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두려움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 투자처
    2026-03-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000
  • ‘한국어 떼창, 맛이 어때’…여성 아티스트로 꽉 채운 ‘2024 슬라슬라’ 첫째날 [아몰걍듣]

    ‘한국어 떼창, 맛이 어때’…여성 아티스트로 꽉 채운 ‘2024 슬라슬라’ 첫째날 [아몰걍듣]

    지난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가을 음악 페스티벌 ‘2024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SLOW LIFE SLOW LIVE)의 막이 올랐다. 이날 알앤비와 힙합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오드리 누나(Audrey Nuna),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DJ 겸 프로듀서 예지(Yaeji),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스타 DJ 페기 구(Peggy Gou)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해외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세 아티스트는 여성·아시안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각각 다른 음악 스타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아티스트인 오드리 누나는 힙합·알앤비 장르를 자유롭게 오가는 신예 아티스트다. 힙합, 소울, 트랩 장르를 결합한 비트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핑크 로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로 언급하기도 했다. ‘누나’라는 예명은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호칭으로 그의 한국계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아직 해가 하늘에 걸린 늦은 오후에 오드리 누나의 무대가 시작됐다. 그의 파워풀한 퍼포먼스는 관객들이 손을 올리고 뛰어오르게 하는 등 열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로켓’(Locket), ‘뎀 라이트’(Damn Right) 그리고 신곡 ‘마인’(Mine) 등 파워풀한 랩과 감미로운 보컬을 오가며 능수능란한 무대를 선보였다. 오드리 누나는 “한국에 오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며 “배가 부르다”고 한국 팬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예지는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 DJ 겸 프로듀서다. 한국어를 접목한 전자음악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대표곡으로 ‘레인걸’(Raingurl), ‘드링크 아임 시핑 온’(Drink I‘m Sippin On) 등이 있다. 2023년 발표한 앨범 ‘위드 어 해머’(With A Hammer)는 피치포크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전자 음악’으로 선정됐다. 해당 앨범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겪고 느낀 것들을 연약함과 두려움, 분노의 감정으로 풀어낸 앨범이다. 예지는 해당 앨범의 수록곡인 ‘서브머지 에프엠’(submerge FM)으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히트곡 ‘레인걸’, 최근 발표한 신곡 ‘부부’(Boo Boo) 등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이 한국어 가사를 따라부르며 후끈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노래 ‘위드 어 해머’에서 “진짜 화가 나 주먹부터 나가겠어” 등 직설적인 가사에 주먹을 내지르는 듯한 퍼포먼스가 큰 호응을 받았다. 디제잉 세트 대신에 라이브 무대를 준비한 예지는 화려한 무대 영상과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공연 중간에 커다란 망치를 들고 나와 전광판에 휘두르며 마치 유리를 깨는 듯한 연출을 통해 ‘분노’라는 앨범의 테마를 관객들에게 각인시켰다. “분노에 대한 감정을 처음으로 표현하면서 시작한 여정이었는데, 알고보니 화라는 감정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다른 감정과 기억으로 변하는 것이더라”며 “그것을 통해서 많은 걸 배우고, 공연으로 이 곡을 공유하면서 ‘어니언’(예지 팬명)분들이 저의 거울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위드 어 해머’ 앨범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이날 대표 출연자(헤드라이너)로 오른 페기 구는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한국인 DJ 겸 프로듀서다. ‘테크노 성지’ 독일 등 유럽 유명 클럽 씬에서 유명해졌다. 지난해 발표한 노래 ‘(잇 고즈 라이크) 나나나’((It Goes Like) Na Na Na)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글래스턴베리 등 잇달아 출연하며 하우스 장르에 능통한 디제이로 자리매김했다. 화려하게 등장한 페기 구는 힙합과 테크노 장르를 믹스해 관객들의 흥을 깨웠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디제이답게 여유롭게 음악의 높낮이를 조정하며 관객들의 호응과 떼창을 유도했다. 오랜만에 한국팬들을 만난 페기 구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관객들과 교감했다. 페기 구 공연에서는 음악을 즐기는 관객들이 전광판에 자주 포착됐다. ‘페기 구 내가 낳을걸’, ‘언니 안 들려요’, ‘우리 딸 김민지(페기 구 본명)’ 등 다양한 문구를 휴대폰에 띄운 팬들의 ‘주접’이 이어졌다. “오늘 긴장 많이 했는데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여러분들이 즐거워야 저도 즐겁다”며 인사를 건넸다. 히트곡 ‘(잇 고즈 라이크) 나나나’와 ‘스타리 나이트’(Starry Night) 등의 반주가 흘러나오자 관객석에서 떼창이 이어졌다. 쌀쌀한 가을 밤바람도 식히지 못할 음악 러버들의 열기가 잔디마당에 가득했다. 페기 구는 손으로 큰 하트를 날리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24 슬라슬라’는 총 3일에 걸쳐 열린다. 어제(12일) 공연에는 ‘무국적 아티스트’ 가수 조지(Joji)부터 요즘 가장 잘나가는 한국 밴드 실리카겔(Silica Gel), 영국 음악 축제 글래스턴베리 등에 출연한 얼터너티브 케이팝 그룹 바밍타이거(Balming Tiger) 등이 출연했다. 마지막 날인 오늘(13일)은 영국의 신스팝 듀오 혼네(HONNE)와 싱어송라이터 커린 베일리 레이(Corinne Bailey Rae), 밴드 글렌체크 등이 무대에 오른다.
  • 10대 때 1년에 4억 수입, 어떻게 벌었나 했더니… ‘경악’

    10대 때 1년에 4억 수입, 어떻게 벌었나 했더니… ‘경악’

    10대 때 1년간 유명 연예인의 딥페이크 불법 합성물과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판매해 4억원 이상의 범죄 수익금을 챙긴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오창섭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 착취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가상화폐 약 1억원 몰수, 현금 3억 20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10대이던 2022년 7월부터 약 1년간 음란물 사이트에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과 딥페이크 영상 등을 광고해 이를 본 사람들이 영상물을 내려받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고 글을 본 사람들은 해외 웹하드 업체에서 이용권을 결제해 성 착취물 등을 내려받았고, 수익금의 50%를 받는 구조였던 A씨는 4억원이 넘는 범죄수익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자신의 불법 촬영물이 끊임없이 유포될 수 있다는 극심한 두려움과 불필요한 고통과 손해를 감내해야 하는 피해를 보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테슬라가 쏘아올린 ‘완전 자율주행의 꿈’ 현실 되나[業데이트]

    테슬라가 쏘아올린 ‘완전 자율주행의 꿈’ 현실 되나[業데이트]

    우리 경제의 한 축인 기업의 시계는 매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커지면서 경영활동의 밤낮이 사라진 지금은 더욱 그러합니다. 어쩌면 우리 삶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산업계의 소식을 꾸준히 ‘팔로업’하고 싶지만, 일상에 치이다 보면 각 분야의 화두를 꾸준히 따라잡기란 쉽지 않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토요일 오후, 커피 한잔하는 가벼운 데이트처럼 ‘業데이트’가 지난 한 주간 화제가 됐거나 혹은 놓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의미 있는 산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업뎃’ 해드립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공개하면서 완전자율주행차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이버캡’이라고 이름 붙인 로보택시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자율 주행의 미래가 다가왔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르면 2026년까지, 2027년 전에는 우리가 이것을 대량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지요. 그간 머스크의 행보를 돌아보면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기술과 규제의 벽에 부딪쳐 다소 지지부진했던 완전자율주행 시장이 전환점을 맞이하며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지요. GM·구글·애플 등 눈독 들인 자율주행… 기술 한계에 ‘난항’사실 자율주행차는 오래 전부터 자동차업계의 화두였습니다. GM, 폭스바겐, 포드 등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애플도 2014년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지요. 머스크가 로보택시 카드를 꺼내든 것도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 이미 “내년(2020년)에 로보택시를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한 전적이 있죠. 그러나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예측불가능한 실제 도로에서의 수많은 변수를 모두 대비해야 하는 완전자율주행의 까다로운 기술 개발의 벽에 손을 들고 있습니다. 당초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5’ 구현을 목표로 했던 애플은 개발이 지연되며 목표치를 거듭 하향조정하다 결국 10년 만인 올해 초 백기를 들었습니다.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는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하기 시작했지만, 같은해 10월 다른 차량에 치인 보행자가 로보택시에 끌려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안전 우려가 제기되면서 운영을 잠정 중단하는 ‘쓴맛’을 봤죠. 지난 4월 애리조나에서 운전자가 있는 부분 자율주행으로 운영에 나선데 이어 일부 지역에서 시험운행을 재개하는 등 재기에 나서는 움직임이지만 당장에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입니다. “시장 판도 바꿀 기술”… 美·中 등 경쟁 치열그럼에도 테슬라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자율주행의 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자회사 웨이모는 2020년 미국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점차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알파벳은 지난 7월 웨이모에 향후 수년에 걸쳐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지요. 지난 7월 기준 웨이모의 유료 승차 건수는 10만건을 돌파했고, 누적 주행거리도 2200만 마일(3540만㎞)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도 시험 운행을 거쳐 이르면 내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업 운행을 시작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미 자율주행 시장 선두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업체들도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검색기업 바이두는 2021년 베이징에서 첫 자율주행 로보택시 ‘아폴로 고’의 상업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중국 10개 도시로 확대했습니다. 이미 아폴로 고의 누적 운행 거리는 1억㎞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누적 주행거리가 많을수록 수집되는 정보의 양이 늘어나 서비스가 고도화되는 자율주행 기술의 특성을 감안할 때 경쟁력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셈이죠. 중국정부는 지난 6월 자동차 기업 BYD(비야디) 등 현지 업체들이 자율주행 3·4단계를 도로에서 시험하도록 승인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일단 구현되기만 하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개념인데다, 아직 기술 표준 등이 갖춰지지 않은 ‘블루오션’인 만큼 한번 뒤쳐지면 영영 경쟁업체의 기술에 종속될 수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포기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설명입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 공개 행사에서 “컴퓨터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수백만대의 자동차가 운전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수백만가지의 삶을 동시에 살면서 한사람이 평생 볼 수 없는 특이한 상황을 모두 보고 있는 것과 같다”면서 자율주행기술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시장 반응 싸늘… “기술개발·규제·소비자 인식 등 넘어야 할 산”그러나 머스크의 화려한 선언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당장에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는 지적입니다. 데니스 딕 트리플디 트레이딩 주식 트레이더는 이날 테슬라의 발표 직후 “주주로서 꽤 실망스럽다”면서 “모든 것이 멋진 듯하지만, 시장은 더 확실한 타임라인을 원했고, 머스크는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 먼스터 딥워터 자산관리 매니징 파트너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주행 중 3% 차량이 이탈하는 수준인데 97%라는 수치가 커 보이지만, 99%를 훨씬 넘어야 한다”면서 “기술을 갖추려면 2년이, 여기에 필요한 규제 승인을 받으려면 2~3년이 더 걸려 현재로선 2026년이 지나서야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지요. 또 새로운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도 무시 못할 변수입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3명 중 2명은 ‘가능하다면 무인 승용차를 타고 싶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 여부 등 법적 분쟁 가능성도 풀어야할 숙제로 거론됩니다. 이 모든 난관을 넘고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가 도심을 활보하는 날은 언제쯤 올지, 자율주행차 경쟁에 뛰어든 업체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 북한 주민 1명 목선 타고 귀순…두 달새 벌써 3번째

    북한 주민 1명 목선 타고 귀순…두 달새 벌써 3번째

    북한 주민 1명이 추석이었던 지난달 17일 귀순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군에 따르면 추석이었던 지난달 17일 오전 북한 남성 주민 1명이 작은 목선을 타고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했다. 이 남성 혼자 귀순에 나섰다고 전해졌으며, 군은 배가 NLL을 넘기 전부터 감시장비로 포착해 귀순을 유도했다. 군 관계자는 “초기부터 정상적으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두 달여 사이 세 번째로 알려진 북한 인원의 귀순이다. 앞서 지난 8월 8일 북한 주민 1명이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을 통해 남측으로 왔고 8월 20일에는 북한군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넘어왔다. 북한은 최근 전방 지역 경계를 강화하고 남북 연결 통로 차단에 나섰는데 이는 내부 동요와 인원 유출의 차단 목적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다양한 형태의 귀순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남북 육로 단절을 위해 도로 주변 지뢰 매설 및 가로등 제거와 철로 제거 및 인접 부속 건물 철거 등을 진행해왔으며, 지난 4월부터 비무장지대 북측 지역에서 대전차 장애물 추정 방벽 설치와 지뢰 매설, 철조망 설치, 불모지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육로 단절과 요새화 발표에 대해 김명수 합참의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내부 인원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정은 체제는 두려움을 느낀다. (외부 유입 및 내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길섶에서] 가슴 터지도록

    [길섶에서] 가슴 터지도록

    ‘1947 보스턴’이라는 영화를 봤다. 1947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서윤복 선수가 역경을 이겨 내고 우승한 실화 바탕의 영화다. 왜소한 체격의 주인공은 건장한 선수들을 하나씩 제치고 선두로 나아간다. 그러다 결승선을 약 5㎞ 남겨 두고 갑자기 넘어진다. 길가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던 인파 가운데서 갑자기 튀어나온 개가 문제였다. ‘아’ 하는 사람들의 탄식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나 뛴다. 심장이 터질 듯 숨은 가빴으나 온 힘을 다해 결국 우승한다. 10㎞ 마라톤에 도전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풀코스 마라톤의 4분의1에 불과한 거리지만 초보자에겐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먼 코스였다.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결승선을 넘는 순간 머리는 맑아지고 가슴에는 성취감이 밀려들었다. 가슴 터지도록 열정을 쏟는 도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불안, 두려움, 절망 등 많은 내적 갈등에 직면한다. 특히 지금 포기하면 고생 없이 편히 쉴 수 있다는 내면의 달콤한 속삭임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유혹이다.
  • [책꽂이]

    [책꽂이]

    다정한 거인(남종영 지음, 곰출판)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던 고래는 15세기 스페인의 바스크족에 의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포경선과 폭약 작살의 발명으로 고래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자 1986년 상업 포경이 전면 금지됐지만 인간의 착취는 멈추지 않았다. 환경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한국 포경과 고래의 역사를 비롯해 고래 생태에 관한 최신 과학 지식, 일본과 아이슬란드가 재개한 상업 포경 비판 등 고래에 관한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452쪽, 2만 9000원. 워킹우먼, 일 하지 말자(윤설희 지음, 인생산책) 워킹우먼들의 인생 선배를 자처한 저자가 ‘나처럼 하면 성공한다’가 아니라 ‘나처럼 하면 넘어진다’며 34년 직장 생활에서 깨달은 반면교사의 지혜를 나누는 책. KB생명보험 부사장에까지 올랐던 그는 “일을 많이 하면 일이 안 돌아간다”며 위로 올라갈수록 일을 내려놔야 한다고 말한다. 대신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조직에서 여성 리더로 살아남는 데 필요한 능력이라고 조언한다. 212쪽, 1만 5000원. 젠슨 황 레볼루션(우중셴 지음, 김외현 옮김, 여의도책방)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지난 6월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에 관한 책이다. 아홉 살에 미국으로 이민 간 대만계 젠슨 황의 개인적인 성격과 삶의 원칙, 엔비디아를 성공으로 이끈 리더십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면모를 대만 작가인 저자가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해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원문에 없는 젠슨 황의 2024년 타이베이 컴퓨터 박람회 기조연설을 부록으로 실었다. 336쪽, 2만 5000원. 우리는 왜 극단에 서는가(바르트 브란트스마 지음, 안은주 옮김, 한스미디어) 양극화와 극단주의가 지구촌을 삼키고 있다. 내 편과 네 편을 사정없이 갈라놓는 양극화 세상에서 어떻게 중립을 유지하며 사회 통합과 문명의 공존을 지켜 낼 수 있을까. 네덜란드 철학자이자 컨설턴트인 저자는 갈등과 양극화의 상호 작용 방식을 설명하면서 극단주의에 직면했을 때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인 ‘양극화 전략’을 새로운 학문 분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24쪽, 1만 8000원.
  • 영화에 나오는 사이코패스 로마 황제는 없다

    영화에 나오는 사이코패스 로마 황제는 없다

    218~222년 재위했던 제23대 엘라가발루스 황제는 기이하고 괴팍한 행동으로 유명했다. 뚱뚱한 사람들을 초대해 작은 소파에 앉을 수 없는 모습을 보며 폭소를 터뜨리는가 하면, 손님들에게 밀랍으로 만든 가짜 음식을 내주거나 심지어 제대로 된 음식에는 곤충이나 말똥을 섞기도 했다. 그에 앞선 제5대 황제 네로가 대화재로 아수라장이 된 로마를 보며 ‘아름답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수금을 연주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로마 최악의 황제로 꼽히며 영화 ‘글래디에이터’에도 등장하는 제17대 황제 코모두스는 공연이나 검투사의 싸움을 구경하기 위해 콜로세움을 찾은 관중에게 화살을 난사하기도 했다. 이렇듯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고대 로마 황제들은 기행(奇行)을 벌이는 인물이거나 잔혹한 사이코패스의 모습이다. 로마 황제들을 둘러싼 이런 악명 높은 소문들은 사실일까. 이 책에서는 ‘알 수 없다’고 답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전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메리 비어드 영국 왕립 예술아카데미 교수는 “황제들에 관한 이야기들은 전제 정치에 대한 신민들의 공포와 그들이 생각하는 황제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제한 없는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과장된 부분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제정 시대를 연 율리우스 카이사르부터 로마제국의 붕괴가 시작된 무렵의 세베루스까지 30명의 황제와 그들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로마 최고 권력자의 일상은 어땠는지를 샅샅이 살펴봄으로써 로마제국 통치자에 관한 사실과 허구를 자세히 파헤친다. 황위는 어떻게 계승했는지, 무엇을 먹었고 어디서 살았으며, 황제 주변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들었는지 자세히 알 수 있다. 황제와 그 가족은 여가를 어떻게 보냈으며 드넓은 제국을 통치하기 위해 얼마나 여행했는지도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영화나 소설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사이코패스 황제들은 많지 않았다”며 “로마제국이 광기에 사로잡힌 독재자들에 의해 통치됐다면 하나의 체제로 거대한 제국을 형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책을 읽고 나면 “세계를 호령하던 최고 권력자인 황제도 한낱 인간”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 “여성 대통령 안 찍는 남자들 총살해야” 수업 중 과격발언 美교수 결국

    “여성 대통령 안 찍는 남자들 총살해야” 수업 중 과격발언 美교수 결국

    캔자스대, 해당 교수 휴직 처분공화당 주의원 “즉시 해고해야” 미국의 한 교수가 강의 도중 여성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는 남성들을 처형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휴직 처분을 받았다고 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대의 한 교수가 최근 자신의 수업에서 여성 대통령 후보에 투표하기를 거부하는 남자들은 총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했다. 엑스(옛 트위터)에 올라온 32초짜리 영상은 하루 만에 300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논란이 됐다. 영상을 공유한 엑스 이용자는 “캔자스대는 진심으로 교실에서 이런 말을 하게 내버려 두는 건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뽑지 않는 남자들은 줄 세워서 총살해야 한다는 거냐”며 비판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하얀 수염을 기르고 있는 남성 교수가 강단에 서서 “우리 사회에는 잠재적인 여성 대통령에게 투표를 거부하는 남성들이 있을 것이다. 여성들이 대통령이 될 만큼 똑똑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 사람들을 모두 줄 세워서 쏠 수 있다. 그들은 세상을 돌아가는 방식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발언한다.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크게 한숨을 내쉰 교수는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다. 자신의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음을 눈치챈 듯하다. 교수는 “녹화에서 그걸 지워라.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하는 것을 학장님으로부터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문제의 교수는 건강·스포츠 및 운동과학 강의를 하는 필립 로콕 교수라고 캔자스대 측은 확인했다. 로콕 교수는 해당 수업에서 농담조로 말하긴 했지만, 얼마만큼의 진심이 담긴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뉴욕포스트는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학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로콕 교수는 이 상황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다”며 “그의 의도는 여성의 권리와 평등을 옹호하는 것이었고, 그런 의도와 달리 매우 형편없는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캔자스대 의대 출신인 공화당 소속 주 상원의원 로저 마셜은 대학 측에 교수에 대한 해임을 요구했다. 마셜 의원은 “캔자스대는 이 교수를 즉시 해고해야 한다”며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을 줄을 세워 총살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완전히 정신이 나간 사람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있거나 학계에 남아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캔자스대 법대 출신인 같은 당 주 상원의원 제리 머랜 역시 엑스에 올린 글에서 “불쾌하고 부적절한 일”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교실에서는 언제 어디에서든 폭력을 조장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몇 주 사이 미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2건의 암살 시도가 발생하면서 정치적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되고 있다고 짚었다.
  • 러軍, 드론으로 ‘민간인 사냥’…졸졸 쫓아다니다 폭탄 투하[포착](영상)

    러軍, 드론으로 ‘민간인 사냥’…졸졸 쫓아다니다 폭탄 투하[포착](영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년 6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군 병사들이 드론을 이용해 민간인을 공격하는 모습의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됐다.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공유된 해당 영상은 드론이 민간인 차량을 쫓아가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차량 내부에 있던 사람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영상은 드론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를 지나는 민간인 차량을 쫓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차량을 쫓는 드론에는 폭탄이 매달려 있었고, 차량이 자신의 집 차고로 들어가자 곧바로 폭탄이 투하됐다. 당시 주인이 집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반기던 반려견 2마리 중 한 마리가 폭탄에 맞았고, 또 다른 한 마리는 도망쳐서 목숨을 구했다. 이 밖에도 역시 드론이 이동 중인 차량에 폭탄을 던져 차량 주인이 피를 흘리며 차량 밖으로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텔레그램 채널 측은 해당 영상과 함께 “초보 드론 조종사들이 자신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실제 전투 작전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연습’”이라고 적었다. 러시아 병사들 사이에서는 민간인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인간 사파리’라고 부른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들어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 군인들의 드론 공격이 늘어나자, 우크라이나 당국도 주의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러시아군 드론을 발견할 시 행동요령과 대피요령 등을 담은 안내문을 발송했다. 헤르손주의 우크라이나 군사 행정부 수장인 올렉산드르 프로쿠틴은 “헤르손에서 드론은 정말 큰 문젯거리다. 주민 모두가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 운전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직장에 가는 사람, 식료품점에 서 있는 사람들이 모두 공격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군은 7~8월 하루 평균 약 100건의 공격을 가했는데, 가을이 되면서 그 수가 극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주민이자 구호활동가인 아나스타샤는 영국 텔레그래프에 “점점 더 많은 주민들이 음식을 사러 가는 것조차 하지 못한 채 집 안에만 있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인 나탈리아테는 “드론 탓에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고 있다. (외출했다가) 드론 공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서 “‘이 악몽이 언제 끝날까’에 대한 질문만 머릿속에 맴돈다”고 토로했다. 두 자녀를 키우는 현지 여성은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드론이 쫓아와 수류탄을 떨어트렸고, 파편에 맞아 심하게 다쳤다”면서 “드론을 발견하고는 이를 피하려 자전거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면 드론도 왼쪽으로 따라왔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드론 역시 오른쪽으로 따라왔다. 급기야 가까이에서 나를 촬영하기 시작하더니 내가 넘어진 직후에 수류탄을 떨어뜨렸다. 급히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이우포스트는 “지난 7월 1일부터 9월 9일까지 보고된 사상자 547명 중 거의 절반이 드론 공격에 의한 것이었다”면서 “9월에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드론 공격이 3000건 이상 발생했다. 심지어 유치원과 쇼핑센터, 슈퍼마켓 등지에서도 공격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공중의 모든 물체는 적대적인 것으로 여겨야 한다. 드론 소리가 들리거나 멀리서 헬리콥터가 보인다면 즉시 대피소 또는 건물의 지하실이나 지하층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군, 우크라 동부 최전방 토레츠크 외곽 진입한편,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중동 분쟁에 쏠린 틈을 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우크라이나군의 아나스타시아 보보우니코바 루한스크 작전·전술단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동부 도네츠크 전선 최전방 도시인 토레츠크 외곽에 진입했다”면서 “상황이 불안정하다. 말 그대로 (도시로 들어가는) 모든 입구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토레츠크 진입은 지난 2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일대)의 부흘레다르 점령에 뒤이은 것이다. 도네츠크주에 속한 부흘레다르는 우크라이나의 전략 요충지로 꼽힌다. 로이터는 “러시아군의 진격은 우크라이나가 서방 동맹국들에 더 많은 무기를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병력과 물자에서 (우크라이나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나만의 바흐·베토벤에 눈떠… 바이올린 교육 이성주파 세워야죠”[서동철의 노변정담]

    “나만의 바흐·베토벤에 눈떠… 바이올린 교육 이성주파 세워야죠”[서동철의 노변정담]

    갈라미언 교수에 연주 테이프 보내중2 때 도미, 김남윤·강동석과 배워1972년 뉴욕 콩쿠르 우승하며 두각시벨리우스·차이콥스키 대회 수상故 이강숙 한예종 총장 설득에 끌려국제 무대 접고 1994년 교수로 부임사재 털어 제자들과 실내악단 조직사운드 트레이닝 통해 음악적 소통딜레이·갈라미언 스승의 장점 통합두 분 교육 스타일 조화 이루고 싶어 지금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계는 그야말로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하나하나 꼽기 어려울 만큼 많은 연주자가 세계 유수 콩쿠르에서 줄지어 우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만 교육받은 토종 신예들이 급부상하며 ‘조기 유학과 콩쿠르 입상’이라는 등식도 이미 깨졌다. 이성주는 정경화와 김영욱에 이어 세계적 연주자 반열에 오른 ‘국가대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사람이다. 그 자신은 조기 유학파지만 연주 활동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며 오늘날 국내파가 세계 무대를 장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에게 “요즘 젊은 음악가들의 활약이 놀랍다”고 했더니 “콩쿠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인 교수가 없는 음악학교를 찾기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 하지만 음악 분야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않으냐”며 웃었다. 이성주는 1970년대 헬싱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와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콩쿠르, 브뤼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름을 알린 스타로 인상 지워져 있다. 이후 세계적 교향악단의 러브콜을 받으며 독주회와 실내악 활동으로 명성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국제 무대에서 바쁘게 활동하던 그가 199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귀국한다는 소식은 다소 뜻밖이었다. ●학생들 전문 훈련 받으니 재능 피어나 서울 한남동 카페에서 마주 앉은 이성주는 “한창 바쁘게 연주 활동을 하고 있었으니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고 했다. “재능 있는 학생들이 당시 한국에는 없었던 체계적 교육 과정을 밟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당연히 컸어요. 돌아가신 이강숙 한국예술종합학교 초대 총장의 열성도 한몫을 했습니다. 이 총장님은 국내에서 저는 물론 남편의 미래도 보장하겠다며 끈질기게 귀국을 설득했습니다. 국내에 터전이 없었던 남편에게 좋은 일자리를 구해 주겠다던 장담은 공수표가 됐지만요.”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을 만드는 데 전념하던 이성주에겐 우리 음악계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당시는 우리 음악 교육은 학생을 명문대에 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 학생들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하자 전문 연주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능력이 솟아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때 귀국 후회… 개런티 10%로 줄기도 귀국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미국을 본거지로 활동하며 국내 연주회를 가질 때와 달리 귀국하니 뭔가 견제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국내 연주자’가 됐으니 경쟁상대로 대한다는 느낌이랄까요. 연주는 늘어났지만 ‘해외 연주자’ 시절과 달리 개런티가 10분의1 이하로 줄어든 것도 그리 편치 않았지요.” 그럼에도 그는 제자들과 실내악 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를 조직해 운영하는 데 사재를 털어넣었다. 연주 능력이 일정 단계에 접어들어도 ‘사운드 트레이닝’은 필수적인데 우리나라에선 그런 훈련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열다섯 살 때부터 카네기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세미나에 참여했어요. 오디션을 거쳐 알렉산더 슈나이더 지도로 일주일 동안 트레이닝을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비로소 음악적 소통을 체험할 수 있었지요. 저도 그렇게 ‘음악적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느낌을 갖게 됐어요. 피아니스트 피터 제르킨이 협연자로 참여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알렉산더 슈나이더는 전설적인 부다페스트 현악4중주단 멤버이자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피아니스트 유진 이스토민과 함께 수많은 실내악 명반을 남긴 바이올리니스트다. 피터 제르킨은 세계적인 실내악축제 말버러페스티벌의 창설자 가운데 한 사람인 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의 아들이다. 슈나이더와 제르킨 부자(父子) 모두 일종의 사회봉사로 학생들에게 앙상블 능력을 키워 주는 데 전력투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조이 오브 스트링스는 선배에게 받은 것을 그대로 후배에게 물려준다는 의미가 있다.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지휘자를 두지 않는 것은 서로 의지하고 소통해 음악을 만들어 가는 훈련을 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음악대학이 앙상블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으니 이런 훈련의 필요성을 다들 절감하고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바이올린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느냐’는 물음에 그는 “피아노를 치던 어머니가 우리 오 남매에게 모두 악기를 배우게 했다”고 말했다. 기독교의 영향도 있었다. “아버지 고향은 함경남도 고원입니다. 캐나다 선교사들이 가장 먼저 들어와 활동한 도시라고 들었어요. 할아버지 시절부터 우리 집은 선교사들의 목회 활동 공간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서당으로 쓰던 공간이 장로교회가 된 것이지요. 아버지도 일찍부터 풍금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는 해외에서 성장기를 보낸 음악가들의 일반적인 성향과는 달리 집안의 역사와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한 산업화 과정에도 관심이 많다. 그의 아버지 이진수 전 부흥부 장관서리는 대한민국 초기 대표적 경제관료의 한 사람이었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기획처로 출범한 부흥부는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주도한 경제기획원의 전신이다. 아버지는 만년 조이 오브 스트링스 이사장으로 딸의 음악 활동을 돕기도 했다. “아버지는 집에서 발성 연습도 하던 아마추어 테너였어요. 미국에 머물던 시절에는 성악 레슨을 받기도 했는데 어느 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매니저가 칭찬을 했다고 자랑하시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온 뒤 어느 모임에서 아버지가 ‘별은 빛나건만’을 부르는 모습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지요. 나이는 들었지만 소리가 좋았다고 기억합니다.” 올해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의 데뷔 60주년이다. 1964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소년소녀 협주곡의 밤’에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연주한 것이다. 그는 “그렇게 큰 무대였는데도 겁이 나지 않고 두려움도 없었다. 아홉 살 어린 마음에 예쁜 옷을 입으니 마냥 좋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듬해 이화 경향 콩쿠르에서 특상을 받고, 1967년에는 정식 협연자로 다시 초청받아 서울시립교향악단 무대에 선다. 그즈음 줄리아드음대 이반 갈라미언 교수에게 연주 테이프를 보냈더니 받아주겠다며 미국으로 오라는 답이 왔다. 그는 이화여중 2학년에 접어든 1969년 혼자 한국을 떠나게 된다. 이성주는 중학교 평준화가 이뤄지기 바로 직전 세대다. 당시 이화여중은 경기여중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2대 명문을 이루고 있었다. 그에게 ‘그때 이화여중에 들어갔으니 공부도 잘하셨나 보다’라고 했더니 “이화 경향 콩쿠르에서 특상을 받은 것이 역할을 좀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이화여중 입학시험은 치렀다”면서 미소 지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3개월 동안 인디애나 포트웨인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갈라미언 교수의 여름 캠프에 갔더니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과 강동석이 있었다. “이후 줄리아드예비학교에 들어갔는데 옆방 학생들의 솜씨가 너무나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런 친구들을 어떻게 이겨내나 싶어 걱정이 가득했어요.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고 나니 내 실력도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배짱은 좀 있었거든요.” 그는 1972년 뉴욕 비에니압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75년에는 워싱턴 국제 콩쿠르와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도 우승한다. 냉전 시대 미국 국적으로 출전한 1978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동양인 바이올리니스트가 흑인 피아노 반주자 샌드라 리버스와 무대에 올랐으니 당시로선 이색적인 존재였을 겁니다. 엘마 올리베이라가 우승하고 김씨 성을 가진 북한 바이올리니스트가 4등에 입상했어요. 북한 연주자는 이자이 소나타를 연주했는데 대기실에서는 ‘우리가 아는 그 작곡가가 맞느냐’고 술렁거릴 만큼 연주가 독특했어요. 정치적 색채가 짙은 콩쿠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성주는 이 대회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그에게 ‘음악 인생의 3대 연주’를 꼽아 달라고 했더니 주저하지 않고 1977년 뉴욕 코프먼홀에서 가진 미국 데뷔 무대를 먼저 들었다.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 선발로 주어진 부상이 독주회 무대였다고 한다. “뉴욕 72번가 브로드웨이 신문 가판대에 가서 기사를 찾아봤어요. 공연할 때는 안 떨었는데 신문을 사들고는 떨려서 읽을 수가 없더라고요.” 당시 뉴욕타임스에 실린 연주회평 제목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가 등장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2001년 피아니스트 출신 지휘자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의 체코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서울에서 가진 멘델스존 협연이었다. 아슈케나지는 음악에 대한 철학이 뚜렷한 데다 인간미도 갖춘 분이어서 평소 존경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한참 생각을 하더니 미국의 와이오밍에서 가졌던 독주회를 떠올렸다. “덴버에서 타려던 비행기가 눈이 내려 결항하자 렌터카에 반주자를 태우고 대여섯 시간을 운전했어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눈이 내렸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산맥을 넘었더라고요. 어머니에게 전화했더니 이렇게 연주여행을 위험하게 다닌다는 것을 알았으면 음악을 시키지 않는 건데 그랬다고 걱정하시는 거예요. 그때는 저도 생명을 걸면서 음악을 해야 하나 회의가 들었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소나타를 연주하며 어느 때보다 깊은 희열에 빠져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결심했지요. 이제부터 진정한 프로 연주가가 되기 위해 정신적 무장을 다시 하겠다고요.”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더니 “바흐와 베토벤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과거 음반을 내기도 했던 바흐와 베토벤이지만 21세기 바흐와 베토벤, 자기만의 바흐와 베토벤에 새롭게 눈떠 가는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더불어 “갈라미언과 도로시 딜레이 두 분 바이올린 교육자의 계보를 통합해 이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갈라미언이 냉정한 표정으로 완벽한 테크닉을 강조했다면 딜레이는 인성을 바탕으로 개성을 배려하는 온화한 스타일이었고 한다.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효과도 극대화되는데 자신이 두 분의 교육철학을 누구보다 분명하게 전수받은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것이다. 그렇게 바이올린 교육에서 ‘한국파(派)’, 나아가 ‘이성주파(派)’를 정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는 1955년 서울 출생으로 미국 줄리아드음악학교에서 이반 갈라미언과 도로시 딜레이 교수에게 배웠다. 뉴욕 비에니압스키 콩쿠르와 시벨리우스 콩쿠르, 워싱턴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나움버그 콩쿠르 등에서 입상했다. 볼티모어 심포니, 시애틀 심포니, 세인트루이스 심포니, 체코 필하모닉, 프라하 필하모닉, 헝가리 국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했다. 1994~2024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으로 재임했다. 1997년 조이 오브 스트링스를 창단해 현재도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비발디의 ‘사계’, 베토벤과 바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슈만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등의 음반을 냈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트럼프, 美도 품귀 겪을 때 푸틴에 코로나 키트 보냈다”

    “트럼프, 美도 품귀 겪을 때 푸틴에 코로나 키트 보냈다”

    오는 15일 신간 ‘전쟁’(War)을 출간하는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개인용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몰래 보냈다고 주장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그는 81세인 지금도 여전히 활발한 저술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책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미국 대통령들의 대응을 담았다.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8일(현지시간) 사전 입수한 책의 일부를 발췌해 보도하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기인 2020년 러시아에 코로나 진단키트를 비밀리에 보냈다는 내용은 당시 미국 내에서도 진단기가 부족했던 터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책에는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푸틴 대통령도 두려움이 컸고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진단키트를 요청한 상황이 담겼다. 푸틴이 “이걸(진단키트) 내게 보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달라”고 하자 트럼프는 “나는 상관없다. 알았다”고 응답했다. 푸틴은 이어 “사람들은 내가 아니라 당신에게 화를 낼 것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문제 삼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구하기 힘든 진단기를 적성국에 보낸 데 대한 여파를 우려했다는 것이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퇴임 후에도 푸틴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많게는 7번까지 통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2022년 9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입은 전장 피해에 절망한 나머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확률이 50%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에 5%, 10%로 평가했던 가능성이 50%까지 뛴 것이다. 친트럼프계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들도 책에 다양하게 들어 있다. 그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자택인 마러라고에 가는 것을 두고 “북한에 가는 것과 비슷하다”며 “트럼프가 들어올 때마다 모두가 일어나 손뼉을 친다”고 했다. 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사용하고 버리는 버너폰을 50개 정도 갖고 있는데 이 중 ‘트럼프 45’, ‘제이크 설리번’(조 바이든 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라벨이 붙은 것도 있었다는 그레이엄 의원의 전언도 담겼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책에 대해 “우드워드가 지어낸 이야기”라며 즉각 반발했다. 스티븐 청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책과 관련된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며 “이 쓰레기 책은 할인 서점의 소설 섹션에서 싸게 팔거나 화장실 휴지로 써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 삼성 ‘어닝쇼크’… 반도체 수장 초유의 사과문

    삼성 ‘어닝쇼크’… 반도체 수장 초유의 사과문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 최근 국내외에서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냈다. 그간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해 온 반도체 사업(디바이스솔루션·DS) 부진이 원인으로 진단되면서 사업부 수장이 이례적으로 현 위기 상황을 주주들에게 사과하는 입장문까지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 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4.49%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글로벌 반도체 불황의 골이 깊었던 시기였고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12.84% 줄었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10조 7719억원보다 1조 6719억원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 저점(6400억원)을 찍은 후 반등했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개 분기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애초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4조원대까지 내다봤던 증권 업계는 최근 들어 연거푸 눈높이를 낮춰 왔고, 삼성전자는 이마저도 충족하지 못했다. 다만 3분기 매출은 2분기 대비 6.66% 증가한 79조원으로 분기별 매출 최대치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참고자료를 배포하고 주요 실적 하락 요인을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DS 부문) 부진을 문제의 핵심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은 일회성 비용과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고 HBM3E의 경우 예상 대비 사업화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로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이끌고 있는 HBM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의 주력인 범용 D램은 수요가 부진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은 적자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6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급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 왕좌를 SK하이닉스에 내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과 혁신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이날 잠정 실적 발표 직후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다”고 실적 부진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이 앞장서 꼭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실적 발표 후 별도의 메시지를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5월 반도체 사업 반전을 위한 ‘구원투수’로 전격 등판했다. 전 부회장은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면서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또 “두려움 없이 미래를 개척하고 한 번 세운 목표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달성해 내고야 마는 우리 고유의 열정에 다시 불을 붙이겠다”면서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守城)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 종가는 1.15% 내린 6만 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장중 ‘5만 전자’(5만 9900원)를 터치하기도 했다.
  • [열린세상] 오물풍선, 담화문에 드러난 北 불안

    [열린세상] 오물풍선, 담화문에 드러난 北 불안

    북한군은 지난 5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24차례에 걸쳐 6000여개의 쓰레기 풍선을 보냈다. 이 기간에 북한 당국의 주요 인사들 담화문도 집중적으로 발표됐는데, 단연 1위는 김여정이다. 김여정은 8차례의 담화문 중 4차례는 쓰레기 풍선에 대해, 2차례는 미국 우크라이나전과 부산 핵잠 입항에 대해, 나머지 2차례는 전방지역 사격 훈련 재개와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에 대해 비난과 막말을 했다. 지난 4일 김정은도 국군의날에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확고한 의지, 즉 북한의 핵 공격 시 정권 종말이 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 표명에 대한 비난과 함께 핵 보유국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기간 동안 북한 군부의 2인자 박정천의 담화문은 1건으로 미국을 비난하며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 편에 서겠다는 것이었다. 국방장관 격에 해당하는 김강일은 2건으로 지난 5월 26일 쓰레기 살포 담화문 발표 이후 지난 6월 2일까지 북한이 4차례 보낸 쓰레기의 분량 발표와 지난 6월 24일 한미일 연합훈련 비난이 전부였다. 한미연합훈련(UFS) 비난은 훈련이 끝난 후 지난달 5일 국방성 공보실장 담화문으로 발표됐고, UFS 기간에는 외무성 미국 연구소의 공보문을 통해 이뤄졌다. 또 외무성 대변인 담화로 미국 ‘핵무기운용지침’ 개정을 비난했다. 북한은 매번 핵미사일의 자신감을 앞세워 우리를 비난하고 있으나 24차례의 쓰레기 풍선 부양과 당국자들의 담화문을 보면 초조함과 불안감을 여실히 드러낸다. 그 근거로는 첫째, 전 세계 어디에도 상대방의 지도자를 직접 비난하고 막말을 하는 당국자는 없다. 더욱이 평양문화어법을 강조하는 북한 당국의 말본새라면 북한 주민들은 이를 따를 이유가 없다. 북한 주민들의 말본새 품격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남북회담사료집 공개본을 보더라도 1980년대 북한 당국자들의 말본새는 지금과 완전히 다르다. 원색적인 막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말본새만 놓고 보더라도 북한은 핵무기가 없던 1980년대보다 핵무기가 있는 2024년에 더 많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둘째, 김정은과 김여정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에 대해 직접 비난을 한 배경이다. ①대통령의 강력한 응징 의지 ②미군 폭격기 B-1B 랜서와 한국 전투기 F-15K의 통합작전 능력을 보여 준 공군의 강력한 방어태세 ③북한 수뇌부의 지하 벙커를 흔적도 없이 부숴 버릴 수 있는 현무-5 미사일 ④전략사령부 창설 때문이다. 북한은 핵무기가 없는 전략사령부 창설이라고 비하했지만, 대한민국 전략사령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면서 한미 핵협의그룹(NCG) 공동지침에 따라 미국의 핵능력과 한국의 우수한 재래식 전력을 통합(CNI)한 일체형 확장억지로 북한의 핵위협과 공격에 대응한다. 따라서 북한은 우리의 3축 체계의 위협과 더불어 한반도가 핵은 핵으로 대응한다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작동한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억지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지’와 ‘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번 국군의날 기념식을 통해 우리 정부는 북한에 ‘의지’와 ‘능력’을 모두 강력하게 보여 줬다. 보통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확전을 막기 위해,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체임벌린의 유화정책처럼 양보를 선택한다고 하지만 역사가 증명하듯 억지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격을 가하려는 독재자에게는 공격 시 더 큰 피해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야 한다. 국군의날 대통령의 메시지와 전략사령부, 현무-5, B-1B는 모두 김정은의 핵공격 시 김정은의 종말을 예고했다. 이제 북한 당국은 핵미사일 선전과 대남·대미 적대정책 강화로 체제 유지를 하던 시기는 끝났다. 비핵화의 길만이 현재 북한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지름길이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
  • “백악관, 경합주에 허리케인 보내”… 가짜뉴스가 막판 美대선 흔든다

    “백악관, 경합주에 허리케인 보내”… 가짜뉴스가 막판 美대선 흔든다

    미국에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동남부 경합주를 강타해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200명 이상 사망자를 내고 6개 주를 할퀴고 지나간 탓에 피해지역 민심과 투표율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인사들이 대놓고 음모론을 주동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헐린 대응 총책임자인 디앤 크리스웰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6일(현지시간) “연방정부 대응에 대한 허위 주장과 음모론이 구호 종사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주민들에게 두려움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과 극우단체들은 소설미디어(SNS)를 통해 “백악관이 날씨 제어 기술을 활용해 허리케인 경로를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판세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란다. 심지어 공화당 상원의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도 이런 주장을 트윗해 음모론 확산에 불을 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유세에서 “FEMA가 불법 체류 이민자들을 돕는 데 모든 예산을 사용한다”고 바이든 정부 비난에 가세했다. 헐린이 타격한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과거 공화당 우세지역이었다가 최근 들어 경합주로 바뀌었다. 초박빙 선거 구도 상황에서 지난달 말 허리케인이 큰 피해를 줘 향후 대선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지역은 복구가 지체돼 사전투표는 물론 선거일인 11월 5일까지도 정상적인 투개표를 장담하기 힘들다. 공화당 측 일부 인사가 이 틈을 노려 가짜뉴스를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CNN방송은 칼럼니스트 빌리 볼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에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정보 위기’만큼 심각한 것은 없다”면서 “다음달 대선 투표 집계가 시작되면 더 추악한 가짜뉴스가 난무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흉흉해진 경합주 민심에 놀란 바이든 대통령은 가짜뉴스 차단에 나섰다. 이날 성명에서 “정당과 관계없이 지역·주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피해를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한 해리스 부통령도 언론 접촉과 대규모 광고 방영으로 막판 소통 강화에 나섰다. 7일 방영되는 CBS방송 ‘60분’ 인터뷰 선공개분에서 그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역내 아랍 국가에 (휴전) 압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새벽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뇌출혈 진단…기저질환 있었어도 산재일까

    새벽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뇌출혈 진단…기저질환 있었어도 산재일까

    새벽 출근 도중 졸음운전을 해 교통사고를 낸 근로자의 기저질환이 악화한 경우도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 김주완 판사는 지난 7월 17일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A씨는 경기도 파주시 B 컨트리클럽 근로자로 지난 2019년 3월 26일 오전 4시 37분쯤 출근 도중 졸음운전을 해 전신주를 들이받은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지난 2021년 12월 업무상 질병 또는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과 관련없는 자발성 뇌출혈” vs “인과관계 있다”이에 근로복지공단 측은 “외상과 관련이 없는 자발성 뇌출혈로 확인돼 병이 선행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불규칙한 교대제 근무로 인한 업무 부담 가중 요인은 인정되나 다른 요인은 확인되지 않아 뇌출혈 유발에 있어 업무적 부담 요인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가 이전에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으로 치료받은 이력이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업무와 뇌출혈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요양불승인결정을 했다. 그러나 A씨는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출근하기 위해 오전 3시에 일어나 오전 4시부터 운전하던 중 졸음운전을 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로 인해 차량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고 가스 냄새가 나는 등 급박한 상황에 놓여 두려움과 놀람으로 교감신경계가 항진돼 혈압이 상승하면서 뇌출혈이 촉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원고는 업무상 과로를 했을 뿐 아니라 교대제 업무를 하면서 근로 시간이 자주 변경돼 생체리듬이 깨져 뇌출혈이 발병 내지 촉발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원고의 업무와 뇌출혈 발병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의식있던 상태…뇌출혈이 사고에 선행했다고 볼 수 없어”1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병이 선행돼 사고가 발생했다는 근로복지공단의 주장에 대해 김 판사는 “목격자 진술, 구급활동일지 등에 의하면 원고는 사고 직후 의식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직후 원고의 의식 상태가 명료하고 동공 반응도 정상이었다는 점은 뇌출혈이 사고에 선행했다고 볼 수 없는 유력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가 새벽조 근무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전 5시까지 출근하기 위해 오전 4시부터 운전을 하다가 졸음운전을 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1심은 고혈압 등 원고의 기저질환이 사고와 겹쳐 뇌출혈을 유발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김 판사는 “원고는 사고 직후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에 놓여 급격한 혈압상승을 촉발할 수 있는 정도의 상당한 놀람 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저질환이 있던) 원고는 8년 이상 사업장에서 별다른 문제 없이 근무해 왔다”며 “출근 중에 발생한 사고가 기저질환에 겹쳐서 뇌출혈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에서 정한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원고와 피고 모두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지난 8월 9일 확정됐다.
  • 김장훈 “적자 공연 하면서 200억 기부…월세 살면서 왜 그러냐고”

    김장훈 “적자 공연 하면서 200억 기부…월세 살면서 왜 그러냐고”

    가수 김장훈(61)이 ‘적자 공연’을 하고 월세살이를 하면서 거액을 기부해온 것에 대해 “공연에서 적자 본 것을 나눔으로 채우면 행복하다”면서 “지금까지 ‘그것밖에 (기부를) 못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장훈은 지난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돈을 버는 게 쓰려고 버는 거지 쟁여놓으려고 버는 게 아니다”라면서 “사람들이 자꾸 월세 살면서 왜 그렇게 사냐고 하는데, 첫 번째 이유는 그냥 좋아서, 그게 다다”라고 말했다. 김장훈은 자신의 공연이 ‘하면 할 수록 적자’라고 밝혔다. 김장훈은 “물 들어오면 노 안 젓고 티켓값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계산 없이 (물량을) 다 쏟아 붓고 나중에 보니 4500만원 적자였다. 4500만원 어치 행사도 복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은 낭만이다. 자본주의적 논리가 안 끼어들고 적자가 커진 만큼 왠지 더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김장훈은 나눔 관련 사업을 통해 기부를 하고, 또 수익을 공연에 투자해 티켓 가격을 내리는 등의 ‘선순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장훈은 “나눔 콘서트도 기발하고 재미있어야 사람들이 몰린다”면서 “예를 들어 장애인 인식 개선 프로젝트라면, 중증 장애인을 공연에 초대해 맨 앞자리에 누워서 보거나 (비장애 관객들과) 섞여서 보게 한다”면서 “이렇게 하다 보면 (중증 장애인에 대한) 낯설음을 타파하고 편견이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이 누적 200억원이 넘는 것에 놀라지 않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그거밖에 못 했나, 그렇게 벌었는데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재단을 만들어서 대한민국에 밥을 배불리 못 먹는 아이들이 없게 하는 것을 꿈으로 세워놓고 치열하게 살아보고자 한다”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에게 사명감을 부여하고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장훈은 ‘대중들에게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없다. 잘 죽는 게 꿈이고 그 말은 곧 잘 살겠다는 이야기”라며 “역설적으로 그래서 두려움이 없다. 행복하게 열심히 오늘만 산다”고 말했다.
  • 대만 최대 번화가서 “대만도 홍콩도 중국” 난동부린 중국인

    대만 최대 번화가서 “대만도 홍콩도 중국” 난동부린 중국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만 타이베이 번화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만과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난동을 부리다 강제 출국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 대만 당국은 “국가의 주권을 훼손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타이베이시 완화구에 위치한 번화가인 시먼딩에서 한 중국인 부부가 홍콩 민주화 관련 집회를 하는 홍콩인들을 상대로 소리를 지르고 몸싸움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들 부부는 “오늘은 중국 국경절(10월 1일·중화인민공화국 건국기념일)”이라며 홍콩인들이 들고 있던 ‘광복 홍콩’이라고 적힌 깃발을 빼앗아 내동댕이쳤다. 홍콩인들이 항의하자 이들 부부는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고 받아쳤다.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은 “대만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렸다. 이에 이들 부부가 “대만도 중국의 일부”라고 소리치자 화가 난 시민들은 “대만은 대만, 홍콩은 홍콩”이라고 항의했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상황이 수습됐고, 이들 부부가 현장을 떠난 뒤 홍콩인들은 집회를 이어갔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집회를 주최한 홍콩인 단체의 관계자는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행동에 화가 났지만, 점차 홍콩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탄압이 대만에서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은 학교 교육에서 ‘자유’라는 두 글자를 배우지 못한다”면서 “중국인들은 다른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방법을 모를 뿐 아니라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폭력으로 억누르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인들이 대만에 방문할 때 대만의 국가 주권을 훼손하는 부적절한 행위를 하거나 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면서 “이를 어길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중국인 부부는 이날 출입국 담당 관청인 이민서에 의해 강제 출국 조치됐다고 밝혔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인들이 대만에서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을 해치거나 국가의 존엄을 훼손하는 등의 위법 행위를 할 경우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면서 “대만인들은 친절하고 손님을 환대하지만, 자중할 줄 모르는 손님은 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김동률의 아포리즘] 바지랑대를 아십니까

    [김동률의 아포리즘] 바지랑대를 아십니까

    가을이 오면 몇 번의 여름이 남았을까 생각해 본다. 중년의 나이에 들어선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러면서 젊은 시절 그 많은 여름 동안 세상을 휘젓고 다녔던 청춘의 기억을 떠올린다. 여름이 젊음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중년의 계절쯤 된다. 젊음의 눈부신 기억들은 중년 이후의 외로움을 버티게 해 주는 든든한 보험이 된다.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베이비붐 세대는 이제 인생의 가을 속에 완연히 들어와 있다. 겨울로 가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지만 늙는 것, 늙어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늙은 사람의 지혜와 경륜을 존경하며 인정하는 시대는 지났다. 언제부터인가 늙었다는 것만으로 조롱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온라인에서 세대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노인들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사람들은 보통 ‘에이지즘’, ‘연령 차별주의’를 이야기할 때 나이 든 사람에 대한 혐오를 떠올린다. ‘틀딱’과 ‘꼰대’ 등이 예가 된다. ‘노슬아치’란 말도 있다. 노인, 중장년층을 비하하는 말이다. ‘노인’과 ‘벼슬아치’를 합친 말로 나이가 곧 권력인 것처럼 행동하는 연장자를 연상시킨다. 이 같은 나이 든 사람에 대한 혐오는 나이 든 사람을 쓸모없고 나약한 존재, 더이상 세상에 어떠한 영향력도 끼치지 못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데서 나온다. 과거 성장기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고, 현재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해도 이러한 편견을 피해 갈 수 없다. 반대의 논리도 있다. 청년 혐오도 만만찮다. 기성세대는 지금 젊은 세대들을 이상하다고 아우성이다. 달라도 너무 달라 외계인 같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무슨 말을 꺼낼 때마다 ‘MZ는 이렇다, 저렇다’ 규정하고 구분하는 것도 일종의 청년 혐오, 에이지즘일 수 있다. ‘MZ답지 않다’는 말은 곧 ‘성실하다’는 말과 동의어쯤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MZ 어쩌고’ 하는 수많은 구분 짓기에 냉소한다. 가을이 오면 많은 사람들은 세월, 나이듦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애인하고도 안 바꾼다는 가을볕이 앞마당에 가득하다. 뜰을 가로질러 기다란 빨랫줄을 묶었다. 단독에 사는 즐거움이다. 잣나무와 단풍나무를 이어 놓은 빨랫줄에 온갖 잡동사니들이 매달려 있다. 바람이 불자 사그락사그락 묘한 소리를 낸다. 랄로의 바이올린보다 명징하다. 빨랫줄 뒤는 푸른 하늘, 그 틈새로 언뜻언뜻 먼 풍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빨랫줄을 매고 나니 바지랑대가 생각난다. 빨래 무게를 못 이겨 줄이 늘어지면 빨래가 땅에 닿지 않게 빨랫줄을 세워 올리는 긴 장대다. 딱히 대나무가 아니라도 된다. 이제 바지랑대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젊은 세대에게는 상상조차 어렵다. 아파트 또는 연립주택처럼 마당이 없는 집에 사는 요즘엔 보기 힘든 물건이다. 설령 마당이 있는 집이라 하더라도 스테인리스 빨랫대에 옷들을 넌다. 그래서 바지랑대는 이제 현대사 박물관 정도에 가 봐야 볼 수 있다. 바지랑대를 보니 불현듯 유년시절이 생각난다. 바지랑대를 붙잡고 놀던 기억이 오늘같이 선명하다. 여름에는 호랑나비가, 가을에는 고추잠자리들이 바지랑대에 앉아 낮잠을 즐겼다. 젊었던 어머니가 젖은 빨래를 탈탈 털 때 안개처럼 흩어지는 기체의 촉촉함이 그냥 좋았다. 햇볕에 말라 바스락거리는 섬유의 촉감을 아는 마지막 세대쯤 된다. “울고 왔다 울고 가는 설운 사정을/ 당신이 몰라주면 그 누가 알아주나요.” 어머니가 빨래를 널며 흥얼거리던 노래다. 문득 그 시절 그리움에 하찮은 감상에 젖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늙으신 어머니가 그땐 몹시도 젊었다. 그러나 바지랑대는 혼자 서지 못한다. 빨랫줄을 끼우고 세워야 독립이 가능하다. 혼자서는 그냥 긴 막대기일 뿐이다. 하지만 빨랫줄을 끼우고 세워 두면 세찬 바람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고 흔들흔들 균형을 잘 잡아 준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도 바지랑대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끝과 끝에 서서 힘 있게 잡아 주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필요할 때 중간 어디쯤에서 받쳐 주는 바지랑대의 역할이 필요한 때가 있다. 지금의 한국사회에는 바지랑대 같은 사람이 절실하다. 좌우는 물론이고 세대조차 갈려 나라가 반쪽이 나 있는 상황에 바지랑대형 인간이 많아져야 한다. 가을이다. 또 한 시절이 가고 있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매체경영)
  • 고갱, 모네, 뭉크와 깊은 인연을 맺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고갱, 모네, 뭉크와 깊은 인연을 맺은 화가 [으른들의 미술사]

    폴 고갱의 동서, 클로드 모네의 친구, 에드바르 뭉크의 은인. 19세기 노르웨이와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인상주의 화가 프리츠 테울로브(Frits Thaulow·1847~1906)는 잘 알려진 화가는 아니지만 이 세 명의 세계적 화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 폴 고갱(Paul Gauguin·1848~1903)과 프리츠는 동서지간이다. 프리츠의 첫 번째 아내 잉게보르그 샬롯 가드(Ingeborg Charlotte Gad· 1852~1908)와 고갱의 아내 메테 소피 가드(Mette Sophie Gad· 1850~1920)는 친자매 사이다. 프리츠는 인상주의 창시자인 클로드 모네(Claude Monet·1840~1926)와 친구사이로 가까이 지냈다. 한 살 어린 형님인 고갱과 모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파리의 예술계를 접했다. 프리츠는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1863~1944)의 인생에서 고마운 은인에 해당한다. 뭉크는 외갓집 친척프리츠는 하랄드 테울로브와 니콜린 루이즈 뭉크 사이에서 10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형은 태어나자마자 한 살도 못 돼 사망했기 때문에 프리츠는 실질적인 장남 역할을 했다. 그의 아버지는 저명한 화학자였으며 어머니는 학자와 종교인, 예술인을 배출한 뭉크 가문의 딸이었다. 따라서 프리츠는 어려서 유복한 시절을 보냈다. 특히 그의 외할아버지 야콥 뭉크(Jacob Munch·1776~1839)는 프랑스 신고전주의의 대가 자크 루이 다비드의 제자였다. 이런 환경 덕분에 프리츠는 어려서부터 예술가의 길로 자연스레 접어들었다. 프리츠는 23세에 해양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코펜하겐 아카데미에 등록했다. 그는 초기에는 해양 화가로서 산, 바다 풍경을 그리며 날씨의 변화에 따른 성난 바다 풍경을 주로 그렸다. 그러나 그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아 밝고 화사한 화풍으로 자연을 그리기 시작하며 길, 마을 어귀 등 고즈넉한 마을 풍경을 주로 그렸다. 뭉크에게 세상을 보여준 은인프리츠는 화가뿐 아니라 미술행정가로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프리츠는 1882년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추계전’을 설립해 젊은 미술학도들에게 등용의 기회를 주었다. 덕분에 뭉크도 1883년 ‘추계전’에 처음 출품하고 3년 후 ‘아픈 아이’로 노르웨이 미술계를 흔들었다. 뭉크가 프리츠와 처음 관계를 맺게 된 것은 1884년 여름 프리츠가 주최하는 공개 야외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부터였다. 1885년 프리츠는 뭉크에게 해외 연수의 기회를 선사했다. 뭉크는 안트베르펜을 거쳐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박람회를 돌아보는 2주간의 기회를 선물받은 것이다. 이때 오슬로에만 갇혀있던 뭉크는 세상을 보았다. 거기서 뭉크는 국제적인 미술의 동향을 파악했다. 20대 초반의 뭉크는 그때 세계적 미술의 흐름을 목격했던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크로그가 그린 프리츠의 초상화를 보면 그는 얇은 미소를 짓고 자신이 늘 그리는 해양 풍경화 이젤 앞에 서 있다. 산타할아버지와 같은 인상을 보면 그는 마음이 넓은 사람 같아 보인다. 적어도 뭉크에게는 그랬다. 뭉크는 프리츠의 추천 덕분에 1889년부터 3년 연속으로 국비 장학금을 받아 프랑스에서 유학할 수 있었다. 뭉크에게 프리츠는 아낌없이 주는 산타 할아버지 같았다. 프리츠는 폭풍도, 해일도 없는 잔잔한 동네 풍경에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개울이나 개천과 같은 작은 강물을 그린 프리츠의 동네 풍경은 세계 시장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미 세상은 뭉크가 그린 불안, 두려움, 공포의 내밀한 감정을 그리는 세상으로 바뀌어 있었다. 프리츠는 바뀐 세상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세상을 바꾼 뭉크가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 이스라엘, 중동 재편의 순간을 포착하다

    이스라엘, 중동 재편의 순간을 포착하다

    이스라엘의 정치 지도자들은 이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완전히 제거하는 소기의 목적보다 훨씬 더 큰 목적을 성취하려 한다고 유럽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즉, 이슬람 수니파 이란이 지원하는 극단주의 무장세력과의 전쟁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중동의 권력 지형에서 유대와 아랍의 오랜 대결 구도를 청산하고, 유대국가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권력 지형을 재편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얻었다는 믿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중동 지역의 권력 이동에 대한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테헤란의 성직자 지도부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레바논 시아파 민병대 헤즈볼라의 자금 지원자, 훈련자이자 보호자 역할을 하는 이란인들의 권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영어로 된 연설에서 “고귀한 페르시아 국민에게 폭군의 지배에서 벗어나 이스라엘과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날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올 것”이라며 “중동에는 이스라엘이 도달할 수 없는 곳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과 같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 세력을 박살내면서 테헤란을 위협하고 맞서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이란이 사실상 지배하는 영토에서 정보전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제 이란의 중동 역내 권위에 직접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날려버린 것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장 최근에 테헤란에 던진 가장 노골적인 도전장이다. 이스라엘, 레바논 남부 리타니 강 위로 헤즈볼라 철군 요구할듯네타냐후 총리가 헤즈볼라의 지휘체계를 망가뜨리고 최고 정치·군사 지도자를 몰살시킨 뒤 끝날 것 같진 않다. 이스라엘군이 지상군 침공 결정에 앞서 행했던 모든 일은 침공을 위한 사전 작업에 불과했을 지도 모른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 북부에 배치된 군인들에게 “헤즈볼라와의 전쟁의 다음 단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군도 소집되어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 익명을 조건으로 폴리티코에 인터뷰한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 사회의 휴전 요구에도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2006년 레바논 전쟁을 종식시킨 유엔 결의안 1701에 따라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에서 29㎞ 떨어진 리타니 강 북쪽으로 군대를 철수하도록 강요하는 대규모 지상 공격을 시작하는 것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2000년 이스라엘은 두 나라와 합병된 골란고원을 분리하는 유엔이 정한 ‘블루라인’을 따라 레바논 남부 대부분에서 군대를 철수했다. 결의안 1701은 2000년 완료되지 않은 작업을 마무리하고 2006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스라엘군을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군과 UNIFIL(헤즈볼라는 제외)이 레바논 리타니 강 남쪽에서 단독으로 무장하는 것이었다. 이로써 레바논 정부는 남부 지역에 대한 완전한 주권을 행사하게 됐다. 그 사이, 최대 15,0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레바논 군대와 함께 평정을 유지하고, 쫓겨난 레바논인을 귀환시키고, 해당 지역의 장기적 안보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관리는 “이스라엘은 또한 헤즈볼라의 무기 창고, 물류 및 지휘 허브를 북쪽과 베카 밸리에서 계속 공격할 것이며, 고위 지휘관들을 위한 암살 임무를 계속 시행할 것”이라며 “이것은 헤즈볼라를 무너뜨려 레바논에서 가진 권력을 결코 회복하고 행사할 수 없게 할 수 있는 우리의 기회”라고 말했다. 나스랄라 암살 이후 네타냐후의 여론조사 수치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그가 공세를 연장하고 레바논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서방 동맹국과 지원 단체의 거듭된 휴전 요구를 무시할 수 있는 모든 정치적 이유가 있음을 함의한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골란 여단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에게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단계이지만, 마지막 단계는 아니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사용할 것이다. 그리고 반대편의 누군가가 그 역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모든 역량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모든 침공이 제한적이고, 표적화되고, 양측에 피해를 입힌 짧지만 치열한 전쟁을 촉발한 2006년만큼 광범위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에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남아 있고, 이로 인해 “일부 미군이 필요에 따라 연기하고 방어”하도록 이동하고 있다. “헤즈볼라 군사 인프라 파괴도 확전 이유”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사용하는 수사법은 중동 확전을 막으려는 미국 관리들의 말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네타냐후를 움직이는 것은 국내 정치적 논리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이유도 있다. 영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매튜 새빌은 “이스라엘은 자국군에 군사적 인센티브를 계속 제공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부를 파괴하고, 조정 능력을 손상했으며,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지상 침공이 직면하게 될 위험, 탄도 미사일의 장거리 위협, 그리고 현재 IDF 작전을 확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남부 레바논으로 가서 헤즈볼라의 군사 인프라를 파괴하기에 더 좋은 시기를 상상하긴 힘들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헤즈볼라가 수개월에 걸쳐 계속해 온 국경을 넘나드는 로켓 공격을 중단시켜 약 8만 명의 이스라엘 피난민이 북쪽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제한적인 전쟁 목표보다 훨씬 더 야심찬 목표인 “중동 지역 세력 재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의 현직 인사 외에도 전 모사드 국장인 타미르 파르도를 포함해 여전히 영향력 있는 전직 정보 및 보안 책임자 몇몇은 “중동을 재구성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지속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를 포함한 이스라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르도 전 국장은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동안 헤즈볼라에 가한 타격이 이스라엘에 놓쳐서는 안 될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이란의 가장 중요한 지역 동맹인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로 레바논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겸손한 의견으로는, 그들이 레바논에서의 통제력을 예전처럼 회복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IDF가 헤즈볼라에 입힌 엄청난 피해는 조직을 뒤흔들었다. 지난 2주 동안 살해된 헤즈볼라 최고 사령관 명단은 시아파 무장 세력의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후’(Who‘’s Who)처럼 읽히며 매일 추가되고 있다. 이란 주도 ‘저항의 축’ 와해에 미소짓는 사우디아라비아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분석가인 아메드 푸아드 알카티브는 “헤즈볼라의 정치 및 군사 고위 간부 거의 전부와 수천 명의 구성원 및 중간 지휘관이 암살되거나 제거되었거나 전투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이스라엘 도시와 목표물을 위협할 수 있는 대량의 전략 무기를 파괴했다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이란의 저항 축이 끝나가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는 걸프 지역을 포함한 많은 아랍 지도자들을 불쾌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일부 걸프 미디어는 이미 레바논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헤즈볼라를 비난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일간지 오카즈(Okaz)는 “헤즈볼라가 레바논이나 아랍의 이익이 아닌 이란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고 비난했다. 헤즈볼라와 이란은 모두 출구 전략이 없는 사면초가에 처했다.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 전역에서 충성스러운 대리 민병대를 물심양면 지원할 수 있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직접적인 전면전을 피하면서 비국가 무장세력을 이용해 대리전을 벌이며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폭격에도 무사했던 이스라엘은 이스파한 중부 도시 근처의 방공 레이더를 폭파하여 반격했다. 이는 이란의 핵 시설을 마음대로 파괴할 수 있다는 분명한 경고로 해석됐다. 지난 7월말 취임한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아랍 이웃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열망해 왔고, 서방에 교섭을 제안하면서 테헤란이 미국과의 핵 회담에 대해 더 진지하게 임할 준비가 됐다고 말해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모든 곳에 닿을 수 있다”하지만 페제슈키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란 정부가 운영하는 안가(게스트하우스)에 머물다 이스라엘이 발사한 로켓에 암살됐다. 이후 이란의 고위 지휘관들은 다마스쿠스와 베이루트에서 암살됐다. 지난달 17일 무선호출기(삐삐) 테러 이후 이어진 이스라엘 공군이 벌인 표적 공습에 하산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 최고위 지도부가 몰살됐다. “이란이 숨기려 하는 어떤 곳이든 닿을 수 있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와의 갈등에 직접 개입하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외교적으로 풀어보려는 시도는 수포가 될 수 있다. 올 초 이스라엘에 실패한 것과 같은 종류의 직접적인 미사일 공격을 개시하면 이스라엘의 군사적 열위를 드러낼 수 있고, 헤즈볼라는 혼자서 이스라엘에 맞서며 테헤란의 ‘말뿐인 지원’만 받는다. 그러나 유럽외교협회(ECFR)의 줄리앙 반스데이시는 “이스라엘의 추가적인 긴장 고조에 대해 경고하고 새로운 지역 질서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위험한 환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중요한 전술적 성과를 거뒀지만, 이스라엘의 안보적 필요를 지속가능할 수 있게 하고 일련의 지역 갈등을 종식하는 실행가능한 전략적 방법에서 여전히 분리돼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맹렬한 비판자인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폴리티코에 “이스라엘의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섣부르다”고 말했다. 그는 “텔아비브에 두세 개의 이란의 대형 미사일이 떨어지면 어떨까요?”라고 반문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