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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핵통제력 상실우려 증폭/미 월스트리트 저널지 진단

    ◎권력투쟁 장기화땐 핵전발발 가능성/우크라,모스크바관리 단절 시도할수도 러시아에서 옐친대통령과 의회측의 권력투쟁이 극한 상황으로 치달음에 따라 옛 소련지역에 있는 3만여개의 핵탄두를 통제할 수 없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사이에 체결된 제2단계 전략핵무기감축협정 등에 따라 핵공포로부터 벗어나려는 세계적 노력이 차근차근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시점이고 보면 이같은 우려는 두려움까지 동반하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23일자(현지시간)에서 핵 전문가 두명의 말을 인용,『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권력투쟁은 옛 소련의 여러 곳에 있는 핵병기고에 대한 모스크바의 통제력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의견을 제시한 전문가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연구위원인 브루스 볼레어와 러시아군 대령출신이며 모스크바의 핵무기통제시스템 구축작업에 참여했던 발레리 야리니치이다. 전기엔지니어로 소련의 전략로켓부대에서 30년을 넘게 근무했던 야리니치는옐친과 의회의 대립이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에게 자국에 배치된 1백76기의 소련제 미사일에 대한 모스크바의 전자방식 통제를 단절시키려는 구실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리니치는 『미사일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미사일의 목표물을 바꿔 러시아를 겨냥하더라도 러시아군 참모가 이를 알 수 없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러시아와 소련의 가장 강력하고 현대적인 무기인 SS­24및 SS­19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옐친이 탄핵당하더라도 러시아군부는 의회의 결정에 대항하는 행동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권력투쟁이 장기화되면 미국마저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볼레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권력의 향방이 혼미해지면 핵무기 발사암호와 통신시스템을 관장하고 있는 군부 참모가 지도자를 「임명」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모스크바 일원 지하 벙커에 통제장치가 집중돼 있어 유사시 핵무기 발사통제를 여러 곳에 분산시킬 수 있는 미국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우발적인 핵전쟁의 논리」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볼레어는 이같은 점을 들어 권력투쟁으로 누가 크렘린을 지배하게 될 지 불투명하게 되면 러시아에 또다른 형태의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내전상태로까지 치달을 때는 미국이 정교한 재래식 무기로 러시아의 핵통제센터를 공격,세계를 구할 것』이라는 러시아 핵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대폭적인 예산감축으로 러시아의 핵미사일 통제시스템이 약화되고 있으나 재래식 무기의 공격에는 충분히 견뎌낼 것이며 핵무기의 보복공격을 초래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 21세기로 가는 길(정근모/과학평론)

    ◎북의 NPT 탈퇴와 핵기술개발 북한이 핵비확산조약(NPT)에서 탈퇴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동북아 안보체제를 위협하여 세계평화를 갈구하는 인류 전체의 간절한 소망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그동안 북한의 핵개발사업이 핵무기개발사업이 아닌가 하고 의구심을 갖고 있던 국제여론사회는 이제 이구동성으로 북한당국의 처사를 비난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개발사업을 핵무기제조를 위한 일련의 작업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이는 중차대한 안보외교문제일뿐 아니라 북한 정권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실추시키는 결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한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하는데에는 국제정치적,내부통치적,기술적,경제적,국가방위적 고려사항들이 개재되어 있다.당초에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2차대전중이었으므로 당연히 국가방위및 전쟁승리를 위한 것이었다.최초의 핵분열실험이 독일에서 이루어지는등 핵물리에 앞서있던 독일을 의식하였기에 미국은 우수과학기술자들을 총동원하다시피하여 맨해턴사업(핵개발사업)을 급속히 추진하였던 것이다.여기에 직접 참여한 오펜하이머 시볼그 베네딕트 페르미 등은 당대의 석학들이고 사업추진책임자인 그로브 장군은 월등한 공병장성이었다.2차대전은 원자탄의 위력에 일본이 즉시 굴복함으로써 종결되고 미국은 절대적인 군사우위를 확신하여 재래식 무기를 대량 감축하였고 국방비도 대폭 삭감했었다.그러나 2차대전 종료후 4년만에 소련이 핵실험에 성공함으로써 동서핵무기개발 경쟁을 유발시켰고 핵과 이데올로기의 대립에 의한 냉전체제가 조성되었다.영국(52년),프랑스(60년),중국(64년)은 독자적인 핵무기개발로 세계는 5대강국의 핵공유시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이들은 유엔안보리의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정치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하였다. 핵비확산조약은 이들 5개 핵보유국들이 국제안보체제의 유지와 자국의 헤게모니보장을 위하여 발의하였고 이에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을 인식한 전세계의 호응을 얻어 성안되었다.1970년에 발효된 핵비확산조약은 자국의 지정학적 여건때문에 가입을 안한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등을 제외하고 1백53개국이 가입함으로써 범세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물론 NPT에 대하여 불만을 표하고 민주대국이면서도 후진성을 탈피못한 인도는 통치면에서의 핸디캡을 항상 지니고 있었고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국가방위를 명분으로 핵개발을 추진하였다.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것은,인도가 핵을 개발했으나 그 반대급부는 너무나 부정적이었다는 것이다.국제정치에서 중립평화국가로서의 발언권을 대부분 상실하게 되었으며 국제적인 기술과 경제제재로 말미암아 국가발전에 상당한 손실을 보았다.인도는 핵국가로서 대우도 못받고 받으려는 노력도 할수 없어서 결국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여 핵은 개발하였지만 국자적으로는 큰 손해를 본 경우가 되었다. 국제적인 위상과 경제적인 이해득실을 고려하여 핵기술을 수출하는 선진국이면서도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는 나라들이 허다하다.캐나다는 CANDU기술을 자체개발하고 국내외적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나 핵무기개발은 자제하고 있다.독일 역시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가의 안보및 경제이익때문에 핵무기개발을 자제하고 기존 핵보유국의 핵우산을 활용하고 있다.스웨덴,벨기에,스위스등은 자력으로 얼마든지 핵무기를 개발할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가이익을 장기적으로 고려하여 핵무기개발을 안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핵비확산노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일본도 핵에 대한 자제를 해왔으나 최근 해외에서 재처리된 플루토늄을 반입함으로써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으며 인근 국가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일본도 거시적인 면에서 핵무기경제를 따져본다면 핵개발을 자제하리라고 보지만 동북아의 핵균형이 깨질 경우 일본의 핵정책이 전환될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커다란 위협요인이 아닐수 없다. 살펴본바와 같이 핵비확산은 협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안보적 측면에서 국가의 이해관계로 유지되는 것이다.절박한 내부통치차원에서 핵개발을 계속한다면 그것은 단기간의 수단은 될지언정 장기적인 국가발전이나 정권유지에는 오히려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때문에 북한이 NPT로 다시 복귀하는 것도 배제할 수는 없다.또한 북한 핵정책에의 대응은 단편적인 단순대응이나 핵강대국의 정책에 맹종하는 것보다는 우리자체의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여 어떠한 경우라도 대응할 수 있는 신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지나친 두려움이 해결책이 아니듯이 안보측면을 무시한 경솔한 대응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국가이익을 최고로 하는 전문가들의 탁견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
  • 청소년 선도/김장호 수필가(굄돌)

    요즘 초중고생들의 자살과 마약흡연등이 잇따라 충격을 주고 있다.이는 최근들어 사회갈등이 확산되고 흉악범죄급증으로 청소년들 역시 이같은 사회분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의 빈부와 상관없이 핵가족으로 인한 가정의 공백과 사회병리현상에서 오는 청소년기의 허무와 염세가 밀도를 더해감에 따라 그 밀도를 감당할 수 없을때 범죄 마약 자살로 폭발하는 것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내성적인 청소년이 인신매매나 어린이유괴등과 같은 현실적 사회현상을 대하면 더욱 두려움에 떨게된다.이때 이를 얘기할 사람이 없으면 극단적인 공포심을 갖게 되는데 그러다가 결국에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불상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재작년에 서울모국교 6년생 신영철군이 불량배들에게 시달리다 못해 투신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이는 불량배들 때문에 등하교를 겁내는 청소년들의 실상을 비로소 어른들께 일깨워준 충격적 사건이었다.당시 부천시 모국교 5년생 강지현양이 신군자살에충격받고 자살하는 기막힌 일 또한 발생했었다.『이 사회의 범죄를 없애주세요.마지막 소원입니다.부탁합니다』는 신군의 유서에 담긴 절규가 귀에 쟁쟁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픈 심정이었다. 또 서울에서 국교생과 중학생이 하교후 소매치기하다 붙잡혔는데 그들의 범죄 동기가 용돈마련이라며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자 취조경찰관이 학교에서 뭘 가르쳤는지,부모들은 애들이 이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타깝다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는 얘기를 들은적도 있다. 청소년들이 지속적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거나 세상에 대해 좌절하고 큰 충격을 받았을때 찾게 되는 것이 마약이나 자살이다. 그러나 부모와 자녀간 신뢰와 사랑으로 공동체를 형성해갈때 그같은 극단적 행위는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사회에 대한 공포를 씻어주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립심과 자아통제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일본인 심리학자의 말이 귀에 닿는다. 『당신은 책읽는 모습을 아이들 앞에서 보여준 적이 있는가.당신은 비바람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걸어본적이 있는가.당신은 자신의 실패를 아이들에게 들려준적이 있는가.당신은 한번쯤 아이들의 책상서랍을 열어본적이 있는가』
  • 사회주의시장경제,중국의 개혁(사설)

    지금 중국이 최대 역점을 두는 국가적 우선과제는 두말할 필요없이 경제건설이다.붉은자본주의로 불리는 사회주의시장경제이며 21세기 경제대국 중국이다.오직 그것만이 관심이며 국가적총력을 집중시키고 있다.15일 개막된 8기 인민대표대회(8대국회)도 경제건설 뒷받침노력으로 일관될 전망이다.등소평의 개방개혁을 통한 경제건설노선을 지속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이끌어갈 지도부 구성의 마무리가 과제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예상되는 강택민의 당총서기와 군사위및 국가주석등 3대 최고위직 겸직결정이라 할 수 있다.당·정·군의 최고책임을 한사람이 겸직하게 되는 것은 모택동 이후 처음이며 국가최고의 막강한 권력이 한사람에게 집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경제대국건설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공산당주도의 개발독재를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사표시다. 동시에 등사후 보수 개혁등 각파벌의 대립심화로 군웅할거의 천하대란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아래 자신의 지위를 확실하게 강에게 계승시키려는 등의 포석이라고도 할 수 있다.권력의 1인 집중으로 인한 부작용 보다 분열방지와 내란예방의 안정확보가 훨씬 중요하다는 중국현실인식을 기초로 하는 것이다. 등은 그동안 혁명1세대의 핵심은 모택동이고 2세대는 자신이며 3세대는 강택민동지라고 강조해온바 있다.이번 전인대 즉 8대국회는 금년 89세로 여명이 길수 없는 등에게는 후계체제확립의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강의 권력강화에 보수색을 이유로 실각설이 나돌던 이붕총리의 유임이 예상되는 것은 보수파 반발을 막기 위한 타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주용기등 개혁파부총리들로 총리를 견제하는 진용구성도 예상되고 있다. 아무튼 등의 개방개혁노선은 중국의 고도성장을 지속시키는등 고르바초프나 옐친의 그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세계는 마침내 잠에서 깬 사자 중국이 포효를 시작하고 있다는 두려움의 눈길마저 보내고 있다.등사후에도 무사히 지속될지 의문의 여지는 있지만 그런 중국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금 북한의 안타까운 현실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하는데북한은 왜 못하는가.답답하다.개방개혁의 경제건설은 사회주의 붕괴와 경제난으로 북한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극복의 유일한 대안이다.그것을 중국개혁은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다.그런데도 북한은 그것을 핵개발에서 찾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북한의 참된 위협은 외부아닌 내부에 있으며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핵개발이 아니라 경제건설이다.북한은 하루속히 핵을 버리고 경제건설로 나와야 한다.북한은 중국을 빨리 본받고 배워야 한다.
  • 안혁·강철환씨가 말하는 참상(요덕15호 북한정치범수용소:16)

    ◎지상의 생지옥:라/함경도 월광령 99고개 넘어 수용소에/멀미하는 9·6살 철부지 밤새 운송/살아선 못건넌다는 「마의 입석천」이…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쓴 웃음이 나온다.수용소로 끌려가던 날,「죽음의 고개」를 넘던 날의 황당했던 경험은 지금까지 아픈 기억으로 가슴에 못박혀 있다.우리 앞에 잔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철부지는 훗날 얼마나 가혹한 운명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했던가. 처음 보는 산과 나무들은 9살밖에 안된 어린애에겐 가슴설레게 하는 것들이었다.울창한 숲,맑은 내,신기한 나무와 꽃들은 한여름의 정취를 흠뻑 담고 있었다.북한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다는 평양.그곳 중심지에 있는 「교통소아파트」에서 살아온 나에겐 그런 모든 풍경들이 신기했을 뿐이었다. 이삿짐을 실은 소련제 트럭도 그랬다.간단한 짐 속에 끼어 한없이 산길을 달리는 기분은 어린 나를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그땐 차도 흔하지 않았을 뿐더러 소련제 트럭을 한번 타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평양을 떠나 꼬불꼬불한함경도 산길을 달릴때만 해도 철모르던 나와 동생은 이러한 기분에 휩싸여있었다.『야,저런데서 고기잡고 놀면 재미있겠다』 우리에겐 그때가 여름방학이었다. 그렇게 6∼7시간을 달리다 보니 해가 지고 칠흑같은 어둠이 찾아들었다.울퉁불퉁한 황톳길을 마냥 달린 탓인지 「좋아라」하던 동생은 언제부터인지 심한 차멀미에 시달려 얼굴이 창백했다.나도 견디지 못해 토하기 시작했다.소련제 트럭은 이에 아랑곳않고 헤드라이트를 환하게 켠채 한없이 산속을 향해 달려만 갔다.『우리 집에 다시 가자』 6살박이 동생이 기어코 울음을 떠뜨렸고 엄마를 찾았다.엄마는 우리가 끌려오기 달포전 『출장을 간다』며 집을 떠나 우리와 동행하지 않았다.뒤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혁명열사의 딸로 분류된 어머니는 반동인 아버지와 이미 강제이혼 당해 우리 곁을 떠난지 오래였다.그것도 모르고 나와 동생은 그 엄마를 찾은 것이다. 소련제 트럭은 아무 것도 보이지않은 산길는 계속 뒤뚱거리며 앞으로 나가기만 했다.인가의 불빛은 물론 지나치는 차조차 없었다.그저 어둠뿐이었고 소련제 트럭이 내는 굉음이 전부였다.참다못한 할머니와 아버지가 『애들이 다 죽는다』며 앞좌석에 탄 책임자같은 사람에게 조금만 쉬어갈 것을 간청했다. 깡마른 체구의 책임자는 인상이 참 험상궂고 나이는 30대 초반쯤 되어 보였다.허리에 권총을 찬 그는 『거의 다왔다』고 톡 쏘아붙인뒤 더이상 말이 없었다.할머니는 우리를 껴안으며 『어린 것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말도 제대로 못이었다.그저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만을 훔치고 있었다.그때서야 나는 어렴풋이 「뭔가 잘못되어 가는 구나」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였다. 언제부턴지 차의 속도는 눈에 띄게 떨어져 걷는 것보다 조금 빨라보였다.길도 겨우 트럭이 지나갈만 만큼 좁았고 거기다 가파른 경사였다.수도 없는 모퉁이를 따라 도느라 트럭의 뒤뚱거림은 한결 심해졌다.움푹 패인 웅덩이로 이어진 듯한 길옆을 자세히 보니 깎아지른듯한 벼랑이었다.자칫 굴렸다하면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다. 아흔 아홉고개,북에선 「죽음의 길」로 통하는 정치범수용소로 통하는 월광령 고개에 다달은 것이다.산등성이 너머로 방향을 바꿔가며 이쪽 저쪽을 비추는 희미한 불빛이 아스라히 보였다.그 서치라이트 속에서 내가 10년을 갇혀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꿈에나 알았겠는가. 어렵사리 고개 정상 부근에 다다르자 길고 두꺼운 나무 차단기가 설치된 초소에서 보위원들이 우리 가족을 검문했다.소련제 트럭운전사는 아버지가 준 일제시계를 뇌물로 받고 오던 길로 되돌아갔다.우리는 3개의 초소를 더 거쳤다.그때마다 보위부원들이 물건을 빼앗아가는 바람에 이삿짐은 한결 가벼워졌다. 길솟은 풀숲 사이를 헤치고 나서니 그림책 속에서 본것과 비슷하게 생긴 「귀틀집마을」이 나타났다.사방은 숲으로 우거진 칼날같은 산이 에워싸고 있고 곳곳에 깊은 소가 있는 폭 10여m쯤의 강이 마을을 에워싸듯이 흐르고 있었다.살아선 건널수 없다는 「마의 입석천」이었다.마을 앞에 난 가느다란 둑이 이 강을 건너는 유일한 통로였다. 배정받은 흙벽집에 짐을 풀어놓으니 어느새 먼동이 떠 올랐다. 수용소 생활에서 죽음같은 고통이 뒤따를 때마다 나는 월광령 너머,입석천 건너의 세상을 언제나 꿈꾸었다.그리고 끌려오던 날이 꿈속에 나타나는 가위눌림에 몸부림쳤다.
  • 등단 1년만에 자살/이연주 유고시집 출간

    ◎「속죄양,유다」… 두번째 시집/죽기전 쓴 「종신」 등 51편 수록 지난해 가을 마흔살의 나이로 자살한 시인 이연주의 유고시집 「속죄양,유다」(세계사간)가 나왔다.91년 「작가세계」 가을호에 「가족사진」등 시 10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기도 하다.시인이 자살 직전에 쓴 「종신」이라는 시를 포함해 모두 51편의 시가 수록돼있다. 「나의 죽음이 통속적인 화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이 남겨진 시들로 평가되길 바란다」는 유서와 함께 그녀 스스로 정리해놓은 이 유고시집은 절망의 풍경속에서 비치는 가녀린 희망적 사랑과 소생이 담겨있다.등단한 해인 91년 펴낸 첫시집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에서 부패한 도시의 삶과 그 삭막함을 「시장」과 「매음녀」라는 상징어로 표현,현대인들의 자의식을 거칠고도 강렬한 이미지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간호사생활을 하면서 1년동안 51편의 적지않은 시를 썼다. 유고시집의 마지막 작품인 「종신」은 시인이 자살 직전에 쓴 것으로 경건함마저 풍긴다.『이마에 재 뿌리고/쑥향과빈 촛대 들고/들판으로 갔다=나는 밀기울 껍데기로/홑껍데기로/주여,/용서하소서=어두움 실핏줄이 터져/못 이길 두려움에/혼절할 듯/외마디 소리를 질렀다/주여,용납하고서/바람이 죽은 날들을 닦았다/나는 혼신을 다해/촛대 위로 올랐다/불을 그어다오』
  • 이건 혁명이다(김호준/정치평론)

    어느날 갑자기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이 개방되더니 궁정동의 으스스한 「안가」를 허물어 공원으로 조성하는 작업이 시작된다.번듯한 재산이라곤 상도동에 있는 집 한채 뿐이라고 「청빈」을 공개한 대통령은 재임중 단 한푼의 정치자금도 받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으로 정치권을 경악시킨다.일부 각료의 도덕성 문제를 둘러싼 인사파동으로 새 정부가 출범 초부터 상처를 받는가 싶더니 공직 윤리가 단숨에 선진국 수준으로 뛰어 오르는 극적인 반전이 국민을 열광시킨다.어디 그 뿐인가.정권 안보의 전위로서 서슬이 시퍼렇던 안기부와 기무사는 평범한 정보기관으로 돌아가고,군 서열 11위를 1위로 발탁한 국방장관 인사에 이어 육참총장을 전격 경질하자 군을 주름잡던 「하나회」가 무너지는 소리가 천둥처럼 들린다. 며칠 사이에 세상이 참으로 많이 달라졌다.하루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숨가쁘게 이어지는 개혁과 변화에 어지럼증이 날 정도다.보수파들 사이에선 『정말 이래도 괜찮은 것이냐』고 두려움을 나타내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그러나 시중에선 『역시 YS답게 시원 시원하게 잘한다』는 지지와 찬사가 더 많다.경제가 신통치 않은데 개혁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회응가 있으나 신명론의 목청이 더 높다.일한 만큼 보상받고 법 앞에 만인이 평등인 사회 정의가 구현된다면 그 신명만으로도 하루 한끼쯤 굶는 고통 분담쯤이야 너끈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혁명이다.김영삼대통령 취임후 지난 2주간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변화와 개혁을 표현하는데 있어 「혁명」이란 단어처럼 더 적절한 용어는 없을 것 같다.사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대통령의 조각과 군지도부 개편을 「혁명적 인사」,정치자금 배격을 「혁명적 결단」이라고 평가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우리는 5·16을 비롯하여 혁명,또는 혁명에 준하는 상황을 몇차례 겪었지만 이번처럼 과감한 개혁을 경험한 적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혁명하면 그 폭력성과 강제성 때문에 흔히 군사혁명을 연상하나 개혁의 본질에 있어 김영삼정부의 문민혁명은 과거의 군사혁명을 왜소화시키고 있다.더구나 김대통령은 총칼이나 계엄령에 의존하지 않고 개혁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과거의 군사통치자들을 무안하게 만들고 있다. 32년전 5·16 군사혁명 직후 혁명주체들은 계엄령 아래서 깡패 소탕·용공분자 검거·사이비 언론 정화·공무원 비이 단속·농어촌 고리채 정리령 발표·부정축재자 구속등의 강력조치로 민심을 잡아갔다.이 개혁 유형은 그후 박정희대통령이 장기집권의 길을 연 72년 「10월 유신」과 이른바 신군부가 등장하는 80년 「5·17사태」에서도 거의 그대로 답습된다.그러나 권위주의 시대의 개혁이란 정권 유지 차원에서 출발한 것이었지 역사관과 국가관에 입각하여 사회 병리를 치유하려는 순수성이 결여된 것이었다.그들은 개혁 대상을 자신들 밖에서 찾았고 자신들이 장악한 권력과 금력에 대해선 개혁의 손이 미치지 못하도록 성역화했다. 김대통령의 개혁은 자신을 필두로 한 청와대·내각·여당등 집권층의 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크게 구별된다.부정부패를 척격한답시고 말단 공무원만 못살게 굴자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장관부터 수범하겠다는 것이며 그 의지가 뚜렷하다.특히 대통령의 정치자금 거부선언과 장·차관 재산공개는 역대 어느 통치자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결단이다.이 획기적 결단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자르면서 앞으로 우리 정치의 모습과 공직사회의 풍토를 엄청나게 바꿀 것이다. 적임 시비로 조각 11일만에 개각을 단행하게 만들었던 인사파동은 많은 걸 남겼다.무엇보다도 사회전반의 도덕성을 제고하고 공직자 임명에 앞선 충분한 검증의 필요성을 일깨우는데 기여한 바가 컸다.이제 고위 공직자 임명은 국민이 이를 공개 심사하는 시대가 되었다.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의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공직에 앉을 수도,자리를 지킬 수도 없게 되었다.불과 몇달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다.문민시대의 자율 혁명이 낳은 이러한 공직관이야말로 총칼과 타율로는 성취하기 어려운 것이다.이제 문민혁명의 초점은 재산공개의 정치권 확대로 모아지고 있다.일부에선 이런 저런 이유로 재산공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양이나 재상공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알아야 한다.아무쪼록 개혁이 후퇴·퇴색하는 일이 없도록 민자당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해 본다.
  • 참스승의 길/김장호 수필가(굄돌)

    아지랑이에 실려오는 꽃소식이 화사한 햇살과 더불어 생명이 약동하는 봄의 문턱에서 지난날의 회상에 잠기게 한다.개구장이 골목대장들이 사회생활의 첫관문인 공교육을 받기 위해 학교 교문을 노크하며 기쁨과 두려움 속에 꿈의 날개를 펴는 생기발랄한 교정이 그립다. 지난 학년말은 정부이양을 앞두고 터져나온 대입부정이라는 총체적 교육비리의 와중에서 현재의 교육제도를 재점검하라는 여론이 높았다.왜정말기부터 해방을 거쳐 지난 91년까지 평생을 초등교육에 헌신하고 정년퇴직한 필자로서도 충격이 아닐수 없다.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을 뿌리째 흔든 교육비리는 교육의 양적 변화와 일부 학부모들의 그릇된 교육열,이에 편승한 왜곡된 교사들의 망국적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수있다.선생은 많아도 스승은 드물고 교사가 되기는 쉬워도 참된 교육자가 되기는 어렵다.교사는 돈을 모르는 청렴결백한 선비여야 하고 도덕적으로 고매한 인격자여야 한다.또 사회에 규범적 사표라야 한다는 성직관을 가져야 한다. 제자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갖고 정성과심혈을 기울이는데서 보람과 사명감을 느끼며 언행심사가 학생의 본이 되고자 정진하고 노력하는 자세야말로 참스승의 자세가 아니겠는가.교육은 내일을 위해 필요한 지식의 응용과 인생의 설계를 위한 사고와 논리를 키우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시켜 미래를 위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인물양성에 힘쓰는 것이다.인간은 교육의 산물이요 국가발전의 요체이므로 결국 교육은 정열을 가지고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인생의 가장 근본적 사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한국창조를 목표로 새정부는 부정부패척결·기강확립·도덕성회복을 통한 생활정치구현을 당면과제로 제시했다.교육계도 전인교육·생활교육실천으로 유능한 인재양성이 시급하다.교육자들은 심기일전하여 철저한 생활교육,원칙을 지키는 질서교육,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공중도덕교육,깨끗한 청결교육으로 일상생활에서 합리성·근면성·인내성·친절성을 습관화시키는 민주시민의 자질함양 교육에 힘쓸 때다. 정부는 마지막 깃발인 사회적 존경마저 상실한 교육자들에게 빼앗긴 위광을 되돌려 주어 전문성에 투철한 스승으로 교육에 전념할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 “인사파동딛고 이젠 개혁에 매진”/부분개각발표날 각부처·정당 표정

    ◎“문제인사 언제든 교체 원칙 천명한것”/“서울시 공무원출신 첫 시장” 환영일색 도덕성 문제가 제기된 신임 각료들에 대한 경질이 8일 단행되자 정·관가에서는 이번 인사가 새기풍을 정착시켜 개혁을 계속 추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내부단속과 민심수습 등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여성기용방침 재확인” ▷청와대◁ ○…이경재청와대공보수석은 부분개각내용을 발표한 직후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실현을 위해서는 과거보다 더 높은 법적·도덕적 자격기준이 요청된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인선에서는 법적·도덕적 기준을 우선,청렴·결백하고 개혁적의지와 행정능력을 갖춘 인사를 기용하려고 노력했다』고 배경을 설명. 이공보수석은 송정숙보사부장관 기용과 관련,『여성기용 방침을 재확인한 인선』이라고 강조. 이수석은 최근의 인사파문이 「기득층의 저항설」에도 언급,『새정부 개혁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려는 세력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책동에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라며 『지금 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기회는 다시 오지않기 때문에 국민의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바란다』고 당부. 이수석은 하오 3시부터 10여분동안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부분개각내용,인선기준및 배경등을 설명한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응했다. ­「조치」는 일단락 된 것인가. ▲허재영건설부장관을 해임한 것 같이 청와대자체의 정밀조사를 거쳐 개각을 단행한 것이다.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장관들도 있으나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또다시 중대한 사안이 나타나면 단호한 조치를 할 것이다.현재로선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허장관의 해임배경은. ▲앞서 말한바와 같이 자체 정밀조사의 결과이다. ­군인사의 이유는. ▲문민시대의 군최고통수권자로서 군의 통괄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중대사안이 나타나면 또 경질할 것인가. ▲현재로선 중대한 결격사유자를 발견할 수 없다.청와대가 모르는 문제가 드러나면 언제든 교체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앞서 조직적 저항세력이 있다고 했는데. ▲증거를 잡고있고 거기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얼굴없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수는 없지만 나타나면 엄중히 다스리겠다(이수석은 일문일답이 끝난뒤 이 부분에 대해 재차 묻자 『북한에 친인척이 있다.2중 국적이다라는 등의 제보는 자료를 가지고 있는 기구가 한정돼있는 만큼 출처를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최창윤총무처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는데. ▲사퇴반려된 것으로 보면 된다.박희태장관과는 사안의 차이가 있다(이수석은 『김대통령께서 방금 최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냥 열심히 일하라」는 당부를 했다』고 전했다). ○…이수석은 공식기자회견과 일문일답이 끝난뒤 인사파문과 관련,『우리 모두 과거의 물을 먹은 만큼 천상에서 내려온 진선진미한 사람을 찾을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한뒤 『그 가운데서 깨끗하고 능력있는 인사를 찾은 차원으로 이해해달라고』고 협조를 당부,청와대의 곤혹스러움을 간접 표시. 고병우 건설부장관 임명과 관련,그는 『조금전 확인됐기 때문에 뭐라 말할수는 없으나 호남인사를 기용한다는 방침의 연장』이라며 『조사해보니까 부동산문제가 있으나 그런식으로 하면 아무도 임명하지 못한다』고 양해를 요청. ○…이수석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김대통령과 청와대참모들은 이번 인사파문뒤에 기득권층의 「조직적 대항」이 있다는 의심을 갖고있는 분위기. 청와대측은 『많은 정보를 지닌 수구세력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이제는 우리들을 격려,기득권층을 비난하는 제보가 더많이 들어오고 있다』『서서히 주동자가 드러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 ▷법무부◁ ○…사의를 표명한 박희태장관의 후임으로 김두희검찰총장이 전격 발탁되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충격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법무부 한 관계자는 『이날 아침신문에 김총장의 이름이 거명됐지만 임기제 검찰총장으로 부임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설마 했었다』면서도 『박전장관 문제로 어수선했는데 그나마 신망이 두터운 김총장이 후임장관으로 오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검찰권의 독립을 명분으로 한 임기제 총장에 가장 걸맞는 인물로 조직내에서 추앙을 받던 김총장이취임 3개월 남짓만에 장관으로 가게 되자 아쉬움과 함께 『김대통령 특유의 인사스타일로 인해 검찰총장 임기제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이와함께 후임 검찰총장으로 누가 오던지간에 연쇄적으로 대폭적인 후속 검찰인사조치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벌써부터 고검장·검사장 승진폭과 대상을 놓고 설왕설래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강남땅 오해산것 같다” ▷건설부◁ ○…허재영 전건설부장관은 8일 상오까지도 본청 국장,지방청장등 고위 간부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간부회의를 주재,올해 계획된 업무를 차질없이 진행하라고 지시한뒤 이들과 함께 오찬까지 함께 하는등 경질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듯. 그러나 이날 하오 1시20분쯤 보사·법무등과 함께 건설부장관도 경질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얘기가 전해지자 차관을 비롯,각 국장들이 사실 확인에 한때 분주한 모습. 허전장관은 신임 건설부장관이 발표되자 기자실에 들러 『강남구 대치동에 땅 1백여평을 사놓은 것이 다소 오해를 받고있는 것 같다』고 해명. ○시종 차분하게 답변 ▷보사부◁ ○…송정숙 신임 보사부 장관은 8일 하오 5시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곧바로 과천 종합청사로 가 취임식과 기자 간담회등을 갖는등 취임 첫날부터 강행군. 『새로운 경험과 생소한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지금 심정』이라고 밝힌 송 장관은 30분간에 걸친 기자 간담회에서 보사행정방향등에는 시종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로 답변하면서도 「소신」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약간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는등 평소 날카로운 칼럼니스트로서의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 ○…이에앞서 박량실전임장관은 국장급이상 간부들과 오찬을 하고 하오3시 이임식을 가진데 이어 청사 현관에서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10일간의 장관업무를 마무리. 박전장관은 이임식에서 『지난 10일간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고 말문을 연뒤 『나자신을 투영해 보지도 않고 문민정부에 동참해 일해보겠다는 의욕만 가지고 나섰다가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된데 대해 마음깊이 사과한다』고 소감을 피력. ○“시정 잘아는 인물” 환영 ▷서울시◁ ○…사상 처음으로 시장없는 1백시간을 보낸 서울시 직원들은 8일 하오 이원종 전충북지사가 시장으로 임명되자 『무엇보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는 처음 시장으로 부임하게 돼 기쁘다』며 잔칫집 분위기. 시직원들은 『이신임시장이 오면 별다른 업무보고는 필요없이 현황보고 정도만 하면 되지 않겠느냐』며 시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이 시장으로 온것을 한결같이 반기는 모습. 공무원생활은 체신부에서 시작했지만 내무관료 출신으로 시 내무국장을 잠시 맡은 적이 있는 김성배·김용래전시장과는 달리 사무관시절부터 시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은 이시장이 처음이라는 것. 시의 한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서울시장 자리가 계속 내부출신인사로 채워졌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표시한뒤 『누구보다도 시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만큼 개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 ▷정가◁ ○…민자당은 김영삼대통령이 8일 법무·건설·보사등 3개부처 장관및 서울시장에 대한 부분개각을 단행하자 개각 폭이 예상보다 늘어난데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그동안 언론보도등을 통해 문제시됐던 각료들은 모두 「정리」된 것 아니냐며 적이 안도하는 모습들이다. 민자당은 특히 이번 개각에 건설부장관이 포함된 것과 관련,그간 끈임없이 허재영장관의 비리연루설이 나돌았기 때문에 「깨끗한 정부」실현을 위해서는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그러나 최장수 당대변인을 지냈던 박희태법무장관이 딸의 특례입학문제로 김대통령의 재신임에도 불구,경질된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여하튼 민자당은 이번 개각으로 일부장관들의 부도덕성 시비로 촉발된 김영삼정부의 인사파문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고 진정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인사파문이라는 불의의 상흔을 딛고 일어서 이제부터는 변화와 개혁을 적극 추진해야한다는 것이 민자당의 입장이다. 김종호정책위의장은 『선거때만 되면 경쟁자들이 퍼뜨리는 갖가지 소문때문에 입후보자들이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런 검증없이 나도는 소문등으로 인해 정치인들이상처를 입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서 시비가리기로 ○…민주당은 이번 부분개각과 관련,『국민의 여론을 받아들여 개혁초기에 문제인사를 신속히 새로 임명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속에 새 각료가 산적한 국정을 해결하는데 노력해 줄 것을 기대. 그러나 새 보사부장관에 대해서는 개혁을 표방하는 각료로서 적합한 인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육군참모총장과 기무사령관의 교체에 대해서는 전임자의 해임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각 문제를 제기. 특히 이번 개각을 종합해 볼 때 김영삼대통령의 인사스타일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최소한 사전에 대상후보를 거를 수 있는 법적,제도적장치에 비중을 두는 한편 모든 문제를 국회차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했다.
  • 김 서울시장의 개혁기치/최홍운 사회1부차장(오늘의 눈)

    40대의 김상철 신임 서울특별시장의 개혁구도는 취임한지 며칠이 지나면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김시장은 우선 취임하자마자 서울시가 「복마전」으로 일컬어지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모든 행정을 공개적으로 수행하므로 의혹을 떨쳐버리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선언했다. 1천1백만 시민들을 위해 똑바로 일해야 할 공복들이 있는 곳이 바로 서울시임을 강조했다. 이에따라 종전처럼 시장실에 앉아 각 국·실의 업무보고를 받지않고 각 국장실로 직접 가 실무과장급들과 토론을 하면서 시정을 익히고 있다.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시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보다 정확하게 듣기위해 해당 국장은 보고만 하고 나가게 한뒤 과·계장등 실무진들과 오랜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점이다. 김시장은 이 자리에서 깍듯한 예의를 지키며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는 주로 듣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시장의 모습을 접한 시공무원들은 처음 뜻밖의 사람이 서울시장에 발탁된데 대한 당혹감과 함께 어떤 세찬 회오리바람이 휘몰아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이제야말로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갖게됐다. 김시장 스스로 올바른 자세로 일하는 사람이면 개혁에 대해 하등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또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시정이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정의 기존 계획은 그대로 추진해나가되 담당공무원의 똑바로 일하겠다는 자세전환과 솔선수범하겠다는 인식변화가 선행돼야함을 덧붙이고 있다. 김시장은 이와함께 언제나 어두운 곳에서 부정부패의 씨앗이 싹트기 때문에 모든 시정을 공개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일련의 업무추진 스타일로 봐 김시장의 개혁구도는 바로 공개행정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공개행정을 밀고나가는데는 어려움이 많이 따르리라 여겨진다.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점은 이권과 관련된 외부의 압력일 것이다. 김시장은 이 점까지 감안해 어떤 사람이라도 정식서면으로 민원을 제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어떤 사안이라도 양면성이 있으므로 이를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더 좋은 것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김시장은 이같은 시정의 모든 결정사항들을 월 1∼2회의 정기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에게 낱낱이 보고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행정경험이 없는 김시장으로서 이같은 개혁의지가 어느정도 펼쳐질지 기대감을 갖고 지켜본다.
  • 주가 6백30선 곤두박질/6백33.7/연5일째 떨어져 올 최저치

    데이콤의 상한가행진이 드디어 끝나면서 상한가최장기록을 세우는데 실패했다.주가는 연5일째 떨어지며 올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의 첫장인 2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9.23포인트 떨어진 6백33.73을 기록,지난해 12월9일(6백20.74)이후 가장 낮았다.지난달 24일이후 연5일동안 주가는 43포인트(5.8%)떨어진 셈이됐다. 개장초에는 최근 주가가 떨어진데 따른 반발매수세에다 경기활성화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형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수가 일면서 강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전장 중반부터 금융실명제와 사정한파에 대한 두려움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업종에서 매물이 나오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 출산의 고통 남편이 던다/「라마즈분만법」 관심 고조

    ◎젊은부부들,강남성모병원강좌 등 참여 줄 이어/부부가 산고공유땐 정신적 안정/엄마건강·아기지능향상에 유익/핵가족화·아기지능향상에 유익/핵가족화·교육수준 높아져 파급 가속화 전망 「자연분만을 하면서도 출산의 진통을 최소로 줄인다」.최근 자연스런 출산을 선호하는 젊은 부부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라마즈분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사고율이 높고 산후 회복이 더딘 제왕절개등에 의존하는 것보다 자율적 사고방식에 의한 적극적인 출산이 아기와 산모자신의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성모병원·차병원등에서 열고 있는 라마즈분만법강좌에는 수강을 신청하려는 젊은 부부들이 줄을 잇고 있으며,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2년전에 펴낸 라마즈분만법 설명 비디오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라마즈분만법은 70년대에 프랑스 산부인과의사인 라마즈에 의해 활발하게 보급되기 시작한 것으로,약을 쓰지않고 산모 스스로 호흡법과 운동법을 익혀 출산의 고통을 줄이는 심신요법적·정신예방성 감통분만술.분만과정에 남편이나 출산을 돕는 가족이 참여,산모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분만직후 아기를 산모의 가슴이나 배위에 올려줘 아기가 엄마의 심장의 고동과 체온을 느끼게 해주는 등 임신과 출산과정을 인간화시키자는데 목적이 있다. 국내에는 80년대초 첫 소개됐지만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젊은 남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새롭게 활기를 띠고 있다. 강남성모병원 신종철교수(산부인과)는 『과거에는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등의 이유로 남편의 참여를 기피하던 임산부들도 지금은 남편이 함께 출산에 참여해 고통을 나눠주기를 바라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산을 부부가 공유하는 것으로 보려는 젊은층의 의식이 싹트면서 맞벌이부부등이 라마즈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에서 라마즈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는 병원은 7∼8곳.강남 성모병원이 지난 84년부터 매달 셋째주 금요일에 「산모교실」을 열어 라마즈에 관한 일반지식과 훈련법을 강의하고 있으며 차병원에서도 2개월단위의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이들 병원엔 강좌개설때마다 30쌍이 넘는 부부가 몰려들어 수강인원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밖에도 고대부속 구로병원,제일병원,인천 길병원등에서도 라마즈분만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라마즈분만법은 이완법,영상법,호흡법으로 대별된다.이완법은 온 몸의 힘을 빼는 훈련으로 진통때 통증으로 몸이 경직되어 피로가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훈련이다. 연상법은 기분 좋은 상황,예를들면 남편과 조용한 바닷가를 거닐거나 숲속에서 속삭이던 기억들을 떠올림으로써 분만에 쏠린 관심을 분산,고통을 잊자는데 목적이 있다.호흡법은 규칙적인 복식호흡을 통해 산소를 충분히 흡입,근육및 체내조직의 이완을 돕고 태아에게도 원활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방법이다.라마즈훈련의 가장 큰 특징은 남편이 함께 참여하는데 있다. 임신계획을 부부가 함께 세우듯이 태교,산전·산후운동,분만과정에 남편도 참가,출산교육을 함께 받고 분만때 옆에서 호흡법을 리드하거나 심리적 안정을 돕도록 한다.결국 라마즈란 출산 전반에 관해 배우고 익혀 두려움을 없앤 다음,호흡·이완·연상법을 통해 진통을 최소화시킨 상태에서 자연분만을 하는 것이다. 차병원 산부인과 김종욱과장은 『라마즈분만은 남편·간호원등이 한 팀이 되므로 산모가 안정감을 더갖고 진통을 덜 느끼게되어 마취제나 진통제에 의존하지않는 것이 특색』이라며 『산전에 충분한 교육을 받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일수록 체중증가,지능향상,원만한 성격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미국에서는 남편이 분만실에 함께 들어가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라마즈법이 일반화되어있다』고 지적,우리나라도 핵가족화와 교육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라마즈분만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안혁·강철환씨가 말하는 참상(요덕15호 북한정치범수용소:14)

    ◎지상의 생지옥:나/“주체농법” 내세워 강제노역 강화/학생까지 “모심기전투” 등 한달 동원/영양부족 겹쳐 현기증… “노란 봄철”로 봄이 머지 않은 듯하다.어느새 남한에서 세번째의 계절을 맞게 됐다. 봄을 맞는 남쪽 사람들은 옷차림에서 부터 표정까지 모두 들뜨고 밝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수용소 사람들에게 봄철은 오히려 고통스럽고 가장 견디기 힘든 시절이다.겨우내 추위와 허기로 지쳐있는 상태에서 몸서리쳐지는 갖가지 강제노역에 동원되는 시절인 까닭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농촌지원전투활동이라는 이름아래 실시되는 이른바 「주체농법」이다. 전투활동이라고 해서 무슨 유격훈련등의 군사활동을 하는게 아니다.한달에 한번씩 배급받을 강냉이농사에 수용소 사람들이 매달리는 것이다. 학생이라고 열외가 될 수는 없다.원래 배우는 것이라고는 별로 없지만 농촌지원전투활동철이 시작되면 아예 학교에 들르지도 않고 곧장 지정된 작업장으로 나가야 한다. 하는 일은 이른바 주체농법에 따라 부식토와 흙을 섞어 만든 「영양단지」라는모판에 강냉이씨를 뿌린뒤 모가 나면 밭에다 옮겨 심고 물과 비료를 주는 것이다. 얼핏 듣기에는 그다지 힘들지 않는 손쉬운 작업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고역도 그만한 고역이 없다.아무렇게나 강냉이모를 옮겨 심어서 될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체농법에 따라 모와 모 사이의 간격을 한치 어김없이 22㎝로 유지하면서 지그재그식으로 심어 나가야만 한다. 그렇게 심는다고 강냉이 수확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도 아닌 만큼 주체농법이라는 허울아래 교묘히 자행되는 또다른 정신적 육체적 통제수단일 뿐이다. 어떻든 학생들에게는 하루 50평의 주체농법과제가 할당된다.어른들은 1백40∼1백50평의 과업을 마쳐야 한다. 하루 온종일 쭈그리고 앉아서 모를 옮겨 심다보면 허리며 팔다리며 쑤시지 않는 곳이 없다.하루가 그렇게 길게 느껴 질 수가 없다. 작업장에 나와 있는 관리책임자의 눈이 무서워 도중에 허리도 제대로 펴기 힘들다.요령을 피우다가 들키는 날에는 무슨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두어차례 휴식시간을 주기도 한다.정말 천금같은 시간이다.결린 팔다리도 두드리고 일어서서 기지개도 켠다.제대로 먹지도 못하는데다가 장시간 쭈그리고 앉아서 일을 한 탓에 하늘이라도 한번 올려다 보면 푸르던 하늘색이 금방 노랗게 변하고 만다.지천에서 피어올라오는 아지랑이 속에 사방이 온통 노랗게 보이고 현기증이 나기 일쑤다.그래서 수용소 사람들은 봄철을 「노란 봄철」이라고 부른다. 어지러워서 쓰러지는 사람도 많이 생긴다.그러면 또 어느 틈엔가 관리책임자가 예외없이 나타나 『반동새끼,꾀병 부리지 말라』는 등 온갖 욕설을 퍼부어대면서 매질도 서슴지 않는다. 관리책임자들의 횡포만 있는게 아니다.이따금씩 보위원들이 직접 작업장으로 나와 내키는대로 심어 놓은 강냉이모의 간격을 일일이 자로 재가며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때 「주체농법」에 따라 정확히 22㎝ 간격으로 모를 심지 않은 사람이 적발되면 그자리에서 죽도록 얻어 맞은뒤 모를 파내고 다시 간격을 맞춰 심어야만 한다.때문에 보위원이 나타나는 날은 두려움과 긴장으로 작업장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이다. 우리 학생들 가운데 주체농법을 위반한 사람이 적발될 경우에는 하루 작업을 끝낸뒤 다시 학교에 학급별로 집합해 생활총화시간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위반자는 앞으로 끌려나가 『옳지 않은 행동이다』『아직도 주체사상이 결여돼 있다』는 식의 자아비판을 해야하며 그래도 관리책임자의 마음에 안들면 주먹과 발길질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해가며 한달 남짓의 주체농법의 시간은 끝난다.그러나 수용소 사람들에게는 이 한달간의 「노란 봄철」이야말로 가장 견디기 힘든 때이며 지긋지긋한 고역의 순간이다.
  • 우리들의 일터는 “제2의 가정”/김남경(일터에서)

    새벽 5시30분,귀청을 때리는 자명종 소리에 잠이 깬다.부산을 떨며 출근준비를 하고 집을 나와 붐비는 전철 속으로 몸을 밀어 넣으면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전철 안에서 부딪치는 사람들마다 각자의 얼굴 생김새 만큼이나 다양한,크고 작은 일터에서 나름대로 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지났다.가끔씩 나도 이제는 어엿한 중견사회인이라고 자부해 보기도 한다. 창구에서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지점생활 3년을 거쳐 본사 근무를 시작한지 1년.그동안의 직장생활,또는 사회생활에서 나름대로 터득한 한가지 결론이 있다.그것은 믿음을 바탕으로 끝없이 인간관계를 쌓아 나가는 것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나가는 가장 중심적인 장이 바로 일터이다.그래서 나의 직장은 생계의 수단 이상으로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 나는 증권거래를 하는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그들과 가족처럼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했다.그 결과 본점으로 옮긴 지금까지도 한아름 간식거리를 안고 찾아오는 분들이 적지 않다.이 분들을 만날 때면 쌓인 피로가 절로 풀린다.이들은 나의 직장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윤활유이자 소중한 밑거름이다. 1년전 내가 본사근무 발령을 받았을 때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새로 맡은 업무가 낯설고 어설프기만 했다.그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들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선·후배와 동료들이었다.가까이서 지켜보며 어려울 때 힘을 보탤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내 가족과 크게 다를 바 없다.우리의 일터는 「제2의 가정」이 아닐까.
  • “학교는 즐거운 곳” 인식시키도록/예비 국교생의 취학준비 이렇게

    ◎기본예절·준법정신 스스로 깨닫게하고/시설·생활방식 등 미리 알려 두려움없게/학용품엔 반드시 이름쓰고 물건 아끼는 습성도 길러야 전국의 64만6천여명 어린이가 오는 3월이면 어엿한 국민학생이 된다. 이달 중순(서울 15일) 예비소집을 갖는 이들 어린이들은 국민학생이 된다는 데에 대한 설레임으로 입학식날을 기다리고 있으나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난다는데 대한 두려움도 갖게 마련이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새로운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서울 마천국민학교 백승주교감은 『국민학교에 들어갈 나이의 어린이는 보호받으며 멋대로 행동해 왔기 때문에 자기만족이 심하고 남을 의식하지 못한다』면서 『입학식까지 남은 기간동안 적응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 가운데 우선돼야 할것은 선생님이 자신에게 무심하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국민학교의 규모와 실태,집단생활등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 것.좋은 시설을 갖추고 친절한 교사가 개별지도를 해주었던 유치원과는 달리 국민학교는 한반이 60명이나 되는 과밀학급에 시설도 미비하다는 점등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이 좋다.예를 들어 『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이 일일이 관심을 가지고 너희들을 보살폈지만 국민학교 선생님들은 많은 학생들을 돌보아야 하므로 시간이 모자라신단다.선생님이 너를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모두 알고 계시니까 언제나 열심히 잘해야해요』라는 식으로 가르쳐 준다.또 부모들의 과잉보호를 받던 어린이들은 규칙적이고 집단적인 생활을 해야하는 학교에 대해 공포심을 갖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즐겁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위해선 바르게 인사하기,고운말 사용하기,화장실의 올바른 이용법 익히기,양보하고 서로돕기,교통신호 지키기,정리·정돈하기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예절과 준법정신등을 키워주어야 한다. 그러나 평소에 생활지도를 하지않아 버릇없이 자란 아이를 하루아침에 예절바른 아이로 바꾸려는 성급한 생각은 절대 금물.또 「너 이렇게 하면 선생님한테 혼난다」「공부 못하면 선생님한테 매맞는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도 피해야한다.이런 부모의 태도는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하는 결과를 낳기 쉬우며 정말 잘못해서 지적당해도 어린이가 받아들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럴때는 「학교에 가서 좋은 선생님과 함께 하면 고쳐 질거야」라는 식으로 가능성을 심어주고 스스로 깨달아 고쳐 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예비소집일을 이용,아이와 함께 학교가는 길을 익히고 교실을 비롯한 학교의 시설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여러가지 얘기를 해주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용품 구입등 본격적인 입학준비는 입학식을 일주일정도 남기고 하는 것이 적당하다.입학초에 준비해야할 학용품은 연필,지우개,종합장,스케치북,크레파스(12색정도),가방(멜빵식),실내화,신발주머니 정도.고가의 학용품은 오히려 수업에 방해가 되므로 피하고 모든 소지품은 구입과 동시에 자기 이름을 쓰도록 한다.물건을 아껴쓰고 잃어 버리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일 중의 하나다.
  • 일 기업 다시 침체위기 이겨낼듯(해외사설)

    일본 제조업체들은 지난 10년간 내내 유럽과 미국의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었다.그러나 3년간에 걸친 수익감소로 많은 일본 기업들이 쓰러졌다.전자산업이 멈칫해졌다.일본의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자들은 자국 시장에서마저 IBM과 델·컴팩 등 미국 회사들의 맹공격에 직면해 있다.자동차 제조시설들은 초과생산능력을 초래한 막대한 투자의 감가상각비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19 80년대 내내 서양의 기업들은 일본을 배우느라 부산을 떨었다.소니와 도요타는 학습의 모델이었다.서양 공장들은 좀더 신축성 있는 작업실행을 통해 생산을 효율화하고 품질을 개선하려 힘썼으며 자동차와 전자부문에서 경쟁자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제품을 개발해온 일본을 본뜨려 노력했다. 그러나 19 80년대 일본 성공의 모든 원천이 적절하게 이해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최근 일본은행의 결론이다.일본 제조업계의 재정적 호조건은 은행과 주식시장에서의 값싼 금융조달 덕분이었다.일본 회사들은 수익이 오르고 시장평가가 높아져 외국기업을 사들이고 해외에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이 값싼 자본은 고정경비가 오른 대부분의 회사들이 운영악화를 봉창하는데 도움을 주었다.주식시장이 무너지자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의 중요한 이점 가운데 하나가 토대를 잃게되었다. 그러나 경기침체 때 일본 기업들의 진짜 강점들은 발휘되고 있다.잘 교육된 노동력,장기간 비축한 재정 여유분,강력한 시장적 위치를 개발하는 훌륭한 요령을 지니고 있으며 몇몇 기업들에는 안목 긴 원로경영진이 포진해 있다. 경제위기를 겪을 때마다 일본 제조업계는 더욱 더 경쟁력 있도록 뼈아픈 구조조정을 해야 했다.19 70년대의 석유파동은 중공업을 전자와 같은 경공업으로 전환하게 했다.19 80년대 엔화 평가절상은 일본 기업들을 국제적으로 분산시켰다. 산업구조를 재편성하는 일본의 이러한 능력은 여전히 탄탄하다.기업들은 19 80년대적 교리에서 탈피하고 있다.생산범위의 집중,제품수명의 연장,납품업자망의 합리화가 진행되고 있다.종신고용제는 개혁되고 있으며 기업들은 비용통제와 이윤폭의 확대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몇년동안 닌텐도와 세가 등 일본의 새별이 솟아나 10년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전자게임 산업계를 지배했다.이렇듯 민첩하고 기업정신이 강한 회사들은 마쓰시타와 같은 육중한 전자재벌에 필요한 구조조정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일본 기업들은 19 80년대에 누렸던 강점들이 박탈된 현재의 침체를 극복할 것이다.그중 일부는 19 80년대의 영광을 다시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그러나 일본의 도전력이 시들 것이라고 서양 기업들이 생각한다면 매우 우둔한 짓이 될 것이다.
  • 교육개혁 절차관리론 안된다/이중한 서울신문 논설위원(정경문화포럼)

    ◎ 마치 연쇄폭발같았던 지난주 대입부정사건의 파란은 과거사건들의 관례처럼 잠시뒤 잊혀질 것 같지는 않다.아마도 이번에는 누구에게나 깊은 심정적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심각한 「한국병」이다. 그러나 수습책은 별로 깨닫은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현존하는 시험관리형식에서만 대책을 마련했다.그러고나니까 이제는 시험칠때 학생들이 주민등록증도 들고가야 하게 됐고 답안지를 다 쓰고도 수험장을 나올수 없게 됐다.결과적으로 이번 사건도 최종적 부담은 모두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돌아갔다.이러한 끊임없는 절차적 불편함의 누증도 또 실은 자라나는 새 세대들을 위한 것도 아니다.단지 성인세대가 자신의 제도관리의 책임만을 피해보려는 도식에 불과하다. 이 도식속에서 실제의 교육은 버려져 있다.망국적사태라고까지 개탄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논의의 주제는 제도와 절차에 있지 교육의 내용에 있지는 않다.이점에서 보자면 이번 사건의 반성이나 대책도 오직 구세대 사고의 정체성을 증거했을 뿐이다. 우리의 교육개혁과제는 지금 제도이전의 문제에 있다.아시다시피 교육이란 원래 젊은이들이 그들의 장래 생활에 두려움없이 대할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데 목적이 있다.결코 학력증명서를 나누어주는데 있지는 않은 것이다. 교육은 때로 그 사회 과거 문화유산의 수호자라는 인상을 주긴한다.하지만 이 역시 과거로부터 있었던 어떤 가치가 미래에 있어서도 여전히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고 믿는 것에 한해서일 뿐이다.이 원칙에서도 우리는 너무 크게 벗어나 있다. 오늘의 변화 상황은 사상이나 이념들에만 있지 않다.매체와 생활조건의 변화로 삶의 양식자체가 변하고 있다.때문에 「미래」는 내일을 뜻하지 않고 지금 눈앞에 있다고 말한다.눈 앞에 있는 「미래」이기 때문에 이 「미래」는 또 개별적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예측할 수 없는 세계이다라고 말하게 된다. 익숙한 항목으로 방송매체의 부분을 들어보자.방송위성과 멀티미디어의 기능들은 이미 TV매체에서 국경을 무너져내리게 하고 있다.유선방송의 확대와 VCR기능의 발전은 또 TV의 고정된채널과 방송시간대 자체를 허물고 있다.이제는 누구나 개별적으로 의도만 있으면 프로그램의 사적재편집과 시청시간변경을 어렵지 않게 할수 있다.국경도 없이 사적편성이 가능하므로 또 저작권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이미 국제적 시청각 커뮤니케이션 법율이라는 것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중이다.프랑스 국영방송 A2의 에르베 부르주회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멀지 않아 먼 바다가 아니라면 해적행위의 여지조차 사라지게 될것이다』라고까지 표현한다. 이러한 시대의 조건에서 교육이 책임져야 하는것은 단편화된 지식이 아니라 포괄적인 「삶의 능력」이다.그리고 이 「삶의 능력」도 그 내용이 아니라 오직 방법일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이점에서 「미디어는 메시지이다」라는 맥루한의 명구도 「방법은 메시지이다」라고 바뀌어 쓰인다.오늘의 미래교육프로그램에서는 「암기」할것도 없고 「알고 있어야」할것도 없기때문에 학생의 기억이나 지식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단지 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를 평가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서고 있다.교사들은 무엇보다 학생들의 상상과 사고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하고 학생들이 학습하는 내용을 창출하는 방법과 그 과정의 순서를 들여다보면서 그들이 창안한 내용을 격려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지금 아이디어가 아니라 시작된 교육의 방법이다.따라서 교육의 전반적 성격과 분위기까지도 변하고 있다.개개인의 창의적 상상력이 중심이 되는 교육이므로 이를 돕는 일은 결국 기계나 과학자들이 할일이기 보다는 지난날 역사의 변혁기가 언제나 그랬던것처럼 영감에 가득찬 인문학이 할일이다라고 믿는 것이다. 이 변화의 흐름속에서 우리는 4개로 제한된 가능성속에 단 1개로 규정된 답안만의 암기를 신주처럼 모시는 교육을 하고 있다.그러니까 부정은 너무 쉽고 누가 대리시험을 쳐도 알아내긴 쉽지 않다.그리고 무심히 용돈이 적어도 대리시험을 쳐 줄수 있는 젊은이들이나 만들어 내게 된다.가치관이 없으니까 가치관의 분별력도 없게 마련인데,규정된 답안을 만들수 없으므로 가치관은 계속해서 출제가 될 염려도 없다는 악순환의 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가장 중시해야 할것은 보수적 가치관에서나마 최소한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가치분별에서 행할수 있는 젊은이들을 키우는 교육개혁의 목표를 다시 분명하게 깨닫는 일이다.
  • 여성불안 추방(신한국 원년:22)

    ◎「성폭력 근절」 전사회적 대처/특별법 제정… 성범죄 처벌규정 강화/피해자 인권 보장… 고소·고발 활성화 최근 국제형사기구가 발간한 세계 각국의 성범죄 발생현황 자료는 우리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1년동안 강간이나 추행을 당하는 여성은 25만명정도로 이는 세계 3위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성에 대한 얘기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거론하는 자체를 점잖지 못한 것으로 여겨왔던 우리사회의 도덕윤리관에 비쳐볼때 놀라운 일이 아닐 수없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의 주장은 더 한층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성범죄 신고율은 2%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30%선에 이르는 미국등 외국과는 상대적으로 비교해볼때 우리의 성범죄율은 세계 최고라는 것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신고된 강간의 경우만해도 지난88년부터 90년 사이에 3배가 넘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피해자의 연령이 점차 낮아져 13세 미만의 피해자가 30%에 달하고 있으며 잔혹한 살인을 동반하는 사건이 갈수록 늘어나 96%의 여성이 강간의 두려움을 안고 생활하는 것으로 이 자료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 인간의 권리를 무참하게 짓밟고 더 나아가 한 가정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인륜적 행위인 성폭력에 대한 심각성은 성에 대한 남성위주의 가치관 등으로 인해 최근 2∼3년전부터야 사회적인 문제로 심각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성폭력상담소의 최영애소장은 『성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방식은 본질은 피한채 눈가림식 정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면서 『법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을 강화하고 성범죄의 발생을 예방하는 한편 발생한 범죄에 대한 고소·고발을 활성화하는 것이 이 법안의 골자를 이루고 있다. 또 이 법안은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측면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여성단체협의회 여성단체연합등 각종 여성단체에서는 특별법의 제정과 관련,▲친고죄 조항의 폐지 ▲여성이 저항할 수 없는 성폭력도 강간으로 인정할 것 ▲성폭력의 범위를 「성을 매개로 한 불안·공포·불쾌감 유발행위」로 확대할 것등을 강력하게 건의하고 있다. 여성의 취업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직장내 성폭력도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여성단체협의회가 조사한 바로는 직장내 성폭력의 유형이 언어폭력 83·6%,물리적 폭행 24·4%,강간등 직접적인 성폭행이 15·4% 등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신체적 접촉이 일어나는 장소가 직장 안이 74·7%이고 남들이 있을 때가 28%로 직장내의 성폭력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함께 여성계에서는 남편의 아내 구타도 성범죄의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45·8%에 이르는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매를 맞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차기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성폭력피해자와 남편으로부터 학대받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위기센터및 보호시설을 전국 15개 시도에 설치,운영할 것을 공약한 바 있다. 김차기대통령과 새정부는 또 성폭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대중매체등 성폭력을 유발하는 사회환경을 정화하고 모든 형태의 폭력을 근절시켜 여성들이 안심하고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총체적인 대책수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이와관련,아직까지도 강간행위를 보호받을 만한 정조와 보호받지 못할 정조로 나눠 다루는 사회의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위해 어린이가 학교에 입학하는 시점부터 연령에 맞는 성교육을 실시,남자는 공격적이고 여자는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는 그릇된 고정관념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이밖에도 ▲경찰·검찰에 성폭력전담부서를 설치 ▲퇴폐유흥업소등 유해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 ▲가정폭력에 관한 법률을 제정,가해자에 대한 처벌및 치료의 근거를 마련해줄 것 등을 건의하고 있다.
  • 유대인의 새해 기원/현용수교수 미주 기독교교육 연구원장(특별기고)

    인간의 우수성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눈에 안보이는 마음이 타락하면 눈에 보이는 물질과 생활이 타락한다.로마가 망한 것은 외침에 의해서가 아니고 로마의 황제를 비롯한 집권층의 부패에 그 원인이 있었다.그렇기 때문에 자기 마음을 지키는 자가 참 지혜자인 것이다. 유대인의 신년절기를 로시하샤나(RoshHashana)라고 한다.그들의 달력으로 티시리 달의 첫째 혹은 둘째날에 시작된다.금년은 첫째날이 안식일이어서 둘째날인 양력 9월28일부터 시작되었다.그들의 신년절기는 10일간 중요하고 거룩한 날들로 지켜진다.이 날들은 「두려움의 날」,「심판의 날」이라고도 하며 특별히 마지막날을 「대속죄일」로 지킨다. 유대인의 신년절기는 그들이 지키고 있는 여러 역사적 기념절기들 즉 유월절이나 장막절 등과는 다르다.일종의 영일이다.첫째는 그동안 지었던 죄를 회개하는 일이고 둘째는 1년간 원수진 사람이 있으면 서로 찾아가 용서하고 화해하는 일이다.즉 맺혔던 모든 미움의 사슬을 끊는 절기인 것이다. 그들이 첫째날 읽는 성경은 미가서 7장19절이다.『다시 우리를 긍휼히 여기셔서 우리의 죄악을 발로 밟으시고 우리의 모든 죄를 깊은 바다에 던지시리이다』 이는 마음주머니에 있는 모든 죄를 꺼내어 깊은 바다에 즉 죄악세상에 던져버린다는 뜻이다.히브리말로 회개라는 말은 「teshuvah」로 「돌려주다,계산해주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지난 1년간의 잘못을 회개로 청산하고 다시 되풀이 않게 하기위하여 철저한 자기점검을 한다. 이때 유대인들은 죄를 고백하면서 자신의 죄만 고백하는 것이 아니고 민족전체의 죄까지 회개한다.그러므로 그들은 회개할때 『내(I)가 죄를 졌다』의 단수로 시작하여 복수인 『우리(We)가 죄를 졌다』로 끝난다.이것은 유대인의 산 신앙공동체 개념을 의미한다.그들의 신앙공동체의식은 모든 국민의식수준의 평균치를 크게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불순종의 요나가 죄를 회개했을때 사랑의 하나님이 그를 용서해주셨다.그리고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니느웨성에 선포했다.그 말씀을 들은 니느웨사람들이 회개했을때 하나님은 그들도 용서해주셨다.이는 모든 피조물에 대한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을 뜻한다. 유대인은 왜 우수한가.그들의 마음이 부패하지 않게 하는 철저한 성서적 종교교육이 있기 때문이다.송구영신을 타락한 물질문화의 와중에서 지내는 이방인의 방법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인간의 질적 자질을 높이기 위하여는 자신의 마음을 늘 깨끗하게 하며 하나님 사상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그리고 위로부터 성령충만함을 받아야 한다.그래야 세상의 악과 대결하여 이길 수 있다.
  • 대한매일신보에서 서울신문까지(겨레의 맥박으로 89년:4)

    ◎매신의 항일논조/을사조약 다음날 즉각 “무효” 보도/일진회의 합병주장 사흘에 걸쳐 통박/“매국의 자유는 없다”… 친일지 정면비판/황성신문과 공동보조… 민족지의 방향 주도 20세기 초반의 국운은 풍전등화 그것이었다.일제의 만행을 지켜보면서도 그저 「침묵」만이 금과옥조로 여겨지던 암울한 시기이기도 했다.그러나 대한매일신보(이하 신보)가 깨어있는 언론으로 날카로운 배일논조를 통해 사라져가는 민족혼을 불러일으켰다.또 다투어 일제 찬양에 앞장서고 있던 친일지들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논조뿐 아니라 기사는 물론 연재소설까지 총체적으로 일본침략에 맞섰기 때문에 친일적 사회분위기에 늘 경종을 울렸다. ○타지의 논조 감시 1904년 발발한 노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일제는 이 땅에 배타적 지배권을 따내는데 성공했다.이듬해 을사조약을 강제로 체결,통감부를 설치한 일제는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를 초대 총감에 앉혔다.그리고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몰수하고 민족의 분열을 획책하는등 조선을 합병키위한 온갖 탄압통치를 자행하고 나섰다.이같은 상황에서 당시 대한매일신보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주장하며 민족 단합의 기치를 올렸다.황성신문 제국신문 만세보등 민족지들은 이에 동조했지만 국민신보 대한신문등 친일지들은 통감부에 추파를 던지면서 아부까지 일삼았다.민족혼을 일깨우는 일방 친일지들의 논조와 태도를 감시하는것 또한 민족지들의 중요한 임무가 될수밖에 없었다. 신보는 민족지들 가운데 통감정치에 대한 대항과 친일지들을 비판하는데 선봉장 이었다.주필 양기탁을 비롯하여 박은식 신채호 장도빈 황희민등 논설기자를 주축으로한 당시 신보의 필진은 신랄한 필봉으로 통감부및 대한제국의 친일내각 정부를 규탄했다.그래서 신보의 논조는 일제침략의 두려움과 조정의 무능에 실망을 느끼고 있던 국민들에게 각성제가 되었다.결국 환영받는 신문으로 다투어 구독함으로써 당시 다른 신문들의 발행부수가 2천부내외에 불과했던 것과는 달리 신보는 1만부를 돌파하기에 이른다. 1905년 11월17일 을사조약의 체결은 대한매일신보로 하여금 배일논조의 강도를 더높이게 하는계기가 됐다.조약체결 바로 다음날인 11월18일자를 보면,이 조약의 무효를 공공연히 제기한다.『한국황제께옵서는 한국 독립을 중념하사 정대한 의리로써 거절하시고 칙어로써 불윤하셨다』는 대목이 그것이다①. 이어 신보 21일자는 황성신문 20일자에 장지연사장의 사설 「시일야방성대곡」과 을사조약이 강제로 맺어진 경위를 폭로한 기사인 「오건조약청체전말」등의 게재로 벌어진 황성신문사태를 보도한다.이 기사는 황성신문이 일군의 검열을 받지않고 배포함으로써 사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사원이 체포되고 무기정간 당한 사실등을 상세히 보도했다.또 23일자에는 장지연에 대한 수사 속보와 함께 「황성긍지」 제하의 사설에서 황성신문의 매국적들에 대한 규탄을 찬동하면서 일제의 언론탄압과 친일지들의 침묵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이같은 대한매일신보의 논조는 통감부가 보면 눈의 가시처럼 여겨졌으나 사장 배설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섣불리 손을 댈수도 없었다.2년후인 1907년 전국적으로 전개된 국채보상운동과정에서 신보의 논조는 국민들의항일구국의지에 또한차례 불을 댕겼다.이 문제를 사설로 처음 다룬것은 이해3월1일자 「한인충애」란 표제의 글이다.여기서 신보는 『국채보상운동은 일본으로부터 면탈하려는 인민의 제의이다.이를 성취시켜야겠다는 것과 신문이 이러한 가찬할만할 일을 돕는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라고 일제의 비위를 긁어버린다.이는 결과적으로 이 운동에 국민들이 적극 동참,애국운동으로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다한다②.일제는 점차 두려움을 느껴 이 운동에는 배일사상이 개재돼 있으며 미국이 이를 배후조정하는 것이라고 공격하면서 탄압을 가중해오거나 회유책을 쓰는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그러나 신보는 이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일제회유책 거부 1909년12월4일 한일합병을 주장해온 일진회가 소위 「일진회합병성명서」를 발표하자 당시 민족지는 물론 일반국민들의 격분은 극에 달했다.이때 신보는 「한일합병론자에게 고함」이라는 반박사설을 연3일에 걸쳐 실을 정도로 강력히 항의했다. 대한매일신보는 또 1906년 1월 국민신보에 이어 이듬해대한신문,1909년 9월 시사신문등 친일지들이 잇달아 창간되자 그 필봉을 더욱 날카롭게 갈았다.그들의 매국적 보도태도를 감시하고 지적하는데 한시도 눈을 팔지 않았다.1907년 12월17일자에 보도된 「위국민대한양신문초혼」 제하의 사설은 친일지들의 신보 비판에 대한 답신의 성격을 띤 것이었다.당시 친일지들이 전국 각지에서 일고 있는 의병을 「폭도」라고 보도하는데 대한 김정익이라는 독자의 반박문을 신보가 게재했다.그러자 친일지들은 「대마두매일보」「대화태매일보」등 사설로 일제히 신보를 비판했던 것이다.장문의 이 신보의 사설은 『공격도 자유고 비판도 자유다.그러나 매국하는 자유는 있을 수 없다』는 논지를 펴며 조목조목 친일지들의 반성을 촉구했다③. 이어 1910년 4월1일자의 「고·시사신문」제하의 사설은 시사신문이 일제에 아부하는 비천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서슴없이 경고한다.특히 시사신문이 사내에 관광계를 설치하여 일본관광단을 모집하고 있는데 대해 강력한 비난을 퍼부었다.『일본관광의 목적이 선진실업을 수입하여 실업개발을 이룩하자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것은 한국인을 일본인화 시키려는 일제의 획책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면서 관광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할것을 촉구했다.그밖의 경고성 사설들을 보면 「본보의 우인과 적혐자」(07·5·11)「부국민신보」(7·18)「대한신문마기자아일람」(12·8)「국민보마기자아」(09·5·21)「국민대한양마두상각일봉」(5·23)「파외파의 담계」(6·6)등 수를 헤아릴수 없이 많다. 대한매일신보의 배일은 논조나 기사를 통해서만 나타난것이 아니라 해학과 풍자가 가득한 신문소설을 통해서도 나타난다.대표적인것으로는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1905년 11월17일부터 12월13일까지 연재)이 있다④.무기명으로된 이 작품은 미신타파와 단발령선포등 사회개혁으로 생활기반을 상실당한 소경 점쟁이와 앉은뱅이 망건쟁이의 대화형식을 빌려 구성한 것이다.수구파와 개화파로 갈라지는 신구세력의 대립,외세의 가열한 침투,무능한 정부의 외세의존,자유주의사상 전래등 급격한 변혁으로 인한 현실비판이 주요골격이다.이들의 대화중에는 을사오적에 대한 규탄도 있고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비분강개도 나온다.또 「이태리국 아마치전」에서는 이탈리아의 건국영웅 아마치의 구국투쟁 편력을 서술함으로써 은연중에 애국사상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대한매일신보의 이같은 적극적 배일 태도는 1909년 5월 사장 배설이 죽고 만함(Marnham)이 사장직을 이어받은 후에도 1년여간 계속되었다.그러나 1910년 6월 이장훈에게 양도된 이후 그 예리한 필봉이 비운을 맞는다.그래서 역사는 수레바퀴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①정진석,일제하한국언론투쟁사(정음사 1975)PP26∼32◎최준,한국신문사론고(일조각 1976)PP113∼117 ②이해창,한국신문사연구(성문각 1983)PP405∼406 ③이재선,한말의 신문소설(한국일보 1975)PP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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