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외도 미화 드라마 늘고있다/TV3사,가을프로개편후 경쟁적 편성
◎KBS 「당신…」·MBC 「자매들」·SBS 「결혼」이 대표적/아침·저녁 가족시간대에 방영 “눈살”/“상식적 윤리관 벗어나” 시청자 항의전화 쇄도
외도하는 남편들을 그럴싸하게 「포장」한 TV드라마가 늘고있다.비정상적인 남녀관계가 TV드라마의 단골소재인 것은 일반적인 사실이지만 밤시간대뿐만 아니라 아침과 저녁8시대 가족드라마에서까지 공공연하게 다뤄지고 있어 눈살을 찌프리게 한다.
「남편의 외도」가 등장하는 드라마들은 KBS1TV 일일극「당신이 그리워질때」와 MBCTV의 아침드라마「자매들」,SBSTV의 월화드라마「결혼」등.「당신이 그리워질때」와 「자매들」에 등장하는 중·장년층의 남편들은 모두 수년전부터 아내 몰래 아예 「딴집」살림을 차리고 자식까지 둔 채 버젓이 두집살림을 하고 있다.그리고 「결혼」에서는 자신의 외도가 들통나자 도리어 부인에게 화를 내며 자신이 「딴전을 피우게 된」 원인이 아내에게 있다고 반전의 기세를 편다.
남녀간의 불륜은 흥미만큼이나 비난도 많이 받아온 예술의 고전적인 테마.그런만큼 남편의 외도가 드라마의 소재로 다뤄지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그러나 문제는 가을개편이후 새로 등장한 드라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이 사안을 다루는 시각의 변화에 있다.최근 몇년동안 비교적 TV드라마 속에서 잠잠하던 「남편의 외도」가 가을개편이후 급격히 늘어난데다가 그것도 너무나 공공연하게,「이유있는 선택」처럼 한껏 미화되고 있다.더욱이 문제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사회적으로 안정돼 있고 겉으로는 교양도 있고 가정적인 남편들로 상황이 설정돼있어 비난보다는 상대방에 문제가 있는것 아닌가하는 의문을 갖게까지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방송비평가 김훈순씨는 『기존의 선정적이고 지나치게 화려한 드라마들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면서 방송사의 드라마들이 가족중심으로 그 패턴이 달라졌다.가족중심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가장의 외도가 있을법한 이야기로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김씨는 또 『자신의 아내보다 편하게 해주고 덜 똑똑한 순종적인 여성들과 외도를 하는 남편들이 빈번하게 그려지는 것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흔들리면서 여자의 역할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강한 여성들이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추세에 대한 반작용으로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의 이승정간사는 하루에도 몇통씩 주부시청자들로부터 항의전화가 걸려온다면서 『전화내용의 대부분은 불건전한 관계가 지나치게 미화 또는 합리화돼있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라고 소개했다.이씨는 또 『최근들어 남편의 공공연한 외도가 사랑이란 명목아래 새로운 선택이 가능하다는 논리로 부쩍 많이 다뤄지고 있다.그렇지만 이는 우리사회의 상식적인 윤리틀에서 벗어난 파격으로 지나치게 흥미위주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고 결혼에 대한 혼란과 함께 생활형태및 사회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사회의식과 성윤리가 시대에 따라 변하고 「부부의 외도」가 그리 낯선것만은 아닌 상황이 되었다고 가정해도 거의 매일같이 TV를 통해 방송돼 외도가 「만성화」된다는 것은 결코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특정한 사람들이 표를 사서 보러가는 영화와 TV는 매체의성격과 그 영향력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