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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자원 전쟁’ 대기업 3인방

    ‘해외자원 전쟁’ 대기업 3인방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나드는 요즘 해외 자원개발은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의 시대가 됐다. 국내 대기업들도 ‘자원 전쟁’에 속속 뛰어들며 최근 유전 개발 희소식을 곧잘 알리고 있다. 이같은 낭보에는 지구촌을 내 집처럼 누비며 최전선을 이끄는 선봉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 ●SK㈜의 자원개발 추진체 “유전 개발은 노력도 노력이지만 운도 따라줘야 해요. 그런 점에서 SK㈜의 유전개발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제가 운이 좀 좋거든요.” SK㈜의 자원개발을 책임지는 유정준 전무(R&I 부문장)가 기대 밖의 페루 프로젝트에 성공했을 때 밝힌 소감이다. 유 전무의 최근 행보는 SK㈜ 해외사업의 추진체라 할 수 있다. 발품이 엄청나다. 유 전무는 한달 평균 3회 이상을 해외 출장에 나선다. 지난 1월에는 페루와 미국, 호주, 중국 등을 찍었다.2월에는 인도네시아,3월에는 베트남과 호주 등으로 이어졌다.7월에는 인도네시아를 다시 찾아 국영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와 사업별 협력을 이끌어냈다. 중국은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 앞으로 SK㈜의 중국 사업과 자원개발 성공은 유 전무의 손끝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SK㈜는 현재 13개국 23개 광구에서 탐사 및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또 연말까지 총 20여개의 시추를 통해 자원 확보에 나선다. ●베테랑 VS 신참자 장현식 LG상사 상무(에너지사업부장)는 요즘 제2의 중동으로 불리는 ‘카자흐스탄 사랑’에 빠졌다. 지사 신설부터 석유 탐사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때가 골고루 묻었다. 지난해에는 무려 20번이나 카자흐스탄을 찾았다. 그 덕분일까. 지난달 초 카스피해 오일벨트 지역에서 양질의 원유를 발견했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한국업체 가운데 첫번째 성공 사례로 기록됐다. 특히 사업 시작 5개월만에 거둔 것으로 매장 규모는 2000만배럴로 추정된다. 장 상무는 20여년을 해외 자원 개발에만 매달렸다.LG상사가 개발한 대부분의 유전에는 장 상무의 땀과 정성이 담겨있다. 조항선 GS칼텍스 상무(전력·자원개발사업부문장)는 해외 자원개발에서 신참자이다. 그는 2003년 GS칼텍스가 캄보디아 해상광구 지분(15%)을 인수하면서 유전사업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에 대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기대는 작지 않다. 허 회장이 조 상무를 전력·자원부문장으로 선임하면서 GS칼텍스를 ‘종합에너지 서비스 리더’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힐 정도다. 그는 종합기획실과 사업기획,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사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의 장점은 ‘기획통’인 만큼 꼼꼼하면서도 과감한 베팅에 있다. 유전개발은 투자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크면 투자를 꺼리게 된다. 조 상무는 “막연하게 다가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긍정적 사고로 대하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없다.”면서 “유전개발 사업을 적극 확대해 조기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상무는 러시아의 서컴처카 지분 참여, 태국 육상광구의 지분 인수를 지휘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20&30] 몸보다 머리로 나누는 ‘봉사 新풍속도’

    [20&30] 몸보다 머리로 나누는 ‘봉사 新풍속도’

    “요즘 젊은 사람들 자기 밖에 모른다.”는 어른들의 혀 차는 소리는 아마도 선사시대부터 있어 왔을 게다. 하지만 실제로 따지고 들어가면 반드시 그랬던 것만도 아니다. 지금도 그렇다. 평소에야 어떨지 몰라도 막상 남에게 나눠주고, 퍼주고, 보태야 할 시점이 되면 오히려 기성세대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요즘 2030세대들이다. 그들만의 독특한 봉사활동 속으로 들어가 봤다. 서울에서 영어학원 강사를 하는 서지영(32·여)씨는 2004년부터 주말마다 고향인 전남순천에 내려간다. 결식아동 20여명에게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 주고 있다. 학원에서 평일강의만 하고 주말강의를 포기하는 데 따르는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지만 “지금도 먹고 사는 데 문제 없는데 뭘”하고 웃어 넘겼다.“개인의 재능은 혼자서 이룬 게 아니라 사회의 도움으로 얻은 것”이란 게 서씨의 지론. 그는 “지식의 ‘사회적 환원’이라고까지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조금만 여유를 가진다면 자기 능력을 주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2030 봉사 급증…재능을 나눈다 최근 들어 2030세대들의 각종 봉사단체 후원 참여가 크게 늘었다.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의 최근 5년간 후원자 연령분포를 보면 20,30대의 비중이 2001년 48%에서 2006년 66%로 급증했다. 특히 20대의 비중은 2001년 14%에서 2006년에는 33%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주 수해지역인 평창군 진부면에서 수해복구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도 90% 이상이 2030세대였다는 게 봉사단체 관계자의 말이다. 2030들의 봉사참여가 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은 ‘노력봉사’에서 ‘재능봉사’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세대들의 봉사가 물리적인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2030세대의 봉사는 전공이나 재능에 관련된 자기만의 지식을 나누는 활동이 많다. 전문가들은 이를 ‘재능의 기부’라고 표현한다. 비영리봉사단체를 찾아가서 단체의 로고 등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경희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4학년 송범호(24)씨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청소 같이 몸을 쓰는 봉사가 많았다.”면서 “지금은 봉사활동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남들에게 없는 나만의 독특한 재능을 활용하는 게 훨씬 즐겁고 보람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김보경 팀장은 “자원봉사를 풀붙이기 등 단순노동과 번역·디자인 등 전문봉사로 나눌 때 단순노동은 중고생이 100%이고 전문봉사는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2030세대는 자기 능력을 현실에 발현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적극성과 과감성…봉사조직을 직접 만든다 적극성도 2030 봉사의 특징이다. 기존 단체의 자원봉사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봉사를 위한 네트워크를 조직해 주위 사람들을 봉사의 장으로 이끌어내기도 한다. 지난해 구호단체의 일원으로 자원봉사를 했던 김민석(28)씨는 올해는 친구들과 함께 봉사단을 조직했다. 김씨는 “구호단체들과 함께 하는 봉사도 중요하지만 경험이 있는 나는 봉사활동을 스스로 주도하는 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도 두렵지 않다 2030세대들은 제3세계 등 해외 자원봉사에도 적극적이다. 후원아동에게 편지를 보내고 직접 만나러 가는 경우도 많다. 직장에 다니다 지난달 말 방글라데시로 컴퓨터 교육봉사를 떠난 채성호(28)씨는 “대학시절 영상을 통해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의 내전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보게 됐다. 지구촌의 불쌍한 어린이들에게 나에게 있는 것을 나눠 주고 싶었다. 마침 방글라데시 주민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할 기회가 와서 내가 전공한 컴퓨터 지식을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도착한 지 4주째에 접어 들었는데 직접 주민들을 대하고 가르치는 일이 정말 재미있고 기쁘네요. 말은 안 통해도 서로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봉사는 2030세대 가치실현의 한 방법 봉사단체 굿네이버스의 임은진 간사는 “영어와 일본어 등 외국어에 익숙한 2030세대들은 기성세대들과 달리 해외봉사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다.”면서 “단기간 해외봉사를 다녀온 사람 중에 장기간 해외봉사를 결심하고 다시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대학시절부터 봉사와 기부에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세대들이 20,30대들이다. 이들은 봉사와 기부에 대해 기성세대들에 비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남을 도와 준다는 과거의 봉사 개념이 봉사의 생활화를 통해 가치를 실현하는 자기완성의 개념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도움말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 ’휴가헌납’ 수해복구 구슬땀 잠에서 덜 깬 눈을 비비며 아침 7시 서울을 떠났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휴가의 첫날. 여느 해 휴가처럼 나는 강원도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은 휴식과 즐거움을 위한 여행이 아니다. 폭우로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시간을 위해 영동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도로 위의 차들은 대부분 긴급 수해복구를 위해 강원도로 가는 자원봉사자들이다. 휴가를 받으면 하려던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외부와 고립된 수재민의 모습을 대중매체를 통해 봐온 터라 나 자신만을 위한 휴가를 떠날 수 없었다(이런 것도 팔자인가 보다). 결국 여의도에 있는 한 민간봉사단체의 강원지역 수해복구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2리. 산사태와 하천의 범람으로 마을이 온통 침수되고 1997년 정부 지원으로 지어진 공동 농기구 보관창고는 지붕과 기둥만 간신히 남아 있다.80여명의 봉사자들은 조를 나눠 마을 이장님의 지시에 따라 손길이 가장 급한 곳부터 복구해 나가기 시작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진흙과 상자들을 어떻게 다 치워야 할지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함께 힘을 모으니 조금씩 창고의 바닥이 드러났다. 해질녘엔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됐다. 진부를 떠나는 버스에 오르니 다시 빗방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산과 강은 즐기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수마가 할퀴고 간 병든 산과 강을 우리 모두 치료해주고 보듬어 주는 2006년 여름휴가는 어떨까. ■ 마음 나눌수록 부자되는 기분 대학생이 되면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자유’다. 중·고교 시절 이런저런 제약으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기회. 이런 자유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해 다짐했던 건 미래를 준비한답시고 책상 앞에 앉아 책만 보는 대학생은 절대 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되도록 많은 곳을 직접 발로 가보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강원지역 수해복구 자원봉사도 그런 마음에서 출발했다. 7월24일 새벽 약간 들뜬 마음과 초조함, 긴장감을 안고 집을 나섰다. 강원도로 가는 버스 안에서 수려한 창밖 경치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디에 수마가 다녀갔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울퉁불퉁한 도로를 한참 들어가자 ‘주의, 수해지역’이란 표지판이 걸려 있다. 곧이어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무너져 내린 산비탈, 파헤쳐진 밭, 폐허가 되어버린 집터들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평창군 진부면은 수해가 정말 심각했다. 망가진 비닐하우스와 하천 주변을 정리하는 게 내가 맡은 임무. 역시 육체노동은 만만치 않다. ‘물질’은 나누면 그만큼 줄지만 ‘마음’은 나눌수록 오히려 더 풍족해진다는 말이 떠오른다. 봉사를 통해 스스로 풍족해짐을 느낀다. 봉사는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러 가는 일이 아니라 단지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하는 것이란 것을 느낀 여행이었다.
  • [발언대] ‘고교생 수업선택’이 불러온 변화/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전국의 고교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가면서 조만간 학교별로 보충수업이 시작된다. 지난해부터 ‘맞춤형 보충학습’이란 이름으로 열리는 보충수업은 학생들이 별도의 수강신청용 홈페이지에 접속해 선생님들이 탑재한 강의계획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의 수준과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서 이뤄진다. 비록 보충수업에 한정되지만, 학생들이 선생님을 직접 고른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 학년이 달라 정규수업에선 만날 수 없는 교사도 강의를 잘한다는 소문이 나면 그 강좌는 순식간에 마감된다. 반면 교사의 강의 수준이 떨어지거나 학습동기 유발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강좌는 아예 폐강된다. ‘학생 선택권’이란 옥동자를 얻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일부에선 별 탈 없이 진행되던 제도를 굳이 ‘학생 선택’이란 듣기 거북한 용어를 앞세워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며 반대했으나 결국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는 시대적 요구와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막상 시행이 결정되자, 과거의 방식에 익숙했던 교사들 사이에선 “아이들의 선택을 신뢰할 수 없다.” “수업을 가장한 인기투표”라는 등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과거 주요 과목(일명 국영수)을 맡는 교사가 보충수업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당장 대학진학에 필요한 과목부터 배정하던 관례에 따라 오히려 시간수가 많아 불평할 정도였다. 수익자부담 원칙이 적용되는 보충수업은 참여한 교사들에게 수당을 지급한다. 그래서 한때 보충수업을 두고 교사 복지 차원의 배려가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다. ‘맞춤형 보충수업’이 시행 2년째로 접어들면서 당초 우려와 달리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의 하나는 보충수업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자세다. 오랜 경험을 지닌 교사들도 한시간 수업을 위하여 몇 시간씩 정성을 들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시간 때우기식 안이한 수업으론 다음 수강신청에서 학생들의 낙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자세도 크게 달라졌다. 자신이 직접 수강과목과 지도교사를 선택했다는 책임의식 때문에 그만큼 진지해진다. 과거 오후 늦게 진행되는 보충수업은 피곤에 지친 학생들이 꿈나라를 오가는 시간이었으나 이제는 정규수업시간보다 더 진지하게 수업에 몰두한다. 학생선택이 불러온 선물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가치 판단은 치즈를 놓고 벌이는 생쥐와 꼬마 인간 ‘허’와 ‘헴’의 이야기를 담은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가’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 작가는 과거의 영화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나선 생쥐와 뒤늦게나마 변화를 받아들인 ‘허’,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선택의 기회를 놓친 ‘헴’의 성공과 실패담을 통해 변화의 흐름을 읽고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파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 집에서 쉬는 선생님들도 있을 것이다. 시장의 원리가 게재된 ‘학생선택’은 이처럼 냉정한 것이다. 어차피 교육도 ‘투자’와 ‘수익’의 원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시범 실시중인 교원평가제도 언젠가는 ‘정규수업’의 ‘학생 선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다. 문제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교사들의 의식이다. 맛있는 치즈와 안정된 일자리를 국가가 내준 자격증만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환상은 빨리 벗을수록 좋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 [경제정책 돋보기] 자본시장통합법안 증권가 태풍

    [경제정책 돋보기] 자본시장통합법안 증권가 태풍

    증권가에 조직 개편 작업이 한창이다.‘금융투자업과 자본시장에 관한 법률안(이하 자본시장통합법)’에 맞춰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17일 ‘자기자본직접투자(PI)’ 본부를 신설,IB 영업을 강화하고 파생상품본부팀·금융공학팀 등도 새로 만들었다. 이에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운용사업부를 1·2부로 나누고, 연금·신탁팀을 정비했다. 대우·한국투자·굿모닝신한증권도 일찌감치 조직 개편을 마쳤다. 몇몇 증권사들은 24일 증권사의 기획임원들을 대상으로 증권업협회 주최로 열리는 자본시장통합법 설명회 후 조직을 개편한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증권사들이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을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지만 밑바닥에는 두려움이 깔려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처음 계획했던 일정보다 미뤄지면서 신금융상품 개방 등의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돼 경쟁력을 얻기도 전에 한·미 FTA로 IB시장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 국내 증권사들의 두려움이 성급한 측면도 있지만 증권사들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외국에 비해 미약한 국내 IB 증권사들은 자본시장통합법의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한다. 자본시장이 발전하면 보다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 가능하고 경제가 성장할수록 자본시장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 관한 규제가 선진화돼야 한다. 그러나 IB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미래의 위험(리스크)을 제대로 평가하고 영업력 확대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기업의 증시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업무 외에는 IB 실적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뿐이 아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IB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덩치도 커야 하는데, 아시아 내에서의 경쟁력은 취약하다. 동아시아 시장에서 경쟁 상대인 일본의 5대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평균은 4조 4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 5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평균 1조 60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중국에서 적격 외국인기관투자자제도에 규정된 증권사의 자격요건은 ▲최소 30년 이상의 경영▲자본금 10억달러 이상▲최근 운용된 증권자산 총액 100억달러 이상 등이지만,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는 회사는 없다. 국내 증권사들간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거론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정부 지원을 통한 특화전략 필요 그렇다고 M&A가 쉬운 것 만은 아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개인 대주주가 많아 이들이 수익원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005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에 20%나 된다. 지난해에 증시 활황으로 주식매매에 따른 수익이 높았던 영향이 크다. 강형철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M&A가 활발히 이뤄지려면 합병 및 주식교환 비율의 탄력성 부여, 합병에 따른 과세부담 경감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합병 비율은 주가에 의해 결정되는데, 금융지주회사에 한해 주식교환시 법정교환 비율의 30%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를 증권사간 M&A에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시적이라도 증권사간 M&A시 양도소득세 과세 이연 등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A가 대형사에는 기회이지만 중·소형사에는 생존의 위기”라면서 “국내에서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같은 대형 IB가 탄생하기는 힘들겠지만 M&A를 거쳐 특화된 IB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화된 IB는 매쿼리그룹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지난 2001년 호주의 금융서비스개혁법으로 탄생한 매쿼리그룹은 프로젝트파이낸싱이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노하우를 갖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국내사의 경우 당장 외국의 대형 IB들과 경쟁할 능력이 없는 만큼 일정 기간 보호를 해주는 ‘인큐베이션’ 기간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정부 관련 기관이 IPO를 할 경우는 국내 증권사가 주간사를 맡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주로 외국계 금융기관이 떠맡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여직원이 많은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남자. 그 후 남자는 여직원 전원과 교제하다시피 했고 그 결과 여직원들 사이에 불화가 생겼다. 여직원간의 불화는 회사업무에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고 이를 보다못한 상사는 남자를 해고하려 한다. 복잡한 남녀관계로 업무에 지장을 준 남자, 해고사유일까?   ●말 달리자(MBC 오후 7시20분) 조형기 배기성 강균성 조혜련 정형돈 등이 출연한다. 순발력과 상상력으로 시간을 얻는 ‘사투리 퀴즈! 시간을 잡아라’. 각 마을에 주어진 기본시간은 200초. 지역별 사투리 단어의 뜻을 맞혀야 시간을 얻을 수 있다. 기회는 단 한번뿐, 최종 얻은 시간은 ‘사투리 다섯 고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데….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한국 모던 포크 음악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전설적인 가수, 한대수.37년의 세월 동안 쉼 없이 창작과 진화를 거듭한 한대수의 음악관을 들어본다. 또 아름다운 몽골계 러시아인 부인과의 러브스토리와 수의학을 전공했던 그가 한국 포크 음악의 선구자가 된 사연 등을 공개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불임 환자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결혼한 10쌍의 부부 가운데 2쌍은 불임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환경호르몬의 영향, 흡연, 과음, 스트레스 등으로 남성불임도 크게 늘고 있다. 불임은 미리 알고 빨리 치료하면 극복이 가능하다고 한다. 불임을 극복하는 방법과 불임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손에는 하키스틱, 발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골대를 향해 돌진하는 아줌마 인라인 하키 선수, 장영옥주부를 만나본다.‘주부생활백서’에서는 바퀴 달린 신발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시간을 마련한다. 인라인 스케이트 기본 동작을 전문가의 설명으로 알아보고 인라인 스케이트 구입 요령도 짚어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세계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노인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했다. 특히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환의 발병률도 해마다 늘고 있다. 노화 연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국제노화연구심포지엄과 부산대 노화조직은행을 방문, 우리나라 노화연구의 현주소를 조명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해 본다.
  • [주말탐방] 특전사 여군

    [주말탐방] 특전사 여군

    “단결!” 어서오십시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군으로만 구성된 특전사령부 여군중대에 오신 걸 우렁찬 목소리로 환영합니다. 그만 좀 두리번거리세요. 여군부대라니까 눈에 호기심이 그렁그렁하군요. 궁금한 게 많겠지만 일단 훈련 장면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요. 저기 연병장에 대테러복을 입은 여군들이 보이지요? 강하 훈련을 준비중입니다. 자꾸 덥다고 그늘 쪽으로 피하지 말고 이쪽으로 오세요. 어서요. 고운 얼굴에 서슴없이 검은 색 위장물감을 칠하는 여군들한테 부끄럽지도 않나요? 특전 훈련의 꽃은 역시 ‘공중에서 내려오기’입니다. 먼저,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11m 높이의 구조물에서 로프(Fast Lope)를 타고 내려오는 훈련입니다. 가죽장갑을 낀 두 손으로 로프를 붙잡고 두 다리는 쭉 뻗어서 상체와 직각으로 만든 다음 군화를 신은 두발로 로프를 쥡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쭉쭉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원숭이처럼 로프에 다리를 꼬고 질질 끌려 내려오면 실격입니다. 마찰이 일어나 다치기 십상이고 속도 조절도 안 되거든요. 그러니 고도를 두려워 않는 담력과 함께 밧줄에 몸을 접착시킬 수 있는 근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안전장비요?그런 것 없습니다. 떨어지면 그냥 죽는 겁니다. 물론 우리도 처음엔 겁이 났습니다. 수백, 수천번의 공포와 싸우고 1년쯤 지나야 비로소 두려움이 사라지더군요. 그때부터는 높이에 무감각해지고 강하 자세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인간에게 습관이나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겠지요? 다음은 래펠(Rappel)훈련입니다. 역시 같은 높이에서 로프보다 얇은 래펠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 손엔 권총을 쥔 채 땅을 향해 머리부터 거꾸로 내려오는 겁니다. 엄청난 담력이 필요하지요. 한 가닥 래펠에 몸을 의지해 곤두박질칠 때 우리의 ‘에스트로겐’은 ‘테스토스테론’으로 급전환합니다. 모든 훈련의 종류와 강도는 남자 특전요원들과 똑같고 어떤 특별대우도 없습니다. 다만, 출산 전후로 훈련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변하는 건 남성과 다른 점이겠지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하루 열번이라도 별 생각없이 헬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다가도 엄마가 되고 나서는 낙하 전에 꼭 기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역시 모성애는 위대하지요? 여군 중대원 40여명의 무술 단수를 모두 합치면 200단이 넘습니다. 태권도, 합기도, 격투기 등 무술이 1인당 평균 5단인 셈이지요. 그중에는 도합 10단의 고수도 있답니다. 아니, 구경만 하는데도 그렇게 더위에 지쳐 헐떡입니까. 그만하지요. 이리 행정반 건물로 들어와서 시원한 것 한잔 드세요. 특전사 여군이라고 하니까 우락부락할 줄 알았는데, 체격도 왜소한 편이고 미인들이 많다고요?그럴 줄 알았습니다. 우리를 처음 본 사람들이 노래처럼 하는 소리입니다. 기혼자들은 “부부싸움할 때 치고받고 싸우냐.”는 농담도 자주 듣습니다. 죄송하지만, 덕담이라도 그런 얘기 정말 듣기 싫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특별한 직업을 갖고 있다 뿐이지 우리도 똑같은 여성입니다. 부탁인데, 그냥 다른 여성들처럼 평범하게 대해주세요. 이거 분위기가 너무 썰렁해졌군요. 그런데 왜 여군이 됐느냐고요?그것도 힘들다는 특전사 요원을?글쎄요. 운명인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왠지 여군이 멋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꼭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달리 운동에 자신있었던 부분도 작용한 것 같고요. 가족 중에 직업군인이 있어 그 영향을 받은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기혼자 중에는 남편 역시 군인인 커플이 적지 않습니다. 특전사의 주임무는 고립무원의 적지에서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기 위해 적의 핵심 시설과 요인을 타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신력과 체력,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얼핏 우리의 상하관계가 느슨해 보이는 것도 팀워크를 가족처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특전사 임무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무인(武人)들이 으레 그렇듯 대부분 뒤끝이 없고 시원시원한 성격들이라 1994년 정식 부대 창설 이후 별다른 병영사고가 없었습니다. 어떻습니까. 특전사 여군의 매력에 흠뻑 빠지셨다고요?그렇다면 주저없이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단, 전시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려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두려움을 일소할 만한 강인한 정신력과, 어떤 장애에도 굴하지 않을 강철같은 체력과, 무엇보다 피가 마구 끓어올라 넘칠 만큼의 애국심은 필수입니다. 준비되셨나요? 그럼 더운 날씨에 안녕히 가십시오. 중대장 대위 안윤숙, 중사 임미진·강경희·이난영·손인화·박세영이 전 부대원을 대표해 인사올립니다.“단결!”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50:1 경쟁률 뚫으려면 특전사 여군을 하고 싶다고 다 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평균 5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여고졸업 이상 학력자 중 1차 서류심사→2차 신체검사→3차 체력측정·소양평가(필기)·면접 순으로 전형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체력이다.1.5㎞를 7분 안에 주파하고, 윗몸일으키기를 2분에 70개 이상, 팔굽혀펴기를 2분에 50개 이상 할 정도가 아니라면 꿈을 접는 게 좋다. 이 관문을 통과한 사람도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 따라간다.”고 할 정도로 특전사 훈련은 혹독하다. 봉급은 9급 공무원 수준이며, 위험수당이 별도 지급된다. 특전사에 합격하면 3년 의무 복무 뒤 2년을 연장할 수 있고,10년 이상 장기 복무를 희망하면 별도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대부분 장기 복무 신청을 하지만 통과비율은 30% 정도에 그친다. ■ 소녀취향 소품들 5평에 물씬 직접 들어가 본 특전사 여군의 숙소는 예상과 크게 달랐다. 군 내무반의 분위기는 찾을 수 없고, 평범한 여학생의 방처럼 ‘소녀적 취향’이 물씬했다. 남성으로서 행정반 건물 건너편에 위치한 3층짜리 여군 생활관에 ‘진입’하기는 기자가 처음이라고 했다. 여군은 부사관급 이상 직업군인이기 때문에 부대 밖 개인 주거시설에서 출퇴근하는 게 원칙이지만, 특전사 독신 여군에게만 특별히 단체숙소가 제공된다.30여명의 미혼 여군들에게는 개인별로 5평짜리 원룸식 방이 배정되기 때문에, 단체로 자는 사병 내무반의 개념은 아니다. 한껏 멋을 부린 사진과 개성 넘치는 좌우명이 아담하게 붙어 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예쁜 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쪽에 변기와 세면대만 있는 작은 화장실을 빼면 나머지 공간은 그냥 원룸이다. 이 작은 공간에 침대와 책상, 옷장, 신발장, 냉장고는 물론 취향에 따라 TV, 오디오, 컴퓨터, 어항, 피아노 등을 갖춰놓고 산다. 벽에는 유명 스타의 대형 사진도 걸려 있었다. 이 모든 소품들이 화사한 색깔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만약 도둑이 들어온다면 여군의 방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것 같다는 상상이 들었다. ■ 영내 미용실 커트 500원·파마 1만원 여군에 대한 외모 규제는 생각보다 엄격하지 않았다. 색조화장은 물론, 머리도 맘껏 기르거나 파마하거나 염색할 수 있다. 너무 튀거나 품위를 떨어뜨리는 치장만 금기시될 뿐이다. 긴 생머리를 머리띠로 단정하게 묶은 여군이 눈에 많이 띄었다. 화장도 세련되고 차분한 톤이었다. 여군들도 여느 여성처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피부 마사지나 손톱 관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다만 값이 월등히 싼 영내 미용실을 애용하는 점이 다르다.‘군무원 언니’가 해주는 커트는 500원, 파마는 1만원 안쪽이다. 안윤숙 중대장은 “여군에 짠순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여군에게는 기본 화장품(로션·스킨·립스틱·베이스 등)과 속옷을 살 수 있는 약간의 돈이 지급된다. 여군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역시 피부. 햇빛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기미가 특히 걱정이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정성껏 바르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직접 악수를 해봤더니 대부분 손이 거친 편이었다. 대신 강도높은 훈련 덕택에 비만 걱정은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에어로빅, 헬스, 재즈댄스, 무용, 수영 등을 취미로 즐길 만큼 동적(動的)인 인간형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부대 밖에서 한잔 하기도 하지만, 값이 저렴한 영내 노래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장마철 감전·번개의 모든 것

    요즘 같은 장마철에 자주 발생하는 것이 감전 사고다. 많은 비와 함께 동반되는 번개로 인해 화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해 현장 등 물이 많은 곳에서는 전기 누전 등에 따른 감전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러면 감전은 어떤 때 잘 발생할까. 번개의 경우 우산을 내려놓고, 나무밑이 아닌 차안으로 들어가면 감전을 피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근거가 있는 얘기일까. ●감전은 ‘+’와 ‘-’ 동시에 접촉해야 발생 전기에 감전된다는 것은 전류가 몸을 타고 흐른다는 얘기다. 이때의 조건은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전기에 동시에 닿아야 한다. 만일 우리가 건물 위에서 떨어지다가 고압선에 매달렸다 치자. 이때 한 개의 전선만 건드린다면 절대 감전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선의 전압이 수천∼수만 V라 해도 오른손과 왼손 사이에 아무런 전압 차이가 없어 전류가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전류는 전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다. 건전지로 말하자면 ‘+’와 ‘-’극 중 한 쪽에만 접촉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압선에 앉은 까치가 감전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물속은 저항 작아 공기보다 더 위험 물속은 공기 중보다 저항이 작기 때문에 감전이 더 잘 된다. 전기가 보다 쉽게 흐른다는 얘기다. 주방·목욕탕 등 습기와 물기가 많은 곳에서 전기기기를 사용하거나 손발에 물이 묻은 상태에서 플러그 등에 접촉할 때 감전사고의 위험이 평소보다 20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젖은 손으로 만지면 마른 손일 때보다 몸의 저항이 줄어들어 많은 전류가 우리몸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해 현장 등 물속에서 전깃줄이나 콘센트를 통해 전기가 흐를 때 물속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감전되지는 않는다. 전기가 흐른다 해도 근처의 금속성 물체 등 여러 물체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번개는 전하 덩어리의 낙하 번개의 실체는 18세기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에 의해 벗겨졌다. 그는 막연히 두려움의 대상이던 번개가 ‘전기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번개는 방전 현상이다. 공기는 기본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다. 하지만 ‘+’전하와 ‘-’전하의 성질을 띤 구름과 지면 사이에 전압이 높아지면 전류가 이동하게 된다. 이때 구름 등에서 전하량이 과도하게 넘쳐 지상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생겨나는 방전이 번개이며, 공기 팽창에 의한 소리가 천둥이다. 반대로 지상의 전하가 대기 중으로 올라가면서도 번개가 생길 수 있다. 번개 칠 때 전압은 10억V 이상, 전류는 수만A(암페어) 이상에 이른다. 번개가 땅위 물체에 떨어지는 이유도 저항 차이 때문이다. 번개가 떨어지는 경로에 공기보다 저항이 작은 물체가 있을 경우 그 쪽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사람의 몸은 약 70%가 물이고, 체액도 여러 이온을 포함하고 있어 전기 저항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번개 치면 나무밑보다는 차안이 안전 감전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몸보다 전류가 잘 흐르는 물체로 겉을 둘러 싸면 된다. 전류가 몸이 아닌 그 물체로 흘러나가기 때문이다. 번개가 치면 금속성인 차 안보다는 나무 밑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번개가 방출하는 전하는 주로 지표면에서 높이 솟아 있는 물체로 먼저 접근한다. 전하가 흐를 수 있는 경로가 가장 짧기 때문이다. 또한 전위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나무에 번개가 맞기 쉽다. 그렇다면 자동차 안은 어떨까. 자동차의 겉표면은 금속으로 덮여 있지만, 차 안은 그렇지 않다. 때문에 자동차가 번개를 맞고 전하가 쏟아지면 겉표면에 퍼진 뒤 바퀴 등을 통해 땅속으로 흘러나가게 된다. 피뢰침의 원리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준결승 1국] 결승에서 본 실력을 보여주마

    [제16기 비씨카드배 신인왕전-준결승 1국] 결승에서 본 실력을 보여주마

    총보(1∼140) 준결승전이라는 중요한 시합이었지만 승부가 너무 일찍 결판났다. 젊으면 두려움을 모르고 패기 넘치는 법이라지만 진시영 초단은 젊다기보다는 어린 소년에 가깝다.89년생이므로 진 초단도 이미 17세이지만 얼굴은 젖살도 채 빠지지 않은 개구쟁이의 이미지가 그득하다. 그런 진초단에게 준결승전이라는 중압감은 너무 컸는지 모른다. 초반 포석은 오히려 진 초단이 앞서 나갔다. 흑17만을 선수하고 손을 빼서 흑19로 협공한 것이나 백36의 공격에 흑37부터 43까지의 반격으로 중앙을 봉쇄한 작전이나 모두 주효해서 비교적 출발이 좋았다. 그런데 초반 포석에서 약간 유리한 것을 너무 일찍부터 안전하게 이기려고 ‘닦기’에 들어간 것이 문제였다. 흑47,49는 이곳만 지키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둔 수였으나 백50,52의 반격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백의 반격을 당한 뒤에도 냉정을 되찾아서 흑55,57을 잘 뒀다면 실전과 같은 대손해는 입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74까지 진행되자 바둑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 없어졌다. 아마 이번 패배가 진 초단의 입장에서는 큰 경험이 됐을 것이다. 성장하고 있는 기사에게 한번의 아픈 패배는 큰 가르침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진 초단은 5월에 2단으로 승단했고, 최근 6기 오스람코리아배 신예연승최강전 본선에서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결선에 진출했다. 두세달 사이에 또 다시 한걸음 발전한 것이다. 한편 허영호 5단은 이 바둑의 승리로 생애 최초로 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이 기전이 모든 기사가 참가하는 본격기전은 아니지만 어쨌든 결승전은 결승전이다. 그리고 요즘 신예기사들이 세다는 사실은 누구나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허 5단이 이 바둑을 이기고 대기실로 나오자 모든 사람들이 축하의 말을 건넨다. 그런다 축하의 말 가운데 뼈 있는 농담이 섞여 있다.‘준우승을 축하한다.’는 것이다. 결승에 올랐지만 상대조인 원성진-강동윤이 모두 강한 기사이므로 누가 올라오든지 너는 결승에서 질 것이라는 얘기이다.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는 흔한 농담이지만 아마 허 5단은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이를 갈았을 것이다.‘결승에서 본 실력을 보여주마!’ (73=54,129=121) 140수 끝, 백 불계승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 “머니 리더십으로 부~자되세요”

    ‘돈이 나를 따르도록 ‘머니 리더십’을 가져라.’ 부자들은 공통적으로 돈의 리더들이라고 한다. 돈을 쫓아다니지 않고 돈이 자기를 잘 따를 수 있도록, 본인이 생각한 대로 돈이 쌓이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 최근 재테크강사로 주목받고 있는 박성준씨가 쓴 ‘목욕탕에서 만난 백만장자의 부자 이야기’(일빛 펴냄)는 부자들이 어떻게 돈에 대해 리더십을 발휘해 부자가 되었는지 들려주는 책이다. 저자가 보험세일즈 시절 만난 강남의 부자들로부터 돈에 대한 철학, 그에 바탕을 둔 경험담과 노하우를 담고 있다.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두려움을 걷어내라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고 부자를 부러워하지만, 주변의 망한 사람들 이야기 등 온갖 부정적인 견해와 왜곡된 정보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또 절약하고 저축하는 습관의 모범, 돈을 부정적으로 대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대하는 태도를 지닐 때 비로소 돈이 다가가며, 돈을 원수 취급하고 증오하며 운명을 한탄하는 사람들은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저자는 부자들이 실제로 목돈을 만들어가는 핵심 과정과 실패를 줄이는 최상의 재테크 과정을 소상히 소개한다. 목욕탕에서 만난 한 백만장자의 때를 밀어주면서 시작되는 대화가 한편의 소설처럼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시종일관 긴장과 흥미를 놓지 않게 한다.1만 2000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印테러 배후 카슈미르 무장세력 지목

    印테러 배후 카슈미르 무장세력 지목

    인도 뭄바이에서 11일 오후(현지시간) 통근시간대에 발생한 7건의 폭탄테러 희생자는 190여명으로, 부상자는 620여명으로 늘었다고 AP통신이 12일 전했다. 인도주재 한국대사관측은 12일 “이날 오후 현재 한국인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테러 주범으로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파키스탄 무장세력을 지목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들 무장세력은 지난해 뉴델리 시장 3곳에서 폭탄 공격을 저지르는 등 인도의 여러 도시들에서 테러를 자행해왔다. 이들의 목적은 인도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힌두교와 무슬림간의 반목을 악화시키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의식한 듯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즉각 테러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 정부가 이들을 비호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어 모처럼 조성된 양국의 화해 기류가 좌초될 우려마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이번 공격의 배후에 “테러리스트들”이 있으며 “시민들 사이에 테러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비겁한 시도”라고 비난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P.S. 파스리차 경찰청장은 “이번 공격에는 카슈미르 3대 테러조직인 ‘LeT(성스러운 군대)’가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인도의 지도자들은 이슬람 테러 세력이 무슬림들은 통상 힌두교도보다 가난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열차 1등칸만 골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경제심장인 뭄바이에서 하루 600만명이 이용하는 철도를 마비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조율돼 실행됐다는 점도 충격적이다.15분동안 7곳에서 모두 8개의 폭탄이 터졌다. 모두 고속열차의 1등칸만을 노린 것은 급속한 경제성장의 열매를 따먹은 부유층 또는 전문직업인을 겨냥했음을 보여준다. 이날 뭄바이 열차노선은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시민들은 두려움 때문에 열차 대신 자동차를 택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스토킹 무서워 이혼도 못해…”

    결혼 15년차 주부 김모(40)씨는 남편의 폭력으로 고통받다가 집을 뛰쳐나와 쉼터에서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남편(43)은 지난 1년간 하루에도 수십번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이혼하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하고 김씨를 미행하고 있다. 이혼을 결심한 지는 오래지만 남편의 스토킹(지속적인 괴롭힘)과 협박이 두려워 김씨는 결단을 못 내리고 있다. 이혼을 결심하고도 남편의 스토킹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혼을 했다가 보복 등 더한 고통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부부간 스토킹이란 말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사는 여성들도 많다. 지난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 관련 여성 상담 3112건의 3분의1인 1000여건이 현재 배우자의 스토킹과 이혼 후 전 배우자의 스토킹을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남편과 성격 차이로 별거 중인 박모(32)씨의 경우 남편의 스토킹이 두려워 이혼을 하지 못하고 자포자기 상태로 살고 있다. 별거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이를 보겠다고 자꾸 집에 찾아오는 남편의 요구를 거절하지도 못한다. 박씨는 “이미 남편과 남남이 되기로 결심했지만 남편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이메일, 전화, 문자메시지로 ‘사랑하고 있다.’‘헤어지면 안 된다.’‘아이는 어떻게 하느냐.’며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법률상담소와 성폭력상담소 등에 따르면 남편들의 스토킹은 이혼을 결심하고 별거 중일 때 특히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서모(51)씨는 남편의 거듭된 미행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남편과 갈라서기로 마음먹고 변호사 사무실 등을 찾았지만 남편은 끊임없이 서씨를 따라다니고 있다. 서씨는 “주위에서는 남편이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 아니냐면서 대화로 풀어보라고 하지만 도가 넘은 남편의 행동으로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면서 “헤어지면 남편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공포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토킹을 당하고 있는 여성의 대부분이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오랫동안 경험해 무기력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또 여성들이 남편들의 협박을 진짜로 믿는 경향이 있어 법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 데 소극적이라는 것도 지적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가정폭력의 가해자들 중에는 이혼하면 배우자와 그 가족들까지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이혼 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것을 걱정해 이혼을 결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실제로 이혼을 하고 나서 전 배우자의 재결합 요구 등 스토킹을 막기 위한 방법을 물어오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제도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논의는 답보 상태다. 스토킹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은 만들어졌지만 국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이 스토킹 피해자가 피해 신고와 동시에 법적 보호 및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스토킹 피해센터를 만드는 내용의 ‘지속적 괴롭힘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안(스토킹범죄처벌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3) 인구 250만명의 도시국가 쿠웨이트

    [이슬람 문명과 도시] (13) 인구 250만명의 도시국가 쿠웨이트

    ‘쿠웨이트’는 작은 요새라는 뜻이다. 국가 이름이면서도 수도 이름이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워낙 규모가 작아 하나의 국가라기보다 도시처럼 보는 게 더 낫다. 나라 크기는 우리나라 경상북도 정도지만, 워낙 쓸모없는 사막 땅이 많아 인구는 대구시 규모인 250만명 내외다. 이런 인구 전체가 쿠웨이트 사람들인 것도 아니다. 쿠웨이트 국적을 가진 사람은 약 45%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55%는 외국인 근로자다. 쿠웨이트가 도시 형태를 갖춘 것은 18세기 초 무렵. 아라비아 반도 내륙에서 이주해온 여러 부족들로 이뤄졌던 옛도시는 13㎢에 불과하지만, 현재는 외곽 방향으로 도시가 크게 확장되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쿠웨이트는 대개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미지다. 전세계 석유 매장량의 10%를 차지하는 부자 산유국, 그리고 다른 이슬람 국가에 비해 개방적인 나라라는 정도다. 그래서 최근 쿠웨이트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을 때 주변의 GCC(걸프협력회의)국가들과 비교할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공항에 내렸을 때 마주치게 되는 비릿한 바다 냄새와 후끈한 열기는 역시 ‘열사의 나라’임을 실감케 해줬다. 여기서는 다른 GCC국가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면서 보니 역시 쿠웨이트 국적을 가진 이들보다 외국인 숫자가 더 많아 보인다. 시내로 향하는 길에서 특이한 점은 부자나라치곤 고층건물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요즘 ‘잘 나가는’ 두바이와 비교하자니, 완전히 시골 한구석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거리 곳곳에서 건축공사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나름대로 개발은 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90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라크의 침공으로 나라 전체가 점령당한 악몽 때문에 그렇단다. 고층건물을 지으면 뭐하나. 미사일 한방이면 폭삭 주저앉을 판인데…. 그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미군의 포로가 됐고, 세계최강이라는 미국의 보호 아래 놓이게 됐으니, 이제 새로운 국가로 탈바꿈하고자 하는 노력이 여기 저기에서 시도되고 있다. 하기야 쿠웨이트 사람처럼 국민소득이 높고 또 발전된 나라를 자주 둘러보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욕망이 없겠나. 소득이 높고 휴가가 긴 그들의 여권에는 방문국들의 비자 스탬프가 빽빽하니 찍혀 있다. 이라크 침공 전에 원래 쿠웨이트 사람들은 자기네 앞바다에 떠 있는 조그만 섬 ‘부비얀’을 ‘자유무역지대’로 설정해 공사를 시작하려 했다. 바로 앞바다에 떠 있는 부비얀은 이라크와 이란이 인접해 있는 중요한 전략 거점이다. 그런데 이라크침공으로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이때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가 자발 알리 지역을 자유무역지대로 선포하면서 개발을 완료해버렸다. 금융·무역 인프라 구축이 완벽하게 이뤄진 두바이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허브로서의 기능을 이미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정도다. 쿠웨이트 사람들도 비록 늦었지만 여기에 뒤질 수는 없다. 쿠웨이트를 두바이 이상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배가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우리 기업들도 여기에 발맞춰 안테나를 잔뜩 기울이면서 활발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원래 쿠웨이트에 살던 한국사람은 90년 걸프전 이전만 하더라도 2000여명에 이르렀지만 걸프전 이후에는 400명도 채 못됐다. 그러나 이라크 재건과 쿠웨이트의 활발한 경제활동에 힘입어 이제 예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서히 숫자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 한다. 도시 전체는 그런 대로 깨끗하고 도로망도 잘 갖추어져 있는 편이어서 초보자라 해도 지도를 잘 보면 쉽게 길을 찾아 다닐 수 있다. 운전도 어렵지 않다. 도시를 오가는 많은 차들은 마치 세계 차량 전시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세계적으로 이름있는 차들은 총출동한 듯하다. 아주 낡아빠진 구식 차량도 있고, 한국산 차량도 눈에 띄어 우리의 국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차량을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쿠웨이트 사람이 아니라 제3국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아직 쿠웨이트 부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는 품질면에서 못미치는 듯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리란 생각이다. 쿠웨이트에는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문화가 하나 있다.‘디완이야’라고 하는 것인데 우리로 치자만 일종의 ‘사랑방 문화’다. 그만큼 모든 동네마다 다 개설돼 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문을 여는데, 동네 사람 누구나 와서 주장이든 제안이든 뭐든, 제 할 말을 할 수 있다. 공동으로 만들어 둔 동네도 있고, 동네에서 제법 인정받거나 영향력있는 사람이 자기 집에다 만들어 놓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여기에서 제기돼 논의된 의견들은 무조건 위로 전달돼 정책결정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일종의 풀뿌리 민주주의 같은 것이라 할까. 언로가 막힘 없이 툭 트여 있는 모양새가 좋았다. 이런 작은 공동체 같은 쿠웨이트에 만일 석유가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아마 페르시아만에서 진주조개 캐고 생선이나 잡으면서 주변의 이란이나 인도와 무역에 열중했겠지…. 나름대로 답도 해보면서. 쿠웨이트는 그러나 석유로 인해 부유하다. 외국인들을 자기네 머슴처럼 부리면서 살고 있을 정도다. 거의 대부분의 쿠웨이트 사람들은 자기네 집에 가정부에서부터 운전기사에 이르기까지 외국인을 쓰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외국인의 임금이 그리 높은 편도 아니다. 가정부의 경우 월 150달러, 운전기사는 300달러 수준이다. 가정일을 대신 해 줄 사람도 있으니 애들도 많이 낳는 편이다. 더구나 자녀 1인당 20세까지는 150달러 정도를 양육비로 지급하고, 교육비와 의료시설은 공짜에다, 졸업 후에는 일자리까지 알아봐주고, 해외 유학간다고 하면 장학금까지 내주는 판이니 어찌 아이를 안 낳겠나. 그래도 서민들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그들에게는 주택제공과 각종 지원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제공된다 하니 그다지 별 차이가 없어뵌다. 그러니 보통 한 가정에는 4명 이상의 자녀가 있다.‘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우리네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은 나라이자 꿈에나 그릴 수 있는 낙원이 바로 쿠웨이트이다. 그래도 이슬람 국가니까 여성들은 살기 불편하다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는 지금 막 예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2005년 여성 참정권이 마침내 인정받았고,2006년 6월 실시된 총선에서 출마한 여성후보만도 32명이란다. 물론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전체 유권자 가운데 여성비율이 57%라 하니 쿠웨이트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날도 머지 않았다. 입국 전에 듣기로는 쿠웨이트 사람들은 부자라서 무척이나 거만하다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만난 사람들 대부분은 거만하다기 보다 보통 아랍인들처럼 정이 많거나, 서구적 개념의 합리성에 충실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약속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몸에 밴듯한 겸손함을 보였다. 쿠웨이트 사람에 대한 나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뉴스에는 여전히 유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한다. 우리 선배들이 열사의 나라에서 오일 달러를 벌어 들였던 때가 지난 70년대였다. 이제 또 다른 제2의 중동붐이 오지 않을까 기대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리도 새로운 마음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전망도 해본다. 황의갑 한국외대 교수· 이슬람문화연구소 연구원
  • ‘유라비아’를 아십니까

    백악관에서 즐겨 찾는 아랍 전문가 버나드 루이스는 2년 전에 유럽이 이슬람권에 차츰 기울어 이번 세기 말에는 ‘서쪽의 아랍국가’를 뜻하는 마그레브 일원이 될지 모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이 무슬림(이슬람 신도) 천지로 변해 빈곤하고 겉돌며 미국에 적대적이기까지 한 대륙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함축하는 신조어 ‘유라비아(Eurabia)’가 그럴 듯하게 들리는 요즈음이라고 영국의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가 22일(현지시간) 커버스토리에서 지적했다. 사실 이 조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파문으로 상징되는 미국에 대한 유럽인의 부정적인 인식을 꼬집기 위해 나온 것이었다. 이런 인식에서 장기적인 침체에 허덕이는 유럽은 이민자에게 직업을 제공할 수 없으며 이슬람 극단주의를 제어하지 못할 뿐더러 광신주의와도 대적할 수 없으므로 무슬림들이 훨씬 더 잘 대우받는 자국의 ‘인종 용광로’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미국은 훈수한다. 실제로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런던 7·7테러, 프랑스 무슬림 폭동, 네덜란드 영화제작자 테오 반 고흐 암살 등은 관용의 표상인 양 행세해온 유럽이 무슬림을 껴안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반증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유럽인이 유라비아와 비슷한 두려움을 갖게 됐다. 이런 점 때문에 유럽에서는 공립학교에서의 히자브 착용을 금지하는 프랑스식의 엄격한 사회 통합 시도와 훨씬 관용적인 영국과 네덜란드의 문화다원주의 중 어느 쪽이 더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을 낳고 있다. 여기에 7100만 무슬림을 거느린 터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 유라비안 논쟁은 가열될 것이라고 잡지는 내다봤다. 그러나 유라비아는 단지 신화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EU에 거주하는 무슬림 인구는 전체의 4%인 2000만명에 불과하며 2025년이 돼도 서유럽 인구의 10%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이다. 유럽에서의 이슬람 대처법은 미국에서의 그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통합 작업은 이 모든 우려를 감안할 때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순간, 유라비아란 분석틀은 유언비어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잡지는 결론내렸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차입금 4조’ 해결이 성패 좌우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선정되면서 대우건설 앞날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그룹이란 배경을 날개삼아 국내 최대 건설사로 우뚝서게 된 반면 4조원대 차입금에 따른 동반부실 우려, 매각 과정에서 빚어진 진흙탕 싸움의 후유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경기 악화땐 국가경제 부담”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말 발표될 업계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 후보로 대우건설이 유력하다.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은 매출, 높은 신용도 등 실적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금호아시아나의 그룹 공사까지 맡게 되면 독보적인 1위 건설사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금호산업 건설이 1967년부터 건설업을 해왔지만 해외부문과 플랜트는 제로에 가깝다.”면서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부진한 국내 건설시장 파고를 넘고, 늘어나는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 배경을 업고 대우건설이 더 많은 해외건설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내친 김에 대한통운까지 인수,‘화학-항공-건설’ 등 3대 축으로 그룹을 비약시킨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매입할 지분 72.1%에 대한 매입대금 6조 6000억원 중 금융권 차입 규모는 자그마치 4조원대다. 대우건설 당기순익(4067억원)은 차입금에 대한 이자(연 10% 가정시 4000억원)와 맞먹는다. 이밖에 대우건설 기존 부채만 3조가 넘는다. 돈 벌어 이자 갚기도 빠듯한 만큼 투자와 성장 전략이 절실하다. 특히 건설경기가 계속 악화되고, 이에 따라 대우건설 주가가 곤두박질칠 경우 그룹사에 대한 동반 부실은 물론 국내 경제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M&A 진행 기간에 난무한 흑색선전과 특혜의혹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매각과정에서 과도한 차입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정밀실사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매각 중지 및 무효화 소송도 불사한다는 각오다.●기업문화·조직 융합 이뤄야 최대 과제로는 기업 인수·합병에 따른 화학적 융합이 지적된다. 문화 통합과 구성원간 화합은 M&A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한 직원은 “금호는 임원의 경우 모두 특정 지역 출신이 독점할 만큼 지역색이 강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면서 “흡수·합병 이후 대우 출신이 어떤 처지가 될지, 장기적으로 대우건설이란 이름은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가족과 떠나는 템플스테이

    산사(山寺)에 가면 특별함이 있다. 정갈하게 빗질된 산사의 앞마당을 보노라면 아등바등 살아가는 속세의 때가 문득 느껴진다. 여유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루하루 일상에 쫓겨 사는 중생의 한계라고나 할까. 그래서 한번쯤 복잡한 도심을 떠나 숲이 우거진 산사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마음을 찾아가는 여행, 속세와 잠시 인연을 끊고 마음의 휴식과 사색·명상 등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시간, 즉 ‘산사 체험’이 우리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혼자도 좋고, 가족과 함께라도 좋다. 근처 산사를 찾아 하룻밤을 지내며 몸과 마음에 진정한 휴식을 맛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올 한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앞뒤 돌아볼 겨를도 없이 숨가쁘게 달려 왔다면 이제는 ‘중간점검’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주는 충남 서산 도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부석사를 찾았다. 녹음이 우거진 6월의 산사에는 짙푸른 나무들이 주는 편안함뿐 아니라 고즈넉한 절집, 깨끗한 물과 공기, 바람따라 춤을 추며 맑은 소리를 내는 풍경, 듣고만 있어도 마음을 씻어주는 불경 소리에 세상 시름을 잠시 놓게 하기에 충분하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름 모를 야생화와 나무들도 돌아보고 천수만의 철새를 보며 생명의 존귀함까지 느끼게 하는 알찬 체험이 가득하다. #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충남 서산에서 어렵게 부석사를 찾아 차를 세웠다. 눈을 들어 쳐다봐도 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든 터널 아래 잘 정돈된 돌계단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부석사의 일주문인 사자문. 양쪽에 사자가 버티고 서 있다.‘입차문래 막존지혜.’(이 문안에 들어오는 사람은 지혜를 갖지 마라.)라는 글귀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 이제 일주문을 지났으니 세속의 모든 인연과 지식을 벗어버리고 나를 한번 찾아보리라는 ‘결의’를 다지며 계단을 걸었다. # 새소리가 그리우면 부석사로 가라 “휘리∼릭” 휘파람을 불자 새 한 마리가 스님 손에 앉아 무엇인가를 물고 다시 날아간다.“신기하지요.”라며 저두(합장하며 목례를 건네는 것)를 한다. 이어 스님은 “제가 여기 주지인 주경이라 합니다. 우리 부석사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임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고 하더니 “우리가 살면서 항상 자신에게만 집중했다면 여기서는 다른 생명들도 생각하고. 또 늘 보기는 했지만 보지 못했던 세계를 느끼고 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라고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햇살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자 갖가지 새들이 끊이지 않고 날아들고 또다시 산으로 날아간다. 아니 무슨 새들이 절 주변에 이렇게 많다니 정말 신기하네…. 새들이 모여드는 것은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부석사의 정신 때문이다. 겨울철에 새들의 먹이통을 매달아주고, 툇마루에도 새들의 먹이를 항상 놓아둔다. 그것도 모자라 스님과 보살들 주머니에는 항상 새 먹이를 가지고 다닌다. 보은에 화답하듯 새들도 아름다운 노래로 스님들에게 즐거움을 전해준다.‘삐리릭’,‘지찌릿 찍’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새들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 나무 향이 가득한 산사 산사에 가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 중 하나가 좋은 공기와 나무에서 뿜어내는 각종 발산물질인 피톤치드가 있기 때문. 도비산 중턱에 자리잡은 부석사 주변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아침 안개가 걷힐 무렵 스님과 함께 떠나는 산책은 말 그대로 ‘보약 세첩’이다. 도비산 정상까지 빠른 걸음으로 30분. 우거진 나무들을 친구 삼아, 그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지저귀는 새소리에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정상이다. 이렇게 자연으로 둘러싸인 부석사에서의 아침은 도심에서 맛볼 수 없는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 108배, 그리고 철새야 놀자 때마침 주말을 이용해 30여명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주경 스님은 저녁 공양 후 이들과 녹차를 마시며 차담을 나누고 기본적인 참선 수행 방법을 가르쳐준다. 가부좌를 튼 상태에서 눈을 반쯤 뜨고 숨을 내쉬었다 들이쉬며 1에서 20, 다시 20에서 1로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호흡을 한다. 호흡하며 수를 세는 동안 잡념과 망상에 빠지지 않도록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탁 탁 탁’하고 경쾌한 죽비소리에 따라 호흡을 가다듬다보면 상사와 불화, 집안 걱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어느덧 가슴속에서 사라진다. 다음날 새벽 4시 맑은 목탁 소리에 산사는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예불(참가는 자유)을 마치고 올리는 108배.‘어떻게 절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처럼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 108번째 절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새벽 미명이 세상을 밝힐 때쯤 모두 모여 아침 참선을 했다. 이어지는 ‘울력’은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절 마당을 쓸기도 하고 호미로 주변의 잡초를 캐는 시간. 처음 빗질을 하는 아이들에겐 마냥 신나는 시간. 문득 자신의 마음을 닦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침 공양 후 천수만 간월호와 그곳으로 흐르는 해미천 철새 탐조 시간. 이는 부석사만이 간직한 특별종목이다. 출발 전에 절 마당에서 스코프(망원경) 사용법과 철새 보는 법 등의 교육을 받고 떠난다. 천수만 습지 연구센터 생태학교장 한종현(서산 서일고 교사)씨가 강사로 나선다. 천수만 일대 서산 간척지는 각종 철새들의 서식지로 유명하다. 길다란 빨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다니는 장다리물떼새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모내기를 막 끝낸 논에서 하얀 날갯짓을 하는 새백로와 중백로. 회색의 깃털이 아름다운 왜가리의 움직임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까지 탄성을 자아낸다. “여러 가지 곤충과 새 등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는 김진선(21·한서대)씨,“도심에서 전혀 느껴보지 못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공영실(30·부산)씨. 다들 푸른 숲속에서 몸과 마음을 잠시 놓아두고 스스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새로운 생명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피력한다. ■ 산사체험 여기가 좋아요 충남 서산 부석사(041-662-3824,www.busoksa.com)의 산사 체험은 말 그대로 자연과 함께 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참선과 발우공양, 그리고 각종 철새에 대한 공부, 탐조 등을 할 수 있는 국내에서 유일한 곳이다. 부석사는 단체뿐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조그만 황토방 10개를 갖추고 있다.충남 공주 마곡사(041-841-6221)는 마음 바로보기, 감사명상, 편지쓰기 등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욕심을 버리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며 마음을 비우는 자비명상 체험을 진행하고, 전남 보성 대원사(061-852-1755)는 직접 관에 누워보는 저승체험 등을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경북 경주 골굴사(054-744-1689)는 전통 무예와 불교의 참선을 결합한 선무도 수련체험으로 외국인에게 인기.충남 공주 갑사(041-857-8981)는 선체조와 호신술인 불무도를 체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사업팀(02-732-9925),www.templestay.com을 참조하면 된다.www.pusoksa.org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재혼 남편 딸 문제로 자주 싸워요

    Q재혼한 지 1년째예요. 저는 아이가 없고 남편은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있어요. 이혼 아픔을 잊으려고 가입한 동호회에서 남편을 알았고 혼자 딸을 키우는 것이 불쌍하고 안쓰러워 결혼 결심을 했던 것 같아요. 남편의 딸을 내 자식처럼 키우려 하는데 친엄마와 만나고 오면 밥투정도 심해지고 짜증도 늘어 좋아지려던 관계가 엉망이 돼요. 남편에게 다른 불만은 없는데 아이 문제로 싸우는 날이 많아졌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한 명 희(가명·35세) A 자녀문제로 남편과 싸우는 날이 많아졌다고 하니 안타깝네요. 그러나 남편과의 문제보다는 자녀로 인한 것이라면 해결해 나가야 하고 또 해결할 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재혼가정은 초혼가정의 단순한 관계와는 달리 복합적이고 다중적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재혼가정의 특징적인 관계구도를 부부가 잘 이해해야 하지요. 특히 출산하지 않고 부모가 되면서 준비기간 없이 적응해야 하는 문제가 부모역할을 더욱 어렵게 만듭니다. 원만한 재혼 생활을 위해서는 관계의 여러 측면들이 동시에 고려돼야 합니다. 우선 완벽한 ‘친엄마’가 되겠다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세요. 남편과의 결혼을 결정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만약 남편 딸의 ‘친엄마’가 되기 위해서 결혼했다면 냉정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것은 잘못된 결정입니다. 자녀가 엄마와의 관계를 인식하고 친밀한 유대관계를 경험했다면 그 자녀에게는 이미 ‘친엄마’의 자리가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친엄마와 딸은 동거를 하지 않더라도 이미 정서적으로 깊이 맺어져 있는 관계이며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필수적인 관계입니다. 새엄마가 그 관계를 단절시키려 한다거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자녀는 새엄마에게 적개심을 품게 될 것이고 새엄마 또한 그런 자녀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현대판 ‘콩쥐와 새엄마’의 관계가 재현되는 것이지요. 자녀와 친엄마의 관계를 방해하지 않고 함께 살면서 필요한 부분을 새엄마가 채워주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고마운 관계가 됩니다. 친엄마가 되려는 부담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자녀도 친엄마와 같은 완벽한 역할 기대를 하지 않게 돼 서로 고마운 관계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친엄마’가 되고 싶다면 남편과의 사이에서 자녀를 출산하여야 합니다. 이혼한 가정의 자녀들은 대개 언젠가 친부모와 함께 옛날처럼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재혼할 때 부모는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인생으로 ‘희망’을 생각하지만 자녀는 그 순간 기대감을 저버려야 하는 ‘절망’을 보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부모를 새 부모나 새 형제에게 빼앗긴다고 생각하며 새부모를 따르는 것은 친부모와의 의리를 저버린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딸은 상실과 상처의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고 아빠와 단둘이 살면서 새로운 그들만의 생활이 있었습니다. 딸이 아빠와 새엄마의 관계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고 아빠와 더 친밀한 관계에 힘을 쏟는 모습은 그동안 독차지해 왔던 아빠를 새엄마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심리적인 박탈감, 소외감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기도 하고요. 친엄마를 만나고 오면 잊고 지냈던 친엄마와의 좋은 감정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현실이 짜증스럽고 일시적으로 새엄마의 존재를 거부하고 싶을 때가 있게 됩니다. 그런 경우 딸의 심리를 이해하고 너그럽게 그 시기를 넘긴 뒤 딸과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하면서 보듬어 안아 주세요. 다시 강조하지만 ‘부부관계’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남편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세요. 그래야 소외감, 불안감, 두려움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고 자녀와의 갈등도 서서히 없앨 수 있습니다. 재혼가족의 특성을 서로 잘 이해하고, 부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사랑으로 소중한 가정 만드시길 바랍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세기의 미스터리’ 실체 분석

    ‘세기의 미스터리’ 실체 분석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하지만 전세계 곳곳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상당수 존재한다. 과연 미스터리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인가. 케이블·위성 다큐멘터리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이 19일에 이어 23일까지 매일 밤 10시에 방영하는 ‘세기의 미스터리 2006’은 의문의 미스터리 실체를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시리즈물이다. 두려움과 논란의 중심에 선 전설의 사건들, 현대 건축학으로도 설명이 안되는 고대 유적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또 믿기 힘든 초자연적인 힘, 불가사의한 공포의 대상인 미지 존재들의 실체를 분석한다. 19일 방송된 ‘버뮤다 삼각지대의 비밀’은 끊임 없는 논란의 대상인 버뮤다 삼각해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실종사건들을 재현, 원인을 파헤쳤다. 당시의 기상상황과 목격자들의 증언, 전문가들의 의견 등이 생생히 담겼다.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분석을 담은 ‘외계인의 비밀’(20일)은 수십년간 우주에서 외계인의 흔적을 찾고 있는 과학자들이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을 분석한다. 뉴멕시코 UFO 추락사건 등 외계인의 흔적으로 여겨지는 사건들의 진실도 볼 수 있다.21일에는 텔레파시를 겪었다고 주장하는 경험자들을 만나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텔레파시의 실체를 파헤치는 ‘텔레파시의 비밀’이 방송된다. 특히 텔레파시를 통해 고통과 기쁨을 함께 느낀다는 쌍둥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과학적인 실험이 이뤄져 흥미롭다. 22일 방송되는 ‘스톤헨지의 비밀’에서는 현대 건축학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영국 솔즈베리 평원의 85개 거석들로 이뤄진 스톤헨지의 구조를 분석하고 근처에서 발견된 뿔·유골 등에 대한 대한 탄소 연대기 측정법 등을 통해 그 거대한 구조물을 누가 만들었는지 밝혀낸다. 마지막으로 23일에 방송되는 ‘빅 풋’은 시커먼 털로 덮여 있는 거대한 털보 괴물인 빅 풋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의 증언과 사진들, 또 그를 믿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실체를 분석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녹색공간] 한강의 물을 빼자/ 노수홍 연세대 교수 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1982년 시작한 한강 종합개발 사업으로 한강은 구조적으로 생태적으로 크게 변하였다. 수중보를 만들고 강바닥의 모래와 자갈을 파내어 강을 호수로 만들었다. 강에 있던 대부분의 백사장과 습지가 사라지고 고수부지와 제방에 있던 나무들도 모두 제거되었다. 강변을 따라 콘크리트 제방을 쌓고 분류하수관거와 올림픽대로를 건설했다. 또 둔치에는 시민공원을 만들었다. 서울시는 이 사업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익사업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한강 생태계가 파괴되면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지금 같은 거버넌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시대였다. 우리의 환경의식이 향상되면서, 특히 청계천 복원에 따른 학습효과 덕분에 한강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한강을 위하고 우리 후손들을 위하는 지속가능한 일은 무엇인가? 한강의 구조적 변화와 문화·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 수중보로 막혀 호수화된 한강은 저수로 폭이 725∼1175m로 매우 넓어 우리가 쉽게 다가가기에 두려움을 느낀다. 프랑스 센강의 폭이 100∼200m 이고 영국의 템스강 폭도 100∼300m 정도이다. 개발사업 전의 한강에 물이 흐르는 강폭은 현재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년 중 홍수 때 수위가 높아지는 10여일을 제외하고 한강 강폭은 우리에게 친숙한 규모였다. 그리고 넓은 백사장과 습지는 서울시민과 한강의 생태계에 매우 소중한 휴식처와 안식처가 되었다. 아울러 한강 어느 곳에서도 둑만 넘으면 강물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건설이 시민들을 한강과 분리시켰다. 편리한 접근성을 빼앗긴 시민들에게서 한강에 대한 친근감은 급속히 사라져 갔다. 그러면 한강이 시민의 품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미 거대해진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주민들이 누리는 혜택-홍수 피해의 방지, 교통의 편리함, 풍부한 상수원의 공급 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한강을 되살리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고 간단한 방법은 한강 하류에 있는 신곡 수중보의 5개 수문을 열어 한강의 물을 빼서 강폭을 300m에서 500m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센강과 템스강보다 넓은 강폭을 가지면서도 우리에게 옛날 같은 친근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시도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한강 종합개발 사업과 지속적인 준설사업으로 이전의 백사장과 습지는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강 본래의 흔적은 찾을 수 있고 시민들이 한강을 새롭게 보고 생각하게 하는 계기는 되리라고 본다. 한강의 시민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 일년에 4800만명 정도다. 청계천에 두달 동안 1000만명이 온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숫자다. 그것도 시민의 80% 이상이 주말에 한강을 찾아온다. 한강의 접근성이 문제다. 시민들의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 즉 한강의 제방 어느 곳에서도 5분 이내에 걸어서 강으로 갈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접근로를 신설하는 것이다. 또 한강 다리의 차선을 양쪽 다 하나씩 줄여 보도와 자전거도로로 사용하고 다리의 시작과 중간지점에 강으로 내려갈 수 있는 접근로를 신설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다. 청계천 복원의 경험에 의하면 기존 다리의 차로 축소가 서울시의 교통체증을 더욱 심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보행자를 위한 교통정책을 한강의 다리에도 적용하는 일이다. 한강이 가지는 생태적, 사회·문화적 가치를 최대한 복원하여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한강의 구조적 변화는 꼭 필요하다. 한강의 물을 빼서 시민들이 잊어버린 한강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잃어버린 접근성을 다시 찾아주자. 서울시민은 청계천 복원에서 그 가능성을 이미 보았다. 노수홍 연세대 교수 청계천살리기연구회장
  • [이것이 궁금해요] 컴퓨터게임 무조건 금지는 역효과

    [이것이 궁금해요] 컴퓨터게임 무조건 금지는 역효과

    ▶중2년생 딸 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아이 성적은 중간 정도입니다. 성격은 내성적이고요. 그런데 회화 위주로 원어민과 수업하는 영어학원에 갔는데 첫날 1시간짜리 수업내내 선생님 질문에 한마디도 대답을 안해 선생님이 매우 당황했다고 합니다. 영어 질문은 물론 우리말 질문에도 대답을 안했다고 합니다. 제가 물어보니 4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데 2명은 남학생이고 나머지 한명은 우리 아이와 같은 여학생인데 아마도 이 여학생이 열심히 발표하고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입니다. 몇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강한 아이들의 경우, 옆 아이는 잘 하는데, 나는 못하면 어쩌지하며 걱정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심리적으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경향 때문에 본인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배우는 과정인 만큼 자연스럽게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영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럴 수 있으니 아이에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틀려도 자주 반복해야만 교정된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두번째는 사춘기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남녀 아이가 두명씩 있다 보니 자기가 못한다고 보여질 수 있는 것을 염려한다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 집에서 발표력이 좋은 아이를 키우려면 자신의 감정, 생각,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도록 집에서 유도하는 게 중요합니다. 좋다 나쁘다 슬프다로 자기 감정을 엄마 아빠랑 이야기 하면 좋습니다. ▶중3학 남학생입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잠이 고민입니다. 어젯밤에도 공부하다 침흘리며 안경을 낀 채로 잠이 들었대요. 아빠가 저를 바로 이불위에 히고 안경도 치웠다고 아침에 얘기하시더라고요. 부모님께 미안하기도 하고 공부도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잠을 줄일 있나요?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늦잠을 자는 것은 우선 부모들이 규칙적으로 생활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부모들이 TV를 늦게까지 보는 등 환경적 요인이 있는 경우라면 부모부터 규칙적 생활을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체질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적당히 운동하는 게 좋습니다. 야간에 간식을 먹지 않는 것도 필요하고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가족들이 함께 운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성격적으로 만사 태평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시험보는 날도 늦잠자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목표에 대한 동기를 우발시켜 긴장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1년생 아들을 둔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컴퓨터 게임 중독에 걸린 것 같아요. 하루에 1시간 정도는 꼭 게임을 해요. 소리를 꽥 질러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는 실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나요? 우선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게임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반항심만 심어주게 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거든요. 이번주는 50분, 다음주는 40분 이런 식으로 천천히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도록 아이랑 약속하면 좋습니다. 아울러 심부름을 잘 한다든지, 공부를 열심히 하면 10분 정도를 특별히 보너스로 주는 방법을 택하는 방안도 좋습니다. 물론 아이가 울며 불며 떼를 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 때에 부모님께서는 굴복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 컴퓨터 게임을 대신해 할 수 있는 놀이를 제공해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엄마가 함께 놀아준다든지 아니면 형이나 누나가 있다면 같이 놀아주는 것이 좋겠지요. ■ 도움말 한국청소년 상담원 이동훈 상담교수, 서울시교육청 임세훈 초등 장학사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대법관 후보5명 지상청문회

    신임 대법관 후보 5명은 나름대로 강점을 지닌 사람들로 평가된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흠이 없을 수는 없다. 국회는 이달말이나 7월초쯤 이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적격 여부를 따지게 된다. 이번에 제청된 후보들이 그동안 내렸던 판결과 법원 내외부의 평가 등을 종합해 이들의 면면을 살펴 본다. ■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 치밀한 판결과 개혁적·합리적 성향을 인정받아 대법관 제청이 있었던 2004년 8월과 지난해 10월에도 가장 유력한 인사 중 한 명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삼수 끝에 후보로 제청된 만큼 ‘모의고사’를 충분히 치렀다는 평이다.178㎝의 호남형 외모처럼 행동도 ‘신사’로 통한다. 환경법과 행정법 분야에 정통하다.1994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재직할 때 일조권을 헌법상 기본권인 환경권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일조침해 기준을 세웠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판결도 다수 내렸다.2001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과로로 인한 산업재해 사건에서 “과로와 스트레스가 특정 질병의 원인이 됐다는 것을 의학적으로 완전히 밝히기 어렵다.”며 업무상 재해의 범위를 넓게 해석했다. 같은 해 내부 고발자인 공무원을 해임한 국가에 대해 패소판결을 내려 주목받았다. 국가보안법 적용과 관련해서도 엄격한 법적용을 내세워 판결의 결론이 개혁적으로 나오는 일이 많았다.95년 서울지법 부장판사로 있으면서 사회민주주의 청년연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최형록씨의 혐의 사실 가운데 이적표현물 제작배포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2∼3년간 같은 혐의에 대한 무죄 선고가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2002년에는 국보법 철폐를 주장하는 현수막 설치를 허가해야 한다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국보법과 관련해 전향적인 판결을 해온 만큼 청문회에서는 국보법 개폐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묻는 질문이 이어질 전망이다. 3개 지법원장을 거치며 다양한 행정적 시도를 했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부임한 뒤 민원 관련 업무를 강화해 ‘친절한 법원’을 만드는 데 힘썼다. 육군법무관으로 만기 전역한 이 후보자의 재산은 아파트를 포함해 모두 7억 6800여만원이다. 가족은 부인 박옥미씨와 2남2녀. ▲전북 고창▲경기고·서울대법대▲사시 14회▲서울민사지법 판사▲법원행정처 조사심의관▲제주지법원장▲수원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박일환 서울서부지법원장 원칙에 입각한 판결과 꼼꼼한 실무처리 능력 등을 토대로 법원 내 ‘정통 법관’으로 인정받아 왔다. 법원 내부에서 엄격하고 원칙적인 판결과 실무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대구 출신으로 지역안배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수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이론과 법리 해석에 밝고 원칙론에 입각한 판결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헌법과 지적재산권 분야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1988년 헌법재판소 창설 때 파견 근무를 했고,98년 특허법원이 문을 열었을 때는 초대 부장판사로 재직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음악파일 교환 프로그램인 ‘소리바다’를 상대로 제기됐던 서버 운영 중단 가처분 이의 소송 항소심에서 “소리바다 운영진은 이용자들의 무단복제를 방조해서는 안 된다.”며 서버 운영 중단 결정을 내려 음반제작사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했다. 2004년 9월 상속 시기에 관계없이 상속된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지 3개월 내에 한정승인신고를 했다면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첫 판결을 내렸다. 또 성적불량으로 학사경고를 세 번 받은 대학생이 재시험 기회를 주지 않고 제적시킨 것은 지나치다며 학교측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학생은 재학 중 학교의 학칙과 규정을 따라야 한다.”며 학교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94년부터 법원행정처 송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종전의 피의자 임의동행 형식으로 수사하던 관행을 타파하고, 체포영장·긴급체포 제도를 도입하는 등 인신구속제도 전반을 개선하는 입법작업을 했다. 박 후보자의 재산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의 아파트 1채를 비롯해 7억 8100여만원이다. 박 후보자는 공군법무관으로 만기 전역했다. 가족은 부인 문성옥씨와 1남1녀. ▲경북 군위▲경북고·서울대법대▲사시 15회▲서울고법 판사▲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사법연수원 교수▲서울지법 부장판사▲법원행정처 송무국장▲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제주지법원장▲서울서부지법원장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안대희 서울고검장 대검 중수부장 재직 때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검찰조직의 위상을 바로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후보자는 약관인 20세에 사법시험에 합격, 이른바 ‘소년 등과’한 뒤 25세에 최연소 검사로 임관했다. 그후로 검찰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오랫동안 굵직한 사건 수사를 도맡았다. 안 후보자에게 ‘국민검사’로 불릴 만큼 대중적인 지지를 가져다 준 중수부장 시절이었지만 이번 청문회에서는 집중포화 대상이 될 전망이다. 그가 중수부장으로서 수사지휘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박주선 전 민주당 의원 사건 등은 무죄가 확정됐다. 또 대선자금 수사로 타격을 입은 정당이 수사의 형평성 등을 문제삼을 수도 있다. 한편 안 후보자가 노무현 대통령과 사법시험 17회 동기라는 점이 논란을 빚을 수도 있다. 육군 법무관(대위)으로 전역한 안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은 별 다른 논란이 없을 전망이다. 안 후보자의 재산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1억 9000여만원짜리 아파트 등 모두 2억 7300여만원으로 재산공개 대상 공직자 중 하위그룹이다. 특수부 ‘강골 검사’라는 강한 이미지가 대법관이 되는 데 부담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부산고검장 재직시 조세포탈 이론과 수사 실무에 관한 책을 펴냈고 서울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여러 대학에 출강하는 등 학구적인 면모가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자는 특수부 검사로서 대법관 수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분야의 주요 보직을 맡아 그렇게 비쳐지는 것일 뿐 기획·공판검사, 헌법재판소에서도 법률가로서 원칙을 갖고 일해 왔고 앞으로도 원칙을 갖고 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가족은 부인 김수연씨와 1남1녀. ▲경남 함안▲경기고·서울대법대▲사시17회▲부산지검 특수부장▲대검 중수부 과장▲서울지검 특수부장▲부산지검 동부지청장▲서울고검 형사부장▲부산고검 차장▲대검 중수부장▲부산고검장▲서울고검장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김능환 울산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과 대법원 선임·수석 재판연구관을 지내는 등 행정과 재판 업무를 두루 거쳤다. 재판도 민·형사 사건을 비롯해 가사·행정사건 등 모든 사건을 다뤄 봤다. 재판 형태에 따라 쟁점이 되는 지점을 찾는 안목을 높이 평가받는다. 2005년 말 기준 공직자 재산등록 때 서울 송파구에 있는 30평형대 아파트 한 채 외에 이렇다 할 재산이 없어 화제가 됐다. 사법부 재산공개 대상자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지만, 정작 김 후보자는 “가족이 살 집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며 여유를 보였다. 재산은 아파트, 예금 등 4억 4900여만원이다. 이삿짐이 한 방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복도까지 점거하는 전형적인 ‘학자형’ 법관이다.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뒤에도 “영광스럽다. 그러나 국민이 위임한 대로 정의를 밝히고 인간의 가치를 실현해 달라는 요구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2001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영남위원회’ 사건과 관련, 관련자 8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982년 현직 고교 교사 모임인 ‘오송회’ 멤버 9명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6명에 대해 선고유예를,3명에 대해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당시 국보법 위반으로 구속됐다가 1심에서 선고유예로 석방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때문에 국회 인사청문위 과정에서 국보법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예상된다. 1996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시절에는 가사사건에 맞게 법리보다는 생활을 앞세우는 판결을 내렸다. 직장생활을 하며 시어머니를 모시는 ‘신세대 주부’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정에 불충실하다며 이혼을 요구한 남편에게 위자료 2000만원을 부과했다. 가족은 부인 김문경씨와 2남. ▲충북 진천▲경기고·서울대법대▲사시 17회▲전주지법 판사▲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청주지법 충주지원장▲수원지법 성남지원장▲울산지법원장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전수안 광주지법원장 전 후보자는 “대법원에서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판결을 내리도록 노력하겠다. 재판은 공정할 뿐 아니라 공정해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광주지법원장에 부임하기 전까지 27년간 재판에 ‘올인’한 법관이기에 밝힐 수 있는 소회다. 2004년 대학과 사시 모두 후배인 김영란 대법관이 자신을 제치고 최초 여성 대법관이 돼 한때 법원에서 입지가 좁아졌지만, 이후 고법 형사부장 판사로 있으며 의미있는 판결을 많이 남겼다. 목소리가 작고 가녀린 체구를 지녔지만, 형사재판 형량이 세기로 유명하다. 재판을 꼼꼼하게 진행하고 당사자들의 말을 잘 들어줘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 실세를 변호한 변호사에게마저 “재판부를 원망할 수가 없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사법부의 과거사 정리와 관련, 사법부의 반성을 촉구하는 글을 발표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사법부 과거사 정리작업과 맞물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추궁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반면 여성 보호와 화이트칼라 사범과 반인권적 범죄에 엄정한 양형기준을 적용해 왔고 소수자 보호에 앞장서 왔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힌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04년 ‘피해자가 상처가 있을 정도로 반항하지 않은 것은 화간’이라고 주장하는 성폭력 피고인에게 “성폭행 피해자가 반항하면서 상처가 생기지 않은 점을 갖고 성폭행당한 게 아니라고 본 것은 잘못”이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 내 여판사들의 맏언니로 부상한 것은 1997년 사법연수원 교수로 재직하면서부터. 사법연수원 과목에 여성법 강좌를 개설하고, 법원 내 여성법학회 발족에 힘을 쏟았다. 가족은 남편 임상혁(58·의사)씨와 2남. 전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아파트 등 18억 7300여만원이다. ▲부산▲경기여고·서울대법대▲사시 18회▲대법원 재판연구관▲춘천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교수▲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광주지법원장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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