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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5)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동물들…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5)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동물들…

    죽음에도 색깔이 있을까. 억지 같지만 무수한 죽음을 지켜봐 온 나로서는 분명한 색깔을 느끼기도 하고, 예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삶에서 죽음으로 넘어가면서 신체 내부에도 많은 변화들이 일어난다. 그것을 지켜보는 내 마음속에도 체념 같은 공허한 감정들이 물밀 듯 다가온다. 이렇게 하나하나의 죽음을 마주하다 보면 역설적으로 죽음을 통해서 분명한 삶의 빛깔을 알게 된다. 죽음에 비해 삶의 빛깔은 그야말로 휘황찬란한 무지갯빛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식물원에 갑자기 새가 떨어져 있다기에 가 보니 부화된 지 채 1주일도 안 됐을 성싶은 작은 새 두 마리가 땅바닥에서 버둥거리고 있었다. 차라리 안 봤으면 모를까, 보고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새 두 마리를 소중히 안고 내려왔다. 이런 어린 생명들을 대하면 부담감이 더 커진다. 구조된 것들 중에서 살아나는 것이 극히 드물어 또 하나의 죽음을 예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굉장히 두려운 일이다. 다행히 이 새는 먹을 것을 달라고 입을 쫙쫙 벌리는 폼이 삶의 의지가 강한 것 같았다(보통은 두려움 때문에 이런 최소한의 동작조차 못한다). ‘그래 한 번 해 보자!’ 그 순간부터 열심히 벌레를 잡아 먹이기 시작했다. 책에서 본 것처럼 이 새도 먹을 것이 어느 정도 위장에 차자 갑자기 뒤를 돌아 하얀 똥을 쭉 내밀었다. 처음에는 입에서 뭔가 튀어나온 줄 알고 놀랐는데 금세 내가 닦아 주어야 할(어미는 다 먹는다)똥이란 걸 알았다. 그렇게 열심히 먹이면서 사흘째 되는 아침, 출근해서 상자를 열어 보니 그 새가 차갑게 죽어 있었다. 온 몸이 회색빛으로 윤기를 잃은 상태였다. ‘모모’란 동화책에서 사람들의 시간을 훔쳐가는 시간도둑들이 회색빛이듯 주검 역시 회색 톤이 강하다. 또 이렇게 하나의 죽음과 마주설 수밖에 없었다. 죽음을 직면할 땐 직업 탓인지 나도 모르게 더 담담해지게 된다. 누가 나처럼 부담을 가질까 봐 얼른 내 손으로 모든 걸 처리하려고 한층 더 덤비게 된다. 매장을 하든지 화장을 하든지 어떻게든 안 보이게 하고서야 비로소 마음이 안정된다. 남들은 그런 나를 참 무정하고 침착하다고 하지만, 그 순간 내 낯빛도 그 죽음의 빛깔에 전염된 듯 하얗게 질려 있음을 감지하는 이는 드물다. 이런저런 수많은 죽음과 맞닥뜨릴수록 더욱더 깊어지는 건 생명 그 자체에 대한 사랑이다. 보통 사람들은 삶에서 무언가 의미를 찾으려고 매일 낑낑대다가 가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면 생을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원초적인 삶에 집착하는 동물들을 지켜보며, 또 이런 죽음의 허무함을 늘 대하며 난 지극히 단순해져 버렸다. 삶이란 그저 이 빛나는 생명의 빛깔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소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아자!가자!넘자! 런던으로] 올림픽 女단식 메달가뭄 없앤다 ‘역전의 여왕’ 성지현

    [아자!가자!넘자! 런던으로] 올림픽 女단식 메달가뭄 없앤다 ‘역전의 여왕’ 성지현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 하지만 중국 선수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다. 타 이완, 홍콩 등의 중국 선수 못지 않게 출중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남은 기간 약점을 착실히 보강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 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은 단식에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복식에선 곧잘 금메달을 수확해 효자 노릇을 했지만 단식에서는 번번이 ‘만리장성’에 막혔다. 특히 여자 단식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방수현이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16년의 올림픽 노메달 한풀이에 나설 여자 단식의 간판 성지현(21·한국체대)이 7월 런던올림픽에서 일을 내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무명이나 다름없던 성지현은 지난해 각종 국제 대회에서 매서운 라켓을 휘두르며 ‘이변의 여왕’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월 코리아오픈 8강에서 세계 1위 왕신(중국)을 격파한 뒤 결승에서 중국의 왕이한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한껏 가능성을 뽐냈다. 3월 스위스오픈에서는 세계 8위 줄리아네 셴크(독일)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런던의 신데렐라’ 기대 이변의 행군은 계속됐다. 지난해 12월 화순 그랑프리골드대회에서 중국 선수를 꺾고 우승을 맛봤다. 곧바로 중국에서 열린 시즌 ‘왕중왕전’인 슈퍼시리즈 마스터스 파이널 조별리그에서 왕신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왕이한마저 눌러버렸다. 이변이 잦아지자 세계 배드민턴계가 술렁였다. ‘런던의 신데렐라’로 등극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성지현은 지난해 세계 16위에서 9계단이나 수직 상승해 7위에 우뚝 섰다. 성지현은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 하지만 중국 선수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뒤 “타이완, 홍콩 등의 중국 선수 못지 않게 출중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남은 기간 약점을 착실히 보강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이면서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는 성한국 감독은 “그동안 강호를 상대하면서 첫 번째 게임을 잡고도 역전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첫 게임을 내주고 역전승한 경기가 많아졌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체력 보강은 숙제 성지현은 “스피드와 체력이 단점”이라고 자가 진단했다. 대신 공격적인 플레이와 ‘반스매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부족한 파워를 강화한다면 중국 선수들과도 해볼 만하다.”면서 “결국 당일 컨디션과 자신감이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해 벽두부터 시험 무대가 펼쳐졌다. 3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개막한 세계 최고 상금의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대회’(총상금 100만달러)다. 올림픽을 불과 반년 앞둔 큰 대회여서 기량을 점검하려는 세계 톱랭커들이 모두 나온다. 성지현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최고 대회이고 올림픽 시험 무대여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성지현이 우승하면 생애 첫 프리미어대회 우승이다. 높은 올림픽 랭킹포인트가 부여되는 만큼 우승 포인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림픽에서 4번시드 안에 배정되면 중국 선수들을 피해 메달권인 준결승까지 내달릴 수 있어서다.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서 검증 성지현은 1980년대 국가대표로 맹활약한 성한국 감독과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 사이에서 태어나 셔틀콕 가족으로 유명하다. 단식에 걸맞은 빼어난 체격(176㎝)도 ‘셔틀콕 유전자’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성지현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느낌이 좋다. 여자 단식은 물론 이용대-정재성의 남자복식과 이용대-하정은의 혼합복식 등 전 종목에서 최고 성적을 기대한다.”며 팬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글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해변을 덮은 20톤 물고기 떼죽음, 원인은?

    20톤이 넘는 죽은 물고기들이 노르웨이의 한 해변을 뒤덮는 이변이 발생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의 보도에 의하면 이 이변은 새해를 하루 앞둔 31일 노르웨이 북부 노드레이사에 위치한 크바에네스 해변에서 발생했다. 애완견 몰리와 해변을 산책하던 얀-페르 요하르겐(44)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물고기가 썩는 심한 악취였다. 이어 눈앞에 펼쳐진 전경은 요하르겐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 해변 전체가 20톤이 넘는 물고기 사체로 뒤덮인 것. 전문가들의 이론은 두 가지. 하나는 검정대구 같은 포식자를 피하다가 밀물에 휩쓸려 해안으로 밀려 왔다가 갇힌 상태에서 산소부족으로 떼죽음을 맞이했다는 것. 두 번째 이론은 최근 폭풍의 영향으로 해안가로 휩쓸려 왔다가 강에서 흘러내린 담수의 영향으로 떼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 연구소의 젠스 크리스티안 홀스트는 “여러 가지 요인이 동시에 발생했을 수도 있다.”며 “질병에 의한 죽음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언론은 이번 노르웨이 물고기 떼죽음이 지난해부터 발생한 일련의 동물 떼죽음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새들의 떼죽음에 이어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해 2012년 종말론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한편, 1일 새벽 4시경 미국 아칸소 주에서 발생한 새들의 떼죽음은 새해맞이 폭죽의 영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서울광장] 투자 개념의 남북통일/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투자 개념의 남북통일/이도운 논설위원

    25.1%. 지난 26일 발표된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남북의 실질적인 통일이 대북정책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한 응답자의 비율이다. 74.5%는 우리의 대북정책 목표가 ‘평화적인 공존’이라고 답변했다. 쉽게 말하면 통일하지 말고 이대로 살자는 것이다. 통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왜 이렇게 낮을까.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몇 가지 이유로 설명했다. 첫째는 세대적인 요인. 젊은 세대에게 북한은 돌아갈 고향이 아니라 골치 아픈 이웃이다. 끌어안아야 할 한 민족이 아니라 우리 땅에 포격을 해대는 적일 뿐이다. 둘째, 정치적인 이유. 그동안 여나 야나, 보수나 진보나 통일 문제를 너무나 많이 우려먹었다. 통일은 나와 관련된 민생 문제가 아니라 정치인들끼리나 떠드는 문제다. 셋째, 막대한 통일비용에 대한 두려움. 통일비용이 수백조원이다 수천조원이다 하는 보도를 보면서 경제적인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넷째,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 통일은 남북이 아니라 한반도 주변 강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이 작동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주 어려운 문제는 기억 속에서 지워 버리려는 것이 인간의 심리라고 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나도 지난 1년간 통일 문제를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의 무관심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올해 초 선진통일연대라는 조직을 만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에게 왜 통일 운동을 하느냐고 물었다. 박 이사장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한반도 관련 비공개 세미나에서 미국의 저명한 학자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청천강 이북은 중국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당신 정말 큰일 날 사람”이라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랬더니 그 학자는 “왜 말이 안 되느냐. 한국 사람들은 통일을 바라지 않지 않느냐. 내가 여기 여론조사 결과 다 갖고 있다.”고 다시 반박했다고 한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를 불렀다. 그 노래는 통일을 명분의 문제로 보고 있다. 그러나 명분만으로 통일을 말할 수 있는 시대는 가고 있다. 명분을 뛰어넘을 새로운 통일의 논리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투자 개념으로서의 통일이다. 통일이 우리에게 부담이 아니라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안보 문제를 다루는 정부 고위관계자가 매우 재미있는 얘기를 해줬다. 그는 “통일 비용이 얼마다, 얼마다 하고 여기저기서 발표들 하지만 다 엉터리다. 우선 북한 주민의 소원이 ‘이밥에 고깃국 먹는 것’이라고 한다. 북한 주민 전체가 쌀밥에 고깃국 먹어도 그 비용이 얼마 안 된다. 우리 국내총생산(GDP)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낙후한 북한의 기반 시설을 새로 세우거나 현대화하는 비용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재 북한의 땅값은 이론적으로 0원이다. 국가소유니까. 물론 평양을 비롯해서 일부 지방의 토지는 중국이 구입하기도 했다고도 한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개발이 시작되면 땅값이 오른다. 한 평당 1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오른다고 치자. 그걸 돈으로 환산하면 도대체 얼마냐. 또 북한이 개발되면 그 막대한 건설 장비와 인력은 모두 어디서 들어가겠느냐.”고 반문했다. 통일의 이익은 경제적인 차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외교부의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나 중국과의 관계에서 좀 더 대등하게 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북한 요인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념 갈등, 지역주의, 고령화, 노동력 부족, 투자 부진, 양극화, 실업과 고용, 복지 확대… 이런 문제들이 내년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되겠지만, 해결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은 통일을 통해 해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큰 문제가 해결되면 작은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되기도 하는 법이니까. daw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이어도 박사’ 한국해양연구원 심재설 박사

    [김문이 만난사람] ‘이어도 박사’ 한국해양연구원 심재설 박사

    바다는 생명이다. 섬 사람에게는 운명이다. 그래서 섬에는 생명과 운명이 공존한다. ‘긴긴 세월 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섬을 본 사람은 섬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청준의 소설 ‘이어도’에 나오는 대목이다. 아버지는 뱃사람으로 늘 바다에서 보냈고 어머니는 실종된 아버지가 나타날 때까지 이어도 노래를 부르다 죽는다. 이 소설은 이어도의 전설을 소개하고 정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그 섬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간섭해 왔고 모습지어 왔는지를 그렸다. ‘이어도’는 김기영 감독에 의해 1977년 영화로도 만들어져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오멸 감독이 ‘이어도’를 흑백영화로 만들어 서울독립영화제 본선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또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이사장 고충석)에서 올해 처음 영문판 ‘이어도 저널’을 발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어도 노래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이엿사나 이여도사나(노 저을 때 내는 여음)/우리 배는 잘도 간다 솔솔 가는 건 솔남(소나무)의 배여/잘잘 가는 건 잡남(잣나무)의 배여 어서 가자 어서 어서/목적지에 들여 나가자(들어가자) 우리 인생 한번 죽어지면/다시 전생(환생) 못하나니라 원(관원)의 아들 원자랑 마라/신의 아들 신자랑 마라 한 베개에 한잠을 자난(혼자 잠자는)/원도 신도 저은(두려울) 데 없다 원수님은 외나무 다리….’ 주로 바다와 힘겹게 살아가는 어부와 해녀들이 불렀다. 지금도 생생하게 전해지는 구전 민요이자 한많은 노동요인 셈이다. 반어법과 문답법을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임(바다로 나간 남편, 아버지)과 이별 없는 이상향을 그리워하는 피안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위험한 뱃길을 이어도 노래로 위안받으며 두려움 없이 바다로 나가고 또 나가곤 했다. 지금도 40대 이상의 제주도민들은 이 노래를 대부분 부를 줄 안다. 이어도는 살아서는 못 가는 섬, 그러나 한번 가면 못 돌아오는 환상과 애증이 사무친 곳이다. 이어도는 육지섬이 아니다. 평균 수심은 50m, 남북 길이 1800m, 동서 길이 1400m인 수중섬(水中島)이다. 평소 정상봉은 해수면 아래 4.6m에 있다. 섬 정상은 파도가 심한 날이면 수면 밖으로 잠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환상의 섬’이라고 한다. 요즘 중국이 이러한 이어도에 대해 욕심을 심상치 않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00t급 순찰함을 동중국해에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이어도와 가거초(可居礁) 부근 해역에서 순찰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명으로 이어도는 쑤옌차오(蘇岩礁).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 온 중국 정부는 그동안 이어도와 가거초 부근 해역이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포함되는 곳이라는 논리를 펴 왔다. 한국 정부는 독도처럼 이어도를 실효 지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3000t급 순찰함을 이어도 부근에 보낼 경우 우리의 해양경찰과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할 때에도 중국 정부는 불만을 표시하며 반발했다. 마라도에서 약 149㎞ 떨어진 이어도 부근 해양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수출입선이 지나가는 해상의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한국해양연구원에서 심재설 박사를 만났다. 그는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30여 차례나 이어도에 다녀와 이른바 ‘이어도 박사’로 통한다. 특히 그는 가거초 해양과학기지와 황해 중부(군산 앞바다에서 200㎞ 떨어진 곳)에 관측용 부표를 설계·설치한 데 이어 요즘에는 독도 해양과학기지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독도기지가 끝나면 곧바로 백령도 기지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여 해양과학기지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러한 심 박사에게 먼저 독도 해양기지는 어느 정도 진척이 됐는지부터 물었다. 그러자 민감한 사안이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면서 30% 정도라고만 짤막하게 대답했다. 위치에 대해 다시 묻자 독도 인근의 1㎞ 해역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얘기를 이어도로 옮겼다. “육지에서 300여㎞ 떨어진 해양과학기지를 갖고 있는 나라는 태풍권(허리케인 등 포함)에서 우리가 유일합니다. 그만큼 먼 바다에서부터 태풍을 연구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위성 데이터를 검·교정할 만큼 아주 정확하며 생물 다양성 연구에도 아주 중요하지요. 이어도 기지 설치 이후 그동안 수심별로 여러 생물을 채집해 항암성분 등을 추출한 신물질만 300여종이나 됩니다.” 이 밖에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여러 핵심자료를 제공하고 황사 등 대기오염 물질의 이동 및 분포도 등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항해를 위한 등대 및 수색 전진기지로도 활용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기지 구조물 수명이 50년이라는 그는 “30여개의 관측장비 대부분이 무인자동화 시스템이지만 설계할 때 8명이 15일 정도 살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국립해양조사원 요원들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들어가 4박 5일 정도 지내고 있다면서 “이어도 기지는 2003년에 설치한 뒤 2007년부터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활용연구는 계속 해양연구원에서 하고 있단다. 중국이 요즘 들어서 왜 이어도에 부쩍 관심을 드러내는지에 대해 물었다. “2000년까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가 최근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그 속내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어도 기지를 세울 때 전격적으로 설치한 뒤 나중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작전을 세웠습니다. 그때 중국에서 외교채널로 (중국정부와) 상의할 것이지 왜 그랬느냐는 항의를 두 번 정도 했습니다. 만약 지금이라면 독도 문제처럼 크게 불거졌을 겁니다. 중국은 서해상에 우리 같은 해상 관측기지가 없습니다. 이어도 주변에는 해상자원과 어족이 풍부합니다. 제가 기지에 머물 때 봄가을에는 중국 어선들로 불야성을 이루는 것을 자주 목격했지요.” 이어도는 중국령 퉁다오(童島)에서 245㎞, 일본 나가사키현(長崎縣) 도리시마(鳥島)에서 276㎞ 거리에 위치해 있는 해상 생태계의 세계적 보고로 알려져 있으며 연평균 25만여 척의 배가 이곳을 지난다. 그는 이어도를 여전히 막내아들처럼 여긴다. 1991년부터 이어도 기지건설 사업에 참여하면서 오랫동안 정이 흠뻑 들었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했던 순간도 여러 차례 겪었다. 이어도에 기지를 설치할 때 바지선과 연결한 줄이 끊어져 바지선이 상하이 앞바다에까지 떠밀려 가 애를 태웠던 일, 2003년 태풍 매미가 불어닥칠 때 배터리가 작동이 안 돼 마음 졸였던 일 등이 대표적이다. “먼 바다에 해양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이어도 기지가 우리나라 최초입니다. 쇠말뚝을 박는 일에만 1년 더 걸릴 정도로 어렵게 설치했지요. 수중과 수상의 쇠말뚝을 같이 끼워야 하기 때문에 파도가 조금만 있어도 애를 먹게 됩니다. 나중에 설치가 되고 나서, 아마 전설의 섬에 있는 용왕님이 화가 나서 그러는구나 하는 후일담을 나누기도 했지요(웃음). 설치 3개월 후에 태풍 매미가 불어왔는데 이어도 기지는 정확한 예측으로 피해 규모를 많이 줄일 수 있어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기지에 설치된 구조물들이 지금까지 99% 정확하게 작동되고 있지요.” 중국 어선들이 많이 지나가는 곳이어서 크고 작은 분실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없느냐고 했더니 “그런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아무나 올라갈 수 없도록 자동 사다리 시스템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대답했다. 지금 설계 중인 독도 해양과학기지는 이어도의 두 배 정도의 규모라고 귀띔한 그는 2016년 백령도 기지 설치를 끝으로 마지막 꿈인 연안침식 연구에 몰두할 예정이다. 연안 침식은 전 세계적으로 현안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해양으로 진출하는 국가는 흥하고 육지로 가는 나라는 쇠(衰)합니다. 바다에 대해 투자를 게을리하면 결코 안 됩니다.” 편집위원 km@seoul.co.kr ●심재설은 195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바다를 좋아해 해양학자의 꿈을 키웠다. 대전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뒤 1985년 해양연구원에 들어갔다. 박사과정은 중앙대에서 ‘항만 및 해안’을 전공했다. 이후 해양연구원에서 연구조교, 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1991년부터 ‘이어도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했으며 2003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건설 유공으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가거초 해양과학기지 총괄연구책임자를 맡았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 독도 해양과학기지 구축을 위한 설계 및 시공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쓰나미로부터 살아남기 위해’(2009, 역서)와 ‘독도해양과학총서’(2011, 공저) 등이 있다. 이 밖에 ‘연직 원형파일에 작용하는 쇄파파력의 수치해석’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다.
  • [길섶에서] 긍정의 시간/주병철 논설위원

    그가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답했다. “우린 두렵습니다.” 그가 다시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왔다. 그는 그들을 밀어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은 날았다(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구절). 영화 속 주인공의 아버지가 역도로 몰려 죽어가면서 공포에 떨고 있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두려우냐? 두려움을 직시하라. 그래야 똑바로 살 수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여동생의 목에 칼을 대고 있는 적장을 향해 곡사 활을 당기며 말한다.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영화 ‘최종 병기 활’) 연말을 맞아 모기업에서 보내준 신년카드 속에 든 짧은 책자의 글 중 일부다. ‘365일 긍정의 시간’이란 제목인데,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두루 담았다. 식상한 카드 대신 이런저런 유익한 얘기들을 엮어 만든 발상이 참 신선하다. 돌려가면서 읽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자그마한 아이디어 하나가 사람을 감동시키고 웃게 만든다. 생각을 진화시켜 긍정의 시간을 늘리자.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지상좌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29세 청년수령 김정은, 그의 정신세계&리더십

    [지상좌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29세 청년수령 김정은, 그의 정신세계&리더십

    스물일곱 살 청년이 우리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북녘 체제의 뿌리였던 ‘수령’(首領)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북녘 체제의 기둥인 ‘당중앙’이었다. 그는 할아버지의 외모에 아버지의 성정을 닮았다고 한다. 노동신문은 그를 ‘위대한 영도자’라고 칭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이제 그의 것이 됐다. 무려 60여년을 키워 온 권력도 그의 손아귀에 떨어졌다. 남녘에도, 북녘에도 이 ‘27세의 권력’은 낯설다. 과연 김정은은 북한 사회를 영도할 수 있을까. 서울신문은 23일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권준수 서울대 정신과 교수와 통치자들의 리더십을 연구해 온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에게 김정은에 대해 물었다. 두 전문가가 분석한 김정은의 정신세계를 좌담 형식으로 싣는다. →27세 김정은이 정치적 리더십을 갖췄다고 볼 수 있나. -권준수 교수 20대 초가 되면 두뇌의 구조적 성숙은 마무리된다. 27세 정도면 타인에 대한 친밀감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고, 생산적인 일에 몰두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27세가 돼서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이들이 많은 것처럼 정신적 성숙도는 개인 간 차이가 크다. 김정은은 아마도 아버지와 그를 둘러싼 정치적 분위기 때문에 부지불식간에 정치적 리더십을 체득했을 수 있다. 김정은을 평균적인 남성과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최진 소장 정치적 리더십 발달과정을 보면 20대 중후반은 ‘정치 입문기’이자 ‘리더십 준비기’다. 협의·조정 능력과 조직 관리 능력이 형성되는 시기다. 질풍노도의 시기로 방향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 나이 때 장교가 되고 싶어 만주로 떠났다. 지도자의 자격을 갖추려면 카리스마, 조직 장악력, 판단력, 국정경험이 있어야 한다.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의 후광을 받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외형적 카리스마를 보여 주고 있다. 김정일의 넷째 부인인 김옥이 김정은에게 90도로 머리 숙여 조문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조직 장악력, 판단력, 국정운영능력은 모두 의문투성이다. 중국의 마오쩌둥이나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도 젊은 나이에 권좌에 올랐지만, 그들은 실전 경험이 풍부했다. →나이와 리더십은 상관관계가 큰가. -권 교수 나이가 리더의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만, 나이 외에도 교육과 훈련, 사회체제 등 수없이 많은 변수들이 리더십과 관계가 있다. 다만 20대가 지도자가 되려면 여러 세대와 계층이 갖고 있는 ‘20대’라는 인식이 리더십에 대한 의문으로 변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김정은은 어릴 때부터 제왕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행동을 체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젊은 사람들은 충동적인데, 김정은은 심리적 요인에 휘둘리기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의해 계산된 행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 소장 나이는 단순히 물리적 숫자가 아니라 리더십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앞서 말한 대로 20대는 ‘리더십 준비기’이고, ‘리더십 형성기’인 30대를 거쳐 40대가 돼야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완성하게 된다. 40대가 ‘리더십 완성기’인 것이다. 40대가 돼야 지도자로서 자신감이 형성되고 ‘40대 기수론’처럼 리더로서 ‘깃발’을 세울 수 있다. →김정은은 일찍이 생모를 잃었다. 그의 성장 과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권 교수 김정은이 출생할 때는 퍼스트레이디가 김정남의 친어머니인 성혜림이 아니라 김정은의 친어머니인 고영희였다. 따라서 어려서부터 김정일의 총애를 받았을 것이다. 고영희는 재일동포 출신이어서 북한 상층부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신분이었고, 1988년부터 유선암으로 고생하다 2004년에 숨졌다. 김정은은 중병을 앓고 있는 재일동포 출신 어머니에게 매우 강하게 집착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어머니에 대한 강렬한 집착에 비례해 심리적 경쟁자인 아버지를 닮아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아버지라는 강력한 존재를 닮는 것이 가장 안전한 상태임을 습득했을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의 성격은 김정일과 매우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는 강하고 어른스러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유년 혹은 모성에 대한 결핍이 존재할 수 있고, 따라서 그의 사생활은 정치적으로 보이는 것과 다를 수 있다. -최 소장 모성애가 결핍된 지도자들은 여성에게 적대감을 갖거나, 극소수 여성에게 빠져드는 양극단의 모습을 보인다. 김정일도 ‘어머니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유로 여비서와 함께 살았고, 배우 최은희를 납치했다. 더욱이 김정은은 어머니가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어서 ‘형제 콤플렉스’를 겪었을 수도 있다. →복잡한 형제 관계도 김정은의 리더십에 영향을 끼칠까. -권 교수 부모 관계뿐만 아나리 형제 관계도 인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에 따르면 김정은은 매사에 조용했던 친형 김정철과 달리 경쟁심이 강했다고 한다. 여동생인 김여정이 오빠가 아닌 작은오빠라고 부르자 심하게 화를 냈다고 한다. 김정은이 형에게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 퍼스트레이디가 자신의 친어머니였기 때문에 비록 김정남이 장남이었지만, 이미 권력의 향배는 김정철과 김정은에게 넘어왔을 것이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장자가 세습 구도에서 멀어지면 나머지 아들들의 라이벌 관계가 훨씬 심해진다. 김정철의 성격이 유약했고, 아버지가 김정철에게 뚜렷한 권력승계 의지를 밝히지 않아 김정은은 ‘나에게 기회가 오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경쟁심을 가졌을 것이다. -최 소장 어머니가 여러 명이어서 형제 관계가 복잡하면 형제들 사이에서 서로 중심이 되려는 강한 권력의지가 발동한다. 선의의 경쟁보다는 형제를 제압하고 완벽한 1인자가 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 김정은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만큼 영웅주의와 폐쇄적 신비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폐쇄적 신비주의는 처음에는 사람들을 열광시키지만, 장기화되면 소통 부족으로 국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진다. →김정은은 어떤 지도자가 될 것인가. -권 교수 김정은은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했기 때문에 북한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선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는 여전히 전쟁을 직접 경험한 군부가 존재하고, 주체사상으로 뭉쳐 있다. 그의 내면에는 서구의 ‘어린아이 시선’과 북한 사회의 ‘성인 시선’이 혼재할 것이다. 이 경우 가장 쉽게 취할 수 있는 방어기제가 바로 ‘분리’(splitting)다. 정치적으로는 보수적인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미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폐쇄국가의 성격을 유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서구화된 문명을 향유하는 사생활을 즐길 개연성이 있다. 이 둘을 통합해 사회를 과감하게 변화시키는 길로 나아갈지, 분리된 상태로 놓아둘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최 소장 미국의 정치학자 헤럴드 라스웰(1902~1978)의 분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선동가형’ 리더에 가깝다. 자기 과시욕이 강하고, 극과 극을 오가며, 예측 불가능하지만 변화 지향적이다. 김정일과 비슷한 점이 많다. 영화를 좋아하고, 자동차 광이며, 만능 스포츠맨이다. 선동가형은 기본적으로 속도를 좋아한다. 김정은의 성장과정을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바버(1930~2004)의 리더십 유형에 대입해 보면 왕성하게 일하면서도 권력욕과 승부욕이 강한 ‘적극(Active)-부정형(Negative)’에 가깝다. 방송 화면을 살펴보면 원로들을 볼 때도 겸손함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의연하고 차분하게 포용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정은이 ‘청년 리더십’을 보인다면 우리는 ‘아버지 리더십’으로 대응해야 한다. 송수연·이범수기자 songsy@seoul.co.kr ●권준수(52) 서울대 의대 및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의대 방문교수, 서울대 신경정신과 임상교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부교수,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연구지원실장을 거쳐 서울대 의대 교수(정신과학교실)와 의약품심사평가 선진화사업연구단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대한정신분열병학회 이사장과 대한인지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저서 강박증의 통합적 이해(학지사, 2009), 정신분열병 AtoZ(군자출판사, 2003), 뇌와 기억, 그리고 신념의 형성(역)(시그마프레스, 2003),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올림, 2000) ●최진(51)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고려대학교 행정학 연구교수, 미국 남가주대(USC) 초빙교수를 거쳐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참여정부 때는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정책홍보실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주요 저서 대통령리더십 총론(법문사, 2007), 대통령리더십과 국정운영스타일의 심리학적 상관관계(고려대, 2005), 인간 김대중과 새로운 리더십(보림, 2004), 김정일의 정치적 리더십에 관한 연구(고려대, 1995)
  • 정몽구 회장 ‘세계 車산업 영향력 2위’

    정몽구 회장 ‘세계 車산업 영향력 2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자동차산업의 영향력 있는 인물’ 2위에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은 22일 미국의 모터트렌드가 최근 발표한 ‘2012년 파워리스트’에서 정 회장이 2위에 뽑혔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2011 파워리스트’에서 5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현대기아차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순위가 3계단 상승했다. 모터트렌드는 “최근 몇 년 동안 현대기아차의 제품은 성능과 품질 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면서 “토요타부터 폭스바겐, 포드, GM에 이르기까지 경쟁업체들이 현대기아차의 새 모델에 대해 가격이 아닌 디자인과 성능을 먼저 물어볼 정도”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 “쏘나타는 생산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해 공급 부족인 상황이고 내년 전망도 좋다.”면서 “정 회장의 포부는 경쟁업체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에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킨 능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의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가 발표하는 ‘자동차 업계 아시아 최고의 최고경영자(CEO)’에 2년 연속 선정됐었다. 한편 이번 리스트의 1위에는 위기에 빠졌던 회사를 다시 재건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세르조 마르키온네 크라이슬러 그룹 회장이 뽑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힐러리 클린턴 “여성들이여 정치에 뛰어들어라… 보상 있으리”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알려지지 않았던 자신의 경험담을 솔직히 공개하며 여성들의 공직(정치) 진출을 강하게 독려했다. 또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편견도 사라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직 여성 앞에 장벽은 여전” 그는 국무부에서 열린 ‘공직의 여성들’ 세미나에서 연설을 통해 “내가 뉴욕주 연방상원의원에 출마하라는 압박을 받았을 때 두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면서 “한번도 선출직에 출마한 적이 없었기에 그것이 옳은 일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 ‘아냐, (출마)하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했다가 다음날은 ‘아니지, (출마를)고려해야 해’라고 마음을 고쳐먹는 등 생각이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던 중 뉴욕시내 한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을 때 당시 고교 농구팀 주장이었던 여성이 나와 악수를 하면서 (내 마음을 읽었는지)귀엣말로 ‘과감히 경쟁에 뛰어드세요’라고 속삭였다.”며 “그 직후 나는 출마를 선언했고 그것은 내 인생에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과감히 경쟁에 뛰어든다면 크고 지속적인 보상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여성 대통령 안된다는 편견 버려야” 그는 그러면서도 “아직 여성 앞에 장벽은 여전하다.”며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세간의 편견을 지적했다. 그는 전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공화당 여성 대선주자인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일을 거론하면서 “(성별을 떠나)그녀는 자신의 장점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많은 남성들이 아직도 여성은 집안 일이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심지어는 여성들 중에서도 ‘여성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공직 진출은 재능 활용 측면서 바람직” 그러면서 “테이블(판)을 뒤집어 엎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여성이 정부로 진출해 능력을 입증해 보이는 것”이라면서 인도의 예를 들었다. 2003년 인도 지방자치단체장 자리의 3분의1을 여성에 의무 할당한 이후 뇌물 사건이 급감하고 행정 서비스도 좋아졌으며, 이에 따라 이후 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이 더 많은 표를 얻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여성을 공직에 쓰는 것은 공정성 차원을 넘어 재능 활용 측면에서 바람직한 것”이라며 “이런 자원을 무시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

    “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

    “당신은 떠나가지만 의로운 행동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단속하다 순직한 해양경찰관 고 이청호(41) 경사의 영결식이 열린 14일 오전 10시 인천 해경 부두. 이 경사가 늘 드나들던 이곳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슬퍼하듯 잔뜩 찌푸린 하늘에 눈발이 간간이 흩날렸다. 해경 관현악단의 ‘장송행진곡’ 연주 속에 이 경사의 영정을 앞세운 유가족이 영결식장으로 입장하자 동료 해경 대원들을 비롯한 800여명의 조문객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장의위원장인 모강인 해경청장은 이 경사의 영정 앞에 경장에서 1계급 특진을 명하는 임명장과 대통령 명의의 옥조근정훈장을 놓았다. 모 청장은 조사(弔辭)에서 “각종 흉기로 무장하고 우리의 바다를 노략질하는 불법 조업 선박들에 이 경사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대한민국 공권력의 상징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이 경사의 부인 윤경미(37)씨에게 보내는 서한문을 최동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이 대독하자 유가족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친지의 부축을 받으며 남편의 영정 앞에 나온 윤씨는 바닥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통곡했다. 장의 차량이 이 경사의 관을 싣고 화장장으로 떠나려 하자 큰딸 지원(14)양이 이를 말리면서 “아빠 나 여기 있어, 일어나.”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 경사와 함께 중국 어선 진압 작전을 펼쳤던 ‘3005함’은 부두에 정박한 채 영결식 장면을 지켜보다 30초간 기적을 울리는 것으로 고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 경사의 유해는 인천시립 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치됐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15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1시 40분) 생후 2개월 때, 백혈병 발병 이후 떠나 버린 엄마와 아빠. 희숙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엄마, 아빠라 부르며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할머니를 따라 채소 노점에서 장사를 해 왔다.웃음을 잃지 않았던 희숙이에게 요즘 고민거리가 생겼다. 바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내년부터는 할머니의 곁을 떠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인데…. ●특집 신동쇼(KBS2 밤 8시 55분) 악어부터 오랑우탄까지. 다양한 반려 동물들이 스튜디오에 총출동하는 동물 버라이어티 ‘신동쇼’가 특집 방송된다. ‘남자의 자격’을 통해 입양한 반려견 덕구와 동반 출연한 아빠 김국진이 단독 MC를 맡았다. 최고의 실력과 재주를 겸비한 다양한 동물들의 출연, 과연 이들 중 최고의 신동은 누가 될까. ●고향을 부탁해(MBC 오후 6시 50분) 섬 거제도는 통영과 부산에 각각 큰 대교로 육지와 연결된 곳이다. 그리고 남쪽의 따뜻한 날씨와 풍성한 바다의 산물로 넉넉한 희망을 선물하는 땅이다. 한국전쟁 때 포로가 된 사람, 부자의 꿈을 안고 조선소로 오는 외지인들까지 찾아오는 이들에게 제2의 고향이 되어 ‘크게 구하고 품어주는 거제도’의 품으로 들어가 본다. ●아침연속극 태양의 신부(SBS 아침 8시 30분)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 채 효원과 학규는 이사회장으로 끌려 나온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숙은 자신이 큰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떨고, 인숙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한편 강로(한진희)는 크게 분노하며 이사회장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제지당하고 모두의 긴장 속에 투표가 진행된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니지는 전설적인 명장 한니발의 고향이자, 지중해 패권을 놓고 로마제국과 대결했던 고대 카르타고의 땅이다. 한니발 명장을 탄생시켰던 카르타고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 그리고 유럽문화가 남아 있는 여러 마을을 통해 지난 3000여년간 튀니지에 차곡차곡 쌓인 다양한 문화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검색녀(OBS 밤 11시 10분) 20~30대 여성의 심리를 알아보는 쌍방향 토크쇼 ‘검색녀’. 이번 주는 개그맨 오지헌이 출연하여 심각한 건망증에 대해 털어놓는다. 차 위에 휴대전화를 두고 운전한 일, 겨울철 겉옷을 벗어둔 사실을 잊어버려 추위에 떨면서 집에 돌아간 일 등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한편 MC 문희준은 그룹 H.O.T 재결합설에 대해 밝힐 예정인데….
  • [종교플러스]

    천주교 ‘유아세례 증서’ 발급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유아를 비롯한 가정 전체가 세례성사를 더욱 뜻깊게 추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자는 취지에서 ‘유아세례 증서’를 냈다. 이 증서는 청소년국 유아부가 지난 3∼9월 진행한 ‘우리아기 유아세례 받기’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마련한 증서.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이 시범적으로 운영됐던 서울 당산동 본당 유아세례식에서 처음 발급됐다. 서울대교구는 “유아세례는 부모가 아이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신앙적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유아세례증서가 단순히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아이와 가족 모두에게 사랑이 담긴 하나의 징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아세례 증서 사용을 원하는 본당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장터 누리방(www.catholicshop.or.kr)에서 증서를 구매할 수 있다.(02)727-2343. 원불교 호스피스회 창립 원불교는 최근 원광대병원에서 사단법인 원불교 호스피스회 창립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원불교 호스피스회는 생사관 정립,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연구 및 사회화 사업, 호스피스 관련 전문인 양성교육, 실천사업, 말기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돌보는 연계 활동 등을 수행한다. 호스피스 회원들은 지난 1993년부터 서울과 전북 익산에서 각각 활동해왔으며 창립총회를 계기로 전국 조직망을 갖춰나가기로 했다. 원광대병원 정은택 병원장은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할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강하다. 병고에 지친 수많은 영혼과 그 가족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길 염원한다.”며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호스피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길에 앞장서 달라.”고 회원들을 격려했다. 한편 총회에서는 환자들이 온전한 상태에서 직접 적은 ‘안녕카드’(유언장)도 나눠 눈길을 끌었다. 원불교 호스피스회가 마련한 이 ‘안녕카드’는 죽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한 연명조치에 대한 거부,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인위적 생명유지 치료 중단과 함께 고통 완화를 위한 조치는 최대한 취해주길 염원한다는 메시지를 담고있다.
  • “세계 여성들 단합해서 차별·성폭력 없애요”

    독재와 성폭력에 맞서 싸운 여성 3명이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201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엘런 존슨설리프(73)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그의 동료 리머 보위(39), 예멘의 여성운동가 타우왁쿨 카르만(32) 등은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노벨평화상 증서를 받은 뒤 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여성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들은 보편적 인권과 여성 평등, 그리고 특히 평화를 향한 투쟁을 대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결선투표를 거쳐 재선에 성공한 존슨설리프 대통령은 라이베리아 내전 종식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평화를 요구하는 것을 두려워 말라.”며 “전 세계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말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너의 목소리를 찾으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위는 군벌에 맞서 여성 권리 향상과 성폭력 반대 운동을 벌여 왔다. 그는 “우리의 눈물을 승리로, 절망을 의지로,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기 위해 여성들은 단합해야 한다.”며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고 자유롭게 대우받는 균형을 달성할 때까지 우리는 쉴 여유가 없다.”며 양성 평등을 위한 행동을 촉구했다. 언론인인 예멘의 카르만은 최연소 평화상 수상자이며 아랍 여성으로서는 첫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는 “(예멘의 민주화 투쟁은) 다른 지역의 혁명과는 달리 국제사회의 이해, 지원, 관심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명화 속 그리스 신화 재해석

    명화 속 그리스 신화 재해석

    그리스 신화는 이야기의 보고(寶庫)로서 수많은 예술가들의 창작 의욕을 자극했으며 그 훌륭한 결과물들이 세계 유명 미술관을 장식하고 있다. ‘명화의 거짓말’(나카노 교코 지음·이연식 옮김, 북폴리오 펴냄)은 그리스 신화를 담은 명화를 색다르게 해석한다. 렘브란트, 루벤스, 베첼리오, 보티첼리, 틴토레토 등 유명 화가들이 남긴 명화 속에 등장하는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해 보면서 각각의 화가들이 극적인 상황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는지, 상징물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한다. 명화의 뒷이야기를 파헤친 전작 ‘무서운 그림’으로 유명한 저자는 제우스, 아프로디테, 아폴론 등 화가들에게 많은 소재를 제공한 신화의 주인공들을 새 책의 전면에 앞세웠다. 우선 그리스 신화 최고의 신인 제우스 이야기. 제우스는 독수리, 황소, 구름으로 변신하며 난봉을 부린 것으로 유명하다. 상대도 여신, 님프, 인간 여성, 소년까지 폭이 넓었으니 회화의 소재로 안성맞춤이었다. 제우스가 황금의 비로 변해 독방에 갇혀 지내는 다나에를 범하는 이야기는 그림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많은 그림이 있지만 렘브란트의 ‘다나에’가 압권이다. 렘브란트의 다른 그림에 나오는 여성과 달리 금빛에 물들기 시작하는 다나에는 생생하고 육감적이다. 침대 머리맡의 큐피드는 양손이 묶여 몸부림치며 울고 있는데 이는 억압된 사랑을 상징한다.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쾌락을 기대하는 렘브란트와 달리 클림트의 다나에는 근대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여성의 성에 대한 환희를 긍정하고 황홀감 자체를 시각화했다. 제우스의 아내로 결혼과 출산을 관장하는 헤라, 지혜와 전쟁의 신 아테나, 아름다움과 애욕의 신 아프로디테는 모두 빼어난 미모를 자랑한다. 이들 세 여신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양치기 파리스(원래 트로이의 왕자)가 황금 사과를 주어야 하는 상황을 그린 것이 루벤스의 걸작 ‘파리스의 심판’이다. 최고의 아름다움을 놓고 다투는 세 여신의 모습과 파리스의 선택이 가져 올 재앙을 암시하는 배경이 대조를 이룬다. 책의 표지에 소개된 그림은 장 레옹 제롬의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아’. 자신의 조각상을 사랑해서 아내로 삼은 피그말리온 왕의 이야기인데 병적인 사랑에 대한 화가 자신의 부정적인 시각이 소품들을 통해 나타나 있다. 조각상이 인간으로 변신하는 순간을 포착한 이 그림은 부드럽게 휘어지며 뜨거운 피를 느끼게 하는 상반신과 아직 딱딱한 상아로 남아 있는 하반신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틴토레토가 그린 ‘불카누스에게 발각된 비너스와 마르스’는 희극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미녀 아프로디테가 아레스와 바람을 피우다 못생기고 나이 많은 남편 헤파이스토스에게 들키는 장면이다. 침대 위에 어정쩡한 자세로 비스듬히 누운 알몸의 여자, 의자 밑에 숨어 있는 정부와 그를 보고 짖어 대는 강아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는 큐피드, 아내를 의심하며 얇은 천을 들추고 들여다보는 남편. 별다른 볼거리가 없던 시절 그림의 오락적 역할을 짐작할 수 있다. 언제 읽어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지만 거장들이 그린 그림과 함께 보는 재미는 또 색다르다.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서양문화사를 강의하는 저자는 서문에서 “그리스 신화가 포함됐다고 해서 괜히 긴장하거나 격식을 갖출 필요가 없다. 옛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림을 ‘오락’으로 즐기면 된다.”면서 “그리스 신화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을 지니고 그림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화의 매력과 그림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함혜리 문화에디터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감성 없는 사회의 불만·불안/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감성 없는 사회의 불만·불안/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부자와 빈자 간의 부(富)나 소득 차이가 예전에 비해 더욱 벌어지는 양극화라 하지만, 부는 위쪽으로 쏠리고 사람숫자는 아래쪽으로 쏠린다. 자본주의 사회를 그냥 두게 되면 소수의 부나 소득이 상층으로 쏠리는 ‘버섯모양’이 된다(11월 15일 자 서울신문 ‘열린 세상’ 칼럼 참조). 유감스럽게도 자본(돈)의 힘은 냉정하다. 부를 거머쥐려 해도 대부분은 큰 자본에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미끄러진다. 그러니 사람 수 분포로 치면 미끄러진 아래층에서 많은 사람이 아우성치는 ‘거꾸로 선 버섯모양’이 된다. 버섯모양이건 거꾸로 선 버섯모양이건 중간층이 엷어져 불만이 증폭된다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병폐이다. 국가가 소수에 집중된 부나 소득을 쪼아내 아래로 끌어내리고, 아래층에 있는 사람을 끌어올려야 그 병폐로 인한 불만이 사그라진다. 이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은 ‘논리나 과학’의 세계가 아닌 ‘감성과 예술’의 세계이다. 아래로 쏠린 많은 사람들을 감싸고 보듬어 위로 끌어올리고, 위로 쏠린 부의 소유자에게 나눔의 동참을 설득해야만 불만 해소의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애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후, 2005년 6월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이 새삼 주목을 받았다. 그 연설은, 지금 하는 일과 미래의 일이 어떤 시점에서 연결될 것으로 믿으라는 ‘점(點)의 연결’ 얘기(그가 리드대학에서 청강으로 배운 서체가 그후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아름다운 서체로 살아났다는 점), 자신이 사랑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으라는 얘기(그는 자신이 만든 애플사에서 쫓겨났지만 자신은 여전히 그 일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애플사 CEO로 복귀), 그리고 ‘마음과 직관을 따라 살아가는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되며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 살아갈 것)로 메시지를 전한다. 스티브 잡스의 매력은 이처럼 ‘가슴과 직관’에 따르며 사는 용기를 호소하고 그 자신이 그렇게 실천하며 살아간 데 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일본 NHK ‘클로즈업 현대’라는 TV프로그램에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들어 낸 스티브 잡스의 위대함은 제품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작품’을 만드는 열정에 있다고 했다. 우리의 손에는 작품을 느끼는 무한한 감각이 있다. 그 손 안에 놓인 애플의 ‘아이’ 시리즈가 감성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세계인이 열광했다. 이명박 정권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 수주, 카자흐스탄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이들 수주에 대해 국민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다가도 다시 금방 불만으로 변한 데는 바로 감성의 결여에 그 원인이 있다. 그 수주가 일부 계층의 부를 키워 버섯의 위층을 살찌게 하지만, 많은 사람은 그 부를 향유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런 허탈감이 불만으로 표출되었고 또 삶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조선시대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순서였으나 이제는 좋은 대학을 나와 멋진 상공(商工)을 잡는 것이 큰 목적이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사농공상은 파괴되었지만, 이제는 대학 간판이 감성 배양을 저해하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상공(商工)으로 성공하려는 이면에는 ‘망치를 두드려 작품을 만들겠다.’는 현장 상공인을 주눅들게 하는 공포가 있다. 무겁게 짓눌린 이 불안과 공포는 우리가 ‘마음과 직관’에 따르는 용기를 잃지 않아야 걷어낼 수 있을 듯하다.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는 것은 앞으로 절실한 ‘감성정치, 감성경영’에 부과된 숙제이기도 하다. 대학 중퇴자인 스티브 잡스는 ‘무엇인가에 허기져 갈구하는 바보처럼 살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말로 연설 마지막을 장식한다. ‘허기져 갈구하는 바보’ 같은 삶이 가장 충만한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싶어도 그럴 용기를 내기가 무척 어려운 곳으로 변해가는 한국이 불만과 불안을 넘어 어떤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나만의 두려움일까?
  • [길섶에서] 꿈/최용규 논설위원

    꿈을 꿉니다. 꿈을 저 깊은 심연에 감춰 둡니다. 찬바람 부는 어느 날 보름달 아래 고갯길에서 살짝 꺼내 봅니다. 10년, 20년 세월은 하염없이 흐르고 소년·소녀의 꿈은 신기루가 되어 허공으로 사라집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한 이들, 성공한 삶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치열하게 살았고, 그 덕으로 훈장을 단 이들 가운데 훗날 회한이 사무치는 이도 적지 않을 겁니다. 꿈이 아닌 길을 갔다면 말입니다. 올해 대입도 종착역에 다가왔습니다. 절박한 심정에 꿈을 밀쳐 두는 이가 적지 않을 겁니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대표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의 한두 구절이 생각납니다.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고/ 그것으로 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꿈을 향해 가는 길은 두려움이자 행복입니다. 영화 ‘드리머’(Dreamer)의 극적인 브리더스컵 승부가 떠오릅니다. 꿈은 절대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것을.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2) 똥을 대하는 동물 태도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32) 똥을 대하는 동물 태도

    사람들은 누구나 똥을 더럽다고 생각한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똥과 마주치면, 특히 같은 인간의 그것이라면 마치 괴물을 본 듯 놀라 코를 움켜잡고 피하기 마련이다. 더러워서 피한다기보다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그것은 아마 길거리에서 뱀이라도 보았을 때 취하는 행동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똥은 식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영양가의 보고이며 수억 미생물들의 진정한 거주지다. 그럼 인간과 같은 동물계에 속하는 다른 동물들의 똥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첫째, 동물들도 사람처럼 똥을 더럽다고 여긴다. 그렇게 보는 동물들은 대부분 육식동물이다. 그들의 냄새는 초식동물보다 훨씬 역겹다. 강아지 네 마리를 옥상에서 한동안 키운 적이 있는데 그 넓은 옥상에서 강아지들은 자기들 거주지와 가장 먼 반경에다 똥을 싸놓곤 했다. 고양이에게 모래 상자를 만들어 주면 반드시 그곳에 가서 싸고 감쪽같이 묻기까지 한다. 독수리 역시 엉덩이를 한껏 치켜들어 될 수 있으면 먼 곳으로 자기 물똥을 날려 보낸다. 둘째, 똥을 인식표로 취급한다. 똥은 종을 떠나 모든 동물들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만국어다. 최근에 멧돼지 퇴치용으로 호랑이 똥이 직효라고 소문 나서 한동안 호랑이 똥을 구하려고 예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그것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예전처럼 진짜 호랑이가 살았다면 분명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당연히 멧돼지는 천적인 호랑이가 있음을 똥 냄새로 인식하고 멀리 피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선행 학습이란 게 전혀 없기에 호랑이 똥의 경고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나 당나귀, 심지어 소까지 암컷의 오줌과 똥 냄새를 통해 생리 주기까지 알아내는 귀신 같은 후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최첨단 의료장비를 동원해도 아직 그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손이 없는 동물들은 촉각보다는 후각에 주로 의존한다. 아무리 더러운 똥이라도 일단은 코로 확인하고 보는 이유다. 셋째, 똥을 먹이로 생각한다. 호랑이, 토끼, 개, 원숭이 등 거의 모든 동물은 유아 단계의 새끼 똥을 거리낌 없이 먹어 치운다. 말, 당나귀, 사슴은 오후에 배가 출출하다 싶으면 바닥에 널린 똥을 주워 먹기도 한다. 어린 새끼들에게도 장내 미생물을 빨리 정착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된다. 성격 급한 말과 토끼는 음식을 빨리 먹고 빨리 배설하는 관계로 영양소가 상당 부분 그대로 똥에 남아 있다. 그래서 마치 소의 되새김질처럼 똥을 다시 회수해 먹는 게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사람과 동물 사이에 똥에 대한 견해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많은 동물이 똥을 더럽다기보다는 유용하게 생각하므로 다수결 원칙에 따르면 사람들이 무턱대고 똥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의 원칙에 위배된다. 하지만 인간이 천성적으로 똥 모양 또는 그와 비슷한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태어나는 걸 어쩌란 말인가.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새끼 똥 맛 보는 유별난 엄마, 이유 알고보니...

    새끼 똥 맛 보는 유별난 엄마, 이유 알고보니...

     사람들은 누구나 똥을 더럽다고 생각한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똥과 마주치면, 특히 같은 인간의 그것이라면 마치 괴물을 본 듯 놀라 코를 움켜잡고 피하기 마련이다. 더러워서 피한다기보다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그것은 아마 길거리에서 뱀이라도 보았을 때 취하는 행동과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똥은 식물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영양가의 보고이며 수억 미생물들의 진정한 거주지다. 그럼 인간과 같은 동물계에 속하는 다른 동물들의 똥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첫째, 동물들도 사람처럼 똥을 더럽다고 여긴다. 그렇게 보는 동물들은 대부분 육식동물이다. 그들의 냄새는 초식동물보다 훨씬 역겹다. 강아지 네 마리를 옥상에서 한동안 키운 적이 있는데 그 넓은 옥상에서 강아지들은 자기들 거주지와 가장 먼 반경에다 똥을 싸놓곤 했다. 고양이에게 모래 상자를 만들어 주면 반드시 그곳에 가서 싸고 감쪽같이 묻기까지 한다. 독수리 역시 엉덩이를 한껏 치켜들어 될 수 있으면 먼 곳으로 자기 물똥을 날려 보낸다.  둘째, 똥을 인식표로 취급한다. 똥은 종을 떠나 모든 동물들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만국어다. 최근에 멧돼지 퇴치용으로 호랑이 똥이 직효라고 소문 나서 한동안 호랑이 똥을 구하려고 예약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결국 그것은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예전처럼 진짜 호랑이가 살았다면 분명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당연히 멧돼지는 천적인 호랑이가 있음을 똥 냄새로 인식하고 멀리 피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선행 학습이란 게 전혀 없기에 호랑이 똥의 경고는 위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나 당나귀, 심지어 소까지 암컷의 오줌과 똥 냄새를 통해 생리 주기까지 알아내는 귀신 같은 후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최첨단 의료장비를 동원해도 아직 그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손이 없는 동물들은 촉각보다는 후각에 주로 의존한다. 아무리 더러운 똥이라도 일단은 코로 확인하고 보는 이유다.  셋째, 똥을 먹이로 생각한다. 호랑이, 낙타, 토끼, 개, 원숭이 등 거의 모든 동물은 유아 단계의 새끼 똥을 거리낌 없이 먹어 치운다. 말, 당나귀, 사슴은 오후에 배가 출출하다 싶으면 바닥에 널린 똥을 주워 먹기도 한다. 어린 새끼들에게도 장내 미생물을 빨리 정착시킬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된다. 성격 급한 말과 토끼는 음식을 빨리 먹고 빨리 배설하는 관계로 영양소가 상당 부분 그대로 똥에 남아 있다. 그래서 마치 소의 되새김질처럼 똥을 다시 회수해 먹는 게 그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사람과 동물 사이에 똥에 대한 견해는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많은 동물이 똥을 더럽다기보다는 유용하게 생각하므로 다수결 원칙에 따르면 사람들이 무턱대고 똥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의 원칙에 위배된다. 하지만 인간이 천성적으로 똥 모양 또는 그와 비슷한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태어나는 걸 어쩌란 말인가.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 “세 아이 엄마로서 두려움 없이 표현의 자유를 쭉 향유하겠다”

    “세 아이 엄마로서 두려움 없이 표현의 자유를 쭉 향유하겠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5회 이상문학상(주관 문학사상) 시상식에서 소설가 공지영(48)씨는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로 유명한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찬차키스의 말을 빌려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짓밟히고 빼앗기는 사람들 묘사할 것” 공씨는 올 초에 수상작으로 선정된 단편소설 ‘맨발로 글목을 돌다’로 이날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수상 소감을 통해 “번잡스럽게 살 생각은 원래 추호도 없고 세상과 단절되어 살 생각도 없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의 폭풍 속 런던 한 빈민가에서 더럽고 천한 계급을 위해 태어난 것이 소설이라면, 소설 쓰는 내 운명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억압받고 약하고 짓밟히고 빼앗기는 사람들을 위해 편파적으로 인생을 바쳐 그들을 묘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활발한 트위터 활동으로 스스로 ‘테러’라고 표현할 정도로 공격에 시달리는 공 작가는 “작가로서 이 땅에서 드물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았다. 23년차 소설가이자 교육받은 시민, 세 아이의 엄마로서 아무 두려움 없이 표현의 자유를 쭉 향유하고 이를 억누르는 어떤 것과도 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상금 3500만원 인권센터 건립에 기부 상금 3500만원은 인권센터 건립기금 등에 기부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의 출연진인 정봉주 전 의원이 시상식장을 찾아 공 작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 회색 도심 속 대안적 삶 좌충우돌 DIY 도전기

    회색 도시에 갇혀 사는 사람 치고 전원생활을 꿈꾸지 않는 이는 드물 터다. 집 뒤 텃밭에 야채가 자라고, 앞마당엔 닭들이 뛰노는 그런 생활. 돈도 없고 땅도 없는 이들은 주말농장이라도 찾아가 아쉬움을 달랜다. 그런데 이마저도 안 되는 사람이라면? 별 수 없다. 전원을 내 집으로 가져 오는 수밖에. ‘내 손 사용법’(강수정 옮김, 반비 펴냄)은 ‘DIY’(Do It Yourself) 운동을 주도하는 잡지 ‘메이크’의 편집장인 마크 프라우언펠더의 좌충우돌 ‘DIY 도전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한때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칼럼과 책으로 업계를 주름잡던 인물이다. 그러다 ‘IT 버블’이 붕괴됐고, 그는 새로운 삶을 찾아나선다. 저자가 맨 처음 떠올린 생각은 도시 생활을 접고 남태평양의 외딴 섬으로 떠나는 것이었다.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희망에 부풀어 섬 생활을 시작했지만 “폐렴과 기관지염 그리고 발톱무좀과 사회적 고립에 만신창이”가 된 채 넉 달 반 만에 도시로 돌아오고 만다. 하지만 뼈저린 실패 이후에도 저자의 대안적인 삶에 대한 지향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DIY’, 즉 자급자족의 수공업 생활이었다. 저자가 도전한 분야는 다채롭다. 닭 기르기, 나무 숟가락 조각하기, 벌 치기, 텃밭 가꾸기등.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위트 넘치는 글 속에 생생하게 담았다. “사람들은 뭔가를 고장 낼까 봐, 뭔가를 망가뜨릴까 봐 두려워 한다. 안타까운 건 그런 두려움이 타당하다는 것. 결국 그렇게 된다. 물건들은 고장 나고 망가진다. 하지만 그건 더 풍요로운 삶, 주변의 사물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할 첫 번째 난관이다.” 이제는 DIY에 거의 중독된 상태라는 저자는 DIY를 통해 가족이 누리는 삶의 질이 확실히 향상됐으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나 시스템과도 더 의미 있는 관계를 맺게 됐다고 말한다. 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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