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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된장국
    20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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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먹고 집단 식중독?

     지난 25일 충남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 원인이 살충제 성분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점심 급식을 먹은 학생 140여명 가운데 32명이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26일 현재 18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이날 식단은 밥과 된장국,장어구이,계란찜,김치 등이었다.  충남 보건환경연구원은 학생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살충제 성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원측은 “일반적으로 식중독은 음식을 먹은 뒤 6~8시간 후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번 사고는 식후 30여분 만에 구토와 어지럼증,마비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길섶에서] 가을볕/노주석 논설위원

    가을볕이 따갑다. 속담에 ‘가을볕에는 딸을 쪼이고 봄볕에는 며느리를 쪼인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보다 딸을 아낀다는 뜻이리라. 본래 봄과 가을은 일사량과 강도가 비슷하지만 겨울의 뒤끝인 봄볕에 노출되면 얼굴이 쉽게 그을린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배꼽쯤에 해당하는 안산(鞍山)엘 다녀왔다.296m이니 남산(262m)보다 높다. 서울의 4대 문안,4개 산을 이르는 내사산(內四山)이 있다. 북쪽의 북악산, 동쪽의 낙산, 남쪽의 남산, 서쪽의 인왕산이다. 여기서는 빠지지만 서울시내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펼쳐지는 전망이 일품이었다. 하행 길을 봉원사 쪽으로 잡았는데 마침 점심시간이었다. 관음재날이니 공양을 하고 가라는 권유를 받았다.‘발우공양’에 ‘오관게’를 읊는 공양은 아니었다. 구내식당에서 접시에 나물 몇 가지 담아 된장국과 버무려 먹는 자리였다. 나올 때 밥값이라고 생각하고 초 두 자루를 샀다. 집에 와서 보니 얼굴이 그을렸다. 지구온난화 탓인지 가을볕도 장난이 아니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씨줄날줄] 천렵/김인철 논설위원

    고향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쉽진 않겠지만 짬을 내서 한번 다녀가라는 당부다. 사연인즉, 일전 청계천에서 피라미니 불거지를 봤다고 쓴 기사를 읽었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 서울로 이사갔기에 피라미니 불거지, 모래무지, 미꾸라지 등 ‘하찮은’ 것들을 잡으며 놀던 기억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며 모처럼 천렵이나 한번 하자고 강권했다. 휴일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붓한 맛이 덜하다며 웬만하면 평일에 오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핑계김에 쉬어간다고 하던가. 하루 휴가를 내고, 이왕지사 술도 한 잔 할 요량으로 차를 가져가는 것도 포기했다. 시외버스에서 내리자 대기하고 있던 친구는 고향 마을에서 시오리 떨어진 샛강 다리 밑으로 이끈다.‘벙개’하듯 모인 또다른 친구들 네댓명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다가 반긴다. 어느새 솥단지에선 개장국이 펄펄 끓고 술도 한 순배 돈다.“오뉴월 개장국 국물은 발 잔등에 떨어지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북한 속담까지 들먹이며 친구들 모두 옛날 그 맛 그대로인, 친구 어머니가 야채니 양념 등 초벌 요리를 해줬다는 개장국의 맛을 입이 마르게 칭송한다. 아침나절 이르면서도 거나하게 마신 술기운이 온몸을 감싸기에 잠시 눈을 붙이는데 주위가 소란하다. 매운탕을 끓이느니, 튀김을 하느니 북적대는 소리다. 눈을 뜨니 정말로 피라미, 불거지 등이 한 그릇 가득하다. 어디서 사 온 거 아니냐고 묻자, 투망질 서너번만에 잡아 올린 거란다. 믿을 수 없다고 우기자 친구가 샛강으로 들어가 시범을 보인다. 정말로 단 한번의 투망질에 피라미 등 십여마리가 또다시 들려나온다. 다른 친구들도 저마다 한움쿰씩 다슬기를 주워 모여든다. 몇해 전 친환경농법이 유행하면서부터 농약 사용량이 급격하게 준 데다 상류에 들어선 대형 사우나시설이 엄격한 하수처리 규제 등으로 인해 아예 영업을 중단하면서 샛강이 살아난 결과란다. 잠시 뒤 한편에선 민물고기 매운탕에다, 다슬기와 아욱이 어우러진 된장국이 끓고, 또 한편에선 피라미 튀김이 한창이다. 한여름 벽촌의 강과 계곡에서 ‘평범한 서민들의 소박한 여름나기’ 한판 난장이 이렇게 펼쳐진다. 김인철 논설위원 ickim@seoul.co.kr
  • 오뚜기 즉석국 ‘기준치이상’ 세균… 식약청, 1193t 회수조치

    오뚜기 즉석국 ‘기준치이상’ 세균… 식약청, 1193t 회수조치

    오뚜기 ‘맛있는사골우거지국’ 등 즉석국 3종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돼 긴급 회수조치가 내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달 인천시 계양구청이 실시한 수거검사 결과 오뚜기 ‘맛있는사골우거지국’,‘맛있는시금치된장국’,‘간편시금치된장국’ 등 3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넘는 세균이 검출돼 제조번호가 같은 제품 총 1193t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렸다고 3일 밝혔다. 이 제품들은 충남 천안시 소재 상미식품주식회사가 제조해 오뚜기에 납품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서민 등골 빠지는 ‘新 3고시대’] “콩나물 1000원어치로 한끼 못먹어”

    [서민 등골 빠지는 ‘新 3고시대’] “콩나물 1000원어치로 한끼 못먹어”

    “아유∼ 정말 비싸서 못 사겠네.” 1일 오후 4시 주부 이영선(53)씨의 장보기에 따라나선 지 벌써 30분째. 농산물 가격이 가장 싸다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골목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무를 찾고 있지만 그의 맘에 드는 싸고 질좋은 ‘녀석’은 도통 보이지 않는다. ●배추값 올라 김치 안 담근지 한참 그의 다리통보다 큰 무가 2000원 푯말 뒤에서 손짓한다. 저렴한 녀석들도 그 뒤에 1000원 푯말 뒤에 줄 서 있다. 이씨는 그네들을 힐끗 보고는 감자부터 사야겠다고 발길을 돌린다.“어휴∼ 작년에 2개에 500원짜리들이 무슨… 국물 우리는 무는 좀 못생긴 거 사도 되는데 안 보이네.” 이씨는 감자가게에서 강원도와 충남에서 올라온 감자 값을 물어봤다.20㎏에 1만 7000원. 비싸다는 이씨의 말에 주인아주머니는 “그럼 말도 붙이지 마요. 2월에 6만원 하던 게 엄청 떨어진 것도 모르나.”면서 쏘아붙였다. 이씨는 발걸음을 옮겨 감자가게를 열 곳 이상 돌아다니며 값을 물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결국 한 가게에서 1000원을 깎아 1만 6000원에 감자 한 박스를 샀다. “우리 아저씨 일감이 없어서 열흘째 놀아요. 기초보호대상자라고 국가에서 주는 돈 20여만원을 쌀로 대신 받고,4년 전에 암을 앓고 나서 먹는 약값·검진비 70만∼80만원 들이고 나면 한 달에 시장 볼 수 있는 돈은 10만원도 안돼요.“ 따라다니기에 지친 기자에게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과일 가게는눈길도 주지 않는다.1년 전부터 단 한 번도 과일을 사 먹은 적이 없단다. 콩나물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기 옛말이지 콩나물 1000원어치 사도 한 끼도 못먹어요. 싼 걸로 말하면 요즘 식탁에는 얼갈이가 최고 효자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옷은 구청 벼룩시장서 해결” 한 단에 1000원짜리 얼갈이 배추를 집으면서 이거면 일주일 동안 된장국·겉절이로 최고란다. 김치는 배추값 올라 안 담근지 3개월째다. 이씨는 호박 3개에 1000원이라는 말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좀 생각에 잠기더니 “하나에 300원도 넘네. 청양고추는 얼마요.”라고 묻는다.2근쯤 돼보이는 바가지 하나에 2000원어치를 주인과 실랑이 끝에 샀다. 이씨가 적어온 쪽지에는 이제 무·두부·고사리가 남았다. 판 두부 한 모에 1300원. 두부 사는 것을 포기했다. 마른 고사리 1개에 2000원. 이제는 이씨도 지쳤는지 고사리는 다 똑같다면서 샀다. 기자가 “무는 안 사세요?”하고 묻자 이씨는 “힘들어서 도저히 못찾겠어요. 그냥 얼갈이 된장국이나 해먹지 뭐….”라면서 짐을 들었다. 그래도 아쉬운 듯 출구로 나가는 동안에 이집 저집 무 가격을 물어 본다. “토요일에 서초구청 벼룩시장에 가면 옷도 500원·1000원이면 사요. 과일이야 비싸 안 먹는다고 해도 두부·콩나물 값은 그러면 안 되지. 프로판 가스 가격이 작년에 3만 3000원이었는데 7월이면 4만원이 된다고 하대요. 라면도 한 달에 40개는 먹는데 한 개에 100원이나 올랐어요. 돈 걱정 없이 며칠이라도 살아보는 게 소원이에요.”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소연씨 우주 과학실험 성공적

    이소연씨 우주 과학실험 성공적

    “우주에서 가져온 실험 결과물들도 중요한 성과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다음에 우주실험을 기획할 때 지금의 경험이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주에 가는 것은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30) 박사는 13일 대덕연구단지 안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열린 ‘한국우주인 우주과학실험 발표회’에서 기자와 만나 우주실험의 의미와 다양한 우주체험을 소개했다. “열흘 동안 딱 두번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우리나라 상공을 지났는데, 그때는 다른 일정을 미루고 한국 사진을 담기 위해 노력했죠. 깜깜한 밤이나 대낮이었으면 우리나라 사진이 더 예쁘게 나왔을 텐데, 두 차례 모두 초저녁이었어요.” 긴박했던 귀환과정에 대해서는 “당시 TMA-11 우주선에 타고 있던 저를 포함한 우주인들은 동물원에서 부모를 잃어버리고도 동물 구경에만 정신이 없는 아이들 같았다.”면서 “주위에 몰려든 유목민들과 얘기하며 느긋한 마음으로 구조대를 기다렸고, 그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는 요청에 “어린이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도전하고 칭찬하자.’라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지금은 대체로 침체돼 있고, 도전을 두려워하는 분위기인데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면 기분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회에는 이 박사가 ISS에서 수행한 18가지 우주과학 및 교육실험에 대한 다양한 결과가 발표됐다.18가지 실험이 모두 성공적으로 완수된 것으로 평가됐고, 과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실험결과도 여럿 있었다. 동료 우주인들의 관심을 끈 것은 고추장, 된장국, 밥, 라면, 수정과, 홍삼차, 녹차, 캔김치, 라면, 생식바 등 10가지 토종 우주식품에 대한 평가였다. 이들 음식에 대한 종합점수는 7점 만점에 6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특히 고추장은 식욕을 자극하는 매운맛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밥은 집에서 먹는 밥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된장국은 특유의 발효 냄새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았다. 볶음김치도 뜨거운 물에 불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이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초파리를 이용한 중력반응 및 노화유전자 탐색실험 책임자인 건국대 조경상 교수는 우주실험을 통해 3만 2163개의 유전자 클론 중 우주노화에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699개의 유전자를 분리해 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우주공간에서의 노화촉진 과정, 중력감지와 노화의 관계 등을 밝혀내고 장기간 우주여행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선생님께 보은의 도시락 올립니다”

    “선생님께 보은의 도시락 올립니다”

    “선생님 보고 싶었습니다.” 경남정보대학 호텔외식조리과 학생들이‘스승의 날’을 앞두고 고교 은사에게 자신들이 직접 만든 ‘보은(普恩)의도시락’을 전달하는 깜짝 이벤트를 마련해 화제다. 지난 13일 오전 이 학교 호텔외식조리과 실습실. 요리복을 입은 재학생 40여명이 미리 준비한 오이, 당근 등 야채와 쇠고기, 생선 등을 다듬고 음식 간을 맞추는 등 손길이 분주히 오갔다.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보은의 도시락’을 만드는 시간이다. 학과 대표인 권수진(21)씨는 “스승의 날을 맞아 작지만 뜻깊은 행사를 생각하던 중 보은도시락 이벤트를 착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비 요리사인 학생들은 이날 그동안 배우고 익힌 요리 기술을 한껏 뽐내며 밥을 짓고 된장국을 끓였다. 또 신선한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한우 불고기, 계란말이, 호박전, 굴비구이 등 반찬과 샐러드, 드레싱, 과일 등으로 도시락을 정성껏 만들었다. 부산조리고교 졸업생인 1학년 하상윤(20)씨는 “선생님을 생각하며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같은 과 1학년 여경민(20·부산조리고졸업)씨도 “호텔외식조리를 전공하며 고교 때 은사님 생각이 많이 났었는데 대학생이 되고서야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제자로부터 보은의 도시락을 받은 부산조리고 이동석 교사는 “갑작스러운 제자들 방문에 놀랐다.”며 “스승의 날을 맞아 음식까지 준비해 찾아온 모습을 보니 너무 기특하다.”며 고마워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맛난 산나물 쌈에 삼겹살 먹고, 얼레지 된장국으로 요기하는 곳

    맛난 산나물 쌈에 삼겹살 먹고, 얼레지 된장국으로 요기하는 곳

    봄철이면 향긋한 나물반찬이 그리워진다. 일반적으로 들녘에 피어나는 들나물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나물 향은 산나물이 최고이다. 특히 강원도 깊숙한 곳에서 채취되는 나물을 최상으로 친다. 그중에서도 강원도 홍천의 응곡마을(일명 통바람골, 내면 명개리)은 요즘 보기 드문 오지마을 중 하나다. 깊은 산속에는 당귀, 곰취, 산마늘이 텃밭에서 자라나 향내를 풍기고 산속에는 보랏빛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난다. 귀하디 귀한 야생화도 만발하는 곳. 마을 사람들은 힘겹게 나물을 뜯어와 말리면서 나무 장작을 지펴 고기도 구워 먹고 순 연한 얼레지를 삶아 된장국을 끓여 요기를 한다. 그곳에서 맛보는 음식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강원도 오지의 야생화 마을 구름도 쉬어간다는 운두령 고갯길을 넘고 내면을 거쳐 구룡령을 앞두고 우측 오대산 쪽으로 차를 돌려 가다 왼편에 ‘입산금지’라는 현수막을 기점으로 비포장 임도길을 만난다. 초보자라면 눈여겨보아도 지나칠 그런 장소다. 필자도 오래전 갈천약수터에서 만난 약초꾼의 정보로 알게 된 곳이다. 그해 3번이나 찾아가 어렵사리 취재를 했었지만 목적 없으면 또 잊어버리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초봄, 오랜만에 이곳을 다시 찾는다. 마을 표시 하나도 없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이 4km 정도. 여전히 마을까지 들어가는 길은 길다. 임도 초입의 잘 지어놓은 집 한 채를 지나면 이내 민가는 끝이 난다. 하늘 향해 쑥쑥 뻗어나간 소나무 숲길을 지나고 몇 개의 개울을 잇는 다리를 건너고 시원한 계곡길을 따라 지리할 정도로 한참을 가야만 민가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띄엄띄엄 텃밭 주변으로 민가가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에서야 겨우 사람 사는 곳이라는 곳을 알게 되는 곳. 바로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응곡마을이다. 뒷산에 매가 사는 골짜기(응곡산)라는 뜻을 지닌 ‘응곡마을’의 지도상의 실제 표기는 응복산(1359.6m)으로 되어 있으며, 통바람골, 약수골로도 불린다. 현재 이 마을에는 9∼10집이 살고 있는데 토박이들은 아니고, 10∼20여 년 전부터 이곳에 둥지를 튼 사람들이다. 대부분 겨울철에는 뿔뿔이 헤어졌다가 봄철 얼레지꽃이 피어나면 다시 모여든다. 마을을 찾아간 그날, 동네사람들과 산나물을 뜯으러 산으로 올랐다. 골짜기를 거슬러 능선을 따라 1시간여 정도 오르면 간간히 야생화들이 반긴다. 노랗게 피어난 ‘괭이눈’과 ‘꿩의 바람꽃’ ‘댓잎 현호색’, 노랗게 종 모양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 아니면 볼 수 없는 ‘한계령풀’이 눈 속에 들어온다. 누가 일부러 이렇게 아름다운 화원을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귀하다는 한계령풀이 노란 꽃밭을 만들고, 그 사이 얼레지의 보랏빛 꽃들이 합세해 더욱 빛이 난다. 이처럼 응곡마을은 산나물을 뜯어 생계를 잇고 있는 몇 안 되는 강원도 전형적인 오지마을이다. 감기 바이러스조차 침범할 수 없다는 맑은 이곳에 물질적인 이기를 벗어 던지고 잠시 속세의 끈을 놓아버린다. 장화 신고 계곡을 건너 찾아간 명개약수터 그리곤 명개약수터로 향한다. 처음 명개약수터를 찾기 위해 준비해 두었던 장화를 꺼내 신고 개울을 건넌다. 물살이 세서 결국 양말까지 다 젖어 버린다. 사람들이 찾은 흔적이 역력한데도 이상하게도 계곡에는 징검다리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오라는 뜻인 듯하다. 물을 건너가면 소로(우측길로 가면 안 된다)가 나온다. 계곡 옆길로 난 길이라 산책하기에 아주 좋은 길이다. 가래나물, 팥고비, 풀고비, 당귀싹, 화살나물, 골담초 등등, 나물 새순이 뾰족하게 올라오고 애기괭이눈과 꽃잎에 점이 박혀 보기 쉽지 않다는 ‘긴개별꽃’도 눈에 띈다. 산나물과 야생화를 관찰하면서 10분 남짓 올랐을까? 자그마한 폭포를 앞두고 약초꾼이 지어놓은 천막이 나선다. 켜켜이 장작을 쌓아놓고 부엌과 방을 들여놓고 뒤켠에는 연통도 있다. 분명히 사람이 살았음직한 나물꾼의 천막은 당시에도 이곳에 있었는데, 여전히 사람은 만날 수 없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하다. 계곡 옆에 이런 철분 약수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할수록 오묘하다. 붉은 물 사이로 뽀르르 기포가 올라온다. 물 위에 떨어진 낙엽을 걷어내고 손으로 물을 마신다. 강한 철분 맛보다 톡 쏘는 탄산 맛이 느껴져 설탕만 넣으면 사이다와 같다. 어쨌든 이 약수를 통상 명개약수라고 하는데 통바람약수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산 이름도 약수산이다. 약수산을 둘러싸고 남으로는 명개약수, 서쪽으로는 삼봉약수, 북으로는 갈천약수, 동으로는 불바라기약수가 있다. 약수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고 하여 부른 듯하다. 직접 만든 아궁이에 산나물을 삶아 말리고, 지친 몸 술 한잔으로 풀어내고 다시 마을을 찾은 것은 나물 삶는 모습을 보기 위함이다. 필자가 맨 처음 만났던 노인부부가 사는 곳으로 향한다. 할아버지(68세)가 나물을 삶는 동안 할머니(69세)는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한다. 커다란 무쇠솥이 두 개, 고기도 구워 먹고 화로로 쓰는 널찍한 양철통이 한편에 놓여 있고, 산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수도꼭지는 잠그지 않은 채로 졸졸 물이 흘러내린다. 무쇠솥에 물을 한 가득 넣고 군불을 지핀다. 자그마한 풍무를 돌려가면서. 가스레인지 위에는 구수한 된장국이 부글부글 끓는다. 하루 종일 나물 뜯느라 지친 몸을 얼레지 된장국에 찬밥을 넣고 김치 한 가지로 때우는 것이다. “하루 정도만 우려내면 돼. 미역국처럼 맛이 좋아서 꼭꼭 얼려 두었다가 자식들에게 주지.” 겨울이면 춘천에 살다가 봄철 나물 뜯으러 온다는 할머니는 인심 좋게 된장국 한 그릇을 퍼준다. 그 맛이 얼레지 묵나물보다 훨씬 좋아서, 슬그머니 욕심이 생긴다. 뜯어오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때 아랫집인 통바람 산장에서 찾는다. 삼겹살 파티가 한창인 모양이다. 풍성한 식탁엔 고기에 직접 재배했다는 표고버섯과 막 뜯어낸 곰취와 참나물, 산마늘 쌈이 차려져 있고, 여름까지 먹는다는 묵은 김치와 된장, 굵은 소금장이 있다. 막 지은 밥과 꽁치조림까지 곁들여지는 동안 마을 사람들은 계속 찾아든다. 매캐한 연기를 뿜어내면서 밤이 이슥할 때까지 술판을 벌인다. 이곳에서 먹는 반찬은 이 세상 어느 곳보다 맛있고 정겹다. 아직까지 이런 곳이 남아 있다니. 이것을 관광상품화 한다면 덜 힘겹게 살텐데…. 언제 이곳을 다시 찾을지 모르지만 해마다 봄철 산나물이 쏟아져 나올 때면 늘 마음은 이곳으로 다가서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유난히 하늘에 떠 있는 달빛이 환하다. 글·사진 이신화 《여행지 맛집 967》의 저자, www.sinhwada.com ※ 여행 포인트 얼레지는 일명 가제무릇이라 불리기도 하며 고산지대의 숲속 음지에 자라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이다. 높이 25센티 정도 자라고 4월에서 6월에 자주색꽃(흰색 변이도 있다)이 핀다. 잎이 얼룩덜룩하여 얼레지라 이름 붙였다고 하며 꽃말은 ‘질투’ 또는 ‘바람난 여인’이라고 한다. 얼레지는 씨앗이 발아하여 꽃을 피우기까지 7년 이상이 걸린다고 하니 생계가 아닌 이상 보호해야 할 식물이다. 그저 눈으로 보는 것으로 족하고 필요하다면 주민들에게 사오면 될 일이다. 꽃 피는 시기도 주민에게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 가는 요령 영동고속도로-속사IC-운두령 고개 넘어 창촌 방면으로 난 56번 국도 이용-창촌-구룡령 가는 길에 우측 명개리로 들어가는 446번 지방도로 우회전. 다리 앞에서 왼편 비포장길로 좌회전(팻말이 없다)-비포장길 따라 올라가면 바위로 입구를 막아놓은 장소가 명개약수터 가는 길목이다. 이곳에서 개울을 건너 맨 처음 물줄기를 따라 곧추 올라가면 된다. 비가 많이 오면 물살에 덮여 찾지 못한다. 마을은 길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된다. 숙박정보 응곡마을의 통바람 산장(011-9795-1684)이 있으며 기타 삼봉 자연휴양림(435-8535-6, 홍천군 내면 광원리)이나 속사의 자연속으로(334-0770, www.naturalpension.com) 펜션이 좋다. 럭셔리한 인테리어와 아기자기한 소품과 편안한 구조가 눈부시다.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사랑의 아침 밥상’

    ‘사랑의 아침 밥상’

    “엄마, 고맙습니다.” 7일 오전 8시30분 서울 강서구 가양동 A초등학교 3층 방과후교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아이들이 ‘어머니’ 품에 안겨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희(가명·9)는 “엄마, 그동안 매일 따뜻한 아침 차려줘서 고마워요.”라고 속삭인다. 어머니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지희를 꼭 껴안는다. 10여명의 아이들이 식탁에 옹기종기 모여 아침을 먹고 있다. 아이들 앞에는 된장국, 참치김치볶음, 버섯돼지불고기, 김 등이 담긴 식판이 놓여 있다. 왁자지껄 떠들며 맛있게 먹는다. 아이들 얼굴이 하나같이 해맑다. 어머니는 연신 아이 사이를 오가며 반찬과 물을 챙겨준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 숫자가 늘고, 어머니들의 손놀림도 빨라진다. 아이들의 집에는 ‘어머니’가 없다. 소년소녀가장이거나 편부·조손 가정의 아이들이다. 이들이 부르는 ‘어머니’는 나눔누리회 소속 회원들이다. 나눔누리회는 가양동 주민 50여명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자원봉사단체다. 지역 내 결손가정 아이들을 보살피고자 1993년 결성됐다. 초기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집을 찾아가 쌀이나 김치 등 먹거리를 지원했다.2006년 6월부터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양해를 얻어 학교에서 직접 90여명의 아이들에게 매일 아침식사를 차려주기 시작했다. 모임 회장인 김규철(61)씨는 “우리 동네에서 돈이 없어 아침을 굶고 등교하는 아이가 많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회원들과 상의해 아침을 챙겨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먹거리는 요일별로 다양하다. 주먹밥, 김밥, 샌드위치, 가정식 백반, 과일 등 영양가 높은 음식을 정성껏 마련한다. 나눔누리회는 각 가정에서 나오는 폐품을 모아 판 돈과 매년 봄에 개최하는 일일찻집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금, 동네 주민들의 후원금으로 밥상을 차리고 있다. 지금은 회원 수가 50여명으로 늘었다. 이날 아침을 마련한 이상옥(49·여)씨는 “아이들이 품에 안기며 ‘엄마, 고맙습니다.’라고 할 때 가슴이 찡해요.”라고 했다. 이금화(57·여)씨는 “아주 작은 정성이 닫힌 마음의 문을 열게 해, 아이들의 어둡던 표정이 나날이 밝아지는 걸 볼 때면 보람을 느껴요.”라고 했다. 오전 9시쯤 대부분의 아이들이 교실을 빠져나갔다. 식탁 모서리에 조용히 앉아 있던 은지(가명)에게 “왜 다른 아이들처럼 엄마라고 부르며 안기지 않니.”라고 물었다. 은지는 “아무리 그래도 우리 엄마가 아니잖아요.”라며 고개를 떨궜다. 은지 집에는 아버지만 있다. 엄마는 3년 전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리움을 숨기기엔 열한 살 은지의 5월이 너무나 간절해 보였다. 글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길섶에서] 4월 강남/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봄꽃이 다퉈 제 몸을 터뜨린다. 출근길 노란 산수유가 창백하다. 지금쯤 고향엔 찔레꽃향이 지천일까. 최창일 시인을 떠올린다.“옛 친구를 만난 다음 날/새벽 산책길 활짝 핀 하얀 찔레꽃 보았네/…눈부신 하얀 얼굴 그대 미소가/내 어린시절 말하네” 가곡 ‘하얀 찔레꽃’은 그의 노래말이다. 그는 찔레꽃을 보면 고향 꿈이 생각난다 했다. 개 짖는 소리, 시누대(해장죽) 바람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풋호박 된장국 냄새가 난단다. 서울 강남은 지금 시향(詩香)이 넘친다. 강남구청(구청장 맹정주) 주관의 ‘시의 달’ 행사가 봄꽃만큼 화사하다. 전광판, 지하철역, 버스정류장·백화점 주변 등엔 익숙한 시들이 흐드러졌다. 도시의 공기는 자유와 사랑을 낳는다고 했다. 나는 4월 강남의 공기에서 시에 실린 고향향기를 맡는다.‘시인과의 거리 데이트’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싶다. 다시 흘러가는 밤이다.“저 달의 한자리를 터서/당신의 손을 붙잡고 들어서고 싶습니다” 장성남 시인의 추억이 서럽다. 이쿠코 가와이의 바이올린 ‘코발트 문’을 듣고 싶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 “이소연씨 우주서 ‘플라이 미 투더 문’ 흥얼”

    “지구에 돌아가면, 아름답게 살고 싶어요.” 우주체류 나흘째를 맞고 있는 이소연(30)씨가 13일 오후 6시17분(한국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우주에서의 심경을 밝혔다. ●“지구 평화로워 보여… 아등바등 삶 후회” 이씨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지구의 모습을 보니 그동안 아등바등거리며 살았던 생활들이 뉘우쳐진다.”며 “돌아가면 서로 도우며 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씨는 이날 즉석에서 자신의 애창곡 ‘플라이 미 투더문’(Fly me to the moon)을 불러 눈길을 모았다. 한편, 이씨는 전날 열린 한국식 만찬에서 “우주에서 라면·김치·고추장의 인기가 아주 좋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13일 새벽 5시(GMT 12일 오후 8시) 세계 최초 우주인 가가린의 무사귀환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우주인의 날’을 맞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국 및 러시아 우주인 5명을 초청해 밥과 김치, 된장국 등으로 구성된 한국식 만찬을 열었다. ●교육실험, 교과서에 실려요 “어린이 여러분, 우주에서 물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이씨는 13일,ISS 4일째이자 첫 휴일을 맞아 ‘뉴턴의 법칙 및 회전 운동’과 ‘우주펜 실험’,‘식물 생장 비교’ 등 세 가지 교육실험을 진행했다. 이씨는 ISS에 머무는 동안 위의 세 실험을 포함해 ‘물의 현상 비교’,‘표면 장력 차이점 비교’ 등 총 5가지 교육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험 과정과 결과는 모두 녹화되고 기록돼 귀환 후 CD로 제작, 일선 학교에 배포된다. 이씨는 이날 초파리실험과 제올라이트 실험 등 7가지의 임무실험도 계속해서 진행했고 대용량의 고속 메모리소자를 개발하기 위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 실증 실험’을 새로 시작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이소연씨와 첫 아마추어 무선교신에 성공했다. 전국에서 선발된 초·중·고생들은 ISS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는 13일 오후 7시59분부터 8시8분까지 경기도 평택시 한광고 강당에서 아마추어 무선통신(HAM) 장비를 이용, 우주정거장에서 머물고 있는 이씨와 9분간 교신했다. 이씨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숨죽여 이 광경을 지켜보던 정부 관계자와 학생, 참관단은 박수와 환호를 터뜨리며 색다른 경험을 만끽했다. 첫 교신자로 나선 한광고 3학년 박재훈(19)군이 “무중력 상태는 어떤 느낌이며 활동에 어려움은 없습니까?”라고 묻자 이씨는 “처음에는 여기저기 부딪혀 무릎에 멍도 들었으나 이제 제법 잘 피해다니는 편”이라고 답했다. ●李대통령과 톡톡튀는 화상대화 화제 ‘웬만한 정치인보다 낫다.’ 이씨가 12일 오후 7시30분부터 15분 가량 진행된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화려한 말 솜씨와 순발력으로 과학홍보대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이씨는 “우주에 직접 와보니 과학기술의 대단함을 느꼈다.”며 “과학의 날뿐만 아니라 1년 내내 과학기술 발전을 도와주셔서 국민 모두가 우주에 올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21세기는 우주시대”라며 “우주 과학시대를 여는 데 힘을 모아 과학인이 존경받는 과학기술국가가 되도록 최대한 힘을 쓰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은 “우주에서 대한민국을 보니까 아름다운가.”라고 물었고, 이씨는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지구 전체가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 우주음식을 알뜰하게 챙겨갔다.”는 이 대통령의 칭찬에 “원래 한국이 대접 문화로 유명하잖아요.”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이소연 “갑자기 3㎝ 컸어요”

    |모스크바 박건형특파원·서울 오상도기자| “직접 와서 보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어렵습니다. 평생 제가 받은 복을 갚겠습니다.” ‘대한민국 첫 우주인’ 이소연(30)씨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씨는 11일 밤 11시48분(이하 한국시간)SBS라디오를 통해 진행된 두번째 인터뷰에서 “마지막 로켓이 분리되고 궤도에 진입하자 꽉 묶어놓은 몸이 살짝 떴다.‘이제 우주구나. 드디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지상 360km에서의 생활을 전했다. ●우주에서의 첫 마디는 ‘와∼.’ 이씨는 두번째 ‘천상메시지’를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저는 ISS에서 잘 지내고 있는 이소연입니다.”라면서 힘차게 시작했다. 이어 “어제 많이 힘들었는데 자고 나니 좋아졌다. 어지러웠는데 괜찮아졌다.”고 전했다. 로켓 발사 때의 기분을 묻는 질문에는 “엔진점화 전까지 훈련소 때와 같았지만 엔진이 흔들리자 아래에서 누군가 뻥하고 차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에 대해선 “긴장되고 너무 놀라운 일이라 기억도 잘 안 난다.”면서 “소유스 안에선 멀미가 난다면서 절대로 지구를 보지 못하게 해 ISS에 도착해서야 볼 수 있었다.”고 답했다. 우주에서의 첫마디는 “와∼. 이제 우주구나.”라는 옆 승무원과의 감탄사였다.”고 말했다. ISS에서 이틀째 밤을 맞은 이씨는 “무중력 상태에서 키가 3cm가 컸다. 항상 163∼4cm였는데 167cm가 돼 있더라.”면서 “대신 급격하게 허리통증이 생기고 두통이 심하다.”고 신체변화를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서울 방산중 교사 박소영(36)씨와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대학원생 이용우(27)씨가 참여했다. 앞서 이씨는 이날 새벽 0시41분 ISS에 무사히 입성해 오전 10시30분부터 9시간 가까이 긴 수면을 취했다. 우주선 발사와 이틀간의 비행으로 누적된 피로를 푼 뒤에는 본격적인 과학실험에 착수했다. ●한국음식으로 ‘우주의 날’ 만찬 12일 우주 공간에 있는 6명의 우주인들은 한정식으로 저녁을 먹는다. 이소연씨는 이날 세계 최초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실은 ‘보스토크 1호’의 무사 귀환을 기념해 제정된 ‘우주의 날’을 맞아 만찬을 주최한다. 이씨는 우주식품 실험, 우주저울실험, 제올라이트 결정성장 실험 등 모두 8가지 실험을 한 뒤 저녁에는 ISS 동승 우주인 5명을 초대해 10가지 한국 우주식품으로 만찬을 베풀 예정이다. 한정식 만찬은 원터치 캔으로 포장된 우주김치와 동결 건조된 우주밥, 튜브형 용기에 담아 뜨거운 물을 붓고 빨대로 먹는 우주된장국, 고추장, 볶은 김치 등이 차려진다. 방사선으로 멸균된 생식바와 수정과, 녹차, 홍삼차 등이 우주디저트로 나온다. 백홍렬 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이씨가 모든 한국 우주식을 4명씩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오랜 시간 한국 기업들이 고생해 만들어낸 우주식의 진가를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고 밝혔다. ●ISS는 밤하늘 어디쯤 있을까 천문연구원 천문정보센터 이동주 팀장에 따르면 ISS는 태양전지판으로 반사되는 밝기가 샛별(금성) 만큼이나 밝아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이 팀장은 “서울을 기준으로 12일 오후 9시11분∼14분,13일 오후 7시57분∼8시3분,14일 오후 8시19분∼25분 북북서 방향을 관찰하면 밝은 별이 움직이는 것처럼 ISS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spaceflight.nasa.gov/realdata/tracking)에서도 ISS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kitsch@seoul.co.kr
  • 美 유명 요리대회서 ‘한국 갈비’ 우승

    美 유명 요리대회서 ‘한국 갈비’ 우승

    한류 열풍이 미국 요리대회에도 불고 있다. 한인여성 크리스틴 박(26)은 최근 북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서 열린 제6회 ‘얼모스트 페이머스 셰프’(Almost Famous Chef) 요리경연 대회에서 한국전통 음식을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다. 박씨가 우승을 차지한 요리는 바로 한국전통의 양념 소갈비와 시금치 된장국, 그리고 밤을 넣은 지은 쌀밥이었다. 특히 양념갈비는 한국산 신고배를 갈아 넣고 간장과 생강으로 양념을 곁들이는 등 한국전통 요리법에다 자신만의 개성을 적절히 가미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유명한 생수회사 ‘샌 펠레그리노’사의 후원으로 매년 개최되는 이 대회는 미 대륙 9개 지역과 캐나다 등지에서 치열한 예선을 거친10명만이 본선에 오를수 있다. 이 대회에는 유명 요리 전문가들과 TV 드라마 ‘소프라노스’의 스타 로레인 브래코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박씨의 음식에 대해 4개의 심사부문 중 3개 부문에서 최고점을 줘 한국요리의 우수성을 인정했다. 우승자 박씨는 상금으로 1만 6천달러(한화 약 1600만원)를 받았으며 세계 최고 요리사와 함께 1년간 일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부상으로 주어진다. 박씨는 “어릴 때 할머니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갈비로 우승해 정말 기쁘다.”면서 “건강식인 한국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크리스틴 박씨는 2003년 캘스테이트 노스리지에서 영화 &TV 아트를 전공했으나 요리사가 되기 위해 다시 패서디나의 캘리포니아 요리학교에 입학해 현재 끄로동 블루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사진=Almost Famous Chef 제공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starlee07@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식스 우주운동화?…日 우주용상품 공개

    아식스 우주운동화?…日 우주용상품 공개

    최근 일본의 첫 유인우주시설인 국제우주스테이션(ISS) 실험동이 가시화되면서 우주에서 의·식·주를 책임질 새로운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주비행사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개발된 우주 용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고의 전환으로 태어난 ‘우주 운동화’ 무중력인 우주에서 비행사는 자신의 몸무게를 지지할 필요가 없어 사지가 약해지기 쉽다. 따라서 다리를 지탱하는 근육은 하루에 1%, 뼈는 1개월에 약 1~2% 비율로 줄어들게 된다. 비행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루에 고정된 고무줄로 자신의 몸을 묶어 달리기를 하는 등 1일 약 2시간씩 근력 훈련을 한다. 이 때 비행사가 신게되는 ‘우주 운동화’는 발가락 부분에 더 힘이 들어 갈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또 장딴지 부분에 자극이 가해지도록 운동화 바닥은 평평하면서도 기울어진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지상에서 우주운동화를 신고 실험한 결과 다리 근육에 2%정도 힘이 더 가해졌다. 기존의 운동화보다 바닥 전체가 얇게 만들어져 착지시 뼈에 가해지는 충격도가 보통 운동화의 약 1.5배에 달한다. 우주 운동화를 개발한 아식스 스포츠 공학연구소의 타가와 타케히로시(田川武弘)주임연구원은 “지상에서는 다리를 보호하는 운동화가 좋은 것이지만 반대로 우주에서는 다리에 얼마나 부담을 주는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우주에서 먹는 튀김 맛은? 운동하는 것만큼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지난해 6월 일본 우주비행사가 좋아할만한 ‘우주 일식’ 29개 품목을 발표했다. 우주 일식은 카레·라멘(라면)·미소시루(된장국의 일종) 등 일본인에게 친숙한 먹거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생선류나 라멘이 호평을 받았다. JAXA의 타치바나 쇼이치(立花正一) 우주비행사 건강관리팀장은 “향후에는 비타민D 등 을 첨가한 영양강화식품과 튀김·초밥과 같은 일식이 나올 예정”이라며 “일식은 서양 우주비행사들한테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보온성이 가미된 ‘우주 이불’ 현재 ISS에서는 면이 들어가 있지 않은 얇은 두께의 침낭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JAXA는 기존의 것보다 좀 더 보온성이 가미된 일본인 전용 우주 이불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우주 이불은 면과 같은 감촉의 소재로 만들어져 한결 부드럽고 보온성이 높다. 무중력 상태에서 잘 경우 자연스레 사람의 양팔은 몸앞으로 뻗치고 무릎은 굽혀지게 되는데 우주 이불을 덮으면 무릎이 굽혀져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다. 또 향균 효과가 있는 교환용 시트가 여분으로 마련돼 있으며 침낭안에는 우주비행사가 CD플레이어와 같은 물건을 넣을 수 있도록 부속품 주머니를 만들었다. 사진=사진 위부터 우주 운동화(아식스 제공)·우주 식품· 우주용 침낭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주김치 아삭하게 먹는 비결

    우주김치 아삭하게 먹는 비결

    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할리우드 이슈 메이커 패리스 힐튼은 충무로에서 한 애완견 상인에게서 포메라니안종 강아지를 선물받았다. 한국을 떠난 힐튼은 미국에서 애완견의 이름을 ‘김치’라고 지었다고 밝혔다. 한국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굳이 힐튼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김치는 외국에서 인기있는 우리 음식이다. 특히 최근 몇 년새 뉴욕타임스 선정 세계 5대 건강식품과 헬스지 선정 5대 건강식품에 잇따라 뽑히면서 세계적으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백김치는 뉴욕 등 대도시 유명 레스토랑의 전채요리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고, 김치볶음밥도 인기 메뉴다. 김장철을 맞아 국내에서도 부쩍 관심이 높아진 김치. 김치는 어떻게 웰빙식품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재료부터 효능까지 웰빙 그 자체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김치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고 섬유소를 분해해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성인병은 물론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흰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김치 섭취는 간의 지방질 농도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 전세계적인 조류독감 파동 때에는 김치가 조류독감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식품 전문가들은 김치를 담그는 전과정이 웰빙 그 자체라고 설명한다.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무 등의 채소는 대장암 예방효과가 입증돼 있다. 마늘은 위암 예방에 효과적이고, 고춧가루는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 작용을 돕는다. 익히거나 찌는 등의 가열 절차가 없기 때문에 비타민A와 C의 함유량이 많아 대표적인 항산화음식으로 꼽힌다. 생강의 주성분인 진저롤은 식욕증진과 혈액순환에 효과적이다. 동물성 젓갈에서 아미노산을 얻어 쌀을 비롯한 곡물류에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완할 수 있으며, 김치가 익으면서 젓갈의 뼈도 녹기 때문에 칼슘의 공급원이 된다. 지금까지 열거된 재료들은 따로따로 먹는 것으로도 해결할 수 있지만, 진정한 김치의 힘은 모두가 버무려졌을 때 나타난다. 김치는 익으면서 항균 작용을 한다. 버무려져 숙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젖산균은 새콤한 맛을 내고, 장 속의 유해균을 억제한다. ●187가지에 우주식 김치까지 김치가 ‘발효식품’으로 유명하지만, 발효식품은 전세계적으로 발달해왔다.‘서양식 단무지’ 정도로 인식되는 피클은 오이 이외에 양파, 토마토, 올리브 열매 등으로 만들어져 왔고 중국의 ‘파오차이’나 일본의 단무지 등도 모두 발효식품이다. 그러나 재료의 다양성과 영양, 맛 등에서 김치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배추김치류 25종, 무김치류 62종, 오이김치류 10종, 기타 채소김치류 54종, 해조김치류 5종, 기타 김치 21종 등 무려 187종의 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김치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해 식품회사인 대상, 오뚜기 등은 내년 4월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할 한국 우주인의 입맛에 맞는 우주식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밥, 김치, 고추장 된장국, 라면, 녹차 등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 중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김치다. 김치가 발효를 통해 젖산균이 나오면서 맛과 영양을 갖추는 데 반해 우주식은 완전 무균상태로 보관돼야 한다. 우주공간에서는 아무리 몸에 이로운 균이라도 돌연변이를 일으켜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선연구소 이주운 박사팀은 방사선 식품조사 기술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술은 대표적인 비가열 살균처리 기법으로 김치같이 가열 및 건조처리를 할 수 없는 식품의 살균에 효과적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우주김치는 장기간 보관해도 신선한 상태가 유지되며, 건조 처리를 하지 않아 다른 우주식과 달리 뜨거운 물이 없어도 즉석에서 섭취할 수 있다. 한국인의 전통식품인 김치가 국제화를 넘어 우주까지 진출하게 된 셈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다시 태어난다면 송이버섯으로

    다시 태어난다면 송이버섯으로

    첼리스트 요요마는 다시 태어나 바퀴벌레가 되고 싶다 했다는데, 나라면 단연 송이버섯이 되겠다. 요요마는 일종의 치기로 그런 말을 했을 테지만, 나는 진심이다. 몇 번이나 되뇌고 발설했는지 모른다. 인터넷 사이트의 암호마저 송이버섯으로 삼았을 정도다. 송이에 대한 첫 기억은 중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 집에서 점심을 얻어먹는데, 음식에 유난스러우리만치 정성스럽던 친구 어머니께서 버섯 튀김을 내시며 ‘너무도 비싸다’고 강조하셨다. 그날 그 밥상에서 우리 셋은 이걸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심하였다. 한 입에 먹기도 그렇고, 덥석 깨물어 먹기도 그렇고 하여 궁리한 끝에, 친구 어머니는 젓가락을 이용해 결대로 찢어 먹어야겠다고 결론을 내리셨고, 나도 내 의식 속의 첫 송이를 그렇게 찢어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튀김은 결코 좋은 요리법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결대로 찢는 작업은 재미있었다. 이후 송이를 끔찍이도 좋아하신 외할머니께서 속리산의 친구분에게 때마다 공수 받는 덕에 조금씩 얻어먹었고, 어쩌다 집에 들어오는 송이를 엄마와 함께 손질해 먹기도 했다. 송이는 집안에 출현하는 때부터 센세이션이고, 그걸 손질하는 건 의식에 가깝다. 절대 물에 담가두어서는 안되고, 졸졸 흐르는 물 아래서 작은 칼로 살살 흙을 긁어내어야 한다. 손이 닿는 시간도 될 수 있는 한 줄여야 하며, 어쩌다 살 한 점이라도 베어져나가면 아깝기 그지없다. 요즘 송이는 옛날 같지 않다고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예전엔 송이 하나만 썰어도 부엌 가득 향내가 진동했는데, 이젠 그런 강한 향이 없단다. 옛날에 먹던 음식 맛이 퇴화하는 것 같은 느낌은 송이뿐만이 아닐 터지만, 확실한 건 좋은 물건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져간다는 사실이다. 내게 송이를 주는 사람이 사라진 지 오래되어서, 이제는 직접 그 비싼 것을 일년에 한 번씩 사들인다. 어찌하면 좀 싸게 살 수 있나 생각한 끝에, 경동시장에 드나들기 시작했다. 추석 때는 값이 너무 뛰어서 피하고, 추석이 지나 값을 알아본다. 흡사 주식처럼 매일 매일, 오전 오후 가격이 바뀌기 때문에 전화로 시세를 알아본 후, 꽤 떨어졌다 싶을 때 시장을 향한다. 그 떨어졌다 싶을 때의 가격이 1킬로 당 15만원 전후로, 비가 안 와 수확이 확 줄었다던 작년엔 50만원을 호가했다. 중국산과 북한산은 훨씬 저렴한 편이고, 그래서 작년엔 할 수 없이 중국산을 사먹었다. 유통 문제 때문인지 토양 때문인지, 맛은 확실히 떨어졌지만, 얼려두고 먹을 셈이면 괜찮을 듯도 싶다. 최근 연변 지역을 가보니, 7월 말에도 그곳은 송이 풍년이었다. 여행객이 가는 한국 음식점마다 송이가 거침없이 나왔고, 심지어는 삼겹살과 함께 구어 먹기조차 하였는데, 경애하는 송이에겐 정말이지 실례를 범한 셈이다. 된장국 안에도 말린 송이가 들어있었다. 시장에서 1킬로 당 2만 원 하는 것을 사가지고 와 내 생전 가장 철 이른 송이를 맛보았건만, 말린 송이마저 사오지 않은 것이 영 후회스럽다. 중국 송이도 최상품은 장백산(백두산) 것을 최고로 치는데, 8월 말이 되어서야 나오며, 그중에서도 최상품은 몽땅 일본에 간다고 한다. 내가 먹은 것은 육질이 단단한 것도, 향이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닌, 남방지역 생산품이었다. 중국, 북한, 남한 할 것 없이 최상품 송이는 모두 일본행이다. 그러나 주변 국가의 최상품이 모여드는 일본에서도 가장 으뜸은 물론 자국산이다. 과연 어느 나라, 어느 지역 송이가 객관적으로 가장 맛있는 것일까? 일본인의 송이 생각은 신비주의에 가깝지 싶다. ‘송이국’에 들어 있는 실제 송이는 한 조각에 불과하고, ‘송이밥’에 들어 있는 송이 역시 칼로 썬 것이 아니라 대패질 해 벗겨낸 듯한 얇디얇은 조각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송이를 킬로 단위로 사먹는다는 이야기는 엽기 스토리나 다름없다. 송이를 밝히는 탓에 나름대로 여러 가지 요리법을 찾고 실행해보았다. 송이 회, 샤브샤브, 참기름 구이, 버터 구이, 송이밥, 송이 맑은 국, 된장찌개, 장조림, 우동, 장아찌, 오믈렛... 양가집 규수를 위한 고급 요리책 등엔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내 결론은 송이 고유의 향과 맛을 방해하지 않는, 즉 야단스럽게 멋 부리지 않는 소박한 구이가 최고라는 것이다. 송이 장조림이나 장아찌는, 폼 좀 재느라 만들어보긴 하였으나, 솔직히 과시 효과뿐이었음을 고백한다. 송이를 맞이하는 가장 큰 기쁨? 갓이 전혀 피지 않고 아주 단단한 송이를 손에 쥐는 그 느낌, 그리고는 깨끗이 손질하여 칼을 썰 때 드러나는 순도 100%의 흰 살결! 탄성을 금할 수 없는 그 순간이 실은 최고다. 그래서 송이를 좋아하는 여자들에 대해 에로티시즘 운운하며 놀리지들 않던가. 다시 태어나면 송이버섯이 되고 싶은 내 소망의 배후에는 송이의 고상함에 대한 동경이 숨어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나, 어쩜 좀 더 냉철한 재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을 수도…? 나의 송이 축제 1. 갓이 피지 않는 중간 크기의 단단한 송이를 흐르는 물에 살살 씻는다. 거무스레한 막은 벗겨내지 않도록 조심하며 흙과 돌만 제거한다. 2. 저미듯 썰어 맛보기로 날 것을 낸다(송이회). 3. 참기름을 살짝 두른 프라이팬에 저민 송이를 살짝 굽는다. 이때 소금을 살짝 뿌린다. 기름 없이 굽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는데(참기름 향이 송이 향을 죽이므로), 한 방울의 참기름이 송이를 부드럽고 맛있게 해주는 것 같다. 버터 구이는 금물. 멋 부리기 위해 잣가루 등을 뿌리는 것도 불필요. 4. 맑은 장국(가츠오 우동 국물 류)에 송이를 넣고 뚜껑 있는 그릇에 담아낸다. 밥상 위에서 뚜껑을 여는 순간 분출되는 그 향이란! 5. 밥은 뜸 들 때쯤 송이를 넣어, 밥이 다 되면 섞어서 푼다. 6. 손질하며 생긴 부스러기나 상태가 좋지 않은 부분들은 모아 두었다가 된장찌개에 넣는다. 찌개가 더 할 나위 없이 맛있어진다. 7. 송이에 어울리는 음식으로 소고기 소금구이 정도면 충분. 너무 맛이 강한 반찬은 함께 내지 않는 것이 좋다. 8. 달지 않은 우리 술, 특히 독주가 반주로는 제격. 9. 송이는 제철 음식으로 신선할 때 먹는 것이 으뜸이지만, 아쉬운 경우를 위해 손질해 저민 것을 적당한 분량만큼 랩으로 싸 냉동한다. 다른 요리용으로는 별로지만, 우동 국물에 넣으면(끓는 맨 마지막 순간에 넣을 것) 일품이다. 10. 참고로 송이를 먹는 방법으로는 결대로 가늘게 쪽쪽 찢어 먹는 것이 육질의 재미를 배가시키니, 한번 그렇게 시도해 보시도록. Enjoy! 글 투투 프리랜서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김정환 시집 ‘드러남과 드러냄’ 펴내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자랑하는 시인 김정환(53)씨가 새 시집 ‘드러남과 드러냄’(도서출판 강)을 펴냈다. 시인은 일상의 마룻바닥에 묻어둔 오래된 기억들을 이번 시집에 고스란히 불러냈다. 시인은 중·고등학교 졸업앨범 속 옛 기억들을 더듬으며 과거와 오늘을 넘어 자신의 늙어가는 시간과 모습까지 그려내고 있다. 모두 합치면 6000여행에 이르는 90여편의 시는 사실상 두권 분량이지만 따로 떼어낼 수 없어 한권으로 묶었다. 1980년 등단,20여 년간 장르를 넘나들며 100여권의 책을 펴낸 시인은 “하도 정신사납게 살아서 나를 좀 들여다보기 위해 만든 시집”이라고 소회를 털어놨다.“늙는다는 게 한편으론 쓸쓸하지만 육체의 무게가 갈수록 가벼워지니 따지고 보면 젊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했다. 시인은 자신의 늙음을 관조하며 아내의 늙어가는 시간을 감싸안는다. “아내는 살아서 죽음을 보고/있는 것처럼 밥상을 건넨다. 나는 모처럼/손을 내밀며 죽어서 삶을 보고 있는 것처럼/상을 받는다. 된장국 냄새가 구수하다. 우리/부부의 말년은 만년일 것 같다. 괜찮을 것/같다”(‘실업의 잡무’중에서) 시인은 이번 작품을 ‘만년작’에 비유했다.“모차르트가 일찍 죽었어도 늙고 경쾌한 음악들이 많아요. 나이들수록 더 경쾌해진다고 할까, 투명해진다고 할까, 명징해진다고 할까, 이런 게 필요한데 우리 문학엔 드물죠. 만년작이란 다소 난해하지만 자기가 만든 법칙으로부터도 자유로운, 그러면서도 한없이 깊은 작품을 말합니다.”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단 두 달만에 집중적으로 써내려 갔다고 한다. 시인의 말대로 “시란 수줍은 물건”이지만 “산다는 게 시큼하게 감동적”인 까닭 또한 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케 하는 시편들로 가득차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당진 100배 즐기기 키워드

    당진 100배 즐기기 키워드

    충남 청양에서 연둣빛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소리없이 청양을 물들여가고 있는 신록은 우리가 내쉬는 숨결처럼 항상 그곳에 있으면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맑고 깨끗해 충남의 허파와도 같은 곳, 수줍은 새색시처럼 태안, 서산 등 인근 유명관광지의 등뒤에만 애써 숨으려는 곳, 청양이다. 올듯 말듯 먼발치에서 좀처럼 다가서지 않는 봄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청정의 바다’ 청양으로 가시라. 이맘때면 또 충남 서해안 지역을 파닥파닥 생기가 도는 곳으로 만드는 녀석이 ‘실치’다. 식도락가들의 입을 쫙 벌어지게 하는 봄바다 맛의 진수. 봄철 아주 잠깐동안 담백하고 쫄깃한 제 몸맛을 알려주고는 금세 사라진다. 지금 충남 당진에서는 실치가 맛의 성찬을 벌이고 있다. 맑은 공기로 머리를 맑게 하고, 알싸한 맛으로 입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이보다 호사스러운 여행이 없겠다. 글 사진 청양·당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실치를 찾아 당진 장고항으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빨리빨리’ 실치를 먹어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여행자가 아니라면, 서해안고속도로 송악 나들목으로 나와 38번 국도를 따라 당진으로 향해보자. 벚꽃 만발한 아산만 국민관광단지며 시원한 바다와 나란히 달리는 해안도로 등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할 풍경들이 줄을 선다. 특히 당진 장고항 초입의 석문방조제는 길이만도 10.6㎞에 달하는 서해안 드라이브 코스의 백미. 도대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치 길다. 신호등 하나 없는 방조제옆 도로를 달리다 보면, 말할 수 없는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길이 7.8㎞의 대호방조제가 바로 인근에 위치해 ‘드라이브 벨트’를 이룬다. 영화제목처럼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 실치의 주무대 장고항 실치의 원래 이름은 뱅어. 지역에 따라서는 복숭아꽃이 필 때쯤 나온다고 해서 도화뱅어라 부른다. 성어가 되어도 채 10㎝를 넘기지 못할 만큼 작아 선뜻 생선이라고 하기에 쑥스럽다. 특히 5㎝가 넘지 않는 크기의 뱅어를 실오라기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실치라 부르기도 한다. 충남 당진의 장고항은 예전부터 실치생산지로 유명했던 곳. 농사지어서는 못했던 자식교육을 실치 잡아 시킨다고 할 만큼 이지역 어민들의 주수입원이었다. 해마다 3월 하순쯤되면 2∼3㎝ 크기의 실치가 비치기 시작한다. ‘당진 8미(味)’실치를 찾는 식도락가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기 시작하는 것도 이맘때. # 봄바다 맛의 진수 실치회무침 실치는 3월말∼4월사이에 반짝 먹을 수 있는 계절음식이다. 요즘이 딱 제철. 워낙 성질이 급해 뭍에 나와 30분 정도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무조건 현지에서 먹어야 한다.5월쯤 되면 뼈가 억세지고 쓴맛이 강해져 회로는 먹을 수가 없다. 이때부터는 말려서 먹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뱅어포다. 대표적인 실치요리는 각종 채소와 곁들여 먹는 실치회무침. 보릿고개에 배고픈 어부들이 실치 한사발을 떠서 초고추장이나 된장에 비벼 먹었던데서 시작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갓 잡아 온 실치를 쑥갓과 배, 당근, 미나리, 오이 등을 초고추장에 버무린 양념을 곁들여 먹는다. 특히 쑥갓과 배는 꼭 들어가야 제맛이 난다. 새콤하고 담백한 맛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되찾는 데 그만이다. 3∼4명이 먹을 수 있는 한접시에 2만원선. 포구에 늘어선 포장마차는 조금 더 싸다. 1만 5000원. 자리가 다소 불편하긴 해도 바다를 보면서 실치회를 맛볼 수 있다. 아욱과 함께 끓여낸 된장국, 부추나 당근 등의 야채와 함께 부쳐먹는 실치전도 별미다.20∼22일까지 장고항 일대에서 실치축제가 열린다. 장고항 포구번영회 (041)353-0261.
  • 日 “늦게자는 아이 성적나쁘다”

    日 “늦게자는 아이 성적나쁘다”

    “일찍 일어나 아침해를 쏘인 뒤 아침밥을 확실히 먹는 아이가 학력이 높거나 문제행동이 적다. 이에 반해 늦게 자는 아이는 충동적이고, 학업 성적도 나쁘다.”고 15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하고,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에게 일찍 일어나기를 권고했다. 일본소아보건협회의 유아건강도조사에 따르면 오후 10시 이후에 자는 유아(1∼6세)는 1990년은 31%였지만,2000년에는 50%로 늘었다. 밤늦게 자는 아이가 늘면서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아이도 많아졌다. 문부과학성의 2005년도 조사에 따르면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초등학생은 15%, 중학생은 22%에 달했다. 이처럼 일본사회에서 아침밥을 먹지 않는 아이가 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소아과의사와 보육전문가들의 모임인 ‘어린이 일찍 일어나기를 진행시키는 모임’에 따르면 밤늦게 자는 아이는 만성적인 수면부족이 되기 쉽다. 그 결과 진정작용이 있는 멜라토닌이나 감정을 조절하는 세라토닌 등의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모임이 지난해 4∼6세 어린이 140명을 상대로 ‘수면각성 리듬과 행동’에 관한 조사를 통해 ‘집안에 틀어박힘’,‘불안’,‘공격적 행동’ 등의 유무를 자는 시간과 관계를 조사하자 자는 시간이 늦은 아이일수록 이러한 문제 행동이 많았다. 후쿠오카교육대학의 한 연구팀이 초등학교 4∼6년생을 대상으로 학력과 취침시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학력상위자 50%의 취침시간이 오후 9시반까지 집중됐다.10시반 이후 자는 아이는 성적상위자가 한 명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뇌도 신체도 멍해지거나, 초조해하거나 이성을 잃기 쉬워진다.”면서 “미소(된장국) 1그릇과 바나나 1개만이라도 좋기 때문에 반드시 먹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자면서 땀 등으로 없어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아침식사 중 따끈한 국물을 추천했다. 국물 재료는 두부, 미역이나 시금치나물, 냉동 야채 등이 좋은 것으로 이들은 추천했다. 일찍일어나기 모임측은 “아침식사의 유무와 학력이 상관관계가 있다. 일찍 일어나고, 아침밥을 먹은 뒤 하루 중 활발하게 움직이면 밤에 빨리 자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생활습관을 어릴 때 확립해 두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아침밥 거르면 안되죠”

    모락모락 김이 나는 쌀밥과 따끈한 된장국. 젊은 직장인 중에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먹고 출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식생활의 변화와 함께 싱글족,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것 등이 이유가 될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은 지난해 20대 두 명 중 한 명(49.7%)꼴로 아침을 걸렀다고 최근 발표했다. 반면 ‘웰빙’ 바람 속에 아침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인식은 강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을 식음료 업계가 놓칠 리 없다. 신상품 출시에 더해 마케팅 공세 등 ‘조식(朝食)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풀무원녹즙은 아침식사 대용제품인 ‘부드러운 한컵 든든한 아침’(사진 왼쪽)을 이달 중 선보인다. 두유와 생과일을 기본으로 다섯 가지 곡물, 두 가지 해조류, 여섯 가지 견과류를 담았다. 풀무원은 또 조식 시장이 커짐에 따라 1년 전 출시된 ‘생수프’에 대한 마케팅을 학생층을 대상으로 강화하고 있다. 서울 양재, 대치 등 강남지역 학교와 학원가에서 아침 먹기 캠페인을 통해 시식제품을 나눠주고 있다. ㈜기린은 유럽 최대의 냉동빵 회사인 란트마넨 유미베이크와 제휴해 유럽풍의 냉동빵(Frozen Bread·오른쪽)을 이달 출시한다. 냉동빵은 서양에서는 보편화된 제품으로, 방부제를 넣지 않고도 1년간 냉동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상온에 있을 때 발생하는 수분의 증발과 노화를 중단시켜 고품질의 빵을 맛있는 상태로 보관할 수 있어 아침 대용식으로 적합하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농심은 지난해 말 머그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15초만 저어주면 수프가 완성되는 ‘보노 수프’를, 샘표는 지난달 ‘폰타나 크림수프’,‘폰타나 양송이 크림수프’를 출시했다. 동원F&B도 지난달 아침식사 대용식은 ‘슈나페 샌드위치 샐러드’를 내놓았다. 외식업체도 아침밥 시장 공략에 동참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하던 ‘맥모닝 아침메뉴’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했다. 맥모닝에 주력하기 위해 개점 시간부터 오전 11시까지는 맥모닝 아침 메뉴만 판매하고 있다. 롯데리아도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 39곳에서 모닝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커피와 도넛을 주로 팔던 던킨도너츠도 올해부터 광고 카피를 ‘아침&베이글’로 바꾸고 아침 메뉴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측은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 매장에서는 오전 시간대에 300여개의 베이글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의 3배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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