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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 보물선 신비 간직한 ‘바코드’ 물품 꼬리표 목간 발굴

    ‘탐진에서 개경에 있는 대정 인수에게 보낸다.…최대경 댁에 올린다.´(耽津亦在京隊正仁守·탐진역재경대정인수…崔大卿宅上·최대경택상) 탐진은 전남 강진의 옛이름이고 개경은 고려의 수도로 오늘날의 개성이다. 대정은 고려시대 하급 관리, 대경은 고위 관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주꾸미를 낚던 어민의 신고로 드러난 뒤 고려청자를 쏟아내고 있는 ‘태안 보물선’이 이번에는 물품꼬리표인 목간(木簡)을 내놓았다. 판독 결과 강진에서 만든 청자를 싣고 개경으로 가던 배가 태안 앞바다에서 거센 물살에 휩쓸려 침몰했을 것이라는 그동안의 추정이 사실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1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충남 태안의 대섬 앞바다에서 침몰한 채 발견된 고려시대 청자운반선의 2차 발굴 결과를 발표했다.목간은 소나무 껍질에 먹으로 쓴 것으로 청자를 포장한 쐐기목과 함께 3종류가 나왔다. 첫 번째 목간에는 앞면에 ‘탐진…’, 뒷면에 ‘선적 책임자 ○가 배에 실었다.’는 내용의 ‘○재선진(○載船進)’이라고 씌어 있다. 두 번째 목간에 적힌 ‘○안영의 집으로 사기 일과를 보낸다.’는 ‘○안영호부사기일과(○安永戶付沙器一 )’에서 ‘과’는 한 꾸러미를 뜻하는 것으로 추정됐다.‘최대경택상’은 세 번째 목간에 씌어 있었다. 적외선 촬영으로 목간을 분석한 최연식 목포대 교수는 “고려시대 도자기 생산과 운송체계, 해상항로, 선박사, 도자사, 생활사 등을 밝히는 귀중한 자료”라면서 “국내 수중발굴사의 한 획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재청은 그동안의 발굴에서 모두 1만 9000점 남짓한 12세기 전반의 청자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출토된 철화(철분이 섞인 안료로 그린 무늬)와 퇴화(붓으로 두껍게 올려서 만든 무늬)로 장식한 두꺼비모양 청자 벼루(靑磁鐵畵堆花文蟾形硯)와 사자모양 청자 향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이다. 두꺼비모양 벼루는 피부와 눈동자를 검붉은 철화와 하얀 퇴화로, 입과 다리는 음각으로 표현했고, 사자모양 향로는 독특한 조형감이 일품이다. 도자기 전문가인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평생 도자기를 봐왔지만 이렇게 흥분되는 순간은 처음”이라면서 “목간과 사자향로 같은 이형(異形)청자 등은 청자연구사에서 경이롭고 놀랄 만한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태안 보물선에 대한 발굴을 연말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이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성북구, 북악산 동식물보호구역 지정

    성북구는 29일 야생 동·식물의 보호를 위해 성북동 산 25 일대 북악산 45만 5000㎡를 ‘야생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을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성장과 개발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돼 야생 동·식물 서식공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성북구는 야생동·식물 보호구역 지정에 앞서 성북천 상류계곡으로 자연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서울성곽과 연계돼 있는 북악산 일대의 현지 조사를 실시해 도롱뇽, 물총새, 구렁이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야생동·식물 보호대상은 서울시 보호 야생동·식물 35종으로 서울오갈피, 삼지구엽초, 끈끈이주걱, 복주머니란, 산개나리, 금마타리, 두꺼비, 도롱뇽, 북방산개구리, 줄장지뱀, 무당개구리, 실뱀, 넓적사슴벌레, 애호랑나비, 말총벌, 왕잠자리, 풀무치, 노란허리잠자리, 땅강아지, 강하루살이, 오색딱따구리, 흰눈썹황금새, 제비, 물총새, 꾀꼬리, 박새, 노루, 고슴도치, 족제비, 오소리, 황복, 경모치, 꺽정이, 강주걱양태 등이다.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산란기 때에는 구청 등의 허가를 받아야만 출입을 할 수 있으며, 불법으로 보호동·식물을 채취하거나 잡으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광장] 정당명 ‘反한나라당’ /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당명 ‘反한나라당’ /진경호 논설위원

    웬만한 중·장년층은 다 알 만한 전직 베테랑 경찰관이 수년 전 사석에서 했다는 말이다.“수십년 경찰 하면서 보니까 성폭행 사건의 70∼80%는 피해여성에게도 책임이 있더라고….” 맞아 죽을 각오를 했는지는 몰라도, 맞아 죽기 딱 좋은 말임에 틀림없다. 옷차림이 야하고, 행동거지가 흐트러졌더라도 법적으로든 도덕적으로든 그것이 피해자의 귀책사유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정치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라고 했나. 어느 현자의 말씀인지는 몰라도 이 베테랑 경찰관의 말에다 갖다 붙이면 곧바로 심사가 뒤틀린다. 로봇 태권V도 아니건만 분리와 합체, 변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범여권의 그 현란한 이합집산이 지금 우리 국민의 책임이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런가. 정말 우리가 대선 문턱에서 벌어지는 정당사 초유의 정당세탁을 군말 없이 지켜봐야 할 수준인가.100년 정당을 다짐한 집권여당이 40전40패라는 굴욕의 재·보선 성적표를 거머쥔 것도, 그런 정당에서 죽을 수는 없다며 뛰쳐나가서는 외려 통합을 외치고 다니는 것도, 다 수준 낮은 우리 국민들의 업인가. 국정운영 좀 잘하라고 선거 때 회초리를 든 죄밖에 없는 국민이다. 멀쩡한 집권여당을 허물고 신장개업에 나서면서 ‘어쩌겠느냐, 이게 다 국민들이 등 돌린 때문 아니냐.’라고 한다면 억울하다. 거의 매일 TV에 비치는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표정은 진지하다 못해 비장하다. 저마다 반(反)한나라당 연대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얼굴들이다. 한데 사실 그 사명은 이미 10년 전에 완수됐다.DJP연대라는 ‘반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했고,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라는 두번째 ‘반한나라당’으로 재집권도 했다. 정 삼세번 ‘반한나라당’으로 대선을 맞고 싶다면 민주당을 깨지 말았거나, 열린우리당을 놔두고 민주당을 끌어안았으면 될 일이다. 후보중심 통합이라는 어설픈 조령모개의 둔갑술을 펼쳐 보일 이유가 없었다는 말이다. 손학규,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김혁규, 천정배씨 등 대선주자 6명이 모여 단일정당·단일후보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코미디에 가깝다. 대체 누구에게 무슨 권한을 받았는가. 지지율 2∼3%에 그런 자격이 들어있는가. 열린우리당원인 이해찬·한명숙·김혁규씨는 당으로부터 권한을 수임받았는가. 기간당원의 정당이 언제부터 이들 후보 중심의 정당이 됐나. 단일정당 운운할 작정이었으면 정동영·천정배씨는 왜 탈당했는가. 노무현 이후의 생존을 위해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내팽개치는 처지에 민주세력 대연합을 외치는 것은 자기모순을 넘어 민주화 운동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시대가 변했고, 한나라당이 변했고, 국민은 한나라당 그 이상을 원한다. 언제까지 ‘반한나라당’만 짓고 허물 셈인가. 국민 수준을 왜 10년 전에 묶어 두려 하는가. 대통합의 불쏘시개를 자임한 김근태 의원은 3년여 전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책을 낸 바 있다. 청소년들에게 정당정치와 의회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들려주는, 좋은 책이다. 그의 주술대로 두꺼비는 17대 총선에서 과반의석의 널찍한 새집을 선사했다. 한데 지금 또 두꺼비를 찾는다. 또 새집을 달란다. 구호는 낡았고, 행태는 퇴행적이다. 누가 수구적인가. 한나라당인가. 몇 권이 팔렸든 김 의원께서는 책을 좀 거둬들였으면 좋겠다. 아이들마저 책은 그저 책일 뿐이라고 말한다면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야생동물의 생명수 ‘옹달샘’다뤄

    KBS ‘환경스페셜’은 27일 오후 10시 ‘옹달샘, 생명을 적시다’에서 숲속 야생 생물들의 오아시스인 옹달샘을 찾아간다. 작고 오목한 공간의 마르지 않는 샘물은 동물의 번식과 휴식에 필수적이다. 새들은 체온 조절, 깃털관리를 위해 옹달샘에서 목욕을 한다. 직박구리, 어치, 쇠박새 등 텃새들이 하루 3∼4차례 오가는 등 60여종의 새들이 옹달샘을 이용한다. 다람쥐와 청설모도 새끼를 데리고 옹달샘에서 물을 마시고, 두꺼비와 대륙밭쥐도 옹달샘에서 헤엄치며 몸을 식힌다. 옹달샘이 조화와 순환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지켜가는 모습을 들여다본다.
  • ‘갈색 여치’ 습격 걱정 끝

    2년째 갈색 여치떼의 습격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고 있는 충북 영동지역에 막걸리가 담긴 페트병 덫이 등장해 탁월한 포획효과를 거두고 있다. 12일 충북 영동군에 따르면 김동일(52) 황간면장과 조원제(46) 농업인상담실장이 막걸리 페트병 덫을 개발, 하루 수백 마리의 여치를 잡고 있다. 원리는 페트병 상단부위를 잘라 몸통에 거꾸로 덮어씌운 뒤 그물로 감싸두면 여치가 좁은 병의 구멍으로 들어가 다시 기어나올 수 없게 한 것이다. 병 안에는 여치를 유인하기 위해 설탕을 섞은 막걸리를 넣어둔다. 김 면장은 “지난해 여름 여치떼 습격을 받은 포도밭에 벌과 모기 등 해충을 잡기 위해 막걸리를 담아 매달아둔 페트병에 여치가 빠져있는 것을 보고 덫을 만들었다.”며 “여치가 좋아하는 복숭아밭과 포도밭, 수풀 등에 설치해둔 덫마다 하루 10∼20마리의 여치가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면에서는 이같은 방법이 효과를 거두자 150개 이상 페트병 덫을 만들어 과수원 주변 등에 설치했다. 조 실장은 “여치가 막걸리가 발효되는 냄새에 끌리는 것 같다.”며 “설탕물이나 오렌지 주스 등을 다양하게 실험해 봤지만 유독 막걸리가 담긴 통에만 여치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여치떼는 지난해부터 5월 이후 영동군 일대에서 나타나다 올 들어서는 인근 옥천·보은군으로 확산돼 수백만 마리가 농경지에 침입, 포도와 복숭아 등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와 함께 두꺼비 등 천적이 사라지고 여치를 잡아먹는 닭을 잘 기르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영동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주말탐방] 울돌목 뜰채 숭어잡이

    [주말탐방] 울돌목 뜰채 숭어잡이

    “잡는 것도 아니고 뜨는 것도 아니여. 지가 알아서 기어 들어온 것이여.” 3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남 해남군 문내면 울돌목에서 뜰채로 숭어를 잡는 전문 뜰채꾼들은 아찔한 급류에서 맨손으로 어른 팔뚝만한 숭어를 낚아 채는 ‘인간 두꺼비’를 연상시킨다. 울돌목이란 물 빠져 나가는 소리가 아이들 울음소리처럼 십리 밖에서도 들린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반 숭어반 1일 오후 2시 울돌목. 초속 6m의 급류가 흐르는 진도대교 밑 펑퍼짐한 갯바위에는 전국에서 소문을 듣고 달려온 관광객들로 왁자지껄했다. 언덕배기를 넘어온 물살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속도에 현기증마저 인다.4시간가량 물이 빠지면서 수위가 오전보다 2m 이상 내려갔다. 이제 숭어가 올라올 때다. 뜰채꾼들이 긴장했다. 꼬나물고 있던 담배를 끄더니 뜰채(길이 2m)를 꼬나잡고 갯바위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로 20년째인 허성운(57·문내면 선두리)씨가 목이 좋은 맨 앞에 섰다. 그 옆으로 제자격인 정희균(47), 이호상(41)씨 등이 줄줄이 섰다. 순간 물속이 시커멓게 변했다. 숭어 떼들이 역류해 올라오느라 ‘토도독, 토도독’ 콩볶는 소리가 났다. 빠른 물살을 잘도 헤쳤다. 힘과 역동 그 자체였다. 눈깜짝할 사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허씨의 뜰채가 물속을 갈랐다. 느닷없이 세상 밖으로 나온 숭어가 퍼덕거렸다.5마리나 들어 있었다. 바위에 숭어를 던져 놓고 또다시 뜰채가 물속을 헤집었다. 두 마리. 세 번째는 허탕이었다. 뜰채꾼 4명이 30여분 만에 70여마리를 건져 올렸다. 뜰채질은 순간포착과 속도가 생명이다. “저번에는 30마리가 한꺼번에 들어와서 뜰채 손잡이가 뿌러져 부렀어요. 요렇게 고기잡는 손맛은 세상어디에도 없을 것이구만요.” 정희균씨의 장단에 다른 뜰채꾼들이 맞장구를 쳤다.“이것이 진짜 손맛이랑께. 이 맛은 어디가서도 맛볼 수 없당께. 건져 올리는 게 노동 중에 상노동이지만 절대 그만둘 수 없당께요.” 구경꾼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충남 천안시에서 친구 5명과 함께 온 남인희(52)씨는 주도면밀하게 작은 뜰채까지 가지고 왔다. 옆에 있던 관광객들도 “세상에나 세상에나, 연어를 낚아 채는 북극곰도 아니고, 야 신기하다 신기해.”라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박수를 쳤다. ●시력 테스트 숭어는 해마다 4월초부터 6월 중순까지 울돌목을 지나면서 혹독한 ‘통과세’를 낸다. 이 숭어들은 늦가을에 다시 제주도 앞바다로 내려간다. 숭어는 물을 거슬러 오르기 때문에 뜰채질은 물이 빠지는 때에만 한다. 물이 빠지는 6시간 가운데 물이 많이 빠지면서 속도가 붙는 2∼3시간 동안에 집중된다. 물살이 워낙 빨라 초보자는 절대 시도해선 안된다. 뜰채꾼들도 날이 어두워지면 작업을 중단한다. 울돌목 가장자리는 울퉁불퉁한 물속 바위 때문에 물살이 부딪히고 튕기면서 속도가 준다. 이 틈을 비집고 숭어가 올라 오고 뜰채꾼이 기다린다. 숭어는 물속에서도 10m 앞 갯바위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알아챌 정도로 시력이 뛰어나다. 사람 그림자가 비치면 오던 길을 금세 되돌아 우회한다. 그래서 뜰채꾼들은 검정색 등 무색 계통 옷을 입고 물가에서 되도록이면 뒤쪽에 선다. 관광객들이 목을 빼고 볼라치면 숭어는 그림자도 안 비친다. 20년 전에는 어떻게나 숭어가 많았던지 갈퀴질하듯 쓸어 담았다고 기억했다. 지금 대나무 손잡이에 쇠틀을 한 뜰채는 나름대로 울돌목 특허품이다. 이곳에서는 낚시는 고사하고 그물도 던지자마자 물살 때문에 꼬여 버려 무용지물이다. ●세가지 재미 만끽 울돌목에 가면 재미가 세 배다. 구경하고 맛있는 숭어를 먹고 가져도 간다. 재미 중에 재미가 불구경이듯, 숭어잡이도 대단한 볼거리다. 날마다 갯바위에서는 관광객들을 위해 즉석 숭어회 파티가 벌어진다. 울돌목 숭어맛은 단연 압권이다.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씹을수록 고소하다. 한 뜰채꾼은 “울돌목 숭어는 역류하면서 육질이 단단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잡자마자 회를 치기 때문에 맛이 기막혀.”라고 자랑한다. 뜰채꾼들은 도마를 놓고 숭어를 썰어서 관광객에게 권한다. 집에서 가져온 초장·된장·고추·상추·마늘도 있다. 두 서너점을 싸서 먹으면 제대로 씹힌다. 이 모든 게 공짜다. 처가인 진도에 왔다가 들른 강정호(34·서울 금천구 시흥동)씨는 “돔맛은 저리 가랍니다. 울돌목 숭어가 제일”이라며 웃었다. 울돌목에서 2㎞쯤 올라간 임하도에서도 그물로 숭어를 잡지만 울돌목 숭어맛과는 상대가 안된다. 하루에 많이 잡힐 때는 500마리도 넘는다. 하지만 돈 받고 팔지는 않는다. 필요하다면 그냥 준다. 많이 먹는다고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안전비상, 초보자는 절대 금물 충무공 승전지(명량대첩지)인 울돌목이 숭어 축제장으로 뜬다. 정유재란 당시 군사 주둔지인 우수영은 지금도 해남군 문내면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인근 10개 마을을 일컫는다. 얼마 전 뜰채꾼 6명이 모여 ‘울돌목을 사랑하는 사람들(울사모)’을 만들었다. 짬을 내서 뜰채질을 하고 잡은 숭어를 관광객들에게 나눠 주는 지역 지킴이들이다. 고기는 관광객은 물론 동네 노인정이나 주민들과 나눠 먹는다. 예상외로 관광객들의 호응이 높자 문내면 주민들이 내년에는 울돌목에서 숭어 축제를 열려고 한다. 군에서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연말까지 울돌목 갯바위 주변에 안전 울타리를 친다. 뜰채질을 체험하려는 관광객을 위해 허리에 안전고리를 채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춘원(59) 문내면 발전협의회장은 “4월20일 문내면민의 날을 기념, 울돌목에서 숭어 축제를 열 계획”이라며 “다만 위험하기 때문에 울돌목 주변에 안전장치를 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울돌목에서 초보자들이 혼자서 하는 뜰채질은 절대 금물이다. 갯바위가 미끄럽고 물살이 빨라 꼭 전문가와 동행해 지도를 받아야 한다. 울돌목(해남)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울돌목 오케스트라를 아시나요 ‘6시간짜리 울돌목 오케스트라.’ 육지인 해남과 섬인 진도를 가르는 병 주둥이처럼 좁아진 물길이 울돌목이다.V자 형태로 파여 가운데는 깊고 빠르고, 가장자리는 얕고 느리다. 평균 수심 14m. 울돌목을 나란히 잇는 진도 1·2대교(484m)는 다리 밑 물소리를 공명하는 기폭장치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연주자는 6시간마다 바뀐다. 하루에 썰물과 밀물이 두번씩이다. 낮보다는 밤이 더 좋다. 물이 빠질 때 우아하고 섬세하다면 들 때는 제법 파도치고 거칠다. 이 물소리 오케스트라 감상에는 객석이 포인트. 진도대교를 건너 해남군이 아닌 진도군 쪽에서 들어야 한다. 진도 1·2대교 가운데로 내려서서 2대교 교각 밑으로 내려가면 시멘트 방호벽이 나온다(약도참조). 여기에 턱을 괴고 앉으면 세상에는 오직 물소리만 들릴 뿐이다. 앞다퉈 빠져 나가려는 거센 물살이 밑바닥 울퉁불퉁한 바위에 부딪혀 가마솥 팥쭉 끓듯 소용돌이를 만든다. 힘찬 물 흐름 옆으로 내달리는 크고 작은 소용돌이, 명멸하는 물거품,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자연을 노래한다.‘스르륵 척, 스르륵 척’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매번 느낌이 다르다. 지루함 대신 머릿속이 맑아진다. 연암 박지원의 ‘일야구도하기’에 나오는 두려움이나 격정과는 사뭇 다르다. 종종 이곳을 찾는다는 김모(50·해남)씨는 “울돌목 교향곡에는 어린 시절 어머님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진다.”며 “물소리가 세상사 잡념 번뇌를 씻어 주고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는다.”고 말했다. 덤으로 한발만 더 진도로 들어가면 우리가락이 살아 숨쉰다. 씻김굿(무형문화재 72호), 다시래기(상여놀이), 남도 들노래, 강강술래, 남도잡가 등이 금요일 국립남도국악원(임회면)에서, 토요일에는 향토문화회관에서 막이 오른다. 울돌목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울사모 회장 정배균씨-龍 조각가라서 회 뜨는데 1분이면 OK ‘울돌목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울사모)’을 이끄는 정배균(52·문내면 학동리)회장은 뜰채꾼이라기보다는 칼잡이다. 직업이 용(龍) 조각가라 칼 다루는 솜씨가 입신의 경지다. “하도 숭어회를 많이 치다보니 손가락 마디마다 일회용 반찬고 투성입니다.” 정씨는 날마다 어깨가 아플 정도로 회를 떠서 관광객들에게 공짜로 나눠준다. 숭어 1마리를 회로 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남짓. 숭어 아가미 뒤쪽으로 칼이 엇비스듬히 들어가면서 대가리와 창자를 잘라낸다. 등쪽과 배쪽에 세로로 두 번 얇게 칼이 가면서 껍질이 벗겨진다. 가운데 가시만 쏙 발라내고 회로 썬다. “회를 드신 분들이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할 때 기분이 제일 좋아요. 우리 울돌목에 오신 분들이 기분좋게 구경하고 먹고 또 오신다고 말하면 그렇게 신날 수가 없어요.”고향을 지키려는 자긍심이 남다른 그는 “울돌목을 찾는 관광객이 있는 한 이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울돌목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아름다운 기업들] 한국토지공사

    [아름다운 기업들] 한국토지공사

    한국토지공사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어린이가 설계한 어린이 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을 선보이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의 강, 호수, 공원 등 생태환경시설이나 도서관, 미술관, 음악당 등 문화시설 건립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과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토공은 지난 2005년 4월 창립 30주년을 맞아 ‘신사회 공헌’을 선포하고 경영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다.▲환경사랑 ▲이웃사랑▲문화사랑 등 3대 원칙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토공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체계화했다. 친환경 어린이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은 낡은 놀이터를 리모델링해주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도시연대, 환경재단 등 환경 시민단체와 함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과 서울 강동구 성내동 지역의 어린이놀이터 2개소를 새 것으로 만들어줬다. 올해에도 2∼3개 놀이터를 리모델링해줄 계획이다. 올해에는 빈곤아동이 사는 100여가구의 집을 수리해주는 사업을 할 계획이다. 전년의 두배 수준이다. 혼자 사는 노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 아동 독립공간 확보 등 ‘수혜자 맞춤형’으로 특화한다는 게 토공의 사회공헌 원칙이다. 토공이 지난 2005년 본·지사 26개 지부 1200여명의 직원으로 결성한 ‘토공 온누리 봉사단’은 지부별로 사회복지기관과 자매결연을 맺어 활동하고 있다. 토공은 지난해부터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사회공헌 파트너십 구축협약’을 맺고 ‘한반도 푸르고 아름답게 가꾸기’ 생태환경 보전 사업을 펴고 있다. 김재현 사장은 9일 “두꺼비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사업착수 후 설계 변경을 통해 청주 산남 3지구의 두꺼비 생태계를 보전했던 사례처럼 토지공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개발을 통해 국토의 지속가능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녹색공간]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박정임 KEI책임연구원

    꿀벌 실종 사건 때문에 미국이 떠들썩하다. 꿀벌들이 죽은 것이 아니라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벌집에는 여왕벌과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벌들만 남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 그치지 않고 캐나다와 브라질, 스위스와 독일 등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은 지난해 가을부터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 다섯달 새 미국 24개주에서 평균 25%의 벌이 사라졌고, 어떤 곳은 70%까지 없어지기도 하였다. 엄청난 규모의 실종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도대체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농약 중독이나 추위가 원인이었다면 벌집 주변에서 꿀벌의 사체가 보여야 한다. 만일 꿀벌들이 어떤 위협을 피해 도망한 것이라면 여왕벌을 남겨두고 갔을 리가 없다. 꿀벌의 양분이 부족했다거나 미지의 병원균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라거나, 유전자변형 생물체 때문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제기된 가능성 중에 그럴듯한 원인 하나는 꿀벌들이 방향감각을 잃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꿀벌이나 비둘기가 집을 찾아오는 방향감각은 지구의 자기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구 자기장에 문제가 생긴 것이거나, 지구 자기장에서 나온 전자기선을 방해하는 어떤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방해꾼으로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지목되고 있다. 과학적으로 확증되지 않은 것이기는 하지만 이 기발한 생각에는 근거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전기선 주변에서 꿀벌의 행동 방식이 달라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벌집 주위에 휴대전화가 놓여 있으면 꿀벌이 집에 들어가려 하질 않는다는 최근의 연구결과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없어지면 인류가 4년 안에 멸망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고 한다. 꿀벌은 꿀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과·딸기·호박·오이 등 식용작물의 90%가 꿀벌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꽃가루받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니, 식물이 없어지고 동물도 없어지니, 결국은 인류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꿀벌만의 문제일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수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이제까지 밝혀진 것은 대략 140만종 정도이지만, 과학자들은 모두 1000만 내지 8000만 정도로 추산한다. 개미 연구와 사회생물학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의 윌슨에 의하면 매년 열대 우림에 사는 생물의 0.5% 정도가 멸종되어 간다. 지구상 생물의 총수를 1000만이라고 볼 때 매년 5만종가량의 생물이 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로 나가면 금세기 내에 지구상 생물종의 25%가 사라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생태계 균형을 파괴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천적인 뱀이 멸종하는 경우 들쥐의 수가 늘어나게 되어 유행성출혈열을 비롯한 전염병을 옮기게 된다. 개구리가 멸종하는 경우 곤충이나 기타 해충이 크게 번식하여 농작물에 피해를 주게 된다. 사람도 어차피 생태계의 일원이다. 생태계가 균형을 잃으면 사람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봄이면 어김없이 돌아와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던 제비가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는다. 제비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그러고 보니 흔하게 보았던 개구리나 두꺼비 같은 양서류도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40여년 전 레이첼 카슨은 새가 떠나,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 생태계의 모습을 ‘침묵의 봄’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래도 그녀는 DDT 같은 살충제가 그 원인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미국의 꿀벌 실종 현상을 접하며 나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들이 사라지는 이유조차 모른 채 하릴없이 떠나보내기 때문이다. 박정임 KEI책임연구원
  • [길섶에서] 기림사/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기림사를 찾았다. 고찰이다. 신라 신문왕이 동해에서 선왕으로부터 만파식적을 받아오다 머물렀다는 기록이 전한다. 삼국유사다. 김동리 소설 ‘무녀도’에도 나온다. 무당 을화가 어린 아들을 맡긴 곳이 바로 기림사다. 괄시받는 세상인연 끊으라며…. 경주 문무왕 수중릉 가는 길목에 있다. 속세와는 연이 멀었다. 버스에서 내려 소로를 30분 넘게 걸어서야 닿았다. 지금은 신작로가 훤하다. 도로뿐일까. 가람배치가 달라졌다. 대적광전 등 단청없이 단아했던 옛 건물들은 뒷전이다. 화려한 새 건축물들이 어지럽다. 언덕배기의 남적암은 왜 그리 낯설까. 단청에 건물을 덧댔다. 달맞이꽃, 두꺼비들이 무심히 반겼던 선방(禪房)인데…. 풀벌레소리 간데없고, 스님 발자국이 어지럽다.20여년만에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언제부턴지 모를 입장료까지 냈다. 관광지에 왔다는 생각이 앞선다. 기림사뿐이랴. 방방곡곡 산사는 크고 작은 불사(佛事)로 성한 날이 없다. 곧 부처님 오신날이다. 비움의 가르침,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할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월드컵 공원은 ‘야생동물원’

    월드컵 공원은 ‘야생동물원’

    쓰레기 매립지에서 생태공원으로 거듭난 난지도 월드컵공원이 야생동물의 보금자리로 잡아가고 있다. 서울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는 22일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월드컵공원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총 244과 861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동물은 147과 410종이 살고 있다. 천연기념물로는 황조롱이가, 멸종 위기 야생동물로는 물장군·남생이·왕은점표범나비·새홀리기·말똥가리·맹꽁이가, 서울시 보호 야생동물로는 오색딱따구리·물총새·제비·꾀꼬리·박새·두꺼비·북방산개구리·줄장지뱀·족제비 등이 확인됐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물장군과 남생이는 처음 발견됐다. 물장군은 강화도와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수서곤충이다. 인공증식을 통해 자연으로 방사할 필요성이 높은 종이다. 쓰레기 매립 전 난지천에 많이 살았던 남생이는 현재 서울시 생태경관보전지역인 고덕동, 암사동, 밤섬에서만 관찰되는 종이다. 2003년 한 차례 관찰된 이후 4년 만에 출현한 고라니는 한강 하류지역에 서식하는 여러 개체 중 한 마리가 한강을 따라 공원으로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육상곤충은 나비 40여종을 포함해 272종이 서식하고 있다. 플라나리아 등 수서무척추동물은 41종, 쏘가리·메기 등 어류는 17종이 살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고덕 수변’ 생태하천 거듭난다

    서울 강동구 ‘고덕수변생태복원지’가 자연 생태하천으로 변신하고 있다. 10일 서울시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서울시립대 에코플랜 연구실이 고덕수변생태복원지 복원 전후를 관찰한 결과, 복원 뒤인 2006년 식물은 58과 244종류, 야생 조류는 52종 1231개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복원 전인 2001년 식물 55과 141종류, 야생조류 41종 394개체에 비해 식물은 종류가 1.7배, 야생조류는 개체 수가 2.1배 늘어난 것이다. 특히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인 천연기념물 솔부엉이가 복원지 내에 서식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조롱이, 황조롱이 등도 관찰됐다. 여기에 청개구리, 참개구리뿐 아니라 두꺼비와 환경부 보호종인 맹꽁이가 새롭게 서식하고 있다. 살모사, 누룩뱀 등의 파충류도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라니, 족제비, 너구리, 멧밭쥐, 다람쥐 등의 포유류도 주기적으로 관찰됐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효창공원 야생화 품은 습지생태공원으로

    효창공원 야생화 품은 습지생태공원으로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거대한 습지가 탄생한다. 바위 밑에서 샘이 솟아 생명이 움트더니, 용산구가 지난해 말 연못 19개를 조성하면서 습지 3000㎡(약 907평)가 생겨났다. ●연못 19개 만들어 효창공원은 원래 사적지다. 백범 김구 선생과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등 애국지사들의 묘역이 있다. 게다가 조선조 제22대 정조의 큰아들로 5세 때 죽은 문효세자의 무덤(효창원)도 이곳에 있었다. 일제가 1945년 3월 무덤을 서삼릉(고양시)으로 강제로 옮기고 공원을 조성해 ‘비운의 사적지’로도 불린다. 문효세자 무덤을 이곳에 조성한 이유는 맑은 물이 솟아났기 때문이다. 문효세자묘소도감의궤에 따르면 숲이 울창하고, 강물 같은 물이 솟아 연못을 채우고 한강으로 흘러갔다고 전해진다. 200년이 흐른 지금도 물은 바위 틈에서 쏟아진다. 생명의 씨앗이 흘러넘치자 나무가 아름드리로 자라고, 나무와 풀, 꽃, 곤충이 어우러져 작은 습지가 형성됐다. 습지는 수많은 생물의 보금자리여서 개구리, 두꺼비, 잠자리, 소금쟁이, 여치, 거위벌레, 벼메뚜기, 사마귀, 실베짱이 등이 더불어 산다. 용산구는 지난해 11∼12월 3억원을 들여 습지를 넓혔다. 비탈진 공터에 생태연못 19개를 조성, 수생식물 18종 6390본을 심고 달팽이와 우렁이, 두꺼비, 다람쥐 등을 풀어 놓았다. 자연수가 넘쳐 연못을 가득 채웠다. 날이 따뜻해지면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작은 생명체를 얻어올 계획이다. 김문철 공원녹지과장은 “도심에 습지가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에 감격했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생명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름드리나무, 야생화 가득 26일 봄맞이 준비가 한창인 효창공원을 찾았다. 흐린 날씨에도 방문객이 북적였다.24시간 무료 개방이라 동네 주민들이 산책하러, 운동하러 공원을 즐겨 찾는다. 묘역을 지나자 오른 편에 거대한 자연이 펼쳐진다. 참나무·소나무·오리나무·측백나무 등 30∼40년 된 아름드리 나무가 가득하다. 그 사이에는 작은 연못과 습지가 층층이 자리한다. 이름 모를 야생화는 금방이라도 꽃봉오리를 터뜨릴 듯 생명을 품고 있다. 까치도 도심 속 자연을 구경하려는 듯 이곳저곳을 날아다닌다. 한 아주머니는 “나무 숲과 연못을 보니까 답답하던 숨통이 탁 트인다.”고 즐거워했다. 김 과장은 “4,5월에 꽃이 피어나고 곤충, 동물이 뛰어다니면 도심 속에서 자연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5월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습지관찰 프로그램을 한 달에 두 차례씩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은 녹색소비자연대가 맡는다. 박화영 생태여가팀장은 “도심에서 역사와 자연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생명이 되살아나는 곳이라 자연, 습지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02)3273-7117.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꽃의 향기가 가득한 봄의 들녘을 상상해본다. 혹 눈이라도 감을세라 온갖 꽃들이 코끝에 달려와 간지럽힌다. 가족과 연인을 부른다. 문득 낭만의 기차를 떠올린다. 봄길,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며 진달래, 개나리가 만발한 꽃동산 그림처럼 펼쳐진다. 춘정을 부추기는 이 봄날, 어찌 몸과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추억을 쌓는, 즐거운 봄꽃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매화의 광양, 벚꽃의 진해, 그리고 산수유의 구례 등이 대표적인 봄꽃 여행지로 알려져 있지만, 거제도의 외도 역시 봄꽃 테마여행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에 자리잡은 덕에, 섬에서 평생 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파라다이스(천국)’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조그마한 섬을 왜 환상의 섬이라 부르는 걸까? 비록 작은 섬이지만, 눈으로 84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조각공원, 지중해풍 양식의 정원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을 보고, 코로는 섬에 가득한 꽃향기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귀로 섬안에 가득한 감미로운 음악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하다 배를 놓치기도 한다. 게다가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까지 덤으로 구경 할 수 있는 기차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글 사진 외도 박준규 철도여행가 ■ 환상의 섬 외도 무박2일 기차여행 외도까지 가는 일정은 무박 2일이다. 매주 금·토요일에 출발한다. 지난 금요일, 저녁밥을 일찍 먹고 가족과 함께 열차 시각에 맞춰 서울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손에 손을 잡은 가족들, 팔짱을 낀 연인들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 첫째날 22:10 서울 영등포역 2층 구내약국 앞에서 여행가이드를 소개를 받은 뒤, 일정표와 좌석표, 배지 등을 받았다. 좌석표에는 이름과 함께 버스와 열차의 좌석번호가 적혀 있었다. 22:37 개찰구를 나와 부전행 무궁화호 열차를 확인한 다음 탑승. 외도가 경남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열차는 3시간30분, 다시 버스로 3시간 정도 타야 하는 다소 피곤한 일정이다. 하지만 천국을 구경을 한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지루함보다는 즐거움이 앞선다. 22:47 열차가 영등포역을 출발하면서, 무박 2일간의 외도 기차여행이 시작됐다. 열차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집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곳. 따뜻한 커피와 함께 휴대한 MP3의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하다, 입이 출출하면 오가는 한국철도유통 아저씨에게 구운 계란과 음료수를 사서 시장함을 잊는다. 오랜만에 만난 옆 좌석의 친구와 추억을 떠올리며 소곤소곤 수다를 떨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대구역이다. ■ 둘째날 02:17 대구역에 도착하면 무궁화호 열차와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버스로 바꾸어 타야 한다. 첫번째 목적지 거제시 학동몽돌해수욕장까지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구역을 출발한 관광버스는 마산, 통영을 거쳐 학동몽돌해수욕장에 도착했다. 05:20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해변이 모래가 아닌 몽돌로 이루어졌다. 학(鶴)과 비슷한 모양을 해 학동, 흑진주처럼 검은 몽돌이 합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이라 불린다. 환경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지정할 만큼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이 된 인근 동백림의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으니, 보면 볼수록 눈이 즐거워진다. 06:30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자란 묘한 모습의 신선대 바위(일명 잠수함 바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상이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진달래꽃이 피어 있으니, 조심조심 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 보자. 진달래꽃 냄새에 취해 잠시 꽃밭의 공주와 왕자로 변신하는 것은 어떨까? 07:00 신선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도장포유람선터미널. 유람선 출항에 앞서 MBC 드라마 ‘회전목마’ 등의 촬영지였던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았다. 예전 마을 아낙네들이 뱃길 떠난 남편을 기다리던 곳.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와 황톳빛 들판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바닷바람은 마치 음료수처럼 시원하기 그지없다. 오전 7시에 출발한 유람선은 해금강 선회관광을 한 뒤, 외도로 향했다.10분쯤 달렸을까. 바다의 금강산, 아니 세계 최고의 조각가라도 만들 수 없는 기암괴석군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해금강이었다. 07:20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칡뿌리가 뻗어 내렸다는 갈도(갈곶도). 지금은 명승 제2호로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을 가진 해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유람선 선장의 감칠맛 나는 설명을 듣고 있자니 두꺼비바위, 선녀바위 등 각각의 절벽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때보다 선장의 뛰어난 운항기술을 요하는 곳이 해금강 선회관광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십자동굴.‘해금강 선회관광을 하면서 십자동굴을 못 가봤다면, 용을 그린 다음 눈을 그리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처럼 신비로움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09:30 외도는 해금강과 달리 상륙관광이다. 섬 보호를 위해 주류, 담배 등은 반입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회 촬영지이며,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인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일대 약 4만 4000평에 야자수 등 840여 종의 아열대 식물과 3000여종의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지중해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을 바라보면, 자연과 예술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공간, 마치 천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낀다. 사막식물이 모여 있는 선인장 동산, 지중해식 정원 비너스 가든,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전망대 등 관람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여행의 즐거움 등을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11:20 외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30여분. 너무 짧은 편이라 아쉽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노력과 후대에 좋은 관광지를 남겨주기 위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외도관광을 마친 다음 마산시 호성온천으로 향했다.27℃ 청정알칼리수로 유명한 곳. 뜨끈뜨끈한 온천물로 씻고 나니 여행의 피로가 일순간 사라지는 듯하다. 12:30 마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어시장과 아귀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싱싱하고 푸짐한 회와 해산물로 점심식사를 한 다음, 조선 영·정조 때부터 이어져 온 마산어시장을 둘러보았다. 17:10 마산어시장에서 대구광역시 망우공원까지는 2시간쯤 소요된다. 망우공원은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의 공을 기리기 위하여 세워진 곳. 말위에서 장검을 곧추세운 곽재우 장군의 동상과 하얀 성벽위에 지어진 ‘영남제일관’이란 누각이 인상적이다. 18:15 동대구역을 출발했다. 갈 때는 무궁화호를 타고 3시간 30분여를 달려야 했지만, 돌아올 때는 KTX다. 시속 300㎞로 달려 1시간50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한다. 20:06 아쉬움을 안은 채 서울역에 도착. 무박 2일 동안 함께한 여행동료, 가이드와 석별의 정을 나눈 다음 곧바로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 여행수첩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는 왕복열차요금과 연계버스요금, 유람선료, 입장료 등이 포함된 외도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외도와 해금강 외에 신선대, 바람의 언덕 등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어른 8만 9000원, 어린이 7만 5000원.(032)343-7788,(080)343-7788.
  • [OUR STORY] 봄처녀를 그리다

    [OUR STORY] 봄처녀를 그리다

    꽃을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화사해진다.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진다. 어떤 꽃인들 그러지 않을까마는, 차디 찬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봄꽃의 유혹은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다.3월이라…. 초순을 훌쩍 넘긴 이맘 때라면 청매실 농원이 있는 광양 매화마을로 가야 한다. 바람에 흩날린 하얀 매화꽃이 섬진강으로 떨어지는 광경, 생각만으로도 아름답지 않은가. 섬진강 자락에 기댄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마을에선 노란 산수유가 다투어 피어났다. 해마다 중순을 넘어서야 만개하더니 매화꽃을 시샘하는 까닭인가, 일찌감치 꽃을 피워 냈다. 계곡과 돌담 사이에 흐드러진 산수유가 눈부시고 애절하다. 이맘 때면 또 봄이 깃든 약숫물, 고로쇠가 매화, 산수유와 공명을 다툰다. 삼국시대 병사들이 전투 중 화살에 꽂힌 나무에서 흘러나온 고로쇠를 마시고 원기를 회복했다던가.‘나도 예 있소!’하며 목청을 높이는 듯하다. 지리산과 백운산을 휘감으며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모습으로 흘러가는 섬진강에 봄빛이 완연하다. 주 초반 꽃샘추위가 반짝 기승을 부리긴 했지만, 서둘러 찾아 온 봄이 개화시기를 앞당겨 놓은 탓에 서두르지 않으면 낙화하는 모습만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만화방창 때는 좋아 아니 가지는(?) 못하리라∼. 글 사진 구례 손원천 기자 km@seoul.co.kr ■ 산수유 군락지 전남 구례 산동 상위마을 전주와 임실을 뒤로하고 남원땅에 접어드니 이름도 살가운 춘향터널과 방자교차로가 이방인을 맞았다. 설핏 웃음이 흘러 나왔다. 혹시 몽룡 고가도로나 향단이 삼거리, 변학도 다리는 없을까. 도로시설 이름만으로 가슴 한자락 내려놓게 하는 남도의 해학에 장시간 운전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 노란 군무(群舞) 산수유 남원을 지나 20분쯤 달렸을까. 봄물에 방게 기어 나오듯, 고샅길과 개울가 곳곳에서 노오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던 산수유가 어느새 선연한 노랑색 군락을 이루며 눈앞에 펼쳐졌다.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 국내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다. 작가 윤대녕씨가 ‘마른 가지에 뿌옇게 튀어 올라 비구니 애처로운 머리통에 비죽비죽 돋는 머리칼 끝들을 생각나게 한다’던 바로 그 꽃.3월로 들어서자마자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가 산동마을 농가 앞마당과 돌담길, 논두렁이며 산기슭에 꽃구름을 피워 놓았다. 마치 마을 전체가 노란 구름에 파묻힌 듯한 느낌. 노랑빛 감도는 이끼가 낀 채 단정하게 서 있는 돌담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좁은 돌담길을 걷다보면 남녀간 정이 도타워지고, 없던 정도 생긴다 해서 사랑의 길이라 불린다. 그 돌담 위로 산수유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산수유도 돌담도 온통 노랑빛. 때마침 내린 봄비마저 노란 색깔을 머금고 흩뿌려지는 듯하니, 그야말로 꽃처럼 아름다운 봄날이다. 아마 여수·순천 10·19사건 때 ‘산동애가’를 부르며 토벌대에 끌려갔다는 19세 백씨(氏)소녀도 그처럼 아리따웠을 게다.‘잘 있거라 산동아 한을 안고 나는 간다/산수유 꽃잎마다 설운 정을 맺고/회오리 찬바람에 부모 효성 다 못하고/발길마다 눈물지며 꽃처럼 떨어져서….’산수유가 지리산을 노랗게 물들여갈 때면 이곳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산동애가의 한 구절이다. 산수유에서 왠지모를 애절함이 느껴졌던 건 이처럼 가슴아픈 해방공간의 현대사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었나 보다. 상위마을에서 19번 국도를 가로질러 가면 만날 수 있는 현천마을과 반곡마을 또한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산수유 명소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 가볼 만한 곳 ●사성암 화엄사쌍계사 등 지리산을 대표하는 거찰 외에도 기암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사성암도 놓치면 아쉬운 볼거리. 절 뜨락에 서면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드넓은 토지면 등 구례 들녘과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물줄기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문척면 죽마리. ●운조루 1776년 건축된 조선시대 전통 양반가옥.‘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구름 위로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의 이름만큼 아름답다. 남한 3대 길지(吉地)위에 세워져 세인들의 관심을 더한다. 중요 민속자료 8호. 토지면 오미리 # 가는 길 자가용을 이용해 갈 경우, 산수유마을을 먼저 둘러본 뒤 매화마을로 가는 게 편하다.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을 나와 남원 방향 17번 국도를 탄 뒤, 임실을 거쳐 남원시 직전에 있는 춘향터널을 지나자마자 19번 국도로 갈아 탄다. 밤재터널을 지나 지리산온천랜드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2㎞쯤 가면 산수유 마을에 닿는다. 매화마을은 산수유 마을에서 나와 다시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방면으로 가다 화엄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861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직진, 화개장터 지나 남도대교를 건넌 다음 좌회전해 계속 직진하면 된다. 산수유마을에서 40∼50분 소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구례까지 가는 것이 우선. 구례행 직행버스(4시간 소요)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4차례 운행한다. 기차는 하루 15회. 구례구역에서 내린다. 상위마을까지는 구례공용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061)780-2731. ■ 지리산 피아골 직전마을 고로쇠 ‘여러분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계십니다.’지리산 피아골로 향하는 섬진강변 861번 지방도로 한쪽에 서있는 입간판 글귀다. 가슴에 여실히 와 닿는 명문. 최소한 이맘때 만큼은 더없이 정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 봄이 깃든 물 고로쇠 산수유에 취해 몽롱해진 정신을 봄비에 씻기운 맑고 깨끗한 섬진강 바람에 날려보내고, 지리산 피아골 계곡의 마지막 동네 직전마을로 향했다. 고로쇠 산지로 유명한 곳. 경칩을 막 지난 요즘 이 마을 사람들은 고로쇠 채취로 분주하다. 가을엔 부지깽이도 덤빈다더니, 딱 그 모양. 봄기운이 약동하는 피아골 자락에 나무들의 수액 차오르는 소리가 가득하다. 피아골에서 고로쇠 채취로 40여년을 보낸 손경섭(53)씨의 설명.“고로쇠는 뿌리에서 새순으로 흘려보내는 수액을 뽑아낸 겁니다. 날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이맘때 아니면 채취가 안되지요.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많은 수액이 나오지만, 비가 오고 눈이 오거나 강풍이 불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수액 양도 적습니다.”손씨의 자랑이 이어진다.“경칩 전후 한 달 동안 채취하는 직전마을 고로쇠 수액은 야산에서 생산되는 것에 비해 당도와 효능이 뛰어나 그야말로 산중 보약이죠.” 동행한 문화관광 해설가 박미연(35)씨는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고로쇠 수액 한 말(18ℓ)을 서너명이 밤을 도와 마시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지리산 자락의 민박집 등에서 관광객들이 밤새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죠.”라며 거들었다. 막 채취한 고로쇠 한잔을 들이켰다. 들척지근한 것이 온몸에 산골의 봄기운이 통째로 전해진다. 미각을 통한 봄맞이처럼 생생한 게 또 있을까. 한화리조트 지리산(www.hanhwaresort.co.kr)은 피아골 직전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택배로 보내준다.18ℓ1통 5만 5000원.(061)782-2171.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고로쇠 수액의 약리효과 단풍과에 속한 활엽수인 고로쇠나무의 껍질을 한방에서는 ‘지금축’이라는 약재로 사용해 왔다. 지금축은 성미가 맵고 따뜻해 풍을 제거하고 습기를 없애며(祛風除濕), 혈액순환을 도와 어혈을 없애는(活血祛瘀) 작용을 한다. 따라서 풍과 습이 원인인 사지마비, 동통은 물론 골절·타박상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해발 600∼1000m의 고지대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의 뿌리에서 줄기로 올라가는 수액을 인위적으로 채취한 것이다.1m 정도 높이의 나무 몸통에 드릴로 1∼3㎝ 깊이의 구멍을 뚫은 뒤 호스를 꽂아 흘러내리는 수액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 소백산, 오대산 등 산이 깊고, 공해가 적은 곳에서 많이 재배하거나 자생하며 ‘고로쇠’란 이름은 관절통 등 관절질환에 좋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동안 고로쇠 수액의 성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는데, 당분 칼슘 마그네슘 칼륨 비타민B1·B2와 비타민C, 각종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일반 물보다 40배 정도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알칼리성의 이온화된 성분은 인체에 쉽게 흡수된다. 이 가운데 주성분인 당분은 1∼2%가량 함유되어 있으며 사당, 포도당, 과당이 함께 어울려 달콤한 맛을 낸다. 성분이나 맛의 차이는 고로쇠나무가 자라나는 토양, 기후, 채취 시기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고로쇠 수액은 많이 마셔도 탈이 나지 않아 평소 물처럼 하루 4∼5회 음용하면 되며, 다른 음식에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함유 성분이 풍부하고 체내 흡수도 좋은 고로쇠 수액은 건강음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고로쇠 수액의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되어 있지 않지만 수액에 포함된 당분이 혈당조절을 원활하게 해 당뇨, 고혈압, 피로회복 등에 효능이 있고, 각종 미네랄은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 신경통, 산후 후유증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칼슘성분이 많아 노약자나 골다공증 등이 많은 부녀자에게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위장병, 피부병, 비뇨기과 질환 등에도 좋은 효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 이경섭 강남경희한방병원장·경희대한의대 한방부인과 교수 ■ 전남 광양 섬진강 다압 매화마을 매화(梅花)라 한다.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과 서리를 이겨내고 피어난다.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줄 뿐만 아니라 그 자태가 연분홍 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봄처녀의 아리따운 모습과 닮아 애간장을 녹인다. 매화는 또 한평생 춥게 살면서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다. 옛 선비들은 매화의 그 고결한 기품을 본받으려 늘 가까이 두고 노래했다. 청빈과 지조, 그리고 올바른 법도를 지키게 하는 절개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래서 병풍이나 족자, 청자·백자 도자기에서도 오롯이 피어나 사시사철 길잡이 역할을 했다. 퇴계 선생은 생전에 매화가 좋아 시 여러 편을 남겼다. 그 중 한 구절이다.‘옛 책을 펴서 읽어 성현을 마주하고/밝고 빈 방안에 초연히 앉아/매화 핀 창가에 봄소식 보게 되니/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으리’-壬子正月二月立春(임자년 정월 초이틀 입춘) 매년 3월 한 달이면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 일대에는 매화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자,‘얼씨구나 매화로다’처럼 춘정이 그립거든 봄의 교향악이 펼쳐지는 그곳으로 훌쩍 떠나보자. 지리산과 구비진 섬진강을 덮은 매화의 시향(詩香)에 흠뻑 빠져 봄맛을 진하게 느껴 보자. 글 광양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광양시청 제공 매화마을로 유명한 광양 다압면(多鴨面). 지난달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매화는 550리 섬진강, 아름다운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배경으로 그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경남 하동 나들목에서 매화마을로 들어섰더니 섬진강 강가 주변에는 대나무와 억새풀숲 또한 그림처럼 쭉 이어진다.‘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판이 그럴듯하게 눈에 들어왔다. 지나는 차창 밖으로는 ‘섬진강 재첩국’이라는 간판이 여기저기 눈에 띄어 입맛을 자극했다. 매화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백운산 자락에 내려앉은 연분홍 구름선녀들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가를 감상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이 광경에 ‘와∼’라는 탄성을 연발한다. 또한 연인끼리, 가족끼리 그 추억을 담아내려고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댔다.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꽃잎 가까이에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고 볼에 비벼보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 17일부터 25일까지 매화축제 가장 이른 시기에 봄소식을 전해주는 매화꽃을 소재로 한 매화축제는 섬진강변 매화마을 일원에서 해마다 3월에 열리며 전국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되는 꽃 축제이다. 1997년 시작된 매화축제는 품질 좋은 매실과 매실로 만든 매실식품을 널리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전국의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섬진나루터와 청매실농원의 전통옹기, 그리고 섬진강 재첩잡이 풍경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강변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광양시청에서 주최하는 매화마을 축제는 매화꽃이 만개하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열린다(청매실농원 자체에서는 이미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주제는 ‘달빛 어린 매화, 섬진강 따라 사랑을’이다. 특히 올해는 ‘매화학술대회’‘매화작품전시회’‘매화음악회’ 등의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아울러 ‘나만의 매화만들기’‘봄을 깨워라’‘매화탁본’‘꽃차만들기’‘섬진강변 소달구지여행’ 등의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전국 매화사진 촬영대회, 매화백일장, 매화사생화대회 등의 부대행사도 이어진다. 광양시청의 한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전국에서 5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섬진강의 유래 1385년 고려 우왕 11년 때의 일로 전해 내려온다. 경남 하동에 왜구들이 많이 출몰하면서 양민들을 괴롭혔다. 왜구들이 강을 건너려 할 때 두꺼비 수만마리가 몰려와 울음으로 왜구를 쫓아내자 이를 가상히 여긴 임금님이 강 지명을 한문으로 두꺼비 섬(蟾)자를 써서 섬진강(蟾津江)이라 부르라고 했다. 예부터 두꺼비는 집지킴이, 재복신으로 불리웠다. 액을 물리치고 부귀영화를 불러주는 동물로 여겨진 것이다. 예를 들어 ‘떡두꺼비 같은 아들 낳고 잘 살아라’,‘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등의 동요도 있다. 또한 두꺼비가 절에 나타나면 스님이 합장을 하고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암시하는 등 불가에서는 큰스님, 또는 실지 금와보살로 지칭되기도 한다. # 교통편 서울에서 갈 경우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다가 산청으로 빠져 국도로 가는 길이 있으나 지리산 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아예 진주까지 가서 하동읍내를 통해 다압면으로 가는 편이 좋다고 경험자들이 권한다. ●서울∼대전∼진주∼하동IC∼하동읍∼섬진교∼매화마을.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이용해 익산을 거쳐가는 방법도 있다. 익산∼전주∼구례∼간전교∼다압면∼매화마을. ●열차편으로는 하동역 또는 진상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 주변 볼거리 ●자연관광 백운산과 4대계곡, 섬진강나루터, 광양만, 망덕포구와 배알도, 희양십경 등.(061)797-2731. ●문화유적 옥룡사지 동백림, 중흥사, 형제의병 유적지, 성불사 등.(061)797-3363. # 먹을거리 재첩국과 고로쇠 등이 풍부하며 그외 식당안내는 (061)797-2607로 하면 된다.
  • [Local] 청주에 두꺼비 생태문화관

    충북 청주시 원흥이방죽 산남3지구에 국내 처음으로 두꺼비생태문화관이 들어선다. 원흥이방죽에는 국내 최초로 두꺼비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한국토지공사 충북본부는 2일 올해 말까지 21억원을 들여 원흥이방죽 두꺼비생태공원 안에 지하 1층 지상 1층(총건평 150평)규모의 두꺼비생태문화관 공사를 다음달 시작한다고 밝혔다. 토공은 지상 1층 위에 잔디를 깔아 자연구조물의 느낌을 줄 계획이다. 생태문화관에는 두꺼비의 서식과 생태를 알려주는 전시실,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체험학습실이 들어선다. 두꺼비 관련 회의를 개최하는 세미나실도 있다. 토공은 지난해 82억원을 들여 두꺼비산란지인 원흥이방죽 주변 1만 3000평에 구룡산과 이어지는 폭 38m, 길이 200m의 이동통로와 하천 등 두꺼비생태공원을 조성한 바 있다 .3000평 정도의 원흥이방죽은 구룡산에서 서식중인 두꺼비들이 내려와 산란하고 되돌아가는 곳으로 주변에 아파트 등이 들어서기 전에는 1000여마리가 내려왔으나 지난해 264마리, 올해 현재까지 210마리가 발견되는 등 두꺼비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청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여행·레저 단신]

    ●에버랜드 ‘새출발 대축제’ 이벤트에버랜드는 약동의 계절, 봄을 맞아 ‘에버랜드 새출발 대축제’ 이벤트를 펼친다. 새학기를 시작하는 모든 학생들과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사원, 새롭게 배움을 시작하는 학원 및 강의 수강생 등 새로운 도전의 출발선에 선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30% 할인의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쿠폰을 발급받으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1∼31일까지. 정문지역 글로벌 페어에 마련된 ‘학용품 특별할인 매장’에서는 130여 종의 상품을 2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4일까지.(031)320-5000.●서울랜드 정월대보름 축제서울랜드(www.seoulland.co.kr)는 3,4일 정월대보름 축제를 벌인다.‘이색 체험마당’과 ‘행운 이벤트’ 등 두가지. 이색체험마당에서는 새해소망 연 만들기 체험과 전통놀이 3종 게임 등이 펼쳐진다. 행운이벤트는 다양한 부럼과 함께 순금돼지 1돈의 행운을 주는 ‘황금 돼지를 찾아라’, 한 해의 운세를 점쳐 보는 ‘행운 윷점’ 등으로 꾸며진다.(02)509-6000.●63씨월드 개구리 특별전63씨월드(www.63.co.kr)는 경칩을 앞두고 전 세계 10여종 80마리의 개구리를 한 자리에 모은 ‘개구리 특별전’을 연다. 토마토처럼 화려한 빛깔을 가진 ‘토마토개구리’와 호전적인 팩맨개구리’ 등 생김새과 습성이 다른 다양한 개구리들이 전시된다. 동남아시아 대표종 ‘자바두꺼비’, 아프리카의 대표종 ‘아프리카금빛개구리’ 등도 볼 수 있다.3월3일∼4월30일.(02)789-5663.●국내 여행상품권을 공짜로?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 대표 이수형)는 ‘봄 꽃 여행’ 기획전을 열고 4월 말까지 상품 구매자 중 추첨을 통해 국내 테마여행 상품권(4명) 및 투어익스프레스 여행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02)2022-6479.●여행계획 잘세우면 뉴질랜드여행이 공짜 뉴질랜드관광청은 ‘뉴질랜드닷컴(www.newzealand.com)의 한국어 사이트 오픈을 기념해 뉴질랜드 방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뉴질랜드 드림 홀리데이’ 이벤트를 벌인다. 홈페이지 내에 있는 ‘트래블 플래너’를 이용해 개인의 취향대로 뉴질랜드 여행 계획을 세워 응모하면 된다. 응모한 플랜 중 선정된 총 8명에게는 에어텔 상품권 1인 2매씩이 주어지며 이벤트 첨가자 선착순 1000명에게 뉴질랜드 천연 화장품이 경품으로 제공된다. 응모기간은 18일까지, 당첨자는 4월 2일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1박2일 `우먼 골프데이´ 패키지우리나라 최초의 글로벌 브랜드 리조트로 조성된 힐튼남해 골프 앤 스파리조트는 이달부터 여성들을 위한 ‘우먼 골프데이’ 패키지 서비스를 시작했다.1박2일 일정의 이 패키지 상품은 평일에 여성들이 골프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조식이 포함된 스위트 룸 숙박권과 시-사이드 골프장 그린피 및 고급 스파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 또 패키지 고객들은 라운딩 중 티하우스에서 런치와 음료를 제공받는 것은 물론 라운딩 후 레스토랑에서 만찬과 함께 뉴욕 스타일의 코스모폴리탄 칵테일도 제공받는다. 패키지 가격은 2인 기준 스튜디오 스위트(35평)가 55만 7000원이다. 각 평형별 가격 및 예약 사항은 (055)863-4000으로 문의하면 되며, 힐튼남해 골프 앤 스파리조트 관련 정보는 웹사이트(www.namhae.hilton.com)에서도 제공된다.
  • 청계천서 ‘생태 데이트’

    청계천서 ‘생태 데이트’

    “청계천으로 생태여행 오세요.” 청계천을 터전으로 사는 동·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생태지도가 나왔다. 서울시설공단은 2일 청계천에 서식하는 식물·조류·어류의 생활상을 꼼꼼하게 정리한 ‘청계천 생태현황도’를 펴냈다. 청계천 복원이 생태계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 관리하기 위해서 만든 지도지만 개학을 며칠 남기지 않은 아이들과 함께할 도심생태여행지도로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공단이 한국환경복원녹화기술학회에 의뢰해 만든 생태현황도는 청계천을 상, 중, 하류1, 하류2 등 네 구간으로 나눠 구간별 생물들의 생활상과 보호종 및 위해종 등을 표시하고 있다. 현황도에 따르면 청계천의 서식동물은 모두 386종으로 복원 전에 비해 288종이 늘어났다. 먼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상류(청계광장∼새벽다리)에서는 붕어, 잉어, 메기, 갈겨니 같은 물고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갈겨니는 피라미와 비슷하지만 머리가 크며 양 옆에 굵고 어두운 푸른색의 세로띠가 있는 어류다. 봄이 되면 광교와 장롱교 주변에선 노랑창포나 쇠별꽃, 마거리트 등도 예쁜 꽃을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류(새벽다리∼황학교)에선 버들치와 자라를 찾아보자. 새벽다리 근처에서는 소박한 꽃망울을 준비하는 개망초와 애기똥풀 등 야생초들이 모여산다. 조사결과 청계천에서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곳은 하류(황학교∼중랑천 합류부)다. 특히 신답철교에서 중랑천이 합류하는 2㎞ 구간은 식물 199종, 어류 10종, 조류 27종, 양서파충류 8종 등 모두 257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하류에서는 환경부 멸종위기 2급보호종인 꾀꼬리와 물총새, 박새는 물론 두꺼비도 발견됐다. 토종 긴몰개와 가시납지리 등 토종 어류도 관찰할 수 있다. 물론 반갑지 않은 불청객도 있다. 배스와 붉은귀거북, 서양등골나물, 개쇠스랑개비 등이 토종 생태계를 뒤흔들며 위해를 가하는 종이다. 공단은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긴몰개, 물총새, 맹꽁이 등 10종을 ‘우선 관리종 및 생태계 보전 목표종’으로 선정했다. 공단측은 “생태지도가 원래 하천 생태 복원 및 유지관리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가족단위의 생태여행에도 좋은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2004년 1000마리,2005년 500마리,2006년엔 250마리. 원흥이 방죽 일대에 택지개발이 시작된 뒤 산란을 위해 원흥이 방죽을 찾는 두꺼비의 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급격히 열악해진 환경에서도 지난해 원흥이 방죽에는 이른 봄부터 구룡산의 겨울잠에서 깨어난 두꺼비들의 여정이 이어지는데…. ●달자의 봄(KBS2 오후 9시55분) 강태봉은 애인대행 계약을 파기하고 진짜 연애를 해보자고 하지만 달자에게는 여섯살 연하의 벽이 높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달자가 사는 집에 쳐들어와 막무가내로 빌붙으려 한다. 채권자들의 행패로 위기에 몰린 위선주가 달자에게 도움을 청한다. 강태봉이 뜻밖의 모습을 보이며 예상치 못한 과거가 밝혀진다. ●생방송 오늘아침(MBC 오전 8시30분) 조폭도 기업화? 월 수입 400만원. 조폭은 이미 한국 대중문화 속에서 친숙한 소재다.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도 오래다.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많은 청소년들이 조폭에 대한 동경과 환상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마초적이고 집단적인 폭력으로 대표되는 조폭. 그 허와 실을 공개한다. ●외과의사 봉달희(SBS 오후 9시55분) 문경은 뇌사상태의 아이 심장을 이식받게 해달라며 매달린다. 중근은 자신도 장기를 기증하겠다며 문경을 향해 혈액형도 맞지 않는다며 기다려 보자고 설득한다. 문경은 관련서적을 놓고 씨름하는 건욱을 찾아간다. 문경은 자신이 지은 죄를 아들이 모두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절규한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빌릴까? 살까? 새로운 소비생활, 렌털에 대해 알아본다. 렌털제품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과 렌털시 주의점을 알아본다. 물건 고르는 방법, 계약서 작성하는 방법, 약관 살펴보는 방법, 사전에 조사해야 하는 정보 등 렌털을 하기 위해 치러야 할 순서를 단계별로 경험해 보고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전달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이슬람 교파 수피즘 교도들은 주로 시와 노래, 춤을 즐긴다. 터키의 회전 춤도 수피즘 교도들의 의식이다. 수피즘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신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알라신의 행복을 체득하는 것이다. 아프간 주민들을 억압하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면서 수피 교도들도 마음껏 신을 숭배할 수 있게 됐다.
  • [새영화]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현실은 잔혹하고 잔인하단다. 마법이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거야. 어른이 되면 더이상 요정 같은 것은 믿지 않지. 냉혹한 현실만 깨닫게 될 뿐….” 영화는 내내 이렇게 말한다. 환상 속에 빠진 아이도, 끔찍하고 소름돋는 상황 속에 놓인 어른들도 하나의 종착점으로 치닫는다. 잔혹한 현실.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El Laberinto Del Fauno)는 파시스트 독재자 프랑코 정부에 맞서 투쟁하는 게릴라과 정부군이 대립하는 1940년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다. 군인의 아이를 가진 엄마를 따라 게릴라과 정부군이 맞닿은 숲 속에 오게 된 오필리아에게 그곳은 늘 벗어나고 싶은 두려운 곳이다. 오필리아의 유일한 탈출구는 환상이 만들어낸 요정 이야기. 요정을 따라 신비로운 미로의 중심으로 들어간 오필리아는 기괴한 모습의 판을 만난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지하왕국의 공주였던 전생을 이야기하며, 마법열쇠 세 개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판의 지시에 따라 오필리아는 위험천만한 모험의 세계로 빠져든다. 미로 밖의 세상에서 벗어나 지하왕국의 공주로 돌아가기 위한 몸부림이다. 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판타지 영화는 내내 어둡고 음습하다. 잔혹동화라고 하는 것이 옳다. 환상이라는 것이 고단한 현실을 잊게 하는 밝고 안락한 것이 아니라는 듯, 오필리아를 벌레가 가득하고, 끈적한 두꺼비가 있는 동굴이나 아이를 잡아먹는 창백한 괴물이 사는 집으로 몰아간다. 차가운 눈빛의 새아버지와 점점 약해져만 가는 엄마가 있고, 게릴라의 폭격이 계속되는 현실보다는 나은 곳이지만, 어린 오필리아에게는 모두 견디기 힘든 고통의 공간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환상과 현실을 힘겹게 오가는 오필리아의 모습에서 환상은 현실의 도피처가 아니라 삶의 일부임을 비추는 듯하다.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꿈꾼 환상은 역시 악몽일 수밖에 없는,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를 역설한다.15세 관람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계양산 개발 놓고 인천 ‘시끌’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 개발을 놓고 부지 소유주인 롯데와 시민단체 간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1989년부터 시작됐으나 최근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발을 추진한 업체들이 시민단체의 환경보전 논리에 밀려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해당 자치단체도 개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계양산 북쪽 자락인 목상·다남동 일대 74만평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안(2007∼2011년)을 지난 6월30일 인천 계양구에 제출했다.2900억원을 들여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위락시설 등을 갖춘 수도권 최대의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땅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1974년 사들였다. 롯데는 2003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이 땅에 대한 개발을 시도했으나 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계양산 개발을 처음 떠올린 대양개발은 1989년 계양산내 9만평에 위락단지를 조성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1992년과 1999년에도 계속 개발을 시도했으나 역시 환경단체의 반발로 상처만 입은 채 물러났다. 계양구도 롯데측이 계획안을 제출하기 전인 지난 4월 독자적으로 테마파크 조성을 골자로 한 계획안을 마련해 인천시에 제출했으나 사전 환경영향평가 미비 등으로 반려됐다. 계양구로부터 롯데의 사업계획안을 제출받은 인천시는 건설교통부에 통보, 현재 사전협의 절차를 밟고 있다. 인천시는 건교부의 사전협의 결과를 토대로 관리계획안을 만든 뒤 주민의견 수렴,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건교부에 최종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건교부의 사전협의 결과에 따라 계양산 개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올해 안에 개발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롯데로서는 개발제한구역 2차 관리계획에 개발안이 반영되지 못할 경우 향후 5년간 개발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절박하기만 하다. 한편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인천녹색연합 등 인천지역 45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9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양산 골프장 저지 인천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들은 인천의 주산인 계양산에 고라니, 너구리, 반딧불이, 버들치, 도롱뇽, 두꺼비 등의 동물은 물론 이삭귀개, 삼지구엽초, 서어나무 등 진귀한 식물이 서식해 개발이 이뤄질 경우 자연생태계의 질이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매일 1만명 이상이 찾고 있으며, 인천의 ‘허파’라 할 수 있는 계양산에 특정인들을 위한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시민 환경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우선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안에 롯데의 개발안이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계양산을 도시자연공원으로 조성하는 환경친화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을 인천시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 가운데서도 개발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계양 주민들로 구성된 ‘계양발전협의회’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계양산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단체들이 주민 실익을 외면하고 골프장이 들어서면 계양산이 모두 파헤쳐지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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