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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시론] 새천년맞이는 인터넷과 함께

    거리에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가 딸랑거리고 우편물 중에 크리스마스카드가 몇 장씩 끼워져 오는 걸 보니 어느덧 한 해가 저무는가 보다.특히 금년은 한 세기를 보내는 해이기도 해 그 의미가 특별한 것 같다. 21세기의 화두는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이다.지금 인터넷은 온통 세상을 바꾸어 놓고 있다.미국을 비롯한 선진각국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국가 건설을위해 창조적 파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디지털 세계에서는 한번 앞서면 계속 앞서게 되고 한번 뒤처지면 영원히 따라잡기 어렵게 되는 ‘부익부빈익빈’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점점 밀접해지는 생활수단이 되어가고 있다.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전자메일 등이 유행하면서 우리는 그유용함과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수가 이제 700만명 가까이 된다.지난 연말과 비교하여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실제 사람들이 사용하는 양의 증가를 감안하면 인터넷 볼륨은 매 100일마다 배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인터넷 혁명을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많으며,인터넷에 접해 본 사람들 중에서도 그 효용을 충분히 느껴 보지못한 사람이 적지 않다.이런 사람들을 위해 금년 크리스마스를 인터넷으로준비하도록 권유하고 싶다. 인터넷 카드는 가장 쉽게 인터넷의 편리함과 효용을 느껴볼 수 있게 하는방법이다.카드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여 원하는 카드를클릭하기만 하면 된다.비용이 전혀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영상이 가능하고 음악도 함께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또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제작하는 비용,연말이면 폭주하는 우편물,카드를 폐기 처리하는 비용을 감안하면 국가적으로도 자원낭비를 막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 전자쇼핑몰에서의 선물구매도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조그만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일부러 복잡한 쇼핑센터에 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실제 매장에서 사는 것보다 조건이 좋다.다만 구매할 물건을 결정하고도,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시점에서구매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카드번호가 노출되어 엉뚱한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그러나 전자거래의 안전성을 책임지는 인증기관의 제도나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전자상거래 당사자 사이의 불신으로 인한 장애는 많이 해결되어가고 있다.전자 쇼핑몰에서 한번 물건을 구입해 본 사람이 다시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비율이 70∼80%에 이른다고 하는 사실에서 우리는 전자거래의 편리함과 신뢰감을 엿볼 수 있다. 영국의 메이저 총리가 지난 9월 전자상거래 정책을 발표하면서 인터넷으로부인에게 선물할 꽃송이를 구입했고,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도 이번 연말에 전자상거래로 딸 첼시에게 줄 선물을 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전자상거래의 발전추세와 중요성을 염두에 둔 선진국 지도자들의 공개적인 시범은 우리에게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 자선냄비를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참여할 수도 있다.인터넷 사이트에 마련되어 있는 자선냄비를 클릭할 때마다 일정액이 적립되어 소년소녀 가장 및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된다.물론 이 돈은 인터넷 사용자가내는 것이 아니고 협찬사가 부담한다. 디지털과 인터넷의 물결은 21세기를 끌어갈 것이고 우리는 이러한 물결을르네상스로 승화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국민 개개인도 이러한 흐름에 익숙해져야 한다.인터넷을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나라의 단어로 간주해서는 새로운천년의 세계적인 경쟁에서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새로운 세기가 오기 전에 인터넷에 익숙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을 지금 실행해 보자.카드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여 주위 사람들에게카드로 안부를 전하고,전자쇼핑몰에서 가족에게 보내는 자그마한 선물도 구입해 보자.그러면 당신도 새천년을 두려움 없이 맞을 수 있을 것이며 새천년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金孝錫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 [돋보기] 긴 어둠 뚫고 다시뛰는 ‘한국마라톤’

    13일 새벽 5시30분 충남 보령종합경기장.날이 밝으려면 아직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춥고 어두운 트랙에 6명의 마라토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이봉주(29) 권은주(22) 등 남녀 선수들이 새벽을 열고 있었다. 지난 10월 코오롱마라톤팀에서 사직한 이들은 지난달 6일부터 이곳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은 채 같은 시각에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하루 4시간씩 진행되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둥지’를 잃은 데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채 시작한 훈련은 지금까지 매우 성공적이었다. 매일 매일 훈련이 반복될 때마다 이들 ‘무소속 마라토너’들에게는 새로운힘이 솟구치고 있다. ‘해내야 한다’는 결의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물론 언뜻언뜻 코오롱에 대한 서운함이 되살아나 가슴을 파고들 때도 있지만 훈련에만 정진하기로 한지 이미 오래.흔들리던 자신들을 잡아준 주위의 배려에 생각이 닿으면 쉽사리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오롱과의 결별 이후 이들에게는 그동안 보령시와 체육회를 비롯,많은 온정이 쏟아졌다.특히 신준희 보령시장의 보살핌은 각별했다.훈련장 제공은 물론 산악훈련을 위해 봉황산 중턱에 2,000여만원을 들여 6㎞의 크로스컨트리코스도 만들어주기로 했다.코스는 선수들이 오는 15일 추위를 피해 따뜻한경남 고성으로 떠났다 보령으로 돌아오는 2월쯤 완공될 예정이다. 보령체육회 이종승 부회장도 언제든 모든 행정상 편의를 제공하겠다며 지원을 자청했다. 때마침 대한체육회에서도 특별지원금 결정을 내렸다.성적 지상주의의 한가운데서 마치 하인과 같이 선수들을 다루려 했던 코오롱과는 달리 보령시를포함한 주변의 따뜻한 관심.덕분에 선수들은 하루가 다르게 안정을 되찾으며시드니올림픽에서의 메달 전망에 ‘파란불’을 밝혀주고 있다. 주변의 따뜻한 보살핌은 한국마라톤의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고 재기에힘을 얻은 선수들은 이미 ‘이긴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송한수 체육팀기자 onekor@]
  • 신수연 새 여경협회장 인터뷰

    “국내 4개 여성 경제단체 통합을 적극 추진,여성 경제인들의 힘을 결집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6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2대회장으로 뽑힌 신수연(申受娟) 회장(58·㈜코리아 스테파 사장)은 10일 “여성 경제인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여성 경제인의 권익향상에 힘써 온 여성경제계의 거물.이력에 걸맞게 여성경제계의 문제점과 잠재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만큼 “취임의 기쁨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앞선다”고 말했다. 당선 소감은. 여경협의 전신인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시절까지 21년동안단체에서 일을 해 특별한 소감은 없다.부회장만 3번했고 최근까지 수석 부회장직을 맡아 협회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잘 알고 있다.회원들의 기대에 어긋나선 안된다는 생각뿐이다. 향후 역점 사업은. 장영신(張英信) 초대회장(애경그룹 회장)이 여경협을창업했다면 나의 역할은 수성과 발전이라고 본다.중소기업청으로부터 받은 100억원 규모의 위탁사업을 견실하게 추진할 것이다.▲여성 창업 보육센터 건립 ▲여성창업 강좌 개설 ▲저소득 여성을 위한 소상공인 지원센터 운영 등이 그것이다.특히 기성 회원보다 창업을 준비하는 여성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현재 여경협 회원은 900명정도로 알고 있다.회원을 늘릴 방안은 있나. 업종,종업원수,연 매출액 등 까다로웠던 회원가입 요건이 대폭 완화돼 문호가개방됐다.국내 여성사업가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이 조사결과를 토대로회원가입을 유도할 방침이다.1차 목표는 2,000명이다. 여경협이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여경총) 등 기타 여성경제단체와의 관계가 원만치 않다는 지적이 있다. 국내에는 여경협,여경총,여성벤처협회,여성발명가협회 등 4개 단체가 있다.신임회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양보하는 자세로 화합에 앞장서겠다.장기적으로는 여성경제단체들이 하나로 통합돼 힘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재임중 이를 적극 추진할 것이다. 경제계에서 여성 경제인의 위상은 어떻다고 보나. 아직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여성들에게 불리한 경영환경도 문제지만 여성들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그동안 여성경제인들이 도전정신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이미 가사노동을 통해 전체 생산의 절반을 여성이 담당해왔다는점을 인식하고 당당하게 사회활동을 펴야 한다. 우리의 사업풍토가 여성에게 불리할 것 같은데.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뿌리깊은 접대문화 등 익히 알고 있는 문제를 새삼 거론하고 싶지 않다.오히려 여성기업인들이 정보에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기업규모가 작은 것도 이유겠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이를보완하기 위해 여경협에서 경영컨설팅 사업도 벌이고 있지만 문제는 본인의자세다.특히 ‘정보화 사회’,‘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는 시점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첨단업종에는 큰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말해달라. 11년간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그만두고 가사에 전념했었다.뜻밖에 시댁 어른들이 내 됨됨이를 보곤 남편에게 바깥일을 시키라고 권했고남편도 적극 밀어줬다.지난 77년 섬유회사 동국실크를 차렸고 때마침 ‘실크붐’과 함께 기성복시대가 열려 사업이 크게 번창했다. 지금은 엉뚱하게 인텔리전트 빌딩용 자동제어장비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동국실크 시절인 80년대초 사업차 일본 등지를 돌아다니며 전자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새로운 파도가 밀려오고 있음을 직감했다.섬유회사가 운영난에 빠져 이를 정리한 뒤 92년 스위스 스테파와 독점 제휴를 맺고 코리아 스테파를 설립하게 됐다.변화에 민감한 게 사업가로서의 감각인 것 같다. 신 회장은 지난 41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났으며 8세때 전북 군산으로 건너와 군산초등학교와 군산사범병설중학교,순천사범학교를 졸업했다.현재는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중이다. 김환용기자 dragonk@
  • “원주할머니 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 네티즌들 사이에 SBS 주말드라마 ‘파도’의 원주할머니(김영애) 구명활동이 한창이다.브라운관 안팎으로 인스턴트 인간관계가 난무하는 요즘 연륜에서우러나는 원숙한 사랑법으로 모처럼 중년시청자들을 흡인해온 원주할머니가어렵사리 사랑의 결실을 맺기 무섭게 췌장암 말기로 투병중이기 때문이다. “20세기의 마지막 기적을 바란다”(아이디 PMY7942)“원주할머니땜에 통곡하며 울었는데…꼬옥 살려야 합니다”(아이디 RAHOUD) 등등의 호소문이 SBS게시판 곳곳을 뒤덮고 있다. 컴퓨터통신이 대중화되면서 드라마 앞날에 대한 시청자들의 적극적 희망개진도 일반화하고 있다.가장 흔한 것이 ‘파도’ 경우처럼 시한부인생에 처한주인공을 살려달라는 것과 누구를 누구와 맺어달라는 것.지난해 방송된 ‘세상끝까지’,올 상반기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 주인공이 시한부선고를 받는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살려달라는 시청자 주문이 따라붙는다.‘야망의 전설’때는 당시 특전사요원이던 최수종의 생사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 한바탕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시청자들 사이의 드라마 앞날논쟁엔 방송사측에서도 귀를 기울일수밖에 없다.그 목소리가 그대로 여론임은 물론이려니와 프로에 대한 시청자관심의 질을 재는 척도도 되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 92년 SBS ‘두려움없는 사랑’때는 죽어야 했던 남자주인공 최재성이 시청자들의 열화같은 성원을업고 회생하기도 했다. 손정숙기자
  • 박찬호 군 입소훈련 마치고 출국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고 돌아갑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26·LA 다저스)가 4주간의 특례보충역 입소 훈련과 국내 방문일정을 마치고 6일 오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출국했다. 박찬호는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승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들이 달성하는 엄청난 기록이어서 감히 내세우기 힘든 목표”라면서“그러나 이번 군 입소훈련을 통해 두려움이 가셨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유학비자가 아닌 취업비자를 얻었다.떠나는마음이 홀가분한 것은 병역을 마쳐 출입국 절차가 훨씬 수월해졌고 메이저리거로 활동하는데 모든 걸림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LA로 돌아가는 즉시 구단과의 연봉협상을 시작으로 내년 시즌 20승 달성을 목표로 개인훈련에 들어간다.박찬호는 올 시즌 13승11패(방어율 5.23)와 함께 3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이룬 점을 들어 연봉 500만달러 이상을 요구할 계획이다.하지만 올 전반기 부진(5승7패)으로 코칭 스태프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해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서 느낀 점은 리틀야구단 지도,호텔 1일 지배인 등 지난해와 달리스케줄에 쫓기지 않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 유익했다. 병역을 끝낸 소감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이겨낼 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특히 입대하기 전 허리가 좋지 않았는데 아픈 데가 싹 없어졌다.정신력이 길러진 탓이다. 연봉 협상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빨리 마무리하겠다.그해성적에 부담을 안갖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점에서 다년계약이 좋겠다. 송한수기자 onekor@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 (45)노동시인 박노해

    1991년 8월19일 오후 3시,“박노해,그를 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 시키기위해 사형을 구형합니다”라는 검사의 구형 앞에서 방청석은 흐느낌이 번졌다.그러나 시인은 당당하게,그러나 서정성 넘치는 최후 진술을 해냈는데,이진술은 트로츠키를 연상할 만큼 감동적이다. “사형!사형입니까?이것이 노동자에 대한 당신들의 대답입니까?서러운 기름밥의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며 인간다운 삶을 갈구해 온 한 노동자를 기어코사형 시켜야 되겠단 말입니까?결국 이 나라의 노동자에게는 두 개의 죽음 중 한가지를 선택할 자유밖에 없단 말입니까?임금 노예냐,사형이냐?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산업재해와 직업병으로 죽어가거나 아니면 당신들 손에 죽임을당하는 겁니까?지금까지 당신들은 이 나라 천만 노동자에게 폭력과 구속으로 대답해 왔습니다.박정희 정권은 나에게 폭행과 해고를 밥먹듯 자행했고,전두환 정권은 나를 수배자로 내몰았고,노태우 정권은 안기부 지하 밀실에서무려 24일간,576시간에 걸쳐 밤낮으로 고문하여 이 법정에 세우기까지,오로지 정치 보복과 정치 살인만을 준비해온 것입니다.우리가 그렇게 두렵습니까?노동자가,박노해가 그렇게 두렵습니까?당신들은 지금 이성을 잃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다 죽어 간다는 사회주의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나는 사형을 결정한 당신들을 진심으로 동정합니다.가련한 것은 사형을 받은 내가 아니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당신들입니다.얼마나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부실하고 부도덕한 정권이기에 한 노동자의 진실한 주장 앞에서 이토록 두려움에 떨어야 한단 말입니까.…우리 나라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나에게 반드시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그러나 나에게 무죄를선고하는 것은 기적일 겁니다.참 어려울 것입니다.무죄라고 판정하기가 두렵거든 적어도 앞으로 10년 뒤에,2000년 1월1일,‘그때 우리 판결은 부끄럽지않았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살아 있으라,살아 있으라’)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법정은 박수가 터졌는데,시인은 “무기 징역형을 축하 받아야 하는 슬픈 나라,슬픈 시대”라며,“그래도 산다는건 소중한 것이다”고 고해한다.그리곤 “1992년 4월,봄비가 차갑게 내리던 날”그는경주 교도소로 이감되어 19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나기까지는 7년이 걸렸다.그의 최후진술이 예견했던 10년보다 3년이나 빠른 역사의 일대 변혁이었다. 변한 건 역사만이 아니라 시인 자신도 마찬가지였다.“이글거리던 반역의 눈빛,성난 호랑이처럼 포효하던 혁명가의 얼굴은 어디로 갔느냐?마치 세속을떠난 수도자처럼 평온해 보인다”(‘오늘은 다르게’)는 그의 외모만 변한게 아니라 내면까지도 변했다.“당신은 아직도 사회주의자인가?”란 물음 앞에 그는 “예!” “아니오!”라고 답하는 이유를 세가지로 축약해 풀이해 준다.박시인에 따르면 사회주의에는 세가지 차원이 있다.첫째는 ‘체제로서의사회주의’인데,“나는 이러한 체제로서의 사회주의는 반대한다”고 단언한다.둘째는 ‘이념으로서의 사회주의’가 있는데,“그 방법론은 생산 수단의국유화와 계획 경제,프롤레타리아 독재,집단주의,민중항쟁노선으로 귀결됨으로써 위함한 독소를 내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마지막 셋째 ‘가치로서의사회주의’는 “인류의 소중한 가치로 계승해야 할 요소”로 긍정한다면서,위의 두가지는 부정하고 마지막 한가지만 긍정하기에 그 대답은 ‘예’와 ‘아니오’의 갈림길이라고 밝혔다(‘흑과 백 사이에서’). 어떤 연유건 박노해의 역정은 노동시인에서 혁명가를 거쳐 이제 3단계인 지식인 시인이 된 셈이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21세기 여성시대] (9)법조인

    미국 스탠퍼드 법대 ‘미 여성 법조사(史)프로젝트팀’이 최근 내놓은 연표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취임한 1993년에 특별히 많은 란을 할애하고 있다. 일류 변호사 출신인 힐러리 클린턴 여사의 백악관 입성,재닛 르노의 미 최초 여성 법무장관 입각,여성 및 소수민족 권리향상에 진력해온 미 법조계의진보주의 여판사 루스 긴스버거의 대법관 임명 등등….지난 1870년 미 최초의 여성 판사가 탄생한지 120여년 만에 여성 법조인들의 고위직 진출이 러시를 이루는 현상에 대해 미 사회가 부여하는 의미는 남달랐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후반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호주,영국,캐나다에서 활동한 여성법조인들의 전기에는 변호사·판사 등 법조계내 직종과 함께 여성참정권자,인권운동가 라는 명함이 함께 따라 붙는다.20세기 중반 이후 아시아 아프리카의 여성법조인들도 마찬가지다. 미 일리노이주의 경우 1873∼1901년 사이 100여명의 여성 법조인이 활동했다.이들의 노력으로 청소년 법정이 생겨났고 여성의 권리와 직조공장에서의여성및 아동 노동의 권리가최초로 주창되기도 했다. 이들의 활동은 국경을 넘어선다.특히 선진국과 개도국간 여성법조인들의 교류로 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여성권리및 인권을 신장시키는 역할을 주도하고있다.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을 망라,56개국 3500여명 회원으로 구성된 국제여성 판사협회(IAWJ)와 국제여성법조인 연맹(FIDA)등이 대표적이다.그리고 여성의 권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슬람권 여성들의 인권향상을 목적으로설립된 카마라흐(KAMARAH·이슬람 여성 법조인 협회)도 유명하다. 우리시대 법조경력과 사회활동을 자신의 삶으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사람은세계 여성운동계의 ‘대모’ 벨라 압죽(98년 사망·미국)여사.변호사 출신으로 하원의원을 거쳐 세계 여성환경개발기구(WEDO)회장으로 일했다.여성운동사의 굵직한 매듭을 맺어온 인물이다. 90년대 들어 두드러진 특징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벌어지는 반인륜적 범죄척결에 여성 법조인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국제 유고 전범재판소(ICTY)의 전현직 수석검사가 모두 여성이다.르완다 전범 기소와 유고문제를 병행한캐나다 출신의 루이스 아버(52),지난해 그 후임으로 수석검사에 오른 스위스의 칼라 델 폰테(52)등이다.이들은 수십명의 남성 검사들을 거느리며 거침없는 수사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재판소 부소장인 플로렌스 뭄바(51)도 잠비아 여성법조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몇몇 개도국 여성 법조인들의 고위직 진출도 특징적이다.지난달 4일 캐나다는 캐나다 사상 처음으로 베벌리 맥래클린(56)을대법원장에 임명했다.유고전범 재판소의 루이스 아버 전 수석 검사는 대법관으로 활동중이다. 최근 중국과의 세계 무역기구(WTO)협상을 타결시킨 주역인 미 무역통상대표부(USTR)의 샬린 바셰프스키 대표도 변호사 출신이다.워싱턴 카톨릭 법대를졸업,스탭포&존슨 로 펌에서 국제무역정책 관련 법으로 명성을 닦은 뒤 96년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발탁됐다. 지난 81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 미 사법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에 임명된샌드라 오커너(69)도 미 여성법조사에 획을 긋는 인물이다.또 그녀의 출신주인 아리조나주에선 제닛 나폴리타노가 올해초검찰총장에 선출돼 제인 헐 주지사 등과 함께 여성파워를 주도하고 있다. 오커너에 이어 두번째 여성 대법관이 된 긴스버그는 내년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후임으로도 거론되고 있다.미국과 영국의 퍼스트 레이디가 법조인이라는 사실도 이채롭다.예일법대 출신인 힐러리는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직하는 12년동안에도 변호사로 활동했다.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부인인 체리 부스(45)도 변호사다. 국제무대에서의 여성법조인들의 헌신 및 연대활동,고위직 진출은 21세기에도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한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유고 국제전범재판소 유고 국제전범재판소(ICTY)는 여성 율사(律士)들의 눈부신 활약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일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세계적 법조인으로 인정받는 이곳에서 여성들은 남성을 능가하는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며 ‘우먼파워’를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 8월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ICTY 소장(수석검사)으로 지명,15개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로 임명이 결정된 스위스 출신의 율사 칼라 델 폰테(52). 85년 스위스 지방검사 시절,이탈리아 마피아단의 범죄를 파고들어 명성을날린 폰테는 94년 스위스 최초의 여성 연방검사로 발탁된 뒤 유럽 조직폭력범죄와 마약밀매,불법무기거래 등을 파헤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최근엔 라울 살리나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의 동생을 돈세탁혐의로 조사하고 러시아 조직범죄를 조사하는 등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거침없고 두려움을 모르는 성격 덕분에 ‘십자군 전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판사들이 대부분이었던 역대 소장과는 달리 검사 출신으로서 전범 수사 및 재판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유고전범과 관련,전범재판소에 기소된 사건은 65건 30여명으로 모두 ‘인종청소’ 혐의로 구금돼있다. 폰테의 전임자였던 루이스 아버(52)도 캐나다 출신의 법조인.96년 10월부터 3년간 수사팀을 이끌면서 현직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을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했고,보스니아 내전당시의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유고연방군 총사령관 등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인류성을 말살한 무자비한 전범 용의자에 대해서는 어떤 자비도,사면도 있을 수 없다”는게 그녀의 확고한 소신이다. 몬트리올 출생인 아버는 민권과 형법 전문가로,요크대에서 법학을 가르치다 87년 온타리오주 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됐다.인권운동에서도 이름을 날려 캐나다 민권자유연합 부의장을 거친 그녀는 현재 캐나다 대법관으로 복귀,명성을 날리고 있다. 전범재판소에서 활약하는 현직 판사로는 잠비아 출신의 플로렌스 뭄바(51)를 꼽을 수 있다.73년 초급법원 판사로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녀는 승승장구,24년만인 97년 대법관에 임명되는 등 잠비아 여성법조인으로선 가장 화려한 이력을 지닌 맹렬여성. 그녀는 여성 및 인권운동에도 관심을 기울여 여성평의회 잠비아 대표를 지냈는가 하면 95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조직된 ‘아프리카 인권재판소 설립을 위한 전문가위원회’에 핵심멤버로 참가하기도 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공직탐험] 소방공무원(5.끝)

    소방공무원은 공개경쟁 및 특별채용시험과 각종 훈련을 거쳐 ‘안전파수꾼’으로 태어난다. 공채는 일반 9급에 해당하는 소방사 채용시험이 대부분이다. 특채는 전문분야 충원을 위해 시행하는 시험이다.응급구조사 자격증을 가진간호사나 정보 및 무선통신기사 자격증 소지자,대형 1종 운전면허 소지자 등이 응시할 수 있다.시험에 합격하면 소방사로 임용된다.최초 5년간은 지원한분야에서만 일한다. 소방위로 임용되는 간부후보생 선발시험도 있다.시험은 격년제다.40명을 뽑는 11기생 선발시험은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시험은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서 실시한 공채시험의 경우,경쟁률이 97년에는 6대 1,올해는 40대 1로 급증했다.98년에는 채용시험이 없었다.서울도 97년 3.3대 1,98년 5대 1,올해 6.9대 1로 증가추세다.간부후보생 시험도 마찬가지다.9기때는 28대 1,10기 50대 1,올해는 40명 모집에 5,200여명이 지원,130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중앙소방학교 관계자는 “올해 응시연령 제한을 종전보다 5세많은 35세까지로 늘린데다 시험을 모두 객관식으로 치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험에 합격하면 간부후보생은 1년간 교육을 받은 뒤,소방파출소장이나 구조대장 등으로 현장에 투입된다.반면 소방사 신규채용 합격자는 임용 뒤,6주간 교육을 받게 된다. 기간에서 알 수 있듯 훈련강도는 간부후보생 과정이 훨씬 높다. 중앙소방학교에서 이뤄지는 간부후보생 교육과정 가운데 가장 어려운 과정은 지하실 및 고층건물에서의 인명구조 훈련이다.지하실 인명구조 훈련은 유독가스가 가득차 있는 지하실에서 동물적 감각으로 벽과 바닥을 더듬으며 구조대상자를 찾는 훈련이다.어둠에 대한 두려움과 폐쇄된 공간의 공포심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갖춰야 한다.군 화생방 훈련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고층건물에서의 인명구조 훈련도 담력과 강인한 체력을 요구한다.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이 훈련을 이수하기가 힘들다고 하나 탈락자는 아직 없었다고 한다. 한편 소방인들의 전관예우 문제는 오랫동안 국민들에게 민원 대상이 되어왔지만 소방인들은 퇴직후 생활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행정자치부의 현산규(玄山圭) 소방행정과장은 “퇴직후 소방공제회와 소방안전협회,소방검정공사 등 산하단체로 가는 사람은 소방서장급 이상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공사 사장과 이사 자리를 일반직 공무원이차지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 2000년 아침을 기다리며

    이제 50일 후면 인류는 2000년의 아침을 맞게 된다.그저 새 달력을 넘기는여느 해와는 달리 전세계의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될 것인지 염려해서 각국이 Y2K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우리나라만 해도 수조원을 투입하며 변화의아침을 기다리고 있다. 새천년 동안에 일어날 변화를 가늠하는 것은 오늘을 살고 있는 인간의 지혜를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하지만 적어도 새천년의 아침이 정보화사회로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정보화사회는 컴퓨터기술과디지털 통신기술이 결합되어 인간의 두뇌와 두뇌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연결되는 사회를 말한다.지난 1,000년간의 인류의 역사도 인간 두뇌 속의 지식을 심화시키고,이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시키는 과정이었다.새천년이 시작되면 이러한 지식형성의 속도가 수천 수만 배로 빨라진다는 의미에서 인류사회는 혁명적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경제는 지식기반경제로 변화되어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두뇌와 시간을경쟁의 요체로 하게 될 것이다.모든 활동공간은 국가중심에서 세계와 가상공간으로 확대될 것이다.기업조직이나 정부조직이 개방적 시장경제체제에 맞게 달라질 것이다.또 개인의 창의가 중시되는 민주적 공동체만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이런 변화는 경제분야뿐 아니라 교육,정치,문화 모든 영역에서 일어날 것이다.때문에 지금 전세계는 변화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2000년의 아침을 기다리고,준비하고 있는 것이다.미국은 작년 7월부터 ‘과거를 존중하고,미래를 그려보며’라는 슬로건 아래 새천년의 아침을 준비하고있다.일본은 ‘새롭고 다양한 지혜의 사회’를 지향하는 중장기 비전을 가다듬고 있다. 우리는 97년 말에 당한 IMF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국민의 정부’는 외환위기로 위축된 경제를 빠른 속도로 회복시키는 데 어느정도 성공했다.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경제시스템을 개방적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시키려는 과감한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새천년에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금융과 대기업은 물론 정부와 노사관계의 기본틀을 다시 짜고 있다.이러한 개혁과정에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계층의 불만이 있게 마련이지만,만약 개혁의 속도를 늦추게 된다면 우리는 2000년의 아침을자신감과 희망보다는 불안감과 걱정 속에서 맞게 될 것이다. 새천년의 아침을 진정한 희망과 환희 속에서 맞이하기 위해 우리도 선진국사람들처럼 각자의 분야와 위치에서 변화하려는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할때다.2000년 아침을 맞는 각자의 마음속 환희와 희망의 크기는 변화의 크기와 비례할 것이기 때문이다.康奉均 재경부장관
  • [보완의학교실] 심신의학(중)

    싱싱한 레몬 조각을 꼭 눌러 새콤한 레몬즙이 터져 나오는 장면을 상상해보라.이것 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 속에 침이 고이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상상은 맥박이나 혈압,호흡,뇌파,혈액순환,위장운동,성적 흥분,각종 호르몬 분비 등과 같은 넓은 범위의 생리적 변화를 가져온다. 암전문의인 칼 시몬튼과 심리학자 스테파니 시몬튼은 폐암환자에게 상상치료법을 사용했다.조용히 눈을 감고 폐 속에서 암세포와 면역체가 치열한 전투을 벌이는 장면을 상상하게 했다.기관지를 통해 맑은 공기와 혈액,조직속의면역체가 연합군이 되어 암세포를 섬멸하는 장면을 상상하도록 지도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암에 대한 두려움이 감소되고 투병생활에 자신감을 갖게됐으며,암에 대한 면역력도 높아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천식환자도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하여 고속도로로 접어드는 상상을 하면 힘들었던 호흡이 훨씬 가벼워지고 편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상상의 종류에는 시각,청각,촉각이 있다.연구가들이 실제로 뇌에 양자방출단층촬영(PET)을 한 결과 시각 상상을 했을 때 대뇌피질의 시각부위가 활성화됐다고 한다.청각상상에서는 대뇌피질의 메시지를 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센터에 내려보내고 거기서 다시 내분비 기관이나 자율신경에 전달해 혈압,맥박,땀을 포함하는 여러 신체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시각적인 상상이 가장 보편적이고 쉽다.하지만 태양의 따스함,바닷바람의 신선함,좋아하는 음악,맛있는 커피 향,갓 구운 빵 맛 등 여러가지를 상상할 수 있다. 임상보고들에 의하면 상상요법은 만성통증,알레르기,고혈압,부정맥,자가면역질병,스트레스와 관계된 위장질환,생식기능 및 배뇨 곤란 등,광범위한 질환치료에 도움이 된다. 최윤근 포천중문의대 교수·분당차병원 통증센터 소장
  • ‘남자 접대부’ 영업 속수무책

    ‘호스트바’가 급증하고 있으나 남성접대부에 대한 처벌법규가 없어 단속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성접대부는 룸살롱 등 유흥주점이 아닌 단란주점 등에서 일을 할 경우 식품위생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내 100여곳에서 무허가 호스트바가 성업중이다.강남지역에 밀집돼 있으나 최근에는 강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북창동의 호스트바에서 여자손님들의 술시중을 든 김모씨(20) 등 고교생과 대학생을 포함한 10·20대 남자접대부 15명을붙잡았다. 하지만 경찰은 업주 이모씨(30·서울 노원구 중계3동)만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남자접대부들은 처벌근거가 없어 모두 풀어줬다. 김씨는 “친구로부터 한달에 300만∼5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일을 시작했다”면서 “단속에 걸려도 바로 풀려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두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도 서울지검 소년부가 두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호스트바 7곳을 적발했으나 업주들만 구속했을 뿐 남자접대부들은 모두 풀어줬다. 최근에는 생활정보지 등에 ‘월수 500만원 보장’ 등 남자접대부를 찾는 구인광고가 버젓이 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자접대부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현행 식품위생법으로는 남자접대부를 처벌할 수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털어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남자접대부를 단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식품위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남자종업원 고용금지조항’을 넣으려 했었다.그러나 남녀평등 정신에 어긋난다는 여성계의 반대로 백지화했다. 당시 여성단체연합 등은 복지부에 “매춘 및 청소년문제와 직결되는 접대부는 남성과 여성을 불문하고 모두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 法輪스님 국감서 증언

    15일 통일외교통상위의 외교통상부 국감에서는 법륜(法輪·좋은 벗들 이사장)스님이 증인으로 나서 19차례의 중국 현지 방문을 토대로 충격적인 탈북자 실태를 밝혔다.다음은 요지. 현재 중국 동북 3성을 중심으로 ‘최소 30만명’의 탈북자들이 있다.현지의 29개 현,2,500개 마을에서 2,700여명의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추론한 통계학적 결론이다.탈북자 가운데 75%가 여성이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결혼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하지만 이 결혼의 50% 이상이 인신매매와 연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탈북자들은 중국 공안당국의 체포와 강제송환의 두려움 때문에 대부분 인권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특히 어린이와 임산부 또는 자식이 딸린 여성들의 인권 침해는 처참할 지경이다.가짜 경찰들의 횡포도 상당하다.민족적인 관점을 갖고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실업자 지원금(10조원)의 5%만 써도문제의 시발인 북한 식량문제가 해결된다.당장 탈북자들이 처참한 상태에서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난민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오일만기자
  • [대한광장] 위기를 사는 현대의 인간

    얼마전 일본 이바라키현의 한 핵연료 회사에서 사상 최악의 방사능 피폭사고가 일어나 인근 주민 30여만명이 도피해야 하는 사건이 있었고,또 그 사건이 발생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중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나 국민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원자력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의 반대쪽 그림자가 너무 큰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지난 86년 옛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난 방사능 누출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한다.45년에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수백배나 많은 죽음의 재를 뿌린 이 사고로 수천명이 사망했고,피해자는 수백만명에 이른다고 한다.또 많은 기형아가 태어나 그중 상당수는 사망했고,아직도 체르노빌 원전 주변 지역은 죽음의 땅으로 불리고 있다. 핵에너지의 발견은 금세기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이라고 평가된다.핵에너지로 인해 인류의 삶의 질이 완연히 변화됐으며,이로 인해 인류가 누리는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의식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대상이 핵에너지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현대 인간은 핵에너지 때문에 또 가장 큰 두려움을 갖는다.일본의 상황에서 본 것처럼 방사능 피폭사고로 인근 주민 30여만명이안전한 곳으로 피신해야 했고,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중수누출 사고가 국민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만들지 않았는가? 뿐만 아니라 오늘날 인류가 큰 두려움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핵전쟁에 의한 인류의 멸망이라는 것이다.우리는 금세기에 이 세상에 대한 인간의 지배 영역에서 이루어진 전대미문의 거창한 진보가어쩌면 가장 철저하게 인간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이나마 깨달아가면서 위협을 느낀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빚어진 자연환경 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위협이라든가,끊임없이 발생하는 무력충돌의 위협과 원자탄·수소탄·중성자탄,이와 유사한 무기들의 사용으로 자멸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가 인류를 실존적위협으로 몰아가고 있다.이와 같은 현실에서 우리는 현대의 인간을 실존적인 위기에 처해있는 인간이라고 정의내릴 수도 있겠다. 현대 인간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거창한 진보를 이뤘지만 그러한 진보가 인간에게는 위협이 돼버리고 말았다는 현실에서 이러한 진보개념은 인간을 거스르는 거대한 불의의 형태로 이 세상에 등장하고 만 것이다.거창한 진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핵에너지분야뿐 아니라 생명공학 분야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진보하고 있다. 멀지않아 에이즈도 극복될 것이고,인간의 평균수명은 지금보다 훨씬 더 길어질 것이다.공상과학소설 속의 복제인간도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의 인간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질병이 전혀 없는 인간,유전적인 결함을 제거하고 태어나는 인간,나아가 어떤 특수목적을 위한 맞춤 인간도 가능할지 모른다.그러나 과연 그러한 현실이 인류에게 참된 축복이 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매우 회의적이다.온 인류가 축복과 혜택이라고 굳게 믿어왔던 핵에너지가 인류에게 위협이나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지않은 현실이 아닌가? 과학기술의 발전이 진실로 인간의 것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인간존중의 숭고한 사상이 기초가 돼야 한다.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위협하지 않으며,어떤 것보다도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한에서의 발전이어야 할 것이다.그렇지않을 때 인류는 자기 자신의 온갖 재능과 창의력을 쏟아 이룩해 놓은 업적에위협받고 파멸될 수도 있을 것이다. [李東益 가톨릭대 교수·윤리신학]
  • 한국축구 시드니行 순탄찮다

    한국축구의 시드니행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올림픽 축구대표팀은 3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B조 첫 경기에서 중국에 1-0으로 행운의 승리를 거뒀지만 전문가들은 내용 면에서는 오히려 뒤진 것으로 분석하는 등 전도를 자신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있다.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도 일본과의 두차례 친선경기에서 드러난 수비불안,어설픈 패스워크,개인기 부재 등의 문제점을 여전히 안고 있었다.신병호의 행운의 결승골과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있었다. 이점에서 이날 승리는 중국의 전략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체력,개인기,팀 전술 등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에 앞서 있었지만 결승골 허용 이전까지 이상하리만치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승부수를 띄우지 않았다고 지적한다.이에 대해 역대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한국에대한 ‘두려움’ 탓에 어웨이전에서는 무승부를 노린 뒤 홈 경기에서 승부를걸겠다는 의도가 담긴 전략이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전략 실패로 뼈아픈 1패를 당해 썩 좋은 출발은 못했지만 홈 경기에선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칠 게 불을 보듯 뻔하며 이점에서 한국은 여전히 불안한 행보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비록 또다른 상대인 바레인이 있긴 하지만 전력상 한·중 양국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라 시드니행은 결국 중국과의 어웨이전에서 결정지어질전망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국 원정경기를 지금과 같은 안일한 자세로 대비했다가는 4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이 무산됨은 물론 일본에 이어 중국에도밀리는 수모를 당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며 전력 보완책 마련을 주문하고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중국 건국50돌…32년간 취재 AP기자가 본 두거목

    [베이징 AP 연합] 지난 30년대 중반 중국 공산당의 대장정(大長征)이 끝난뒤 옌안(延安)에서 7개월 동안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지내는 등 이후 32년 동안 중국을 취재한 AP통신의 존 로드릭 기자가 중국 건국 50년을 맞아중국을 다시 찾아 마오쩌둥과 덩샤오핑(鄧小平) 두사람을 비교하는 기사를보내왔다.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지만 10월1일 건국 50주년을맞는 공산주의 중국을 상징하는 두 거목이다.지난 76년 타계한 마오가 중화인민공화국의 아버지였다면 97년 서거한 덩은 중국 근대화의 어머니였다.이들은 전우였으나 마오가 수정 자본주의와 제한 민주주의를 통해 중국을 부자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저버리자 적대관계로 돌아섰다. 나는 중국을 취재하면서 두사람 모두 알게 됐다.두사람은 한때 추앙을 받다가 비판을 받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냉혹하고 계산이 치밀했던 마오는 53세때까지 수많은 전투를 치렀으며 20년 이상 무수한 분쟁에 개입했다.옌안 시민들처럼 평범하게 생활했지만 화려한 황제,황후 의상을 차려입은 베이징 오페라를 좋아했다. 마오는 중국을 근대화 물결에 편승할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다만 너무 낭만적 몽상가여서 중국을 강력하고 자족이 가능한 고대 중세왕국으로 간주,조공을 받을 순 있지만 외국의 지원이나 유대는 필요없다는식의 사고를 가진 게 문제였다. 반면 덩샤오핑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마오의 공산주의 관념에서 탈피,각종 유인제도와 정치적 개방성으로 부(富)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덩은 16세부터 5년 동안 유럽에서 지낸 탓에 경제적 마인드와 세계지향적인 안목을 갖고 있었다. 나는 그를 79년 처음으로 만났다.당시는 덩이 마오의 사망 직후 권력을 장악하고 개혁·개방정책을 거세게 밀어붙일 시점이었다.키가 작고 까다롭고시원한 눈매를 가졌던 덩은 마오와는 체질적으로도 큰 차이가 있었다.유머감각이 뛰어났고 얼버무리는 대화술도 능란했다.마오가 낭만적이고 의심이 많으면서도 아첨을 수용할 줄 아는 편이었다면,덩은 냉정하면서 조심성있고 자신감이 강했다. 덩은 나에게 중국 지도자들은 임기가 있어야 한다고했다.특히 정치 또는행정분야중 하나를 택해야지 모두 차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그는 자신이 도입한 자유시장경제를 사회주의자나 자본주의자 모두에게 ‘정당한 도구’라고 생각했다.덩의 명예에 누를 끼친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두려움이었다.3번이나 실각하고 다시 살아나 ‘부도옹(不倒翁)’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였지만 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때 두려움 때문에 군에 발포를 지시했다.이발포 명령은 그의 명예에 큰 오점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그는 눈을 감기 전까지 자신의 개혁정책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중국을 가장 성공적으로 근대화시킨 20세기 영웅으로 남게 됐다.
  • 골수이식에 대한 ‘편견 벗기기’

    MBC가 골수이식과 관련된 ‘미신 벗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미 몇몇 프로를 통해 골수이식만이 희망인 ALD병 환자들의 사례를 제기한MBC-TV는 교양제작국 차원에서 후속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이 문제를 사회이슈화 해나갈 계획이다. 골수이식에 대한 몰이해로 고통받는 윤관·용해·홍주 세 어린이의 사연이지난 9일 ‘생방송!임성훈-이영자입니다’와 21일 ‘PD수첩’을 통해 잇달아 방송되자 MBC측엔 기증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으며 PC통신으로도 네티즌의 격려가 쏟아졌다. MBC측은 이를 발판삼아 이번주에도 ‘생방송…’(29일 오전9시45분)과 ‘MBC스페셜’(10월1일 오후11시15분)등을 통해 골수이식만이 살길인 또다른 환자들의 사례에 메스를 댄다.‘생방송…’은 수소문끝에 조직이 일치하는 골수공여자를 찾았으나 갑작스런 기증의사 철회로 난관에 부딪힌 12세 백혈병환자 선종이를 소개한다.이와 함께 남들이 한번도 꺼리는 골수기증을 세번씩이나 마다하지 않은 이연(25)씨를 만나 배경얘기를 들어본다. ‘MBC 스페셜’은 백혈병중에서도 희귀병인 ‘필라델피아 크로모좀’에 걸린 호영이의 투병기를 담은 ‘여섯살 호영이의 두번째 전쟁’편을 방송한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호영이는 ABC방송과 지역신문 등에서 잇달아 대서특필,지역 유명인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껏 맞는 골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아이의 병엔 특이한 동양인 골수가 필요한데 한국을 비롯한 동양인들의 골수기증률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이 프로에서는 호영이의 눈물겨운 병상일지와 함께 골수기증률을 높일 수 있는 의식적·제도적 보완책을 짚어본다. 우리 사회의 골수기증률이 낮은 것은 채취 절차 및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과편견이 만연해 있기 때문.골수를 뽑으려면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까지 오해하는 이들이 있지만 실제는 헌혈만큼 간단하며 재생산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도 아무 지장이 없다.골수기증이 필요한 환자는 줄잡아 3만여명에 이르는데정부가 지원하는 골수검사 비용이 고작 3,000명분 뿐이라는 점도 걸림돌 꼽힌다. MBC 교양제작국 장덕수CP는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고 소외지역을 밝히는 것도 방송의 큰 역할”이라면서 “앞으로도 교양제작국내 여러 프로들이 손잡고 사회의 모순을 발굴해 부각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90년대 日현대미술 조명 아트선재센터 팬시댄스전

    1990년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을 조명하는 ‘팬시 댄스’전이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10월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일본의 인기 만화 제목을 딴 이 전시회는 일본 현대미술의 전반을 훑기 보다는 ‘현대적인’ 면에 포커스를 맞추었다.유화 등 전통적인 그림 대신 설치,합성사진,비디오,애니메이션 및 건축 등 비전통적 분야에서 주목받은 젊은 작가·팀(13)들이 초대되었다. ‘설치적’ 성격의 이 현대미술 작품들은 관람자의 시선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대신 그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적극성이 돋보이는데 여기에 ‘일본적인’ 정교함이 가미된다.일본 세타가야 미술관 큐레이터로 국제적 이름이 있는 하세가와 유코 씨가 직접 전시기획을 맡은 이번 전시에 대해 선재센터 큐레이터 김윤경씨는 “‘공상하듯,도약하듯’ 부드러우면서 강한 일본의 현대미술의 오늘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추천한다. 형제로 구성된 예술그룹인 메이와 덴키는 물고기를 소재로 해서 미술적인‘산업물품’을 선보인다.이 물품들은 매우 정밀해 아이디어 상품인가 싶어뜯어보면 효용성 대신 일반 물품의 효용성을 풍자하는 예술적 자태가 드러난다.형제들은 이런 식의 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야나기 미와는 합성사진을 통해 현대사회를 풍자한다.‘불멸의 도시’는 개인성이 삭제된 백화점 엘리베이터 걸의 이미지를 반복 합성하고 있다.하치야 가츄히코의 ‘빛·심연’은 관객참여의 쌍방향 작품으로 작가나 관객이 스케이트 보드를 일정 속도 이상으로 재빠르게 탈 경우 밑에 깔린 수십대의 모니터 화면이 급격변환되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 다카야스 도시아키는 ‘새로운’ 풍경화를 선보인다.밖에 나가 그림을 그리는 대신 풍경을 비디오로 찍어온 뒤 이것의 컴퓨터 이미지를 집안에서 그리는 ‘디지털화’한 풍경화다.오다니 모토히코는 절단된 뒤에도 그냥 달려있는 듯한 ‘환상지’(幻想肢)란 제목의 사진작품을 내놓았다.심리적 불안감의 무중력 상태가 전달된다.정교한 목조 공예솜씨로 바이올린 현과 사람의 손가락을 결합한 작품 등도 출품했는데 사람이 이상하게 돌연변이해 버리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과 열망에 대해강한 관심을 보인다. 일본의 과거로부터 상징적인 이미지를 끌어내는 모리 마리코는 이번 전시에서 ‘무녀의 기도’라는 비디오 작업을 통해 예언적인 시각을 보여준다.오가이 다케하루 팀은 풍경과 인물의 정교한 모형을 사진으로 찍어 사람들을 현혹하는,이 세상에 없는 세계를 만들어 낸다.세지마 가츠요 팀은 최소주의적형태와 비중력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새 건축미를 제안한다. 김재영기자 kjykjy@
  • [외언내언]‘아름다운 仁術’

    조선조의 명의(名醫) 허준(許浚)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동의보감’(이은성 지음)에서 허준의 스승 유의태는 자신의 몸을 제자에게 해부용으로 내 주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을 실천한다.“나의 문도 허준이 세상의 어떤 병고도마침내 구원할 만병통치의 의원이 되길 빌며 병든 몸이나마 너 허준에게 주노라”는 유서를 남기고 밀양 천황산 얼음골에서 자진(自盡)한 스승의 시체를 사흘에 걸쳐 해부한 제자는 “이 허준이 의원이 되는 길을 괴로워하거나병든 이들을 구하는데 게을리하거나 약과 침을 빙자하여 돈이나 명예를 탐하거든 저를 벌하소서”라고 외치며 통곡한다.‘소설 동의보감’의 압권으로꼽히는 이 장면은 의사의 길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를 일깨워 주지만 사실은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허구이다.허준의 실제 스승은 소설속에서 허준의 적수로 등장하는 양예수이고 유의태는 허준보다 2백년 늦게 태어나 경상도 일대에서 역시 명의로 이름을 떨쳤던 정조시대의 유이태(劉爾泰)라는것이 역사학자들의 지적이다. 메마를대로 메마른 현실에서 이 소설속 허구의 감동이 현실화 됐다.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전공의협의회 소속 의사 400여명이 사후 장기기증을 약속하고 그 중 40여명은 자신의 주검까지 후배들을 위한 해부실습용으로 내놓겠다고 서약했다.“내 몸을 기꺼이 환자에게”라는 기치아래 월간 ‘청년의사’가 펼친 장기기증 운동이 거둔 성과다.이 운동에 참여한 대부분의 의사들이 20∼30대의 젊은층이라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그들의 헌신적인 직업정신과 인간애가 있는한 우리의 미래 또한 건강하고 희망에 찰 것이기 때문이다.물론 장기기증이나 시신의 해부실습용 제공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장기기증을 희망한 등록자가 13만명을 넘어섰고 박찬호,김병지,고두심,김원준 등 프로스포츠와 연예계의 유명인들도 이미 장기기증을 약속한 바 있다.그러나 젊은 의사들의 이 운동은 생명나누기의 고귀함을 다시 일깨우고 장기기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시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실천을 하도록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미국에서는 장기이식 수술의 90%가 사후 장기기증에 의한 것이지만 우리 경우는 10%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의 운동이 장기이식 수술에 대한 국가차원의 통합관리와 운영 및 장기기증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촉구하고 있는점도 주목할 만 하다.현재 장기이식 수술은 각 병원 마다 별도로 행해지고 있고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장기기증운동 기구들도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효율적인 정보교환이 이루어지지않고 있다.2000년부터 국립의료원에 통합기구가 생기지만 예산과 인력배정이 미흡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이요구된다./임영숙 논설위원
  • “출세 하려면 말도 잘해야”/공무원교육원 간부대상 화술강의

    ‘관련부처 회의에서 소속기관의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못해 떠듬거리는 공무원,TV카메라만 들이대도 도망가는 간부공무원은 이제 사라질 것입니다’ 중앙공무원교육원(원장 朴容丸)은 최근 ‘인터뷰 및 방송 출연’과 ‘커뮤니케이션 및 스피치 기법’강의를 새 교육과정으로 개설했다.간부 공무원들의 말문을 틔워주기 위해서다.‘인터뷰…’ 강의는 신문·TV와의 인터뷰 요령을 배우고 실습 시간을 갖는다.언론과의 거리감과 두려움을 없애자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강의는 대화방법과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법,회의 보고기술 등의 내용을 가르킨다.교육원의 양광석(梁廣錫)사무관은 “공무원은 자신의 업무를 혼자서만 알아야하고,바깥으로 알려지면 ‘큰 일’인 줄로만 생각해 왔다”며 “이제는 이런 관행을 바꿔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위로 승진할수록 관련부처 회의참석이나 인터뷰 요청이 많아져 인터뷰 요령과 스피치기법은 간부공무원의 필수 자질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까닭에 중앙부처 사무관 이상,지방자치단체과장급 이상,소령이상 군인,경찰서 과장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최근 가진 한차례 강의에서 수강생의 반응은매우 좋았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육원은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오는 11월29일 다시 개설하는 등 강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교육원 강의는 공무원 자질평가의 한 요소를 이루고 있어 이런 강의는 승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jhpark@
  • [외언내언] 겸손의 기도

    스페인 출신의 메리델발 추기경이 지은 ‘겸손의 기도문’이 서울 서초구방배동에 있는 자비사에 걸려있다고 해서 화제다.이 기도문은 지난 94년 김희로(金禧老)씨 석방운동을 펴고 있는 박삼중(朴三中) 스님에게 원로시인 구상(具常)씨가 직접 붓글씨로 써서 보낸 것이다.‘마음이 겸손하시고 온유하신 주님’으로 시작되는 이 기도문은 ‘존경받고 싶은 욕망에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이어져 칭송받고 인기를 얻고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천대받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잊혀질까,조롱당할까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저를 해방하소서’로 된 내용이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시인이 써준 글을 부처님을 모시는 스님이 받은 것도의미가 있지만 기독교의 신께 갈구하는 내용의 시를 벽에 걸어두고 ‘내 마음속의 교만과 오만을 다스린다’는 허심탄회(虛心坦懷)야말로 숭고한 종교의 초월이 아닐 수 없다.더구나 이들 두사람은 교도소에 갇혀있는 수감자들에게 누구보다 큰 관심을 보이면서 삼중스님은 사형수 교화스님,구상시인은무기수 최재만(41)을 의(義)아들로 삼을만큼 어려운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미담이다.특히 구상시인의 경우 그를 원하는 사회적인 대소사에 빠지지 않지만 사사로운 개인적 불행을 외부에 일체 알리지 않고 막상 자신을 위한 자리는 극단적으로 마다하는 결벽증으로 유명하다.지난해 80세의 몸으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남들이 병문안 오는 것은 한사코마다하면서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17년째 대전 교도소에 수감중인 의아들 석방을 위해서는 불편한 몸을 사리지 않고 백방으로 뛰어다녔다.그래서 김희로씨 석방을 바라보는 노시인은 김씨의 석방에 일조를 한 것에는 보람을 느끼지만 석방되지 못한 아들에게는 ‘애비가 무능하고 부실하기만 하다’고 자조한다. 사람은 사는 동안 끝없는 부와 권력과 명예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이 뜻한대로 모든 것이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그래서 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의 손해를 요구하는 경우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리는 얼마든지 일어난다.자기보다 많이 가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이기심이 팽배한 어지러운 세속에서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모든 욕망과두려움을 떨쳐버린 그들은 그늘을 비치는 한줄기 빛이자 청량제인 셈이다.그리고 그들같은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절망적이지 않다는 희망을 갖게한다. [李世基 논설위원 s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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