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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 국영TV 취재현장/ “체첸내전보다 더 참혹”

    감시와 체포,신고가 두려운 창살 없는 감옥,식량을 찾아 밤에 민가로 내려오는 두더지 생활,인신매매·성폭행에 우는 여성들…. 최근 중국내 탈북자의 실상을 촬영한 체코국영방송(Czech TV) 취재팀에 비춰진 현지 탈북자들의 실상이다. 탈북자를 돕는 국내 한 시민단체와 체코 프라하 소재 국제 인권단체인 ‘피플 인 니드(People In Need)’재단이 공동 기획한 이번 취재팀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볜(延邊)자치주의 주도(州都) 옌지(延吉)와 북한 접경지역인 투먼(圖們)·난핑(南平) 등지를 방문,탈북자들의 실상을 카메라렌즈에 담았다.취재팀 통역으로 동행한 국내 단체 자원봉사자 신모(27·이화여대 대학원)씨 등에 따르면 “취재팀은 ‘보스니아,코소보,체첸 등지에서 벌어진 내전과 참혹한 인권탄압의 현장을 두루 돌아보았지만 중국내 탈북자의 참담한 현실을 목격한 뒤 눈을 똑바로 뜰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은 “중국내 대사관을 통해 망명이 이뤄지던 올 봄까지와는 사정이 너무다르다.”고 호소했다.탈북자들이 모두 시 외곽 산간지대에 숨어 들거나 바깥 출입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했다.신씨는 “음식을 구하기 위해 한밤에 돌아다니는 데도 엄청난 위험부담을 느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은 특히 올 들어 주중 대사관을 통한 집단 기획성 망명이 늘면서 중국 공안의 감시망이 촘촘해진 데다 서해교전 이후 북한측도 탈북을 시도하는 주민이나 탈북자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옌볜 모처에서 취재팀과 만난 탈북자 김모(37)씨는 “산속 움막에 살면서 약초나 나물 등을 캐 한밤중에 몰래 산 아래 조선족 마을에 내려가 음식으로 바꿔 먹는다.”면서 “최근 중국내 탈북자의 상황이 북한의 식량난이 최악이었던 97년 당시 북한생활보다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당국의 감시가 워낙 심해 ‘한 핏줄’인 조선족 교포들의 도움도 부담스럽다고 했다.김씨는 “음식을 준 사람도 믿을 수 없어 의심하고 경계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1∼2주 간격으로 은신처를 옮겨 다니며 숨어 지낸다.”고 밝혔다. 함경북도 출신으로 지난 99년 두만강 국경을 넘은 70대 할머니는 “지난 1월 다시 북한으로 건너가 열살짜리 손자를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그는 “먹지 못해 병이 난 손자를 등에 업고 죽을 힘을 다해 강을 건넜다.”고 울먹였다고 했다. 탈북 여성들의 생활은 더욱 비참했다.취재팀이 만난 현지 탈북자와 자원활동가들은“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넌 여성들이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중국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치를 떨었다고 신씨는 전했다.한국에서 TV를 통해 소개되는 탈북여성의 비참한 실태가 중국 현지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현지에서 은밀하게 탈북자를 돕고 있는 자원활동가들은 탈북자 1명이 1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최소비용은 미화 100달러선이라고 말했다.신씨는 “탈북자를 지원하는 국내 단체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어린이 책 세상

    ◆ 부자를 꿈구는 장똘이 1·2 = (우일문 글,박재영 만화) 개성상인의 상도(商道)를 만화로 그려낸 역사경제서.홍익대 서양학과를 나온 만화가의 그림이 수려하고,이야기 전개도 재미있어 보부상,매점매석,선점효과,사농공상의 신분제도 등 조선시대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파랑새어린이.각권 7500원. ◆ 아름다운 오페라 명작 = (샤흐루크 후세인 글,제임스 메이휴 그림,유정화 옮김) 최근 대중화한 오페라와 쉽고 빠르게 친해질 수 있도록 줄거리를 예쁜 그림과 함께 소개.모차르트의 ‘마술피리’,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델란드인’,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등을 수록했다.두산동아.8000원. ◆ 하하하 웃는 이 튼튼한 이 = (가코 사토시 글·그림,이승희 옮김) 이닦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저학년용 그림책.충치가 왜 생기는지 등을 그림으로 쉽게 설명한다.BB아이들.6500원. ◆ 두더지는 바지가 필요해 = (에두아르드 페티슈카 글,즈네데크 밀레르 그림)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체코 애니메이션의 대가 밀레르의 그림책.바지를 갖고 싶어하는두더지가 삼으로 바지를 짓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냈다.4살 이상.비룡소.7500원.
  • 어린이날 좋은 영화·비디오

    어린이날을 또 어떻게 ‘때울까’ 내심 고민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잘 찾아보면 짭짤한 프로그램들이 많다.다리품을 팔 요량이라면 모처럼 온가족이 극장 나들이를해도 좋겠다.그보다는 간편하면서도 실속있는 오락거리를찾는다면 동네 비디오 가게에 들러보자.좋은 비디오를 공짜로 빌려주는 행사가 준비돼 있다. ◇‘옐로우 스톤’ 특별상영 서울 63아이맥스 영화관이 가정의 달을 맞아 이달말까지 아이맥스 영화 ‘옐로우 스톤’을 상영한다.미국 최대의 국립공원 옐로우스톤의 비경이 박진감 넘치는 아이맥스 화면에 담겼다.아슬아슬한 대협곡,장엄한 폭포수 등 대자연을 배경으로 그 옛날 탐험가들의 행로를 따라가며 어린이들의 개척정신을 일깨워준다.지난 94년 국내 첫 개봉돼 크게 인기를 얻었다.(02)789-5663◇애니메이션 ‘런딤’ 아시아 최초의 TV용 3D애니메이션‘런딤’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서울랜드에서 볼 수 있다.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5일 오후3시와 6일 오후1시,서울랜드는 5일 낮12시부터 오후5시까지 총 6회 상영.한국과일본의 청소년들이 지구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활약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최근 한국과 일본 TV에서 동시방영에 들어갔다.(02)2140-4026◇비디오 무료대여 서울YMCA의 비디오숍 경영자 모임 ‘으뜸과 버금’이 5일까지 전국 150여개 회원점에서 ‘어린이와 함께 보는 비디오 무료대여 행사’를 연다.가까운 ‘으뜸과 버금’ 회원점을 어린이와 함께 찾아가면 아래에 선정된 16편의 비디오를 무료로 빌려볼 수 있다.▲책상서랍속의 동화 ▲그림속 나의 마을 ▲사이먼 비치 ▲바이센테니얼 맨 ▲오즈의 마법사 ▲위대한 강 ▲엘모의 대모험 ▲피리부는 목동 ▲환타지아 2000 ▲이집트 왕자 ▲레오니오니의 동물우화 ▲산타할아버지의 휴가(이상 초등학생용)▲스노우맨 ▲하얀 꼬마곰 라스 ▲배고픈 애벌레 ▲두더지(이상 유아용) (02)736-5640황수정기자 sjh@
  • 데이비드 엘든 HSBC회장 “”너무 빠른 경기회복은 개혁에 장애””

    “개혁은 반복적으로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망치로 때려서점수를 올리는 두더지잡기 게임과 흡사하다.” 데이비드 엘든 홍콩상하이(HSBC)은행 회장은 13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상업은행클럽(APBC) 연차총회에서 ‘아시아에서의 개혁’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개혁에는 숱한 장애가 따른다는 점을 이같이 표현했다. 엘든 회장은 역설적으로 개혁에 대한 첫번째 장애물로 빠른 경기회복을 들었다.경기회복은 변화에 대한 압력을 약화시키고 추가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없애는 부작용이 있다며 지속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회 내부의 혼란도 장애물로 들었다.위기극복 이후에는 과실을 따먹기 위한 정치·사회적 혼란과 노사간 긴장,잠재적인 실업 가능성에 대한 거친 항의가 잇따르고 채권단이 회사를 승계했지만 경영자가 사무실을 비워주지 않는 것은 물론 구조조정 주도세력을 위협하는 뻔뻔스러운일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회혼란을 경계하라고 지적했다. 주현진기자 jhj@
  • 2001 길섶에서/ 비움의 아름다움

    가진 것이 많아야 행복하다 할 수 있을까.얼마전 팔순의 실향민 할머니가 4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며 모은 모든 재산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비움’으로 삶을 채우는 넉넉함이 아름답다. 장자(莊子)의 소요유(消遙遊)에선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삶의 경지를우화로 가르친다.“뱁새가 깊은 숲에 둥지를 틀어도 나뭇가지 하나면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셔도 작은 배를 채우면 만족한다.(巢於深林 不過一枝 偃鼠飮河 不過滿腹)”고.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데저어하고 내 몫 찾는데 급급한 요즘의 세태를 나무라는 경구로도 손색이 없다. 장자는 나아가 오만과 욕심에 눈과 귀가 먼 인간의 모습을 육체적인장애인과 다를 바 없다고 나무란다.“어찌 눈멀고 귀먼 이가 육체에만 있단 말인가.앎에도 눈멀고 귀먼 이가 있다.(豈唯形骸有聾盲哉 夫知亦有之)” 모두들 자신이 잘났다고 뽐낸다.그러면서 상대에 대해선인정하려들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 있고 우리는 안중에 없다.마음의눈과 귀가 먼 장애인이라 아니할 수 없다. 최태환 논설위원
  • 어린이·청소년 책세상

    ■바빠요 바빠/ ‘비탈밭에 메밀꽃이 하얗게 피어나면 할머니는 고추를 말리느라고,마루는 닭을 쫓느라고 바빠요 바빠’수확의 계절을 맞아 산과 들이 어떻게 변하는지.그에 따라 가을걷이와 겨울나기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는 산골마을 사람과 동물들은 어떻게 사는지.그모습을 한 편의 서정시처럼 감칠맛 나는 글과 아름다운 세밀화에 담은 도토리 계절 그림책 가을편 ‘바빠요 바빠’(도서출판 보리)가 나왔다. 벼가 누렇게 익고,알밤이 툭툭 떨어지고,미루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고,감이빨갛게 익는 가을의 모습.콩을 털고,벼도 베고,김장도 하다 보면 가을날은너무 짧다.어른 아이 할 것없이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바쁘다.참새도,생쥐도,다람쥐도,까치도,두더지도 덩달아 분주하다.이태수화백이 직접 꼼꼼히 살펴본 강원도 삼척 마을 모습을 세밀하게 정성껏 그렸다. 이로써 지난 97년 3월 겨울 산 속의 들짐승 이야기인 ‘우리끼리 가자’가처음 나온 이래 4계절 책이 완간됐다.여름편은 ’심심해서 그랬어’,봄편은‘우리 순이 어디 가니’다. 저자는 충북대 철학과 교수를 지냈고 지금은 변산공동체학교에서 아이들을가르치며 농사를 짓는 윤구병씨.그는 “사람을 철들게 만드는 자연의 변화를,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라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값 각권 6,800∼7,500원. 한편 계절 그림책 완간을 기념하는 이태수화백의 세밀화 전시회가 27일부터7월2일까지 서울 현대백화점 신촌점 10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주혁기자■아기그림책 012(모토나가 사다마사 등 지음) 색깔 잇기를 표현한 ‘하아양까아망’ 등 영·유아의 감성세계를 열어주는 길잡이.전 31권 21만5,000원. 웅진닷컴. ■우리 동네 비둘기(윤문영 지음) 찬이는 애지중지한 비둘기가 날아가버리자다시 돌아와 알을 낳기를 바라며 동네 비둘기들에게 매일 먹이를 준다. 마루벌 7,600원. ■까치와 소담이의 수수께끼놀이(김성은 지음) “하얀 우산을 쓰고 훨훨 날아가는 것은?”3,4월에는 없고 5월에 “아!민들레 꽃씨”.철따라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동화.사계절 7,800원. ■이젠 통일된 나라에서 사는 우린 게기야(미라 로베 지음)서로를 적으로알고 떨어져 살던 붉은 게기와 초록 게기들이 어느날 길을 헤매다 우연히 만나 친해지고 화해한다.혜인 7,000원. ■어린이와 함께 하는 요가(배정희 지음)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요가 이야기.각종 자세 사진도 함께 실었다.개마서원 1만5,000원. ■앗!발명속에 이런 과학원리가(이정화 등 지음)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있는,그러나 세상을 바꿔놓은 32가지 발명품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소개.대교출판6,000원. ■인류에게 용기를 준 사람들(지연희 등 엮음) ‘소리없는 전쟁’의 영웅 바웬사 등 인류를 위해 힘써 노벨상을 받은 20세기 위인 16명의 이야기.청솔 6,500원. ■우리 가족신문(곽정란 지음)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최적의 방법인 가족신문의 의미와 제작 방법 가이드.차림 8,000원. ■우리 아이가 미운 짓을 시작했다(김숙경 지음) 미운짓을 시작한 아이에게‘안돼!’라고 말하기보다 속마음을 움직이는 엄마가 되는 비결.한울림 8,000원. ■딸기엄마의 출산일기(최연희 지음) 출산을 앞둔 산모들에게 필요한 정보를만화 식으로 엮었다.청어람미디어 8,500원.
  • 집중취재/ 산불피해 산림복원

    *자연치유→속도·인공조림→경제성 우위. 불이 난 산에 나무를 심어 조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아니면 자연 복원되도록 방치하는 것이 좋은가.인공 조림은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수종(樹種)을심음으로써 경제성이 있으나 복원 속도가 느리고,자연 복원은 회복 속도는빠르지만 목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활엽수로 뒤덮히는 단점이 있다. 강원대 정연숙 교수(생명과학부)는 자연적으로 복원되도록 사람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96년 산불이 난 뒤 자연 복원에 관한연구를 위해 조림하지 않은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와 조림을 한 곳을 조사한 결과,자연복원지가 조림지에 비해 우수한 회복능력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 교수에 따르면 자연복원지에서는 13년이 지나면 높이 8m 이상의 교목층이 형성되지만,조림지에서는 13년이 지날 때까지 교목층이 발견되지 않는다. 교목은 줄기가 곧고 높이 자라 위쪽에서 가지가 퍼지는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을 지칭한다.또 기저면적(나무의 밑둥으로부터 10㎝ 높이에서 측정한 줄기의 단면적) 2.5㎝ 이상 나무의 양(임목축적률)도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6년 뒤 1.9배,13년 뒤 2.5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강릉·삼척처럼 과거 소나무가 숲을 이루었던 곳에는 맹아(萌芽)형성능력(불 탄 그루터기에서 새 순을 내는 능력)이 큰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이 소나무 다음으로 많이 분포한다.따라서 불이 났던 자리는 소나무 대신 참나무속들로 대체된다.정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4년 뒤 신갈나무 54%,졸참나무 21%,굴참나무11%,떡갈나무 8% 등 전체 산림의 94% 이상을 참나무속 나무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2∼4년 된 묘목으로 조림을 하고 비료를 주면 몇 년 동안은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이지만,기계장비와 인력을 투입한 식목은 결국에는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유출시키고 토양 생태계를 교란시킨다”고 말했다.또 “외국에서는 목재를 생산하기 위한 사유림에는 조림을 하지만,자연림에는 조림하지 않고 자연 복원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도 불이 난 곳에 반드시 조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그러나마을 및 도로 변 등 경관이 훼손된 곳,계곡 등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에는나무를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과거 송이버섯 채취로 생계를 꾸려 온 주민들에게 다시 소득을 올릴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도 조림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산림청 김용하 산림자원과장은 “산불 지역 또는 벌채한 곳은 회복 속도에따라 3년 이내에 조림을 하도록 하고 있으나,소나무·참나무 순이 나오는 곳은 굳이 조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나무를 심으면 노임을 지급함으로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경제적으로 돕는 효과를 거둘 수있다”면서 “단순히 생태적 관점에서 보지 말고 경제·사회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과거엔 어떻게 했나. 산림청은 과거 불이 났던 곳은 대부분 조림을 했다.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어성전리(72년),평창군 봉평면 흥정리(78년),고성군 거진읍 송강리(86년),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및 고성군 토성면 백촌리 (93년)등이 그 곳이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만 자연복원에 관한 연구를 위해 나무를 심지 않았다. 조림한 곳에는 현재 잣나무·일본잎갈나무·곰솔·자작나무 등 경제성이 있는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하지만 백촌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조림지는 조림 직후부더 관리되지 않고 방치돼 자연 복원지나 다름없다.조림 수종(樹種)이 아닌 그루터기에서 스스로 싹을 틔웠거나,주변 지역에서 종자가 날아 와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조림지 나무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조림할 때 불에 탄 나무를 베어내고 새로 나무를 심는 과정에서 화재 뒤에 막 생겨난 식생이 교란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불이 났거나 벌채한 곳은 3년 이내에 조림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불이 난 곳에는 예외없이 소나무 등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침엽수를 심었다.그러나 이번에 산불이 난 곳에는 불에 강한 활엽수도 심을 예정이다.활엽수로 산불 방화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또 소나무나상수리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속(屬)나무들의 싹이 나온 곳은 굳이 조림하지 않고 자연복원되도록 방치하기로 했다. 문호영기자. *생태계 복원 과정 산불이 난 곳은 지상부 식물이 제거되기 때문에 불이 나지 않은 곳과 비교해 초본(풀)류가 잘 자란다.불이 난 곳은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불에 탄 나무들은 새로 싹을 틔운 식물에게 그늘을 제공하고,서서히 분해되는 과정에서 무기염류를 제공한다.산불이 난 곳을 자연복원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방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새 생명은 불이 난 그루터기에서 움튼다.96년 산불이 난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를 보면 불이 난 그 해 소나무를 비롯해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산벚나무·팥배나무·개옻나무·참개암·붉나무·진달래·철쭉 등의 싹이 빠른 속도로 자랐다.하지만 소나무는 다른 나무들에게 밀려4년이 지난 지금 찾아보기 어렵다.소나무는 산불 직후 종자가 싹을 틔우지만 활엽수에 압도돼 살아남지 못했다.산불 지역은 비화재지역과 비교할 때 몇 년 동안 초본과 관목류가 크게 발달한다.그러나 13년쯤 지나면 교목·아교목·관목·초본이 골고루 자라는 우리 숲의 전형적 층(層)구조를 형성한다.층구조가 형성되는 기간은 자연복원지가 조림지보다 짧다. 교목은 신갈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떡갈나무 등 4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이들 참나무속(屬) 활엽수는 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보다 개체 수가 적었으나,불이 난 뒤 복원되는 과정에서는 소나무를 완전히 밀어내고 우점종으로 자리잡는다. 문호영기자. *강원 삼척 화재현장 르포.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 조지전 마을.심심산골의 아침은 고즈넉했다.싸한 공기를 가르는 이름 모를 산새의 노래가 귓가에 메아리친다. 그러나 마을 뒷 편으로 눈을 돌리자 ‘검은 산’의 흉물스런 모습이 눈에들어왔다.산자락에 검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모습이다.완전히 타지 않은 곳도 잎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마을 뒷산에 들어서자 탄내가 코를 찌른다.둘레가 5∼6m는 됨직한 굵은 나무들이 검은 숯으로 변해 여기저기 뒹군다.밑둥에서 가지 끝까지 다 타버린30∼4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바람에 검은 재만 떨구었다.산이 아니라 거대한 숯가마였다.죽음의 땅마냥 생명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스팔트를 깐 것처럼 검게 변한 산자락에는 두더지 굴이 무수히 드러나 있었다.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박광돈(朴光墩·43)연구원은 “두더지가 불길을피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굴을 파며 도망친 것 같다”면서 “두더지는 행동이 느려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혀를 찼다. 고목 밑둥에서 검게 타버린 노랑턱멧새의 보금자리가 나왔다.알을 낳으려고 마련한 것인 듯했다.다람쥐가 겨울을 나기 위해 저장해 놓은 알밤들도 검게 그을려 재 위에 뒹군다.산불의 열기로 바위들도 검게 타 쩍쩍 갈라졌다.해발 640m 정상에는 마을을 굽어보던 100년 짜리 거대한 소나무가 누렇게 말라죽고 있었다. 산 정상 부근에서 무당개구리가 발견됐다.환경부 생태계조사단 정흥락(鄭興洛·39) 박사는 “계곡에 있어야 할 무당개구리가 산 윗부분에 있다는 것은생태계가 교란당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미로면 사둔리 뒷산 숲도 잿더미로 변했다.아름드리 소나무들을 만지자 풀썩 재로 으스러진다.화마가 할퀴고 간 무덤 위에 후손들이 얹어 놓은 푸른솔가지도 눈에 띄었다.막 싹을 틔웠다가 재로 변한 졸참나무 열매도 안쓰러웠다. 어디선가 “짹짹”하는 박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박 연구원은 “짝짓기를위해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세레나데’”라며 “산불은 났지만이제 곧 새 생명이 탄생할 것”이라고 숯검댕 묻은 얼굴로 미소짓는다.“찍찍,찍찍”.쇠딱다구리도 살아 있었다.멀리서 다람쥐도 겁먹은 눈으로 우리일행을 보고 있다. 앞서 가던 강원도산림개발연구원 조중현(曺仲鉉·47) 연구원이 2∼3일 밖에 지나지 않은 너구리와 고라니,토끼의 배설물을 발견했다.타버린 자기 집터를 찾아왔던 듯하다.마을 밀밭에선 고라니 한쌍의 발자국도 발견됐다. 잿더미에서 올라온 알록달록한 억새순을 만지작거리며 “자연이 이미 복원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하는 정 박사 앞으로 회색 멧토끼 한마리가 후다닥 뛰어갔다. 전영우기자 ywchun@. *외국의 경우. 대형 산불이후 외국은 어떻게 조림할까.나라마다 지형적,기후적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자연복원에 맡기거나 자연복원과 조림을 병행하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임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98년 대흥안령산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피해면적만도 130만여㏊에 달해 한국의 이번 동해안일대 피해 2만㏊에 비해 엄청난 산림 손실을 겪었다..임주훈(林柱勳) 박사는 “대형 산불에 대한국제적인 조사나 자료는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중국은 한국의 지난 96년 고성 산불사례와 마찬가지로 일부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일부는 조림하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경우는 자연복원에 맡기고 있다.지난 80년대 후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서 큰 산불이 나자 복원방법을 놓고 열띤 논란이 빚어졌다.관광협회가 “경관이 좋지 않다”며 인공조림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관심 속의 무관심이 생태계 복원에는 지름길”이라며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일본의 경우는 산불보다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많아 국가가 이를 재해로규정,조림비를 일부 지원해주고 있다.한국은 대형산불이 처음이어서 이번처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정부가 조림비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박선화기자 psh@
  • 총선보도 전투·선정적 용어 남발

    ‘볼만한 혈전’,‘물고 물리는 4당’,‘막가는 비방戰’… 4·13총선을 앞두고 신문지면에 등장하는 총선관련 기사의 용어들이 지나치게 전투적,선정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지난 달부터 신문 모니터활동을 벌여온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선감연·상임대표 성유보)는 최근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총선이 다가오면서 선거관련 기사들의 용어사용이 갈수록 흥미위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천자 명단발표 이후 각 당마다 지구당대회 등 본격적인선거운동에 들어가면서 이같은 보도태도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특히‘물고 물리고…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냐’(2월28일자 동아)를 비롯, ‘전투코 앞인데-실탄 어쩌나’(1일자 한국),‘공조깃발 찢고 충청쟁탈전’, ‘부산상륙작전’(2일자 경향)등 전쟁·경기용어가 자주 등장해 유권자들의 정치혐오 및 불신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선거 전반에 대한 비판없이 ‘흥미성 판세 분석’ 보도로 일관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물고 물리는 4당 먹이사슬’(2월29일자 경향),‘임자 따로 있나-텃밭 가열’(3일자 중앙),‘대세 선점-표밭 대충돌’(6일자 국민)등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용어도 자주 등장,언론이 오히려 지역주의를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한편 ‘입의 전쟁이 시작됐다’(2일자 한국)‘막가파 정치의 발버둥’(3일자 조선)‘지역감정 두더지게임’(6일자 중앙)등 흥미성 가십용어도 정치불신 및 지역감정 유발에 큰 몫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감연측은 “선거는 유권자들의 잔치인데도 마치 ‘전쟁’이나 ‘게임’으로 표현,유권자를 구경꾼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면서 “용어문제는 그것으로끝나지 않고 정치불신이나 지역감정과 맞물린 문제이므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 훼손된 자연 되살아난다

    등산객 집중,산불 등으로 훼손됐던 자연에 새 살이 돋고 있다.국토의 6.5%를 차지하는 20개 국립공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식생이 복원되는 등 원래 모습을 되찾고 있다. 96년 4월 큰 불이 났던 강원도 고성의 생태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410㎞에 이르는 낙동정맥(강원도 태백시 황지동∼부산 금정산) 등 많은 산림이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한편에서는 복원작업이 한창이다. 산림 복원의 대표적인 곳은 지리산의 노고단과 세석평전.두 곳은 91년 복원에 착수해 현재 90% 이상 복원됐으며,세계적으로 아고산대(해발 1,500∼2,000m) 식생 복원의 유일한 성공사례로 꼽힌다.미국은 북서부 글래시어 국립공원에서 무려 80여 년 동안 식생 복원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우리나라도 한라산은 식생 복원에 실패했다. 특히 노고단 정상부는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온갖 종류의 야생화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해마다 8월 중순이면 지천에 널린 원추리·쑥부랭이·구절초·지리터리풀·동자꽃·산오이풀 등이 자태를 뽐낸다. 등산로를 나무로 단장한 뒤 양 쪽에 펜스를 쳐 등산객이 정해진 등산로 이외에는 다닐 수 없도록 하고,자생식물을 이식하는 복원작업이 시작되지 전에는 맨 땅이 드러나 있던 곳에 푸른 ‘생명’이 다시 숨쉬고 있는 것이다.씨앗을 뿌리고 풀 포기를 옮겨 심는 작업이 상당 부분 진척된 소백산의 비로봉·연화봉·국망봉 정상부에도 해마다 봄·여름이면 새 생명이 움튼다. 산불이 났던 곳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풀과 나무가 우거져 있다.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산은 활엽수와 잡풀이 가슴 높이까지 빽빽이 자라 있다.활엽수는 침엽수 아래쪽 흙 속에 씨앗 형태로 숨어 있다가 침엽수가 사라지자급속한 속도로 발아한 것이다.불이 나기 전에는 소나무가 대부분인 침엽수림이었지만,산불 뒤 신갈나무와 굴참나무가 번성한 활엽수림으로 바뀌었다.새,솔새,고사리,그늘사초,큰기름새 등 풀도 왕성하게 번식했다. 지리산·계룡산·덕유산·소백산·내장산 등의 불이 났던 곳에도 갈참나무·굴참나무·졸참나무 등 활엽수 군락,소나무·잣나무 등 침엽수와 굴참나무등 활엽수 복합 군락,망초·원추리 군락 등 모두 31개 군락이 넓게 형성돼있다.또 무당버섯·송이버섯·광대버섯·구멍장이버섯 등 내장산에서 65종,덕유산에서 31종,지리산에서 44종 등 많은 버섯류가 관찰되고 있다.수풀이우거지면서 다람쥐·청설모·족제비·너구리·두더지·산토끼 등이 관찰되는횟수가 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강동원(姜東遠) 홍보실장은 “자연도 인간의 관심에 따라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이색부서 이색공무원] 중앙민방위통제경보센터

    ‘경계에 실수란 있을 수 없다.’경기도 평택 K-55 미공군 기지 안에 자리잡은 행정자치부 산하 중앙 민방위통제경보센터 직원들의 눈이 빛나고 있다. 이 곳은 적기의 침공조짐 등 비상사태 발생때 경계경보·공습경보 등 각종민방공 경보발령을 최초로 내는 기관이다. 여기서 경보발령을 하면 5초 안에 해당 지역에 사이렌이 울린다.“국민 여러분,현재 시간 ○○지역에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합니다”라는 라디오 방송도 이곳에서 내보낸다. 센터에는 김정구(金正龜·기술직 5급)소장 등 19명이 일하고 있다.행정직 1명을 제외하고는 통신 및 전산직 등 기술직 공무원들이다. 이들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지만 생활은 ‘두더지 생활’.24시간 지켜야하는 상황실이 지하 2층에 있기 때문이다.5명이 24시간씩 3교대 근무로 투입된다.게다가 기지 내부는 대부분 보안시설들이라서 돌아다니기도 어렵다.김소장은 “한번 상황근무에 들어가면 지상 1층의 화장실 갈 때를 빼고는 24시간을 지하에서 보낸다”면서 “건강이 걱정”이라고 말한다. 경보발령은 센터 옆 공군작전사령부 산하 전구(戰區)항공 통제본부(TACC)의 선임 작전장교가 걸게 되는 상황실내 비디오폰 소리와 적색 경광등이 내는부저소리와 함께 시작된다.이때부터 상황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비디오폰은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데다 자동으로 녹음·녹화돼 경보발령이 지연됐을 때 책임소재를 둘러싼 시비 소지를 없애는 구실을 한다. 상황실 근무자들은 TACC와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사이렌을 해당지역에 울리도록 키를 상황판에 꼽는다.경보방송도 한국방송공사(KBS) 등 4개 중앙방송사에 내보낸다.해당 시·도 경보통제소에 경보발령 사항을 육성으로도 알린다. 물론 이같은 일은 거의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때문에 장비점검은 필수다.사이렌 시험발령은 하루에 6번,경보 시험방송은 4번씩 실시한다.시·도 통제소와 일제 지령전달과 무선교신도 8번씩 한다. 근무경력 23년째인 이재우(李在祐·52)씨는 “초기엔 방송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직업 아나운서만큼은 못해도 당황하지 않고 할 수 있도록 집에서도 늘 연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8월 을지연습과 11월의 민방공훈련때 경보방송을 직접했다는 김희태(金熙泰·37)씨는 “비상사태 대비 국민 행동요령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면서 “초등학교에서 민방공훈련 방송을 학생들이 청취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뉴 밀레니엄의 작은 소망을 피력했다. 박현갑기자
  • 시드니올림픽 로고·마스코트

    시드니올림픽의 로고는 호주의 독특한 풍경을 나타내는 암초 아래 사람이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했다.시드니항의 물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해변을 나타내는 노란색,내륙을 뜻하는 붉은색 3가지로 암초와 태양,부메랑의 이미지를나타냈고 태양과 부메랑이 합쳐져 달리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했다. 마스코트는 시드니를 줄인 시드란 이름의 오리너구리와 밀레니엄을 뜻하는 밀리란 이름의 바늘두더지,그리고 올림픽을 뜻한다 해서 올리라고 불리는 물총새 등 3가지.
  • 재보선문제점

    과거 혼탁선거의 재판이라는 평가 속에서 재보선이 막을 내렸다.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불법·타락 양상이 심화되자 여야는 앞다투어 ‘공명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급기야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보선무용론’까지 등장했다.여야는 선거가 끝난 뒤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실현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흑색선전 선거가 달아오르면서 후보들은 ‘IMF사태를 초래한 장본인’ ‘무능공직자’ ‘호화판 주택을 소유한 철새’ 등을 운운하며 상대후보 비방에 열을 올렸다. 지난 25일 모 후보쪽은 상대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면서 “강박신경증이라는 정신병 때문에 전역했다”고 주장했고 상대후보는 “부인이 서울강남지역에 호화음식점을 차릴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앞서 24일에는 시흥보선에 출하만 모 후보가 “상대후보는 서울부시장 시절 부정행정으로 해임촉구결의를 받았다”면서 “전직 무능공직자”라고원색적으로 비방하기도 했다. 특히 모 정당 연설회에서 한 의원이“우리후보가 시시하게 여자와 싸울 만한 분이냐”며 여성후보 비하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중앙당 개입 이번 선거기간동안 여야는 총재를 비롯,주요 당직자와 소속의원들을 총동원했다.여야는 합의하에 이 기간동안 상임위활동을 계속하기로 했지만 의원들의 ‘선거전’ 투입으로 상임위는 전혀 열리지 못했다.어렵게 마련된 임시국회는 ‘개점휴업’상태가 됐고 국정운영에 큰 차질을 초래해후유증을 앓고 있다. 선거운동기간동안 李會昌총재를 비롯,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은 선거지역을 10여차례 가까이 공식방문했다.부총재와 당 3역에게 담당 선거구를 할당하는 등 의정활동을 전혀 할 수 없도록 했다. 국민회의 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朴泰俊총재 등 공동여권 지도부도거의 매일 선거구를 찾았다.선거구 각 동별로 담당 의원을 정하기도 했다. ▒고소고발 난무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후보사이에 고소,맞고소의 악순환이되풀이됐다.여야가 검찰에 직접 고발한 건수는 국민회의 8건,한나라당 6건. 이외에 여야가 주장하는 상대후보 부정선거 사례는 수십건에 이른다.또 선관위가 자체 적발한 선거법위반도 수십건에 이르고 있고 이중 공식발표된 것만도 14건이다. 지난 27일 구로을 재선에서 한 후보가 ‘스카프 배포’ 혐의로 상대후보를검찰에 고발하자 이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맞고발하기도 했다. ▒관권·금권시비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이 2만∼5만원 단위의 자금을 살포하며 음성적 두더지식 사조직을 중심으로 불법선거를 자행했다”면서 금권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했다.이에 한나라당은 “서울시가 각 구청별로 시흥거주공무원주소록을 작성하는 등 관권선거의혹이 곳곳에서 나타났다”고 맞섰다.
  • “구조조정 스트레스 날려버리자”

    송파구가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구청 안에 ‘스트레스 해소실’을 마련,2월1일부터 운영한다. 갈수록 업무량은 늘어나는데 반해 월급 감소와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출걱정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들이 많기 때문이다.공무원들의 사기저하와 스트레스는 결국 행정서비스의 질적저하를 초래해 주민들만 피해를 본다는 생각에서 이를 해소해 주자는 취지다. 구청 지하에 10평 규모로 마련된 스트레스 해소실의 이름은 새로워진다는의미에서 ‘새롬방’.구는 이곳에 샌드백 두더지잡기 등 격렬한 몸동작을 필요로 하는 각종 게임기를 설치,격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도록 했다.방음이되는 ‘골방’도 마련해 못마땅한 상사에 대해 욕도 하고 고함도 지르도록할 예정이다.구는 일단 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되 점차 주민들에게도 개방할 방침이다. 구는 이에 앞서 지난 96년부터 구청내에 10평규모로 노래방인 영상음악실을 운영하는 한편 지하1층과 6층에 각종 운동기구와 당구대,탁구대 등을 갖춘체력단련실과 휴게실도함께 운영해 왔다.曺德鉉 hyoun@
  • 외언내언-野生 씨 말리는 밀렵

    겨울철 밀렵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녹색연합은 최근 강원도 백두대간인 해발 1,000m의 석병산 일대에서 잇달아 세 차례에 걸쳐 올무 450여개를 수거했다.3∼5㎜ 굵기의 철선으로 된 올무에는 죽은 지 1년 이상 돼보이는 오소리 등의 사체도 확인됐다고 한다.‘전국습지보전연대회의’도 전남 해남지역 갯벌에서 청둥오리를 잡은 밀렵꾼 3명을 적발했다. 야생동물의 씨를 말리는 밀렵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밀렵꾼들은 지리산 오대산 월악산 등 백두대간을 무대로 각종 올가미와 덫을 설치해 천연기념물인 사향노루 산양을 비롯,고라니 오소리 여우 너구리 등을 닥치는 대로잡고 있다고 한다.이들은 야산이나 늪에서도 총기나 심지어 독극물을 이용,쇠기러기 등 겨울철새를 잡고 있다. 이같이 밀렵꾼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는 한마디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을 창출한다고 볼 수 있다.수요의 주범은 바로 ‘몸보신 좋아하는 사람들’이다.몸에 좋다고만 하면 곰쓸개,호랑이뼈에서 굼벵이 구렁이 두더지에 이르기까지 마구 먹어치우는 유난스러운 몸보신 행태가 우리 주변에 깔려 있기때문이다.최근엔 야맹증에 좋다고 박쥐까지 한 마리에 5,000∼1만원선에서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동물구조협회가 지난해 조사한 야생동물 불법거래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전문밀렵꾼은 2만여명,야생동물 밀거래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또 전국 1만7,000여개의 보신건강원 가운데 90% 이상이 야생동물을 중탕으로 만들어 팔고 있으며 여기에 소비되는 야생동물은 전체 밀거래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마구잡이 밀렵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밀렵꾼→브로커→전문상인→건강원→몸보신 소비자로 연결되는 밀렵고리의 단계마다 감시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특히 수요단계에서의 적발은 물론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우선 올 겨울 강원도처럼 순환수렵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대한 밀렵 감시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국립관리공단이 밀렵 신고자에 대해 특별포상금을 주기로 한 것도 공급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수요 측면에서는 전문상인이 밀집해 있는경동시장,모란시장 등에 특별감시원을 상주시키고 건강원에 대한 불시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 검증되지 않은 야생동물의 약효에 맹신을 하고 있는 ‘보신족’들을 계몽해야 할 것이다.
  • 지니고 있는 福의 고마움부터 알자(박갑천 칼럼)

    좌평(佐平) 成忠은 의자왕(義慈王)이 주색에 빠져드는 것을 간하다가 죽는다. 죽기에 앞서 국가유사시에는 국도 동쪽 탄현(炭峴:지금의 식장산)과 서남쪽 백강(白江:금강하류)을 지켜 적을 막아야 한다며 눈을 감는다. 유배중인 興首도 같은 의견이었다. 하건만 나당(羅唐)연합군이 쳐들어왔을때 백제조정은 그 말에 따르지 않았고 나당연합군은 성충·흥수가 지적한 길로 진군해왔다. 그리고 백제는 망했다. 의자왕의 때늦은 후회가 무슨 소용이었겠는가. 사람들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소중한 보물을 잊으며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남이 지니고 있는 것에 대해서만 동경의 눈길을 보낸다. 그래서 의자왕도 성충·흥수같은 충신의 값어치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보물인지 모르는 것과도 같이. 의자왕은 신라 金庾信을 은근히 부러워했던 건지도 모른다. 이같은 인정의 기미를 잘 나타내는 우리 민담이 있다. [순오지](旬五志)에 적혀 있는 ‘두더지혼인’ 얘기가 그것이다. 두더지가 혼인하려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존재와 연을 맺고자 하늘한테 청혼한다. 그러자 하늘은 자신은 해와 달이 아니면 덕을 드러낼 수 없으니 거기 상의해보라 한다. 해와 달한테 갔더니 우리는 구름이 덮으면 쓸 데가 없다 한다. 구름한테 청혼했더니 바람한테는 맥을 못춘다면서 거기 가보라고. 바람한테 갔더니 내 아무리 불어제쳐도 밭 가운데 돌부처는 꼼짝 않으니 높은 건 돌부처란다. 돌부처한테 청혼했더니 말한다. “내가 오직 두려워하는 건 두더지다. 두더지가 발밑을 뚫고 오면 난 넘어질 것이니 나보다 높은 건 두더지가 아니고 뭣인가” 두더지는 날카로운 입부리 지닌 제가 가장 높은 존재라며 신바람나서 두더지와 혼인한다. 어찌 두더지가 가장 높은 존재랴만 자신이 지닌 복이나 장점을 잊고서 다른 존재의 그것에만 눈길을 쏟는 자세에 대해 침을 놓는 뜻은 깊다. 하늘한테 하늘의 구실이 있듯이 두더지한테도 그 나름의 장점은 있는 법. 그런 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복을 느끼면서 장점을 살려나가는 삶의 자세가 소망스러워진다. “엽전들 하는 짓이…” “우리회사 꼬락서니하고는…” “무능한 우리남편…”하면서 자기비하(自己卑下)하는 말들을 곧잘 듣는다. 그런 사람들 눈길은 항상 남의 장점에 꽂혀 있다. 그 남들이 지니지 못한 복을 자신은 지니고 있다는 고마움부터 느낄줄 알았으면 싶건만.
  • 낙선자들 명암/全在姬­거물과 박빙 승부… 신데렐라로

    ◎朴燦鍾­‘정치 고향’서 4위… 정치생명 위기 승리자들의 환호 뒤에는 늘 패배자들의 ‘눈물’이 있기 마련이다. 7·21 재·보궐선거에서도 당선자 7명만이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많은 낙선자들이 분루(憤淚)를 삼켜야 했다. 광명을에서 막판까지 국민회의 趙世衡 총재권한대행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한나라당 全在姬 후보. ‘광명 지킴이’라는 구호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정치거물을 몰아쳤지만 국민회의의 총공세에 밀려 1천300여표 차이로 ‘승리’를 놓쳤다. 여성과 정치신인이라는 핸디캡을 뚫고 유권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긴 만큼 재기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자민련 朴俊炳 후보는 한나라당 텃밭인 서울 서초갑에서 마지막까지 선전했으나 ‘아까운 2등’에 그쳤다. 사무총장으로서 당의 집중지원을 업고 약진을 거듭,여론조사 결과 ‘당선권’에도 진입했지만 두터운 중산·보수층을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국민신당 朴燦鍾 후보는 정치생명마저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13,14대 총선에서 자신을 전국적 인물로 키워 준 ‘정치적 고향’ 서초갑에서 ‘부끄러운 4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고비 때마다 철학과 비전없이 자리를 옳겼던 ‘가벼운 처신’이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다는 평이다. 강릉을에서 출사표를 던진 崔珏圭 전 지사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한나라당 趙淳 후보에게 무릎을 끓었다. 자민련의 영입을 거절하면서 배수진을 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수원팔달의 국민회의 朴旺植 후보는 한나라당 南景弼 후보의 화려한 등장을 위한 ‘제물’이 됐다. 여론조사에서 압승을 예고할 정도도 승리를 자신했지만 밑바닥 표를 훑는 한나라당 南景弼 후보의 ‘두더지 전략’에 손을 들었다.
  • 태풍 한국이름 후보 확정/기상청 올부터 사용

    ◎‘가야’‘낙동’‘개나리’‘개암’…/산·강·꽃 등 이름딴 80개 주제별 배치 “제 6호 태풍 ‘너구리’의 북상으로…” 앞으로는 태풍예보가 이런 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사용할 우리말 태풍 이름 후보작 80개를 4일 공개했다.앞으로 국어연구회와 일반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말쯤 최종 확정한다. 기상청은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지역 태풍위원회 소속국가들이 지금까지 써온 미국식 이름 대신 각국의 고유어로 된 태풍이름을 사용키로 합의함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이름을 공모해 왔다. 태풍위원회는 앞으로 개최되는 제31차 회의에서 단일 회원국이 작성한 태풍이름을 일괄적으로 선택하는 방안과 여러 회원국의 제안을 취합하는 방안가운데 하나를 결정한다. 개정안에 대해 이견이 있으면 인터넷 www.kma.go.kr이나 전화 (02)720­2380 팩스 (02)739­5969로 의견을 보내면 된다. 산 강 꽃 나무 새 동물 인명 설화 등 8가지 주제별로 각각 10개씩으로 구성된 개정안은 다음과 같다. ▲1조:가야­낙동­개나리­개암­갈매기­너구리­갑돌­견우 ▲2조:금강­대동­동백­곰솔­까치­노루­갑순­낙랑 ▲3조:무등­두만­매화­느티­고니­다람쥐­곱단­놀보 ▲4조:백두­섬진­모란­다래­기러기­돌고래­돌쇠­서동 ▲5조:설악­소양­민들레­머루­따오기­두더지­먹보­선화 ▲6조:속리­영산­진달래­버들­백로­반달곰­범돌­직녀 ▲7조:오대­영산­진달래­버들­백로­반달곰­범돌­직녀 ▲8조:지리­임진­찔레­앵도­솔개­사슴­삼돌­콩쥐 ▲9조:태백­청천­채송화­오동­종달새­수달­순돌­팥쥐 ▲10조:한라­한수­해당화­주목­파랑새­황소­울보­흥보.
  • 신 신토불이(김호준 정치평론)

    신토불이­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이 용어는 지난 80년대말 농협이 우리 농산물 애용을 권장하는 슬로건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친숙해진 말이다. 직역을 하면 『몸과 흙은 둘이 아니다』인 것을 『태어난 곳에서 나는 농산물이 자기 몸에 제일 맞는다』는 뜻으로 토산품 선전에 원용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이 공직사회에 더욱 심화되고 만연된 눈치보기·무사안일을 일컫는 신종 유행어로 회자되고 있다. 공직사회의 「신토불이」란 공무원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채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어 땅인지 사람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비아냥을 담고 있다. ○공직사회 무사안일 빗대 사용 개혁의 서슬이 시퍼렇던 문민정부 초기에 잔뜩 움츠러든 공직사회를 풍자하던 유행어는 「복지부동」이었다. 「복지부동」은 그래도 땅위에 두꺼비처럼 엎드린 사람을 분간이라도 할 수 있다지만 「신토불이」는 땅속의 두더지처럼 숨어버려 아예 보이지도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고 할까, 집권초 경증)의 「복지부동」이 임기말에 이르자 중증의 「신토불이」로 바뀐 것이다. 임기말이 되면 권력누수와 더불어 공직사회의 기강해이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요즘처럼 공직사회가 질타의 대상이 된 적도 없을 것이다. 눈치보기·일 안하기는 약과이고 차기를 겨냥한 줄대기와 돈 챙기기에 정신이 팔려 있다는 것이다. 멀지않아 윗사람이 바뀔 것이라는 빤한 예상 때문에 상부 지시가 제대로 먹히지 않을 뿐더러 근무시간중에 잡기를 즐기거나 개인 일을 보러다니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고건총리의 새벽 기습순찰에 흐트러진 근무자세를 여지없이 노출한 파출소라든가 야간근무중 업소에서 주민들과 도박판을 벌인 경찰관의 모습은 기강해이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노동법사태·한보대출비리·김현철씨 국정개입의혹 등 잇단 대형 악재가 온 나라를 분노와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면서 공무원의 사기와 의욕을 저상시킨 것만은 틀림없다. 잦은 개각도 공직기강의 해이를 부른 한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국가의 위기는 모른체 하고 권력싸움에만 열을올리는 정치권의 실망스런 모습도 공직자들의 일탈을 부채질했을 것이다. 관료주의가 강하게 확립된 나라로 흔히들 프랑스와 일본을 든다. 특히 프랑스 관료사회는 통치체제가 어떻게 바뀌든 그것 때문에 나라의 기본시책이 흔들리는 일이 없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 공직자들도 대통령과 정치권이 어떻게 돌아가든 좀 더 주인의식과 책임감에 투철했더라면 국정이 이렇게 표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한보사태를 공룡처럼 키운 책임도 따지고 보면 공직사회에 있다. 신한국당의 이회창 대표가 지적했듯이 정부의 한보사태 처리는 그 접근방법이 애당초 잘못된 것이었다. 한보그룹에 대한 제철소 인허가과정, 공유수면 매립과정, 은행대출과정, 기업운영의 성과등을 철저히 밝힌 뒤 사법처리에 착수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이런 실질문제에 대한 조사없이 검찰수사부터 하는 바람에 비리만 부각돼 의혹과 불신을 증폭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한보에 대한 불가피했던 정책지원 내역만 밝혔더라도 국민들로 하여금 한보대출 5조7천억원을 몽땅 비리의대상으로 보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투철한 주인의식 확립 절실 그런 점에서 늦게나마 정부가 경제부총리 주도 아래 한보사태의 전과정에 대해 전면적인 재조사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라고 하겠다. 한보사태의 종합적인 진상파악은 이수성내각에서도 거론됐지만 실행되지는 않았다. 해당 부처에서 기피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경제수석들이 관여한 문제라면 청와대가 풀어야지 왜 우리 손에까지 흙을 묻히려고 하느냐는 관료들의 회피주의가 사태확산을 방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마 임기말이 아니었다면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헌법을 고쳐서 대통령 임기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임기말 현상은 주기적으로 오게 마련이다. 따라서 「복지부동」이라든가 「신토불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공직자들의 투철한 주인의식 확립뿐이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 근대화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주역이 바로 공직자들이다. 요즘 일본에서는 관료망국론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튀어 나오지만 한국의 공직자들 앞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다. 공직자들이 다시 자긍심을 갖고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난국극복의 주체로서 공직자들의 심기일전과 분발을 촉구한다.〈논설위원실장〉
  • 쥐·부·다산·현명의 상징/쥐띠해…전문가에 들어본 쥐에 얽힌이야기

    ◎십이지 맨앞 동물… 삼국유사에 처음 등장/정월 쥐 피해 막고 풍년 기원하는 쥐불놀이 병자년 새해는 쥐가 주인인 쥐띠의 해이다.쥐는 십이지의 맨앞에 있는 동물로 부와 다산,그리고 현명함을 상징한다.그러나 쥐는 일상생활에서 우리에게 해를 많이 끼치는 동물이기도 하다. 쥐는 두더지의 「둔」에 어원을 두고「줄」로 구개음화되어 현재의 「쥐」로 변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쥐가 문헌에 나타나는 것은 「삼국유사」의 조로서,비처왕이 거문고에 활을 쏜 후 안을 확인하니 사통하던 중과 궁주가 있었다.이때에 언질을 준 것이 쥐였기 때문에 이후부터 쥐날은 행동을 조심하고 근신하는 날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쥐는 우리 민족에게 다양한 상징을 부여받아 왔다.먼저 쥐는 생태적으로 한달도 안되는 임신기간,한번에 7∼9마리를 낳는 다산성 등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다.이러한 점은 우리 민족에게 쥐가 다산의 상징적인 동물로 이해하도록 작용하였다. 또한 쥐는 먹이를 모으는 습성을 지니고 있어 부를 가져다주는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우리의속신 중에서 「쥐가 집안의 흙을 파서 쌓으면 부자가 된다」거나,「쥐가 발을 물었을 때 천석 하고 외치면 부자가 된다」등의 내용은 쥐가 재물을 가져다주는 존재임을 잘 보여준다. 함경도의 창세무가에서는 쥐가 현명한 동물로 등장한다.즉 미륵님이 여러 동물들에게 물과 불의 근원을 물었을 때 쥐만이 명쾌하게 대답을 하였다는 것이다.이 보상으로 미륵님은 세상의 뒤주를 쥐에게 주었다고 한다.그러나 이 현명함도 도가 넘칠 경우 약삭빠르다는 식으로 쥐를 풍자하기도 한다. 쥐가 사고를 예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예도 있는데,배의 안전운항과 풍어를 가져다 준다는 배서낭의 경우 충남지방에서는 쥐소리를 낸다고 한다.즉 풍랑이 오거나 배에 이상한 일이 생길 경우 찍찍 하는 소리로 그것을 알린다고 하는 것이다. 쥐와의 관련민속으로는 정월 첫 쥐날(자일)과 쥐불놀이를 들 수 있다.정월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쥐날에는 일이나 바느질을 하지 않는다. 일을 하면 그만큼 쥐가 곡식을 축내고,옷감들도 더 많이 쏠아놓는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날 밤중에는 논둑 등에 불을 놓는 쥐불놀이를 한다.이것은 농작물에 병충해와 쥐로부터의 피해를 막고 많은 수확을 기원하는 놀이의 하나이다.최근까지도 정월 보름날 밤의 횃불놀이와 겸해서 불을 놓기도 하였다. 또한 한밤중인 자시에 맞춰 방아를 찧으면 쥐들이 없어진다고 해서 부녀자들이 많이 찧었다고 한다.방아찧을 곡식이 없으면 빈방아로 찧어 소리를 낸다. 민담에는 쥐가 둔갑을 하여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매일 아침에 밥을 풀 때마다 쥐에게 먼저 밥을 주었더니 둔갑하여 진짜주인을 쫓아냈지만,고양이를 이용해서 그 위기를 극복했다는 내용이다.속신에도 쥐가 사람의 손톱이나 발톱을 먹으면 사람으로 둔갑할 수 있다고 하여 이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다. 이외에도 쥐의 생태적인 특징을 반영하여 「고양이 앞에 쥐」나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등의 속담도 많은데,이는 쥐의 왜소한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쥐는 우리에게 긍정과 부정을 공유하는 동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쥐가 부와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하는 긍정적인 상징을 더욱 선호한다.새해엔 쥐가 샘이 나서 발을 물 정도로 부지런히 움직여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 바란다.
  • 오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박갑천 칼럼)

    『울음우는 아이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안톤 슈나크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것들」은 이렇게 시작된다.김진섭의 명역으로해서 많이 읽히면서 진실로 슬프게 하는것이 무엇인가 생각케 했던 향기짙은 수필이다. 오늘에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아이들 울음이 아니라 삐약삐약 울면서도 눈물은 안보이는 병아리울음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자기 죽을날 모르는 점쟁이의 야살이,맥주를 마셔대면서 화장실 안가는 것을 자랑하는 곧은 창자의 넉살이,저먼저 구원받아야할 사람이 오히려 대중을 향해 구원을 외치는 소리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여름날의 매미소리 그리면서 허우룩함에 떨고 서있는 나목의 마지막 잎새가,목숨 얼마 안남은 단풍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찬미하는 탄성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제겨레 젖혀두고 멀리 해와 달에게 자식혼처 구하는 두더지 어버이가,추워서 소름돋은 짧은치마밑의 가녀린 안짱다리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뒷동산 동백나무들은 어디 갔나,어령칙이 가물거리는 얼굴들하며 변해버린 고향산천이,그리고 어린날 짝사랑했던 암암한 여인의 요절소식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책장에 꽂힌 헌 책갈피에서 보게 되는 젊은날의 까맣고도 튼실한 머리칼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어미 숨거둔줄 알리 없는 갓난아기의 칭얼댐이,백혈병 진단 내린걸 모르는 어린이의 해맑은 웃음에 울가망해있는 어버이의 얼굴그늘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말글 바로 못쓰면서 남의 말글 잘하는 걸 내세우는 지식인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제 부모형제와는 척져있는 주제에 나라와 겨레위해 몸바치겠노라고 소리소리 높이는 「우국·애국지사」의 얼렁수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담비털 만지면서 개털로 여기고 개털 만지면서 담비털로 여기는 눈뜬 소경의 시답잖은 판단력자랑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친애할 자격도 없는 사람의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하는 물탄 꾀입술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희극배우보다 더 희극적인 엉너리 연기를 하면서 관중들의 숨넘어가는듯한 비웃음소리를 못듣는 뻔뻔스런 얼굴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이전투구 행짜 못버리면서도 청강에 좋이 씻은 백로같은 소리만 늘어놓는 갈가위트레바리꾼이 우리를 슬프게한다.죽지 떨어진 주인한테 냉갈령 부리는 지난날의 측근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것이 어디 한두가지랴.하지만 가장 슬프게 하는것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줄 모르고 계속 슬프게 해주고만 있는 사람들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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