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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토종] (12) 황칠나무

    [한국의 토종] (12) 황칠나무

    신비의 금빛 천연도료로 알려진 황칠(黃漆). 은은한 황금색에 내열·내수·내구성이 강한 황칠은 고대부터 공예품의 표면을 장식하는 데 쓰였다. 문헌에는 황칠을 예찬한 기록이 많다.‘삼국사기’에 보면 “백제가 금빛 광채의 갑옷을 고구려에 공물로 보냈다.”고 적혀 있으며 신라는 칠전(漆典)이라는 관청을 두고 국가가 칠 재료 공급을 조절하였다고 전해진다. 사진 글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조선시대 중국 조공으로 마구잡이 벌목 황칠은 두릅나무과 상록 활엽수인 토종 황칠나무에서 채취한 액체를 정제해 만든다.“아름드리 나무에서 겨우 한잔 넘칠 정도. 상자에 칠을 하면 검붉은 색 없어지니 잘 익은 치자물감 어찌 이와 견주리요.” 다산 정약용의 ‘황칠’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다산이 시로 지을 만큼 칭송한 황칠은 순금을 입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황금빛이다. 그 빼어남 탓에, 조선시대에는 중국의 조공 요구와 조정 공납을 감당하느라 마구잡이 벌목으로 이어졌다. 이후 토종 황칠나무를 볼 수 없게 되면서 전통 칠공예로서 황칠도 사라져갔다. 최근 남서해안 및 도서 지역에 황칠나무가 자생하는 것이 발견되면서 오랜 세월 맥이 끊긴 황칠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지난 8일 토종 황칠나무 수액의 채취 과정을 보고자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수과 김세현(49) 박사와 함께 제주도 서귀포시 상효동의 자생군락지를 찾았다. ●제주도에 70% 자생… 15년생부터 채취 한반도의 황칠나무 중 70%가 자생한다는 제주도. 도민들 대부분이 황칠나무를 잘 몰라 땔감이나 부목용으로 벌채를 해 지금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계곡에만 남아 있다. 그나마 15년 이상 자라야 채취가 가능해 대량생산이 어렵다고 한다. 김 박사는 1991년부터 5년간 전통 황칠의 복원 및 산업화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우량개체를 골라 유전자 보존을 하는 작업과 수액 채취 방법을 개선하는 데 실적을 쌓고 있다. 김 박사는 “잎에는 다량의 사포닌 성분이 있고 꽃에는 꿀이 있으며 원적외선 방사 에너지가 방출된다.”며 황칠나무의 용도가 다양함을 강조한다. ●일제 강점기땐 잎만 따도 잡아가 구영국(48·황칠공예 명인 127호)씨는 200년간 끊어진 전통 황칠공예의 맥을 이으려는 장인(匠人)이다.“옻칠은 잘 알면서도 우리의 전통 황칠을 모르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그는 경기도 분당에 있는 작업실에서 다양한 소재에 황칠을 시도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한국 사람이 황칠나무 잎만 따도 잡아간다고 했어요.” 당시 일본으로 한국의 황칠이 유출됐으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일본은 이미 황칠의 비밀을 풀었지만 정작 국내에는 확인된 황칠 유물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옻칠이 천년이면 황칠은 만년이라고 했어요.” 보존성이 뛰어난 황칠의 특성상 국내 어딘가에는 유물이 남아 있으리라고 구씨는 확신한다. 박물관 수장고를 뒤져서라도 황칠 유물을 찾는 것이 그의 바람이고 숙제다. 그 숙제를 푸는 날 우리는 빛나는 전통문화 하나를 되찾으리라.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3) 봄나물 캐는 여인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33) 봄나물 캐는 여인

    작자 미상의 작품 ‘나물 캐기’(그림(1))는 봄나물을 캐는 여자 둘을 그린 것이다. 오른쪽의 여인은 비 촉촉히 내린 어느 봄날 시누이와 함께 산나물을 캐러 나왔다. 그림(2)는 윤두서의 ‘나물 캐기’다. 그림으로 보자면, 윤두서 쪽이 훨씬 잘 그린 것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나물은 캐는 것이 있고, 뜯는 것이 있고, 꺾는 것이 있다. 뿌리째 먹는 나물은 캠대로 캐고, 뿌리를 먹지 않고 잎을 먹는 것은 뜯고, 고사리처럼 줄기를 먹는 것은 꺾는다. 그림(2)의 왼쪽 여자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바로 캠대다. 도대체 무슨 나물을 캐는가? 우리가 익히 아는 쑥이며 냉이·달래·민들레·곰취·원추리 등이 아닐까? 봄이면 도시에서도 쑥을 캐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해운대 신시가지의 뒷산은 장산이다. 아파트를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곧 산으로 접어든다. 차가운 기운이 남아 있을 때에도 볕이 드는 곳은 제법 따뜻하다. 천변 양지 바른 쪽에는 쑥 캐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그림 같다. 쑥 캐는 사람이 보이면 ‘이제 봄이로구나.’ 하는 상투적 감탄사를 다시 발하게 된다. 이처럼 나물을 캐는 모습은 언제나 정겹게 느껴진다. 위의 그림에도 그런 조용한 정겨움이 있다. 나물은 매일 먹는 것이지만, 정작 나물이 무엇인가 물으면 대답이 금방 나오지 않는다. 하기야 일상적인 것, 너무나 익숙한 것을 물으면 원래 답이 나오지 않는 법이다. 나물은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그것은 나무일 수도 있고, 채소일 수도 있다. 뿌리, 잎사귀, 줄기 어느 것도 다 나물이 된다. 다만 생것 그 자체로는 나물이 아니다. 가공의 손길이 닿아야 한다. 삶거나 생것이거나 참기름과 간장, 된장 따위의 조미료를 넣어 무쳐야 나물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산과 들에서 나는 푸새와 길러서 얻는 남새를 한국 사람처럼 다양하게 가공해서 먹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서양의 샐러드는 나물에 비하면 그 종류와 가공의 다양성이 한참 모자란다. ●“고려 사람들 도축 서투르고 조리법 형편없어” 나물은 언제부터 먹었을까? 고기가 맛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고기는 맛도 있고 또 에너지도 높다. 하지만 고기는 귀한 것이다. 고기와 곡물의 교환비율은 6대1 정도 된다. 즉 곡물 6㎏을 가축에게 먹이면 고기 1㎏이 생산되는 것이다. 고기가 부족해서 나물을 먹게 되었던 것인가. 이것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 이유도 있다.1123년 고려에 송나라 사신 서긍이 남긴 ‘고려도경’에 의하면, 고려는 불교를 독실하게 믿어 짐승을 잡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사신을 대접하기 위해 양이나 돼지를 잡기는 하지만, 그 방법이 서투르고 조리법 역시 형편 없었다고 한다. 고려 시대의 식생활을 우리는 잘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고기를 먹는 것은 아주 드물었고, 반찬의 주류가 채소, 곧 나물이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그렇다면 무슨 나물을 먹었을까. 허균은 1611년 ‘도문대작’이란 글을 쓴다.‘도문대작’이란 푸줏간을 지나면서 입을 쩍쩍 다신다는 뜻이다. 여기서 그는 자신이 먹었던 맛있는 떡과 과실, 새와 짐승 고기, 수산물, 그리고 채소를 소개한다. 그는 고사리·아욱·콩잎·부추·미나리·배추·송이·참버섯·가지·외·호박·무는 어디서나 나고 맛이 좋다고 쓰고 있다. 그 외에 특별한 채소로 죽순·원추리·순채·석전·요목·표고·홍채·황각·청각·참가사리·우뭇가사리·초시(椒)·삼포(蔘脯)·여뀌·동아·산개자·다시마·올미역·김·토란·생강·겨자·파·마늘 등은 어떤 산지의 것이 특별히 맛이 있노라고 소개하고 있다. 양념류도 섞여 있지만, 대부분은 나물이다. 실로 다양하다. ●맑은 식생활과 청렴한 삶의 상징 앞에서도 말했듯 나물은 고기와 대립하는 것이다. 나물은 곧 청렴한 생활의 상징이었다. 한석봉의 시조는 이렇게 말한다.“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앉으랴/ 솔불 켜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온다/ 아희야 박주 산채일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달빛이 뜰에 가득한 밤이다. 짚으로 짠 방석조차 필요 없다. 낙엽에 앉으면 그만이다. 관솔불도 켜지 마라, 달빛이 내려앉지 않느냐? 이때 한 잔 탁주가 없을 수 없다. 안주는 산나물이면 그만이다. 이처럼 나물은 맑은 생활의 상징이다. 나물은 유쾌한 식품이기도 하다. 다산 정약용은 ‘천진암에서 놀고 난 뒤 기념으로 쓴 글’에서 나물을 먹은 모임을 회고한다.1797년 여름 다산은 형제와 일가들과 어울려 집과 가까운 소내로 가서 천렵을 한다. 그물을 쳐서 크고 작은 고기 50여 마리를 잡는다. 고기가 얼마나 실했으면,“작은 배가 고기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물에 잠기지 않은 부분이 몇 치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그 고기를 일행은 배불리 먹는다. 다산은 일행에게 “옛날 진나라 장한은 벼슬을 하다가 자기 고향 강동의 농어와 순채가 생각나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갔습니다. 물고기는 우리가 맛을 보았고, 지금은 산나물이 한창 향기로울 때이니, 어찌 천진암으로 가서 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제안한다. 이 말에 형제 4명과 일가 3,4명이 천진암으로 향한다. 글을 직접 읽어보자. 산으로 들어서자 초목이 울창하였다. 산 속에는 가지가지 꽃이 만개하여 짙은 향기가 코를 찔렀고, 온갖 새들이 목구멍을 울려 맑고 매끄러운 소리를 주고받았다. 길을 가면서 새 소리를 듣고 서로 돌아보며 몹시 즐거워하였다. 천진암에 이르자 술 한 잔에 시 한 수를 읊으며 하루를 보냈고, 사흘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지은 시는 모두 20여 수고, 먹은 산나물은 냉이·고사리·두릅 등 모두 56종이었다. 다산 일행은 사흘을 머물고 무려 56종의 나물을 먹고 돌아온다. 아, 유쾌한지고. 화목한 가족과 일가가 모여 강과 산을 찾아 술을 마시고 시를 짓고 산채를 먹으며 보내는 여름 한 철은 얼마나 행복했을 것인가. ●세종 때도 “나물캐는 백성 들판 뒤덮어” 이처럼 나물은 청빈한 삶의 상징이었고, 또는 다산의 경우처럼 가족과 함께 소박한 행복의 상징이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나물은 굶주림과 가난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 나물을 캔다는 것은 곡식이 바닥이 나서 굶주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던 것이다. 세종 시대는 조선조 500년 동안 가장 풍요로운 시대였음에도 굶주리는 사람이 허다하였다.‘세종실록’ 26년(1444) 4월27일조를 보면, 진무(鎭撫) 김유율·박대손 등은 지방 여러 곳을 돌아본 뒤 돌아와서 “쌓아 둔 곡식은 많아야 1,2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적은 사람의 경우 1,2되 밖에 없었고, 혹 다 먹어버리고 남은 것이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라고 보고한다. 기근이 들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덧붙여 나물만 먹는 자도 있으며, 부종이 난 사람도 있었다고 보고한다. 이어 23일 병조판서 정연은 청안 지방의 일부 사람들은 나물만 캐서 먹고 있는 실정이라는 자신의 목격담을 보고했다. 그리고 자신이 다른 사람을 시켜서 얻은 정보에 의하면 ‘나물을 캐는 백성이 들판을 뒤덮고 있으며 먹는 것이라고는 오직 나물뿐’이라는 것이다. 나물에 의지하여 사는 백성들의 처참한 삶은 조선후기로 올수록 점점 더하였다. 정약용은 ‘다북쑥을 캐다’(采蒿)란 시에서 그 처참한 삶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다북쑥을 캐네, 다북쑥을 캐네/ 다북쑥이 아니라 새발쑥이네/ 양떼처럼 떼를 지어 /저 산등성이 넘어가네/ 푸른 치마 붉은 머리/ 허리 굽혀 쑥을 캐네/ 다북쑥 캐어 무얼 하나/ 눈물만 쏟아지네/ 쌀독엔 쌀 한 톨 없고/ 들엔 벼 싹 다 말랐네/ 다북쑥 캐어다가/ 둥글게 넓적하게/ 말리고 또 말려서/ 데치고 소금 절여/ 죽 쑤어 먹을밖엔/ 달리 또 무얼 하리”(송재소 역 ‘다산시선’, 창작과비평사) 조선후기 나물 캐기와 백성들의 처참한 삶의 관계를 이처럼 극명하게 드러낸 작품은 없을 것이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 보자. 그림 속의 여인들이 캐는 나물은 청빈의 상징인가, 아니면 가난의 상징인가, 아니면 가족과 함께 먹을 단란한 저녁식사의 찬거리인가. 바라건대 맨 마지막의 것이었으면 한다. 지금 세상의 나물은 가난도 아니고, 청빈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채식이 인간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하는데, 나물이야말로 한국인에게 가장 부합하는 즐거운 채식이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지리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지리산

    지리산은 남한의 어느 산보다 덩치가 크다. 한반도 산줄기의 근간을 이루는 백두대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산군에는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비롯하여, 제석봉(1806m), 촛대봉(1704m), 명신봉(1652m), 칠선봉(1576m), 토끼봉(1534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등 1500m가 넘는 산봉우리들이 장장 45㎞에 이르는 주릉을 형성하며 솟아 있다. 높은 봉우리들이 연이어진 고산능선에서 흘러내리는 유장한 계곡들 또한 남한의 다른 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관을 연출한다. ●식물 1500여종 서식… 학명 ‘지리산´ 꽃 즐비 지리산은 산세가 웅장한 만큼 그곳에 살고 있는 식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산자락을 포함해서 지리산에는 대략 1500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남한에서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이며, 북한산이나 관악산 등 800m급 산에 700∼800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에 비하면 2배쯤 많은 숫자다. 이처럼 풍부한 지리산 식물들 가운데는 북방계 식물 또는 고산식물로 분류할 수 있는 구름병아리난초, 금강애기나리, 기생꽃, 너도바람꽃, 땃두릅나무, 만병초, 산오이풀, 자주솜대, 참바위취, 회목나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지리산 능선을 대표할 만한 식물들로 다른 산에서도 볼 수 있지만, 이곳 지리산이 분포의 남방한계선에 해당하므로 더욱 의미가 크다. 북방계 식물들이 지리산 높은 곳에 자라고 있는 것은 빙하기때 남쪽으로 내려왔던 북쪽 식물들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고산지역에만 살아남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거나 채집되어 우리말 이름에 ‘지리’ 또는 ‘지리산’이 붙은 식물들도 있다. 지리강활, 지리고들빼기, 지리괴불나무, 지리대극, 지리대사초, 지리말발도리, 지리바꽃, 지리사초, 지리실청사초, 지리오리방풀, 지리터리풀, 지리산고사리, 지리산괴불나무, 지리산김의털, 지리산바위떡풀, 지리산숲고사리, 지리산싸리, 지리산오갈피, 지리산하늘말나리 등이 그것이다. 또한, 학명(學名)에 지리산을 뜻하는 말이 붙은 것도 여럿 있다. 한국특산식물인 누른종덩굴의 학명에는 ‘지이산엔시스(chiisanensis)’가 붙어 있는데, 이것은 ‘지리산의’ 또는 ‘지리산에 자라는’이라는 뜻이다. 우리말 이름이나 학명에 지리산을 뜻하는 말이 붙지 않았지만 지리산에서 처음 발견된 노각나무와 모데미풀 같은 식물들도 있다. ●가시오갈피나무·깽깽이풀 등 보호식물 지정 지리산 식물들 가운데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도 많다. 특산속(屬)에 속하는 모데미풀은 물론이고, 구상나무, 금마타리, 노랑매미꽃, 누른종덩굴, 산앵도나무, 세모부추, 세뿔투구꽃, 지리고들빼기, 히어리 등의 특산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멸종위기식물들도 있는데, 야생동식물보호법에 의해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한 가시오갈피나무, 깽깽이풀, 기생꽃, 세뿔투구꽃, 자주솜대, 천마, 히어리 등이 자라고 있다. 지리산에 이처럼 다양한 식물이 살 수 있는 것은, 너른 산세에 걸맞게 독특한 조건을 갖춘 식물생육지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생육지는 고산능선으로서 해발 1500m 이상의 지역에 길게 형성된 능선에 특별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특히 주릉 곳곳에 발달한 바위봉우리나 초원에는 귀한 식물이 많다. 이들은 특수한 곳에만 적응해 살아가는 식물들로서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다. 지리산을 찾는 사람이나 관리하는 사람 모두 능선과 정상부의 보호에 힘써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리산 곳곳에 발달한 습지도 지리산의 독특한 식물생육지 가운데 하나다.90년대 중반에 대원사 북서쪽 왕등재 부근의 해발 1000m 지역에서 발견된 왕능재늪이 대표적인 습지다. 이 습지는 길이 200여m, 폭 80여m로 사람의 손을 전혀 타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는 감자개발나물, 닭의난초, 동의나물, 방울새난, 세모부추, 숫잔대, 애기부들 등 고산지역의 습원에 오랜 세월 적응해 살아온 습지식물들이 군락을 이루어 자라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크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6) 전남 구례군 토지면 안한수내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36) 전남 구례군 토지면 안한수내마을

    섬진강과 지리산 사이 19번 국도변에 자리한 ‘송정리’는 4개의 작은 마을로 나뉘는데, 각각 한수내(川) 안쪽에 위치했다 해서 안한수내(내한), 바깥쪽에 있다 하여 바깥한수내, 새로 생긴 동네이므로 신촌, 사적 제106호로 지정된 ‘석주관 칠의사묘’ 옆 원송마을이 되겠다. 원래는 4개 마을을 합쳐 내한이라 부르던 것을 한수내 근처에 쉬어가기 좋은 큰 나무 정자가 있어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송정리로 개칭했다. ●일제강점기때 마을 존재조차 몰라 1590년쯤 금녕 김씨가 정착한 것을 시작으로 1800년께 창녕 성씨가 입주해 크게 번성했지만, 여순사건 때 마을 전체가 소개되면서 가구 수가 줄었다. 안한수내가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된 건 50년 전쯤으로,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도 없고 딱히 마을을 떠난 사람도 없어 22호 40명 남짓한 주민이 한 가족처럼 거주 중이다. 당시 뿔뿔이 흩어졌던 집들 중 일부가 신촌에 정착했는데 그런 연유로 ‘새로 생긴 마을’, 즉 ‘신촌’이 된 것이라고. “큰길에서 산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는 터라 일제시대 전까지만 해도 내한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가 많아 의병장 고광순이 은거하며 의병활동을 했습니다. 담양 창평 출신의 고광순은 임진왜란 때 활동했던 고경명의 후손으로 산능선 너머 연곡사에서 순절했지요.” 여기저기서 마을 설명이 줄줄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고영만(70)씨는 말이 없다. 그이는 고광순의 손자이다. 안한수내는 한학자들에게도 좋은 피난처였던 터라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한자에 능하다고 한다. 마을 초입 정자의 현판과 상량문도 이장이 직접 쓴 것이란다. 예전엔 개울가 주위로 다랑이 논이 많았지만 소득을 올릴 수 없어 20년 전부터 과실수 재배가 부쩍 늘었다. 두릅, 고로쇠, 고사리, 젠피(초피)도 수확한다. 요즘 같은 계절엔 피서를 즐기려는 외지인들이 적잖이 몰려드는데, 부녀회에서 두 명씩 짝을 지어 매일매일 쓰레기 수거와 오물 처리를 한다. 그렇다고 펜션이나 최신식 민박집이 있는 건 아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평상과 유산각 대여료를 받는 게 전부다. 모기가 거의 없을 뿐더러 여름에도 이불을 덮지 않고선 잠을 못잘 만큼 시원하다. ●봉화산 봉화축대 아직도 흔적 남아 간혹 등산객들도 보이는데 봉애산을 거쳐 왕시루봉(1212m)방향으로 향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부산에서 봉화를 올리면 이곳을 거쳐 서울까지 소식이 닿았다 해서 마을 주민들은 봉화산이라고 부른다. 아직도 축대 흔적이 남은 봉애산에는 불을 피웠던 옛 기억 대신 산불을 감시하는 무인 감시탑이 들어서 있다. 왕시루봉은 2017년까지 출입통제로 묶여 있어 공개적인 산행은 할 수 없다. 마을을 관통하는 한수내는 이 왕시루봉 기슭에서 발원한 물줄기다. “고생한 건 이루 말할 수도 없지. 나무를 해다 팔아 식량을 구입했어. 새벽밥이라도 먹으면 다행이었지. 소나무 껍질을 말려서 돌로 빻아 먹었는데 먹기 싫어도 먹을 수밖에 없었어. 산죽 열매를 먹으려고 화개 연동골까지 가곤 했는데 열매를 갈아 채에 내려 죽을 쒔어. 그 열매조차 매년 열리는 게 아니었는데 일설엔 산죽 열매가 맺히면 흉년이 든다는 말도 있고, 봉황이 먹는 음식이란 전설도 있지. 그야말로 안한수내 사람들 모두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시절이었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자란 송기홍(77)옹이 씁쓸히 술잔을 들었다. 마을 자랑은 딱히 할 게 없단다. 전기, 전화, 차가 다 들어오니 불편할 것도 없다.5년 전 2차선 도로가 뚫리면서 하루 세 번씩 군내버스도 다닌다. 글 사진 황소영 자유기고가 ▶가는 길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하동을 거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로 진입한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해 구례로 갈 수 있다. 송정리는 구례읍과 하동군 화개면 중간쯤에 위치한다.
  • [Metro&Local] 서울 봄나물 3%서 농약초과 검출

    서울 시내에서 유통되는 봄나물의 3%가량에서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두 달여 동안 농산물 도매시장과 재래시장, 대형할인점 등에서 유통되는 냉이와 달래·두릅 등 봄나물 293건에 대해 잔류농약 검사를 한 결과,9건(3.1%)이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15일 밝혔다. 품목별로 돌나물과 참나물이 각 3건으로 가장 많았다. 냉이와 머위잎, 세발나물에서 1건씩 나타났다. 성분은 엔도설판과 프로시미돈 등 대부분 저독성 농약이 과다하게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싹이 튼 지 1주일 정도 지난 ‘새싹 채소’는 모두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측은 이 농산물 생산업자에 대해 공영 도매시장 1개월 출하 정지처분을 내리고 해당 자치단체에 행정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잔류농약은 저독성이지만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일괄적으로 부적합 농산물 1266.8㎏을 압류해 폐기했다.”면서 “앞으로도 기초식품 위주로 중점 점검해 오염된 농산물이 식탁에 오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0년만에 개방된 지리산 칠선계곡

    10년만에 개방된 지리산 칠선계곡

    우리나라 3대 계곡의 하나로 꼽히는 칠선계곡. 지리산의 계곡 중 가장 길고 험해 ‘죽음의 골짜기’라고도 불리는 이 계곡은 1999년 안전사고와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돼 왔다.11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되는 ‘환경스페셜’은 지난달 자연휴식년제를 끝내고 10년만에 개방된 ‘마지막 원시림’ 칠선계곡을 찾아간다. 칠선계곡은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을 기점으로 지리산 북사면으로 9.7㎞에 걸쳐 이어진다. 칠선계곡 숲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도 거의 훼손되지 않은데다 험한 산세 덕분에 인적이 뜸해 남한 유일의 천연 침엽수림으로 보존될 수 있었다. 무려 10년의 자연휴식년제를 거친 칠선계곡 숲은 옛 모습 그대로의 평화를 되찾았다. 계곡에서는 멸종위기종 1급으로 최근 한반도에서도 발견하기 힘들었던 얼룩새코 미꾸리가 발견됐다. 남한 최대로 꼽히는 500년 묵은 주목나무가 위용을 자랑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구상나무 숲의 밀도는 지난 10년간 단위면적당 약 15%나 증가했다. 칠선계곡 숲은 말 그대로 ‘희귀 수종 백화점’. 전국의 심산에서도 속수무책으로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웠던 땃두릅나무, 돌단풍 같은 고유종들과 만병초, 백작약, 자주솜대 등 희귀·멸종위기종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어 계곡의 보존가치는 더한다. 한편, 칠선계곡이 10년만에 일반에 빗장을 열면서 덩달아 바빠진 이들이 있다. 계곡 출입 금지 논란이 있기 한참 전부터 계곡 기슭에 자리잡고 살아온 두지마을 주민들이다. 흙집을 짓고, 약초를 캐며 칠선계곡 한편에 오랫동안 둥지를 틀어온 이들은 최근 계곡의 일반인 개방에 즈음해 새로운 ‘특명’을 받았다.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탐방객을 1년에 4개월 동안만 제한해 출입시키는 이른바 ‘생태예약 탐방제’가 도입된 가운데 그들이 직접 가이드로 나서게 된 것. 칠선계곡의 빗장이 풀리면서 조심스레 그곳으로 발걸음을 떼는 사람들. 산을 위협하는 정복자가 아니라, 산에 기대어 공존하는 겸허한 우리들의 모습을 이젠 기대해봐도 좋을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4) 설악산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 (14) 설악산

    설악산(1708m)은 한반도의 가장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중앙부에 자리잡은 산으로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 등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최고봉인 대청봉을 비롯하여 백두대간을 이루는 북주릉, 귀떼기청봉(1578m)과 안산(1430m)이 솟은 서북릉, 권금성과 화채봉(1320m)을 잇는 화채릉, 가리봉(1519m)을 품은 서릉 등이 뼈대 구실을 하며 그 사이사이에 천불동계곡, 백담계곡, 흑선동계곡, 십이선녀탕계곡 등 깊고 긴 계곡을 빚어내고 있다. 주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인제 쪽을 내설악, 동해 쪽을 외설악, 그리고 오색과 양양 쪽을 남설악으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1965년 천연기념물 171호로 지정되었으며,1970년부터는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1982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설악산은 명산다운 경관과 규모에 걸맞게 다양하고 귀한 식물들을 키워내고 있다.1000여 종류의 식물이 생육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는데, 이는 남북한을 합쳐 대략 35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것에 비추어볼 때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4분의1쯤에 해당한다. 자생하는 식물의 숫자로만 볼 때는 남한에서 가장 많은 식물이 자라는 제주도가 1800여 종류, 산역이 넓은 지리산이 1500여 종류여서 설악산은 이에 못 미친다. 오히려 오대산이나 치악산과 비슷한 숫자다. 하지만 그 안에 자라고 있는 희귀식물들로 말한다면 한라산에 버금가는 산으로서 설악산을 주저 없이 꼽을 만하다. 설악산에는 그만큼 귀중한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 셈인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주로 북한에만 있는 식물이 설악산까지 내려와 자라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식물들은 백두산, 금강산 등 북한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남한에서는 설악산에만 자라는 것들이다. 이런 북방계식물들은 설악산이 분포의 남방한계선이 되고 있는데, 가는다리장구채, 금강봄맞이, 난쟁이붓꽃, 노랑만병초, 눈잣나무, 만주송이풀, 바람꽃, 봉래꼬리풀, 비늘석송, 숲개별꽃, 월귤, 장백제비꽃, 홍월귤 등이 있다. 둘째, 높은 바위봉우리와 능선들은 희귀한 고산식물들이 자라기에 알맞은 자연조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발 1708m의 대청봉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지는 북주릉, 서북릉, 화채릉, 서릉 등이 고산능선을 이루고 있으며, 이 능선들 곳곳에 솟은 높은 바위봉우리들이 고산식물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능선에는 바위가 노출된 곳이 많으며 어떤 곳은 고산초원지대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런 곳에 많은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기생꽃, 눈향나무, 다북떡쑥, 닻꽃, 댕댕이나무, 들쭉나무, 등대시호, 땃두릅나무, 만병초, 산솜다리, 산쥐손이, 솔체꽃, 애기사철난, 이삭단엽란, 자주솜대, 참바위취, 털진달래 등이 설악산을 대표하는 고산식물이다. 설악산 식물의 귀중함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 많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 400여 종류 중에서 60여 종류가 자란다. 설악산의 한국특산식물 숫자는 한라산의 70여 종류에 다음가는 것으로, 설악산보다 덩치가 큰 지리산의 40여 종류보다도 많다. 고산구슬붕이, 금강초롱꽃, 금마타리, 만리화, 모데미풀, 요강나물, 왜솜다리, 산앵두나무, 솔나리, 연잎꿩의다리, 참배암차즈기, 털댕강나무, 홀아비바람꽃 등이 설악산에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이처럼 수많은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기 때문에 설악산은 학자들은 물론이고 식물동호인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봄과 여름의 중간 시기로서 다른 산에서는 꽃이 핀 식물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맘때에도 설악산 능선과 숲 속에서는 고산구슬붕이, 댕댕이나무, 자주솜대 같은 희귀식물들이 꽃을 피운다. 자주솜대는 높은 산의 숲 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덕유산, 방태산, 소백산, 지리산, 태백산 등지에서도 만날 수 있지만 설악산에 가장 많다. 해발 1200m 이상의 숲 속에서 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다. 꽃은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볼 수 있는데, 처음에 필 때는 노란 빛이 도는 녹색이지만 나중에 자주색으로 바뀐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종이며,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설악산의 희귀식물들은 고산능선이라는 악조건에 적응하며 자라온 것들이기 때문에 한 번 훼손되면 인위적인 복원이 결코 불가능하다. 설악산의 희귀식물을 지키는 일, 그것은 설악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전남 구례군 토지면 밤재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전남 구례군 토지면 밤재

    구례 문수리는 왕시루봉(1212m) 능선을 곁에 두고 평행선처럼 그어진 마을로,‘밤재’는 이 문수리 안에서도 제일 끝, 도로가 끊겨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에 들어서 있다. 임진왜란을 피해 들어온 김해 김씨가 처음 정착해 개척한 ‘율치’는 밤재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으로 해발이 600여m다. 덕분에 질매재의 잘록한 산길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올려다 보인다. 이 율치 아래에 신율이 있고, 신율 못 미쳐 밤재가 있다. 지금은 율치와 신율을 합쳐 통상 밤재라고 부른다. 예전부터 밤나무가 많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두 곳 모두 밤 ‘율’자를 사용한다. 실제 밤재는 마산면 화엄사에서 연곡사가 있는 피아골을 오갈 때 거치는 형제봉 북쪽 해발 약 720고지의 고갯길 이름이기도 하다. ●첩첩산중 밤나무골 ‘개발 몸살´ 여수·순천사건과 한국전쟁 등 근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으며 마을이 불에 타고 방치되었던 율치와 신율과는 달리 밤재는 10여년 전에 새로 생긴 부락이다. 산간 논밭 터에 하나씩 집이 생기면서 이제 13호 남짓까지 가구 수가 늘었는데, 계곡을 끼고 형성된 민박집이나 퇴직을 하고 들어온 외지인들의 전원주택이 대다수다. 밤재 입구에는 집채만 한 큰 바위가 길목을 지키고 있다. 이 두지바위(뒤주암) 안쪽 골짜기에 숨어 살던 사람들은 이 바위를 청학동 석문으로 여기고 살다가 1913년 3월11일 밤 벼락 치는 소리와 함께 두 쪽으로 갈라져 그 운세가 다했다고 믿는단다. 최근엔 마을 진입로 도로 공사가 한창인데 전태균(49)씨는 그게 또 못마땅한 모양이다. 길이 넓으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게 마을 주민들이겠지만 공사 때문에 큰 바위며 족히 80년은 되었을 법한 소나무를 마구 베어내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무와 바위는 살리고 도로를 내달라고 요청했지만 기어이 베어내고 조각조각 도려내는 것이 싫다. ●금싸라기땅 변신 ‘외지인 세상´ “길이 굽이지면 돌아가면 되고, 조금 늦게 천천히 가면 되잖아요. 직선으로 쭉 뻗은 길이라면 다른 마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길의 편리성이 오히려 이 마을의 정취를 빼앗아갔어요. 무분별한 개발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오히려 돌아가는 길이 공사비도 적게 나오는데 마치 공사비를 늘리기 위한 편법 같다니까요.” 배낭 가득 두릅과 엄나무 새순을 따온 전씨는 도처에 그득했던 산나물이 줄었다며 연이어 한숨이다. 도벌이 금지돼 숲은 울창해졌지만 그로 인해 볕이 못 들면서 약초나 고사리 같은 산나물이 자랄 수 없다는 얘기다. 오죽하면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 종복원센터와 방사 곰들의 자연적응훈련장까지 이곳에 들어섰을까. 전씨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이 일대는 벌거숭이였다. 구례군 전체가 아궁이 군불을 때던 시대였으니 나무가 남아날 리가 없었다. 하나를 얻으면 어김없이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하는 게 자연의 이치다. 그래도 적당한 간벌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그다. 가난한 이웃들은 꽉 막힌 산골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는데 전씨는 30리 고갯길을 지게질하며 넘나들어도 고향 떠날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은 먹고 살기 힘든 사람은 들어와 살 수 없는 금싸라기 땅이 되었다. 첩첩산중이던 동네에 길이 뚫리면서 구례읍까지도 15분이면 족하다. 좋은 경치와 맑은 공기 덕에 저절로 땅값이 오른 것. 이제는 원주민보다 외지인들의 비율이 3배는 더 많을 정도다. 두지바위는 깨졌지만 21세기의 밤재는 새로운 청학동으로 급부상 중인 셈이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www.emountain.co.kr) ▶가는 길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19번 국도를 지나는 군내버스가 있긴 하지만 문수리로 들어가는 버스는 없다. 구례읍에서 밤재까지 택시비는 1만 2000원 안팎.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구례로 진입한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해 구례로 갈 수 있다. 문수사 이정표를 따라 들어서다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진행한다.
  • 봄가뭄에 보리수확 직격탄

    전북 등 일부 지역에 올해 들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고추와 보리 등 밭작물의 생육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전국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으나 양은 5∼10㎜로 적을 것으로 예상돼 무·배추, 파·고추 등 밭작물의 해갈에 큰 도움을 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와 충남·북, 경북 등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돼 대기와 땅이 매우 건조한 상태다. 특히 보리의 생육에 영향을 주는 3∼4월에 비가 적어 보리 생산에도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11일 전북도 등 지자체들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도내에 내린 비는 116.2㎜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3.4㎜,5년 평균 23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봄 가뭄이 이어지면서 무, 배추 등 채소류와 파, 고추 등 양념류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4월부터 본 밭에 옮겨 심어진 이들 작물은 현재 뿌리를 내리고 본격적인 성장을 해야 할 시기여서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뭄으로 토양 수분함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성장이 멈추다시피 한 상태이며 고사하는 작물도 속출하고 있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보리와 양파 등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어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북도가 최근 보리의 생육 상황을 조사한 결과, 길이는 48.2㎝로 지난해보다 2.1㎝가 짧고 ㎡당 이삭 수는 720개로 18개나 적었다. 이에 따라 일부 농가에서는 스프링클러를 가동하고 관정을 파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김대귀(55·완주군 이서면)씨는 “3월에 660여㎡의 밭에 두릅을 심었는데 대부분 말라죽고 말았다.”며 “가뭄으로 주위의 계곡물까지 말라붙어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대구·경북지역에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고추·참깨 등 밭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주고 있다. 4개월여 동안 이 지역의 강우량은 124㎜로 예년에 절반 수준에 그쳤다. 앞으로 7∼8일 안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산간지역 논의 경우 다단계 양수작업 등을 통해 모내기 물을 끌어와야 할 형편이다.전주 임송학·대구 한찬규기자 shlim@seoul.co.kr
  •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9) 강원도 태백시 태백산

    [현진오의 꽃따라 산따라] (9) 강원도 태백시 태백산

    태백산은 백두대간이 태백시를 에두르며 지나는 산줄기 위에서 금대봉, 함백산에 이웃하여 솟은 해발 1567m의 산이다. 정상인 장군봉을 비롯하여 영봉, 문수봉, 부쇠봉 등 1500m급 봉우리들을 여럿 거느리고 있어 산세가 자못 당당하다.1989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근래에는 국립공원 지정이 논의된 적도 있는 산으로 경관과 생태 모두 빼어나다. 봄 숲을 파랗게, 노랗게, 하얗게 물들이며 피는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산으로서 봄맞이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정상에 서면 굽이져 흐르는 백두대간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와 대간 산행의 맛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가지괭이눈 등 대부분 북방계 고산식물 태백산은 주목과 철쭉나무가 유명한 산이다.3000여 그루나 되는 주목들이 사시사철 푸름을 자랑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손꼽히는 철쭉제가 매년 열려서 상춘객들을 불러 모은다. 이곳의 주목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서 한대성 고산침엽수인 분비나무·전나무와 함께 자라고 있는데, 이들 침엽수가 낙엽활엽수들과 섞여서 특이한 경관을 연출한다. 고도가 높은 산인 만큼 북방계 고산식물이 많이 자라는 게 이 산의 특징이다. 이들 가운데 봄에 꽃이 피는 것만 꼽아보아도 가지괭이눈·나도옥잠화·두루미꽃·매발톱나무·연령초 등이 있으며, 여름과 가을에는 꽃개회나무·만년석송·민둥인가목·산마늘·찝빵나무·털쥐손이 등의 북방계 식물들이 꽃을 피운다. 멸종위기에 놓인 식물들도 자라고 있는데, 기생꽃·노랑무늬붓꽃·자주솜대·한계령풀 등 4종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을 비롯하여 들바람꽃·땃두릅나무·만병초·모데미풀·좀미역고사리·태백바람꽃 등이 보호해야 할 식물이다. 나뭇가지에 잎이 나지 않은 이맘때, 태백산에서는 갈퀴현호색·선괭이눈·얼레지·피나물·털개별꽃처럼 군락으로 자라는 습성을 가진 식물들이 꽃을 피워 산상화원을 연상케 한다. 이들은 한 종씩 따로 무리를 지어 푸르고, 노랗고, 하얗고, 붉은 꽃밭을 만들기도 하지만 몇 종이 함께 어울려 울긋불긋한 꽃밭을 빚어내기도 한다. 푸른빛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갈퀴현호색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꽃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앞쪽은 노래하듯 입술을 벌리고 있고, 뒤쪽은 노래에 맞추어 춤이라도 추는 듯이 꽃뿔이 길게 발달되어 있다. 또한 꽃통을 갈퀴처럼 가늘게 갈라진 꽃받침이 감싸고 있는데, 이 점이 다른 현호색 종류들과 구별할 수 있는 주요 특징이다. 강원도, 경상북도, 경기도의 일부 지역에서 자란다. 이들에 뒤질세라 이른 봄 숲 바닥을 샛노랗게 물들이며 피는 귀한 손님이 한계령풀이다. 환경부가 보호종으로 지정한 희귀식물로서 남한에서는 이곳을 비롯한 몇몇 곳에서만 발견된다. 러시아·중국 등지에도 자라서 분포영역이 넓어 보이지만, 이들 지역 어디에서나 자라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몇몇 곳에서만 생육하는 세계적인 희귀식물이다. 태백산에서도 한 지역에만 큰 무리를 지어 자라서 이 종의 세계적 분포특성을 가늠할 수 있다. 눈이 녹자마자 꽃을 피우고 열매를 익힌 후,6월이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는 생태적 습성도 예사롭지 않다. ●한계령풀 6월까지 꽃피우고 사라져 봄에 꽃을 피우는 바람꽃 종류도 7종류나 자란다. 이들 중 꿩의바람꽃·나도바람꽃·너도바람꽃·홀아비바람꽃·회리바람꽃 등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특별한 것도 있다. 북방계 식물 들바람꽃은 남한에서는 생육지가 몇 곳 되지 않는 희귀식물이다. 또한 태백바람꽃은 더욱 특별한 종류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이곳에서 최근에 발견되어 새로운 종으로 기록되었다. 키 작은 떨기나무와 풀꽃으로 이루어진 태백산 정상 일대의 풍광은 여느 산과 다른 모습이다. 이 능선에는 철쭉나무와 털진달래가 많이 자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애기앉은부채·노랑무늬붓꽃·노랑제비꽃·얼레지·양지꽃 같은 풀꽃들도 자라고 있다. 정상 부근의 백두대간 능선 숲 속에서는 5월 초순이 되면 얼레지가 꽃밭을 이루고, 이어서 큰앵초가 큰 무리를 이루어 만발한다. 태백산 정상 능선에 자라는 철쭉나무는 6월 초순이 되어서야 피어난다. 철쭉제가 열리려면 아직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철쭉꽃이 피기 전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봄 숲의 진객들을 만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요즈음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7) 울릉도

    [현진오의 꽃따라산따라](7) 울릉도

    울릉도는 아주 특별한 화산섬이다. 동해 바다 한가운데서 불쑥 솟아오른 이후 단 한번도 육지와 연결된 적이 없는 대양섬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하와이 등 몇 안 되는 대양섬 중의 하나이자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대양섬이다. 더욱이 지금으로부터 약 300만년 전에 생성되어 지질학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졌기 때문에 세계의 대양섬들 중에서도 젊은 대양섬으로 여겨진다. 이런 이유로 울릉도는 세계 식물학계로부터 진화생물학 연구대상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남방계열·북방계열 등 고루 분포 한반도, 연해주, 일본 등지로부터 들어와 울릉도에 정착한 식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이곳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이 과정에서 울릉도로 이주한 식물들은 독특한 적응현상을 보이게 되는데, 그 결과가 바로 울릉도 특산식물의 출현이다. 특산식물이라는 것은 일정한 지역에서만 자라는 것을 말하므로 울릉도 특산식물은 세계적으로 오직 울릉도에만 자생하는 식물을 뜻한다. 이렇게 탄생한 울릉도 특산식물은 너도밤나무, 섬개야광나무, 섬나무딸기, 섬남성, 섬노루귀, 섬단풍, 섬바디, 섬백리향, 섬시호, 섬쑥부쟁이, 섬자리공, 섬댕강나무, 섬현삼, 섬현호색, 우산고로쇠, 우산제비꽃, 울릉국화 등 40여 종류에 이른다.‘섬’ ‘울릉’ ‘우산’ 등이 붙은 식물은 대부분 울릉도 특산식물이다. 독특한 환경에 적응한 특산식물이 많다는 점 외에도 이곳 식물들이 보여주는 신기한 현상들이 있다. 잎과 꽃이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울릉도 식물의 첫 번째 특징이다. 넓은잎쥐오줌풀, 섬백리향, 왕매발톱, 왕해국, 왕호장근 등 대형인 식물이 많다. 잎이나 꽃, 줄기가 커서 다른 종으로 구분하는 것들도 있고, 학술적으로는 우리나라 다른 지역의 것과 구별하지는 않지만 언뜻 보기에 차이를 느낄 수 있을 만큼 크기가 큰 것이 많다. 또한 울릉도에는 남쪽에 고향을 둔 식물뿐만 아니라 북쪽이 고향인 식물도 많이 자라는 특징이 있다. 위도상으로 북위 37도에 자리잡고 있지만 굴거리나무, 동백나무, 식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들과 사철난, 새우난초, 섬사철난, 연화바위솔, 털머위 등 남방계열 식물이 많다는 것은 울릉도가 난류의 영향을 받는 해양성기후임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기후조건을 가진 울릉도에 북방계 고산식물이 많이 자란다는 것은 언뜻 이해할 수 없는 일인데, 덩굴용담, 두메오리나무, 만병초, 분꽃나무, 선갈퀴, 주름제비난, 큰연령초, 화솔나무 등이 그런 식물이다. 더욱이 이들 북방계 식물들은 성인봉 정상부의 높은 곳뿐만이 아니라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는 경향을 보여준다. 또 하나 울릉도 식물들이 보여주는 특징이 있다면, 울릉도 환경에 일단 적응한 식물이라면 개체수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섬노루귀는 세계적으로 울릉도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인데, 울릉도의 숲 속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 고추냉이, 개종용, 너도밤나무, 넓은잎산마늘, 두메오리나무, 등수국, 땅두릅, 바위수국, 섬나무딸기, 섬노루귀, 섬바디, 주름제비란, 큰두루미꽃, 향나무 등이 모두 이런 예에 해당한다. ●80여종 식물 사시사철 꽃피워 울릉도에는 8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들은 사시사철 형형색색의 꽃을 피워 우리를 반긴다. 봄철 사수채송화와 갯메꽃이 해안가를 아름답게 수놓는 것으로 시작되는 꽃축제는 겨울의 문턱이라 할 11월까지 계속된다. 여름에는 참나리와 섬말나리, 가을에는 섬쑥부쟁이, 털머위, 해국이 섬 전체를 뒤덮는다. 귀하고 독특한 울릉도 식물들은 철 따라 변하는 경관의 아름다움과 함께 울릉도가 ‘신비의 섬’으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는 셈이다. 옛날 울릉도 사람들이 춘궁기를 이겨낼 수 있게 해주었던 것도 바로 식물이다. 울릉도 산과 들에 지천으로 돋아나는 넓은잎산마늘은 춘궁기때 사람들의 목숨을 잇게 해주었다는 뜻에서 ‘목숨 명’자를 써서 명이 또는 멩이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도 취나물(울릉미역취), 부지깽이나물(섬쑥부쟁이), 삼나물(눈개승마), 참고비(섬고사리) 같은 식물들이 고소득 나물로 재배되어 주민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다. 지금 울릉도에서는 개종용, 고추냉이, 섬남성, 섬노루귀, 우산고로쇠, 큰연령초 같은 귀한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6) 전남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6) 전남 구례군 산동면 심원마을

    구례군 자료에 따르면 해발 750m의 지리산 산중에 마을이 형성된 것은 조선 고종 때. 약초를 뜯고 벌을 치기 위해 한 두 호씩 모인 것이 지금에 이르며, 주변 수 ㎞ 이내에 근접한 마을이 없어 ‘심원’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 산골마을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년 전쯤. 성삼재(1090m) 관통도로의 개통과 더불어 ‘하늘아래 첫동네’라는 이름표를 달고 관광지로 급부상한 것이다. 하지만 2006년 봄,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남부사무소는 “자연환경 복원을 위해 마을을 철거하고 오는 2011년까지 주민 이주 작업을 완료한다.”는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된다. 밀려드는 인파와 그들을 상대로 한 식당(민박) 영업이 계곡 오염의 주범이란 게 그 이유. 게다가 최근 불거진 ‘지리산 관통도로 차량 진입 통제’ 방안 제시에 마을은 또다시 깊은 시름에 빠졌다. 환경보전과 생존권 사수의 혼란스러운 갈림길 속에서 정직한 계절만 분주한 걸음을 재촉할 뿐이다. 이제 막 단체손님을 물린 식당으로 들어가 산채정식을 주문한다. 황토로 지어진 손님방 창가에선 한쪽으로 비껴선 반야봉의 어깨와 노고단의 성스러운 돌탑이 손톱보다도 작게 올려다 보인다. “현재 열다섯 가구 정도 살아요. 거의 다 민박과 식당을 겸하는데 빈 집까지 합치면 호수는 더 많은 편이죠.” 식당을 운영하는 선종삼씨 내외는 17년 전쯤 구례군 산동면에서 이곳으로 이주해왔다. 산동면에 온천지구가 들어서기 전이고,7∼9가구 정도만이 심원에 정착할 때였다. “봄에는 늦어도 새벽 5시엔 일어나서 산으로 가야 해요. 이 밥상에 올라온 나물들은 모두 저희들이 채취한 겁니다.” 두릅, 엄나물(개두릅), 곰취, 표고버섯, 머위, 고사리 등을 비롯해 이름을 알지 못하는 무수한 나물들이 밥상 가득 차려져 있다. 봄에 채취한 나물은 삶아서 건조시켜 이렇게 사계절 내내 손님 밥상에 올라온다. 길 건너 사는 문충회(64)씨 부부 역시 13년 전 구례 문척면에서 이곳으로 들어왔다. 서울에서 내려와 정착한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구례와 남원 등 인근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게 문씨의 설명이다. “지리산 자체가 워낙 넓어서 아직도 못 가본 곳이 많아요. 나물을 뜯으려면 마을에서 3시간쯤 올라가야 하고요. 숲이 우거져 햇빛을 볼 수 없고, 그러니 위로만 자라는 통에 큰 바람이 불면 넘어가버리는 나무들이 많습니다. 조림만 할 줄 알고 육림은 모르는 게 안타까워요.” 오가는 대중교통도 없을 뿐더러 겨울이면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고립무원이 되는 곳, 긴긴 겨울엔 눈 녹을 때나 겨우 운신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조용해서 살맛 난다는 문씨 내외는 지리산이 주는 혜택에 익숙해져 이젠 떠나고픈 생각이 없단다. 문씨의 식당 한쪽엔 겨우살이, 창출, 백출, 땅가시, 하수오, 당귀, 신경초 뿌리 등으로 담근 술이 나란히 줄을 맞춰 대기 중이다. 어느 까마득한 날, 아랫목 뜨끈한 방 하나 잡고 앉아 밤이 깊도록, 산새 소리와 계곡 물소리, 노고단 능선을 미끄러지듯 타고 내려온 바람과 소복소복 새하얗게 쌓이는 눈 소리를 들으며, 지리산 나물과 지리산 약주로 거나하게 취해볼 날…. 미지수로 남은 마을의 생존권은 저물어가는 가을처럼 사람 가슴을 찌릿찌릿 아리게 한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기자(www.emountain.co.kr) >> 심원마을까지 가려면 전남 구례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용산역을 이용한다.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에도 하동을 거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어디에서든 심원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없다. 남원과 구례에서 택시를 탔을 땐 3만원 남짓 잡아야 하고, 인월(동서울터미널발)에서 하차했을 땐 그보다 적게 나온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이용시 전주 나들목, 대전-통영간 고속도의 경우 장수 나들목,88올림픽고속도로 지리산 나들목, 남해고속도로 하동 나들목 등에서 지리산 방향의 이정표를 따른다. 구례에서 천은사 쪽으로 진입할 때에는 1인당 문화재관람료 1600원을 내야 한다.
  • [Local] 양구, 8가지 테마음식 개발

    강원 양구군이 여덟가지(8味) 대표 테마음식 개발에 나섰다. 산채를 이용한 8가지 테마음식은 곰취(취나물·참나물)와 고사리, 산마늘, 더덕, 두릅, 도라지, 음나무, 민들레이고 쌀과 잡곡류는 오대쌀, 누룽지쌀, 콩, 조, 수수 등이다. 산채 가공품은 산채 절임류와 나물, 시래기 등 냉동식품과 양념류로 양구지역에서 생산한 것이다. 특히 산채는 ‘산에서 뜯어온 산채 맛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청정 먹을거리와 오대쌀과 누룽지쌀, 양구콩을 혼합해 일년 내내 구수한 맛을 낼 수 있는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외도·의처증·폭력…막나가는 남편

    Q우리 집은 남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문제가 많습니다. 남편의 외도는 10년이 넘었고, 상대편 여자는 가정이 있는 여자인데도 이런 관계를 지속합니다. 남편은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나에게 폭력을 휘두릅니다. 사업이 잘 되는 만큼, 밖에서 흥청망청 쓰고 다니며 집에 들어와서는 나의 모든 생활을 의심합니다. 카드며 휴대전화를 모두 남편이 사서 결제 대금을 낼 때마다 전부 확인하면서 캐묻습니다. 가난하게 살 때보다 문제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시어머니는 아들 말이라면 무조건 들어주고, 모자가 모두 나에게 함부로 욕을 해댑니다. 이런 생활이 언제나 끝이 날까요. 더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김순남(가명·55세) A이 가정의 문제는 꼬리표가 깁니다. 외도, 의처증, 폭력, 고부갈등, 우울증…. 김순남씨가 자신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나보다 더 불행한 여자가 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이런 일이 1,2년도 아니고 10년 넘어 지속된다고 할 때 어느 가정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겠습니까. 부인께서는 이러한 사건들이 남편의 사업이 잘 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가정의 돈 문제가 해결되나 싶더니, 풍족해져도 마음은 편하지 않은 정신적인 고문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시어머니까지 합세하여 남편이 잘 벌어다 주는데 뭐가 문제이냐는 식으로 같이 몰아붙이면 부인이 겪는 모멸감은 더욱 크리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부인에게 전혀 통제권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부부간에도 권력, 쉽게 말하면 주도권이 있는데, 부인은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본인이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큰소리칠 수 없다고 단정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체념하면 이 가정의 문제는 더욱 정당화되고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부간의 권력은 경제력이 있어야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교성이 있거나, 자녀를 잘 기르거나, 시댁과 잘 지내는 일만으로도 남편에게 큰소리치며 잘 사는 부인도 많습니다. 김순남씨가 원래 의존적이며, 자기주장이 약해서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맞추어 살아온 것은 아니지요. 한 편이 자아존중감이 낮으면, 상대방은 더 통제권을 휘두르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그러한 불균형이 자리잡게 되거나 더 심해집니다.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지기를 원한다면, 부인께서는 우선 비관적인 생각부터 중단하셔야 합니다.“지금 노력한들 남편이 변할 사람이 아니야.”,“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이런 생각에 잠겨 있으면 누구도 부인의 손을 잡아줄 수 없습니다. 현재 벌어지는 문제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근본적으로 내 인생의 핸들은 내가 잡아야 한다는 각오로 하루 일과를 주도적으로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에겐 행복하게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즐거운 마음으로 이 세상의 아침을 맞이하세요. 나에게 즐거운 계획이 있으면, 남편이 언제 들어오든 무슨 험한 말을 하든, 별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들처럼 당신에겐 몰입할 그 무엇이 필요합니다. 부부관계는 상대적이라, 한 편이 즐겁고 활기차면 상대방이 나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궁금해하며 자연히 밖으로 도는 일도 시시해집니다. 부인께서 자기주도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면, 남편이 그동안 퍼부은 온갖 험한 말들도 그저 생선 가시에 불과하게 됩니다. 생선 가시가 있어도 생선구이가 여전히 맛있듯이, 개의치 않는 통 큰 여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용서받지 못 할 일이지만, 내가 남편을 비행소년으로 취급하면 더 위협을 느껴 본능적으로 공격을 하게 됩니다. 지금은 그런 일이 잘못인 줄도 모르는 상태이구나 하고 부인이 진심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사랑과 자비는 사랑할 수 없는 상태를 사랑하고 포용하는 것입니다. <목포대 교수·가족상담문화센터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제주도 상록수림 ‘솔잎난’의 고향은 아열대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제주도 상록수림 ‘솔잎난’의 고향은 아열대

    한반도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할 뿐만 아니라 바다, 고산 등 특별한 환경조건을 갖춘 곳이 많아서 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으로 일컬어진다. 온대지방 식물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아열대식물들이 분포하고 북부지방과 고산에는 한대식물들이 살고 있다. 아열대와 한대를 이어주는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가 식물분포에도 반영되는 셈인데, 아열대식물과 한대식물들이 기후변화에 따라 영역을 넓히거나 좁혀가며 생육하고 있다. 아열대 등 남쪽에 고향을 둔 남방계 식물과 북쪽에 고향을 둔 북방계 식물이 한반도에서 어떤 분포양상을 보이는지, 또 그런 분포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들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의 분포도를 그려보기 위해서는 어느 곳에 어떤 종이 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현장정보가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식물학자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연구가들의 동참도 필요하다.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함께 사는 장소들은 곧잘 관심거리가 된다. 높은 산의 정상 부근은 북방계 식물이 남으로 내려와 살 수 있는 곳이고, 해양성 기후를 보이는 해안지역과 섬은 남방계 식물이 북상하기 좋은 곳이다. 지리산이나 한라산 같은 저위도 지방에 자리잡은 높은 산은, 정상에는 북방계 식물이 살고 산자락에는 남방계 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지리산에는 닭의난초, 대반하 등 남방계 식물과 함께 기생꽃, 만병초, 땃두릅나무, 두루미꽃 같은 북방계 식물이 살고 있다. 한라산 정상부의 손바닥난초, 암매, 달구지풀, 꽃장포, 들쭉나무 등은 북방계 식물이고, 산자락의 후피향나무, 무주나무, 굴거리나무 등은 남방계 식물이다. 설악산의 경우에도 때죽나무, 설설고사리 같은 남방계 식물들이 동쪽 산자락에 자라는가 하면, 높은 능선에는 홍월귤, 노랑만병초, 눈잣나무, 만주송이풀, 바람꽃 등의 북방계 식물이 자라고 있다. 울릉도도 남북의 식물들이 만나는 중요한 장소인데, 동백나무, 자금우, 섬사철란, 털머위 등의 남방계 식물과 함께 콩팥노루발, 큰두루미꽃, 큰연령초, 두메오리나무 등 매우 많은 북방계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종(種) 차원에서도 분포상 흥미로운 것이 많다. 북한에도 없는 북방계 식물이 북한을 훌쩍 뛰어넘어 남한에만 분포하는 것도 있는데, 한라산의 암매와 태백의 대성쓴풀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빙하기 때 남하했다가 기온이 올라가자 고산 같은 특수한 환경에 극소수만이 살아남은 것이다. 빙하기 잔존식물이자 북방계 식물들이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 가야산, 한라산 같은 높은 산정에 분포하고 있다. 노랑만병초, 홍월귤, 여우꼬리풀, 벌깨풀, 나도여로, 넓은잎제비꽃, 바이칼꿩의다리, 산마늘, 한계령풀 등이 그런 식물에 속한다. 남방계 식물 가운데도 북쪽으로 분포범위를 넓히는 것들을 볼 수 있다. 굴거리나무가 내장산까지 올라오고, 동백나무가 대청도까지 올라와 자란다. 보춘화는 동해시 두타산까지 올라오며, 변산반도에는 꽝꽝나무 군락지가 있다. 아열대식물인 선인장, 풍란, 나도풍란은 남해안 섬 지역까지 올라와 자라고 있다.(제주도 섭섬의 파초일엽, 제주도 상록수림의 솔잎난, 제주도 토끼섬의 문주란도 아열대가 고향이다. 그밖에도 많은 상록수가 아열대에서 우리나라 남부지방까지 분포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한반도 식생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참나무숲, 소나무숲처럼 식물들이 모여 있는 상태가 식생이라면 이의 변화는 아주 더디게 일어난다. 온난화의 영향을 살피는 일에는 식생변화보다는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의 분포지역 확대 또는 축소라는 잣대가 더 유용하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 여성야구단 ‘나인빅스’ 좌충우돌 현장중계

    여성야구단 ‘나인빅스’ 좌충우돌 현장중계

    기획_ 여성야구단 ‘나인빅스’ 좌충우돌 현장중계 오늘의 작전은요, 공격은 길~게, 수비는 짧게! 취재, 글_ 강성봉, 표세현, 박은애 기자 사진_ 한영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제1회 KBO총재배 전국여자야구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장충리틀야구장입니다. 전국적으로 16개 팀, 3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나인빅스의 16강 토너먼트 경기를 생생하게 중계해드리겠습니다. 지금 관중석은 입추의 여지없이 만원사례입니다. “엉뚱하네.” “폼이 삼진 당하겠다.” “공 주우러 가기 얼마나 귀찮을까.” “남자들이 공을 던지면 쫙쫙 뻗어나가는데, 여자들이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네.” 관중들은 열띤 응원을 하기보다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관전하고 있고, 나인빅스와 해머스스톰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고 있습니다. 나인빅스 스물세 명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참 다양해요. 전 국가대표 육상 선수, 연예인 경호원, 경찰, 사진작가, 금융회사 직원, 디자이너, 주부, 대학생…. 엠티 때만은 절대 야구 하지 말자고 약속하고는, 공터를 찾아내고 숨겨온 야구 장비를 꺼내는 무서운 팀이에요. 회사엔 지각해도 경기엔 절대 지각하지 않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야구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늘 나인빅스의 작전은 “공격은 길게, 수비는 짧게” “1루 나가면 무조건 도루” “칠 때 치고 안 칠 때 안 치자”예요. 벌써부터 그라운드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야구는 1회 초 노아웃부터 누가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라고 했나요. 아니에요. 여자 야구는 1회 수비만 잘하면 이기는 거예요. 그만큼 초반 기선 제압, 누가 에러를 줄이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늘 선발투수는 이미영 선수(31세)입니다. 빼빼 말라 ‘카드부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어요. 별명답게 카드 한 장차로 아슬아슬하게 던지는 면도날 몸 쪽 직구가 위력적이에요. 1키로 빠른 구속보다는 1센티 뺄 수 있는 제구력이 더 위력적이라는 말이 있지 않아요? 여성리그에서는 빠른 볼과 느린 볼이 아니라 느린 볼과 더 느린 볼로 나뉘어요.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스피드건에 찍히는 건 아니죠. 말씀드리는 순간 더그아웃이 소란스러워집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최민정 선수의 형부가 아이스크림을 사왔다고 합니다. 대전에서 처형들을 응원하기 위해 올라온 거예요. “시합을 왜 하나 싶네요. 더운 날 이렇게 뛰고 싶나?” 이거 형부의 말이에요. 6남매가 모두 야구광이라 동네 공터로 우르르 몰려가 야구 한다고 들었는데 아닌가 보네요. “장인어른이 안 좋아해요.” 짧지만 많은 것을 의미하는 대답이에요. 해머스스톰의 첫 타자 데드볼로 1루에 나갑니다. 이건 3루까지 갔다고 봐야 해요. 나가면 무조건 도루죠. 경기장 규격이 조금 작을 뿐 규칙은 남자 야구와 똑같아요. 2번 타자 안타로 나갔고, 두 주자가 삼루와 이루를 훔칩니다. 하지만 3번 타자 땅볼 타구에 3루 주자 홈에서 아웃, 2루 주자 3루에서 아웃, 협살을 당합니다. 나인빅스 오늘 시작이 좋네요. 할 거 다하고 보여줄 거 다 보여줘요. 말씀드리는 순간, 해머스스톰의 4번 타자 서혜진 선수 크게 휘두릅니다. 공은 쭉쭉 뻗어가 펜스를 훌쩍 넘어갑니다. 선제 투런 홈런. 상대 4번 타자를 너무 얕봤어요. 왜 투 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난 뒤에 맞느냐는 얘기예요. 하지만 괜찮아요. 다음 공격 때 어떻게 쫓아가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져요. (샘터 84쪽에서 이어집니다) 월간 샘터 7월호
  • 9일부터 무주 ‘반딧불 축제’

    “청정 자연의 품에서 반딧불이의 황홀한 사랑을 느껴보세요.” 올해도 전북 무주에서 ‘반딧불축제’가 다채롭게 열린다. 벌써 열한 번째다. 행사는 9일부터 17일까지 무주읍을 관통하는 남대천과 한풍루, 반디랜드 일원에서 진행된다. 축제는 열번의 행사를 치르면서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대지’ 무주를 전국에 알려 몇개 안되는 전국의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다. 반딧불축제는 전국 유일의 천연기념물을 소재로 한 환경테마 축제다.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된 ‘반딧불이와 그 먹이 다슬기 서식지’를 모티브로 1998년부터 친환경 축제로 열리고 있다.2003년 이후 5년 연속 문화관광부의 우수 축제로 선정됐다. 14·15일에는 무주리조트에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차관 회의가 열려 무주군은 어느 해보다 축제준비에 분주하다.●초여름 밤의 향연 여름의 문턱 6월에는 무주의 밤이 화려해진다. 남대천을 가로질러 무주군청으로 향하는 ‘사랑의 다리’에 반딧불을 상징하는 불이 점등되면서 여름밤의 축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길이 120m의 남대천교에 3310m의 파이프로 터널을 만들고 11만개의 전구를 엮어 만든 등불은 반딧불이의 군무(群舞)를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불빛으로 축제의 흥을 돋운다. 지난 4일부터 불을 밝혀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불빛 터널을 건너 남대천변을 걷는 워킹투어 코스는 가족과 연인의 사랑을 확인하는 감동의 기회로 준다. 사철 1급수의 맑은 물이 흐르는 남대천 양안 2.4㎞는 ‘사랑의 빛 거리’로 조성됐다. 이번 축제는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환경보전형 축제로, 의미있는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9일 오후 육군 군악대와 취타대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축제의 막이 오른다. 동요제, 환경예술대전, 가요제, 영화제 등 환경과 반딧불을 주제로 한 행사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린다. 남대천 송어잡기, 삼도화합 장기자랑, 방앗거리놀이, 섶다리밟기 등 주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도 풍성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남대천변 숲 일대의 ‘반딧불이 탐사’다. 반딧불이가 출현하는 곳을 찾아가 관찰하는 이벤트이며, 옛 고향의 정취를 만끽하는 기회를 듬뿍 준다. 수많은 반딧불이가 짝을 찾기 위해 빛을 발하는 장관을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어른에게는 애틋한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어린이에게는 자연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해준다. 반딧불이의 일생을 알려주는 ‘반딧불이 자연학교’ 반딧불이 불빛으로 책을 읽는 ‘형설지공 체험’도 무주에서만 볼 수 있는 행사다. 반디랜드-곤충박물관은 이번 축제에 와서 꼭 보고 가야 할 곳이다.2000여종 1만 3500마리의 세계 희귀곤충 표본과 150여종의 열대식물이 자라는 온실, 돔 스크린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고생대에서 신생대까지 동·식물 화석, 세계에서 하나뿐인 네발변이 하늘소와 발톱변이 풍뎅이, 자웅동체사슴벌레 등 희귀 곤충이 전시된다. 천연염색, 도자기, 목공예 등을 경험하는 전통수공예체험, 농경문화 민속놀이 체험, 무명·삼베·실크짜기 등 각종 체험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태권도공원과 기업도시를 유치한 지역임을 알리는 태권도, 소림무술단시범도 새로운 볼거리다.●주변에 절경 많아 무주는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깨끗한 자연 환경을 가장 큰 재산으로 내세운다. 기암괴석과 계곡, 아름드리 나무가 어우러진 덕유산국립공원은 무주읍에서 버스로 40분 거리다. 구천동 관광단지에서 천년 사찰 백련사까지 펼쳐지는 6㎞의 산책 코스는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에 제격이다. 삼림욕과 함께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참다운 여유를 가져볼 수 있다. 라제통문, 적상산사고지, 양수발전소 전력홍보관 등 숨은 볼거리도 적지 않다. 스키장으로 유명한 무주리조트도 사철 자연을 탐방하며 골프 등을 즐기는 종합휴양지이다. 무주의 대표 음식은 덕유산에서 채취한 ‘산채’이다. 별미가든, 전주가든, 한국관 등에서는 30여개의 찬이 오르는 산채 정식을 내놓고 있다. 취나물, 고사리, 두릅, 버섯 등이 들어가는 산채비빔밥과 표고국밥, 표고전도 무주가 자랑하는 별미이다. 남대천 맑은 물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민물고기로 쑨 어죽도 무주 토속음식이다. 쏘가리, 메기, 붕어, 피라미 등 민물고기를 반쯤 익혀 뼈를 발라낸 다음 찹쌀, 고추장, 파, 마늘, 인삼, 들깨 등 갖은 양념을 넣어 끓인 어죽은 시원하고 얼큰해 일품이다.무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Metro] 연천 산두릅 본격 출하

    연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개발·보급한 연천 산두릅이 이달들어 본격 출하되면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연천 산두릅은 독특한 맛과 가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연천은 지형과 토질, 일교차가 두릅 재배 적지인 데다 농번기 이전에 모든 출하가 이뤄져 농가의 새 소득원으로 자리잡고 있다.500g들이 1포장에 8000원. 문의 (031)839-2578.
  • ‘작은 마을 축제’ 알뜰 체험 인기

    봄을 맞아 강원도 각 지역에서 마을마다 특산물을 주제로 한 소규모 축제가 풍성하게 열린다. 30일 강원도에 따르면 주민들 스스로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두릅 등 지역 특산물을 주제로 한 축제를 펼치며 관광 상품화하고 있다. 양구군 양구읍 월명리 주민들은 5일부터 이틀동안 두릅과 산나물을 주제로 축제를 열기로 했다.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산나물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두릅 등을 직접 채취할 수 있는 체험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해 쑥 떡메치기와 짚신만들기 시연을 열기로 했으며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을 마련했다. 양구군 동면 팔랑폭포 일원에서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곰취축제가 열린다. 곰취와 참나물 등 다양한 산나물을 산에 올라가 뜯고 맛볼 수 있는 체험행사가 개최된다.또 횡성군 안흥면 상안2리 사재산마을에서도 1일 두릅축제가 펼쳐진다. 축제 동안 두릅따기와 미꾸라지 잡기 등 체험행사가 열리며 두릅요리와 산채비빔밥 시식회 등 산나물을 실컷 맛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와 함께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2리 ‘의야지마을’은 지난달부터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700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들 관광객들은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양털깎기 체험과 딸기 및 토마토 파이 만들기, 야생압화 만들기 등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이색 체험관광을 할 수 있다. 최태헌 의야지 마을 이장은 “올해 관광객 10만명을 목표로 각종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어 잘사는 마을 만들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우리집 밥상에 봄이 올라왔네

    우리집 밥상에 봄이 올라왔네

    평소 아이들에게 나물 한번 제대로 먹이기가 쉽지 않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이런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편식 버릇을 떨치기가 그리 쉽지 않아 고민하는 어머니들이 많다. 추운 겨울 꽁꽁 언 땅을 뚫고 싹을 피워낸 봄나물들. 그 어떤 보약이 이보다 좋을까. 지난주 한 TV 방송에서는 잘못된 건강정보를 무분별하게 적용한 사람들의 실태를 보여줬다. 몸에 좋다고 가려 먹은 것이 오히려 영양결핍을 초래했다. 건강은 고루 잘 먹어야 지킬 수 있다는 건 두말이 필요없는 진리다. ‘영양의 보고’ 봄나물을 좀더 색다르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쿠킹아트센터(02-6273-8577) 장경진 실장으로부터 달래, 두릅, 냉이, 돌나물 등을 이용해 샐러드, 샌드위치, 수프, 파스타 만드는 법을 알아봤다. 만들기도 쉽고 맛있는 이 요리들은 아이들과 나물을 좀더 친하게 만들고 어른들의 입맛도 늦게나마 교정하기에 제격이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부드러운 목넘김이 좋다 - 두릅수프 ▲재료 두릅 1팩(약 100g), 감자 1개, 양파 1/4개, 닭육수 1컵, 생크림 1/2컵, 우유 1/2컵, 버터 1/2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두릅은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낸다. (2) 양파는 채썰고 감자는 납작하게 썬다. (3)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른 후 양파, 감자 순으로 담가 반정도 익을 만큼 볶는다. (4) (3)에 닭육수를 넣어 살짝 끓인 후 데친 두릅과 함께 믹서에 간다. (5) (4)를 냄비에 담고 생크림, 우유로 맛과 농도를 맞춘 뒤 버터,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 입안에 감도는 바다향기- 달래해물샐러드 ▲재료 달래 1묶음(약 70g), 주꾸미 3마리, 중하 3마리, 청오이 1/2개, 배 1/3개 소스 : 식초 4큰술, 설탕 1큰술, 모과청 3큰술, 마늘 2톨, 꽃소금 1작은술, 레몬 1/4개 분량 ▲만드는 법 (1) 달래는 5㎝ 길이로 자른다. (2) 주꾸미는 데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새우는 등쪽에 있는 내장을 제거 한 후 데쳐 반으로 저며 놓는다. (4) 오이, 배는 채썬다. (5) 마늘은 다져서 분량대로 소스를 만든다. (6) 해물에 소스를 약간 넣어 버무려 나머지 채소와 함께 접시에 담는다. ■ 동서양의 환상적인 만남 - 냉이 파스타 ▲재료 파스타 140g, 냉이 1컵, 파르메산 치즈, 소금, 후추 소스 : 냉이 1/2컵, 올리브유 3큰술, 잣 1/2큰술, 치즈가루 1큰술, 마늘 1톨 ▲만드는 법 (1) 냉이는 뿌리 쪽 부분의 흙을 살살 긁어 껍질을 벗겨 끓는 소금물에 데친다. (2) 분량의 소스는 믹서에 간다. (3) 파스타는 10분 정도 삶아 간 소스, 데친 냉이, 소금, 후추로 버무리고 완성 그릇에 담은 후 파르메산 치즈를 갈아서 위에 뿌려준다. ■ 봄의 상큼함이 입안에 확~ - 돌나물 샌드위치 ▲재료 모닝빵, 돌나물, 칵테일새우, 토마토, 파프리카. 소스 : 칠리소스, 머스터드 ▲만드는 법 (1) 돌나물은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닦아 놓는다. (2) 모닝빵은 반을 갈라 팬에 살짝 굽는다. (3) 토마토, 파프리카는 원형으로 썬다. (4) 새우는 칠리소스로 버무린 후 팬에 살짝 굽는다. (5) 빵에 머스터드를 바르고 돌나물, 토마토, 파프리카, 새우 순으로 담고 칠리소스를 뿌려 마무리한다. ■ 봄나물의 효능 싱싱한 봄나물, 효능이 높다는 것은 이미 상식화돼 있다. 춘곤증을 이기는 데도 좋을 뿐만 아니라 만물이 소생하는 봄기운을 몸에 넣는다는 자체가 생기를 돌게 한다. 늘 이맘때면 봄나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언급된 냉이, 두릅, 돌나물, 달래 등 4가지 봄나물에는 어떤 효능이 있는지 정리했다. # 달래 백합과에 속한다. 예부터 여름철 배탈이 났을 때나 종기에 물렸을 때 쓰였다고 한다. 정신안정과 숙면을 위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비타민C가 풍부하며 알칼리 채소이기 때문에 빈혈, 동맥경화, 불면증, 장염, 위염에 효과가 있다. 막 된장을 풀어 찌개를 끓여도 맛있고 초장에 무쳐서 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 돌나물누워서 하늘을 구경하는 풀(와경천초)이라고도 한다. 바위나 돌무더기 위에 자라며 잎 조각이 연꽃잎과 닮았다 하여 ‘석련화’라고도 했다. 갱년기 장애가 일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인데, 돌나물은 이 에스트로겐을 대체할 수 있는 놀라운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또 칼슘 식품의 대명사 우유보다 무려 2배나 칼슘 함량이 높다. 그래서 골다공증에 아주 효과적인 식품이다. 또한 평생에 걸쳐 조절이 필요한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 두릅 두릅은 두릅나무의 어린 순이다. 향기가 신선해 마음을 안정시킨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진다고 한다. 단백질과 회분, 비타민C가 많고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의 조성이 좋아 영양도 매우 좋다. 일반적으로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찍어먹는다. 만성 신장병으로 몸이 붓고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이 먹으면 신장기능이 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 냉이 겨자과에 속한다. 잎과 뿌리가 달착지근해서 별미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이른 봄, 된장을 풀어 냉이를 넣어 끓이는 냉잇국은 최고다. 또한 고추장이나 된장에 무쳐 먹어도 되고, 생 콩가루에 비벼 쪄서 먹어도 좋다. 냉이는 코리, 아세틸콜린, 후말산 등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맥경화와 간에 지방이 고이는 것을 막아주고 변비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지혈작용도 있기 때문에 폐출혈, 자궁 출혈, 그리고 생리 불순에도 좋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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