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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대통령 의혹 부인에 야권 “후안무치한 언행” “복장 터진다”

    박대통령 의혹 부인에 야권 “후안무치한 언행” “복장 터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자 야권이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후안무치한 언행”이라고 논평했으며, 정의당은 “새해 첫날부터 국민은 복장이 터진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인 대통령이 기자들은 왜 만났는지 의문”이라면서 “기자간담회 자체가 새해 첫날 국민께 심려를 끼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 의혹에 대해 “저는 그날 정상적으로 계속 보고받으면서 체크하고 있었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는 “무한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했다’고 하는 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고 대변인은 “304명의 생명이 차가운 물 속에서 죽어가는 동안 대통령은 머리 손질에 시간을 허비했다는 증언이 나왔지 않느냐. 대통령의 막말은 또 다른 비수처럼 느껴진다”면서 “국민 뜻을 거스르지 말고 역사에 맞서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직무정지 중인 박 대통령의 신년인사회에 새해 첫날부터 국민은 복장이 터진다”면서 “카메라,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일절 금지한 방식도 어이없지만, 자신은 무고하며 모든 것이 오해와 왜곡, 허위와 과장이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고 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대통령의 자질은 물론 공사(公私) 구분도, 국정 운영의 기본도 없는 범부보다 못한 초라한 인간의 모습을 봤다”면서 “이번 신년인사회는 자신의 잘못을 철저히 부인하려는 피의자 대통령의 비겁한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쏟아진 대통령의 몰상식에 국민은 허탈하다. 피의자 대통령은 국민을 더 부끄럽게 하지 말고 차라리 가만히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朴대통령 출입기자단 신년 인사회 문답

    [전문] 朴대통령 출입기자단 신년 인사회 문답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아래는 문답 내용 전문.  ▲ 박 대통령 : 즐겁게 드셨어요? - 기자들 : 예. ▲ 박 대통령 : 우리 각 언론사에서 오신 분들이지만 암만해도 이쪽에 오시게 되면 소식도 더 많이 들으시고 이해를 더 하실 수도 있게 돼서 한 식구같이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일이 터지고 나서 여러분들이 참 많이 힘들어 하시고, 또 걱정도 많이 해 주시고 그런다는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저로 인해서 여러분들이 힘들게 지금 지내시게 돼서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국민들께도 계속 미안하고, 그런 생각으로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저를 이렇게 도와줬던 분들이 사실은 뭐 이렇게 뇌물이나 이상한 것 뒤로 받고 그런 것은 하나도 없고, 그저 맡은 일 열심히 한다고 죽 그동안 해 온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 또 그렇게 믿고 있는데, 실지 또 빤해요. 열심히 일하고, 휴일도 없이 일하고, 그렇다고 뒤로 무슨 이상한 것 받고 그런 것은 없는 분들인데도 어떻게 이런 데 이렇게 말려 가지고 여러 가지 고초를 겪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많이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요즘은 미소 지을 일조차도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또 기업인들 생각하면 또 거기도 미안한 마음이 많아요. 왜냐하면 정부가 원래 공약사항도 문화융성 또 그런 것을 만들어서 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민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같이 이렇게 해서 문화융성이라든가 창조경제라든가 그것을 정부 시책으로 잘 펴 보자, 그리고 또 특히 그런 문화 쪽이나 창업할 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있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지원을 하면 워낙 우리나라 그런 문화적인 역량이나 소질이 뛰어나니까 확 그냥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고, 그럼으로써 한류도 더 힘을 받고 수 있고, 또 정부 시책도 관에서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민이 합쳐짐으로써 지금 시대에는 더 창의성으로 나갈 수 있고, 그렇게 하다 보면 국가브랜드도 높아지고, 그렇게 하다 보면 그런 국가브랜드를 가지고 또 기업도 더 그 나라에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여러 가지의 공감을 해 가지고 참여를 하고, 동참을 그 분들이 해 준 것인데, 압수수색까지 받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을 보면서 정말 그것도 제가 굉장히 미안스럽고, 그래서 마음이 편할 날이 없습니다. 하루 빨리 지금 여러 가지 나라 안팎으로 변화도 빠르고 어려움도 많은데 하루 속히 정상을 찾고 안정을 되찾음으로써 나라가 이렇게 발전의 탄력을 받아 나가기를 그렇게 매일 기원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인사가 늦었지만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우리 언론인 여러분들도 새해 이렇게 힘든 시간 보내지 않으시고 모든 것이 잘 정상으로 바로잡혀서 복 된 새해가 되시고, 또 보람 있는 그런 2017년 붉은 닭의 해가 되기를 기원하고, 또 가정도 모두 더욱 편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여기 출입하시는 분들은 더 다른 분들보다 잘 아시니까, 정확하게 아시기도 하고 얘기도 더 많이 들으시고 이해하시는 입장에서 모든 것을 정확하게 판단을 하고 계시리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다른 뭐랄까, 보도라든가 소문, 얘기, 어디 방송 나오는 것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 오보, 거기에다 허위가 그냥 남발이 되고 그래 갖고 종을 잡을 수가 없게, 어디서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또 보면 ‘그것도 사실이 아니었어’, 조금 있다 보면 ‘아니 그것도 사실이 아니었어’ 이런 식으로 가서 홍보실에서 이렇게 하다가는 한도 끝도 없겠다고 그래 갖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보 바로 잡습니다 해 갖고 했는데 그것도 다 못 잡고, 지금 있는 것만 해도 수십 개이고, 아마 다 합하면 셀 수 없이 많을 겁니다. 그게 굉장히 혼란을 주면서 또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왜곡된 것이 나오면 그걸 또 사실이라고 만들어 갖고 그걸 바탕으로 또 오보가 재생산되니까 이것은 한도 끝도 없는 그런 일이 벌어져서 참 마음이 답답하고, 무겁고 그런 심정입니다. 그런 것 중에 하나가 이번에 소추 그것도 됐고, 또 특검에도 대상이 된 세월호 문제인데, 그것도 그동안에 처음에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요, ‘세월호 참사가 벌어졌는데 대통령이 밀회를 했다’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누가 들어도 얼굴 붉어질, 어떻게 보면 나라로서도 ‘대한민국이 그래?’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근데 그게 사실 같이 또 한 몇 달을 기정사실 같이, 아니 어떻게 밀회를 하겠습니까? 그게 입에 담기도 창피한 일이고. 그게 또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더니만 그 다음에는 그 시간 동안 굿을 했다고 또 한참, 또 그게 기정사실로, 그래서 참 너무 너무 어이가 없었고. 그 다음에는 수술을 했다고 그래 갖고 한참 지금 되고. 그래서 이건 하다가 또 아니면 말고, 하다가 아니면 말고, 끝도 없어요. 그래서 청와대 게시판인가, 거기 사이트 홈페이지에다 ‘이것이 팩트다’ 해 갖고 사실은 대통령이 이때 여기를 갔고, 이때 여기 가서 누구 만났고, 다 발표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날 저는 정상적으로 이 참사, 이 사건이 터졌다 하는 것을 보고 받으면서 계속 그것을 체크를 하고 있었어요. 보고를 받아가면서. 그날은 마침 일정이 없어서 제 업무 공간이 관저였는데, 제가 가족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기에는 결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다 되어 있고, 또 필요하면 손님도 만나고, 또 접견도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위민관에서 할 수도 있고, 본관에서 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좀 일정이 특별하게 없으면 제가 그동안 조금 밀렸던, 막 바쁜 일을 하다 보면 계속 쌓입니다. 보고서라든가 결정해야 될 것, 그러니까 제가 그런 것을 그런 날은 계속 챙겨요. 그래서 저녁때 되면 오히려 더 피곤해져요. 왜냐하면 저는 한번 몰두를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 챙기다 보면 어느새 몇 시간 지나고, 저녁때가 되면 더 허리도 아프고 막 어깨도 아프고 그럴 정도로 챙기고. 또 토요일, 일요일 어떤 때는 밀렸던 것을 하지 않으면, 자꾸 밀리면 한도 없기 때문에 대개 휴일도 그렇게 보내는 때가 많은데, 그날은 마침 일정이 비었기 때문에 그것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보고가 와서, 제가 무슨 재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통령 입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빨리빨리 필요하면 특공대도 보내고, 모든 것을 다 동원해 가지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조하라” 이렇게 해 가면서 보고받으면서 이렇게 하루 종일 보냈어요. 그날 참 안타까웠던 일 중의 하나가 ‘전원이 구조됐다’ 하는 오보가 있었어요. 그래 갖고 막 걱정하면서 해경한테 챙기고 이렇게 하다가, 그러면서도 저는 여러 수석실로부터 보고도 받고 일 볼 것은 보고했는데, 전원이 구조됐다 그래 갖고 너무 기뻐서, 아주 그냥 마음이 아주 안심이 되고, 이렇게 잘 될 수가 있나, 너무 걱정을 했는데, 그러고 있었는데 또 조금 시간이 흐르니까 그게 오보였다 그래 갖고 너무 놀랐어요. 내가 중대본에라도 빨리 가서 현장에서 어떻게 하는지 그걸 해야 되겠다 해 가지고 가려고 그러니까 경호실에서는 제가 어디 간다고 그러면 확 가는 것이 아니고, 적어도 경호하는 데는 요만한 필수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마음대로 움직이지를 못합니다.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중대본에도 조금 무슨 사고가 있었는지, 하여튼 그쪽도 무슨 상황이 생겨서 그렇게 해서 확 떠나지를 못했어요. 그 시간 준비가 다 됐다 할 때 그대로 그냥 달려갔는데. 그러니까 아침부터 중대본에 가서 또 회의하고 이런 모든 것이 대통령으로서 나름대로는, 물론 현장에서 챙겨야 될 것이 있고, 또 거기 119도 있고 다 있지 않겠습니까? 거기에서 제일 잘 알아서 하겠죠, 해경이. 그러나 대통령으로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 “최대한 지원도 지원할 것이 있으면 하라”, 또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해 달라” 이런 식으로 제 할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밀회를 했다 그런 식으로 나가니까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말도 못해요. 그래서 이번에 헌재에서도 거기에 대해서 자세한, 상세한 내용을 제출해 달라 그래서 우리 대통령변호인단에서 그걸 다 정리를 자세히 하고, 또 추가할 것이 있으면 하고 지금 만들고 있어요. 그것을 제출을 하면 또 헌재에서 재판을 하게 될 텐데, 이번만큼은 그런 허위가 완전히 좀 거둬졌으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좀 드시고…. - 기자 : 지금 검찰하고 특검도, 저희가 괴로워하는 이유가 여론에 의해서 굉장히 괴롭거든요. 검찰과 특검도 지금 보면 여론을 많이 의식하는 진행방향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모라는 데 초점을 맞춰가지고 가는 것 같은데 검찰에서는 예를 들어서 최순실씨가 초등학교 동창, 정유라 동창의 학부모한테 돈을 받고 뇌물을 받고 대통령님을 꾀었든지 뭘 했든지 간에 지원을 하게 만들어서 공모관계로 가는, 특검에서는 삼성, 승마지원 한 것 가지고 대통령님 공모고 제3차 이렇게 맞춰가는 것 같은데 그거에 대한 얘기가 필요할 것 같아요. ▲ 박 대통령 : 기자회견은 아니고요. - 기자 : 첫 번째는 조금 많이 드리겠습니다. 대통령께서 말씀을 많이 하셔서, 첫 번째는 소회를 안 여쭤볼 수가 없습니다. 탄핵 된 이후, 집무정지 된 이후 현 상황에 대한 소회가 어떠신지, 그리고 정치권 국회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을 가지고 계신지 여쭤보고 싶고요. 두 번째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것은 또 다른 기자들이 질문할 것으로 믿고, 일단 검찰의 수사 내용이 사상누각이다 이것이 청와대와 변호인단의 입장인데요, 같은 생각이신지 여쭤보고 싶고요. 그다음에 세월호 7시간 관련해서 방금 죽 설명해 주셨는데, 첫 번째 그때 본관으로 오전에 이동을 왜 안 하셨는지, 그리고 또 많이 의혹이 제기된 것이 미용시술이 있었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안 하셨었는지, 그런 것들이 궁금한 점이거든요. 세 가지인데, 많기는 하지만 답변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 박 대통령 : 그때도 이렇게 설명을 했지 않았어요. 청와대에서 나름대로 했는데, 그것을 그냥 어떻게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고, 계속 그냥 그때 무슨 일이 있었다 하는 것으로 계속 나아가니까 이게 설명하고 그런 것이 하나도 의미가 없이 된 것으로 기억이 돼요. 그래 갖고 나중에 법원에서까지 그 문제가 돼 가지고 판결할 때 이것은 소위 7시간이라고 해서 한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하고 판결도 났고 그래서 아 정리가 되나보다. 법원에서 그런걸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다 자료를 가지고 하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제 또 시작이 된 거예요. 똑같은 얘기가. 버전이 달라지면서. 그래서 참 안타까운 거죠. 그게 한번 얘기가 나오면 사실 아닌 게 더 힘을 가지고 사실같이 나가고, 그게 아니다 하는 얘기는 그냥 귓등으로 돼버리고 마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 기자 : 저희들이 이해하기로는 3, 40분 단위로 계속 보고 올라왔다고 이것이 팩트다에서 말씀을 하셨는데 그러면 3, 40분 사이 빈 사이에는 사인 업무, 보고서를 보시거나. ▲ 박 대통령 : 그거하고 또 그때는 고용복지수석실에서도 연락이 오고, 왜냐하면 제가 지시한 것도 있고 기초연금, 그때 한참 기초연금 가지고 막 또 설명하고 그런 복잡한 때였기 때문에 그게 어떻게 됐다하는 것도 오고, 또 교문수석실에서도 온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계속 연락받고 자료 보고서 필요한 건 연락도 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서, 그리고 또 처음에는 그렇게 엄청난 참사라고 생각을 못하고 해상에서 큰일이 벌어졌구나 해 가지고 계속 귀 기울이면서 어떻게 됐는가 보고받고 이렇게 하다가 나중에 알고 나서 그렇게 됐고. - 기자 : 미용시술 그 부분에 대해서는. ▲ 박 대통령 : 그건 전혀 안했어요. 그게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상식적으로도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 기자 : 당일 날 관저에 공식 인가 받은 참모진을 제외하고 외부에서 어떤 사람이 들어갔다거나 그런 의혹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박 대통령 : 그날 기억을 더듬어 보니까 머리좀 만져주기 위해서 오고 목(?)에 필요한 약 들고 오고 그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 실제 없고요. 그날은 다른 일을 어떻게 상상할 수가 있겠어요. 큰 일이 벌어졌고, 학생들 어떻게 구하느냐 여기에 온통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다른 것을 생각한다는 게 그게 말이 되는가, 그게 있을 수가 있는가, 더군다나 대통령이. 정말 상상이 안 되는 일이지요. 지금 2014년에 일어난 일이고, 2015, 2016년 세월이 흘렀는데도 사실이 전혀 아닌, 그런 것이 사실인 것 같이 아직도 얘기가 되고 사실 얘기는 안 믿고, 그런 상황에 대해서 저도 설명을 어떻게 이걸 이해를 해야 되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기자 : 그날 그러면 최초 보고를 받으시고 나서 진행되는 상황을 계속 보고받으시다가 본관으로 옮기실 생각은 안하셨나요? ▲ 박 대통령 : 그러니까 이게 사실 현장이 중요하거든요. 지금 앉아가지고 무슨 회의를 해도 거기에서 더 지시하고 보고받고 돌아가는 걸 계속하고, 현장에서는 대처를 잘 하도록 그렇게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 기자 : 아까 전에 청와대 기자들 많이 힘들어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많이들 각사에서 굉장히 괴로울 거예요. 저도 그렇고 너무 답답한데,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는데. ▲ 박 대통령 : 그것도 지금 수사 중이니까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면 서로 곤란해지지 않겠습니까? 여기에서 자세하게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지만 제가 분명하게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공모라든가 어떤 누구를 봐주기 위해서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었다는 것, 그건 아주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어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문제도 그 중소기업을 꼭 지원하는 게 아니고 창조경제라든가 그런 쪽에 처음부터 관심을 가졌는데 거기에 주인공들은 어떤 큰 대기업보다는 조그만 기업들, 또 기술은 상당히 좋은데 어떤 00(?)에 의해서 또는 큰 기업이 있음으로 인해서 명함한번 내보지도 못하고 판로 한번 개척해 내지도 못하고 사장되고 말고 기술도 그래서 사장되고 마는 그런 것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는 입장이었어요. 그래서 창조경제도 큰 기업을 돕는 다는 것보다도 그런 기술을 가지고 실력을 가지고 창업을 하거나 중소기업도 뭔가 개발을 잘했는데 이름이 크게 나지를 않아가지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그래서 없어지고 말고 이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제가 전시회라든가 박람회라든가, 또는 청와대 중소기업 모임이라든가 이런 데 가서 얘기를 들으면 대통령을 만나면 그분들은 항상 아쉬운 게 많잖아요. 이런 거 이런 거를 하려고 열심히 했는데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이래서 못했다고. 그러면 제가 밥을 먹으면서도 다 메모를 합니다. 그래서 경제수석실이나 이런 데 얘기해서 이런 기업이 이런 이런 애로가 있다는데 한번 알아봐 달라. 정말 그런 기술이 있는지. 그러면 그런 기술이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어디 창조센터 연결해 준 다든가 길을 터주면 좋지 않겠느냐, 그렇다고 해서 죽어도 거기를 해라 그렇게 할 수는 없지요. 잘은 모르니까. 알아보고 판단해서. 그런, 아까 얘기한 KD코퍼레이션 얘기하신 것 같은데 그것도 그런 차원에서 기술력이 있다니까 여기도 큰 거대한 기업에 끼어서 제대로 명함한번 못 내미는 것 아닌가, 알아보고 그런 실력이 있다고 하면 한번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그런 차원이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회사하고 그거 되는 것도 하나도 없고. 또 제가 누구를 안다고 해도 아는 건 아는 거고 지인이면 지인이고, 그러나 그 사람이 뭔가 자기의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 뭔가 부탁들 한다면 저는 절대 금기입니다. 아는 건 아는 거지만 거기에 어떤 이익까지 챙겨줄 일은 절대로 안 된다. 그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챙겨준 적은 없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런 안은 00(?)다. 그래서 그건 저도 보도를 보고 그때 비로소 알았고. 그래서 지금 그런 거 외에도 어떤 기업 활동을 하는데, 큰 기업이야 그런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대개 조그만 기업들이 그런 게 있어서 제가 꼭 챙겨서 알아봐주고, 그래서 그 한사람이 이 기회를 잃음으로 해서 그 비슷한 다른 많은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도 똑같은 애로를 해결 못할 수 있지 않겠느냐, 내가 그런 거 이런 거 저런 거 다 듣고 번거롭고 내 일도 많은데 그래서 다 묻어버리고 챙기지 않는다고 하면 그 한사람으로서는 뭔가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생각하고 했는데 그걸 내가 무시하고 차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 걸 챙기다 보니까 그런 것도 생겼고, 그런 일들이 있는 것 외에 이번에 창조경제, 문화벤처단지 이런 것 연말이다 보니까 그동안 뭘 얼마를 했지 또 벤처가 얼마나 늘어났지 하는 걸 취합을 해 보니까 곡선이 이렇게 올라가는 거예요. 벤처수도 늘고 외국에 나가서 세계적인 IT 월드 콩그레스 같은 데에서 대박도 터뜨리고 실력 인정받고, 또 실리콘 밸리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갖고 거기에 가서 미국인들과 같이 회사 차리는 데도 있고, 그런 창업, 벤처, 캐피털 이런 것이 굉장히 발전을 해서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속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을 했고, 또 문화 쪽 관련해 가지고 말도 많았지만 또 그래서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되고, 거기 또 제가 몰랐던 일들은 이번에 밝혀진 것이 이게 사실이면 다 바로잡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벤처단지에 어려운 문화인 내지 예술인들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어디 가서 도움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런 단지를 만들어서 거기 입주를, 거의 비용도 생각 안 하고 다 어려우니까. 어려운 문화인, 예술인들이고, 또 한창 지금 커야 되는 상황이니까 거기에 입주해서 거기 같은 생각도 조금 다른 생각 가진 문화인들끼리 소통을 많이 한대요. 그러면 아이디어도 얻고 그래 갖고 발전을 할 수 있고, 거기에는 법률 상담도 해 주고 판로 개척해 주는 데도 있고, 원스톱 서비스같이 돼 가지고 자기의 문화적인 역량만 있으면 그걸 가지고 외국에 나갈 수 있는 판로도, 그러면 또 법적으로 잘 모르면 나중에 큰 일 당하잖아요. 그걸 다 자문도 해 주고 그래서 그게 몇 대 1이라고 그러죠? 굉장히 경쟁이 높았어요. 그래 가지고 아 그러면 이렇게 많은 수요가 있으니까 벤처단지를 조금 더 입주공간을 늘려야 되지 않겠느냐, 그때 갔더니 그런 요청을 했어요, 젊은 문화인들이. 그렇게 할 생각도 하고, 그렇게 넓혀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달라, 그렇게 하다가 이런 것이 다 멈추게 된 거죠. - 기자 : 대통령께서 국회에 오셔 가지고 김병준 총리 내정자를 국회 협조 요청을 여야 합의해서 하면 사후 입장을 밝히겠다 그랬었는데 국회는 탄핵을 했단 말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이 두 개의 당으로 쪼개지고, 특히 새누리당에서 대통령님을 탄핵하는 데 동의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관련해서 좀 아쉬운 부분이 많으실 텐데, 지금 친정이 두 개의 당으로 쪼개졌는데 대통령님의 입장이 어떻습니까? ▲ 박 대통령 : 얘기를 하자면 또 길고, 지금 그렇게 말씀드릴, 그런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기자 : 질문이 하나인데, 지난해 엘리엇 파동 때문에 삼성그룹 합병 때문에 많이 (안 들림) 그것을 또 대통령님이 삼성 합병을 도와주라고 했다, 지시를 내렸다 해서 최순실에게 삼성이 지원한 것과 엮어서. ▲ 박 대통령 :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셨듯이 완전히 엮은 것입니다. 어디를 도와주라 한 것과는 제가 정말 확실하게 말씀드리는데 그 누구를 봐줄 생각, 이것은 손톱만큼도 없었고 제 머릿속에 아예 없었어요. 엘리엇하고 삼성 합병하는 문제는 그 당시에 국민들, 증권사 할 것 없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사였잖아요. 이게 헤지펀드의 공격을 삼성 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이 공격을 받아서 이런 것이 무산된다든지, 하여튼 이렇게 되면 이것은 굉장히 국가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그런 생각을 국민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고, 또 우리나라의 증권사가 20여 개, 거기에서도 거의 한 군데, 두 군데 빼고는 이것을 다 해 줘야 된다 그런 분위기였거든요. 저도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그런 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잘 대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또 당연히 국민연금이나 이런 데에서는 챙기고 있었겠죠. 거기에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그것은 국가에 올바른 정책 판단이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고 여기를 도와주라, 이 회사를 도와주라 그렇게 지시한 적은 없어요. 그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그래서 아까 말씀대로 엮어가지고 자꾸 그렇게, 그것은…. - 기자 : 이 정부에서 김영재 성형외과라고 최순실씨 단골이었던 성형외과 원장이 청와대에 들어와서 대통령도 뵙고 가고, 사업도 사실 이 정부 들어와서 잘 됐다고, 아까 작은 기업들한테 관심 많으시고 안타까운 기술 사장 이런 것도 관심 많으시다고 하셨는데, 중동 진출 같은 것도 꾀할 수 있고, 조그만 성형외과가. 그런 것을 보고 사람들은 특혜라고 할 수 있거든요. 최순실의 인연 때문에. ▲ 박 대통령 : 특별히 어떤 데를 도와주라, 그 회사에 어떤 이득을 줘라 그런 것은 한 적이 없고. 다만 인제 그런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하니 그런 데도 길이 있으면 해 주고, 또 그런 자격이 없으면 또 안 되는 것이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많은 중소기업이라든가 그런 데가 자기 힘으로 외국 진출도 해 갖고 실력 발휘하는 것이 거의 힘들죠. 그러니까 실력이 없으면 아예 얘기가 처음부터 안 되고, 또 어떤 회사든지 몸집은 지금 작지만 실력이 있으면 적어도 그런 기회를 얻었는데도 못하면 그것은 그 회사 일이지만, 적어도 기회까지도 전혀 갖지를 못한다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고, 모든 창업하는 기업들에게는 똑같이 적용되는 일들입니다. - 기자 : 대통령님, 저희가 사실 접하는 정보가 검찰이나 특검에서 나오는 내용들이다 보니까 저희도 사실 진위 파악이 잘 안 되고, 특히 검찰청 같은 경우에 보면 거의 최순실씨와의 공모관계, 특히 최순실씨의 말을 다 대통령님께서 듣고 지시하신 것처럼 나오고 있거든요. ▲ 박 대통령 : 그렇지 않아요. - 기자 : 일단 두 분의 관계가 도대체 어떤 관계인 것인지, 검찰청에서 나온 내용들에 대해서, ▲ 박 대통령 : 춘추관에서도 밝혔듯이 몇 십 년 된 그런 지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인은 지인이지, 지인이 다 아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다 보니까 오랜 세월 아는 사람도 생길 수 있고, 그렇다고 지인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잖아요.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도 있고, 또 판단도 있고, 또 그런 거지, 그것을 어떻게 지인이라는 사람이 여기저기 다하고, 뭐든지 엮어 가지고 이렇게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죠. 저는 제 나름대로 국정운영에 어떤 저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죽 일을 했고,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 그래서 복지나, 안보, 외교, 경제 정책 이런 모든 것이 물론 주위에 참모라든가 그런 분들과 다 의논을 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해 나가면서 계속 저 나름대로 이 부분을 더 좀 정교하게, 자꾸 그렇게 하다 보니까 좋은 생각도 나고, 또 좋은 아이디어도 얻게 되고, 계속 외교 부분, 안보 부분 모든 것을 발전시켜 왔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런 어떤 틀을 갖췄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더 뿌리내리게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열심히 해서 그래도 뭔가 좋은 마무리를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다가 이런 일을 맞게 됐습니다. - 기자 : 지금 특검수사에 이른바 세간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라는 게, 그로 인해서 전․현직 장차관들이 수사 대상에 올라와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 박 대통령 :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에요. 보도를 보니까 굉장히 숫자가 많고 그런데 저는 전혀 그것은 알지 못하는 일입니다. - 기자 : 유진룡 장관께서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한테 항의를 했다고 이렇게까지 보도가 됐었는데 인지가 잘 안 되셨습니까? ▲ 박 대통령 : 무슨 항의를…, - 기자 : 좌파 언론이 사업을 한다든가, 어느 방송라디오 통해 나와서 김기춘 비서실장께서 모르신다고 하니까 모를리가 없다고 해서 자기한테 지시해서 문화부로 압력이 내려왔고 대통령이 만나서 자기가 얘기를 했었다 이런 식으로 나왔었거든요. 혹시, ▲ 박 대통령 : 오히려 많이 품어가지고 하는 거는 참 좋은 일 아니냐, 그렇게 들었는데요 그때. 그런 식으로 얘기 듣지 않았는데…그때. - 기자 : 본인은 대통령한테 약간 어필 차원에서 말을 했다 이렇게 김 실장께서 말씀하셨거든요. ▲ 박 대통령 : 전하는 얘기는 다 그게 그대로 이렇게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 기자 : 미용시술, 백옥주사 예를 들어서.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면서 취재하다가 제가 들었던 얘기는, 그리고 청문회에서 김영재 원장 했던 얘기는 사람들 많이 잊혀져 있는데 여기 상처 나셨던 일, 그로 인해서 불균형이 좀 오고, 그리고 불면증 하시고 쉽게 피로해 지신다고 하는데 대통령님 건강, 피치 못하게 말씀 못하실 게 있나요? ▲ 박 대통령 : 대통령부터 모든 사람이 자기의 어떤 사적 영역이 있지 않습니까? 자기가 어디가 아플 수도 있고, 그러다가 여기저기 좋은 약이 있다고 하면 할 수도 있고 그런 거를 일일이 다 대통령이 내가 여기가 아파서 이렇게 이렇게 해 가지고 이런 약을 먹었고, 뭐 그런 거를 다 까발려서 한다는 거는 너무나 민망하지 그지없는, 다 누구나 사적 영역이 있고 그거로 인해서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거나 그런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거를 어떤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아 이거 내가 잘못된 건가 그렇게 할 일은 안 하는데 그런 거를 일일이 이런 병이 있으니까 이렇게 치료했지, 이건 이런 식으로 했지, 그런 식으로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된 것 아닌가 어느 나라에서 대통령이 어떤 병을 앓았는가 하는 것을 일일이 전부 리스트를 만들고, 그걸 또 어떻게 치료했는가 다 리스트를 만들고 그러느냐, 그리고 또 피곤해가지고, 특히 순방하고 이럴 때는 시차 적응을 못하면서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기 때문에 나중에 굉장히 힘들 때가 있어요. 그러면 피곤하니까 또 다음 날 일찍 일을 해야 되니까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영양주사도 놔줄 수가 있는 건데 그걸 큰 죄가 되는 것 같이 한다면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뭐냐, 제가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다 기록을 해 가지고, 주사를 무슨 영양주사나 너무 피곤해서 이렇게 할 때에도 그건 의사가 알아서 처방하는 거지 거기에 뭐가 들어가는지 어떻게 환자가 알겠습니까? 거기에서 알아서 했겠지요. 내가 증상이 이렇다, 너무나 피곤하고 그렇다고 하면 의료 거기서 알아서 처방하는 거지, 거기에 무슨 약이 들어가는지 알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써서는 안 될 약을 썼겠어요? 설마하니. 의료진에서. 저는 이상한 약, 그런 건 썼다고 생각 안 합니다. - 기자 : 차은택 씨가 국회에 나와 가지고 최순실씨에게 장관과 수석 추천하라 해 가지고 자기가 추천했더니 그 사람이 됐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박 대통령 : 그것도, 그런데 이렇게 되면 너무 오늘 많은 얘기를 하는 거고, 또 이렇게 되면 특검하고 이렇게 있는데 서로가 입장이 불편해 지기 때문에 계속 너무 말을, 그리고 사실은 새벽 벽두부터 오랫동안 못 봬서 새해 인사라도 나누기 위해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했는데 새해 1월 1일부터 거창하게 기자회견이나 한 듯이 하는 것도 참 모양새가 안 좋고, 그런 걸로 한 거지 추천이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요.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할 수 있어요. 미처 모르는 경우인데 좋은 분을 알 수 있는 거잖아요. 누구나 추천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거기에서 다 추천받았다고 되는 게 아니고 검증도 하고 세평도 알아보고 지금 상황에서는 잘 할 것 같다 하는 분을 선택하는 거지 누구를 봐주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거지요. 그런 원칙을 가지고 했다는 거지요. - 기자 : 중대본에 오셨을 때 당일 날 언론들이 대통령께서 피곤해 보였다, 앉으셔서 말씀하실 때 구조된 내용에 대해서 질문하신 내용이 좀 맞지 않았다 그런 것에 대해서 설명을, ▲ 박 대통령 : 전체를 다 보시면 이해가 되는데, 거기에서 이거만 딱 본다든가 그러면 전달이 잘 못 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이정도 하시고. - 기자 : 특검 같은 경우 출석요구나 이런 게… ▲ 박 대통령 : 특검 연락이 오면 성실히 임할 생각이 있습니다. - 기자 : 황교안 권한대행 잘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까? ▲ 박 대통령 : 고생이 많으시죠.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한도전, 2017 정준하 대상 수상 프로젝트 돌입 “정준하 대상 만들기”

    무한도전, 2017 정준하 대상 수상 프로젝트 돌입 “정준하 대상 만들기”

    MBC ‘무한도전’이 개그맨 정준하의 2017 ‘연예대상’ 대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31일 ‘무한도전’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2016 MBC 방송연예대상 최우수상 정준하! 다가오는 2017년 대상 수상을 위해서는 어떤 미션, 어떤 도전을 해야 좋을까요? 해시태그 #정준하대상만들기 와 함께 의견을 보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정준하의 사진을 게재했다. 앞서 정준하는 2016 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오르며 유력한 대상 수상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대상은 유재석에게 돌아갔고, 정준하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에 ‘무한도전’은 새해 벽두부터 정준하 대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31일 방송되는 ‘무한도전’에서는 역사 힙합 프로젝트 ‘위대한 유산’이 전파를 탄다. 사진=무한도전 트위터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새해에도 평화와 희망의 끈을 잇자

    2016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썼다. 촛불로 상징되는 국민의 힘은 헌법 가치를 저버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에 세웠다. 또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적폐의 청산과 함께 새로운 질서를 향한 희망의 촛불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병신년 한 해를 보내는 마음은 무겁다. 묶은 해를 훌훌 털어 버리고 정유년 새해를 산뜻하게 맞이하기엔 눈앞의 국내외 정세가 녹록하지 않아서다. 당장 국내적으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는 개선될 조짐조차 보이지 않은 탓에 내년 성장 전망은 2.6%에 불과하다. 현상을 유지하는 데 급급한 실정인 셈이다. 국외적으로는 미국 제일주의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경제·외교 정책에 따른 세계 질서의 향방도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뒤돌아보면 2016년을 시작하며 내걸었던 경제성장과 남북 관계의 완화, 정치의 선진화, 공존 사회의 구현 등의 거대 담론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맞닥뜨려 추진조차 제대로 못 한 채 구호로만 남았다. 2017년 새해를 깊은 성찰과 반성 아래 출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병신년은 벽두부터 혼돈이었다. 북한은 1월 4차 핵실험으로 도발하더니 9월 5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남북 관계의 안전판 역할을 하던 개성공단마저 폐쇄됨으로써 한반도는 냉기류에 휩싸였다. 7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싸고 중국과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된 데다 국론은 분열됐다. 국민은 자연 재앙에도 직면했다. 봄철에는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9월에는 경주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5.8의 지진에 떨어야 했다. 지난달부터는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정부의 부실한 위기 관리 체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물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들려온 올림픽 승전보는 잠시나마 불안과 시름을 떨쳐 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2016년은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원칙을 보여 준 해였다. 4월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친박 패권주의를 냉철하게 심판해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었다. 전대미문의 최순실 국정 농단에 대한 분노 속에 뭉친 촛불 민심은 급기야 박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박 대통령은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앞두고 있다. 병신년 마지막 날인 오늘 전국 곳곳에서 제10차 촛불집회가 열린다. 서울 보신각의 제야의 종 행사와도 맞물린 까닭에 수많은 시민이 참석할 것 같다. 반면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집회까지 예정돼 있어 자칫 불상사의 우려도 없지 않다. 촛불집회는 지금껏 보여 줬듯 폭력 없는 평화집회가 돼야 한다. 성숙한 시민 의식이 이룬 민주주의의 새 이정표를 지키고, 희망의 메시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다. 2016년은 분명히 국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돌아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역사가 주는 교훈이 따로 없다.
  •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빛을 보다/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광화문광장, 빛을 보다/박홍기 수석논설위원

    작년 이맘때다. ‘광화문광장 앞에 섰다’로 시작하는 칼럼을 썼다. ‘혼돈이 아닌 질서가, 절규가 아닌 함성이 있고…활기찬 광장을 그려 본다. 광장의 삶은 시민의 몫이다’라고 끝을 맺었었다. 바로 그 광장 앞에 다시 섰다. 이순신 장군은 한결같이 늠름하고, 세종대왕은 기품 있다. 펼쳐지는 광화문과 경복궁, 그리고 북악산은 광장을 한껏 돋보이게 했다. 병풍 같다. 다만 1년 전과 달리 연말의 화려한 풍경도 적고 성탄절 트리 대신 촛불 트리가 빛을 내고 있다. 그러나 광장은 여느 해보다 힘이 넘쳐났다. 빛이 살아 움직였다.광장은 불안과 갈등, 좌절과 절망을 한데 품었다. 혼돈의 한 해였다. 사회·정치·외교·안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벽두부터 북핵 실험에 한반도는 1년 내내 냉기류에 휩싸였고, 사드 배치 결정에 한·중 관계는 냉각된 데다 국론은 분열됐다.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은 국민을 충격과 공포에 몰아넣었고, 조선업과 해운산업은 세계 경기 불황 탓에 쇠락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4·13 총선에서 민심은 새누리당의 친박 패권주의와 막장 공천을 심판해 여소야대를 만들었지만 국정은 표류했다. 홍만표·진경준 등 전·현직 판·검사들의 비리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광장은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했다. 또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광장의 촛불집회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부당한 권력의 횡포와 상식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현실에 대한 분노에서다. 10월 29일 처음 불붙은 촛불은 세밑까지 타올라 연인원 800만명을 넘어섰다. 계층도, 세대도, 지역도, 남녀도 초월했다. 좌파·우파도, 진보·보수도, 애국·비애국도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였다. 프랑스 사회운동가 스테판 에셀이 저서 ‘분노하라’에서 밝혔듯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분노의 동기를 가진” 까닭이다.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의 태도일 수밖에 없다. 광장엔 충돌이 아닌 질서와 평화가 있었다. 성숙한 시민들의 연대가 일시적인 아닌 지속적이었기에 가능했다. 민주주의라는 가치와 목표에 함께 손을 잡은 결과다. 이 때문에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도 절규 아닌 함성일 수 있었다. 계몽주의자 존 로크가 ‘통치론’에 적시한 ‘시민 저항권’ 행사나 다름없다. 시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가 시민의 권리 보호라는 원래 목적을 수행하지 못할 때 정부에 저항하고 방어할 권리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소임을 저버린 탓에 국민으로부터 ‘퇴진’이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다. 촛불 민심은 미적거리던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추동했다. 대의민주주의를 압도한 것이다. ‘군주민수’(君舟民水), 즉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옛말 대로다. 광장은 촛불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 올해도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해가 바뀐다고 해서 국민의 삶 자체가 크게 바뀔 수는 없다. 그러나 변화는 의도하든 안 하든 불가피하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온갖 적폐는 청산하지 않고 방치할수록 뿌리를 깊이 내리고 기승을 부리는 속성이 있다. 수백만의 시민이 한마음으로 촛불을 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헌법 가치를 짓밟은 최고 권력에 대한 응징도 있지만 구습을 타파하고 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사람다운 삶이 있는 사회로 나가려는 염원에서다. 당장은 박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여부를 주시할 수밖에 없다. 특검의 대통령과 최씨에 대한 수사도 마찬가지다. 헌재와 특검의 결론에 따라 촛불 민심의 향방과 규모도 달라질 것이다. 광장에는 언제나 정치가 있다. 현재 진행되는 중대한 사안들을 지켜보는 촛불이 있고, 박 대통령 후임을 뽑는 대선도 예정돼 있다. 병신년을 보내는 마음이 무겁지만 정유년 새해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맞이해야 하는 까닭이다. 많은 잠룡들이 설치지만 국가 개조의 비전과 실천 의지를 없는 자들은 다음 대통령에 나설 자격이 없다. 더이상 실체를 감추고 정치공학으로 포장한 그림자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할 수 없다. 촛불 민심이 세상을 바꾸듯 국민이 바로 서면 가능하다. 광장의 주인은 분명히 권력이 아닌 시민이다. hkpark@seoul.co.kr
  • 콩이 당신의 정자를 위협한다 (연구)

    콩이 당신의 정자를 위협한다 (연구)

    콩이 함유된 음식을 다량 섭취할 경우, 정자 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발렌시아대학의 프란시스코 도밍구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25명의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약 2년간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실험 기간 동안 콩 및 콩으로 만든 대표적인 식품인 두부를 꾸준히 규칙적으로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자의 움직임 속도가 현저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정자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은 곧 난자와 만났을 때 수정란이 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콩 속에 든 화학물질 중 하나인 식물 에스트로겐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식물 에스트로겐은 콩과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에스트로겐을 의미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효능이 있어 월경증후군이나 갱년기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소플라본(isoflavon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구진은 이 식물 에스트로겐이 남성의 몸 안에서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함으로써, 번식 체계, 특히 정자 생산 호르몬 신호체계를 방해해 정자 생산 및 이동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이와 동시에 같은 기간 동안 비스페놀A(BPA) 등 호르몬 교란 물질로 작용하는 환경호르몬이 정자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 콩이 비스페놀A에 비해 정자 능력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도밍구즈 박사는 “특히 채식을 하면서 고기 대신 콩으로 만든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정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남성 불임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의 실험대상군이 25명으로 소규모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원근, 소년의 미소 남자의 향기

    이원근, 소년의 미소 남자의 향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소년미와 퇴폐미를 둘 다 갖고 있는 데인 드한이에요. 저도 배우로서 그런 양면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요즘 충무로 샛별은 단연 이원근(25)이다. 해맑은 눈웃음과 미소로만 이 배우를 기억하고 있다면 양파의 가장 바깥 껍질만 벗겨 본 경우다. 새해 벽두부터 또 한 겹이 크게 벗겨진다. 1월 4일 개봉하는 ‘여교사’를 통해서다. ‘거인’의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다. 고등학교 여교사와 제자라는 소재부터 파격적이다. 그러나 파격으로만 끌고 가는 작품은 아니다. 단순한 치정극이 아니란 이야기다. 여성에게 폭력적인 사회의 민낯이 가감 없이 담기고, 그 속에서 계급적 갈등과 욕망이 뒤엉킨다. 이원근은 두 여교사, 김하늘과 유인영 사이를 오가는 무용 특기생 재하를 연기했다. ●내년 영화 ‘환절기’·‘괴물들’ 등 잇단 개봉 지난 10월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그물’에 이어 두 번째 개봉작이지만, 촬영 순서로 따지면 첫 출연작이다. 찍은 지 1년도 훨씬 지났지만 이원근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했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된 ‘여교사’ 이후 여러 작품에 꾸준히 출연할 수 있었어요. 제 인생에 큰 변환점이 된 고마운 작품이에요.” 범상치 않은 출연작이 내년에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 금지된 사랑(‘여교사’)을 시작으로 동성애(‘환절기’), 학교 폭력(‘괴물들’), 중년 로맨스를 다룬 ‘그대 이름은 장미’ 등이다. “‘그대 이름은 장미’와 ‘환절기’는 감사하게도 먼저 제의가 들어왔지만 나머지 영화나 드라마는 모두 오디션을 거쳤어요. 오디션은 믿음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절실함을 담아 최선을 다할 뿐이죠.” 이원근이라는 배우에게서 어떤 에너지가 감지됐던 것일까. 김 감독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없는 표정 등 오묘한 구석이 있다며 청춘스타로만 쓰여지기에는 아까운 배우라고 이원근을 평하기도 했다. “사실 학창 시절을 순탄하게 보내지 못했어요. 학교 폭력 피해자였죠. 그런 사춘기 경험들 때문에 남들과는 다른 기억이 많아요. 좋은 기억보다는 슬프거나 우울한 기억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죠.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들과 공감을 이루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여교사’ 캐스팅은 양말이 큰 공헌을 했어요. 오디션 당시 평상시 모습 그대로 갔는데 감독님이 양말이 누구 것이냐고 묻더라고요. 꾸미지 않은 모습이 캐릭터와 맞아떨어진다고 여겼나 봐요. 하하하.” 지난달 촬영을 마무리한 ‘괴물들’ 출연이 유난히 도드라진다. 트라우마가 있어 출연이 꺼려지지는 않았을까. “제가 하고 싶다고 강하게 말한 작품이에요. 학창 시절의 저는 저를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반항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영화 속 캐릭터는 저와는 다르게 결과를 뒤집으려고 하죠. 그 점이 너무나 와 닿았어요. 학교 폭력으로 인해 변해 버린 게 너무 많아요. 나중에 더 큰 사람이 된다면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싶어” TV나 영화에는 멋있고 대단한 사람만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에 연기는 꿈도 꾸지 않았다. 기술을 배우는 게 좋겠다는 아버지의 권유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조용한 삶을 반복했다. 졸업 즈음 쳇바퀴 같은 삶에 물음표를 갖고 자신을 세상에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고 그때 현재 소속사 대표를 만나 진로를 틀게 됐다. 2012년 ‘해를 품은 달’로 데뷔했던 이원근은 이제 연기 5년 차를 맞는다. “연기를 하며 괴롭거나 속상할 때도 있지만 행복한 순간도 있죠. 늘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요. 작품마다 조금씩이라도 성장해야 한다고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주춤할 수도 있겠지만 멈추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면 정말 축복일 것 같아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놀라운 발견 중력파… 뜨거운 인기 포켓몬고

    놀라운 발견 중력파… 뜨거운 인기 포켓몬고

    올 한 해 과학계도 다사다난하기 그지없다. 새해 벽두부터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예측한 중력파가 검출되면서 전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이어 바둑천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벌인 대결은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올해 과학계를 뜨겁게 달군 ‘2016년 과학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① 국제 연구진 중력파 발견 미국과 한국, 독일 등 13개국 1000여명의 연구자로 구성된 ‘고급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라이고) 연구단은 올 1월 중력파 탐지 결과를 발표했다. 1916년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의 정체를 시공간의 뒤틀림으로 봤고, 중력장에 따른 파동인 중력파도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9월 지구에서 13억 광년 거리에서 태양 질량의 29배, 36배인 블랙홀 2개가 합쳐지면서 만들어낸 중력파를 관측했다.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꼬박 100년 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② 이세돌 vs ‘딥러닝’ 알파고 3월 초 서울에선 세기의 대결이 있었다. 이세돌 9단과 구글 AI 알파고의 대국이다. 알파고는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로 바둑을 익혔다. 알파고가 4대1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이 대국은 ‘인공지능 발전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③ 사상 최악의 폭염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청(NOAA)과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올해는 연초부터 매달 관측 이래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여름 미국 48개주에선 평균 기온이 32도가 넘는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고, 동남아시아는 44.6도를 넘는 기록적 폭염과 가뭄에 시달렸다. 우리나라도 7~8월 전국이 폭염과 열대야로 들끓었다. ④ 파리기후변화 협약 협정 발효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197개국이 참여해 ‘지구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목표에 합의했다. 21세기 말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0)’를 목표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지난 11월 초에 발효됐다. ⑤ 4대강 사업지역 녹조 발생 올여름 무더위가 빨리 시작되면서 4대 강 사업 지역인 낙동강, 영산강, 금강, 한강 유역에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주로 여름철에 발생하는 녹조가 봄과 가을에도 나타나면서 오염이 특히 심각한 4급수에서나 사는 실지렁이나 큰빗이끼벌레 등이 출현하기도 했다. 낙동강, 한강 등 식수원 오염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⑥ 포켓몬고…VR·AR 주목 지난 7월 나온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는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를 강타했다. 출시 5개월이 지난 12월 초 포켓몬고를 하는 이들이 걸은 거리는 지구 20만 바퀴에 달한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⑦ 한국인 유전체 지도 완성 지난 10월 서울대 의대 서정선 교수와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 11월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게놈연구소 박종화 교수팀이 가장 정밀한 한국인 맞춤형 표준 유전체(게놈) 지도를 처음 만들었다. 한국인의 유전질환이나 각종 질병에 대한 연구와 신약개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⑧ 혈액기반 치매조기진단 기술 지난 2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은 혈액 몇 방울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가능성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았다. 현재는 인지기능검사, 뇌영상 검사 등으로 진단을 하는데 정확도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⑨ 외계행성 ‘프록시마b’ 발견 지난 8월 영국 퀸메리대 길렘 앙글라다, 에스쿠데 교수팀은 지구에서 4.2광년(약 40조㎞) 떨어진 ‘프록시마 켄타우리’ 주변을 11.2일 간격으로 공전하는 외계행성 ‘프록시마 b’를 발견했다. 질량과 구성 성분이 지구 환경과 가장 유사한 행성으로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⑩ KIST 설립 50주년 KIST는 선진 기술을 빨리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드는 ‘빠른 추격자’ 전략을 도입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다.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선도형 과학혁신 체계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제9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커피 찌꺼기로 친환경 퇴비… 건강과자 생산

    [제9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커피 찌꺼기로 친환경 퇴비… 건강과자 생산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 가면 쌀 과자와 삶은 옥수수, 고구마, 연두부 등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간식거리를 쉽게 볼 수 있다. 스타벅스와 미듬영농조합법인이 함께 개발한 상품들이다. 8년 전 상생협약을 맺은 두 업체는 지금까지 13가지 상품을 개발해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상생은 매장에서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에서 출발했다. 커피 찌꺼기를 쌀 부산물과 섞어 발효하면 연간 1만 5000포의 친환경 퇴비가 생산된다. 173명의 농업인이 커피 퇴비를 논밭에 뿌려 쌀, 고구마, 사과, 콩 등을 키운다. 수확한 농작물은 상품 개발을 거쳐 가공식품으로 재탄생한다.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고 농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질 좋은 상품을 살 수 있어 1석 3조다. 미듬과 스타벅스는 지난해 처음 열린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두 기업은 앞으로 커피찌꺼기로 땔감인 펠릿을 제조해 비닐하우스 농가의 난방비를 절감하는 등 상생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추운 날씨의 보양메뉴 추어탕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추운 날씨의 보양메뉴 추어탕

    추어탕은 원래 여름에 지친 몸을 위한 가을의 음식으로, 미꾸라지를 쓴다. 미꾸라지 ‘추’(鰍)자는 ‘고기’(魚)와 ‘가을’(秋)이 합해진 글자다. 추어탕 재료는 미꾸라지 또는 미꾸리인데 비슷하지만 다른 종류로, 미꾸라지는 약간 납작하고 미꾸리는 둥그스름하다. 지금은 더 빨리 자라는 미꾸라지를 많이 쓴다고 한다. 미꾸라지는 강이나 논에서 흔히 잡히므로, 태생적으로 추어탕은 서민음식이다. 문헌에서는 원기를 돋우는 보양식, 속을 편하게 하는 건강식 등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 밖에도 피부 미용, 노화 방지, 성인병 예방 등 현대인들을 위한 다양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어탕은 지방마다 레시피가 달라 그에 따라 각기 특색이 있다. 경상도에서는 푹 삶은 미꾸라지를 으깬 후 배추, 숙주, 토란대 등을 넣고 끓이다 파, 마늘, 고추양념과 방앗잎, 산초를 넣는다. 국물을 맑게 끓이는 스타일이다. 전라도에서는 된장, 시래기, 들깨가루 등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 다음 부추, 산초를 더한다. 서울에서는 사골 우린 국물에 삶아 놓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고 고춧가루, 두부, 버섯, 파 등을 추가해 끓인다. 서울식은 ‘추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강원도식은 감자, 미나리 등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빨갛게 끓인다. 그러나 전국 음식이 된 지금은 지방보다는 식당에 따라 특별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추어탕은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메뉴여서 인기 있는 맛집 또한 곳곳에 포진해 있다. 덕수궁 뒤편 정동극장 옆 골목길에 40년 넘는 관록의 추어탕 집 ‘남도식당’이 있다. 이 주변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추어탕 마니아들은 다 아는 집으로, 점심 때는 식당 밖으로 길게 줄이 이어진다. 한꺼번에 들어가 앉으면 주문 없이 단일메뉴인 추어탕을 내어 준다. 전라도식으로 국물 맛이 진하며, 갈아서 나온다. 하나은행 본점 뒤편에는 1932년 문을 연 서울식 추탕집 ‘용금옥’이 있다. 육수에 유부, 작은 두부 등을 넣어 끓이는 탕으로, 모습은 육개장을 연상케 하지만 국물 맛이 부드럽다. 탕에 들어가는 국수사리도 특색 있다. 서울식은 원래 미꾸라지를 ‘통으로’ 끓여내지만, 이 집에서는 ‘갈아서’도 준다. 옛날에는 냄비에 나왔으나 이젠 뚝배기를 쓴다. 좁은 골목길에 자리잡고 옛 모습으로 단골을 반겨 주는 집이다. 젊은 주인장이 주방 입구에서 직접 추어탕을 끓이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원주 추어탕‘은 강남 교보타워 길 건너편에 있는 1977년산 추어탕 전문가게다. 테이블에서 아주머니가 추어탕을 작은 솥에 직접 끓이면서 요리해 주어 남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맑은 추어탕이 아니고 된장을 풀어 진하고 걸쭉한 스타일이다. ‘통마리’, ‘갈아서‘ 모두 가능하다. 매콤한 파김치, 시원한 동치미도 좋다. 원주집이지만 일반적인 강원도식과는 달리 고추장을 넣지 않는다. 24시간 영업한다. 여의도 미원빌딩에는 전직 대통령 등 유명 정치인들이 다니던 추어탕집이 있다. 옛날 마산식으로 요리하는 추어탕이라고 해서 상호가 ‘구마산’이다. 삶은 미꾸라지를 갈아서 체로 받쳐 내고, 된장국물에 배추우거지를 많이 넣고 맑게 끓이는 경상도식이다. 미꾸라지 맛에 익숙하지 않은 추어탕 아마추어에서부터 프로까지 골고루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추어탕은 보양, 해장을 겸하는 맛깔난 한 끼로 손색 없는 메뉴다. 이제 가을뿐 아니라 계절에 관계없이 전국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되었지만, 아무래도 날씨가 차가워야 제격이다. 전 금융위원장·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
  • 1000도로 가열한 칼로 라이터를 잘라봤다

    1000도로 가열한 칼로 라이터를 잘라봤다

    섭씨 1000도로 가열한 칼로 라이터를 자르면 무슨 일이 생길까? 다소 황당한 실험이지만 다양한 실험들로 유튜브에서 34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미스터기어(MrGear)가 이를 실행에 옮겼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올린 ‘1000도로 가열한 칼 VS 라이터’(EXPERIMENT Glowing 1000 degree KNIFE VS LIGHTER)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서다. 공개된 영상 속 미스터기어는 가스토치로 주방용 칼에 열을 가한다. 칼이 벌겋게 달아오르자 그는 여러 겹 쌓아올린 초콜릿부터 음료가 담긴 종이컵, 과자 봉지 등을 잘라나간다. 1000도가 넘는 뜨거운 칼이 닿자 물건들은 마치 두부처럼 잘려나간다. 미스터기어는 마지막으로 라이터를 자를 요량이다. 라이터 용기 안에는 가스가 들어 있기 때문에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지만, 예상외로 라이터는 아무 일 없이 잘려나간다. 앞서 며칠 전에도 미스터기어는 1000도로 가열한 칼로 페트병 콜라를 통째로 자르는 실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3일 만에 20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이목을 끌었다. 사진·영상=MrGea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열린세상] 탄핵과 국가안보/김숙 전 유엔대사

    [열린세상] 탄핵과 국가안보/김숙 전 유엔대사

    2016년을 이제 2주일밖에 안 남긴 시점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노라면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진부하면서도 그토록 가슴에 와 닿을 수가 없다. 당장 생각나는 것들만 보더라도 새해 벽두부터 핵실험으로 시작된 북한의 도발이 그랬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막을 내린 미국의 대선 레이스가 그랬으며,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비롯된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 정국이 그렇다. 탄핵으로 말미암아 우리 국민들의 시야의 폭이 더욱 좁아진 사이에 미국은 트럼프 당선자의 심상치 않은 정권 인수 행보에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예사롭지 않은 국제관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가장 진동이 요란한 부분은 미·중 관계일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2일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과 전화 대화를 주고받았다. 트럼프를 혐오하는 이들은 즉각 통화 자체가 외교 문외한이 저지른 외교적 실수라고 공격했으며,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조차 의례적이고 일회성의 축하 전화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려는 움직임도 일부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는 지난 6개월간 대만이 조용히 추진해 온 로비 결과이며, 트럼프 측으로서는 말 안 듣는 중국의 버릇을 고칠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내디딘 첫 발걸음이었음이 드러났다. 트럼프는 내친김에 이어서 환율, 남중국해 문제, 북핵 문제 비협조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이럴진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해야 할 이유가 뭔지 반문하기까지 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이익에 속하는 사안이므로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이를 전면 백지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국제사회에서 가장 덩치가 큰 백두급 두 선수의 한판 승부가 예견되는 부분이다. 중국 측이 이에 대응해 대만의 무력합병 가능성을 비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음에 비춰 이제 그 낙진은 국제사회의 공중으로 날아가 흩날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중 많은 부분이 한반도에 떨어져 내릴 것임에 틀림없다. 미·중 간에는 한반도(정확히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데에는 전략적 목표가 합치하지만 절박성과 우선순위가 다름에 따라 이를 보는 시각도 다르고 이루는 방법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기존의 판세를 뒤흔들어 놓는 발언을 한 것이다. 북한은 일상화되다시피 한 수사적 도발을 빼고는 최근 조용한 편이다. 그 이유와 배경에 관해 전문가들의 견해도 다양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위한 숨고르기라는 분석도 있고, 미·중 간 힘겨루기가 전개되는 양상을 기다려 보자는 속셈도 있을 수 있다고 보며, 남한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핵 정국에 방해 주는 짓을 안 하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유는 모두 일시적인 성격이므로 이러한 이유가 사라질 경우, 또는 다른 기술적·전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의 과거 행태를 보면 내년 1월 20일 미국 대통령 취임은 북한 도발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상황은 분명 위기이다. 그러나 그 성격상 전쟁 발발과 같은 국가적 규모의 위기는 아니다. 무능 리더십이 빚어낸 정치적 위기일 뿐이다. 정치권이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고 표류하며 일을 본질보다 크게 만들다가 결국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맡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민주주의는 또 한번 절차적 성숙을 이루어 내리라 기대해 본다. 그러나 나라 밖 상황을 보건대 국제정세의 요동이 예견되고 한반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야기될 가능성을 생각하면 국내에서 이런 혼란한 상황이 끝 모를 듯 이어지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내치와 외교의 불가분성이 요즘처럼 절실히 느껴지는 때도 드물다. 중국에 가 유학하는 딸로부터 중국 학생들이 요즘의 한국 상황을 놀림감으로 삼는다는 하소연을 들은 어느 지인이 딸에게 중국 학생들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알기나 하느냐고 되받아치라는 말을 해 주었노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주 말 광화문에 나가 탄핵 주장과 반대의 엇갈린 함성을 들으며 이념과 정파적 주장을 떠나, 국익의 입장에서 취약해진 안보를 밝히는 순도 높은 촛불을 찾아보고 싶은 충동을 경험했다.
  • [메디컬 인사이드] 송년회 폭음은 ‘腸폭탄’…믿을 건 안주뿐

    [메디컬 인사이드] 송년회 폭음은 ‘腸폭탄’…믿을 건 안주뿐

    음주 전 달걀·우유·생선 등이 좋고치킨·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 피해야하루 1잔 마셔도 식도암 30% 증가과음 후 꿀물 마시면 수분·당 보충 본격적인 송년회 시즌을 맞아 괴로움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습니다. 과음하고 다음날 출근했다가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기도 합니다. ‘술을 많이 먹으면 간(肝)이 탈 난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장’(腸)도 만만치 않은 내상을 입기 때문입니다. 18일 전문가들을 만나 ‘음주 전·후 장 건강 지키는 법’을 들어봤습니다. ‘술 마실 때 음식을 같이 먹어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실제 회식 자리에서는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한다’며 음주 초반에 안주를 덜 먹기도 합니다. 이는 소화기 건강에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김범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숙취를 예방하고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음주법에 대해 ‘채우고’와 ‘피하고’를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음주 전 가벼운 식사로 배를 채우는 것이 좋다”며 “공복일 때 알코올은 위에서 100% 흡수되지만 음식물이 있을 때는 최대 50%까지 흡수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알코올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미리 속을 든든하게 채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알코올만 들이켜면 다음날 허기가 져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되고, 이는 비만 위험을 높입니다. 김 교수는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해 혈당이 떨어지고 또다시 음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술 마시면 담즙 분비 줄어 음식물 흡수력 저하 과음한 뒤 나타나는 설사 증상은 의학용어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복통·변비 증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소화기능과 관계가 있습니다. 김 교수는 “술에 있는 알코올은 담낭에서 분비돼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 분비를 감소시키고 음식물의 장내 흡수율을 떨어뜨린다”고 설명했습니다. 과음 다음날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복통을 느끼며 화장실을 찾는 이유입니다. 이항락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알코올이 위 점막과 대장 점막을 직접 손상시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술을 계속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무조건 음주량을 줄여야 합니다. 음주 전에 섭취하면 장 건강에 좋은 음식은 달걀, 치즈, 아스파라거스, 우유, 두부, 적당량의 생선류 등이고 안주로 먹으면 좋은 음식은 과일과 채소, 주꾸미, 더덕 등입니다.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치즈, 견과류, 밀가루로 만든 빵도 알코올 흡수를 늦추지만, 많이 먹으면 비만을 일으키기 때문에 적당량을 먹어야 합니다. 치킨이나 삼겹살 등의 기름진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김 교수는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면 간에서 지방 분해는 억제하고 오히려 합성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대사가 바뀐다”며 “술을 많이 마실수록 더 많은 기름진 음식을 원하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도수가 낮은 술을 마셔야 합니다. 도수가 높은 위스키는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옆 사람과 끊임없이 대화해 술잔에 손을 대는 횟수를 줄이고, 호흡을 통해 폐에서 알코올 일부가 대사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따질 것 다 따지면서 어떻게 술을 마시냐’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암 예방 수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암을 예방하려면 하루 1잔의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루 1잔의 음주로도 소화기와 관련된 구강암 발생 위험은 17%, 식도암 30%, 간암 8%, 대장암은 7%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미국 보스턴대 메디컬센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50g(소주 1병) 미만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1%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라면·짬뽕 등 매운 해장국은 소화기에 악영향 위암의 전 단계로 불리는 ‘장상피화생’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일부는 음주로도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의 상피세포가 장 점막의 상피세포 형태로 변하는 것입니다. 우리 몸이 소화액을 분비하지 못하는 세포를 필요 없는 것으로 판단해 그 자리에 대신 장 세포가 자라게 하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위가 지치고 늙어 제기능을 못하는 자리를 다른 세포가 차지하는 셈”이라며 “장상피화생 환자는 위암 발생 위험도가 10~20배 높기 때문에 금주는 필수”라고 지적했습니다. 결론은 암을 예방하려면 아예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아니면 최대한 음주량을 줄여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음주 뒤 장 건강을 지키는 행동수칙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산 과다와 알코올로 인한 속 쓰림 증상을 중화시키기 위해 음식을 먹게 됩니다. 술을 마시면 위식도 괄약근 압력이 떨어져 구토감이 들지만 음식을 먹으면 괄약근 압력이 정상화돼 구토감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짠 음식을 먹으면 속이 더 불편해집니다. 김 교수는 “특히 사람들이 선호하는 라면은 위험한 해장음식 중 하나”라며 “라면 특유의 맵고 짠 맛이 알코올로 손상된 위 점막에 자극을 주고 각종 첨가물은 알코올 해독으로 바쁜 간에 더 큰 짐을 얹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짬뽕이나 매운 해장국도 마찬가지로 소화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술 마시며 담배 피우면 알코올 분해력 떨어져 과음을 했을 때 가장 좋은 것은 물입니다. 전문가들은 수분 흡수를 돕는 전해질 음료나 알코올로 인해 떨어진 당을 보충하는 꿀물을 권합니다. 아스파라긴산이 듬뿍 함유된 콩나물국이나 간을 보호해 주는 ‘메티오닌’이 들어 있는 북어해장국 등 맑은 국과 밥을 함께 먹는 것도 좋습니다. 선지는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해 술독을 풀어주는 데 안성맞춤입니다. 비타민도 숙취 해소에 좋은데 감, 오이, 당근, 귤 등의 채소와 과일에 많습니다. 특히 오이는 칼륨과 수분이 풍부해 음주 시 배설되는 칼륨을 보충해 주는 좋은 식품입니다. 술을 마시면서 흡연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 교수는 “음주 시 담배를 피우면 간에서 알코올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또 위나 장 점막 재생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가급적 흡연과 과음을 동시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아침을 깨우는 서민 메뉴 ‘해장국’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아침을 깨우는 서민 메뉴 ‘해장국’

    해장국은 숙취를 달래기 위한 국이란 뜻의 해정갱(解?羹)에서 비롯된 말로 북한에서는 지금도 해정탕이라 한다. ‘해장국’ 하면 흔히 전날의 숙취를 다스리기 위해 먹는 따뜻한 국물음식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새벽부터 일터로 향하거나 밤새워 일한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는 서민 아침 메뉴이기도 하다. 해장국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재료와 레시피가 있다. 서울에서는 사골 국물에 선지와 우거지 등을 넣고 끓이는 선지해장국, 한우로 유명한 경기도 양평에서는 천엽해장국, 부산·경남에서는 복어로 맑은 국을 끓이는 복국이나 작은 조개로 맑게 끓이는 재첩국, 명태를 말려 황태를 만드는 강원도 일대에서는 황태해장국, 전북 전주 일원에서는 콩나물국밥, 전남 등지에서는 홍어를 푹 끓이는 홍어탕, 인천·부천에서는 뼈다귀해장국 등이 예로부터 유명했다. 그러나 이제는 재료를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어, 전국 어느 곳에서나 다양한 해장국을 맛볼 수 있다. 그럼에도 옛맛을 못 잊어 굳이 멀리 있는 가게를 찾아다니는 마니아들이 많다. 서울에서는 아무래도 소뼈를 고아 끓이는 선지해장국이 대세다. 종로구 청진동에는 1937년에 개업해 대를 이어오는 터줏대감 격인 ‘청진옥’이 있다. 지금은 청진동 재개발로 인근 대형빌딩 1층으로 이사했다. 고교 입시 때 처음 먹어 본 이후 계속 찾고 있는 오랜 인연의 단골집이다. 구수한 국물과 우거지, 내장, 선지, 콩나물 등이 잘 어우러지는데 파를 듬뿍 넣으면 더욱 맛깔난다. 예전에는 찬밥을 국물에 토렴해서 바쁜 사람들이 얼른 먹고 나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뜨겁게 끓여 나온다. 주인은 이제 손님들 식성이 바뀌어서 그렇게 한단다. 용산구 용문동 용문시장 인근에 용산 3대 해장국집이 있다. 일컬어 ‘용문식 해장국’이라 한다. 사골을 푹 고아 만든 국물에 살이 붙은 소 목뼈 한 토막, 선지, 배추 등을 넣어 끓이는 이 지역 전통 해장국이다. ‘창성옥’은 70년 된 가게로, 새로 단장해서 24시간 영업한다. 역시 70년 된 ‘한성옥’은 작은 테이블이 8개밖에 없는 조그마한 가게인데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용문해장국’은 규모 있는 집으로 깔끔한 국물을 자랑한다. 선지해장국 하면 빠지지 않는 집으로 ‘양평신내서울해장국’이 있다. 양평은 예로부터 좋은 한우를 많이 키워 해장국이 발달했다. 이곳에 ‘양평해장국’ 원조집이 있는데, 큰아들이 서울 신사동에 직영점을 냈다. 천엽이 많아 푸짐하며, 매콤한 고추기름을 곁들이면 맛이 특별해진다. 복국을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집이 몇 군데 있다. 화곡동 강서구청 건너편에 ‘충무호동복국’이 있다. 이 집은 경남 통영에서 1951년 개업해서 서울까지 진출했다. 통영의 가게는 아들이, 이곳은 맏딸이 한다. 복, 미나리, 콩나물을 넣어 끓인 맑은 탕의 복국이다. 통영에서 나는 졸복을 쓰는데, 참복과에 속하는 작은 자연산 복이다. 복국에 파래무침을 아낌없이 넣어 먹어야 제맛이다. 바다내음이 나는 음식이다. 해장국의 또 다른 문파는 북엇국으로, 서울시청 뒤에 1968년 문을 연 ‘무교동 북어국집’이 있다. 자리에 앉으면 바로 큰 대접에 북엇국을 내어 준다. 시원한 국물에 북어, 두부, 계란, 파가 들어간 단순한 국이지만 중독성이 있다. 일본 매스컴에도 수차례 소개되어 아침부터 일본 관광객 때문에 줄을 서야 한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데다 그동안 소홀했던 지인들과의 만남도 많아지는 12월이다. 겨울 아침, 순하고 따뜻한 국물로 쓰리고 지친 속을 풀어 주면서 한 끼를 즐기는 일석이조의 해장국이 어떨까.
  • [新국토기행] 눈꽃에 숨은 장성의 푸름

    [新국토기행] 눈꽃에 숨은 장성의 푸름

    서울에서 내려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전남의 관문인 장성군은 호남의 중심이다. 전북과는 경계를 이루고 광주시와 접해 있고 사통팔달 도로가 연결돼 있어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예로부터 장성은 ‘산이 둘러 있고 물이 굽이쳐 스스로 하늘을 이뤘다’고 표현하듯 자연이 만들어 낸 빼어난 경관과 수려한 풍광이 으뜸인 고장이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에 배향된 하서 김인후 선생을 기리는 필암서원을 비롯해 고산서원, 봉암서원 등 유서 깊은 문화자원이 곳곳에 남아 있는 문향의 고장으로 알려졌다. 소설 홍길동이 실제 살았다는 아치곡, 동학농민군이 싸웠던 황룡전적지 등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장성은 최근에는 ‘옐로시티’라는 새 이름으로 불린다. 옐로시티는 사계절 내내 노란색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장성이 꿈꾸는 미래다. 밝은 노란빛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사계절 활력과 매력이 넘치는 고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자연의 멋과 문화 그리고 노란색의 감성이 가득한 팔색매력 장성은 찾을수록 푹 빠지는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인구는 4만 7000여명이다. >>볼거리 ●피톤치드향 가득한 치유의 숲 축령산 편백림 전북 고창과 경계를 이룬 축령산에는 40~50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림대가 1150㏊에 걸쳐 울창하게 펼쳐져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건강한 나뭇잎에서 뿜어 나오는 피톤치드는 특유의 향을 풍기며 산을 찾은 이들에게 청량한 기분을 선물한다. 축령산은 전국 최대의 조림 성공지로도 유명하다. 춘원 임종국 선생이 한국전쟁 뒤 폐허가 된 벌거숭이 산에 30년간 사재를 털어 묘목을 심고 물을 주고 가꾸며 편백림을 직접 일궜다. 촘촘히 뿌리 내린 편백나무마다 산을 사랑했던 그의 열정이 느껴진다. 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에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한 조림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잠시 쉬면서 임 선생 평생에 걸쳐 보여 준 헌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삼림욕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인 축령산은 2014년 사단법인 생명의 숲 국민운동으로부터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축령산에는 널찍한 임도가 곳곳으로 뻗어 있어 가벼운 산책이 가능하다. 안내도를 따라 오솔길로 들어서면 더욱 진한 피톤치드향이 온몸을 감싸며 상쾌한 기분을 선사하고 곧게 뻗은 나무들로 편백림이 만들어 내는 이국적 정취에 흠뻑 빠지기도 한다.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는 데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취향에 따라 숲속에 조성된 데크에 누워 독서나 명상을 즐길 수도 있다. 축령산의 매력을 더 깊게 느껴 보고 싶으면 산림청 ‘장성편백 치유의 숲’에서 운영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된다. 특히 청소년, 환우, 임산부 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고 숲 해설가가 함께해 더욱 알차게 숲의 속살을 체험할 수 있다. ●천년의 역사가 숨쉬는 백양사 백암산을 뒤로하고 가인봉과 백학봉 사이 골짜기에 자리잡은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명찰로 애기단풍과 비자나무 숲, 고불매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장성의 대표 관광지다. 백양사에는 보물인 소요대사부도를 비롯한 극락보전, 대웅전, 사천왕문, 청류암, 관음전 등의 국가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담장에 기대어 있는 고불매와 비자나무 숲과 같은 천연기념물도 볼 수 있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내지만 특히 가을에는 색이 고운 애기단풍이 사찰과 백암산을 물들이기 시작하면 백양사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단풍객들과 추억을 만들려는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백양사로 향하는 길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백학봉을 배경 삼아 맑은 연못에 비치는 쌍계루와 붉은 단풍이다. 수정처럼 맑은 물이 가을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내고 가을 햇살이 더해지면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돼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최고의 단풍 사진 촬영지로 손꼽는다. 백양사를 품은 백암산은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산 중 하나로 사계절 사랑받는다. 특히 전남대수련원에서 오르는 등산길 중간에는 장성 8경 중 하나인 입암산성 일부가 온전히 보존돼 있어 역사의 발자취도 느껴볼 수 있다. 입암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전라도를 지키려는 군사 목적으로 쌓은 성으로 계곡능선을 따라 3.2㎞의 성이 남아 있다. 정연하게 쌓은 성벽이 무너지지 않고 많이 남아 있는 데다 남·북쪽 두문의 흔적까지 있어 웅장했던 성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피와 땀으로 나라를 지키려던 조상들의 숨결이 들리는 듯한 매우 유서 깊은 호국유적지다. 지금은 그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성곽과 윤진의 순의비가 있고, 가을 억새는 장관을 이룬다. ●호수를 품은 숲길, 장성호 호반길 장성호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씻어 주는 기분 좋은 숲길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장성호 호반길은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입소문 난 트레킹 명소다. 장성읍내와 넉넉한 들녘 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고즈넉한 숲길로부터 시작되는 호반길은 댐이 만들어지기 오래전, 마을주민들이 오갔던 길이다. 한동안 사람의 발자취가 사라졌지만 최근 자연 그대로의 경치를 간직한 아름다운 길로 다시 주목받는다. 지금은 장성군이 호수를 중심으로 명품 둘레길을 만들기 위해 곳곳에 끊겨 있는 길을 나무 데크로 잇고 쉼터를 만들어 걷기 좋은 길로 다듬고 있다. 숲길 군데군데 쉼터도 만들었다. 모두 호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힘든 길은 아니지만, 잠깐잠깐 멈춰 서서 풍광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적을 깨며 호수를 가르는 보트의 자태도 멋스럽다. 장성호 건설로 대를 이어 살아온 고향을 등져야 했던 이들을 위한 수몰문화관이 있어 장성호의 과거도 잠깐 엿볼 수 있다. 또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라고 인정받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임권택 시네마테크도 이곳에 있다. 시와 글, 그림과 어록을 주제로 갖가지 조각 작품이 세워진 조각공원도 있어 예술을 즐기며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홍길동 테마파크 홍길동의 고장으로도 유명한 장성 황룡면 아곡마을에 ‘홍길동 테마파크’가 넓게 조성돼 있다. 테마파크는 홍길동 생가를 비롯해 산채, 전시장, 야영장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홍길동 생가는 자리를 옮겨 원형대로 복원했고 전시관에는 출토된 유물과 홍길동 관련 자료인 영상물, 연구논문, 문학작품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또한 테마파크 곳곳에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예쁜 쉼터, 꽃밭이 꾸며져 있고 광장에는 분수대가 있어 한여름 어린아이들의 단골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4D 영상관’은 장성군이 제작한 홍길동 애니메이션 ‘홍길동2084’와 ‘Let’s go 활빈당’을 상시 상영하고 있어 어린이들로 북적인다. 이 밖에도 풋살경기장같이 가볍게 몸을 풀고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많아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더욱 큰 사랑을 받는다. 많은 이들이 홍길동 테마파크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캠핑장이다. 테마파크에 있는 야영장은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나무데크가 25개 조성돼 있고 주변에 취사장, 샤워장, 화장실, 매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최적의 캠핑장으로 손꼽힌다. 기본적인 캠핑시설은 저렴한 가격에 대여가 가능하고 바로 옆에도 오토캠핑장이 있어 개성에 따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이 마을에서 태어난 박수량 선생의 청백리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청백당’이라는 한옥펜션이 지어져 고즈넉한 하룻밤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으로 한번쯤 가족과 함께 머무르기 좋다. ●영화계 거장의 작품 조명한 임권택 시네마테크 장성호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장성이 낳은 영화계 거장인 임권택 감독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임권택 시네마테크’가 들어서 있다. 2014년 개관한 이곳은 상영관과 전시관, 영화 관련 연구 및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이 있다. 2018년까지는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시네마테크가 있는 문화예술공원은 넓게 펼쳐진 장성호를 배경으로 103점의 시·서·화 어록을 새긴 멋진 조각작품이 설치돼 관광객들이 공원을 거닐며 문학적 재미를 느끼도록 해 준다. ●오솔길의 낭만 찾는 캠핑족들의 천국, 남창계곡 입암산 남쪽에 있는 남창계곡은 은선동, 자하동 등 여섯 갈래로 이뤄져 길이가 십여리에 이른다. 계곡마다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갖 새소리가 그치지 않는 울창한 수목과 산천어의 작은 움직임까지 들여다보이는 수정처럼 맑은 계곡물과 계곡을 따라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창계곡이 자랑하는 가장 빼어난 멋이다. 여름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대표적인 피서지로 인기가 높고 최근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캠핑을 즐기려는 레저족의 발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먹거리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흑두부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 전통 손두부가 별미로 꼽힌다. 두부가 들어간 버섯전골과 단풍두부묵 등을 즐길 수 있고, 청국장도 맛이 좋아 백양사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여름엔 꿩 샤부샤부, 겨울엔 꿩 떡국 꿩은 예로부터 기력을 증강시키고 소화기능을 돕고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의 염증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심이나 등심 같은 부위는 적당한 두께로 썰어 샤부샤부와 육회, 탕수육, 떡국 등으로 먹는다. 여름에는 샤부샤부, 겨울에는 떡국을 즐겨 먹는다. ●얼었다 녹았다 반복해 달달한 장성 곶감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품종은 주로 대봉이며 감나무들의 수령이 높아 열매가 크고, 육질이 단단하다. 자연 바람으로 말리는 이곳 곶감은 다른 지역과 달리 빛깔이 그리 곱지 않다. 늦가을부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당도가 높다. 특히 절반만 말린 반건시가 부드러워 인기를 끌고 있다. ●자양 강장의 아이콘 메기찜·메기매운탕 강에서 갓 잡은 메기에 온갖 채소를 넣고 끊인 메기매운탕은 향긋하고 비린내도 나지 않아 식욕을 돋워 주는 음식이다. 자연산 메기에 각종 양념으로 맛을 낸 메기찜은 담백하고 향긋해 맛을 아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메기찜은 담백하고 칼칼하며 매콤한 맛은 물론 자양 강장의 효과까지 뛰어나다. ●축령산 경치와 함께 즐기는 한방약오리 축령산 자락에서는 황귀, 녹각, 예덕나무 등 각종 약재를 넣어 끓여 낸 한방약오리를 맛볼 수 있다. 축령산 계곡물에 발을 담글 수 있어 더운 여름날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깔끔하게 나오는 신선한 나물 등 담백한 밑반찬과 함께 오리백숙과 닭백숙, 떡갈비까지 기호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어르신 손맛 더한 ‘희망두부’ 인기만점

    어르신 손맛 더한 ‘희망두부’ 인기만점

    전통 가마솥 제조 방식 ‘입소문’ 15명 모여 하루 최대 96모 생산 5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 강북노인회관 4층. 입구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가마솥에서는 몽글몽글 덩어리 진 두부가 뽀얀 자태를 드러냈고 솥 주변을 둘러싼 노인들은 연신 나무주걱을 저었다. 이용국(72)씨는 “생산 수량으로 보면 대규모 두부공장을 따라갈 수 없지만 ‘내가 만든 두부로 자녀들과 손주들의 건강을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두부를 만들고 있다”며 웃었다. 강북구가 2013년부터 ‘어르신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가마솥 희망두부 생산·판매사업’이 인기다. 지역 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무공해 국산콩과 천연간수를 사용해 옛날 전통 가마솥 제조 방식으로 손수 만들어 내는 건강 손두부라고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노인은 모두 15명으로 하루 두부 생산량은 최대 96모다. 근무시간은 오전 6시부터 3시간 정도라 건강에도 무리가 없다. 노인들은 모두 두부제조 전문가로부터 오랜 기간 교육을 받았다. 생산자가 바뀌더라도 같은 품질과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산 과정별 매뉴얼도 갖췄다. 두부 생산 시설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한국식품연구소에 의뢰해 생산판매를 위한 검사도 마쳤다. 특히 강북구의 두부 사업은 노인 일자리가 대부분 공공부문에서 이뤄지는 것과 달리 시장형(제조판매형) 일자리로 운영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동시에 수익 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사회참여활동도 가능해 의미가 무척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겸수 구청장은 “‘가마솥 희망두부’를 강북구의 대표 브랜드 상품으로 육성하고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야구선수의 타율이나 방어율과 비슷한 지표가 광고인들에게도 있다. 기업들이 어느 광고 대행사에 자사 광고를 맡길지를 정하는 경쟁입찰에서 얼마만큼의 수주를 해내느냐가 그것이다. 통상 2할5푼(4회 입찰해 1회 수주) 정도가 광고업계의 평균인데 박웅현 대표는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10건의 입찰에 참여해서 9건을 수주한 해도 있었다. 그에게 광고를 맡기면 다른 곳보다 확실한 결과를 낸다는 것을 광고주들이 두루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제일기획에서 17년을 보낸 뒤 글로벌 광고회사 TBWA코리아로 옮겨 2014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대표(CCO)를 맡고 있다. 광고만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콘텐츠를 책, 다큐멘터리, 공연 등 다양한 틀에 접목 해보는 실험가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도끼다’와 ‘여덟 단어’가 요즘 출판계에서 보기 드물게 각각 ‘100쇄’를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해졌다. ▲1961년 경기 동두천 출생 ▲돈암초, 용호중, 배재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뉴욕대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제일기획(1987년), TBWA코리아 제작 전문임원(2004년) ▲칸국제광고제 심사위원,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다시, 책은 도끼다’ 등 저술 그에게 명함 뒷면은 하얀 도화지다. 줄이 쳐져 있지 않은 작은 공책이다. 그때그때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일들을 글자나 그림으로 새겨 넣는다. ‘진심이 짓는다’와 같은 광고 카피가 그곳을 채운 적도 있었고, ‘돈키호테’의 이미지가 거기를 다녀간 적도 있었다. 지금은 ‘망치’란 두 글자가 빨간색 해머와 함께 그려져 있다. 2014년부터 젊은이들의 꿈과 창의력을 키워 주기 위해 진행해 온 강연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세상을 두드리는 작은 망치질’의 의미를 소리 높여 말해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박웅현(55) TBWA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대표를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1993년 가을 어느 날. 우리는 오디션 경연장에 선 가수 지망생 같은 심정으로 앞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제일모직 의류 브랜드 ‘빈폴’의 TV CF 최종 시안 발표를 조금 전에 막 끝낸 참이었다. 우리 앞의 그들은 우리에게 CF 제작을 의뢰한 제일모직 간부들이었다. 몇 달을 고민한 결과를 쏟아낸 우리는 그들이 ‘OK’ 사인을 내주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당시 제일모직은 커져 가는 고급 캐주얼 시장에 자체 브랜드 ‘빈폴’을 내놓았지만 ‘폴로’, ‘라코스테’ 같은 외국 회사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라는 메인 카피를 배우 한석규의 목소리에 담아낸 영상이 끝났지만, 그들은 한참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얼마 후 한 임원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와서 뭐가 어쨌다는거요?” 아, 우리가 만용을 부린 걸까. 사실 광고주들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요구했던 카피가 있긴 했다. 브랜드의 슬로건이 ‘도심 속의 자연주의’이니 그 표현을 그대로 광고에도 살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카피로는 소비자들에게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을 게 뻔했다. 나는 ‘라코스테’의 악어나 ‘폴로’의 말(馬)과 같은 ‘빈폴’의 자전거에 주목했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사랑하는 여인의 가슴에 붙은 상징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차가운 반응 속에 시안 발표 자리가 파하려는데, 한 임원이 불쑥 제안을 했다. “40~50대인 우리들이 빈폴의 주요 타깃 고객층은 아니잖아요. 20, 30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봅시다.” 잠시 후 제일모직의 젊은 여직원들이 불려왔고, 상황은 그걸로 끝이었다. 빈폴은 우리가 제작한 CF를 기점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광고를 잘 만들어서 브랜드가 떴다고 말해 주는 광고주는 없다. 자신들이 브랜드 콘셉트를 잘 잡고 제품을 잘 만들어서 그렇다고 말할 뿐이다. 반대로 제품이 뜨지 않으면 광고주들은 “광고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라 탓을 돌린다. 그것은 우리 직업의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1975년 중2 때부터 나의 방대한 양의 책 읽기가 시작됐다. 이유는 수업 때문이었다. 당시 선생님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같은 작품들을 읽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를 많이 내주셨는데, 나는 독후감 낭독에 단골로 호명이 됐다. 그때 나 같은 친구들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내가 좀더 잘써야지’, ‘내가 더 많이 읽어야지’ 같은 일종의 경쟁심리 같은 게 생겼다.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개선문’(레마르크), ‘폭풍의 언덕’(브론테), ‘수레바퀴 아래서’(헤세), ‘인간의 굴레’(몸) 같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배재고에 들어가서는 학교신문을 만드는 데 빠져 살았다.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언제나 ‘칼럼니스트’였다. 결국 재수까지 해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갔고, 여기에서도 꿈을 이루겠다며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학보사에 발을 들였다. 대학 때에는 한국문학에 심취했다. 이문열, 황석영, 이외수, 김원일, 이청준, 오정희 등을 찾아 도서관에서 살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책읽기는 내가 기자가 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문학과 철학, 역사를 두루 섭렵하는 것을 기자가 되기 위한 소양으로 생각하던 나에게 사법시험 준비 수준의 언론사 공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피터팬 신드롬’이니 ‘레임덕’이니 하는 시사용어를 모르면 기자가 될 수 없다는 건 내게 난센스였다. 상식책을 덮어버린 그날, 나는 친구들 보란 듯이 도서관에 가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펼쳐들었다. 친구들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나는 그들에게 독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그게 상식이냐, 이게 상식이지.” -대학을 졸업한 1987년의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학교 다닐때 상상도 하지 않았던 광고회사(제일기획)에 들어갔다. ‘뉴스 콘텐츠’ 대신에 ‘광고 콘텐츠’를 생업으로 택한 것이었다. 내 또래에 나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없고 사고의 깊이가 나만 한 사람도 별로 없을 거란 막연한 자신감이 나에겐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요즘 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다독(多讀) 때문이었을까, 광고인으로서 나는 너무 사변적이었다. 81학번으로 군사정권 치하에 학교를 다녔고, 대학 학보사 기자로서 현실을 비판해 왔으며, 학과 선배들과 사회과학의 벽을 깨는 훈련을 받아 온 나는 논리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야, 박웅현, 향수 파는데 무슨 논리가 그렇게 장황하냐.” 선배들은 나와 함께 일하기를 싫어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주는 배움과 성장의 섭리는 나에게도 아주 예외는 아니었다. 입사 4년 정도가 지난 1992년. 당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오영곤(현재 서울광고기획 부사장) 국장이 우연히 내 카피를 보게 됐다. “야, 이거 누가 썼냐. 광고의 맥을 아주 잘 짚었네. 특히 논리가 뛰어나다.” 그는 이후에도 나를 여러 번 칭찬해 주었다.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게 나의 발목을 잡았는데, 그래서 나는 이 바닥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칭찬을 받게 되다니….’ 자신감은 성과로 이어졌다. 얼마 후 나는 ‘성깔 있는 두부’라는 풀무원 제품 카피를 써서 사내 입지를 확연히 넓힐 수 있었다. 선배들이 “같은 팀이 돼서 일해 보자”며 손짓을 해 왔다. -1995년 삼성그룹 이미지 광고 카피로 나온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시리즈는 ‘빈폴’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삼성의 ‘세계 일류’ 캠페인이었는데, 신문광고를 통해 ‘(닐 암스트롱에 이어) 달에 두 번째로 도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일등했을 때 2등이 누구였는지 아느냐’와 같이 1등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어떤 광고에 가장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데, 우리 사회에 담론을 던졌다는 측면에서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KTF) 같은 것들이 의미 있었다고 본다. ‘진심이 짓는다’(대림 e편한세상)는 아파트 광고의 프레임을 바꾸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가 지은 책들이 이렇게 잘 팔릴 줄은 나는 물론이고 출판사도 상상하지 못했다. 2011년에 출간된 ‘책은 도끼다’가 5년이 흐른 지금도 인기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책은 도끼다’가 107쇄, ‘다시 책은 도끼다’가 26쇄를 찍었고 ‘여덟단어’는 119쇄까지 갔다. 100쇄 도서가 많지 않은 요즘 한 사람의 책 2권이 동시에 100쇄를 넘어간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들었다. 사람들에게 어떤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책에 대해 말한 기존의 도서들이 “이 책들을 통해 내가 뭘 배웠다”고 이야기하는 식이라면, 내 책은 그냥 ‘책으로 접근하는 다리’ 정도의 역할만 해준게 외려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책을 잡아도 잘 읽히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건 사실 나도 똑같다. 눈으로 받아들인 활자의 내용이 머리에 와닿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안 읽는 게 답이다. 잘못하면 보석 같은 페이지를 다 놓칠 수 있다. 어떤 책이 눈에 안 들어오면 다른 책을 읽어 보고 그것도 안 읽히면 놓는 것이 상책이다. 사람이 물리적 시간만 확보된다고 텍스트에 빠져드는 게 아니다. 심리적인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 -책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존중이다. 같은 책이어도 10대 때 읽은 것과 50대에 읽은 것이 다를 수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중국·일본 기행 ‘천상의 두 나라’가 나에겐 딱 그랬다. 40대 중반쯤에 그 책을 읽었는데 카잔차키스의 다른 책들과 달리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지 않아서 서가에 꽂아 두고 있었다. 2~3년 후 서가를 뒤적이다 우연히 책이 손에 잡혀서 펼쳐봤는데 완전히 달랐다. 물리적인 상태의 책은 전과 지금이 같겠지만, ‘나’라는 유기체와의 관계에서 본 그 책은 전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책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이 될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권장도서’, ‘고전 100선’ 같은 것들을 믿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다. 그건 바깥에서 부여한 권위일 뿐이다. 나라는 유기체와 불꽃이 튀겨야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낸 책들이 잘 팔리면서 마치 ‘인문학의 전도사’ 같은 평가를 받게 됐는데 사실 부담스럽다. 나는 광고를 만들어서 먹고사는 사람이다.(인터뷰를 하는 3시간여 동안 그의 휴대전화에는 업무와 관련한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이 쉴새없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책으로 다뤄 보고 싶은 단어를 고르라고 하면 ‘사유’나 ‘사색’을 고르겠다. 작은 불 하나 켜 놓고 눈감고 20~30분 동안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내 위치도 한번 돌아보고 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중요하다. ‘인풋’도 ‘아웃풋’도 없는 ‘노풋’의 시대가 와야 한다.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강박이 있다. 그 결과 지식과 정보의 소화불량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그리운 집밥 맛있는 밥집… 아 ~ 엄마생각

    그리운 집밥 맛있는 밥집… 아 ~ 엄마생각

    세계 최고의 식당에 별점을 주는 미슐랭 가이드.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라면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을 만한 식당이 미슐랭 스타를 손에 넣는다. 별 하나를 받은 식당은 요리가 훌륭한 곳이다. 별 두 개짜리는 요리가 훌륭해서 멀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을 뜻한다. 최고 평점인 별 세 개를 받은 식당은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우리 농촌에는 보석 같은 맛집이 곳곳에 숨어 있다. 다소 멀더라도 맛 따라 여행을 떠날 가치가 충분한 식당들이다. 농촌진흥청은 2007년부터 직접 농사지은 채소와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맛깔스럽게 요리한 향토 음식점 117곳을 ‘농가 맛집’으로 지원하고 있다.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에 대한 셰프의 개성과 창의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등 미슐랭이 내건 좋은 식당의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찬바람에 몸을 웅크리게 되는 겨울의 문턱, 따끈하고 푸짐한 농가 밥상을 만나러 길을 떠나 보자. >>이천 볏섬만두전골 쌀이 유명한 경기 이천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월 대보름 아침에 풍년을 기원하며 볏섬 모양으로 빚은 만두를 먹었다고 한다. 호법면 송갈로에 있는 ‘돌댕이석촌골’은 오색 볏섬만두를 듬뿍 넣어 끓인 전골을 낸다. 쫄깃한 만두피 속에 시래기와 삶은 숙주, 버섯을 다져 고기와 함께 넣는다. 씹는 식감이 그만이다. 소고기 양지와 무를 우려낸 육수에 80년 묵은 씨간장으로 간을 해 국물 맛이 깊고 시원하다.게걸무시래기 닭볶음탕이 독특하다. 이천 특산물인 게걸무는 토종무로 일반 무보다 작고 단단하며 호되게 매운맛이 특징이다. 식당 대표인 이태연(60)씨는 10월 말 직접 수확한 게걸무의 무청을 겨우내 말려 시래기를 만든다. 게걸무시래기를 닭볶음탕에 넣으면 얼큰하고 구수한 풍미가 강해진다. 식사를 마치면 게걸무차가 나온다. 무 토막을 말린 뒤 덖어 만든 차다. 기관지와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되고 항산화 작용을 한다고 이 대표는 귀띔했다. >>진천 묵은지갈비전골 충북 진천 덕산면에서 ‘묵은지화련’을 운영하는 주은표(53) 대표의 특기는 김장이다. 배추, 고추, 갓, 생강 등 손수 농사지은 재료로 일 년에 두 차례 김장을 한다. 농약은 최소화해서 키운다. 양념은 많이 하지 않고 고추씨를 듬뿍 넣어 칼칼하고 시원한 맛을 낸다. 김치는 마당에 땅을 파서 만든 토굴에서 3~5년 숙성한다. 매년 소비되는 묵은지가 2000㎏이다. 1인분에 1만 9000원인 묵은지 정식을 시키면 돼지갈비를 넣은 묵은지전골에 홍어삼합, 순두부와 반찬 14가지가 나온다. 이웃마을인 괴산에서 10년째 받아오는 갈비는 부드럽고 맛이 좋은 암퇘지만 쓴다. 밑반찬은 제철 나물이다. 겨울철에는 말린 호박과 가지를 볶고 고추 부각, 총각무김치, 파김치를 주로 낸다. 구운 김이 밥도둑이다. 오일장에서 산 재래김에 들기름을 바르고 가마솥에서 볶은 굵은 소금을 뿌려 잰 뒤 석쇠에 굽는다. 넉넉하게 자른 김 위에 직접 농사지은 구수한 발아현미밥을 얹고 길게 찢은 묵은지를 감아 올리면 입안이 풍성해진다. >>신안 해초전복돌솥밥 전남 신안 압해면은 해풍을 맞고 자란 무화과와 배가 주렁주렁 열린다. 갯벌에서는 김, 감태, 낙지가 사시사철 나온다. 이곳에 자리한 ‘꽃피는 무화가’는 김현주(47)·선주(45) 자매가 운영하는 곳이다. 매실, 함초, 무화과 등 지역 특산물로 담근 30여종의 효소가 자매식당 맛의 비결이다. 대표 메뉴는 해초전복돌솥밥. 다도해 청정해역인 흑산도의 10m 내외 수심에서 자란 전복에 톳을 비롯한 해초를 넣어 밥을 짓는다. 매일 공수하는 전복은 산 채로 삶아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린다. 삶은 전복은 얇게 저며 먹기 좋게 손질한다. 윤기 자르르 도는 돌솥밥에 함초, 무화과, 매실로 만든 효소와 50년 넘게 전해 내려온 집간장으로 만든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우럭간국은 겨울이 제철인 우럭으로 만든다. 살이 차고 기름진 우럭을 소금물에 절인 뒤 찬 바닷바람에 꾸덕하게 말린다. 쌀뜨물과 말린 함초를 넣은 육수로 비린내를 없앤다. 쑥갓을 듬뿍 올려 맑게 끓인 우럭간국은 보양식과 해장국으로 적합하다. >>안동 마떡갈비 경북 안동 와룡면의 ‘뜰’은 집안 내림 음식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양반가의 정갈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1만 5000원, 2만 5000원, 3만 5000원 등 3가지 가격대의 정식을 고를 수 있다. 안동에서 많이 나는 마, 고구마, 단호박이 상에 푸짐하게 오른다. 마를 밥알 10배 정도 크기로 잘게 깍둑 썰어 밥을 하면 감자처럼 포슬포슬한 식감을 준다. 마를 손가락 굵기로 자른 뒤 다진 안동 한우를 둘러 구운 마 떡갈비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안동 대표 음식인 문어숙회에는 생마 생채를 곁들인다. 경북 지역에서 자주 먹는 시래기 된장국에도 마를 넣는다. 안동 권씨 종부인 조선행(57) 대표는 집안 내림 음식인 꿩장과 멸장을 자신 있게 내놓는다. 꿩고기에 수수쌀, 무, 생강, 된장, 고추장을 넣어 볶은 꿩장은 소고기 볶음고추장과 비슷한 질감인데 더 깊은 맛을 낸다. 멸장은 질 좋은 멸치를 삶지 않고 볶은 다음 메주콩을 넣어 푹 끓이다 조청, 고추장, 된장, 생강으로 양념한다. 생콩가루에 비벼서 쪄낸 부추·고추찜과 썩 잘 어울린다. >>원주 서낭할머니보쌈 강원 원주의 회촌은 농촌의 한적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과 들, 계곡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토요’는 회촌에서 나는 유기농 농산물을 주재료로 쓴다. 9000원만 내면 취나물, 곤드레, 다래순, 시래기 등 20가지가 넘는 푸짐한 산나물 한식뷔페를 즐길 수 있다. 조미료를 쓰지 않아 담백하고 속이 편안한 맛이다. 한쪽에 넓은 번철이 있어서 손님이 직접 달걀부침이나 김치전 등을 지져 먹는 재미가 있다. 서낭할머니보쌈정식은 마을을 지켜주는 할머니 산신령을 형상화한 음식이다. 알맞게 익은 아삭한 묵은지 위에 삼겹보쌈을 올리고 대파와 검은콩, 당근으로 얼굴을 표현했다. 회촌에서는 단오제, 옥수수축제, 김장축제, 정월대보름 달맞이 축제 등 계절마다 축제가 열린다. 식당 근처에 박경리 토지문학관과 매지농악전수관, 체험을 할 수 있는 술빵 공장 등이 모여 있어 가족 나들이로 추천할 만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구수한 청국장찌개의 매력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구수한 청국장찌개의 매력

    메주콩을 푹 삶아서 볏짚과 함께 단지에 담아 따뜻한 곳에 두고 2~3일 띄우면 구수한 청국장이 만들어진다. 된장은 많은 과정을 거쳐 몇 개월씩 걸리는 데 비해 청국장은 며칠 내 완성되는 속성 음식이다. 그래서 청국장(淸麴醬)은 전시에 급히 만들어 먹을 수 있었던 장인 전국장(戰國醬)에서 왔다는 말이 있다. 또 청나라에서 왔다는 뜻인 청국장(淸國醬)에서 유래했다 하기도 하고, 담북장이라 하는 지방도 있는 등 여러 설이 있다. 어쨌든 청국장은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켜온 식품이다. 어릴 때 온돌 아랫목 이불 덮은 단지에서 나는 청국장의 그 깊고도 오묘한 냄새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예로부터 소박한 식재료로 우리 입맛을 지켜온 청국장은 이제 영양분이 풍부할 뿐 아니라 각종 성인병과 노화예방에도 효과적이어서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청국장 요리의 대표는 청국장찌개다. 제조된 청국장을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고 요리방법도 간단해 어느 가정에서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먼저 소고기나 멸치로 육수 국물을 낸 후 청국장과 무, 배추를 넣고 푹 끓인 다음 양파, 두부, 고추, 마늘 등을 더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청국장찌개는 청국장 맛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잘하는 집이라는 평가가 그 어떤 음식보다 맛보는 이의 식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단골집을 몇 군데 소개한다. 서울 사당동 이수역 부근에 ‘보성식당’이 있다. 고향이 전남 보성인 주인아주머니가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이 옛날 주막을 연상시키는 테이블 6개의 조그만 집이지만, 입소문이 나서 청국장 마니아들이 끊이지 않는다. 진한 청국장 맛이 인상적이고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도 깔끔하고 맛깔난다. 예전 사직공원 옆 골목 초입에 ‘사직분식’이라는 허름하지만 소문난 청국장 집이 있었다. 주인아주머니가 1997년 원래 분식집으로 시작했는데, 시부모가 경동시장에서 청국장(재료) 가게를 하는 바람에 청국장찌개 집으로 변신해서 대박을 터뜨린 집이다. 이 구석진 곳을 어떻게들 알고 왔는지, 끼니때면 그야말로 식객들이 긴 줄을 섰다. 이 동네가 재건축되면서 조선호텔 옆으로 옮겨 ‘사직골’이란 이름으로 새로 개업했다. 청국장백반이 대표 메뉴로, 청국장 고유의 진한 냄새를 줄인 슴슴한 찌개 맛이 일품이다. 일찍이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등장했던 딸이 이제는 청국장을 직접 만들고 있다. 종로2가 낙원상가 지하시장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일미식당’은 구수한 청국장찌개와 맛있는 쌀밥으로 유명하다. 청국장도 수준급이고 반찬도 정갈하지만 특히 밥이 일품이다. 도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햅쌀로 갓 지은 밥을 내어놓는 착한 식당이다. 마니아들의 숨겨진 맛집이었는데, 매스컴 때문에 줄이 너무 길어졌다. ‘광주식당’은 청량리역 1번 출구 부근 청량리시장 내 작은 골목에 있다. 이 집 청국장찌개는 큼지막한 두부 한쪽을 넣어 팔팔 끓여주는데, 먼저 구수하고 슴슴한 장맛이 입맛을 돋운다. 그다음 양은냄비에 나오는 즉석 밥과 누룽지가 가세해 더욱 입맛을 돋운다. 장보러 온 사람, 시장상인들이 어우러져 함께 식사하는 이 작은 집에 오면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그 옛날 시장통 백반 집에 온 것 같아 정겹다. 짙어가는 가을 끝 무렵 고향 냄새를 한껏 풍기는 구수한 청국장찌개로 한 끼 행복한 식사를 즐겨보면 어떨까.
  • 바스락, 떠나는 발걸음…보고 또 봐도 그립구나

    바스락, 떠나는 발걸음…보고 또 봐도 그립구나

    아산 공세리성당, 300살 넘은 느티나무, 가을빛 머금다 공주 갑사, 은행나무 터널 지나니 오색 단풍 반기다 보령 청라 은행마을, 3000여 그루 노란빛 자태에 넋을 잃다 가을도 끝자락이다. 나무들은 북풍 한 자락에 하릴없이 나뭇잎을 떨군다. 이제 가지 끝에 이파리 매달고 있는 건 몇몇 노거수(老巨樹)뿐이지 싶다. 단풍 좋은 곳을 찾아 헤매다 돌아오니 제집 담장 옆의 단풍이 가장 곱더라는 옛말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예쁜 단풍은 곳곳에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여태 자연이 벌이는 색의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당신, 충남권의 단풍 명소들에 주목하시라. 가까워서 좋고, 늙은 나무들이 깊은 풍경을 펼쳐 내서 더 좋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불리는 곳, 그래서 ‘태극기 휘날리며’ 등 7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던 곳. 이 모두가 아산의 공세리성당을 일컫는 표현들이다. 공세리성당이 깃든 내포(內浦) 지역은 충남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의 요람 같은 곳이다. 당연히 공세리성당의 역사도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95년 프랑스에서 에밀리오 드비즈(한국명 성일론) 신부가 공세리로 부임해 온다. 두 해 뒤 그는 한옥 성당을 신축했고 1922년엔 직접 설계까지 맡아 성당을 짓는다. 그게 지금의 공세리성당이다. 공세리성당엔 유명한 일화가 전해 온다. 바로 ‘이명래 고약’이다. 1900년대 아산 지역엔 종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다. 당시 외국인 선교사들은 포교를 위해 일정 수준의 의학 지식을 갖추고 있었는데, 드비즈 신부 또한 치료와 선교를 병행하고 있었다. 드비즈 신부는 의학 지식을 활용해 종기 퇴치 약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줬다. 당시 공세리성당에서 심부름을 하던 소년 이명래는 드비즈 신부에게서 고약 조제법과 치료법을 배웠다. 이어 1906년 아산에 ‘명래한의원’을 개업하고 종기를 치료하는 고약을 만들었다. 그게 ‘이명래 고약’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겐 ‘화석’ 혹은 ‘유물’처럼 여겨질 약이겠지만 당시엔 거의 유일한 종기 치료제였을 만큼 ‘전설적인’ 고약이었다. 성당은 아름답다. ‘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건축물’이라고는 하는데 범부의 눈엔 그저 여느 성당과 다름없는 단아한 건물로 각인된다. 공세리성당을 완성하는 건 주변 풍경과의 조화다. 수령 350여년의 느티나무, 시퍼런 힘줄 같은 뿌리를 드러낸 팽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성당 건물을 둘러쳤다. 여기에 가을빛이 더해져 풍경이 더욱 깊어진다. ‘공세리성당’은 그러니까 성당뿐 아니라 주변 모든 풍경을 수렴하는 의미로 봐야 옳지 싶다. 사람들은 대개 성당 앞만 보고 간다. 한데 성당 오른쪽으로 돌아 건물 뒤편으로 가면 또 하나의 볼거리가 나온다. 바로 ‘십자가의 길’이다. 예수가 십자가를 진 채 처형장까지 갔던, 저 유명한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이 길, 짧지만 참 멋지다.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고, 예수 고난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14처에 걸쳐 세워져 있다. 종교와 무관한 이라도 조용하게 걸어 볼 만하다. 공세리성당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의 곡교천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전국의 아름다운 가로수길 10선’에 이름을 올렸던 아산의 명소다. 곡교천 북쪽 충무교에서 현충사 입구까지 2.5㎞ 구간 뚝방에 35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식재돼 있다. 4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아름드리 거목으로 성장해 해마다 가을이면 주변을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인다. 다만 올해는 이상 기온 등으로 잎의 빛깔이 그리 곱지는 않다. 공주에 들른다. 어차피 내려가는 방향이어서 시간 손실을 걱정할 일은 없다. 목적지는 갑사다.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했던가. 봄엔 신록이 아름다운 마곡사를, 가을엔 단풍이 고운 갑사를 찾으라는 뜻이다. 갑사로 드는 길에 만나는 은행나무 터널이 이방인의 시선을 잡아끈다. 늙은 은행나무들이 400~500m 남짓 터널을 이뤘다. 옆으로 펼친 가지 끝엔 노란 이파리가 매달렸다. 갑사에 이르는 길은 흔히 ‘오리숲길’로 불린다. 오색 단풍이 일품인 곳. 참나무 등의 활엽수와 단풍나무가 다채롭게 어우러졌다. 낙엽들이 쌓여 만든 푹신한 길을 걷는 맛도 각별하다. 보령 땅에 들어선다. 40~50대 장년층이라면 1995년 보령과 통합되면서 제 이름을 잃어버린 ‘대천’이란 지명이 더 귀에 익을 터다. 라면처럼 휘어진 철길을 달리던 옛 장항선 열차를 타고, 가수 윤형주가 그랬듯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어 주고야 말겠다’는 강렬한 꿈을 꾸던 곳이 바로 대천 땅, 대천해수욕장이다. 실제 윤형주가 노래 ‘조개껍질 묶어’를 만든 곳도 대천 바다였다. 이 계절 보령에서 찾아야 할 곳은 청라면이다. 은행나무들이 노란 꽃구름을 만들고 있는 곳이다. 청라면으로 드는 길목 여기저기 가을빛이 화사하다. 저수지는 노랗게 물든 단풍을 그대로 수면 위에 담아내고, 사방을 둘러친 산자락엔 붉은 빛깔로 단장한 단풍나무들이 단풍 명산 못지않은 요염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은행나무 많기로 이름난 청라면에서도 뭇사람들이 ‘엄지 척’ 꼽는 곳은 청라 은행마을이다. 수령 100년이 넘는 토종 은행나무 30여 그루를 포함해 모두 3000여 그루에 달하는 은행나무가 식재된 우리나라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중 한 곳이다. 마을에 들면 신경섭 가옥이 객을 맞는다. 조선 후기 가옥 형태가 오롯이 남은 고택이다. 담장 안팎으로 100년 이상 된 은행나무들이 시립하듯 서 있다. 특히 대문 앞을 지키고 있는 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을 헤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늙은 은행나무들은 가지마다 노란 이파리를 가득 매달고 있다. 바닥엔 또 그만큼의 잎을 떨궜다. 꼭 노란 융단을 밟고 선 듯한 느낌이다. 청라 은행마을에서는 해마다 전국 은행 수확량의 절반이 넘는 100t가량의 은행이 수확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가로수나 경관을 위해 심은 은행나무와 달리 이 마을의 나무들은 죄다 소출을 위해 심었다는 뜻이다. 그 탓에 비록 빼어난 조형미를 갖추지는 못했어도 이방인들에게 자연스럽고 정감 넘치는 풍경을 안겨 준다. 글 사진 아산·보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아산 공세리성당, 곡교천 은행나무 거리, 현충사 등의 순으로 돌아보면 효율적이다. 이어 공주 갑사를 둘러본 뒤 보령 청라 은행마을, 천북면 순으로 일정을 짜면 무난하다. 올해 수능 수험생이라면 아산레일바이크(547-7882)와 피나클랜드(534-2580)를 찾아도 좋겠다. 수험표를 지참한 본인은 50%, 동반 3인까지는 30% 할인된다. →맛집 : 공세뜰두부집(533-1545)은 집에서 만든 두부를 내는 집이다. 두부 요리도 맛깔스럽지만 무엇보다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내는 김치찌개가 일품이다. 청국장도 별미다. 아산 공세리성당 앞에 있다. 보령 쪽에선 굴구이가 계절 별미다. 천북면 쪽에 굴구이집들이 밀집돼 있다. 서너 명이 3만원짜리를 먹는 게 보통이지만, 적은 인원이 갈 경우 양과 값을 조정할 수 있다. 굴을 구울 때 파편이 많이 튄다. 다소 위험할 수 있으니 안경이나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는 게 좋다. 오천항의 키조개도 달짝지근하고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성주면의 황해원(993-5051)은 짬뽕으로 유명한 집. 점심때만 문을 연다. →잘 곳 : 아산은 온천 도시다. 조선 시대 온천 행궁이 있던 온양온천, 충남도 1호 보양 온천인 도고온천, 게르마늄 온천인 아산온천 등 이름난 온천 지구만 세 곳이다. 보령 쪽 바닷가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호텔뷰(641-7890)를 권한다. 객실은 조리를 할 수 있는 펜션형과 호텔형 두 가지다. 바다 쪽 전망은 펜션형이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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