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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끼 똥 맛 보는 유별난 엄마, 이유 알고보니...

    새끼 똥 맛 보는 유별난 엄마, 이유 알고보니...

     사람들은 누구나 똥을 더럽다고 생각한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똥과 마주치면, 특히 같은 인간의 그것이라면 마치 괴물을 본 듯 놀라 코를 움켜잡고 피하기 마련이다. 더러워서 피한다기보다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그것은 아마 길거리에서 뱀이라도 보았을 때 취하는 행동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똥은 식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영양가의 보고이며 수억 미생물들의 진정한 거주지다. 그럼 인간과 같은 동물계에 속하는 다른 동물들의 똥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첫째, 동물들도 사람처럼 똥을 더럽다고 여긴다. 그렇게 보는 동물들은 대부분 육식동물이다. 그들의 냄새는 초식동물보다 훨씬 역겹다. 강아지 네 마리를 옥상에서 한동안 키운 적이 있는데 그 넓은 옥상에서 강아지들은 자기들 거주지와 가장 먼 반경에다 똥을 싸놓곤 했다. 고양이에게 모래 상자를 만들어 주면 반드시 그곳에 가서 싸고 감쪽같이 묻기까지 한다. 독수리 역시 엉덩이를 한껏 치켜들어 될 수 있으면 먼 곳으로 자기 물똥을 날려 보낸다.  둘째, 똥을 인식표로 취급한다. 똥은 종을 떠나 모든 동물들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만국어다. 최근에 멧돼지 퇴치용으로 호랑이 똥이 직효라고 소문 나서 한동안 호랑이 똥을 구하려고 예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그것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예전처럼 진짜 호랑이가 살았다면 분명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당연히 멧돼지는 천적인 호랑이가 있음을 똥 냄새로 인식하고 멀리 피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선행 학습이란 게 전혀 없기에 호랑이 똥의 경고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나 당나귀, 심지어 소까지 암컷의 오줌과 똥 냄새를 통해 생리 주기까지 알아내는 귀신 같은 후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최첨단 의료장비를 동원해도 아직 그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손이 없는 동물들은 촉각보다는 후각에 주로 의존한다. 아무리 더러운 똥이라도 일단은 코로 확인하고 보는 이유다.  셋째, 똥을 먹이로 생각한다. 호랑이, 낙타, 토끼, 개, 원숭이 등 거의 모든 동물은 유아 단계의 새끼 똥을 거리낌 없이 먹어 치운다. 말, 당나귀, 사슴은 오후에 배가 출출하다 싶으면 바닥에 널린 똥을 주워 먹기도 한다. 어린 새끼들에게도 장내 미생물을 빨리 정착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된다. 성격 급한 말과 토끼는 음식을 빨리 먹고 빨리 배설하는 관계로 영양소가 상당 부분 그대로 똥에 남아 있다. 그래서 마치 소의 되새김질처럼 똥을 다시 회수해 먹는 게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사람과 동물 사이에 똥에 대한 견해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많은 동물이 똥을 더럽다기보다는 유용하게 생각하므로 다수결 원칙에 따르면 사람들이 무턱대고 똥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의 원칙에 위배된다. 하지만 인간이 천성적으로 똥 모양 또는 그와 비슷한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태어나는 걸 어쩌란 말인가.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 회색 도심 속 대안적 삶 좌충우돌 DIY 도전기

    회색 도시에 갇혀 사는 사람 치고 전원생활을 꿈꾸지 않는 이는 드물 터다. 집 뒤 텃밭에 야채가 자라고, 앞마당엔 닭들이 뛰노는 그런 생활. 돈도 없고 땅도 없는 이들은 주말농장이라도 찾아가 아쉬움을 달랜다. 그런데 이마저도 안 되는 사람이라면? 별 수 없다. 전원을 내 집으로 가져 오는 수밖에. ‘내 손 사용법’(강수정 옮김, 반비 펴냄)은 ‘DIY’(Do It Yourself) 운동을 주도하는 잡지 ‘메이크’의 편집장인 마크 프라우언펠더의 좌충우돌 ‘DIY 도전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한때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칼럼과 책으로 업계를 주름잡던 인물이다. 그러다 ‘IT 버블’이 붕괴됐고, 그는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다. 저자가 맨 처음 떠올린 생각은 도시 생활을 접고 남태평양의 외딴 섬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희망에 부풀어 섬 생활을 시작했지만 “폐렴과 기관지염 그리고 발톱무좀과 사회적 고립에 만신창이”가 된 채 넉 달 반 만에 도시로 돌아오고 만다. 하지만 뼈저린 실패 이후에도 저자의 대안적인 삶에 대한 지향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DIY’, 즉 자급자족의 수공업 생활이었다. 저자가 도전한 분야는 다채롭다. 닭 기르기, 나무 숟가락 조각하기, 벌 치기, 텃밭 가꾸기등.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위트 넘치는 글 속에 생생하게 담았다. “사람들은 뭔가를 고장 낼까 봐, 뭔가를 망가뜨릴까 봐 두려워 한다. 안타까운 건 그런 두려움이 타당하다는 것. 결국 그렇게 된다. 물건들은 고장 나고 망가진다. 하지만 그건 더 풍요로운 삶, 주변의 사물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할 첫 번째 난관이다.” 이제는 DIY에 거의 중독된 상태라는 저자는 DIY를 통해 가족이 누리는 삶의 질이 확실히 향상됐으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나 시스템과도 더 의미 있는 관계를 맺게 됐다고 말한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역사 에세이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 펴낸 파페라 테너 임형주

    역사 에세이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 펴낸 파페라 테너 임형주

    파페라 테너가 책을 썼다. 서점가에 넘쳐나는 자전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사 에세이란다. 예약주문이 몰려 지난달 15일 초판으로 1만 5000부를 찍었다. 그런데 다 팔려 나갔다. 1만부를 더 찍었다. 궁금해서 책을 잡았다. ‘요부’ ‘팜므파탈’의 화신으로 각인된 장희빈이 주인공이다. 우리가 알던 모습과는 다르다. 첩의 딸로 태어났지만, 계급사회의 장벽을 넘어 국모(國母)까지 오른 신여성, 남인과 서인이 벌이는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 아들(경종)의 안위를 위해 목숨마저 내놓은 모성애를 가진 여인으로 재해석한 것. 30일 서울 태평로의 한 식당에서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를 펴낸 작가 임형주(25)를 만났다. ●계급사회 넘은 신여성으로 재해석 책이 잘 팔린다고 운을 띄웠다. 쑥스러운지 배시시 웃었다. “처음에는 상업적으로나 작품성 모두 불안했다. 관둘까 수십 번 고민했다. 하지만 장희빈이란 인물에 매료된 세월이 너무 길었다. 서른, 마흔이 되면 내 틀에 갇혀 모험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막무가내처럼 지른 거다.” 왜 장희빈이었을까. 어릴 적 자주 놀러 가던 외할아버지댁 서가에는 역사책이 빽빽했다. 수많은 위인을 제쳐두고 소년 임형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장희빈이었다. 당시 드라마 ‘장희빈’(1995)에서 정선경이 연기한 표독스러운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단다. “할아버지는 장희빈과 인현왕후, 숙종 사이에 얽힌 정치적 관계를 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줬다. 역사란 후대의 평가와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됐다.” 책의 에필로그에는 꿈에서 장희빈과 조우한 대목이 나온다. 진짜냐고 물었다. 그는 “많은 분이 책 팔려고 꾸며낸 얘기 아니냐고 하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사람이 어떤 일에 몰두하면 꿈에도 나오지 않나. 에필로그에 쓴 것처럼 긴 대화가 오간 건 물론 아니지만, 꿈에서 만난 건 분명하다.”면서 “어쩌면 서오릉에 있는 그녀의 묘지에 갔다 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꿈에서까지 장희빈 만났죠” 지난 2년 장희빈과 동거한 느낌이라고도 했다. “외국공연을 가는 비행기에서, 공연장과 방송국 대기실, 동네 카페에서 틈틈이 자료를 읽고 메모를 했다. 어른들 말씀으로는 너무 혼령을 오래 갖고 있으면 안 좋다고 하더라. 이젠 그 분을 떠나보내야겠다.”(웃음) 방송기자가 꿈이었다는 그는 앞으로도 글쓰기를 놓을 생각이 없다. 차기작 구상도 끝냈다. 이번에는 역사소설이다. 그는 “신라 진성여왕에 꽂혀 있다. 나쁜 여자한테 이상하게 끌린다.”며 웃었다. 이어 “사료가 정말 없어서 역사 에세이보다는 소설로 접근한다. 신라 왕족들의 근친상간은 일반적이었는데 유독 그에게만 음탕하다는 주홍글씨를 씌웠다. 그가 정치를 잘못한 것도 있지만, 그 때문에 신라가 망했다는 건 비약”이라고 강조했다. 작가 이전에 그는 가수다. 지난달부터 6년 만에 전국 투어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선 발매됐고, 국내에서도 곧 나올 아시아 통합앨범 ‘오리엔탈 러브’를 기념한 공연이다. 그는 “4집 누적 판매량이 10만장인데 요즘 음반시장에서 그 기록을 깨는 건 불가능하다. 판매량이 전부는 아니지만 스스로를 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과 부담이 너무 크다.”고 털어놓았다. 내년이면 데뷔 10년째다. 그는 “내년부터 보폭을 넓힌다. 미국에서 정규 1집을 낸다.”면서 “현지 크로스오버 전문 레이블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름 앞에는 수많은 ‘역대 최연소’ ‘한국인 최초’ 타이틀이 붙는다. 일부에선 삐딱하게 보기도 한다. ‘최연소’ ‘최초’를 수집하는 건 아니냐는 것. 그는 “어릴 땐 우쭐했다. ‘혹시 최연소인가요’라고 주위에 묻기도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요즘은 짐이 된다는 걸 느낀다. ‘최초, 최연소라더니 이것밖에 못 해?’라고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흑인들 너희 나라로 돌아가” 英전철 인종차별 충돌

    “흑인들 너희 나라로 돌아가” 英전철 인종차별 충돌

    아이를 무릎에 앉힌 채 욕설을 담은 인종차별적인 말을 서슴없이 하는 한 여성의 동영상이 영국언론에 공개돼 영국이 분노와 충격에 빠졌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의하면 문제의 동영상은 크로이든과 윔블던을 운행하는 남부 런던 트램(노면 전차)안에서 휴대전화로 촬영됐다. 문제의 여성은 아이를 무릎에 앉힌 채 트램안에 있던 흑인 승객들에게 인종차별적인 막말을 해댄다. 이 여성은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거지, 온통 흑인에 폴란드인 투성이야. 너희들 아무도 영국인이 아니지. 너희 나라로 돌아가 버려.”라고 소리 지른다. 이에 흑인 승객이 “말조심해라, 당신 아이가 듣는다.”고 상대를 하자 그 여성은 “상관하지 말고 너희 나라로 돌아가 버려!” 라고 대꾸한다. 그녀가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라는 말을 하자 뒷좌석에 있던 다른 흑인 여성과 시민들이 분노의 일성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이 여성과 상대를 하는 시민도 있지만 신경도 쓰지 않고 휴대전화만을 만지작거리는 백인여성도 보인다. 이어 그녀는 “너희가 오기 전까지 나의 영국을 위해 일했어.” ,” 트램안을 봐, 온통 흑인투성이야!”라고 소리 지른다. 27일 해당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려지자 순식간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됐다. 그 와중에 트위터에 올려진 글을 본 영국 교통경찰이 전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결국 경찰은 28일 밤 뉴 에디턴에 살고 있는 34세 여성을 체포해 인종차별적 언어폭력에 관해 조사 중이다. 런던 교통부의 대변인은 “모든 시민들은 차별의 두려움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대중교통 내에서 발생하는 인종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려진지 하루만에 35만 조회 수를 올리고, 5만 2천여 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는 “나는 백인이지만 이 여성의 행동이 혐오스럽다.”는 등 분노의 댓글들이 주로 달리고 있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손예진 ‘오싹한 연애’로 컴백…그녀, 인생을 말하다

    손예진 ‘오싹한 연애’로 컴백…그녀, 인생을 말하다

    낯가림이 심했다. 새로운 일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도 컸다. 대중 앞에 모든 것이 까발려지는 배우란 직업을 하기에 적합한 천성은 아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였나. 말로는 표현 못 할 기운을 느꼈다. 어린 나이였지만 평범한 직장생활 하면서 살 팔자는 아니란 걸 직감했다. 소녀는 배우를 꿈꿨다. 열일곱 살에 화장품 모델로 데뷔했다. 열아홉 살에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02년 영화 ‘취화선’ 조연으로 충무로로 영역을 넓혔다. 두 번째 영화 ‘연애소설’부터는 줄곧 주연만 했다. 배우라면 한 보따리씩 가진 무명 시절 고생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밖에서 보는 것처럼 운이 좋았을지도 몰라요. 다들 니가 무슨 슬럼프가 있었느냐고 해요. 그런데 십몇 년 동안 끊임없이 복기하고 자책하고 후회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항상 도돌이표 같은 고민을 해요.” # 상대역 캐스팅 안 됐지만 시나리오만 믿고 로맨틱 코미디 ‘오싹한 연애’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손예진(29)을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새달 1일 개봉하는 ‘오싹한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란 ‘도’에 호러란 ‘토핑’을 얹은 독특한 영화다. 기를 쓰고 쫓아다니는 귀신 때문에 연애는커녕 가족·친구로부터 버림받은 여자 여리(손예진)가 마술사 조구(이민기)를 만나 벌이는 달콤살벌 연애담을 다뤘다. 영화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이후 2년 만이다. 데뷔 이후 한해도 영화를 거르지 않은 점에 비춰 의외의 행보. 손예진은 “드라마 ‘개인의 취향’을 하고 나서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웨이’를 하기로 했었는데 시나리오가 바뀌면서 아예 빠졌다. 그 무렵 ‘오싹한 연애’를 받았는데 묘하게 새롭고 재밌었다.”면서 “내가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의 좋은 작품들을 했다고 자부하는데 좀 더 업그레이드된 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인감독, 게다가 상대배우 캐스팅도 안 된 상태에서 시나리오만 보고 결정했다. 전작 ‘개인의 취향’에서 5세 연하인 이민호에 이어 3세 연하인 이민기와 커플연기를 했다. 영화를 끌고나가는 건 오롯이 그녀의 몫. 손예진은 “그동안 (최민식·배용준·김주혁·김명민·한석규·정우성 등)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다 영화에선 처음으로 후배와 찍었다. 관객 입장에선 검증이 안 된 신인감독이니까 책임감이 더 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영화에선 처음으로 후배와 호흡 맞춰가며 그래서일까. 언론 시사 전날 1시간밖에 잠을 못 이뤘다. “하하하, 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시사회에 가요. 발가벗겨진 채로 도마 위에 놓인 느낌 같다고나 할까요. 기자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옷이 입혀질 수도 있고, 계속 발가벗겨진 채로 있을 수도 있는 거죠. 다행히 웃을 대목과 무서워할 대목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 나온 것 같아요.” 손예진에겐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작업의 정석’ ‘아내가 결혼했다’ 같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물을 만난 고기처럼 청순미와 섹시한 매력을 발산했기 때문. 물론 그녀가 과감한 연기변신을 시도했던 ‘외출’ ‘무방비도시’ ‘백야행’ 같은 영화의 흥행성적이 좋지 못했던 탓도 있다. “로맨틱 코미디는 두세 작품밖에 안 했는데 그 인상이 강하게 남았나 봐요(웃음). ‘외출’은 치정극도 아니고, 허진호 감독님 특유의 미묘한 감정선이 중요한 영화잖아요. ‘무방비도시’는 손익분기점은 넘었고. ‘백야행’은 워낙 특별하고, 뒤틀린 사랑 얘기여서…. 처음부터 대박과는 거리가 먼 걸 알았지만 선택한 거죠.” 곧 말을 이었다. “내가 새롭고 즐겁지 않으면 관객들이 재밌을 수 없잖아요. 변신을 위해 억지로 꿰맞춘 옷을 입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를 감싼 껍질을 끊임없이 깨뜨리고 싶어요. 장르적으로는 똑같은 멜로, 똑같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도 그 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야죠.” 손예진은 “두 번의 슬럼프가 있었다.”고도 했다. 2003년 드라마 ‘여름향기’를 끝낸 직후와 2008년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찍을 때였다. 두 번 모두 쉬어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작품 욕심에 일을 강행했던 게 패착. 정신적·육체적으로 패닉상태에 이르렀지만, 이겨냈다. # 나를 감싼 껍질을 깨뜨리고 싶었답니다 “결국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힘들긴 하지만 고민하는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몫인 거죠. 그런데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여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만큼 ‘연기관’도 달라졌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평생 연기만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란 회의가 문득 들어요. 뭘 할까 고민하다 음악을 좀 배워 볼까란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이걸 배워서 음악영화에 출연할 때 써먹으면 좋겠구나란 생각으로 연결돼요(웃음). 이 세상에 사는 이상 연기를 하지 않는 나는 재미없을 것 같아요.” 그녀는 또한 “연기를 할 때 철저하게 외롭지만 그 외로움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자연인 손예진으로 돌아올 때 느끼는 허탈함은 컨트롤이 안 된다. 나를 알아가는 즐거움과 고통, 욕망, 그 모든 것이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혼녀(‘연애시대’), 소매치기(‘무방비도시’), 기자(‘스포트라이트’), 팜므파탈(‘백야행’)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역할을 소화한 그녀가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그녀는 “30대에는 진한 여자들의 우정, 여성 캐릭터의 깊이를 더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델마와 루이스’나 ‘밴디트’ ‘몬스터’ 같은 영화에 끌린다.”고 털어놓았다. # 변신하려고 억지로 꿰맞춘 옷은 싫으니까요 조만간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우리 앞에 나타날 모습이 기대된다. 물론 피 흘리고, 재투성이가 된 손예진을 먼저 만나게 된다. 그녀는 요즘 생애 첫 번째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타워’현장에서 설경구, 김상경 등과 함께 재투성이에 피범벅으로 촬영 중이다. 배우 손예진의 껍질깨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라식 부작용?…충분히 예방 가능

    라식 부작용?…충분히 예방 가능

    회사원 K씨는 점심시간을 빼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모니터 앞에 앉아 있다. 근시도 심각하지만, 그보다는 난시가 심각해서 하드 렌즈로만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 렌즈를 끼고 있는 내내 눈이 건조하지만, 안경을 끼면 눈이 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회사에서 안경을 쓰는 일은 포기했다. 거기에 안경은 콧등에 자국이 생길 정도로 렌즈가 두꺼워서 세 번은 압축을 해야 한다. K씨가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꿋꿋이 렌즈착용을 고집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라식수술에 대한 두려움,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특히 ‘눈’은 한번 잃으면 평생을 후회할 수 있기 때문에 결심이 쉽지 않다. 하지만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거친다면 라식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수술하기 전에 각막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눈 검사를 하는데, 이때 약식으로 하는 라식 검사보다 2~3시간여에 걸친 25가지 검사가 중복 교차검사를 통해 가장 정확한 검사 데이터를 출력한다. 정확한 데이터에 근거하여 개인의 특성에 맞는 수술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트라라식, iFS라식 등 다양한 시력교정수술의 명칭은 수술 시 사용하는 레이저에서 따온 이름이다. 최신일수록 기술 발전으로 레이저의 효율이 좋다. 특히 최신 시력교정술인 iFS라식은 각막절편의 결합력이 좋아 수술 후 회복시간을 단축하게 하며 기존 라식수술보다 3.5배가량 외부 충격이 강하다. 그러나 수술에 사용되는 레이저가 미국 FDA, 유럽CE, KFDA 등의 기관에서 검증되었는지는 꼭 확인해야 한다. 안과 전문의 현준일 강남BS안과(강남비에스안과) 원장은 “라식수술은 각막 절편을 인위로 만들고 각막실질을 레이저로 깎아내기 때문에 수술 전에 환자에게 충분한 잔여각막이 있는지, 안전한 시술을 위해서 의사들이 수술 지침을 준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수술에 사용되는 소모품은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등 양질의 수술결과를 위해서는 수술실 클린 시스템에도 적극적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 전만이 아니다. 현원장은 “라식수술은 할 때보다 하고 난 이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 수술 후 진료는 수술의 연장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현원장은 부작용 없는 라식수술을 위해 개인으로 1만6,000 증례 이상의 시술 등을 통한 다양하고 풍부한 진료경험에서 얻은 임상 노하우로 시력교정수술 후 단 1건의 중요 부작용도 발생한 적이 없는 안전제일주의 라식수술을 우선한다. 또한 검사 후 진료, 수술, 수술 후 진료까지 수술 집도의가 전담하여 개인 맞춤식의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생명의 窓] 감정 다루는 법/오동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생명의 窓] 감정 다루는 법/오동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오는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감정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환자들은 두려움, 슬픔, 그리움, 분노, 원망 등 소위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래서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인들 중에도 감정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감추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남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남자들은 강하게 보여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받아왔다. 원시시대부터 남자들은 감정을 노출하면 나약하게 보이고, 서열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불안, 두려움, 슬픔 등의 감정은 전사나 사냥꾼 역할을 맡아야 했던 남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남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습성이 되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감정을 표현하는 데 미숙하다. 감정을 노출하는 것을 자존심 상한다고 싫어한다. 사랑보다는 자존심이 더 중요한 세대이다.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졌는데, 쿨하게 잊지 못한다고 자신을 나무라는 20대 후반의 여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지금은 사랑 타령을 할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헤어진 애인에 대한 그리움을 없애 달라고 필자에게 요구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실연을 당하면 빨리 잊기를 원한다. 구질구질하게 감정에 얽매이는 꼴이 한심하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불만을 표현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들이 있다. 이들은 항상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감정을 느끼는 뇌는 변연계로 뇌의 안쪽에 위치한다. 뇌 안쪽에 있을수록 진화과정 중에 먼저 생긴 기관이다. 그래서 변연계를 고(古)포유류의 뇌라고 부르기도 한다. 태고의 뇌가 발달한 후에 고등동물에게는 대뇌피질이 발달해 있다. 인간과 영장류는 뇌의 겉부분을 이루는 대뇌피질이 크게 발달해 있다. 대뇌피질은 이성적인 판단을 주로 담당한다. 변연계에서 느끼는 감정을 억압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이렇게 원초적인 기원의 감정이 일어나면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한다. 감정이 격해져 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별일 아닌 일로 울컥해서 친구나 아내를 죽이기도 한다. 감정은 우리가 환경에 적응하는 데 방해를 하는 듯하다. 그러나 감정이 없다면 즐거움도 없고, 의욕도 없어진다. 마치 바위처럼. 식물도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즐거운 음악을 틀어주면 야채 등의 수확이 많아지고, 더 아껴주고 사랑해 주면 화초가 더 잘 자란다. 그러면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될까? 화가 나는 감정을 억누르고, 그리운 감정을 아닌 척 부정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내부로 파고들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감정을 현실적 목표를 이루는 데 방해되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감정은 없어지길 바란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가족이 죽어서 슬퍼하는 사람에게 그만 슬퍼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 슬픔은 그만두겠다는 의지로 없어지지 않는다. 감정은 이성보다 더 원시적이다. 즉, 더 본능에 가깝다. 생리적인 현상과 비슷하다. 배고픈데 배고프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 배가 불러지는가? 배가 고플 때는 음식을 먹고 배고픔을 달래줘야 된다. 슬퍼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도 슬픔이 없어지지 않는다. 슬픔을 충분히 느끼고 스스로 그 감정이 풀어질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분노와 그리움, 불안도 마찬가지다. 없어지라고 주문을 외운다고 부정적인 감정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런 감정을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부르는 방식도 잘못이다.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필요한 감정이다. 생리적인 현상과 같이 그렇게 느껴야 될 필요가 있어서 느낀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위로하고 다독여야 한다, 그 감정이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 [FTA비준 이후] 국제통상 전문가 2인 긴급 좌담

    [FTA비준 이후] 국제통상 전문가 2인 긴급 좌담

    조만간 닥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는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파로 다가온다. 두 나라의 관세장벽이 허물어진 상태에서 우리 경제력의 10배에 달하는 미국의 거대자본과 고기술 상품들이 한국으로 봇물처럼 밀려들 것이란 두려움도 적지 않다. 한·미 FTA로 기대한 성과를 거두고 무역강국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치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정인교(50·경제학) 인하대교수와 허윤(48·국제 대학원) 서강대 교수의 긴급 좌담회를 통해 향후 한·미 FTA 시대를 어떻게 맞아야 할지를 짚어봤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의 의미는. -정인교 교수 FTA 상대국으로서 미국이 가진 장점도 있지만 상대국에 주는 부담도 있다. 그러나 거대 선진경제시장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한·미 FTA가 타결되면서 다른 국가와의 FT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세계경제가 어려운 시기지만, 경제 통상학적 측면에서는 지금이 가장 FTA가 필요한 시기다. -허윤 교수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0월 한·미 FTA 로드맵이 나오고 8년 1개월이 지나 비준됐다. 한·미 FTA 비준으로 한국은 왼쪽으로 유럽연합(EU), 오른쪽으로 미국, 뒤쪽으로 아세안이라는 삼각 무역편대를 구축했다. 독수리처럼 웅비하는 동북아의 명실상부한 허브 국가가 된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다른 FTA 사례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FTA가 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허 교수 정부는 한·미 FTA로 인한 농업 분야 대책으로 22조 1000억원+알파(α)를 제시했다. 그러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우루과이라운드(UR) 대책으로 농가에 쏟아부은 돈은 엄청나다. 2013년까지 206조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였음에도 농업과 축산업에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 정부의 방식을 계속하면 농업은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비교열세에 있는 분야를 혈세로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능성 높은 농가와 업체를 발굴해 인센티브 제공 중심으로 가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보상에만 몰두하다 보니, 우리 농가의 정부 의존적 경향이 심화됐다. 또 정부의 지원 대부분이 도로개설 등 토목사업에 그친 것도 문제였다. 예산을 얼마만큼 배정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낭비없이 내실있게 쓰였는지 점검하고 실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정 교수 한·미 FTA 비준으로 우리 경제는 전면 개방체제에서 작동하는 구도가 됐다. 이에 따른 기업과 국민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동반성장 등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부분은 계속 필요하겠지만, 경쟁의 미덕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경쟁 없이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개방에 따른 경쟁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등급을 한 단계씩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와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제고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하고, 민간도 마찬가지다. 국내 소비 부분의 합리성이 경제 수준에 비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일반적인 만큼, 루머에 휩쓸려 소비구조가 왜곡되거나 불필요하게 치우치는 모습은 개선해야 한다.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은. -정 교수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살아남기 위해 고부가가치와 차별화된 제품을 찾아야 한다. 뒤처지는 기업이 문제인데, 경제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구조조정을 꼭 나쁘게만 봐서는 안 된다. 구조조정의 정확한 의미는 상황에 따라 맞춰 나가는 것이다. 정부가 시행 중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는 미국과 한국 정도만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그러나 TAA는 자칫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와 예산낭비를 부를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부도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TAA는 살아있는 기업에 적용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TAA 혜택을 받은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은 FTA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환경이 달라진다. 기업들은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현실에 접목시켜야 한다. 코트라 역시 FTA관련 사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허 교수 미국은 TAA 예산 대부분을 근로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유지에 쓰고 있다. 의료보험 지원을 실시하고, 50세 이상 근로자가 재취업했을 경우 전 직장과의 월급 차액을 일정부분 지원한다. 반면 한국은 TAA가 중소기업 지원 위주로 활용하고 있다. 한계기업에 설비자금과 운영자금을 저리로 융자하고 있는데, 한계기업의 자생을 유도한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개방의 최종 피해자, 즉 실직 근로자와 소득이 줄어든 농어민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힘써야 한다. 혈세가 새는 각종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유망한 농가나 영농기업에 물류 기반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 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마케팅 기술을 전수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만으로는 역량의 한계가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전담기구를 둬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한·미 FTA로 인해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앞으로는 국내 대기업 위주, 직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통경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확대일로에 있는 온라인 유통시장과 미국의 저가 유통매장 등을 공략해야 한다. 한국은 EU 및 아세안과도 FTA를 맺고 있는 만큼, 생산 네트워크 구축도 새롭게 찾아야 한다. →한·미 FTA로 인한 국제 무역 환경 변화는. -허 교수 미국은 국제 무역에서 자국 경제가 좋을 때는 역내 균형전략을 썼다. 직접 나서서 세계 균형을 잡았다. 지금처럼 불황일 때는 역외 균형전략을 취한다. 미국은 중국 경제가 확대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FTA를 체결할 때 경제적인 측면도 중시하지만, 외교 전략적 요소를 더 고려한다. 미국의 첫 FTA 국가가 이스라엘이었고, 9·11 이후 중동 국가와 FTA를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도 ‘모범적’ 국가와만 FTA를 맺는다. 한·미 FTA 체결도 중국의 진격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미국 문서를 보면 FTA 국가 선정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적 양립가능성이다. 체결국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만큼 미국을 지지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중국과 FTA를 맺을 가능성은 없다. FTA 체결 의미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 및 EU와 FTA를 맺었기 때문에 향후 다자간 무역에서도 여유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타결이 예상되는 호주, 콜롬비아, 중국 등과의 FTA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세계 경제는 통합의 길로 갈 것이다. 통합의 속도는 과거 10~15년만큼 빠르진 않겠지만 결국 이뤄질 것이다. 경제 통합과 관련한 세계 지도에서 대격동이 일어날 지역은 동아시아다. 이미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정치·경제·군사적 리더십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의지가 여러모로 보인다. 위성을 발사하고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간 일본은 이를 알면서도 적극 나서기가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동아시아에서 리더십과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위축됐는데, 일본과 미국의 처지가 맞물릴 것이다.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국제 정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일본과 중국, 미국 사이에서 우리는 ‘숟가락’만 올리기만 하면 됐으나, 한국도 몸집이 많이 커지면서 ‘플레이어’가 됐다. 외교와 통상, 국방, 인적자원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현안으로 떠오른 한·중 FTA 전망은. -허 교수 한·중 FTA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한·중 FTA를 통해 경제적으로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얻을까 의문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경쟁력 있는 부분은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인데 중국의 제도 및 법률이 복잡하다. 중국의 제도적 변화를 우리가 유도해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얼마만큼 약속하고 이행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또 경제 외적인 요인인 외교와 안보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다. 우리가 동북아시아에서 어떤 위상을 적립해야 하는지 국민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 정리 오달란·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한양대 경제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동아시아비전그룹(EVAG) 사무국장 ▲한국통상학회 회장 ▲DDA FTA 농업통상포럼 위원 ▲대한상공회의소 국제위원회 위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세계은행 정책연구부 컨설턴트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FTA 교수연구회 이사 ▲한국국제통상학회 이사 ▲고등교육지원 아시아네트워크 대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지역연구소장)
  • 석해균 선장 “위기의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생각했죠”

    석해균 선장 “위기의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생각했죠”

    “납치와 구출작전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만 생각했습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58) 선장이 21일(현지시간) 영어 연설로 세계 각국에서 온 해양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석 선장은 이날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총회장에서 에프티미오스 미트로폴로스 IMO 사무총장으로부터 ‘세계 최고의 용감한 선원상’ 상장과 메달을 받았다. 총회장에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과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59)씨, 169개 회원국 대표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석 선장이 상을 받기 위해 지팡이를 짚은 채 일어서자 각국 대표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내며 아덴만의 영웅을 맞았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총회장에는 그의 피랍부터 병원 후송, 회복 과정까지를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해적행위에 두려움·분노·허탈감 느껴” 석 선장은 능숙하진 않지만 자신감 넘치는 연설을 통해 “납치와 구출작전 당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면서 “비록 여러 어려운 조건이었지만 그런 일들을 실천으로 조금씩 옮겼을 뿐이었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세계 여러 해역에서 아직도 선량한 선원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수많은 해적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데 대해 35년의 세월 동안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저로서는 두려움과 분노, 허탈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개탄했다. 석 선장은 “저와 동료 선원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해역에서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고 있을 모든 선원들을 위해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해적 퇴치에 적극 관여해 달라.”며 연설을 끝맺었다. ●“해적에 조직적 대응” IMO 목표 세워 권 장관은 석 선장의 수상을 축하하는 오찬 자리에서 “올해 IMO는 ‘해적에 조직적으로 대응하자’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해적과 관련된 공적을 인정받아 석 선장이 이 상을 받는 것은 해적 퇴치를 위한 IMO의 강한 의지의 표시”라고 말했다. 석 선장은 행사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별로 한 것도 없이 배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한국 사람으로서 해적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결과로 이런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인 최씨는 “(석 선장이 총상 수술을 받은 병원이 있는)살랄라로 갔을 때는 살아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의사 선생님에게 죽어도 한국 가서 죽도록 해 달라고 사정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과 의료진에 감사드리고 역경 속에서도 이겨낸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007년 제정된 이 상은 해상에서 인명을 구하고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특별히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어진다. 앞서 석 선장은 삼호주얼리호가 지난 1월 15일 아라비아해 인근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뒤 같은 달 21일 청해부대 최영함의 아덴만 여명작전 과정에서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줬다. 그는 당시 입은 총상으로 국내에 후송된 뒤 9개월간의 입원 및 재활 치료를 마치고 지난 4일 퇴원했다. 런던 연합뉴스
  • 카다피 차남 체포순간 “내 머리 쏴라”

    리비아 과도정부의 압델 라힘 알키브 임시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을 남부 사막지대에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한때 2인자로 군림했던 사이프까지 체포되면서 리비아 내 카다피 추종세력은 사실상 구심점을 잃어가는 양상이다. 이날 알진탄 부대 사령관인 알 아즈미 알아티리는 사이프가 니제르로 도피하려 한다는 경호원 제보를 받고 예상 도주로가 보이는 언덕에 중화기로 무장한 병력 15명을 배치한 채 사이프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새벽 그곳을 지나던 차량 2대에 사이프 일행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병사들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이프는 체포된 뒤 현지 사령관에게 “총으로 머리를 쏴 달라. 시신은 알진탄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으며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에서는 현금 4000달러와 소총 몇 자루, 수류탄 하나가 발견됐다. 목격자들은 사이프가 그를 풀어주는 대가로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현지 방송을 인용, 사이프가 석방 대가로 20억 달러를 제시하며 협상을 시도했으나, 반군들이 “혁명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부대 관계자는 체포 당시 사이프는 사막에서 수개월간 도피 생활을 하며 영양부족과 불안에 시달린 탓인지 두려움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자유 리비아 TV’는 구금된 상태의 사이프를 찍은 사진을 내보냈다. 그는 오른쪽 손가락 3개에 붕대를 감고 다리를 담요로 덮은 채 뒤로 젖혀지는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사하라 사막에 거주하는 이슬람 유목민 투아레그족 복장을 하고 있었다. 사이프의 재판 장소와 관련해 마흐무드 샴맘 과도정부 공보장관은 “리비아 법정에서 리비아 법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프를 모처에 구금한 알진탄 군부도 “그는 리비아에서 재판받아야 하며 법정이 꾸려질 때까지 그를 과도정부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P가 보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폐경

    [Weekly Health Issue] 폐경

    여성에게 폐경은 피해갈 수 없는 상실의 늪이다. 폐경을 분기점으로 ‘젊은 시절’과 ‘노년’을 구분한다. 이런 폐경을 겪으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위축된다. “내가 벌써….”라거나 “이젠 다 살았나.”라고 여기게 된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이런 생각에 심신의 변화를 방치한다. “다들 그렇게 사는데….”하는 식이다. 그러나 폐경 이후 주어지는 삶의 절반을 방치하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폐경에 맞설 이유는 많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다. 그래서 폐경을 ‘늪’이 아닌 ‘샘’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폐경에 대해 박형무(대한폐경학회장) 중앙대 산부인과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폐경이란 어떤 현상을 말하는가. 폐경(閉經)이란 난소 기능의 소실로 월경이 완전히 중단된 상태를 말한다. 보통 1년 이상 무월경이면 폐경기로 진단한다. 노화에 따른 자연 폐경과 난소제거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에 의한 인위적 폐경이 여기에 포함된다. ●의학적·사회적 관점에서 폐경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폐경 이후의 삶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연령은 49.7세 정도인데, 평균 수명이 83세임을 고려하면, 폐경 이후의 삶이 생애의 3분의1을 넘는다. 이 연령대가 되면 노화와 호르몬 변화로 골다공증·심혈관질환·노인성 치매 등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의학적으로 여성 건강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여기에다 사회적으로 아직도 중년 여성의 건강문제가 소홀히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여성 스스로도 폐경을 노화의 전조증상으로만 인식해 마냥 참거나, 여성성의 끝이라고 여겨 우울감·상실감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은 출산·육아·가족 생활의 중심이다. 여성이 신체적·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면 가족 역시 건강하지 못하다. 폐경기의 증상관리가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폐경의 원인은 무엇인가. 50대 초·중반에 들어 노화로 난소 기능이 떨어지고,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다. ●폐경이 초래하는 변화를 짚어달라. 먼저, 임신 능력을 잃게 되고, 호르몬 변화가 전신에 영향을 미쳐 혈관운동 증상, 비뇨기계 위축 증상, 심리적 증상 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호르몬 감소로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폐경 후에는 골밀도가 급감해 7∼8년이 지나면 골다공증으로 쉽게 골절상을 입기도 한다. 여기에다 중·노년기 이후에는 근육량이 줄어 기초대사가 위축되는 데다 활동량 감소 등으로 비만, 특히 복부비만 가능성이 높아진다. 복부비만은 체중이나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더라도 고혈압·당뇨병·심뇌혈관 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작용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덩달아 혈압인자의 합성이 변하면서 혈압이 높아지기도 한다. 심혈관질환은 폐경 후 약 10년, 알츠하이머병은 노화와 더불어 15년 후부터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의 폐경 추이와 특징을 설명해 달라.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불규칙한 생활, 스트레스 증가로 40세 이전에 조기 폐경을 맞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폐경기 증상을 감추거나 참고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전문의보다 주변 사람들의 체험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해 지혜로운 폐경 극복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폐경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신체적 증상으로, 초기에는 약 80%가 안면홍조, 수면 중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등을 겪는다. 우울감, 감정 변화 등 정신적인 증상도 함께 나타난다. 또 비뇨생식기 쪽에서는 질 건조 및 위축·요실금·방광염·성교통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불면증·의욕상실·성욕감퇴·감정변화·불안·신경과민 등의 정신적 증상도 보이는데, 이런 증상이 일시적이기도 하나 더러는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해 삶의 질과 자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런 증상이 괴롭다면 대책없이 참기보다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현명하다. ●치료법과 함께 각 치료법이 갖는 한계도 짚어달라. 대표적인 치료법은 호르몬요법이다. 줄어든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는 호르몬요법은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일 뿐 아니라 관상동맥 질환·대장암·알츠하이머병의 예방효과도 있다. 흔히 운동과 식이요법, 비타민제 등으로 폐경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런 방법은 의학적 치료에 비해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호르몬요법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유방암 발병과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러나 호르몬요법에 따른 유방암 발생 위험은 비만보다 낮은 수준이며, 최근에는 호르몬 병합요법이 약 5년까지 유방암 위험도를 유의하게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따라서 최소 용량을 사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유방검사를 받는다면 호르몬치료를 통해 폐경 후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특히 드로스피레논 성분이 함유된, 보다 진전된 호르몬요법은 고혈압을 억제하고, 체중 증가를 막아주는 부가적인 이득도 있다. ●폐경기 증상을 방치해 생기는 문제는. 폐경 증상은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나타나므로, 이를 해소·완화하기 위해서는 에스트로겐을 보충해주는 호르몬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에 따라 대한폐경학회도 60세 이하 폐경 여성에게 적절한 1차 치료제로 호르몬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폐경 증상을 방치할 경우, 증상은 일시적으로 사라질 수도 있으나 만성질환 발생 위험은 상존하거나 커지므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폐경과 관련된 정책상의 문제도 짚어 달라. 폐경 여성의 건강은 고령화시대, 양성 평등시대에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해야 하는 영역이다. 선진국의 경우, 국가 주도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진료지침이 제시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자료와 재원 부족 등으로 아직까지 진료지침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또 폐경 여성은 남성에 비해 건강검진 등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폐경기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기 위해서는 폐경을 ‘새로운 기회’로 인식, 활용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도입되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섬 떠날까 했는데 포격 뒤 맘바꿔…신도 수도 더 늘었죠”

    “섬 떠날까 했는데 포격 뒤 맘바꿔…신도 수도 더 늘었죠”

    “1년 동안 섬을 지키면서 절망도 고생도 참 많았습니다. 악몽을 딛고 새 희망을 찾는 주민들을 보니 가슴이 뿌듯합니다.” 인천 옹진군 연평도 연평장로교회 송중섭(45) 목사는 17일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교회 앞에 서서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섬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기도했던 송 목사에게 지난 1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북한군의 포탄이 쏟아진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 24일. 교회에서 열린 수요 저녁 예배 시간에는 미처 섬을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속속 모였다. 피난길에 나서지 못한 주민 수십명의 두려움과 고립감은 극에 달해 있었다. 송 목사는 주민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잠깐만 떠났다가 꼭 다시 돌아옵시다.” 다음 날 주민들을 이끌고 인천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인천의 한 찜질방에 머물면서 주민들을 돌보다 열흘 만에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마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다시 찾은 마을은 ‘유령의 섬’이었다. “포격으로 예배당의 유리창이 깨져 도리 없이 비좁은 교육관으로 예배 장소를 옮겨야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섬에 남은 주민은 얼마 되지 않았다. 예배를 보러 오는 주민이 4~5명에 불과할 때도 있었다. 송 목사는 섬에 남은 주민과 뭍에서 온 자원봉사자, 복구 인력, 공무원 등에게 교회의 문을 열어주었다. 주민들의 외로움을 달래 주고 공포감을 덜어 주는 일은 송 목사의 몫이었다. 송 목사는 주민들에게 “마을 주민 모두가 무사한 건 기적입니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위로하고 격려했다. 그렇게 연평교회는 섬에 남은 주민들의 안식처로 자리 잡았다. 지난 2월 김포에 머물던 주민 800여명이 섬으로 돌아오면서 현재 연평교회를 찾는 주민은 70여명에 이른다. 포격 이전보다 더 늘었다. 송 목사는 “예전에는 안 보이던 분들도 교회를 찾는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포격 전에는 ‘자연에 감사하고 열심히 살자’는 말씀을 드렸으나 지금은 ‘포격이라는 시련을 겪었지만 두려움을 잊고 담대하게 살아가자’고 당부한다.”고 했다. 포격 사건은 송 목사의 목표도 바꿔 놓았다. 지난해 3월 연평교회에 부임한 송 목사는 때때로 섬을 떠날 고민을 하곤 했다. 그러나 포격 이후에는 은퇴할 때까지 섬에 남겠다고 결심했다. “연평도를 지키는 게 내게 주어진 소명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글 사진 연평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정치권 FTA 대치] FTA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매달렸다

    [정치권 FTA 대치] FTA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매달렸다

    “이러고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만 죽고, 몸싸움을 해서라도 처리하면 같이 죽는다.”(한나라당 영남권 재선의원) “이제 와서 표결에 응하면 우리만 죽고, 몸으로 막다가 끌려나가면 같이 죽는다.”(민주당 수도권 재선의원) ●여, 대통령 제안으로 모처럼 한목소리 여야가 ‘공멸’의 길로 한발 더 다가섰다. ‘안철수 바람’을 맨몸으로 맞으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절감한 여야이지만, ‘공생’의 길은 한층 더 멀어진 양상이다. 벼랑 끝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아니라 여야, 국회 그리고 우리 정치가 섰다. 지난 4년간 한 번도 슬기롭게 국사(國事)를 결정하지 못한 18대 국회가 다시 멱살을 잡는 모습을 연출하면 의회 정치는 회복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미 FTA를 둘러싼 대치가 여야를 넘어 의회 정치까지 위협하고 있는 꼴이다. 여야가 ‘공멸’의 길로 가는 이유는 ‘혼자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민심 이탈로 위태로워진 한나라당은 FTA를 처리하지 못하면 전통적인 지지층까지 등을 돌려 당이 해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비준안 처리를 전제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재협상할 뜻을 밝히고, 미국이 호응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행처리 명분이 충분하다고 본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쇄신파 의원들은 합의처리를, 영남권 중심의 중진 의원들은 강행처리를 주장했는데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나라당이 모처럼 하나가 됐다. ●야, 야권통합까지 영향 운신 폭 적어 반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표결에 참여했다가는 존립의 이유조차 잃어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특히 이제 와서 표결처리를 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인 야권통합까지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는 ‘FTA 몸싸움’을 공멸로 보는 동시에 ‘본전치기’로 인식하기도 한다. 둘 다 죽어야 살아날 길이 있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FTA가 어떤 형태로든 처리되면 여야 모두 엄청난 격변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FTA 처리를 핑계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쇄신론 등을 미뤄 놓았다. FTA 국면이 지나가면 당 지도부 교체 및 청와대와의 관계 재정립, 공천 물갈이 등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본격적인 통합국면을 맞게 된다. 통합의 주도권은 총선과 대선에서의 생존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각 정파의 쟁투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극적 합의 처리해도 정치불신 못벗어” 기존 정치권이 ‘공멸’ 이후 새판 짜기로 어렵게 ‘부활’한다고 해도 FTA 후유증 때문에 민심은 정치권에서 더 멀어지고, 정치권 밖에서 ‘메시아’를 찾으려는 현상은 더 깊어질 게 뻔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처리를 한다고 해도 제도 정치권은 불신을 씻어내지 못할 상황인데, 몸싸움 장면이 연출되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특히 “개인적으로는 한·미 FTA를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찬반을 떠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와 무관하게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그 원인을 FTA 처리 불발에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FTA를 둘러싼 명분과 실리 등 모든 측면에서 여야의 차이가 너무 커 합리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의회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개 vs 사마귀 한판 대결 포착…승자는?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개와 사마귀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 마치 영화 ‘쿵푸팬더’에 등장하는 무적 5인방의 맨티스처럼 매서운 몸짓으로 상대방을 위협하는 사마귀가 포착돼 눈길을 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중국 쓰촨성 일대 길거리에서 포착된 강아지와 사마귀의 한판 대결을 나타낸 사진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그 곤충(사마귀)은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크고 위협적으로 보이는 강아지를 향해 용감히 맞섰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물을 보면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 알 수 없지만, 강아지와 사마귀는 서로 노려보고 있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물론 강아지가 아직 어리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사마귀보다 몸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사마귀가 이길 것으로 생각하는 이는 없겠지만, 마치 무적 5인방 맨티스처럼 멋진 당랑권을 사용하지 않을 까란 상상을 해보는 것도 흥미롭겠다. 함께 공개된 사진을 보면 강아지는 이빨을 드러내며 사마귀의 신경을 건드리지만 날카로운 앞발로 맞서는 사마귀에게 확실한 공격은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이든지 결판은 나게 된다고, 사마귀는 강아지를 향해 날아들어 앞발로 공격했고 그 강아지는 고통에 드러눕고 만다. 이때 사마귀가 함께 깔리면서 두 동물 모두 KO 상태가 되고 말았다. 이날 그 강아지는 임자를 잘못 만난 것이다. 야생의 사마귀는 조류, 쥐, 심지어 뱀 에게도 덤비는 두려움 없는 사냥꾼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생명의 窓] 산에서 배워야할 마지막 한 가지/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생명의 窓] 산에서 배워야할 마지막 한 가지/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가을 밤 빗소리를 듣는다. 모든 소리가 사라진 산사에서 듣는 빗소리는 선명하다. 작은 소리가 소리의 전부가 되는 것은 산사의 고요 때문이다. 이 순간 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차이는 없다. 때로 작은 먼지 하나가 온 세계를 품는다는 의미를 이런 순간에 만나고는 한다. 작은 깨달음이다. 산은 이렇게 말 없이 깨달음의 순간을 조용하게 건네준다. 산에 들어와 산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산은 처음 출가하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내게 말 없는 스승으로 존재한다. 계절이 가면 가는 대로 계절의 모습을 그려내는 산의 그 텅 빈 마음이 좋았다. 시간은 지나갔으나 시간의 자취가 남지 않는 것이 산의 모습이다. 산의 한결같은 모습은 시간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보여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으면 산으로 떠나는지도 모르겠다. 상여소리를 울리며 산에 올라 주검을 묻는 것은 시간의 지배를 벗어나기를 기원하며 올리는 영원을 향한 인간의 아름다운 의식인지도 모른다. 나는 가끔 말한다. 햇살 맑은 날, 그 햇살을 타고 눈발이 날리는 날, 어느 산사의 다비 장에서 한 줌 불꽃으로 사라지고 싶다고. 솔향기 가득한 그 불 냄새를 맡고 떠나면 다음 생애에도 다시 산을 찾아와 이렇게 살 것만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솔향기 가득한 불길 위에 누워 아마 나는 기도하고 또 기도할 것이다. 다음 생애에도 이렇게 산에서 사는 수행자가 되거나 산을 지키는 나무가 되게 해달라고. 산에 사는 사람은 산에서 죽는 것이 꿈이기도 하다. 산에서 살다가 나이가 들어서 죽거나 사고로 죽어도 그 죽음의 장소가 산이라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바람이 씻어주고 별들이 지켜보는 죽음이라면 그 죽음은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 많이 안타깝지만 박영석 대장의 죽음도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행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순결한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삶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곳에서 생을 마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이것은 삶의 집착을 떠난 사람만이 만날 수 있는 축복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직시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움은 없다. 존재의 본질을 벗어나는 욕망도 없다. 죽음은 이미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비우라고 일러주기 때문이다. 비우지 않으면 탐욕과 분노와 두려움의 지배를 벗어날 수가 없다.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만이 탐욕의 부질없음과 두려움의 실체 없음을 깨달을 수가 있다. 산이 시간의 지배를 벗어난 것은 그 마음을 텅 비웠기 때문이다. 산은 스스로를 비워 수목을 자라게 하고, 물을 흐르게 하고, 저 태양과 별빛을 머물게 한다. 산은 스스로 살려고 하지 않음으로써 죽음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생사에 걸림 없는 자유는 이렇게 유위의 욕망을 떠났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삶에 집착할 때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그것은 이미 죽음이 아니다. 삶과 죽음의 구분은 두려움이기 때문이다. 나의 은사 스님은 죽음을 앞에 두고도 이웃 마을에 나들이 가듯이 “나, 내일 새벽에 갈라네.”하는 한 말씀을 남기셨을 뿐이다. 은사 스님에게 죽음은 한때의 나들이였다. 그 나들이 같은 죽음 앞에서 눈물은 부질없는 것이었다. 운다면 그것은 아직 죽음을 죽음으로 바라보는 어리석음의 표현일 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울었다. 눈물을 훔치며 어리석게 그렇게 은사 스님의 마지막 불꽃을 바라보았다. 은사 스님은 산이었다. 빗소리가 떨어져 사라진다. 소리가 사라지고 고요가 남는다. 빗소리의 낙하는 고요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죽음 역시 자기를 비워 본래의 자기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본래의 자기를 찾아가는 그 길이 슬픔인 이유는 삶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산은 살고자 하는 마음을 버려 영원을 산다. 산에서 내가 배워야 할 한 가지는 비움이다. 비우고 비워 내가 없다면 너와 나라는 분별도 없고 삶과 죽음이라는 구분 역시 사라질 것이다. 존재가 온 우주로 구현되는 순간, 삶은 비로소 고요한 자유가 된다. 산 아래 살면서 나는 얼마나 나를 비우고 있는가. 빗소리가 낙하해 고요가 되는 시간이 스스로 깊어간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3) 경북 상주시 상현리 반송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3) 경북 상주시 상현리 반송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1904~1987)은 신화가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짚어보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도덕적 질서를 정당화하고 공고하게 하는 사회적인 기능을 가진다.”고 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깨닫고 일관된 우주 질서를 회복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신화는 좋은 세상을 이루기 위해 사람이 당장에 실현해야 할 사람살이의 가치를 담고 인구에 회자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신화를 인류의 가장 오래된 철학이라고 하는 근거다. 오래된 나무들에 어김없이 전해오는 신화와 전설도 결국은 지금 우리가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담은 이야기라는 데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크고 오래된 나무의 줄기 안에 신화 속의 동물인 이무기가 산다는 식의 흔하디흔한 이야기는 더 이상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큰 나무의 가지를 꺾는다거나 베어내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 역시 성장과 발전 위주의 산업사회에서는 우스개조차 되지 않는다.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반송에 얽혀 전해오는 전설은 이 같은 전설들과 조금 다르다. 물론 500살 된 이 나무에도 어김없이 이무기는 산다. 뿐만 아니라 나무 줄기 속의 이무기는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사전에 큰 소리로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흉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는 고마운 이무기다. 짚어보면 이 역시 흔한 전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호들갑스러워질 까닭은 없다. ●줄기속엔 전설 속 짐승 이무기가 그러나 또 하나의 별난 전설이 있다. 이 나무에서 잎을 따는 것은 둘째 치고, 저절로 땅에 떨어진 솔잎을 주워 가기만 해도 천벌을 받는다는 전설이다. 그것도 당대에 그치지 않고, 삼대에 걸쳐 이어지는 끔찍한 벌이라고 한다. 물론 천벌의 구체적 내용은 없다. 그저 공포심을 일으키는 엄포 정도이지만 이야기를 알고 나서는 나무 곁에서 조심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떨어진 솔잎이 거름 되는 자연의 이치 물론 소나무의 한 종류인 반송은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겨울에도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상록수다. 하지만 한번 난 잎이 평생 달려 있는 건 아니다. 낙엽성 나무처럼 한꺼번에 잎을 떨구지는 않아도 오래된 잎은 하나 둘 떨어지고 새잎이 난다. 수명 없는 생명체는 없는 게 자연의 이치이고, 솔잎도 그 이치에서 예외일 수 없다. 땅에 떨어진 솔잎은 나무 뿌리 근처에 모여 잘 썩은 뒤에 나무의 거름이 된다. 쉬 썩지 않는 특징 때문에 솔잎이 썩으려면 시간이야 걸리지만, 나무에게는 더없이 좋은 거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름이 되기 전에 일쑤 솔잎을 주워 가곤 한다. 불쏘시개뿐 아니라 송편을 찔 때도 요긴해서다. 사람에게 솔잎이 쓰이면 쓰일수록 나무는 스스로 지어낸 양분을 잃는 셈이다. 요즘이야 다른 종류의 질 좋은 거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나무가 스스로 자라야 했던 옛 시절에라면 언감생심이었다. 이 같은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혜로운 한 어른이 나무를 오랫동안 지켜내기 위해 솔잎을 보존하자고 생각했을 게다. 따로 거름을 주지는 못할망정 솔잎이 온전히 썩어 거름이 되는 것만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돌아보면 이는 자연의 순환 원리를 잘 반영한 매우 슬기로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사나운 짐승인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도 솔잎을 주워 가면 천벌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모두 한 그루의 나무를 오래 지켜내기 위한 지극한 노력의 결과이지 싶다. “그냥 보기에 좋잖아. 마을 사람들이 애지중지 지키는 좋은 나무이기는 한데, 그런 이야기는 잘 모르겠는걸. 언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저이는 알려나?” 상현리 반송 바로 아래 첫 집에 사는 팔순의 동관댁 할머니는 이 마을에서 수십년을 살았지만 나무의 전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거듭되는 질문이 성가셔진 할머니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에 접어드는 다른 노인에게 대답의 순서를 넘기고 만다. “나도 모르겠는데, 그게 어디서 나온 이야기지? 옛날에야 그런 전설이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다 잊혀진 거지.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솔잎을 주워 가지 말라는 전설은 가물가물하네.” 느릿느릿 몰고 오던 자전거를 세우고, 동관댁 할머니 곁에 주저앉은 신인재(71) 노인 역시 전설의 근원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우리 나무를 지키기 위한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이야기는 가뭇없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솔잎을 주워 가면 삼대에 이어 천벌을 받는다는 별난 전설은 상현리 반송을 생각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슬기로운 이야기다. 그러나 곁에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조차 이제는 잊힌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불과 30년 전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1982년 당시의 기록에만 화석처럼 남아 있을 뿐이다. ●전설은 잊혀져도 지혜는 솎아내 지켜야 “정월 대보름에 제사를 지내고, 단오 때에 그네를 매고 놀던 것도 꽤 오래된 일이야. 한 20년 전까지 하고 요즘은 안 하지. 좋은 나무이니, 그냥 바라볼 뿐이지. 굳이 전설을 이야기할 겨를이 있나?” 한 그루의 나무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이야기가 사라진다는 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전설은 사라진다 해도 전설과 함께 나무를 지키려 한 옛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지혜만큼은 오래오래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첫걸음임에 틀림없다. 캠벨의 일갈처럼 ‘신화는 지금 우리가 실현해야 할 삶의 가치’인 까닭이다. 글 사진 상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50-1. 당진상주고속국도의 화서나들목에서 좌회전하여 화서면사무소 방면으로 간다. 곧바로 나오는 화령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학교 울타리를 끼고 우회전하여 250m 간 뒤에 우회전하면 하현마을이다. 여기에서 300m 남짓 더 들어가면 상현1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다시 400m쯤 더 들어가면 길 끝의 나지막한 언덕 위로 나무가 보인다. 나무가 서 있는 언덕 앞에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 “MS는 파트너에게 두려움 조장 구글, 안드로이드 OS 무료 제공”

    “MS는 파트너에게 두려움 조장 구글, 안드로이드 OS 무료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안드로이드) 파트너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전술을 쓰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계속 무료로 제공할 것이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강력한 모바일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MS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슈밋 회장은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만들었지 MS가 만든 게 아니다.”며 “MS의 안드로이드폰 특허 침해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제조사들에 두려움을 조장하는 전술일 뿐”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MS가 최근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핵심인 삼성전자 등 구글 안드로이드 파트너들을 특허 침해로 압박하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출한 것이다. MS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해 특허 로열티 협상을 벌이며 자사의 윈도폰 파트너로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파트너 혁신적 제품 탄생 슈밋 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안드로이드 파트너들에 대해 “매우 혁신적이고 영리한 기업들로 전 세계 스마트폰 팬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이 구글이 생각하지도 못한 형태의 안드로이드 제품을 탄생시켰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소문으로 돌던 안드로이드 OS의 유료화 가능성에 대해 “현재도 앞으로도 무료로 남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슈밋 회장은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최선을 다해 사수할 것이며 파트너와의 협력도 계속 강화할 것”이라며 “구글이 인수를 진행 중인 모토로라도 독립적으로 운영해 안드로이드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가 전기를 통해 “구글이 애플의 창의성을 훔쳤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잡스는 20년 친구로 그가 사망한 후 책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면서도 “구글의 창의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고 분명한 건 안드로이드는 아이폰이 나오기 전에 이미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애플이 구글의 앱을 차별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는 그런 차별이 없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구글 자체가 가장 큰 자랑거리 구글에 대한 솔직한 느낌도 털어놨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글 제품은 유튜브나 G메일이 아닌 구글 그 자체”라면서 “내 인생의 10년이라는 시간을 구글의 혁신에 바쳤고 그게 가장 큰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슈밋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및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한국의 인터넷 정책이 더욱 개방적이고 현대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 대중화의 기적을 일궈낸 국가로 글로벌 혁신 리더의 자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마카오-백스테이지를 사랑한 사람들

    마카오-백스테이지를 사랑한 사람들

    요즘 마카오의 쇼 비즈니스계를 달구는 두 주인공은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와 호평을 얻고 있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다. 베일을 ‘꽁꽁’ 두르고 있던 그들이 ‘화끈하게 보여 주겠다’는 초대에 며칠 상간으로 두 명의 기자가 마카오로 달려가야 했다. MACAU 백스테이지를 사랑한 사람들 요즘 마카오의 쇼 비즈니스계를 달구는 두 주인공은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와 호평을 얻고 있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다. 베일을 ‘꽁꽁’ 두르고 있던 그들이 ‘화끈하게 보여 주겠다’는 초대에 며칠 상간으로 두 명의 기자가 마카오로 달려가야 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쇼 스테이지. 그 무결점의 판타지를 완성하기 위해 백스테이지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두 눈과 발로 확실히 보고 왔다. 전설이 된 서커스 Cirque du Soleil <ZAIA> 아시아 최초의 태양의 서커스 상설공연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자이아ZAIA>가 화려한 막을 올린 것이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그동안 1000번이 넘는 공연을 했으니 변신을 할 때가 되긴 했다. 지난 9월 초 ‘전혀 다른 쇼’라고 불릴 만큼 달라진 <자이아>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흥분되는 일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태양의 서커스 www.cirquedusoleil.com 퀘벡의 거리에서 태어나다 한 무리의 거리 공연단이 있었다.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한 그들은 춤을 추고, 불을 뿜고, 죽마를 타는 등 놀라운 묘기를 보여주었다. 질 셍 크루아가 창립한 극단의 이름은 ‘벵 생 폴 마을의 죽마 타는 사람들’이었다. 이후 그들은 ‘하이힐 클럽’을 창단하고 ‘벵 생 폴 마을의 카니발’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각지에서 온 거리 공연자들이 공연을 펼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문화 이벤트는 1982년부터 1984년까지 개최되었고, 사람들은 하이힐 클럽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퀘벡 주를 대표할 서커스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고, 그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기 랄리베르테가 훗날 태양의 서커스의 가이드 겸 창립자가 된다. 1984년 캐나다 창립 45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기 랄리베르테는 직접 공연을 만들고 축제 조직 위원회측을 설득했다. 겨울이 혹독한 캐나다에서는 연중 공연을 펼칠 수 없었기에 해외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것이 극단에게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이것이 바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커스인 ‘태양의 서커스’의 시작이다. 그후 ‘태양의 서커스’가 보여준 성장의 속도는 놀랍다. 1984년에 불과 73명이었던 직원은 이제 1,300명의 아티스트를 포함해 5,000명으로 늘어났다. 2011년 현재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 공연은 상설공연과 투어쇼1)를 포함해 22개. 1984년부터 지금까지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줄잡아 1억명에 이른다. 올해만 해도 1,5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이 세기의 서커스들을 만났다. 한국에서도 공연 투어마다의 매진은 물론이고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2)에서 주인공(성유리 役)이 태양의 서커스 공연기획자로 등장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상상하지 못할 상상을 위하여 ‘태양의 서커스’의 미션은 명료하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감성을 자극하고,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다. 태양의 서커스가 내놓고 있는 모든 공연의 공통점은 ‘환상과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몽환적인 분위기, 시공간을 초월한 캐릭터,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들의 기예가 특수 효과와 조명 등의 최첨단 기술을 만나서 매번 상상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태양의 서커스’는 1992년 이후부터 어떤 공적 자금이나 사적 기부금을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최상의 공연을 꿈꾸며 세계 여러 곳에 있는 200여 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재능을 쏟아 붓고 있다. 또 이 밖에도 컨벤션, 외식 사업, 여성 피트니스 프로그램 주카리3) 등, 자신들의 창조적인 역량이 접목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무려 7개의 태양의 서커스 쇼가 공연 중인 라스베이거스의 미라지 호텔에 있는 ‘레볼루션 라운지’와 아리아 리조트 & 카지노의 ‘골드 라운지’는 외식 사업에 대한 태양의 서커스의 관심을 증명한다. 아시아 유일의 태양의 서커스, ZAIA 태양의 서커스가 아시아로 처음 눈길을 돌린 것은 1992년이었다. 일본 도쿄를 핵심 거점으로, 홍콩, 호주, 싱가포르, 한국 등 15개 아시아 도시를 순회하며 지금까지 5,500번 이상의 공연을 선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2008년 8월28일, 라스베이거스 샌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 호텔에서 아시아 첫 상설 프로덕션인 <자이아> 극본·연출 질 마흐4)를 론칭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일본의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제드Zed>가 상설공연을 시작했다. 두 쇼 모두 올해 1,000번째 공연 기록을 갱신했다. 아직 한국에는 상설 공연이 없기도 하거니와 (지금까지 5개의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관람한 경험으로 단언컨대) 태양의 서커스는 공연마다 완전히 다른 콘셉트와 감동을 선사하기 때문에 태양의 서커스 상설공연이 있는 국가를 여행하게 된다면 일부러 쇼를 챙겨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지진과 쓰나미로 큰 타격을 입은 일본 디즈니랜드측이 후원 중단을 결정해서 <제드>가 올해 12월까지만 공연될 예정이다. 이로써 <자이아>는 아시아 유일의 태양의 서커스 상설 쇼가 된다. 1 주인공 ‘자이아’는 우주 비행사가 되어 우주의 비밀을 밝히고 싶어하는 어린 소녀다 2 4중 공중그네를 이용하는 아티스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워크와 정확한 호흡이다 3 공연이 시작되기 전 아티스트들이 관객들을 맞이하며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로 웃음을 주었다 1)투어쇼는 빅 탑Big Top이라는 간이 무대를 설치해 올려진다. 한국에는 2007년 <퀴담Quidam>과 2008년 <알레그리아Alegria>, 올해 <바레카이Varekai>를 위해 올림픽 경기장에 빅 탑을 설치했었다. 2)태양을 삼켜라 2009년 방영된 SBS 수목드라마. 여배우 성유리가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공연장에서 태양의 서커스팀과 직접 촬영을 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전까지 태양의 서커스가 드라마에 등장한 것은 <CSI 라스베이거스> 밖에 없었다고 한다. 3)주카리 핏 투 플라이Jukari Fit To Fly 태양의 서커스와 의류 브랜드 ‘리복’이 함께 개발한 여성용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서커스의 공중 그네를 응용한 플라이 셋Fly Set에 매달려 근력 운동을 하는 방식이다. 주카리는 이탈리어어로 ‘놀이’라는 뜻이다. 4)자이아ZAIA 그리스어로 ‘삶’이라는 의미이며,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우주 비행사가 되어 우주의 비밀을 밝히고 싶어하는 소녀, 자이아의 꿈을 따라 공연이 전개된다. 환상의 생명체가 모여 사는 우주와 별, 행성들의 세계를 본 소녀가 결국 인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special encounter 대니얼 라마르 태양의 서커스 CEO 언젠가 책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 그와의 만남은 깜짝 선물에 가까웠다. ZAIA 3주년 기념행사의 테이블에 갑자기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그가 쏟아내기 시작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식사 시간이 영원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어떻게 태양의 서커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나? 나는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저널리스트로 홍보대행사와 방송국 등에서 일했다. 오래 전에 창립자 기 랄리베르테를 만나 태양의 서커스의 홍보 컨설팅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기는 내게 대행료를 지불할 수 있는 형편도 못 됐다(웃음).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기가 내게 전화를 해서 CEO를 제안했을 때 나를 그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었다. <비틀즈 러브> 공연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다. 무려 3년을 끌었던 길고 지루한 협상이었다. 비틀즈 멤버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15년쯤 된 것 같은데, 어느날 기과 나는 무작정 런던으로 날아가서 조리 해리슨의 ‘콜’을 초초하게 기다리게 됐다. 그가 기분이 좋아야만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대기하다 연락을 받고 달려가서 마침내 공연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1) 그날 맥주를 엄청 마셨다. 어느날은 조리 해리슨과 그 아내 올리비아와 함께 식사를 했었는데, 그 아들이 와서 ‘아마도 당신이 두 사람과 함께 식사한 마지막 사람이 될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두 사람이 이혼을 하더라. 태양의 서커스 CEO로 나는 흥미로운 사람들은 많이 만났다. 언젠가 이런 숨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마이클 잭슨도 생전에 ‘태양의 서커스’를 매우 좋아했다던데. 그는 ‘태양의 서커스’의 거의 모든 쇼를 보았을 정도로 열렬한 우리의 팬이었다. 그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것은 우리가 쇼에 사용하는 화려한 의상과 분장이었다. <마이클 잭슨 더 이모털 월드 투어Michael Jackson The Immortal World Tour> 쇼를 5년 전부터 준비했는데 마이클 잭슨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다. 이제 마이클 잭슨이 없어서 아쉽지만 쇼 무대에서 그의 모습을 담은 많은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10월부터 월드 투어 쇼를 시작했는데 1년이 지나면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설 공연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1,500여 명의 연기자를 어떻게 선발하고 관리하나? 태양의 서커스에는 장애인 연기자도 있고, 72살의 고령 연기자도 있다. 몬트리올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캐나다 회사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취업 비자 등의 문제가 하도 복잡해서 우리 회사만 전담하는 캐나다 외무부 직원이 있을 정도다. 연기자 선발은 연중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데, 당장 투입할 쇼가 없더라도 ‘대기 연기자’로 계약을 맺고 임금을 지불하고 있다. 현재 20여 명이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각 쇼마다 출연하는 연기자를 고정했지만 지금은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가? 내 생애 단 한번 사인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한국에서였다. 2008년 <블루오션 전략>2)이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한국에 갔었다. ‘거리의 악사에서 최고의 블루오션으로’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내게 사인을 해달라고 했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인상 깊은 사건이었다. 1)비틀즈 러브의 공연은 2006년에 시작됐고 초연에는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뿐 아니라 오노 요코, 올리비아 해리슨, 바바라 바크 등 비틀즈 멤버의 아내들과 줄리안 레논, 다니 해리슨 등 자녀들이 모두 참석했었다. 2)블루오션 전략 2005년 한국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베스트셀러로 ‘레드 오션’에 대한 경쟁에서 벗어나 ‘블루 오션’을 공략하는 전략을 소개했다. 태양의 서커스가 전통적인 서커스를 현대적인 예술로 승화해 새로운 공연 형태를 개척한 사례로 소개됐었다. (김위찬 저 / 강혜구 역 / 교보문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make up·prop·back stage·costume Behind Scene 서커스보다 신기한 <자이아>의 백스테이지 태양의 서커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우리가 보는 75명의 아티스트가 전부가 아니다. 그 뒤에 110명의 기술자가 움직이고 있다. 못 박는 사람조차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 것은, 그들이 이 무대를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시선을 무대 뒤로 옮겨서 객석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make up 그 어떤 아티스트보다 아름다운 용모로 시선을 사로잡은 메이크업 담당자 쉐넌 야후Shannon Yoho prop 소품을 담당하는 새론 커스터스Sharon Custers가 백드롭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우주인 소품 옆에 서 있다. 공연에는 3가지 다른 스타일의 자전거 25개가 사용된다. Do it Yourself 아티스트는 물론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도 모두 스스로 메이크업을 한다. 처음 배울 때는 두 시간 이상이 걸리기도 하지만 익숙해지면 45분 만에 변신을 끝내는 연기자도 있다. 땀에 쉽게 지워지지 않고 색이 잘 드러나도록 초벌 메이크업을 한 뒤 백색 파운데이션을 덧칠하고 그 위에 다시 한번 메이크업을 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일년에 사용되는 백색 파운데이션이 1,000개가 넘는다. 연간 소모되는 인조 속눈썹이 500여 개, 파란색 반짝이는 2kg 정도다. <자이아> 무대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워렌 도노후Warren Donohoe Safety <자이아>의 백스테이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30~40여 명의 기술자가 필요하다. 난이도가 높은 연기가 많기 때문에 태양의 서커스에서는 모든 연기자를 위한 구조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신호를 보내는 동작이 있고, 구조까지 15분 정도가 걸린다. 36개의 카메라 모니터를 통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엘리베이터는 정해진 사람이 정해진 시간에만 탑승할 수 있다. 공연 초반에 등장하는 ‘시티 스케이프’ 세트는 아티스트들이 뛰어다니기 때문에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안전에 대한 모든 기준은 캐나다 몬트리올의 규정을 준수한다. 핸드 투 핸드 곡예사의 의상은 제2의 피부와 같은데, 마치 얼음과 크리스털 같은 질감의 나뭇잎을 입고 있는 듯하다. 옷감에 그려진 패턴은 스크린 프린트 기법으로 인쇄한 것이다. Polar Bear 북극곰 안에는 2명의 아티스트가 들어가 머리, 입, 눈, 다리 등을 조종한다. 머리 안쪽에 작은 카메라가 있어서 스크린을 보면서 곰의 안무를 펼친다. 의상을 부풀리고 아티스트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2개의 송풍기도 돌아간다. back stage 간단해 보이는 소품 하나에도 프로그램이 심어져 있어서 불빛의 색깔이나 위치가 자동으로 변하게 된다. 소품을 옮기는 손수레는 무선 조종으로 초당 1.8~3m씩 이동한다. Sphere 공연이 시작될 때 무대 한가운데에 놓이는 지름 7.6m의 거대한 구는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초당 1.8m이상의 속도로 무대와 객석의 천장을 회전하게 되는데 내부에 6개의 프로젝트가 설치되어 별자리 등의 영상을 아름답게 투영한다. 표면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The Theatre 둥근 지붕과 원근법으로 거대한 망원경을 연상시키는 <자이아>의 무대는 마치 마야족의 천문대처럼 생겼다. 천장의 높이는 24m, 자이아가 떠나는 우주로의 여정에 잘 어울리는 시간 초월의 공간이다. Star Drop 3,000개의 광섬유를 이용해 별이 가득한 마카오의 밤하늘을 재현한 ‘스타 드롭’은 높이와 폭이 모두 30m가 넘어서, 제작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백드롭이었다. 정확한 표현을 위해 실제 별자리를 사용했다. Sun 공연이 끝날 때쯤 등장하는 청동으로 도금한 태양은 지름이 6m가 넘고 무게는 414.58kg에 이른다. Artists <자이아>에는 75명의 아티스트와 3명의 풀타임 코치가 있다. 그중 중국인 아티스트는 총 13명으로 3명의 댄서와 10명의 곡예사가 있다. costume <자이아> 의상팀 슈퍼바이저 데보라 린든Deborah Linden <퀴담>에서 4년 반을 일했고, 2년 전부터 <자이아>에서 의상을 담당하고 있다. Washing 아티스트들은 2벌 이상의 의상을 보유하는데 공연이 끝나면 의상팀에서 매일 분리해서 손세탁을 한다. 기존의 옷감뿐 아니라 주변의 온갖 소재들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톡톡 터진다. 공연에는 가발, 모자, 신발 및 액세서리를 포함해서 1,500여 개 의상이 필요하다. Textile 의상에 주로 사용하는라이크라는 미국 ‘뒤퐁’사가 만든 스판덱스의 상표명으로 신축성, 내열성이 뛰어나고 세탁, 땀 등에도 쉽게 변형되지 않아 산업용, 군수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자이아>에서는 처음으로 무게가 가벼운 폴리에스테르 천도 사용되었는데, 다양한 색깔을 입히는 승화sublimation기술을 사용했다. Plaster cast 태양의 서커스 아티스트가 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몬트리올에 가서 얼굴 석고상을 뜨는 것이다. 정확한 신체 치수를 재는 것은 물론 얼굴 두상을 떠서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가발이나 머리장식을 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의상의 접히는 부분마다 안정장치를 연결하기 위한 고리들도 숨어 있다. Idea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의상 곳곳에 숨어 있다. 자이아 쇼의 휴먼Human 캐릭터들이 쓰는 모자는 펠트 천으로 된 바디에 빗살 모양의 장식이 머리 앞부분에 달려 있다. 자세히 보면 그 장식이 ‘케이블타이’ 라고, 집에서도 흔히 쓰이는 전선 정리용 끈이다. Ticket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는 이름 그대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테마로 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춘 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다. 모두 스위트로 구성된 3,000여 실의 객실은 기본이고, 3,000여 대의 슬롯머신과 750개의 게임 테이블을 갖춘 대규모 카지노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100만 평방미터의 부지에 입점한 약 330여 개의 쇼핑몰과 30여 개의 레스토랑은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리조트보다도 규모가 크다. 이 밖에도 운하 위를 유유히 저어나가는 50여 대의 곤돌라, 얼음조각전 ‘아이스월드’, 스파 등 각종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해서라도 꼭 챙겨 보아야 할 것은 역시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다. 장소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상설공연장 시간 90분 공연, 오후 8시(매주 수요일 공연 없음), 예매 사이트에서 정확한 스케줄을 확인해야 함. 문의 마카오 (853) 2882-8818, 홍콩 (852) 6333-6660 www.cirquedusoleil.com 관람료 성인 MOP$388~1,288(한화 약 6만~20만원), 아동 MOP$194~394(한화 약 3만~6만원) Letter from Macau 태양의 서커스 의상은 완벽해요! <자이아> 의상팀 유은경씨 이 글을 쓴 유은경씨는 5,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태양의 서커스에서 단 두 명뿐인 한국인 직원 중 하나다. 현재 의상을 관리하는 쇼진행 담당으로 공연이 시작되면 무전기를 차고 의상실에서 대기하며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불가능이라고 했던 꿈을 이루다 의상 디자인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이 있어서 배웠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TV에서 <퀴담>을 보았을 때 그 충격이란 말도 못하죠. <퀴담>이 2007년 첫 내한공연을 왔을 때 같이 일해 오던 감독님이 합류하게 되었고, 그것이 태양의 서커스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었어요. 투어쇼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알 만한 공연 이력이 필요했어요. 지원에서도 10번도 넘게 떨어졌죠. 처음 한두 번이야 기대도 안했지만 다섯 번이 넘으니 안 되겠더라고요. 아예 태양의 서커스 홈피에서 자격요건을 프린트해서 벽에다 붙여놓고 하나씩 채워나가면서 4년을 준비했어요. 오로지 한 회사만을요. 그러다가 <퀴담> 공연부터 간간히 메일을 주고받던 의상팀 슈퍼바이저 데보라에게 <자이아>에 합류하라는 제의가 들어왔어요.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22개 쇼를 가진 태양의 서커스에 한국 국적을 가진 직원은 저와 라스베이거스 <오O> 쇼에서 일하는 홍연진씨뿐이랍니다. 3개월간 평가기간을 통과하고 마침해 아티스트 연습실에 태극기가 걸리게 된 날은 정말 뿌듯했어요. 끼가 넘치는 아티스트들과 산다는 것 연기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건 무척 재미있어요. 너무 유쾌하고 끼가 넘치는 사람들이거든요. 물론 쉬는 날 장바구니를 들고 지나가는 연기자들을 보면 ‘사는 건 다 똑같구나’ 싶기도 하지만요. <자이아>에는 남녀가 호흡을 맞춰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순서가 꽤 있어요. 에어리얼 뱀부Aerial Bamboo와 핸드 투 핸드Hand to Hand 배우들은 실제로도 부부에요. 같이 연습을 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대요. 그래서 스케이트 액트Skate act 배우들도 당연히 부부일 줄 알고 연애사를 물어봤다가 민망했던 적이 있었죠. 그리고 무대 매니저 중에 카미Kami라는 분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불어를 구사하고, 요즘 러시아를 배워서 무려 5개 국어를 할 줄 알아요. 다음 장면 아티스트들을 대기시키는 콜을 그들의 언어로 하더라고요. 태양의 서커스 직원들은 대부분 2~3개국 언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저도 요즘엔 불어 수업을 신청해서 듣고 있어요. 공중그네라고 말하는 트래피즈Trapeze 아티스트들도 재밌어요. 브라질에서 서커스를 하다가 온 친구들인데 알고 보니 형, 동생, 사촌동생, 삼촌 등으로 이루어졌어요. 보통 그렇게 가족이 함께한데요. 의상마다 이름표를 붙이는데 중간 혹은 끝자리 이름이 똑같아서 처음엔 뭐가 잘못된 줄 알았어요. 완전한 의미의 ‘맞춤 의상’을 제작하다 태양의 서커스 의상은 ‘디자인’이라는 의미에서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원단의 컬러염색부터 패턴까지 각자 캐릭터에 꼭 맞게 배정되기 때문이죠. 쇼에는 고난이도의 신체 움직임이 필수라서 의상 제작에 있어서도 인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마요Maillot라고 불리는 무용수용 보디수트는 색깔이 스무 가지가 넘어요. 아티스트들의 피부톤이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이죠. <자이아>는 상설극장쇼라서 업무환경이 좋아요. 하지만 저의 다음번 목표는 투어쇼로 옮기는 것이고, 언젠가 한국에도 가고 싶어요. 그전에 여기에서 한국에서 접해 보지 못했던 염색법을 꼭 배우고 싶고, 태양의 서커스 의상들을 다루는 법도 더 배워야 해요. 저의 핵심 기술은 구두입니다. 패턴부터 제작까지 모두 할 수 있는 기술은 의상팀에서도 아직까지 저 혼자랍니다. 일하는 동안 우리팀 모두에게 구두를 하나씩 선물한다는 작은 목표를 세웠어요. 태양의 서커스는 직원들의 창의력을 중요시해서 1년에 한번씩 모든 분야에 걸쳐 아이디어를 공모하는데 저는 올해 <자이아> 기념품 디자인을 응모했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제가 아이디어를 낸 투어링 쇼가 실제로 제작되면 좋겠어요. 너무 꿈같은 얘기라고요? 한국에서 제가 태양의 서커스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다들 꿈같은 얘기라고 했었답니다. 제가 <자이아>를 떠나서 다른 투어쇼로 가더라도 한국에서 또 다른 분이 도전해서 오셨으면 해요. 그래서 여기 걸린 태극기가 내려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 꿈의 도시에서 만난 꿈의 워터쇼 The House of Dancing Water 공연 1년 만에 마카오가 자랑하는 지상 최대의 수중 쇼로 자리잡은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1주년 기념행사로 그 어느 때보다 들뜨고 화려했던 공연 현장에 다녀왔다. 환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마음을 빼앗은 수중 쇼는 마카오의 야경보다 아름다웠고, 백 스테이지와 프랑코 드라곤 예술 감독에게서 들은 공연의 숨겨진 면면은 새삼 쇼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다. 글 Travie writer 김명희 취재협조·사진제공 시티오브드림즈 www.cityofdreamsmacau.com 프랑코 드라곤 엔터테인먼트 그룹 www.dragone.mo 지상 최대의 워터 쇼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물과 역동적인 연기자들의 완벽한 연기가 스펙터클함을 더한다 세계 최대 규모 수중 쇼의 탄생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가 짧은 기간 안에 성공을 이룬 배경에는 시티 오브 드림즈의 수장인 로렌스 호Lawrence Ho 회장의 문화에 대한 열정이 있다. ‘마카오 카지노 황제’라고 불리는 스티브 호의 아들인 로렌스 호 회장은 세계적인 쇼를 만들기 위해 태양의 서커스 쇼 제작에 참여했던 예술 감독 프랑코 드라곤Franco Dragone1)을 만났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아이디어와 몇 년간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 바로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다. 약 20억 홍콩달러(약 3,0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만든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시티 오브 드림즈2) 내의 전용 극장 ‘댄싱 워터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중 쇼로, 공연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벌써 70만명이 넘는 관중이 다녀가 리조트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상품이자 마카오에서 꼭 봐야 할 쇼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90분 이 한 편의 아름다운 수중 서사시는 신비로운 왕국을 통치하던 왕의 죽음 이후, 자신의 아들을 왕좌에 올리려는 뱀의 여왕과 그에 대응하는 선한 힘인 공주, 그리고 운명처럼 왕국에 떠내려와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낯선 이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수중과 지상, 공중을 넘나드는 기술적인 화려함과 사람의 한계를 넘어선 듯 대범하고 다채로운 서커스와 무용, 묘기는 그 자체로 예술이 되어 시작과 동시에 사람들을 순식간에 몰입시킨다. 뱃사공이 유유히 노를 젓던 바다는 주인공이 뭍에 닿자 언제 그랬냐는 듯 육지로 변해 버린다. 지하에서 올라온 중국풍 정자에서 주인공과 공주가 찰나의 만남을 가지고 있노라면 방금까지 아름답게 춤추던 분수가 격노한 듯 흔들리며 사방에서 그들의 만남을 방해하는 적들이 날아오고 나무는 불타오른다. 그렇게 적들에 의해 우리 속에 갇혀 버린 공주가 수십 미터 상공으로 치솟아 오르고, 그녀를 쫓던 안타까운 시선이 다시 아래로 내려올 때쯤에는 어느새 무대에 물이 찰랑이고 있었다. 공중에 매달린 그네와 샹들리에에서 조심스레, 그러나 중력이나 두려움 따위는 벗어던진 듯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몸짓은 그녀들이 입고 있는 옷보다 빛나는 하나의 작품이 되곤 했다. 아찔할 정도로 환상적인 90분이었다.3) 자칫 단순할 수 있는 선악구조 속에서도 배우의 표정과 손짓 하나하나, 물의 흔들림 하나하나가 순간순간 진중하고 적절했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측이 자신들의 공연을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쇼show like no other on Earth’라고 말하는 이유를 공감할 수 있었다. ‘태양의 서커스’ 같은 새로운 개념의 공연이 국내에 덜 알려졌던 때,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도시의 그 어떤 볼거리보다도 공연을 본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카지노 도시의 화려함을 무색케 했던 공연은 어떤 것일지 궁금했었다. 그리고 첫 마카오 여행을 다녀온 후, 나도 그녀처럼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마카오의 화려한 야경도, 입에서 녹는 에그타르트도, 이국적인 세나도 광장도 인상적이었지만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공연만큼 내게 감동을 주진 못했다’고. 1 물에 떠내려온 낯선 이가 신비로운 세상에 도착하는 장면. 물과 연기, 조명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조정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2 공연의 히로인 프린세스. 흰색 의상과 우아한 발레가 수십개의 분수와 어우러져 그녀가 연기하는 ‘선’과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3 깃털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백조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물가에 떠 있는 우아한 백조들의 군무다 4 수중 씬 곳곳에는 다이버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 있다 1) 프랑코 드라곤이 참가한 태양의 서커스 작품으로는 <퀴담>, <미스테어>, <오>, <라 누바> 등이 있다. 2) 시티 오브 드림즈는 세계적인 명성의 크라운, 하드록,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더해 42만 평방피트 규모의 카지노, 20개 이상의 레스토랑과 바,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브랜드숍, 공연장이 리조트를 구성하고 있다. 3)공연 줄거리의 바탕은 전통적인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하지만 결국에는 보편적인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칠정’, 즉 인간의 일곱 가지 감정과 삶의 모습을 물속에 녹아내려 했다는 깊은 성찰이 쇼 곳곳의 디테일에서 묻어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make up·prop·back stage·costume Behind Scene 보고도 믿을 수 없었던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백스테이지 공연을 보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백스테이지 투어를 기다리며 또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던 배우들의 대담한 연기와 무한하게 변화되는 듯 보이던 무대의 비밀에 대한 호기심, 무대 뒤에서 바삐 움직이는 그들을 직접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었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팀이 비밀스레 공개한, 어쩌면 공연보다 더 재미있을 생생한 무대 뒤 이야기. control booth 무대는 하나가 아니다 무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콘트롤 부스는 말 그대로 공연의 모든 부분과 상황들을 콘트롤하는 쇼의 브레인 같은 곳이다. 270도 원형구조의 객석, 공중, 무대, 수중 등등 모든 곳의 상황이 이곳에서 관찰되고 통제되어진다. 이곳에서는 무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하나로 보이는 중앙 무대는 사실 다섯 부분으로 나뉘어져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각 부분들은 지하 7m까지 내려갔다가 1분 안에 올라오고 몇 초 안에 물기가 마르는 것이 가능해, 바다였던 곳이 순식간에 육지가 된다. Performers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진정한 볼거리는 연기자들이다. 화려한 무대와 테크닉 속에서도 단연 빛나는 그들의 세심한 연기와 훈련된 몸짓 하나하나는 가히 예술이다. Prop 공연 초반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상어떼의 출현 씬 또한 보이지 않는 공로자들인 다이버들의 얼굴 없는 연기가 빛나는 장면이다. 다이버들도 카메라 및 통신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모든 것이 차질 없이 진행되어진다. costume 방수 소재로 제작된 400점의 의상들 공연에는 뮤지컬 <카르멘>, <토요일밤의 열기>, 우디 앨런 영화 등에서 의상 디자인을 맡았던 수지 벤징어Suzy Benzinger가 디자인한 400여 점의 의상이 사용되었고, 수중과 지상을 오가는 쇼를 위해 특수 방수 소재로 만들어진 신발과 의상들이 제작되었다. 의상에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1만5,000여 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 장식을 사용했다. Theatre 용을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전용관 ‘댄싱 워터 극장’은 원형구조로 어디에 앉아도 쇼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39개의 크고 작은 분수와 올림픽 수영장 5개 사이즈의 무대 밑 수영장이 화려한 워터쇼를 완성한다. Monitoring 무대는 그것 외에도 장면마다 바뀌는 백그라운드 3D영상과 조명, 음악, 연기 등 다양한 기술적 요소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곳이다. 이 복잡한 과정들은 부스 안 7명 남짓한 기술자들의 손에 의해 각각 통제되고 있고, 책임자는 여러 개의 모니터를 보면서 이 모든 것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관찰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26m의 낙하, 초당 8m의 비행 Secret of Flying Artists 공주가 갇힌 케이지에 매달려 주인공과 적들이 올라가는 이 장면처럼 쇼의 많은 극적인 장면들이 공중에서 연출된다. 최고 26m 높이에서의 점프, 초당 8m의 비행. 눈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속도감이 아찔하다. property 물속에서도 볼 수 있는 야광 글루 깊은 수영장 밑에서 정확하게 위치를 알고 무대로 올라가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은 후에 무대 바닥을 자세히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무대 바닥에는 작은 야광 글루가 붙어있어 어두운 물속에서도 따로 라이트를 쓰지 않고 그 위치를 알 수 있게 해놓았다. 소품은 물에 녹슬지 않는 소재를 사용하고, 안전 범위 내의 최소한의 전기만 사용하는 등의 수칙도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People CEO 로렌스 호, 예술감독 프랑코 드라곤 그리고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연기자들과 스태프들. 공연은 약 130명의 제작 스태프 외에도 2년간의 오디션 후 뽑은 80여 명의 연기자로 구성된다. 25개 국적의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완벽한 쇼를 만들어내는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스태프 제이Jay 지상 8층, 약 36m 위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공중에서 오고가는 배우들과 소품을 담당하고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높은 백스테이지에는 바닥의 푸른 라이트나 움직이는 플랫폼 같은 장치들이 있어 배우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동 루트나 뛰어내릴 장소를 정확히 알고 빠르게 이동하게 도와준다. 철저한 훈련을 거친 연기자들이라 위험한 상황은 일어난 적 없지만 만약을 위해 이 높은 곳에도 위급상황을 위한 구조시설이 철저하게 준비되어 있다. 홍보담당자 플로렌스Florence 밝은 웃음을 지닌 그녀가 소개해 준 의상실에서 연기자들의 의상과 소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깃털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붙여가며 만든 백조들의 의상과 소품, 순수한 여주인공의 기품있는 화이트 드레스, 흥미로운 의상과 소품들 중에서도 특히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촘촘히 박힌 해골 소품은 탄성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수중테크닉 스태프 제프Jeff 그는 다이버들이야말로 눈에 띄지 않지만 공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말한다. 배우들과 함께 수영해 안전하게 수면으로 올려주는 일도 하고 잠겨 있던 소품을 적절한 타이밍에 올리는 일 등 공연의 중요한 장면들이 다이버들에 의해 연출된다. 수영장의 지름은 약 15m, 깊이는 8m 정도로 다이버들이 다닐 수 있게 수온은 항상 30도 정도로 유지된다. Ticket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시티 오브 드림즈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의 ‘하우스’는 마카오 코타이 지역에 위치한 ‘시티 오브 드림즈City of Dreams’에 설치된 전용극장이다.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마카오에서도 최고급 종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손꼽히는 곳으로 마카오 여행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온갖 즐거움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시티 오브 드림즈가 단순한 카지노 리조트가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로 차별화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장소 마카오 시티 오브 드림즈 댄싱 워터 극장 시간 90분 공연, 오후 5시, 8시 (공연 없는 날이나 시간대가 있으므로 예매 사이트에서 정확한 스케줄을 확인해야 함) 문의 마카오 (853) 8868-6688 , 홍콩 (852) 8009-00783 www.thehouseofdancingwater.com 관람료 성인HKD480~880(한화 약 7만~13만원) 아동HKD340~620(약 5~9만원) VIP예약 HKD 1,380(약 20만원) *현지에서는 홍콩달러와 마카오달러가 1:1로 통용된다. special encounter 유연한 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 프랑코 드라곤Franco Dragone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예술 감독 ‘프랑코 드라곤 엔터테인먼트 그룹Franco Dragone Entertainment Group’을 설립한 그는 ‘태양의 서커스’나 ‘퀴담’같이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세계적인 쇼에 참여해 고유의 색깔과 분위기를 만들어 왔으며 그 공로로 국민 훈장과 비평가 공로상 등을 받았다. 예술 감독의 입장에서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를 소개한다면. 처음 이곳에 와서 중국 문화를 이해하고 물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쇼는 한마디로 지금까지 내가 보고, 배우고, 살아온 삶의 합성체라 할 수 있다. 이 공연을 통해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관객과 소통하고 싶었다. 물론 이 쇼의 볼거리는 스펙타클한 테크닉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사람들의 감정과 몸짓을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이해하는 유니버설한 비언어적인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공연을 제작할 때 당신의 마음가짐은 어떤 것인가? 공연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호응을 받아야 하지만 이익을 쫓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우선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항상 쇼에 시를 넣는다는 마음으로 예술과 비즈니스 간의 밸런스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결국 사람들을 끌어오는 것은 그 부분일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공연처럼 ‘물이 되라’1)는 것이다. 차주전자에 들어가면 차주전자의 형태가 되고, 대접에 들어가면 대접의 형태가 되는 ‘유연하고 여유로운 물’ 말이다. 삶은 아름답고 젊음은 뭐든지 될 수 있는 물 같은 존재란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은 세계적인 예술감독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예술가의 느낌이 강하다. 공연은 정원을 가꾸는 것과 비슷하다. 꾸준히 가꾸지 않으면 결국 아무도 찾지 않게 된다. 안주하지 않고 라이브 쇼의 장점을 살려 연기나 스토리 라인 등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를 통해 그렇게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내가 울면서 쓰지 않은 시 남들도 울며 읽지 않아요”

    5년 전쯤 따뜻한 봄날의 일이다. 시인 도종환(57)과 충북 보은에서 만난 적이 있다. 건강이 좋지 않아 한적한 황토 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그는 암탉 한 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기특하게도 암탉은 현관문 신발장이 있는 곳에 거의 매일 알을 낳는다. 도씨에게는 그런 암탉이 유일한 벗이자 시를 쓰는 마음의 상대였다. 이어 상사화가 피어 있는 곳으로 가 대화를 한다. 혼자 살지만 결코 외롭지 않을 만큼 여러 벗을 두었다. 그렇게 시인은 절해고도 같은 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었다. ●내 문학의 시작은 “가난·절망·눈물…” 그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시인이 됐다. 부드러우면서 곧은 시인으로 말이다. 그가 이번에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한겨레 출판 펴냄)를 출간했다. 이 책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부터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쳤던 날들, 교육 운동을 하다 감옥에 간 이야기, ‘접시꽃 당신’으로 가족과 함께 상처받고 힘들었던 시절, 아파서 숲에 들어가 혼자 보내야 했던 시간들의 이야기까지 절절하게 담았다. 시인의 오랜 지기인 판화가 이철수의 채색 그림이 시를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여기서 작가의 말을 잠시 들어보자. “가난과 외로움과 좌절과 절망과 방황과 소외와 고난과 눈물과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 내 문학은 시작됐고 그것들과 함께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것들이 없었다면 나는 시인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 많은 아픔의 시간을, 거기서 우러난 문학을, 나의 삶, 나의 시를…. 결혼한 지 채 몇 년이 되지 않아 아내가 암에 걸려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울면서 시를 썼습니다. 그리고 내가 울면서 쓰지 않은 시는 남들도 울면서 읽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살면서 수많은 벽을 만났습니다. 어떤 벽도 나보다 강하지 않은 벽은 없었습니다.” 1만 5000원. ●제13회 백석문학상 수상 겹경사 4일 낭보도 날아들었다. 창비가 주는 제13회 백석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 수상작은 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로, 상금은 1000만원이다. 심사위원단은 “이순에 가까운 시인이 발견한 의외로운 시적 경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운명 혹은 ‘다른 시간’의 겸허한 수락”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식은땀만 흘린 박주영

    설렘과 두려움, 부자연스러움과 실수. 원래 ‘처음’이란 게 그렇다. ‘축구천재’ 박주영(아스널)이 꿈에 그리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주영은 2일 영국 런던의 에미리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르세유(프랑스)와의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F조 4차전에 선발출장해 62분을 뛰었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박주영은 후반 17분 로빈 판 페르시와 교체될 때까지 열심히 뛰었지만 변변한 슈팅 기회 한 번 잡아보지 못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판 페르시도 단독 찬스를 놓치는 불운 속에 아스널은 득점 없이 비겼다. 현지 언론의 평가도 최악이었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주영에게 평점 5를 매겼다. 안드레 산토스와 나란히 팀 최저 평점이다. 알렉스 송이 7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고, 축구전문 골닷컴도 박주영에 대해 “페이스가 뒤처지고 발걸음도 무거워 보였다. 판 페르시의 대체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만 했다.”며 팀 내 최하인 평점 5를 줬고, ‘최악의 선수’(flop of the match)로 꼽았다. 아스널 아르센 웽거 감독은 “도박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박주영을 선발로 내보내고 판 페르시를 벤치멤버로 놨던 자신의 전술에 대해 평가했다. 원래 판 페르시가 선발로, 박주영을 교체멤버로 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웽거 감독은 박주영을 선발로 내보냈다. 웽거 감독은 “판 페르시가 최근 너무 많은 경기에 나섰다. 이번 주말 웨스트브로미치전을 앞두고 있어서 휴식이 필요했다.”고 박주영을 선발로 내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박주영에 대해 “지난주에는 잘 해줬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경기의 페이스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빅토리아 플젠(체코)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전 바르셀로나 입단 뒤 통산 199골을 기록 중이었던 메시는 전반 24분 페널티킥으로 200호골을 완성했고, 전반 추가 시간과 후반 추가 시간 쐐기골과 마무리골까지 책임지며 통산 202호골을 달성했다. 바르셀로나의 역대 통산 최다골 기록의 주인공은 1940~50년대에 활약했던 세사르 로드리게스(235골). 아직 24세에 불과한 메시에게 이 기록을 갈아 치우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는 게 중론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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