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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애플 안방 美서 갤럭시S4 첫선

    삼성, 애플 안방 美서 갤럭시S4 첫선

    삼성전자가 ‘맞수’인 애플의 안방 미국에서 새 스마트폰 ‘갤럭시S4’를 처음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삼성 언팩 2013’ 행사를 갖고 차세대 갤럭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갤럭시S4는 이전 제품보다 선명한 화면과 사용자 편의를 위한 첨단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5인치 제품 가운데 처음으로 풀고화질(HD)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채택했고,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이 이전보다 커졌음에도 두께 7.9㎜, 무게 130g의 초슬림 디자인을 유지했다.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삼성이 독자 개발한 옥타코어(중앙처리장치가 8개)를 달았다. 출시 국가에 따라 퀄컴의 쿼드코어 프로세서도 쓸 계획이며, 한국에는 옥타코어 제품이 나올 전망이다. 1300만 화소 후방 카메라와 200만 화소 전방 카메라도 들어갔다. 주요 기능 가운데 ‘삼성 스마트 포즈’는 사용자가 동영상 시청 중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동영상이 멈추고, 다시 화면을 보면 별도의 조작 없이 비디오가 멈춘 구간부터 재생된다. ‘삼성 스마트 스크롤’은 인터넷과 이메일, 전자책 등을 볼 때 시선을 먼저 인식한 뒤 스마트폰의 기울기에 따라 화면을 위·아래로 움직여준다. 화면 터치 없이도 긴 글을 읽을 수 있다. ‘에어뷰’는 손가락을 화면 위로 올리면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으로, ‘갤럭시노트2’와 달리 S펜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S 트랜스레이터’는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을 송수신 중에 바로 번역해 텍스트로 보는 것은 물론 음성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해준다. 여기에 사용자의 건강 상태와 웰빙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S헬스’도 채택했다. 디자인은 이전 ‘갤럭시S3’의 조약돌 모양을 그대로 계승했다.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처럼 삼성만의 개성을 가진 정체성을 가져 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색상은 물안개 느낌의 ‘블랙 미스트’와 얼음 결정체의 섬세함을 표현한 ‘화이트 프로스트’ 등 두 가지로, 향후 다양한 모델이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기술·모바일(IT) 담당 사장은 “갤럭시S4는 우리 일상에 의미 있는 혁신으로 삶을 더욱 편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제품으로서 갤럭시S 시리즈의 성공 신화를 이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첫선을 보인 갤럭시S4는 2분기에 미국 6개 사업자를 포함한 전 세계 155여개 국, 327개 사업자를 통해 출시된다. 한국에서는 다음 달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전 세계 판매 목표를 1억대로 잡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출시된 갤럭시S, 갤럭시S2, 갤럭시S3 등 시리즈를 모두 합한 판매량과 비슷하다. 이렇게 되면 애플의 아이폰을 제치고 단일 모델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래 예측 시장선점 기술 내놓는 게 창조경제”

    “미래 예측 시장선점 기술 내놓는 게 창조경제”

    “미래 기술 변화를 예측해 시장을 선점할 기술을 남들보다 먼저 내놓는 것이 창조경제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론을 설파해 온 윤종록(56) 연세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KT 부사장을 지낸 뒤 미국 벨연구소에서 특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2009년 자신의 책을 보고 연락해 온 박근혜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김종훈 벨연구소 전 소장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추천한 사람도 그다. 역설적이게도 김 전 소장의 자진사퇴로 미래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그는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들을 대상으로 창조경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창조경제의 개념이 손에 잘 안 잡힌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웃음). 창조경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자원 없이 두뇌에 의존해 경제를 발전시켜 온 우리 속에 이미 있던 것이다. →방송·통신 융합이 빠진 미래부는 정말 껍데기만 남는 것인가. -융합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KT 부사장이던 2007~2008년 1주일에 2~3일씩 국회를 찾아갔다. ‘왜 통신업체가 방송을 하겠다고 하느냐’며 인허가 관련법 개정을 하지 않아서다. 그동안 다른 나라들은 IPTV 관련 특허권을 놓고 전쟁을 벌였고, 우리는 뒤처졌다. →지금의 제도가 발전된 기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인가. -사실 종합통신유선방송(SO) 인허가권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많다. 예컨대 광주 지역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촬영 영상을 서울의 다른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제도가 뒤따르지 못해 안 되고 있다. 이렇게 칸막이를 치고 있으니 우리나라 의료장비의 기술 발전이 더딘 것이다. 한국이 잘하는 정보기술(IT)을 각 분야에 융합시켜야 다른 분야도 골고루 발전할 수 있고, 그 분야에서 고용이 창출된다. 의학뿐 아니라 교육, 문화, 군대 시스템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 →창조경제의 모델로 이스라엘이 자주 언급된다. -지식경제 기반 창조경제가 가장 활성화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이곳에선 남에게 서슴없이 간섭하는 ‘후츠파(당돌함) 정신’이 높게 평가받는다. 우리도 주부부터 학생까지 모두가 상상력을 거침없이 발휘하고, 서로 간섭하며 발전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정부의 컨트롤타워 영향력이 민간 창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정부는 창업을 독려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과학기술자문위(CSO)는 시대에 따라 발전시킬 기술의 종류를 바꿔왔다. 1970년대 갈릴리 호수 물을 끌어들여 농업선진국이 되었을 때 새마을운동을 하던 우리나라가 이스라엘에서 배우기도 했는데 지금은 격세지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1980년대 CSO는 원자력발전에 주목했고, 1990년대에는 IT 벤처를 육성했다. 2000년대에는 네트워크 보안기술을 석권했다. 언제나 시대에 한 발 앞섰던 것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공개앞둔 갤럭시S4 “적수 없다”

    공개앞둔 갤럭시S4 “적수 없다”

    올 상반기 세계 휴대전화 업계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 ‘갤럭시S4’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제품의 실체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4의 국내용 제품에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옥타코어(두뇌가 8개)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옥타 프로세서는 4개의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4개의 저전력 CPU를 더해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다. 평소에는 저전력 CPU만을 사용하게 돼 기존 쿼드코어 프로세서보다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새 AP에 대한 성능 검증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해외용 제품에는 대부분 퀄컴의 ‘스냅드래건600’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전작인 ‘갤럭시S3’도 국내용에는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해외용에는 대부분 퀄컴 칩이 탑재됐다. 새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4.99인치 풀고화질(H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인치당 픽셀 수가 440ppi 이상으로 현존하는 풀HD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높다. 다만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했던 적·녹·청(R·G·B) 방식(디스플레이 픽셀 하나하나에 적·녹·청 화소를 모두 주입해 화면 구현) 대신 펜타일(눈에 민감도가 덜한 적·청 화소를 줄여서 생산) 방식의 아몰레드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S4에는 사용자 중심의 첨단 기능들도 대거 탑재됐다. 갤럭시S3에 탑재됐던 눈동자 추적 기술을 발전시켰다. 사용자가 화면을 보다 시선이 하단에 닿으면 화면이 자동으로 아래로 내려가 다음 문단을 보여주는 ‘아이 스크롤’, 화면에서 시선을 떼면 영상이 멈췄다가 화면을 보면 다시 재생되는 ‘아이 포즈’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1300만 화소 카메라 ▲2기가바이트(GB) 램(RAM) ▲안드로이드 4.2.1 운영체제(OS) ‘젤리빈’ 등을 탑재했다. 자기유도 방식의 무선충전도 지원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시작으로 영국, 홍콩 등에 ‘차세대 갤럭시가 준비됐다’는 내용의 광고판을 설치하며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앞서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엄청난 것에 대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모두 준비됐나요?’라는 글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후츠파(chutzpah) 정신’/함혜리 논설위원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의 경상북도보다 조금 더 크고 인구는 고작 750만명인 작은 나라다. 물 부족국가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으며 항상 안보 위협에 시달린다. 이런 작고 불안한 나라가 건국 60년 만에 세상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국가로 성장했다. 전 세계 벤처투자의 35%가 몰리고 세계 100대 하이테크 기업의 75%가 연구소나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원자력 안전기술과 인터넷 보안기술의 70% 이상,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 융합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나라에선 인구 2000명당 1명이 벤처 사장이다. 이스라엘의 놀라운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스라엘 출신 칼럼니스트 사울 싱어는 저서 ‘창업국가’에서 이스라엘이 과학기술에 기반한 두뇌강국으로 성장한 비결을 ‘후츠파 정신’에서 찾았다. 후츠파(chutzpah)란 ‘주제넘은, 당돌한, 뻔뻔한, 놀라운 용기’를 뜻하는 이스라엘 고유의 단어다. 어느 조직에서든 나이와 계급에 관계없이 상대가 누가 됐든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밝히고 토론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는 문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혁신을 거듭하며 창업을 북돋는 문화의 바탕을 이룬다. 후츠파는 형식 타파, 질문의 권리, 섞이고 섞임, 위험 감수, 목표 지향성, 끈질김, 실패로부터 교훈 얻기 등 7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과감한 형식 타파로 체질을 바꾸고 누구나 마음을 열고 질문하며, 남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위험을 인정해 주며 그에 따른 실패도 배운 것이 있다면 용인해 주는 사회에서 창조정신이 나오고 창조경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엊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특강을 한 윤종록 연세대 융합기술연구소 교수는 “창조경제를 실현시키려면 이스라엘의 후츠파 정신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창업국가’의 번역자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을 1년 앞두고 개최한 ‘과학기술의 융합과 산업화를 통한 창의국가’라는 정책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섰던 인물이다. 새누리당 대선 공약팀을 거쳐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추천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자원 빈국, 안보 불안국이라는 점에서 우리와 공통점이 많다. 창조경제를 화두로 내세운 새 정부가 벤치마킹을 하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후츠파 정신을 앞세우기엔 우리 사회가 너무 경직된 게 사실이다. 후츠파를 배우기에 앞서 학벌을 중시하고,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폐쇄적인 문화부터 사라져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광장] 한국의 외국인, 외국의 한국인/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국의 외국인, 외국의 한국인/육철수 논설위원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독일에서 귀화한 한국인이다. 옛날로 치면 ‘객경’(客卿, 이방인 공직자)인 셈이다. 이젠 ‘진짜 한국인’이지만, 35년 동안 이 땅에 살면서 권위적이고 배타적인 문화에 마음이 상한 적도 많았던 모양이다. 그는 ‘툭! 터놓고 씹는 이야기’라는 저서에서 김영삼(YS) 대통령과 얽힌 ‘기분 나쁜’ 기억을 털어놓았다. YS와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여러 차례 만났다고 한다. 한번은 YS와 독일 콜 총리의 회담 때 통역을 맡았다. 회담 직전, 이 사장은 YS가 활짝 웃으며 악수를 청할 줄 알았는데 시선을 외면해 불쾌했다고 한다. 일국의 대통령이 일개 통역과 아는 척하는 게 체통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 같아 언짢았다고 한다. 지금은 이런저런 문화적 상처를 다 이겨내고 공기업을 맡아 잘 이끌고 있다. 외국의 정·관·재계에서 활약하는 한국인들도 이 사장 못지않게 이질적 문화에 애를 먹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상·하원 의원과 백악관·행정부에서 고위직에 오른 한국계가 많다. 주한 미국대사도 한국계이고, 말레이시아 주재 미국대사도 한국계가 물망에 올랐다. 프랑스에서는 한국인 입양아 출신이 장관이 됐다. 물론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나서겠지만 그 나라의 문호 개방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주초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전격 사퇴는 여러 상념에 젖게 한다. 재미교포인 그는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 했던 꿈이 산산조각 났다”며 사퇴 이튿날 황망히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중국적 문제와 이상한 소문에 시달리다 못해 그만뒀다지만,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대통령이 삼고초려해서 새 정부의 핵심 부처를 맡기려 했던 인물이기에 더욱 그랬다. 해외에서 꿈을 이룬 우리 인재들이 국내에 들어와 또 좌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답답하다. 인재 영입의 중요성은 22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도 다르지 않았다. 초(楚)나라 출신으로 진(秦)나라의 객경이던 이사(李斯)는 축객령을 내린 진시황에게 상소를 올려 “태산은 한 줌 흙도 사양하지 않으며, 큰 강과 바다는 작은 개울물도 가리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로 설득했다. 하물며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춘추전국시대 사람들보다 생각이 못해서야…. 동식물은 이종교배나 접붙이기로 품종을 개량한다. 사과 중에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부사’는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품종이다. 문화도 융성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면서 진전한다.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다. 로마제국이 강성한 이면에는 이민족에게 황제 자리까지 내줄 만큼 개방적이었던 덕분이다. 세계가 1일 생활권이 된 마당에 국경을 초월한 인적 교류와 외부 두뇌의 영입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이민자의 천국인 스웨덴은 정치인의 18%가 이민자 출신이다. 이민자가 이 나라를 가장 선호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민자에 대한 정착지원금 보조, 언어훈련, 문화·직업교육 등 정책마다 빈틈이 없다. 어느 나라나 외국인 혐오(제노포비아)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스웨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사회의 노력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 외국인에 대해 배타성이 강한 우리는 스웨덴에서 배울 게 많다. 외국인이 100만명이 넘었어도 공직에 진출한 사람은 이참 사장과 이자스민(필리핀 출신) 의원 등이 고작이다. 하기야 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 인재 한 사람을 영입하기도 쉽지 않은데 귀화한 인사까지 챙기라면 당장은 무리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 나라의 장래를 위해 외국에서 대성한 한국인은 물론,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에게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국민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21세기는 인적 자본이 곧 국력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ycs@seoul.co.kr
  • ‘푸른거탑’ 작가 “신병-김수현, 병장-하정우 캐스팅?”

    ‘푸른거탑’ 작가 “신병-김수현, 병장-하정우 캐스팅?”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인생의 관문, 군대. 시커먼 남자들만 모인 그 곳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또 벌어진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군대에 간 남자들은 밀폐된 그 곳에서 2년 간 어떤 일을 겪는 것일까? 누군가에게는 아련한 추억이자, 또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인 군대 생활을 코믹하게 그린 tvN시트콤 ‘푸른거탑’(민진기 연출, 최종훈, 김재우, 김호창, 백봉기, 정진욱, 이용주 등 주연)을 보면 조금이나마 그들만의 세상을 짐작할 수 있다. 군필자에게는 향수를, 미필자에게는 ‘예습 효과’를, 여성에게는 호기심을 안겨주면서 그야말로 대박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푸른거탑’은 ‘남녀탐구생활’로 인기작가반열에 오른 김기호 작가의 야심작이다. 평범한 일상을 깨알같은 이야기로 풀어내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김 작가와 지난 7일 서울신문 사옥에서 ‘푸른거탑’ 뒷담화를 나눠봤다. Q. 에피소드마다 작가 본인의 경험이 많이 녹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출신’을 궁금해 하는 사람도 많다. 어떤 군 생활을 보냈는지. A. 의정부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26사단에서 81㎜ 박격포 포병으로 근무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알지만 육군 포병 중에서도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들다 해서 ‘꿀보직’이라 부르는 부서다. 그래서 ‘꿀보직 에피소드’도 탄생했다. 나는 사실 ‘얍삽’하게 군 생활을 했다. 초반엔 엄살도, 꾀병도 많이 부리고 잔머리도 굴려서 고참들에게 미움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푸른거탑’ 속 상병처럼 후임을 괴롭히는 성격은 아니었다. Q. 지금까지 방송된 ‘푸른거탑’ 중 가장 아끼는 에피소드는? A. 말년병장이 귀신을 때려잡는 ‘공포의 17초소’는 내가 쓰면서도 많이 웃겼다. 최근에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는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군 생활 도중 어머니가 돌아가신 일병의 사연을 다룬 에피소드다. 사실 군에 있는 2년 동안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일을 겪는 군인들이 참 많다. 군 생활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애환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푸른거탑’이 웃음 뿐 아니라 눈물도 쏙 빼는 다른 면을 보여주고자 했다. Q. 남자들은 군대 2번 가는 꿈이 최고의 악몽이라던데. 그럼에도 군필자가 군대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A. 두 번의 군대는 대한민국 남자에게 가장 큰 시련이자 가장 심한 욕이다. 그 안에 있을 때에는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사실 그걸 마치고 나면 그때 그 시절이 추억이 되어 힘들었던 일들을 잊게 된다. ‘애증의 시간 또는 공간’이 되어버리는 거다. ‘푸른거탑’은 이곳에서의 추억을 건드려 공감을 얻는다. 공감을 주면 웃음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많은 남성들은 추억을 떠올리며 공감하다 웃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Q. 반면 군대 생활을 잘 알지 못하는 여성 시청자들이 ‘푸른거탑’에 흥미를 가지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A. 준비단계에서 여성 시청자들을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드라마적인 부분을 강조해 여성 시청자들이 코믹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군대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자막도 넣었다. 요새는 아빠, 오빠, 남동생과 함께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여성 시청자들도 있다더라. ‘푸른거탑’이 대한민국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웃음) Q. ‘군대’ 하면 민감한 부분도 워낙 많다. 군대를 소재로 이야기를 쓰면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A. ‘푸른거탑’을 보고 군대가 지나치게 가볍거나 장난만 치는 곳, 쓸모없는 짓만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줄까봐 항상 걱정한다. 군 명예나 위신을 떨어뜨리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우리는 그저 “코믹한 양념을 조금 넣기는 했지만, 우리 군인들이 이렇게 힘들게, 열심히 군 생활 하고 있으니 응원해 달라. 군인들을 한번 더 생각해 달라.”라고 말하고 싶은 것뿐이다. Q. ‘푸른거탑’에 톱스타를 섭외할 수 있다면? A. 일단 송중기는 세상물정 잘 모르는 해맑은 이미지이니 입대하기 전 청년으로. 신병은 어리버리한 이미지가 함께 있는 김수현. 상병은 까칠하고 성깔있는 캐릭터의 권상우. 병장은 남자다운 느낌의 하정우. 그리고 말년 병장은 능글능글한 이미지의 송강호를 캐스팅 하고 싶다. Q. 작가가 짚어주는 ‘푸른거탑 관전 포인트’는? A. 두뇌게임 또는 심리게임. 시청자들이 예상 못한 결말이 ‘푸른거탑’의 묘미인 것 같다. 작가진과 두뇌싸움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Q.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군필자에게. 군대에서 보낸 2년은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을 거다. 꿈을 향해, 그때 그 마음으로 살면 못할 것이 없다. 2년간 수고했다. 미필자에게. 군대, 해볼 만하다. 죽지 않는다. 그 안에서 뭔가를 찾아봐라. 과거도 돌아보고 미래도 그려보고 목표를 찾아서 나와라. 나도 군대에서 작가를 하겠다고 결심했다. 여성에게. 군대, 많이 힘들다.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 하면 너무 따분해 하지 말고 토닥이며 격려 한 번만 해 달라. 남자들은 그것 하나를 원할 뿐이다. tvN ‘푸른거탑’은 매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사진=김기호 작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오늘을 만든 왓슨 vs 내일을 만드는 왓슨

    오늘을 만든 왓슨 vs 내일을 만드는 왓슨

    여기 인류 역사를 갈림길로 이끈 ‘왓슨’들이 있다. 한 명은 60년 전 디옥시리보핵산(DNA·유전자)을 발견해 생명의 신비를 풀었다. 생물학은 그의 논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물어보거나 기억하지 않고도 누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아낼 수 있게 됐고, 범죄 현장에서 형사들이 찾는 흔적의 종류가 달라졌다. 더 빨리, 더 크게 자라는 식물은 물론 복제동물까지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왓슨은 더 많은 것이 달라질 새로운 60년을 여는 입구에 서 있다. 사람을 뛰어넘는 컴퓨터의 도전이다. 왓슨은 TV에 출연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퀴즈 챔피언을 간단히 제압하고 과거의 정보를 모아 미래를 그려낸다. 의약학, 건축학, 사회학 등 그의 거대한 까만 두뇌는 인류의 삶 자체를 바꾸고 있다. 유전자를 발견한 제임스 듀이 왓슨(85)이 오늘을 만들었다면,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은 내일을 만들고 있다. ■생명의 신비 ‘DNA 구조’ 규명 60주년 제임스 왓슨 1953년 2월 28일. 영국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1916~2004)이 마분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일주일 전인 21일 크릭은 연구소 근처의 한 선술집에서 “우리가 생명의 신비를 밝혔다”고 외쳤고, 이들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애쓰고 있던 참이었다. 생각했던 모형이 다 만들어진 순간을 왓슨은 나중에 “진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정말 아름다웠다”고 회고했다. 3월 7일에는 케임브리지의 공장에서 높이 180㎝에 이르는 마분지 모형이 완성됐다. DNA의 구조가 공식석상에서 공개된 것은 그해 4월 8일이었다. 연구소장이었던 로런스 브레그는 벨기에 솔베이단백질학회에서 모형을 선보였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25세의 왓슨과 37세의 크릭이 생물학계를 뒤흔들 발견을 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은 것이다. 왓슨과 크릭은 X선 사진을 제공해 DNA 구조 규명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모리스 윌킨스와 함께 4월 25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논문을 게재했다. “우리는 DNA의 구조를 보이고자 한다. 이 구조는 새로운 특징들을 갖고 있는데, 생물학적으로 의미심장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128줄에 불과한 이 논문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발견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네이처 논문조차 외면받았다. 5월 14일에서야 뉴스 클로니클의 리치 칼더가 이 논문을 보도했다. 기사의 제목은 ‘당신은 어떻게 당신인가 : 생명의 비밀에 다가가다’였다. 왓슨과 크릭은 DNA를 ‘발견’한 사람들은 아니다. DNA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스위스 화학자 요한 미셰르다. 그는 1869년 백혈구 세포에서 핵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산성을 띤 커다란 분자를 분리해 냈고, 이 물질에 ‘뉴클레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1940년대 오스왈드 에이버리가 DNA가 유전자의 기본 물질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네 개의 염기가 반복되는 것에 불과한 DNA가 어떻게 복잡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왓슨과 크릭은 DNA의 구조 규명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이중나선은 한 가닥을 떼어내 스스로 복제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본인의 유전정보를 물려줄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었다. 왓슨과 크릭의 인생은 변했다. 크릭은 자서전에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를 만든 것이 아니라, DNA 구조가 왓슨과 크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썼다. 왓슨은 하버드대 교수가 됐고, 논문 발표 9년 만인 1962년 크릭과 함께 노벨상을 받았다. DNA의 구조 규명은 인류가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다. 생명의 근원에 더 가까이 갔고, 심지어 생명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창조를 꿈꾸고 있다. 식물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병충해에 강하거나, 가뭄에도 죽지 않는 식물종이 탄생했다. 1996년에는 최초의 유전자 조작 포유류인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고, 이후 소와 개도 만들어졌다.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친자 관계 확인이 몇 십만원만 내면 가능할 정도로 보편화됐고, 수백년 전 유골의 족보도 밝혀낼 수 있게 됐다. 1987년 미국은 법정에서 DNA 증거를 처음으로 채택했고, 한국에서도 1992년 의정부 여중생 성폭행사건을 계기로 DNA 감정이 인정됐다. 하지만 당초 기대처럼 DNA가 모든 생명의 신비를 여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니다. DNA는 단백질이 있어야만 스스로 복제할 수 있다. 또 단백질은 DNA가 있어야만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최초의 DNA는 과연 어디에서 왔는가. 해답의 실마리는 최근 연구가 활발한 리보핵산(RNA)이 갖고 있다. DNA가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라면 RNA는 일시적인 파일로 탄생해 세포 주위를 움직이면서 지시를 내린다. 특히 RNA는 단백질 없이 스스로 복제가 가능한 최초의 생화학적 물질 단위다. 결국 RNA의 정체까지 모두 밝혀져야 생명의 신비가 풀리는 셈이다. 이는 왓슨과 크릭의 연구를 이어받은 후학들이 풀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퀴즈쇼 이어 요리사 도전… 6살 IBM 슈퍼컴 왓슨 ‘왓슨’은 뚜렷한 실체가 없다. 공통점은 검거나 짙푸른 서버로 구성돼 있다는 것뿐이고, 내용물과 목적은 그때그때 다르다. 슈퍼컴퓨터 왓슨의 이름은 IBM 창업자인 토머스 왓슨에서 비롯됐다. IBM이 밝힌 왓슨의 개발 목표는 아주 간단했다. ‘생각하는 컴퓨터’이자 ‘인공지능’이다. 컴퓨터가 인간에 처음으로 도전한 것은 1967년이었다. 철학자 드레퓌스와 체스 프로그램 ‘맥핵’이 체스 대결을 펼쳤고, 맥핵이 드레퓌스를 눌렀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쩌다 있는 일 정도로 받아들였다. IBM은 1989년부터 체스 챔피언과 자사 슈퍼컴 간의 대결을 공개했다. 1989년부터 1997년까지는 인간 챔피언이 우세했지만, 이후에는 IBM의 슈퍼컴들이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2008년 드디어 왓슨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창업자의 이름을 따온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왓슨은 체스 같은 여흥이 아닌 본격적인 인공지능에 도전하고 있다. 왓슨은 초당 80조회 이상의 사칙연산을 할 수 있고, 수백만권의 책을 저장하고 있다. 수많은 검색 결과 중에 가장 최적화된 답을 스스로 찾아내 하나의 답을 골라 제시하는 ‘유추’가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IBM은 왓슨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사람들의 지적 경연인 ‘퀴즈쇼’를 선택했다. 단순히 묻고 답하는 형태가 아닌 다양한 질문이 존재하는 ‘제퍼디’에 왓슨이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모두가 비웃었다. 컴퓨터가 사람의 농담과 비꼬는 질문을 이해하고 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왓슨은 실제로 TV에 출연해 제퍼디 역사상 가장 뛰어난 챔피언인 켄 제닝스와 브래드 루터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왓슨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빅 데이터’ 기술의 상징적 존재다. 너무나 방대해서 누구도 분류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수많은 정보들을 왓슨은 순식간에 검색할 수 있다. 특히 검색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유의미한 자료와 전망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왓슨이 상용시장에 등장한 지 채 2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원격으로 왓슨을 시장 분석 등에 활용하는 기업만 1만개가 넘는다. 하지만 IBM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IBM은 캘리포니아 알마든 센터에서 새로운 도전 분야들을 공개했다. 약물 검색, 산업기계 감시 등은 물론 ‘음식 메뉴 개발’도 포함됐다. 왓슨은 과거의 약물 개발 자료를 이용해 어떤 단백질이나 약품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다. 10년여에 걸쳐 평균 1억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왓슨을 활용해 15개의 말라리아 신약 후보를 도출한 상태다. 왓슨은 광산 채굴에도 사용된다. 호주 타이스사의 채굴 장비는 12개의 다리와 200개가 넘는 센서로 구성돼 있는데,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조종하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전체를 꺼내서 수리해야 했다. 하지만 왓슨은 스스로 판단해 실시간으로 채굴 장비를 조종함으로써 문제 발생 확률을 낮추고, 고장 부위도 즉각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요리사 왓슨’으로 불리는 프로젝트는 퀴즈쇼 출연에 이어 인간과 컴퓨터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기념비적인 작업으로 평가된다. 왓슨이 사람의 지능을 흉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이 느끼는 맛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왓슨은 요리사가 제시한 코코아, 샤프란, 흑후추, 아몬드, 벌꿀 등의 요리 재료를 자신이 저장하고 있는 음식의 맛과 관련한 화학식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아침식사용 페스트리인 ‘스페인식 크레센트’라는 새로운 메뉴를 내놓았다. 음식을 만들어 시험해 본 결과 왓슨의 레시피는 맛과 모양 모두 훌륭했지만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다. 왓슨이 버터를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터 대신 식물유를 사용한 왓슨의 레시피는 요리사에게 훨씬 더 어렵고 세심한 작업을 요구했다. 왓슨의 머릿속에는 ‘난이도’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폐쇄적 우리문화·본인 한국이해 부족 탓

    4일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전격 사퇴는 과거 우리나라를 찾았던 해외 석학 및 성공한 한국계 인사의 실패가 또다시 반복됐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해외 인사로서 우리나라로 건너와 공직을 맡았던 ‘역두뇌 유출’의 대표적인 경우는 200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으로 부임했던 미국의 로버트 러플린 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들 수 있다. 그는 교수평가와 학사제도 개혁 등의 정책으로 학내 반발을 산 끝에 불과 2년 만에 사퇴했다. KAIST는 러플린 전 총장의 후임으로 한국계 미국인인 서남표 메사추세츠공대(MIT) 석좌교수를 2006년 영입했다. 서 전 총장 역시 MIT 기계공학과장과 미과학재단(NSF) 부총재를 역임한, 미국에서도 석학으로 꼽히는 인물이었다. 서 전 총장은 정년보장 교수제 개혁, 영어강의 전면 도입, 기부금 유치 등으로 한 때 ‘대학개혁의 전도사’로 평가받았다. 연임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학생들의 잇단 자살과 학내외 반대여론에 부딪히면서 ‘불통의 아이콘’으로 전락, 지난 2월말 사퇴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2009년 8월에는 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대 석좌교수였던 한홍택 교수가 정부 출연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최초의 외국인 원장으로 취임했다. 8개월에 걸쳐 공을 들인 결과였다. 하지만 한 전 원장은 인사 갈등과 직원 채용 과정의 문제점 등으로 원내에서 신망을 잃었고, 1년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전문가들은 해외 인사 기용의 계속된 중도하차는 본인들의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 부족과 외부인에 폐쇄적인 한국적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서 전 총장이나 한 전 원장은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내, 한국인이라기보다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면서 “조직이 반발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도 서툴렀고, 결국 오해가 커졌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사회의 포용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1960~70년대에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만으로 고국에 돌아와 평생을 바치는 과학자들이 많았지만, 시대가 변했다”면서 “영입한 사람에게 원하는 것은 한국에서 찾을 수 없는 능력인데, 한국적 가치를 공유하자고 덤비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WBC] 경기 규정은 우리편

    [WBC] 경기 규정은 우리편

    각국 프로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WBC 대회는 선수 혹사를 방지하고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이색 규정을 두고 있다. 프로야구나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규정이 많아 각 팀 사령탑은 치열한 두뇌 싸움을 벌여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규정은 투구 수 제한이다. 1라운드의 한계 투구 수는 65개며, 2라운드는 80개,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95개다. 2009년 2회 대회보다 5개씩 줄었다. 또 한 경기에서 50개 이상 던지면 무조건 나흘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30개 이상을 던지거나 이틀 연속 투구를 하면 하루를 쉬어야 한다. 에이스나 주축 투수의 혹사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감독은 다음 경기 일정까지 감안해 적절한 투수 교체를 진행해야 한다. 좌완 선발 3인방이 빠진 데다 불펜이 강한 한국에 유리해 보이는 대목이다. 승부치기 규정이 도입됐다. 연장 12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으면 다음 이닝부터는 양 팀 모두 주자를 1, 2루에 둔 상황에서 공격을 펼친다. 12회 마지막 타자의 다음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며, 그 앞 타순의 두 선수가 각각 1, 2루 주자로 들어간다. 프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콜드게임도 나온다. 단 1, 2라운드에서만 적용되고 준결승과 결승전에는 없다. 1라운드는 7회까지 10점, 2라운드는 5회까지 15점 이상 벌어지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홈팀이 콜드게임의 조건을 만족시키면 바로 경기 종료가 선언되기 때문에 끝내기 콜드게임도 구경할 수 있다. 동률인 팀이 있으면 승자승-이닝당 득점에서 이닝당 실점을 뺀 수치가 높은 팀-실점이 적은 팀-타율이 높은 팀 등의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홈런 타구 판정은 비디오 판독이 가능하나 팀의 요청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라 심판 조장만이 판독 결정권을 갖는다. 경기 시작 90분 전에 타순과 선발 라인업이 발표되고, 경기가 끝난 뒤 30분 안에 다음 경기 선발투수 명단이 예고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의 손/육철수 논설위원

    신약성서를 보면 예수님은 기적의 손을 가졌다. 병으로 숨을 거둔 소녀의 손을 잡아 되살리며, 한센병 환자도 손으로 만져 씻은 듯이 낫게 해준다. 전도를 위해 예수님의 손을 신성시했을 것이나, 종교적인 구원의 의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목숨을 버릴 생각을 한 사람이 절망의 순간에 누군가 내민 따뜻한 손길로 삶의 활력을 다시 찾는 기적이 적지 않은 걸 보면…. 인간의 손은 생명을 살리는 기적의 명약인 동시에 역사를 진전시킨 창조의 도구이기도 하다. 아마 인간의 손은 두뇌와 가슴 못지않게 역사 발전에 지대하게 기여했을 것이다. 그래서 과학적 사회주의를 창시한 엥겔스는 “손의 노동이 언어와 함께 뇌를 발달시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었다”고 했다. 외과학적으로도 손은 촉감과 노동 성과물의 경험을 뇌에 전달해 개인 성장의 밑거름이 되게 한다. 손은 소통의 도구로서 다양한 표의(表意)를 지니기도 한다. 맞잡으면 반갑다는 뜻이고, 양쪽으로 흔들면 잘 가라는 인사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년 전 취임 연설에서 북한 등을 향해 “주먹을 펴면(unclench your fist) 기꺼이 손을 내밀어(extend a hand) 도와주겠다”고 했다. 주먹을 철권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주먹이 꼭 나쁜 것도 아니다. 헤즈볼라식 인사는 주먹을 서로 부딪친다. 오바마도 백악관 청소부 등과 가끔 주먹인사(Fist-bump)를 나눠 인간적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손은 펴거나 쥔 모양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니까. 요즘 신문에는 뉴스 사진보다 더 눈길을 끄는 광고 사진이 있다. 어느 대기업의 대통령 취임 축하 광고다. 대선 때 박근혜 후보가 두 손으로 반찬 파는 할머니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쥔 모습이다. 할머니의 손은 거무스름하고 주름이 많이 졌고, 투박한 손톱은 한눈에 삶의 고단함을 느끼게 한다. 서로 맞잡은 손은 천 마디 말보다 더 깊고 따스한 얘기를 나누는 것 같다. 할머니 손을 어루만졌던 그 하얀 손은 이제 5000만 대한민국 대통령의 손이 됐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의 손은 붕대를 감을 만큼 편할 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부턴 더 많은 국민의 손을 잡아야 한다. 나라 구석구석에서 대통령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어서다. 병마와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어르신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들, 정치적 신념을 달리하는 사람들, 다문화·탈북 가정…. 시바신(神)처럼 천수(千手)가 있어도 모자라겠지만, 국민 행복을 가져오는 기적의 약손이 되었으면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집전화·컴퓨터 등 모바일로 ‘연결된 도시’ LTE보다 2배 빠른 ‘LTE-A 스마트폰’

    집전화·컴퓨터 등 모바일로 ‘연결된 도시’ LTE보다 2배 빠른 ‘LTE-A 스마트폰’

    ‘일상을 바꾼 모바일 기술, 모바일 라이프를 제시하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3’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이하 현지시간). 전시장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라 그란비아’에 들어서자 전 세계 1500여 업체에서 나온 직원들과 현지 인력들이 전시 부스를 설치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해까지 행사가 열렸던 바르셀로나 도심 ‘피라 몬주익’보다 2배 이상 규모가 커진 새 행사장이 세계 이동통신 시장과 MWC 2013의 위상을 보여 주고 있었다. 25일 개막하는 MWC에서는 ‘새로운 모바일 지평’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참가 업체들도 다양한 신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KT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후원하는 테마 전시관 ‘커넥티드 시티’(연결된 도시) 내에 단독 전시관을 열고 31개 아이템을 소개한다. 백화점을 콘셉트로 한 스마트 스퀘어를 구축해 관객들에게 거의 모든 일상생활이 ‘올 아이피’(All-IP) 기술로 연결되는 체험을 선사한다. 스마트홈폰과 스마트폰·TV·PC 등을 연결해 주는 스마트 링크과 교육 콘텐츠가 내장된 ‘키봇2’도 전시한다. 음악 서비스 ‘지니’와 원격회의 솔루션인 ‘올레 워크스페이스’ 등 가상재화(전자책이나 음원 등 통신망을 이용해 소비되는 제품) 서비스도 총출동한다. SK플래닛·SK하이닉스와 공동 참가하는 SK텔레콤도 단독 부스를 운영하면서 롱텀에볼루션(LTE)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술 LTE어드밴스트(LTE-A)를 세계 처음으로 휴대전화에 적용해 선보인다. LTE-A로는 1.4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75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아울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컨버전스 서비스도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를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 솔루션과 스마트폰을 두뇌 삼아 작동하는 유아 교육용 로봇 ‘아띠’를 선보인다. SK플래닛, SK C&C 등 관계사들과 근거리무선통신기술(NFC), 모바일 결제 서비스 ‘페이핀’(PayPin) 등도 공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야심작들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새 태블릿PC 갤럭시 노트 8.0을 선보인다. 이 제품은 갤럭시 노트 브랜드의 네 번째 제품으로 8인치 LCD 화면에 디지털 필기구 ‘S펜’을 장착했다. LG전자는 지난주 국내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옵티머스G 프로를 비롯해 옵티머스G, 옵티머스 뷰, 옵티머스F, 옵티머스L 등 다양한 라인업 제품을 소개한다. 바르셀로나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먹이사슬 순환 틀 깨는 오만함 삐뚫어진 채식에 섬뜩한 독설

    “채식은 ‘먹고 먹히는’ 생태계 순환고리를 무시한 오만한 이념이며,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하는 위험한 식단이고, 곡물 기업이 배후를 조종하는 ‘친환경 사기극’이다.” 급진적 환경운동가 리어 키스가 쓴 ‘채식의 배신’(김희정 옮김, 부키 펴냄)이 내세운 주장이다. 저자는 20년간 우유조차 마시지 않는 비건(vegan·엄격한 채식주의자) 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비건 식사를 한 지 3개월 만에 생리가 멈췄고, 2년 사이 건강을 잃었다. 채식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에 배신감을 느낀 그는 참치캔을 땄고, 잡식으로 돌아서자마자 “살아 있는 느낌”을 되찾는다. 저자는 살육으로 육신의 허기를 더는 사탄의 유혹에서 벗어나 저지방의 낙원으로 드는 채식주의가 되레 악마의 식단이라며 돌직구를 던진다. 대표적인 예가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콩이다. 저자에게 콩이란 “산업쓰레기에 불과”하다. 콩 속 아이소플라본은 자궁 내막증 발병 확률을 높이고, 1주일에 2회 이상 두부를 먹은 사람은 두뇌노화가 가속화되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 어린이들에겐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책은 전반적으로 채식주의란 거대 담론의 허구를 파헤치는 데 주력한다. 중간중간 채식주의의 도덕적 바탕, 예컨대 엄마가 있고 생명이 있는 건 먹지 않는다는 신념 같은 지엽적인 문제도 건드린다. 채식주의는 왜 생겼을까. 인간의 오만함 때문이다. 먹이사슬의 맨 위에 인간이 있다는 발상, 인간이 육식을 그만두면 세상은 뭇 생명들로 넘쳐날 것이란 자기중심적 판단 때문이다. 먹이사슬은 선이 아닌 원이다. 피식자가 곧 포식자다. 그런데 그 순환계에서 사람만 쏙 빠지겠단다. 채식주의자들로서는 생명이 그리는 순환의 원을 깨고 싶겠지만, 거기서 빠져나갈 수는 없다. 뿌리가 달렸든, 깃털이 달렸든, 맨살로 오가든, 지구 위 생물 모두는 이미 그 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거푸 강조하는 건 채식주의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세상을 구하려 시작한 채식주의자들의 시도는 좋았으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들에 너무 무지한 게 잘못됐다는 거다. 이를 꾸짖는 저자의 독설은 섬뜩하다. “당신이 먹는 곡물과 콩은 유령 고기다. 그 음식에는 사라진 동물 종 전체가 뼛속까지 들어 있다.” 그렇다면 답은 뭔가. 생명은 채식으로만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만 5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LG, 첫 풀HD폰 ‘옵티머스G 프로’ 출시

    LG, 첫 풀HD폰 ‘옵티머스G 프로’ 출시

    LG전자는 1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첫 풀고화질(HD) 스마트폰 ‘옵티머스G 프로’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한다고 밝혔다. 5.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이 제품은 화소 밀도를 나타내는 인치당 화소 수가 400ppi로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높다. 같은 5.5인치 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가 267ppi라는 점을 들며 영상·지도·텍스트 등을 볼 때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LG전자는 강조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1.7기가헤르츠(㎓) 쿼드코어(두뇌가 4개) 스냅드래건 600 프로세서를 가장 먼저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옵티머스G에 탑재한 프로세서(1.5㎓ 쿼드코어)보다 성능이 24% 향상됐고 전력 소모는 줄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다양한 사용자경험(UX)도 추가됐다. 앞면과 뒷면의 카메라를 모두 작동해 동영상을 찍는 ‘듀얼 레코딩’, 움직이는 대상에 초점을 맞춰 영상을 찍는 ‘트래킹 포커스’ 등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거나 집에 두고 나왔을 때 문자메시지로 휴대전화 위치와 부재 중 통화, 문자메시지 등 정보를 주고받는 ‘내 폰과의 대화’ 등이 대표적이다.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4.1 ‘젤리빈’이며 제품 두께는 9.4㎜, 무게는 172g이다. 출고가는 96만 8000원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중랑, 치매환자 가족까지 보듬는 ‘힐링 3종세트’

    중랑, 치매환자 가족까지 보듬는 ‘힐링 3종세트’

    “집에만 있으면 제가 옴짝달싹 못하고 24시간 내내 붙어 있어야 하죠. 얘기해도 거짓말이라며 믿지도 않고…. 치매 환자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어요. 그런데 여기 나와서 함께 웃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중랑구에서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를 6년째 모시고 사는 김모(54·면목4동)씨는 18일 한숨을 내쉬면서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한달에 서너 차례 면목5동 치매지원센터를 찾아 위안을 얻어 갈 수 있어서다. 센터는 치매 없는 세상을 위해 ‘3종 세트’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0~11시에 펼치고 있는 환자 가족 모임 ‘아름다운 동행’에 이어 올 들어 2탄과 3탄을 내놨다. 환자 가족 모임은 2010년 4월 첫발을 뗐다. 가족들에게 간호하는 방법, 식이요법, 합병증 관리, 응급상황 대처 요령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야외 나들이, 원예 치료, 경험담 나누기, 영화 감상, 노래교실, 케이크 만들기, 체조, 웃음 치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곁들여 희망와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보통 30여명이 참여한다. 한쪽에서 음식 조절에 애를 먹는다는 고민을 털어놓자 한 가족은 “식단을 건강식으로 하거나 간식을 야채, 고구마 등으로 바꿔서 줬더니 살찌지 않고 화장실도 잘 가서 일석이조였다”고 귀띔했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에는 중증도 이상을 겨냥한 ‘치매 가족 모임 Q&A’를 통해 의료진에게 치매에 얽힌 궁금증을 묻고 답을 듣는 시간도 갖는다. 지난 8일의 예를 들면 이렇다. 한 가족이 밤에 배회하는 등의 이상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약을 먹으면 좋아지는지를 물었다. 의사로부터 “우선 약물 조절을 하고, 불안 탓이라면 밤에 낮은 조명을 켜 놓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리가 불편해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호소를 들은 작업치료사는 “오히려 훼방만 된다고 여겨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 빨래 개기, 걸레질 등 치매 환자에게 늘 하던 일을 맡김으로써 집안에 보탬이 된다는 자존감을 높이고 두뇌 활동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매월 둘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치매 탈출’ 모임도 새로 만들었다. 초기 증상 환자 가족에게 치매를 바로 이해시키고 환자를 위한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유라 센터장은 “치매라는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불편함을 느끼던 노인과 가족들이 환자 가족 모임을 거듭하면서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이겨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올림픽 생존 게임

    올림픽 생존 게임

    라파엘 마르티네티(스위스)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결국 퇴진했다. 레슬링이 2020년 여름올림픽 ‘핵심 종목’에서 탈락한 사실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공표하기 15분 전에야 알았을 정도로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에 책임을 지고서였다.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 이사가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 17일까지 이어진 FILA 이사회는 오는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집행위와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까지 퇴출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레슬링은 복귀를 노리는 야구와 소프트볼, 신규 진입을 벼르는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와 경쟁해야 한다. 지금까지 올림픽 역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 종목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모아 봤다. ■야구-소프트볼 각각 1992년과 1996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지만 2005년과 2009년 IOC 총회에서 퇴출돼 야구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런던에 이어 3년 뒤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다. IOC는 최정상 기량의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지 않는 데다 경기 시간을 예측할 수 없어 TV 중계에 어울리지 않고 남녀평등에 위배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 수준에 걸맞은 약물 검사도 요구했다. 지난 연말 국제야구연맹(IBAF)과 국제소프트볼연맹(ISF)을 통합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출범하고 여느 구기종목처럼 남자는 야구, 여자는 소프트볼로 출전하게 한 것도 IOC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야구는 또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승부치기’ 시행에 들어갔고 그것마저 안 먹히면 7이닝 경기로 줄일 방침이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거 출전을 위해 올림픽 기간 6일 동안 ‘토너먼트’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IOC는 양대 기구 통합에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선수 차출에 미온적이어서 재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양궁 1900년 파리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경기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 1924년 퇴출됐다가 1972년 뮌헨올림픽을 통해 복귀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지만 1990년대 들어 흥미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다시 퇴출 압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여러 차례 경기 규칙을 바꾸며 생존을 향한 몸부림을 이어왔다. 1984년 LA올림픽까지 양궁은 개인전만 열렸고 거리별로 36발씩 두 번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겼지만, 대회마다 규칙이 달라질 정도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개인전을 세트제로 운영했으며, 연장전에 들어가면 마지막 한 발의 슛오프로 승부를 가리게 했다.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박진감이 커져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국제양궁연맹(FITA)이 지난 200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양궁월드컵도 양궁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높여 올림픽 잔류를 돕고 있다. ■럭비 양궁과 똑같이 1900년 정식종목이 됐다가 1924년을 끝으로 퇴출됐다. 그러나 국제럭비위원회(IRB)가 올림픽의 상업화를 비난하고 럭비의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기 위해 자진해서 올림픽을 떠난 점이 달랐다.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도 럭비를 보급하기 위해선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꾸준히 재진입을 겨냥해 왔다. 결국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됐다. 남태평양의 피지와 사모아 등도 올림픽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선전했고, 럭비 국가대표를 지낸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전통적인 15인제 대신 7인제 방식으로 열린다. 15인제는 전·후반 40분씩 열리는 데다 한 경기를 치르면 2~3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종합대회에는 적합하지 않다. 7인제는 전·후반 7분씩이라 체력 부담이 적고, 스피드와 조직력, 두뇌 플레이가 필요하다. ■골프 1900년 파리대회에 첫선을 보이고 4년 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회를 마지막으로 112년 동안이나 자취를 감췄던 골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복귀하는 감격을 누린다. 사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그 꿈을 이룰 수도 있었는데 애틀랜타올림픽조직위원회(ACOG)가 개최지로 고른 오거스타내셔널클럽의 회원이 한 명에 불과하고 여성 회원은 없는 등 인종과 남녀차별 이슈가 불거져 좌절됐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맞대결할 경기 방식이 없는 데다 널리 보급된 나라도 많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복싱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된 복싱은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에서 불법으로 간주돼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가 1920년 재진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IOC 내부에 늘 있었다. 레슬링과 마찬가지로 판정 시비가 잦고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였다. 1980년대 초반까지 올림픽에서도 KO 승부가 프로 복싱 못지않게 잦았는데 1982년 프로복서 김득구가 14회 KO패한 뒤 세상을 떠나면서 2년 뒤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보호장구가 도입됐다. 지난해에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관장하는 국제복싱연맹(AIBA) 이사회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들이 보호장구(헤드기어)를 벗고 링에 오르도록 허용했다. 아마복싱에서도 사라진 KO 승부를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문호를 개방한 여자와 주니어대회는 예외다. AIBA는 또 자체 프로리그인 APB 소속 선수들이 제한된 조건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태권도 여름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시작된 종목.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종주국 한국이 메달을 독식하고, 판정 시비, 박진감 부재, 미디어노출 부족 등의 이유로 2005년부터 도마에 오르내렸다. 태권도는 이듬해부터 IOC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경기규칙을 개정했다. 특히 비디오 판독과 전자호구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도 1964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유도는 컬러도복을 도입하고 점수제도를 변경해 살아남았다. 런던올림픽에서 효과-유효-절반-한판 순이었던 점수제 등급이 너무 많다는 의견에 따라 ‘효과’를 없앴는데 되레 벌칙인 지도가 늘면서 재미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유도연맹(IJF)은 다시 규정을 개정해 9월 1일까지 시험 운영한다. 그동안 한판승은 기술이 걸린 선수가 매트에 등으로 떨어져야 했지만 앞으로는 몸을 비틀어 떨어져도 기술이 정확하게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한판승을 주기로 했다. 누르기 판정 기준도 25초에서 20초로 줄였다. 또 정규시간 5분에 기술 점수가 같으면 곧바로 연장전에 들어갔던 것을 앞으로는 지도를 많이 받은 선수가 지는 것으로 바꾸었다. 더불어 연장전에서는 먼저 지도를 빼앗거나 기술 점수를 따내는 선수가 이긴다. ■배구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이벤트 경기로 처음 등장한 배구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 첫선을 보였다. 구기종목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배구는 1999년 랠리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TV 중계에 민감한 IOC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좀 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이전 15점 사이드아웃제에서는 서브권을 얻은 상태에서만 공격 성공이나 상대 범실이 득점으로 연결됐기 때문에 경기가 늘어지곤 했다. 25점 랠리포인트 제도에서는 서브권과 상관없이 상대 코트에 공을 떨어뜨리면 득점하게 돼 경기 시간이 줄게 됐다. 또 1998년 도입한 전문수비선수(리베로) 제도를 통해 공격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 것도 박진감을 높였다. ■하키 지난 12일 IOC 집행위원회에서 퇴출이 결정된 레슬링보다 단 3표가 모자라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하키 역시 몇 년 전부터 잔류를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하키는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였다가 다음 스톡홀름대회에서 퇴출됐고, 1920년 앤트워프올림픽에 다시 등장했지만 국제기구가 없다는 이유로 1924년 파리 대회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국제하키연맹(FIH)이 출범했고 1980년부터 여자 종목도 생겼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 편중된 점은 언제든 다시 퇴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FIH가 인도에 휘둘린다는 지적을 뛰어넘어야 한다. 체육부 종합
  • ‘100만弗의 사나이’

    ‘100만弗의 사나이’

    로봇 팔과 다리, 인공지능뿐 아니라 인간에게 적용되는 인공장기까지 갖춘 100만 달러(약 11억원)짜리 인조인간 ‘바이오닉 맨’이 영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했다. 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더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과학박물관은 인간처럼 걷고 말하고 보고 들을 수 있는 바이오닉 맨 ‘렉스’(그래픽)를 최초로 공개했다. ‘렉스’는 다음 달 11일까지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18개 대학과 기업이 참여해 만들어진 ‘렉스’는 인공 신체기관을 지닌 인조인간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 입증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지난 1970년대 TV 드라마 ‘600만불의 사나이’에서 예고됐던 인공장기의 가능성을 인조인간 제작을 통해 확인하려는 시도가 결국 성공을 거둔 것이다. 생체의공학 전문가인 스위스 취리히대학 베르톨트 마이어 교수 등 전문가들은 ‘렉스’를 개발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첨단 기술을 동원했다. 신장 2m로 장신인 ‘렉스’는 이에 따라 기존의 로봇 시스템과 달리 췌장, 신장, 기관지, 심장 등 인공장기를 사용한다. 신장을 빼고는 모두 실제 장기 이식에 사용되는 인공 장기들이다. 특히 췌장은 인공혈액 순환시스템으로 공급되는 혈액 속의 당도를 조절하고, 신장은 오염된 피를 걸러내는 기능을 실제로 수행한다. 또 시각기관은 인공홍채와 망막 기능을 갖춰 사람의 눈처럼 사물을 인식하고, 인공 달팽이관을 통해 말소리를 듣는다. 이와 함께 두뇌에는 인공지능과 음성합성 시스템이 내장돼 단순한 대화도 할 수 있다. 렉스는 자신이 랩음악을 즐겨 듣고 ‘랄프 로렌’ 브랜드 옷을 좋아한다는 등 의사 표현도 가능하다. 생체공학 방식의 팔과 다리를 갖춰 일어나 걷거나 손으로 다양한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영국의 다큐멘터리 제작사 DSP는 렉스의 제작에 64만 파운드(약 11억원)가 들어 과거 ‘600만불의 사나이’에 비해 제작비는 6분의1로 줄었다고 밝혔다. DSP는 이번 제작과정을 TV 다큐멘터리로 소개할 예정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단돈 500원에 뇌 건강해지는 과학적 비법 공개

    500~1000원이면 살 수 있는 껌 하나로 신체 반응속도를 높이는 등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국립방사선과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Radiological Sciences)와 영국 카디프대학교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껍을 씹는 동안과 씹지 않는 동안의 뇌의 활동을 스캐너를 이용해 촬영했다. 또 눈앞에 보이는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 및 혈류의 이동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씹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반응속도가 1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움직임과 반응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가장 활발하게 자극됐으며, 혈류의 흐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처럼 껌 등을 씹는 행위로 인해 뇌로 보내지는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원활해지면서 특정 부위에 자극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껌 한 조각을 20분 가량 씹을 경우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더 많은 산소와 영양소가 뇌로 전달돼 뇌가 활성화 되는 것이다. 또 씹는 행위 자체가 기억과 민첩성을 관장하는 뇌를 자극하는 인슐린 생산을 촉진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러 이론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껌을 씹는 간단한 행위로 뇌의 8개 부위가 자극을 받으며 활발해 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디프대학교의 앤디 스미스 박사 역시 “껌을 씹으면 반응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경기 도중 껌을 씹는 운동선수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상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전문지인 ‘두뇌와 인지’(Brain and Cogni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설 선물 가이드] 일동후디스

    [설 선물 가이드] 일동후디스

    일동후디스는 설 명절을 맞아 실속 있는 ‘설맞이 선물세트 43종’을 출시했다.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고품질의 ‘건강기능식품 세트’부터 ‘건강차 및 웰빙음료 세트’까지 전 연령층이 좋아하는 다양한 선물세트로 풍성하게 구성했다. 특히 면역력 향상에 탁월한 초유 제품은 청정지역의 고품질 초유단백을 사용해 풍부한 영양이 담겨 있어 건강 관리가 필요한 부모님은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될 만하다. 성인을 위한 ‘초유의 힘’과 ‘초유의 힘 츄어블&그래뉼 세트’, 성장기 어린이들을 위한 ‘초유비타민 키드’ 등도 많이 찾는 상품이다. 또 국내산 통곡물 배합을 통해 고단백 식이섬유와 18종의 비타민 미네랄 등을 함유한 다이어트 건강식 ‘건강한끼 슬림원’을 비롯해, 소화가 잘 안 되는 노년층부터 수험생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100세 건강을 위한 건강한끼’도 인기 상품이다. 국내산 6년 근 홍삼으로 만든 ‘순홍삼절편’과 ‘순홍삼으뜸아이’ 등 홍삼 제품들도 선물로 좋다. 이 밖에 ‘후디스 웰빙두유 세트’도 온 가족이 함께 즐겨 먹을 수 있는 웰빙 영양간식으로 알맞다. 두유 세트는 필수지방산 α-리놀렌산이 함유돼 두뇌 영양과 건강에 좋은 ‘오메가3 두유’, ‘후디스 검은콩·검은깨·흑미·고칼슘 두유’ 등이 있다. 가격은 세트 구성에 따라 1만~10만원대로 다양하다 .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주말 영화

    ■분홍신(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유명 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안톤 월브룩)는 우연히 초대받은 파티에서 젊고 아름다운 비키(모이라 시어러)를 만난다. 아마추어는 질색이라던 보리스는 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비키를 대하자 생각이 바뀐다. 수석 발레리나가 결혼 때문에 춤을 포기하는 것을 보며, 재능 있는 무용수가 사랑 때문에 예술을 버리는 것은 낭비라고 말하는 보리스. 그는 공연에서 비키의 재능을 발견하고 남다른 감정을 갖게 된다. 한편 천부적인 작곡 실력으로 발탁돼 오케스트라를 맡게 된 줄리안(마리우스 고링)에게 동화 분홍신을 각색한 발레 음악의 작곡을 맡긴다. 보리스가 악의를 품고 줄리안을 혹평하자 그는 발레단을 나와 버린다. 보리스는 태연한 척하면서도 줄리안과 함께 있으면 위대한 무용수가 될 수 없을 거라고 경고하지만 비키는 줄리안과의 결혼을 택한다. ■독립영화관(KBS1 토요일 밤 12시 35분) 공부 잘하는 박진주는 전교 1등을 밥 먹듯이 하는 모범생이지만 이름만 같은 마진주는 전교 꼴등을 도맡아 하는 귀여운 말썽꾸러기이다. 어느 날 열심히 공부하던 박진주는 글자와 숫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방안을 가득 채우는 환영을 보게 되고 병원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마진주를 만나게 된다(진주는 공부 중). 갈대가 하늘하늘 흔들리는 둑길을 차은이가 달리고 자전거를 탄 영찬이가 뒤따른다. 달리는 걸 좋아하는 차은이는 육상부인데 육상부가 없어지고 육상부 아이들은 도시로 전학을 간다고 한다. 차은이도 아빠에게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아빠는 그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달리는 차은). ■라스트 프로포즈(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명석한 두뇌에 뛰어난 외모의 샘(유덕화)은 홍콩 최고의 백만장자 사업가다. 모든 것을 가진 그이지만, 세 번의 이혼이 말해주듯 사랑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한편 샘은 사업차 방문한 마카오에서 가난하지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당차고 매력적인 클럽 댄서 밀란(서기)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달콤한 사랑을 키워가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이들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 사교계는 발칵 뒤집힌다. 이로 인해 밀란이 상류층 여자로서의 덕목을 배우는 동안, 샘 주변의 사람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결국 샘은 주위 사람들의 강요에 못 이겨 혼전 계약서를 내밀고 상처받은 밀란은 샘을 떠난다.
  • [현장르포] 강소국 스위스의 원동력, 로잔 공대를 가다

    [현장르포] 강소국 스위스의 원동력, 로잔 공대를 가다

    차기정부는 경제정책 중점 목표를 강소형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키워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두고 있다. 대기업이 성장을 주도해온 한국경제에서 이런 목표는 지향점은 있지만 어떤 형태로 구현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스위스는 한국이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은 국가다. 아름다운 자연 덕분에 관광자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지만, 스위스는 금융·경제·복지·스포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진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고도화된 교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력은 인구수 760만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스위스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29명. 인구대비 비율로는 세계 최고다. ●획기적인 대우와 값싼 학비스위스 교육·과학 시스템의 중심은 취리히 공대(ETHZ)와 로잔 공대(EPFL)로 구성된 연방공대다. 이들 대학은 각각 기초와 응용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쌓고 있다. 스위스 연방공대는 한국의 국립대나 연구중심대학과는 외형적인 규모부터 다르다. 로잔공대의 경우 2011년 기준 정부 지원액은 750억 스위스 프랑(약 8644억원)으로 국내 최다인 서울대(병원 포함) 예산 6000여억원을 크게 앞선다. 로잔공대의 구성원이 1만여명으로 서울대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월등할 수 밖에 없다. 교수 초임 연봉은 약 16만 달러, 박사후 연구원은 월 8000달러를 받는다. 박사과정 학생들에게도 5000달러 이상이 지급된다. 반면 학부생과 석사과정 학생들의 학비는 연간 1000달러에 불과하고, 이마저 대부분 장학금으로 충당된다. 23일(현지시간) 찾은 로잔공대 캠퍼스 곳곳은 학구열로 뜨거웠다. 일본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가 설계한 로잔공대의 랜드마크이자 중앙도서관 ‘롤렉스 센터’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곡면으로 이어진 도서관 바닥에서 엎드리거나 누워서 책을 읽는 학생들도 많았다. 도서관은 활기가 넘쳤다.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으며 토론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창의적이지 않은 학생은 학교에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높은 학교 수준에 비해 입학은 어렵지 않다. 논문이나 계획서 등을 통해 자신이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으면 누구나 환영이다. 하지만 졸업은 하늘의 별따기다. 로잔공대 응용수학과 교수인 심임보 재스위스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은 “학년이 오를 때마다 20~30%의 학생들이 유급 또는 제적된다”면서 “결국 졸업생은 입학생의 10~2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고 밝혔다.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산학 협력로잔공대는 기업을 중시하지만 결코 종속되지 않는다. 롤렉스센터는 롤렉스를 비롯해 네슬레, 크레디트스위스, 노바티스 등 스위스에 근거지를 둔 다국적 기업들의 순수한 지원으로 건설됐다. 이들이 지원의 댓가로 얻은 것은 롤렉스센터 곳곳에 설치된 롤렉스 벽시계와 센터 이름, 센터 내에 은행을 운영할 수 있는 ‘광고 독점권’ 수준에 불과하다. 로잔공대 전체 예산 중 기업의 지원으로 충당되는 부분은 7%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 교수는 “대학은 기술을 개발하지만, 돈벌이를 목적으로 삼지는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라며 “대학에서 개발된 특허나 원천기술을 이용한 로열티 수익을 제외하면 기업과 사업을 하는 등의 사업모델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 태양광 산업의 핵심인 염료감응태양전지 원천기술은 이 대학 마이클 그라첼 교수의 연구실에서 만들어졌다. 태양광 산업이 발전할수록 로잔공대는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른바 ‘지적재산권’이 가진 힘이다. 하지만 실용학문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업은 로잔공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로잔공대의 슬로건인 ‘아이디어가 사업과 만나는 곳’에 그대로 철학이 묻어난다. 이곳에서 개발된 기술은 대부분 사업화 대상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로잔공대의 학내벤처로 시작해 세계적인 컴퓨터 기업이 된 로지텍이다. 로잔공대의 사업화 시스템에는 이노베이션스퀘어와 사이언스파크라는 양대 산학 센터가 있다. 노바티스, 시스코, 노키아, 로지텍, 네슬레, P&G 등 글로벌 기업들과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이들 센터에서 대학 연구진과 함께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특히 학생들은 학부생조차도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기업의 연구소에서 수업의 일부분을 소화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실용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이 20대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체화되는 것이다. 로잔공대를 비롯한 스위스 과학계와 대학들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두뇌유출에 대한 걱정 보다는 해외 우수인력 영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지난해 과학저널 네이처의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전체 연구인력 중 해외 인력 비중은 51% 수준이다.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같은 비율이 가능한 것은 우수 과학자에 대한 투자를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잔공대 역시 해외의 우수연구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아예 실험실 전체를 통째로 스카우트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로잔공대 구성원의 국적은 120개국에 이른다.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몰라도 영어만 할 줄 알면, 국적은 전혀 지장이 되지 않는다. 로잔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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