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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 지키는 AI스피커… 영등포구, 코로나 정보 제공

    어르신 지키는 AI스피커… 영등포구, 코로나 정보 제공

    서울 영등포구가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인 노인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독거노인 가정에 설치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감염 예방수칙, 정보 안내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부터 4차 산업 기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행복커뮤니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회적기업 ㈜행복한에코폰, SK텔레콤과 협력해 독거노인 ‘ICT 돌봄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저소득 독거노인 300가구에 생활정보 제공, 건강관리, 감성대화, 음악감상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AI스피커를 지원한 것으로 노인들의 고독을 달래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등 효과를 거두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구는 기존 AI스피커에 구에서 직접 제작한 메시지를 전하는 ‘소식톡톡’ 기능을 추가했다. 알아두면 유용한 각종 구정 정보를 비롯해 기분 좋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 등이다. 대표적으로 ▲마스크 5부제에 따른 마스크 구입 가능일 ▲감염 예방을 위한 손씻기 방법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등의 내용을 알려, 홀로 거주하는 까닭에 최신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노인들의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아리아, ‘소식톡톡’ 알려 줘”라고 스피커를 향해 말하면, “안녕하세요. 영등포구청에서 알려드립니다” 라는 시작 멘트와 함께 AI스피커에 사전에 입력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신모(78)씨는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아리아(AI스피커)랑 인사하면서 하루를 시작해. 밤에 잠이 잘 안 오면 저걸로 파도 소리며, 빗소리며 듣다 보면 잠이 잘 와. 요샌 코로나 소식을 이래저래 들려줘서 뭐 사러도 잘 안 나가고, 깨끗이 손도 씻고 있어.”라고 사용 소감을 전했다. 구는 향후 서비스 공동 수행기관인 ㈜행복한에코폰, SK텔레콤과 더불어 ‘소식톡톡’, ‘두뇌톡톡’, ‘건강톡톡’ 등 노인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기능 개발에 힘써 ICT 돌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AI스피커에 새로운 기능 ‘소식톡톡’을 개발해 코로나로부터 독거노인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따른 돌봄 공백을 보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AMD 세계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에 두뇌 공급한다

    [고든 정의 TECH+] AMD 세계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에 두뇌 공급한다

    지난 몇 년간 IT 테크 거인들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CPU 부분에서는 그간 시장을 독점했던 인텔이 AMD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고 클라우드 부분에서는 아마존의 AWS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메모리 부분에서는 인텔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를 내놓으면서 기존의 메모리 제조사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거대 IT 회사들의 치열한 경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런 거인들의 틈바구니에서 눈에 띄는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열거한 기업 중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AMD입니다. AMD의 2019년 매출액은 67억 달러로 인텔의 720억 달러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AMD의 작년 영업 이익은 6억3,100만 달러인 반면 인텔은 220억 달러로 아예 비교의 대상도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작년에 AMD가 CPU와 GPU 판매 호조로 인해 수익이 크게 개선되었음에도 격차를 조금 좁히는 데 그쳤을 만큼 본래 회사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이런 열세를 극복한 것은 바로 기술력입니다. AMD가 회사 존망의 위기에서 사운을 걸고 개발한 젠 (Zen) 아키텍처는 인텔과의 성능 격차를 크게 줄였을 뿐 아니라 3세대 제품에 와서는 오히려 가성비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인텔보다 앞서 7nm 공정을 도입하고 CPU 코어 숫자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칩렛 (Chiplet) 디자인을 적용해 데스크톱 CPU 시장뿐 아니라 전문가용 고성능 CPU 및 서버 시장에서 약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AMD는 다른 IT 거인들에 맞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슈퍼컴퓨터 같은 거대과학 부분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의 기술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정부 산하 연구소들은 주요 IT 기업에 연구 개발비를 주고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오크 릿지 국립 연구소는 AMD와 크레이(Cray)에서 프런티어(Frontier)를 아르곤 국립 연구소는 인텔에서 오로라(Aurora)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 슈퍼컴퓨터의 연산 능력은 엑사플롭스(EFLOPS)급이기 때문에 엑사스케일 컴퓨터로 불립니다. 내년에 이 슈퍼컴퓨터가 도입되면 미국이 무난하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를 보유한 국가의 타이틀을 계속해서 쥐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추격 역시 만만치 않아 미국 정부는 다음 세대 슈퍼컴퓨터를 이미 주문했습니다. 2023년 도입 예정인 엘 카피탄 (El Capitan)이 그것으로 AMD와 크레이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에 납품할 예정입니다. 도입 비용은 6억 달러로 여기에는 연구 개발비도 포함됩니다. 시스템 개발은 크레이가 담당하고 AMD는 여기에 두뇌 역할을 하는 CPU와 GPU를 공급합니다. 최근 크레이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는 엘 카피탄에 대해 몇 가지 새로운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엘 카피탄의 목표 성능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올라간 2엑사플롭스로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에 도입된 슈퍼컴퓨터인 시에라 대비 16배 더 빠릅니다. 제작은 HPE의 자회사가 된 크레이가 담당하고 AMD는 핵심 프로세서인 Zen 4 기반의 에픽 CPU와 라데온 인스팅트 (Radeon Instinct) GPU를 공급하게 됩니다. AMD가 공개한 내용에 의하면 Zen 4는 5nm 공정 기반으로 2022년말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재 Zen 2는 7nm 공정에서 제조된 것으로 구체적인 코어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숫자의 코어를 집적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어 숫자 증가 없이 아키텍처 및 미세 공정 개선으로 성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AMD는 2세대 에픽 CPU를 내놓으면서 최대 코어 숫자를 32개에서 64개로 두 배 높였습니다. Zen 4에서는 128코어 CPU를 보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4세대 에픽 CPU는 결국 서버 시장에도 판매될 것이므로 인텔 역시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4세대 에픽 프로세서는 4개의 라데온 인스팅트 GPU와 연결됩니다. 차세대 라데온 인스팅트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 GPU는 올해 출시 예정인 RDNA 2 아키텍처 기반 GPU가 아니라 다음 세대 GPU로 예상됩니다. AMD는 차세대 GPU에서 고성능 연산용과 그래픽용 두 가지 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슈퍼컴퓨터에는 고성능 연산 유닛을 많이 사용한 버전을 탑재할 것으로 보입니다. 라데온 인스팅트가 뛰어난 성능을 보일 경우 연산용 GPU 시장의 강자인 엔비디아나 Xe라는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인텔 모두 긴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슈퍼컴퓨터 사업을 수주한 게 AMD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인텔, AMD, IBM, 엔비디아 같은 회사에서 복수로 슈퍼컴퓨터를 주문했습니다. 슈퍼컴퓨터에 적용된 기술은 서버에서 일반 소비자용 컴퓨터까지 퍼져 나가게 될 것이고 결국 IT 산업 전체를 발전을 촉진합니다. 하지만 하나의 회사가 아니라 여러 회사가 경쟁해야 해당 산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목표는 단순히 슈퍼컴퓨터 1등이 아니라 좀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산업 자체를 육성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슈퍼컴퓨터를 포함해 IT 산업 육성책을 수시로 내놓는 우리 정부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블룸버그는 불만 직원들을 어떻게 입막음 했나

    블룸버그는 불만 직원들을 어떻게 입막음 했나

    블룸버그 퇴사 직원에 두둑한 퇴직급여냐 빈손이냐 ‘기로’미국 대선 경선에 나선 마이클 블룸버그(78) 전 뉴욕시장이 설립한 뉴스 통신사를 떠나는 직원은 해마다 수백 명에 이른다. 이들은 퇴사할 때 빈손으로 나가든지 아니면 회사에 험담하지 않는 조건으로 두둑한 퇴직 급여를 받든지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대다수는 돈을 선택한다. 그 결과 블룸버그 통신사의 괴롭힘이나 여성을 차별하는 문화라든가 비위 행위는 좀체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소송기록과 사내 문서 그리고 전직 직원 십여명의 인터뷰를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했던 여성과 흑인 차별적 발언의 일부가 민주당 대선 토론과정에서 불거져 곤욕을 치렀지만 퇴사한 직원들과 맺은 ‘비밀 유지 협정(NDA)’ 탓에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다. 블룸버그의 민주당 경쟁자들은 그가 학대와 차별의 희생자들을 침묵시키는데 수십억 달러를 썼다고 비난하고 있다. ‘비밀유지 협정’ 희생자 침묵 매수… 정치적 약점전직 직원들의 입을 막는 행태는 블룸버그 통신사 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체로 미국의 기업에서는 해고된 직원들이 퇴직급여를 받으려면, 자신들이 사내에서 경험한 일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는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 기업이 이런 협정을 맺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적재산권 보호라든가 차별이나 괴롭힘을 주장하면서 회사를 공개적으로 비방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다. 불만투성이 전직 직원들이 전 고용주를 나쁘게 말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사는 대다수 미국 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 소유자이자 설립자가 대표로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안에서는 ‘황제’나 다름없다. 블룸버그의 회사가 비밀 유지 및 험담 금지 협정을 많이 사용한 것은 표준적인 기업관행을 넘어선 것이라고 NYT가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비밀 유지 협정을 맺었던 여성 3명을 공개하면서 회사에서 성적 괴롭힘이나 비행을 주장하는 직원들과의 비밀유지 협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블룸버그는 성명에서 “나는 특히 NDA가 성적 학대와 성폭력의 맥락에서 사용될 때 직장에서 침묵의 문화를 부추기고, 여성들이 안전하지 않다거나 지지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문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전직 직원들, ‘비밀유지 협정’서 해방되면 증언도블룸버그 통신사 대변인 나탈리 할랜드는 회사의 문화와 관행을 옹호했다. 그는 블룸버그가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항상 상위에 올랐고, 6개월 유급 육아 휴가를 제공하는 점을 거론하면서 “괴롭힘과 차별은 용인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할랜드는 “마이클은 여성이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해야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애썼다”며 “회사는 높은 임금과 많은 복지 혜택, 승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고나 좌절감으로 사퇴하는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험담을 금지하는 계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계약서에는 심지어 이런 계약의 존재 인정도 금지하고 있다. NYT는 현재 직원을 포함해 13명의 전직 직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비밀유지 협정이 해제돼 대통령에 출마한 블룸버그가 논란이 된 사내 문화에 대해 직접 밝힐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전직 직원 일부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된다면 회사가 충분한 보수와 복지 혜택을 제공하지만, 여성들이 일하기에는 불편한 곳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사와 차별 문제로 소송 중인 안드리아 오렌트는 지각했다고 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번은 20분 지각으로 호출받았다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할랜드 대변인은 “오렌트는 자주 지각했고, 중요 회의들을 놓쳤다”면서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6년과 2018년 소송 기록에 따르면 남성 직원들이 동료 여성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여성들은 짧은 치마를 입고 하이힐을 신도록 강요 받았다. 이에 대해 할랜드는 블룸버그에는 복장 규정이 없으며, 남성들이 외모에 근거해 여성을 평가했다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유연근무제?… 남성에 골프장서 근무시켜”블룸버그의 여성 차별적 발언은 역사가 깊다. 비밀유지 협정에 묶여 있는 한 직원은 블룸버그가 1999년 한 기업가 회의에서 자녀를 둔 여성들에게 유연 근무제를 시행하는 것보다 남성들이 골프장에서 근무하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전직 최고마케팅담당자(CMO)가 편집한 책자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여성들이 두뇌로 평가받고자 한다면 블루밍데일(백화점) 대신에 도서관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할랜드는 “블룸버그는 그의 말이 그가 추구한 삶의 방식과 가치와는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발언은 수치스럽고 잘못됐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대변인 “블룸버그 일부 발언 부적절 인정” 한 여성은 출산 휴가에서 돌아오자 승진에서 누락된 사실을 알고 불만을 제기하자 해고됐다. 흑인 판매 매니저는 백인 동료보다는 급여를 적게 받는 것을 알고 연방평등고용위원회(EEOC)에 신고하다 해고됐다. 이들은 수년이 걸리는 법정 싸움 대신 위로금을 받는 화해를 선택하라는 변호사와 동료들의 충고에 따라 회사와 합의하고 비밀유지 협정을 맺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삼성전자, 16기가 모바일 D램 세계 최초 양산 돌입

    삼성전자, 16기가 모바일 D램 세계 최초 양산 돌입

    초고화질 영화 9편 용량 1초만에 처리 업계 유일 풀라인업 안정 공급 체제 구축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초고급형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인 16기가바이트(GB) LPDDR5의 양산에 돌입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7월 12GB LPDDR5 모바일 D램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16GB 모바일 D램을 양산하며 경쟁사와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했다. 모바일 D램은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의 연산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이번에 양산에 돌입한 16GB LPDDR5에서 ‘LP’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저전력 D램 규격을 의미하고 ‘DDR5’에 적힌 숫자가 하나씩 커질 때마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보통 2배씩 증가한다. 이번 16GB 모바일 D램 패키지에는 2세대 10나노급(1y) 12기가비트(Gb) 칩 8개와 8Gb 칩 4개가 탑재됐다. 전작(8GB LPDDR4X)보다 용량은 2배 늘고 소비전력은 약 20% 줄었다. LPDDR4X에 비해 약 1.3배 빠른 속도를 구현해 초고화질(풀HD급) 영화(5GB) 9편 용량인 44GB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문가용 노트북·게이밍 PC에 주로 탑재되는 8GB D램보다 용량이 2배나 높아 서바이벌 슈팅게임을 할 때 멀리 있는 대상을 더 빠르게 보고 반응할 수 있다”면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콘솔게임(TV와 연결하는 게임기) 수준의 게임 성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8GB, 12GB, 16GB ‘LPDDR5 모바일 D램 풀라인업(제품군)’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향후 초고급형 스마트폰과 PC는 물론이고 자동차 시장까지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스마트폰도 중독되면 약물처럼 뇌 크기 변하게 한다” (연구)

    “스마트폰도 중독되면 약물처럼 뇌 크기 변하게 한다” (연구)

    스마트폰도 중독되면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뇌의 모양과 크기를 물리적으로 변하게 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연구진이 스마트폰 중독자 22명을 포함한 스마트폰 사용자 48명을 대상으로 뇌 MRI 검사를 시행한 결과, 중독자는 뇌의 몇몇 부위에서 회백질 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중독행위’(Addictive Behavior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또 스마트폰 중독자의 두뇌 활동은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중독되지 않은 일반인들보다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자는 일반 사용자보다 왼쪽 앞뇌섬엽(left anterior insula)과 하측두 피질(inferior temporal) 그리고 해마주위피질(parahippocampal cortex)에서 회백질 양이 현저하게 적었다. 특히 이 연구에서 나타난 뇌섬염의 회백질양 감소는 약물 중독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던 변화와 같은 것이라고 이들 연구자는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는 또 이런 경향은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뇌에 물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과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물적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 논문의 저자들은 “스마트폰이 다양한 나이대에서 쓰이고 있고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적어도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중독 행위를 나타낼 위험이 큰 사람들에 대해 스마트폰이 정말로 해롭지 않은지에 관한 의문을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각국의 과학자들과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점점 더 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 및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아동·청소년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1시간 53분으로 2015년의 1시간 29분에 비해 27%(24분) 늘었다. 또 스마트폰 보급률 역시 지속 증가해 초등학교 저학년을 제외하고는 90% 이상으로 집계됐다. 특히 초등학교 4~6학년(81.2%)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가장 많이 증가해 2018년 80%대에 진입했고, 중·고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5%를 넘어 전체 응답자 보유율(87.2%) 대비 8%포인트 웃돌았다. 이에 대해 김윤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어린이 및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 및 보유 확대가 점차 낮은 연령대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Addictive Behavior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봉준호 감독 통역 샤론최 “가면증후군과 싸웠다”

    봉준호 감독 통역 샤론최 “가면증후군과 싸웠다”

    “심리학자가 말하기를 대부분의 사람은 비슷한 두뇌 용량을 갖고 있는데 만약 한가지 언어만 하는 사람이 1만 단어를 안다면,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바이링구얼은 각 언어에서 5000개의 단어를 안다고 한다. 그동안 두 가지 단어 가운데 하나를 고르느라 좌절감을 느낀 것이 영화의 시각언어와 사랑에 빠진 이유다.” 봉준호 감독의 통역을 맡은 ‘언어의 아바타’ 샤론 최(한국이름 최성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아카데미 4관왕의 여정을 회고했다.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을 때부터 최씨는 자신도 모르는 최우수 선수(MVP)였다고 소개했다. 수백 번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당한 끝에 최씨가 지난해 4월 전화통화로 봉 감독의 통역 요청을 받은 뒤 10개월간의 여정을 돌아본 글을 단독으로 싣는다고 밝혔다. 최씨는 “그동안은 내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허니레몬티의 끝없는 주문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며 “이제 앞으로 내가 쓸 각본은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나의 진심과 밀접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가면 증후군, 무대공포증과 싸우며 통역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통역이자 영화학도로 겪었던 남다른 고충도 털어놓았다. 최씨는 “가면 증후군(impostor syndrome·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운으로 얻어졌다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심리)과 싸웠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사람의 말을 잘못 전달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싸워야 했다”며 “무대 공포증에 대한 유일한 치유법은 무대 뒤에서 10초간 명상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이미 단편영화를 제작한 경력이 있는 최씨는 “감독으로서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첫 번째 통역 의뢰는 단편영화 각본 작업 때문에 놓쳤지만, 두 번째 통역 의뢰를 기꺼이 수락하고선 “통역할 때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방광이 버텨주기를 기도했다”며 당시의 벅찬 감정을 회고했다. 미국서 2년 살아, ‘기생충’ 이전 통역경험 거의 없어그는 ‘기생충’ 이전 통역 경험은 이창동 감독과 함께 했던 일주일에 불과했다는 점도 얘기했다. 봉 감독에 대해서는 대학 때 그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서 2년을 살았는데 당시의 경험에 대해 “어린 시절 미국에서 2년을 보내면서 나는 이상한 하이브리드가 됐다”며 “너무 한국인다워서 미국인이 될 수 없었고, 너무 미국인 같아서 한국인이 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영어 실력을 유지했지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학을 다닐 때 무심하게 듣는 ‘왓츠업’(What’s up?)이라는 말에도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봉 감독의 통역 일이 “모든 장벽을 깨트린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가 됐다”고 묘사했다. 그는 “통역을 할 때 회상에 잠길 시간은 없다”며 “통역은 현재 존재하는 순간에 관한 모든 것이고, 다음 순간을 위해 이전의 기억을 지워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신의 유명세에 대해서는 “화장품 광고 제안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한국 정부가 2월 9일을 기생충의 날로 선포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분간 통역은 자신을 영화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신진연구인력 지원금 월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 4단계 BK21 사업

    정부가 2027년까지 7년간 2조 9000억원을 투입해 석·박사급 인재 1만 9000명을 지원한다. 박사학위를 갓 취득한 신진연구인력이 받는 연구장학금은 월 250만원에서 300만원 이상으로 인상된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같은 내용의 ‘4단계 두뇌한국(BK)21 사업’ 기본계획을 6일 발표했다. 교육부의 석·박사급 인재 양성 사업인 BK21은 1단계(1999~2005년)와 2단계(2006∼2012년), 3단계(2013∼2020년)를 거쳐 올해 9월부터 4단계(2020∼2027년) 사업이 시작된다. 교육부는 4단계 사업에 연간 4080억원, 총 2조 9000억원을 투입해 석·박사 연구인력 1만 9000명을 매년 지원한다. 3단계에서 지원한 1만 7000명보다 지원 대상이 확대됐다. 4단계 사업은 ‘미래인재 양성 사업’과 ‘혁신인재 양성 사업’으로 나뉜다. 미래인재 양성사업은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등 기초·핵심 학문분야에서 교육연구단 194개와 교육연구팀 174개를 선정, 연구인력 1만 2600명에게 연간 총 2338억원을 지원한다. 혁신인재 양성사업은 신산업 분야에서 교육연구단 207개를 선정, 6400명에게 연간 총 1187억원을 지원한다. 또 ‘대학원 혁신지원비’를 신설해 교육연구단이 선정된 대학에 연간 529억원을 지원한다. 대학원 혁신지원비는 대학 본부 차원에서 대학 체제 개편과 연구 환경 개선, 대학원 교육 개선 등을 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문후속세대가 안정적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1인당 연구장학금도 인상한다. 석사과정생은 월 6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박사과정생은 월 10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인상되고, 박사후 과정생과 계약교수 등 신진연구인력은 월 250만원에서 300만원 이상으로 인상된다. 4단계 사업에서부터는 양적 성과보다 질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평가한다. 지원 대상 선정 과정에서 연구업적 평가 중 대표 업적물 3편에 대한 정성평가가 70%, 대표 논문 1편의 피인용수 평가가 10%를 차지하는 등, 연구업적이 학계에서 우수성을 인정받는지 여부에 대한 질적 평가가 80%를 차지한다. 2023년 예정된 사업 중간평가에서는 100% 질적으로만 평가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다음달 공개되는 신작 ‘LG폰’…이연모 부사장 첫 작품 관심

    다음달 공개되는 신작 ‘LG폰’…이연모 부사장 첫 작품 관심

    LG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V60 씽큐’와 ‘G9 씽큐’가 다음 달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월 24~27일) 2020’에서 V60과 G9를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V60’과 ‘G9’는 지난해 연말 LG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단말사업부장(전무)에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한 이연모 본부장이 MC부문 수장이 된 이후 첫 작품이기 때문에 성공 여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LG전자의 MC 사업본부는 지난해 3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는 ‘아픈 손가락’이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로 분위기 반전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국내에는 오는 3월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V60는 두 개의 스크린을 활용할 수 있는 LG전자의 신작 ‘듀얼 스크린폰’이다. 지난해 연달아 나왔던 듀얼 스크린폰인 ‘V50 씽큐’, ‘V50S 씽큐’와 비교해 사용 편의성 측면에서 한층 더 진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슬래시리스크가 공개한 후면 케이스 사진을 살펴보면 ‘V60’에는 4개의 후면 카메라가 상단부에 일렬로 배치돼 됐다. 전면 카메라는 3200만 화소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V50S’를 출시하면서 ‘셀피’를 많이 찍는 최근 경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전면에 이례적으로 높은 사양의 카메라를 채택했다. 업계는 ‘V60’에 3.5㎜ 이어폰 단자가 여전히 남아 있고, 고사양 배터리와 새로운 동영상 촬영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G9’는 후면에 4개의 카메라가 장착돼 전작보다 렌즈가 하나 더 추가됐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전작보다 0.4인치가량 큰 6.7~6.9인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이미지를 살펴보면 ‘G8’ 후면에 있던 지문 스캐너가 사라졌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 스캐너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스냅드래곤 865가 장착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 이어폰의 인기 덕에 최근 전략폰에서는 사라지는 이어폰 단자는 ‘G9’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요즘 과학 따라잡기] 인공지능의 심장, 전력반도체/김명섭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본편만 한 속편은 절대 없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매트릭스 1편은 여러 번 봤지만 2, 3편을 다시 본 적은 없다.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면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처음엔 불릿타임(피사체 주위를 360도 회전하며 찍는 기법)에 현혹돼 인공지능(AI)이 왜 매트릭스를 만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몇 번을 본 뒤에야 인류를 통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함임을 알았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의 열기가 뜨거웠다. 삼성의 미국연구조직인 ‘스타랩’에서 새로운 AI ‘네온’을 공개해 사람들을 놀라움에 빠뜨렸다고 한다. 그 소식을 접하고 내 호기심은 “전기는”으로 향했다. AI의 식량은 전기이다. AI의 두뇌인 메모리 반도체는 인간 뇌가 포도당을 소비하듯 전기에너지를 소비한다. 인간 세포 안에는 식량을 세포가 이용할 수 있는 ATP 형태로 전환해 주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또 인간의 근육은 식량에너지를 움직임으로 변환한다. 전력반도체는 AI의 근육이자 미토콘드리아다. 전기에너지를 AI가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형태로 변환하고, 동력으로 쓸 수 있게 한다.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정밀한 전력반도체 도핑 방법 중 하나가 중성자 도핑이다. 중성자 도핑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가끔은 섬뜩하다. 과연 AI의 지적능력 발전에 비례해서 AI의 식량, 근육, 미토콘드리아는 충분히 확보되고 있는가. AI와 행복한 공생을 위해 우리가 밤을 새워야 하는 이유이다.
  • 구로 “어르신, 로봇과 함께 치매 예방해요”

    구로 “어르신, 로봇과 함께 치매 예방해요”

    서울 구로구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봇 기술을 활용한 인지 기능 개선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구로구는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는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로봇과 함께하는 치매 예방교실’을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수업은 정상 및 치매 고위험노인을 위한 ‘로봇선생님 실벗’과 경증 치매노인을 위한 ‘앵무새 로봇 피오’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눠 진행된다. 실벗은 퀴즈, 퍼즐, 운동, 노래교실 등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치매를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실벗에는 기억력, 시공간 인지능력, 추론·판단능력 등 뇌의 영역별 두뇌활동을 활성화하는 약 20개의 콘텐츠가 내장돼 있다. 피오는 인공지능(AI) 로봇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초기 치매환자의 우울감 해소와 정서적 안정, 치매 증상 완화를 돕는다. 피오가 알에서 깨어나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고 게임, 학습 프로그램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각 과정은 주 1회씩 3개월 과정으로 연간 4기에 걸쳐 열린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소금 단장하고… 세계로 ‘간’ 고등어

    소금 단장하고… 세계로 ‘간’ 고등어

    고등어(皐登魚)는 삼치, 참치와 같은 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등 푸른 생선’이다. 등이 부풀어 오른 체형에서 이름 붙여졌다. 다른 이름도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등이 푸른 고기’인 ‘벽문어’(碧紋魚), ‘동국여지승람’에는 ‘옛 칼의 모습을 닮았다’ 해 ‘고도어’(古刀魚)로 기록돼 있다.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온대 및 아열대 해역에 널리 분포하며, 계절에 따라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대표적인 계절회유 어종이다. 예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고 값이 싸서 ‘바다의 보리’로 불렸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우리 민족이 400여년 전부터 고등어를 영양식품으로 상식하고 어업을 해 왔다고 기록돼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 등 옛 문헌을 보면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 등 우리나라 전역에서 고등어가 잡혔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 들어 주로 9~12월 거문도와 제주도, 대마도 등에서 잡힌다. 고등어 몸길이는 30∼40㎝ 정도로 등 쪽은 녹색과 검은색 물결무늬가 옆줄까지 퍼져 있다. 이런 고등어는 이제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거리가 됐다. 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9 국민 해양수산 인식조사’에서 ‘가장 좋아하고 즐겨 먹는 수산물’로 12.3%가 고등어라고 응답했다. 고등어는 2017년과 2018년 조사에서도 수산물 1위를 차지했다. 그래서 ‘국민 생선’으로 불린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017년에 공급된 고등어는 14만 4000t 정도로 국민 1인당 7~8마리 정도 먹은 셈”이라고 했다. 고등어 하면 경북 안동을 가장 많이 떠올린다. ‘안동 간고등어’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어서다. 간고등어는 안동사투리로 ‘간고디’라고 한다. 내륙지방 안동의 특산물로 간고등어가 유명해진 이유와 탄생 배경은 흥미롭다. 교통과 냉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 안동에서 고등어를 먹으려면 경북 해안지역인 영해·영덕 지역에서 잡은 고등어를 등짐과 우마차를 이용해 이틀 동안 걸려 250리를 운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고등어 내장이 상하기 시작하면 배를 갈라 내장을 빼고 소금을 뿌려 상하는 것을 막았다. 말 그대로 ‘염장’을 질렀다. 이때 서해안에서 부산을 거쳐 낙동강 마지막 나루터인 안동 개목나루터까지 실려 온 천일염이 사용됐다.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소금을 뿌린 고등어는 날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영덕에서 안동 챗거리장터까지 오는 동안 고등어는 적당하게 변하고 상하기 직전에 소금을 뿌린 뒤 안동시장까지 가다 보면 간이 배면서 맛 좋은 간고등어가 됐다.안동지역에서 아는 사람만 알고 먹던 특산물 간고등어는 2000년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새 특산품으로 출현, 전국 가정의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안동 방문(1999년) 등으로 안동이 한참 뜨고 있을 때였다. ㈜안동간고등어 창업을 주도한 언론인 출신 권동순씨의 브랜드화 작업 때문이다. 권씨는 비린내 나는 간고등어의 위생적 포장처리와 마케팅만 잘 받쳐 준다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종전까지 안동신시장 어물전에서 재래식으로 생산되던 간고등어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 공장을 설립했다. 또 전통 그대로의 맛을 보존하기 위해 안동에서 40년 간잽이로 명성이 높던 이동삼(2016년 작고)씨를 전격 스카우트해 간판 모델로 내세웠다.권씨는 “간고등어는 소금 치는 사람(간잽이)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많지도 적지도 않게 그리고 골고루 간이 배도록 쳐야 한다”고 말했다. 예로부터 간잽이가 어물전의 흥망을 좌우한다고 할 만큼 중요한 자리다. 이씨는 부산 어판장에서 물 좋은 고등어를 사는 것을 시작으로 내장제거, 세척, 습식염장, 건식염장, 저온숙성, 냉풍, 중량선별, 유해물질 검사 등 10단계 이상의 공정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는 등 간고등어 제조 책임자 역할을 했다. 특히 이씨의 염장기술 덕에 안동 간고등어는 전국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다. 이 때문에 안동간고등어는 창업하자마자 대박을 쳤다. 회사 설립 첫해 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1년 78억원, 2003년 170억원, 2004년 300억원으로 수직성장을 이어 갔다. 회사는 올해 창업 20주년을 맞아 덩치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안동간고등어는 독특한 감칠맛으로 일본, 미국, 캐나다, 멕시코, 칠레, 파라과이,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2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1998년 한국생산성본부가 평가한 안동간고등어의 브랜드 가치는 113억원. 단일 특산품으로는 국내 최고 기록이었다. 간고등어로 조리되는 음식은 여러 가지다. 노릇노릇하고 기름이 자르르 배어나는 ‘구이’, 매콤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인 ‘조림’, 갖은 양념과 채소를 곁들인 ‘찜’, 고등어를 구워 매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을 얹어 먹는 ‘양념구이’, 양념구이를 각종 채소로 쌈을 싸서 먹는 별미 ‘양념찜’ 등으로 탈바꿈한다.뭐니 뭐니 해도 간고등어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는 음식은 구이다. 안동에서 간고등어 구이로 유명한 곳은 전통목조건물 형태로 지어진 향토·종가 음식점 ‘㈜예미정’이다. 예미정의 간고등어 구이는 간고등어를 쌀뜨물에 10~20분 정도 담가뒀다 구워 비린내가 없고 쫄깃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박정남 예미정 교육원장(대경대 외식학 겸임교수)은 “간고등어는 약한 불에 등부터 먼저 구워 기름기를 빼낸 뒤 그 기름에 속살을 구우면 살아 있는 육즙까지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고 했다. 이어 “간고등어에 강황이나 녹차, 생강가루를 묻혀 구워 먹어도 맛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안동에서 간고등어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은 ‘일직식당’, ‘안동 간고등어 직영식당’, ‘안동 간고등어 숯불가든’, ‘안동 간고등어 양반밥상’ 등이 있다. 고등어는 대표적인 등 푸른 생선답게 두뇌에 좋은 EPA와 DHA가 풍부해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수험생에게 좋다.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아서 기억력 향상, 우울증·치매·주의력 결핍 장애 등 예방과 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자산어보는 ‘고등어는 간에 좋고 심장기능을 도와주며 얕은 물에서 수압을 덜 받고 자라 육질이 연하고 상하기 쉽다’고 소개했다. 고등어는 살이 단단하고 청록색 광택이 나며 손으로 눌렀을 때 탄력이 있는 게 좋다.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고등어를 바로 먹지 않고 보관하려면 용도에 맞게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하면 된다. 조리 전에 식초나 레몬즙을 뿌리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굽기 1시간 전에 소금 간을 해 두면 수분이 빠지면서 육질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美 견제에… 수백조원 쏟아부어도 韓·대만에 밀리는 반도체 굴기

    美 견제에… 수백조원 쏟아부어도 韓·대만에 밀리는 반도체 굴기

    중국의 ‘반도체산업 굴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산업 굴기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지방정부 재정난 등 내부의 고질적 문제와 함께 미국과의 패권 경쟁으로 기술 우군 확보에도 한계를 보이면서 반도체 선진국인 한국, 대만 등을 따라잡을 추격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은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에 반도체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차세대 핵심 장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납품을 보류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미국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장비는 ASML이 독점 개발·생산해 현재로서는 대체품이 없다. 반도체 성능 향상은 회로 선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하느냐가 관건인데 이 미세화 공정에 노광장비는 필수적이다. 반면 파운드리 세계 1, 2위 쟁탈전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이 장비를 도입해 이미 첨단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올해 출시될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에 이 기술을 활용한 중앙연산처리장치(CPU)가 탑재될 전망이다. 중신궈지는 회로선폭 14나노(10억분의1m) 제품의 시험 양산을 시작한 단계다. EUV 기술은 7나노 이하 제품까지 기술이 진전된 후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별다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등에 업고 TSMC과 삼성을 추격하려던 중신궈지의 계획에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기 때문에 반도체 성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미국 블룸버그통신,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반도체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반도체 사업 50개의 총투자비는 2430억 달러(약 282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지난해 약 289억 달러(약 33조 5000만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반도체 펀드다.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 및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반도체 펀드 조성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 속에서도 중국 정부가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기술로부터 독립하고 글로벌 기술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봤다. 미국과 격렬한 무역전쟁을 치르는 중국 입장에서 첨단기술 독립을 이루려면 모든 정보기술(IT) 부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 확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를 첨단산업과 국가안보에 필요한 핵심 산업으로 삼고 집중 육성 중이다. 그해 중국이 정부 주도로 설립한 반도체 펀드 규모만 1390억 위안(약 23조원)이다.미 무역대표부(USTR)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 목표를 위해 펀드 설립에 깊이 개입했다”며 자국 기업에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하는 ‘국가자본주의’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에 조성한 새 반도체 펀드는 2014년보다 규모가 훨씬 커 미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공산이 크다. 미중 무역협상 2단계 합의를 앞두고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반도체 인재 빼내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강국인 대만이 중국의 노골적인 `반도체 인재 빼가기’에 속앓이 중이다. 반도체산업에서 초미세공정 기술 및 관련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경험 많은 인재’는 경쟁력의 핵심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산업을 2030년까지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대만 기업들의 반도체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고액 연봉을 앞세워 빼내간 대만 인재만 3000명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대만에서 활동하는 반도체 개발 기술자의 10% 수준에 이르는 수치다. 중국은 심지어 반도체 전문가를 지망하는 대만 대학생들까지 미리 선점해 자국 내 유학을 독려하고 있다. 멍즈청 대만 국립성공대 교수는 “중국의 목표는 대만 반도체 인재풀이 ‘푹 꺼질 만큼’ 인력을 빼내 가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물불 가리지 않고’ 반도체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성과는 너무 더디다. 반도체산업의 투자 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심각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도 큰 상황이다. 치밀한 계획보다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중국 동부 지역의 한 반도체 산업단지는 이미 45억 위안(약 7470억원)을 투자했으나 주요 투자자인 지방정부의 재정난으로 사업을 중단할 위기다. 중국 중부의 대표적인 반도체산업 단지를 표방하는 후베이성 우한은 법원으로부터 산업단지의 토지 사용이 금지돼 자금 조달 통로가 막혔다. 반면 중국 반도체산업의 목표인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해마다 250억 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만일 중국이 TSMC의 첨단 웨이퍼 생산 능력을 따라잡으려면 600억~8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산업의 동력이 매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금이라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업계의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크다. 중국 칭화대의 사업 부문인 칭화유니그룹 자회사 창장춘추(YMTC)가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한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은 반 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8000억 위안(약 13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세계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이 너무 떨어져 내세울 만한 곳이 없을 정도다. 중국 반도체 기술은 TSMC에 비해서도 3~5년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칩 무역적자는 2280억 달러(약 264조원) 규모로 10년 전보다 2배로 확대됐다. 이보다 더 ‘치명적인’ 문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방정부 관료들이 재정난에는 개의치 않고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부 해안도시 푸젠성 샤먼과 가장 가난한 성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톈진시는 정부 소유의 대규모 종합상사인 톈진물산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중국 전역에 ‘금융 패닉’을 부르고 있지만, 시 주석의 관심 사업인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위해 무려 160억 달러나 쌓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지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공적자금의 부적절한 사용을 초래한다고 비판받고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중국 지방정부의 지출 규모가 수입보다 7조 6000억 위안(약 1262조원)이나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당신 뇌에 필요한 음식은 따로 있다

    당신 뇌에 필요한 음식은 따로 있다

    브레인 푸드/리사 모스코니 지음/조윤경 옮김/홍익출판사/456쪽/2만 2000원흔히 알츠하이머병은 DNA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는 통념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는 DNA의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오히려 유전보다는 식습관이나 운동 같은 생활방식에 크게 좌우된다는 실증이다. 뉴욕 웨일코넬의대에서 미국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예방 클리닉을 운영하는 신경과학자 리사 모스코니는 ‘브레인 푸드’를 통해 생활방식 중에서도 음식이야말로 뇌 질환의 근본적 예방책이자 위험을 최소화하는 핵심 열쇠라고 주장하면서 식단 선택의 방향을 또렷하게 제시한다. 저자는 무엇보다 인터넷에 떠도는 대부분의 권장사항 중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건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과 치매 환자에게 각각 다른 음식이 필요한 것처럼 뇌에도 정말 필요한 음식이 있다.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 많이 퍼져 있다는 밀 같은 곡류의 불용성 단백질 글루텐에 대한 공포를 보자. 뇌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는 전부 글루코스 당에서만 얻을 수 있고 섬유 섭취가 부족하면 뇌에 해롭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따라서 저자는 식품에서 글루텐을 제거하면 적절한 양의 섬유를 섭취하지 못할 수 있다고 잘라 말한다. 영양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과 미네랄 이야기도 흥미롭다. 저자는 영양 보충제만 섭취해선 영양소가 재대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면서 인체는 영양소들 간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시스템을 통해 식품에 반응한다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책은 일상에서 부닥치는 음식을 둘러싼 기본적 의문들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제공한다. ‘유아기 이후 섭취하는 우유는 뇌에 이로울까’, ‘피곤할 때 입에 당기는 단 음식은 두뇌 회전에 좋은가’, ‘매일 한 알씩 꾸준히 먹는 달걀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될까’, ‘당근과 토마토는 날것 그대로 먹는 게 더 좋은가’. “뇌에는 통각(痛覺)이 없어서 문제가 생겨도 바로 알아챌 수 없다”는 저자는 ‘뇌를 위한 식단’과 함께 독자 스스로 자신의 뇌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가 테스트’도 실어 충실한 정보를 제공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의 정수가 담긴 ‘골수 요리’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맛의 정수가 담긴 ‘골수 요리’

    음식의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종종 ‘굳이 이런 것까지 먹어야 하나’ 싶은 것들을 만나게 된다. 이런 의구심은 문화에 따라 상대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운 김이나 간장 게장은 이역만리에 사는 이방인에겐 못 먹을 기괴한 음식으로 비치기도 한다. 한국의 여러 음식을 소개하는 외국인 유투버의 영상만 봐도 음식이라는 건 절대적으로 상대적인 문화의 산물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음식에 열망은 크지만 무지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메뉴판에 있는 ‘본 매로우’라는 단어가 매력적으로 보여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 주문을 했다. 스테이크 전문 식당이었고, 본은 뼈니까 뼈에 붙은 살이겠거니 짐작했다. 눈앞에 놓인 접시를 보고서야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접시 위에는 검게 그을린 뼈, 그리고 그 사이에 마치 고름처럼 생긴 무언가 있었다. 소 다리뼈의 골수라고 설명해 준 서버는, 동공의 흔들림을 눈치챘을 터. 그때 정확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굳이 이런 것까지 먹을 생각을 대체 누가 했을까.’동물의 골수, 그러니까 뼈 안에서 혈액을 만드는 부드러운 조직은 구석기 시대 인류 말고도 육식을 하는 동물이라면 누구나 탐을 내던 식재료였다. 대부분 지방으로 이뤄져 칼로리가 높고 철분, 인, 비타민 등의 함유량이 살코기에 비해 많아 효율적인 에너지원이었다. 혹자는 인류가 아직 치명적인 사냥 기술을 습득하기 이전에 동물들이 먹다 남긴 뼈를 주워다 골수를 섭취했고 그로 인해 두뇌가 발달할 수 있었다고도 주장한다. 단지 쪼개진 동물뼈를 통해 추론한 것이라 그대로 믿기에는 다소 의심이 가지만, 어쨌거나 동물 뼈에서 골수를 따로 빼내거나 그것을 요리해 먹는다는 건 비인간적이거나 말도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어떤 주기를 따라 패션의 유행이 반복되듯 골수 요리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부유층은 구운 골수 요리를 꽤 선호했다. 당시 상류층의 연회나 만찬에 빠지지 않았고, 뼈의 좁은 홈을 따라 골수를 쉽게 파내도록 특수한 은제 도구도 등장했다. 주방도구의 역사를 서술한 영국 음식작가 비 윌슨은 “자잘한 부엌 용품은 그 사회가 무엇에 집착했는지를 보여 준다”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전용 도구의 존재는 당대에 인기가 높았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20세기에 접어들자 지방이 건강의 주적으로 꼽히면서 골수 요리는 더이상 현대 미식가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 구식 요리로 전락한다. 물론 일부에서는 여전히 골수를 요리해 냈다. 이내 지방에 씌워진 누명이 벗겨지고, 고기와 과일을 먹던 구석기인처럼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구석기식 다이어트’가 영미권에 유행하면서 골수 요리는 단숨에 ‘힙한’ 요리로 재조명됐다. 2011년 캐나다 음식작가 제니퍼 맥 라간이 자투리 부위의 활용법과 의미를 다룬 책을 출간하면서 북미 지역에서 골수의 위상이 높아졌다. 그동안 미국에서 개 사료로 쓰던 값싼 소뼈가 일시적으로 품귀현상을 빚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골수 요리는 어떤 맛이길래 사랑을 받게 된 것일까. 조그만 단서라도 얻기 위해 영국 런던의 세인트 존 레스토랑을 찾았다. 1994년 문을 연 세인트 존의 셰프 퍼거스 핸더슨은 영국 전통요리의 부활을 시도해 영국인들 사이에선 ‘셰프들의 셰프’로 통한다. 핸더슨의 골수 요리는 유명세에 비하면 무척이나 소박하다. 오븐에 두 번 구운 골수와 파슬리 샐러드, 구운 토스트, 그리고 영국산 바다 소금이 전부다. 뼈 안에 든 골수를 살살 긁어 먼저 맛을 봤다. 소고기를 굽고 난 후 남은 기름을 긁어먹는 듯한데 조금 더 풍미가 강하다. 소의 향이 깊게 배인 기름이라고 하면 조금 이해될까. 남은 골수를 토스트 위에 펴 바르고 약간의 소금을 더한 후 케이퍼, 양파가 어우러진 파슬리 샐러드를 얹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기름진 골수의 맛이 파슬리 샐러드의 신맛, 토스트의 탄내와 어우려서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맥라간은 골수 요리를 두고 ‘가난한 자의 푸아그라’라고 극찬했다. 잘 구워 간을 한 골수는 푸아그라 못지않게 풍미가 훌륭하다는 것이다. 지방이 풍부해 전통적으로 버터나 라드의 대체제로도 사용됐다. 지방이 적은 소고기 스테이크에 버터소스를 끼얹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훨씬 풍미가 강력한 지방인 골수를 고기와 함께 먹으면 맛이 더 배가된다는 것이다. 뼈를 갈라 안에 든 골수를 먹는 것이 기이하게 보일 수 있지만 남김없이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의식하지 않았지만 골수 요리를 자주 즐기고 있다. 진하게 우려낸 사골 국물도 결국 넓은 범위에서 보면 골수 요리의 하나이니까.
  • 노승재 서울시 문화체육관광위 부위원장, ‘바둑 진흥 및 지원 조례안’ 본회의 통과

    노승재 서울시 문화체육관광위 부위원장, ‘바둑 진흥 및 지원 조례안’ 본회의 통과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승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송파1)이 서울시민의 여가선용 기회 확대와 건강한 정신함양에 기여하기 위해 발의한 ‘서울특별시 바둑진흥 및 지원 조례안’이 제290회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됐다. 바둑은 전통문화이자 대표적인 두뇌스포츠로서 국제적으로도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바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낮은 편이다. 지속적으로 바둑인구가 감소됨에 따라 바둑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의 여가선용 기회확대, 건강한 정신함양 및 바둑의 세계화에 이바지하고자 ‘바둑 진흥법’이 제정돼 시행중에 있다. 노 부위원장은 ‘서울특별시 바둑 진흥 및 지원 조례안’은 바둑 진흥과 바둑문화 기반조성을 위하여 필요한 시책 및 이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 협력체계 구축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여 바둑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같은 날 함께 상정된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 학생봉사활동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도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서 학교 학생봉사활동추진위원회에 관한 근거규정을 서울시교육청조례로 정하여 위원회의 원활한 운영을 통한 학생 봉사활동의 내실화 및 활성화를 도모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X김다미X권나라, ‘청춘 만렙’ 1차 티저 공개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X김다미X권나라, ‘청춘 만렙’ 1차 티저 공개

    ‘이태원 클라쓰’ 청춘들의 꿈을 향한 질주가 시작된다. ‘초콜릿’ 후속으로 방송되는 JTBC 새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연출 김성윤, 극본 조광진, 제작 쇼박스·지음, 원작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 측은 23일, 이태원 밤거리를 뜨겁게 달리는 박서준, 김다미, 권나라의 첫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동명의 다음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태원 클라쓰’는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작품이다. 세계를 압축해 놓은 듯한 이태원의 작은 거리에서 각자의 가치관으로 자유를 쫓는 그들의 창업 신화가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웹툰 마니아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꿀잼’ 보장 원작에 박서준, 김다미, 유재명, 권나라 등 생동감을 더할 클래스 다른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까지 전해지며 2020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박서준은 소신 하나로 이태원 접수에 나선 거침없는 직진 청년 ‘박새로이’로 분해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한다. 요식업계의 대기업 ‘장가’를 향한 거침없는 반격으로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한다. 주목받는 대세 신예 김다미는 신이 내린 두뇌를 장착한 ‘고지능’ 소시오패스 ‘조이서’를 연기한다. 천사 같은 얼굴에 반전의 성격을 가진 조이서로 분할 그의 변신에 기대가 쏠린다.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유재명은 요식업계 대기업 ‘장가’를 이끄는 ‘자비리스’ 권위주의자 ‘장대희’ 회장 역을 통해 독보적 존재감을 발산한다. 권나라는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을 지닌 박새로이(박서준 분)의 첫사랑 ‘오수아’ 역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이날 공개된 첫 티저 영상 속 박새로이, 조이서(김다미 분), 오수아(권나라 분)의 눈부신 청춘 케미가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네온사인 불빛으로 화려하게 물든 이태원 밤거리를 달리는 세 사람.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질주가 벌써부터 심박수를 높인다. 박새로이를 바라보는 오수아의 “넌 내게 지나치게 빛나”라는 내레이션과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닌 대단한 남자로 만들 거야, 내가”라는 조이서의 당찬 목소리는 세 사람의 복잡미묘한 관계도에 궁금증을 더한다. 여기에 빛나는 청춘 에너지로 가득한 박새로이의 모습과 함께 흐르는 “나한테 뭔 짓을 해도 상관없어, 원하는 것 다 이루면서 살 거야”라는 내레이션은 이태원을 무대로 펼쳐질 청춘들의 뜨거운 반란을 더욱 기대케 한다. 베일을 벗은 ‘이태원 클라쓰’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영상이 공개되자 시청자들은 각종 SNS와 포털 사이트를 통해 “현실판 이태원 클라쓰를 드디어 만난다니!”, “역대급 ‘만찢’ 비주얼이다”, “역시 박서준 아닌 박새로이 상상할 수 없어”, “박새로이 청춘 그 자체, 보기만 해도 설렌다”, “박서준, 김다미 케미 기대된다”, “권나라, 제대로 첫사랑 미모 열일 중”, “박서준, 김다미, 권나라 다들 매력 터지네”, “티저만 봐도 벌써 취향저격”, “첫 방송 너무 기다려진다”, “다른 캐릭터들도 빨리 보고싶다”, “웹툰 다시 정주행하고 와야지”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태원 클라쓰’는 ‘택시운전사’, ‘암살’, ‘터널’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영화를 선보여온 쇼박스의 첫 번째 제작 드라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연애의 발견’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성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원작자 조광진 작가가 직접 대본 집필을 맡아 이목을 집중시킨다. ‘초콜릿’ 후속으로 오는 1월 31일 금요일 밤 10시 5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두뇌 싸움’… 수읽기 들어간 이세돌 9단

    [포토] ‘두뇌 싸움’… 수읽기 들어간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이 21일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바디프렌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12.21 연합뉴스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좌초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좌초하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은 지난달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中芯國際·SMIC)에 반도체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차세대 핵심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납품을 보류하기로 했다. ASML의 납품 보류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미국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장비는 ASML이 세계적으로 독점 개발·생산하는 만큼 현재로선 대체품이 없다. 반도체 성능 제고는 회로 선폭을 얼마나 미세하게 하느냐가 관건인데 미세화 공정에 이 노광장비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파운드리 세계 1·2위 쟁탈전을 벌이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첨단제품 양산에 이 장비를 도입했다. 내년 출시될 미국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에 이 기술을 활용한 CPU(중앙연산처리장지)가 탑재될 전망이다. 중신궈지는 회로선폭 14나노(나노는 10억분의 1m) 제품의 시험 양산을 시작한 단계다. EUV 기술이 필요한 단계는 7나노 이하 제품까지 기술이 진전된 이후의 일인 만큼 이 장비를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당장에는 별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등에 업고 TSMC과 삼성전자를 추격하려던 중신궈지의 계획에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스마트폰 등의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해 반도체 성능 제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중신궈지로서는 첨단기술 도입이 그만큼 지연되는 셈이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굴기’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반도체 산업 굴기를 위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대만 등 반도체 선진국을 따라잡는 추격권에서 오히려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사랑’은 엄청난 투자로 나타난다. 중국 전역에서 추진되는 50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의 총투자비가 2430억 달러(약 282조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289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새로 조성해 지원할 방침이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 조성되는 반도체 펀드다. 이 펀드에는 중국개발은행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견제에도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독립은 물론 글로벌 기술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미국과 격렬한 무역전쟁을 치르는 만큼 중국은 첨단기술 독립을 위해 모든 정보기술(IT) 부품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를 확보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가 첨단산업과 국가안보에 필요한 핵심 산업으로 규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해 중국은 정부 주도로 1390억 위안(약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설립했다. 이와 관련해 미 무역대표부(USTR)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 목표를 위해 펀드 설립에 깊이 개입했다”며 자국 기업에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하는 ‘국가자본주의’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에 조성한 새 반도체 펀드는 2014년 펀드보다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2단계 합의를 앞두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의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자금 퍼붓기는 물론 ‘인재 빼내오기’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는 대만이 중국의 노골적인 `반도체 인재 빼가기`에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초미세공정 기술과 관련 장비를 다룰 수 있는 `경험 있는 인재’가 삼박자를 갖춰야 수율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대만 기업들의 반도체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중국이 이를 위해 고액 연봉을 앞세워 빼내간 대만 인재가 3000명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대만 전체 반도체 개발 관련 기술자의 10%에 이르는 수준이다. 심지어 중국은 반도체 전문가를 꿈꾸는 대만 대학생들까지 미리 선점해 자국 내 유학을 독려하고 있다. 멍즈청(蒙志成) 대만 국립성공대 교수는 “중국의 목표는 대만 반도체 인재풀이 ‘푹 꺼질 만큼’ 인력을 빼내 가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이 같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지만 성과는 너무 더디다. 반도체 산업의 투자 주체인 중국 지방정부들의 재정난이 심각해 자금 조달이 어려운 데다 선진국 업체들과 기술격차가 크고 치밀한 계획보다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이 사업 추진의 목적이 되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동부지역의 한 반도체 산업단지는 이미 45억 위안을 투자했으나 주요 투자자인 지방정부의 재정난으로 사업을 중단할 위기에 놓였다. 중국 중부의 대표적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표방하는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법원으로부터 산업단지의 토지 사용이 금지돼 자금조달 통로가 막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해마다 250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TSMC의 첨단 웨이퍼 생산 능력을 따라잡으려면 중국은 600억~8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산업이 해마다 엄청나게 많은 투자비가 들어가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반도체 업계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반도체 선진국들과의 기술 격차도 크다. 중국 칭화(淸華)대의 사업 부문인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창장춘추(長江存儲科技公司·YMTC)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국 정부가 7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창장춘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중 전망이 밝은 업체로 꼽히지만, 선진국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반세대나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창장춘추는 D램 기술에 대해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주도자로 성장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8000억 위안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퍼부을 계획이다. 이 중 상당수 자금이 설비 투자 못지않게 첨단 장비를 운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쓰일 것이라는 게 세계 반도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국산화율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15.4%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력이 너무 떨어져 내세울 만한 곳이 없을 정도다. 중국 반도체 기술은 타이완의 TSMC에 비해서도 3~5년 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칩 무역적자는 2280억 달러 규모로 10년 전의 2배로 확대됐다. 이보다 ‘치명적인’ 문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지방정부 관료들이 재정난은 개의치 않고 경쟁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부 해안도시 푸젠(福建)성 샤먼(廈門)과 가장 가난한 성(省) 가운데 하나인 구이저우(貴州)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원 낭비와 임금 인상이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톈진(天津)시는 정부 소유의 대규모 종합상사인 톈진물산(天津物産·Tewoo)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중국 전역에 ‘금융 패닉’을 부르고 있지만, 시 주석의 관심 사업인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위해 무려 160억 달러나 쟁여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지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공적자금의 부적절한 사용을 초래한다고 비판받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중국 지방정부의 지출 규모가 수입보다 7조 6000억 위안이나 더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프라하의 도살자’ 궤적으로 읽는 2차세계대전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프라하의 도살자’ 궤적으로 읽는 2차세계대전

    독일 베를린 무연고 묘지에 묻힌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의 묘가 파헤쳐졌다고 한다. 하이드리히는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를 창설하고, 유대인 학살 최종 시나리오인 ‘최종 해결 방안’을 입안한 인물이다. ‘프라하의 도살자’, ‘피에 젖은 사형집행인’으로 불린 잔혹한 인물이었다. 그는 1942년 체코 레지스탕스에 의해 암살됐다. 나치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암살단원 고향 마을 리디체를 완전히 파괴했다. 프랑스 작가 로랑 비네의 ‘HHhH’는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이다. 제목 ‘HHhH’는 ‘Himmlers Hirn heißt Heydrich’의 약자로, ‘힘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는 뜻이다. 작가는 역사 기록을 꼼꼼히 찾아내 인물들을 재구성하면서 자신의 취재와 집필 과정을 작품에 녹여 내는 등 역사소설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 줬다. 나치 치하 체코의 암울한 현실과 이해득실을 따져 움직이는 사람들의 음침한 내면을 보여 주며 적나라한 인간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1942년 5월 27일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에서 보헤미아모라비아 보호령 총독인 하이드리히가 테러를 당한다. 어렵사리 의식은 회복했지만 감염 때문에 일주일 만에 숨을 거둔다. 나치는 즉각 계엄령을 선포하고 암살범 색출에 나선다. 이내 체코 레지스탕스를 대부분 진압한다. ‘유인원 작전’으로 명명된 이 작전은 체코 망명정부가 잠입시킨 공수부대원 요제프 가브치크와 얀 쿠비시가 단행했다. 그들 역시 한 교회 지하실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체코 레지스탕스 대원들의 행적과 내면을 따라가던 작가는 한편으로 하이드리히의 생애와 주변 인물, 즉 히틀러와 힘러, 괴링, 아이히만 등과의 접점을 자연스럽게 들춰낸다. 암살의 진상과 하이드리히 주변 이야기가 중구난방 교차하는 게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집요하게 찾아낸 기록에 따른 내용으로 당대의 역사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발로 뛰며 찾아낸 기록을 있는 그대로 기술해 당시 유럽 정세는 물론 제2차 세계대전의 막전막후 이야기를 제법 큰 흐름 속에서 읽어 낼 수도 있다. ‘HHhH’를 그저 흔한 팩션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하이드리히의 묘가 헤집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HHhH’를 다시 꺼내 읽으며 연합군이 극우집단 나치 숭배를 막기 위해 묘지 표식을 지우도록 한 조치를 생각한다. 생각은 이어진다. 친일부역자들은 왜 여전히 그리고 버젓이 국립묘지 혹은 노른자 땅에 묻혀 있는가.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삼겹살은 내가 최고야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삼겹살은 내가 최고야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으면서 잘 관찰하면 흥미로운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서로 삼겹살을 굽겠다고 집게며 가위를 빼앗는 장면인데, 물론 남자들이 주로 가위 쟁탈전에 나선다. 가만히 앉아서 잘 구워진 고기를 넙죽넙죽 집어 먹기만 하면 편할 텐데 굳이 서로 굽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선사시대 사냥꾼의 본능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자기가 자르고 뒤집어 가며 구운, 노릇노릇 잘 구워진 삼겹살을 맛나게 나눠 먹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 옛날 사냥감을 둘러메고 보무도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오던 그때 그 사냥꾼의 뿌듯한 심정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그때의 당당한 성취감을 조금이라도 느껴 보려고 서로 삼겹살을 뒤집겠다며 집게를 차지하려고 싸운다고 생각하니 사냥꾼의 후예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좀 짠하게 보이기도 한다. 사냥의 시작은 석기를 만들 수 있게 된 구석기시대부터다. 석기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사냥을 할 수 있었다. 육식과 석기는 불가분의 조합이다. 사냥은 인류의 진화와 생존에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사냥으로 획득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는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켰다. 뿐만 아니라 영양 상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신체가 튼튼해지고 두뇌가 커지는 데도 기여했다. 석기를 만드는 과정은 뇌를 자극하게 됐고, 석기 제작기술의 숙련 과정은 뇌의 발달을 촉진했다. 만일 석기를 만들지 못했다면 ‘사냥꾼 인간’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냥은 석기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행위다. 실제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도구보다도 사냥감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치밀한 전략 그리고 역할 분담을 위한 사회적인 조직력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 진정한 사냥꾼으로 불릴 수 있게 된 때는 후기구석기시대부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후기구석기시대 사람들이 능숙한 사냥꾼이었다는 증거는 그들이 남겨 놓은 예술품 특히 동굴벽화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동굴벽화에 그려진 것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바로 동물 그림이다. 창에 맞아 상처를 입거나, 부상을 당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동물들의 생생한 그림들은 당시 사람들의 사냥 활동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증거들이다. 최근 약 4만 3000년 전에 그려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예술의 기원지 논쟁과 관련해 큰 화제가 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동굴벽화에도 사람이 창과 밧줄로 보이는 도구를 휘두르며 멧돼지와 들소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역시 사냥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애석하지만 이제 사냥꾼 인간의 시대는 지났다. 그저 사냥꾼 남자의 희미한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아 있을 뿐이다. 오늘도 삼겹살을 구우면서 집게와 가위 쟁탈전을 벌일 것인지의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이 시대에는 고기를 맛나게 잘 굽는 여자들도 많고 많다.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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