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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이사슬 순환 틀 깨는 오만함 삐뚫어진 채식에 섬뜩한 독설

    “채식은 ‘먹고 먹히는’ 생태계 순환고리를 무시한 오만한 이념이며, 콜레스테롤과 지방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하는 위험한 식단이고, 곡물 기업이 배후를 조종하는 ‘친환경 사기극’이다.” 급진적 환경운동가 리어 키스가 쓴 ‘채식의 배신’(김희정 옮김, 부키 펴냄)이 내세운 주장이다. 저자는 20년간 우유조차 마시지 않는 비건(vegan·엄격한 채식주의자) 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비건 식사를 한 지 3개월 만에 생리가 멈췄고, 2년 사이 건강을 잃었다. 채식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에 배신감을 느낀 그는 참치캔을 땄고, 잡식으로 돌아서자마자 “살아 있는 느낌”을 되찾는다. 저자는 살육으로 육신의 허기를 더는 사탄의 유혹에서 벗어나 저지방의 낙원으로 드는 채식주의가 되레 악마의 식단이라며 돌직구를 던진다. 대표적인 예가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콩이다. 저자에게 콩이란 “산업쓰레기에 불과”하다. 콩 속 아이소플라본은 자궁 내막증 발병 확률을 높이고, 1주일에 2회 이상 두부를 먹은 사람은 두뇌노화가 가속화되며,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 어린이들에겐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책은 전반적으로 채식주의란 거대 담론의 허구를 파헤치는 데 주력한다. 중간중간 채식주의의 도덕적 바탕, 예컨대 엄마가 있고 생명이 있는 건 먹지 않는다는 신념 같은 지엽적인 문제도 건드린다. 채식주의는 왜 생겼을까. 인간의 오만함 때문이다. 먹이사슬의 맨 위에 인간이 있다는 발상, 인간이 육식을 그만두면 세상은 뭇 생명들로 넘쳐날 것이란 자기중심적 판단 때문이다. 먹이사슬은 선이 아닌 원이다. 피식자가 곧 포식자다. 그런데 그 순환계에서 사람만 쏙 빠지겠단다. 채식주의자들로서는 생명이 그리는 순환의 원을 깨고 싶겠지만, 거기서 빠져나갈 수는 없다. 뿌리가 달렸든, 깃털이 달렸든, 맨살로 오가든, 지구 위 생물 모두는 이미 그 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거푸 강조하는 건 채식주의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세상을 구하려 시작한 채식주의자들의 시도는 좋았으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들에 너무 무지한 게 잘못됐다는 거다. 이를 꾸짖는 저자의 독설은 섬뜩하다. “당신이 먹는 곡물과 콩은 유령 고기다. 그 음식에는 사라진 동물 종 전체가 뼛속까지 들어 있다.” 그렇다면 답은 뭔가. 생명은 채식으로만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만 5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중랑, 치매환자 가족까지 보듬는 ‘힐링 3종세트’

    중랑, 치매환자 가족까지 보듬는 ‘힐링 3종세트’

    “집에만 있으면 제가 옴짝달싹 못하고 24시간 내내 붙어 있어야 하죠. 얘기해도 거짓말이라며 믿지도 않고…. 치매 환자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어요. 그런데 여기 나와서 함께 웃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중랑구에서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를 6년째 모시고 사는 김모(54·면목4동)씨는 18일 한숨을 내쉬면서도 웃음은 잃지 않았다. 한달에 서너 차례 면목5동 치매지원센터를 찾아 위안을 얻어 갈 수 있어서다. 센터는 치매 없는 세상을 위해 ‘3종 세트’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0~11시에 펼치고 있는 환자 가족 모임 ‘아름다운 동행’에 이어 올 들어 2탄과 3탄을 내놨다. 환자 가족 모임은 2010년 4월 첫발을 뗐다. 가족들에게 간호하는 방법, 식이요법, 합병증 관리, 응급상황 대처 요령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야외 나들이, 원예 치료, 경험담 나누기, 영화 감상, 노래교실, 케이크 만들기, 체조, 웃음 치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곁들여 희망와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보통 30여명이 참여한다. 한쪽에서 음식 조절에 애를 먹는다는 고민을 털어놓자 한 가족은 “식단을 건강식으로 하거나 간식을 야채, 고구마 등으로 바꿔서 줬더니 살찌지 않고 화장실도 잘 가서 일석이조였다”고 귀띔했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에는 중증도 이상을 겨냥한 ‘치매 가족 모임 Q&A’를 통해 의료진에게 치매에 얽힌 궁금증을 묻고 답을 듣는 시간도 갖는다. 지난 8일의 예를 들면 이렇다. 한 가족이 밤에 배회하는 등의 이상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약을 먹으면 좋아지는지를 물었다. 의사로부터 “우선 약물 조절을 하고, 불안 탓이라면 밤에 낮은 조명을 켜 놓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리가 불편해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호소를 들은 작업치료사는 “오히려 훼방만 된다고 여겨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은데 빨래 개기, 걸레질 등 치매 환자에게 늘 하던 일을 맡김으로써 집안에 보탬이 된다는 자존감을 높이고 두뇌 활동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매월 둘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치매 탈출’ 모임도 새로 만들었다. 초기 증상 환자 가족에게 치매를 바로 이해시키고 환자를 위한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다. 이유라 센터장은 “치매라는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불편함을 느끼던 노인과 가족들이 환자 가족 모임을 거듭하면서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이겨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LG, 첫 풀HD폰 ‘옵티머스G 프로’ 출시

    LG, 첫 풀HD폰 ‘옵티머스G 프로’ 출시

    LG전자는 1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의 첫 풀고화질(HD) 스마트폰 ‘옵티머스G 프로’를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한다고 밝혔다. 5.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이 제품은 화소 밀도를 나타내는 인치당 화소 수가 400ppi로 현재까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높다. 같은 5.5인치 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가 267ppi라는 점을 들며 영상·지도·텍스트 등을 볼 때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LG전자는 강조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1.7기가헤르츠(㎓) 쿼드코어(두뇌가 4개) 스냅드래건 600 프로세서를 가장 먼저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옵티머스G에 탑재한 프로세서(1.5㎓ 쿼드코어)보다 성능이 24% 향상됐고 전력 소모는 줄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다양한 사용자경험(UX)도 추가됐다. 앞면과 뒷면의 카메라를 모두 작동해 동영상을 찍는 ‘듀얼 레코딩’, 움직이는 대상에 초점을 맞춰 영상을 찍는 ‘트래킹 포커스’ 등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거나 집에 두고 나왔을 때 문자메시지로 휴대전화 위치와 부재 중 통화, 문자메시지 등 정보를 주고받는 ‘내 폰과의 대화’ 등이 대표적이다.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 4.1 ‘젤리빈’이며 제품 두께는 9.4㎜, 무게는 172g이다. 출고가는 96만 8000원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올림픽 생존 게임

    올림픽 생존 게임

    라파엘 마르티네티(스위스)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결국 퇴진했다. 레슬링이 2020년 여름올림픽 ‘핵심 종목’에서 탈락한 사실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가 공표하기 15분 전에야 알았을 정도로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에 책임을 지고서였다. 네나드 라로비치(세르비아) 이사가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 17일까지 이어진 FILA 이사회는 오는 5월 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집행위와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까지 퇴출 결정을 되돌리기 위해 총력전을 펴기로 했다. 레슬링은 복귀를 노리는 야구와 소프트볼, 신규 진입을 벼르는 가라테, 우슈, 롤러스포츠, 스쿼시, 스포츠클라이밍, 웨이크보드와 경쟁해야 한다. 지금까지 올림픽 역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러 종목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모아 봤다. ■야구-소프트볼 각각 1992년과 1996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지만 2005년과 2009년 IOC 총회에서 퇴출돼 야구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런던에 이어 3년 뒤 리우데자네이루까지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다. IOC는 최정상 기량의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지 않는 데다 경기 시간을 예측할 수 없어 TV 중계에 어울리지 않고 남녀평등에 위배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 세계반도핑기구(WADA) 수준에 걸맞은 약물 검사도 요구했다. 지난 연말 국제야구연맹(IBAF)과 국제소프트볼연맹(ISF)을 통합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출범하고 여느 구기종목처럼 남자는 야구, 여자는 소프트볼로 출전하게 한 것도 IOC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야구는 또 경기시간 단축을 위해 ‘승부치기’ 시행에 들어갔고 그것마저 안 먹히면 7이닝 경기로 줄일 방침이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거 출전을 위해 올림픽 기간 6일 동안 ‘토너먼트’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IOC는 양대 기구 통합에 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선수 차출에 미온적이어서 재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양궁 1900년 파리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경기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 1924년 퇴출됐다가 1972년 뮌헨올림픽을 통해 복귀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지만 1990년대 들어 흥미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다시 퇴출 압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여러 차례 경기 규칙을 바꾸며 생존을 향한 몸부림을 이어왔다. 1984년 LA올림픽까지 양궁은 개인전만 열렸고 거리별로 36발씩 두 번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겼지만, 대회마다 규칙이 달라질 정도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개인전을 세트제로 운영했으며, 연장전에 들어가면 마지막 한 발의 슛오프로 승부를 가리게 했다.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박진감이 커져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국제양궁연맹(FITA)이 지난 2006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양궁월드컵도 양궁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높여 올림픽 잔류를 돕고 있다. ■럭비 양궁과 똑같이 1900년 정식종목이 됐다가 1924년을 끝으로 퇴출됐다. 그러나 국제럭비위원회(IRB)가 올림픽의 상업화를 비난하고 럭비의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기 위해 자진해서 올림픽을 떠난 점이 달랐다. 그러나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도 럭비를 보급하기 위해선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꾸준히 재진입을 겨냥해 왔다. 결국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됐다. 남태평양의 피지와 사모아 등도 올림픽 메달을 노릴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선전했고, 럭비 국가대표를 지낸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전통적인 15인제 대신 7인제 방식으로 열린다. 15인제는 전·후반 40분씩 열리는 데다 한 경기를 치르면 2~3일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종합대회에는 적합하지 않다. 7인제는 전·후반 7분씩이라 체력 부담이 적고, 스피드와 조직력, 두뇌 플레이가 필요하다. ■골프 1900년 파리대회에 첫선을 보이고 4년 뒤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회를 마지막으로 112년 동안이나 자취를 감췄던 골프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복귀하는 감격을 누린다. 사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그 꿈을 이룰 수도 있었는데 애틀랜타올림픽조직위원회(ACOG)가 개최지로 고른 오거스타내셔널클럽의 회원이 한 명에 불과하고 여성 회원은 없는 등 인종과 남녀차별 이슈가 불거져 좌절됐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맞대결할 경기 방식이 없는 데다 널리 보급된 나라도 많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복싱 1904년 세인트루이스올림픽에서 처음 채택된 복싱은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에서 불법으로 간주돼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가 1920년 재진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IOC 내부에 늘 있었다. 레슬링과 마찬가지로 판정 시비가 잦고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이유였다. 1980년대 초반까지 올림픽에서도 KO 승부가 프로 복싱 못지않게 잦았는데 1982년 프로복서 김득구가 14회 KO패한 뒤 세상을 떠나면서 2년 뒤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보호장구가 도입됐다. 지난해에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를 관장하는 국제복싱연맹(AIBA) 이사회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선수들이 보호장구(헤드기어)를 벗고 링에 오르도록 허용했다. 아마복싱에서도 사라진 KO 승부를 되살리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문호를 개방한 여자와 주니어대회는 예외다. AIBA는 또 자체 프로리그인 APB 소속 선수들이 제한된 조건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태권도 여름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시작된 종목.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종주국 한국이 메달을 독식하고, 판정 시비, 박진감 부재, 미디어노출 부족 등의 이유로 2005년부터 도마에 오르내렸다. 태권도는 이듬해부터 IOC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경기규칙을 개정했다. 특히 비디오 판독과 전자호구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도 1964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유도는 컬러도복을 도입하고 점수제도를 변경해 살아남았다. 런던올림픽에서 효과-유효-절반-한판 순이었던 점수제 등급이 너무 많다는 의견에 따라 ‘효과’를 없앴는데 되레 벌칙인 지도가 늘면서 재미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유도연맹(IJF)은 다시 규정을 개정해 9월 1일까지 시험 운영한다. 그동안 한판승은 기술이 걸린 선수가 매트에 등으로 떨어져야 했지만 앞으로는 몸을 비틀어 떨어져도 기술이 정확하게 들어갔다고 판단되면 한판승을 주기로 했다. 누르기 판정 기준도 25초에서 20초로 줄였다. 또 정규시간 5분에 기술 점수가 같으면 곧바로 연장전에 들어갔던 것을 앞으로는 지도를 많이 받은 선수가 지는 것으로 바꾸었다. 더불어 연장전에서는 먼저 지도를 빼앗거나 기술 점수를 따내는 선수가 이긴다. ■배구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이벤트 경기로 처음 등장한 배구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 첫선을 보였다. 구기종목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배구는 1999년 랠리포인트 제도를 도입했다. TV 중계에 민감한 IOC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좀 더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이전 15점 사이드아웃제에서는 서브권을 얻은 상태에서만 공격 성공이나 상대 범실이 득점으로 연결됐기 때문에 경기가 늘어지곤 했다. 25점 랠리포인트 제도에서는 서브권과 상관없이 상대 코트에 공을 떨어뜨리면 득점하게 돼 경기 시간이 줄게 됐다. 또 1998년 도입한 전문수비선수(리베로) 제도를 통해 공격수들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 것도 박진감을 높였다. ■하키 지난 12일 IOC 집행위원회에서 퇴출이 결정된 레슬링보다 단 3표가 모자라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하키 역시 몇 년 전부터 잔류를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하키는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였다가 다음 스톡홀름대회에서 퇴출됐고, 1920년 앤트워프올림픽에 다시 등장했지만 국제기구가 없다는 이유로 1924년 파리 대회에서 제외됐다. 같은 해 국제하키연맹(FIH)이 출범했고 1980년부터 여자 종목도 생겼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 편중된 점은 언제든 다시 퇴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FIH가 인도에 휘둘린다는 지적을 뛰어넘어야 한다. 체육부 종합
  • ‘100만弗의 사나이’

    ‘100만弗의 사나이’

    로봇 팔과 다리, 인공지능뿐 아니라 인간에게 적용되는 인공장기까지 갖춘 100만 달러(약 11억원)짜리 인조인간 ‘바이오닉 맨’이 영국에서 처음으로 탄생했다. 5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더선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과학박물관은 인간처럼 걷고 말하고 보고 들을 수 있는 바이오닉 맨 ‘렉스’(그래픽)를 최초로 공개했다. ‘렉스’는 다음 달 11일까지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18개 대학과 기업이 참여해 만들어진 ‘렉스’는 인공 신체기관을 지닌 인조인간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 입증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지난 1970년대 TV 드라마 ‘600만불의 사나이’에서 예고됐던 인공장기의 가능성을 인조인간 제작을 통해 확인하려는 시도가 결국 성공을 거둔 것이다. 생체의공학 전문가인 스위스 취리히대학 베르톨트 마이어 교수 등 전문가들은 ‘렉스’를 개발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첨단 기술을 동원했다. 신장 2m로 장신인 ‘렉스’는 이에 따라 기존의 로봇 시스템과 달리 췌장, 신장, 기관지, 심장 등 인공장기를 사용한다. 신장을 빼고는 모두 실제 장기 이식에 사용되는 인공 장기들이다. 특히 췌장은 인공혈액 순환시스템으로 공급되는 혈액 속의 당도를 조절하고, 신장은 오염된 피를 걸러내는 기능을 실제로 수행한다. 또 시각기관은 인공홍채와 망막 기능을 갖춰 사람의 눈처럼 사물을 인식하고, 인공 달팽이관을 통해 말소리를 듣는다. 이와 함께 두뇌에는 인공지능과 음성합성 시스템이 내장돼 단순한 대화도 할 수 있다. 렉스는 자신이 랩음악을 즐겨 듣고 ‘랄프 로렌’ 브랜드 옷을 좋아한다는 등 의사 표현도 가능하다. 생체공학 방식의 팔과 다리를 갖춰 일어나 걷거나 손으로 다양한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한 영국의 다큐멘터리 제작사 DSP는 렉스의 제작에 64만 파운드(약 11억원)가 들어 과거 ‘600만불의 사나이’에 비해 제작비는 6분의1로 줄었다고 밝혔다. DSP는 이번 제작과정을 TV 다큐멘터리로 소개할 예정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단돈 500원에 뇌 건강해지는 과학적 비법 공개

    500~1000원이면 살 수 있는 껌 하나로 신체 반응속도를 높이는 등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국립방사선과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Radiological Sciences)와 영국 카디프대학교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껍을 씹는 동안과 씹지 않는 동안의 뇌의 활동을 스캐너를 이용해 촬영했다. 또 눈앞에 보이는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 및 혈류의 이동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씹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반응속도가 1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움직임과 반응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가장 활발하게 자극됐으며, 혈류의 흐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처럼 껌 등을 씹는 행위로 인해 뇌로 보내지는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원활해지면서 특정 부위에 자극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껌 한 조각을 20분 가량 씹을 경우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더 많은 산소와 영양소가 뇌로 전달돼 뇌가 활성화 되는 것이다. 또 씹는 행위 자체가 기억과 민첩성을 관장하는 뇌를 자극하는 인슐린 생산을 촉진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러 이론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껌을 씹는 간단한 행위로 뇌의 8개 부위가 자극을 받으며 활발해 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디프대학교의 앤디 스미스 박사 역시 “껌을 씹으면 반응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경기 도중 껌을 씹는 운동선수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상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전문지인 ‘두뇌와 인지’(Brain and Cogni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설 선물 가이드] 일동후디스

    [설 선물 가이드] 일동후디스

    일동후디스는 설 명절을 맞아 실속 있는 ‘설맞이 선물세트 43종’을 출시했다.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고품질의 ‘건강기능식품 세트’부터 ‘건강차 및 웰빙음료 세트’까지 전 연령층이 좋아하는 다양한 선물세트로 풍성하게 구성했다. 특히 면역력 향상에 탁월한 초유 제품은 청정지역의 고품질 초유단백을 사용해 풍부한 영양이 담겨 있어 건강 관리가 필요한 부모님은 물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될 만하다. 성인을 위한 ‘초유의 힘’과 ‘초유의 힘 츄어블&그래뉼 세트’, 성장기 어린이들을 위한 ‘초유비타민 키드’ 등도 많이 찾는 상품이다. 또 국내산 통곡물 배합을 통해 고단백 식이섬유와 18종의 비타민 미네랄 등을 함유한 다이어트 건강식 ‘건강한끼 슬림원’을 비롯해, 소화가 잘 안 되는 노년층부터 수험생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100세 건강을 위한 건강한끼’도 인기 상품이다. 국내산 6년 근 홍삼으로 만든 ‘순홍삼절편’과 ‘순홍삼으뜸아이’ 등 홍삼 제품들도 선물로 좋다. 이 밖에 ‘후디스 웰빙두유 세트’도 온 가족이 함께 즐겨 먹을 수 있는 웰빙 영양간식으로 알맞다. 두유 세트는 필수지방산 α-리놀렌산이 함유돼 두뇌 영양과 건강에 좋은 ‘오메가3 두유’, ‘후디스 검은콩·검은깨·흑미·고칼슘 두유’ 등이 있다. 가격은 세트 구성에 따라 1만~10만원대로 다양하다 .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현장르포] 강소국 스위스의 원동력, 로잔 공대를 가다

    [현장르포] 강소국 스위스의 원동력, 로잔 공대를 가다

    차기정부는 경제정책 중점 목표를 강소형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키워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두고 있다. 대기업이 성장을 주도해온 한국경제에서 이런 목표는 지향점은 있지만 어떤 형태로 구현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스위스는 한국이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은 국가다. 아름다운 자연 덕분에 관광자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지만, 스위스는 금융·경제·복지·스포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진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고도화된 교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과학기술력은 인구수 760만명에 불과한 스위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스위스가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29명. 인구대비 비율로는 세계 최고다. ●획기적인 대우와 값싼 학비스위스 교육·과학 시스템의 중심은 취리히 공대(ETHZ)와 로잔 공대(EPFL)로 구성된 연방공대다. 이들 대학은 각각 기초와 응용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쌓고 있다. 스위스 연방공대는 한국의 국립대나 연구중심대학과는 외형적인 규모부터 다르다. 로잔공대의 경우 2011년 기준 정부 지원액은 750억 스위스 프랑(약 8644억원)으로 국내 최다인 서울대(병원 포함) 예산 6000여억원을 크게 앞선다. 로잔공대의 구성원이 1만여명으로 서울대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월등할 수 밖에 없다. 교수 초임 연봉은 약 16만 달러, 박사후 연구원은 월 8000달러를 받는다. 박사과정 학생들에게도 5000달러 이상이 지급된다. 반면 학부생과 석사과정 학생들의 학비는 연간 1000달러에 불과하고, 이마저 대부분 장학금으로 충당된다. 23일(현지시간) 찾은 로잔공대 캠퍼스 곳곳은 학구열로 뜨거웠다. 일본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가 설계한 로잔공대의 랜드마크이자 중앙도서관 ‘롤렉스 센터’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곡면으로 이어진 도서관 바닥에서 엎드리거나 누워서 책을 읽는 학생들도 많았다. 도서관은 활기가 넘쳤다.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 받으며 토론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창의적이지 않은 학생은 학교에 오래 머무를 수 없다. 높은 학교 수준에 비해 입학은 어렵지 않다. 논문이나 계획서 등을 통해 자신이 발전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으면 누구나 환영이다. 하지만 졸업은 하늘의 별따기다. 로잔공대 응용수학과 교수인 심임보 재스위스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은 “학년이 오를 때마다 20~30%의 학생들이 유급 또는 제적된다”면서 “결국 졸업생은 입학생의 10~2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고 밝혔다.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산학 협력로잔공대는 기업을 중시하지만 결코 종속되지 않는다. 롤렉스센터는 롤렉스를 비롯해 네슬레, 크레디트스위스, 노바티스 등 스위스에 근거지를 둔 다국적 기업들의 순수한 지원으로 건설됐다. 이들이 지원의 댓가로 얻은 것은 롤렉스센터 곳곳에 설치된 롤렉스 벽시계와 센터 이름, 센터 내에 은행을 운영할 수 있는 ‘광고 독점권’ 수준에 불과하다. 로잔공대 전체 예산 중 기업의 지원으로 충당되는 부분은 7%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 교수는 “대학은 기술을 개발하지만, 돈벌이를 목적으로 삼지는 않는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라며 “대학에서 개발된 특허나 원천기술을 이용한 로열티 수익을 제외하면 기업과 사업을 하는 등의 사업모델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 태양광 산업의 핵심인 염료감응태양전지 원천기술은 이 대학 마이클 그라첼 교수의 연구실에서 만들어졌다. 태양광 산업이 발전할수록 로잔공대는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 이른바 ‘지적재산권’이 가진 힘이다. 하지만 실용학문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업은 로잔공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로잔공대의 슬로건인 ‘아이디어가 사업과 만나는 곳’에 그대로 철학이 묻어난다. 이곳에서 개발된 기술은 대부분 사업화 대상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로잔공대의 학내벤처로 시작해 세계적인 컴퓨터 기업이 된 로지텍이다. 로잔공대의 사업화 시스템에는 이노베이션스퀘어와 사이언스파크라는 양대 산학 센터가 있다. 노바티스, 시스코, 노키아, 로지텍, 네슬레, P&G 등 글로벌 기업들과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이들 센터에서 대학 연구진과 함께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특히 학생들은 학부생조차도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기업의 연구소에서 수업의 일부분을 소화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실용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이 20대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체화되는 것이다. 로잔공대를 비롯한 스위스 과학계와 대학들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두뇌유출에 대한 걱정 보다는 해외 우수인력 영입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지난해 과학저널 네이처의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전체 연구인력 중 해외 인력 비중은 51% 수준이다.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같은 비율이 가능한 것은 우수 과학자에 대한 투자를 아까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잔공대 역시 해외의 우수연구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아예 실험실 전체를 통째로 스카우트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로잔공대 구성원의 국적은 120개국에 이른다. 프랑스어나 독일어를 몰라도 영어만 할 줄 알면, 국적은 전혀 지장이 되지 않는다. 로잔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주말 영화

    ■분홍신(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유명 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안톤 월브룩)는 우연히 초대받은 파티에서 젊고 아름다운 비키(모이라 시어러)를 만난다. 아마추어는 질색이라던 보리스는 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비키를 대하자 생각이 바뀐다. 수석 발레리나가 결혼 때문에 춤을 포기하는 것을 보며, 재능 있는 무용수가 사랑 때문에 예술을 버리는 것은 낭비라고 말하는 보리스. 그는 공연에서 비키의 재능을 발견하고 남다른 감정을 갖게 된다. 한편 천부적인 작곡 실력으로 발탁돼 오케스트라를 맡게 된 줄리안(마리우스 고링)에게 동화 분홍신을 각색한 발레 음악의 작곡을 맡긴다. 보리스가 악의를 품고 줄리안을 혹평하자 그는 발레단을 나와 버린다. 보리스는 태연한 척하면서도 줄리안과 함께 있으면 위대한 무용수가 될 수 없을 거라고 경고하지만 비키는 줄리안과의 결혼을 택한다. ■독립영화관(KBS1 토요일 밤 12시 35분) 공부 잘하는 박진주는 전교 1등을 밥 먹듯이 하는 모범생이지만 이름만 같은 마진주는 전교 꼴등을 도맡아 하는 귀여운 말썽꾸러기이다. 어느 날 열심히 공부하던 박진주는 글자와 숫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방안을 가득 채우는 환영을 보게 되고 병원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마진주를 만나게 된다(진주는 공부 중). 갈대가 하늘하늘 흔들리는 둑길을 차은이가 달리고 자전거를 탄 영찬이가 뒤따른다. 달리는 걸 좋아하는 차은이는 육상부인데 육상부가 없어지고 육상부 아이들은 도시로 전학을 간다고 한다. 차은이도 아빠에게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아빠는 그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달리는 차은). ■라스트 프로포즈(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명석한 두뇌에 뛰어난 외모의 샘(유덕화)은 홍콩 최고의 백만장자 사업가다. 모든 것을 가진 그이지만, 세 번의 이혼이 말해주듯 사랑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한편 샘은 사업차 방문한 마카오에서 가난하지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당차고 매력적인 클럽 댄서 밀란(서기)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달콤한 사랑을 키워가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이들의 교제 사실이 알려지자 홍콩 사교계는 발칵 뒤집힌다. 이로 인해 밀란이 상류층 여자로서의 덕목을 배우는 동안, 샘 주변의 사람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본다. 결국 샘은 주위 사람들의 강요에 못 이겨 혼전 계약서를 내밀고 상처받은 밀란은 샘을 떠난다.
  • [씨줄날줄] 싱크탱크/함혜리 논설위원

    미국 세인트루이스 출신의 사업가 로버트 S 브루킹스는 매우 창조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워싱턴에 진출한 그는 군수산업위원회에서 정부와 산업체를 잇는 역할을 하면서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경제연구를 수행할 훈련된 집단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1916년 몇몇 개혁주의자들과 함께 팩트에 근거한 정책연구를 목적으로 정부연구소(Institute for Government Research)를 설립했다. 이 최초의 민간연구소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로 꼽히는 브루킹스연구소의 모태가 된다. 워싱턴 D C에 위치한 브루킹스연구소는 800여명의 학자, 연구원들이 정치·경제·외교·대도시정책· 재개발연구 등 각 분야에서 정책 전반을 연구한다. 100년 가까운 역사 동안 각 분야의 정책 제안을 하면서 오늘날 미국의 큰 틀을 설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외교안보 문제, 저개발국가 문제 등을 다루면서 세계의 두뇌로 역할 범위를 넓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마셜플랜과 국제연합(UN) 창설 청사진을 내놓은 것에서 보듯이 통찰력 있는 연구로 정평이 나 있다. 학문적으로는 중도진보적인 성향이지만 연구결과는 엄정하게 중립적이다. 순수하게 연구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엄격한 검증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업이나 자산가들의 기부로 운영함으로써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산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이 발표한 ‘2012년 세계 싱크탱크 보고서’에서 브루킹스연구소가 2년 연속 경쟁력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채텀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 미국 카네기재단,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뒤를 이었다. 아시아권에선 일본 국제문제연구소(JIIA)가 16위, 중국사회과학원(CASS)이 17위에 오른 반면 우리나라는 50위권에 든 연구소가 한 군데도 없다. 글로벌 이슈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정책결정의 길잡이로서 싱크탱크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싱크탱크의 수준이 그 나라의 현재 위상뿐 아니라 미래 국력을 가늠하는 또 다른 지표가 되는 현실이다. 현재와 미래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예측하는 통찰력 있는 연구와 엄정한 가치 중립성, 그리고 독립성은 싱크탱크가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이다. 그 많은 우리나라의 연구소들 중에 제대로 싱크탱크라고 부를 만한 곳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통섭과 융·복합, 과연 제대로 연구되고 있는 것일까?

     최근 학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단어는 바로 통섭과 융합이다. 이미 십수년전 학계의 화두로 떠오른 통합과 융합에 대한 연구는 이제 사회 전반에 걸쳐 주목을 받고 있다. 명칭도 바뀌어 ‘학제 간 연구’를 넘어 ‘통섭’, ‘초학문적 융합연구’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관심에 맞춰 정부 역시 경계를 넘나드는 학문에 대한 집중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007년부터 ‘탈경계인문학의 구축과 확산’이란 기획 사업을 자원하고 있고, 한국고등과학원도 2010년부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접목을 꾀하는 ‘초학제연구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역시 학문 사이의 장벽을 극복하겠다면서 인문사회·과학기술계 학자들을 모아 ‘문진(問診) 포럼’을 출범하기도 했다.  일부 대학들은 이화인문과학원(이화여대), 범문학통합연구소(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및 미래기술융합연구소(연세대), 두뇌동기연구소 및 응용문화연구소(고려대), 인터렉션 사이언스(성균관대), IT융합연구소(KAIST) 등 통섭, 융·복합, 탈경계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연구소를 설립했고 융합 연구 허브 및 아카이브 구축, 탈경계 인문학총서 발간, 심리학·인간학적 연구의 통계적 모델링, 예술·미디어 기술 접목을 위한 HW/SW 개발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인지과학, 공학, 생명과학, 의약학, 예술, 마케팅, 체육학 등 분야를 망라하는 융·복합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결과물들이 생산됐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정부기관이 주도하는 정책도 그 목표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문화연구소는 23일 ‘통섭, 융복합, 탈경계를 묻다’란 주제로 초학문적 융·복합 연구의 현실과 의미, 과제 등을 고찰하는 동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연구소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융·복합, 초학제연구가 과연 어떤 연구 결과물들을 생산하고 있으며 어떤 미래 지향점을 던지는가 ▲학문 간 경계 허물기 과정에서 철학은 어떤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만 하는가 등을 주요 주제로 선정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정진규(한국외대 철학과 박사과정)·박지훈(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양동훈(한국외대 철학과 석사과정)씨 등의 ‘초학제적 연구물 상황 보고’란 주제의 연구 발표로 시작됐다. 정씨 등은 2001년부터 2013년 1월까지 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 등재된 학술논문으로 총 822편을 가운데 ‘통섭’·‘융복합’·‘학제간’·‘탈경계’란 4가지 키워드로 검색된 연구논문들의 분류를 나누고 연도별 증가 추세와 변화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2007년 ‘국내 융복합 연구 지원사업’이 시작되기 전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51편에 불과했던 논문의 숫자가 2012년에는 5배가 넘는 261편으로 늘어났다. 또 관련 연구를 주관하는 연구소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 등은 “최근 학제간 연구는 여러 다양한 학문 분과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학문 분과들이 등장해 많은 학제간 연구들이 그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면서 “복합학, 특히 감성과학 분야는 최근 학제간 연구의 양적 증가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양적 증가와 저변 확대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비대칭적이고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나타난다는 점에서 과연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학제간 연구의 생산물에 대한 양적인 면을 고려하기보다는 내용적인 면, 질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성우 한국외대 철학과 교수 등의 진행으로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또 패션큐레이터 김홍기씨는 ‘패션, 인문학의 레고’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연구소는 “그동안 통섭, 융·복합, 탈경계, 통합, 초학제, 다학제 등 그럴싸한 용어들이 남발됐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융합연구의 범위와 속성을 확정하고 참여 연구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과 소통 불능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반성을 가해 융합연구의 현주소를 찾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융합연구의 과열 양상에 동승하기 보다 한걸음 물러나 그동안 진행됐던 연구들의 성과와 위상을 점검하고 본래의 의미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개최 배경을 밝혔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주말 영화]

    ■100회 기획 독립영화관(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일본군 위안부로 인도네시아 자바 섬으로 끌려가 몇 년간 위안부 생활을 한 정서운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를 그대로 사용해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소녀이야기). 남자는 오랫동안 친구였던 여자에게 사귀자고 고백한다. 여자는 고백을 거절하며 친구로 지내자고 한다. 애절한 눈빛을 보내는 남자에게 여자는 농구 시합해서 이기면 사귀겠다고 한다. 163㎝의 남자와 178㎝의 여자. 여자는 고등학교까지 농구선수였던 것이다. 연습을 거듭하는 남자. 그리고 시합 날, 남자를 무시하듯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나타난 여자의 모습에 꼭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인다(사랑의 3점 슛). ■데자뷰(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때는 마디그라 축제일. 뉴올리언스의 한 부두에서 벌어진 폭파 테러 사건의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에 나간 더그는 지금껏 데자뷰라고 알려졌던 현상에 대한 놀라운 수수께끼를 알게 된다. 그는 테러로 희생된 수백명을 구하기 위해 범인은 물론 시간과 두뇌 싸움을 벌인다. 바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도박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시공의 물리적 개념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 칼린은 수사 과정에서 범행의 피해자인 한 여인에게 강렬한 이끌림을 느낀다. 그녀는 칼린이 온 미래의 시점에서는 이미 죽은 여인이다. 그러나 과거 시점에서 그녀는 부두 폭파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열쇠를 쥔 당사자이기도 하다. ■길소뜸(EBS 일요일 밤 11시) 전국이 ‘이산가족 찾기 운동’으로 떠들썩한 1983년. 이북이 고향인 화영(김지미)은 우연히 TV 앞에 앉았다가 밤늦도록 자리를 뜨지 못한다. 현재 남편(전무송)과 자식 셋을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는 화영에게는 한국전쟁 통에 헤어진 동진(신성일)과 아들 성운이 있다. 황해도 길소뜸이 고향인 화영은 어릴 적에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부모와 동생을 모두 잃고, 아버지의 친구 집에 양녀로 입양된다. 그곳에서 화영은 오빠인 동진과 사랑에 빠지고, 아이 성운을 갖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집안은 발칵 뒤집어져 화영은 춘천 이모 집에 보내지고, 이후 병환이 심해진 아버지의 청에 따라 동진은 화영을 데리러 간다. 춘천에 도착한 동진은 화영이 아이를 낳으러 길소뜸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날 한국전쟁이 발발해 동진과 화영은 기약 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춘천에서 성운과 함께 살던 화영은 옛날 음악선생의 도움을 받다 빨치산으로 몰려 10여년의 옥살이를 하게 되면서 아들 성운과도 헤어지게 된다.
  • 옷이 마음에 안 든다고?… 먼저 네 마음을 들여다봐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얘기. 남녀가 각각 옷장 안을 들여다본다. 여자는 옷장 안에 가득한 옷들을 뒤적거리면서 “마음에 안 든다. 유행이 지났다. 입을 옷이 없다”고 불평한다. 남자는 비슷한 옷 두어 벌뿐인 옷장 안에서 하나를 집어들고 말하길 “오~, 이거면 올겨울 나겠는데” 방청객들이 자지러진다. 개그 코너의 사회자는 묻는다. “이거 왜 이러는 걸까요?” ‘옷장 심리학’(제니퍼 바움가르트너 지음, 이현정 옮김, 명진출판사 펴냄)에 답이 있다. ‘옷장 심리학자’로 불리는 임상 심리학자 바움가르트너 박사는 “옷은 우리의 의식, 불만, 바람이 담긴 제2의 자아”라고 말한다. “피부에 닿는 옷은 삶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확히 보여준다”는 저자는 “옷장 문을 열어 내면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커다란 통찰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삶이 불만족스러울 때 물건을 사 소망하는 삶의 허상을 만들어낸다. 쇼핑을 통해 두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시켜 불만족,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해소한다. 이 만족감은, 현재 필요하지 않은 것을 내게 꼭 있어야 하는 것으로 둔갑하도록 자극해 점점 끝없는 쇼핑으로 빠져들게 한다. 쇼핑 중독이다. 저자는 “불안의 원인도 모른 채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구매하면 악순환은 계속될 뿐”이라면서 중독의 고리를 끊을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지갑 없이 상품을 둘러보면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거나 “원하는 옷 사진을 거울에 붙여” 놓고, 또는 “인터넷으로 상품을 많이 구경”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식이다. 자꾸 인터넷 쇼핑을 하면 아예 회원 탈퇴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시간을 들여 개인정보를 다시 적어넣는 과정에서 진짜 필요한 물건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읽어 보면 실천하기 어렵지 않은 제안들이지만 평소에 쉽게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쇼핑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옷을 버리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저장 강박증, 검정이나 갈색 같은 단조로운 옷만 입는 패션 우울증, 너무 크게 또는 지나치게 작게 입는 외모혐오증, 나이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연령망각증, 로고에서 자신감을 찾는 브랜드 집착증 등 9가지 심리적 증상을 골라 실제 사례와 조언을 꼼꼼하게 덧댔다. ‘옷장’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로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의 심리를 어렵지 않게 들여다볼 수 있다. 1만 4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씨줄날줄] 뱀의 해/육철수 논설위원

    한자문화권에서는 점성학·풍수지리학·사주학 등의 역학(易學)이 사람들의 실생활과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역학 가운데 오행(五行)의 기운을 살펴 개인사의 길흉을 알아보는 사주학은 전문가의 영역을 벗어나 뭇사람들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해가 바뀌면 토정비결을 보거나, 날마다 신문 운세란을 살피는 일은 재미가 쏠쏠하다. 일진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좋으면 좋은 대로 기분이 상쾌하고, 나쁘면 나쁜 대로 경계의 마음을 다지기 때문이다. 사주의 바탕은 오행을 음양으로 나눈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다. 천간과 지지의 조합인 60갑자(甲子)를 활용해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時)를 따져 보면 어지간한 인생의 미래는 다 들어 있다. 운세와 운명이 이런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니 믿어야 할지, 말지는 순전히 마음에 달린 일이다. 이런 분위기를 이용한 ‘띠 상술’도 활개를 친다. 이를테면 천간 가운데 갑을(甲乙)은 푸른색, 병정(丙丁)은 붉은색, 무기(戊己)는 노란색, 경신(庚辛)은 흰색, 임계(壬癸)는 검은색을 나타낸다. ‘황금돼지띠’ ‘백호띠’ ‘흑룡띠’ ‘흑사띠’ ‘백말띠’ 등은 바로 태어난 해의 천간에 의해 붙여진 것이다. 지난 2007년 정해년(丁亥年)은 몇백년 만에 오는 황금돼지띠라 해서 평년보다 4만명이나 더 태어났다. 원래는 ‘붉은 돼지’인데 중국인들이 붉은 것은 재물을 가져다 준다며 황금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오행에 ‘정해’는 ‘옥상토’여서 흙처럼 누런 황금색을 띠의 이름 앞에 갖다붙였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단순한 상술이었을 뿐인데, 산모들은 제왕절개까지 하면서 아이를 낳았다. 황금돼지띠 아이들은 유치원 입학 때부터 치열한 경쟁에 시달린다니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닌 것 같다. ‘백말띠 여자는 별나다’는 속설 탓에 말띠해엔 여자 아이의 탄생이 줄어든다는데, 진위를 떠나 ‘말(馬)이 웃을 일’ 아닌가. 올해는 뱀띠해(癸巳年), 그중에서 ‘검은 뱀(黑蛇)의 해’란다. 뱀에 대한 좋은 말도 많고 나쁜 말도 많지만, 역술가들은 뱀이 지혜롭고 불사(不死)·영생(永生)에다 풍요와 다산(多産)의 상징이라고 입을 모은다. 뱀은 음양의 귀를 동시에 열어놓는다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뱀띠 인물 가운데는 지식과 지혜를 겸비해 두뇌가 명석하고, 한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파고드는 인재들이 적지 않다. 뱀이 희면 어떻고 검은들 또 어떠랴. 마침 나라에서 올해부터 국민 세금으로 무상보육도 시켜준다. 아무쪼록 튼튼하고 지혜로운 뱀띠 아기들이 올해엔 많이많이 태어났으면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이공계 해외유출 진정세?… 엉터리 실태조사

     우수한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내 복귀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유학생이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 데도, 정부는 최근 크게 늘어난 중국이나 동남아권 외국인 유학생들의 국내 유입을 근거로 두뇌 유출이 완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해외 유학생들의 전공별 통계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27일 발표한 이공계 인력 국내외 유출입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공계 대학원생은 1만 2240명, 학부생은 2만 2674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이공계 대학원생은 5978명, 학부생은 8696명이었다. 유출자를 유입자로 나눈 유출·유입 수지로는 대학원생이 2.05, 학부생이 2.84를 기록했다. 홍성민 STEPI 책임연구원은 “통계가 처음으로 작성된 2003년 대학원생 유출·유입 수지 6.43, 학부생 유출·유입 수지 11.50에 비해 크게 개선된 수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과부와 STEPI조차 이 같은 개선 수치가 질적인 부분은 고려하지 않은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이공계 대학원 유학생 숫자는 1만~1만 2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학부 유학생은 1만 2000여명에서 2만 4000여명으로 두배나 늘었다. 사실상 인력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수 학생들이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는 반면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 유학생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가지 못하는 중국이나 제3세계 출신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홍 책임연구원은 “한인 유학생들의 전공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예산이나 인력으로는 구체적인 조사가 불가능하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 이공계 인력으로 국내 유치의 타깃이 되는 이공계 직종 해외 취업자(교수·연구원)의 경우 한국에서 통계를 파악할 수 없어 미과학재단(NSF)이 3년에 한번씩 발표하는 인력보고서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간 2003년, 2006년, 2008년 등 단 세 차례만 수치가 확인됐다. 그나마 일본, 유럽 등지는 재외국민 분포 비율로 추정만 하고 있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한민족 과학기술자 네트워크 사업,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재외과학기술자협회 지원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 제각각이라 쓸모가 없다.”면서 “브레인 리턴 사업 등 거창한 이름을 단 프로젝트들이 엉터리 통계를 토대로 마련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제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김광보 연출 ‘그게 아닌데’

    제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김광보 연출 ‘그게 아닌데’

    극단 청우의 대표 김광보 연출이 무대화한 소극장 연극 ‘그게 아닌데’가 지난 24일 밤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광보 연출은 이 작품과 함께 ‘니 부모 열굴이 보고 싶다’로 연출상을 받았다. 이미경 작가의 희곡을 무대화한 ‘그게 아닌데’는 동물원 조련사(윤상화)를 통해 이 시대의 소통불능 상황을 우화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치밀한 구성의 극본에 군더더기가 없는 깔끔한 블랙코미디란 평가다. 작품상은 ‘목란언니’(두산아트센터 제작, 전인철 연출)와 ‘두뇌수술’(극단 그린피그 제작, 윤한솔 연출)이 받았다. ‘그게 아닌데’와 ‘햄릿6-삼양동 국화 옆에서’(기국서 연출)에 출연한 윤상화, 박근형 연출의 ‘전명출 평전’에 출연한 정승길은 남자연기상을 함께 받았다. 여자연기상은 ‘헤다 가블러’(박정희 연출)의 이혜영과 ‘그을린 사랑’(김동현 연출)의 이연규에게 돌아갔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야권 차기 주자들 움직임 시작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야권 차기 주자들이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21일에도 차기 불출마 의지를 밝힌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한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는 이미 정치 의지를 보이며 앞서간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와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등 기존 주자들은 몸을 푼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지자체장과 추미애,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 잠재적 후보군도 거론된다. 김두관 전 지사는 요즘 지난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 자신을 도운 인사들을 만나 경선 패인 분석과 보완 방안을 듣고 있다. 내년 3월엔 독일로 가 6개월간 체류할 예정이다. 사민당의 두뇌 집단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의 후원으로 자유베를린대학에서 연구한다. 독일 통일의 현장에서 남북 문제를 연구하고 강소(强小) 기업들을 돌아볼 예정이다. 9월에 열릴 독일 총선까지 보고 귀국할 예정이다. 스웨덴, 영국 등의 국가를 돌아보며 유럽형 복지 모델도 연구한다. 틈을 두고 미국도 방문해 5~6개월간 연수할 예정이다. 중국은 2004년에 6개월간 연수한 적이 있어 제외하고 틈틈이 일본에도 가 볼 계획이다. 그는 21일 “경선 패배 등은 다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겠다.”며 강한 재기 의지를 보였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내년 1월 독일로 가 6개월간 머물 예정이다. 김 전 지사와 마찬가지로 에버트재단의 후원으로 자유베를린대학에서 지내며 통일, 복지, 환경, 협동조합 등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측근들은 그가 차기의 주연을 하려 할지, 조연이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5년이나 남아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손 고문이 민주당의 재건이나 신당 창당 등 야권 재편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와 탈노(탈노무현) 및 중도 노선을 매개로 해 손잡고 재기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그는 22일에는 자신의 두뇌 집단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송년 행사에 참석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 네덜란드, 폴란드 등의 유럽 국가를 방문해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평화, 연대 등 21세기적인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우호 교류 협정 체결과 농업 혁신 사례 벤치마킹 등을 위해 12일간 유럽을 순방했지만 과거사 문제 등의 정치적 사안도 언급해 차기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한 지인은 “안 지사는 ‘도지사는 행정은 물론 외교나 국방 등까지 경험하게 된다’며 재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총선에는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충남지사에 재선할 경우 상황을 지켜보며 2017년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안 전 후보의 전폭적인 지지로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도 취임 1주년 때를 비롯해 가끔씩 서울시장 재선을 통해 서울을 자신의 구상대로 바꾸어 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선 도전은 안 전 후보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안 전 후보가 나설 경우 그와 경쟁하기가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부겸 전 의원이나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이 세대교체론을 내세워 당권과 함께 차기에 도전할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이인영, 우상호 민주당 의원 등도 차기 주자로 거론되지만 정치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안 전 후보가 불과 1년 전부터 대선 주자로 급부상했듯이 의외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환자 상태에 따라 약 처방하듯이 학생에 맞는 교과과정 정비 추진”

    [도약하는 대학] “환자 상태에 따라 약 처방하듯이 학생에 맞는 교과과정 정비 추진”

    김승택(59) 충북대 총장은 개교이래 유일한 의과대학 교수 출신 총장이다. 김 총장은 지난해 학교가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에 선정되면서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잘 극복하며 학생중심 대학 만들기에 나서는 등 과감한 개혁을 통해 충북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내년에도 수요자 중심의 대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라면서 “의사가 환자 상태에 따라 약을 처방해야 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교과과정 정비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이 연구개발을 강조하면서 소홀히 해온 교육서비스를 대폭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국제화 프로그램 개설, 취업교육, 이공계 학생들의 현장교육 강화 등이 그가 구상하는 것들이다. 김 총장은 “내년에 있을 예정인 교육과학기술부의 두뇌한국(BK)사업 추진대학 선정도 착실히 준비해 기필코 성과를 거둬야 한다.”면서 “반값등록금 등으로 대학재정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국비가 지원되는 BK 사업은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향후 5년간 257억원이 지원되는 오송산학융합지구 조성도 충북대의 미래를 결정할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김 총장은 “1차년도 핵심사업인 산학융합캠퍼스 및 기업연구관 건축을 내년 5월에 착공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오송에 의과대, 약학대, 자연대 등 바이오 관련 학과의 교육 및 연구시설을 집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 출범에 맞춰 수도권에서 이주하는 공무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공공정책, 인문학, 에너지환경분야를 구상하고 있는데, 형태는 석사학위를 부여하는 특수대학원과 일반정책과정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판사 임용자 절반…‘법관 양성소’ 123년 최고 두뇌집단 역사 속으로

    100년 이상 최고 두뇌 집단의 상징으로 군림하며 많은 인재를 배출해 온 서울대 법과대학이 2018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대 법대 폐지는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을 개원하면서 법학과 관련된 학사학위 과정을 따로 둘 수 없게 된 데 따른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2008년 마지막으로 입학한 법대 신입생이 졸업하는 기간에 맞춰 2012년까지만 법대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다가 군입대, 휴학 등으로 졸업이 늦어지는 학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유지 기한을 2017년으로 조정했다. 서울대 법대는 13일 재학생들에게 ‘2017년을 마지막으로 법과대학 조직과 명칭을 폐기한다’는 내용을 이메일과 우편 등으로 공지했다. 서울대 법대는 1895년 근대 법학 교육이 최초로 시작된 대한제국의 법관양성소를 연원으로 2018년이면 123년의 역사를 갖게 된다. 이를 기념해 서울대 법학도서관인 국산(菊山)법학도서관 정면 현관 위에는 법관양성소의 설립 연도인 1895년이 표기돼 있다. 법관양성소는 이후 경성법학전문학교로 바뀌었고 광복 후에는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법과와 통합돼 현재의 서울대 법대로 변모했다. 서울대 법대는 사법고시, 판사·검사 임용에서도 다른 대학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점해 왔다. 2010년의 경우 전체 판사 임용자의 51.7%가 서울대 법대 출신이었다. 법대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소회를 담은 글과 이에 공감하는 재학생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현직 판사라는 김모(32)씨는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흥분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정들었던 모교가 사라지게 된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반도체시장 ‘인텔 아성’ 흔들린다

    반도체시장 ‘인텔 아성’ 흔들린다

    내년부터는 반도체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전통적인 PC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 20여년간 PC용 반도체 분야에서의 절대우위를 기반으로 ‘반도체 최강자’로 군림해 온 인텔의 아성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이에 반해 스마트폰 반도체 역량을 쌓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상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등장이후 모바일기기가 대세로 10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새해 반도체 시장에서 휴대전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707억 달러 규모로, 전통 PC의 반도체 매출(651억 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모바일용 반도체가 PC를 넘어서는 것은 내년이 처음이다. PC용 반도체는 2016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성장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IC인사이츠는 전망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정보기술(IT)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아이폰 혁명’으로 본격적인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모바일 기기들이 PC 수요를 잠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반도체협회(WSTS)도 지난 9월 말 기준 월별 낸드플래시 판매액이 25억 5197만 달러로 D램 판매액(24억 989만 달러)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가 D램을 앞지른 것은 WSTS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낸드플래시는 모바일 기기에, D램은 PC에 주로 쓰인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액 역전은 IT 시장이 PC시대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주도하는 모바일 시대로 바뀌는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모바일 트렌드 읽은 삼성, 퀄컴과 양강 이에 따라 세계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인텔(1위)과 삼성전자(2위)의 순위가 뒤바뀔 것인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텔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통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지배해왔다. 지금도 추격자인 삼성전자를 큰 폭으로 따돌리고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인텔은 ‘x86칩’으로 상징되는 PC용 반도체에만 집착하다 모바일 기기의 성장 흐름을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6년 모바일 반도체인 ‘X스케일’ 부문을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실책으로 꼽힌다. 현재 인텔은 ‘아톰칩’ 등 모바일용 프로세서를 개발해 모토로라 등에 납품하고 있지만, 제품 판매가 신통치 않아 애를 먹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시장에서 재빨리 적응하며 퀄컴과 함께 양강 구도를 구축한 상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자체 AP 브랜드인 ‘엑시노스’를 론칭해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하고 있으며, 일부는 중국 업체에도 납품하는 등 수출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PC의 비중은 20% 미만으로 줄어드는 반면, 모바일 기기의 비중은 30%를 넘어설 전망”이라면서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또한 인텔을 크게 쫓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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