생홍합’에서 패류 독소가 기준치(0.8mg/kg)를 초과해 판매 중단 및 회수·폐기 조치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회수 대상은 포장일이 2018년 3월 18일, 20일인 제품이다. 18일 제품에서는 패류 독소가 1.1㎎/㎏, 20일 제품에서는 1.4㎎/㎏으로 기준치의 최대 두 배 수준이 나왔다. 해당 제품은 이마트 수서점 등 서울 이마트 점포 대부분에 납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18일 제품은 생산량 19t 대부분이, 20일 제품은 23.1t 중 9.1t이 유통된 것으로 파악하고 판매 물량을 포함해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패류 독소를 먹으면 30분 안에 입술 주위가 마비되는 증상과 두통,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식중독을 일으키거나 호흡 곤란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 생굴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늑장 공개한 데 이어 수산물 안전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복철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이번에 검출된 농도의 홍합을 먹으면 입이 얼얼한 정도”라며 “다만 같은 자리에서 200개가량 먹으면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방에 봄이 오는 순서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방에 봄이 오는 순서

    요즘은 낮이 되면 방 안보다 밖의 온도가 더 높다. 툇마루에 앉아서 해바라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산방 앞뒤 마당과 뜰을 거닐며 다리 근육의 긴장을 풀기도 한다. 산방 뒤에 심은 산수유는 이미 꽃이 노랗게 피어 있다. 끼니때마다 창 쪽으로 뻗은 산수유 한 가지에 달린 꽃들에게 눈을 주곤 한다. 변함없는 일식삼찬의 식탁이지만 산수유 꽃 덕분에 식당 분위기는 환해진다.마당가의 매화나무는 게으름을 부리고 있다. 백매와 청매, 홍매의 꽃망울들이 아직도 늦잠을 자고 있다. 그래도 꽃망울이 개화하는 동작은 찰나다. 애벌레가 날것으로 변해 날개를 펴듯 순식간에 피어난다. 연못에는 동면에서 깬 개구리들이 알을 듬성듬성 놓아 후사를 기약하고 있다. 개구리 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바다. 낱낱이 흩어져 있지 않고 둥근 진(陣)을 만들어 방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물고기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한 생존본능인지도 모르겠다.산중에 오래 살다 보니 봄이 오는 순서를 나도 모르게 체득한 상태다. 위도나 고도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 내 산방의 경우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그런데 올봄은 지난겨울 동장군의 위세가 대단했던 까닭에 그 순서가 뒤죽박죽돼 버린 듯하다. 사립문 쪽에 자라던 차나무 잎들은 동해를 입어 숫제 누렇다. 동백나무 이파리들도 오글오글하다. 봄소식을 맨 먼저 알리는 꽃은 2월 중순쯤에 영상 6, 7도만 돼도 개화하는 복수초다. 그런데 마당가 바위 밑에서 피고 지던 복수초가 소식이 없다. 몇 번이나 녀석이 자라던 자리를 찾아가 살펴보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두 번째로 봄소식을 전해 주는 바깥식구는 산수유 꽃과 생강나무 꽃이다. 앞에서 말한 대로 산수유 꽃은 산방의 봄소식을 그런 대로 전해 주고 있다. 세 번째로 피는 꽃은 산방 마당가의 매화나무들이다. 사랑방 앞의 홍매와 태산목과 짝이 된 백매, 검둥개인 ‘지장’이 집 앞에 있는 청매다. 매화나무 꽃들이 피어야만 개구리들이 동면에서 깨어나 울음소리를 터트리는데, 올해는 그 순서가 뒤바뀌어 혼란스럽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실을 시처럼 함축해서 기록해 둔바 그 글은 다음과 같다. 매화꽃 하나 둘 피어나면/ 개구리 응답하듯 울음소리 냈지/ 올해는 매화나무 개화보다/ 개구리 울음소리 먼저 듣는다/ 더는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개구리들의 절절한 반란이겠지. 네 번째로 봄소식을 전해 주는 바깥식구는 휘파람새다. 꼭두새벽부터 산방 앞뒤 산자락에서 후이후이 하고 2월이 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던 철새다. 그런데 3월 중순이 다 돼 가고 있는데도 함흥차사다. 아침 일찍 편두통 때문에 일어난 안식구가 비몽사몽간에 휘파람새 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나는 곧이듣지 않았다. 새벽에 글 쓰는 습관이 있는 내가 순라군이 야경 돌듯 손전등을 켜고 이미 산방을 한 바퀴 돈 뒤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섯 번째로 산방에 봄소식을 알려 주는 바깥식구는 수선화이다. 작년 같으면 벌써 향기를 퍼트리고 있을 수선화이지만 올해는 땅에서 겨우 5센티미터 정도밖에 올라와 있지 않다. 인색한 느낌이 들지만 수선화 입장에서는 얼어 죽지 않고자 위기의 매뉴얼을 작동했을 터이다. 한편 위와 같은 순서를 밟다가 마지막으로 진달래와 벚꽃이 피고 뻐꾸기가 울면 산방은 봄의 절정이 됐다. 올해는 산수유 꽃만 산방에 제때를 어기지 않고 봄소식을 전해 준 것 같다. 그렇다고 산방에 봄이 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봄은 봄. 지난 3월 13일은 법정 스님 입적 8주기였다. 스님께서는 불일암 뜰에 심은 매화나무를 보고는 “매화보살, 올해도 피었는가?”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스님께서는 병석에서 나를 보고 싶으면 불일암으로 오라고 하셨는데 오늘따라 불일암 매화나무의 안부가 그립다. 며칠 전에는 나의 대하소설 ‘이순신의 7년’의 완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광화문 인근에서 가졌는데, 그 여파인 듯 잊고 지냈던 동창, 지인들의 전화를 많이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산중의 고요하고 외로운 일상으로 스며들고 싶다. 꽃들이 피고 지는 산중이야말로 나만의 왕국이자 신세계이니까.
  • “맛 변화무쌍한 내추럴 와인, 우리 삶과 비슷”

    “맛 변화무쌍한 내추럴 와인, 우리 삶과 비슷”

    “맛이 변화무쌍한 내추럴 와인은 삶과 비슷합니다. 늘 즐겁거나 슬프기만 한 인생은 없잖아요.”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내추럴 와인 행사 ‘살롱 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내추럴 와인계 ‘슈퍼스타’ 알렉상드르 뱅(40·프랑스)은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내추럴 와인의 개념을 인간의 삶과 비교해 설명했다. 그는 “오르락 내리락하는 삶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와인도 인위적으로 맛을 조절하는 기존의 와인보다 자연에 가까운 내추럴 와인이 좀더 와인의 본연에 가깝다”고 말했다. 내추럴 와인이란 포도 재배 과정이나 양조 과정에서 사용하는 화학적 첨가물을 넣지 않고 생산되는 와인으로 최근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일본 도쿄 등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 와인이 산화방지제(이산화황) 등을 넣어 균일한 퀄리티의 와인을 대량 생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내추럴 와인은 자연이 주는 환경에 의존해 소량 생산한다. 기존 와인의 문법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특한 풍미가 특징이다. 규모는 전체 와인 시장의 1%에 불과하지만 다양성과 취향이 존중되는 최근의 소비 시장에서 내추럴 와인은 트렌드를 넘어 환경과 미식 모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뱅은 유럽의 내추럴 와인을 상징하는 ‘스타 생산자’로 프랑스 다큐멘터리, 유력 일간지, 타임스 등 각종 매체에 등장했다. 현재 프랑스 유명 배우 겸 감독인 기욤 카네(45)와 함께 내년 상반기에 개봉되는 영화 ‘땅의 아들’도 촬영 중이다. 그는 프랑스 본 와인양조학교를 졸업한 뒤 전설적인 생산자인 올리비에 쿠쟁의 포도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계 대신 말을 사용해 경작을 하고,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고 땅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와인을 만드는 내추럴 농법에 매료됐다. 무엇보다 와인을 마시고 난 뒤에도 두통이 없고 많이 마셔도 잘 취하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그는 2007년 지인에게 포도밭을 빌려 소비뇽 블랑 품종을 내추럴 방식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농약이나 화학 첨가물을 넣을 수 없기 때문에 포도는 생명력이 강하고 건강해야 했다. 병입한 와인을 팔자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루아르 지방에서 1년에 5만 병 생산되는 그의 와인은 전 세계 30개국에 수출되는 등 ‘메가 히트’를 쳤다. 그는 “내추럴 와인은 단순히 유기농, 무첨가 와인이 아니라 지구와 환경,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철학을 담은 ‘삶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태국 여행 주의보…현지 공수병 환자 모두 사망

    태국 여행 주의보…현지 공수병 환자 모두 사망

    태국 여행 주의보가 떨어졌다.질병관리본부는 최근 태국 일부 지역에서 광견병 발생이 증가해 국내 여행객들이 공수병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16일 밝혔다. 공수병은 원인병원체인 광견병(Rabies)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이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너구리, 여우, 박쥐, 개, 고양이 등)에 물리는 등의 경로로 감염되며 발생 초기에는 발열, 두통,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후기에는 불명증, 환청, 부분적 마비 등의 증상이 나온다. 잠복기는 13일에서 최대 2년으로 물린 것이 중추신경과 가까울수록 잠복기가 짧아진다. 태국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현지에서 올해 359건의 광견병이 확인됐으며,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된 살마도 2명으로 나타났다. 감염 환자 모두 사망했다. 공수병 발생 지역은 코끼리 관광으로 유명한 수린 지역과 까오 셍 해변이 있는 송클라 지역이다. 태국 광견병 발생 건수는 2015년 330건, 2016년 617건, 지난해 84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에도 8명이 공수병에 걸려 모두 사망하는 등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있다. 공수병 예방을 위해서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객은 야생 및 유기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개를 만났을 때에는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치는 등 개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행동 대신 개가 물러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만약 동물이 달려들어 습격할 경우에는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귀와 목을 감싸 머리 부위를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광견병 감염이 확실한 동물에게 물렸을 경우, 반드시 면역글로불린 및 백신을 투여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망 가능성이 높아진다. 질병관리본부는 “2005년 이후 국내 공수병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및 광견병 과거 발생 지역 내 일부 보건소에 면역글로불린 293바이알과 백신 1942바이알이 비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난해 美 2200만 명, ‘향기’ 탓에 직장 잃었다 (연구)

    지난해 美 2200만 명, ‘향기’ 탓에 직장 잃었다 (연구)

    추운 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부쩍 오르면서 냄새 분해 및 흡수 효과가 있는 데오드란트나 의류용 또는 실내용 방향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탈취제 및 방향제 속 화학성분이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 멜버른대학 연구진이 성인 113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의 26%가 데오드란트와 방향제, 향수 등을 사용하면서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 중 12.8%는 극미량의 화학물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일으켜 신경증이나 갱년기장애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는 화학물질과민증(MCS)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경험한 부작용은 천식이나 편두통, 피부 질환 등이었으며, 특히 모공을 막아 땀 배출을 일시적으로 억제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오드란트의 경우 영화 알루미늄 성분이 자극감과 가려움증 등의 피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물질과민증을 겪는 사람의 60%는 실내 방향제를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밝혔으며, 절반 이상은 향기가 나는 성분이 담긴 비누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영국 과학전문주간지인 뉴사이언티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러한 화학제품들이 끊임없이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학제품들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제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탈취제나 방향제 등의 화학제품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된 탓에, 이러한 화학성분에 대한 민감도가 지난 16년 사이 4배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민감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적은 양에도 부작용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화학물질과민증을 앓는 성인은 5500만 명에 달한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2200만 명의 미국인이 직장에서 향기가 나는 제품에 노출돼 질병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 전문가들은 화학물질과민증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향기가 없는 제품을 선택하고, 회사나 학교에서도 탈취제 성분이 없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의학전문학술지 ‘직업 및 환경 의학 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태극전사 스토리] ‘생존율 1% 미숙아’ 스키 만나 새 삶 그리다

    [태극전사 스토리] ‘생존율 1% 미숙아’ 스키 만나 새 삶 그리다

    “딸에게 인생은 투쟁의 연속입니다.”14일 평창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양재림(29)의 아버지 양창근(61)씨는 이렇게 운을 뗐다. 여섯 달 반 만에 1.2㎏의 미숙아로 태어난 양재림은 곧장 인큐베이터로 향했다. 호흡이 자주 끊겨 속을 시커멓게 태웠다. 인큐베이터에서 산소를 투입하던 중 압력 조절이 안 돼 망막 손상을 입었다. 출생 한 달째에야 딸을 본 아버지는 의사에게서 “실명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400g이나 빠진 갓난아이는 네 차례의 대수술을 견뎌야 했다. 양재림이 처음 스키를 접한 건 네 살 무렵이다. 아버지는 왼쪽 눈 전맹에 오른쪽 눈마저 비장애인에 비해 10분의 1만 보여 몸의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했던 딸에게 균형 감각을 길러주고자 스키를 가르쳤다. 속도감에 반한 양재림은 해마다 겨울만 오면 친척을 따라 스키를 타러 갔고, 고등학생 땐 선수급에 이르렀다. 양재림은 대학 때 동양화를 전공했다. 스키와 함께 버팀목이다. 국가대표로 고된 훈련을 견디면서도 훈련 당일 새벽 네 시까지 눈을 캔버스에 거의 붙이다시피 하고 그림을 그린다. 아버지는 딸을 두고 “하나에 꽂히면 무서운 집중력과 끈기로 해내고 만다. 덕분에 1% 생존율에도 버틴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2010년 말 국가대표에 합류한 양재림은 6개월 만에 첫 국제대회인 남반구컵에서 3위를 꿰찼다. 하지만 이후 스키 인생도 투쟁으로 뒤덮였다. 외국 전지훈련을 가면 바로 앞에 형광등을 켠 듯 눈이 부시고 두통으로 훈련을 다 마치기가 버거웠다. 고도가 높은 곳에 올라가면 망막이 견딜 수 없으니 당장 내려오라는 시그널이었다. 양재림은 물론 감독과 코치도 이를 모른 채 오스트리아 등지에 있는 높은 고도의 스키장에서 훈련을 거쳤다. 2014 소치패럴림픽 알파인스키 대회전에서 아쉽게 4위에 그친 뒤 절치부심하던 양재림은 또 고난을 만났다. 2016년 1월 타르비시오(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다 넘어져 왼쪽 무릎뼈가 부서졌다. 초진한 의사는 “72시간 내에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를 타고 800㎞ 떨어진 밀라노로 옮겨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양재림은 비행 내내 극한의 고통에 떨었다. 부상 사흘째 수원 아주대병원에 도착해 무사히 수술을 마쳤지만, 그해 1년은 재활을 하느라 스키와는 멀어졌다. 양재림은 무서운 집념으로 다시 우뚝 섰다. 14일 강원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대회전 시각장애 부문에서 12명 중 9위를 달렸다. 아버지는 “빛 때문에 시력이 악화할까 봐 스키를 반대했다”며 “하지만 소치에서 너무 안타까워하기에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했다”며 웃었다. 또 “4년 새 숱한 곡절을 겪었지만 마침내 평창에 왔고 개회식 땐 성화를 봉송하는 영광도 누렸다. 이미 메달을 받은 셈”이라며 애틋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선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디스크 90%, 칼 안 대도 낫습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디스크 90%, 칼 안 대도 낫습니다

    통증 정도·재발 빈도 따라 달라 하체 마비·6개월 넘어가면 수술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증’은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손상을 입어 내부의 젤리 같은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병입니다. 허리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비율이 90%, 목 부위는 8%로 ‘허리 디스크’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럼 국내 환자는 얼마나 될까요.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니 2016년 병원을 찾은 환자가 193만 9400명, 진료비만 316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수많은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수술을 해야 할까.’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대형병원에는 ‘제발 수술 좀 해 달라’고 아우성치는 환자들이 넘쳐납니다. 진땀을 흘릴 정도로 심한 통증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니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의사들은 ‘아무나 수술해 주지 않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래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통증은 수술 절대 요건 아냐 이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디스크 발병 초기에는 심한 다리 통증이 생기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2~3주 이내에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며 “급성기 통증만 갖고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성급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단순 디스크는 인내를 갖고 노력하면 수술하지 않아도 상태가 좋아진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 이내”라고 강조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리 일부, 특히 발에 마비가 생겨 아예 거동조차 할 수 없는 경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라면 응급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또 3주 이상의 안정과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을 해도 전혀 호전이 없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약간의 호전이라도 있으면 수술 대신 일반적인 보존치료를 계속합니다. 허리 통증이 6개월 이상 계속되거나 자주 재발해 아예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정밀 검사에서 척추뼈 내부 공간에 수핵이 들어찬 것을 관찰할 수 있고 물리치료로 전혀 효과가 없을 때도 수술을 고려해 본다고 합니다. 그 외에는 모두 안정과 보존치료 대상입니다. ‘만성 디스크’는 증상의 기복이 심한 것이 특징입니다. 증상이 전혀 없다가도 가끔씩 심한 허리 통증 때문에 활동조차 할 수 없게 되고 조금만 일을 해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교수는 “이 경우 수술 결정은 환자 증상이 얼마나 자주 재발되는지와 한 번 재발할 때 얼마나 오래가는지, 환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을 결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평균 1개월에 1회 이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2~3시간 외출하거나 근무해도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경험하고 증상이 1년 이상 계속된다면 수술을 시행합니다. 그 외에는 가급적 운동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원칙입니다.만성 디스크를 방치하면 ‘요추 협착증’으로 이어집니다. 척추뼈 내부 공간이 많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보다 다리 저림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서 있거나 걸을 때 10분만 지나도 저림 증상이 심해 쉬어 가야 하는 등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운동을 하면 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고 여기는데 모든 운동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허리를 구부려야 하는 테니스는 오히려 척추에 부담을 줘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원 가꾸기나 농사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또 달리기보다 걷는 운동이 좋습니다. 발바닥을 바닥에 대고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누워 상체를 굽히는 ‘윌리엄 운동’, 엎드려 몸을 일으키는 ‘매킨지 운동’ 등은 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미 통증이 있는 환자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반드시 의료기관 등에서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시행해야 합니다.디스크 예방에는 척추가 활처럼 앞으로 휘어지는 ‘전만’(前彎)이 중요합니다. 오래 서 있을 때 한쪽 다리를 낮은 상자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전만이 유지됩니다. 의자에 앉을 때 엉덩이를 의자 뒤쪽으로 바짝 붙이고 허리를 곧추 세워야 합니다. ●눕지 않겠다는 조급증부터 버려야 통증 치료는 허리뼈에 부담을 주는 중력을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며칠간 병상이나 침대에 누워 안정을 취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단 1분도 누워 지낼 수 없다’고 하는 분이 있다면 그 생각부터 바꾸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입니다. 그리고 소염진통제 복용, 골반 견인, 물리치료 등을 차례로 시행합니다. 신화용 중앙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신경에 약물을 주사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고 경과를 살피면 대부분 통증이 완화된다”며 “다만 급성 증상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반드시 복근운동을 해 재발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최근에는 목 디스크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니 생긴 병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활습관은 목 통증이 아닌 두통을 유발할 때도 많아 주의해야 합니다. 박승원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운동 부족과 목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늘면서 ‘경추성 두통’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 병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반드시 충분한 수면, 정기적 운동으로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70~80% 환자가 증상 개선을 경험하고 나머지 환자는 1~2일 정도 입원해 신경차단술과 고주파신경열치료를 하면 되기 때문에 치료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피로 쓴 투명한 詩… 노동자의 고단함을 노래한 ‘일곱 번째 인간’

    지난달 주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윤동주-요제프 아틸라 시인 심포지엄’을 위해 부다페스트를 찾았다. 다뉴브강을 그윽하게 품고 있는 도시의 야경은 황홀 그 자체였다. 바로크, 아르누보, 네오클래식의 아름다운 건물에 매혹되었지만 부다페스트의 역사가 담긴 영화 한 편이 떠오르면서 감탄사는 이내 한숨으로 바뀌었다. 우울한 일요일이라는 뜻의 ‘글루미 선데이’. 2차 대전 당시 부다페스트에서 일어났던 유대인 학살의 비극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제목은 원래 피아노 연주곡에서 따온 것이다. 1933년 헝가리 피아니스트가 만든 동명의 연주곡은 라디오 전파를 탄 지 두 달 만에 헝가리에서만 180명이 넘게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13세기에 건축된 왕궁은 몽골군의 습격으로 파괴됩니다. 몽골군이 들어올 때 속수무책이었다고 합니다. 15세기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왕궁을 다시 짓는데 오스만튀르크에 의해 다시 부서져 버리지요. 그 후 헝가리는 좋은 시기를 맞이해요. ‘헝가리 제국’이라고 할 수 있는 시대죠. 1860년부터 1910년까지 가장 화려했던 시기였을 거예요. 그런데 전쟁에 패하면서 영토의 60%쯤을 빼앗겨요. 2차 대전 무렵 히틀러와 힘을 합치면 영토를 회복할 수 있다는 꿈에 러시아 사회주의에 반대하며 히틀러 나치에 붙지요. 당시 의사, 언론인,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의 반 이상을 차지하던 유대인을 학살하기 시작합니다. 헝가리 나치정당, 화살십자당이 주도했지요. 1944년 3월부터 불과 몇 달 사이에 집중해서 학살한 겁니다. 이 시기에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된 110만명 중에 44만명이 헝가리 유대인이라고도 하지요.”주헝가리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며 왜 이곳에서 집단 자살을 일으킨 전설의 금지곡이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화려한 헝가리 제국의 역사에는 감출 수 없는 슬픔이 많았다. 부다페스트를 찾은 목적 중 하나는 헝가리가 낳은 시인 요제프 아틸라(1905~1937)의 발자취를 밟는 것이었다.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읽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유네스코가 2005년을 ‘요제프 아틸라의 해’로 정할 정도로 세계문학이 기억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행사를 위해 만난 헝가리 시인 커러피아트 오르쇼아는 “아틸라는 헝가리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윤동주와 아틸라는 야만의 시대를 노래한 시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심포지엄에서 만난 헝가리 청중들은 윤동주의 시에서 아틸라를 만나고 싶어 하는 듯했다. 행사에서 심보선 시인이 아틸라의 대표 시 ‘일곱 번째의 인간’에 영향을 받아 쌍용차 해직자들의 자살 행렬을 추모한 시 ‘스물세 번째 인간’을 썼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마음이 무척 쓰렸다. 다뉴브 강가에 요제프 아틸라의 동상이 있는데 다 떨어진 셔츠만 입고 오래 굶어 삐쩍 마른 몸을 재현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굶주렸는지 그의 시에 자주 나온다.“작은 빵조각이라도/ 아무거라도/ 적선을 구한다.”(개) “친구여, 나는 한 주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칠일 동안) “나는 사흘째 아무것도/ 빵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온 마음을 다하여) “나는 하루걸러 한 끼 먹는데/ 위궤양은 매일같이 나를 좀먹는다.”(마지막 전투) “나는 어제도 굶었지만/ 악마는 내 대신 배를 채웠다.”(메달) 비참한 표현들인데 이상하게 시큰하기는커녕 담담하다. 아홉 살 때 배급소에서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 반까지 밤새 줄을 섰어도 내 차례가 되기 바로 전에 보급품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듣고서도 우직하게 배고픔을 견딘다. 빈궁했지만 그는 “나는 곤궁 가운데서도 오만했다!”(소네트)고 할 만큼 자긍심이 있었다. 헐벗은 동상 앞에서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살 만한 처지인 나는 괜히 미안하다. 굶어 죽을 처지였지만 그는 작가로서 명랑함과 팽팽한 긴장을 놓치지 않았다. “국제적 자질을 지닌 최초의 프롤레타리아 서정시인”이라고 게오르그 루카치가 썼듯이. 아틸라 시집 ‘일곱 번째 사람’을 몇 번이나 곰삭여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을 정도로 매혹 자체였다. 시집을 읽는 내내 오랜만에 눈시울이 뜨거웠다.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고 헝가리인이 모두 사랑하는 아틸라의 시는 나에게 큰 의미를 주었다. 그중에 ‘유리 제조공’은 특히 시를 쓰는 자세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곡진한 태도를 생각하게 했다. 불을 일으키고도가니 속에투명한 용액을 끓여피와 땀을 섞어 넣는유리 제조공.남은 힘으로용액을 붓고는매끈한 판유리를 만든다. 해가 뜨면도시로,작디작은 시골 마을 오두막으로빛을 가져간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 -노동자나 시인이나 매일반이긴 하지만.조금씩 피를 써 버리다투명해진다. 그리고미래로 향하는 큼지막한 크리스털 유리창이우리에게 끼워진다. -‘유리 제조공’제목 때문에 이 시는 노동자의 삶을 그린 시로 보인다. 1연은 유리 만드는 공정을 상세히 재현하고 있다. 아침이 되면, 도시와 시골 오두막까지 “빛을 가져간다”는 표현은 따스하다. 그의 삶은 지지리도 고통스러운 가난에 시달리던 노동자의 삶이었다. 비누공장 노동자인 아버지와 세탁부로 일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썼다. “나는 1905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종교는 그리스정교, 아버지는 요제프 아론, 아버지는 내가 세 살 때 헝가리를 떠났다.” 나는 마침내 이해한다메아리치는 대양 건너아메리카로 간 아버지를 이해한다. 고국에서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희망은 쓴맛을 보았다.아버지는 비누 제조에 신물이 났다. -‘나는 마침내 아버지를 이해한다’에서 그의 아버지는 아메리카로 돈을 벌러 갔고 아틸라는 아동보호국의 주선으로 양부모에게 입양됐지만 아틸라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돼지치기를 했다. 이후 할머니가 데려가 부다페스트에서 학교를 다녔다. “3학년이 독본에서 훈족 왕 ‘아틸라’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독서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이 아틸라여서 더 흥미로웠다. 기독교인 이름에는 아틸라라는 이름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아틸라 왕 이야기가 놀라웠다. 나는 이를 계기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틸라가 1937년 입사지원서로 쓴 ‘자기소개서’에는 작가의 탄생을 알리는 시점이 보인다. 이름에 얽힌 의문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문”으로 발전하고, 그 의문을 쓰기 시작했을 때 돼지치기 소년 아틸라는 시인 아틸라로 변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지점에서 뇌와 가슴은 성찰과 기록의 엔진을 돌리기 시작한다. 가족을 부양하려고 진종일 무거운 세탁물을 나르며 지쳐 가던 어머니 몸속에는 암세포가 번지고 있었다. 그가 16세였던 1919년 어머니가 사망하자 아틸라는 신문팔이, 선박 급사, 옥수수밭 경비원, 시인, 번역가, 항만 하역부, 날품팔이 등 20개에 달하는 직업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아니 살았다가 아니라, 버텼다. 이 시는 분명히 유리를 제조하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리 제조공’은 유리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이면서, 시 쓰는 사람 이야기, 노동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든 인간을 그린 이야기다.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고/시인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들”(3연)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노동자 모습을 그대로 글 쓰는 사람, 시 쓰는 사람의 자세와 연결시킨다. 노동을 시 쓰듯이 한다면, 시를 노동하듯이 쓴다면, 성실하게 시 쓰는 노동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조금씩 피를 쓰다/투명해지고”는 끔찍하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이 시에는 “투명”이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온다. 얼마나 투명해야 제대로 시를 쓸 수 있을까. 얼마나 투명해야 솔직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시는 피로 쓰는 것이다. 시는 투명해질 때까지 쓰는 것이다. 유리처럼 투명해질 때까지 피로 써야 한다. 니체 말대로 피로 써야 한다. 그것은 시 쓰는 데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삶 자체를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아틸라는 가장 유명한 시 ‘일곱 번째 사람’에서 그가 그리는 인간상을 이렇게 표현한다.할 수만 있다면 시인이 되어라 시인은 일곱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대리석 마을을 짓는 사람 꿈을 타고난 사람 하늘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 언어의 선택을 받은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들어 가는 사람 쥐를 산 채로 해부할 줄 아는 사람- 둘은 용감하고 넷은 슬기롭지만 너 자신이 일곱 번째라야 해.” - ‘일곱 번째 사람’에서 여기서 말하는 시인은 글 쓰는 시인이 맞다. 열일곱의 나이에 첫 시집 ‘아름다움의 구걸인’을 발표했던 아틸라는 노동자의 궁핍함과 희망을 시집에 담았다. 문단의 주목을 받았지만 지독한 가난에서 탈출할 수 없었다. 가난했지만 그의 시는 군색하지 않다. 그의 시에서 말하는 ‘시인’이란 직업으로서의 시인을 넘어선다. 그냥 시 쓰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의 지도를 그리듯 미래를 보는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드는 긍지의 사람, 짐승을 산 채로 해부하듯 끔찍한 일도 감내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할 수 있겠다. 아틸라 문학관에도 가보았다. 오래 묵은 옛 건물 골목 골목을 에돌아 문학관에 닿았다. 자그마한 정원에 사방이 둘러싸인 3층 연립주택이었다. 이름이 같은 아틸라라는 직원은 66㎥(20평)쯤 될까 말까 한 작은 문학관을 상세하게 안내해 주며 멀리서 찾아온 나그네를 맞아 주었다. 2층에 아틸라가 쓰던 방이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 보지 못했다. 작은 건물에서 아틸라가 그리워하던 어머니를 생각해 봤다. 자그마한 체구의 어머니,세탁부들이 대개 그렇듯 일찍 돌아가셨다.무거운 세탁 바구니를 옮길 때 떠는 다리,다리미질이 주는 두통, 그들에게는 빨래더미가 산이고다리미의 수증기는 구름이었으며 - ‘어머니’에서 암으로 일찍 죽은 어머니를 잊지 못하던 아틸라는 1930년 당시 불법이었던 공산당에 입당하여 가난을 극복해 보려 했지만 1933년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해 공산당에서 쫓겨난다. 극도의 절망에 시달리던 그는 1937년 12월 서른두 살의 고단함 몸을 화물열차에 던져 마감했다. 짧은 생애라 하지만 극빈 노동자 집에서 태어나 자본주의의 밑바닥을 체험하며 32년을 견딘 것은 얼마나 처절한 견딤이었을까.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시’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그에게 ‘시’는 생명 그 자체였다. 부다페스트에 윤동주를 전하러 갔던 나는 요제프 아틸라를 만나고 왔다. 윤동주 시처럼 아틸라 시도 쉽지만 검박한 일상어에는 심연이 있다. 윤동주가 말했던 “모든 죽어가는 것”(서시)을 아틸라는 감정적인 수작 없이 냉철하고 천천히 응시했다. 아틸라는 죽어가는 것 자체였다. 세상이 버거운 독자들은 아틸라가 견뎌온 힘겨운 삶을 읽으며 위안을 받는 모양이다. 그의 비극적 시는 독자들에게 세상 앞에서 담담하게 마음의 채비를 하라고 권한다. 아틸라의 처절한 시 앞에서는 어떤 불평도 싱겁다. 다른 대륙에서 살았던 두 시인은 죽어가는 것을 시로 쓰는 지점에서 불멸의 시인으로 탄생했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새학기증후군’ 처음 겪는 8살… “등굣길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새학기증후군’ 처음 겪는 8살… “등굣길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스스로 할일 늘어 불안감 커져 신체증상으로 스트레스 표현 두통·복통 호소…틱 증상도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워킹맘’ 김경혜(41)씨는 며칠째 머릿속이 복잡하다. 아이가 학교에 간 지 4~5일 만에 말수가 줄고 짜증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라는 엄마의 질문에도 퉁명스럽게 “몰라”라고 답할 뿐이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닐 때는 교사와 수시로 대화하며 아이들의 평소 행동을 점검했는데 초교 담임교사와는 소통이 쉽지 않다. 김씨는 “매일 아침 출근 준비와 아이 등교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하는 전쟁 같은 상황인데 아이가 풀 죽은 표정으로 있으면 괜히 짜증이 난다”면서 “학교에 적응 못 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초·중·고교가 입학·개학하는 3월, 김씨와 같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부모가 많다. 아이들이 새 교실과 선생님, 친구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새 학기 증후군’ 증상이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새 학기 증후군은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쉽게 지나가지만 심각한 경우도 종종 있어 부모가 아이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학교 적응에 가장 애먹는 학년은 역시 초교 1학년이다. 학교의 생활 방식이 어린이집, 유치원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가 불안해하면 부모의 스트레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처음 보내면 엄마의 체중이 한 달 동안 평균 3㎏은 빠진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전윤경 서울 영등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은 “초등학교에 가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유치원 때까지는 교사가 수업 준비물을 챙겨줬지만 학교에서는 사물함에서 준비물을 스스로 챙겨 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놀이하듯 수업받던 유치원과 달리 학교에서는 정자세로 의자에 앉아 한 교시당 40분씩 수업을 받아야 해 답답해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수업 중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무섭다”며 교실에 들어오지 못하는 학생도 있다. 또래와의 관계 맺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라면 새 친구를 사귀는 것도 큰 고민거리다. 학기 초 적응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속내를 어떻게 표현할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어릴수록 신체 증상으로 스트레스를 드러내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두통·복통 등 호소 ▲잦은 짜증과 무기력증 ▲눈을 지나치게 많이 깜박이는 ‘틱’ 증상 ▲식사량 감소 등이 대표적인 신체 증상이다. 또 등교해야 할 아침 시간에 늦잠을 자고 화장실에 들어가 나오지 않거나 집에서 평소보다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새 학기 증후군을 의심해 볼 만한 증상이다. 심하면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가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느끼면 부모도 불안해진다.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초조함이 더하다. 하지만 아이 앞에서 불안감을 드러내면 절대 안 된다. 신 교수는 “부모도 불안한 마음에 짜증을 내기도 하는데 그러면 아이가 당황해 심리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 “‘누구는 잘 적응했는데’, ‘이러다 큰일 나는 것 아닌가’ 하는 식의 극단적 불안은 피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아이를 잘 관찰하면서 등굣길에 한 번 꼭 안아 주는 등 지지를 표현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 앞에서 담임교사의 교육관을 헐뜯거나 믿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피해야 한다. 그럴수록 아이 역시 학교를 불신하고, 적응에 더 애먹을 수 있다. 유연진 서울 가주초 교사는 “아이가 ‘선생님이 다음날까지 숙제를 꼭 해오라고 한다’며 불만스러워할 때 달래 주려는 의도로 ‘가끔 안 해갈 수도 있지, 뭐’라고 답하는 부모도 있는데 이런 반응은 좋지 않다”면서 “교사의 교육관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학교에 와 교사와 상담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 달 정도 지켜보며 아이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리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아 예민해졌다가도 보통 한 달 안팎이면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아이들이 산만해 보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걱정하는 부모가 많은데 전체 초등학생 중 ADHD 기질을 가진 아이는 5% 정도”라면서 “나머지는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일시적 적응 문제로 산만해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작은 불안 행동을 드러내는 정도는 변화에 적응하는 일반적 현상이어서 가정에 연락하지 않는다”면서 “보통 3월 말 또는 4월 초 ‘학부모 상담 주간’이 있는데 아이에 대해 걱정되는 점이 있으면 이때 교사와 얘기해 보면 좋다”고 말했다. 증상이 사라지지 않으면 조금 더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신 교수는 “정신과를 찾는 데 대한 부담을 털고 조기 진료를 받아야 좋다”면서 “아이가 진짜 ADHD인데 너무 늦게 진료를 받는 등 잘못 대응하면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소장은 “서울에는 자치구마다 상담복지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상담도 받고 저학년 놀이치료 등을 할 수 있다”면서 “또 지방자치단체 중 심리정서 바우처 사업을 하는 곳이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中남성 머리에서 30여개 넘는 촌충 알 발견

    中남성 머리에서 30여개 넘는 촌충 알 발견

    한 중년 남성의 머리에서 수십 개가 넘는 촌충 알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중국 일간 구이저우 메트로폴리탄에 따르면, 지난 1일 남서부 구이저우성 출신의 우씨(46)는 반 년 동안 심한 두퉁과 메스꺼움을 견디다 결국 병원에 실려왔다. 구이저우 의과대학부속병원 의료진은 자기공명영상법(MRI)검사로 그의 상태를 확인하던 중 깜짝 놀랐다. 우의 뇌 내부에서 약 1cm크기의 촌충 알 30여개가 부화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의사 양씨는 “유충의 일부가 알 속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뇌에 가득찬 수십개의 주머니들은 촌충 알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는 환자에게 수두증(수액이 머리뼈속 공간에 과잉으로 저류된 상태)을 일으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우싸는 의사에게 이전에 생고기를 먹었다고 설명했고, 의사는 그가 감염된 돼지고기를 익히지 않고 먹어 그의 뇌 속에 갈고리 촌충이 발생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뇌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진단을 내렸다. 뇌낭미충증은 유구조충에 의해 사람의 뇌가 손상돼 발병하는 질환으로 두통, 구토와 발작 증상을 일으킨다. 의료진은 두개를 절개하고 뇌를 드러내서 하는 수술인 개두술(craniotomy)로 알과 유충을 제거했다. 수술 후에 우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가 뇌 속 촌충류를 죽이는 후속치료를 받았다. 의사는 “부화하지 않은 알들이 뇌 안에 흩어져 있어 수술 동안 알을 깨지 않도록 조심해야했다. 알이 벌레로 부화하면 뇌 조직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죽은 기생충들도 뇌에 남아 있지 않도록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자각 증상 없는 녹내장 수술 시기 놓치면 실명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는 세계녹내장협회와 한국녹내장학회가 지정한 ‘녹내장 주간’이다. 성인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히는 녹내장의 특징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환자 수는 2012년 58만 4558명에서 2016년 80만 7677명으로 38.2% 증가했다. # 환자의 90% 이상이 ‘만성 녹내장’ 녹내장은 안구 내부 압력과 관련이 있다. 주로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된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아시아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에 속할 때 발생하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급성 녹내장’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충혈, 안구의 심한 통증, 두통, 구토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90% 이상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만성 녹내장’은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말기가 되기 전까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유영철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장은 4일 “환자가 시력 저하나 시야가 좁아진 것을 느낄 단계라면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치료, 완치 아닌 시신경 손상 방지 녹내장은 아직까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다. 녹내장에서의 치료는 손상된 시신경을 이전 상태로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신경이 더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유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서 대부분 약물 치료를 시행하고 안약을 주기적으로 눈에 넣는 방식을 활용한다. 유 센터장은 “만성 녹내장 환자의 70~80% 정도는 약물치료를 받고 약물치료만으로도 안전한 범위로 안압이 조절되면 녹내장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약물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끊이질 않거나 안압이 목표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안약을 여러 개 쓰거나 레이저 치료를 해도 안압이 내려가지 않을 때다. 눈에는 영양분 공급과 형태 유지를 위한 ‘방수’라는 액체가 있는데 방수가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거나 배출이 안 되면 안압이 상승한다. 녹내장 수술치료의 기본원리는 이 방수가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병력·진단 시기 등 고려 수술 결정 다만 환자가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녹내장 수술은 일반적인 안과 수술과 달리 수술 이후 완치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시력도 좋아지지 않는다.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시력 교정술이나 백내장 수술은 바로 시력이 좋아지는 효과를 얻는다. 녹내장 전문의는 약물과 레이저 치료를 받았던 병력, 기대 여명, 녹내장 진단 시기,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해 수술 시기를 결정한다. 유 센터장은 “치료가 너무 늦어지면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특히 녹내장 안약을 수년 이상 쓰면 눈에 미세한 염증이 생기고 수술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어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눈꺼풀 처지는 ‘안검하수’ 수술 전 검사 먼저

    눈꺼풀 처지는 ‘안검하수’ 수술 전 검사 먼저

    눈을 뜨게 하는 근육의 힘이 약해 눈꺼풀이 처지는 질환을 ‘안검하수’라고 한다. 안검하수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2년 1만 6776명에서 2016년 2만 7253명으로 62% 늘었다. 50대 이상 환자가 70%를 차지하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수가 늘어나는 추세다.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10~20대도 환자가 30%가량 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안검하수 치료를 받아 많이 알려졌다. 26일 장재우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부원장에게 안검하수 치료법과 주의할 점에 대해 들었다. Q. 안검하수는 어떤 병인가. A. 안검하수는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눈을 뜨게 하는 근육인 눈꺼풀올림근의 힘이 약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증상이다. 보통 정면을 봤을 때 눈꺼풀이 눈동자를 3분의1 이상 가리면 안검하수를 의심해야 한다. 보통 나이가 들어 눈꺼풀의 피부가 늘어져서 생기는 눈꺼풀 피부 처짐은 ‘위눈꺼풀성형술’을 하면 된다. 하지만 안검하수는 위눈꺼풀성형술만 하면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진료가 필요하다. Q. 안검하수도 종류가 있나. A. 안검하수에는 선천안검하수와 후천안검하수가 있다. 선천안검하수는 어릴 때부터 눈꺼풀올림근의 이상이 생겨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또는 갑자기 눈꺼풀이 처지는 후천안검하수는 눈꺼풀올림근 이상이 주원인이지만 신경질환, 눈의 종양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후천안검하수는 반드시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Q. 안검하수를 치료하지 않으면. A. 안검하수가 있으면 눈꺼풀이 시야를 가려 답답하기도 하고 가려진 시야 때문에 턱을 들어서 봐야 하기 때문에 목 근육에 피로가 쌓이기도 한다. 또 이마근육을 사용해 눈꺼풀을 들어 올리기 때문에 두통이 생길 수도 있다. 어린아이에게 생기는 선천안검하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시력발달 장애로 약시(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정상적인 시력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안검하수는 대부분 수술로 교정해야 하고 수술 전 안과검사는 필수다. 시력검사, 안경검사, 안구운동장애검사, 동공반응검사, 안저검사 등 기본적인 안과 검사뿐 아니라 환자 병력을 확인해 다른 병이 함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동공의 크기가 다르다면 호르너증후군, 아침에는 눈을 잘 뜨지만 오후가 되면 눈이 감기는 경우는 중증근육무력증을 의심해야 한다. 만약 상사시나 하사시가 있다면 안검하수 수술 전 사시 수술을 먼저 해야 한다. 사시 수술을 하면 눈꺼풀 위치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검하수 수술 방법은 다양한 사항을 고려해 결정한다. 주로 눈꺼풀올림근의 기능 정도, 눈꺼풀의 처진 정도, 안검하수의 원인을 점검한다. 눈꺼풀의 기능이 있으면 ‘눈꺼풀올림근절제술’, 눈꺼풀의 기능이 현저하게 감소된 경우는 ‘이마근걸기술’을 하게 된다. 눈꺼풀의 기능이 좋고 안검하수의 정도가 경미하면서 특수검사에 반응이 있으면 ‘결막뮐러근절제술’을 하게 되는데 눈꺼풀 절개 없이 눈 안쪽에 하기 때문에 눈꺼풀에 흉터가 생기지 않는다. Q. 수술 뒤 주의할 점은. A. 안검하수 수술 뒤에는 눈을 뜨고 자게 되는 ‘토끼눈’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안검하수가 심해서 많은 교정이 필요할 경우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수술 뒤 반드시 안구 보호를 위해 눈물 안약과 눈물 연고를 사용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검사도 받아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외여행 2주 전, 백신 주사부터 맞으세요

    해외여행 2주 전, 백신 주사부터 맞으세요

    지난해 출국자 수가 1년 전보다 18.4% 늘어난 2650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해외여행 붐이 일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유행하는 감염병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급적 여행 2주 전 대형 병원에 설치된 ‘여행자 클리닉’을 찾아 예방 백신을 미리 접종하는 것이 좋다. 19일 감염병 전문가인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여행 지역별 대비법을 들었다.Q. 동남아를 방문할 때 준비해야 할 사항은. A.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이 있는 동남아는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가 많아 모기의 활동이 왕성하다. 따라서 모기로 인해 전염되는 감염병을 특히주의해야 한다. 모기 매개 감염병은 말라리아, 지카바이러스, 뎅기열 등이다. 말라리아는 간단한 약 복용으로 예방할 수 있는데 여행 국가에 따라 처방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여행지에 맞는 적절한 약을 처방받아 먹어야 한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적어도 출국 2주 전부터 사용해야 항체가 생성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약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최대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현재 동남아는 건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모기의 활동량이 적다. 관광지는 정기적으로 방역 소독을 하기 때문에 조심하면 큰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 다만 확실한 안전을 보장받으려면 예방약 복용이 필수다. 지카바이러스는 감염돼도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신생아 소두증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부나 신혼부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이다. 최근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이다. 식중독도 조심해야 한다. 음식은 익힌 것을 먹고 물은 끓여 먹거나 호텔, 마트 등에서 정상적으로 파는 것만 마시는 것이 좋다. 꼼꼼한 손씻기도 필수다. Q. 남아메리카 지역을 여행한다면. A. 남미를 방문한다면 ‘황열’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백신 부족 사태까지 겹쳐 혼란이 극심하다.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황열은 발열, 오한, 구토, 두통, 근육통이 주증상이다.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치사율이 20~50%에 이른다. 황열은 한 번 예방 접종하면 평생 면역이 형성돼 반드시 여행 전 접종해야 한다. 일부 국가는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입국할 수 있다. 따라서 미리 여행자 클리닉에서 국제공인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는 것이 좋다. Q. 유럽도 주의할 감염병이 있나. A. 현재 유럽에서는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그리스는 지난해 12월 이후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감염자 기침이나 재채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해 접촉자의 90% 이상이 감염된다. 홍역도 말라리아나 황열과 마찬가지로 출국 2주 전에 접종을 받아야 한다. 다만 홍역은 한 번 앓고 난 뒤에는 영구 면역을 얻을 수 있어 과거 홍역을 앓았던 50대 이상 성인은 예방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또 어릴 때 홍역과 볼거리, 풍진 혼합 백신인 ‘MMR 백신’을 맞았다면 추가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 국가별 유행 질병 정보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go.kr)나 ‘질병관리본부 mini’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뮤지컬계서도 성추문…“음악감독이 여성단원 성희롱”

    뮤지컬계서도 성추문…“음악감독이 여성단원 성희롱”

    뮤지컬계 한 유명 음악감독도 성추문 파문에 휩싸였다.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대형 뮤지컬 ‘타이타닉’ ‘시라노’ 등에서 음악감독을 맡은 변희석씨가 여성 단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변씨가 총감독을 맡았던 뮤지컬 오케스트라 팀 단원의 친구라고 밝힌 작성자는 “변씨가 얼마나 더러운 말들과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음담패설을 하는지, 그리고 공연 때마다 뱉어내는 그 말들을 어쩔 수 없이 듣고 있어야 했던 팀원들의 몇몇 사례를 적어본다”며 글을 썼다. 이 폭로 글에는 남성인 변씨가 여성 팀원에게 “내가 가끔 생리를 하는데 그때마다 매우 예민해진다. 그러니까 너는 생리하지 말라”는 성희롱적 발언, 남성 배우들 상의로 손을 넣어 특정 부위를 만지는 동성 성추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글쓴이는 “일일이 다 적을 수는 없지만, 수없이 반복된 험담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들로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은 단원들은 공연 중 위경련이나 심한 두통을 겪었고 이 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글이 해당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되자 변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는 마음”이라며 사과 글을 게시했다. 그는 “여성으로서 예민하게 느낄 수 있는 발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정도로 무지했다”며 “함부로 성적인 농담을 해 듣는 이들에게 극도의 불쾌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에서야, 이 순간에서야 그간의 잘못을 돌아보고 뉘우치게 된 것이 부끄럽다”며 “글쓴이 분께, 또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늦기 전에” 74세 아버지와 투르 드 몽블랑 170㎞ 트레킹한 영국 작가

    “늦기 전에” 74세 아버지와 투르 드 몽블랑 170㎞ 트레킹한 영국 작가

    “늦기 전에,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50년 전 아버지가 정상을 발 아래 뒀던 몽블랑을 이제 저랑 함께 가시죠.” 어느 겨울날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아버지 집에서 작가 마이크 맥이처런은 몰려오는 먹구름을 바라보며 문득 아버지에게 제안했다. 당시 74세인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유럽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몽블랑 주변을 열흘 동안 170㎞ 트레킹한다는 건 아버지 나이 때문에라도 위험한 일이었다. 아버지의 답은 이랬다. “나이는 거저 먹는 게 아니란다.” 두통이나 통증, 손저림, 건망증, 목숨을 위협하는 심정지 등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청춘의 숱한 여름을 알프스에서 보낸 아버지였지만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는 “아버지도 산막이 아름답다는 건 기억하실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 뒤 비행기표를 예약해 넉달 뒤 프랑스 샤모니 몽블랑 자락에 함께 도착했다. 작가는 사람 많고 음식과 마실 술, 문화를 즐길 곳을 찾은 반면, 아버지는 늘 쉬 접근할 수 없는 오지를 동경했다. 아버지는 늘 산을 그리워했고 그곳을 트레킹하면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첫날 저녁 부자는 올바른 결정을 했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길은 오롯했고 소에 달린 방울은 딸랑거렸고 목동견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장미로 둘러싸인 프랑스 농가는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26세이던 1970년 아버지는 스위스 아이거 북벽을 친구 둘과 함께 아무도 오르지 않은 루트로 올랐다. 당시 1829m나 되는 북쪽 필라 벽을 거쳐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동상도 걸렸고 밤마다 비박하며 올랐다. 나중에 아버지는 그 등정을 후원했던 일간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다시는 그런 지독한 산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아버지는 그랑조라스(4208m)를 발 아래 뒀고 아이귈레 두 샤도네(3824m)의 얼음벽을 등정했고 아이귈레 두 그레폰(3482m)의 교회 첨탑 같은 정상에서 멋진 포즈를 취했다. 여덟살이던 작가에게는 여행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준 잊을 수 없는 모험들이었다. 몽블랑 주변을 돌면서 아버지는 과거 자신이 올랐던 봉우리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들에게 그 여졍을 함께 돌아보게 했다. 해서 산에 대한 집착을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늘 여겼던 작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산과 자신이 아버지를 통해 끈끈히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사흘째 저녁에는 프랑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넘어가며 대단한 풍광에 빠져들었다. 아버지는 이 풍경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설명하려다 말문이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단어가 쉬 떠오르지 않아 애를 먹었고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려는 듯 고개를 연신 가로저었다. 항상 남들보다 늦게 일어나고 아버지가 챙겨 먹어야 할 약이 너무 많아 늘 늦게 출발했다. 점심을 먹고 우마차 뒤에 걸터앉아 맥주를 마셨다. 매일 20㎞를 걸어 밤에야 다음 숙영지에 도착해 고요가 계곡에 내려앉는 것을 지켜보곤 했다. 아버지는 한숨을 쉬며 “노인네를 기다려주게나, 그럼 언젠가는 거기에 이를거야”라고 말했다. 일주일 뒤 다시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 부자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흔감했다. 마지막 콜 두 브레벤트로 향하는 오르막 길을 오른 뒤 비좁은 길을 따라 옆걸음을 걸어 샤모니에 이르렀다. 바위에 사다리 자국이 남아 있었는데 아버지는 모든 흔적을 손으로 짚어보려 했다. 작은 돌무더기 위에 올라 몽블랑을 바라봤다. 노년의 스코틀랜드 할아버지가 알프스 할아버지들과 좋은 친구가 돼 있었다.이 순간을 담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촬영했는데 작가가 어린 시절 창고에서 발견했던 슬라이드의 아버지 사진과 놀랍게도 똑같았다고 작가는 털어놓았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지평선에 눈을 맞춘 모습, 뒤에 배경을 이룬 몽블랑 산군의 산그리메들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난 15일 BBC 트래블에 기고한 여행기의 마지막에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성격·음식만 살펴도 부모님 건강 보인다

    [메디컬 인사이드] 성격·음식만 살펴도 부모님 건강 보인다

    혈압·뇌혈관 건강 주의깊게 살펴야 육류·우유·생선 등 적당한 섭취 필요 오는 15일부터 4일간 설 연휴가 이어집니다. 최대 10일의 연휴를 만끽한 지난 추석과 비교하면 짧지만 그래도 마음이 들뜨긴 마찬가지입니다. 설 연휴에 부모님을 만나 안부인사를 마치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살피는 일입니다. 보통 노인들은 자녀나 가족에게 자신의 건강 얘기 하길 꺼립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직접 부모님 안색과 행동을 살피며 건강을 챙겨야 합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뇌기능이 퇴화돼 건망증이 생깁니다. 건망증은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을 불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물어보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반면 치매는 기억 자체를 잃어버리는 병입니다. 건망증은 약속 시간을 잊어버리는 것이지만 치매는 약속 그 자체를 잊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치매 여부를 가리는 데 중요한 포인트는 ‘힌트’입니다. 힌트를 줘도 알아내지 못하면 인지기능장애가 생긴 것입니다. ●부모님 성격 변화를 살펴야 하는 이유 그렇다고 기억장애에만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중요한 변화는 ‘성격의 변화’입니다. 갑자기 화를 낸다든지 매사 귀찮아하고 의욕이 사라집니다. 언어 표현이 어려워지면서 말수가 줄기도 합니다. 문을 반복적으로 여닫거나 같은 말을 반복하는 행위, 소변이나 대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 정신질환과 유사한 치매 증상입니다.신채원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12일 “부모님이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증상이나 행동 변화를 보인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치매 환자는 해가 지면 갑자기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이상한 행동과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주변 상황을 잘못 인식해 이상행동을 하는 ‘섬망’ 증상입니다.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서서히 사멸하면서 증상이 생깁니다. 손, 발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발, 얼굴이 떨리기도 합니다. 걸을 때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어깨 통증, 우울감, 피로감, 배변 어려움 등이 생깁니다. 노화 과정에 생기는 병이어서 완치는 쉽지 않지만 치료를 받으면 급격한 악화는 막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을 확인한 다음 어렵게 병원에서 진단받았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 교수는 “현재 사용하는 어떤 치료법으로도 소실된 뇌세포를 다시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적절한 약물치료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산책,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면 병의 악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소식, 장수의 절대 기준 아냐 식사량도 잘 살펴야 합니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가 노인 28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인 6명 중 1명꼴로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들은 하루에 필요 열량의 75%만 섭취했고 영양섭취 부족 비율은 칼슘(81.7%), 비타민B2(71.8%), 지방(70.5%), 비타민C(66.3%), 비타민A(62.9%), 단백질(30.1%) 등의 순으로 높았습니다.물론 소식(小食)이 장수의 지름길인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면 폐렴, 독감 같은 감염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각종 수술 뒤 체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특히 육류를 기피하는 분들이 많은데 돼지고기, 생선, 계란, 콩, 우유,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모님 혈압을 챙길 때는 수축기 혈압이 높은지 잘 살펴야 합니다. 노인 고혈압은 젊은층 고혈압과 달리 수축기 혈압만 유독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증이 심해지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인 부모님이 심각한 두통이나 가슴통증, 호흡곤란을 경험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뇌경색, 협심증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약 잘 먹는지 약통 살펴야 수축기 혈압이 고혈압 기준인 140㎜Hg를 넘었다고 해서 의료진이 바로 약을 처방하진 않습니다. 이때 안심하고 운동하지 않거나 음주, 흡연, 과식 등 나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고혈압약이나 당뇨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지 약통을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환자 중에 고혈압 환자가 많습니다. 이광원 강북힘찬병원장은 “고령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활동 제약이 심하고 운동량이 적어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관절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활동량을 늘려야 합니다. 이 원장은 “무릎 통증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기 부담스럽거나 다리를 온전히 펴지 못할 때는 약물치료나 수술로 관절염을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관절염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겨울철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이 원장은 “이런 환자에게는 느긋하게 30분 이상 걷는 운동을 추천한다”며 “천천히 걸어도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찬 공기에 갑자기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평창 노로바이러스 주의보…“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 바이러스”

    평창 노로바이러스 주의보…“영하 20도에서도 살아남는 바이러스”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에 노로바이러스 비상이 걸렸다.질병관리본부는 7일 오후 4시 기준 선수촌과 경기장 주변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자가 모두 8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확진 환자는 보안요원 58명을 비롯해 경찰, 외국인 기자단 등이고 올림픽 출전 선수 중에는 아직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되더라도 목숨이 위태로운 질환은 아니지만 올림픽을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오랫동안 살아남을 정도로 추위에 강하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부터 증가한다. 특히 단 10개의 입자만으로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메스꺼움, 구토, 설사, 고열, 탈수,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경우 노로바이러스에 걸리게 되면 경기 성적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가 요구된다.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화장실 사용 후, 귀가 후, 조리 전에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또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물은 끓여 마시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특히 환자의 침과 오염된 손을 통해서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화장실, 변기, 문 손잡이 등은 염소 소독제를 물로 40배 희석해 소독하는 것이 좋다. 증상은 2~3일 지속한 후 저절로 호전되지만, 증세가 나타나는 과정에선 탈수증이 일어날 수 있기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통ㆍ설사… 평창ㆍ강릉 노로바이러스 ‘비상’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선수촌·경기장 보안요원 등 86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돼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는 7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날 32명의 확진 판정이 나온 데 이어 이날도 5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호렙오대산청소년수련관 보안요원 58명 및 종사자 2명 ▲정선 등 타 지역 숙소 3명 ▲경찰 12명 ▲기자단을 포함한 기타 11명 등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감염 가능성이 있는 1102명에 대한 검사를 완료해 나온 확진자 수라고 설명했다. 김현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1~2월에 가장 발병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람이 있어 발병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첫 감염은 지난 4일 밤 호렙청소년수련원에서 민간 안전요원들이 설사와 두통을 동반한 복통을 호소하며 시작됐다. 당시 956명이 함께 투숙하고 있었다. 이어 6일 강릉에서는 동계올림픽 순찰 업무에 나섰던 여경 12명이 노로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이들은 강릉 영동대에서 함께 숙영하던 서울청 기동대 소속 여경들로 설사와 어지럼증 증세를 보였다. 이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외국 언론사 취재 보조 3명이 사흘 전 외부에서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 48시간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평창 스키점프대에 근무 중이던 민간 보안요원 5명도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올림픽 개최도시 곳곳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이 속출하자 평창조직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직위는 “합숙지 주변을 소독하고 사용한 침구와 장비는 모두 교체하는 등 감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공용 정수기에 의한 노로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있어 정수기 사용 자제를 요청하고 생수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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